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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집행부·의회 갈등 해소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집행부·의회 갈등 해소

    민선 5기 출범 6개월이 지났지만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은 접입가경이다. 단체장과 다수당의 정당이 다른 지자체에서는 지자체 역점사업을 놓고 양보 없는 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만 터진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한 지 오래다. 주민 복지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빠져 있는 의회도 꼴불견이다. 서울시의회는 새해 예산 법적 처리기일을 넘겼다. 집행부와 의회 다수를 점한 민주당과의 갈등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를 ‘부자급식이자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시의회 민주당이 조례안을 의결하자 시정질문에 출석하지 않는 등 시의회와의 시정 협의를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의 정당한 견제와 감시 권한이 훼손됐다.”고 주장한다. 성남시에서는 시의회가 이재명 시장의 핵심공약과 시 산하기관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고 복지예산인 지역아동센터 지원금을 깎자 이 시장이 절차와 규정에 없는 의회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과천시는 의회가 의원발의로 개정한 ‘과천시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안’이 단체장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며 재의 요청을 검토하는 등 반발했다. 화성시의회는 예산심의를 하면서 교육 관련 예산을 줄줄이 삭감했다. 학교 지원 예산은 도교육청의 예산과 직결되기 때문에 해당 학교 입장에선 손해가 막심했다. 신입생 학부모는 “건물만 덩그러니 짓고 학생들만 뽑았다고 해서 명문학교가 되겠느냐. 이런 여건 속에 과연 21세기를 이끌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와 도의회도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도 공무원들은 도의회가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 계수조정을 통해 400억원을 삭감하자 “도를 무장해제시키는 것과 같다. 이 정도의 예산 칼질은 처음 본다.”고 혀를 찼다. 도와 도의회는 친환경급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도는 무상급식이 아닌 친환경급식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친환경급식 등 지원’에 4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물론 삭감된 예산의 상당부분도 살려냈다. 양쪽 모두 명분을 찾으면서 ‘윈윈’하는 길로 합의를 본 것이다. 유연채 도 정무부지사는 “집행부와 의회 모두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여당 집행부와 야당 도의회가 원만한 타결을 통해 새해 예산을 통과시킨 것은 새로운 정치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의원 모럴해저드 점입가경 외유성 해외연수·폭행에 성추행 추태까지 민선5기 지자체 출범 6개월이 지났는데도 지방의회 의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점입가경이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기 성남시 의원들은 수천만원을 들여 외유성 출장을 나섰다가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자체의 사업성 경비는 깎으면서도 별 소득 없는 해외 출장은 빼먹지 않고 다녀오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꼴불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회 존폐론까지 나올 정도다. 그래도 ‘숲’을 보자며 지방의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가 많지만 지방의회 의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비난의 강도를 낮추지 않는다. 해외연수는 특히 지적의 대상이다. 말이 연수지 대부분 외유다. 상당수 지방의회가 남은 예산을 쓰기 위해 해외연수를 급조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임기 말에는 노골적인 외유성 출장이 극에 이른다. 성남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시가 지불유예를 선언한 지난해 10월 10박12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 프로그램은 고작 워싱턴·뉴욕시내 관광, 나이애가라 폭포 관광, 캐나다 토론토·오타와 문화탐방 등에 그쳤다. 평택시의회도 두 달 넘게 파행을 겪다가 원 구성을 마치자마자 해외연수를 추진해 논란을 빚었다. 충북도의회 모 상임위원회는 해외연수 경비가 남자 해외연수를 급조, 3박4일간 중국으로 연수를 떠나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기 과천시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해외연수계획서는 물론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하는 등 개선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 괴산군의회는 새해 예산안 가운데 의원 해외연수비 전액을 삭감하기도 했다. 폭행사건도 꼬리를 물었다. 경기 시흥시의회 A의원은 송년회 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여 상대방이 입원하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대구시 중구의회 의원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공무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대구시의회는 의원간담회 자리에서 의원들끼리 통장 심사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이다 찻잔을 집어던지는 사건을 일으켰다. 경기 고양시의회 모 의원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지방의회의 병폐를 개선해야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연수기획을 여행사가 아닌 정책전문기관이나 시민단체, 학계에서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현우 경기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의원들의 국외여행은 사후관리 결과보고서 작성만 의무화하고 있을 뿐 체계적인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본래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절차적으로 사전 심의제도와 사후관리제도를 강화하고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종합·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주민행복 ‘3安(안전·안심·안정)’서 나온다 강북구 ‘아토피 안심학교’ 운영 수원시 24시간 민원상황실 인기 경기 안양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 서예은(12)양. 서양은 지난해 말 가정 붕괴와 우울증으로 등교까지 거부하는 심각한 상태에 빠졌다가 안양시의 도움으로 겨우 행복을 되찾았다. 서양의 부모가 건강이 좋지 않아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데다 100일 된 동생을 사고로 잃었다. 치료비는 그만두고 생계비조차 벅찼다. 가정 불화는 아이의 우울증으로 번져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이때 희망을 준 곳이 바로 안양시였다. 시는 서양과 부모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낡은 집도 고쳐줬다. 붕괴 일보 직전의 가정을 다시 세워주면서 서양은 웃음을 되찾았다. 민선5기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지방자치단체는 한결같이 ‘서민 속으로’를 외치며 현장 행정에 뛰어들었다. 특히 보편적 복지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며 재난관리 중심으로 형성됐던 지자체의 사회안전망이 폭을 넓혀 개인의 생활과 밀접한 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또 정부-광역지자체-기초자치단체-민간으로 이어지는 통합시스템 구축은 해당 지자체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안전(安全)·안심(安心)·안정(安定)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민들의 행복이 3安에서 나온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원·의정부시 등은 24시간 문을 여는 민원 상황실을 운영, 잠들지 않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했다. 도로파손 복구, 단수 지역 비상급수, 지하철공사로 인한 야간소음민원 현장출동, 가출여성청소년 여성전문쉼터 입소조치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주민 욕구가 새벽시간에도 해결된다. 안산시는 보건소까지 24시간 운영돼 새벽시간 생명과 직결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민 안정을 위한 쉴 새 없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 생활주변 145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노인과 청소년지도협의회 회원 400여명이 학교 주변 순찰에 나서 부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강북구는 아토피 질환의 예방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아토피 안심학교를 지정·운영하는 등 특정 질병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으로 단순한 취약계층 구제정책에서 벗어나 좀 더 촘촘하고 개인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민선 5기 지자체들이 향후 추구하는 주민 행복정책 방향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2010 뒤돌아본 관가]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지자체 빚더미’ 논란 불러

    [2010 뒤돌아본 관가]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지자체 빚더미’ 논란 불러

    2010년은 그동안 관가에 잠복돼 있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얼굴을 드러낸 해였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정부부처의 이전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고, 정부의 공직 채용구조 개선 시도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파문으로 좌절되기도 했다. 특히 빚더미에 오른 지방재정과 호화청사 문제 등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인사제도의 개선이나 지방재정 감시체제 구축 등의 성과를 이끌어 내 행정시스템의 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 세종시 이전 현실로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세종시 이전안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수정안 논란 끝에 이전이 현실화됐다. 정부는 1월 11일 세종시로의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고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건설하는 수정안을 발표했지만, 수정안은 6월 29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105명, 반대 164명, 기권 6명으로 부결됐다. 정운찬 당시 국무총리는 수정안 추진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7월 29일 사퇴했다. 수정안 부결에 따라 세종시에는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 9부 2처 2청 등 35개 기관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이전하지 않고 공무원 혼자만 이주하는 ‘나홀로 이주’가 많을 것으로 보여 정부가 유인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공직채용제도 개선안 역풍 행정안전부가 8월 12일 발표한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은 행정고시 폐지론으로 오해되면서 수험생은 물론 정부 여당 내의 거센 역풍을 맞았다. 행안부는 당초 공무원 채용 경로 다양화를 위해 2011년부터 행시 선발인원을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2015년까지 5급 특채 비율을 50%까지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행안부는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 무산에 따라 지난달 18일 행시 선발 인원은 기존 인원과 비슷한 규모로 유지하면서 시험을 통해 특채 인원을 선발하는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 방안을 발표했다. ●공무원 임금 3년 만에 5.1% 인상 2008년 발생한 세계적 금융위기로 공무원 임금은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동결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7월 초 국무회의에서 “경제위기 상황을 벗어난 만큼 내년에는 공무원의 봉급 인상이 필요하다.”며 “현실을 감안해 인상안을 마련하고 반영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인상률 5.1%는 2003년 6.5% 이후 최고 인상폭이다. 기본급 중심으로 인상되며 최종안은 30일 열리는 차관회의에 보고된다. 공무원 임금 인상폭은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에 가이드라인이 된다는 점에서 내년 각계의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외교부 장관 딸 특채 파문 행안부가 발표한 ‘공직자 채용제도 선진화’방안이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던 8월 말, 유명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 부정에 이어 외교부가 전직 외교관과 고위직 자녀 등 10명에게 특채 과정에서 혜택을 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가가 발칵 뒤집혔다. 유 전 장관은 특채 비리 파동이 불거지자 9월 초 사퇴했고, 외교부는 5급 이상 특채는 행안부로 이관하고 특채로 선발하던 6~7급 공무원도 행안부가 관리하는 공채 위주로 선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 만연한 내부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재외공관장을 외교부 이외의 부처와 민간인에게 대폭 개방하기로 했다. ●공무원 근무형태 변화 스마트폰 확산과 태블릿 PC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스마트워크’ 시대에 맞춰 공직 근무형태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정부는 8월부터 중앙부처 및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 시간제 근무, 시차출퇴근 등 유연 근무제를 전면 도입했다. 지난달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한 거점 근무시설인 ‘스마트워크센터’를 개소, 시범운영 중이다. 세종시 이전에 대비해 행정 기능의 비효율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행정기관 이전’이라는 세종시 이전의 목표도 달성해야 한다는 점이 딜레마다.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 7월 성남시의 지자체 사상 첫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 선언은 지자체 채무과다 논란의 기폭제가 됐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판교신도시 조성사업 특별회계 차입금 5200억원을 단기간에 갚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지자체들이 방만한 지방채 발행으로 각종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한 나머지 파산지경에 이른 위험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됐다. 부산 남구·대전 동구 등은 소속 공무원 월급예산을 제대로 편성하지 못해 쩔쩔매기도 했다. 행안부는 지방재정 위기경보시스템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지자체 세입·세출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호화청사 논란 경기도 용인시청과 성남시청, 서울 용산구청 등 혈세를 1000억원 넘게 들인 지자체 호화청사가 여론의 빈축을 샀다. 호화청사는 지자체 파산위기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성남시청은 3222억원, 용인시청 1633억원 등 천문학적 액수가 쓰였기 때문이다. 경남 사천시청처럼 단체장 집무실이 정부권고안보다 300% 이상 넓은 곳도 있었다. 반면 이들 청사는 에너지 효율이 10곳 중 8곳은 4등급 이하로 낮은 것으로 드러나 두번 지탄을 받았다. 정부는 뒤늦게 지자체 인구에 맞춰 신축 청사와 단체장 사무실의 최대면적을 제한하는 대책을 내놨다. ●지방선거 여소야대 7월 출범한 민선 5기 지자체가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으로 출발하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었다. 16개 광역시·도 중 인천, 강원, 충남·북 등 10곳에서 야당 출신 지자체장이 탄생하면서 국책사업, 전 단체장 시절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경남도는 4대강 사업에서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산적한 지역현안을 두고 지역의회와 대립하는 양상도 빚어졌다. 가까스로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전 의회 추천을 받은 인물을 의회 사무처장으로 임명했다가 야당 반발로 철회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 인사실험 고용정책을 총괄하는 고용노동부는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4~5급 간부 40여명을 추려 3~5개월에 걸친 직무역량 강화교육과 평가를 거쳤다. 이 중 8명이 11월 면직됐다. 이달에는 6~7급 공무원 5명을 추가 퇴출하기로 했다. 내년 1월로 예정된 4~5급 간부 직원 인사부터 잡호스팅이 적용된다. 직원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업무 제안서를 내면 이 제안서 평가를 거쳐 합당한 경우 해당 부서로 발령내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산하기관인 노동위원회 상임위원(1~3급)들을 시간제 근무형태로 채용할 방침이다. 시간제로 일하는 고위 공무원단의 신호탄이며 공무원 인사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도 다른 부처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지방행정의 달인 서울신문과 행정안전부는 8월부터 전국 27만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지방행정의 달인’을 선정하기 시작했다. 묵묵히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직 공무원들이 많은데 공직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들이 폄하되고 사기도 떨어지는 등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다. 지자체와 공무원의 열띤 호응 속에서 29명이 선발됐으며 최종 등급과 시상식은 내년 3월에 열린다. 지방 공무원들에게 모범이 될 만한 사례들을 계속 발굴, 그들의 발전을 돕고 나아가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전경하·이재연·박성국기자 lark3@seoul.co.kr
  • [송년기획] 거침없는 이재오·박지원, 노회한 박희태, 솔직한 김무성

    [송년기획] 거침없는 이재오·박지원, 노회한 박희태, 솔직한 김무성

    2010년, 정치부 기자들에게는 ‘당근’도 없이 ‘채찍’ 소리만 요란한 한해였다.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조사가 5월 20일까지 이어졌고, 조사 결과 발표 뒤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6·2 지방선거가 열려 지방권력의 교체를 가져왔고, 6월 29일에는 세종시 수정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논란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9월 27~28일에는 북한 김정은 3대 세습이 표면화됐고, 11월 초 방북한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의 북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로 한반도의 핵 위기가 다시 부각됐다. 11월 11~12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과를 미처 평가하지도 못했는데,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졌고 한·중 간의 외교적 갈등이 부각됐다. 또 12월 3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1년 내내 이어진 4대강 사업 논란도 모두 정치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사안이었다. 이 때문에 정치부 기자들은 단 하루도 마음 놓고 쉴 수 없었고, 그것은 올해 우리나라가 정치, 안보, 외교적으로 큰 도전을 받은 한해였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절망에서 희망의 싹이 트고, 위기에서 큰 기회를 엿본다고 한다. 우리에게 다가왔던 2010년의 도전들이 2011년에 새로운 국가 발전의 비전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들이 그런 취지에서 출입처별로 가장 중요한 취재원을 소재로 삼아 2010년을 마무리하고 2011년을 여는 송년 칼럼을 썼다. MB는 누가 뭐라 해도 서민적 누가 뭐래도 이명박 대통령(MB)은 서민적이다. 재래시장을 방문했을 때 식당에 들러 칼국수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동행한 참모진이나 기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다. 부지런한 것도 타고났다. MB식 해외출장에 출입기자들은 체력이 다 바닥이 났다. 군더더기 일정은 다 빼고 강행군 일정을 잡는다. 거리가 멀어도 1박 2일 또는 2박 3일로 스케줄을 잡는 경우가 많다. 드디어는 밤 12시에 출발, 왕복 비행기에서 이틀밤을 새우는 ‘1박 4일’ 출장까지 등장했다. 출장이 너무 힘들어 모 신문 기자는 ‘카카오톡’에 ‘1박 4일 금지’라는 글을 올려 불만을 토로했을 정도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을 가졌다는 건 국민에겐 행운이다. 그런데 서민적인 대통령이 이렇게 열심히 뛰었는데도, 올 한해 MB정부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8·8 개각 후유증, 총리실 민간인 사찰, 예산안 파동 등 드러난 악재 때문이다. 하지만 숨겨진 이유는 따로 있다. 경제가 살아났다고 말은 하는데,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공정사회’를 목청 높이 외쳤지만, 받아들이는 쪽은 “글쎄…”라는 반응이 더 많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도발 때도 행동은 없고 말만 많았다. 새해에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좋은 평가를 못 얻는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도 없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소신·일 ’로 밀어붙이는 金총리 김황식 총리는 ‘곱게 늙은’ 할아버지와 같은 인상을 준다. 지방 세족(世族)의 막내아들로 곱게 자란 데다 공직 생활도 승승장구하다 보니 세상의 신산(辛酸)한 맛을 보지 않은 이력 때문이다. 이는 곧잘 ‘성골’(聖骨)로만 살아온 ‘무색무취’한 인물이라고 폄하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곁에서 지켜보면 김 총리는 뚜렷한 소신을 보여준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사건에 청와대에서 지급한 ‘대포폰’이 사용됐다는 의혹과 관련, “만약 대포폰 사용이 국가기관에 의해 이뤄졌다면 극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의원 면책특권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은 의원의 소신 있는 행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이를 남용해 개인의 명예훼손을 하라고 만든 제도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소신이 지나쳐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취임 초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무료로 지하철 탑승권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소신을 바탕으로 김 총리는 조금 거창해 보이는 ‘자유’와 ‘평등’, ‘박애’를 추구한다. 자유는 자본주의, 평등은 사회주의 이념체계인 만큼 상호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 두 개념을 완충시키기 위해 ‘박애’를 넣었다는 것이다. 박애는 나눔·배려로 해석된다. “일로써 말하겠다.”는 총리가 2011년 새해, 세 개념이 충돌하지 않도록 어떻게 절충해 낼지가 관심거리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마음에 안드는 질문엔 역공세 정치부장의 즐거움이자 부담 가운데 하나는 정부 및 정치권의 고위 인사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기회 또는 ‘의무’였다. 올해 정치권에서는 박희태 국회의장,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민주당의 정세균·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대대표,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대표를 한 차례씩 인터뷰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는 권익위원장 및 장관 시절 한 차례씩 인터뷰를 가졌다. 가장 재미있었던 인터뷰는 여당의 실세라는 이재오 장관과 야당의 실세라는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대담이었다. 실세이기 때문인지 그들의 답변에는 거침이 없었고, 그 때문에 인터뷰 기사의 파장도 컸던 것 같다. ‘최고의 대변인’으로 일컬어졌던 박희태 의장의 답변은 노회했고, 정세균 대표의 말에는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은 솔직하고 담백했다. 너무 많은 말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기사에 쓸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손학규 대표는 공세적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에는 역으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판사 출신인 이회창 대표나 검사 출신 안상수 대표의 답변은 간결하고 명료하게 핵심을 짚었다. 내년에도 더욱 다양한 정치 지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도운 정치부장 dawn@seoul.co.kr 현 장관式 남북관계 ‘새 집’ 기대 지난 8월 초, 1년간 해외연수 후 귀국해 다시 만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표정은 밝았다. 2009년 2월 취임 후 ‘북한을 잘 모르는’ 국제정치학자 출신의 통일장관에 대한 비판을 어느 정도 딛고 일어선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천안함 사태 후 통일부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5·24조치’로 통일부가 오랜만에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북 강경정책의 중심에는 현 장관이 우뚝 서 있었다. 현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 구상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꼬이고 북핵 문제가 악화되면서 이 구상은 “무대책의 기다림 전략”이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현 장관은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 결과, 현 장관은 최장수 통일장관 자리를 넘보고 있다. 관가에서는 “현 장관이 대통령과 독대도 자주 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제시한다.”는 후문이 있지만 원세훈 국정원장에게는 뒤진다는 평가다. 현 장관은 최근 한 학술회의 축사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집’을 짓는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가 지을 ‘새로운 집’은 무엇일까. 2011년, ‘현인택 호’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김춘추·인조의 용기’서 오락가락 인조(仁祖)는 결국 삼전도에서 투항했다. 그 겨울날의 추위는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언 땅에 머리를 찧는 인조의 마음속을 헤아리는 일은 쉽지 않다. 김춘추(金春秋)는 반도의 귀퉁이에서 군사를 일으켜 삼국 통일의 길을 열었다. 승리의 환호는 귓전에 들려오는 듯하지만 김춘추의 심중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역사의 스코어보드는 인조를 패자로, 김춘추를 승자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스코어보드는 인간세(人間世)의 모든 국면을 담아내지 못한다. 패자는 살상을 줄임으로써 나라를 보존했고, 승자는 적에 버금가는 피를 흘렸다. 그러므로 인조의 치욕을 용기라 부를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올해 우리는 심각하게 용기에 대해 생각했다. 군함이 공격받고 섬이 폭격 당하고 중국이 방자하게 나올 때, 우리는 응징의 용기로 충천했으나 한편으로는 참는 것도 용기라고 자위했다. 우리는 김춘추의 용기와 인조의 용기 사이에서 오락가락했고, 결국 인조의 용기를 택했다. 그런데 해가 저무는 지금, 김춘추의 국력을 갖고서도 인조의 용기에 기댄 게 아닌가 하는 이물감(異物感)을 떨칠 수 없다. 인생을 연극이라고 할 때 우리가 부조리극을 연기한 것은 아닐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강군·야전형 군인’ 육성 말로만 지난 3월 천안함은 북한의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침몰했고, 11월 연평도는 ‘상식 밖의 도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정부와 군이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속은 시원치 않다. ‘강군’과 ‘야전’을 말로만 강조해 온 우리 군의 자화상이다. 역대 국방장관들은 늘 ‘강군’과 ‘야전’을 강조해 왔다. 그리고 국방부는 장관들의 말을 뒷받침하기 위한 계획을 만들어 왔다. 6·25 전쟁의 뼈아픈 기억으로 우리 군은 늘 강군 육성을 계획했다. 얼마 전 초야로 돌아간 김태영 전 장관 역시 그랬다. 돌아보면 김 전 장관은 재임 중 군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전 장관 재임 중에도 국방부는 많은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그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여야 의원들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결국 계획을 실천하지 못하고 장관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났다. 그리고 뒤이어 김관진 국방장관이 취임했다. 국방부는 또다시 계획을 내놨다. 계획을 뜯어 보니 행정화·관료화된 문화를 없애고 전투 훈련에 집중한다는 것으로 외모는 다르지만 유전자는 같다. 2011년 새해, 김 장관이 지난 60년간 세운 우리 군의 계획을 실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北 핵무기 능력 강화 바탕 천안함·연평도 잇단 도발”

    정부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잇단 군사 도발이 지난해 2차 핵실험 이후 핵능력 강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차원의 대남 압박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23일 통일부 당국자가 밝혔다. 정부가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간주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한 것으로 관측돼 주목된다. 이에 따라 북한의 대남 도발에 대한 대응도 북한의 핵억지력을 고려해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국자는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주한미군의 핵우산·핵확장 등 핵억지력에 따른 위협을 느껴 지난해 2차 핵실험 이후 미사일 등 군사력과 핵능력을 강화했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재래식 무기를 통한 도발로 이어졌다.”며 “북한이 핵능력 강화를 토대로 한 군사적 도발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대남 압박, 도발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북소식통은 또 북한의 대남 도발이 후계자 김정은의 치적 쌓기 및 내부결속 강화, 북방한계선(NLL) 무력화 및 평화체제·6자회담 재개 긴박성 부각, 한·미 대북정책 전환 압박, 남한 내 국론 분열 조장 등의 의도도 있으며, 도발을 통해 남한 내 안보 불안감 조성, 중국의 대북 지지 확보 등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내년에도 군사적 도발 등 긴장 고조를 통해 우리 측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고 남남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소식통은 “북한이 ‘전쟁세력 vs 평화세력’ 대결 구도를 부각, 남한 내 반미·반보수 대연합 형성을 통해 한나라당의 2012년 총선 및 대선 패배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북소식통은 또 북한이 내년에 권력기구 개편 등 3대 세습 안정화·공고화에 주력하겠지만 대내외 불안정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소식통은 “엘리트 내부 갈등, 식량난·경제난으로 주민 불만 가중, 군부 강경노선에 따른 국제적 고립 심화 등이 불안정성의 요인”이라며 “김정일의 건강 악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현지지도 등을 볼 때 통치에 지장은 없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북한의 대중 비료 및 유연탄 수입이 급증했고 수풍발전소를 100% 이용해 전력 사정도 나쁘지 않다.”며 식량난이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최악의 경제난은 아님을 시사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성남시의회의장 예산안 파행에 쓴소리 “의원들은 제 역할 하라”

    성남시의회가 새해 예산 심의를 놓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장대훈(한나라당) 시의회 의장이 현 대립상황을 한탄하며 의원의 본분을 일깨우는 연설을 자청, 회의장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23일 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새해예산안 처리를 앞둔 본회의 마지막날 장 의장은 개회선언을 한 뒤 곧바로 의장석을 내려와 의원발언석에 서서 24장짜리 연설문을 들고 ‘지방자치 이대로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언을 시작했다. 장 의장은 “동료 의원 간의 잦은 충돌로 의회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막대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데, 이는 시민이 부여한 본분을 저버린 행태로서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의원들께서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며 비판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입니다.”라며 서두를 꺼냈다. 이어 그는 “의원님들께서는 각자의 양심과 가치관과 소신에 따라 표결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단체장과 같은 당 소속이라고 해서 집행부를 맹목적으로 두둔하고 비호하고 방어하는 것은 아닌지, 정당이 다르다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야유를 퍼붓던 본회의장은 경청하는 분위기로 급선회했다. 의장석을 점거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예산안 처리를 놓고 대립하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의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장 의장은 “소금이 짠맛이 없으면 더는 소금이라고 할 수 없듯이 의원으로서 집행부를 감시·견제하고 비판하는 역할이 없어진다면 더는 의원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충고의 강도를 높였다.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은 이재명 시장에게는 “집행부에서 발의한 조례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었다 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의회는 기본적으로 집행부와 대립적인 위치에 있고 집행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라며 시민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자고 제안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제주 ‘학원 10시 제한’ 무산

    제주도교육청이 내년 1월 1일부터 도내 사설학원의 교습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하려던 계획이 또다시 무산됐다.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는 23일 제277회 임시회에서 도교육청이 상정한 ‘제주특별자치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의 심의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개정 조례안은 학원의 심야교습 시간을 현행 밤 12시에서 밤 10시까지로 일괄 제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심야 교습시간 제한 조례안은 지난 3월 제8대 도의회에서 심의 보류 결정이 내려지는 등 그동안 지속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교습시간 단축이 자칫 심야 고액 개인과외 등 또 다른 사교육 성행을 부추겨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폭넓은 여론 수렴과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예상되는 문제점의 해결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며 안건 심사를 보류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학교 수업의 정상적인 운영과 심야교습으로 인한 성장기 학생들의 수면과 휴식 부족, 사교육비 경감 등을 이유로 관련 조례안을 마련, 지난 3월 도의회에 제출했다. 한편 광주와 경기, 대구에서는 학원 심야교습을 제한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반면 경남은 부결시켰고, 강원은 보류 조치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법정 가서야 밝혀지는 현대그룹 자금출처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한 현대그룹과 채권단의 법리공방이 시작됐다. 현대그룹은 채권단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채권단은 일단 법원의 심리를 지켜보면서 향후 매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MOU 유지 가처분 첫 심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22일 현대그룹 컨소시엄에 속한 현대상선 등 3개 회사가 외환은행 등 8곳을 상대로 제기한 ‘양해각서(MOU) 효력유지 가처분 신청’과 ‘현대차그룹과 매각 협상 금지에 대한 청구’ 등의 심문기일을 잡았다. 현대그룹은 채권단이 MOU를 해지함에 따라 기존의 ‘MOU 해지금지 가처분 신청’을 ‘효력유지 신청’으로 변경했다. 현대그룹은 “채권단이 현대건설 입찰 제안서와 MOU 조항에도 없는 근거로 MOU를 해지했다.”면서 MOU 해지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주식매매계약(SPA)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도 “계약의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현대그룹에 주식을 매매한다는 안건을 상정했다가 부결시킨 것은 애초에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은 본 소송이 진행되면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1조 2000억원 대출의 계약서 원본을 법원에 제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 측 대리인은 “현대그룹이 진술보장 사항 등의 확인을 위한 자료제출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았다.”면서 “해지의 정당성과 별개로 현대그룹에 주식을 매각하기로 한 안건이 부결된 이상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가처분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현대그룹이 논란의 중심인 나티시스은행의 1조 2000억원의 자금 성격에 대해 브리지론이라고 처음 밝혔다.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나티시스에서 대출한 1조 2000억원은 브리지론이 맞다.”면서 “연대보증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에서 대출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관련 보증이나 담보는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나티시스은행 대출과 유상증자의 관련성에 대해 하 사장은 “대출을 받아 놓았지만 재무적 투자(FI) 등을 유치해 대체함으로써 인수대금에 대출금을 사용하는 규모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 측은 “브리지론이라고 해도 심사 당시 대출금이 통장에 있고 인출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평가할 때 감점 사유가 아닐 수 있다.”면서 “애초에 이를 증명하는 대출계약서를 제출했다면 채권단과의 협상이 진전됐을 수도 있지만 이미 현대그룹과의 딜이 종료됐기 때문에 지금 와서 결론이 달라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채권단 “애초 냈다면 협상 진전”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 실무자회의를 열고 매각 진행 속도를 잠시 늦추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무자 회의에서 24일 법원의 2차 심리가 예정된 만큼 이를 고려해 주주협의회 일정을 결정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따라서 다음 주에 주주협의회가 개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채권단은 다음주 초 전체 회의를 열어 현대차그룹에 현대건설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었다. 김동현·오달란기자 moses@seoul.co.kr
  • “한강예술섬 등 핵심사업 계속 추진”

    무상 급식 문제로 시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시민을 상대로 한 시정 홍보전에 직접 나섰다. 오 시장은 시의회와의 대화여지를 남겨두기도 했으나 시의회 민주당 측의 반발은 계속됐다. 오 시장은 시청 기자실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내년도 주요 시정에 대한 설명을 했다. 오전, 오후 두 차례나 기자실을 찾았다. 과거 시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설명회 중간중간 긴 한숨을 내뱉었다. 전에 없이 큰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만큼 절박함이 절절히 묻어 나왔다. 오 시장은 “서울의 미래를 위한 투자는 중단없이 계속돼야 한다.”며 “서해뱃길과 한강예술섬 등 핵심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4년간 노력을 통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이 10위권으로 도약했고, 앞으로 세계 5위권으로 진입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절실하다.”며 “시의회가 한강예술섬 등 3개 사업을 재차 부결한 것은 시민 삶의 질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시의회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오늘을 사는 데 만족해선 미래가 없다.”며 “지금 투자를 멈춰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 시장은 또 “진정성을 가지고 시의회와의 대화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민선 5기 출범 이후)지난 6개월은 인내를 바탕으로 노력한 시간이었지만 아직도 (시의회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쟁점인 무상급식에 대해 “시의회가 내년에 무상급식을 하되 시범사업 형식으로 하자는 등으로 무상급식 조례안 철회에 준하는 의사 표시를 한다면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고 언급, 시의회와의 타협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시는 시민을 직접 설득하기 위한 정책설명회를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22일 서해뱃길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한강예술섬,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서남권 어르신 행복타운 등 시의 주요 정책을 실·국장들이 총출동해 홍보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주요 정책과 사업에 대해 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겠다.”며 “시민들과 시의회가 정책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홍보전에 치중할 것임을 밝혔다. 시의회 민주당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견제와 감시는 의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오 시장은 밖으로 돌지 말고 시의회에 출석해서 의원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데 힘을 쏟아야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민주당은 이어 “서해뱃길과 한강예술섬은 소수 특권층을 위한 사업이고 전시성 사업인 대규모 어르신 행복타운을 짓느니 동네 경로당 활성화에 힘써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현대차에 연내 우선협상 자격 부여

    현대차에 연내 우선협상 자격 부여

    현대건설 채권단(주주협의회)이 20일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최종 박탈하고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에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반발을 우려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중재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에 상정한 현대그룹과 주식매매계약 체결안건이 절대다수의 반대로 부결됐으며,양해각서 해지안건은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외에 이행보증금 2755억원의 반환 등 처리 문제를 운영위원회에 위임하고, 현대차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여부를 추후 주주협의회에서 결정하기로 한 안건도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간 벌어지는 이전투구식 싸움을 끝내고 송사없이 현대건설 매각을 원활하게 마무리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이번 안건 결의를 통해 현대그룹 컨소시엄과 현대건설 매각 절차를 더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우선협상권 부여와 관련해서는 주요 주주들이 이에 필요한 안건 등을 만들어 주주협의회에 상정한 뒤 연내에 해결하기로 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매각을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면서 “가능한 한 연내에 현대차그룹과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의 매각 협상은 내년 2~3월이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또 현대그룹이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한다면 현대그룹 컨소시엄이 우려하는 사항 등에 대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를 현대그룹에 팔아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양측의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그룹은 사법부의 공명정대한 판단으로 현대그룹의 배타적 우선협상자 지위가 재차 확인되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법적 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새 START 비준과 별도 MD구축 계속”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최근 체결한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상원 동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AP·로이터통신 등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어떻게 하든, 내가 대통령으로 있고 의회가 필요자금을 대주는 한 미국과 우리 군 및 동맹국, 협력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효과적인 미사일방어체제의 개발, 배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서명한 전략무기감축협정의 서문에 미국이 미사일방어체제 개발을 계속할 경우 러시아가 협정을 폐기하는 구실로 작용할 수 있는 문구가 들어 있다며 수정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문제의 문구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미사일방어체제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반박해 왔다. 특히 이 문구에 손을 대기 위해서는 사실상 러시아와 협정 전체를 다시 협상해야 하기 때문에 협정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며 원안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 전략무기감축협정에 동의하는 존 매케인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은 이날 37대59로 부결됐다. 이 협정은 국내법이 아닌 외국과의 조약이기 때문에 하원을 거치지 않고 상원에서 3분의2 동의를 얻으면 발효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의회의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핵확산 문제뿐 아니라 세계의 다른 수많은 과제에서도 미국의 지도력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면서 “이 협정의 비준동의는 특정 행정부나 특정 당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은 두 나라의 보유 핵탄두를 최대 2200개에서 1550개로 대폭 줄이는 등 핵군축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 측은 미 상원이 비준하는 대로 비준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친이 건재속 친박 ‘미래 권력’ 입지

    친이 건재속 친박 ‘미래 권력’ 입지

    19일은 한나라당이 집권한 지 3년이 되는 날이자, 18대 대선을 딱 2년 남긴 날이다. 대통령선거는 임기만료일 전 7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에 치르는데 공교롭게 2012년 12월 19일이 첫 번째 수요일이다.지난 3년 동안 여권의 권력 지형은 부침이 심했다. 넓게 보면 친이계가 당과 정부, 청와대의 핵심권력을 도맡았지만, 내부의 다툼이 치열해 주인공은 수시로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표를 위시한 친박계는 야당보다 더 큰 견제력을 뽐내며 ‘미래 권력’의 입지를 다져 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는 이상득·이재오·정두언 의원과 이방호·정종복 전 의원 등 ‘개국공신’이 당권을 장악했다. 청와대도 류우익 대통령실장,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 등 측근들로 채워졌다. 정치인 대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대선캠프 출신들이 입각했다. 하지만 18대 총선에서 ‘친박 바람’이 불면서 공천권을 행사했던 3인방(이재오·이방호·정종복)이 낙선했다. 이상득 의원도 소장파의 반발에 밀려 2선으로 물러났다. 2009년 2기 당·정·청은 ‘3정(정몽준 대표·정운찬 총리·정정길 대통령실장)’으로 꾸려졌다. 친박계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주호영 특임장관 등 정치인 5명도 입각했다. 정국이 안정되면서 1기 때 조기퇴진했던 측근들이 우회로를 통해 들어왔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류우익 주중대사, 박영준 국무차장이 대표적이다. 친이계는 이상득계, 이재오계, 정두언계로의 분화가 가속화됐다. 6·2 지방선거 참패와 세종시 수정안 부결 이후 꾸려진 3기 당·정·청은 세대교체가 ‘키워드’였으나, 40대 김태호 총리후보자가 낙마해 빛을 바랬다. 전당대회에선 친이계 안상수 대표가 당권을 차지했고, 정두언 최고위원도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친박계 좌장이었던 김무성 의원은 ‘탈박’ 선언 뒤 원내대표에 올랐다. 청와대는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이 핵심으로 등장했다. 진수희 보건복지, 박재완 고용노동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측근들이 내각에 전진배치됐다. 특히 7·28 재·보선에서 당선된 직후 내각에 들어간 이재오 특임장관은 권력의 조율자가 됐다. 한나라당 내에선 내년 초 개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박재완 장관과 함께 ‘청와대 순장 3인방’으로 불렸던 박형준 전 정무수석과 이동관 전 홍보수석의 컴백도 예상된다. 친이계 중에는 “이번이 장관직에 오를 마지막 기회”라며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보온병 폭탄’ 해프닝과 예산국회 파동으로 지도력이 약화된 안상수 대표 체제에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복지론을 내세워 대선 행보와 세 불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이재오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가 박 전 대표에게 어떻게 맞설 것인지도 향후 2년의 여권 내 권력게임을 지켜보는 관전포인트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진퇴양난 현대건설 3중고

    국내 1위 건설사인 현대건설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16일 현대그룹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한달여간 부침을 겪었지만 여태껏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운명은 지루한 법정공방 끝에 결정될 전망이다. 채권단이 곧바로 현대건설 매각 협상을 진행할지는 미지수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대로 매각을 중단하기도, 현대차그룹에 현대건설을 넘기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채권단은 여론 동향과 매각 중단의 정당성 등을 따져보고 있다. 매각 중단이 선언되면 현대차그룹이 반발하게 된다. ●소송 뒤 판가름? 현대그룹은 채권단이 양해각서(MOU) 해지 혹은 본계약 체결 거부를 결정하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채권단 결정을 일단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과 채권단의 법정 다툼은 MOU 해지와 본계약 체결 거부를 한꺼번에 결정한 것이 적정한지에 모아질 전망이다. 인수·합병(M&A) 협의 과정에서 대출 계약서 제출 요구가 정당했느냐도 따지게 된다. 아울러 현대그룹이 채권단에 낸 2755억원(입찰가의 5%)의 이행보증금 반환 여부도 소송거리다. MOU상 본계약이 부결되면 이행보증금을 돌려주게 돼 있다. 채권단 운영위 측은 “현대그룹과 원만하게 협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도 벼르고 있다. 현대그룹과의 일방적 MOU 교환을 이유로 외환은행 실무자 3명을 입찰 방해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하려다 추이를 지켜보는 상태다. 5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고려하고 있다. 만약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매각을 중단하면 미뤘던 소송은 봇물처럼 터지게 된다. 많게는 10여건의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물밑 협상이 ‘변수’ 현대건설의 앞날에 대해선 모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기웅 경실련 경제정책팀 간사는 “방향성에 대해선 아직 경실련 내부에서도 결론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현대건설을 채권단 관리 밑에 그대로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상화에 국민적 비용이 투입된 만큼 건전한 재입찰 기준을 마련해 매각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다만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건설 부실의 책임이 있는 옛 현대그룹의 가지인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모두 입찰 참여자격이 없다.”면서 “정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당국이 결론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내부에선 독자 생존론이 힘을 얻고 있다. 채권단이 무책임하게 M&A를 진행해온 만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 사무직 직원은 “현대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 매각을 고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내 분위기가 냉랭하게 돌아섰다.”면서 “더 이상 회사를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대그룹-채권단-현대차그룹의 막바지 물밑 협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마저 이전투구식 경쟁에 ‘경고’를 보낸 만큼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조건으로 인수전을 종결한다는 시나리오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가져간다고 해도 현대건설이 가진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에 넘겨 경영권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조건’ 등을 내거는 식이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채권단의 안건 상정과 관련, “법과 입찰규정을 무시한 폭거로 철회해야 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어 사태 장기화가 점쳐지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예산 처리시한 넘기고 “네 탓” 공방만

    내년 서울시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결국 넘겼다. 마지막날인 16일 시와 시의회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서울시 이종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회는 예산처리시한을 넘긴데 따른 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가 포퓰리즘을 앞세운 ‘부자급식’에 타협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중요 사업이나 정책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 시의원들이 무모한 예산 처리로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후퇴시키거나 시민 삶에 영향을 준다면 향후 벌어질 모든 책임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달 말 시의회 및 교육청과 무상급식을 논의할 때 예산안 처리시한까지 최대한 협상하자고 제안했는데 시의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례안을 기습 통과시켰으며, 무상급식에만 골몰하느라 핵심 책무이자 권한인 예산안 심의조차 하지 않으면서 이를 볼모로 무상급식을 강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는 시의회 의석의 과반(79석)을 웃도는 민주당이 횡포를 부리면 버티기 어렵지만, 경기도는 다른 의회 구성인 데도 협상에서 패배한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전체 131석 가운데 민주당 76석, 한나라당 42석으로 재의를 요구한다면 3분의2 동의를 얻어야 통과되기 때문에 조례안을 부결시킬 여지도 있었는데 시도하지도 않은 채 굴복한 셈이라는 주장이다. 서울시의 공개적인 공격에 민주당 의원단은 “예산안 심의가 지연된 책임은 의회 출석과 시정협의를 거부한 오세훈 시장에게 전적으로 있다.”고 맞섰다. 오승록 대변인은 “오 시장의 사과와 출석을 요구하며 인내를 갖고 기다렸지만 끝내 거부했다.”며 “이는 삼권분립과 의회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며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의회 권한을 훼손하는 중대 위법행위”라고 받아쳤다. 그는 “여야를 떠나 시와 시의회의 관계 정립 차원에서 현재 위법상황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으며 수단을 총동원해 재발을 막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무상급식과 관련해 도의회와 타협한 김문수 경기지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소통으로 정책을 펼치는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도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본계약 + SPA 동시선택 법적소송 가는 길 차단

    16일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3개 기관이 현대그룹과의 딜을 종료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더 이상 시간을 끌어 봐야 시끄러운 논란만 확대 재생산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이 제출한 2차 대출확인서가 자금 출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판단된 만큼 서둘러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여기에 현대그룹과의 불가피한 소송전에 대비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승인안도 함께 전체 회의에 올려 채권단이 법률적으로 가장 유리한 방안을 택했다. 채권단이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거부하면 현대그룹도 대응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 이날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현대그룹과 사실상 매각 협상을 종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기까지 수십 차례 의견을 교환했다. 3개 기관은 그동안 적지 않은 의견 차이로 불협화음을 빚으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이날만큼은 손발이 척척 맞았다. 그 중심엔 외환은행의 달라진 태도가 컸다. 지난달 29일 현대그룹과 단독으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정도로 매각에 속도를 냈던 외환은행은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의혹이 커지면서 강경 자세로 돌아섰다. 김효상 외환은행 여신관리본부장과 이동춘 정책금융공사 이사, 백국종 우리은행 기업개선지원단장 등 3개 기관 임원들은 오전 8시쯤 서울 모처에서 조찬 회동을 가졌다. 전날 주주협의회 실무자회의에 참석했던 직원들에게 사전 설명을 들은 상태였다. 임원들은 현대그룹이 제출한 2차 대출확인서가 불충분하다는 법률자문사의 의견을 수용하고 현대그룹과 더이상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데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임원들이 그려 놓은 큰 그림을 바탕으로 실무진들은 구체적인 안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오전부터 3개 기관의 전화는 쉴 새 없이 통화 중이었다. 이메일도 수십 차례 오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매각 주간사와 법률자문사의 의견을 구하면서 문구 하나, 토씨 하나 다듬어 나갔다.”고 전했다. 실무진의 과제는 최대한 소송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현대그룹이 법원에 제출한 MOU 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도 걸림돌이었다. 현대그룹의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하려면 MOU 해지 수순을 밟아야 하지만, 만약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다시 현대그룹과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등 채권단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운영위원회는 협상 자체를 종료할 수 있도록 본계약 체결 부분을 안건에 집어넣기로 했다. 매각이 무산되기 쉽도록 ‘본계약 체결 승인안’을 선택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본계약 체결 승인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 기준으로 채권단 8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면서 “반대로 의결권을 20% 이상 가진 3대 주주 중 한 곳만 반대해도 부결되기 때문에 매각이 곧바로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신중하게 안건을 조율했기 때문에 법적 안전장치들을 넣고 빼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명동성당 재개발 논쟁 다시 불붙다

    명동성당 재개발 논쟁 다시 불붙다

    명동성당 주변 재개발안이 지난 2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회의에서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심의는 통과했지만 시민사회와 학계의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1898년 지어진 명동성당(사적 제258호)의 역사성과 오랜 세월 민주화의 성지로 자리 잡아 온 상징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명동성당 건물 자체의 안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안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신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강의 시설과 편의 시설, 만남·소통의 공간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공간 확보가 요구되고 있으며 건물 안전성 판정을 받은 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4월 서쪽 사도회관과 사회복지관 뒤쪽 테니스장 및 주차장 주변에 지하 4층에 지상 9층, 지상 13층 고층 건물 두채와 지하 임대 시설, 주차장 등을 짓는 재개발안을 문화재위에 내놓았다. 문화재위는 이에 대해 역사 경관 훼손과 안전성 우려를 제기하며 부결시켰다.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심의했으나 지난달까지 부결시켰다. 그러나 서울대교구 측에서는 문화재위 의견을 일부 반영해 당초 13층에서 1개층을 줄인 12층 건물(42m) 신축 등의 수정안을 제안, 심의를 통과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명동성당 서울대교구가 역사적인 의미를 애써 외면하는 근시안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명동성당보다 오래된 주교관도 허물려고 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문화재위원회에 관련 재심을 요청하는 한편, 시민사회단체의 문제의식을 전달하면서 천주교계에 내부적인 논의와 성찰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헌 배재대 건축학부 교수의 우려는 더욱 구체적이다. 김 교수는 “현재 명동성당 지반이 어떻게 구성됐는지도 알지 못한다.”면서 “지하 4층, 지상 12층의 거대한 건물을 짓다가 자칫 힘의 균형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그 책임을 누가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문화재위원들이 정부 압박에 굴복해 명동성당의 역사성 훼손을 거든 것”이라면서 4대강 사업을 용인해주는 대가로 명동성당 주변 재개발을 승인받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허영엽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은 “명동성당 재개발과 4대강을 연결짓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면서 “벌써 20년 이상, 김수환 추기경 때부터 추진해온 중요한 사업 중 하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의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사 시기에 대해서는 “이제 문화재위 심의를 통과했을 뿐 앞으로 도시계획심의, 건축심의, 교통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적 절차가 많이 있다.”면서 “언제쯤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승부사 伊 베를루스코니 ‘구사일생’

    승부사 伊 베를루스코니 ‘구사일생’

    ‘스캔들 메이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4) 이탈리아 총리가 또 한번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총리직 사임 위기에서 벗어났다. 가까스로 살아남긴 했지만 리더십 위기를 겪은 탓에 앞으로 정국 주도권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14일 이탈리아 상원 의회에서 벌어진 불신임투표에서 162표의 지지를 얻어 반대 135표를 누른 데 이어 하원에서도 314표를 득표, 3표 차로 불신임 위기를 모면했다. 그는 이날 승리로 2013년 차기 총선 때까지 임기를 다할 수 있게 됐다. 잇단 성추문과 부패의혹에 휘말렸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달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이 불거져 벼랑 끝으로 몰리자 “의회가 나를 신임하는지 묻는 투표를 진행하겠다.”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한때 하원에서 과반수의 의원들이 총리 불신임안 가결에 동의했다는 예측이 나왔으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집중적인 로비와 각개격파식 득표활동으로 부정적 예상을 뒤엎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월 집권자유당을 함께 만들었던 지안프랑코 피니 하원의장과 결별한 뒤 하원의 과반의석을 잃어 향후 정국 운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탈리아 제1야당인 민주당 당수 피에르 루이기 베르사니는 투표 직후 “베를루스코니의 생존은 피투성이 승리에 불과하다.”면서 “현 총리는 더이상 정부를 이끌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날 수천명의 시위대가 경제위기 대처 실패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 정권이 물러나야 한다며 로마 등 주요도시에서 집회를 열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미리 본 세종특별자치시] 건설사들 택지인하요구로 중단 상태

    “민간 건설업체들이 움직여 줘야 분위기가 살아날 텐데….” 지난 10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한 간부는 세종시 건설과 관련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앞서 8일 세종시의 법적 지위와 관할 구역 등을 담은 세종시설치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당초 50%만 분양돼도 성공이라던 세종시 첫마을(7000가구) 1단계 분양(1582가구)은 2.1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 부처가 들어설 중심행정타운 중 국무총리실 등이 들어설 1단계 1구역 공사는 현재 38%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골조공사가 대부분 완료됐다. 10개 경제부처가 입주할 1단계 2구역도 지난 10월 25일 착공하면서 제 속도를 내고 있다. 공공분야의 진도와 달리 세종시 건설 붐 조성 및 연착륙의 필요조건인 민간아파트 건설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민간택지를 매입한 후 아파트 건설에 나서지 않는 10개 건설사에 ‘최후통첩안’을 제시하고 오는 20일까지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행복도시청과 LH는 건설사들이 제안을 수용하지 않고 분양대금을 계속 연체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종 제시안에는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올 6월까지 10개월간의 연체이자(421억원) 탕감 및 잔금 납부기한 10개월 연장이 담겨 있다. 또 업계 의견을 수용해 설계 변경도 허용키로 했다. 10개 건설사가 분양받은 세종시 공동주택지는 88만 1000㎡로 1만 2154가구의 주택이 들어서게 된다. 세종시 전체 주택(20만 가구)의 6%에 불과하나 초기 개발구역 내 핵심지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면 민간 건설사들은 택지공급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 조건이라면 분양가격이 700만~800만원대인데 경제성이나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불가능하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택지가격 인하 없이 진행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LH는 땅값 인하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토지를 분양받은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민간 건설업체와 계약 해지 시 공공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행복도시청 관계자는 “민간 업체들이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가도 2012년 입주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차질이 불가피하다.”면서도 “1차 이전 기관에 대한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연기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정운찬 前총리 동반성장위원장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담당할 동반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정 전 총리가 동반성장위원장으로 최종 확정되면 지난 7월 29일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책임을 지고 총리직을 사퇴한 지 4개월 보름 만에 공직에 복귀하게 된다. 오는 13일 출범하는 동반성장위원회는 형식상으로는 민간기구지만 정부가 후반기 국정과제로 내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노원 복지재단 설립 무산 위기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서민복지 향상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들이 구의회의 반대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구의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가 지난 6일 ‘노원구 교육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등의 처리를 뒤로 미뤘다고 노원구가 7일 밝혔다. 복지위는 수차례 정회를 거듭한 끝에 ‘교육복지재단 관련 조례안을 운영비 예산 책정 및 집행부의 준비부족’을 이유로 내세워 처리를 거부했다. 노원 교육복지재단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뿐만 아니라 저소득 가정이 갑작스러운 위기에 처해도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때 민간기부를 통해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강남구와 성동구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복지위는 지난달 29일 ‘노원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운영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처리를 뒤로 미뤘다. 특히 이 개정안은 복지 모범 사례로 뽑혀 지난달 8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과 전국 시·군의 복지담장 과장 및 동장 2200여명 앞에서 ‘동 복지중심 조직개편 모범사례’로 발표한 것이다. 복지위는 또한 인도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노원구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에 관한 조례안’도 부결시켰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팽팽하게 갈등하는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도 노원구의회는 미결로 처리했다. 시 무상급식 조례안의 추이를 지켜본 후 논의하자는 것이다. 노원구 측에서는 “구의회가 대안 없이 구청장 공약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지역언론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한나라당 구의원들이 중앙당 당론에 따라 지역 현안을 처리하고 있다.”면서 “자살예방 조례안 부결과 교육복지재단 설립, 동 복지협의 조례안 등 주민의 삶과 밀접한 사업을 미료 처리한 것은 주민들로부터 큰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오바마 초당 협력정책 ‘브레이크’

    미국의 경제위기와 재정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두 가지 핵심정책이 의회에서 잇달아 제동 걸렸다. ‘11·2 중간선거’ 참패 이후 공화당에 손을 내밀며 ‘초당적 협력’을 호소해온 오바마 대통령은 또다시 정치적 상처를 입게 됐다. 미국 상원은 4일(현지시간) 민주당 주도의 ‘중산층 감세연장안’에 대한 토론을 종결할지 묻는 표결을 실시했다. 결과는 찬성 53표에 그쳤다.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장시간 발언 등을 통해 의사 진행을 합법적으로 막는 행위)를 막을 수 있는 60석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계속적인 토론을 지지한 입장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이달 종료되는 일괄적 감세조치를 부유층을 제외한 연간 개인소득 20만 달러(약 2억 2770만원), 가계합산소득 25만 달러 이하의 중산층에 대해서만 연장하기로 하고 상원 통과를 추진해 왔다. 경제 한파에 서민층은 감세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면서 재정 악화를 우려, 부유층에 대한 세금 감면은 중단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공화당은 부자들의 세금도 깎아줘야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 오바마 행정부의 방침에 반대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망스러운 표결 결과에 대해 “중산층 세금감면을 부유한 2%를 위한 감세의 인질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공화당을 비난했다. 하지만 백악관의 항의는 공화당의 힘에 눌려 잦아들 수밖에 없다. 결국 공화당과 타협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유층을 포함한 모든 소득계층에 대해 향후 2년간 세금을 감면해 주는 선에서 타협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이유다. 유럽과 같은 부채위기를 피하려고 오바마 대통령이 힘을 쏟는 재정적자 감축안도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이 함께 만든 ‘초당적 재정적자 대책위원회’는 3일 재정적자를 오는 2020년까지 4조 달러(약 4554조원) 줄이는 내용의 감축안을 표결했으나 찬성 11표, 반대 7표로 부결됐다. 대책안이 위원회를 통과하려면 14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언론들은 대부분 선출직인 위원들이 재정적자를 감축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알면서도 지역구의 표심을 의식, 반대표를 던졌다고 해석했다. 대책위의 방안에는 퇴직연금 수령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4년 늦추고 주택담보대출 이자의 소득 공제 등 1조 달러 규모의 각종 세제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책위가 마련한 재정적자 감축안을 정부 내에서도 자세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더 이상 과거의 이념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며 ‘초당적 협력’을 다시 강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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