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결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 9급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88
  • 수정안 폐기…‘세종시 갈등’ 일단락

    ‘105 대 164’ 29일 국회 본회의의 세종시 수정안 표결 결과는 2010년 6월 현재 한국의 정치 지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여대야소(총 299석 가운데 한나라 168석) 상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소야대인 기형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본회의에 상정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105명, 반대 164명으로 부결시켰다. 표결에는 재적의원 291명 가운데 275명이 참석했고 6명이 기권했다. 표결에서는 수정안에 반대해온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50여명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 120명의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지는 등 각 정파에서 이탈표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2002년 9월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청와대를 포함한 중앙정부기관을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을 발표하면서 쟁점이 된데 이어 현정권 들어 정운찬 국무총리가 내정된 지난해 9월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세종시 건설 수정계획은 10개월만에 일단 종지부를 찍게 됐다. 또 9부2처2청의 행정기관 이전을 골자로 한 원안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이 추진될 전망이다. 국회 본회의 표결이라는 공식 절차가 수정안의 진로를 결정한 만큼 국론 분열에 따른 혼란과 갈등은 끝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수정안의 부결이, 논란의 완전한 종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학비지니스벨트 문제로 대변되는 이른바 ‘플러스 알파’ 논란이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이슈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세종시 논란으로 확대된 정치권 내부의 균열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세종시 논란은 지난 10개월 다른 어떤 요소보다 집권 여당내 친이(친이명박)·친박 간 계파 분열을 자극해왔으며, 이날 표결은 그 간극을 더욱 고착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지난 22일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된 안이 본회의로 부의되는 과정에서는 친이계마저 분화, 이명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는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강력한 대북 대응조치를 촉구하는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군사도발 규탄 및 대응조치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검사 등의 불법자금 및 향응 수수사건 진상규명 위한 특별검사 임명권에 관한 법률’, 이른바 ‘스폰서 검사 특검법’과 화학적 거세를 규정한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안 등도 처리했다. 파나마를 공식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오전 2시쯤 (현지시간)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는 보고를 받고 “국정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발전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나는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우리 모두는 오늘 국회 결정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고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을 넘어서서 국가 선진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세종시 수정안 부결과 관련, 30일 심경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조원동 사무차장이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총리의 거취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수도분할의 낭비와 불합리를 막고 충청지역 발전과 국가발전을 조화시키려는 국민적 여망과 정부 여당의 노력이 세종시 수정안 폐기라는 형태로 종결돼 아쉬움이 남는다”며 “국회 의사절차를 통한 국회의 결정은 존중돼야 하며, 이를 계기로 세종시 미래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매듭지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6.2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국민의 뜻이자 명령을 우리 국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확정한 것으로 사필귀정이요 국민의 승리”라며 “정부는 중단된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이의 상징인 세종시의 조속한 원안건설 추진에 매진해야 하며 변경된 행정기관의 이전고시를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사필귀정”이라며 “대통령은 사과하고 세종시 특임총리는 즉각 사퇴하라.”며 정운찬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 이지운·파나마시티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여론을 잘 반영하는 기사 보고싶어/유명진 이화여대 불문과 4년

    [옴부즈맨 칼럼] 여론을 잘 반영하는 기사 보고싶어/유명진 이화여대 불문과 4년

    2010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화두는 단연 부부젤라가 아닐까 싶다. 일정한 박자나 리듬 없이 수많은 부부젤라가 모여서 내는 굉장한 소음은 경기를 시청하는 전 세계의 축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사실 이러한 ‘소음’이 우리 사회에도 있다. 질서 없이 밀려 들어오는 수많은 여론의 목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부부젤라의 웅웅대는 소리처럼,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사건이 벌어지면 이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신문이 할 수 있는 일은 이 뜨거운 여론의 이면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부젤라의 시끄러운 소음을 단순하게 축소하거나 삭제해 버리는 태도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부부젤라를 불면서 응원을 하는 남아공 사람들의 열정이나, 그들의 정서를 먼저 읽어서 전달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시간이 제한된 방송 뉴스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세세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신문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문 기사를 읽다 보면, 정말 기사에서 여론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사건에 대한 해설이나 분석,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다가도 그 이면에서 존재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사건을 겪어 낸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목소리는 어떠한지가 궁금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신문이 한국전쟁 60년을 맞아 다양한 면에서 기획·보도한 한국전쟁 관련 기사는 의미가 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것은 시대적·역사적으로 너무나 먼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시의성이나 현장감 묘사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겪어낸 많은 인물들을 취재하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녹여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기사였다. 한국 전쟁에 관련된 러시아·중국·일본 학자들의 글은 역사적 사실을 좀더 세계적인 눈에서 조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푸른 눈 노병 세 번 울었다’ 기사에서 볼 수 있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의 이야기, ‘금순 할머니들의 특별한 6·25’의 실향민 ‘금순 할머니’들의 모습, ‘부산항 목숨 걸고 지켰지만 아무도 기억 못 해’에서 읽을 수 있는 참전군인들의 실감나는 전쟁 경험담, ‘천안함, 60년전 보는 듯…한국 지켜낸 건 트루먼’에서 다룬 트루먼 대통령 도서관장의 목소리까지, 전쟁을 겪어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서울신문은 전쟁이라는 소용돌이를 겪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담아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직접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던 젊은 학생, 군인, 실향민이나 참전 군인들의 가족들이 생각하는 전쟁의 의미까지 귀 기울여 들어봐도 좋았을 것 같다. 그랬다면 조금 더 현 시대를 직시할 수 있는 기사가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현 시점의 이슈를 다루는 데에도 다양한 취재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서울신문은 23일, 세종시 수정안 부결 기사를 통해 수정안이 부결된 이유를 분석하고, 기업과 학교·정치계의 목소리를 두루 실었다. 1면 ‘갈팡질팡 세종시 모두가 패자였다’라는 기사를 통해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2·3면에 기업이나 대학, 여당·야당의 의견을 담았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냈지만 실상 지역 주민들이 어떤 점을 느끼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수정안이 부결된 시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감정이나, 세종시 대상 지역의 분위기에 대한 것도 궁금하다. 부부젤라의 소음처럼 많은 이해관계가 연결돼 있는 복잡하고 시끄러운 사건, 사고를 전달하는 것이 신문의 역할이다. 여론이라는 것은 넓게 보면 모두 비슷비슷한 목소리로 보이겠지만, 그 개개인의 사연과 표정을 읽어 보면 각자의 사연과 목소리가 있다. 그 깊은 정서를 끌어내는 것이 기사를 깊고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서울신문이 더 많은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 주기를 바란다.
  • “7·28재보선 차질 막자” 여야 일치

    “7·28재보선 차질 막자” 여야 일치

    28일 여야가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 합의한 데는 이미 추진동력이 떨어진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또 휘둘리다가는 양쪽 모두 재·보궐선거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의는 본회의 부의 자체를 반대해 온 민주당이 한발 물러서면서 이뤄졌다. 당초 민주당은 친이계와 박희태 국회의장이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을 강행할 경우 ‘실력저지’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실제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종시 수정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일정에 협의해선 안 되고, 실력 저지를 해서라도 본회의 상정을 막아야 한다는 응답이 51.2%나 나온 당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국민 여론도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경 투쟁 가능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 9월 정기국회로 연기해서라도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로 가져가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민주당도 마음이 급해졌다. 세종시 수정안 ‘사망신고’로 끌려다니는 모습을 계속 보이다가는 지방선거 승리로 모처럼 쥐게 된 정국 주도권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표결 처리에 동의한 기저에는 현재 수정안에 대한 찬반 구도를 볼 때 실제 표결이 이뤄지더라도 부결이 확실하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본회의 표결을 통해 한나라당의 내분 양상이 확고해지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내심 반기는 시나리오다. 친이계로서는 다른 부분은 내주더라도 세종시 수정안 문제만큼은 6월 국회에서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컸다. 한나라당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는 대신 스폰서 검사 의혹 특검법도 함께 처리하고, 야간 옥외집회 허용 여부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강행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세종시 문제로 더 이상의 국론분열은 없어야 한다. 6월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쐐기를 박기도 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6월 국회 처리 의사를 명확히 한 마당에 본회의 부의를 위한 ‘100명 서명’이 친이계 일부의 이탈로 66명에 그친 데다, 친이계 일각에서까지 표결 연기를 주장하는 지경이 되자 ‘집안 단속’ 차원에서도 속전속결이 시급했다고 분석된다. 여론이 바뀔 때까지 세종시 문제를 질질 끈다는 인상을 줘서 당장 7·28 재·보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세종시 수정안 29일 본회의 표결

    지난 22일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됐던 세종시 관련 4개 법의 수정안 폐기 여부가 결국 국회 본회의 표결로 결정된다. 한나라당 이군현·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28일 회담을 갖고 ‘세종시 수정안’을 29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키로 합의했다. 양당은 또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규탄 결의안과 ‘스폰서 검사’ 특별검사법안도 표결 처리키로 했다. 대북 규탄 결의안은 민주당이 제출하는 수정안을 먼저 표결한 뒤 부결되면 한나라당이 제출해 국방위를 통과한 원안을 표결하게 된다. 야간 옥외 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여야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대립하고 있는 만큼 6월 임시국회에서는 여당이 강행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집시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7월1일부터는 야간 집회가 전면 허용된다. 세종시 수정안 표결과 관련,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임동규 의원은 국토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기 위해 의원 66명의 서명을 받은 ‘본회의 부의(附議) 요구서’를 29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세종시 수정안 표결 처리 합의는 민주당의 입장 변화에서 비롯됐다. 한나라당과 박희태 국회의장이 수정안 표결을 9월 정기국회로 미루려 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자, 표결을 반대했던 민주당이 ‘차라리 표결로 논란에 종지부를 찍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이 가세하면 충분히 부결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291명 중 과반이 출석하고, 이 중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데 친이계 의원은 90~100명 수준이다. 한편 본회의 표결을 주장해 온 한나라당 내 친이계 의원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앞으로 더 심한 계파 대립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표결 내용이 공개되면 친이-친박이라는 ‘낙인’이 깊어지고, 어느 계파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다음 총선의 ‘공천 잣대’로까지 비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수정안 찬성에 표를 던진 의원이 의외로 적을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창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박희태 국회의장 본지 인터뷰 “세종시 수정안 8월후 처리 검토”

    박희태 국회의장 본지 인터뷰 “세종시 수정안 8월후 처리 검토”

    박희태 국회의장은 지난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된 세종시 관련법 수정안을 6월 국회를 넘겨 8월 이후 열리는 국회에서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의장은 지난 25일 의장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회법 87조가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을 의원 3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폐회와 휴회를 제외한 7일 이내에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다음 회기에 처리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방안이 있느냐.”고 관심을 표시하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인터뷰에 배석했던 의장실 관계자에게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본회의에 부의되는 즉시 본회의에 계류되는 것이기 때문에 표결 상정이 안 되는 이상 안건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여야 합의에 의한 본회의 안건 상정 또는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이 아니라면, 18대 국회 폐회까지 계속 본회의에 계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 의장은 또 여권 내 인적쇄신 및 개각 문제와 관련, “대통령이 결정하실 일이지만, 국회의원이 내각에 많이 들어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의원들은 민심 속에서 살기 때문에 국민의 뜻을 상대적으로 잘 반영할 수 있으며 실제 상황에 맞는 정책도 잘 입안하는 편”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내각제 요소도 자연스럽게 가미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국회 운영과 관련, “국회가 1년 내내 상설화될 수 있도록 상임위원회 내에 각종 소위를 늘리고, 활동을 강화하겠다.”면서 “초선의원들을 소위원장으로 임명해 적극적으로 활약할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지운·이창구기자 jj@seoul.co.kr
  • “일 잘하는 국회의원 더 많이 내각에 들어 갔으면…”

    “일 잘하는 국회의원 더 많이 내각에 들어 갔으면…”

    박희태 국회의장과 인터뷰를 가진 25일은 국회 안과 밖이 모두 ‘열기’에 휩싸인 날이었다. 우선 국회 안에서는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관련법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 문제를 놓고 여야가 불꽃튀는 정쟁을 벌이고 있었다. 국회 밖에서는 국민의 관심이 ‘원정 16강’ 목표를 달성한 축구 국가대표팀을 성원하는 데 쏠려 있었다. 박 의장도 국회 현안은 물론 월드컵에도 관심이 많았다. 이날 새벽에도 월드컵을 보느라고 잠을 설쳤다고 한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월드컵에 관심이 많은 줄 몰랐다. -프랑스 월드컵 때도 갔었고,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지역 예선도 직접 가서 봤다. →스포츠는 국민을 통합시키는데, 정치는 국민을 분열시킨다는 비판이 있다. -허허허…. 스포츠는 선수들이 감독 말을 잘 듣지 않나. 정치는 그러지 못하고. →잘 싸운 우리 대표팀에 어떤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정치가 국민을 기쁘게 하지 못하는데, 축구가 해줬다. 북쪽으로부터 천안함 공격을 당해서 불안한 국민들의 마음을 확 풀어줬다. →여야가 집시법 개정과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집시법이야 상임위에서 얘기되고 있으니 아직 괜찮다. 행복도시(세종시)법 문제는 아직 본회의에 부의되지 않았다. 여야 원내대표가 잘 풀 것으로 믿는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모두 뛰어난 협상력과 타협능력을 갖고 있다. 두 분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나 한테 올리지 않고 잘 해결할 것이다. →국회법에는 본회의 부의 뒤 7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6월 임시회가 3일밖에 안 남았으니, 다음 임시회나 정기회에서 4일 내에 처리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 -그런 방법이 있나? 그게 가능하다면 7일이 참 긴 기간이네. (배석한 관계자에게) 왜 그런 것을 나한테 보고하지 않았나. 한번 알아보세요. →지난해부터 국회의장 직권상정 제도에 대해 논란이 많다.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법에 있는 대로 하면 된다. 직권상정도 필요하니까 만든 것 아니겠나. 어떻게 폐지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럴 필요가 있다고 보나. -어느 쪽이 더 명예로운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세종시 문제가 다음 대선에서도 이슈가 될 것으로 보나. -행복도시 문제는 국민적인 관심 대상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새롭고, 진전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서 도와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나. -전혀 없었다. 내가 총리가 아니어서 이럴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청와대와는 어떤 협의가 있었나. -전화 한 통 받은 적이 없다. →국민은 어떤 국회를 원한다고 보는가. -법대로 하는 국회를 원하지 않겠나. 법을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법을 잘 지키는 국회가 돼야 한다. 법만 잘 지키면 국민들이 눈살 찌푸릴 일이 없다. 국민은 하나 하나의 사건을 계속 지켜보다 때가 되면 모든 과정을 다 종합해 심판한다. 그때 당시의 승패와 관계없이 전 과정을 심판하는 것이다. →대 정부 질문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개선 필요성이 있다. 운영위 등에서 연구를 좀 했으면 한다. 선진국에는 대정부질문이 거의 없다. 대정부 질문을 하루종일 해도 의원 6~7명밖에 참여하지 못한다. 다른 의원들은 모두 앉아서 듣기만 해야 한다. 그러니 본회의장이 텅 비는 것이다. 정부를 상대로 질문하는데 다른 국회의원들이 꼭 앉아 있을 필요가 있나. →국회는 기본적으로 다선 위주로 운영되는데, 초·재선 의원들이 활약할 공간을 마련해 줄 계획이 있나. -기회를 줘야 한다. 국회가 상설화돼야 활동 무대가 넓어진다. 지금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제도로는 의원들의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다. 국회 상설화의 핵심은 소위원회 활동 강화다. 소위원회가 움직이면 1년 내내 국회가 열리는 것처럼 보인다. 현행 예산소위, 법안소위 위주에서 좀더 소위가 세분화돼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스폰서 검사 특검,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검찰개혁 요구가 높다. -일반적으로 사회 이슈가 되는 범죄가 생기면 우리는 주로 법이 없어서 그렇다고 비판하는데, 그건 좋지 않은 사고다. 결국 법 하나 만들어 놓고 할 일 다했다는 식으로 넘어가지 않나. 공수처 신설도 지난 17대 국회에서 논의해 옥상옥이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고 결론낸 것 아니냐. 기존에 있는 제도를 갖고도 얼마든지 고위공무원 수사를 할 수 있다. 과거에 이미 타결된 문제를 왜 다시 리바이벌해야 하나. →정부 내에 일 잘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고, 국회에서 활동하다 간 장관들이 잘한다. 정당, 국회, 국민과의 관계를 잘 풀 줄 안다. →의원외교도 중요해지고 있다. 어느 국가에 중점을 둘 것인가. -선진국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뻗어나갈 수 있는 나라가 좋겠다. 자원외교를 할 수 있는 곳, 베풀 수 있는 곳에 초점을 맞추겠다. 의원들의 해외 활동도 너무 단발적이다. 특정 테마를 잡아 한 달 정도 장기적으로 연수를 갈 필요가 있다. →초선 시절 세대교체나 쇄신을 생각했나. -나는 6·29 선언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쇄신이 이뤄진 이후에 정치권에 들어 왔다. 그때 헌법이 바뀌었고, 국회법도 새로 제정되다시피 했다. 요즘 정치개혁과는 비교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쇄신은 하루이틀만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일순간에 폭발적으로 요구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매일매일 꾸준히 쇄신해야 한다. →대선에 도전할 생각은 하지 않았나. -(쓴웃음을 지으며) 대통령감이 돼야지. 나는 아니다. 찬스도 놓쳤다. 우리 세대에는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너무 오래 큰 영향력을 차지했다. 젊은 세대가 뭘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술을 좋아하신다. 최고의 술 파트너는 누구였나. -1988년 처음 국회에 들어오니 ‘폭탄계’가 있었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김영구·박재홍 전 의원이 멤버였는데, 그들과 많이 마셨다. 그밖에는 기자들과 가장 많이 마셨다. →최고의 술 파트너와 정치 파트너는 일치하나. -그건 아니다. 술 한 잔도 못하는 민주당 박상천 의원이 내 최고 정치 파트너였다. 박 의원이 이번에 국회부의장이 안 돼 섭섭하다. 같이 일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정리 이지운·이창구기자 jj@seoul.co.kr
  • ‘세종시’ 본회의 표결 8월이후 연기 가능성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이 8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25일 “세종시 수정법안을 오는 28~2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해야 하지만 의견 차가 워낙 커 충돌이 불가피하다.”면서 “여야가 ‘충분한 협의’를 명분으로 표결을 뒤로 미루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표결 연기가 가능한 것은 국회법 제87조 때문이다. 상임위원회에서 폐기된 법안을 30인 이상의 요구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도록 한 이 조항은, 그 시간적 조건을 ‘위원회의 결정이 본회의에 보고된 날로부터 폐회 또는 휴회 중의 기간을 제외한 7일 이내’로 정해 놓았다. 상임위가 법안을 부결한 결정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법안 폐기 심사보고서 제출’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6월 임시국회는 이달 말을 끝으로 폐회되기 때문에 ‘7일 이내 본회의 부의(附議)’는 8월 이후 국회가 열리고 4일 이내라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박희태 국회의장으로서는 취임 직후 직권상정이라는 부담을 피할 수 있고 여야 원내대표들도 첫 현안부터 충돌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여당의 한 인사는 표결 미루기와 관련, “정치적으로는 일을 미뤄두는 것만으로도 여야간, 친이·친박간 정치적인 긴장감을 크게 늦추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법안을 완전 폐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와대나 친이 쪽에서도 자존심을 유지할 수 있고, ‘협의’를 위한 행위이기 때문에 친박이나 야당에서도 일정정도 명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날 청와대 측과 만나 대통령에게 건의해 더 이상 상황을 어렵게 만들지 않도록 협력을 요구했으며 이날 아침 청와대 측으로부터 그 같은 요구를 전달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지운·이창구기자 jj@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호랑이 사감’ 박지원의 리더십

    [여의도 블로그] ‘호랑이 사감’ 박지원의 리더십

    6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이었던 지난 14일.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끝까지 자리를 지킨 민주당 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야당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비단 이날뿐만 아니라 요즘 민주당 의원들의 회의 출석률이 부쩍 양호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갑자기 ‘모범생’이 된 것은 ‘호랑이 사감’ 박지원 원내대표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박 대표의 지시를 받은 원내행정실 당직자들은 요즘 하루 세 차례씩 상임위를 돌며 의원들의 출석을 체크하고 있다. 회기가 끝나면 출석률이 공개된다. ‘당근책’도 있다. 박 원내대표는 성실한 의원들에게 배정하겠다며 ‘노른자 상임위’인 예결위 민주당 몫 11자리를 비워놓았다. 한 초선 의원은 “강압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박 원내대표가 법사위, 운영위, 정보위 등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기 때문에 항의하기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토해양위가 세종시 수정안을 표결하던 지난 22일에는 평소보다 1시간 빠른 오전 8시에 의총을 소집했다. 핵심 현안이 다뤄지는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매일 오전 9시30분에 ‘선행 회의’에 참석해 지침을 전달받는다. 상임위에서 ‘스폰서 검사’ 특검법이 통과되고,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는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사감 리더십’은 이제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천안함 결의안’과 ‘집시법 개정안’을 놓고 험악한 분위기가 이미 연출됐다.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직접 부의할 태세다. “가급적 싸우지 않겠다.”고 약속한 박 원내대표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큰 싸움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광장 개방 안 한다

    서울광장을 개방하는 조례안이 서울시의회에서 부결돼 폐기됐다.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4일 ‘서울광장 사용·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례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시민 8만 5000여명이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고, 광장 사용 목적에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를 추가하는 내용 등을 담아 청구한 것이다. 이달 본회의가 7대 시의회의 마지막 회기여서 개정안은 자동 폐기된다. 하지만 다음달 8대 시의회가 새롭게 구성되면 서울광장을 개방하는 방안이 재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서울광장 개방을 요구하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8대 시의회 106석 가운데 79석을 차지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세종시 본회의 부의’ 가시화… 논리 공방 치열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가 주도하는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가 가시화되면서 각 정파 간 논리 대결이 치열해지고 있다. 친이계는 24일 ‘역사적 소명’을 본회의 부의의 명분으로 내세우며 ‘세 모으기’에 주력했다. 청와대 참모진도 본회의 부의를 지지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반면 여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민주당은 여권 주류의 움직임을 ‘오기 정치’라고 비판하며 친이계의 부의에 맞선 전선을 확대시켰다. ●친이, 56명 서명 확보 친이계는 우선 표 단속에 집중했다. 당장 지난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된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에 동참하는 의원 수를 56명까지 끌어올렸다. 강승규·박영아·정양석·최병국·박순자·권성동 의원이 힘을 보탰다. 주말까지 ‘100명 서명’을 달성한 뒤 본회의 부의 논쟁을 관망하는 김무성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설득하는 한편 부의권을 쥔 박희태 국회의장을 압박할 계획이다. 친이계는 친박계와 야당의 ‘오기 정치’, ‘줄 세우기’라는 비판에 맞설 명분과 논리도 명확히 했다. 이는 청와대 참모진을 통해 뚜렷하게 확인됐다.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은 오후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세종시 수정안 처리방향을 묻는 여야 의원들에게 “정부의 기본 입장은 (수정안을) 정치적 이해관계나 사심에서 추진한 게 아니고 국가 백년대계와 역사적 사명의식에 따라 한 것인 만큼 국회의 합당한 논의가 있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완 “본회의서 확인해보자” 박재완 국정기획수석도 “전국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수정안에 대한 지지가 조금 더 높다.”면서 “전 국민의 뜻을 대변할 수 있는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확인)해 보면 어떨까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고 거들었다. 그는 그러나 원안에 비해 기업유치를 구체화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하지 않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백 프로 공감한다.”고 답변해 수정안이 부결되더라도 기업유치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계파 충돌 양상에 대한 부담으로 한 발 비껴 서있던 친박계는 여권 주류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에 맞서 본회의 부의 저지 전면에 나섰다. 친박계 김영선 의원은 오전 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민심도 수정안 부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아니다. 수정안 부의 문제로 여야가 충돌한다면 국민이 또 실망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성헌 의원은 “(친이계의) 본회의 표결 주장은 결국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에 대해 찬성과 반대하는 사람의 이름을 낱낱이 공개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친이 주류의 부의 움직임을 비난했다. 민주당도 본회의 부의 저지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후 박희태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수정안은 6·2지방선거에서 이미 심판을 받았고 국토위에서도 부결돼 종결된 사안인 만큼 수정안을 직권상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득했다. ●박희태 의장 “대화로 풀어야” 이에 박 의장은 “여야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또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 청와대 참모진을 향해“6·2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외면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또 도진 공직사회 ‘일손놓기’

    관가에서 개각을 앞두면 나타나는 ‘일손 놓기’ 고질병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장관·청장 등 고위직의 진퇴와 관계없이 일선 공직자들이 업무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시스템 구축과 공직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와 관련, “국무위원은 마지막 하루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을 향한 도리”라면서 “모든 공직자들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자세를 가다듬어 달라.”고 강조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국무총리실은 세종시 수정안이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됨에 따라 정운찬 총리가 경질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직원들이 흔들리고 있다. 총리 교체나 개각 인선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총리실의 차관급 이하 후속 인사 하마평이 ‘복도 통신’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청와대 인사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총리실에서는 정 총리가 연초 내세운 공교육 개혁, 저출산, 사회갈등 해소 및 통합, 국격 향상, 일자리 창출 등 이른바 ‘5대 어젠다’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총리가 바뀌면 총리 주재 60여개 회의 연기에 따른 국정 공백이 생기고, 인사청문회 준비로 인해 주요 현안 업무는 당분간 ‘스톱’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세청은 몇 주 전부터 백용호 청장의 ‘중용설’이 나오면서 직원들의 관심이 온통 후임 청장 인선에 쏠렸다가 지난주부터 청장 교체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얘기가 다시 나오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주 후반까지만 해도 이달 말로 예정된 지방청장 인사를 후임 청장이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을 정도였으나, 지금은 유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청장 거취에 대한 설왕설래는 사라졌다.”고 전했다. 개각이 지연되면서 ‘자천타천’의 루머성 인사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면서 업무 집중도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장관이나 핵심 포스트의 인사가 예상되는 일부 부처에서는 주요 업무 추진을 ‘인사 이후’로 미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장관에 맞춰서 하반기 인사 때 주목을 받겠다는 계산이다. 청와대도 지금껏 추진해온 주요 개혁정책에 차질이 생겼다. 선거 이후 검·경 개혁을 비롯, 토착·교육·권력형 비리 등 3대 비리 척결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실적으로 이 같은 개혁과제들의 추진력은 떨어진 상태다. 특히 중폭 이상의 청와대 참모진 물갈이가 예고돼 있는 데다 대폭적인 청와대 조직개편도 진행 중이라 온통 그쪽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구인난’에도 시달리고 있다. ‘세대교체’의 취지에 맞게 청와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참신한 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개각은 일러야 다음달 중순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수·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세종시 원안추진 2012년 핫이슈로

    “세종시 전쟁은 ‘종전’이 아니라 ‘휴전’에 들어간 것뿐이다.” 6월 국회에서 정부가 제출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더라도 세종시 문제가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다. 여야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세종시 문제가 또다시 중요한 이슈로 등장할 것이며, 선거 결과는 세종시 원안 추진에 대한 ‘중간 평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안대로 추진될 세종시가 자족기능을 갖춘 ‘행복도시’가 될지, 아니면 수정론자들 주장대로 기업 등으로부터 외면받는 유령도시가 될지는 아직 쉽게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어느 한쪽은 2012년 선거에서 ‘세종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한나라당 친이계의 한 의원은 “충청도민들도 사실 수정안이 더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2년 뒤가 되면 원안에 대한 여론이 완전히 역전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박근혜 전 대표가 ‘원안+알파(α)’를 주장하는데, 이 역시 원안과 다른 또 하나의 수정안이니 안 맞는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경희대 정외과 임성호 교수는 “친이계에서 역사에 남기겠다며 굳이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원안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경우에 불 역풍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은 원안이 제대로 안 되더라도 역풍은 정부여당 몫이라고 자신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계획대로라면 지금 부처 이전이 시작되어야 하는데, 이명박정부가 지난 2년여 동안 제대로 세종시 원안을 추진하지 않아 완공 시기도 늦어지게 됐다.”면서 “때문에 이로 인해 설령 2012년에 세종시가 엉망인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비난의 화살은 정부여당에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박 전 대표는 ‘원안+α’ 말고는 다른 전략을 쓸 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신의를 지키는 정치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지방선거에서까지 희생을 감수했는데, 총선과 대선에서 입장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정말 ‘+α’를 내놓을지, 또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이제 더 이상 논란의 여지는 없다. 박 전 대표의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대의명분은 확고하고, 원안을 보완해 성공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명지대 정외과 신율 교수는 “지금까지 박 전 대표가 언급한 ‘+α’는 수정안에 대한 반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구체적 내용이 없었다.”면서 “따라서 다른 지역의 표를 의식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공기관 이전 이외의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식으로 출구전략을 쓰며 이슈화를 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대권 주자가 된다면 또 다른 수정안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강대 정외과 손호철 교수는 “수도권 지역에서 대권 후보가 나오면, 보강 혹은 수정하는 안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세종시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세종시 수정안이 원안보다 월등히 앞선 것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정 총리의 한 측근은 “원안에 대한 부족함을 너무 잘 아는 야당은 차기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처럼 ‘원안+α’로 결국 절충안을 공약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관망했다. 반면 세종시 논쟁은 이번 국회에서 수정안이 폐기됨에 따라 끝이라는 의견도 있다. 2012년 선거에서 이슈가 되더라도 파급력은 충청권으로 한정될 것이라는 견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특정 지역의 이슈가 정권 심판론과 맞물려 전국적으로 번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예외적인 상황이었다는 분석이다. 배재대 정외과 김욱 교수는 “이번에 한 번 홍역을 치르고 교훈도 얻었기 때문에 또 그런 일이 있을 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면서 “2012년 선거에서 세종시가 또 쟁점이 된다면 그건 한국 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대권 주자가 수정안을 또 들고 나오더라도 근본까지 흔들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예측했다. 유지혜·강주리·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친이 ‘수정안 본회의 상정’ 서명 50명 넘어서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23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리기 위한 ‘30명 서명’을 가뿐히 끝냈다. 50여명이 서명에 동참한 가운데 서명자를 100여명까지 늘려 28일 본회의에 부의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민주당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한다면 ‘파부침주’(破釜沈舟·죽을 각오로 싸움에 임하겠다는 결의)의 각오로 싸울 것”이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해외 출장 금지령을 내리며 표 단속에 나서는 한편 상황에 따라 ‘실력 저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은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조’도 기대하고 있다. 야당 등의 반발기류가 심상치 않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전 고위당정회의에서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정운찬 국무총리를 향해 “정부가 세종시의 국회 처리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국회의 자율적인 결정에 맡겨달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사설] 세종시 소신 본회의 투표로 기록 남겨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그제 전체회의를 열어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 특별법 개정안’을 반대 18표, 찬성 12표, 기권 1표로 부결시켰다. 야당과 한나라당 친박(親朴)계의 반대 때문에 예상된 결과였다. 세종시의 성격을 바꾸는 대표적 수정법안이 부결됨에 따라 개정 이유가 없어진 ‘혁신도시 건설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개정안’,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개정안’ 등 부수법안도 부결됐다. 지난해 9월 이후 최대의 논란거리로 정국을 요동치게 했던 세종시 수정법안은 사실상 폐기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셈이다.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법안이 폐기되면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확정됐던 원안(原案)인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하게 된다. 원안의 핵심은 9부2처2청을 오는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내용이다.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공약이 밑바탕이 됐다. 행정부처 이전 백지화를 전제로 만든 수정법안에 담겨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대기업 유치는 쉽지 않게 됐다. 한나라당 친이(親李)계는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 상정해 전체 의원들의 의사를 묻는 쪽을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은 반대하고 있다. 본회의에서 투표를 하더라도 야당과 친박계의 반대로 국토해양위에서와 마찬가지로 부결될 게 확실시된다. 하지만 세종시와 같은 중요한 국책사안에 대해서는 상임위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도 방법이다. 의원의 소신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 야당은 본회의 상정을 반대할 게 아니라 소신대로 입장을 밝히면 된다. 상정 반대는 원안대로 추진한 게 잘못됐을 때 책임을 피하려는 뜻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국민들은 누가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눈치를 보다가 기권했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세종시와 관련된 입장은 총선이나 대선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때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 수정안 폐기로 결론이 나면 정부는 속도를 내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 원안대로 하면 부지가 부족해 기업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치권도 이제 세종시를 둘러싼 정쟁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 세종시 정부청사 공사발주 착수

    세종시 정부청사 공사발주 착수

    국토해양위원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자 정부가 세종시 원안에 따라 정부청사 1단계 2구역(1-2구역)의 공사발주를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공사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세종시 수정안이 거론되면서 2008년 이후 발주가 연기된 다른 청사의 공사 재개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23일 국토해양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에 따르면 전날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자 정부가 원안대로 공사가 진행될 가능성에 대비해 단계별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가장 먼저 발주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곳은 1-2구역. 1-2구역은 설계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2008년 이후 발주가 연기됐다. 이곳은 21만㎡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4층에 재정경제부(이하 정부조직법 개정 이전 명칭), 기획예산처, 건설교통부, 환경부, 농림부, 해양수산부 등 경제부처가 입주하기로 예정됐다. 투입 예산은 4337억원이다. 이와 달리 4만㎡ 규모로 국무총리실 등이 입주하게 될 1-1구역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본부 등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사가 진행돼 왔다. 현재 1-1구역의 공정률은 27.28%다. 세종시 원안에 따르면 정부청사 건축은 모두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전체 60만㎡의 부지에 1단계(2012년 말 완공) 25만㎡, 2단계(2013년 말 완공) 20만㎡, 3단계(2013년 말 완공) 15만㎡로 나눠 개발된다. 정부는 1-2구역 발주와 함께 2단계 청사의 설계를 위한 작업에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원안대로 재발주하더라도 예정된 2014년 말까지 3단계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가 세종시 원안에 맞춰 공사 발주를 준비함에 따라 276만㎡의 배후 시범생활권에 아파트용지를 분양받은 10개 건설사들은 “정치권의 결정을 지켜보자.”며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한 데다 세종시로의 기업이전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세종시 아파트 건설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계약 해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개 업체의 토지대금 연체비용은 5723억원으로, 이 중 이자 비용만 599억원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野·친박 집단 참석거부땐 부결 가능성 높아

    野·친박 집단 참석거부땐 부결 가능성 높아

    세종시법 수정을 주도한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은 세종시 수정법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준비 중이다. 국회법 87조는 ‘위원회의 결정이 본회의에 보고된 날로부터 폐회 또는 휴회 중의 기간을 제외한 7일 이내에 의원 30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는 그 의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결된 수정법안은 오는 28일쯤 본회의에 서면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새 국회의장 첫 직권상정도 부담 이후의 일은 예단하기 어렵다. 각 주체 간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야당은 수정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반대하고 있어, 결국 표결로 가려면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을 해야 한다. 여당은 박희태 신임 국회의장에게 28일 본회의 개회와 동시에 법안을 직권상정해 달라고 압박하겠지만, 박 의장은 우선 여야 합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취임 후 첫 본회의에 직권상정이라는 부담을 지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으로서는 여야 간 논의가 진행되며 다른 일반 법안들이 처리되는 동안 ‘친박(친박근혜)계’의 움직임을 지켜볼 시간을 벌 수 있다. 친박들이 집단으로 표결 참석을 거부할 가능성에서다. 본회의 표결이 이뤄진다면 일단은 부결 가능성이 높다. ●친이계만으로 과반 146석 안돼 그러나 야당이나 친박계 내에도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우호적인 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예 표결 거부로 ‘위험 요소’를 미리 제거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대두된다. 야당과 함께 친박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난다면 친이계만으로는 표결의 전제조건인 과반 146석을 채울 수 없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수정안 백지화때 이전대상 기업 입장

    22일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처음 수정안을 믿고 세종시 투자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현재로선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이다. 기업들은 각종 혜택이 사라지는 원안대로라면 세종시에 투자하기 힘든 만큼 대체 부지나 기존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 “매력없어 대체지 물색” 삼성과 한화, 롯데, 웅진 등 4개 대기업들이 수정안에 기초해 세종시에 투자하려던 규모는 4조 5000억원. 이중 삼성은 전체 투자금액의 절반 가까운 2조 5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었다. 여기에 지난달 발표한 태양전지와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 등 신성장동력에 대한 23조원의 투자금 중 상당 부분을 세종시 쪽에 쏟아 부으려 했다. 그러나 삼성은 이제는 세종시를 대체할 투자지를 찾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수정안에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소득세, 법인세 3년간 100% 감면 등 세제지원 ▲부지 저가 제공 등을 담고 있었지만 이러한 메리트가 사라지면 세종시에 투자할 이유가 많지 않다. 더구나 세종시 투자를 위해 삼성이 필요로 하는 부지는 165만㎡(50만평). 원안에서 기업이 들어갈 수 있는 땅은 80만㎡(24만평) 정도로 삼성 한 개 대기업이 필요한 부지의 절반도 안 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원안대로라면 세종시에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상황”이라면서 “대체 부지나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기업용지 등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165만㎡는 워낙 큰 규모라 쉽게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먹고살려면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멈출 수 없는 만큼 (울산 등의 부지에) 쪼개서 투자하는 한이 있어도 외국에 투자하거나 투자 계획을 백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한화 “인센티브 달라지면 투자 재검토” 한화 역시 세종시 수정안 국회 처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는 삼성 다음으로 많은 1조 3270억원을 투자해, 무엇보다 핵심 신수종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태양광 관련 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세울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한화 측은 수정안이 부결되면 세종시 관련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대체부지를 물색할 방침이다. 한화 관계자는 “수정안이 부결되면 땅값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전제로 한 세종시 투자계획은 원점에서 재검토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체부지를 찾는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장 올해 착공하려던 국방미래기술연구소는 차질을 빚게 됐다. 한화는 60만㎡ 부지에 ▲태양광 관련 생산공장과 연구센터에 1조 600억원 ▲국방미래기술연구소에 600억원 ▲한화L&C의 소재공장 및 연구센터에 1300억원 ▲그룹 금융연수원 건립에 679억원 등을 투자할 방침이었다. 한화 관계자는 “세종시에 투자하려던 사업들이 핵심 사업이라 사업 자체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사업들이 2013년부터 시작하려고 했던 만큼 시간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웅진그룹 “9000억 투자 전면수정 불가피” 2020년까지 66만㎡ 부지에 9000억원을 투자하려던 웅진그룹 역시 세종시 사업이 원안대로 추진된다면 사업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웅진그룹은 충청지역과의 연관성 때문에 일찌감치 세종시에 입주할 유력한 기업 후보로 거론돼 왔다. 웅진코웨이의 본사와 공장이 공주에 있으며, 웅진에너지도 대전에 공장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웅진은 정부의 수정안 발표에 앞서 주력 계열사인 웅진에너지의 태양광 잉곳·웨이퍼 3공장과 시스템 공장, 웅진코웨이의 환경가전 공장과 물류·교육센터, 웅진케미칼의 첨단 소재 공장 등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그룹의 공장이 들어가는 시기가 2012년으로 잡혀 있어 당장 대안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없지만, 세종시 사업이 원안대로 추진된다면 사업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롯데 “식품연구소 추진… 원안땐 곤란” 2020년까지 1000억원을 들여 6만 6000㎡ 규모의 식품바이오연구소를 세우려던 롯데그룹 측은 “세종시에 연구조직만 내려 보내기로 한 상태여서 착공이 늦어지더라도 그룹 경영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반응이다. 롯데의 주력 업종이 유통, 제과, 식품, 주류 등 소비재 위주로 짜여져 있어서 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을 추구하는 세종시 수정안의 성격과 잘 맞지 않다 보니 아무래도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수정안이 부결되면 식품바이오연구소 설립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안에 여러가지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등 좋은 조건이 있어 세종시에 연구소를 설립하려 했던 것”이라며 “원안대로 간다면 재검토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한때 롯데가 세종시에 맥주공장을 지을 지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수정안이 부결되면 이 또한 자연스럽게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전추진 3개대학 반응

    세종시 수정안의 부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앞서세종시행(行)을 밝혔던 대학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고, 카이스트는 이미 밝힌 대로 이전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주종남 서울대 기획처장 원안대로 가게 되면 제2캠퍼스는 물론 연구단지 이전이 불가능해진다. 원안대로 하면 예산이 이미 다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들어갈 수 없다. 내가 알기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학내 구성원 논의도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온 뒤부터는 중단 상태다. ●한재민 고려대 기획처장 세종시 표결과 관련해 재단법인과 상의 중이다. 고려대는 원래 원안인 행복도시 시절부터 기본협상 대상자였다. 그러다가 수정안이 발표되면서 수정안에 맞게 과학비즈니스벨트쪽으로 수정했던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사실 투자 규모 등에서는 원안과 수정안에 따른 계획상의 큰 차이는 없다. 원안 40만평, 수정안 30만평 등 규모 측면에서도 거의 같다. 투자 금액도 부지매입비와 건설비가 대부분이라 6000억원으로 비슷하다. 학교 입장에서는 수정안이 더 매력적이다. 기업도 들어오고,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메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캠퍼스 육성 측면에서는 인프라나 환경이 더 좋다. 때문에 학교가 더 적극적이었다. 수정안이 부결되고 원안대로 간다면 어떤 형태로 추진되느냐에 따라 투자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 ●김철환 카이스트 발전재단팀장 기본적으로 카이스트의 입장은 세종캠퍼스 수립계획을 시작을 할 때 세종시 원안이든 수정안이든 관계없이 간다는 입장이었다. 학교의 필요에 따른 것이다. 기본적인 방향은 큰 차이가 없다. 애초 세웠던 계획대로 간다. 세종 캠퍼스는 바이오 융복합연구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다. 명칭은 578억원을 기부한 유근철 박사의 이름을 따 유근철 캠퍼스가 될 것이다.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을 설립하고 생명과학기술대를 이전할 것이다. 이민영·김양진기자 min@seoul.co.kr
  • ‘갈팡질팡’ 세종시 모두가 패자였다

    ‘갈팡질팡’ 세종시 모두가 패자였다

    세종시는 모두를 패자로 만든 게임이었다. 세종시를 기획한 전 정부도, 수정하려던 현 정부도, 세종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던 정치권, 그리고 지역주민들까지…. 지난해 9월 정운찬 국무총리가 행정부처 이전이 핵심인 세종시 건설 계획을 수정할 뜻을 공식화한 뒤부터 우리 사회는 소모적인 논쟁에 빠져들었고, 극심한 지역대결과 정치대결도 겪었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세종시 수정안은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되면서 국회 통과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세종시 논란이 낳은 ‘국책사업 불신’ 후유증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왜 이 지경이 됐나 세종시 수정안이 끝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된 국책사업의 한계가 꼽힌다. 김민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는 “세종시의 근본 문제는 정치적 목적의 산물이라는 데 있다.”면서 “국책사업이 정치적 계산에 따라 계획되면 다음 정권에서 부정되는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정치 게임으로 인해 원안과 수정안의 본래 의미가 사라졌다.”면서 “정부는 국민적 동의를 구하고, 국회에서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보였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개인은 국가의 정책을 보며 미래 계획을 세우고 예측가능한 삶을 만들어야 하는데, 세종시 문제는 정권이 바뀌면 법도 바뀐다는 불신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무엇을 잃었나 세종시 논란으로 국가 정책의 신뢰는 곤두박질쳤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정안이 부결됨으로써 정치 및 정책이 신뢰를 잃었고, 정치와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오류에 의해 국민들은 치르지 않아도 될 비용을 지불했다.”고 비판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세종시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9개월 간 세종시에 ‘올인’하다 보니 국회기능이 마비되고 행정도 파행을 거듭했다.”면서 “대통령이 임기 내 모든 사업을 끝낸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른 정책을 추진할 때도 의혹·불신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면서 그나마 우리가 얻은 결론은 국책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교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정치인 및 통수권자의 정책 판단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알게 한 슬픈 사건”이라면서 “국책사업의 범주를 명확히 하고, 요건과 검증 절차를 거친 정책만 국책사업의 틀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국책사업관리법, 갈등조정법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특히 “세종시 원안을 추진할 때도 수도권에 있는 기능을 빼어내 채우는 방식이 아닌 수도권을 능가하는 새로운 기능을 창출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도 “대형 국책사업은 30~40년간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시 수정법안이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 상임위 처리 결과와 상관없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 절차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여야간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국토해양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안’을 기립표결 방식으로 표결한 결과 전체 위원 31명 가운데 찬성 12명, 반대 18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일명 ‘스폰서 검사’ 특검법도 법사위에서 처리됐다. 이창구·주현진·강주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친이 “수정안 폐기땐 인센티브 없다” 친박 “인센티브 보완해 원안 추진을”

    친이 “수정안 폐기땐 인센티브 없다” 친박 “인센티브 보완해 원안 추진을”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전부 개정법률안)’이 표결에 부쳐져 부결되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9개월여간의 거칠고 길었던 논쟁이 무색할 정도로 일사천리였다. 국토해양위는 오전 세종시 수정안과 3개 부수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한 뒤 오후 2시쯤부터 토론에 들어가 막판까지 격론을 벌였다. 2시간30분간 이어진 토론에서는 송광호 국토위원장과 최구식 의원을 제외한 소속 위원 29명이 발언에 나섰다. 친이계는 정부가 밝힌 대로 ‘수정안이 폐기되면 인센티브는 없다’며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 추진을, 친박계와 야당은 ‘인센티브를 보완해 원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수정안 폐기를 주장했다. 친이계 백성운 의원은 “수정법이 부결되면 기업이 원하는 원형지 개발과 세제혜택은 줄 수 없고 과학비즈니스벨트 지역 선정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의원은 “당당히 본회의 표결에 참여해 역사에 이름을 남기자.”고 말했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이나 기업에 대한 혜택은 법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데 (수정안이 부결되면) 없어지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친박계 유정복 의원은 “인센티브는 세종시를 추진할 때부터 있었던 것인데 이제 와서 수정안이 폐기되니까 ‘인센티브는 없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은 “청와대가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를 주장하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고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논의가 종료되고 오후 4시40분쯤 세종시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방식은 찬반 기립. 3분여만에 ‘부결’이 선언됐다. 한나라당 의원 11명과 무소속 이인제 의원은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이 중에는 친박계인 최구식 의원도 있었다. 뒤이어 야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친박 의원 18명이 일어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어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 등 3개 부수 법안은 29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이들 법안은 모법인 세종시 수정안과 연동되어 있어 통과되더라도 의미가 없다. 9개월간 정국을 뒤흔든 세종시 수정 관련 4개 법안은 이렇듯 10여분만에 모두 부결됐다. 4개 법안이 모두 부결되고 산회가 선언되자 야당 의원들은 환한 표정으로 서로 축하 인사를 나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바로 자리를 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