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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원 이름 띄우기 ‘꼼수입법’ 판친다

    의원 이름 띄우기 ‘꼼수입법’ 판친다

    ‘통과되면 실적, 안 돼도 본전.’ 18대 국회 마지막 회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 국회의원들의 이름 띄우기용 ‘꼼수 입법’이 난무하고 있다. 실제 통과 여부와는 상관없이 총선을 앞두고 선거 홍보나 공천용 법안, 다른 의원 법안을 베낀 흔적이 역력한 ‘지르고 보자’ 식 법안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18대 회기 종료를 3일 앞둔 2월 13일 현재 제출된 법안은 총 1만 4846건. 이 가운데 올 들어 새로 제출된 법안만 총 176건이다. 이 중 정부 제출 법안은 단 10건에 불과하고 나머지 166건은 모두 의원 입법안이다. 166건 중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디도스 특검법, 미디어렙법 등 단 5건뿐이다. 나머지 의원제출 법안을 포함해 6859건의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돼 있는 실정이다. 이 법안의 대부분은 사실상 회기 내 처리가 불가능하다. 18대 회기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된 13일만 해도 조용환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로 개회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새누리당 심재철·김정훈 의원 등 21명이 이날 발의한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은 의원 수당의 10%를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당장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 데다 18대 국회 초반에 이미 심 의원의 유사한 법안이 성과 없이 유야무야된 전례가 있다. 당시 동일한 법안 개정안은 의원들이 개원을 의도적으로 거부할 경우 자동적으로 세비가 삭감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은 지난 7일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이 대표발의했지만 때를 놓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올해 5월 29일까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신속한 보상과 관련법 심사·의결을 돕도록 했지만 회기가 다 끝나가는 마당에 힘없는 특위가 제 역할을 얼마나 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총선을 끼고 있어 특위에 대한 관심은 가려질 수밖에 없다. 같은 당 내에서 한 사안을 놓고 법안이 쏟아지기도 한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지난 3일 각기 제출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은 서로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무더기 입법 발의도 심심치 않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9일 하루에만 ‘남녀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 대표법안 발의를 4건이나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회 말기로 갈수록 총선 공천을 앞두고 명분 쌓기용 법안을 내거나 다른 의원이 냈던 법안을 재탕, 삼탕 식으로 우려먹는 경우가 늘어난다.”면서 “군인 월급 올려주기처럼 파격적인 법안들은 포퓰리즘 소지가 크다. 유권자와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박근혜 “말바꾼 세력 못믿어”역공에 한명숙은

    박근혜 “말바꾼 세력 못믿어”역공에 한명숙은

    ■대야 포문 연 박근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위원장직을 맡은 뒤 처음으로 야권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당 쇄신작업에 몰두하겠다며 정치적 현안에 대해 말을 아껴 온 박 위원장이 야당을 향해 내놓은 첫 번째 공세 ‘아이템’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었다. 박 위원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한·미 FTA는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됐고 당시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이 설득해 왔다.”면서 “‘FTA는 좋은 것이고 하지 않으면 나라의 앞날이 어렵다’며 시위도 제지하면서 추진해 왔고 그걸 이 정부에 와서 마무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장을 번복한 야권을 향해 “책임을 묻겠다.”는 용어를 쓰며 비판했다. 정면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박 위원장은 한·미 FTA를 거론하며 자신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인 ‘원칙과 신뢰’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미 FTA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정치권의 행동이나 말은 책임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인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신념을 한층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언은 비대위 회의 비공개 부분에서 최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를 비롯해 야권에서 한·미 FTA 폐기를 요구하는 데 대해 당에서 대응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오가면서 나왔다. 이어 오후에 열린 전국위원회에서는 박 위원장의 발언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 비대위원장직을 맡은 뒤로 처음 마주하는 전국위원들에게 인사말을 하면서 야권의 한·미 FTA에 대한 입장 번복을 거듭 꼬집었고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4·11 총선을 앞두고 전선을 확대하는 야당에 맞서 한·미 FTA 존폐 문제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여야가 총선용으로 온갖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여야 간 정체성의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터였다. 동시에 새누리당은 총선 전선에서 한·미 FTA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이어 갈 전망이다. 당 일각에서 야당의 계속되는 FTA 폐기 주장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으로는 잇따라 터지는 악재로 인해 과소평가받는 당의 쇄신작업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으로도 보인다. 박 위원장은 전국위원들에게 “우리의 잘못으로, 나태와 안일로 그런 일(정권 교체 뒤 한·미 FTA 폐기)이 있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면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새누리당에 구국의 결단이 돼야 한다.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野 FTA 대응 자제… MB·박근혜 맹공 민주통합당과 한명숙 대표는 일단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입장 변화 공격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 신경민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한·미 FTA와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날치기 처리한 것을 반성하고 재협상 방법을 찾는 게 상식을 갖춘 정치 지도자”라며 ‘점잖게’ 대응했다.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은 “지금 한·미 FTA 상태가 바림직하다고 보는 건지, 이대로 발효돼 중소기업과 농민들이 피해를 입어도 된다는 건지 박 비대위원장에게 되묻고 싶다.”고 했다. 김현 수석부대변인은 “박 비대위원장은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 선출안 부결과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입장부터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언제까지나 점잖게 대응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FTA를 찬성하는 의원들에 대한 낙천 움직임이 있었던 만큼 구체적인 재반격에는 나름의 정리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박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기 전인 이날 오전 이 대통령, 박 위원장 등을 정조준한 뒤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정권 들어 청와대 수석이 비리로 세 명이나 사퇴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청와대발 권력형 은닉 비리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청와대가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 MB(이명박 대통령) 정부는 그나마 남은 임기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또 조 후보 선출안 부결을 거론하며 박 위원장을 맹비난했다. 한 대표는 “부결의 본질은 새누리당이 민주당과의 약속을 깬 것”이라면서 “박 위원장이 헌법의 가치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야당 인사 추천권의 ‘견제와 균형’에 대한 법안 취지를 언급하며 “다양한 가치의 반영을 무시한 박 위원장의 폐쇄성이 드러났다.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이 색깔론과 다수당의 폭력으로 양심 있는 법조인을 희생시켰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19대 국회에서 조 후보자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재추천하기로 했다. 한 대표가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새누리당이 당명을 바꾸고 경제민주화 등 각종 정책들에 대한 ‘좌클릭’으로 민주당의 좁아지는 입지를 우려해 새누리당을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이명박 정권과 동일시하며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키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사건 Inside] (1) 믿었던 ‘모델급’ 여친이 회사 사장과…수상한 삼각관계가 만든 살인미수 [사건 Inside] (2) 소개팅女와의 하룻밤이 끔찍한 지옥으로…인천 ‘미성년자 꽃뱀 사건’ [사건 Inside] (3) 생면부지 여중생에게 몹쓸 짓을…‘전주 여중생 성추행 동영상 사건’ [사건 Inside] (4) 밀폐공간에 속 시신 3구, 누가? 왜?…‘울산 아파트 살인사건’의 전말 [사건 Inside] (5) “입양한 딸, 남편이 바람핀 뒤 나 몰래?”…‘구로 영아 폭행치사 사건’ [사건 Inside] (6) 조강지처 베란다서 밀어 살해해 놓고 태연히 음료수 마신 ‘엽기 남편’ [사건 Inside] (7) 범인 “시신은 상상할 수 없는 곳에 있다”…‘거창 40대 여성 실종사건’ [사건 Inside] (8) “내 애인이 ‘꽃뱀 예림이’라니”… 70대 재력가의 비극적 순정 [사건 Inside] (9) 군대에서 발견된 성병, 범인은 ‘그 아저씨’…‘전주 무속인 추행 사건’ [사건 Inside] (10) 이웃사촌들이 최악의 ‘집단 성폭행’…전남 장흥 시골마을의 비밀 [사건 Inside] (11) 명문 여대생, 남친 잘못 만나 마약에 성매매까지… [사건 Inside] (12) 부인 시신에 모자씌워 저수지로…사기 결혼이 부른 엽기 살인 [사건 Inside] (13) “나만 믿으면 100만원이 3억원으로”…‘인터넷 교주’ 믿었다 패가망신 [사건 Inside] (14) 독극물 마신 살인범 주유소로 난입해…‘강릉 30대女 살인사건’ [사건 Inside] (15) 글러브 끼고 주먹질에 ‘쵸크’로 반격…엽기 커플의 사랑싸움 [사건 Inside] (16) “감히 나를 모함해?”…가양동 ‘일진 할머니’의 기막힌 복수 [사건 Inside] (17) “실종된 여고생 3명, 장기가 적출된 채…”…순천 괴소문의 진실 [사건 Inside] (18) 남자 720명 울린 부천 꽃뱀 알바의 정체…수상한 레스토랑의 비밀 [사건 Inside] (19) 40대女, 동거남이 준 술 마셨다가 깨어나보니…나쁜 남자의 진실
  • 조국 “민주, 권력 잡은 듯 착각”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0일 “민주통합당이 권력을 이미 잡은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천심사 과정이 당 강령이나 정체성과 관계없이 계파 나누는 문제가 되지 않을지 우려가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에 대해 “현재 당내 세력 관계를 정확히 반영한 구성”이라고 평가한 뒤 “향후 공천 과정에서 계파별 나눠 먹기를 하다 보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분을 뽑기보다는 계파 이익에 함몰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부결과 관련, “원내 전술이 똑바른 것이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표 원내대표에 대한 문제 제기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분이 일부러 협조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오랫동안 끌고 왔던 조 후보자 문제를 이렇게 실패했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짰다기보다 무능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어 자신이 공천심사위원장직을 고사한 이유와 관련해 “공심위원장직은 고도의 정치 행위를 해야 되는데 제가 경륜이나 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종편 특혜’ 미디어렙법 與 수정안 본회의 통과

    여야가 막판까지 갈등을 빚어 온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법안이 9일 여당의 수정안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08년 11월 방송광고 독점판매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3년 2개월여간 이어진 방송광고시장의 입법 공백 사태는 당장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종합편성채널 봐주기’ 입법을 통한 광고시장의 혼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종편 의무위탁 3년 유예 이날 본회의에서는 허원제 새누리당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이 재석 223명 중 찬성 150명, 반대 61명, 기권 12명으로 가결됐다. 민주통합당이 별도로 제출한 미디어렙법 수정안은 표결 끝에 부결 처리됐다. 국회 문방위와 법제사법위를 거쳐 본회의에 올라온 미디어렙 법안은 자동 폐기됐다. 여야는 당초 미디어렙에 대한 종편채널의 소유지분 한도를 40%로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단독 처리로 문방위를 통과한 미디어렙법안은 ‘특수관계자’ 규정에 의해 ‘10% 제한’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이에 새누리당은 논란이 된 13조 3항에서 ‘특수관계자’에 방송사업자를 제외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부랴부랴 제출했다. ●광고시장 혼탁 거세질 듯 통과된 미디어렙법은 KBS·EBS·MBC를 공영으로 묶어 1공영 미디어렙을 두고 논란이 된 종편채널의 경우 ‘1사 1미디어렙’ 형태로 적용토록 했다. 다만 종편의 미디어렙 의무 위탁을 승인일로부터 3년 유예토록 했다. 표결에서 여당의 표 이탈은 거의 없었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미디어렙법안을 처리할 때까지는 절대 이석하지 말고 허 의원이 내는 수정안을 전부 찬성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과반수가 안돼서 원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굉장히 문제가 된다.”고 표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법안 통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광고시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관련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지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 “궁극적으로 종편채널의 미디어렙 위탁 유예를 없애고 미디어렙 취지에 반하는 1인 최대 소유지분 부분을 개정하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조용환 선출안 부결… 민주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 반발

    조용환 선출안 부결… 민주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 반발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선출안이 결국 부결됐다. 여야는 서로 책임 공방을 벌였고, 민주당은 10일까지 예정된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기로 해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어 조 후보자 선출안을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쳐 찬성 115명, 반대 129명, 기권 8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헌법재판관 선출안이 국회에서 부결되기는 1988년 헌법재판소 창립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7개월간 이어진 헌재의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는 6월 출범할 19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국회는 새 헌법재판관 후보자 추천과 인사청문회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새누리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유 표결’에 맡겼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은 민주당이 추천한 몫이므로 정치관행에 따르는 응분의 예를 갖추고 있다.”고 독려했지만 소용없었다. 조 후보자 선출안이 부결되자 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9월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을 처리할 때 조 후보 선출안과 연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 안팎에 많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양 대법원장 임명안만 처리하는 데 동의했다.”면서 “그런데도 새누리당이 조 후보 선출안을 부결시킨 것은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해에 맞는 후보자만 받아들이겠다는 오만한 태도”라고 맹비난했다. 여야는 ‘반란표’ 여부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찬성 115명 중 40∼60명이 새누리당 의원이라는 자체 분석을 내놓으며 야당의 공세를 반박했다. 이명규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민주당 내 반란표 때문에 부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통합진보당이나 무소속 의원들도 찬성 표결을 해줬다.”면서 “새누리당에서 찬성표를 던진 사람은 아무리 많아 봐야 20명이 안 된다.”고 맞섰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6월 28일 인사청문회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정부 발표를 신뢰하지만 확신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변해 안보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헌재 관계자는 “독립적 헌법기관인 국회의 권한과 책무에 관한 일이기 때문에 헌재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장기간의 재판관 공백 상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정·황비웅·안석기자 stylist@seoul.co.kr
  • 6만 약사 표 무서워… 여의도 ‘꼼수’

    6만 약사 표 무서워… 여의도 ‘꼼수’

    감기약·소화제 등 가정상비약을 슈퍼 또는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약사법 개정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을 심사했으나 여야 의원 대부분이 통과 반대 입장을 피력한 가운데 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겼다. 이 때문에 법안심사소위에서 무기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법안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MB정부 입법안통과 253일 게걸음 이명박 정부에서 정부 입법안의 국회 통과에 평균 253일이 걸렸다는 점은 법안 통과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복지위는 “늦어도 이번 회기가 끝나는 오는 16일까지는 결론을 짓겠다.”고 밝혔으나 여야 의원들이 4·11 총선을 앞두고 6만명 회원을 보유한 약사회의 눈치를 살폈다는 비난을 모면해 보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복지위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을 취재한 결과 소위는 표결 자체를 피할 개연성이 크다. 복지위 소위 위원 8명 가운데 신상진(새누리당) 소위원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원희목·윤석용 의원, 민주통합당 박은수·전현희 의원 등 5명이 개정안에 반대했다. 이애주 새누리당 의원과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한 조건부 찬성이었으며 찬성 입장을 명확히 밝힌 사람은 손숙미 새누리당 의원 한 명 뿐이었다.표결을 한다면 개정안은 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소위는 국민의 90%가 상비약의 편의점 판매에 대해 찬성하고 있는 데에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어 가결도, 부결도 아닌 무기 표류를 선택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전성’은 이날 소위 회의 내내 강조됐다. 박은수 민주당 의원은 “24시간 편의점의 의약판매는 결국 대기업 이윤을 늘리기 위한 상술이다.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약사회 회장 출신인 원희목 새누리당 의원은 “약의 부작용 부분에 대해 정부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민 편의성” vs “대기업 이윤만” 이에 대해 임채민 복지부 장관은 “1500여개 읍·면 지역 중 약국이 없는 곳이 655개에 달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약 접근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약사회와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일부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했다.”면서 “국회가 논의만 시작하면 설명할 준비는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약사회와 함께 논의한 20개 안전기준을 통과한 약국외 판매 대상 의약품 24개를 공개했다. 해열진통제에는 타이레놀정 500mg, 어린이용타이레놀정 80mg 등 5개 품목, 감기약은 판콜에이내복액, 판피린티정 등 5품목이다. 소화제로는 베아제과립, 까스베아제액, 훼스탈 등 11개 품목, 파스류는 신신파스에이 등이 선정됐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영국과 유럽/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영국과 유럽/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영국은 유럽국가인가? 우리는 영국이 지리적으로나 역사·문화적으로 당연히 유럽국가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과거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대서양에서 우랄까지”라는 구호 하에 유럽통합을 제안하면서, 영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유럽에 보낸) 트로이의 목마”라고 비판하고 1963년 영국의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 신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최근에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방안을 놓고 사사건건 영국에 대해 퉁명스럽게 반응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영국을 “섬나라”라고 지칭하면서 유럽 대륙국가와 차별화하는 발언을 하였다. 영국 쪽에서도 “영국은 유럽과 다르다.”라는 정서가 흐르고 있다. 사실 영국과 대륙국가와의 갈등은 뿌리 깊은 것으로, 역사적으로 영국은 대륙 내에 패권국가가 등장하지 못하도록 항상 견제해 왔다. 에스파냐,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패권국가가 떠오를 때마다 그 경쟁국과 손을 잡아 대륙 내 세력균형을 유지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해 왔다. 실제 이러한 대륙 내 세력균형 노력이 실패하여 대륙을 석권한 나라가 등장할 때마다 영국의 안전과 이익은 위협받았다. 나폴레옹 시절의 프랑스나 히틀러가 지배하던 독일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견제와 갈등의 전통에 더하여, 영국은 초강대국 미국과 인종적·언어적 동질성과 문화적 정서를 공유하는 ‘특별한 관계’에 있고, 과거 식민지 국가들과 영연방이라는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어 유럽통합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영국 내에는 이러한 정서를 바탕으로 유럽통합 참여에 반대의사를 드러내는 ‘유럽회의론’(Euroscepticism)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통합 노력에 참여하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정책을 취해 왔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는 가입하였지만, 경제통화동맹(EMU)에는 가입하지 않고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비유로존 국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작년 10월에는 영국 의회에서 EU 탈퇴에 대한 투표가 실시되어 비록 압도적 표차로 부결되기는 하였지만, 집권 보수당에서 81명의 탈퇴 찬성표가 나와 영국 정가를 시끄럽게 하였다. 최근 유로존 위기 대응 과정에서 영국은 기존의 유럽회의론적 입장에 더하여 금융 중심지로서 런던의 위상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독불장군식의 정책을 고집함으로써 EU 내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위기 극복을 위하여 EU의 통합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독일 등의 주장에 대해, 영국은 오히려 비대해진 EU 본부의 권한 일부를 각국 정부로 환원해야 한다고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금융거래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프랑스·독일의 주장에 대해서도, 런던의 금융거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보호하기 위하여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EU 내에서 영국의 고립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작년 12월 EU 정상회의 때 제안된 신재정협약에 대해 27개 회원국 정상 중 오직 영국의 캐머런 총리만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야당인 노동당뿐 아니라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높았고, 영국이 결국 EU의 주변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실제 영국 내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캐머런 총리에 대한 지지가 더 높게 나왔다. 그러면 영국이 유럽을 떠나서 존재할 수 있는가? 지정학적으로 영국은 유럽의, 또 그 연합체인 EU의 일원일 수밖에 없다. EU는 영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며 영국을 찾는 관광객의 다수도 EU 국민들이다. 그러나 최근의 유로존 위기 대응과정에서 독일의 영향력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 영국은 점점 외톨이가 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이 고립에서 벗어나려면 과거의 유산을 벗어버리고 진정으로 유럽 대륙과 화해하고 연대를 추구하여야 한다. 정치 지도자들이 보수적 관념의 틀을 깨고 보다 실용적으로 정책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 中·러, 시리아의 봄을 막다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시리아 해법이 좌절되자 미국과 프랑스 등이 5일(현지시간) 시리아 야권을 지원할 별개의 국제적인 공조 체제 출범을 검토하면서 시리아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안보리 결의안을 주도했던 서방뿐 아니라 중동국에서도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불가리아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시리아 야권을 지원할 국제그룹, 일명 ‘민주 시리아의 친구들’을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리비아 사태 당시 도입한 ‘리비아 접촉그룹’과 비슷한 국제사회 공조 체제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미국 관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친구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제재를 강화하고 시리아 야권세력을 나라 안팎으로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4일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시위대 유혈 진압 중단과 평화적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13개 이사국이 찬성했지만 거부권을 지닌 5개 상임이사국 중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표를 던져 무산됐다. 아랍연맹(AL) 자문기구인 아랍의회는 22개 회원국에 “시리아 정부가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각국은 시리아 대사를 추방하고 아사드 정권과의 외교 관계 및 경제 교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표결이 부결된 직후 튀니지는 가장 먼저 자국 주재 시리아 대사를 추방하기로 했다. 표결 하루 전 시위 거점 도시 홈스에서 발생한 최악의 유혈 사태와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 및 무기 금수 삭제로 대폭 완화된 결의안 수정안도 안보리 부결을 막지 못했다. 3일 시리아 정부군이 홈스 주거단지를 폭격하면서 여성과 어린이 등 260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Weekend inside] ‘김제동 토크콘서트’ 선거운동 논란

    [Weekend inside] ‘김제동 토크콘서트’ 선거운동 논란

    방송인 김제동씨의 토크콘서트 대관 취소 문제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여성차별적 발언이 정치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자가 KBS 측이 토크콘서트에 정치색이 묻어난다며 대관을 취소, ‘김제동 탄압’ 논란을 다시 불러온 사건이라면, 후자는 진보진영 스스로가 ‘비키니 시위’와 관련된 문제성 발언으로 자충수를 둔 경우다. 한 사건은 ‘탄압’, 또 다른 사건은 ‘자충수’인 만큼 이를 대하는 민주진보진영 정치권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방송인 김제동씨의 토크콘서트 대관 취소 사태에 대해 “MB정부 내내 계속된 KBS의 정치, 반드시 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발끈했다. 문 이사장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김제동 토크쇼가 정치적?”이라고 반문하며 “KBS의 대관 취소야말로 정치적”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말 화가 나네요.”라는 말로 격앙된 감정을 표현했다.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는 다음 달 4일 울산 KBS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총선을 앞두고 공연 내용이 정치적 공정성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KBS 측에서 대관 약속을 번복했다. ●김제동 소속사 “대관 취소 법적 대응 검토” KBS는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은 게 아니라 정치적 목적의 행사로 변질될 우려가 있기에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배재성 홍보실장은 “대관운영기준에 정치적 행사는 제한하는 규정이 있는데 공연일이 선거를 앞둔 시점인 데다 지난달 KBS부산홀에서 열린 김제동씨 콘서트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참석한 전례가 있었다.”며 “이 때문에 대관운영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대관이 부결됐다.”고 전했다. 의지와 상관없이 김제동 콘서트 취소 사태의 당사자가 돼 버린 문 이사장은 트위터에서 “나는 부산콘서트 때 티켓을 사서 관람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수많은 공연을 취소시킬 만한 공연에 참가했다는 것을 고백한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제동의 소속사인 ‘다음기획’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토크콘서트’의 기획 및 연출을 맡고 있는 다음기획의 김영준 대표는 “문 이사장은 직접 티켓을 구매하여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공연장을 찾았을 뿐, 인사말을 하거나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면서 KBS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KBS가 공연을 정치적인 성격의 행사나 집회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토크콘서트’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공연으로 콘텐츠 중 일부분은 시사적인 문제가 포함되어 있지만, 특정 정당의 편을 들거나 정파 편을 드는 것이 아니며 이를 다루는 시간도 150여분 가운데 20여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MBC 여기자 ‘비키니 시위’ 인증샷 올려 또 하나의 사건인 ‘나는 꼼수다’의 비키니 시위 논란은 정치권에 회자되긴 하지만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에서 김제동 토크콘서트 대관 취소 사건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인사는 없다. ‘정봉주 전 의원이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있으니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라.’는 식의 나꼼수 3인방의 발언은 성희롱 발언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나 여성 의원조차도 날을 세우는 이를 찾기 힘들다. MBC 부장급 여기자인 이보경 기자도 이날 ‘비키니 시위 인증샷’을 직접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 기자는 “저도 나와라 정봉주 하고 있습니다. 마침 직장이 파업 중이라 한가해졌어요. 그래서 노구를 이끌고서리”라는 글과 함께 비키니 시위 사진을 올렸다. 이현정·이은주기자 hjlee@seoul.co.kr
  • 最古의 ‘짝퉁 모나리자’ 발견

    最古의 ‘짝퉁 모나리자’ 발견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걸작 ‘모나리자’(왼쪽)를 그리던 당시 같은 화실에서 그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복제품 ‘모나리자’(오른쪽)가 공개됐다.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은 1일(현지시간) “이 그림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다빈치의 원작과 같은 크기로, 다빈치가 원작을 그릴 당시인 16세기 초에 같은 화실에서 그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라도 미술관은 이 그림을 몇 해 전부터 소장하고 있었으나 16~17세기에 그려진 수많은 복제품 가운데 하나로 여겨 별 관심을 두지 않다가 2년 전 복원 작업에 착수하면서 그림의 가치를 발견했다고 BBC 등 외신들이 전했다. 복제품 모나리자의 가장 큰 특징은 다빈치의 원작에 비해 모델이 훨씬 젊어 보이고 생생한 표정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다빈치의 원작은 그림 표면에 작은 금들이 많이 있고 전반적으로 어두운 색조여서 모델이 중년 여성으로 보인다. 반면 복제품 모나리자는 화사한 배경에 밝은 피부결이 돋보이는 젊은 여성의 모습이다. 눈썹이 없는 원작과 달리 엷고 가는 눈썹이 분명한 것도 눈에 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동화사 금괴 발굴허가 보류 탈북자 김씨 “대응방안 마련”

    대구 동화사에 금괴가 묻혀 있는지 여부를 가리는 발굴허가 작업이 보류됐다. 문화재위원회는 19일 국립 고궁박물관에서 건축분과위원회를 열고 탈북자 김모(41)씨가 신청한 동화사 금괴 현상변경(발굴)에 대해 심의를 벌여 부결시켰다. 위원회는 “제시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굴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신력 있는 탐사기관에서 금괴가 매장됐다는 자료를 제시할 경우 재심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동화사 경내는 문화재보호구역인 데다 발굴 대상인 곳은 보물 1563호인 대웅전 기단 주변이어서 문화재청의 허가가 없으면 현상변경을 하지 못한다. 이에 대해 탈북자 김씨는 “부결돼 유감이다. 문화재 보호에 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검토한 뒤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탈북한 김씨는 “북한에 있을 때 남한 출신 양아버지(83)가 ‘한국전쟁 당시 북으로 피란할 때 재산을 처분해 금괴 40㎏(시가 24억원 상당)을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묻었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변호사·탐지 전문가와 함께 탐지 작업을 벌여 금속 반응을 확인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고개드는 ‘日노다 3월 위기설’

    새해를 맞은 일본 정치권에서 ‘노다 정권 3월 위기설’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정권 출범 당시 지지율 67%로 출발한 노다 요시히코 정권은 연말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했다. 출범 4개월 만에 지지율이 30% 포인트 이상 빠진 정권은 지난 2008년 아소 다로 내각 이후 처음이다. 노다 내각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식은 데에는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했다. 노다 내각은 지난달 30일 현재 5%인 소비세를 2014년 4월까지 8%, 2015년 10월까지 10%로 올리는 소비세 인상안을 확정했다. 노다 총리는 그리스식 재정 파탄을 막기 위해 소비세 인상을 통한 재원 마련이 불가피하다며 올 3월 말까지 관련 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하지만 자민당과 공명당 등 야권은 소비세 관련 협의에 응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야권은 정부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전에 국민의 신임을 물어야 한다며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내각불신임 결의안 제출과 올해 예산 관련 법안의 부결도 검토하고 있다. 당내 반발도 만만찮다. 세금을 올리지 않기로 한 민주당의 2009년 총선 당시 공약에 위배된다며 당내 최대 계파를 거느린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그룹 의원 8명을 포함한 의원 11명이 지난달 탈당했다. 야권의 반대와 민주당 내 반발로 소비세 인상 법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노다 총리는 ‘중의원 해산’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정치권은 벌써부터 조기 총선 모드에 돌입했다. 지역정당 오사카유신회는 차기 정치가를 양성하기 위해 정치 교습소인 ‘유신숙’을 만들기로 했고, 자민당·공명당 등 기존 정당들도 이미 지난달 차기 총선에 나올 후보들을 정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임명동의 ‘공석사태’ 40여일 만에 마무리

    국회는 1일 본회의를 열어 그동안 ‘사법부 파행’의 단초가 됐던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은 표결이 미뤄졌다. 국회는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찬성 203표, 반대 4표, 기권 1표로 처리했다. 박 후보자에 대해서도 찬성 200표, 반대 7표, 기권 1표로 통과시켰다. 이들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돼 인사청문회까지 모두 마쳤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 처리의 여파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처리가 늦춰졌다. 게다가 지난해 11월에 임기가 끝난 박시환·김지형 대법관이 퇴임하면서 대법관 14명 중 2명이 공석인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대법원 전원재판부가 열리지 못하는 파행도 이뤄졌다. 이날 임명동의안 처리로 대법관 공석 사태는 40여일 만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조 후보자 선출안은 본회의 상정 안건에서 아예 제외됐다.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조 후보자 선출안은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조 후보자의 이념적 성향을 문제삼고 있어 표결을 실시하면 선출안이 부결될 수 있다는 민주통합당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조대현 헌법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한 명이 빠진 ‘8인 재판관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여야가 지난해 말까지 처리키로 합의했던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 관련 법안들도 입법이 무산됐다. 여야는 오는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처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회 민생법안] 민생법 140여개 연말 ‘뚝딱’… 미디어렙·예산안 막판 진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 처리의 여파로 한달 넘게 공전을 거듭하던 국회 본회의가 29일 열려 140여개 법안을 무더기 처리했다. 그러나 본회의가 끝나기 전에 의원들이 서둘러 자리를 뜨는 바람에 의결정족수가 미달돼 일부 상정 안건을 처리하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국회는 이달 말 끝나는 정치개혁특위 활동 시한을 내년 5월까지 연장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3월 출범한 정개특위는 그동안 내년 4월 총선에서 도입되는 재외국민 선거 관련법을 정비했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과 개방형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과 같은 민감한 정치 현안은 여전히 숙제로 남겨두고 있다. 국회는 또 한·미 FTA 시행에 따른 농어업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부수 법안들도 처리했다. 그러나 상고심에서 법률적인 쟁점만 다루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표결 끝에 부결됐다. 개정안은 현행 형사소송법에 원심 판결의 사실 인정을 다투기 위한 상고는 상고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문화함으로써 상고 남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 대표는 “치과의사 모녀 피살 사건은 사실 인정을 대법원에서 다툴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면서 “개정안대로 3심에서 사실 인정 여부를 다툴 수 없다면 국민 불신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대 표결을 촉구했고, 결국 개정안은 부결됐다. 특히 이날 본회의에서 144번째 안건으로 오른 ‘한·미 FTA 재협상 촉구 결의안’ 표결에는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295명)의 과반(148명)에 8명 부족한 140명만이 참석해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본회의는 당초 상정 예정이던 147개 안건 중 143개 안건만 처리한 채 서둘러 마무리됐다. 표결이 무산된 4개 안건은 30일 본회의에 재상정된다. 여야는 또 새해 예산안과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 연내 처리 문제를 놓고 막판 진통을 벌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당초 이날 회의를 열어 미디어렙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어느 한쪽의 양보가 없다면 ‘연내 처리’라는 당초 여야 합의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예산안도 마찬가지다. 어느 분야 예산을 늘릴 것이냐는 문제를 놓고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자칫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인천 동구, 저소득층 무상교복 논란

    무상급식에 이어 이번엔 무상교복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인천 동구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에 대해 교복을 확대 지원하기 위해 추진한 ‘저소득주민 자녀 교복구입비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구의회 조례특별심사위원회에서 절차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부결됐다. 인천 지역 10개 구·군은 지난해부터 기초생활수급자 중·고생 자녀에 한해 교복을 지원해 왔다. 동구는 이번 조례 부결로 인천 기초단체 가운데 최초로 교복지원 대상을 차상위 계층,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족 등으로 확대하려던 계획이 좌절되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조택상 구청장은 “저소득층 주민이 많은 동구에서 교복 지원은 교육복지의 기본”이라며 “주민들의 염원을 대변해야 할 의회가 오히려 제동을 건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구의회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박윤주 의원은 “교복 무상지원은 무상급식에 이어 반드시 이뤄져야 할 사항으로, 정치적 논리에 의해 복지 포퓰리즘으로 폄하돼서는 안 된다.”고 교복 무상지원을 두둔했다. 그러나 문성진 의원은 “예산이 한정된 만큼 교복 지원으로 인해 다른 곳에 쓰일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난투극 全大·정족수 논란… 일그러진 통합 첫걸음

    난투극 全大·정족수 논란… 일그러진 통합 첫걸음

    민주당이 11일 시민통합당과의 통합을 가까스로 의결했지만 ‘반쪽 통합’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의결정족수 논란이라는 돌출 변수에다 주먹질까지 오간 ‘구태 전대’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통합을 의결하고 수임기관을 구성해 범야권 정치세력들과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 룰 협상을 벌이기로 했지만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통합을 의결한 대의원들의 정족수 문제에 대해 민주당 사수파가 반발하고 있어 민주당의 통합 공방은 법적 다툼으로 치달을 상황에 놓였다. 특히 사수파는 당 지도부가 가짜 대의원증을 발급했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어 ‘유령 대의원’ 논란도 불거질 조짐이다. 이날 전대에는 대의원 1만 562명 가운데 과반(5282명)이 넘는 5820명이 대의원증을 교부받았다. 그러나 이후 통합 결의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에는 5067명이 참여했다. 전대에 참석한 대의원 가운데 753명이 정작 표결에는 불참한 것이다. 통합 결의안에는 4427명이 찬성했고 640명이 반대했다. 이 와중에 의결정족수 논란이 점화됐다. 현행 당헌 107조에 규정된 의결 가능 요건은 ‘재적 대의원의 과반 출석과 출석 대의원의 과반 찬성’이다. 손학규 대표 등 통합파는 “전대에 참석한(대의원증을 교부받은) 대의원 수가 의결정족수”라며 따라서 통합안은 통과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사수파는 “실제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 수가 의결정족수”라며 통합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이라고 맞섰다. 통합파는 5820명의 대의원이 표결 의사를 갖고 전대에 참석했기 때문에 안건을 표결할 수 있는 의결정족수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같은 근거로 1997년과 2002년 서울지방법원의 관련 판례를 제시했다. 당시 판례에 따르면 “조합원 중 일부가 그 안건 상정 사실을 알고 표결 전에 회의장을 이탈했다면 그들의 의사는 그 결의에 불참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기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박 전 원내대표 중심의 사수파는 실제 투표에 참석한 대의원이 의결정족수가 돼야 한다고 반론을 폈다. 국회 상임위나 본회의 의결 때 정족수가 재적 의원의 과반에 미달할 경우 투표 자체가 성립하지 않은 것처럼 전대장에 있더라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대의원은 출석 구성원에 포함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박 전 원내대표 측은 “실제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을 놓고 가·부결의 효력을 결론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표결에 참석한 대의원 수가 5067명이므로 의결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된다는 반론이다. 사수파는 유사한 사례로 지난해 4월 대법원의 판례를 들었다. 이에 따르면 “조합원 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할 경우 의결정족수 기준은 당초 총회에 출석한 조합원이 아니라 결의 당시 회의장에 남아 있는 조합원을 의미한다. 스스로 퇴장한 조합원은 의결정족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결국 이날 밤 긴급 소집된 당무위에서 의결정족수를 충족했고 투표 결과도 유효한 것으로 결론내리면서 양측의 팽팽한 공방은 일단락됐다. 민주당은 최인기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내 통합 수임기관을 구성해 시민통합당 및 한국노총과 통합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사수파는 투표의 효력을 무효화하기 위한 법적 소송을 포함해 현 지도부 사퇴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민주당의 통합 행보는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채 첫걸음을 뗐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민주 11일 全大… 손학규·박지원 ‘막판 세몰이’

    민주 11일 全大… 손학규·박지원 ‘막판 세몰이’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통합 여부를 결정짓는 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통합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통합에 반대하는 일부 호남지역 의원 및 대의원들의 반발로 인해 자칫 전당대회가 무산되거나 통합안이 부결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행보다. 손 대표는 지난 8일 지역위원장 회의를 긴급 소집한 데 이어 9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통합의 대의를 위해 전당대회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낮에는 여의도 모처에서 광역별 시·도당위원장 20여명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고 전대 참석을 독려했다. 민주당 조직국도 15개 시·도당에 당직자를 각각 1명씩 급파해 여론몰이에 나섰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지도부가 대의원을 동원하기 위해 버스비를 지원하고, 참여율이 저조한 지역에는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통합에 반발하는 진영에선 ‘전당대회 보이콧’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대파의 한 재선 의원은 “지도부식 통합에 반대하는 대의원들의 출입을 봉쇄하기 위해 전당대회장 출입문 3곳만 개방하고 나머지를 봉쇄한다는 소문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논란의 중심에 선 박 전 원내대표는 전대 참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대에서 통합 표결이 이뤄질 경우 세 대결을 펼쳐 지도부식 통합안을 부결시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통합안이 가결되더라도 표결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반대표를 바탕으로 당권 도전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전체적인 통합은 찬성하지만 이런 식의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남겨둬서는 안 되니 나라도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박지원 “孫 대선지지 철회… 민주당 정신 지킬 것”

    박지원 “孫 대선지지 철회… 민주당 정신 지킬 것”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이 통합 정당의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 방식에 합의하면서 야권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민주당 내 갈등은 최고조로 달아오르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축으로 한 통합파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중심의 민주당 사수파가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손 대표가 약속을 저버리고 밀실 야합을 했다.”면서 “손 대표에 대한 대선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호남의 지원을 끊겠다는 말로 들린다. 손 대표 측은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두 사람이 정치적 혈맹 관계도 아닌데 이 시점에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만 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 회의는 양측의 힘겨루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손 대표는 “통합은 민주당을 공중분해하는 게 아니라 더 큰 민주당으로 태어나기 위한 것”이라면서 “통합 과정에서 당명을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박 전 원내대표는 “혼자서라도 민주당의 정신을 지키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곧바로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는 한때 고성과 야유, 몸싸움이 뒤엉키는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손 대표의 통합 추진에 반발하는 지역위원장들이 고성과 야유를 퍼부어대자 홍영표 의원이 “조용히 하라.”며 말렸으나, 오히려 이들에게 멱살이 잡히며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통합에 찬성하는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192명은 성명서를 내고 “통합을 가로막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일 전당대회가 최대 고비다. 결과에 따라 당은 물론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도 판가름난다. 손 대표와 현 지도부는 대의원들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당직자들을 지역에 급파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의결 정족수(재적 대의원 1만여명 가운데 절반)가 미달되면 전대 자체가 무산되기 때문이다. 박 전 원내대표의 영향권에 있는 호남 대의원(2000여명)들이 전대를 보이콧하면 표결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손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동반 책임론에 내몰린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전대에 참석해서 합법적으로 결정된 사안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지도부의 통합안에 반대 뜻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박 전 원내대표 측이 전대에서 통합을 부결시키면 다시 임시 전대를 개최, 지도부를 구성하는 절차를 밟는다. 박 전 원내대표가 주도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당 내분이 격화된다. 손 대표의 대선 행보에 제동이 걸린다. 물론 전대가 열려 통합이 가결되면 수임기구가 구성돼, 통합 대상들과 합동회의를 갖는다. 손 대표는 통합을 마무리짓고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박 전 원내대표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진다. 구혜영·이현정기자 koohy@seoul.co.kr
  • [위기의 한나라] 홍준표 또 살긴 살았지만…

    [위기의 한나라] 홍준표 또 살긴 살았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7일 의원들로부터 다시 ‘시한부 재신임’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쇄신 연찬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선다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승부수를 던져 재신임에 성공한 데 이어 이날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동반 퇴진을 요구했지만 “당 소속 의원 169명이 총의를 모으면 사퇴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결국 다수 의원이 홍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홍 대표는 이날 3명의 최고위원이 압박해 오자 “지금은 예산국회에서 민생 현안과 정책 쇄신에 전력을 다할 때”라며 사퇴를 거부했다. 그는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무책임하게 당의 혼란을 바라보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며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재신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쇄신안도 공개했다. 그는 “정책 쇄신에 전력을 다한 뒤 시스템 공천을 통해 인재를 끌어모아 이기는 공천을 해 2월 중순경 재창당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재창당 프로그램에 대해선 1996년 신한국당 창당 과정을 거론하면서 “당시 15대 4·11 총선을 2개월여 앞둔 2월 7일 공천자 대회 겸 민자당에서 신한국당으로 바꾸는 재창당 대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의총에 참여한 의원 다수는 오히려 사퇴한 최고위원 3명을 비판했고 “홍 대표가 책임지고 쇄신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가까스로 재신임을 받았지만 홍 대표의 지위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를 떠받쳤던 쇄신파와 친박(친박근혜)계 모두 “예산안 처리 이후에는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 등은 “홍 대표가 다시 ‘꼼수’를 부려 대표직 유지에 성공했다.”며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재신임으로 한나라당이 민심에서 더 멀어질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사태가 여기까지 온 데는 홍 대표가 자초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부결 이후 “사실상 승리”라고 했고, 10·26 재·보선 패배 직후에는 “무승부”라고 말했으며,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가 연루된 선관위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해킹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당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피해 가려고 했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직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대대적인 혁신에 나섰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권 따라 ‘흔들’… “약자 대변 독립기구 거듭나야”

    정권 따라 ‘흔들’… “약자 대변 독립기구 거듭나야”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를 겨냥한 쓴소리가 적지 않다. 25일 출범 10주년을 맞은 인권위의 평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탓이다.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변하는 인권이라는 가치를 수호해야 할 인권위가 정권의 변화에 따라 흔들린 까닭에서다. 인권위가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시기엔 입을 닫았다. 이날 인권위 설립 1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열린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인권 시민단체들이 “인권위 10년 말아먹은 현병철 위원장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외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 단체는 “현 정부 들어 인권위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외면하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목소리만 내고 있다.”고 인권위를 비난했다. 전문가들도 “인권위가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회 약자들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독립성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10년 동안 굵직굵직한 인권 관련 화두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정치·사회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이에 따른 갈등도 적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체로 진보진영의 입맛에 맞췄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했을 때에는 보수진영으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2005년 사형제 폐지 권고의 경우 사법부와 마찰을 빚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선 ‘우향우’했다는 지적이 적잖다. 노무현 정부 때와 성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병철 위원장이 취임하며 최고 의결기구인 전원위원회가 정부와 여당이 추천한 보수 인사로 채워졌다. 2009년 ‘용산참사’ 때는 입을 닫았다. 지난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진정은 기각됐다. 올해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인권보호와 관련한 의견 표명을 부결하기도 했다. 진보 시민단체들은 발끈하며 인권위를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게다가 내부 문제도 잇따라 불거졌다. 조직 운영에선 민주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엔 인권위에 파견된 경찰관이 경찰 비위와 관련된 내부 문건을 경찰에 빼돌린 사건도 터졌다. 성과도 많다. 특히 폐쇄적인 군이나 경찰을 대상으로 한 직권조사로 음지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실상을 파헤쳐 조직의 투명성을 제고시켰다.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벌어진 ‘날개 꺾기’ 등 가혹행위 파문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 인권위가 접수한 진정은 모두 37만 8372건, 기관에 개선을 권고한 진정건 진정 가운데 86.4%를 대상 기관이 수용 혹은 일부 수용했다. 보통 정책 권고에서 수용률이 70%가 넘으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것이 인권위의 권위를 재는 잣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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