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에 정부,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긴급조정권은 무엇?
정부가 현대자동차 파업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해 실제 적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공정인사 평가모델 발표회’에서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현대차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파업이 지속한다면, 우리 경제와 국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법과 제도에 마련된 모든 방안을 강구해 파업이 조기에 마무리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이 말한 ‘법과 제도에 마련된 모든 방안’은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긴급조정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거나 국민경제를 해칠 우려가 있을 때 발동하는 조치를 말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해당 노조는 30일간 파업 또는 쟁의행위가 금지되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을 개시한다. 조정이 실패하면 중노위 위원장이 중재재정을 내릴 수 있으며, 이는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이 장관은 “현대차 노조는 12년 만의 전면파업에 돌입하는 등 7월 19일부터 오늘까지 72일간 22차례의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 기간 12만 1167대, 2조 70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임금 월 5만 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05% 반대로 부결됐다.
이 장관은 상위 10% 고임금에 해당하는 현대차 노조가 협력업체 등을 배려하지 않고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9600만원이었으나, 1차 협력업체는 65%, 2·3차 협력업체는 30∼35% 수준에 머물렀다.
지금껏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차 노조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및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등 총 4차례 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