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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봉 추락 조영찬 울릉경비대장 순직 결정

    성인봉 추락 조영찬 울릉경비대장 순직 결정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울릉경비대장으로 근무하다 숨진 고(故) 조영찬(사진) 총경을 순직 처리했다고 12일 밝혔다.조영찬 총경은 지난해 10월 12일 울릉경비대장으로 부임한 지 열흘 만에 성인봉에서 추락해 숨졌다. 조 총경의 유족은 공무원연금공단에 순직 처리를 신청했다. 하지만 연금공단은 지난해 12월 이를 부결시켰다. 조 총경이 성인봉에 올랐던 시간이 주말 초과근무(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시간 이후였고, 성인봉 등산은 개인적인 활동으로 봐야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유족은 지난달 인사처에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 11일 개최한 ‘공무원연금급여재심위원회’에서 울릉경비대의 특수성과 사고 당일 근무상황을 검토한 결과 사망과 공무 간 인과관계를 인정해 순직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22일 조 총경은 오후 1시 30분쯤 성인봉에 간다며 울릉읍에 있는 울릉경비대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실종 8일 만에 등산로 주변 낭떠러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울릉도 지형을 파악하기 위해 성인봉을 오르다 추락사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지난해 11월 영결식에서 조 총경에 대해 1계급 특별승진과 녹조근정훈장, 경찰공로장을 추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국민연금 “대우조선 채무재조정 수정안 10일까지 내 달라”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부실기업 대주주의 책임을 먼저 이행하라며 10일까지 채무 재조정 수정안 제출을 요구했다. 7일 금융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0일까지 산업은행에 채무 재조정 수정안 제출을 요구했으며 기금운용본부는 이를 토대로 다음주 예정된 리스크관리위원회에 대우조선 채무조정안 논의 결과를 보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출자전환 비율과 전환가격, 신규 투입 자금, 만기 연장 비율 등의 조건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 1조 3500억원의 30%에 육박하는 3887억원어치를 들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와 산업은행은 9일 만나 양측 입장과 채무 재조정안 처리 방안을 두고 세부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오는 17∼18일 대우조선 사채권자집회에서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연장하는 채무 재조정을 마무리한 뒤 신규 자금 2조 9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자들의 반대로 채무 재조정안이 부결되면 대우조선은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팩트 체크] 문재인 아들 고용정보원 채용 의혹

    [팩트 체크] 문재인 아들 고용정보원 채용 의혹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007년과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록과 고용노동부의 감사 결과 등을 통해 주요 논란을 짚어본다.① 내부 채용계획과 다른 외부 공고 →사실 고용정보원은 2006년 11월 내부결재용 하반기 직원 채용계획(왼쪽 사진)에 연구직과 일반직 14명을 뽑는다고 밝혔다. 특히 ‘※PT(프레젠테이션) 및 동영상 제작 관련 전문가 일부를 외부에서 채용’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1월 30일 워크넷에 올라온 ‘연구직 초빙 공고’에는 고용조사분석 등 전문적 채용 분야와 전공을 명기해 전문 연구직을 뽑는 것처럼 공고(오른쪽)했다. 일반직은 ‘5급 약간 명 포함(전문기술분야 경력자 분야)’ 한 줄만 적었고 내부결재용 문건에 있던 PT 및 동영상 관련 내용은 빠졌다. 그런데도 문씨는 응시원서의 자격·경력란에 2005~06년 세 차례 공모전 수상 내역만 적었다. 최종공고에는 없는 동영상 전문가 채용 계획을 미리 알고 동영상 관련 수상 경력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007년 노동부 조사는 “특혜채용 목적으로 내용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정황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공고문에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돼 의혹을 갖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② 인사규칙 어긴 채용 절차 →사실 2006년 고용정보원의 다른 채용에서는 워크넷과 일간지 등 2~5개 경로로 공고됐지만 2006년 말 채용은 워크넷에만 공고됐다. 이전 세 차례 채용에서는 16~42일 공고했지만 2006년에는 6일만 공고된 것도 지적됐다. 2007년 환노위 당시 권재철 원장은 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이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에 절차를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원서접수 마감 결과 연구직 12명, 일반직 39명이 응시했고 이 중 외부 응시자는 연구직 6명, 일반직 2명이었다. 면접을 통해 연구직 5명(전원 계약직), 일반직 9명(7명 계약직)이 최종 합격했다. 외부 응시자 2명에 문씨가 포함되는 것이고, 동영상 전공자는 문씨만 지원했다. 권 원장은 “응모자가 적어 추가 공모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노동부는 “특정인만 홀로 응시케 해 특혜 채용할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인사규정상 시험시행일 15일 전에 공고해야 하는 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③ “여러 차례 감사로 끝난 문제” →실제 감사는 한 차례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은 2007년과 2010년 여러 차례 노동부 감사와 국정감사 등을 통해 문제 없음이 확인됐다고 반박한다. 2007년 노동부는 “특정인(문씨)이 포함된 일반직 외부응시자가 2명에 불과하고 이들 모두 경쟁 없이 채용돼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할 소지가 있다”면서도 문씨 한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닌 외부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결론 냈다. 2011년 고용노동부 감사에서는 문씨가 대상이 되지 않았고 대선을 앞둔 2012년 국정감사에서 다시 한 번 논란이 됐지만 노동부는 “동일 사안에 대해 중복감사를 실시할 법령상 요건이 안 되며 당사자도 이미 퇴직했다”며 재조사를 하지 않았다. 권 원장은 2007년 문 후보와 “그런 부탁을 서로 주고받고 할 사이도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그린알로에 ‘2017 소비자가 선정한 신뢰브랜드 대상’서 ‘알로에스테’ 수상 영예

    그린알로에 ‘2017 소비자가 선정한 신뢰브랜드 대상’서 ‘알로에스테’ 수상 영예

    포춘코리아가 주최한 ‘2017 소비자가 선정한 신뢰브랜드 대상’에서 그린알로에의 코스메틱 브랜드 '알로에스테'가 화장품 부문에 선정됐다. 그린알로에의 정광숙 대표는 ‘최고의 성분도 좋지만 그보다 유해성분을 최대한 배제함이 우선이다’ 라는 경영철학으로 ‘알로에스테’를 탄생시켰다. 원료배합에 필요한 정제수 대신 라벤더수를 함유하고, 주원료인 ‘알로에’는 원산지인 미국산 유기농원료만을 고집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파라벤’같은 합성보존료 대신 천연물을 바탕으로 한 방부시스템을 적용해 자연친화주의 제품으로 피부의 안전성을 높였다. ‘네추럴스킨케어100’은 ‘알로에스테’의 스테디셀러이다. 보습력을 지닌 고분자 다당체가 다량 함유된 알로에 추출물이 100% 함유된 제품으로,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진정시켜주며 올리고히아루론산 등 피부에 필요한 수분을 공급, 보유해주는 성분들이 다량 함유되어 촉촉한 피부관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콜라겐도 함유돼 피부 세포간 수분 보유력과 서서히 늘어지는 탄력까지 완화시켜주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제품은 현대 여성의 피부 고민인 피부 탄력과 주름, 미백, 피부결, 모공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수프리마앰플세럼 & 수프리마링클크림’의 고품격 라인도 출시했다. ‘수프리마앰플세럼 & 수프리마링클크림’는 스페셜 케어 제품이다. 여기에는 20종의 식물성추출물과 4종의 발효여과물, 3종의 줄기세포와 EGF, 콜라겐, 엘라스틴, 금 등 피부 친화적인 성분이 함유돼 피부 광채는 물론 피부정화 및 피부 탄력유지에 탁월한 효능을 선보이고 있다. ‘그린내추럴아토솝’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아토피용 비누를 출시했다. 뛰어난 보습력과 아토피성 피부, 가려움, 건선 등 트러블 완화에 도움을 주는 저자극성이다. 또한, 천연유래 계면활성제와 다양한 식물성 추출물을 함유해 세정력이 탁월하다. 주차미 그린알로에 연구소장은 “그린알로에 알로에스테는 천연 물질로 제조해 피부 트러블과 과민반응을 최소화한 코스메틱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꾸준한 제품의 업그레이드로 소비자에게 신뢰받아 알로에 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화장품 시장을 리드하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채권단 최후통첩에 맞불 놓은 박삼구

    산은 “금호타이어 인수의향 새달 19일까지는 밝혀라” “컨소시엄 허용 수락한 것인가” 금호그룹, 산은에 공개 질의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29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새달 19일까지 (금호타이어) 인수 의향을 밝히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0일 박 회장 측에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결과 공문을 발송한다고 이날 밝혔다. 박 회장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권 행사기한 안에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겠다는 내용이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 여부와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확실하게 밝히라는 주문이다. 다음달 19일까지 박 회장이 회신하지 않으면 인수 의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와 매각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산은에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산은이 전날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 요구’ 안건은 부결하고, 대신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면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컨소시엄 허용 수락으로 봐도 되는지 여부다. 또 산은이 더블스타에 보낸 확약서 때문에 피소 가능성이 있어 불허한다고 했는데, 재논의에 앞서 더블스타로 보낸 확약서를 취소한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문의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산은의 결정이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대우조선, 새달 17일 3차 사채권자 집회 ‘순번 승부수’

    대우조선, 새달 17일 3차 사채권자 집회 ‘순번 승부수’

    초반 쉬운 상대로 찬성 이끌어 여론 업고 ‘키맨’ 설득 카드로 산은·국민연금 오늘 회동 합의“17일 3차 사채권자 집회가 가장 큰 난관입니다. 반대로 고비를 잘 넘기면 부결 가능성은 낮아질 걸로 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을 가를 사채권자 집회가 다음달 17~18일 이틀간 5차례에 걸쳐 열리는 가운데 금융 당국과 대우조선 측이 가장 공들이는 집회는 3차 집회다. 당장 다음달 만기(4400억원)로 기간이 가장 촉박하고 지분 관계도 복잡해 해법을 찾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채권자 집회는 만기별로 열리지만 순서는 만기 순이 아니다. 17일 올 7월 만기(오전 10시), 11월 만기(오후 2시), 4월 만기(오후 5시) 집회가 각각 열리고 다음날인 18일 내년 4월 만기(오전 11시), 내년 3월 만기(오후 2시) 집회가 잇따라 열린다. 사채권자 동의를 최대한 쉽게 끌어낼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순번을 짰다. 사채권자끼리 눈치작전이 치열하다는 점을 고려해 맨앞에 비교적 쉬운 집회를, 가운데에 가장 어려운 집회를, 뒤에는 그다음으로 어려운 집회를 배치했다. 초반에 찬성 결론이 나오면 이를 다음번 집회의 ‘설득용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작전이다. 3차 사채권자 집회 때 가장 많은 회사채를 보유한 곳은 1800억원을 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의 총투자액 3900억원 중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사실상 이때의 결정이 국민연금의 ‘본심’이라고 금융 당국은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아직 찬반 의견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기금운용본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 구조조정안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결론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대우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추가 자료를 분석해 이를 토대로 이르면 31일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3차 집회는 개인투자자의 회사채 지분도 1000억원에 이른다. 개인은 기관투자자와 달리 단기 투기성 성격이 강해 설득이 쉽지 않다. 만남 자체부터가 여의치 않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는 비중은 작지만 단체행동이나 법적 대응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어떻게든 최대한 많이 만나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30일 회사채 재무 재조정의 열쇠를 쥔 국민연금과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박삼구 회장 컨소시엄 방안 보고 결정” ‘금호타이어 매각’ 공 다시 넘긴 채권단

    “박삼구 회장 컨소시엄 방안 보고 결정” ‘금호타이어 매각’ 공 다시 넘긴 채권단

    금호그룹 “이율배반” 반발 노조는 산은에 매각 중지 요구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리도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달라”며 채권단에 던진 공을 산업은행이 곧바로 맞받아쳤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출하면 그때 받아주겠다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 컨소시엄을 인정해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매각 시점까지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주주협의회 간사인 산업은행은 박 회장이 채권단에 요구한 전략적 투자자(SI) 컨소시엄 구성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다만 “컨소시엄의 구성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조건 컨소시엄을 허용할 수는 없다”면서 일단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안을 내면 채권단이 그 내용을 보고 허용할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조건부 수용안을 제시했다.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산은이 이래도 저래도 소송전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자 우선 매수권을 쥔 박 회장에게 일단은 기회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산은은 절차대로 매각을 진행한다는 원칙을 유지했다.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까지 맺은 상황에서 뒤늦게 박 회장의 컨소시엄을 허용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나 통상마찰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박 회장이 산은에 여러 차례 컨소시엄 논의를 요구했다는 점을 들어 소송전을 예고하고, 국내 알짜 기업을 중국에 넘기면 안 된다며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분위기는 박 회장 측에 기울기 시작했다. 금호그룹은 채권단의 결정을 사실상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강하게 반발했다. 금호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부결시키고 한편으로는 자금계획서를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금호그룹이 시간을 벌고자 산은을 상대로 매각중지 가처분 신청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그룹은 채권단에 대한 비판 성명을 발표했지만 향후 법적 조치 등에 대한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산은이 원칙대로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가지고 소송을 진행했을 때 금호그룹에 승산이 많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한편 더블스타와 박 회장 양측 모두에 반대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오후 산업은행을 방문해 매각 중단을 요구했다. 박 회장의 우선 매수권 행사 기한인 다음달 13일까지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 내역을 제출하지 않으면 산은은 더블스타와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누가 ‘프링글스 아저씨’의 당선을 막았나

    강경 민주파 ‘직선제 부결’ 탓 홍콩 행정장관(대통령 격) 간접선거에서 지난 26일 당선된 캐리 람의 별명은 ‘철의 여인’이다. 낙선한 존 창의 별명은 ‘프링글스 아저씨’다. 둘 다 렁춘잉 현 행정장관 밑에서 중책을 맡았다. 람은 총리 격인 정무사 사장으로 내치 전반을 담당했고 존 창은 경제를 책임지는 재정사 사장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친중파였지만 람은 정무사의 주요 업무였던 우산혁명 진압을 지휘해 강경 친중파로 불렸다. 반면 콧수염에 얼굴이 둥글어 유명 과자 캐릭터처럼 생긴 창은 정치 현안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어 온건 친중파로 분류됐다. 홍콩 시민 대다수는 중국 정부로부터 노골적인 지지를 받는 람 후보보다 창이 당선되길 바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람의 지지율이 20%대에 머문 반면 창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선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홍콩 시민에겐 행정장관을 뽑을 권리가 없었다. 홍콩 시민에게서 ‘프링글스 아저씨’를 뽑을 권리를 박탈한 세력은 누구일까? 본질적인 책임은 홍콩의 이탈을 막으려는 중국에 있지만 직접적 원인은 홍콩의 자치와 독립을 부르짖는 강경 민주파 의원이 2015년 6월 중국이 마련한 직선제안을 부결시킨 데서 찾아야 한다. 당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선거안을 만들어 홍콩 입법회(국회 격)에 보냈다. 친중국 인사로 후보를 제한하는 ‘반쪽 직선제’였다. 홍콩 민주 진영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중국안을 받아들이자는 온건파와 “절대 불가”를 외치는 강경파로 나뉘었다. 결국 강경파 주도로 입법회에서 직선제 선거안을 부결시켰다. 화가 난 중국은 “간선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직선제 논의마저 봉쇄해 버렸다. 강경 민주파의 ‘오버 액션’은 지난해 11월 입법회 개원 때도 드러났다. 홍콩 유권자는 당시 입법의원 지역구 선거(총 35석)에서 민주파에 역대 최다인 21석을 안겨줬다. 그러나 개원 선서에서 강경파 청년 의원 4명이 중국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고 홍콩 독립을 외쳤다. 이들은 즉각 제명됐다. 격분한 중국 전인대는 그동안 묵혀뒀던 ‘법률 해석권’을 발동해 홍콩의 사법 자치마저 제한해 버렸다. 강경 민주파는 대중국 투쟁으로 홍콩 내 반중국 감정을 크게 확산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홍콩 시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자치는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강경파가 중국이 보낸 ‘트로이 목마’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정몽구 사내이사 재선임… 현대차 주총 이변 없었다

    LG, 이사 정원 축소… 조성진 체제 강화 네이버, 변대규·한성숙號로 리더십 개편 카카오, 임지훈 대표 스톡옵션 10만주 효성, 10년 이상 감사위원 선임안 부결 17일 열린 주요 그룹 178개사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큰 이변은 없었다. 현대차 그룹은 총수 일가의 사내 이사 재선임 안건이 무난히 통과됐다. 네이버는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이 동시에 바뀌는 대규모 리더십 개편을 했다. 효성은 10년 이상 감사위원을 한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안이 부결됐다.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주총에서 30분 만에 정몽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 모든 안건이 통과됐다. 정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대해 현대차 2대 주주(8.02%)인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반대 또는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정 회장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주주들에게 배포한 영업보고서 인사말에서 “질적 성장을 통해 미래 50년을 향한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도 정의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현대모비스는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사외이사 전원(5명)으로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인수합병(M&A), 주요 자산 취득·처분 등 주주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영 사항에 대해 주주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LG전자는 이사 정원을 최대 9명에서 7명으로 줄이는 정관 개정을 통과시켰다. 상법상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과반수(4명)가 돼야 해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은 이사진에서 빠졌다. 지난달 구본준 ㈜LG 부회장으로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넘겨받은 조성진 부회장 체제가 보다 강화됐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1999년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로 리더십을 개편했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대표가 이사회 의장, 한성숙 대표 내정자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 신임 대표는 네이버를 비롯해 국내 인터넷업계 1호 여성 CEO다. 변 대표는 창업자나 개인 최대주주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업계 관행에 비춰 이례적으로 외부인 자격으로 네이버 이사회를 이끌게 됐다. 카카오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재선임했다. 자회사인 송지호 패스모바일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했으며 임지훈 대표에게 스톡옵션 10만주를 부여했다. 효성은 김규영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효성은 5인 사내이사 체제가 됐다. 다만 감사위원회 위원 3명 중 1명인 김상희 사외이사의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은 김 이사가 10년 이상 감사위원을 맡아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종근당홀딩스는 대표이사 부회장에 이병건 전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JW중외제약은 신영섭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 JW중외제약은 이경하·한성권 대표이사 체제에서 한성권·신영섭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우조선은 살린다”… 최대 3조 추가 수혈

    “대우조선은 살린다”… 최대 3조 추가 수혈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우려 커져 채권단 고통분담 여부 최대 변수 STX조선은 지원 부결돼 법정관리 대우조선해양에 또다시 최대 3조원의 신규 자금이 수혈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을 포함해 사채권자 등 관련된 이해 당사자 모두가 고통 분담을 한다는 전제조건 아래서이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오는 23일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조건부 자율협약, 신규자금 지원 등 5가지 방안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한 신규 지원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라면서 “워크아웃의 경우 건조계약 취소 등 부작용이 크다고 봐 배제했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런 ‘조건부 신규 지원’ 방안을 들고 5개 정당 대표 등 정치권과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에는 이미 4조 2000억원의 혈세가 들어가 있다. 그간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 결정은 차기 정부로 넘길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다음달 회사채 만기 등 상황이 급한 만큼 현시점에서 결단을 내리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대우조선은 당장 다음달 24일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지금 들고 있는 현금으로 4월 회사채는 간신히 막을 수 있지만 7월(3000억원)과 11월(2000억원)에도 수천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닥친다. 내년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는 총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협력사를 포함한 고용 인력만 5만명이고 도산 때 떠안아야 할 비용이 50조원을 넘는다”면서 “고부가치선의 경우 세계 최고 기술 수준으로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5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고비만 잘 넘기면 회사 몸집을 줄여 생존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런 진단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은 차치하고라도 당장 채권단이 ‘고통 분담’을 받아들일지도 변수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대우조선에 많이 ‘물려 있는’ 국책은행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시중은행도 기존 여신을 출자전환해 줘야 한다. 대우조선 회사채를 들고 있는 기관과 개인들도 채무 재조정을 감수해야 한다. 회생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신규 지원 방안에 동의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기존 투자금이나 대출을 한 푼도 못 건지더라도 발을 빼려 할 수 있다. 실제 4조원이 투입된 STX조선해양의 경우 2015년 말 4000억원의 추가 지원 방안이 마련됐으나 우리·KEB하나·신한은행 등이 반대해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갔다. 산업은행은 17일 대우조선 최종 실사 결과와 다음주 초 2016회계연도 결산보고서가 나오면 부족자금 규모를 정확히 산출해 최종 지원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유영규 기자 whaom@seoul.co.kr
  • 브렉시트 원안 英의회 통과…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발동안이 13일(현지시간) 원안대로 의회를 통과하면서 이달 말 브렉시트 절차가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본토 분리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영국 상·하원은 이날 정부 제출 EU 탈퇴 통보 법안을 변경한 수정안 2개를 놓고 차례로 표결을 벌여 모두 부결시켰다. 상·하원은 정부 제출 원안을 채택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해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하고 2년간의 탈퇴 협상을 개시하기 위한 상·하원 승인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브렉시트 발동 시기는 EU 정상이 오는 2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모여 EU 창설 60주년을 축하하는 일정을 마친 이달 마지막 주로 예상된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50조가 발동되면 영국 정부 협상대표와 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EU 집행위원회 협상대표가 곧바로 협상에 착수한다. 양측은 이른바 이혼합의금,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권자와 EU에 거주하는 영국 시민권자의 거주 권리 보장, 새로운 영국·EU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놓고 치열한 밀고 당기기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년 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영국은 EU에서 자동 탈퇴하게 된다. 브렉시트 절차 개시권이 승인되자 영국 본토의 분리 가능성도 수면으로 떠올랐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영국이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EU 단일시장에서 탈퇴했다”며 “영국 하원에 ‘섹션 30’을 요청해 줄 것을 다음주 스코틀랜드 의회에 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섹션 30’은 스코틀랜드 의회가 구속력 있는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데 필요한 법적 절차다. 스터전 수반은 “브렉시트 협상이 결론에 이르게 되는 내년 가을이나 2019년 봄쯤에는 독립 주민투표를 재실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 9월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나 반대 55%로 부결된 적이 있다. 미셸 오닐 북아일랜드 신페인당 대표도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묻는 남북 아일랜드 총국민투표 시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EU 회원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아일랜드를 택하겠다는 의미다. 메이 총리는 독립 주민투표는 스코틀랜드를 불확실성과 분열의 길에 놓을 것이라며 스코틀랜드 주민 다수가 제2의 독립 주민투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대통령의 딸 → 첫 탄핵대통령… 몰락한 20년 정치인생

    대통령의 딸 → 첫 탄핵대통령… 몰락한 20년 정치인생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 대통령’이라는 오명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딸’에서 ‘대통령’까지 올랐던 화려한 정치 인생을 마감하고 쓸쓸하게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게 된다.박 전 대통령은 1952년 2월 2일 경북 대구 삼덕동의 한 셋방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맏딸로 태어났다. 당시 35세였던 아버지 박정희는 육군본부 정보국 제1정보과장이었고, 27세의 어머니 육영수는 중등학교 교사 출신이었다. 그녀의 평범한 삶은 10세가 되던 1961년 5월 16일 완전히 달라졌다. 아버지 박정희가 군사정변을 일으키면서 제5대 대통령이 됐고,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딸, 영애(令愛)가 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은 1974년 또 한 번 뒤바뀌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그해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육 여사가 조총련계 재일교포 문세광에 의해 저격당해 서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비극의 첫 시작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영문도 모른 채 급히 서울로 돌아왔다. 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 등을 통해 “온몸에 수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 깊숙이 꽂힌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고 당시 심정을 회상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해 5년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발단이 된 최태민씨와 인연을 맺은 것도 이때였다. 최태민은 당시 ‘구국여성봉사단’ 활동에 주력하던 박 전 대통령에게 “육영수 여사가 꿈에 나타나 근혜양을 도와주라고 했다”는 편지를 쓰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9년 10월 26일, 이른바 10·26 사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서거하면서 그녀는 또다시 비극을 맞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피 묻은 아버지의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직접 빨면서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렸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 재임 당시 측근들이 하루아침에 자신과 동생들에게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도 이때부터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적은 일기들에는 특히 사람들의 배신에 대한 언급이 많다.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슬프고 우울하게 만든다. 아예 처음부터 마음을 달리 먹고 배신을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진정으로 충성을 맹세했지만 어차피 약한 인간이기에 차츰 권세와 명예와 돈을 따라 마음을 바꾸는 사람도 있다”(1981년 8월)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에 대해 ‘절대 배신하지 않을 사람’으로 여겼기 때문에 40년 가까이 자신의 곁에 두고 의지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님이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가 굉장히 강한 분이었기 때문에 제게 많이 의지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대국민 담화에서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로 순식간에 ‘야인’이 된 박 전 대통령은 18년간 은둔 생활을 했다. 이후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를 계기로 정치에 입문한다. 1998년 4월 대구 달성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여의도로 입성했으며 19대 때까지 5선 의원을 지냈다. 2009∼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원안을 고수해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다. 박 전 대통령은 2년 3개월 동안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며 정치인으로서 ‘승승장구’했다. 또 대표 시절 치른 거의 모든 선거에서 승리하며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2006년 5·31 지방선거 직전 서울 신촌에서 유세를 하던 중 습격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이 의식을 회복한 직후 꺼낸 “대전은요?”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우뚝 선 박 전 대통령은 16대 대선과 17대 대선에서 두 차례 대권에 도전했지만 매번 당내 경선에서 패배하며 본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2007년 당내 경선 과정에서 ‘최태민 스캔들’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18대 대통령에 당선되며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2월 25일 야심 차게 임기의 첫발을 뗐다. 하지만 임기 내내 끊임없는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며 국정운영에 수차례 위기를 겪었다. 취임 첫해에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후보들이 사퇴하거나 낙마하면서 ‘인사 난맥’을 겪었다. 같은 해 5월 미국 순방 도중 벌어진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문 사태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사고는 정국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번 탄핵 사유에도 포함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비롯해 정부의 무능한 대처는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같은 해 11월에는 최씨의 전남편인 정윤회씨의 비선 실세 의혹이 터진 데 이어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논란이 불거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찌라시’ 수준으로 규정했지만 파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2015년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위기대응능력 부재로 질타를 받았다. 또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형성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도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를 방문해 ‘개헌 카드’까지 꺼내며 국면 전환을 노렸지만, 비선 실세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총 세 차례 대국민 담화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저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 왔다”면서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씨로부터 도움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풍문으로 나돌던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가 최씨의 태블릿PC 등으로 드러나는 등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면서 국민적 퇴진 요구에 직면했다. 야 3당은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국회 본회의에서 234표로 가결됐다. 박 전 대통령은 관저 칩거 생활 속에서 명예 회복을 위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특별검사 수사에 총력 대응했다. 탄핵 소추 의결 이후 92일 만에 열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에서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 파면’ 판결을 받았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총 5년의 임기 중 1년에 조금 못 미치는 351일을 남겨두고 대통령의 자리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영애 18년, 야인 18년, 정치인 19년…박근혜 전 대통령 일대기

    영애 18년, 야인 18년, 정치인 19년…박근혜 전 대통령 일대기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 됐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영애’ 시절부터 청와대에 오랜 기간 머물렀던 박 전 대통령은 ‘40년 지기’ 최순실(61) 게이트에 발목이 잡히며 19년 정치인생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 ‘영애’와 ‘퍼스트레이디’로서의 18년…은둔생활 18년 1952년 2월 2일 육군 소령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교사 출신 육영수 여사의 2녀 1남 중 장녀로 태어난 박 전 대통령은 이후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아버지에 의해 1963년 2월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후 18년간을 박 전 대통령은 영애와 퍼스트레이디로서 청와대에 지내게 된다.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4년 2월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던 박 전 대통령은 그해 8월 15일,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에 의해 암살당하며 급거 귀국길에 올랐다. 이후 그는 22세의 나이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이어 1979년 10월 26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마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에 맞아 서거하면서 이후 1개월 만에 서울 신당동 사저로 돌아갔다. 이후 18년간의 은둔생활에 들어갔다. 육영재단 이사장, 영남재 재단 이사장,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긴 했으나 언론에 일제 모습을 내비치지 않았다. ◆ ‘정치인’ 박근혜의 19년이지만 한동안 칩거를 이어가던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11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방관할 수 없다며 대중 앞에 나선 것. 이후 ‘정치인’ 박근혜로서의 인생이 시작됐다. 박 전 대통령은 1998년 4월 대구 달성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여의도로 입성했으며 19대 때까지 5선 의원을 지냈다.박 전 대통령은 미래연합 창당 등 혼란기를 거쳐 2004년부터 유력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차떼기’로 상징되는 불법 대선자금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로 역할을 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키운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때부터 2년 3개월 동안 당 대표를 지내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 등에서 당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상대로 ‘40대 0’이라는 완승을 거두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호칭까지 얻게 됐다. 유력 대 주자로 발돋움한 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패배했다. 이때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연설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와 함께 2009∼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원안을 고수해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를 토대로 2012년 대선에 승리해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제18대 대통령이 됐다.그러나 집권 4년 차인 2016년에 최순실 파문이 터지면서 박 전 대통령의 19년 정치인생도 뿌리째 흔들렸다. 정치인으로서의 인생이 지난해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됨으로 끝났다. 풍문으로 나돌던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와의 관계가 드러나고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면서 국민적 퇴진 요구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결국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되는 수모를 겪었다.박 전 대통령은 관저 칩거 생활 속에서 명예 회복을 위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특별검사 수사에 총력 대응했다. 19년 관직 생활이 끝났지만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은 지난해 끝난 셈이다. 그러나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받아들이면서 박 전 대통령은 권력의 정점에서 내려와 ‘법적 투쟁’의 길을 가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헌재 심판 선고 요약> 1. 가결 절차와 흠결 설명

    <헌재 심판 선고 요약> 1. 가결 절차와 흠결 설명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 시작. 선고에 앞서 사건 진행경과 말씀. 지난 90여일 간 재판관들은 사건을 공정,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온 힘 다해. 대한민국 국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많은 번민과 고뇌 시간 보냈으리라 생각. 우리는 이 사건이 재판소에 접수된 12월 9일 이후 휴일을 제회한 60일간 매일 평의 진행. 모든 진행과 결정에 재판관 전체 의결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진행한 상황은 전혀 없어 3차례 준비기일과 17차례 변론기일 열어. 그 과정에서 청구인 측 서증과 증인과 문서촉탁송부결정 및 피청구인 서증과 17명의 증인 6 증거조사 했고 소추위원과 양쪽 대리인 변론 경청, 증거조사 자료는 4만 8000여쪽에 달하고 당사자 이외 탄원서 등 40박스 분량에 이르러.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걸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며 역사의 법정 앞에 선 당사자의 심정으로 선고에 임해. 우리는 국민에 부여받은 권한에 따른 선고가 더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 나아가는 밑거름 되길. 어떤 경우에도 헌법과 법치주의는 흔들려선 안 될 모두가 지킬 가치라고 생각. =선고 시작. 가결 절차와 관련, 흠결 살펴보겠다. 소추의결서 기재된 소추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 보겠다. 헌법상 탄핵 소추 사유는 공무원이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고 법률은 형사법에 한정되지 않아. 탄핵심판은 공직을 파면하는 것이지 형사상 책임은 없어. 피청구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심판 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의 사실 기재되면 돼. 유형별로 기재되지 않은 바 있지만 소추 사실 특정 가능해. -국회 법사위 조사 없이 공소장과 신문기사 정도로 제시됐다 =권력분립 원칙상 존중돼야. 탄핵소추 발의 시 사유조사는 국회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어 그 의결이 헌법이나 법률 위배 아니다. -사건 의결이 아무 토론 없이 진행됐다는 점 보겠다 =토론 없이 표결 이뤄졌지만 국회법상 반드시 토론 거쳐야 한다는 규정 없다. 당시 토론 희망 의원은 한 명도 없었고 의장이 희망하는 자를 못하게 하지도 않아. -여러 사유를 하나의 소추 안으로 표결할지는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것이고 표결 방법에 관한 어떤 규정도 없어. -8인 재판관의 의결이 9인 재판관에게 심판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 점 관련, 재판관 질병이나 퇴임 후 후임 임명까지의 공백 등 일부 재판관이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경우 발생 가능. 헌법과 법률은 이에 대비한 규정 마련. 탄핵 시엔 6인 이상 찬성 7인 이상 출석해야 한다고. 9인이 모두 참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으로서 대통령의 권한정지 상태라는 헌정 위기 상황을 방치하는 것. 8인의 재판관으로 심리하는 데 아무 문제 없어. 헌정 위기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수 없다. -국회의 탄핵소추 가결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 위배 사유 없고 적법 요건에 흠결 없다.
  • “헌재 재판관 2명 이견”…탄핵심판 선고 앞두고 가짜뉴스 기승

    “헌재 재판관 2명 이견”…탄핵심판 선고 앞두고 가짜뉴스 기승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가 임박해지면서 가짜뉴스(지라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헌재는 가짜뉴스 대부분이 근거 없는 소문이나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8일 헌재 안팎에 따르면 최근 유통되는 가짜뉴스 중 확산 속도가 빠른 것은 ‘재판관 2명의 이견으로 7일 선고일 지정이 불발됐다’는 것이다. 전날부터 유포된 이 지라시는 “(이견을 낸) 이 두 명은 이전부터 등장하던 탄핵 기각 쪽 의견을 낼 수 있는 두 명으로 추정된다”며 사실상 ‘특정’ 재판관들을 지목했다. 또 “계속 두 명이 이견을 굽히지 않을 경우, 이(정미)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13일을 넘길 확률도 배제 못 함”이라며 “퇴임 후 또다시 정국은 격변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동안 헌재 주변에서 ‘두 명’의 재판관은 조금씩 다른 설들이 나돌아 이 자체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는다. 심리 초창기에는 대통령과의 인연이나 과거 통합진보당 사건 때를 거론하며 2명을 특정했으나 이후에는 ‘다른 버전’도 돌았다. SNS에서 퍼지는 다른 지라시엔 탄핵 부결을 예측하며 선고일 당일 박 대통령이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화합을 호소할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이 지라시는 선고 다음 날부터 바로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며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흐지부지되고, 민주통합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통합 차원에서 박 대통령 수사를 중지하고 영구 출국시킬 거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지라시는 “헌재 주변에서 도는 소문으로는 8대 0이라네요…억지로 짜 맞춘 기각 의견이 1명이라도 들어가면 대법원에 아주 좋은 공격 소재를 제공하게 될 거란 점을 걱정하고 있다네요”라며 재판관들이 만장일치로 탄핵을 인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일각에선 ‘4대 4’ 전망을 담은 내용도 나도는 등 전망 자체가 막연한 추론이나 ‘희망’을 담은 ‘널뛰기’ 식이어서 종잡을 수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한 헌재 관계자는 “탄핵심판 결론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현재 돌아다니는 지라시는 모두 소설 수준”이라고 전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흥캠퍼스 설립 갈등’ 서울대 본관 점거농성 150일… 대학과 총학에 묻다

    ‘시흥캠퍼스 설립 갈등’ 서울대 본관 점거농성 150일… 대학과 총학에 묻다

    8일은 서울대 학생들이 대학본부 건물인 행정관를 점거한 지 150일째 되는 날이다. 서울대 역사상 최장 기간 점거 농성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과 관련해 이화여대 학생들이 벌였던 본관 점거 농성(86일)보다 2달 이상 길다. 화두는 시흥캠퍼스 설립이다. 서울대는 시흥시 배곧신도시 66만 1000㎡ 부지에 2018년 3월부터 차례로 캠퍼스 조성 계획을 세웠다. 시흥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한라건설이 건설비용을 지원한다. 대학 측은 세계화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시흥신도시에 국제캠퍼스 및 산학 연구단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지난해 10월 10일부터 농성에 들어간 학생들은 시흥시와 한라건설의 신도시 조성 수익사업에 대학이 이용돼서는 안 되며,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신문은 임수빈 총학생회장 직무대행과 이준호 학생처장을 만나 합의점은 없는지 물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임수빈 총학생회장 직무대행 “점거 농성 놓고 견해 엇갈려… 새달 총회 열어 의견 모을 것” “다음달 4일 열리는 학생총회에서 지난해 8월 서울대·시흥시·한라건설이 맺었던 시흥캠퍼스 실시 협약에 대한 철회 요구를 지속할지 학생들의 의견을 다시 묻겠습니다. 점거 농성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흥캠퍼스의 철회 가능성을 낮게 보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철회 요구를 지속할지, 철회보다 시흥캠퍼스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다른 요구를 할지 결정해야 할 단계라고 봅니다.”지난 6일 서울대 학생회관에서 만난 임수빈(26·조소과)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은 학생들 사이에서 점거 농성을 두고 여러 견해가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9일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는 본부 점거를 지속하자는 의안과 학교 측과 교섭을 하자는 의안이 동시에 상정됐지만 모두 부결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전학대회에서는 본부 점거 지속안이 또 부결됐다. 임 대행은 “본부와 교섭하자는 학생들도 당장 점거 농성을 해제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흥캠퍼스 철회가 아니어도 학교 결정에 대한 학생 참여권 확대 등 학교의 약속들이 관철될 때까지는 본부 점거가 필요하다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시흥캠퍼스 철회 요구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달라도 문제의 원인이 학교의 소통 부재라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대행은 “성낙인 총장이 점거 사태 이후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학내 구성원과의 협의 없이 처리한 데 대해 사과하면서 학생과 대화하겠다고 말했지만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 측은 간담회, 실무협의회 등을 열자고 하면서 동시에 점거 농성과 상관없는 총학생회의 학생복지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점거 농성에 참여한 학생 29명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았다”며 “학교 측의 이중적 태도가 양측의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학생 측이 점거 해제의 조건으로 실시협약 철회를 고수하면서 대화와 협상이 어려워졌다’는 일각의 지적에 그는 “학생 사회 내에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고, 새 학기 이후 새로운 구성원도 들어왔기에 학생들의 의견을 다시 모으고자 한다”고 말했다. ■ 이준호 학생처장 “일부 기구 3월 중 본부 이전… 충돌 대신 평화적 사태 해결” “현재 본관의 행정기관들이 여러 건물에 분산돼 있는데 중소기업청과의 사업을 위해 적어도 해동관에 있는 기구들은 본부로 3월 중에 옮겨야 합니다. 학생들을 최대한 설득해 충돌 없이 이전하도록 하겠습니다.”7일 서울대 임시 학생처장실에서 만난 이준호(55) 학생처장은 학생들과 더이상의 충돌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사태의 원인은 학교와 학생 모두가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충돌 없는 이전을 위해 학생들은 총장실이 있는 본부 4층에서 계속 점거 농성을 하고, 2·3·5층에는 행정기구가 들어가는 타협안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소통의 부재가 유례없이 긴 반목을 초래했다고 했다. 학교는 시흥캠퍼스 갈등이 점거 사태로 악화되기까지 학생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못했고, 학생들은 본관 점거 이후 학교와의 대화에 소극적이거나 때론 적대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점거 농성을 해제하는 대신 평의원회, 기획의원회, 재경의원회 등 학교의 주요 결정을 내리는 기구에 학생 참여권을 대폭 확대하고 이사회 참관을 가능케 한 성낙인 총장의 대타협안이 무산된 것이 아쉽다고 했다. 지난 1월 26일 제안된 타협안에 학생 측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의 전면 철회가 먼저라며 거부한 바 있다. 이 처장은 “당시 총학생회 산하 총운영위원회에 직접 가서 대타협안을 설명하고 학생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며 “대타협안의 이행에 대해 불신하던 학생들에게 총장과 총학생회장이 서명한 합의문을 만들어 공개 발표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학생들은 요지부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 측이 대화와 타협의 의지는 없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외 점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교직원은 점거 학생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처장은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해 학생들이 결국 본부에서 쫓겨난다면 학교는 소통을 포기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고 학생 사회도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라며 평화적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고대 페르시아부터 김정남까지 끝나지 않는 화학무기 잔혹사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고대 페르시아부터 김정남까지 끝나지 않는 화학무기 잔혹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치명적인 살인 무기 VX로 암살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학무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VX를 포함한 화학무기는 일반적으로 대량살상을 목적으로 한다. ‘독가스’라고 통칭하기도 하는 화학무기는 맹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역사는 2000년 전 페르시아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레스터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BC 492~448년 동안 지속된 페르시아 제국의 그리스 원정 전쟁인 페르시아 전쟁에서는 소금 결정과 역청(천연산의 탄화수소 화합물 통칭) 등을 섞어 만든 독가스를 살포하는 기술이 이용됐다. 여기에는 이산화물과 석유화학제품 등 강력한 화학약품들도 상당수 사용됐다.●독화약 담은 ‘비몽포’ 임진왜란 때 사용 당시 페르시아인들은 적군을 포위한 채 구덩이에 가둔 뒤 화학무기 공격을 퍼부었다. 페르시아 전쟁에 참전한 로마 군인들의 시신 20구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사인이 창이나 칼에 의한 자상이 아닌 질식사라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서 이 같은 주장은 신빙성을 더했다. 맹독성의 치명적인 화학무기는 조선시대에도 존재했다. 임진왜란 당시 사용된 화학무기인 ‘비몽포’(飛礞砲)가 그중 하나다. 비몽포는 독화약을 장전한 작은 포탄을 큰 총을 이용해 발사시켜 터뜨리는 살상용 무기로, 여기에는 28가지의 ‘지독한’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와 유사한 화학무기인 ‘찬혈비사신무통’(鑽穴飛砂神務筒)은 균의 일종인 누룩과 약초 16가지를 졸여 만든 것으로, 바람에 실어 적군에 날려 보내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가루 형태의 찬혈비사신무통을 흡입하면 눈과 코, 입에서 다량의 출혈이 발생하고 곧 사망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고대 중동에서는 유황으로 화학무기를 만든 뒤 이를 연기로 날려 적을 공격했다는 기록이 있다. 화학무기의 사용이 금지된 것은 당연하게도 그 ‘성능’ 때문이었다. 19세기 이후 화공학의 발전과 함께 세계 여러 국가가 맹독성 물질 개발에 열을 올렸고 이는 곧 무기 개발로 이어졌다. 대량살상이 가능한 이 무기는 ‘한 방에’ 승리로 이끌 수 있었지만 실전에서 함부로 사용되지는 못했다. 같은 방식으로 적에게 복수를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살상 목적의 화학무기가 국제사회에서 국제법에 의해 금지된 것은 1899년의 일이다. 화학제 또는 생물(세균)제를 이용한 무기는 1899년 헤이그 평화회의의 ‘독가스사용금지선언’을 통해 금지됐고, 이후 1922년에는 ‘잠수함과 독가스에 관한 5국 조약’, 1925년 ‘독가스 기타사용금지에 관한 의정서’ 등으로 이어졌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이 대게릴라용으로 최루가스와 고엽제 등을 사용하면서 독가스 사용에 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후 24년간 협상을 거쳐 1993년 화학무기금지협약이 체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상용 화학무기는 여전히 ‘애용’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및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지난해 공동 조사를 통해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 중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군은 2014년과 2015년 반군 장악 지역 3곳에 염소폭탄을 투하했다. 시리아는 2013년 우방인 러시아의 압박에 못 이겨 화학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한 뒤 화학무기를 전량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내전에서 결국 협약을 어기고 염소가스를 무기로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정남 VX 암살로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을 어긴 것이 시리아군 하나뿐이 아니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에 이어 북한의 화학무기사용 금지를 위해 힘을 쏟아도 모자랄 판국에 최근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관련 제재 결의안이 또 부결됐다. ●사용금지협약에도 세계 곳곳서 ‘애용’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안보리회의장에서 진행된 표결에서는 찬성 9표, 반대 3표, 기권 3표가 나왔다.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볼리비아가 반대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상임이사국(중국·러시아·미국·영국·프랑스)의 반대 없이 9표를 얻어야 통과된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는 7번째, 중국은 6번째로 시리아 제재를 거부했다. 중국 측은 “화학무기 사용에 반대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제재 조치를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의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눈감아주기’의 배경에는 복잡한 속내가 숨어 있지만, 그 속내가 무엇인지는 사실 크게 중요치 않다. 2.33초의 접촉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을 사용하지 말자는 것에 거창한 이유가 필요할까. 화학무기는 유구한 역사를 가졌지만, 훌륭한 역사라고 평하긴 어렵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죽이고 죽임당하는 지구상의 대다수 전쟁이 그러하듯 말이다. huimin0217@seoul.co.kr
  • 서울시의회 유찬종의원 “세운4구역 설계공모작 선정...재개발 본궤도”

    서울시의회 유찬종의원 “세운4구역 설계공모작 선정...재개발 본궤도”

    대규모 철거 재개발 계획과 최고 높이 갈등으로 오랫동안 표류해온 세운4구역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그 동안 세운4구역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유찬종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종로2)은 지난 2일 국제현상공모 당선작 발표 및 세운4구역 사업정상화 선언에 대해 “일단 환영한다”고 밝히고, “문화재청에서 높이 문제로 기존 건축계획안을 부결시킨 이후 13년의 시간 동안 고통받아온 주민과 상인들을 위해 조속한 사업 진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그 동안 세운4구역은 전임 시장이 추진한 초고층 개발계획의 좌초와 종묘의 역사경관 훼손 우려 등 우여곡절을 겪어 주민 및 상인들의 재산적‧정신적 피해가 상당했다”며,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지역의 여러 오피니언 리더들이 주민의 뜻을 박원순 시장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박 시장 역시 진지한 고민과 해결의 의지를 담아 사업 정상화를 추진한 끝에 비로소 첫 발을 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러한 의지에 부합하기 위해 세운상가 관련 예산에 대해 의회 역시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온 만큼 서울시도 향후 예산편성이나 심의, 사업 추진에 있어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지속적인 협력과 조언, 합리적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중심지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국제현상공모에서는 ‘서울세운그라운즈(Seoul Sewoon Grounds)’(KCAP, 네덜란드)가 최종 당선의 영예를 얻었다. 설계안에는 중앙에 대형광장을 중심으로 호텔, 사무실, 오피스텔 등 연면적 28만㎡ 규모의 상업시설을 배치하며 기존 4구역 내 보존 가치가 있는 역사건물 8채와 옛 골목길 등 도시조직 일부를 보존하여 장소의 역사성 및 세계유산인 종묘와의 경관 조화를 모색하고자 한 것이 특징이다. 설계비는 44억5천3백만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당선작 발표와 함께 “연내 각종 심의 및 인허가를 완료하고 12월까지 각종 심의 및 인허가 완료,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추정 공사비가 5천822억원에 달하는 만큼 의회의 전폭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고대부터 이어진 화학무기의 잔혹 역사

    [송혜민의 월드why] 고대부터 이어진 화학무기의 잔혹 역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치명적인 살인무기로 꼽히는 VX로 암살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학무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VX를 포함한 화학무기는 일반적으로 대량살상을 목적으로 한다. ‘독가스’라고 통칭하기도 하는 화학무기는 맹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역사는 2000년 전 페르시아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레스터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BC 492~448년 동안 지속된 페르시아 제국의 그리스 원정 전쟁인 페르시아 전쟁에서는 소금결정과 역청(천연산의 탄화수소 화합물 통칭) 등을 섞어 만든 독가스를 살포하는 기술이 이용됐다. 여기에는 이산화물과 석유화학제품 등 강력한 화학약품들도 상당수 사용됐다. 당시 페르시아인들은 적군을 포위한 채 구덩이를 가둔 뒤 화학무기 공격을 퍼부었다. 페르시아 전쟁에 참전한 로마 군인들의 시신 20구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사인이 창이나 칼에 의한 자상이 아닌 질식사라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서, 이 같은 주장은 신빙성을 더했다. 맹독성의 치명적인 화학무기는 조선시대에도 존재했다. 임진왜란 당시 사용된 화학무기인 ‘비몽포’(飛礞砲)가 그중 하나다. 비몽포는 독화약을 장전한 작은 포탄을 큰 총을 이용해 발사시켜 터뜨리는 살상용 무기로, 여기에는 28가지의 ‘지독한’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와 유사한 화학무기인 ‘찬혈비사신무통’(鑽穴飛砂神務筒)은 균의 일종인 누룩과 약초 16가지를 졸여 만든 것으로, 바람에 실어 적군에 날려 보내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가루 형태의 찬혈비사신무통을 흡입하면 눈과 코, 입에서 다량의 출혈이 발생하고 곧 사망에 이르렀다. 이밖에도 고대 중동에서는 유황으로 화학무기를 만든 뒤 이를 연기로 날려 적을 공격했다는 기록이 있다. ◆화학무기 금지의 역사 화학무기의 사용이 금지된 것은 당연하게도 그 ‘성능’ 때문이었다. 19세기 이후 화공학의 발전과 함께 세계 여러 국가가 맹독성 물질 개발에 열을 올렸고 이는 곧 무기 개발로 이어졌다. 대량살상이 가능한 이 무기는 전쟁은 ‘한방에’ 승리로 이끌 수 있었지만 전쟁에서 함부로 사용되지는 못했다. 같은 방식으로 적에게 복수를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살상 목적의 화학무기가 국제사회에서 국제법에 의해 금지된 것은 1899년의 일이다. 화학제 또는 생물(세균)제를 이용한 무기는 1899년 헤이그 평화회의의 ‘독가스사용금지선언’을 통해 금지됐고, 이후 1922년에는 ‘잠수함과 독가스에 관한 5국 조약’, 1925년 ‘독가스 기타사용금지에 관한 의정서’ 등으로 이어졌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이 대 게릴라용으로 최루가스와 고엽제 등을 사용하면서 독가스 사용에 관한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고, 이후 24년간 협상을 거쳐 1993년 화학무기금지협약이 체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상용 화학무기는 여전히 '애용'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및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지난해 공동 조사를 통해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 중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군은 2014년과 2015년 반군의 장악지역 3곳에 염소폭탄을 투하했다. 시리아는 2013년 우방인 러시아의 압박에 못 이겨 화학무기금지조역에 가입한 뒤 화학무기를 전량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이후 내전에서 결국 협약을 어기고 염소가스를 무기로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정남 VX 암살로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을 어긴 것이 시리아군 하나 뿐은 아니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에 이어 북한의 화학무기사용 금지를 위해 힘을 쏟아도 모자랄 판국에, 최근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화학무기 사용 관련 제재 결의안이 또 부결됐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안보리회의장에서 진행된 표결에서는 찬성 9표, 반대 3표, 기권 3표가 나왔다.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볼리비아가 반대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상임이사국(중국·러시아·미국·영국·프랑스)의 반대없이 9표를 얻어야 통과된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는 7번째, 중국은 6번째로 시리아 제재를 거부했다. 중국 측은 “화학무기 사용에 반대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제재조치를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의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눈감아주기’의 배경에는 복잡한 속내가 숨어있지만, 그 속내가 무엇인지는 사실 크게 중요치 않다. 2.33초의 접촉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을 사용하지 말자는 것에 거창한 이유가 필요할까. 화학무기는 유구한 역사를 가졌지만, 훌륭한 역사라고 평하긴 어렵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죽이고 죽임 당하는 지구상의 대다수 전쟁이 그러하듯 말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메트로·도시철도 통합공사 5월 출범

    자본금 21조 ‘서울교통공사’ 탄생 4월 말까지 인력·시스템 등 통합 박원순 서울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서울메트로(1~4호선 운영)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의 통합을 위한 조례가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양 공사를 합치는 법·행정적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오는 5월쯤 통합공사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0일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통합하는 ‘서울교통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시의회 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설립 조례안은 지난해 12월 시의회 교통위에서 한 차례 부결됐다. 당시 시의회 측은 “공사 통합이 시민의 편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시 관계자는 “부결된 이후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여론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통합 ‘서울교통공사’는 자본금 21조 5000억원으로, 해산되는 메트로와 도철의 권리와 의무를 포괄 승계한다. 국내외 도시철도 관련 건설사업도 사업 범위에 추가됐다. 서울시는 조례안이 의결되면 다음달 행정1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설립추진위원회와 설립준비단을 구성한다. ‘서울교통공사’의 5월 출범을 목표로 정관과 사규 제정, 조직과 인력 운영 설계, 자산 및 예산 통합, 시스템 통합, 법적 절차 등을 4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지하철 운영기관 통합 후 거점형 기술센터 26곳을 설치해 사고 발생 시 현장 대응력을 키우고 본사 중복 인력을 현업에 재배치한다. 인건비 절감액으로는 안전재원을 마련한다. 두 지하철의 통합으로 부채 비율 등이 떨어지는 재무 효과가 20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이라고 서울시는 내다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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