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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써래/심재억 문화부 차장

    쟁기질 일꾼 남용이가 아침부터 아버지의 타박을 듣습니다. 무논에 이빠진 써래를 그냥 밀어넣은 게 발단입니다. 써래라는 게 망치 자루만한 이빨을 성기게 박아 모내기할 무논을 빗질하듯 가는 농구였는데, 이 걸로 덩이진 흙을 으깨지 않으면 손끝이 쉬 헐어 모내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허섭한 사람 같으니라고. 써래질 그렇게 건성으로 할라치면 이종도 몽땅 네 놈이 해.” 농 섞인 나무람이지만 남용이는 무안해 어쩔 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게 농사일이라는 게 몸보다 마음으로 하는 일이라는 걸 남용이가 모를 턱이 없거든요. 그 ‘마음’이라는 게 ‘정성’의 다른 말이니,‘나락이 주인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큰다.’라는 말 허언이 아닙니다. 서둘러 마른 가지를 추려 이빨을 박은 남용이가 써래질을 시작합니다. 바짓가랑이를 다 적시며 써래질하는 남용이 뒤를 따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뜸부기 소리 꿈결처럼 퍼져 오고, 소 부리는 남용이의 걸쭉한 목청도 구성집니다. 반나절쯤 논배미 하나를 써래질하고 먹는 고봉 새참밥은 또 얼마나 맛납니까. 다 노동이 주는 여락이니, 일하지 않고 무위도식하는 사람이 이런 즐거움을 알 턱이 없지요.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김재복씨 전력청직원 아니다”

    행담도 개발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재복 행담도개발(주) 사장이 싱가포르전력청 소속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싱가포르 무역관측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싱가포르전력청에 확인해본 결과, 그쪽 스태프(직원)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무역관 관계자는 “우리도 궁금해서 싱가포르전력청에 문의를 해봤다.”면서 “그쪽 소속 직원은 아니고 몇번 자문을 받은 적이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싱가포르전력청으로 알려진 싱가포르파워(Singapore Power)는 국내의 한국전력과 비슷한 회사”라면서 “정부기관을 가리키는 ‘청’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주식회사 형태”라고 덧붙였다. 문정인 전 동북아위 위원장 등 행담도 개발사업에 개입했던 청와대 고위인사들의 그간 주장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셈이다. 이들 정부 고위인사들은 김 사장에 대해 “싱가포르전력청의 고문”이라며 싱가포르 정부의 대리인격으로 치켜세웠다. 김 사장의 실체가 부풀려졌다는 것이 판명될 경우 정부가 ‘김재복’이란 개인에게 휘둘린 꼴이 될 수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감사원도 김 사장의 실체를 파악할 목적으로 싱가포르쪽에 신원파악 협조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지난 26일부터 이틀간에 걸친 감사원 조사에서 자신을 ‘싱가포르 파워 시니어 어드바이저(Singapore Power Senior Advisor)’로 밝히고,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이번 주말 김 사장과 오점록 전 도로공사 사장에 대한 조사결과를 정리하고 다음 문 전 위원장 등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시론] 정부,스스로 개혁해야 살아남는다/이홍 광운대 경영대학장

    정부 혁신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정부 환경이 가혹해지고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이념의 해체와 관련이 있다. 과거 국가간의 경쟁은 그렇게 가혹하지는 않았다. 경쟁은 있었지만 이데올로기라는 우산 속에서 이루어졌다. 공산이냐 자본이냐라는 큰 대립이 우선시되면서 같은 이데올로기에 속한 나라끼리는 봐주는 경향이 있었다. 한 예로 한국이 좀 못마땅해도 미국은 드러내 놓고 성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데올로기 경쟁이 끝난 시점에서 이 규칙은 무너졌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서로 잡아먹기 식의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경쟁의 형평성 같은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을 규정짓는 단어가 글로벌 경쟁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 국민들의 까다로운 입맛과 관계가 있다. 한국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민족이다. 이 까다로움을 극복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제품이 애니콜이다. 모토로라가 한국의 휴대전화 시장을 완전 장악하고 있을 때 애니콜이 등장한다. 하지만 애니콜의 등장은 순탄치 않았다. 까다로운 한국 고객들에 의해 집중포화를 맞았다. 하지만 애니콜은 끈질기게 여기에 대응하였다. 품질이 급격히 향상되었고 이로 인해 전 세계를 제패하는 밑바탕을 다지게 된다. 문제는 오히려 모토로라에서 발생했다. 미국 국민을 만족시키는 정도의 품질이면 한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의 입맛은 이들의 상상을 넘어섰다. 결국 애니콜은 모토로라의 모든 것을 빼앗고 만다. 이 까다로움이 이제는 한국 정부로 향하고 있다. 과거 정부의 힘에 억눌려 있던 욕구들이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정부의 정책품질과 서비스에 까다로운 입맛이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는 정치적 이유 이외에 정부조직이 흔들린 예는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민의 입맛 때문에 흔들리는 정부조직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국민의 입맛에 맞는 정책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는 정부기관에 대하여는 여지없이 무용론이 등장하는 것이 방증이다. 이 무용론이 정부조직을 흔들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다윈은 종의 기원을 밝히면서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끝까지 살아남는 종은 강하고 머리 좋은 종이 아니라 환경변화에 가장 잘 대처하는 종이라는 것이다. 정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정부도 하나의 유기체라고 보아야 한다. 유기체는 생존을 위해 환경에 순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환경은 변하지 않는 유기체에게 가혹한 벌을 준다. 두 가지 벌이 있다. 하나는 변화를 거부하는 정부 때문에 글로벌 경쟁에서 국가 자체가 낙오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까다로워진 국민의 입맛이 채찍을 들어 정부를 강제로 변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벌을 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정부 스스로 먼저 변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를 보면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혁신의 싹이 트고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에 따라서는 혁신성과들이 매우 쏠쏠하다. 관세청은 과거 10일 걸리던 수입통관절차를 절반으로 줄였다. 조달청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조달방식을 채택하여 유엔이 주는 공공서비스 상을 수상하였다. 행정자치부는 팀제와 균형성과표에 기초한 전혀 새로운 공무원인사평가제도 도입을 시도하였다. 중앙인사위원회는 공무원의 철밥통을 인정하지 않는 직무성과계약제를 도입하였다. 국세청은 친절기관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속도나 범위로 글로벌 경쟁의 파고와 까다로워진 국민의 기대를 다 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혁신에는 정도가 없다.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이다. 혁신에 참여하는 정부와 공공기관들의 애로와 고통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국민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이홍 광운대 경영대학장
  • [사설] 고발자가 왕따 당하는 폐쇄사회

    직장내 비리를 제보한 내부고발자들이 조직에서 따돌림이나 불이익을 당하는 등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한 연구조사에서 드러났다. 공익보호를 위해 도입된 내부고발제도가 고발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부고발은 조직의 비리와 부패를 바로잡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 내부고발자는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도 내부제보자들이 징계나 해고, 직장내 따돌림과 협박에 시달린다면 우리 사회가 아직도 폐쇄사회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고발과 고자질은 구분되어야 한다. 고발은 음해나 비방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조직내의 비리나 부패는 내부자가 가장 잘 알 것이고, 그것을 외부에 알리고 시정하는 것은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부패방지법이 발효된 이후 한 지방 공무원이 부정한 예산집행을 내부고발해 10억여원을 국고에 환수조치되도록 하기도 했다. 이런 공무원이 협박을 받거나 왕따를 당한다면 부정과 부패에 집단으로 눈을 감자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은 1989년 정부기관의 부패에 대해 ‘내부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만들었고, 영국도 1999년 ‘공익제보 보호법’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 부패방지법에 내부고발제를 도입했지만 벌써 부작용이 나온다면 그 목적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또 국가기관이 그렇다면 민간기업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마침 국회에서 민간기업의 내부고발자에 대해서도 불이익을 방지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민간인이든 공직자든간에 부패방지에 일조한다면 사회가 보호해야 한다. 아울러 공익제보자를 백안시하는 그릇된 풍조도 추방해야 한다.
  • KT에 1159억 과징금

    시내전화와 PC방 인터넷전용회선 가격을 담합한 KT에 1159억 7000만원, 하나로텔레콤에 24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PC방 전용회선 가격담합에 참가한 데이콤에는 14억 8000만원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제재심의기구인 전원회의를 열고 시내전화요금을 담합한 KT와 하나로텔레콤에 1130억원,21억 5000만원씩 총 1151억 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PC방 전용회선 담합으로는 KT 29억 7000만원, 하나로텔레콤 2억 5000만원이 부과됐다. 이에 대해 KT는 “내부검토를 거쳐 행정소송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KT 관계자는 “이번 담합은 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에 의한 것”이라며 “규제기관간 시각차이에 의한 것인 만큼 유사사건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정부기관간 기능 및 역할분담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03년 KT는 시내전화 시장점유율을 매년 1%씩 넘겨주는 조건으로 하나로텔레콤에 시내전화요금을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당시 하나로텔레콤의 시내전화 요금은 KT의 절반 정도였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은 2%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양측 실무진과 임원은 그해 몇 차례 만나 요구사항을 조율했다. 하나로텔레콤의 요금인상 방안으로 가입비 신설, 월 기본료 인상, 장기계약요금 할인제도 폐지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 두 회사는 이어 데이콤과 함께 PC방 인터넷전용회선 요금인하 경쟁을 자제키로 했다. 종합유선방송업체들이 통신업체로부터 싸게 빌린 전용회선을 이용해 시장을 잠식하자 PC대수별 요금제 대신 속도별 요금제를 도입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업유망 판단…추천서 관행인줄 알아” 문정인위원장 문답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이 24일 오후 늦게 춘추관을 찾아와 행담도 개발사업 관련 의혹 부분에 대해 해명했다. 문 위원장은 아들의 ‘행담도 개발’ 취직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김재복 행담도 개발 사장의 요청으로 도와준 것인데,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추천서는 어떻게 써주게 됐나. -행담도 사업은 훌륭한 사업이어서 적극 지원하기 위해 투자유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천서를 발급한 것이다. 동북아시대위원회의 자체 판단으로 써준 것이다. 지금도 개인적으로 행담도 사업이 유망하다고 생각한다. 추천서를 써주는 것을 관행으로 생각했고, 추천서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정부기관이 추천서를 작성해준 게 적법했다고 보나. -적법성 문제는 감사원에서 판단할 것이다. 당시에는 무방하다고 생각했다. 추천서를 써줄 당시에 계약의 문제점은 파악했나. -도로공사와 행담도 개발간의 계약의 불공정성 문제는 전혀 몰랐고, 그 사실은 올 2월에야 알았다. 왜 중재에 나섰나. -김재복 사장이 도로공사와 계약을 맺었는데도 이행도, 파기도 하지 않아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많다고 해서 행담도 개발과 도공측 사람을 불러 의견을 제시했다. 기업이 이렇게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서남해안 투자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아들은 어떻게 행담도 개발에 근무하게 됐나. -아들이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파이낸싱(금융)을 알고 영어를 잘해 김 사장이 부탁을 해와 채용 인터뷰를 했다. 한편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남해안 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무리한 사업 추진이나 문제점이 있었는지는 현재 감사원에서 철저히 조사하고 있으므로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면서 “정부는 서남해안 개발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대통령 “혁신 목표는 일 잘하는 정부”

    盧대통령 “혁신 목표는 일 잘하는 정부”

    한국과 유엔이 공동 주최하는 제6차 정부혁신세계포럼이 24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등 141개국 고위 인사 3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흘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개막식 환영사에서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급속한 경제발전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로 성장했으나 1997년말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한계를 절감하게 되었고, 혁신주도형 발전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면서 “정부혁신의 목표는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갖춘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현재 한국에는 정부혁신과 함께 사회 전 분야에서 혁신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시장개혁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시스템을 만들고,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는 등 외국인의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이 시대의 정부역할은 민간부문을 제지하는 것이 아니라 역동성을 높이는 것이고, 정부는 엔지니어나 감독자가 아니라 조력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태국에서도 (이런 방향으로)개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개혁의 개념은 중앙정부기구를 축소하고 더 많은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것이며, 행정과 정책은 국민 지향적이어야지 국가 지향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후 1시부터 코엑스 대서양홀에서는 각국의 공공부문 서비스와 관련된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기업, 비정부기구(NGO) 등 국내 70개 기관과 해외 22개국 45개 기관이 참가하는 ‘국제혁신박람회’가 열렸다. 노 대통령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 등 정상들은 박람회 개막식 버튼을 누른 뒤 관세청, 행자부, 삼성전자,SK텔레콤, 태국 공공발전위원회, 브라질 벤다노바시(市) 등 행사장 내 부스를 돌며 전시물을 관람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혁신박람회에서 관세청은 화물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해 통관에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하는 ‘화물추적관리시스템(CCTS)’을 시연하고, 행정자치부는 TV를 통해 가정에서 민원서류 발급과 여론조사 등을 진행할 수 있는 ‘T-정부’ 시스템을 선보였다. 또 서울시는 지난해 단행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청계천 복원사업 관련 자료를 집중 전시했다. 서울시는 관람객들의 얼굴이 들어간 교통카드를 즉석에서 발급하는 이벤트를 열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이수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와 만나 1시간 가까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간담회는 브라질 노총(CUT)의 노력으로 성사됐다. 민주노총과 연대해 온 CUT 실무진이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서 이수호 위원장은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한국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민중들의 삶과 권리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며 신자유주의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강조했다.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이번 행사에서 장관급 공무원이 TV에 출연해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윤 위원장은 정부가 운영하는 K-TV가 25∼27일 방영하는 ‘혁신현장, 세계를 가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영국, 호주, 아일랜드의 정부혁신 사례를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최용규 조덕현기자 ykchoi@seoul.co.kr
  • 황우석-美새튼교수 7월 줄기세포 정상회담

    황우석-美새튼교수 7월 줄기세포 정상회담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의 두 거두인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오는 6월 ‘줄기세포 정상회담’을 갖는다. 영장류(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줄기세포 효능 검사도 7월에 시작될 것으로 보여 배아줄기세포와 관련한 연구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황 교수팀에 따르면 미국 유전학정책연구소(GPI)는 6월11∼12일 미 휴스턴 베일러의과대학에서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연구정책 옹호를 위한 줄기세포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고 황 교수와 섀튼 교수를 초청했다. GPI는 치료 목적의 배아복제를 옹호하는 미국 비정부기구(NGO)의 하나다. 이번 행사에는 줄기세포 정책 입안자와 연구자, 정치학자, 생명윤리학자, 법학자 등이 참석,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황 연구팀은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에 원숭이 간이 사육시설을 마련, 실험용으로 쓸 원숭이를 두달 안에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연구팀은 원숭이가 확보되는 대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원숭이에게 이식한 뒤 효과와 안전성을 알아보는 줄기세포 효능실험, 돼지의 췌도세포(인슐린 분비세포)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이종(異種) 이식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실험이 성공하면 사람이 동물의 장기를 이식받는 이종이식 가능성을 한 발짝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CEO 칼럼] 고객의 ‘멘토’가 되자/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CEO 칼럼] 고객의 ‘멘토’가 되자/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지난 5월7일, 라디오를 청취하던 미국인들은 한 사나이의 고백에 눈시울을 붉혔다. 라디오에선 ‘어머니의 날’을 앞두고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어머니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근육질 배우로 잘 알려진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그녀는 한 시간 반이나 걸리는 거리였지만 나를 업고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추위가 살을 에든 개의치 않고 의사를 찾았다. 어머니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나를 돌보는 것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아내에 대해서도 ‘백만가지 역할’을 하지만 네 아이의 어머니로서 아이들에게 상담자이자, 교사이며, 훈육자로서 일을 완벽하게 처리한다고 소개했다. 일생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지켜주고 이끌어주는 조력자를 두고 ‘멘토(Mentor)’라 부른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전쟁에 참가하면서 아들 텔레마코스를 충실한 친구인 멘토르에게 부탁하는데 여기에서 유래된 용어가 바로 ‘멘토’이다. 이것이 요즘에 와서 ‘멘토링’으로 발전되었고, 이는 업무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멘토)이 조직 구성원(멘티)을 일대일로 맡아 지도하고 조언해 실력과 잠재력을 높이는 활동을 말한다. 쌍방향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면서 핵심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고 조직에 대한 로열티를 제고시키는 제도로서 멘토링은 내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조직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엔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기관에까지 멘토링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멘토링 제도가 가장 필요한 부분은 ‘고객과 기업의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웹스터 사전은 ‘커스터머(Customer)’를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으로,‘클라이언트(Client)’를 ‘다른 사람의 보호아래 놓인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시장은 단지 소비자의 힘이 세졌다고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힘의 균형이 소비자에게로 이동(Power shift)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제 기업은 고객에 대한 마인드를 ‘커스터머’가 아니라 ‘클라이언트’로 바꿔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 고객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데 치중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이나 예상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충실한 조언자 역할을 해주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흔히 고객 만족 서비스를 가리켜 소비자의 욕구(needs)와 필요(wants)를 충족시키는 활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고객만족의 반쪽자리 정의이다. 고객과 장기적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평생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이 추구해 나가야 할 고객만족 정신이며, 이를 위해서 기업은 고객의 평생 조력자(Mentor)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하나로텔레콤도 이런 취지에서 품질측정 서버를 통해 사용자의 속도를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고객의 요구가 있기 전에 먼저 방문해 품질을 높이고 장애를 예방해주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인터넷상에서 ‘열린 고객의 소리’를 운영해 사용자들의 불만사항을 다른 사람들도 열람토록 공개하고 최대 2시간 내에 답변토록 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만의 서비스로서, 여기엔 고객 서비스에 자신감을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자들을 보호하고 지켜나가겠다는 뜻에서다. 기업의 성패는 ‘고객’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기업은 고객에게 구매만을 유도하는 근시안적인 마케팅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이끌어가는 ‘멘토’로서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을 펼쳐나가야 한다.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학계평가와 윤리적 논란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또다시 윤리적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연구내용을 단독으로 게재한 ‘사이언스’는 이례적으로 미국 스탠퍼드대 밀드레드 조 교수팀이 주장한 윤리적 문제점도 함께 실었다. 조 교수는 윤리적 문제점으로 ▲미국이나 한국 어느 곳에서도 정부기관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것 ▲의학적 용도로 기증된 난자가 연구용으로 사용된 것 등을 꼽았다. 조 교수는 “난자 공여에 대한 기준이 나라마다 다른 상황에서 공동연구의 윤리적 잣대를 어디에 맞출 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면서 “한국에서는 이번 세포연구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어서 풀스케일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를 거치지 않고 면제가 됐지만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황 교수팀이 난자를 기증한 환자의 동의를 얻어 이를 의학적 용도로 쓰겠다고 했지만 실제는 연구용으로만 사용됐다.”면서 “난자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난자에 대한 과잉자극과 난포제거 등은 분명히 기증 목적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국민대 사회학과 김환석 교수는 “난치병 치료를 위한 사명감으로 연구를 한 점은 인정하지만 버려진 난자와 배아에 대한 윤리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리적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줄기세포 전문가들은 “진일보한 과학적 성과”라며 높게 평가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소장은 “환자 자신의 체세포로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줄기세포를 만든 것은 지난해에 이은 과학적 쾌거”라며 “앞으로 배아줄기세포의 특정 분화 배양기술만 확립된다면 난치병 치료를 한발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정보지 단속기간 2007년까지 3년 연장

    오는 6월까지 집중단속이 예정된 사설정보지(속칭 지라시) 단속이 오는 2007년 7월까지 3년 연장된다. 이례적으로 3년이나 단속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정보지의 폐해를 뿌리뽑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은 18일 오후 경찰청에서 ‘정보지 폭력 대책반’을 발족한 뒤 지난 한달간의 단속 실적을 점검하는 ‘제2차 정보지 폭력대책단 회의’를 열고 이같이 단속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가 단속을 강화한 이후 정보지가 일단 수면 밑으로 사라졌다고 판단한다.”면서도 “하지만 6월까지 예정된 단속이 끝나면 사설정보지가 다시 활개를 칠 수 있다고 보고 단속기간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명예훼손이나 인권침해 등 사설정보지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 끝까지 뿌리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대검찰청, 경찰청, 국정원,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등 정부기관 관계자와 민간위원 3명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또 수사대상에 올랐던 일부 유사정보지들 가운데 인권침해 등의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정보지는 정기간행물로 등록하게 해 합법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전국 18개 검찰청과 248개 경찰서에 ‘허위정보신고센터’를 설치해서 ‘사설 정보지와의 전쟁’을 벌여왔다. 지난달 26일 서울경찰청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돈을 받고 유포시킨 H사와 C사 대표를 구속하고 5명을 입건했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茶속의 산책-하동군 화개골

    茶속의 산책-하동군 화개골

    천년의 향기를 간직한 햇차의 유혹이 시작됐다. 경남 하동군 화개골 지리산 기슭에서 전해오는 은은한 야생차의 맛과 향이 입과 코를 자극한다. 화개골은 천년전 우리나라에 녹차가 처음 전해진 녹차 시배지. 이 곳에 가면 지리산 이슬을 머금고 자란 야생차를 손으로 따 전통 제다법으로 덖어(볶아)낸 수제차를 맛볼 수 있다. 탁트인 섬진강과 지리산의 푸르름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특히 녹차의 날(5월25일)을 전후해 녹차의 본고장인 이곳에서 19∼22일에 야생차 문화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행사와 함께 명차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쌓인 시름을 훌훌털고 입과 코와 눈, 그리고 마음까지 즐거운 ‘원조 녹차’의 맛을 찾아 떠나보자. ●천년의 향기 그윽한 원조 녹차 맛 따라 눈이 시원하다. 서울을 떠나 4시간 남짓 달렸을까. 야생차밭을 감싸안은 지리산과 섬진강의 푸르름이 눈 앞에 펼쳐졌다. 화개장터를 지나 화개골로 가는 쌍계사 입구는 봄 한때 하얀 벚꽃 세상을 연출했던 가로수들이 청량한 녹색 터널을 선사한다. 차창을 열자 5월의 싱그러운 바람이 가볍게 뺨을 스친다. 먼저 찾은 곳은 쌍계사 인근의 녹차 시배지. 우리나라 차의 원조임을 증명하 듯 깎아지른 듯한 산등성의 시배지 아래 우리나라에 처음 녹차씨를 가져온 김대렴 공의 추원비와 시배지 탑이 우뚝 서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남녘인 이곳에 심었고, 이를 진감선사가 널리 보급함으로써 우리나라 전통차 문화가 싹트게 됐다고 한다. 이 곳은 지방기념물 61호로 지정돼 있으며, 차인들이 대렴공의 추원비와 시배지탑을 건립하고 매년 5월25일을 차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어 쌍계사 앞으로 흐르는 화개동천을 따라 올라가자 경사가 급한 산기슭 바위틈 사이로 차밭의 전경이 시원스레 눈에 들어왔다. 머리에 수건을 둘러맨 채 손으로 조심조심 찻잎을 따는 아낙네들의 모습은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 산세가 험해 찻잎을 따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다소 위태롭게 보이기도 한다. 깔끔하게 정돈된 광활한 전남 보성의 차밭을 본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정도로 작고 투박하다. 그러나 오히려 이것이 하동 녹차밭의 자랑이다. 비록 대량 생산은 못하지만 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자부심이 남다르다.‘평지차가 인삼이라면 산지차는 산삼’이라며 입을 모은다. 그래서 하동 사람들은 다른 지역의 차와 구분해 이 곳 차를 굳이 ‘야생차’라고 부른다. 섬진강 맑은 물과 지리산의 깊은 지력을 흡입해서인지 차가 유난히 향이 짙다. 화개면 일대는 일조량이 높고 습도가 높은데다 일교차도 커 다른 지역보다 가장 좋은 첫물차인 우전(雨前)차 수확이 10일 이상 빠르다. 우전은 곡우(4월20일) 무렵을 전후해 차를 손으로 직접 딴다. 이렇게 딴 잎은 멍석에 말린 뒤 가마솥에서 볶고 비벼서 말리는 ‘덖음’과정을 거친다. 차를 덖어 내면 차맛이 은은한 향기를 띠며 차가 오랜 시간 우러나온다. ●국내 유일의 녹차명인을 만나다 이 곳은 시배지 답게 국내에서 유일한 ‘전통 수제녹차’ 명인인 박수근(61)씨가 살고 있다. 다원이 밀집한 화개동천변에서 명인다원(055-883-2216)을 운영하고 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사촌이자 차에 대한 조예가 깊었던 윤포산 스님과 선친인 박봉준 선생으로부터 전수를 받았다. 그는 “차는 색과 향과 미에 기가 더해진다.”면서 “차의 색은 연둣빛이 나야하며, 진하고 구수한 향이 나야 하고, 먹고 나면 단맛이 나야 하며, 만드는 사람의 혼신의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지역에서는 일본 품종인 야부기다종을 사용하지만 이 곳은 지리산 자락에서 자생하는 토종 차나무라고 말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중국 소엽종이지만 천년의 세월이 흘러 토종화된 셈이다. 말린 찻잎은 날로 먹어도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그는 올해는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불어 작황이 좋지 않아 최고 차인 우전·세작을 예년의 3분의1 수준인 1500통(한 통은 100g)밖에 만들지 못했다. 이 가운데 우전은 300통 정도로 2000평의 광활한 차밭에서 30㎏밖에 나오지 않는다. 우전 가운데에서도 한해 10여통 정도밖에 만들지 않는 최고급은 한 통에 55만원 정도. ● 이렇게 가세요 자가용으로 서울에서 4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경부·중부고속도로, 대진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하동IC에서 빠져 시내로 들어와 19번 국도 쌍계사 방향으로 가면 만난다. 다른 방법으로는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전주IC에서 나와 임실과 남원, 구례를 거쳐 내려오면 된다.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웰빙이벤트 담당(880-2375), 녹차산업계(880-2751) ■ 오~설록차 녹차를 말할 때 제주도를 빼놓으면 아쉽다. 제주에는 서귀포 도순다원, 남제주군 서광·한남다원 등 총 40만평의 다원이 아름답고 싱그러운 초록 세상을 선사한다. 또 제주를 여행할 때 녹차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오’설록 녹차박물관’을 지나치면 섭섭하다. 태평양의 대표적인 녹차 브랜드 설록차를 마시면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나온다는,‘오∼, 설록’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이곳에서 녹차의 은은한 향과 멋을 즐길 수 있다. ●녹차의 역사를 담아 녹차밭이라면 보통 보성과 해남, 하동 등을 들지만 제주도야말로 녹차의 유적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주 남제주군은 조선시대 대학자이자 명필인 추사 김정희가 유배시절에 초의선사가 보내준 차를 마시며 외로움과 고통을 달랜 곳이다. 결국 많은 다인과 차를 통해 교류하며 다선삼매의 경지에 이르러 많은 작품을 탄생시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연평균 기온 섭씨 15도, 강수량 연간 1800㎜, 일조량이 많지 않아 차 재배의 적지이지만 돌투성이 땅에 차를 재배하기는 힘들었다. 태평양은 이곳을 2년동안 개간하고 1984년 차묘목 100만 그루를 심기 시작하면서 옥토로 바꾸어 녹차의 명소로 성장시켰다. 15만평 규모의 서광다원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설록차박물관 오’설록이 세워져 있다. 햇빛 좋고 공기 좋은 최적의 차 생산지, 제주의 멋을 느낄 수 있고 녹차와 한국 전통 차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자 학습공간, 푸른 빛으로 둘러싸인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으로 제 역할을 다한다. ●은은한 차 향기에 취해 1층 박물관에는 차와 관련된 세계의 역사, 공정과정, 삼국시대 토기잔과 상감기법으로 만든 고려잔 등 우리 찻잔 120여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이 마련돼 있어 흥미롭다. 2층 오’전망대에 오르면 넓게 펼쳐진 서광다원의 차밭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야외에는 방사탑, 물허벅 등 제주 전통 문화유산을 보기좋게 전시해 놓아 제주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고,‘설록의 길’이라는 운치있는 산책로를 마련해놓아 휴식을 취할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을 위한 코스로도 딱이다. 다점에서는 연녹색의 녹차아이스크림, 녹차쿠키, 녹차초콜릿 등과 다양한 선물용 녹차를 구입할 수 있다. 특히 광활한 녹차 밭을 바라보며 먹는 2500원짜리 시원한 녹차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별미다. 먹는 것을 뺀 입장료, 주차비, 구경값은 모두 무료다. ●찾아가는 길 서광다원까지 가는 대중교통은 없다. 제주터미널과 서귀포터미널에서 ‘서광서리’ 가는 차량을 타면 내려서 25∼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라면 서부관광도로를 타고 ‘동광’ 이정표를 따라 ‘동광검문소’까지 간 뒤 ‘설록차 전시관’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한다.(064-794-5312·www.sulloc.co.kr) 제주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손으로 우려내 다함께 茶茶茶 화개동천변 40리(16㎞)에는 다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데 대부분 무료로 차를 시음하는 것은 물론 구입할 수도 있다. 업체는 소량으로 수제차를 만드는 곳까지 합치면 200여곳에 이른다. 하동군의 연간 차 판매량이 200억원에 달하고 전국 생산량의 25%가 하동에서 난다. 그렇지만 손으로 직접 따 덖어내는 고급 차인 우전과 세작이 대부분이다. 천변에 있는 예쁜 목조건물인 고려다원(883-5007)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는 차밭 전경을 보며 차를 마실 수 있다. 원장 하구(40)씨는 다산, 추사, 초의선사의 말을 빌여 야생차에 대해 자랑했다. 그는 ‘산다유향’(평지보다는 산지의 차가 향이 그윽하다),‘청취위성’(차의 색은 맑고 대나무 잎처럼 연녹색을 최고로 친다.),‘감윤위상’(맛이 달고, 부드러운 것을 최상으로 여긴다.),‘부초배근’(최고의 차는 손으로 덖어서 불에 말린다.) 등을 인용, 야생차의 장점을 말한다. 차는 따는 시기에 따라 우전과 세작, 중작, 대작으로 나뉘며, 찻잎이 여린 첫물에 딴 찻잎일수록 고급이다. 최고의 차는 우전으로 곡우(4월20일) 전후에 채취한 아주 어린 잎이며, 세작은 입하(5월6일) 전후에 딴 차다. 가격은 다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전이 6만∼10만원, 세작이 3만∼6만원, 중작이 2만∼3만원, 대작이 1만 5000∼2만원 정도다. 한편 하동군청은 19∼22일 3일동안 화개면 운수리 차시배지 일원(쌍계사)과 진교면 백련리 차사발 도요지 일대에서 ‘제9회 하동야생차축제’를 벌인다. 이 기간동안에는 각종 차를 20∼30%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차는 고온도와 습도, 산소, 광선 등의 영향에 따라 쉽게 변질되는 만큼 진공팩에 넣어 영하 5도 내외의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맛있는 차는 종류와 양, 시간, 다구, 물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이 난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다관(차를 우려낼 때 사용하는 도자기)을 사용할 경우 차를 충분히 끊인 뒤 숙우(물식힘 사발)와 찻잔에 붓는다. 이때 찻잔과 다기를 데우는 것으로 70∼80도 정도까지 식힌 뒤 250㎖의 물에 10g(5명 기준)에 식힌 물을 붓고 1∼2분 정도 우려낸 뒤 찻잔을 돌아가며 3회 정도 나누어 따른다. 특히 차는 마시는 것뿐만아니라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것으로 다례를 배워두면 좋다. 특히 생활속에서 차를 이용할 수 있다. 야채나 과일을 씻을 때 찻잎을 우렸다가 그물로 헹궈주면 농약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찻잎을 우려 냉장고나 전자레인지에 넣어두면 찌든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주부 습진과 무좀을 차로 해결할 수 있는데 찻잎으로 손을 씻으면 손에 크림을 바르지 않아도 놀랄 정도로 부드럽다. 하동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토종웰빙을 찾아서]대구 ‘정대 미나리’

    [토종웰빙을 찾아서]대구 ‘정대 미나리’

    봄철에는 쓴맛을 즐겨라. 온몸이 나른해 지는 봄날. 입맛을 잃어버렸을 때는 향긋한 미나리가 제격이다. 파릇파릇 미나리를 둘둘 말아 된장을 찍어 한입 가득 넣으면 미나리 특유의 향기와 함께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다 주당들은 막걸리 한 사발을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대구 비슬산 자락의 정대미나리는 해마다 봄철이면 대구사람의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려준다. 휴일이면 정대미나리를 사러 오는 사람들로 평소에는 한적한 정대골 일대가 자동차로 북적인다. 참꽃이 만개한 비슬산 산행에 나선 등산객들은 하산할 때 너도나도 한 다발씩 사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정대미나리는 말 그대로 무공해 무농약 청정 미나리.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대구지역에 식수원을 공급하는 가창댐 상류인 정대골에 미나리단지가 위치해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재배 환경을 확보하고 있다. 해발 500m에 위치한 고산지대의 특이한 기온차이로 줄기가 짧고 잎이 많은 데다 미나리 특유의 향기가 짙은 게 특색이라 할수 있다. 갓 수확한 정대미나리를 한 웅큼 코에다 대면 짙은 향에 취하고 입에 넣어 자근자근 씹으면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간다. 먹고 난 뒤에도 미나리 특유의 향이 입안에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미나리에는 비타민 A,B1,B2,C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도 풍부한 알칼리성 야채다.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수근(水芹)이라고 해 약재로 쓰며 고열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한 증세에 효과가 있다. 이뇨 작용도 있어 부기를 빼 주며, 강장과 해독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가래를 삭이며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황사바람이 불어올 때면 훌륭한 먹을거리로 대접받는다. 정대골의 맑은물로 빚어낸 정대미나리는 요리를 해 먹어도 좋지만 날로 씹어 먹으면 미나리의 참맛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생 미나리를 된장에 찍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밥과 함께 먹으면 밥 한그릇이 금방 사라져 버린다. 미나리를 2∼3㎝ 정도 길이로 썬 다음 밀가루 반죽을 하고 신선한 조갯살을 곁들여 노릇노릇 전을 부쳐 먹으면 달아난 입맛이 확 되살아 난다. 쓴맛에 익숙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마요네즈 소스에 무쳐 샐러드를 만들어 주면 좋다. 굴과 함께 식초로 무친 ‘미나리생채’, 소고기나 돼지고기 수육을 미나리로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미나리강회’, 상추나 쑥갓쌈에 곁들이는 ‘미나리잎 쌈’으로 먹어도 맛있다. 최근에는 정대미나리로 만든 미나리 엑기스도 생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정대골에서 15년간 미나리를 재배해온 김형대(53·비슬미나리농장 영농조합법인 대표)씨가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 개발 및 산업화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미나리진액 개발에 성공, 특허까지 냈다. 목초액과 효소, 흑설탕 등을 이용해 정대미나리를 1년여 동안 발효시키고 저온창고에서 숙성시킨 진액은 새콤달콤한 맛을 내 먹기에도 좋다. 미나리의 비타민 성분인 리보플라빈과 티아민이 파괴되지 않고 칼슘·인·철분 등이 풍부해 숙취·피로회복·부인병·고혈압 등에 좋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www.minari.net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인사청탁 검사에 ‘주홍글씨’

    법무부는 인사 부조리를 없애기 위해 인사청탁이 들어오는 검사의 인사카드에 청탁 사실을 적어 관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인사 제청권자인 법무부장관에게는 판단자료가 되고 검사에게는 오점으로 남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설령 인사청탁이 성공했더라도 인사청탁 기록은 없애지 못한다.”면서 “이 기록이 나중에라도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 내부 인사가 부탁했다면 ‘추천’으로 보아 인사카드에 적지 않는다. 검사가 다른 정부기관 등에 파견됐다가 복귀할 때 소속 기관장이 하는 인사청탁도 선의로 인정,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최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대책팀 검사들을 격려하는 만찬자리에서 이런 ‘살벌한’ 인사제도를 언급하며 “인사청탁 같은 것은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송광수 총장도 퇴임 전인 지난 2월 간부회의에서 “여기저기에 인사를 청탁하는 검사는 용심(남을 미워하고 시기하는 심술)을 부려서라도 옷을 벗기겠다.”고 말했다. 일선 검사들에게는 이런 제도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외부인사가 자발적으로 특정 검사에 대해 인사청탁을 했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인사 담당자들은 외부 청탁을 들어보면 실제 검사가 부탁을 한 것인지 아닌지 가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우즈베크 국경 탈출행렬에도 발포

    우즈베키스탄 사태의 희생자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군대와 시위대 사이의 대규모 충돌이 빚어졌던 안디잔의 사망자가 600명이 넘는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도시에서 200여명이 추가로 희생됐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수천명이 우즈베크를 탈출하기 위해 국경으로 몰려든 가운데 반정부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현지 인권단체 책임자인 사이드자혼 자이내비트디노프는 “지난 14일 파흐타바드에서 군인들이 200여명의 시위대를 사살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파흐타바드는 안디잔에서 북동쪽으로 30㎞ 떨어진 도시다. 그는 “군대에 의한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안디잔에는 제15학교에 500여구의 시신이 있고, 근처 대학교에도 100여구가 놓여 있어 사망자는 600명이 넘는다고 다른 비정부기구 관계자가 AFP통신에 알려왔다. 전면적인 보도통제로 이들 주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실로 밝혀질 경우 지난 13일 이후 우즈베크 사태의 희생자는 800명을 넘어서게 된다. 우즈베크 내무부는 지금까지 70여명이 사망하고 200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공식발표 가운데 사상자 규모가 가장 큰 것이다. 안디잔에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 이어 16일에도 총성이 들려왔고,15일 무장세력과 군대가 교전을 벌였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키르기스스탄과의 국경지역은 혼란상태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시민의 말을 인용, 군인들이 탈출행렬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테셰크토시에서는 15일 군인과 시민 11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카라수에서는 1500명이 모여 반정부 집회를 여는가 하면 밤새 총성이 들리는 등 “극도로 긴장된 상황”이라고 키르기스 수도 비슈케크의 한 외교관이 전했다. 코라수프는 시위대가 시청과 경찰서 등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지역으로 몰려든 우즈베크 시민 가운데 900여명이 키르기스로 넘어가 임시수용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우즈베키스탄의 참상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안디잔 시위 현장에 있던 10대 후반의 소년은 “아이들과 여성을 포함한 시민들은 군대가 들이닥치자 총을 쏘지 말라고 애원했다.”면서 “하지만 군인들은 토끼사냥을 하듯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하루가 지난 뒤 군인들은 거리에 흩어져 있는 시신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 한 사업가는 “아직 목숨이 붙어 있던 몇몇 부상자들은 도망치려 했지만 부상자 확인사살을 전담하던 3,4명의 군인들이 이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방송은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무장한 채 시신들을 트럭에 싣고 있는 안디잔의 모습을 방영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15일 우즈베크에서 명백한 인권남용 사태가 일어났다고 비난한 뒤 국제적십자와 국제감시단 파견을 허용하라고 우즈베크 정부에 촉구했다. 장택동기자 외신 taecks@seoul.co.kr
  • 이희범 산자장관 내주 소환

    이희범 산자장관 내주 소환

    철도청(현 철도공사)의 유전사업 투자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13일 다음주 중으로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을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산업자원부 이희범 장관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7월22일 황 행장이 대전에 있는 철도청을 방문해 당시 철도청장이던 김세호(52·구속)씨와 점심식사를 함께하는 자리에 대전지부 간부 등 국정원 관계자 3명이 같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김씨가 황 행장 등 우리은행 임원들에게 유전사업과 관련, 자금대출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위해 황 행장을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부를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만났다는 사실보다는 대출 청탁이 오갔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측은 “작년 3월에 취임한 황 행장이 주거래처인 철도청에 처음 인사를 하러 갔을 뿐 대출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아울러 국정원 간부를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간부의 경우 현재까지 조사할 근거나 단서는 없으나 소환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김씨로부터 유전사업과 관련된 협조 요청을 받은 산자부 이희범 장관도 다음주 중 소환키로 했다. 검찰은 이 장관의 소환에 앞서, 이번 주말에 산자부 실무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하이앤드 대표 전대월(43·구속)씨와 코리아크루드오일(KCO) 대표 허문석(71)씨를 소개시켜 준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도 이르면 다음주 중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의원의 후원회장인 이기명(69)씨도 소환해 고교 동기동창인 허씨의 인도네시아 출국 과정에 개입한 정황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황영기행장 문답 철도청장 및 국정원 직원들을 만난 이유는. -지난해 3월 행장으로 취임한 뒤 주거래 기업 방문 행사의 일환으로 대전에 내려가게 됐다. 삼성 재직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국정원 대전지부장과 우리은행에 출입하다 대전지부로 자리를 옮긴 국정원 직원도 함께 식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철도청장에게 양해를 구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대출청탁이 있었나. -국정원 직원 1명이 더 나왔고, 철도청 재무관계자 5∼6명, 우리은행 임원 5∼6명이 다 함께 모인 공개된 오찬이었다. 철도청이 유전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 철도청이 우리의 주요 고객인 만큼 덕담만 오갔다. 그들과 만난 지 6일 후에 대출 요청이 들어왔는데. -오비이락이다. 검찰과 감사원 조사에도 드러났듯이 대출 과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정부기관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서로 대출해 주려고 줄을 서는 실정이다. 더구나 우리는 철도청이 채무이행의 모든 조치를 다한다는 내용의 지급확약서까지 받지 않았나. 대출에 관해서는 행장이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 여신협의회가 모든 결정을 내린다. 왜 지급보증서를 받지 않았나. -철도청이 지급보증서를 발급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철도청이 사업 추진이 급해 동의 절차를 밟을 시간이 없어 보증서와 똑같은 수준의 법적 효력이 있는 확약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은행 자문 변호사들과 대출심사역들이 확약서도 괜찮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정원 직원들이 만남에 낀 게 아무래도 이상하지 않나. -지금 보면 이상하지만 당시에는 아주 자연스러웠다. 한편으로는 국정원 직원이 동석한 게 오히려 잘 됐다. 그들에게 외압 여부를 확인하면 되지 않겠나.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北 내부 분란 없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내부에서 반정부운동이 고조되고 있다는 서방측 관측을 부인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WFP의 리처드 레이건 평양 사무소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탈북자관련 세미나에서 북한 지도자들이 경제적·외부적 압박 강화로 정권 장악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느낀 바로는 북한 정부가 상황을 굳건히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주민들에 의해 훼손됐다는 최근 보도들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북한 내에 5개 지역 사무소를 두고 있는 WFP의 레이건 소장은 지난해 9월 북한 보안당국이 WFP를 비롯한 비정부기구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고 시도했으나 미국, 중국, 일본과 같은 주요 원조국으로부터 압력이 가중되자 결국 재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교육부 3不정책 재고해야”

    서울대 정운찬 총장이 국립대학 총장 간선제 전환 등 정부의 대학정책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학교 운영에 정부가 너무 간섭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정 총장은 12일 교내에서 교직원을 상대로 한 ‘서울대의 비전’이라는 특강에서 “대학에 대한 정부의 제약이 많은 만큼 ‘3불정책’(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본고사 금지) 가운데 적어도 한두개는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규제로 대학이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거나 우수한 학생과 교수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는 대학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자율성을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국정감사 때 ‘BK21(두뇌한국21) 사업 자금을 받아놓고서 구조조정은 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면서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연구하라고 재정지원을 해주고 이런저런 조건을 내거는 것은 교육부의 문제”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총장 간선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반대 의사를 보였다. 그는 “일부 대학총장 선거에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경험한 국회의원들의 발의에 따라 총장 간선제 법안이 통과됐다.”면서 “올해에도 정부의 많은 간섭이 예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총장은 지난 9일에도 언론인터뷰에서 총장 간선제와 관련,“정부기구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학총장 선거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것은 대학의 자립능력을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총장선거는 대학이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었다. 특히 “서울대는 이미 총장후보 추천위원회에 간선제적 요소가 포함돼 있으므로 굳이 간선제로 바꿀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24개 정부기관 정보시스템 10월부터 대덕단지 이전

    오는 10월 법제처와 국가보훈처를 시작으로 모두 24개 정부기관 정보시스템과 320개 업무 관련 서버 1480여대가 충남 대덕연구단지내 제1정보통합전산센터로 이전한다. 정보통신부 산하 정부통합전산센터추진단은 최근 고객기관협의회와 실무자협의회를 잇따라 열어 이같은 이전 일정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법제처와 국가보훈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10월, 교육인적자원부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국정홍보처가 11월, 과학기술부가 12월에 각각 이전한다. 조달청과 문화관광부는 내년 1월과 2월에 이전하며, 보건복지부와 산업자원부, 소방방재청은 같은해 3월,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노동부는 4월, 해양수산부와 관세청, 통계청은 5월로 이전 일정이 각각 확정됐다. 또 전체 이전 물량의 40%를 차지하는 행정자치부와 정보통신부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6월까지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제1정보통합전산센터는 올초부터 대덕연구단지내 KT연구소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현대家 ‘업종 경쟁’ 후끈

    전국경제인연합회장직을 10년이나 맡았던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가깝게 지내던 기업총수들을 가리켜 “엄밀히 따지면 상적(商敵)”이라며 웃곤 했었다. 승부기질과 의리가 강했던 정 명예회장(왕 회장)은 ‘상적’들과의 경쟁을 즐겼다. 최근 들어 현대가(家)의 상적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촌동생과 형이, 조카사위와 삼촌이, 하나의 시장을 놓고 격돌하고 있는 것. 창업주인 왕 회장이 그랬듯이, 혈연을 떠나 사업가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선 건설시장을 둘러싼 정몽구(MK) 부자(父子)와 정세영 부자의 한판 승부가 주목된다. 왕 회장의 아들인 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아들 의선(기아차 사장)씨와 함께 지난 4일 계열사인 엠코에 158억원을 증자했다. 최대주주는 의선씨다. 아파트 분양 등 주택사업에도 본격 진출, 엠코를 매출 1조원 이상의 종합건설회사로 키우겠다는 게 MK 부자의 구상이다. 얼마전 인천 부평구에 시범 아파트 ‘엠코 타운’을 성공적으로 분양함으로써 저력은 이미 확인받은 상태다. 서울 주택시장 진출 1호 사업으로 삼각지 일대 재건축 공사가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주택건설 및 분양시장에는 현대산업개발이라는 강자가 버티고 있다. 왕 회장의 동생인 정세영 명예회장과 아들 몽규(회장)씨가 이끌고 있다.‘아이 파크’ 브랜드로 명성을 이미 다졌으며, 매출규모만 5조원대다. 규모의 차이는 나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뛰는 현대가 기업으로는 글로비스와 현대택배도 있다. 글로비스는 MK 부자가 대주주이고, 현대택배는 MK의 제수씨인 현정은(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 계열사다. 두 회사 모두 종합물류기업 선두주자를 꿈꾸고 있다. MK의 둘째사위인 정태영 사장이 이끄는 현대카드·캐피탈은 지난해말부터 자동차보험 중개사업을 시작했다. 미국 GE캐피털과 손잡고 ‘현대손해보험중개’라는 별도 회사를 아예 차렸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사업 이점을 살려 보험상품도 대리판매키로 한 것이다. 그런데 처삼촌(정몽윤) 회사인 현대해상뿐 아니라 삼성화재·동부화재 등의 상품도 모두 취급한다. 그런가 하면 사돈지간인 현대하이스코 신성재 사장과 BNG스틸 정일선 사장은 나란히 철강회사를 이끌고 있다. 취급품목이 자동차용 냉연강판과 스테인리스로 각각 다르지만 ‘철강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에서 사업 동반자 겸 경쟁자 길을 걷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유전자가 강한 집안이라 선의의 경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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