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결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유진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서청원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은수미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토익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87
  • “무상급식 반대가 아닙니다” “돈있는 사람은 사먹어야죠”

    “무상급식 반대가 아닙니다” “돈있는 사람은 사먹어야죠”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전면’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손자가 무상급식을 받는다면, 그 손자에게 연간 25만원씩 보조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과 대주주를 다 똑같이 세금으로 도와주자는 것은 나라 망하자는 것입니다.” 류태영(75) 전 건국대 부총장은 7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농촌·청소년미래재단’ 고문 사무실에서 이런 논리를 쏟아냈다. 류 전 부총장은 ‘전면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청구인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주민청구 대표로 나섰을 때 주변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북 임실 출생으로 ‘머슴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젖을 뗀 이후로 밥 굶기가 일쑤였다.”고 했다. 19~22살에는 서울로 올라와 구두닦기, 신문팔이, 길거리 행상 등 안 해본 일 없었기 때문이다. 건국대 야간 대학생일 때도 노숙을 하며 거지로 사는 등 13년을 어렵게 서울살이를 했다. 30대 초반 그가 덴마크 국왕인 프레데릭 9세의 초청으로 덴마크 노르딕 농과대학에서 공부하게 될 때까지도 그에게 가난과 배고픔은 마치 고질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그는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초대 새마을운동 담당자’를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까지 정부에서 고문, 자문, 위원 등으로 일해왔다. 그래서 그는 정권의 성격에 관계없이 스스로를 ‘만년여당’이라고 한다. ●무상진료·반액 등록금도 문제 그는 “제가 이스라엘에서 교수생활하고 1978년에 귀국했을 때 국내에는 정의감에 불타는 운동권 대학생들이 많았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민주주의를 이루고자 하는 순수한 청년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을 매도하고 데모했다고 감옥에 넣고, 취직도 못하게 하고, 사회적 격리를 하고 하니 앙심이 더 커지게 된 것 아니냐.”고 했다. 류 전 부총장은 “전면 무상급식이 통과되면 무상진료, 반액 등록금을 하자는 것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전세를 사는 아버지가 있는데, 월급받아서 아들, 딸이 달라는대로 다 나눠주고 나면, 절대 전세를 못 면한다. 지출을 통제하면, 몇년 후 집을 살 수 있다.”고 비유했다. ●복지는 경제발전 속도 따라가야 류 전 부총장은 “단계적 복지를 해야 한다고 봤을 때 경제발전의 속도에 따라서 복지가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라고 했다. 그가 허용해도 된다는 무상급식의 대상은 누구일까. 그는 “서울의 경우 생활수준 50% 이하에는 전면 무상급식을, 50% 초과는 단계적으로 하자.”고 했다. 덧붙여 “농촌은 90%까지 해야 한다. 아니 농촌은 다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역 유권자의 5%(약 42만명)의 서명을 받으면 전면 무상급식을 할지에 대해 주민투표에 회부할 수 있다.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를 하고 그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결정이 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최소 60만명에서 100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류 전 부총장을 대리해 서명을 요청하는 위임자도 이미 1만 5000명을 넘었다. 주민청구가 이뤄지면, 투표와 관리 등에 180억~2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전면 무상급식을 위해 편성한 올해 예산이 69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액수다. 이에 류 전 부총장은 ”무상급식에는 매년 돈이 들어가지만, 주민투표에는 한 차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주민들의 서명이 42만명을 채우지 못하거나, 투표자가 3분의 1이 안 되거나, 또는 투표에서 부결되거나 한다면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했다. ●주민투표 부결땐 깨끗이 승복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무상급식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주민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곽 교육감의 당선에 도움은 됐겠지만, 그것은 10가지 공약 중 하나일 뿐이다. 분리해서 다시 해봐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그는 “주민들이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투표결과가 나와도 곽 교육감이 사표를 내는 것에 반대한다. ”면서 “마찬가지로 오 시장도 사표를 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이 있으니 정책을 바꾸자는 것이지, 어디 사람 옷을 벗기자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사설] 정치자금법 개악 국민이 용납지 않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입법 로비를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4일 기습 처리했다. 개정안이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기존 정치자금법은 완전히 무력화된다. 청목회 로비사건과 관련돼 현행 정치자금법으로 기소된 의원 6명 등에게 면죄부가 주어진다. 기업이나 단체, 법인이 법망을 피해 직원·회원의 이름으로 소액으로 쪼개서 주던 후원금을 앞으로는 합법적으로 줄 수 있게 된다. 로비 대가라 하더라도 돈을 정치자금의 이름으로만 받으면 문제가 없다고 해 사실상 정치인에게 뇌물을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이 개정안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무산됐다. 이번에는 행정안전위에서 11분 만에 밀어붙였다. 의사일정에 없던 안건을 도둑질하듯 합의처리했다. 법안에 문제가 없다면 일정을 공개하고, 당당하게 통과시켰어야 한다. 기습처리는 스스로도 떳떳지 못함을 인정한 셈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앞으로 수많은 법이 단체·기업 등의 입김으로 왜곡될 것이 너무도 자명하다. 힘센 집단만 살아남는 정글보다 무서운 세상이 우려된다. 이런 정치자금법 개악은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서민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 식품·곡물가격 폭등이 빈곤층과 취약 국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상승추세가 극도로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취약계층 보호가 절실하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국민이 뽑아준 대한민국 의원들은 자신들 주머니 채우기에만 급급하다. 툭하면 몸싸움질로 세계의 망신거리가 되는 국회의원들이 세비 인상이나 정치자금법 개정 등 잇속 챙기기는 가히 세계챔피언 감이다. 지금 국회는 전세대란·저축은행 사태 해결 등을 위해 한시가 급한 민생법안 처리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정치자금법 개정안은 법사위 등에서 논의를 유보하거나 본회의에서 부결시키는 것이 정도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뒤따를 것임을 우리는 경고해 둔다. 우리 국민은 4·19, 유신 말기인 10대 총선, 2·12총선 등 역사의 고비마다 민생을 외면한 정권과 정치권을 준엄하게 심판했다. 지금 국민의 정치의식은 더욱 성숙해졌다. 제 뱃속만 채우고, 제 식구 봐주기에만 급급한 의원들은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의원들은 내년 4월 총선이 두렵지 않은가.
  • 풀리고, 꼬이고…지자체 갈등 2제

    풀리고, 꼬이고…지자체 갈등 2제

    ■바다는 일단락 충남과 전북의 어업분쟁이 일단락됐다. 전북도는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 해역을 공동조업수역으로 조정해 달라는 서천군의 어업분쟁조정신청이 안건 상정조차 되지 않음에 따라 두 지역 간 어업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28일 밝혔다. 서해어업조정위원회는 최근 서천군과 서부어업인연합회가 제기한 어업분쟁조정 신청에 대한 안건 상정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해 찬성 2표, 반대 12표로 부결시켰다. 조정위는 공동조업수역은 충남·전북 등 두 도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그동안 충남지역 어민들은 “전북 군산시의 해상경계가 불합리하게 설정돼 서천지역 어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면서 “충남과 전북지역 어민들이 해상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도록 공동조업수역을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해 왔다. 군산시 연도에서 남쪽으로 3∼4마일을 공동조업수역으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서천군의 주장. 충남도의회도 ‘충남과 전북 간 공동조업 수역 지정 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군산시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1914년 3월 1일 행정구역 개편 시 전북지역이었던 강경군 일부를 충남도에 편입시킨 대가로 개야도, 연도, 어청도를 당시 전북 옥구군에 편입시켰다.”면서 “따라서 현 해상경계선은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더욱이 현재의 해상경계는 1953년 수산업법 제정 당시부터 국립지리원 지도를 근거로 어업 관련 인·허가 처분을 하고 있으므로 관습법에 해당된다.”고 맞서 왔다. 전북도 관계자는 “충남이 공동조업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수역이 군산시는 3000㎢인 반면 서천군은 200㎢에 지나지 않는다. 그동안 군산해역을 중심으로 800억원을 들여 수산자원을 조성했는데 투자도 하지 않은 서천군이 공동조업수역 조정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서천군과 충남 어민들이 이번 조정 결과를 받아들여 향후 어업분쟁으로 행정력을 낭비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땅에선 재점화 공유수면 매립지 관할권을 둘러싼 충남 당진군과 경기 평택시의 분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공유수면 매립지’란 지자체 등 공공 기관 소유인 수면에 토사, 토석 등을 인위적으로 투입하거나, 호수나 바닷가에 둑을 쌓고 그 안의 물을 빼내 만들어진 토지를 말한다. 28일 당진군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이달 말쯤 중앙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한 본격 심의에 착수한다. 조정위는 수차례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심의한 뒤 이르면 상반기 중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다. 문제의 땅은 평택항 2단계 개발에 따른 신규매립지다. 당진군이 2009년 7월 이 신규 매립지 14만 7000여㎡ 중 10만 400㎡를 군 소유로 지적등록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해상경계를 기준으로 당진군에 속한 매립지를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당진군이 이런 판단을 하게 된 것은 1999년 있었던 두 자치단체 간의 매립지 관할권 분쟁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국립지리원에서 1978년 발행한 지형도상의 해상경계선보다 남쪽에 위치한 매립지의 관할권은 당진군에 있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택시는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공유수면 매립 등으로 발생한 신규 토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관할 결정을 판정받게 돼 있는데도 당진군이 이를 지키지 않고 등록을 했다.”며 지난해 2월 행안부에 매립지 관할구역 귀속단체 결정신청을 냈다. 신규 매립지가 평택지역 땅과 붙어 있으니 자신들의 소유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진군 관계자는 “변호사들과 법학자들을 상대로 자문을 구한 결과 (당진군의 손을 들어주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중앙분쟁조정위가 최근 부산과 경남 간 해상도계 문제나 새만금간척지를 둘러싼 전북 군산시와 부안군 사이의 분쟁에서도 해상경계를 기준으로 귀속 자치단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정위가 상대 지자체의 손을 들어줄 경우 당진군과 평택시 모두 대법원에 제소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문제는 결국 소송을 통해 판가름날 전망이다. 당진 이천열기자 niw7263@seoul.co.kr
  • 유엔 ‘카다피 전범재판 회부’ 시사… 페루 “외교 단절”

    리비아를 제재하기 위한 논의가 국제사회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비판하는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리비아의 막대한 석유자원을 둘러싼 이해관계 때문에 구체적인 행동에 미온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이런 가운데 페루 정부는 처음으로 유혈 진압에 항의해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시킨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 전범재판에 회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비아 정부는 ‘ICC 설립을 위한 로마규정’ 서명국이 아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기소하면 전범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 ●유엔·미국·EU 등 제재 움직임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2일 긴급회의를 열고 폭력행위를 멈추라는 언론발표문을 의결한 바 있다. 아울러 유엔 인권이사회도 리비아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아랍권 22개국이 가입한 국제기구인 아랍연맹은 리비아의 회원자격을 정지시키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리비아 사태에 대한 연설을 통해 “리비아의 유혈사태는 너무나 충격적”이라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전 세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헤르만 판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리비아 시위대에 대한 폭력과 공격, 위협 행위를 비난하며 즉각적인 무력 사용의 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리비아에 경제제재할 것을 EU에 촉구했다. ●비난은 풍성, 행동은 빈약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압박을 높여가고 있지만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급박한 상황에 비해 대응이 너무 안일하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는 “세계 지도자들이 카다피를 비난하지만 유혈진압을 멈추게 하기 위한 행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지난 21일 EU 외무장관들이 카다피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체결했지만 정작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제안한 징벌적 조치는 부결됐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여러 유럽 국가들이 그동안 리비아와 경제협력을 해온 사실을 상기시켰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아예 리비아를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을 이유로 경제제재 자체를 반대한다. 이런 입장은 영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디언은 최근 영국 무기거래상이 리비아에 수백만 달러짜리 시위 진압 장비를 수출했던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동 사태에 대한) 외부 압력을 강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서방이 중동 민주화를 영향력 강화 수단으로 삼을 가능성에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싱겁게 끝난 애플 주총, 잡스는 어디에…

    ‘위중설’에 휩싸인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등장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렸던 애플의 주주총회가 결국 싱겁게 끝났다. 잡스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데다 ‘잡스 이후’를 대비한 후계 계획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은 차기 태블릿PC 모델인 ‘아이패드 2’를 다음달 2일 공개할 뜻을 내비춰 시장에 그나마 위안을 줬다.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린 주총에서는 병가 중인 잡스 대신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와 브루스 스월 총고문이 사회를 맡았다고 BBC 등 외신이 전했다. 최근 ‘6주 시한부설’이 불거지는 등 잡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가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였던 터라 잡스의 부재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잡스가 행사에 불참하면서 그의 건강상태를 둘러싼 루머는 더욱 무성해지게 됐고 그만큼 공룡 정보기술(IT)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도 커지게 됐다. 주총에서는 예상과 달리 잡스의 건강을 묻는 질문이 거의 나오지 않았고 자사의 아이폰과 다른 스마트폰과의 경쟁 등에 대한 질문만 쏟아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주주들은 “경영권 승계계획을 밝히라.”는 중앙노동자연금펀드의 제안도 부결시켰다. 연금 측은 “잡스 다음으로 CEO를 맡을 후임자의 이름까지 공개하지는 않더라도 최고경영진의 교체에 대비한 3개년 계획 및 회사비상계획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은 요구를 했다. 그러나 애플은 내부적으로 이미 포스트 잡스에 대한 계획안이 짜여졌지만 이 방안이 외부에 공개되면 회사 기밀이 경쟁사에 새 나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결국 주주 대다수는 “잡스와 애플을 믿는다.”면서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연금 측을 대표해 이번 제안을 내놓았던 제니퍼 오도넬은 깊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도 잡스가 평생 살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그건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 때문에 애플은 후계계획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그리고 만약 계획이 있다면 조금 공개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며 애플의 비밀주의를 비판했다. 한편 애플은 각 언론사에 뿌린 초청장을 통해 다음 달 2일 ‘아이패드 2’를 공개할 것임을 암시했다. 이 업체는 행사에서 정확히 어떤 제품을 공개할지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초청장이 아이패드 캘린더 형식으로 돼 있고 그동안 전문가들의 예측을 감안할 때 새 태블릿 PC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주민센터 난동’ 이숙정 시의원 제명징계 무산

    ‘주민센터 난동’ 이숙정 시의원 제명징계 무산

    자기 이름을 모른다는 이유로 주민자치센터 여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전 민주노동당 소속 이숙정(35·여) 성남시 의원의 제명 징계가 무산됐다.  경기도 성남시의회는 25일 오후 제176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이 의원에 대한 제명징계 요구안을 부결처리했다. 시의회는 이날 오전 윤리특별위원회를 열고 이 의원에 대한 징계수위를 논의했으나 민주당 측의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시의회 한나라당협의회는 윤리특별위원회가 끝난 뒤 “해당 의원은 반성은 커녕 사과도 하지 않았다.”면서 “제명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시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인지 고뇌해야 한다.”며 본회의에 제명안 상정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주도로 본회의에 제명징계 요구안을 상정해 표결에 붙인 결과 찬성 20명, 반대 7명, 기권 6명으로 제명요건인 재적의원(34명) 3분의 2 이상(23명) 찬성을 얻지 못했다. 시의회 당적 구성은 한나라당 18명, 민주당 15명, 무소속(이 의원) 1명이다.  이 의원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윤리특별위원회와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나라당협의회는 “제명안 부결에 따라 향후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은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과 재야 단체들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판교주민센터에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며 여직원 이모(23·여)씨에게 모욕적인 언행과 폭력을 행사하다 피해자 아버지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이 의원은 파문이 확산되자 지난 7일 민노당을 탈당했고 피해자측은 고소를 취하했다. 맹수열기자 event@seoul.co.kr
  • “18대 국회 개헌 불가”

    “18대 국회 개헌 불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18대 국회에서 개헌이 논의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은 실기했고 한나라당의 통일된 안도 없다.”면서 “진정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는 개헌 논의를 중단하고 민생대란에 허덕이는 국민을 보살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이명박 대통령은 아픔을 참고 형님(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정계에서 은퇴시켜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가 ‘개헌 불가’를 분명히 한 점은 최근 기류와 궤를 달리 한다. 단서가 붙긴 했지만 개헌특위에 응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단과 오찬에서 “한나라당이 개헌 논의 기구를 최고위원회 산하에 두고 운영은 정책위원회가 주도하는 걸 보고 진정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서 “세종시 수정안 부결 때 친박계가 40~5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60~70명 정도 된다. 실현될 수 있겠나.”라고 정리했다. 시종일관 ‘실기’했다고 주장했던 걸 감안하면 그 동안 개헌 대응론은 여권의 자중지란을 노렸다는 것을 시사한다. 박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정계은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 때문에 국회 본회의장은 고성이 오갔고 연설은 수차례 중단됐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박 원내대표를 향해 삿대질을 하다 퇴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연설 후반부에 “집권 3년간 국가를 5공, 유신시절로 후퇴시켰다.”, “영일대군, 만사형통으로 불리며 국정 곳곳에서 대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특정 지역 인사들이 권력의 핵심을 장악하고 그 배후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당신부터 은퇴하세요.”라고 고함치며 맞받아쳤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괴한이 국정원 직원들로 밝혀졌다.”면서 “국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은 폐쇄적인 인사구조와 성과지상주의 때문”이라며 원세훈 국정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정상회담 및 남북 국회회담 성사를 요청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37개 법안 의결… 형사소송법 개정안 부결

    지난해 말 예산안 강행 처리에 따른 여야 갈등으로 2개월여 동안 문을 닫았던 국회가 18일 정상 가동됐다.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전재희(한나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홍진표 국가인권위원을 선출했다. 또 본회의에 계류 중이던 38개 법안 중 민법 개정안 등 37개 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부결됐다. 개정안은 정식재판에서 약식명령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한 ‘불이익변경금지’ 규정을 삭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투표에 앞서 반대 토론에 나서 “사실상 서민들의 정식재판 청구권을 위축시키는 법안”이라며 부결을 이끌어냈다. 반대 토론으로 법안 통과가 무산된 것은 18대 국회 들어 처음이다. 본회의에서는 또 ▲민생대책 ▲남북관계발전 ▲정치개혁 ▲연금제도개선 ▲공항·발전소·액화천연가스 시설 주변대책 등 5개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무분별한 특위 구성은 상임위를 무력화시킨다.”면서 “특위 위원장에게 매달 600만~80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등 지난 3년간 특위 운영에 45억원이 들어간 혈세 빨아먹는 하마”라고 비판했다. 다음달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구제역과 전세난, 고물가, 일자리 등 4대 민생현안을 점검한다. 그러나 북한인권법과 집회·시위법, 이슬람채권법, 미디어렙 관련법 등 쟁점 법안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 간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된 친수구역활용특별법 등 5개 법안에 대해 민주당이 수정·폐지 법안을 상정키로 한 만큼 이에 대한 격론도 불가피해 보인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민생 법안들을 신속 처리하고 구제역 종합대책, 물가와 전·월세 급등 등 현안에 대한 정부 대책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민생 문제에 대한 정부 책임을 추궁하고, 12·8 날치기 5개 법안을 우선 상정해 왜 잘못됐는가를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日민주 분당 초읽기… 간총리 퇴진 가시화

    日민주 분당 초읽기… 간총리 퇴진 가시화

    간 나오토(오른쪽) 일본 총리의 퇴진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오자와 이치로(왼쪽) 전 민주당 간사장의 당원자격을 정지하기로 한 민주당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하며 당내 친(親) 오자와 그룹이 대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을 지지하는 의원 16명은 지난 17일 ‘민주당·무소속클럽’에서 탈퇴, 별도의 회파를 구성해 3월 말까지 처리해야 하는 2011년도 예산 관련 법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적자국채 발행이 포함된 예산관련 법안은 내년 예산안 92조 4000억엔 가운데 40%가 넘는 40조 7000억엔이다. 재원이 없어 국채를 찍어 조달해야 하는데 관련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재정을 운영할 수 없게 된다. 일본 언론은 18일 일제히 민주당 대표인 간 총리가 당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국정불능 상태에 빠졌다며 간 총리의 퇴진과 내각 총사퇴, 총선거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일본 언론의 관전평대로 간 총리의 명운은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된 2011년도 예산안과 관련법안에 달렸다. 예산안은 여소야대의 참의원에서 반대해도 중의원 가결 우선 원칙에 따라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인 다음 달 말까지 의회 통과가 가능하다. 중의원 총 479석(1석 결원) 중 민주당 307석, 국민신당 4석, 민주계 무소속 2석 등 연립여권이 313석이어서 오자와계 일부 의원들이 이탈해도 과반수 확보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예산관련 법안들이다. 참의원에서 부결되면 중의원에서 재의결해야 하는데,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점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간 총리는 당초 참의원에서 야권이 예산관련 법안에 반대할 경우 사민당 6석을 끌어들여 중의원 3분의2의 재가결로 처리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사민당이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싼 혼선에 반발하며 민주당에 등을 돌렸고 오자와계 일부 의원이 반기를 들면서 사실상 이 구상은 물거품이 될 처지다. 예산관련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국정 마비를 불러 간 총리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된다. 스스로 사퇴하거나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해 국민에게 신임을 물어야 한다. 오자와를 향해 날아가던 화살이 부메랑이 되어 간 총리에게 돌아오게 된 셈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용인시 ‘반값학원’ 사실상 무산

    경기 용인시가 학부모들의 관심 속에 추진하려던 ‘반값 학원’이 결국 사설학원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시장의 핵심 공약인 ‘저가 수업료 학원 추진계획’은 교육청이 운영하는 ‘방과후 학교’와 유사한 형태로 전환된다. 15일 용인시에 따르면 김학규 시장의 ‘반값 학원’은 전면 수정돼 저소득층 및 맞벌이 부부, 한부모 가정,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한 방과후 학교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다. 수강 대상도 당초 초중고생 및 일반인에서 초등학교 4~6학년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강 장소는 상가 임대에서 학교 교실 30여곳을 빌려 사용하는 것으로 바뀌고 수강과목도 외국어 및 시민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영어, 수학, 보습, 특성화교과 등 초등학생 교과 및 특기적성 과목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원 계획도 수정, 경기도의 꿈나무 안심학교 사업, 경기도교육청의 종일돌봄교실과 연계해 이들 기관과 예산지원을 분담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런 계획 수정은 ‘반값 학원’에 대해 처음부터 학원계와 시의회가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설 학원들은 절반의 수강료를 받는 학원의 등장에 집단적 반발 움직임을 보였고, 시의회도 지난해 11월 관련 조례안(용인비전교육센터 설치·운영 조례안)을 부결하면서 시가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이유는 지역 상권의 붕괴였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추락하는 日 ‘3월 위기설’

    추락하는 日 ‘3월 위기설’

    일본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정치·외교·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일본은 1968년 이후 42년 만에 세계 2위 경제대국에서 내려앉았다. 일본 내각부는 14일 일본의 지난해 달러 환산 국내총생산(GDP)이 5조 4742억 달러로 중국(5조 8786억 달러)에 비해 4044억 달러 적었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지난해 10∼12월 GDP 실질성장률도 전기 대비 0.3% 포인트 감소했으며, 연율로 1.1%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5분기 만이다. ●中·日 GDP 역전… 3위로 밀려나 외교도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경제협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와의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분쟁을 유리하게 이끌려던 일본의 전략이 러시아의 완강한 태도로 무위에 그쳤다. 일본은 지난해 9월 발생한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후속처리와 관련해 순시선의 수리비 등 1430만엔을 배상하라고 중국에 요구했지만 면박만 당했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도 선결 문제인 주일 미군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지율 10%대 간총리 사임 압박 내정은 더욱 오리무중이다. 3월까지 2011년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제1, 제2 야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반대하는 데다 참의원이 여소야대여서 정상적인 통과는 이미 물 건너간 상태다. 참의원에서 예산 관련 법안이 부결되더라도 중의원에서 뒤집을 수 있는 의석 3분의2 확보를 위해 간 총리는 사민당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중의원 전체 479석의 3분의2는 319석이다. 민주당(307석), 국민신당(4석), 민주당계 무소속(2석) 등 연립여권 313석에다 사민당의 6석을 보태야 가능하다. 하지만 사민당은 후텐마의 오키나와 현내 이전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공동 보조가 쉽지 않다. 내각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 간 총리가 정국 운영 능력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이 지난 주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간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19.9%를 기록해 지난해 6월 출범 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민주당 1기 내각을 이끌었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비롯해 자민당 아소, 후쿠다, 아베 등 최근 5년간 집권했던 역대 총리들도 ‘지지율 20% 선’이 무너진 뒤 모두 조기에 사임했다. 이에 따라 간 총리 조기 사임과 4월 지방선거를 앞둔 각 당의 합종연횡 등 정계 개편이 맞물리면서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3월 위기설’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30년 철권통치를 끝낸 이집트인들의 혁명 열기가 뜨겁다. 호스니 무바라크가 물러난 이집트는 과연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가.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의 독재정권마저 무너뜨린 아랍 민주화의 물결은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가. 중동 전문가인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의 긴급 지상대담을 통해 코샤리 혁명 이후의 이집트와 중동의 앞날을 짚어 본다. ●무바라크 퇴진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뭔가. 서정민 교수 가장 먼저 짚어 봐야 할 대목은 이집트인들이 500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민혁명을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이집트가 아랍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다면 아랍 현대사를 다시 쓰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 10일 밤 무바라크가 퇴진을 거부하고 나서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봐야 한다. 1952년 쿠데타로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채택했지만 그것이 민주화는 아니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치와 경제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군부가 얼마나 개혁조치를 취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이집트인들은 이제 민주화로 가는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무바라크 퇴진 이후 군부가 실권을 장악했다. 황병하 교수 이집트 헌법은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국회의장이 권력을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에서는 군 최고위원회가 권한을 이어받았다. 군부는 나세르 전 대통령이 주도한 쿠데타 당시부터 이집트 정치에서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군부 출신이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군부는 지금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상황이 원하는 대로 흘러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1952년 나세르 혁명도 군부 고위장교들이 왕정을 지지하며 기득권에 안주할 때 자유장교단을 중심으로 한 하위직 청년 장교들이 나세르 혁명을 이끌었다. 이번 시위에 일부 청년 장교들이 가담했던 점을 감안하면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것은 군부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과 함께 무바라크를 옹호하는 쿠데타와 그를 축출하려는 쿠데타 모두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였다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또 다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군부가 오랜 이집트 통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측면도 존재한다. 무바라크가 아들 가말에게 권력을 세습시키려 했지만 술레이만 당시 정보국장과 탄타위 국방장관이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다. 군부는 앞으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퇴진시키기로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이집트 정국을 전망한다면. 서 교수 한국이 1987년 경험했던 6월항쟁과 비슷한 경로로 갈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가 국민들 요구를 수렴하는 선에서 양보하되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모델이 가장 유력할 것이다. 그게 사실 미국 등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물론 자유로운 총선과 대선은 보장할 것이다. 다만 당초 계획대로 오는 9월에 대선을 치를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 1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선거 일정에 따라 이집트 정세가 안정으로 갈지 혼란으로 갈지 판가름 날 것이다. 무바라크 측근들을 단죄해야 한다는 요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정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집단은 무슬림형제단이다. 가장 큰 득표력을 갖고 있다. 이번 혁명은 민족적·세속적 성격이 강했고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한 것도 아니지만 앞으로 의회에서 굉장히 약진할 것이다. 2005년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도 전체 의석의 20%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향후 총선에선 최소한 3분의1의 의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무슬림형제단은 군부와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황 교수 무바라크가 퇴임한 건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기존의 공동목표를 달성한 이상 이제부터는 각자 소속 정파와 조직 목표에 따라 다양한 요구가 터져나올 것이다. 현재 야권세력은 외형상으로는 크게 4·6청년운동, 변화를 위한 이집트운동(키파야), 무슬림형제단으로 나눌 수 있다. 4·6 청년운동과 키파야 등은 암르 마무드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지지한다. 변화를 위한 민족연합(NAC)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파루크 아흐마드 술탄 대법원장을 지지한다.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대선 승리가 아니라 의회에서 의석을 최대한 확보해서 이집트 민주화와 선거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전체 인구의 40%가 하루 2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경제문제는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무슬림형제단은 빈곤구제 등 사회활동에서 보여준 오랜 경험과 열정으로 서민들의 신뢰를 쌓아 왔다. 앞으로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보여줄 것이다. ●중동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황 교수 튀니지에서 벌어진 민주화 열기가 이집트로 옮겨 왔지만 이집트와 튀니지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다. 튀니지는 서구나 다름없는 국가지만 이집트는 관광산업을 빼고는 그동안 철저히 고립된 상황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집트는 말 그대로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 혁명이 곧바로 중동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 만약 이집트에서 이슬람 정당을 허용했다면 지금처럼 급격한 변화를 겪진 않았을 것이란 말도 있지만 요르단만 해도 이슬람 정당을 인정하고 정부에 참여시킴으로써 완충작용을 한다. 예멘이 불안하다고는 하지만 4개 유력부족 대표가 대통령과 협의하면서 운영하는 이 나라에서 이집트식 혁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페르시아만 인근 산유국들도 막대한 자금력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흡수할 충분한 여력이 있기 때문에 일부 개혁은 가능하겠지만 이집트식 혁명은 힘들다. 서 교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고 이스라엘은 어느 정도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슬람에서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은 종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수니파의 대표주자였던 이집트가 격랑에 싸였다. 그동안 이란과 국교까지 단절했던 이집트에서 발생한 정치변화는 이란에 대한 단일전선을 흔들게 되고 이는 중동 전체 정치 역학에서 이란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이스라엘의 입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그동안 이집트는 중동에서 가장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였다. ●이번 혁명이 ‘쇠퇴하는 미국 헤게모니’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서 교수 미국은 중동에 대한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입만 열면 중동 민주화와 인권을 외쳤지만 사실 지역 안정을 가장 중시했다. 그러다 보니 이집트에서 발생한 혁명 국면에서 상황을 주도하지 못했다. 겉보기엔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냈으니까 외교적 승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무바라크가 사임을 거부했다가 번복하는 약 24시간 동안 미국이 별다른 역할을 못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중동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무력으로 후세인 정권을 교체하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국내 정치에 미치는 힘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무바라크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춰온 대표적인 친미 인사라는 점도 미국엔 부담이다. 무바라크에 대한 역풍 때문에 이집트가 과거처럼 친미정책을 펼 여지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무바라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황 교수 군부가 지켜주는 한 무바라크가 이집트를 떠날 가능성은 낮다. 무바라크가 머물고 있는 샤름 엘셰이크는 이집트 국내에서 무바라크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다. 독재자 단죄에 있어서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전통적인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시아파는 지도자가 잘못하면 법적인 책임을 포함해 끝까지 책임을 묻지만 수니파는 역사적으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비록 각종 부정부패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임한 이상 무바라크 쪽에서 볼 때 수니파 정부가 무리한 요구까지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거기다 군부도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마냥 내칠 수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KBS 수신료 인상 또 부결

    방송통신위원회가 TV 수신료를 월 3500원으로 올리려는 KBS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방통위는 8일 7차 위원회 회의를 열어 KBS 수신료 인상에 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회의는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1000원 인상하고 광고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KBS안을 사실상 제외한 채 진행됐다. 그 대신 KBS의 인상안에 대해 ‘전면 부적절’을 표명하는 방안과 1000원 인상분 중 400원가량을 EBS 지원과 공익성 강화에 사용하는 내용을 담은 보완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美하원, 건보개혁법 폐지안 통과

    미국 하원은 19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상정한 건강보험개혁법 폐지법률안을 찬성 245, 반대 189로 통과시켰다. 건강보험개혁법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랑하는 핵심 정책이다. 여전히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부결될 게 확실하고 설사 상원을 통과해도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건강보험개혁이 좌초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그보다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이 본격적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전면폐지보다는 핵심조항 수정을 위한 예행연습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간선거 당시부터 건강보험 개혁법을 공격대상으로 삼았던 공화당은 오는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 문제를 쟁점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예정된 2014년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與 세종시 이어 과학벨트… ‘충청 뇌관’ 터지나

    與 세종시 이어 과학벨트… ‘충청 뇌관’ 터지나

    한나라당이 세종시에 버금가는 ‘충청 뇌관’을 품게 됐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 논란이 그것인데 당청 갈등, 계파 갈등, 지역 갈등으로 치달을 폭발력을 지녔다. 과학벨트는 3조 5487억원을 투입해 기초과학연구원 등을 세우는 국책사업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 때 충청권 유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뒤 정부가 원점에서 입지를 선정하겠다고 밝혔고, 대구·경북·경기·광주 등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과학벨트법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위원회’가 입지를 확정하는데, 지정을 할지 공모 절차를 거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여당으로선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었던 충청 민심은 물론 다른 지역까지 살펴야 하는 고민에 빠진 셈이다. 특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 이후 골이 깊어진 당청 관계를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19일 대전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과학벨트 선물 보따리를 풀 계획이었다. 그러나 홍준표 최고위원과 김무성 원내대표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안상수 대표가 오는 27일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의견을 조율한 뒤 대전에 내려가기로 했다. 정 후보자 낙마를 주도한 것으로 비쳐진 안 대표가 충청권 유치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어 위기감은 더 고조된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는 과학벨트까지 포함해 계획됐던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됐는데, 굳이 과학벨트를 충청권에 줄 이유가 있느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충청권 설치를 조기에 확정하자는 의견이 많다. 정두언 최고위원이 18일 국회에서 연 ‘과학비즈니스벨트, 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는 정두언·나경원·서병수·박성효 최고위원 등이 충청권 유치를 강하게 주장했다. 공약을 또 철회했다가는 충청권을 완전히 잃게 된다는 논리였다. 친박계는 세종시 원안 사수를 통해 확보한 충청권 지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정두언·나경원 등 친이계 소장파 최고위원은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반면 홍준표 최고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 일부가 알지도 못하면서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 민심은 생각도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당이 먼저 충청권으로 결정해서 청와대에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은 정동기 후보자 사퇴를 일방적으로 권고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법에 따라 정부가 결정하고, 당은 의견을 제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한나라 ‘오세훈 엄호’ 속앓이

    한나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로 속병을 앓고 있다. 야권의 ‘무상 복지’ 공세를 맨 앞에서 막아내는 오 시장을 엄호해야 하지만, 당 전체가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오 시장 측은 18일 서울시의회에 무상급식 주민투표 동의요구서를 제출한다. 민주당이 시의회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요구서는 부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권자의 20분의1 이상인 42만여명의 서명을 모아 주민투표를 청구하는 방법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한나라당 서울시당은 일단 오 시장을 돕기로 했다. 그러나 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보수층의 지지를 확보하겠지만, 당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黨 일방요구에 ‘직설 경고’ vs 대통령 인사권 ‘공개 반기’

    黨 일방요구에 ‘직설 경고’ vs 대통령 인사권 ‘공개 반기’

    ■ 불쾌감 드러낸 靑 청와대는 10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자 회의를 거듭하며 장고에 들어갔다. 청와대의 대응이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극도로 말을 아꼈다. 회의가 이어지면서 주요 참모들은 연락이 되지 않았고, 공식적인 반응도 오후 늦게까지 일절 내놓지 않았다. “관련 수석비서관들이 회의를 진행 중이며, 아직 드릴 말씀은 없다.”(김희정 대변인)는 정도가 반응의 전부였다. 다만 오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가 끝난 뒤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참모들로부터 당 최고위원 회의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전했다. 이른바 ‘침묵모드’로 일관하는 듯했다. 그러다 오후 5시가 거의 다 돼서야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춘추관(청와대 기자실)에 내려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홍 수석은 “오늘 당에서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입장 발표가 있었다.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고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면서 “그 후에 대통령실장과 관계 수석비서관들이 여러 의견을 많이 나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런 사안에 관해 당도 얼마든지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이번에 보여준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의견 조율을 채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당이 일방적으로 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한 불쾌한 심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홍 수석은 이어 “당의 얘기(요구)를 수용하고 말고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외견상으로는 정 후보자에 대한 당의 사퇴요구를 논할 필요가 없으며, 또 그럴 시점도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이 정 후보자에 대해 이미 돌아선 상황에서 이대로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없다. 때문에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예상을 깬 당의 ‘강수’에 대한 유감과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정 후보자의 사퇴는 불가피하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집권 4년차를 맞아 당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 가고 있고 앞으로도 당 쪽으로 무게 중심이 더욱 쏠릴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당에 끌려가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당·청 간의 본격적인 힘 대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우군’인 당이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후보자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청와대 쪽에서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향후 국정운영의 장악력을 놓고 밀리지 않기 위해 청와대가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반발하는 한나라 여당 최고위원단이 촉발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 요구 파문이 정국을 한껏 긴장시키고 있다. 여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인사권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모양새 자체로,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친이 주류 인사들조차 10일 “일정 정도의 레임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의원들은 “심각한 레임덕을 막아내기 위한 고뇌에 찬, 최소한의 결정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친이 주류의 한 의원은 “본회의에서의 표결로 부결됐다면 바로 급속한 레임덕으로 갔을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의 뜻을 받아 청와대가 조기 수습에 나선다면 충분히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의 한 주요인사는 “정동기 인사건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당이 분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밀어붙일 명분도 동력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표결에 긍정적으로 임해 달라고 부탁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의원들은 청와대가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홍상표 홍보수석의 청와대 입장발표 내용을 몇번이나 확인한 뒤 “당은 국민의 여론과 바람을 옳게 반영했고, 아직도 청와대는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들이 말하는 공정이라는 게 무엇인지, 올바른 당·청 관계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선의원은 “청문회는 국회의 고유권한이고 민심을 반영한 지도부는 굉장히 용기 있는 결정을 했다.”면서 “만약 청문회까지 간다면 그 부담은 어디로 가겠는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정치적 분야까지 예측해야 하는 청와대가 이런 부분까지 당과 대척 관계를 가져가려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이 당·청 간 의사교환을 분명하게 나눈 뒤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당·청 관계가 한동안 대결 구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 주말 “정동기 후보자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뜻을 분명하고도 강력하게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이날 “주말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러 가지를 협의하기 위해 만났으며, 당은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충분하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는 ‘내부 심사과정에서 최적격자가 따로 있었으나 결국 정동기 후보자로 낙착했다.’는 인사 뒷얘기도 소개됐다. 일부 인사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청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이번 결정에는 당이 주도적으로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진단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아무래도 당·청관계 변화의 계기가 되지 않겠나 생각된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았다. 이지운·홍성규·허백윤기자 sskim@seoul.co.kr
  • [굿모닝 닥터] 새해 피부관리 5계명

    새해가 시작되면 누구나 금주, 금연, 다이어트 등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데, 그 중에는 단연 건강과 관련된 목표들이 많다. 사실, 거창하게 뭔가를 이루고 성취하는 것도 좋지만 지킬 수 있는 목표를 세워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부관리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습관만 기른다면 세월 앞에서도 자신감 있는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피부미인이 되기 위한 5계명을 꼽으라면 꼼꼼한 클렌징과 각질 관리, 자외선 차단, 비타민 섭취와 금연을 들고 싶다. 피부에 각질이 쌓이면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다. 또 클렌징을 꼼꼼히 하지 않으면 피부 노폐물이 모공을 막아 피부결이 안 좋아질 뿐 아니라 피부트러블의 원인이 된다. 세안은 체온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21~35도 정도의 물을 사용하고, 헹굴 때는 10~15도의 냉수를 이용한다. 세안제는 피부와 비슷한 약산성 제품을 사용하되 하루 2회 정도가 적당하며, 지성피부라도 3회를 넘는 건 좋지 않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각질관리는 스팀타월이다. 스팀타월을 얼굴에 2~3분간 올려놓으면 묵은 각질이 쉽게 제거된다. 자외선은 비타민D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광노화,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연중 자외선차단제 사용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외출 30분 전에는 반드시 바르되 문지르기보다 두드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피부노화 예방과 피부재생에는 비타민A·C·E가 도움이 된다. 피부에 필요한 비타민은 섭취도 좋지만 바르는 게 더 효과적이다. 끝으로, 건강한 피부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금연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이런 생활습관은 사실, 쉬운 듯 보이나 꾸준히 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마음 먹고 꾸준히 실천하면 그 어떤 계획보다도 큰 성취감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원장
  • 재래시장 화재 무방비 60% 보험 가입 안해

    재래시장 화재 무방비 60% 보험 가입 안해

    우리나라 전통시장 점포 10곳 중 6곳이 화재보험에 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상인이 많아 보험에 가입할 여유도 없거니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해보험사들이 이들의 가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험료의 일부를 보조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예산안이 부결되면서 시행이 1년 이상 늦춰지게 됐다. 7일 보험개발원이 지난해 중소기업청에 제출했던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의 108개 상인회와 그 안에 소속된 점포 981개 등 1089곳에 대해 화재보험 가입 실태조사를 한 결과 59.8%(651개)가 미가입 상태였다. 구체적으로 108개 상인회 중 45.4%(49개)가 미가입이었지만, 개별점포는 981개 중 61.4%(602개)가 가입하지 않았다. 또 전통시장 화재보험에 대한 보험사의 손해율은 2004년부터 5년간 280.8%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손해율 100%가 넘으면 보험사가 손해를 보게 된다. 전통시장 화재 원인 중 전기가 80.7%로 가장 많았고 방화(7.4%), 원인불명(5.7%), 화기취급 부주의(5.2%), 기타(1%) 순이었다. 큰 화재는 사회적 부담을 동반하지만 영세상인들의 담보 능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전통시장 화재보험 가입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100개 재래시장의 1350여개 점포에 화재보험 가입액의 60%를 보조한다. 재물, 신체상해, 배상책임 등을 보상하는 민간 화재보험상품의 연간 가입 금액은 점포 1개당 34만원이다. 이 중 20만 4000원을 정부가 보조한다. 하지만 올해 예산은 국회 예산결산심의위원회에서 탈락했다. 시범사업이 1년은 늦춰진 셈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하루하루 벌어 생활하는 영세상인의 경우 국가 보조가 없으면 화재보험 가입이 매우 힘들다.”면서 “지금까지 큰 화재가 나는 경우 더 많은 국가의 재정을 투입해야 했음을 고려할 때 보험가입 보조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불교계 정초부터 내부결속 다지기

    새해가 밝았지만 불교계의 결기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새해 벽두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상징적 성과물’인 청계광장에서 1080배를 봉행하며 불교계 자립 의지를 드높일 계획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는 10일 오전 총무원 등 중앙종무기관, 재가 종무원, 관련 산하단체 등을 중심으로 ‘민주주의 회복과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1080배 정진’을 연다. 예정된 행사 진행은 단출하다.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 총무원 총무부장 영담 스님, 기획실장 원담 스님 등을 비롯해 300여명의 불자들이 모여 108배를 열번 한다. 요란하고 호들갑스러운 구호도, 날선 주장과 규탄 발언도 없이 그저 불경을 낭송할 뿐이다. 세 시간 정도 독경 소리에 맞춰 묵묵히 1080배를 봉행하는 모습을 통해 외부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민족문화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겠다는 뜻이다. 이날 직접 죽비를 들고 나설 민족문화수호위원장 영담 스님은 “정부나 여당 어딘가를 겨냥한 행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행사”라면서 “중앙종무기관부터 시작해 불교의 역량을 결속해 나간다는 의미와 자신을 낮추기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뜻을 스스로 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이후로도 계속된다. 청계광장 1080배 다음 날인 11일 성도재일(成道齋日·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날)에는 전국 3000여 사찰에서 민족문화 수호 동시법회를 열 예정이다. 불교문화유산 훼손 실태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등 사회 일각의 불교 폄훼와 차별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정월대보름인 다음 달 17일에는 4대강 개발 현장에서 방생법회와 1080배 정진을 한 차례 더 가질 예정이다.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100일 결사’가 끝나는 3월 23일에도 1080배 정진이 예정돼 있다. 정웅기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총장은 “대립과 갈등을 통해서가 아닌, 노력과 성찰을 통한 불교계 내부의 의미 있는 변화와 개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총무원은 4일 “종단에서 시행하는 연등법회와 봉축 법요식 등 각종 행사에 정부 관계자 및 정치인의 참석을 원칙적으로 배제한다.”면서 “여당 정치인은 단호히 거부하며 기타 정치인 및 기초·광역단체장은 참석을 자제토록 권고한다.”는 내용의 종무 행정지침을 전국 본사와 말사에 보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