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삼중고에 시달린다/현대등 3사의 “속앓이”사정
◎세금ㆍ유가ㆍ지하철 공채인상이 압박요인/차값의 48%가 세금… 판매량 격감 우려
○…수출침체에도 불구,내수호황을 구가하던 국내 자동차업계가 찬서리를 맞고 있다.
그동안 내수의 폭발적인 증가로 평균 2∼3개월간의 주문적체현상까지 빚어졌으나 페르시아만사태 발발이래 유가인상영향으로 중ㆍ대형 승용차의 신규수요가 감소한데 이어 지난 20일부터 지하철공채 매입 액의 전격인상과 자동차관련 세금의 대폭인상방침 등 자동차업계가 삼중고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가을 잇따라 신개발차종의 시판에 들어갈 예정인 현대 기아 대우 등 국내 자동차 3사는 당국의 자동차세 인상안에 대해 반대하는 공동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내무부 상공부등 관련부처들도 입장조정에 애를 먹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굴리려면 대략 다음과 같은 9가지의 세금을 내야 한다.
자동차관련 제세공과금을 크게 보면 ▲구입시와 ▲등록시 ▲운행 및 보유시의 세금으로 구별된다.
자동차를 구입하면 우선 특별소비세 10∼25%와 이 특소세의 30%에 해당하는 방위세,그리고 특소세와 방위세가 부과된 자동차가격의 10%인 부가세를 물어야 한다.
이어 등록시에 취득세 2%(판매가격 7천만원이상은 15%),등록세 5%,방위세(등록세액의 20%)가 부과된다.
지난 20일부터 기습인상된 지하철공채매입은 이 과정에서 해야한다. 1천㏄이상 1천5백㏄미만은 등록과세표준기준 종전 6%에서 9%로 인상됐다.
지하철공채는 통상액면가의 40∼50%선에서 할인판매처분하기 때문에 실제 공채매입가격의 50%정도를 세금으로 납부하는 셈이다.
그다음 운행 및 보유시에 정액제인 자동차세,방위세(자동차세액의 30%),면허세(영업용)와 유류관련세금(휘발유특소세ㆍ부가세)등을 물게 된다.
예를 들어 출고가격이 5백만원인 1천5백㏄급의 소형승용차를 구입해 연간 1천ℓ의 연료를 소모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취득 및 보유단계의 세금은 2백37만8천원으로 차량가격(공장도)의 47.5%나 되는 반면 영국 25.2%,일본 16.8%,서독 14.1%,미국은 4.3%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최근 내무부에서 마련한 자동차세 인상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자동차관련 제세공과금이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인데도 이부담을 더 무겁게 함으로써 내수가 억제되고 그 결과 정부의 자동차산업 육성방침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 업계는 세부담을 경감하는 쪽으로 자동차관련 세제가 개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고차 거래부진은 물론 새차 수요증가세의 둔화와 감소로 이어져 자동차 산업이 오히려 퇴보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올가을 새모델출고를 앞둔 자동차 3사들은 내무부의 자동차세 인상방침에 대해 종전처럼 행동통일 방안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다. 서로의 주력개발 차종에 대한 이해관계가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내무부안에 대해 가장 크게 반발하는 것은 대우측.
이달말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갈 2천㏄ 에스페로가 내무부안대로 세금이 매겨질 경우 현재보다 34%나 높은 세금을 물게 돼 대우측은 울상이다.
반면 10월하순 현대측이 내놓을 엘란트라(J카)는 1천5백ㆍ1천6백㏄(DOHC식)의 두가지로 현재보다 세금부담이 10%정도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다.
또 기아는 소형차인 프라이드를 조금만 손질하면 1천3백㏄이하로 배기량을 줄일 수 있어 세금의 추가부담이 전혀 없게 된다고 자신한다.
○…정부내 관계부처간의 「싸움」도 치열하다.
대도시교통난의 해소재원을 승용차보유계층으로부터 확보하려는 내무부에 대해 자동차산업육성책임을 지고 있는 상공부는 최근 연일 계속되고 있는 관련부처실무협의에서 『국내자동차산업을 죽이려 하느냐』며 업계측을 거들고 있다.
상공부는 내무부안처럼 과세단계를 지나치게 세분한 것은 지난 74년 현행 1천,1천5백,2천㏄등 배기량 단계별로 자동차산업을 육성해온 정부의 산업정책과 어긋나기 때문에 현행대로 기준을 단순화할 것을 주장한다. 이밖에 자동차세 인상폭도 ▲2천㏄미만은 인상을 억제하고 ▲8백㏄급이하 경자동차의 세금은 대폭경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내무부는 과세단계의 경우 상공부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되 인상폭의 하향조정은 곤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지방세법 개정안의 이번 정기국회처리를 앞두고난항이 예상된다.
□각국 자동차관련 제세공과금 비교 (단위:천원)
구 분 한 국 일 본 미 국
차량가격(공장도) 5,000 5,000 5,000
취득단계세제 2,085 565 200
가격대비 41.7% 11.3% 4%
보유단계(1년기준) 293 219 14
가격대비 5.9% 4.4% 0.28%
취득+보유단계세액계 2,378 784 214
가격대비 47.5% 15.7% 4.3%
구 분 서 독 영 국
차량가격(공장도) 5,000 5,000
취득단계세제 700 1,150
가격대비 14.0% 23.0%
보유단계(1년기준) 6 110
가격대비 0.12% 2.25%
취득+보유단계세액계 706 1,260
가격대비 14.1% 25.2%
*출고가격 5백만원,연간 연료소비량:1천ℓ,차종:1천5백㏄급 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