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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 살인자를 가리키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 살인자를 가리키다

    2006년 10월 11일 오후 3시 인천 강화도의 한 선착장. 주변을 거닐던 관광객이 바다 쪽 석축에 걸린 작은 물체를 발견했다. “저게 뭐지? 일반적인 바다 쓰레기 같지는 않은데….” 왠지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가까이 다가간 그는 자기도 모르게 ‘악!’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잘린 사람 손이었다. 바다를 떠돌다 뭍을 만나니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이었을까, 조류에 떠밀려 온 가련한 시신 조각은 축대에 기대어 제발 자기를 봐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40대 중반 여성… 남편 그리고 내연남 상식적인 얘기지만 바다나 강에서 발견된 시신은 육지에서 나온 것보다 신원을 파악하기가 훨씬 어렵다. 가장 보편적 방법인 지문감식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물속에서 붇거나 부패하는 과정에서 형체가 훼손되기 때문이다.경찰은 망자의 손을 수습해 아이스박스에 넣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우선 규명해야 할 것은 자살이냐, 타살이냐 여부. 손목 절단이 흉기 등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람은 토막 살해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시신이 온전한 상태로 떠돌다 선박 스크루 등에 의해 절단된 것이라면 타살 외에 자살이나 사고사일 수 있다. 부검 결과, 타살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국과수는 “손목 절단면의 전반적인 모양새가 칼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한 일로 보이며 피해자는 여성”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망자는 누구인가. 물속에서 부패한 손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지문이 나오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익사체나 부패가 진행 중인 시신은 주사기로 시신의 손에 실리콘을 주입해 지문을 떠 내지만 이 시신은 훼손 정도가 심해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조사반은 고온처리법에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다. 뜨거운 물로 피부를 팽창시켜 숨어 있던 지문을 도드라지게 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한국의 지문감식 수준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 실제로 이 방법은 2004년 동남아 지진해일 참사 때 큰 위력을 발휘했다. 9일 만에 경찰은 지문 채취에 성공했다. 중지에서는 활모양의 궁상문(弓狀紋)이, 약지에서는 말굽모양의 제상문(蹄狀紋)이 확인됐다. 피해자는 당시 44세의 여성 A씨였다. 약 1개월 전 남편 K(당시 47세)씨에 의해 가출 신고가 돼 있었다. 인테리어업을 하는 K씨는 “아내가 9월 15일 직장에 출근한 후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내연남과 살기 위해 집을 나간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A씨의 통화 기록을 조회하자 실제로 한 남자가 등장했다. 그는 A씨와 결혼을 하기 위해 이미 이혼해 있는 상태였다. 남편 진술의 신빙성에 무게가 더해졌다. 경찰은 내연남에 대한 집중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그는 분명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다. 의심할 만한 대목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수사의 초점은 다시 남편을 향했다. ●아내와의 엽기적인 마지막 눈인사 “그놈과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죠. 걱정도 안 돼요.” 남편 K씨가 퉁명스럽게 내뱉은 말에는 부인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경찰은 우선 K씨의 아파트 폐쇄회로(CC)TV부터 살펴보기 시작했다. 가출 이후 거의 500시간에 육박하는 녹화분을 샅샅이 뒤졌다. 지루한 녹화 화면과의 전쟁. 전체 분량을 절반쯤 확인했을 때 화면에 남편 K씨와 아내 A씨의 모습이 등장했다. 10월 2일 오전 10시 10분. 그들이 살던 아파트로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남편 K씨 진술대로라면 가출 신고 후 부인과 만나는 일은 없었어야 하는 거 아냐? 아무래도 K씨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 경찰들은 이쯤에서 용의자가 누구인지 80% 정도 확신하게 됐다. 다시 몇 시간 정도 녹화분을 더 돌리자 등에 뭔가를 짊어지고 혼자 내려오는 남편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큰 이불 보따리였다. 남편은 그걸 자기 승합차에 실었다. 얼마 후에는 검은 비닐봉지와 아내의 핸드백을 갖고 돌아다니는 모습도 포착됐다. 나머지 녹화분에서는 어디에도 부인 A씨가 집을 나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경찰이 남편의 통화 내역을 확인한 결과 범행 이틀 뒤인 4일 남편은 경기 김포 등지를 배회하고 있었다. 김포는 시신의 손목이 발견된 강화도와 가까운 곳이다. 경찰은 그가 아내를 살해하고 이틀 뒤 시신을 버린 것으로 판단하고 남편을 체포했다. 처음에 완강히 범행을 부인하던 K씨는 계속된 추궁과 증거 제시에 결국 모든 것을 실토했다. 바람난 아내와 이혼을 협의하다 홧김에 목 졸라 살해했고 인테리어 가게에서 쓰는 톱과 칼로 집 화장실에서 시신을 토막 낸 뒤 강화대교 밑 바다와 김포대교 밑 강물에 버렸다고 했다. 그는 가출해 내연남과 보름 이상 여행을 떠난 뒤 스스럼없이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죽이고 싶었다고 했다. 경찰은 나머지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K씨가 죽은 아내의 머리를 자기 인테리어 가게 지하 보일러실에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발견했을 때 A씨의 눈은 청테이프로 가려져 있었다. “아내가 눈을 뜨고 죽었는데 그 눈과 마주치는 것이 너무 무섭더군요.” 불행한 부부의 마지막 눈 맞춤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시신 옮기는데 13시간…유족들 “장기적출” 주장

    중국 광저우시에 사는 故리하이쥔(李海軍)의 유가족은 최근 장례식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급사한 리씨의 시신이 운구 도중 사라진 것. 난팡르바오 등 현지 언론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리씨의 유가족들은 지난 10일 리씨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 매우 건강했던 리씨의 사인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급사로 판명됐다. 10일 밤 7시 경, 유가족들은 각기 차를 나눠 타고 장례식장으로 향했고 리씨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앞장섰다. 출발한 지 2시간 후인 밤 9시, 앞서던 운구차가 갑자기 사라졌다. 유가족들은 뒤따라 올 것이라 여기고 개의치 않았지만, 운구차는 결국 이날 돌아오지 않았다. 상주인 류펑씨는 운구차 업체에 문의를 했지만 “출발했다.”, “가는 길이다” 등의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유가족의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한 것은 그 다음 날. 사라진 지 13시간이 지난 11일 오전 10시 경에야 도착한 시신이 이상했다. 배 부분이 움푹 들어가 있었던 것. 한눈에 봐도 일반 시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류씨를 비롯한 유가족은 충격을 금치 못한 채 “운구업체가 병원과 짜고 불법 장기 매매를 한 것이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운구업체는 “사정이 생겨 중간에 운구차를 세우고 병원에 시신을 잠시 보관했다가 다시 싣고 오느라 시간이 걸렸을 뿐, 불법으로 장기를 적출한 일은 결단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함께 출발했던 유가족들과 이동경로가 달라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고 덧붙였지만, 어느 병원에 시신을 잠시 맡겼었는지는 끝까지 밝히지 않아 더욱 의구심을 샀다. 리씨의 유가족은 “시신이 훼손될까봐 배 부위의 상처 여부는 일부러 살피지 않았다.”면서 “장례식을 미루고 정식으로 병원에 부검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손,살인자를 가리키다

    2006년 10월 11일 오후 3시 인천 강화도의 한 선착장. 주변을 거닐던 관광객이 바다쪽 석축에 걸린 작은 물체를 발견했다. “저게 뭐지? 일반적인 바다 쓰레기 같지는 않은데?.” 왠지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가까이 다가간 그는 자기도 모르게 ‘악~’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잘려진 사람의 손이었다. 바다를 떠돌다 뭍을 만나니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이었을까, 조류에 떠밀려온 가련한 조각 시신은 축대에 기대어 제발 자기를 보아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 40대 중반 여성?남편 그리고 내연남 상식적인 얘기지만 바다나 강에서 발견된 시신은 신원을 파악하기가 육지에서 나온 시신보다 훨씬 어렵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지문감식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물 속에서 불거나 부패하는 과정에서 형체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망자의 손을 수습해 아이스박스에 넣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우선 규명해야 할 것은 자살이냐, 타살이냐 여부. 손목 절단이 흉기 등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람은 토막살해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시신이 온전한 상태로 떠돌다 선박 스크루 등에 의한 절단된 것이라면 타살 외에 자살이나 사고사일 수 있다. 부검 결과, 타살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국과원은 “손목 절단면의 전반적인 모양새가 칼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능숙하게 한 일로 보이며 피해자는 여성”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망자는 누구인가. 물 속에서 부패된 손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지문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익사체나 부패가 진행 중인 사체는 주사기로 시신의 손에 실리콘을 주입해 지문을 떠내지만 이 경우는 훼손 정도가 심해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조사반은 고온처리법에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다. 뜨거운 물을 통해 피부를 팽창시켜 숨어 있던 지문을 도드라지게 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한국의 지문감식 수준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 실제로 이 방법은 2004년 동남아 지진해일 참사 때 큰 위력을 발휘했다. 9일 만에 경찰은 지문 채취에 성공했다. 중지에서는 활모양의 궁상문(弓狀紋)이, 약지에서는 말굽모양의 제상문(蹄狀紋)이 확인됐다. 피해자는 당시 44세의 여성 A씨였다. 약 1개월 전 남편 K(당시 47세)씨에 의해 가출 신고가 돼 있었다. 인테리어업을 하는 K씨는 “아내가 9월 15일 직장에 출근한 후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내연남과 살기 위해 집을 나간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A씨의 통화기록을 조회하자 실제로 한 남자가 등장했다. 그는 A씨와 결혼을 하기 위해 이미 이혼해 있는 상태였다. 남편 진술의 신빙성에 무게가 더해졌다. 경찰은 내연남에 대한 집중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그는 분명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다. 의심할만한 대목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수사의 초점은 다시 남편을 향했다.   ■ 아내와의 엽기적인 마지막 눈인사 “그놈과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죠. 걱정도 안 돼요.” 남편 K씨가 퉁명스럽게 내뱉은 말에는 부인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경찰은 우선 K씨의 아파트 CCTV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가출 이후 거의 500시간에 육박하는 녹화분을 샅샅이 뒤졌다. 지루한 녹화화면과의 전쟁. 전체 분량을 절반쯤 확인했을 때 화면에 남편 K씨와 아내 A씨의 모습이 등장했다. 10월 2일 오전 10시 10분. 그들이 살던 아파트로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남편 K씨 진술대로라면 가출신고 후 부인과는 만나는 난 일은 없었어야 하는 것 아니야? 아무래도 K씨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 경찰들은 이쯤에서 용의자가 누구인지 80%쯤 확신하게 됐다. 다시 몇시간 정도 녹화분을 더 돌리자 등에 뭔가를 짊어지고 혼자서 내려오는 남편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큰 이불보따리였다. 남편은 그걸 자기 승합차에 실었다. 얼마 후에는 검은 비닐봉지와 아내의 핸드백을 갖고 돌아다니는 모습도 포착됐다. 나머지 녹화분에서는 어디에도 부인 A씨가 집을 나오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이 남편의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범행 이틀 뒤인 4일 남편은 경기도 김포 등지를 배회하고 있었다. 김포는 시신의 손목이 발견된 강화도와 가까운 곳이었다. 경찰은 그가 아내를 살해하고 이틀 뒤 시신을 버린 것으로 판단한고 남편을 체포했다. 처음에 완강히 범행을 부인하던 K씨는 계속된 추궁과 증거 제시에 결국 모든 것을 실토했다. 바람 난 아내와 이혼을 협의하다 홧김에 목졸라 살해했고 인테리어 가게에서 쓰는 톱과 칼로 집 화장실에서 시신을 토막 낸 뒤 강화대교 밑 바다와 김포대교 밑 강물에 버렸다고 했다. 그는 가출해 내연남과 보름 이상 여행을 떠난 뒤 스스럼 없이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가 죽이고 싶었다고 했다. 경찰은 나머지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K씨가 죽은 아내의 머리를 자기 인테리어점 지하 보일러실에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발견했을 때 A씨의 눈은 청테이프로 가려져 있었다. “아내가 눈을 뜨고 죽었는데 그 눈과 마주치는 것이 너무 무섭더군요.” 불행한 부부의 마지막 눈맞춤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2003년 12월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갑작스런 한통의 전화가 겨울밤 파출소의 한적함을 깨운다.  “사, 사람이 죽었어요. 도와주세요.”  신고인은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여자친구 A(당시 24세)의 주검과 마주친 그는 떨고 있었다.  A씨는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칼에 찔린 복부에서 난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자상의 크기는 1.7㎝로 작은 편이었지만 대동맥을 관통할 정도로 깊게 찔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첫번째 칼부림은 바로 옆 탁자에 아래에서 시작된 듯했다. 탁자 아래엔 비산(飛散·튀어 흩어짐) 혈흔과 적하(滴下·방울져 떨어짐) 혈흔이 섞여 있었다. A씨의 목에는 손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칼로 배를 공격한 후 범인은 확인사살을 하듯 A씨의 목을 다시 누른 것이다. 방어흔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범행은 순식간이었고 피해자는 반항 한번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찢어진 장부, 과학이 뒷장을 드러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일반주택 2층을 개조해 만든 옷 도매가게. 주로 아프리카쪽 바이어를 상대하는 매장은 흔한 입간판 하나 없어 일반인은 전혀 상점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탁자엔 바로 전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듯 음료수 캔과 비스킷, 거래장부가 놓여 있었다. 선풍기형 난로도 탁자를 향해 있었다. 피해자의 가방과 지갑은 모두 열렸고 책상서랍 안에 있던 260만원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문이나 창에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손님을 가장한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범인이 외국인이라면 수사과정에 곤란한 점이 적지않다. 우선 한국경찰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를 이용할 수 없다. 불법체류자라면 소재 파악도 쉽지 않다. 그렇게 고민만 깊어갈 즈음 지문 감식을 위해 거래장부를 조사하던 수사관이 의문을 제기했다.  “반장님, 장부 페이지가 한장이 비는데요. 5일자가 없어요.”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앞장의 글자와 뒷장에 남아 있는 자국이 좀 달라 보인다는 점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흔적이 남은 장부를 찢어버린 것이라는 판단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흔(筆痕) 재생을 의뢰했다.  필흔 재생이란 볼펜이나 연필 등 필기구를 사용할 때 원본 뒤 종이의 눌린 자국을 통해 앞장의 글자를 복원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쓰면 필기구의 압력이 종이 뒷장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글씨를 쓴 사람이 펜을 얼마나 힘껏 눌렀느냐, 필기구가 무엇이냐에 따라 2번째와 3번째 페이지까지도 필흔이 남을 수있다. 통상 볼펜이나 연필은 원본 뒤 3번째 장까지 자국이 남는다. 하지만 사인펜으로 쓴 글씨는 다음 장에서도 흔적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사실 자국이라고 말하지만, 육안이나 현미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도여서 이를 확인하는 데는 고가(3000만원가량)의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영국제 ‘ESDA2’가 쓰인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증거물(눌린 종이)을 기계에 넣은 후 그 위에 랩과 같은 특수필름을 평평하게 깐다. 진공상태에서 기계가 정전기를 발생시키면 필름은 자연스럽게 글자모양에 따라 요철이 생긴다. 필름을 15~20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특수처리된 흑연가루를 뿌려주면 필름 위에 앞장에 썼던 글자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국과원이 복원한 페이지는 ‘제이’(Jay)라는 손님의 거래내역서였다. 티셔츠와 바지, 점퍼 등 도합 640만원어치의 물품을 제이가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수사팀 입장에서 뜻밖의 횡재는 제이의 전화번호였다. 01×-8××-××××.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제이를 찾아 나섰다. 장부 속 고객 ‘제이’를 잡아라  휴대전화 개통자는 나이지리안인 저스틴(당시 31세)이었다. 이태원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을 탐문조사한 결과 장부 속 제이는 저스틴과 동일인물이었다. 제이란 이름은 위조여권 속 가명이였다.  범인은 불안한듯 했다. 사건 뒤 저스틴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태원 녹사평역에 나타났다가 다시 한남동과 경기 동두천시로 옮겨갔다. 마지막 위치는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인 안산시의 주택가로 확인됐다.  영장도 없는 상태에서 드넓은 주택가를 모두 뒤질 수는 없는 노릇. 특히 나이지리아인 지역사회에 잘못 들이닥치면 오히려 경찰이 떴다는 것을 저스틴에게 알려주는 꼴이 될 게 뻔했다. 경찰은 비용 때문에 휴대전화보다는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화이용 패턴에 착안했다. 인근 공중전화 10군데를 골라 잠복에 나섰다. 그렇게 한지 3일. 저스틴은 전화를 걸러 슬리퍼를 끌고 나오다 공중전화 앞에서 검거됐다.  저스틴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범행을 부인하기에는 증거나 정황이 너무나 분명했다. 우선 현장에 남은 음료수 캔의 지문이 그의 것과 일치했다. 특히 자취방에서 찾아낸 비닐봉지에서 숨진 A씨의 혈흔이 발견되자 그는 죄를 벗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저스틴은 범행을 저지르기 14개월 전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돼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막막해지자 그는 범행을 결심했다.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 곳은 전에 친구와 들렀던 A씨의 가게였다. 인적이 뜸한 데다 여자들만 있어 강도를 하기도 쉬우리라 판단했다.  저스틴은 자기를 나이지리아에서 온 바이어라고 속이고 범행 전날인 12월 5일 옷가게에 들렀다. 모처럼 큰 손님에 반가워 A씨가 장부를 적어 나가는 동안 그는 내부구조와 현금의 위치, 도주경로 등을 살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범행에 쓸 과도도 구입했다.  범행 당일인 6일, A씨가 3시간에 걸쳐 옷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저스틴은 칼을 쓸 타이밍을 노렸다. 그리고 무참하게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가게를 나오는 순간 저스틴의 머리에 불안이 엄습했다. 자기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장부가 떠올랐다. 그는 장부의 마지막 장을 깔끔히 찢어내는 용의주도함으로 범행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장은 끝내 그를 스스로 옭아매는 증거가 됐다. 불안은 그렇게 범인의 영혼을 잠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 했다.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범인, 과실치사 적용받으려 술수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레이디 가가 “무명 때 나를 보고 와인하우스로 오해”

    레이디 가가 “무명 때 나를 보고 와인하우스로 오해”

    ”무명 시절 사람들이 나를 에이미로 오해한 적도 있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25)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요절한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대한 남다른 추모의 마음을 드러냈다. 가가는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에이미의 죽음이 남의 일 같지 않다. 큰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가가는 “데뷔 초기 무명일 때 거리를 걷다보면 사람들이 나를 보고 ‘에이미!’라고 부르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며 “내가 에이미를 닮았다고 생각한 모양”이라고 밝혔다.   또 “에이미는 재즈도 블루스도 사랑하는 진짜 슈퍼스타” 라며 “절대로 죽게해서는 안될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3일 영국 런던 북부의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와인하우스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와인하우스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으나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지 못했으며 독극물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故에이미 와인하우스는 26일 영국 런던의 에지웨어버리 묘지에 영면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언뜻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한 느낌.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274만개의 눈…CCTV는 범인을 지켜봤다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큰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게재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 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할 땐 미제사건 2) 죽음의 성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 직전의 성적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오열했던 남편 부인을 독살하다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 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성전환 여성 恨풀다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대변 속 100억분의 1g DNA 난관 속 사건 푼 ‘최후의 단서’ 7) 정관수술한 지능적인 연쇄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호흡이 지목한 범인은 그의 아들이었다-화재사 속에 숨은 타살의 흔적찾기 13) 車운전석 그녀의 주먹쥔 양팔-‘에어컨은 억울했다’ 14) 피해자·범인 찾아낸 성형수술 자국 광대뼈 축소술 흔적…동거男에 목 졸린 백골의 한 풀어주다 15) 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여성 전문 살인범, 274만개의 눈 CCTV가 잡다
  • ‘27세 요절’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유산은 얼마?

    27세의 어린 나이에 요절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녀가 남긴 유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지난 4월 와인하우스의 자산을 총 600만 파운드(약 100억원) 정도로 평가했다. 그러나 故마이클 잭슨의 사례에서 보듯 사후 앨범 판매, 저작권 수입 등이 늘어 자산이 급증했으며 실제로도 와인하우스의 최신 앨범인 ‘Back to Black’은 25일 17개국에서 아이튠즈 스토어 1위를 차지했다. 현지언론은 현재 와인하우스의 유산을 1천만 파운드(약 170억원)로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와인하우스의 유산은 그녀의 부모 미치와 제니스 그리고 오빠 알렉스가 상속할 것으로 보인다. 와인하우스의 부모는 그녀가 9살 때 이혼했다. 한편 지난 23일 영국 런던 북부의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와인하우스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와인하우스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으나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지 못했으며 독극물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故에이미 와인하우스는 26일 영국 런던의 에지웨어버리 묘지에 영면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빠른 볼’ 전 양키스 투수 이라부 히데키 美서 사망…자살 추정

    ‘빠른 볼’ 전 양키스 투수 이라부 히데키 美서 사망…자살 추정

    한때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이라부 히데키(42)가 사망했다. AP통신 등은 이라부가 27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사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자살이 명백해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AP는 전했다. 부검은 현지시간으로 29일 또는 30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웃들은 이라부가 부인과 갈라서고서 실의에 빠진 듯 보였다고 전했다. 1987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일본 프로야구 롯데 마린스에 입단한 이라부는 한때 일본 선수로는 가장 빠른 시속 158㎞짜리 공을 던져 화제를 모았다. 그는 1991년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가 맞붙었던 1회 슈퍼게임 개막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당시 해태 소속이던 김성한이 이라부를 상대로 도쿄돔에서 때린 첫 홈런은 국내 팬들에게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강속구 하나만으로 1997년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에 진출했고 3시즌 동안 34승35패 평균자책점 5.15를 기록했다. 이후 몬트리올(2000년)에서 2년간 몸담았고 2002년에는 텍사스 불펜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보냈다. 이후 스즈키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 등 일본프로야구 출신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배출된 것도 이라부의 숨은 영향이 컸다. 이라부는 다시 일본에 돌아와 2003~2004년 한신에서 뛴 뒤 2005년 무릎 부상으로 은퇴했다. 일본 통산 성적은 72승69패 11세이브, 방어율은 3.55다. 일본에서 은퇴한 뒤 미국 LA 시내에서 우동가게를 경영한 시기도 있었지만, 야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009년 6월 미국 독립리그로 복귀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일본 야구 독립리그인 시코쿠-규슈 섬 리그의 고치 파이팅 도그스와 입단 계약을 했지만, 부상 재발 우려 탓에 2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그는 작년 1월 자신의 블로그에 “선수로서의 ‘나이’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인생을 생각하고 싶다. 앞으로 야구계에 공헌할 기회를 준다면 모든 정력을 쏟아 노력하겠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연합뉴스
  • 27세에 숨진 팝스타 와인하우스… ‘27세 클럽’엔 누가?

    27세에 숨진 팝스타 와인하우스… ‘27세 클럽’엔 누가?

     커트 코베인,지미 헨드릭스,제니스 조플린의 공통점은?  이들은 젊은 나이로 한창 주가를 올릴 때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공교롭게도 사망 당시 나이가 27세다.  미국 CBS 방송은 ”27세로 숨진 대중 음악인들을 칭하는 이른바 ‘27세 클럽’에 영국 출신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새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2006년 그래미상 5관왕에 오른 와인하우스는 23일(현지시각) 북런던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영미권 유명 뮤지션 가운데 와인하우스처럼 27세에 세상을 뜬 스타가 많았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1994년 약물 중독에서 회복된 직후 미국 시애틀 자택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전설적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는 1970년 런던의 호텔방에서 자신의 토사물 때문에 질식해 숨졌다.  여성 록커 제니스 조플린도 같은 해 로스앤젤레스의 모텔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사인은 헤로인 과용으로 알려졌다. 록밴드 도어스의 리더 짐 모리슨은 1971년 파리에 있는 아파트의 욕실에서 숨졌다.부검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모리슨은 알코올과 약물 중독으로 인한 심장 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롤링스톤스의 창설자로 약물과 알콜 중독이 심했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존스는 1969년 영국의 한 농장 수영장에서 익사했으며 그레이트풀데드의 키보디스트 로저 맥커넌은 1973년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자택에서 위장출혈로 사망했다.  커트 코베인이 죽은 뒤 그의 어머니 웬디 오코너가 남긴 말은 유명하다.오코너는 그의 아들이 죽기 전 “멍청한 클럽에 가입하지 말라고 했다.”며 한탄했다.  뮤지션들이 일찍 사망한다는 것은 연구 결과로도 입증됐다.리버풀존무어스대학의 2007년 연구에 따르면 북미와 영국의 뮤지션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요절할 확률이 두배로 높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4) 피살 20대 얼짱女,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4) 피살 20대 얼짱女,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2008년 11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갈대밭 옆 고속도로 공사장.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장모씨가 바닥에서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사람의 뼈였다. “여기는 원래 개펄이던 곳을 막아 생긴 땅인데…내가 남의 묏자리를 잘못 건드렸을 리는 없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갖다 버린 시신이 백골로 변한 것인가?”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는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일명 ‘강호순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때. 연쇄살인의 네번째 희생자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현장 수사팀에 경찰 최고위층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감식반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이미 백골이 돼 버린 시신 1구와 그가 입었던 속옷, 회색 윗도리에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이 전부였다. 시신을 옮기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가방도 눈에 띄었지만 단서는 되지 못했다. ● 뼈 추스려 162~170㎝ 여성 추정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단 뼈의 크기와 모양을 보고 희생자를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추정했다. 키는 162~170㎝ 정도로 어림됐다. 여기서 잠깐. 사람의 뼈 중 외관만 보고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두개골과 엉덩뼈가 대표적이다. 남성의 두개골은 요철(凹凸)이 심하고 크고 길며 두껍다. 남성의 뼈가 전체적으로 여성보다 크고 단단하지만 두개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러나 여성에게도 남성보다 강한 뼈가 하나 있다. 엉덩뼈다. 분만이라는 자연의 섭리 때문에 여성의 골반은 남성에 비해 튼튼하고 폭이 넓다. 사람의 나이는 아래턱의 각(角)과 위팔뼈, 넓적다리 관절 등을 보고 알 수 있다. 아래턱의 각은 귀 옆으로 볼 때 아래턱이 꺾이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 둔각(100~180도)을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각도가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는 각이 작아졌다가 노화를 거치며 다시 커진다. 갓 태어난 아이의 아래턱 각은 통상 170도이지만 배냇니가 빠질 때쯤 150도가 되고 영구치가 완성될 때면 100도까지 줄어든다. 이후에는 다시 커져 35세 110도, 55세 120도, 70세 130도를 평균적으로 기록한다. 키는 팔과 다리뼈 길이에 부위별로 상관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크기는 43.6㎝였다. 여기에 상관계수 3.9를 곱해 계산한 여성의 키는 약 170㎝(43.6㎝×3.9)였다. 그러나 요골, 척골, 비골, 경골 등을 통해 추론한 키는 이보다 작아 162~170㎝의 넓은 범위의 추정밖에 불가능했다. 이래 가지고는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가. ● 강남 성형외과 572곳 뒤져 암담해하던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부검의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는데, 피해자의 광대뼈가 갈라져 있는 걸 보니 광대뼈 축소술을 받은 것 같아요.” 경찰은 서울 강남지역의 성형외과 572곳을 수소문했다. 어차피 전국의 모든 성형외과를 다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적중확률’이 높은 강남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병원들마다 ‘환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아우성을 해댔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수술을 받은 여성 1949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찰은 2000명에 가까운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돌렸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중에 백골의 주인이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웬걸. 연락 불통인 사람이 650여명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 남 모르게 수술 받으려고 많은 사람이 가명을 쓴 탓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신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사람의 가족을 일일이 수소문해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그렇게 꼬박 2개월이 흘렀다.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DNA가 일치하는 가족이 나왔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죽은 여인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래서 가출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골의 주인은 유흥업소 종사자 A(당시 30)씨였다. 2006년 3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병원에서 광대뼈 축소술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과거 동거남 고모(당시 33)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A씨가 나가던 유흥업소의 단골손님이었던 고씨는 2006년 12월부터 살림을 같이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고씨가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 그랜저XG 승용차를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렵게 그랜저XG를 찾아 샅샅이 훑어냈지만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행의 흔적을 지우려고 수십번을 닦았을 트렁크에 핏자국이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마지막 희망은 시간이 지난 혈흔에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루미놀’(luminol) 시험. 시약을 뿌리자 잠시후 기역(ㄱ)자 모양으로 발광현상이 나타났다.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스며나온 피의 흔적이었다. DNA 감식 결과 A씨의 혈액으로 판명됐다. ● 미인에 대한 남자의 소유욕이 불러온 비극 고씨는 “우발적이었다.”면서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났을 때 고씨는 A씨에게 팁을 아끼지 않았다. 한달 술값으로 무려 1억원을 쓰기도 했다. 아름답고 성격 좋은 A씨에게 잘 보이고 싶은 허세였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논현동 A씨의 원룸에 한 살림을 차렸다. A씨는 업소 생활을 접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A씨가 확인한 남자의 현실은 악몽이었다. 술집에 뿌렸던 돈은 사업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서 꾼 돈이었다. 극심한 채무변제 독촉과 협박이 이어졌다. 사랑이 파국으로 결딴난 것은 2007년 5월 어느날이었다. 생활비 문제로 시작한 다툼이 시작됐고 얼마 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거칠게 밀쳐진 A씨는 머리를 벽에 부딪혀 많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고 고씨는 이런 그녀의 목을 졸랐다.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난 고씨는 시신을 가방에 넣어 무작정 화성 우음도로 차를 몰았다. 두 사람이 데이트 장소로 자주 찾던 곳이었다. 그렇게 남자는 사랑을 속삭이던 곳에 그의 사랑을 버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대성, 피해자 유족과 합의

    대성, 피해자 유족과 합의

    교통 사망사고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된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본명 강대성·22)이 피해자 측과 합의했다. 19일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대성이 이날 교통사고 사망자 현모(30)씨 유족들과 원만하게 합의했다.”며 “유족들이 대성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면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성이 실형을 받은 확률은 낮아졌지만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만큼 연예계 복귀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대성은 지난 5월 31일 오전 1시 30분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서울 양화대교 남단 부근 도로에 쓰러진 오토바이 운전자 현씨를 친 혐의를 받고 있다. 부검 결과 현씨는 대성의 차에 치이기 전에 살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고,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14)] 백골의 성형수술 자국이 살해된 여성의 한을 풀다

    2008년 11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갈대밭 옆 고속도로 공사장.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장모씨가 바닥에서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사람의 뼈였다. “여기는 원래 개펄이던 곳을 막아 생긴 땅인데?내가 남의 묏자리를 잘못 건드렸을 리는 없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갖다 버린 시신이 백골로 변한 것인가?”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는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일명 ‘강호순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때. 연쇄살인의 네번째 희생자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현장 수사팀에 경찰 최고위층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 백골이 일러준 작은 힌트 감식반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이미 백골이 돼 버린 시신 1구와 그가 입었던 속옷, 회색 윗도리에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이 전부였다. 시신을 옮기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가방도 눈에 띄었지만 단서는 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단 뼈의 크기와 모양을 보고 희생자를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추정했다. 키는 162~170㎝ 정도로 어림됐다. 여기서 잠깐. 사람의 뼈 중 외관만 보고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두개골과 엉덩뼈가 대표적이다. 남성의 두개골은 요철(凹凸)이 심하고 크고 길며 두껍다. 남성의 뼈가 전체적으로 여성보다 크고 단단하지만 두개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러나 여성에게도 남성보다 강한 뼈가 하나 있다. 엉덩뼈다. 분만이라는 자연의 섭리 때문에 여성의 골반은 남성에 비해 튼튼하고 폭이 넓다. 사람의 나이는 아래턱의 각(角)과 위팔뼈, 넓적다리 관절 등을 보고 알 수 있다. 아래턱의 각은 귀 옆으로 볼 때 아래턱이 꺾이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 둔각(100~180도)을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각도가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는 각이 작아졌다가 노화를 거치며 다시 커진다. 갓 태어난 아이의 아래턱 각은 통상 170도이지만 배냇니가 빠질 때쯤 150도가 되고 영구치가 완성될 때면 100도까지 줄어든다. 이후에는 다시 커져 35세 110도, 55세 120도, 70세 130도를 평균적으로 기록한다. 키는 팔과 다리뼈 길이에 부위별로 상관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크기는 43.6㎝였다. 여기에 상관계수 3.9를 곱해 계산한 여성의 키는 약 170㎝(43.6㎝×3.9)였다. 그러나 요골, 척골, 비골, 경골 등을 통해 추론한 키는 이보다 작아 162~170㎝의 넓은 범위의 추정밖에 불가능했다. 이래 가지고는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가.   ▣ 광대뼈 수술한 20~30대 여성 찾기 암담해하던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부검의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는데, 피해자의 광대뼈가 갈라져 있는 걸 보니 광대뼈 축소술을 받은 것 같아요.” 경찰은 서울 강남지역의 성형외과 572곳을 수소문했다. 어차피 전국의 모든 성형외과를 다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적중확률’이 높은 강남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병원들마다 ‘환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아우성을 해댔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수술을 받은 여성 1949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찰은 2000명에 가까운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돌렸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중에 백골의 주인이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웬걸. 연락 불통인 사람이 650여명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 남 모르게 수술 받으려고 많은 사람이 가명을 쓴 탓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신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사람의 가족을 일일이 수소문해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그렇게 꼬박 2개월이 흘렀다.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DNA가 일치하는 가족이 나왔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죽은 여인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래서 가출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골의 주인은 유흥업소 종사자 A(당시 30)씨였다. 2006년 3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병원에서 광대뼈 축소술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과거 동거남 고모(당시 33)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A씨가 나가던 유흥업소의 단골손님이었던 고씨는 2006년 12월부터 살림을 같이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고씨가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 그랜저XG 승용차를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렵게 그랜저XG를 찾아 샅샅이 훑어냈지만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행의 흔적을 지우려고 수십번을 닦았을 트렁크에 핏자국이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마지막 희망은 시간이 지난 혈흔에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루미놀’(luminol) 시험. 시약을 뿌리자 잠시후 기역(ㄱ)자 모양으로 발광현상이 나타났다.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스며나온 피의 흔적이었다. DNA 감식 결과 A씨의 혈액으로 판명됐다.   ▣ 미인에 대한 남자의 소유욕이 불러온 비극 고씨는 “우발적이었다.”면서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났을 때 고씨는 A씨에게 팁을 아끼지 않았다. 한달 술값으로 무려 1억원을 쓰기도 했다. 아름답고 성격 좋은 A씨에게 잘 보이고 싶은 허세였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논현동 A씨의 원룸에 한 살림을 차렸다. A씨는 업소 생활을 접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A씨가 확인한 남자의 현실은 악몽이었다. 술집에 뿌렸던 돈은 사업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서 꾼 돈이었다. 극심한 채무변제 독촉과 협박이 이어졌다. 사랑이 파국으로 결딴난 것은 2007년 5월 어느날이었다. 생활비 문제로 시작한 다툼이 시작됐고 얼마 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거칠게 밀쳐진 A씨는 머리를 벽에 부딪혀 많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고 고씨는 이런 그녀의 목을 졸랐다.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난 고씨는 시신을 가방에 넣어 무작정 화성 우음도로 차를 몰았다. 두 사람이 데이트 장소로 자주 찾던 곳이었다. 그렇게 남자는 사랑을 속삭이던 곳에 그의 사랑을 버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군대 사망사고] 이번엔… 해병대 원사 자살

    해병대에서 또다시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해병대에 따르면 14일 오전 5시 55분쯤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해병2사단 예하 부대 사무실에서 A(48) 원사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부대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A원사는 지난 1일 해당부대로 전입해 왔으며, 8일 주임원사 보직에 임명됐다. 특히 A 원사는 야근 근무를 하지 않아 전날 퇴근해야 했지만 부대에 남아 있다가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자살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사인이 부대 내 문제인지 개인 사정인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2사단 헌병대는 A원사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부대 관계자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주변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애완용 뱀에 딸 잃은 부부 이젠 교도소행?

    애완용 뱀에 딸 잃은 부부 이젠 교도소행?

    애완용 비단뱀에게 딸을 잃은 동거 남녀가 징역을 살 위기에 몰렸다. 비단뱀을 키웠던 찰스 다넬과 제이런 헤어에게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미 검찰이 과실치사를 주장하고 있다. 법정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두 사람에겐 징역 35년이 선고될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은 2년 전 2살 된 딸을 잃었다. 거실 우리에 가둬 키우던 길이 2.4m의 애완용 비단뱀이 탈출, 침대에서 자고 있던 아기를 공격했다. 뱀은 딸의 목을 칭칭 감은 채 압박했다. 찰스가 그 장면을 발견했을 때 아기의 이마엔 이미 뱀 이빨이 깊숙히 박혀있었다. 찰스는 허겁지겁 병원으로 옮겼지만 아기는 끝내 눈을 감았다.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고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은 애완용 비단뱀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두 사람을 기소했다. 재판에서 검찰은 “사고 전 비단뱀이 1개월 이상 먹이를 먹지 못했고, 우리를 탈출하는 일이 잦았지만 두 사람이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사고가 아니라 명백한 과실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족의 증언까지 두 사람에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가족들은 “두 사람이 뱀의 먹이를 살 돈도 없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며 “안전하게 뱀을 가두기 위해 보다 튼튼한 우리를 사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이번엔 육군… 사병 2명 자살

    해병대 총기사건 등 잇따른 군내 사고에 이어 육군 특공여단 소속 병사 2명이 잇달아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군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모 특공여단 부대 내 창고에서 철사로 목을 맨 채 의식을 잃은 이모(21) 일병을 동료 병사가 발견해 대구 국군병원으로 후송했다. 응급처치를 받은 이 일병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사흘 뒤인 7일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일병의 부모와 부대 측은 부검을 하지 않기로 한 뒤 9일 장례식을 치렀다. 이 일병의 유족들은 이후 “선임병들이 잠을 재우지 않고 작업을 시켰으며 귀엽다고 귀를 깨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군은 부대원을 상대로 이 일병의 사망 배경에 대해 조사했으며, 일부 병사들로부터 이 일병에게 욕설 등이 행해졌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족들이 밝힌 귀를 깨문 A 병장 등을 찾아 내 처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병은 지난해 10월 입대해 지난해 12월 이 부대에 배치됐다. 군 관계자는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지속적인 가혹행위나 집단 따돌림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오후 4시쯤에는 부산 부산진구의 한 호텔에서 경기도 육군 모 특공연대 소속 A(21) 일병이 숨져 있는 것을 호텔 직원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일병은 비닐을 머리에 덮어쓴 채 앉아 있었고, 객실에서는 가스 용기 2개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객실에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어, 산소 결핍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해 군 차원에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서울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군대의 그늘] 포항서 해병 또…

    5명의 사상자를 낸 해병 2사단 총기 사건에 이어 해병 1사단에서 병사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군이 조사에 나섰다. 특히 숨진 병사의 가슴에 멍자국이 3개나 발견돼 부대 내 가혹 행위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해병대는 지난 10일 밤 10시 22분쯤 사단 내에 근무하는 정모(19) 일병이 부대 내 목욕탕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들이 발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 일병은 이날 저녁 7시쯤 선임병에게 ‘집에 전화를 하고 오겠다.’는 보고를 하고 내무반을 나간 뒤 시설 노후화로 폐쇄된 부대 내 목욕탕에서 군화 끈으로 목을 매 숨졌다. 해병대는 정 일병이 생활하던 내무반에서 정 일병이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되는 1장 분량의 유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유서에는 “난 이제 모든 것을 마감하려 한다. 부모님께 못난 아들”이라면서 “소중한 동기들이 도움이 되었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이 변하고 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게) 무엇인가 잘못한 게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고 적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립과학연구소의 부검 결과, 정 일병의 가슴 세 군데에서 피하 출혈 흔적이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부검의 의견을 토대로 “멍은 일주일 전에 생긴 걸로 추정되며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정 일병의 죽음이 ‘작업열외’와 구타 및 가혹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상급자와 동기 등을 상대로 가혹 행위 여부와 작업열외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작업열외는 초소보수작업 등 군대 내에서의 여러 작업에 병사를 빼주는 것을 말한다. 말년 병장 등 선임병이 작업열외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에서는 후임병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일병은 지난해 11월 15일 입대해 올해 초 자대 배치를 받았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총기사고前 자살 이병 구타·성추행 증언에도…

    인천 강화도 해병대 2사단 총기사고 전날 자살한 같은 부대 소속 A이병을 둘러싸고 파문이 일고 있다. 유가족들은 A이병이 선임병들로부터 구타는 물론 성추행까지 당했고, 해병대 측은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8일 안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낮 12시 40분 경기도 안성에서 해병대 2사단 소속 해병대원 A(24)이병이 목을 매 자살했다. 유가족들은 A이병이 고참들의 육체적, 정신적인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이병이 부대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놨던 친구들의 증언이 담긴 진술서 등을 제시했다. 유가족들은 “선임병들은 내무반에서 A이병의 옷을 강제로 벗기고 노래와 춤을 시키는가 하면, 경계근무 때는 발가벗기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 아이의 체크카드와 공중전화 카드를 수시로 빼앗아 마음대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가족들은 “입대한 지 4개월밖에 안 된 이등병이 수시로 매점(PX)에 들락거린 기록이 빼곡히 남아 있다. 이것만 봐도 아이가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건을 트위터로 처음 알린 A이병의 후배 K씨는 “자살하기 전날 형을 만났는데 ‘쇄골이 부러진 것 같다’며 몹시 아파했다.”고 말했다. 앞서 시신을 처음 부검했던 해병대 군의관은 “누군가 쇄골을 아주 세게 쥐고 흔들거나 눌렀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혹행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해병대의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자 해병대 측은 유가족들에게 시신의 화장을 재촉, 서둘러 장례를 치르도록 압박했다는 것이다. 또 다음 날 해안소초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급히 진술서를 작성한 A이병 친구들에게 “가정불화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병대 관계자는 8일 오후 늦게 “자살 사건에 대해 현재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지금까지 얘기는 유족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우리는 조사를 면밀하게 하려는 것이지,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혹행위 여부는 아직까지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2)불탄 그녀의 마지막 호흡…아들을 지목하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2)불탄 그녀의 마지막 호흡…아들을 지목하다

    거세게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와 다급한 남자의 외침이 자정 무렵 다세대주택 골목의 정적을 갈랐다. “누구세요? 이 시간에….” 잠에서 깬 A(51)씨가 놀라서 뛰어나왔다. “불이 났어요. 집에, 불이 났어요. 빨리 119에 신고 좀 해 주세요. 어머니가 안에 있는데….” 칠순 노모와 함께 사는 옆집 큰아들 김씨(53)였다. 그의 집은 이미 강한 불길과 연기에 휩싸여 있었다. A씨는 119에 신고했고, 김씨는 A씨로부터 휴대전화를 빌려 동생들에게 전화를 돌려댔다. 소방차들이 출동했고 주민들은 자다 말고 뛰쳐나왔다. 동네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들어가 어머니를 구해 보라고 했지만, 두려움 때문인지 김씨는 그 자리에서 어린아이처럼 울부짖기만 했다. 얼마 후 불이 꺼졌다. 작은방에서 까맣게 타 버린 시신이 발견됐다. 김씨의 어머니(72)였다. 자식에게 지극정성이던 노모를 잃은 형제들은 목 놓아 울었다. 김씨는 경찰에서 “동료와 술을 마시고 들어왔는데 현관을 열어 보니 집 안에 불길이 가득했다.”고 넋이 나가 말했다. 지난해 5월 16일 발생한 경기 파주시의 화재 현장은 참혹했다. 10평 남짓한 작은 집이 무엇하나 건질 것 없이 모두 타거나 녹아내려 있었다. 화마의 흔적만큼 시신의 훼손도 심했다. 경찰은 가장 많이 탄 안방에서 불이 시작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장감식반은 노인의 사망 원인이 직접적으로 화재 때문인지 알아보기 위해 간이 검사를 했다. 시신의 콧속에 빨대를 끼운 후 그 속으로 면봉을 밀어 넣었다. 화재가 났을 당시 사망자가 호흡을 하고 있었는지 아닌지를 가리는 검사다. 하지만 기도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면봉에는 그을음이 묻어나지 않았다. 화재로 사망한 사람의 기도에 매연이 없다? 그것은 이미 죽거나 죽임을 당한 뒤 화재를 만났다는 얘기다. 감식반원들은 섬뜩해졌다. 결국 시신은 단순 화재 사망으로 처리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어갔다. 보통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은 신체가 심하게 불에 훼손된 채 발견된다. 하지만 모두 화상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죽는 것은 아니다. 화재 사망의 원인은 대략 세 가지다. 가장 흔한 것이 공기의 불완전 연소로 인해 발생한 일산화탄소 또는 내장재가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암모니아, 염소 등)를 들이마시는 것이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치명적이다. 공기 중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30% 이상인 곳에서 30초 동안만 숨을 쉬어도 혈중 일산화탄소량이 치사량을 넘는 75%까지 올라간다. 두 번째는 불길이 번지면서 산소가 대량으로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질식사하는 경우다. 선박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큰 화재가 났을 때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세 번째가 화염에 휩싸여 곧바로 소사(燒死)하는 것인데 그 비율은 예상 외로 낮다. 하지만 어떻게 죽음에 이르든 살아 있는 상태에서 화재를 만난 사망자의 기도에는 그을음이 남는다. 불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발버둥친 최후의 생활반응(生活反應)이기 때문이다. 감식반의 보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아들 김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반드시 30대 초반에 4세 여자아이를 강간하고 살해했던 전과기록 때문만은 아니었다. 진술에 아귀가 맞지 않았다. “동료와 술을 마신 후 버스를 타고 자정쯤 집에 와 보니 불이 나 있었다.”고 했지만 실제 술자리가 끝난 것은 이보다 3시간 앞선 오후 9시였다. 아무리 불길과 연기가 심하다고 해도 어머니를 구해 보려는 시도가 없었다는 점도 의심스러웠다. 불이 났다며 A씨 집에 찾아와 전화를 걸면서 어머니의 사망을 기정사실화한 것도 이상했다. 그는 동생들과 통화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해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심증일 뿐 물증이 없었다. 수사는 조심스러웠다. 극한의 슬픔에 빠져 있는 피해자 유족을 수사선상에 올리기는 늘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렇게 2개월이 갔다. 차츰 사건 당시 김씨의 알리바이가 조작됐다는 증거들이 나타났다. 자정쯤 집에 왔다는 그를 “화재 발생 두 시간 전인 오후 10시쯤 집앞 슈퍼마켓에서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 목격자는 당시 옷차림부터 운동화, 김씨가 흥얼거린 노래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망한 노모와 아들이 큰 소리로 싸우는 걸 들었다는 동네 주민의 증언도 있었다. 부검 결과도 정황 증거를 더했다. 사망자의 목과 턱밑에서 작은 출혈이 확인됐다. 폐에서는 울혈과 부종이, 기관지 안에서는 거품이 발견됐다. 흔적은 약했지만 모두 목 졸려 질식사한 시신에서 나타나는 특징들이었다. 거짓말 탐지기도 김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응했다. 그 스스로 자승자박한 대목도 있었다. 알리바이에 대한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교통카드 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통화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듣자 하니 버스를 타고 내린 시간이 기록으로 남는다는데 진짜인가요.” “맞습니다. 고객님.” 통화 내용에는 그의 한숨 소리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결국 그는 스스로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낳아 주고 길러 준 어머니를 살해하고 범행을 감추기 위해 시신과 집에 불까지 지른 패륜범. 범행 이유가 수사관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었다. 잦은 음주에 어머니가 심하게 훈계하는 것이 못마땅해서 그랬다는 것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무참히 살해된 그녀…주검이 아들을 가리켰다

    무참히 살해된 그녀…주검이 아들을 가리켰다

    거세게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와 다급한 남자의 외침이 자정 무렵 다세대주택 골목의 정적을 갈랐다.  “누구세요, 이 시간에...” 잠에서 깬 A(51)씨가 놀라서 뛰어 나왔다.  “불이 났어요. 집에, 불이 났어요. 빨리 119에 신고좀 해주세요. 어머니가 안에 있는데...” 칠순 노모와 함께 사는 옆집 큰아들 김씨(53)였다.  그의 집은 이미 강한 불길과 연기에 휩싸여 있었다. A씨는 119에 신고했고, 김씨는 A씨로부터 휴대전화를 빌려 동생들에게 전화를 돌려댔다.  소방차들이 출동했고 주민들은 자다말고 뛰쳐나왔다. 동네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들어가 어머니를 구해보라고 했지만, 두려움 때문인지 김씨는 그 자리에서 어린아이처럼 울부짖기만 했다.  얼마후 불이 꺼졌다. 작은방에서 까맣게 타버린 노모가 발견됐다. 김씨의 어머니(72)였다. 자식에게 지극정성이던 노모를 잃은 형제들은 목놓아 울었다. 김씨는 경찰에서 “동료와 술을 마시고 들어왔는데 현관을 열어보니 집안에 불길이 가득했다.”고 넋이나가 말했다.   ●“화재사망 시신의 기도에 그을음이 없다”  지난해 5월 16일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화재 현장은 참혹했다. 10평 남짓한 작은 집이 무엇하나 건질 것 없이 모두 타거나 녹아내려 있었다. 화마의 흔적 만큼 시신의 훼손도 심했다. 경찰은 가장 많이 탄 안방에서 불이 시작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장감식반은 노인의 사망 원인이 직접적으로 화재 때문인지 알아보기 위해 간이검사를 했다. 시신의 콧속에 빨대를 끼운 후 그 속으로 면봉을 밀어 넣었다. 화재가 났을 당시에 사망자가 호흡을 하고 있었는지 아닌지를 가리는 검사다.  하지만 기도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면봉에는 그을음이 묻어나지 않았다. 화재로 사망한 사람의 기도에 매연이 없다? 그것은 이미 죽거나 죽임을 당한 뒤 화재를 만났다는 얘기다. 감식반원들은 섬뜩해졌다. 결국 시신은 단순 화재사망으로 처리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어갔다.  보통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은 신체가 심하게 불에 훼손된 채 발견된다. 하지만 모두 화상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죽는 것은 아니다. 화재사망의 원인은 대략 3가지다. 가장 흔한 것이 공기의 불완전 연소로 인해 발생한 일산화탄소(CO) 또는 내장재가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암모니아, 염소 등)를 들이마시는 것이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치명적이다. 공기 중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30% 이상인 곳에서 30초 동안만 숨을 쉬어도 혈중 일산화탄소량이 치사량을 넘는 75%까지 올라간다.  두번째는 불길이 번지면서 산소가 대량으로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질식사하는 경우다. 선박같이 밀폐된 공간에 큰 화재가 났을 때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세번째가 화염에 휩싸여 곧바로 소사(燒死)하는 것인데 그 비율은 예상 외로 낮다. 하지만 어떻게 죽음에 이르든 살아있는 상태에서 화재를 만난 사망자의 기도에는 그을음이 남는다. 불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친 최후의 생활반응(生活反應)이기 때문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했다  감식반의 보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아들 김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반드시 30대 초반에 4세 여자아이를 강간하고 살해했던 전과기록 때문만은 아니었다. 진술에 아귀가 맞지 않았다. “동료와 술을 마신 후 버스를 타고 자정쯤 집에 와보니 불이 나 있었다.”고 했지만 실제 술자리가 끝난 것은 이보다 3시간 앞선 오후 9시였다. 아무리 불길과 연기가 심하다고 해도 어머니를 구해보려는 시도가 없었다는 점도 의심스러웠다.  불이 났다며 A씨 집에 찾아와 전화를 걸면서 어머니의 사망을 기정사실화한 것도 이상했다. 그는 동생들과 통화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해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심증일뿐 물증이 없었다. 수사는 조심스러웠다. 극한의 슬픔에 빠져 있는 피해자 유족을 수사선상에 올기기는 늘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렇게 2개월이 갔다. 차츰 사건당시 김씨의 알리바이가 조작됐다는 증거들이 나타났다. 자정쯤 집에 왔다는 그를 “화재발생 2시간 전인 오후 10시쯤 집앞 슈퍼마켓에서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 목격자는 당시 옷차림부터 운동화, 김씨가 흥얼거린 노래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망한 할머니와 아들이 큰 소리로 싸우는 걸 들었다는 동네주민의 증언도 있었다.  부검결과도 정황증거를 더했다. 사망자의 목과 턱밑에서 작은 출혈이 확인됐다. 폐에는 울혈과 부종이, 기관지 안에서는 거품이 발견됐다. 흔적은 약했지만 모두 목 졸려 질식사한 시신에서 나타나는 특징들이었다. 거짓말 탐지기도 김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응했다.  그 스스로 자승자박한 대목도 있었다. 알리바이에 대한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교통카드 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통화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듣자하니 버스를 타고 내린 시간이 기록으로 남는다는데 진짜인가요.”  “맞습니다. 고객님” 통화내용에는 그의 한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결국 그는 스스로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지를 살해하고 범행을 감추기 위해 시신과 집에 불까지 지른 패륜범. 범행 이유가 수사관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었다. 잦은 음주에 어머니가 심하게 훈계하는 것이 못마땅해서 그랬다는 것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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