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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신춤’ 5년만에 무대 다시선다

    ‘병신춤’‘욕쟁이 할머니’ 등으로 잘 알려진 공옥진(74)여사가 병마의 고통을 딛고 무대에 다시 선다. 그는 전통적인 소리에 춤·재담·몸짓을 더한 창무극의 창시자이다. 무대에 오르면 보는 이를 웃게도, 울게도 만드는 타고난 광대이다. 뒤틀린 몸짓과 춤사위로 서민의 한을 달래왔던 그는 지난 199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1년여 만에 해외 및 금강산 선상공연에 나서는 등 재기한 듯했다. 그러나 그 후부터 기력이 쇠약해진 탓에 고향에서 장기간 칩거하다가 최근 활동 재개에 나섰다. 광주 북구문화의집(상임위원 전고필)은 5일 오후 7시 북구 문흥동 근린공원에서 1인 창무극의 명인 공옥진 여사 초청 무대를 마련한다. 전고필(39) 상임위원은 “공선생이 몸이 불편한데도 초청에 쾌히 응했다.”며 “그의 춤을 주민들에게 선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공 여사는 이 날 1시간30분 동안 심청가·병신춤·동물춤 등을 종합한 ‘1인 창극’을 펼칠 예정이다. 그의 창무극은 미국·영국·일본 등지의 세계적 무대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아직 문화재 기능 보유자로 지정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수 조교’를 둘 수 없게 돼 그의 예술혼의 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전남도는 2003년 공 여사의 ‘1인 창무극’에 대한 지방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했으나 논란 끝에 부결됐다.“공 여사가 당대에 춤을 즉흥적으로 창조했고, 마땅한 장르로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 반대 논리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춤의)가치는 인정하지만 지정 근거가 미약하다.”며 “국가지정 무형문화재가 되려면 최소 3∼4대에 이르는 계보가 필요한데 1960년대 만들어진 창무극(신무용)은 최우선 조건인 시기성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다만, 공씨의 춤이 동편제에 속하고 우수한 기량을 들어 전남도 지정 문화재로 추천하는 한편 기록을 남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광주 최치봉 박승기기자 cbchoi@seoul.co.kr
  • [클릭 이슈] 국회 쌀 비준 늑장 파장

    [클릭 이슈] 국회 쌀 비준 늑장 파장

    국회에서 쌀 비준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정부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연내 비준안 처리 여부와 관계없이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협상 신뢰도는 이미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쌀협상을 맺지 않은 영국조차도 정부가 약속한 올해 쌀수입 물량의 이행 여부를 문의해 오는 등 비준안 처리 여부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악의 경우 내년에도 계속될 도하개발의제(DDA) 각종 협상에서 우리나라의 협상력이나 위상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올해 쌀수입 이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지난달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쌀 비준안이 상정되지 않아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 처리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다음 본회의 일정이 11월16일로 잡힌 만큼 정부가 당초 생각한 ‘9월 비준안 처리’에 이은 ‘연말 쌀수입 이행’ 등의 계획은 무산됐다. 농림부 관계자는 2일 “비준안이 처리되는 대로 올해 수입물량 이행을 위한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지만 이 경우에도 현실적으로 쌀협상을 맺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9개국으로부터 각종 항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쌀 수입을 위해서는 한달간 입찰을 공고해야 하며 이어 응찰 과정에서 각국이 제시한 쌀값과 품질을 검증하느라 현지를 방문해야 하는데다 보통 1∼2차례 유찰도 가능하기 때문에 3개월로도 수입물량 이행은 빠듯하다는 것. ●비준안 처리 늦어져 대외 신뢰도 이미 하락 19일 쌀 비준안이 처리될 경우 정부로서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10월 중 입찰공고를 내면 올해 수입물량을 이행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쌀협상 9개국에 대해 양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올해 쌀수입 물량 22만 5000t은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11월 이후로 늦춰지면 정부는 각국으로부터 내년에 제소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설령 각국의 양해를 얻어 내년에 쌀을 수입한다고 해도 저질의 쌀이 고가로 들어오는 것을 검증할 입지가 좁아져 국가적으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등 쌀 협상국뿐 아니라 영국 등도 ‘올해 수입물량 이행이 가능하냐.’고 연거푸 물어 온다.”며 “현재로서는 최선을 다한다는 궁색한 답변만 반복하고 있어 이미 국제적인 신뢰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연도별 쌀 수입물량을 다음해 이행해도 되기 때문에 비준안을 꼭 9월에 처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농림부는 관세화 유예를 전제로 한 올해 쌀협상 이행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WTO에 제소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비준안 처리 무산되거나 부결되면 쌀 관세화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비준안이 처리되지 않거나 부결되면 쌀 수입은 관세화로 갈 가능성이 높다. 부결되면 관세화 유예를 전제로 한 국제조약이 폐기되는 것이기 때문에 2006년 1월1일부터 수입쌀에 관세를 붙이는 방식으로 쌀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비준안 처리가 내년으로 넘어가면 미국 등을 포함한 쌀협상국은 ‘시간을 더 달라.’는 우리정부의 양해요청을 받아들이기보다는 WTO에 제소하거나 관세화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다른나라가 WTO에 제소할 경우 정부가 분쟁해결 절차를 통해 타협안을 모색하면서 DDA의 협상 지연 등을 이유로 내세우면 1∼2년은 수입쌀 개방을 막아 오히려 ‘득’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이창수 연구위원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인 쌀협상을 명백히 어긴 상태에서 WTO의 분쟁 패널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관세화로 갈 경우 농가피해 더 커 일부 학계에서는 10년간 관세화 유예에 따른 2014년 수입물량이 정부가 주장한 국내 소비량의 7.96%가 아니라 쌀 소비 감소에 따라 12%까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차라리 관세화가 낫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주명 농림부 쌀협상 팀장은 외국의 쌀 값은 국내의 5분의 1 수준이며 관세를 200%로 상정하더라도 국내 쌀 값은 수입쌀보다 2∼3배 비싸져 쌀농가의 어려움은 결코 관세화 유예보다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DDA 쌀 협상에서 선진국은 관세율 상한을 75∼100%, 농업개도국은 200%를 각각 주장해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강남구 재산세 50% 인하 추진

    서울 강남구의회가 2005년도 재산세에 탄력세율 50%를 적용, 세금을 깎아주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남구의회는 지난 29일 일부 의원들이 간담회를 열어 탄력세율을 적용, 올해 부과된 재산세의 50%를 깎아주는 내용의 인하안을 마련, 오는 4일 본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이들이 탄력세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신사동과 압구정동 등 일부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26일 재산세 인하요구 현수막을 내건 데 이어 구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갖는 등 탄력세 도입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탄력세 도입시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삼성동 아이파크 등 대형평형 아파트만 혜택을 보게 돼 ‘부자동네 세금깎아주기’라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앞서 강남구 의회는 지난 6월 중순 제141회 임시회에서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구세감면조례안이 발의됐으나 재무건설위원회에서 부결됐었다.4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당시의 결정을 3개월여 만에 뒤집는 셈이다. 강남구의 재산세 부과대상 가구는 모두 15만 6972가구이며 이 가운데 탄력세율 30%를 적용할 경우 혜택을 보는 가구는 대형주택을 중심으로 3만여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력세율 50% 적용시에도 실제 혜택은 대형 주택이 보게 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사회플러스] 청주·청원 통합 주민투표 부결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안이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29일 176개 투표구에서 실시된 찬반 주민투표 개표결과 청원군에서 반대가 53.5%인 2만 752표로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반면 청주에서는 찬성이 91.3%로 반대를 크게 앞질렀으나 어느 한 지역이라도 찬성표가 과반을 기록하지 못하면 부결이라는 규정에 따라 1994년 이후 다시 시도된 통합작업은 사실상 없던 일로 돌아갔다.
  • 위기의 샤론 기사회생

    유대인 정착촌 철수를 강력히 밀어붙여 극우 유대주의자들의 반발을 산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 리쿠드 당원들의 재신임을 확보, 정치적 곤경에서 또다시 일어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리쿠드당 중앙위원들은 내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를 뽑는 예비 선거를 내년 4월에서 오는 11월로 앞당기자는 베냐민 네타냐후 전 재무장관의 제안을 26일(현지시간) 표결에 부쳐 반대 52%(1433표), 찬성 48%(1329표)의 근소한 표차로 부결시켜 샤론 총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리쿠드당의 예비 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지게 됐고 샤론 총리는 적어도 내년 4월까지 팔레스타인과의 화해를 통해 이스라엘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정치적 목표를 힘있게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 표결 전 리쿠드당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일간 마리브의 여론조사 결과는 비관적이었다.50.7%가 네타냐후의 조기 선거 제안을 지지한 반면, 샤론 지지파는 4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관측에 따라 샤론 총리는 표결에서 패배할 경우 지난 1970년대 자신이 주도해 만든 리쿠드당을 탈당한 뒤 신당을 창당, 노동당 등 정착촌 철수를 지지해온 정파들과 연정을 구성해 조기 총선에 임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이번 재신임으로 이스라엘은 정계개편 또는 조기 총선 같은 불투명한 정국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네타냐후 전 장관은 개표 직후 패배를 인정하면서 내년 예비선거에서 샤론 총리의 당권에 재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비록 근소한 표차로 1라운드에선 졌지만 2라운드가 있다.”며 샤론 총리는 당내 반대 진영의 결속력을 확인했으므로 이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언론은 지난주말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로켓 공격이 샤론 총리의 기민하고 침착한 대응에 대한 당원들의 믿음을 되살려낸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표결을 앞두고 연단에 오른 샤론 총리가 마이크가 꺼지는 돌발 상황에도 침착하게 연설을 마친 것에 당원들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北 아리랑공연 관람 9260명 방북 논란

    26일부터 남측 민간단체들이 선군(先軍)정치 구호 등 북측이 내부결속을 다지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아리랑 공연 관람을 적극 권유하는 북측 요청에 따라 1만여명이 한꺼번에 방북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북측의 개방이란 긍정적 해석과 함께 남북 교류란 이름 아래 북측의 체제선전을 겸한 돈벌이에 무비판적으로 이용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통일부와 민간단체 등에 따르면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이사장 최병모)는 광복 60주년을 기념한 평양역사유적 답사 명목으로 26일부터 내달 15일까지 매일 250여명씩 모두 4700여명이 1박2일 일정으로 방북, 역사유적지를 둘러본 뒤 아리랑을 관람한다.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와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 변형윤)이 각 1500명과 1000명씩 방북하는 것을 포함,22개 단체에서 9260여명이 방북을 추진한다. 남측 관광객이 몰리면서 일정도 1박2일로 축소됐다. 비용은 1인당 1박2일에 무려 100만원이 든다. 아리랑 관람료는 좌석 등급에 따라 50달러에서 300달러 선.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美·日 두 정상 같은 날 다른 운명

    11일은 21세기 초반 세계 질서를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일방주의로 재편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9·11 테러가 발생한 지 4주년이 되는 날이다. 같은 날 일본에선 우정민영화법안 부결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도박이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두 정상의 얼굴이 어떻게 달라질 지 주목된다. ■ 부활하는 고이즈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중의원 9·11총선 D-1. 선거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집권 자민당은 승세를 더욱 굳혀나가는 양상이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전통적 강세지역인 대도시에서도 열세를 면치 못하는 등 고전 중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자민당 지지도는 중의원 해산 직후 크게 높아졌다가 선거전 중반 주춤했으나 막판들어 다시 치솟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2003년 11월 중의원선거 때도 자민당이 단독과반을 확보할 것이라는 여론조사와는 달리 단독과반 획득에 실패한 전례가 있었고,9일 현재 40% 정도의 무당파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들의 향배에 따라 선거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자민 절대우세, 민주 벅찬 추격 일본 주요 언론들이 총선을 앞두고 5∼8일 실시,9일 보도한 판세분석에 따르면 자민당은 민주당과의 접전지역에서 우세로 돌아선 선거구가 늘었고 비례대표에서도 민주당을 앞섰다. 아사히·요미우리·마이니치신문 등 대부분의 조사에서 자민당은 초반의 절대우세를 줄곧 유지, 민주당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단독 과반의석(241석)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판세가 선거에 반영될 경우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상임위원장을 모두 장악하고 절대 안정의석(269석)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이즈미 총리의 압승을 의미한다. 자민당이 단독 과반의석을 얻으면 1990년 이래 15년 만의 일이 된다. ●총선 뒤 정국소용돌이 불가피 고이즈미 총리는 연립여당이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면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오카다 민주당 대표도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물러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다. 결국 여야 대표 중 한사람은 물러날 수밖에 없어 일본 정국은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은 사민당과 자민당은 물론 군소정당 출신들이 복잡하게 모여 있어 패배시 인책론이 불거지고, 이념성향에 따른 당 재편 움직임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당 자체가 존립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고이즈미 총리가 압승할 경우 한층 강화된 위상을 발판삼아 개혁정책을 더욱 강도높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taein@seoul.co.kr ■ 추락하는 부시 ‘들끓는 반전 여론에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응 미숙으로 인한 인종 갈등과 책임 공방, 여기에 9·11 복구자금 관리가 엉망이었다는 폭로까지’. 9·11 테러때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터에 지난 6일(현지시간) 22억달러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터미널 공사가 착공됐고 테러범들이 여객기를 충돌시킨 펜타곤에서 내셔널몰까지 ‘자유의 행진’ 행사 등 추모 행사가 기획되지만 참사 4주년을 맞는 미국은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고 분열돼 있다. ●9·11은 단결을, 카트리나는 분열을 미국 언론들은 9·11이 미국민을 단결시킨 반면, 카트리나는 분열상과 갈등을 부채질했다며 연일 원인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USA투데이는 8일 ‘9·11이 우리에게 남긴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에 비쳐지는 미국 이미지가 미국민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캐나다, 필리핀같은 전통 우방들도 미국을 헐뜯게 된 것은 방송전도사 팻 로버트슨같은 극단적인 아이콘이 대다수 미국인들도 그런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AFP통신은 9·11 이후 앞으로는 ‘나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적’이라는 일방주의와 확연히 다른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퓨리서치 센터의 여론조사도 56%가 부시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대테러전을 우선 과제로 꼽은 사람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에는 44%가 대테러전을,40%가 국내 정치를 꼽았었다. 또 응답자의 66%는 부시 대통령이 더 빨리 카트리나에 대응했어야 했다고 믿고 있으며,40%는 정부의 늑장 대응이 향후 테러 대처에 대한 자신감을 약화시켰다고 응답했다. 부시의 지지율도 40%로 1월보다 10%포인트나 떨어졌다. ●하와이 기업까지 9·11복구자금 타내 한편 AP통신은 이날 미국 정부가 9·11 테러로 타격을 입은 소기업들을 지원한다며 마련한 50억달러 저리 융자 사업에 대한 관리가 문제점 투성이었다고 폭로했다. 그라운드 제로 인근의 일부 소기업이 융자를 받지 못한 반면 버진 아일랜드의 향료가게, 유타주의 애완견 부티크, 던킨도너츠 가게, 심지어 하와이주의 59개 중소기업이 제대로 심사도 받지 않고 목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웃음거리가 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한 “盧 다음 수 탈당→개헌발의?” 與 “설마…”

    한 “盧 다음 수 탈당→개헌발의?” 與 “설마…”

    여야가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후속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이 8일 노 대통령의 예상 행보 시나리오를 제시해 귀추가 주목된다. 맹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권 ‘빅뱅’ 구상:대통령발 개헌카드’라는 글에서 “노 대통령이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연정론과 선거구제 개편을 밀어붙이면서 정치권 대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맹 의장은 노 대통령의 연정 구상과 관련된 구체적 정국 시나리오로 ▲선거구제 개편을 둘러싼 정기국회 파행 ▲열린우리당 탈당 ▲개헌 및 임기단축 로드맵을 제시하며 정치권에 최후통첩 ▲개헌안 발의 ▲국회 부결-대통령직 사퇴 ▲조기 대선·총선 등 6단계로 전망했다. 그는 “대통령의 예상 행보가 실제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 논거로 ▲지역구도 해소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대통령직에 연연해 하지 않은 인물 ▲선거구제 개편을 위해 개헌카드 활용이 불가피함 등을 들었다. 이어 “현재 정국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통령발 핵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으며 일반적 예상과 달리 그 폭탄은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분석은 전날 회담에서 “연정 얘기는 아예 꺼내지 말아달라.”라는 박근혜 대표의 요구에도 불구, 노 대통령이 “상황이 말할 필요가 없다면 하지 않겠지만 여러 결단이 필요하다 싶으면 말하겠다.”고 맞대응한 뒤에 제기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앞서 한나라당과 호남·반노(反盧) 세력을 결집하는 ‘빅텐트 정치연합’을 제안했던 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글에서도 “지역을 초월한 모든 우국세력과의 연합이야말로 지역주의 해소의 새 대안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나라당 고립구도’를 깨는 최상의 카드”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전날 회담에서 연정 논의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판단,‘무대응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연정과 관련된 언론 토론에 대해 거부를 했고 일절 응하지 않는다.”며 의원들에게 불참할 것을 에둘러 주문했다. 나경원 공보부대표도 “어제 회담으로 연정론은 종식됐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여당이 다시 선거구제 관련 개정안을 추진하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전날 회담이 상생·협력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그 동안 정부 정책 내용을 야당에 설명하는 데 부족했다고 판단, 한나라당과 협의해서 정책브리핑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연정 관련이 아닌 정책브리핑은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대통령 설마 탈당까지야…”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회담이 사실상 결렬로 마감된 뒤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다음 카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시 한번 ‘깜짝카드’를 들고나올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술렁거림이 심화되는 듯하다. 일단 지도부는 ‘깜짝카드’ 가능성을 낮게 점치면서 선거구제 개편에 총력을 집중할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도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탈당이나 조기사퇴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문희상 의장은 다음 수순과 관련,‘무수’라고 답했다. 문 의장은 8일 열린 정책의총에서 “다음 수순이 무엇이냐고 언론에서 많이 묻는데 무슨 수가 있겠느냐.”면서 “수가 있으면 무수”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수순이 소연정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노 대통령이 쉽게 대연정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따라서 지도부는 일단 당내 연정 논의를 자제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정치개혁특위 운영에 심혈을 기울일 작정이다. 친노직계가 주도하는 ‘의정연구센터’ 소속 이화영 의원은 ‘관망’으로 내다봤다. 이 의원은 “‘공’이 정치권으로 넘어왔다.”면서 “노 대통령은 우리당이 정개특위를 통해 선거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야당과 토론하는 진행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차원에서 선거구제 개편뿐 아니라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행정구역 개편도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특히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굳이 한나라당이 아니더라도 다른 야당과 생각이 맞으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정개특위 간사인 민병두 의원도 다른 야당과의 협력을 거론했다. 이는 다른 야당을 동원해서 한나라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회담결렬을 계기로 탈당이나 조기사퇴 등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야파 우원식 의원은 “예측불허”라면서 ‘깜짝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노 대통령이 연정 논의를 연말까지 끌고 갈 것이라고 점치면서 “연정 논의가 당에서 계속될 경우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회플러스] 방폐장 유치 4개지역 신청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의 유치 경쟁이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 영덕군, 전북 군산시 등의 4파전으로 압축됐다. 산업자원부는 31일까지 방폐장 유치신청을 접수한 결과, 이들 4개 지역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전북 부안군은 의회 동의를 받지 못해 유치 신청서가 반려됐다. 방폐장 후보지역으로 유력시됐던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은 의회가 유치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 [사활 건 방폐장 유치전] “지역발전 30년 앞당긴다” 4파전 압축

    [사활 건 방폐장 유치전] “지역발전 30년 앞당긴다” 4파전 압축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방폐장) 유치전이 4파전으로 압축됐다. 지난 16일 경북 경주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산업자원부에 방폐장 유치 신청을 낸 데 이어 29일 전북 군산시와 경북 포항시가,30일엔 경북 영덕군이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막판 유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경북 울진군과 강원 삼척시는 시·군의회의 동의안 부결로 중도 포기했다. 이에 경주시 등 4개 시·군은 방폐장 유치에 총력전을 편다는 각오다. 그러나 주민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정부가 1986년 이후 19년간 7차례에 걸쳐 시도했다가 수포로 돌아간 방폐장 부지선정이 올해 안에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속도 내는 유치전 경주시는 90여개 지역 시민단체가 참가한 ‘국책사업 경주 유치단’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시민 홍보전을 벌여 방폐장 유치 절대 관건인 주민투표 찬성률을 최대한 끌어 올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경주시는 최근 홍보전단 30만장을 제작, 주민들에게 배포하는 한편 방폐장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시내 황성공원 내에 방폐장 홍보관을 개관했다. 또 백상승 시장과 시의원들이 25개 읍·면·동을 직접 돌며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11월로 예정된 주민투표 때까지 정기·비정기 반상회를 통한 집중적 정보제공과 함께 읍·면·동 단위 추진위원들의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시는 최근 반상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홍보물 12만장을 배포한 데 이어 30일 방폐장 유치를 찬성하는 시민 및 사회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범시민 방폐장유치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또 시 산하 전 공무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방폐장 유치의 당위성과 지역발전에 미치는 효과 등에 대해 교육했다. 다음달 6일에는 방폐장 설명회를 열어 방폐장 안전성과 지원사업 등을 홍보할 계획이다. 정장식 시장은 “방폐장 유치가 포항발전을 30년 앞당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당부했다. 군산시는 자체 여론조사에서 방폐장 찬성률이 60%로 나타나자 유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홍보활동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군산시는 최근 시청 공무원과 주민 등 2100여명을 대상으로 원전 관련 시설을 견학토록 했으며,‘군산 국책사업추진단’을 발족시켜 시민 홍보활동에 돌입했다. 또 전북도 내 버스·택시기사 4600여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방폐장 유치여론 확산에 나서고 있다. 군산시는 전북지역에서 유일한 신청지역이 된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원전 유치 주민 찬성률이 62.4%로 나타난 영덕군은 지난 6월부터 ‘영덕 방폐장 유치위원회’와 ‘국책사업 영덕 추진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봉사단을 꾸려 거리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영덕군은 30일 정부 방폐장 유치를 신청하고, 주민투표에 대비한 홍보활동에 행정력을 쏟기로 했다. 김병목 군수는 “영덕발전을 위한 모처럼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면서 “군민과 군의회, 집행부가 일치 단결해 방폐장을 기필코 유치토록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반발도 거세 방폐장 유치 홍보전이 뜨거워지면서 반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주지역 13개 단체로 구성된 ‘경주 핵폐기장 반대 범시민대책위’는 지난 16일부터 경주시청 앞 대로변에서 “방폐장 유치신청을 철회하라.”며 무기한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의 정준호(40) 위원장은 “방폐장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관광도시 이미지를 망치는 혐오시설”이라며 “방폐장을 포기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포항의 2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핵폐기장 반대 대책위원회’도 19일부터 포항시청 앞에서 천막 단식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영덕군 ‘방폐장설치반대 대책위원회’도 이달들어 “청정지역 보전을 위해 방폐장 유치를 반대한다.”며 잇단 반대 집회를 갖고 있다. 포항·경주·영덕·울진 등 경북 동해안 4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핵 반대 핵폐기장 반대 동해안 대책위’도 “핵 발전소로 엄청안 고통을 받고 있는 동해안 지역에 추가적인 핵시설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가 방폐장 건설을 강행할 경우 ‘제2의 부안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폐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지자체들이 방폐장 유치에 운명을 걸고 나선 이유는 전례없는 파격적인 지원 때문이다. 정부는 방폐장 유치 지자체에 특별지원금 3000억원을 건설 초기에 지원하고, 해마다 85억원 가량의 반입 수수료를 지급키로 했다. 또 방폐장 내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입주토록 할 계획이다. 한수원의 본사 인력은 900여명이며, 본사 이전에 따른 사업 규모는 12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한수원 본사 이전에 따른 해당 지자체의 연간 지방재정 수익은 42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방폐장 후보지로 선정된 지자체가 속한 광역 시·도에는 양성자가속기가 들어선다. 여기에는 1조 3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등 유치에 따른 기대효과는 모두 1조 4000억원으로 예측된다. 경북전략산업기획단은 최근 방폐장 유치에 따른 총 파급효과가 3조 6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이란 ‘석유 무기화’ 거세진다

    TEXT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각료로 지명한 21명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알리 사이드루(53) 석유장관 지명자가 의회의 인준 투표를 통과하지 못해 이란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다. 사이드루의 인준 실패는 지난 6일 취임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강경파 일색의 내각과 함께 핵 협상 등 난제를 돌파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겼다. 동시에 세계 4위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2위의 산유국인 이란의 석유 정책을 더욱 강력한 인물이 지휘해야 한다는 것이 의회의 뜻이어서 국제 석유시장의 불안정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이드루는 24일 인준 투표에서 284명의 마즐리스(의회) 의원 가운데 101명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교육, 협력, 사회복지 장관 지명자도 인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3개월 안에 새로운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 골람알리 하다다델 의회 의장은 사이드루 지명자가 국가 핵심 부처를 통솔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해 부결됐다고 짤막하게 설명했다. 사이드루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테헤란 시장으로 일할 때 부시장을 지낸 인물이며 아마디네자드가 대선에 출마한 지난 6월 이후에는 시장 대행을 맡는 등 ‘그림자’ 역을 자임해온 인물이다. 그러나 의원들은 핵협상에서 이란의 유일무이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석유의 무기화’를 성취하기에는 사이드루의 역량과 뚝심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이드루는 나흘간의 인준 토론에서 자질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의원들의 질타를 집중적으로 받았으며 심지어 테헤란 부시장 시절인 2003년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딴 것도 문제가 됐다. 반미 정서가 강한 의원들은 서방에 비타협적인 태도를 견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당수 의원들은 핵협상에서 유럽을 압박할 때 석유를 지렛대로 삼을 수 있으며, 그렇게 하려면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 석유장관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석유장관에 더욱 강경한 인사를 임명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새 지명자가 인준을 통과하기 전에는 당국이 추진해온 외국 자본의 국내 유전개발 참여도 보류될 전망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盧 ‘對野관계 불편한 심기’ 피력

    “고이즈미·슈뢰더, 참 부럽다.”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이런 언급을 했다. 국회, 특히 야당과의 관계에서 불편했던 심기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우정민영화 법안이 참의원에서 자민당 내부 반란표로 부결되자 중의원을 해산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좌파 지지자들의 반발에 맞서 의회를 해산하고 재신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필요한 개혁이 기득권 구조 때문에 지체돼 이런 사태가 온 것”이라며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도자들이라고 한다면 개혁에 당장 손해보기 때문에 저항하는 쪽이 국민들, 지지자들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슈뢰더 총리의 재신임 요구에 대해 “정권을 바꿔서라도 이 개혁은 해야 되겠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강력하게 던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추론한다.”며 참모진에게 관련자료 수집을 지시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은 뭐냐? 당을 걸고 승부를 할 수도 없고, 자리를 걸고 함부로 승부를 할 수 있는 것도 제도화돼 있지 않고,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사표만 낸다고 이(지역구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이라크 수니파 무력투쟁 경고

    이라크가 헌법 초안 마련에도 불구, 소수파의 비토 가능성으로 주권국가 수립 일정에 먹구름이 뒤덮였다. 제헌의회 다수파인 시아파와 쿠르드족은 헌법안 마련 1차 연장시한인 22일 자정(현지시간)을 수분 앞두고 제헌의회 전체 회의에 헌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소수파인 수니파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 국민투표에서 부결이 우려된다. 임시헌법인 ‘과도행정법’은 이라크 전체 18개주 가운데 3개주 이상의 유권자 3분의2 이상이 반대하면 헌법 초안의 부결을 규정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수니파들은 알 안바르주와 니네베주, 티크리트(살라후딘)주 등 최소 3개주를 장악하고 있다. 헌법안이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장악한 제헌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올 10월15일 이전에 실시될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짐 알 하사니 제헌의회 의장은 헌법안 접수 뒤 “쟁점을 둘러싼 이견조율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앞으로 사흘 간은 표결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타협을 유도했다. 그러나 수니파 지도자들은 헌법 초안 제출을 ‘배신’으로 규정, 다수파에 대한 무력 투쟁을 경고하는 등 사태가 험악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칫 연내 이라크 주권정부의 출범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수니파들의 저항이나 무력투쟁 등 내전 상황도 우려된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23일 새로운 헌법안을 둘러싼 정파간 갈등이 최근 고조, 내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제헌의회는 헌법초안을 10월15일 이전에 국민투표로 통과시킨 뒤 이를 토대로 12월15일까지 총선을 마치고 연내 주권 정부를 출범시킬 계획이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월드이슈] “30년전 교훈 잊었나” 美전역 반전물결

    [월드이슈] “30년전 교훈 잊었나” 美전역 반전물결

    30년 만에 미 대륙에 전쟁 반대 메아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이라크 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신디 시핸의 절규는 지난 17일 미국내 1600여곳에서의 동시다발 촛불시위로 번진 뒤 다음달 23,24일 미 전역과 유럽 각국에서의 대규모 동시 집회로 절정을 맞을 예정이다. 반전 여론의 확산은 급기야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정권의 패배를 위한 전주곡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70년대는 TV, 지금은 인터넷 신디 시핸의 1인 시위가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데는 국가의 부름을 받은 한 병사의 죽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어머니의 슬픔과 분노라는 감성적 코드, 대통령 휴가지에서 시위를 시작한 정치적 모멘트의 포착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안티워 닷컴, 무브온(moveon.org) 등 소위 민주당 외곽조직으로 널리 인식되는 반전 평화운동단체 웹사이트들의 조직적 결합이 주효했다. 이같은 열기에는 미디어 상업주의의 작용 흔적도 나타나지만 후세인 축출 이후 연일 늘어나는 미군 장병의 희생과, 구체적 철군 일정을 밝히지 않은 채 전쟁 목표와 명분을 그때 그때 바꾸는 부시 행정부의 ‘속보이는 태도’가 근본 원인이란 지적이다. 지난 8일 CNN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57%는 이라크 전쟁으로 테러의 위협에서 안전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 6월과 견줘 18%포인트나 오른 것이다.“이라크 파병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응답도 54%로 “올바른 선택”(44%)을 크게 앞질렀다. 1970년대 징병의 공포에 시달리던 대학생 등이 대학을 근거지로 벌인 반전 시위와 오늘의 상황은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전 때는 미국 중산층 가정을 파고든 텔레비전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미군 철수를 이끌어냈지만 이번에는 인터넷과 촛불시위라는 지극히 소박한 운동양식의 결합으로 전 세대의 공감을 사고 있다. 시핸을 지지하는 인터넷 모금에는 10달러씩 쌓여 하루 만에 2만 5000달러를 모으는 성과로 연결됐다. 평화운동가 앨런 보크는 안티워 닷컴 기고문에서 “시핸의 시위는 미디어 상업주의에 영합한 측면이 있지만 그만큼 국민 모두를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요소를 다시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평화운동 진영은 가능한 한 빨리 미군을 귀국시켜야 한다는 단순하고도 분명한 메시지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이 발 뺄 때” 앤드루 바세비치 보스턴대학 교수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이제 그만 끝내라´는 기고문에서 미군 지도부조차 이라크전은 승리하기 힘들 것이라고 보는 상황에서 미군이 이라크에 더 주둔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리 없다며 이 전쟁이 “미션 임파서블”이 돼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군이 떠날 경우 오히려 이라크 지도자들의 단결 지향적 정치활동이 강화될 것이며 주변국들의 감시와 지원 노력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발을 빼도 좋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학 린다 빌머스 교수는 10만명 정도의 미군이 2009년까지 이라크에 주둔할 필요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미군 지도부에 대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5년 더 미군이 머무를 경우 총 전비는 1조 3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럴 경우 미국의 가구당 부담은 1만 2300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부시 이라크전 수행의지 확고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자세다.22일에도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열린 해외 참전용사 전국대회에 참석,“미국인들은 이라크와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테러리스트들에 대비해 단결해 있어야 한다.”며 테러와의 전쟁을 세계 대전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90% 이상의 주민이 전쟁을 찬성할 정도로 보수적인 성향이 지배적인 유타주 시민 500여명은 그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근처 파이어니어 공원에 집결, 반전 구호를 외쳤다. 그는 24일에도 아이다호주를 방문, 주 방위군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등 연일 대국민 설득에 나설 것이지만 다시 불붙은 반전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이라크전, 베트남전 닮아간다” 미국의 베트남 전쟁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1단계는 미국의 역할을 군사원조, 경제원조, 특수부대 작전 등으로 한정하고 사이공 정권 지원을 통해 전쟁의 주도권을 잡았던 1969년 1월까지이며,2단계는 북베트남 세력이 주도권을 되찾아 격렬한 국지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평화가 모색되던 1974년 8월까지이며 3단계에선 미군 철수와 북베트남 정권에 의한 통일이 이루어졌다. 현재 미국 안팎에선 3000억달러 이상의 전비를 쏟아붓고 1800여명의 미군을 희생시키고 있는 이라크 전쟁이 베트남 전쟁의 1단계 말기나 2단계 초기와 매우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미군은 이라크에서 저항세력과 산발적 교전을 거듭하며 이라크가 자체 치안능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 출신인 척 헤이글(공화·네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미군이 이라크에 머물면 머무를수록 이라크 전쟁은 더욱 더 베트남전 양상을 닮아갈 것”이라며 “더욱 명확한 철수 시간표를 짜야 한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08년 대선 예비주자이기도 한 그는 미군의 이라크 장기 주둔이 오히려 중동지역 안정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어떤 기준으로든 지난 2년 반 동안 이라크에서 우리는 승리하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가 언급한 2년 반이란 기간은 지난 2003년 5월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함으로써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잡았던 때 이후 지금까지를 의미한다. 그러나 부시 정부는 ‘영예롭고도 경제적인’ 철수를 선택하지 않고 대신 이라크에 민주 정부를 수립한다는, 성취할 수 없는 목표를 내세움으로써 베트남전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지 앨런(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은 “북베트남 공산 정권과 달리 이라크 저항세력은 국민을 끌어들일 철학과 조직이 없다.”며 두 나라의 상황은 엄연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英전역 새달 대규모 반전시위 테러이후 반전분위기 최고조 |파리 함혜리특파원| 런던 테러를 계기로 영국 내 반전 분위기가 팽배한 것과 달리 이라크전 초기 극심했던 프랑스와 독일 등 서유럽의 대표적인 반전 국가들에서는 최근 전반적으로 반전 분위기가 시들해지는 양상이다. 유럽연합(EU) 헌법 비준을 둘러싸고 좌파 내부의 논쟁에 불이 붙으면서 반전운동을 주도했던 개혁주의 좌파들이 과제의 1순위를 반전에서 유럽통합 저지로 바꿨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 5월29일 치러진 프랑스 국민투표에서 압도적 표차로 유럽헌법을 부결시키는 등 유럽헌법에 ‘사망선고’를 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영국은 이라크전 개전 이후 지속적으로 반전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최근 유럽 반전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7월6∼8일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빈곤퇴치, 반전운동, 반세계화를 앞세운 시민단체 등 전세계 수만명의 시위대들은 회의가 열린 영국 스코틀랜드에 모여들어 한바탕 ‘축제 같은 시위’를 벌였다. 밥 겔도프가 기획한 ‘라이브 8’콘서트에는 10만∼20만명의 시위대가 참가했다. 영국의 반전분위기는 런던 테러를 계기로 최고조에 다다른 느낌이다.‘전쟁저지연합(Stop the War Coalition)’ 등 반전단체들은 영국인을 테러리스트들의 타깃으로 만든 토니 블레어 정부를 비난하며 블레어의 사퇴와 이라크에서의 신속한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 일부 반전단체들은 이라크전 개전을 밀어붙인 블레어 정부 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정치세력화까지 꾀하고 있다. 노동당 블레어 정부의 정책에 환멸을 느낀 노동당 당원, 노동조합 활동가, 무슬림 공동체, 좌파조직 등을 아우르며 반전운동을 조직해 온 전쟁저지연합은 2004년 ‘리스펙트(RESPECT)’라는 명칭으로 정당 형태도 갖췄다.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다 노동당에서 쫓겨난 조지 갤러웨이 의원이 대중적 지도자로 활동 중이며 2004년 런던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린지 저먼이 실질적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3월 이라크전 개전 2주년을 맞아 영국 전역에서 반전시위를 주도했던 전쟁저지연합은 런던테러 이후 반전 목소리를 더욱 높여 영국 각 도시에서 회원들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반전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다음달 24일에는 전국적인 대규모 반전시위를 계획하고 있다.‘폭탄세례를 멈추고, 전쟁을 멈추고, 군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주장과 함께. lotus@seoul.co.kr
  • ‘死則生’ 고이즈미 승승장구

    TEXT |도쿄 이춘규특파원|중반전으로 돌입한 9·11 일본 중의원 총선거의 판세 점검 결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주도권을 장악한 분위기다.22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내각의 지지율은 오르고, 여당인 자민당의 지지율도 강세다. 반면 야당은 야당 특유의 선거쟁점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고이즈미 총리에게 끌려다니는 양상이다.우정민영화 반대파들이 잇달아 창당한 신당들도 유권자들은 외면하고 있다. 일단 우정민영화법안 부결 뒤 국회 해산이란 뒤집기를 시도한 고이즈미 총리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후지TV가 수도권 거주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고이즈미 내각의 지지율은 63.6%로 지난해 5월 고이즈미 총리의 재방북 직후 지지율(61.4%)을 뛰어넘었다.우정법안 반대파를 ‘반개혁’으로 몰아세운 그의 선거전략이 중반까지는 유권자들에게 먹혀드는 기류다.고이즈미 내각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11일)에서도 중의원 해산 전(5일)에 비해 7.8%포인트 상승한 57.2%를 기록했다. 이번 결과는 공천이 거의 완료되고 선거전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지지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민당 지지율도 지난번 조사 때보다 4%포인트 늘어난 42.6%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율은 6.2%포인트 하락한 15.0%에 그쳤다.초반 선거전에서 ‘고이즈미 자민당 대 우정민영화 반대파’의 대결구도가 부각되며 제 1 야당인 민주당은 매몰된 구도다.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도 거센 형국이다. 공천이 거의 완료된 21일까지 자민당과 민주당은 후보의 세대교체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자민당은 20∼40대 공천후보자가 64명으로 지난번 선거(36명)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공천자에서 차지하는 20∼40대의 비율도 38.9%로 지난번 선거때보다 7.5%포인트 높아졌다. 자민당 후보중 신인후보는 83명이다. 민주당은 신인후보를 지난번 선거 때보다 28명 줄어든 100명을 공천했다. 민주당 공천자 중 20∼40대는 84명으로 전체 후보의 60.7%였다. 그 결과 자민당 후보자의 평균 연령은 52.5세로 지난번보다 1.4세 젊어졌다. 민주당은 46.9세로 자민당의 세대교체 시도에도 불구, 여전히 젊은 정당이다. 민주당은 ‘천운’을 타고 났다는 오카다 가쓰야 대표가 역전을 노리지만 쟁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당내 리더십도 불안한 상태라는 지적이다.연립여당인 공명당 역시 자민당 대승시 존재가치가 상실될 것을 크게 우려, 비상사태다. 우정민영화 반대파들은 국민신당에 이어 신당 ‘일본’도 창당하는 등 다단계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시원찮다는 평가다.다수의 유사신당을 창당, 공식선거전 돌입 직전에 통합하고, 자민당 잔류파를 합류시켜 ‘3단계 바람’을 일으킨다는 구상이지만 여론동향은 미지수다.●내년 9월 임기후 퇴진 시사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22일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에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그는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으로 과반수 의석확보가 가능하면 내년 9월까지 총리와 총재직을 수행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자리에 있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taein@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8) 일본인이 그리는 일본의 미래

    [일본을 다시본다] (18) 일본인이 그리는 일본의 미래

    |도쿄 특별취재팀|일본인 특유의 엄살을 감안하더라도 많은 일본인들이 너무나 진지한 표정으로 “이대로 가다간 일본은 안된다.”고 하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미래에의 비관은 엘리트층일수록 더 심하다. 미국의 케네디스쿨에서 유학 중인 아키(42·전 중소기업 이사)는 “미국에서 보면 영락없이 일본은 미국의 여자친구다. 남자친구가 하자는 대로 한다. 이렇게 해도 정말 괜찮은지 걱정이 든다.”고 꼬집는다. 그의 지적은 일본의 종속적인 대미관계를 비판한 것이지만, 외교를 비롯해 일본의 시스템 전반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2류국가로의 추락은 시간문제라는 사고를 갖고 있는 일본인을 만나기란 어렵지 않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창당 50주년을 맞는 올 가을쯤 싱크탱크를 출범시킨다. 웬만한 대기업, 은행에 하나쯤 있는 게 싱크탱크인데 뭐 대단하냐고 하지만 관료집단에 정책을 의존해 온 일본 정치 풍토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시도이다. 경쟁이라도 하듯 제1야당 민주당도 비슷한 시기에 싱크탱크를 띄운다. 입법이나 정치활동에 자기의 정책을 관철시키는 것이 정당 본래의 임무인데도, 패전후 일본을 이끌어온 자민당 정치는 관료에 의한, 관료를 위한, 관료의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만큼 관료의존이 심각했다는 진단은 일본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공유하는 것이다. 관료의 정보와 정책에 목을 매는 한심한 처지를 호소하는 일본 정치인의 자조인 셈이다. 스즈키 다카히로는 “가스미가세키(霞が關·중앙관청가)가 최대의 적”이라고 말한다. 스즈키는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대리의 특명을 받고 지난해부터 싱크탱크 출범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다. 오사카대학 교수 출신의 그는 도쿄재단을 만든 수완을 인정받은 일본의 싱크탱크 1인자이기도 하다. “정치가 행정을 컨트롤해야 하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하는 그는 정당과 싱크탱크, 행정이 합체화되어 있는 미국이 이상적인 모델이지만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행정과 민간, 정치의 경계를 넘나들 수 없는 일본 시스템을 이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게 그의 소망이다. 차기내각의 재무상으로 꼽히는 시오자키 야스히사 의원도 자민당 싱크탱크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그는 지금의 일본을 이렇게 진단한다.“자본주의라고 하면서도 관료통제의 사회주의 경제를 해왔다.” 미국 유학파(하버드대학)인 그가 싱크탱크에 거는 기대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는 “10∼20년 뒤의 동아시아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큰 그림이 없다면 곤란하다.”면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라든가, 일본 내 미군기지의 재편 같은 문제들은 미래의 밑그림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의 핵무장에는 동의하진 않지만, 헌법 개정에는 찬성한다.70년대와 같은 고도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돈·물건이 어떤 장애없이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은 필요하다고 믿는다. 또한 유엔에 내는 분담금이 가맹국 중 2위인 일본이 국제정치에서의 영향력은 30위라는 불균형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일본의 추락을 걱정하기는 40대의 소장파인 고바야시 유타카 참의원 의원(자민당)도 마찬가지다.“일본이 선진국 중 가장 하위로 떨어지고, 중국이나 인도에도 추월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그는 강한 경제의 재구축이라는 기대를 미래 일본에 걸고 있다. 민주당에서 브레인으로 꼽히는 마쓰다 고지 의원(참의원)의 진단은 보다 가혹하다. 그는 “일본이란 나라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재정악화, 소자화(少子化)·고령화, 교육, 역사의 순으로 ‘위기의 일본’이 타개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일본이 떠안고 있는 780조엔의 국채 및 지방채는 경기악화가 지속될 경우, 하이퍼 인플레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외교방식과 역사인식에도 통렬한 일침을 놓는다.“미국에는 3분의2 정도를, 나머지는 한국이나 아세안과 손잡아야 하는데, 고이즈미는 양다리를 모두 미국에만 걸치고 있어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고이즈미는 역사인식 문제만 나오면 이상한 발언을 하는데, 개인적인 신조와 일국의 총리된 입장은 달라야 한다.”고 꼬집는다. 우정민영화 법안이 부결돼 지난 8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함에 따라 9월11일 치러질 총선은 패전 60년 이후 일본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가늠자이다. 색깔이 비슷한 자민·민주당의 정권교체의 가능성보다는 전쟁을 모르는 전후 세대, 특히 30∼40대의 주류화 여부는 큰 관심거리다. 청년시절 80년대 거품경제의 단맛과 90년대 장기불황의 쓴맛을 두루 경험한 그들이 일본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는다면 그들 선배가 이룩한 ‘재팬 넘버1’의 신화를 어떻게 재창조하려 들지가 최대 관전포인트이다. ■외무성 출신 하라다 다케오 |도쿄 특별취재팀| 지난 3월 외무성에서 잘 나가던 젊은 관료가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1971년생, 도쿄대 법대 출신. 고시출신인 그는 출세가 보장되는 코스인 북한반장을 끝으로 관직을 접는다. 대북 외교의 최일선을 떠나 민간인이 된 그는 ‘북한 외교의 진실’이란 책을 펴내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킨다. 책의 저자 하라다 다케오는 “동아시아가 ‘세련된 제국주의’의 격전장이 되고 있으나 일본은 그런 데 전혀 눈치조차 못채고 있다.”고 주장한다. ‘세련된 제국주의’에 대한 그의 정의는 이렇다.100년 전에는 군대를 보내 상대를 제압해 이익을 취했다면, 지금의 제국주의는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세련된 방법으로 이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북핵문제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냉전구조가 무너진 뒤 동아시아, 북동아시아가 같은 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겉으로는 북핵문제를 떠들고 있으나 미국은 부(富)가 어디에 있는지 눈을 돌려 군사·외교·문화 정책을 전개하고 있으나 일본만 뒤떨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는 “세련된 제국주의를 인식하고 최대한의 이익을 취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점점 다른 나라의 기업에 빼앗겨서 일본은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따라서 일본은 새롭게 부(富)를 챙기기 위해서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논리는 그의 책에서 북한의 희소광물에 주목해야 한다는 섬뜩한 주장으로 연결된다. 그는 “북한은 어디까지나 ‘사례연구’일 뿐”이라고 하지만 ‘세련된 제국주의’에 입각한 일본의 한반도 경제침략론으로 읽히는 그의 논리전개는 당돌하고, 우리로선 입맛이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고도경제성장의 단물을 누린 70년대생인 그는 일본 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옛 세대는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좋았다. 단독주택에 살고 아이 낳고, 그런 꿈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수한 사람은 해외로 나가고 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경제가 안 좋아지고 정치의 수준도 떨어진다.‘내일 뭘 하지.’라는 그런 논의밖에 하지 않는 정치가 되어버렸다. 그런 악순환에 빠져 있다.” 그렇지만 그는 “우리 같은 70년대생들이 일본을 바꿀 수 있다.”며 자신만만하다.‘70년대생의 힘’, 그 실체는 있는가.“절대적으로 사람 숫자가 많다. 노동자도 많고, 시장에서 볼 때 소비자도 많다.”일본의 전후를 일궜던 베이붐세대(단카이세대)에 이은 제2의 베이붐 세대가 일본의 재약진을 이루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일본의 향후 10년은 어떤 모습일지를 묻자 그는 또 ‘세련된 제국주의’를 꺼낸다.“뺏을까 뺏길까 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는 뺏는 주체였으나, 다른 나라에 빼앗기는 대상이 될 수 있다. 발상의 전환, 대담한 정책 즉 외교, 교육문제에 눈을 돌려야 하며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데 힘을 써야 한다. 지금 방향전환, 그 분기점에 와 있다.” marry04@seoul.co.kr ■취재 후기 2020년의 세계정세를 전망한 ‘지구의 미래를 그린다’는 지난 1월의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 중국의 국민총생산(GNP)이 일본을 웃돌고 “21세기는 중국·인도가 이끄는 세기가 될 것”이라고 중국의 위협을 경고하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는 ‘노화하는 대국’으로 정의,“중국에 대항하느냐, 영합하느냐의 선택에 몰릴 것”이라며 일본의 분발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3개월 뒤, 일본 정부의 경제재정자문회의는 2030년의 미래상을 담은 ‘일본 21세기 비전’을 발표한다. 소자(少子)·고령화가 진행되어도 구조개혁에 힘쓰면 몇살이 되더라도 일이나 사회에 참가하는 ‘건강수명 80세 시대’의 실현할 수 있다는 낙관적 목표를 설정해 두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대조류의 변화에 둔감한 채 있으면 되돌릴 수 없는 사태에 이른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미지근한 물이 덥혀지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처러 비극을 맞게 된다는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는 20년쯤 뒤 일본의 자화상이다. 일본에서 만난 차세대 정치인, 교수, 언론인들, 그들의 상당수는 지금의 일본에 답답해 하는 듯 보였다. 패전 이후 일궈온 제2의 경제대국, 그러나 세계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배척받는 나라.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은 이미 사죄했으니 더 거론하지 말라는 신경질적인 반응. 공룡이 되어가는 중국의 압박과 유일한 동맹국 미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 그들은 패전 직후 전쟁 포기를 명문화한 헌법을 개정하는데서 질식할 듯한 일본의 상황을 돌파하는 열쇠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헌법을 지키겠다는 좌파세력이 몰락한 토양에서 이윽고 시동이 걸린 개헌론. 개헌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일본호의 향후 10년간은 우리가 결코 눈을 뗄 수 없는, 엄중한 압력이 아닐 수 없다. marry04@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 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 황장석(정치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marry04@seoul.co.kr
  • [열린세상] 다가오는 일본의 9·11/윤민호 일본금융정보센터 특별연구원

    2005년 9월11일은 일본의 중의원 선거일이다. 우연이지만 뉴욕 무역센터가 테러를 당한 2001년 9월11일과 같은 날이다.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생각을 갖게 한다. 세계가 주목하고, 또한 역사적인 9·11 선거 결과가 올해로 창당 50주년을 맞은 자민당의 생존과 일본 정치의 앞날을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헌법은 국회를 국가 권력의 최고기관으로, 총리를 국가 권력의 행사자로 삼고 있고, 총리는 국회에서 지명하도록 돼 있다. 또한 국회는 국민 전체가 참여하는 선거로 선출된 의원으로 중의원(임기 4년)과 참의원(임기 6년)으로 양분되어 있다. 이번 9·11선거는 임기 도중에 해산이 가능한 중의원 선거이다. 자민당 총재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한 이유는 물론 알려진 대로 자신의 총선 공약이자 현 정부 개혁정책의 상징인 우정민영화 법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된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고이즈미 총리가 자신의 결단과 지도력에 대해 국민들의 신임을 묻고 나선 것이다. 자민당이 1955년 창당 이후 지난 50년간 여당으로 장기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전국 47개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을 통해 그 지역과 집단을 대변하는 대리자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해산된 중의원의 자민당 의원 249명의 출신성분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세습정치가(조부에서 부친, 형, 백부, 장인 등을 계승)가 34%, 시·군·현 등의 지역의원 출신이 26%, 관료 출신이 16%, 의원비서 출신이 14%, 의사와 학자, 신문기자, 변호사 출신이 각각 2%, 기타 출신이 2%이다. 세습정치가, 지역의원, 의원비서, 관료 출신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중의원은 지역에 도움이 되고 중앙정부에 연결이 되는 사람만 선택된다는 실증이다. 이번 우정민영화에 반대한 37명의 의원들도 그 대변자들이었다. 이들 중 34명이 관료, 세습정치가, 지역의원과 비서출신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자민당의 공천에서 탈락되었다. 총 480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과연 중의원 해산 전의 249명에서 탈락시킨 37명의 자리를 어떻게 보충할 것인가와 과반수의 확보가 최대의 관심사이다. 만약 과반수의 의석 확보가 안 되면 중의원 해산 이전과 같이 공명당과의 연립정권으로 정권의 유지를 꾀하여야 한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의석을 확보하느냐도 관건이나, 이미 분배와 안정에 익숙한 국민의 현실 감각이 미래를 향한 이번 선거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될지 궁금하다. 2001년 4월에 집권한 고이즈미 총리는 1990년 이후 집권한 9명의 재상 중에서 최장수를 기록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집권한 직후부터 정적이나 매스컴으로부터 괴짜니 비상식적이라니 하는 혹평을 받아온 가운데서도 개혁에 동참하지 않는 일부의 이익 대변자들을 정리함으로써 새로운 일본을 만들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런 행동이 일본국민에게는 신선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다. 또한 이전의 일본의 정치인들과는 달리 이익을 대변하는 모임인 파벌의 보스가 아닌 것도 사실이다. 과연 9월11일이 그 개혁의 시작의 날이 될지 아니면 정치 테러라는 오명으로 끝나는 날이 될지 일본 국민의 선택이 궁금하다. 국민성과 선거제도가 우리와 사뭇 다른 일본의 정치를 지켜보면서 새삼 우리 정치를 되돌아보게 된다. 과연 우리는 누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가. 우리의 권력 행사자는 지금 국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가. 윤민호 일본금융정보센터 특별연구원
  • [씨줄날줄] 배수진과 지지율/진경호 논설위원

    1위 없음,2위 토니 블레어,3위 고이즈미 준이치로,4위 조지 W 부시,5위 고르바초프.2003년 말 정치부 기자들이 한 주간지 설문조사에서 꼽은, 노무현 대통령과 닮은 해외 지도자 순서다. 무엇이 닮았을까. 여러 요소를 축약하면 대략 개혁성과 힘, 즉 추진력이 꼽힌다. 이 글의 주인공이자, 세계에서 노 대통령과 두번째로 많이 닮았다는 고이즈미 총리. 센세이셔널리즘과 비타협적 리더십, 파격, 말솜씨, 솔직함 등이 비슷하다는 그가 정치생명을 건 한판 승부를 시작했다. 우정민영화법이 참의원에서 부결되자 공언한 대로 중의원을 해산했고, 정치판을 총선 정국으로 바꿔버렸다. 상대는 일본의 오랜 파벌정치다. 총선 정국을 맞아 40%를 밑돌던 그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마치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우리나라의 탄핵정국을 보는 듯하다. 왜 두 지도자는 탄핵과 중의원 해산의 위기국면을 맞았고, 이런 위기에서 지지율이 오르는 까닭은 또 뭘까. 무엇보다 기존 정치세력과의 타협보다 민심을 직접 상대하는 리더십을 지닌 점이 눈에 띈다. 도쿄신문의 야마모토 서울지국장은 고이즈미의 지지율 상승 이유를 국민들의 개혁의지에서 찾았다.“고이즈미는 ‘대통령식 총리’로 불릴 정도로, 파벌간 타협을 거부하고 제 뜻을 관철하려 든다.”며 “이 때문에 자민당내에서는 반발이 많지만 국민들은 그의 개혁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전문가인 김재호 연세대 교수도 “고이즈미 총리의 지지도가 낮았던 것도 파벌정치에 발목이 잡혀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동의했다. 한마디로 개혁추진의 대안부재론이 선거 국면에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링컨과 드골, 처칠 등 근·현대사에서 기존질서를 깨는데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결국 집권에 성공한 지도자는 무수하다. 지난달만 해도 11년간 재임하며 유럽 최장수를 기록 중인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가 ‘퇴진’이라는 카드로 유럽연합(EU)헌법안 국민투표를 승리로 이끌었다. 역사에서 배수진은 절체절명의 위기 때 등장한다. 그러나 최고지도자의 승부수가 잦다는 건 그만큼 나라가 불안하고, 국민들은 그만큼 피곤하다는 얘기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日 우정민영화법 부결 후폭풍] (하) 대외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도쿄 이춘규특파원|우정민영화 부결에 따른 일본의 중의원 해산으로 주일미군 재편, 이라크 파견 자위대의 처리,6자 회담 대응책, 대테러전 대책 등 연이은 외교현안이 차질을 빚게 됐다. 9일 오노 요시노리 일본 방위청 장관은 야마구치현 이와구니시 시장 등 주일 미군기지가 있는 이와구니 인근 지자체장들이 미군부대 추가이전에 반대하는 진정을 제출하자 “이런 정치정세에서는 9월까지 예정된 주일미군재편협정 중간보고서 책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만을 전달할 수 있었다. 총리실 지도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지연되고 미·일 공동대처 방안 협의가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마치무라 노부타카 외상 등 외교사령탑이 총선거에 직접 출마, 공백이 불가피하다. 가장 타격을 받는 부분이 주일미군재편이다. 일본은 미국과 9월중 열려던 외무·국방 담당 장관급 미일안전보장협의회(2+2)를 총선거 때문에 현지조정이 어렵다며 10월로 연기하고 중간보고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10일 오노 방위청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개별기지들을 포함한 재편안을 마련하기 위해 9월초 지방정부와 조정에 들어가려 했으나 총선체제로 돌입해 일정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간보고를 확인하기 위한 장으로서 9월중 개최키로 검토됐던 부시 미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도 총선후 임시국회 등의 국내정치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어렵게 됐다. 오노 장관은 올해내 주일미군재편 협상 마무리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의 불신감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미·일동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인다. 오는 15일을 전후해 한국이나 중국과의 관계도 경색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도 일본 외교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치공백상태에서 양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을 경우에도 일본 정부차원의 적절한 대처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유엔 개혁을 위해 일본이 독일, 인도, 브라질 등 4개국(G4) 결의안 채택을 단념하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9월중으로 예정된 유엔개혁에 관한 특별정상회담에 어떻게 임해야 할지에 대한 전략마련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외무성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 북방 4개섬을 둘러싸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도 11월 중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러시아가 일본의 정치혼란을 틈타 대일외교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도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나 한국인관광객 영구비자문제 등 대외정책도 지연이나 차질이 예상된다고 도쿄 외교소식통이 분석했다. 특히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 사실상 좌절,6자 회담에서의 고립 등을 부른 고이즈미 정부의 강경외교는 총선결과에 따라서는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을 했다. 아울러 중의원을 통과한 우정민영화법안을 부결, 개혁정책에 제동을 건 ‘참의원 벽’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민당이 승리해도 다시 반란이 일어나거나, 민주당 집권시에도 참의원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일본의 외교나 경제정책에도 ‘참의원 벽’이 변수로 등장했다. 개혁법안이 차질을 빚을 경우 중·장기적으론 경제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taein@seoul.co.kr
  • [日우정민영화법 부결 후폭풍](중)치열한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

    |도쿄 이춘규특파원|‘포스트고이즈미 경쟁 용납 못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8일 우정민영화법안 참의원 부결을 빌미로 중의원 해산을 단행한 것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다. 자신의 정국 장악력이 약화되며 ‘포스트 고이즈미’가 부각되자 이를 일소하기 위해 중의원 해산을 했다는 것이다. 역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위기의식을 반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이즈미의 의중과는 관계없이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은 9월11일 중의원 총선거를 계기로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전 초반 분위기가 자민당에 상당히 불리하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들은 9일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행태를 맹비판,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을 선도하는 양상이다.“협박적 수법을 논외로 하더라도 대통령적 총리”(도쿄신문),“자민당은 4년 전 지지기반 붕괴에 따른 위기감에서 고이즈미라는 극약을 삼켰을 때부터 파탄의 초읽기를 시작했던 셈”(아사히신문)이라는 등 상당히 비판적 논조다. 나아가 중의원 해산을 ‘자폭테러 해산’‘집단자살 해산’ ‘화풀이 해산’ 등으로 혹평하며 정계 재편을 촉구하고 있다. ●숨죽인 자민당 내 차기 주자들 자민당 내에서는 중의원 해산 직전까지도 중진들이 나서 해산 대신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고이즈미가 물러나고 자민당의 총재를 다시 뽑아 새로운 연립정권의 수장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이 때 유력한 차기후보로 거론된 인물이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다. 그가 대미·대중·대관료 관계가 좋은 화합형 리더십을 갖췄다는 점에서다.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 간사장 대리는 대중적 인기를 앞세워 고이즈미 총리가 내년 9월까지 임기를 채울 경우를 전제로 유력한 차기후보로 거론됐었다. 하지만 고이즈미 총리가 국민의 재평가를 받겠다고 나서 후쿠다 전 관방장관을 포함한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총선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압도적 과반이나,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얻으면 고이즈미 총리가 유임될 수도 있다. 근소한 차로 이길 경우에는 당내 쿠데타설이 나돈다. 분열적인 그의 리더십에 질려버린 다수가 중의원 본회의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총리로 지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실정이다. 연립여당이 과반 획득에 실패할 경우 즉각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현재로선 후쿠다 전 장관, 아베 간사당대리와 아소 다로 총무상,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 등이 유력한 차기후보군이다. ●자민당에 불리한 선거 국면 반면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얻거나 과반에는 못미쳐도 제 1당을 달성하면, 민주당이 총리를 배출할 수 있다. 이 경우 선대본부장인 오카다 가쓰야 대표가 총리 후보로 가장 유력하다. 부본부장인 오자와 이치로 부대표도 오카다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이 있고, 자민당 반대파와 연이 깊어 경우에 따라 총리 후보로 부상할 수도 있다. 반대파를 최대한 늦게 공천에서 배제, 신당을 만들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전략을 바라보는 여론도 따뜻하지 않다. 접전시 절대적인 후원자인 공명당이 ‘고이즈미의 독단정치’에 위기감을 느껴 민주당에 보험을 드는 선거전을 치를 수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국익보다는 개인의 원한을 우선한다.”는 여론도 변수다. 고이즈미가 20대 후반 처음 출마했을 때 지역구 우체국장의 반대운동으로 낙선, 당시의 원한으로 우정민영화를 밀어붙였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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