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결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유진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펜들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토익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87
  • 대북 인권결의안 유엔 7년째 채택

    유엔 인권이사회는 21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상황을 비판하는 대북 인권결의안을 찬성 112, 반대 16, 기권 55로 채택했다. 대한민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52개국이 공동 제출한 이번 결의안은 다음달 중순 제66차 유엔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지금까지 인권이사회가 가결한 안결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에 대북 인권결의안은 7년 연속 유엔에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인권결의안은 고문과 비인간적인 처벌 및 대우, 정당한 절차와 법치의 부재, 정치적·종교적 이유에 따른 처형의 문제 등 북한의 광범위한 인권유린을 비난하고 이 같은 상황의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결의안은 지난해 결의안과 별다른 차이는 없지만 지난해 결의안에서 이산가족 상봉 관련 내용을 담은 전문 제10항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것을 평가한다.”고 했지만 올해에는 “모든 한국인의 시급한 인도적 우려사항인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 점을 우려하며, 향후 규모 확대와 정례화를 위해 필요한 남북 간 합의가 조속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로 바꿨다. 또 성매매나 인신매매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 범죄의 철저한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진보 小통합

    진보 小통합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새진보 통합연대(통합연대)가 다음 달 13일까지 통합 진보정당을 만들기로 하면서 범야권 대통합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와 유시민 참여당 대표, 노회찬 통합연대 상임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고 정치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합의했다.”고 밝혔다.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진보정당이 탄생하게 됐다. 민노당과 통합연대의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상임대표는 분당(分黨) 3년 9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유 대표는 절치부심을 거듭하며 친정(친노그룹) 식구들과 사실상 결별하며 진로를 틀었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화합과 혼돈의 갈래에 서 있음을 보여 주는 신호라 할 수 있다. 이들은 통합 진보정당 건설 추진 선언문을 통해 “더 크고 강한 진보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향후 새로운 진보정당의 위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통합연대는 그동안 참여당을 자유주의 세력으로 치부하며 함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었다. 그럼에도 선언문을 통해 진보의 집권시대를 열겠다며 수권정당을 목표로 삼은 것은 이념적 진보정당보다 진보적 대중정당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민노당 당권파가 ‘반이명박’ 전선을 중시할 때부터 이 같은 흐름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민노당 당권파는 지난 9월 25일 당대회에서 참여당과 통합이 부결됐는데도 ‘3자 일괄 통합’을 밀어붙였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이 “진보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는 3자 통합 추진에 큰 유감을 표시한다.”고 언급한 것도 사실상 ‘진보의 재구성’이 절반의 성공임을 짐작케 한다. 안팎의 상황 때문에 진보소통합의 응집력을 예단하기 어렵다. 민노당은 오는 27일 대의원대회에서, 국민참여당은 다음 달 4일 전당대회에서 당내 의견을 수렴한다. 통합연대는 24일 전국 대표자회의에서 통합 합의문을 추인받는다. 이 대표와 유 대표는 통과를 자신했다. 그러나 민노당은 권영길 의원 등 ‘선 진보신당 통합파’가, 참여당은 상임고문단 등 ‘혁신과 통합’(혁통) 합류파가 이들과 뜻을 달리한다. 민주당과 ‘혁통’이 추진 중인 ‘야권 대통합’ 참여 여부에 대해 유 대표는 “선입견과 고정관념 없이 협의할 수 있다.”며 열린 자세를 취했지만 독자행보를 취한 뒤 대통합파와는 ‘연대’할 예정이다. 세 진영에서 각각 한 사람씩 세 명의 공동대표 체제로 꾸리고, 대의기구는 민노당 55%, 참여당 30%, 통합연대 15% 비율로 꾸리는 데 합의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강남 개포2·4·시영 무더기 보류 ‘재건축 브레이크’

    강남 개포2·4·시영 무더기 보류 ‘재건축 브레이크’

    서울 강남 아파트 재건축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된 재건축정비구역지정안이 모두 보류된 것이다. 이는 박 시장이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오후 열린 ‘제19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5건의 심의 안건 중 도시계획시설(학교) 변경안을 제외한 4건을 모두 보류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동작1주택 재건축과 정릉골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지정안 등 2건도 상정은 됐으나, 심의조차 되지 않았다. 올해 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은 모두 148건으로, 지금까지는 31건만 보류됐다. 평소 10건 안팎의 안건 중 2~3건이 보류되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심의 결과는 이례적인 것이다. 보류된 안건 가운데 3건은 ▲개포주공 2단지(1841가구) ▲개포주공 4단지(3129가구) ▲개포시영(2148가구) 등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인 개포지구의 아파트이다. 강북에서는 동대문구의 ▲제기1주택재건축 정비지정안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재개발·재건축 심의가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시장이 순차적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순환형 정비방식’을 공약한 데다 16일 열린 취임식에서도 “뉴타운 정책에 대한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고 언급, 정책 전환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시장 취임 이후 도시계획위원장을 맡은 문승국 행정2부시장은 도시계획 분야의 전문가로서, 재개발·재건축과 용적률 등에 대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에는 외부 전문가 21명과 서울시 직원 4명, 서울시의원 5명 등 모두 30명의 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재건축 심의안들은 전체적인 주택계획과 해당 구역의 대중교통 접근성, 보행자 연계도로 확보 등이 부족한 경우 보류되는데 이번에도 그런 차원에서 보류된 것이지 정책변화는 아니다.”라면서 “부결된 안건들은 지적사항 개선 후 위원회에 재상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민노·참여· 통합연대 진보 소통합 합의

    범야권 대통합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진보정당 진영이 ‘마이웨이’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새진보 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그룹)는 진보소통합에 합의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아직 각 당의 최종 의결 절차가 남았지만 우선 ‘3자 일괄통합’에 뜻을 모으기로 하면서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혁통)이 주도하는 대통합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진보소통합파는 전날 실무회담을 갖고 지도체제와 공천 지분 문제를 매듭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공동 대표 3인 체제로 하고, 총선 공천권의 경우 ‘민노 55, 참여 30, 통합연대 15’ 비율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과 함께 13일 전국 노동자대회에서 다음 달 ‘새로운 통합 진보정당’ 창당까지 포함한 진보소통합을 선언할 예정이다. 진보소통합파의 결의는 이날 대통합 동참을 권유하기 위해 민노당을 찾은 혁통 지도부와의 회동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해찬 혁통 상임대표는 이정희 민노당 대표에게 “가능한 한 모든 당이 하나의 질서를 만들 수 있도록 민노당 대표가 결단해 주길 바란다.”며 연석회의 참석을 부탁했다. 이에 대해 이정희 대표는 “통합 진보정당을 만들어 진보 정책을 펼쳐 나가는 확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원섭 민노당 사무총장은 나아가 “진보 통합의 야권 연대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대통합에 선을 그었다. 속도가 붙는 것 같던 범야권 대통합호(號)는 이처럼 출발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제안으로 오는 13일 예정됐던 ‘범야권 제 정파·정당 연석회의’는 잠정 연기됐다. 구 민주계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당 상임고문단 14명은 이날 손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단독 전당대회를 해야 하고 통합은 새 지도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신기남 상임고문과 전국 원외위원장들은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통합 정당의 당론을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합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이재정·이병완·정찬용 국민참여당 고문은 13일 열릴 당 상임중앙위에 “혁통에 참여해서 대통합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음 달 초 열릴 전 당원대회에서 진보소통합 결의안이 부결될 경우 일부 세력은 혁통에 결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통합호의 탑승객이 추가돼 중통합을 건너뛸 수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민주 강경 - 협상파 당론 갈등

    민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당론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폐지에 대한 재협상 시점을 두고 ‘비준 전’이냐, ‘비준 후’냐로 맞서는 양상이다. 표면화된 것은 민주당 협상파 의원 45명이 ‘선(先) 비준, 후(後) ISD 폐지’의 절충안을 들고나오면서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1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존 당론은 한·미 양국 간 ISD 폐지 논의 시점을 ‘비준 후 3개월 이내’로 했지만 지난달 31일 의총에서 ‘즉시’로 바꿨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즉 김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당론은 지난달 30일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와 합의한 ‘FTA 발효 이후 ISD를 3개월 이내에 다시 미국 측과 논의하도록 한다’는 것이고, 현재 절충안은 이 부분에서 시기만 바꾼 것이므로 절충안 자체가 당론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반면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등 강경파는 “‘선 비준, 후 폐지안’은 이미 지난달 31일 의원총회 때 폐기된 안이며, ‘비준 전 ISD 폐지’가 당론이다.”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파의 절충안에 대해 “일부 의견이며 당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 이상 의원들 사이에서 절충안 얘기가 나오지 않게 하라.”며 ISD 폐지가 없는 비준 처리는 결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손 대표는 라디오방송 연설에서도 “충분히 시간을 갖고 미국과 다시 협상하고 19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국민적 여론을 모아 달라.”며 정기 국회에서 처리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 최고위원 측도 절충안에 대해 이미 여야 합의안으로 인해 의총에서 부결된 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 측근은 “ISD가 폐지되지 않는 한 FTA 비준을 결사 저지한다는 게 당론”이라면서 “당론 채택까지는 아니었지만 19대 총선에서 국민의 뜻을 물어야 한다는 게 당시 의총의 결론이었다.”고 강조했다. ISD를 폐기하려면 연관된 2000여개의 항목을 건드릴 수밖에 없어 사실상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절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려면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거쳐 논의를 한 뒤 의총을 거쳐 당론을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배경에는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야권 대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 정당들의 반발을 감안했다. 민노당 등은 FTA 처리를 야권 통합의 중요 변수로 누차 거론하고 있다. 반대로 김 원내대표는 김성곤, 강봉균, 신낙균, 김동철 의원 등이 주도하는 절충안이 사실상 당론이나 진배 없다고 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달 31일 의총 결론은 ISD 폐기를 위한 재협상이 최소한 한·미 양국 정부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합의가 이뤄진 뒤에 한·미 FTA 처리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거듭 이 같은 사실을 확인시키며 “설사 ISD 재협상이 되더라도 찬성하겠다는 게 아니라 반대하는 것이며, 반대 방법을 놓고 국민들이 싫어하는 몸을 던져 막는 방법은 안 되겠다는 뜻에서 의총에서 결론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흘 동안 정부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강경 대치로 이번 국회가 몸싸움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끝나는 걸 우려해 (협상파가)만든 건데 왜 당론이 오해를 받느냐.”면서 “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협상카드가 되기 어렵고, 어제(9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ISD 재협상 확약에 대해 어렵다고 답했기 때문에 협상카드로서 실효성이 적다.”며 실효성 여부에 방점을 찍었다. 결국 이렇게 큰 입장차 때문에 손 대표는 이날 몇몇 의원들과 한 시간여의 비공개 회동을 갖고 11일 공개 의총을 통해 당론을 재확인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유로존 위기로 퇴장한 리더들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유로존 위기로 퇴장한 리더들

    악화일로로 치닫는 유로존 위기가 유럽 리더들을 잇따라 집어삼키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에 이어 질긴 생명력을 과시해 오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까지 8일 퇴진을 천명하는 등 유럽 각국의 정권이 쓰나미처럼 교체되고 있다. 첫 번째 희생양은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전 총리였다. 아일랜드를 80년간 집권해온 공화당을 이끈 카우언 전 총리는 구제금융 협상에 대한 반대 여론에 밀려 지난 3월 조기 총선에서 패배했다. ●다음 희생양 스페인 사파테로? 조제 소크라트스 포르투갈 전 총리는 지난 3월 의회가 긴축안을 부결시키면서 사퇴하는 불운을 맞았다. 소크라트스 전 총리는 1년도 안 되는 시점에 긴축안에 대해 의회에서 네 차례나 퇴짜를 맞았다. 이베타 라디초바 슬로바키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도 지난 10월 정부 신임이 걸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안 승인 투표에 패배하면서 실각하게 됐다. 두 번째 승인 투표에서 야당의 지지를 얻어내는 조건으로 조기 총선을 내걸면서 내년 3월 총선이라는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佛사르코지·獨메르켈 연임 도전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지난 7월 정치불안,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초 내년 3월 치러질 예정이던 총선을 4개월 앞당겨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20일 치러질 조기 총선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당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로존 위기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3년 3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그간의 당 방침을 180도 바꿔 최저임금제 도입을 들고 나서는 등 벌써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끝모를 FTA 충돌] 비상대기령 속 野 ISD 절충설… 결국 무산

    [끝모를 FTA 충돌] 비상대기령 속 野 ISD 절충설… 결국 무산

    여야는 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둘러싼 ‘장외 공방’만 주고받은 채 외견상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비준안 처리를 위한 ‘1차 길목’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꽉 막혀 있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국회는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야당이 점거 농성 중인 외통위 전체회의장 대신 소회의실에서 외교통상부·통일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소위가 진행되는 동안 여야는 소속의원들에게 각각 비상대기령을 내려놓고 ‘급변상황’에 대비했다. 예산안 심의 이후 외통위가 비준안을 전격 상정하는 상황에 대비한 준비태세였다. 한나라당은 단독처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원들에게 해외출장 자제령를 내렸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오전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한·미 FTA 비준안을 국익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당당하게 처리하고자 한다.”면서 “민주당은 (2004년) 탄핵과 같은 양태로 FTA를 접근하지 말라.”고 일전 불사의 뜻을 거듭 피력했다. 이에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가 살면 대한민국 주권이 죽고, ISD가 없어지면 경제·사법주권이 살아난다. 정부·여당이 수적 우위로 강행 처리하려 한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맞섰다. 여야 지도부가 결기 어린 공방을 주고받자 외통위 주변에서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2일에 이어 ‘3차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팽팽하던 긴장 국면은 그러나 오후 5시쯤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반전됐다. 남 위원장이 예산안 심의가 길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오늘은 전체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러고는 곧바로 민주당에서 ISD와 관련해 제2의 절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이를 근거로 여야가 정면충돌 직전에 극적인 타협안을 도출해 내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강봉균·김성곤·최인기·김동철 의원 등이 앞장선 절충안은 비준안이 발효되는 즉시 ISD 존치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오면 비준안 처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강 의원 등은 소속의원들을 상대로 의견을 모은 끝에 민주당 전체 의원 87명 중 45명으로부터 구두 또는 서면 동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절충안 소식에 한나라당은 “일단 지켜보자.”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민주당 협상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떠나 정부 측까지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다.”면서 막판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듯하던 기류 변화는 얼마 가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절충안에 대해 “당론과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절충안 소식이 전해지자 손 대표 측은 “지난 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결된 안건일 뿐”이라고 일축했고, 김 원내대표도 “당의 공식적인 절충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더 이상의 양보는 없으며, 여당이 비준안 처리를 강행한다면 힘으로 저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이후 공은 다시 한나라당 지도부로 넘어갔다. 무엇보다 홍준표 대표와 황 원내대표, 남 위원장 간 공조 수위가 관심의 초점이 됐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비준안 처리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을 홍 대표와 황 원내대표, 남 위원장 등이 협의한 상황”이라면서 수뇌부 간 공조의 틀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9일 외통위에서 비준안 처리를 강행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佛·伊 긴축재정안 진통

    이탈리아, 프랑스가 유로존 재정위기의 불똥을 피할 내년 긴축안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는 긴축 조치의 일환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장관들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주요 대기업 대표들의 임금 동결을 요구하면서 정부도 함께 희생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프랑수아 피용 국무총리는 이날 2016년까지 시행할 재정적자 감축 조치의 일환으로 70억 유로를 절감할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공공 재정의 균형을 맞출 때까지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의 연봉을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과 대기업 대표, 특히 파리 증시의 CAC40지수(40개의 우량주로 구성된 지수)에 포함되는 기업들이 함께 행동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르코지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해인 2007년 자신의 연봉을 10만 1125유로(1억 5500만원)에서 22만 8000유로(약 3억 5000유로)로 2배 이상 올려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8일 긴축 조치를 담은 내년도 예산에 대한 의회 승인투표를 앞둔 이탈리아에서는 이날 투표 부결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6.67%까지 치솟았다. 1997년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다. 현재 전체 하원 의석 630석 중 집권 연정 의석 수는 과반에 1석 모자라는 314석인데, 이탈리아 언론들은 집권 연정 소속의원 가운데 20~40명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설을 나돌았다가 총리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직접 부인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경북 시·군사업, 의회제동 잇따라

    경북도 내 일부 시·군들의 각종 일방통행식 사업이 의회와 의원들의 따끔한 지적에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7일 구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임시회 시정질의에서 손홍섭(형곡1·2동) 시의원은 “낙동강 둔치에 소수를 위한 골프장과 수상 비행장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구미시민 가운데 수상비행기 이용자가 겨우 20~30명에 불과한데 소수 1%를 위한 시설이 왜 필요한가.”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또 “수상비행장은 지난해 부결했던 안건이고 다시 추진하려면 의회와 협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구미시가 최근 고아읍 괴평리 낙동강 둔치에 310억원을 들여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하고, 수상 비행장 건설을 추진하려 한 데 따른 것이다. 김성현(도량·선주원남동) 시의원도 지난달 31일 시의원 간담회에서 “25억원을 들인 경남 의령의 친환경 골프장도 적자인데 360억원을 들여 짓는다는 구미시의 골프장이라고 해서 흑자가 나겠느냐.”며 “수상비행장도 쓸 데가 없다고 했는데 구미시는 수상 비행장만 살 길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골프장 건립을 막지 못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집행부를 압박했다. 고령군의회도 지난달 31일 임시회를 열고 집행부가 쌍림면 고곡리 가야대 고령캠퍼스 내 46만 8000㎡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조건부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군의회는 “가야대는 군민들의 지역발전 기대를 저버리고 고령캠퍼스의 학과를 김해캠퍼스로 이전해 실망감을 안겨줬다.”면서 “ 집행부는 가야대 고령캠퍼스의 활성화와 골프장 수입의 지역 환원, 매각 처분 방지 대책 등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포항시의회도 지난달 27일 열린 임시회에서 ‘포항 복합화력발전소 건립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시가 7조 6000억원이 투입될 대형 화력발전소 유치를 추진하면서 시의회 등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강행했고, 화력발전소는 환경문제와 청정 해양도시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시설물”이라며 유치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승호 시장은 “발전소 유치 반대 결의안을 채택한 시의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시민들의 반대 여론을 적극 수용하는 차원에서 유치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혀 시가 그동안 추진해 온 복합화력발전소 유치는 결국 무산됐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020건 중 반대 1건 사외이사 ‘거수기 경영’

    2020건 중 반대 1건 사외이사 ‘거수기 경영’

    삼성·현대중공업·두산·LS·신세계·대림 등 6개 대기업 집단 총수(오너)는 해당 계열사의 등기 이사를 한 곳도 맡고 있지 않다. 그러나 총수로서의 영향력은 행사해 회사 경영에 따른 책임은 회피하면서 권한은 누리고 있는 셈이다. 지배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이사회 상정 안건 2020건 중 단 1건만을 부결시켰다. 사실상 거수기인 셈이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43개 민간 대기업 집단의 지배 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이사 중 총수 일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8.5%로 지난해 9.0%보다 0.5% 포인트 줄었다고 밝혔다. 총수 일가가 이사인 회사는 주력 회사거나 가족 기업 형태의 비상장회사다. 특히 삼성은 총수 일가 중 등기 이사 수가 1명에 불과해 이사회 내 총수 일가 비중이 0.31%로, 조사된 대기업 집단 중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218개 상장사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47.5%로 지난해(46.3%)보다 1.2% 포인트 증가했다. 사외이사의 평균 이사회 참석률은 87.8%로 전년(86.6%)보다 1.2% 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중 대기업 집단 소속 79개사의 2010년 이사회 운영 현황을 보면 이사회 상정 안건 2020건 중 사외이사 반대로 부결된 안건은 0.05%(1건)에 불과하다. 2013건(99.65%)은 가결됐고 나머지 6건은 조건부 가결이나 수정 의결됐다. 공정위는 “높은 사외이사 비중에도 불구하고 지배주주의 경영을 효과적으로 감시·견제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사전 심사하고 승인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23개사(10.6%)에만 설치됐다. 총수가 있는 집단은 설치 비중이 10.1%로 총수가 없는 집단의 설치 비중 15.8%보다 훨씬 낮다. 도입 여부가 자율이기는 하나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를 막고 내부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 자체가 없는 것이다. 경영진의 성과를 평가하고 적절한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보상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전체 상장사 중 설치 비중은 12.8%이나 총수가 없는 집단은 42.1%인 반면 총수가 있는 집단은 10.1%에 불과하다. 보상위원회 역시 도입 여부를 기업 자율에 맡긴다. 소수 주주의 의결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도입은 매우 미흡하다. 집중투표제는 8개사(3.7%), 서면투표제는 25개사(11.5%)만 도입했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없다. 집중투표제란 2인 이상의 이사를 뽑을 때 1주마다 선임할 이사 수와 같은 수의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이사 두명을 뽑는다면 1주에 2표를 부여하므로 소액 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줘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을 이사로 뽑을 가능성이 커진다. 서면투표제란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투표용지에 필요한 사항을 기재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전자투표제는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전자적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페이스 오일 ‘톡톡’ ‘촉촉’ 페이스 오프

    페이스 오일 ‘톡톡’ ‘촉촉’ 페이스 오프

    지난해 한 여자 연예인이 동안피부의 비결로 오일을 이용한 마사지법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사실 오일은 몸에나 바르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자칫 얼굴에 발랐다가 여드름이나 뾰루지를 유발할 것이라는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덕스러워지는 환절기 날씨에 피부 고민 또한 커지면서 새삼 오일이 여성들의 시야에 들기 시작했다. 당기고 조이는 계절, ‘기름칠’에 대한 욕구가 올해 유독 거세다. 이에 맞춰 끈적이고 미끈거리는 단점은 없애고 노화방지 등 기능까지 갖춘 ‘스마트한’ 오일 제품들이 앞다퉈 쏟아지고 있다. LG생활건강 ‘오휘’팀의 유재웅 BM은 “최근 들어 부드럽고 산뜻한 사용감에 안티에이징 기능까지 갖춘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젠 오일류가 환절기에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 오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멀티플레이어’이기 때문. 기초 단계에서 화장수나 세럼 뒤에 발라도 되고 수분크림과 섞어 사용하면 보습력을 증강시킬 수 있다. 파운데이션이나 비비크림에 섞으면 화장이 들뜨지 않고 촉촉한 피부결을 뽐낼 수 있다. 목욕 시 거친 느낌의 스크러브제 대신 오일을 사용해 각질을 제거할 수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한방 브랜드 설화수는 최근 얼굴과 몸에 사용하는 에센스 오일 2종을 내놨다. 1년에 단 한번 채취가 가능하다는 인삼씨에서 추출한 오일을 사용했다. 얼굴용인 ‘자음생 진본유’는 30㎖ 18만원대, 처음 선보인 보디제품인 ‘연섬바디에센스’는 250㎖ 6만원대다. 한방 오일은 LG생활건강의 한방브랜드 ‘후’가 지난해 먼저 선보여 톡톡한 재미를 봤다. 유기농 산양삼 오일 ‘후 천기단 삼양산 앰플오일’(30㎖·20만원)은 출시 한 달 만에 6000여 개가 넘게 팔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오일이 대세라는 점은 최근 새롭게 출범한 화장품 브랜드들이 오일 제품을 라인업에 넣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정관장’으로 유명한 한국인삼공사의 자회사 KGC라이프앤진이 론칭한 한방브랜드 ‘동인비’도 오일 제품 2종을 내놨다. 6년근 홍삼 10뿌리에서 단 1방울만이 얻어지는 성분을 넣었다고 강조한다. 얼굴용인 ‘동인비초 오일’(30㎖·15만원)과 더불어 주름에 한층 민감한 눈가 전용 ‘동인비초 아이오일’(20㎖·11만원)을 함께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아이오페의 ‘플랜트 스템셀 퍼펙션 100 오일’(30㎖·6만 5000원)은 농축된 줄기세포 오일이 들어 있다. 눈가, 입가, 팔자주름 부위같이 건조해지기 쉬운 부분 중심으로 소량 사용하면 건조함 해결과 더불어 주름 방지 효과를 볼 수 있다. 홈쇼핑 채널 GS샵(www.gsshop.com)은 호주 서식 희귀새 ‘에뮤’에게서 얻어지는 오일인 ‘드레뮤 오일’을 매회 방송마다 2000~3000세트씩 팔고 있다. 이에 힘입어 최근 세계 22개국에 판매되는 뉴질랜드 천연 화장품 브랜드 ‘트릴로지’의 인기상품으로 슈퍼모델 미란다 커의 애용품인 ‘로즈힙 오일’도 방송 리스트에 넣었다. ‘트릴로지 유기농 100% 로즈힙 오일 20㎖’ 2병을 8만 9000원에 선보인다. 오일의 저변은 중저가 브랜드숍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LG생활건강의 유기농 화장품 비욘드는 ‘트루 에코 페이셜 오일’(30㎖·4만 2000원)을 출시, 하루 평균 100개씩 팔릴 정도로 인기다. 더샘의 ‘어반에코 네오 모이스트 페이스 오일’(30㎖·1만 4000원)도 탁월한 기능에 착한 가격을 인정받아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내년 1분기 한국 마이너스 성장하나

    내년 1분기 한국 마이너스 성장하나

    그리스 국민 투표 계획으로 대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가운데 한국 경제가 내년 1분기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투표 부결은 그리스 사태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인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지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재정위기 국가들이 1~3월에 대규모 국채 만기를 감당할 수 없어 잇따라 부도를 맞을 수 있다. 이 경우 유럽발 위기는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에 타격을 입힐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우리 정부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 전개와 관계없이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고 보는 등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미 승인된 6차 지원금 80억 유로 집행이 정지됐고 12월로 예정된 60억 유로 규모의 7차 지원금을 받을 길은 더욱 요원하다. 내년 3월 120억 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이 돈을 받지 못하면 국고가 바닥난 그리스는 부도를 피할 수 없다. 이 경우 이탈리아가 다음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1~3월까지 모두 1121억 유로를 막아야 하는데 지금처럼 정상적으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은 뒤라면 사정이 다르다.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은 밝지 않다. 스위스 UBS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내년 경기 흐름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낫다는 예상이 우세하다는 점에 미뤄볼 때 1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기획재정부는 3일 거시정책안정보고서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가 단기간 내에 해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며 낙관론에 선을 그었다. 그리스 국민투표라는 돌발 상황이 없었더라도 유럽연합(EU) 정상회담 합의가 이행되기까지 걸림돌이 많다는 얘기다. 최상목 경제정책국장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들이 현재 문제를 보는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경제의 또 다른 ‘시한 폭탄’으로 꼽히는 중국에 대해 재정부는 “비은행권 부실, 주택시장 버블 붕괴 등 일부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연쇄적으로 영향이 파급되면서 충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경우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2.5%를 기록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발표한 2.7~2.9%에서 1.6~1.7%로 하향조정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추가 부양책을 언급한 것은 당장 미국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뒤집어 생각하면 또다시 경기 부양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정치적 자살 행위” 국내외 역풍…벼랑끝에 선 파판드레우

    ‘정치적 자살 행위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수용을 국민투표에 맡기기로 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벼랑 끝에 섰다. 국제사회의 비판은 물론 집권당 내부 반란이라는 역풍을 맞게 된 파판드레우 총리가 4일 의회의 정부 신임투표에서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집권 사회당 내부는 ‘쿠데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의원 1명이 탈당, 무소속으로 전향했다. 의원 3명은 국민투표안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다른 사회당 소속 의원 6명도 서한을 통해 즉각 사퇴와 조기 총선 실시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의회에서 전체 300석 가운데 153석을 차지했던 사회당은 152석으로 줄어든 데다 당내 반발이 워낙 거세 이번 신임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신임투표가 부결되면 국민투표마저 무산될 수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전날 밤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한 파판드레우 총리는 2일 새벽 성명을 통해 “국민투표는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과 EU, 유로존 회원국임을 확인하는 찬반 투표”라면서 유로존 탈퇴 여부도 가리는 투표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조기 총선은 그리스의 채무상환 능력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배제했다. 7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내각은 파판드레우 총리의 결정을 만장일치로 지지하기로 했다. 하리스 카스타니디스 내무장관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민투표가 새달 치러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자살 행위라는 포화까지 맞으면서 파판드레우 총리가 국민투표를 전격 결정한 것은 국민투표가 그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마지막이자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파판드레우 총리 보좌관들의 말을 인용, “총리는 (국민투표를 통해) 그리스의 운명을 그리스 국민들의 손에 맡기는 동시에 정부 내부는 물론 야당 반대 세력을 설득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년간 계속된 재정위기로 그리스 국민들 사이에는 EU와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에 재정 주권이 넘어갔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따라서 긴축재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유로존 회원으로 남을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판드레우 총리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면서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베니젤로스 장관은 전날 내각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국민투표는 나도 몰랐던 일”이라면서 “총리가 국민투표 계획을 EU 정상들에게 서면으로 먼저 알려야 했다.”고 이례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쿠데타’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수개월 내 그리스의 조기 총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도우파 야당인 신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은 긴축 조치에 줄곧 반대해 왔다. 더욱이 신민주당 측은 조기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EU 등과 채무 재협상을 하겠다고 밝혀 유럽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그리스 악재로 세계증시 폭락속 코스피 ‘미동’…1260억弗의 힘?

    그리스 악재로 세계증시 폭락속 코스피 ‘미동’…1260억弗의 힘?

    그리스가 유럽연합(EU)의 2차 구제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히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했다. 2일 국내 금융시장은 오전에 그리스 악재 탓에 불안감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상당 부분 회복됐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에 49.8포인트(2.61%)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 11.62포인트(0.61%) 하락한 1898.0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0.23%(1.13포인트) 오른 493.49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은 원·달러 환율이 17원 오르면서 개장됐지만 결국 7.8원 상승한 1121.8원으로 마감됐다. 금융불안의 현금지급기(ATM)라고 불리던 것에 비하면 이날 코스피지수의 하락폭은 적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닛케이지수가 2.21% 하락했고, 호주와 필리핀 주식시장도 각각 1.07%, 1.69%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지수가 1.38% 오르고 타이완 자취안지수가 0.38% 내렸다. 앞서 1일 미국 다우지수는 2.48% 내렸고, 영국 FTSE 100은 2.21%, 독일 DAX는 5%, 프랑스 CAC는 5.38%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의 선전에 대해 그리스 국민투표가 실제 내년 1월 열리는 데다 최근 중국(560억 달러), 일본(700억 달러)과의 통화 스와프(맞교환) 확대로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성욱 연구위원은 “국민투표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고 세계경제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지만 최근 통화 스와프로 인해 어느 정도 쇼크에는 버틸 수 있다는 믿음감이 금융시장에 생겼다.”고 평가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제 그리스 국민투표는 내년 초에 실시되기 때문에 아시아 금융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안정을 찾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EU의 구제금융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새달 실시되는 국민투표에서 부결 시 디폴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안겨 줬다. 파판드레우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는 4일 실시된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국토부 “군산·서천 공동조업수역 재검토”

    국토해양부가 전북과 충남 앞바다를 공동조업수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재검토할 움직임이어서 전북도가 반발하고 있다. 최근 확정 고시된 ‘제2차 연안통합관리계획’에 따르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2012년 말까지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지역 어업권 분쟁 중재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TF는 중앙부처와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국토부는 양측 어업세력과 어업활동을 고려해 공존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북도와 군산시는 “올 2월 서해어업조정위원회가 부결시킨 공동조업수역 지정에 대한 사안을 국토부가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군산시도 “법정 다툼을 통해 이미 현 조업수역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충남도는 현재 북위 36~37도선에 걸쳐 있는 전북과 충남의 해상도계를 북위 36도선까지 낮추고 이를 기준으로 군산과 서천 연안을 공동조업수역으로 지정해 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서천군 앞바다는 대부분 군산시 관할로 돼 있어 전북과 충남 어민들 간에 잦은 마찰을 빚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상경계를 넘어 조업하던 어선들이 전북 측에 단속돼 불만을 사고 있다. 그러나 충남도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서천군 마량항 앞바다에 설정된 전북해역은 군산항 코앞까지 내려오고, 개야도와 어청도 등 군산지역 3개 섬은 충남도 관할로 바뀌게 돼 양 자치단체 간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총리의 ‘정치 도박’ 유로존 해체로 가나

    ‘국가의 미래는 국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종가’인 그리스 내각이 2일(현지시간)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구제금융을 받을지에 대한 민의를 묻겠다.”고 나서면서 전 세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도박’이 성공해 그리스 유권자 다수가 “가혹한 긴축재정 정책을 감수하더라도 EU의 지원을 받겠다.”고 밝힌다면 큰 혼란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투표가 부결돼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몰린다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존속마저 위태로워진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구제금융에 대한 국민투표를 제안하며 “(투표를 통해) 그리스가 EU와 유로존 회원국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초 이뤄질 국민투표에서 유권자에게 어떤 물음을 던질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구제금융에 따른 긴축재정을 수용할지와 EU 회원국 자격을 유지할지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초강도 긴축재정 정책을 용인하겠다고 밝힌다면 파판드레우 총리는 정국 주도권을 강화하며 공공부문 임금 삭감 등의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다. 또 지난주 유로 정상들이 합의한 대로 그리스에 추가 구제금융 1300억유로(약 200조6000억원)가 제공된다. 당장의 디폴트는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국민투표가 부결될 때 발생한다. 그리스 유권자가 긴축 정책을 거부한다면 구제금융을 받을 수 없고 유로존 탈퇴와 디폴트 수순을 밟게 될 공산이 크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리스 국민의 70%는 자국이 유로존에 남아 있기를 원했다. 하지만 동시에 긴축 정책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60%에 달해 투표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CNN은 “만약 국민투표가 부결된다면 그리스와 지원자(EU) 사이는 갈라질 수 밖에 없다. 지원이 멈춘다면 그리스는 (정부) 지출을 감당할 수 없게 되고 결국 디폴트를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스가 무너진다면 그 여파는 국경 너머로 퍼지게 된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다음 디폴트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폭등해 둘 다 디폴트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유럽권의 은행 시스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그리스에 많은 빚을 내준 프랑스 대형은행들의 부실화가 우려된다. 은행이 무너지면 최고 수준(AAA)인 프랑스 국가 신용 등급도 떨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그리스가 실제 유로존을 탈퇴해 도미노 효과가 유럽 전체에 번진다면 결국 유로존이 해체될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대근·나길회기자 dynamic@seoul.co.kr
  • 獨·佛 “재협상은 없다” 강경 입장 獨 “구제금융 국민투표 때까지 보류”

    그리스발 국민투표 폭탄에 유럽 각국 지도부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독일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6차분(80억 유로) 지급을 12월 국민투표까지 보류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로존 위기 해결을 앞장서 이끌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저녁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를 호출해 긴급 회동을 가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이 참석해 금융시장 혼란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AFP, AP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회동에서 그리스 정부가 이번 국민투표가 연말 연휴 전에 가능한 한 빨리 실시돼야 하며, 이 투표로 유로존 내에 잔류할지 떠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회동에 앞서 “우리는 (지난달 27일 유럽 정상들이 합의한) EU의 그리스 구제 패키지가 이행되길 바란다. 그리스가 이를 어떻게 이행할지에 대해 확실한 답이 필요하고 오늘은 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합의 내용에 대해 재협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팎의 반대에도 국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그리스 총리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는 “국민투표 추진은 유럽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유로존 구조가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표가 부결되면 유로존 자체도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빚더미 그리스의 도박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위험한 승부수를 던졌다. 유럽연합(EU)이 제시한 2차 구제금융 조건을 충족하려면 강도 높은 재정긴축을 해야 하지만 전국을 휩쓰는 재정긴축 반대 파업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구제금융 수용 여부를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날 집권 사회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우리는 국민들을 믿고 그들의 판단과 결정을 확신한다.”면서 “국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구제금융은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내년 1월 국민투표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그리스에서 국민투표가 실시된 것은 군부 독재의 몰락 직후 왕정 폐지를 결정한 1974년 이후 37년 만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27일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규모를 1000억 유로 규모로 늘리고 민간투자자들의 손실부담률을 50%까지 올리기로 합의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나온 것이다.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EU 주요 지도자들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에선 파판드레우 총리가 “국가의 미래를 놓고 도박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29일 그리스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60%가 2차 구제금융에 반대한다고 밝혀 투표 결과도 낙관할 수 없다. 국민투표에서 부결로 나올 경우 그리스는 속절없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내각총사퇴와 조기퇴진에 따른 정치 혼란도 불가피하다.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유로존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파판드레우 총리가 의회에 요청한 4일 내각 신임 투표도 당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가 이끄는 사회당은 의회(총 300석)에서 153석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의원 한 명이 국민투표 제안에 반발해 탈당했다. 추가 탈당 보도도 나오고 있다. 사회당 소속 의원 6명이 공동성명을 통해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총리가 퇴진하라고 요구한 것도 지도력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정반대 분석도 있다. 그리스 전국이 긴축반대 시위로 들끓는 상황에서 파판드레우 총리가 던진 정면돌파 승부수는 부결이 가져올 충격 때문에 오히려 승산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투표 가결 시 국민이 EU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하는 만큼 긴축에 반대하는 시위와 파업의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결될 경우 책임은 국민과 분담하게 된다. 아울러 국민투표 회부 자체가 채권 절반을 포기하는 EU 방안에 아직 동의하지 않은 유럽 은행들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아테네경제산업대학 유럽정치경제학 전공 게오르게 파고울라토스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투표는 “부채를 삭감받은 채 유로존에 남을지, 모든 것을 잃을 것이냐에 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테네 소재 ‘그리스를 위한 포럼’ 정치 분석 전문가인 타키스 미차스는 국민투표 카드가 “여러 정당들에 책임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유엔 입성’ 팔레스타인 최종 목표 이룰까

    유엔의 회원국 승인이 최종 목표인 팔레스타인은 31일 전초전 격인 유네스코 가입 성공으로 목표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유네스코는 팔레스타인이 정회원국으로 가입한 첫 번째 유엔 기구이다.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국 가입 신청서를 제출, 심의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팔레스타인 측이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 등 서방의 반대로 독립국 지위 획득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자 먼저 유네스코에 가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안보리와 달리 거부권 규정이 없는 유네스코를 발판 삼아 유엔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국가 자격을 인정받겠다는 복안이다. 팔레스타인은 이날 표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포함한 14개국만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돼 팔레스타인의 회원 가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입증된 것도 성과로 볼 수 있다. 팔레스타인이 유엔 안보리를 거쳐 정회원이 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중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없이 최소 9개국이 승인한 뒤 유엔 총회에서 193개 회원국중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유엔 회원국 가입을 막으려는 이스라엘과 미국 등의 반대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네스코 재정의 22%를 담당하는 미국은 이번 표결이 가결될 경우 유네스코에 대한 7000만 달러의 재정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향후 미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킬리언 유네스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표결은 미국의 유네스코 지원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동평화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국 가입결정은 오는 11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된다. 미국이 거부권 행사를 공언하고 있어 부결될 확률이 높다. 안보리에서 부결되면 유엔총회로 넘어가 팔레스타인을 정식회원국이 아닌 비회원국 옵서버 국가로 인정할지 결정하게 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4·끝)포르투갈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4·끝)포르투갈

    페드루 파소스 코엘류 포르투갈 총리는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현지시간) 리스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해법 모색이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은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지난 5월 EU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780만 유로(약 121조 6191억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때문에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여부는 포르투갈에게도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코엘류 총리는 수차례에 걸쳐 “만약 그리스에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포르투갈도 2차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해 왔다. 포르투갈이 유로존 국가 중 세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게 된 데는 지난 6월 조기총선 이전까지 6년간 집권했던 중도좌파 사회당의 방만한 재정운영과 안이한 대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리고 지난 3월 긴축재정안 의결을 둘러싼 중도우파 야당 사회민주당과의 정치적 대립은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핵폭탄 역할을 했다. 포르투갈은 2000년 유로화 채택 이후 경쟁력 약화와 성장 약세, 저축률 감소에 허덕여 왔다. 최근 10년간 경제성장률은 유로존 평균을 뒤쫓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공공부채율은 국내총생산(GDP)대비 90%를 넘었고 실업률은 10%를 웃돌았다. 경제위기가 심화되자 사회당 정부는 공공 부문 임금과 복지예산을 삭감하고, 세금을 인상하는 등 긴축조치를 잇따라 단행했다. 그러나 신용평가기관들의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외부의 압력은 더욱 커져갔다. 그럼에도 당시 집권당의 호세 소크라테스 총리는 “정부가 예산을 강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구제금융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해 과감한 구조개혁 단행을 주저했다. 지난 3월 정부의 새 재정긴축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책임을 지고 소크라테스 총리가 자진 사퇴하면서 발생한 정치공백으로 포르투갈 상황은 악화됐다. 소크라테스 총리는 “자력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를 야당이 거부했다.”고 비난했고, 야당은 “정부의 긴축안은 경기침체 위험만 키울 수 있다.”고 반박하며 발목을 잡았다. 포르투갈은 결국 지난 5월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6월 조기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이 승리해 코엘류 당수가 총리에 올랐다. 대통령제가 가미된 내각책임제인 포르투갈은 아니발 카바쿠 실바 대통령은 중도우파, 소크라테스 총리는 중도좌파인 불안한 동거 정부 형태로 운영돼 오다 조기 총선을 계기로 중도우파가 대통령과 총리를 모두 차지, 정책의 일관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했다. 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우파 정부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사회당 정부보다 더 강력한 재정긴축안을 요구받는 동시에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포르투갈 정부는 지난 13일 재정긴축 조치를 담은 2012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달 말 의회 투표를 거칠 예산안은 공무원 급여와 월 1000유로 이상 소득자에 대한 연금지급액 삭감, 민간 부문 근로자 근무시간 확대, 보건·교육예산 감축 등을 담고 있다. 코엘류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9%에 달했던 재정적자비율을 EU와 IMF가 제시한 구제금융의 조건대로 2013년까지 3%로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