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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내 줄기세포 DNA지문 분석”

    “2~3일내 줄기세포 DNA지문 분석”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재검증하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2∼3일 안에 논문에 쓰인 배아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을 의뢰할 예정이어서 논문의 조작 여부가 이르면 이번주 중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조사위는 20일 “줄기세포와 관련된 실험기록과 관련 파일을 분석해 보관 중인 줄기세포의 목록을 확인하고, 연구팀이 보관 중인 난자 사용기록을 확보했다.”면서 “사이언스 논문의 데이터를 얻는 데 사용된 테라토마 조직을 확보했으며, 양이 비교적 충분해 2∼3일 내에 외부기관에 DNA 분석을 의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DNA 분석은 반나절 안에도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해석하는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이번주에는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최초로 제기된 사진 중복 의혹이나 DNA 지문 조작 여부 등 논문에 대한 논란을 판가름할 수 있다. 조사위는 또 황 교수가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의 존재와 원천기술 보유 여부를 증명할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초기 냉동 5개 배아줄기세포의 해동 및 배양 과정도 주시하고 있다. 조사위는 배양 중인 줄기세포들도 충분한 수로 늘어나 이번주 중으로 분석을 의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사위는 22일 공개 브리핑을 통해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대 조사위는 21일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을 조사한다. 또 올 5월 사이언스 논문 공동저자 중 한 명인 한양대 의대 윤현수 교수가 20일 밤 입국, 오후 9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위는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와 줄기세포가 바뀌었을 가능성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김선종 연구원도 내년 1월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황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교신 저자인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도 2004년 논문에 대한 재검증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환 장세훈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 [발언대] 반부패 정책 고삐 더 당겨야/김덕만 국가청렴위원회 공보관

    유엔이 정한 세계반부패의 날인 지난 9일 정부가 325개 공공기관의 청렴도 측정결과를 발표했다. 대민 업무 비중이 높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공직자가 부패 행위를 하지 않고 얼마나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했는지를 나타내는 ‘국가청렴도지수’라고 할 수 있다. 조사 대상 행정기관의 청렴도는 10점 만점에 8.68로 전년 대비 0.30포인트 상승했다. 조사 내용 중 금품 및 향응 제공률도 1.5%에서 0.9%로 감소했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어떨지 모르지만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공직자가 1000명 당 15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부처별로는 단속 및 규제업무를 다루는 이른바 ‘끗발’있는 교육부 검찰청 국세청 해양경찰청 등이 청렴도 하위권에 맴돌았다.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법제처 중소기업청 국가보훈처 정보통신부 등이 우수 기관에 포함됐다. 종합청렴도는 미흡하지만 모든 기관이 부패근절 노력을 부단히 전개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국제사회도 올해 한국의 청렴 순위가 개선됐음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10월에 반부패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한국의 청렴도는 159개국 중 40위(5.0점)였다. 전년도 47위보다 7단계 나아졌다.10점 만점에 5.0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부패와 청렴의 한계를 측정하는 중간이라고 할 수 있다.TI 집계는 최근 3년치를 평균한 것으로,99년에 3.8을 기록한 이후 줄곧 개선돼 오고 있다. 이로 미뤄보면 내년에는 2004년치(4.5)와 2005년치(5.0)에다 2006년 측정분을 합하면 이변이 없는 한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지난 달 부산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자격으로 반부패선언문 초안을 주도적으로 작성해 합의를 도출해 냈다. 국가청렴위원회(옛 부패방지위원회)가 주도한 선언문에서 회원국들은 부패공무원과 부패자금에 대한 도피처 제공을 금지하고, 부패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경험을 공유키로 했다. 또 반부패선언문에 서명한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들도 부패가 경제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적하고 보다 높은 윤리 의식을 가지고 경영에 나서기로 다짐했다. 이같이 APEC회의에서 핵심 의제로 반부패선언문을 채택케 유도함으로써 한국의 부패 근절 의지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인정받은 결과를 낳았다.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완해야 할 점도 많이 드러났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국내적으로 항상 비리 온상으로 낙인찍힌 건설공사 부문을 비롯해 지도단속 주택인허가 학교납품계약 부문 등에서는 여전히 청렴도가 낮게 나타나 국가청렴도 지수 전체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관련 업무를 집행하는 기관들은 분발해야 하겠다. 스스로 구조적인 부패 고리를 진단해 신상필벌 강화, 법령정비 등의 조치를 전개해야 한다. 국제적으로는 APEC부산회의에서 다국적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듯이 기업 환경의 투명성을 높이고 부패유발 요소를 안고 있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청렴해지려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좀 더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전개하게 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향상된 국가청렴지수가 나올 것이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공직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김덕만 국가청렴위원회 공보관
  • [혁신 공기업탐방] (36)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혁신 공기업탐방] (36)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환경은 장소나 시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유비쿼터스 시대에도 정보 취약계층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은 19일 “양적·질적으로 정보 격차를 없애는 것이 KADO의 기본적인 사명”이라면서 “특히 전 국민이 생산적으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을 이끌면서 IT 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손 원장을 만나 기획예산처 경영평가 1위를 차지하게 된 비결을 들었다. ▶KADO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인가.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전담기관이다. 지난 2002년 말 개정된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3년 1월2일 KADO의 전신이었던 한국정보문화센터가 KADO로 승격했다. 이에 따라 정보격차 해소 관련 사업들, 예를 들어 무료 PC 보급, 정보접근센터 구축,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정보화 교육, 해외 청년인터넷봉사단 파견, 국내외 정보문화 확산사업을 확대·강화해 오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을 한국전산원으로부터 넘겨받아 2단계 국가지식정보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보격차는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 -정보통신기기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일반적인 정보격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은 정보통신기기에 접근하더라도 이를 이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정보격차라고 본다. 그러나 KADO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정보통신기기에 접근해 생산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것을 임무로 삼고 있다. ▶정보 이용에도 생산적 이용과 소비적인 이용이 있다는 말인가. -물론이다.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는 있지만 하루종일 게임만 한다면 이는 분명 소비적인 정보이용이다. 반면 생산적 이용은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상생활의 편익을 높이는 데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다. 그래도 정보격차 해소가 시급한가. -우리는 아직도 500여만명을 정보취약계층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KADO는 오는 2008년까지 저소득층, 장애인, 노인계층을 정보화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장애인을 위해 발마우스, 스크린리더 등 보조기구를 보급해 교육을 하고 있다. 컴퓨터를 배우고 싶은데 강사가 없다는 곳에는 강사를 파견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활발히 활동한다고 들었다. -국가간 IT 협력 강화를 위해 2001년부터 매년 개도국을 중심으로 해외 인터넷 청년봉사단을 파견해 왔다. 올해까지 54개국 356팀 1346명의 봉사단을 파견했다.1998년부터는 ‘해외 IT 전문가 초청 연수’를 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아시아,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87개국 1700명의 교육 수료생을 배출했다. 캄보디아, 베트남, 이집트, 라오스 등 8개 개도국에는 다목적 정보접근센터를 구축해 줬다. 우리가 기술을 전수한 개도국이 ‘친한파(親韓派)’가 될 수 있다.IT 외교랄 수도 있는데, 특히 이들 국가가 우리 기술을 선호하게 돼 국가적으로도 큰 보탬이 된다. ▶최근의 혁신활동을 소개한다면. -외부 기관에 의뢰해 기관장에 대한 내부 직원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고, 각 사업단별 50여명에 달하는 정책자문단을 통해 사업수행에 대한 평가 및 조언을 받고 있다. 또 간부회의를 전 직원에게 생중계함으로써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회의 중 건의사항이 있는 직원은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 회의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이외에 반부패·윤리경영 강화를 위해서는 클린카드제를 도입해 법인카드 관리 및 사용지침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고객기관 체험근무나 원장실 체험근무 같은 직원 대상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유는 뭔가. -KADO는 장애인, 고령층 등 정보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정보화 사업을 진행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우리가 먼저 그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가 같이 생활해 고객기관의 고충이 무엇인지, 애로점은 없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원장실 체험근무는 말 그대로 ‘직원도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경영의 기본지침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모든 직원이 기관장처럼 생각하고 업무에 임한다면 책임감이 더 커지고 적극적인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장 평가를 자청했는데.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스스로 기관장 평가를 받는 것이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채워 나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다.6명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로부터 ‘기관장 평가’를 실시했다. 리더십 및 전략기획, 경영 및 운영, 사업관리 및 성과측정 등 3개 부문에 걸쳐 서면 평가와 인터뷰 평가를 받았다. 다행히 평가결과는 좋게 나온 편인데, 리더십 및 전략기획, 경영 및 운영은 A, 사업관리 및 성과측정은 B+를 받았다. ▶퇴근시간 통보 서비스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직원이 퇴근을 하면서 사원증을 단말기에 찍으면 해당 직원의 부인이나 남편, 부모님 등의 휴대전화에 퇴근 시간이 문자 메시지로 통보되는 시스템이다. 이번 통보 서비스 이후 야근을 핑계로 동료들과 술을 마시던 문화가 많이 줄었다. 일부 직원들의 푸념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만족해하고 있다.IMF 사태를 거치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가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새삼 실감했으리라 생각한다. 최소한이나마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실시하게 됐다. ▶지난 6월 기획예산처에서 실시한 정부산하기관 2004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문화·국민생활 부문 1위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기능을 개편한 점과 계층별 교육 사이트 구축, 법인카드 처리·관리 시스템 구축 등의 경영정보관리 시스템이 높게 평가됐다. 또 기관장 평가를 통해 미진한 부분을 채우고 책임경영 체제 구축도 다른 기관에 비해 좋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었던 것 같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국가지식정보화 사업이란 진정한 정보화는 각 부처에 널려 있는 각종 정보를 사회 구성원이 공유해 새로운 지식정보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산적 정보활동이다. 국가의 경쟁력도 고품질의 지식정보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공유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이를 위해 지난 1999년부터 과학기술, 교육학술, 문화, 역사, 정보통신 등 5대 전략분야의 지식자원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3000억여원을 투입해 2억 5000만건을 DB화했다. 이같은 막대한 정보자원은 2001년 8월에 구축한 국가지식포털(www.knowledge.go.kr)을 통해 검색할 수 있다. 국가지식포털에는 718개 기관이 축적하고 있는 각종 논문, 동영상, 보고서, 사진 등이 연계돼 있다. 모든 자료는 무료지만 극히 일부 지적재산권이 있는 자료만 유료다. 국가지식포털은 국회도서관은 물론 정부기관인 각종 연구소 자료까지 검색할 수 있어 네이버, 엠파스, 다음, 야후 등 민간 검색 사이트보다 질적·양적인 면에서 낫다는 평이다. 진흥원은 국가지식포털의 일부 기능을 보완, 검색속도가 2∼3초면 되도록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또 원스톱 통합검색 시스템을 구축해 시스템의 안정화와 이용의 편의성을 높였다. 정보자원이 축적될수록 국가지식포털을 이용하는 검색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초창기인 2001년에는 매월 290만건에 불과했던 검색건수가 지난해에는 823만건에 달했고, 올해는 매월 1000만건을 넘을 전망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국가지식포털이 제대로 운용되려면 산업·경제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는 자료를 선별해 DB화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DB화 사업이 극대화되도록 활용가치가 있는 자료를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손연기 원장은 손연기 원장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의 정체성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KADO의 전신이었던 한국정보문화센터가 방향성을 잃고 계속되는 구조조정 위기에 처했을 때 방향을 잡아 제자리를 찾도록 했기 때문이다. 손 원장은 1995년부터 KADO의 전신인 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정보문화기획본부장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그는 IMF때 전체 직원 150명 가운데 70여명이 구조조정되는 아픔을 지켜봐야 했다. 손 원장도 1999년에는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를 맡으면서 센터를 떠났다. 손 원장은 “센터 간부로서 후배들을 지켜주지 못해 결국 그들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3년 뒤 손 원장은 정부로부터 한국정보문화센터 소장직을 맡아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선뜻 수락했다. 센터 소장을 맡아 독립법인으로 만드는 것이 후배들에게 빚을 갚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센터는 손 원장의 구상대로 2003년 1월 독립법인인 한국정보문화진흥원으로 승격했다. ▲강릉(47) ▲경신고·고려대 심리학과 ▲한국정보문화센터 본부장 ▲숭실대 교수 ▲한국정보문화센터 소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파랑주의보’로 스크린 데뷔 송혜교

    ‘파랑주의보’로 스크린 데뷔 송혜교

    영화 ‘파랑주의보’(제작 아이필름)의 시사회장을 나서며 기자는 송혜교(23)에 대한 몇가지 편견을 버렸다.‘순풍 산부인과’(TV시트콤)시절의 젖살을 좀체 가셔내지 못할 만년 소녀, 청년과 성년의 중간지점에서 결정적 도약의 뒷심이 달릴 듯한 청춘스타.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22일 개봉하는 전윤수 감독의 청춘멜로 ‘파랑주의보’는 온전히 송혜교의 영화였다. 이루지 못해 가슴 저린 첫사랑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스크린 데뷔작에서 그녀는 교복 입은 여고생이 됐다. 출세작 ‘가을동화’(2000년)의 정서를 재탕하지 않겠냐던 충무로의 입방아를 잠재워버렸다.‘가을동화’의 감수성을 빌려오긴 했으되 영화에는 새로운 송혜교가 보였다. 미성숙의 풋내를 털어 여인의 향기를 피웠고, 첫나들이한 스크린을 조금도 의식하지 않는 여유가 빛났다. 지난 14일 오전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얼굴부기가 덜 빠진 아침 인터뷰를 여배우들이 싫어하는데…”라는 기자의 인사말을 털털한 웃음으로 받아쳤다.“부어도 그냥 (인터뷰)해요. 나중에 사진 보고서 또 후회하겠지만.” 그런 그녀라서 현장스태프들은 ‘톱스타 티를 내지 않는 스타’라 좋게 말하는 모양이다. #‘송혜교답게’ 스크린 착륙 연예계 데뷔 10년만에야 첫 영화를 찍었다.TV드라마 한편만 띄우면 총알같이 스크린으로 달려나오는 연예계 생리로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가을동화’ 이후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어요. 더러 대작도 있었고요. 하지만 제 스스로가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확신할 수 없었거든요. 어설픈 출발은 안된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그런 생각이었어요.” 극중 ‘수은’은 여고 2년생. 같은 반 남자친구(차태현)와 풋풋한 첫사랑을 나누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죽음을 앞두고 최루성 순애보를 엮는 영화를 송혜교는 “안전 카드”라는 솔직한 표현을 썼다.“‘또 저런 모습이야?’라는 소리도 듣겠지만, 첫 영화로 모험하긴 싫었다.”며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가장 송혜교다운 모습으로 시작하고 싶었다.”고 했다. #멋몰라서 즐거웠던 스크린 나들이 ‘파랑주의보’는 즐거운 경험이었다.“카메라 앞에 서면 즐기자는 생각만 했어요. 태현 오빠랑 신나게 놀면서 찍으면 된다, 그렇게 최면을 걸었죠.” 청춘멜로에 있어선 ‘경지’에 오른 차태현을 상대배우로 만난 건 행운이라고 했다.“당대 최고인 여배우와 작업하긴 진짜 이번이 처음이라며, 어딜가나 나를 치켜세우며 이끌어주는 태현 오빠가 정말 고마웠다.”는 요지의 말을 몇번쯤 보탰다. 그녀의 안티팬 중에는 이런 삐딱한 시선이 있을지 모른다.‘가을동화’ 한편으로 한류스타에 등극했으니 인기거품이 적지 않다고.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이 순탄했던 것같다고 에둘러 물었다.“그렇게 비춰질 뿐, 상처받은 적이 많았다.”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순풍 산부인과’에서 ‘가을동화’로 넘어갈 때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시트콤에서 갑자기 정극의 주인공에 캐스팅됐으니 주위에서 얼마나 수군댔겠어요? 두고보자 싶었죠. 근데 마음만큼 쉽진 않더라고요.‘가을동화’ 4,5회분 찍을 때까진 감독님(윤석호 PD)한테서 캐스팅을 바꾸고 싶다는 절망적인 말까지 들었으니까.” “이를 앙다물었고,10회 촬영분에서야 감독한테 ‘됐다. 이제 혜교가 안 보이고 은서(주인공)가 보인다.’는 칭찬을 들었다.”며 “연기생활에서 가장 황홀한 순간이었다.”고 또박또박 되짚었다.“윤 감독님께 첫 영화를 꼭 보여주고 싶어 시사회 초청 문자를 날렸다.”는 그녀에겐 확실히 성숙의 여유가 넘쳐났다. #“이제 연기가 보이네요.” “감정연기를 할 땐 밥도 굶고 코디네이터조차 옆에 못 오게 할 정도로 여전히 예민하다.”면서도 “연기 탄력을 받고 있는 것같다.”는 자신에 찬 말을 했다. 가속이 붙을 때 영화 두세편쯤 연달아 찍겠다는 생각이다. 연기자로서의 오지랖이 부쩍부쩍 넓어지는 걸 스스로도 느낀단다. “‘올인’때까진 촬영장에서 한마디도 못했어요. 뭐가 뭔지 모르고 연기한 거죠.‘햇빛 쏟아지다’‘풀하우스’때 비로소 대본이 제대로 보였고요. 이번 영화에선 시나리오에 제 의견이 반영되기도 했어요.” 남자친구의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수호야, 수호야…” 이름 부르기를 반복하는 쓸쓸한 장면은 그녀의 아이디어이다. 요즘은 와인 마시는 재미에 푹 빠졌다.“‘가을동화’찍을 때는 술을 입에도 못댔는데, 이젠 와인 맛을 즐길 줄 안다.”는 그녀는 “후속작을 결정하진 못했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일 거란 장담은 할 수 있다.”고 했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미국내 北 돈세탁 감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미 은행들에 “북한이 불법행위를 하는 데 미국의 은행을 이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문을 발송했다.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강화반은 이날 미 은행들의 금융거래 지침을 알리는 경고문에서 “지난 9월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이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과 돈세탁 혐의 때문에 미국의 ‘돈세탁 우선 우려’ 대상으로 지정된 뒤 북한이 다른 은행을 통해 금융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특히 북한이 정부기관을 통해 불법행위에 가담하고 있는지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적절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경고문은 “북한측은 화폐위조와 마약밀매, 위조 담배생산 및 유통, 관련 수익금 세탁,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확산 등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와 첫 공식 면담을 갖고 북한 인권 관련 현안을 보고받았다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매클렐런 대변인은 “오늘 회동은 북한에서 거부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비롯, 부시 대통령이 고려해야 할 정책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dawn@seoul.co.kr
  • 서울시 민간단체 시정참여 공모

    서울시는 16일부터 내년 2월15일까지 2006년도 비영리민간단체 시정참여사업을 공모한다고 15일 밝혔다. ‘시정참여사업’은 시민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시에서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사업을 민간단체에서 추진토록 하고 사업비 일부(사업별 3000만원 이하)를 시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대상은 ▲승용차요일제 실천 ▲깨끗한 서울거리 만들기 ▲국민통합 ▲문화시민사회 구축 ▲환경보전·안전문화 구축 ▲소외계층 인권신장 ▲자원봉사·비정부기구 활동기반 확대 ▲국제교류협력 ▲교통 등 9개 분야이다. 모두 17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며, 참여를 희망하는 단체는 내년 2월15일까지 소정 양식에 따라 사업계획서를 서울시에 제출하면 된다. 문의(02)731∼6318.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줄기세포 논란’ 새국면] 제3의 전문가 집단에 의뢰할 듯

    서울대가 황우석 교수팀 연구에 대해 자체조사를 실시키로 함에 따라 그 방법에 관심이 쏠린다. 선진 기준에 부합하고 시스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최근 서울대 자연대 일부 소장파 교수들이 제기한 ‘과학진실성위원회’(OSI)를 설립, 이를 통해 조사하는 것이다.11일 서울대 긴급 간부대책회의에서도 OSI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OSI는 연구자의 연구윤리를 관리·감시·조사하는 기관으로 미국 피츠버그의대 등 세계 유수 연구기관에 상설화돼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설치된 곳이 없다.OSI는 연구자의 표절이나 의도적 오류, 날조 등 의혹이 제기되면 이에 대한 조사와 심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서울대의 한 소장파 교수는 “OSI 구성이 시간이 걸리는 작업임에는 틀림없지만, 연구성과만 중시해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금의 연구풍토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OSI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지적처럼 OSI 구성에는 적어도 3∼4개월이 걸릴 전망이다.학내 인사는 물론 사안을 심의하기 위한 제3의 외부 전문가도 초빙해야 하는 등 준비가 복잡하다.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논문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의혹을 풀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황 교수팀도 동의할 수 있는 권위 있는 전문가 집단에 검증을 의뢰하는 방법이 당장은 유력시되고 있다. 서울대 안에는 연구자의 윤리를 심의할 수 있는 기구가 없기 때문에 외부기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재검증은 의혹이 제기된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 결과와 줄기세포 사진에 대해 먼저 이뤄질 전망이다.DNA 검사는 기술유출 우려가 없으며 통상 2∼3일에서 1주일 정도면 결과가 나와 논란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논란 끝에 조사착수가 결정됨에 따라 방식에 상관 없이 일정부분 연구기술의 유출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이 황 교수팀에서 나오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기장초봉 9900만원… 세계적 수준”

    “기장초봉 9900만원… 세계적 수준”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임금 총액기준 8%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의 연봉이 세계적 대형 항공사 조종사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 조종사의 초봉은 기장이 9900만원, 부기장은 7500만원이다. 평균 연봉은 기장이 1억 2000만원, 부기장은 8800만원이다. 1035원의 환율을 적용해 대한항공 기장과 미국 주요 항공사 기장의 초봉 수준을 비교하면 델타항공 1억 1500만원, 아메리칸 항공 1억 1400만원, 유에스에어웨이즈 1억100만원 등으로 대한항공 기장은 이들 세 항공사 기장의 86∼98%의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유나이티드 항공(9400만원)과 노스웨스트항공(9300만원) 기장과 비교하면 대한항공 기장이 5∼6%가량 더 많이 받는다. 부기장들의 경우 대한항공이 5개 항공사들 중에서 가장 많이 연봉을 받는다. 부기장 초봉은 대한항공이 7500만원, 델타항공 7300만원, 아메리칸항공 6800만원, 유에스에어웨이즈 6500만원, 유나이티드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이 5700만원 수준이다. 또 대한항공의 내국인과 외국인 기장의 임금을 비교해 보면 내국인이 18%포인트를 더 받고 있다. 내국인 기장은 평균 1억 4427만원, 외국인 기장은 1억 2231만원이다. 외국인 조종사에게는 각종 복리후생비와 성과급, 안전장려금,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외국인 조종사들은 5년 단위 계약직으로 국내 조종사와 비해 신분보장이 뒤처진다. 이종락 유영규기자 jrlee@seoul.co.kr
  • 폭설피해 농가 300억 지원 국세납부기한 9개월 연장

    농림부는 최근 광주와 전북·전남 지역에서의 폭설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특별경영자금 300억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7일 밝혔다. 300억원은 피해가 큰 광주와 전남북에 각각 100억원씩 배정되며 이미 대출받은 영농·영축자금과는 관계없이 추가로 지원된다. 지원대상은 피해율이 30% 이상인 농가이며 농가당 500만∼1000만원을 연 이자 3%로 1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농가당 피해율이 30% 이상 50% 미만인 농가는 1년간,50% 이상인 농가는 2년간 원금 상환이 연기되고 이자도 3%가 계속 유지된다. 또 피해 농가에는 비닐하우스 등 피해시설 복구를 위한 비닐과 철재파이프 등의 농자재를 외상으로 우선 공급해 주기로 했다. 한편 국세청도 폭설이 내린 전북·전남·충남 지역에서 재해를 입은 납세자들에 한해 국세 납부기한을 최장 9개월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국세청은 “이미 고지서가 발부된 경우에도 최장 9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하며 체납액이 있으면 압류 부동산이나 임차보증금에 대한 체납처분의 집행을 최장 1년까지 유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인사]

    ■ 산업자원부 ◇이사관 승진△감사관 金榮鶴△지역산업균형발전기획관 安哲植 ◇부이사관 승진△전략물자제도과장 沈成根△자본재산업총괄〃 李鍾建△정보시스템표준〃 金賢鎰△총괄정책〃 錢大天△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 파견 朴昌亨 ◇서기관 전보△장관비서실 朴鍾元△산업정책과 全民榮 ■ 한국기자협회 ◇승진△사무국 차장대우 金東琦■ 비상기획위원회 ◇과장 승진 △동원기획국 정부기능 鄭根卓◇과장 전보 △사무처 성과관리 黃炳樹△동원기획국 재정산업동원 金元植■ 한국보훈복지공단 △이사장 金夏競
  • ‘내집앞 눈 쓸기’ 관공서는 예외?

    ‘내집앞 눈 쓸기’ 관공서는 예외?

    정부와 관공서는 ‘내 집 앞 눈치우기’의 무풍지대일까. 휴일 폭설과 한파로 서울의 기온이 영하 8.8도로 뚝 떨어진 5일. 서울 시내를 돌아다녀 본 결과, 정부기관과 관공서 주변의 인도는 ‘빙판 지대’ 투성이었다. 상당수 주택가 주민들이 자기 집 앞의 눈을 말끔히 치운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8월 건물주의 제설·제빙 책임을 규정한 ‘자연재해대책법’ 개정안이 시행된 후 많은 눈이 내렸지만 막상 정부기관과 관공서 주변은 예외였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이날 국회의원들이 주로 출입하는 남문 쪽 인도와 도로는 눈이 내린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했다. 국회 정문으로 통하는 인도도 제설·제빙이 이뤄졌다. 그러나, 한강 둔치와 맞닿은 동문과 북문, 헌정기념관으로 통하는 인도와 도로는 온통 빙판길이 돼 통행하는 차량조차 번번이 미끄러졌다. 서울 시내의 일부 구청도 눈에 보이는 정문만 치워졌고 별관이나 뒷문과 맞닿은 인도는 얼어붙은 채 있었다. 영등포세무서와 정부 기관의 한 연구소를 둘러싼 담벼락의 인도는 통행조차 쉽지 않았다. 서울 종로구 재동의 헌법재판소. 정문을 사이에 두고 두 갈래 인도가 모두 빙판길이었다.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도이지만 제설·제빙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인도로 통행이 어렵자 도로 끝으로 걸어다니는 모습도 목격됐다. 헌재는 빙판 진 인도에 모래만 뿌려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청동 감사원도 본관 앞 도로는 깨끗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본관 맞은편의 제2별관쪽 인도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자연재해대책법상 건축물 관리 책임자는 건축물 주변의 보도, 이면도로, 보행자 전용도로의 제설·제빙 작업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주간에는 눈이 그친 시간부터 4시간 이내, 야간은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치워야 한다. 소방방재청 방재대책기획팀 관계자는 “정부기관이나 관공서도 일반 건물과 똑같이 주변 인도와 이면도로의 제설·제빙 책임이 적용된다.”면서 “현재 계도차원에서 적극 홍보하고 있는데 관공서가 치우지 않는 건 달리 할 말이 없다.”고 겸연쩍어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Doctor & Disease] 듀오피부과 홍남수 원장

    [Doctor & Disease] 듀오피부과 홍남수 원장

    “‘의술 만능’이라든가, 외모지상주의를 말하는데, 그건 자신의 용모에 콤플렉스나 열패감을 느껴보지 않는 사람의 생각입니다. 세상은 온통 용모의 잣대를 들이미는데 보통 사람들에게 그걸 초월하라고 하는 것은 영원히 패배자로 살라는, 일종의 학대입니다.”듀오피부과 홍남수 박사. 그는 ‘누구든 용모 제한이라는 엉뚱한 가치관에 희생되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과잉만 아니라면 의술을 통해 얻는 자심감도 개인의 경쟁력이요, 자아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를 만나 최근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자가지방이식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먼저 지방이식술을 설명해 달라. -‘미세지방이식’이나 ‘지방이동술’ 등 다양한 용어를 쓰지만 모두 비숫한 개념이다. 자기 몸속의 지방을 빼내 주름이나 노화에 의한 피부변형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이 시술법의 적용 목적은 무엇인가. -우선 상대적으로 비대한 부위의 체적을 줄인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그걸 이용해 자기 몸의 문제를 개선한다는 점이다. 후자의 경우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미용상의 문제나 신체 불균형 완화가 주된 목적이다. 특히 성형에 자가지방 이식술이 적용되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눈자위의 다크서클이나 눈 위가 꺼진 경우, 이마나 미간의 주름, 관자놀이나 입술, 턱 부분의 볼륨감 부여, 코 형태와 얼굴 및 입가의 팔자주름은 물론 미세하게는 흉터나 여드름 자국 개선에도 활용된다. 이 방법이 의료윤리적 관점에서 문제의 소지는 없나. -의료환경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최소 의료시대’였던 과거에는 질환치료가 의료의 주요 기능이었으나 이제는 ‘최대 의료시대’가 되어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등 ‘웰빙-라이프’를 적극적으로 추구한다. 지방흡입이나 자가지방 이식도 이런 필요에 따라 개발된 치료법으로, 윤리적 문제가 있을 수 없다. 수술이 어렵지는 않은가. -환자의 몸에서 지방조직을 떼어내 원심분리로 정제한 뒤 해당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의 관건은 주입한 지방조직의 생착인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주의와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런 자가지방 이식술을 통해 얻는 이점은 무엇인가. -자신의 지방세포를 이용하므로 부작용이 없다. 또 비대해진 군살 부위의 지방을 빼내 체형의 균형감을 갖게 하는 것도 좋은 점이다. 이 방법을 흔히 필러와 비교하는데, 인공보형물을 삽입하는 필러에 비해 저렴하고 안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다. 이런 치료법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고 여기지는 않는가.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이며, 시류이지 의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최근의 추세를 설명해 달라. 또 경향상의 특이점은 무엇인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젊은 층의 경우 다이어트나 직장생활에서 오는 피로감으로 꺼진 눈가나 가슴성형을 원하는 사례가 많다. 노인층은 목과 얼굴의 주름과 꺼진 볼, 관자놀이 부위의 시술 사례가 많다. 경향상의 특징은 이 시술에 남성들의 관심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술 기준이 따로 있나. -계량화된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마른 체형의 사람이 자가지방으로 유방성형을 할 때 자가지방을 충분히 채취하지 못할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만 아니면 대부분 가능하다. 이 수술법이 인체 혹은 건강의 문제를 자칫 의료기술로만 해결하려는 풍조를 낳지는 않겠는가. -바쁜 현대인이 항상 충분한 수면과 운동,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살기는 어렵다. 나도 환자들에게 이런 점을 강조하지만 그래도 문제가 되는 경우라면 삶의 질을 위해 뭔가 해결책이 있어야 하며, 자가지방 이식술은 그 중 한 가지 유효한 방법으로 보면 된다. 자가지방 이식술이 갖는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자가지방은 살아있는 생체조직이어서 인체의 거부감이 없지만 세월이 흘러 노화가 진행되는 것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또 이식한 지방이 시간이 지나면서 줄지만 그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실 모든 의술은 발전 과정에 있으므로 어느 것도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문제보다 장점을 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이 시술법은 자신의 용모에 콤플렉스를 느끼며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만족감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점은 한 개인의 삶에서 무척 중요하다. 이식한 지방의 생착에는 문제가 없는가. -의료진의 기술상 문제만 없다면 지방 생착은 예후가 매우 좋다. 시술후 부기가 있거나 약간의 멍 자국이 남는 것은 일반적인 문제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의 의료시스템에 드러난 문제는 없나. -일부 미용실이나 찜질방, 심지어는 목욕탕에서도 불법 이식이나 보형물 삽입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경우 부작용이 생기면 구제받을 길이 없다. 최근에 보도된 ‘선풍기 아줌마’의 사례가 이를 잘 말해주지 않나. 단순히 비용만을 문제삼아 내용물이 뭔지도 모르는 시술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다. 실제 이런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홍 박사는 이렇게 인터뷰를 마무리했다.“자신의 외모를 개선하려는 욕구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목적과 한계를 스스로 인식할 필요는 있습니다. 아무리 해도 ‘홍남수’가 ‘브래드 피트’가 될 수는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요.”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자가지방 이식 이렇게 한다 자가지방 이식술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세한 시술 과정을 궁금해 한다. 과연 고통은 없으며, 수술 자국이나 남지 않을까 해서다. 홍 박사는 “그런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첨단 장비를 이용해 고통이나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는 것. 시술의 첫 과정은 자가지방 채취. 국소마취 상태에서 하복부나 허벅지, 엉덩이 등 군살 부위를 2㎜ 정도 절개한 뒤 끝이 뭉특해 출혈이나 멍이 들지 않게 만들어진 주사기 모양의 캐뉼라를 삽입해 지방조직을 빼낸다. 최소 절개로 흉터는 거의 남지 않는다. 이렇게 채취한 지방은 생리식염수로 정제한 뒤 원심분리로 수분이나 오일 성분 등을 걸러낸다. 이때 원심분리를 잘못하면 세포막이 터져 생착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다음 단계는 지방이식. 캐뉼라로 원하는 부위에 생체지방을 이식하는데, 시술 부위가 얼굴일 경우 부위에 따라 대략 20∼30㏄ 정도, 유방 확대의 경우는 200∼300㏄ 정도의 정제된 생체지방이 필요하다. 시술하고 남은 지방은 리터치(보완수술)가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냉동 보관하게 되는데, 통상 6개월 이내에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1차 시술을 받은 환자의 20∼30%는 가벼운 성형 보강을 위해 보통 시술 후 2개월여가 지난 뒤에 리터치 시술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 홍남수 박사 ▲피부과 전문의(의학박사)▲경희의료원 피부과 임상 강사▲가톨릭의대 피부과 교수▲대한피부과학회 회원▲대한피부과 개원의협의회 이사▲현, 가톨릭의대 피부과 외래교수▲현, 듀오피부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BIS비율 8%의 추억’

    ‘BIS비율 8%의 추억’

    “지금도 ‘BIS 비율 8%’라는 얘기만 나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8% 때문에 동료 절반이 직장을 떠났습니다.” 우리은행 중부기업영업본부 신세관 부지점장은 “BIS 비율 8%라는 단어에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은행의 영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1995년부터 줄곧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가 최근 중부기업영업본부로 발령난 이 분야 베테랑이다. ●6.6%에서 12.83%로 오는 3일이면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 정부가 550억달러의 구제금융지원에 합의한 지 꼭 8년이 된다. 당시 합의서에는 자기자본비율 8%에 도달하지 못하는 은행은 퇴출이나 인수·합병시킨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때부터 은행들은 8%를 맞추는 데 사활을 걸었지만 대동, 동남, 동화, 경기, 충청은행이 퇴출됐고,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되는 등 지각변동 속으로 빠져 들었다. 내년 신한·조흥은행이 통합되면,‘빅5’로 불렸던 ‘조상제한서(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부실채권 등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선진국에서는 1988년부터 통용돼 왔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신 부지점장은 “97년 이전에는 담당자들만 이 용어를 알고 있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국제기준에 맞는 자기자본비율을 산출하라는 IMF의 요구로 은행들은 허겁지겁 고객 분류를 다시 하고, 담보도 세분화해야 했다. 그러나 부실 대기업에 돈이 물린 은행들은 BIS 자기자본비율의 ‘비수’를 피할 수 없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7년 시중은행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6.6%였다. 소매금융에 치중했던 국민(9.78%), 주택(10.29%)은행이나 후발은행이었던 하나(9.29%), 신한(10.29%)은행 등을 제외하면 내로라하던 은행들도 6% 이하였다. 제일은행은 마이너스 2.7%, 서울은행은 0.97%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금리·환율 등의 변동에 대비한 시장리스크를 제외한 것”이라면서 “지금 기준을 적용하면 비율이 훨씬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8년 뒤인 30일 현재의 비율을 보면 ‘상전벽해’나 다름없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을 포함한 국내 모든 은행의 BIS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12.83%로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까지 10%에 미달했던 외환(12.17%)과 조흥은행(10.30%)도 올해 두 자릿수의 ‘막차’를 탔다. ●또 다른 도전,‘바젤 Ⅱ’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진 것은 위험자산을 대거 털어냈고, 순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 3·4분기까지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0조 5000억원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오는 2007년부터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바젤 Ⅱ’로 불리는 신(新)BIS 협약이 시행되는 것. 신BIS 협약은 현재의 연체뿐만 아니라 과거 7년간의 연체와 미래의 예상 손실까지 적용하는 등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신용·시장 리스크는 물론 운영리스크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파생·복합 상품의 손실, 각종 금융사고와 전사사고의 위험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신 부지점장은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주주들의 배당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면서 “97년의 외환위기 같은 치욕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는 배당보다는 바젤Ⅱ에 대비해 유보자산과 충당금 적립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국가공기업’ 분류… 기획처서 관리

    ‘국가공기업’ 분류… 기획처서 관리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마사회 등 상업성이 높은 27개 공공기관이 국가공기업으로 재분류된다. 이들 기관에 대한 관리기능은 기획예산처 내 민관기구인 국가공기업운영위원회로 일원화된다. 한국은행과 KBS 등 금융·언론기관을 포함한 314개 공공기관이 정부의 관리대상에 포함돼 각종 경영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이들 중 94개 기관은 지배구조 혁신 우선 추진 대상이 돼 유형에 따라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된 관리감독을 받는다. 정부는 30일 공공기관들의 방만경영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KDI 대회의실에서 ‘공공기관 지배구조 혁신방안’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방향으로 지배구조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와 의견조율을 거쳐 KDI가 만든 혁신안은 기존의 출자기관과 출연기관, 보조·위탁기관, 자회사·재출연기관 등을 다시 분류해 관리체계 내의 공공기관을 314개로 정했다. 이 기관들은 의무적 경영공시 대상이 돼 공공기관 포털사이트에 경영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또 언론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제외하고 정원 100명 이상의 공공기관 187개는 사실상 기획예산처의 주도로 경영평가를 받게 된다. 기존의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과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 대상 101개 기관과 민영화법 대상 3개 기관 중에서 정원 50명 미만을 제외한 94개 기관은 지배구조 혁신 우선 추진기관이 된다. 이 94개 기관은 기관별 자체수입 비율이 전체의 50%를 넘느냐에 따라 국가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된다. 국가공기업은 다시 시장형과 준시장형으로, 준정부기관은 기금관리형과 위탁집행형으로 각각 세분된다. 기존 정부투자기관운영위원회가 확대개편되는 국가공기업운영위원회(위원장 기획처 장관)는 국가공기업으로 분류된 27개 기관에 대해 사장 제청과 이사·감사의 임면, 경영목표 설정 등 경영관리 기능을 전담하게 된다. 준정부기관은 주무부처 장관이 기관장과 상임이사 임면권을 행사하고 비상임이사나 감사 등 경영진 견제임원은 준정부기관운영위 심의 후 기획처 장관이 임면하는 등 임면권한이 이원화된다. 정부는 연내에 관계부처 협의 등 여론수렴을 거친 뒤 내년 상반기에 관련법안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획처 이창호 공공혁신본부장은 “한국은행,KBS와 같은 금융기관이나 언론기관은 이번에 마련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우선 혁신 대상에서는 제외됐다.”면서 “심층검토를 거쳐 내년 중 적용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특별기고] 공기업에 대한 정부 역할 확실히 하라

    17대 국회 출범 직후 처음 실시된 국정감사를 통해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 경영상의 문제점들이 무수히 지적되었지만, 이를 진정으로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는 분명치 않았다.1984년에 시행된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을 제정하면서 설정했던 ‘자율적 책임경영체제 구축’이라는 개혁 목표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의 진정한 개혁은 민영화뿐이라고 믿는 사람도 많다. 공공기관은 진정한 주인은 없고 사공만 많기 때문에 제 아무리 경영혁신을 해도 민간기업보다 나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방만경영, 도덕적 해이 등을 그렇게 문제삼았어도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기업에 대한 소유자로서의 정부 역할과 정체성 상실이 근본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공기업 지배구조는 소유권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여러 정부기관에 분산시켜놓아 누구도 책임있는 능동적인 소유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특히 산업정책 기능과 규제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부처가 소유권 기능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능들의 역할이 뒤섞이면서 한편으로는 공기업 경영에 대한 일상적인 간섭이, 다른 한편으로는 주무부처와 공기업간 이해관계 공유로 인해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용인하고 방임하는 양면성이 노정되고 있다. 따라서 공기업 개혁을 위해서는 공기업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탓하기에 앞서 소유자로서 정부 역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위한 일종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맨 처음 작성한 ‘공기업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소유자로서의 정부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소유권 기능을 산업정책 및 규제기능과 분리시키는 것이 선결과제다.OECD가 수행한 국제비교 연구에 따르면 주무부처가 공기업의 소유권을 행사하는 지배구조는 낡은 모델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미 많은 국가들이 소유권 기능을 집중화하는 방향으로 공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하고 있다. 공기업 소유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특정 기관으로 집중시키면 소유권 기능의 전문성 제고는 물론 투명하고 책임있는 공기업 지배구조의 구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정부와 공기업간 이해관계 유착으로 정부가 공기업을 옹호하거나 공기업이 주무부처의 이익을 대변하는 폐해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소유권 기능을 전담하는 기관은 ‘국가는 소유할 뿐이지 경영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곽채기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 은행들 ‘두얼굴 마케팅’

    은행들 ‘두얼굴 마케팅’

    ‘부동산 부자는 대환영, 주식보유 고위공직자는 사절(?)’ 부자라면 발벗고 나서는 은행들이 ‘야누스’의 표정을 짓고 있다. 최근 거의 동시에 처음 시행되고 있는 고위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다르다. 백지신탁 상품은 되도록이면 팔지 않으려 하고, 부동산 부자들이 물게 될 종합부동산세 대행 서비스는 앞다퉈 무료로 해주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시행된 주식 백지신탁제는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직무와 관련해 보유한 주식 총액이 3000만원 이상일 경우 주식을 매각하거나, 법 시행 1개월 이내에 은행에 백지신탁하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은행은 고위공직자가 신탁을 의뢰하면 60일 안에 신탁받은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이를 다시 운용해 해당 공직자가 자리를 떠나거나 신탁총액이 3000만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되돌려 준다. 종합부동산세는 보유 주택의 기준시가 합계가 9억원, 개인별로 소유한 종합합산 과세대상 토지의 기준시가 합계가 6억원을 초과할 경우에 적용된다. 자진신고·납부기간은 다음달 1∼15일이다. ●“잘 해야 본전”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주식 백지신탁과 관련해 ‘청백리 백지신탁’ 등의 이름으로 상품을 내놓았지만 아직 신탁을 의뢰받은 은행은 한 곳도 없다. 실적(?)이 저조한 것은 ‘주식부자’ 국회의원들이 직접 처분할지, 은행에 맡길지, 아니면 행정자치부에 직무 관련성을 의뢰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게 주 이유다. 그러나 은행의 소극적인 대응도 한몫하고 있다. 시중은행 신탁사업부 관계자는 “백지신탁 관련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되도록이면 직접 처분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보유주식을 처분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은행에 맡기려고도 했지만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 직접 팔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백지신탁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높은 사람들’의 자산을 잘못 운용해 손해가 날 경우 ‘후환(後患)’이 두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백지신탁은 수수료가 신탁가액의 1%밖에 안되고, 위탁자와 자산 운용을 놓고 일체의 상의도 할 수 없다. 시중은행 신탁담당자는 “비록 신탁을 받더라도 위험성이 높은 주식보다는 단순한 운영자금인 콜론(은행간 단기대출) 등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반인을 상대로 한 신탁도 손해가 나면 은행의 입장이 난처한데 하물며 국회의원 돈을 극히 제한된 조건에서 굴리는 게 쉽겠느냐.”고 말했다. ●“종부세 신고 맡겨만 주세요” 백지시탁에 미적거리는 모습과는 달리 종부세 신고 무료 서비스에는 너나없이 달려들고 있다. 세액이 100만원이 넘으면 대상자들이 스스로 계산해서 신고·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까다롭지 않지만 은행을 통하면 10만원 이상의 신고대행료를 아낄 수 있다. 종부세 신고 대상자들은 대부분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이어서 각 은행들은 PB센터의 세무사를 중심으로 전담반을 꾸려 상담업무와 신고 및 납부를 대신해 주고 있다. 국민은행은 비거래 고객에게까지 무료로 신고를 대행해 준다. 시중은행은 물론 기업은행과 농협, 심지어 산업은행까지 신고 대행 서비스에 동참했다. 은행들이 종부세 신고 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신고 업무를 해 주는 과정에서 부동산 부자들의 자산내역을 속속들이 알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파악하지 못했던 고객의 자산을 알면 앞으로 PB영업에 큰 도움이 된다. 시중은행 PB센터의 한 세무사는 “우리나라 부자들은 보유 부동산을 밝히기를 꺼려하는데 종부세 시행으로 부자들이 그동안 숨겨놓은 자산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20대 남자 취업 감소가 뜻하는 변화

    경기회복 지연으로 고용사정이 여전히 좋지 않은 가운데 고용구조가 소리없이 변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20대 취업자가 줄어들면서 특히 이 연령대 남성의 취업 감소폭이 크다는 점이다. 인구의 고령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에 따른 큰 물결의 변화를 정부나 사회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월 현재 20대 남성의 취업자수는 195만 9000명으로 1년전보다 5.8% 감소했다.2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3년만에 처음,5.8%감소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이다. 반면 20대 여성의 취업자수는 222만명으로 전년보다 0.4% 감소에 그쳤다. 경기불황에다 고령화추세로 20대 취업자수는 남녀 모두 줄었으나 남성 감소폭이 더 컸다. 이에 따라 사회활동을 하는 20대 여성은 지난해 남성보다 15만명이 많았으나 올해는 26만 1000명으로 그 차가 확대되고 있다. 그 이후 연령대에서 남성의 취업자수가 훨씬 많은 것과 비교해 20대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의 취업자수가 계속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느는 것은 교육수준 향상, 경제적 필요성 증대 등으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제조업 쇠퇴로 인한 경제의 소프트화, 컴퓨터화·자동화에 따른 사무직 증가 등으로 사회가 젊은 남성보다 여성을 더 필요로 하는 등 시대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여성의 경우 비정규직 등 저임 직종에서 일하고 있어 문제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의 조사결과 정부기관의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80%가 모성보호 휴가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근로여건도 열악하다. 앞으로 여성 노동의 질과 조건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 젊은 남성들의 실업문제는 교육기관들도 염두에 두고 직업교육 등을 철저히 시켜야 할 것이다.
  • “해고 겁나 산후휴가 못가”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30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씨는 최근 유산을 하고도 곧바로 출근해야 했다. 비정규직이라 병가를 낼 수도 없었고 병가를 낼 경우 월급에서 삭감한다며 동료들이 일러준 터라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해야 했다. 김씨는 “턱없이 부족한 월급으로 둘째 아이는 꿈도 꿀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모성보호 휴가 사용 못해” 80%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가운데 4명이 양육 부담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고 우려로 모성보호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도 80%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국회 여성위 소속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국세청과 경찰청, 통계청 등 13개 국가 공공기관 450명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평균 급여액은 97만 2000원이고 60%가 100만원 이하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3년 이상 장기 근속자의 평균 임금은 91만 4000원으로 3년 미만 근속자보다 낮았고,40대 이상 중고령층의 급여액은 78만 7000원으로 이들의 90% 이상이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근무 중 임신·출산 경험자의 43%가 산전·후 휴가를 사용하지 못했고 거의 대다수가 육아 휴직을 쓰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재계약 거부 등 ‘해고 위험’이 주된 사유였다.●“금전적 차별 가장 심각” 90%특히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이지만 재계약을 반복해가며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응답이 74.6%에 이르러 사실상 정규직 전환 가능성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90%의 응답자는 정규직과 비교해 금전적인 차별이 가장 심각하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비정규직 차별해소 없이 저출산 사회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들의 모성권 확보와 임금 차별 개선, 직장 내 보육시설 확충 등 대책마련에 국가기관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부당지시 반복 상급자 징계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도 앞으로는 징계사유가 된다. 정부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의 청렴유지 등을 위한 행동강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강화된 행동강령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특히 상급자에 대한 행동규정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상급자가 부당한 지시를 2차례 이상 반복할 경우 소속 기관장은 징계를 할 수 있게 된다. 현행 강령은 부당한 지시를 내린 상급자에 대해 상담조치를 받도록 하는 데 그쳐 징계를 할 수 없었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직무관련자를 다른 공무원이나 공직유관단체 직원에게 소개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또 월 3회 이상 외부강의를 할 경우 소속기관 장에게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이같은 내용의 행동강령은 기초자치단체를 포함해 324개 모든 정부기관 소속 공무원에게 적용된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국정원 ‘ONE-CALL 정보서비스’

    국가정보원은 28일부터 통일부·외교통상부 등 외교안보 관련 부처를 대상으로 ‘ONE-CALL 정보서비스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외부기관에서 전산망을 통해 국정원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 제공을 요청하면 국정원에서 실시간 접수, 해당 자료를 신속히 지원해 주는 제도다. 국정원은 27일 이 시스템에 대해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7월까지 청단위 각 부처까지 단계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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