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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살 드러낸 경북 봉화 청옥산

    속살 드러낸 경북 봉화 청옥산

    경북 봉화의 청옥산(1277m)은 산으로서보다는 휴양림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91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휴양림인데다,60여년 전 식재된 낙엽송 군락지 등 연륜만큼이나 우거진 초목들이 깊고 넓은 숲그늘을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트레킹 코스로서의 매력도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지난달 31일 열렸던 제1회 청옥산철쭉제를 계기로 청옥산은 꼭꼭 숨겨두었던 자신의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동안 등산단체 등에 제한적으로 개방됐던 ‘타랭이골’코스를 활짝 연 것. 이제 누구라도 ‘푸른 우산’같은 숲속을 거닐며 나무들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 소로같은 숲길…끝에는 산상 화원 백두대간에서 가지쳐 나간 산자락이 봉화군에서 불끈 치솟아 만든 산이 청옥산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산나물 ‘청옥’에서 이름을 따왔다고도 하고, 산아래 옥(玉)광산에서 푸른 옥이 많이 나 이름지어졌다고도 한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인근 청량산의 명성에 치이기도 하고, 강원도 동해의 두타산 옆 청옥산과 혼동되기도 하는 등 사람들의 시선에서 한 발짝 비켜서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궁궐건축에 쓰여졌던 금강송과 60여년 전 인공조림 사업으로 조성한 낙엽송 등의 침엽수림, 그리고 신갈나무 등의 활엽수들이 어우러져 거대한 숲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공개된 곳은 타랭이골을 타고 오르는 코스로, 넛재(현지인들은 ‘늦재’라고 부른다.) 중턱에서 시작된다. 이제껏 몸을 숨겨왔던 탓에 등산로라기보다 소로(小路)를 따라 숲을 헤치며 걷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만큼 초목들이 우거져 있다. 산행 내내 동행하는 얼음장 같은 계곡수는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코스를 따라 오르는 동안 번갈아가며 펼쳐지는 낙엽송과 신갈나무, 잣나무 등의 군락지들은 풍경의 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정상까지 오르는 길에 등산로라면 흔히 있는 소위 ‘깔딱고개’가 없다는 점이다.800m가 넘는 넛재 중턱에서 산행을 시작했다고는 해도 급격한 경사구간없이 정상을 밟는다는 것은 참 독특한 경험이다. 그 덕에 노약자들도 청옥산을 에둘러 돌아가며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상을(56)영주국유림관리소 경영기획팀장은 “장애우들도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임도를 개방하는 한편, 신갈나무 군락지에서 정상까지 목재 데크를 놓아 이곳을 치유의 숲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해발 1000m의 산상 정원과 신갈나무 숲 다양한 초록의 스펙트럼을 가진 숲속의 소로를 벗어나자 곧이어 산이 숨겨둔 ‘비밀의 화원’이 펼쳐졌다. 그저 ‘고산습지원’이라 불릴 뿐, 아직 변변한 이름조차 갖지 못한 곳이다. 원래 있었던 습지를 원형을 해치지 않은 범위에서 정원으로 가꾼 것. 멀리 키낮은 산들이 겹겹이 펼쳐진 산록에서 만난 화원은 뜻밖의 선물을 받은 어린이처럼 이방인을 달뜨게 했다. 비밀의 화원은 낙엽송 군락지가 왼쪽, 신갈나무 군락지가 오른쪽에 각각 시립하듯 서있는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그 안에서 ‘며느리 밥풀꽃’으로 불리는 금낭화며 은방울꽃, 범꼬리, 붓꽃 등 기화요초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 금강송 사이 펼쳐진 산들의 파노라마 이 팀장의 표현에 따르면 ‘외상 구름 없는 곳’이 청옥산이다. 구름이 있으면 으레 비가 내린다는 의미다. 한바탕 시원하게 비가 내린 후 숲은 더할 수 없이 청량한 공기를 뿜어 냈다. 신갈나무 군락지에서 청옥산휴양림 방향으로 2㎞쯤 내려가면 금강송 군락지에 닿는다. 미끈하게 빠진 미인의 종아리를 닮은 금강송 사이로 ‘졸병바위’로 불리는 조록바위, 진대봉, 월암봉 등 장쾌한 산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이곳에 금강송 후계림이 조성되고 있다. 금강송의 생육이 쇠퇴해가는 곳에 ‘후계자’를 식재해 후손들도 금강송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글·사진 봉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주와 태백 등에서 접근할 수 있다. 영주 방면은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5번 국도→영주→36번 국도→봉화 방향→춘양→소천면소재지→좌회전→31번 국도→넛재→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순으로 가면 된다. 태백의 경우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38번 국도→태백→35번 국도 봉화 방면→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순으로 간다. 봉화군청 관광진흥담당 679-6394. ▶잘 곳:청옥산자연휴양림 내 2㎞에 이르는 산책로와 물길 사이에 산림휴양관과 숲속의 집, 야영시설들이 아늑하게 들어서 있다. 입장료 300∼1000원. 주차료 1500∼3000원. 콘도형 산림문화휴양관과 산막형 숲속의 집 모두 4인실 비수기 3만 2000원, 주말과 성수기(7∼8월) 5만 5000원.5인실 비수기 4만원 성수기 7만원.huyang.go.kr,672-1051. ▶맛집:봉성면 봉성리에 봉화 토속음식인 돼지숯불구이단지가 조성돼 있다.1만4000원. 봉성면 동양리 용두식당은 송이솥밥으로 소문난 집.1인분 1만 5000∼2만원.673-3144. ▶주변 볼거리:영주 쪽에서 접근할 경우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봉화군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태백산 사고지가 있던 신라시대의 사찰 각화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열목어가 살고 있는 백천계곡도 둘러볼 만하다.
  • ‘물돌이’가 만든 풍요의 땅 경북 영양 삼지마을

    ‘물돌이’가 만든 풍요의 땅 경북 영양 삼지마을

    전북의 ‘무진장’(무주·진안·장수)에 흔히 비유되는 경북의 오지가 이른바 ‘BYC’(봉화·영양·청송)다. 구주령과 황장재, 창수령 등 높은 산마루에 갇혀 있는 영양은 그 중 한 곳. 한국전쟁이 발발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시장에 장보러 나온 주민을 통해 그 소식을 들었다는 수비면 오무마을로 상징되는 대표적인 오지다. 시인 조지훈, 소설가 이문열 등 걸출한 문인들을 낳아 문향으로도 불리는 이곳에 삼지(三池)마을이 있다. 이제껏 삼지마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본 사람이 많지 않아 세상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비단조개를 닮은 독특한 풍광이 압권인 삼지마을을 다녀왔다. ●빼어난 조형미… 조개 뚜껑 열면 인어가 튀어 나올 듯 사물은 종종 바라보는 높낮이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곤 한다. 삼지마을이 그렇다. 평탄한 길에서 보는 일상적인 모습도 아름답지만, 공중에 뜬 새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더없이 빼어난 조형미를 자랑한다. 구도의 완벽함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미술가의 정교한 작품을 보는 듯도 하다. 마을 인근 산자락에서 본 마을 풍경은 딱 비단조개의 형상이다. 뚜껑을 열면 비너스를 닮은 인어가 긴 머리 휘날리며 튀어 나올 것만 같다. 삼지들녘을 씨줄날줄로 휘돌아 간 마을길은 경계선 역할을 담당하며 주변과 완벽하게 분리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사람이 거주하기 훨씬 전 삼지마을은 안동 하회마을이나 예천 회룡포 등과 같은 물돌이동이었다. 일월산에서 발원한 대천(大川·현재의 반변천)이 옥산(玉山·현재의 코끼리산)에 부딪혀 마을을 돌아나가며 그림같은 물돌이동을 만들어 놓았다. 세월이 흘러 산은 물에 길을 터줬고, 마을에는 더 이상 물이 돌지 않았다. 그 자리가 뭍이 되면서 삼지들녘이 형성된 것. 현재는 원댕이못(元塘池)과 탑밑못(塔底池), 바대못(坡大池) 등 세 연못이 남아 그 시절을 웅변하고 있다. 삼지마을이란 이름은 바로 이 세 연못에서 비롯됐다. ●낙향한 선비들이 숨어살던 곳 영양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지형을 학술적으로는 곡류단절지라고 하는데, 풍경이 수려하고 토지가 비옥해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런 곳을 택해 낙향하는 경우가 흔했다. 영양의 옛 지명이 ‘선비들이 숨어살기 좋은 곳’이란 뜻의 고은(古隱)이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군지(群誌) 등에서는 이 마을에 처음 정착한 사람을 한양의 세도가 조원이라고 적고 있다. 그의 입향 이후 삼지마을은 한동안 한양 조씨 집성촌을 이루기도 했다. 조원의 후손 조임이 한양 조씨 종택인 월담헌(月潭軒)을 축조하면서 지은 ‘월담헌기’를 보면 그가 이곳 풍경에 얼마나 심취했는지 여실히 드러난나.“이런 경치는 백리, 이 백리를 가더라도 구하기 어려운데 이같이 가까운 곳에서 얻게 되었으니 조물주가 공교로움을 다하고 기이함을 나타내어 백년을 감추어 두었다가 오늘이 오기를 기다린 것이다.” ●삼지마을을 보는 몇가지 방법 삼지들녘은 높낮이를 달리하며 한 바퀴 돌아봐야 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영양읍내에서 삼지2리 이정표를 보고 삼지마을로 향하다 곡식 저장창고 뒤편으로 돌아가면 높다란 언덕이 나온다. 이곳이 첫 번째 전망 포인트. 모양새가 한반도 지형을 닮은 탑밑못과 정자 등 가장 수려한 삼지2리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삼지2리 마을 위쪽 여기산 중턱의 연대암이 두 번째 전망 포인트다. 일월산의 올톡볼톡한 산마루가 감싸고 있는 듯한 삼지들녘 풍광이 빼어나다. 삼지2리에서 하원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원댕이못과 만난다. 이곳은 평지에서 보는 게 외려 낫다. 새벽안개가 연못을 감쌀 때면 뒤쪽의 초록 융단이 깔린 듯한 코끼리산과 어우려져 선경을 펼쳐낸다. 삼지들녘 한가운데 솟아 있는 코끼리 산에 오르면 바대못과 영양 읍내가 조망된다. 예전엔 올톡볼톡한 모양새가 옥구슬을 꿴 듯하다 해서 ‘옥산’이라 불렸다.8월이면 각 연못에서 연꽃이 펴 아름다움을 더한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전언이다. 군은 2010년까지 삼지마을에 삼지연꽃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연꽃을 중심으로 한 생태테마공원이다. ●많은 문인 배출한 문학의 고장 영양은 다수의 문인을 배출한 ‘문향(文香)의 고장’이다.‘승무’‘봉황수’ 등 주옥같은 시로 사랑받고 있는 조지훈, 최초의 시 전문지 ‘시원’을 창간한 오일도,‘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저자 이문열 등이 이곳 출신이다. 이들의 생가와 문학관 등을 찾아 문학기행을 떠나도 훌륭한 테마여행이 될 듯하다. 일월면 주실마을은 조지훈의 생가와 시비, 문학관 등이 있는 곳. 영양읍 감천마을에서는 오일도 시인의 어린시절을 느껴볼 수 있다. 청송과 이웃한 석보면 두들마을에서는 소설가 이문열의 문학이력을 되짚어볼 수 있다. 전통 음식과 예절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문화프로그램들도 마련돼 있다. 글 사진 영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서안동나들목→34번 국도→월전→31번 국도→영양→삼지2리 표지판→삼지마을. 영양군청 문화관광과 680-6067. ▶잘 곳 : 영양에서 구주령을 넘어가면 한화리조트 백암온천이 나온다. 국내 최고의 수질로 정평이 나있다. 지하 400m에서 용출되는 원천도 볼거리. 객실 1박과 조식(2명), 온천사우나(2명) 등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이달 말까지 주중 7만 2000원, 주말 8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787-7001. 검마산자연휴양림(682-9009)도 깨끗하다. ▶맛집 : 최초의 한글요리책과 동명인 두들마을 ‘음식디미방’에서는 책에 나오는 요리법대로 만든 한정식을 선보이고 있다.2만∼5만원. ▶주변 볼거리 : 입암면 연당리의 선바위와 남이포는 영양의 상징과 같은 곳. 남이포 뒤편의 서석지는 보길도의 부용원, 담양의 소쇄원과 더불어 한국 3대정원으로 꼽힌다. 수비면 수하계곡은 수달과 은어가 뛰논다는 울진 왕피천의 상류. 계곡 안쪽에 반딧불이 천문대가 있다. 무속인들이 ‘접신(接神)의 땅’이라 부르는 일월산은 차로도 오를 수 있다.
  • [Seoul In] 신내길 등 가로등 정비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가로등 시설이 낡은 신내길(망우로∼화랑로), 봉화산길(봉화삼거리∼능산길)에 10월까지 시설정비 사업을 펼친다. 오래된 전선로를 고치고, 가로등 361개를 교체한다.17억 7600만원을 투입한 사업이 마무리되면 누전으로 인한 전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지금보다 밝기가 향상돼 환경이 크게 나아질 전망이다. 도로과 490-3409.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4) 병자호란이 시작되다(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74) 병자호란이 시작되다(Ⅰ)

    전쟁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까지 조정에서는 청과의 관계를 복원할지, 그것과 관련하여 사신을 보낼지를 놓고 격심한 논란이 빚어졌다. 척화파는 명분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 절교가 불가피하다고 했고, 주화파는 이렇다 할 준비 없이 전쟁을 벌이는 것의 위험성을 들어 끝까지 청을 기미(羈)해야 한다고 맞섰다. 사람들은 대체로 척화파의 논의가 높고 깨끗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높고 깨끗한 논의’만으로 전쟁을 막을 수는 없었다. 갈팡질팡하는 사이 전쟁은 결국 터지고 말았다. ●준비 없이 갈림길에 서다 당시 ‘명분’과 ‘현실’의 갈림길에서 헤매고 있던 조선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인물은 명 감군 황손무(黃孫茂)였다. 그가 귀국 길에 보낸 서한이 10월24일 조정에 도착했다. 그는 청천강과 압록강, 그리고 평안도의 험준한 지형은 하늘이 준 것이니 병사들을 조련하고 화약과 총포 등을 제대로 갖추면 적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 신료들이 현실을 모른다고 야유했다.‘경학(經學)을 연구하는 것은 장차 이용(利用)하기 위한 것인데 나는 귀국의 학사와 대부들이 읽는 것이 무슨 책이며 경제(經濟)하는 것이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 없었소. 뜻도 모르고 웅얼거리고 의관(衣冠)이나 갖추고 영화를 누리고 있으니 국도(國都)를 건설하고 군현(郡縣)을 구획하며 군대를 강하게 만들고 세금을 경리하는 것은 과연 누가 담당한단 말이오?’ 황손무의 비판은 신랄했고 진단은 냉정했다.‘귀국의 인심과 군비(軍備)를 볼 때, 저 강한 도적들을 감당하기란 결단코 어렵습니다. 일시적인 장유(奬諭)에 이끌려 그들과의 화친을 끊지 마십시오.’ 조선을 찬양하고 청과의 싸움을 독려하는 내용을 담은 황제의 유시문을 들고 왔던 그였다. 조선을 다독여 청과 싸움을 붙이는 것이 자신의 임무였지만, 황손무가 본 조선은 전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오히려 청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말라고 충고했던 것이다. 청 역시 마지막까지 조선의 본심을 떠보려고 시도했다. 역관 박인범(朴仁範) 등이 들어갔을 때, 용골대는 새로운 제안을 내밀었다. 자신들에게 협력하여 명을 공격하는 데 동참하고, 화친을 배척한 신하를 넘겨주고 왕자를 볼모로 보내라는 요구였다. 박인범 등은 반발했다. 그러자 용골대 등은 왕자와 척화신만 보내주면 청군이 비록 압록강에 이르더라도 침략을 당장 중지하고 두 나라가 혼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제의했다. 박인범 등이 ‘예의의 나라로서 차마 들을 수 없고, 또 전달할 수 없는 말’이라고 거듭 반발하자 용골대 등은 돌아갔다. 좀처럼 좁히기 어려운 서로의 입장 차이를 다시 확인했던 것이다. ●홍타이지, 침략 결심을 하늘에 고하다 1636년 11월25일 홍타이지는 신료들을 이끌고 환구에서 제사를 지냈다. 황천(皇天)과 후토(后土)를 향해 자신이 조선 정벌에 나서게 된 까닭을 고하는 자리였다. 홍타이지는 축문을 통해 조선이 ‘저지른’ 잘못들을 열거했다.1619년 명을 도와 자신들을 공격하는 데 동참한 것,1621년 이후 자신들이 요동을 차지했을 때 도망하는 한인들을 받아들여 명에 넘긴 것, 정묘년에 맹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누차 그것을 어긴 것, 후금으로 귀순하는 공유덕과 경중명 일행을 공격했던 것, 명에는 병선(兵船)을 제공했으면서도 그것을 빌려 달라는 자신들의 요구는 거부한 것, 인조가 평안감사 홍명구(洪命耉)에게 유시문을 보내 자신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운운 한 것 등이었다. 조선에 대해 품었던 불만이 모두 나열되었다.‘청의 힘과 역량이 명 못지않게 커졌는데 조선은 명만 편들고 자신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만의 요점이었다. 공유덕 등의 귀순을 저지하려 시도하고, 명에만 병선을 제공한 것에 대한 불만이 특히 도드라져 보였다. 홍타이지는 곧이어 누르하치의 신주를 모신 태묘(太廟)에도 나아가 자신의 결심을 고했다. 홍타이지는 11월29일 여러 장수들을 모아놓고 유시문을 내렸다. 조선을 정벌해야 하는 까닭을 다시 강조했다. 위에서 언급한 ‘허물’에 더하여 조선이 청에서 보낸 국서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도 추가했다. 조선 조정이 몽골 버일러들이 내민 편지를 퇴짜놓았던 것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홍타이지는 평안감사 홍명구에게도 ‘유시문’을 보냈다.‘조선이 패만하고 무례하므로 어쩔 수 없이 의병(義兵)을 일으키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병’들에게 조선에서의 행동 지침을 하달했다.‘인명을 함부로 살상하지 말 것, 대군이 통과하는 지역의 사묘(寺廟)를 파괴하지 말 것, 저항하지 않는 자를 죽이지 말 것, 항복한 자를 죽이지 말고 치발(髮)할 것, 망명해 오는 자를 받아들여 보호할 것, 사로잡은 백성들의 가족을 서로 이산시키지 말 것, 부녀를 폭행하지 말 것’ 등이 그것이었다. 12월1일 조선 원정에 동참할 몽골 버일러들이 병력을 이끌고 심양에 집합했다. 홍타이지는 이날, 정친왕(鄭親王) 지르가랑(濟爾哈朗)에게 심양에 남아 도성을 방어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아지게(阿濟格)를 우장(牛莊)에 배치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했다. 조선을 공격하는 와중에 혹시라도 명군이 배후에서 역습해 오는 상황을 우려한 조처였다. 우장은 압록강과 발해만으로 연결되는 전략 요충이었다. 당시 청은 명이 수군을 이용하여 발해만으로 들어와 내지에 상륙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조선 침략에 나서면서도 여전히 명의 위협을 염려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2월2일 오전 홍타이지는 대군을 출발시키기에 앞서 당자(堂子)에 나아가 삼배구궤두례(三拜九頭禮)를 행했다. 당자는 까치를 신성시하는 만주족 샤머니즘 신앙의 상징물이었다. 이어 팔기의 깃발들을 도열해 놓고 주악을 울리며 다시 배천례(拜天禮)를 행했다. 홍타이지는 이어 도도(多鐸)와 마부대 등에게 병력 1300명을 따로 주었다. 그들 가운데 300명은 상인으로 변장시켰다. 그들을 신속히 서울로 진격시켜 궁궐을 포위하려는 깜냥이었다.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내는 것이 홍타이지의 생각이었다. ●무너진 통신체계 조선 침략에는 만주와 몽골군뿐 아니라 명에서 귀순한 한족 출신 장졸(-漢軍)들도 대거 동참했다. 공유덕, 경중명, 상가희(尙嘉喜)를 비롯하여 석정주(石廷柱), 마광원(馬光遠) 등 한군 지휘관들이 그들을 이끌었다. 청은 조선을 공략하기 위해 만몽한(滿蒙漢)의 모든 역량을 사실상 총동원했던 것이다. 한군들은 특히 홍이포(紅夷砲), 대장군포(大將軍砲)를 비롯한 중화기의 운용과 운반을 맡았다. 12월9일 의주부윤 임경업(林慶業)은 청군이 압록강을 건너 몰려오는 상황을 인지했다.‘병자록’에 따르면 이미 12월6일부터 청군과 관련된 이상 징후를 알리는 봉화(烽火)가 여러 차례 올랐지만, 도원수 김자점(金自點)은 그 상황을 서울에 제때 알리지 않았다. 그는 적이 겨울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또 봉화가 알려질 경우, 서울에서 소동이 일어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9일 적군이 이미 순안(順安)을 통과하여 안주를 향해 내달리는 상황에서야 김자점은 장계를 올렸다. 청군은 질풍같이 내달렸다. 조선은 청군의 철기(鐵騎)와 야전에서 맞서서는 승산이 없다고 여겨 주로 산성에 들어가 방어하는 전술을 구상했다. 하지만 청군은 조선군이 대비하고 있는 산성을 공격하여 시간을 허비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서울로 돌격하는 전술을 택했다. 사실 의주 부근의 백마산성도, 평양 부근의 자모산성도 서울로 이어지는 대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대로에서 적 기병을 차단하려 들지 않았던 것은 치명적이었다. 그나마 봉화마저 제때 올리지 않았고, 평안도 각지에서 올린 변보(邊報)는 청군 기마대에 의해 차단되었다. 그 같은 상황에서 인조와 조정은 강화도는커녕 남한산성으로 들어갈 시간적 여유조차 가질 수 없었다. 전쟁은 이렇게 시작부터 음울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한나라 의총 쏟아진 정국해법

    한나라 의총 쏟아진 정국해법

    한나라당 의원들이 ‘쇠고기 파동’으로 불거진 국정 난맥상에 대해 본격적인 불만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관보 게재와 관련,‘연기카드’를 꺼내 들었다. 게재를 강행하려는 정부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쇠고기 파동, 유가 급등 및 물가 불안으로 꼬여만 가는 정국을 해결하기 위한 ‘끝장 토론’을 벌였다.3시간 동안 20여명의 의원이 야당의 의총을 연상시킬 만큼 정부와 청와대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쇠고기 재협상, 인적 쇄신, 시위대 강경진압 책임 추궁 등의 의견이 터져 나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민이 화가 많이 나 있다.”면서 “밤 12시가 넘더라도 오늘 해볼 건 다 해보자.”고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쇠고기 파동에 대해서는 재협상과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 연기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3선의 원희룡 의원은 “재협상을 처음부터 해야 한다.”며 재협상 논의에 불을 붙였다. 초선인 정태근 의원도 “국가의 신뢰도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부분 재협상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며 재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은 “쇠고기 협상안 장관 고시를 관보에 게재하는 것을 연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협상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비례대표인 강명순 의원은 물대포 사용, 여대생 폭행 등 경찰의 시위대 강경진압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의원은 “강경 진압과 관련해선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쇠고기 파동에 대한 논의는 당내 소장파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인적 쇄신론으로 발전했다.4선의 남경필 의원은 “인사를 주도하고 대통령을 보좌했던 총책임자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면서 “장관 몇명, 수석 몇명 교체가 아니라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그동안 인사를 주도했던 당내 ‘실세’를 겨냥한 발언이다. 국정 전반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서울 강서을의 김성태 의원은 “대운하나 공기업 민영화와 같은 과제를 섣불리 손대는 것은 문제다.”면서 “4대보험, 고용안정 등을 먼저 해결해야 민심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의 강석호 의원은 “대기업 CEO형 국정 운영이 우려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토론 결과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의견이 최대한 관철되도록 청와대에 전달하겠다. 특히 인사쇄신은 100% 관철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강촌·구곡폭포 일대 레저·문화관광지로

    강촌·구곡폭포 일대 레저·문화관광지로

    수도권 시민들이 즐겨 찾는 춘천 강촌·구곡폭포 일대가 레저·문화관광 명소로 바뀔 전망이다. 30일 강원 춘천시에 따르면 젊은이들과 가족의 나들이 명소로 알려진 강촌·구곡폭포 지역을 새롭게 정비해 체계적인 레저·문화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다. 시와 시설관리공단은 최근 ▲관광 명소 브랜드 구축 ▲신규 관광 콘텐츠 개발 ▲기존 관광자원과의 연계 ▲관광기반 조성 등 문화관광지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내년부터 서울∼춘천을 잇는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돼 강촌IC가 놓이면 수도권 레저·관광객들이 30분 안팎의 강촌·구곡폭포 지역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선 강촌과 연계된 구곡폭포의 한정된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가족 동반 트레팅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문배마을을 관광권역으로 흡수해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또 이 지역에서 ‘아트(Art) 프리마켓’,‘울림(響)소리축제’ 등을 비롯해 스토리 텔링, 생태연못 등 문화 관광 콘텐츠사업 추진도 논의되고 있다. 특히 봉화산, 검봉산 등 주변 산악 지형을 활용한 산악자전거(MTB), 빙벽대회, 산악마라톤, 걷기대회, 체험학습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산악레저스포츠 체험 명소로 특화하고, 구곡폭포∼임도∼가정리∼유인석 장군 유적지로 이어지는 ‘역사 탐방로’ 개발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경북 ‘귀농 문의’ 끊겼다

    영농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귀농 문의’가 끊겼다. 최근의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료값·농자재값 폭등 등 연이어 터진 악재가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 귀농 유인책을 펴왔던 농촌지역의 자치단체들은 이 현상이 지속될까 우려하고 있다. 28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상주·영천시와 영양·영덕·성주·예천·봉화·의성군 등 8개 시·군이 인구 늘리기를 위해 귀농 관련 정책을 적극 전개 중이다. 이들 시·군은 도내에서 인구 감소 현상이 가장 뚜렷한 곳이다. 시·군 관계자들은 “올 들어 비료, 농약 등 농자재값 폭등 등 영농 환경이 악화되면서 귀농 희망자가 많이 감소했다.”면서 “‘농촌에 살아봐야 손해만 볼 것’이란 생각이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4가구가 귀농한 상주시는 올 들어 지금까지 귀농한 가구는 없고 문의도 크게 줄었다. 올해 AI 발생지역인 영천시 역시 지난해 17가구가 귀농했으나 올 들어 실적이 없다. 귀농 문의 창구도 한산하다. 의성군도 마찬가지다. 군은 지난해 51가구가 귀농한 데 힘입어 올해부터 귀농책을 적극 전개하지만 귀농자는 없고 귀농 문의만 한다. 예천군과 성주군도 올 들어 귀농 문의가 ‘가뭄에 콩나듯’ 온다. 경북도의 지난해 귀농 가구는 626가구로 전년도 378가구에 비해 60% 이상 증가했었다. 한편 도와 시·군들은 올해부터 3년 이내의 귀농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축산 및 영농 규모 확대 등에 필요한 자금 500만원씩을 지원해주고 있다.또 1억원을 들여 이들 농가에 농정시책 및 품목별 재배기술, 농기계 사용 및 수리교육 등을 지원한다. 상주시는 귀농인이 축산·사과·시설채소 등 시가 지정한 10개 재배 품목 시설 및 운영 자금을 대출받을 때 1∼3년에 걸쳐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영천시도 귀농자에게 1개월간 영농기초기술교육을 시켜준다. 영양군은 지난해부터 ‘귀농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마련, 귀농 가구당 빈집 수리비 300만원과 영농교육, 자녀 학자금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봉화군은 가족 2명 이상이 귀농하면 빈집 알선과 가구당 100만원의 이사비, 농업 이론 및 실습 교육을 지원한다.군은 도시민에게 귀농 정보 제공을 위해 군 홈페이지를 통해 ‘귀농 가이드’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또 예천군은 귀농 농가에 빈집 수리비 300만원 등을, 의성군은 소형 농기계 구입비 160만원 등을 지원한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당진 파인스톤골프장 환경평가 어기고 대형 관정 뚫어 주민 식수난·양식장 폐사

    당진 파인스톤골프장 환경평가 어기고 대형 관정 뚫어 주민 식수난·양식장 폐사

    충남 당진에 위치한 파인스톤골프장이 환경영향평가 기준을 어기고 대형 관정을 뚫는 바람에 인근 마을이 큰 식수난을 겪고 양식장 가물치가 집단 폐사해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 골프장은 주민들과의 이같은 갈등속에서도 지난 2일 문을 열었다. ●해저드 사용 할 물 지하수서 뽑아올려 26일 당진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송산면 무수리 파인스톤CC는 지난해 9월20일부터 하루 1300t의 허가를 얻어 골프장에서 2㎞쯤 떨어진 삼월·도문리 등 3개 마을 경계지점에 관정을 뚫은 뒤 골프장 내의 해저드 등에 물을 채우기 위해 지하수를 뽑아올려 사용했다. 당초 이 골프장은 환경영향평가서에 ‘생활용수는 상수도를, 골프장에는 농업용수와 빗물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골프장은 이를 위반했다. 군 관계자는 “사전 심사과정에서 문제점을 알았지만 이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골프장은 지난달 10일 관정 사용중지 명령을 받고도 개장일까지 20일 넘게 계속 사용했다. 군청의 제지는 없었다. 골프장 측은 농약을 거르는 활성탄흡착조도 설치하지 않아 시정명령을 받았다. 당진군은 골프장을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으로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당진환경운동연합도 성명을 내고 인·허가 과정에 행정기관 비리의혹을 제기한 뒤 “관정을 폐공하지 않으면 검찰 등에 수사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가물치 집단 폐사 피해 10억 넘을 듯 관정과 600m쯤 떨어진 삼월리 공동우물 지하수는 지금까지 복원이 안 되고 있다. 주민 이은섭(50)씨는 “우물 물이 동이 나 아침밥 먹고 저녁 때까지 급수를 중단하는 바람에 논·밭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씻을 물이 없어 난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도문리에서는 양식장 가물치가 떼죽음을 당했다. 주인 이강렬(50)씨는 “양식장 수심이 2m에서 50㎝로 낮아져 가물치 4만마리가 퍼덕거리자 골프장측이 다급하게 삽교호 수로의 농업용수를 끌어다 물을 채운 뒤 대부분 전멸했다.”고 말했다. 이 용수는 양식장에 부적합한 것으로 가물치의 폐사피해 규모는 1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관정은 생태공원이 추진 중인 봉화산과 가까워 생태계 훼손도 우려된다. ●골프장측 “광역상수도 설치비용 지원” 이 골프장은 관정의 지하수로 총 12만t에 이르는 필드 내 5개의 해저드에 물을 채워왔다. 부지 68만 5099㎡에 18홀 규모로 2006년 11월 착공됐다. 당진지역 키온건설(대표 정태근)이 대주주로 알려졌다. 이 골프장 김영규 총무팀장은 “관정이 완공된 만큼 폐공하지 않고 비상시에 주민 동의를 얻어 사용하겠다.”면서 “주민들이 광역상수도를 설치하겠다면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가물치가 폐사한 것도 골프장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경희궁 가면 어깨춤이 절로

    경희궁 가면 어깨춤이 절로

    23일 오후 경희궁 앞에 마련된 야외무대. 장님 분장을 한 사내가 작심한 듯 양반집 마님의 얼굴을 거침없이 더듬자 관객석에선 웃음이 터진다. 장님:“아니 돼지머리에 왜 이리 털이 많이 났어.” 장대장 부인:“이봐요 어딜 만지세요. 그건 돼지머리가 아니라 제 머리예요.” 무형문화재 백영춘(62) 선생과 아내 최영숙(53)씨가 선보인 ‘장대장 타령’의 한 대목이다. 점쟁이로 나오는 장님이 지체 높은 양반을 놀리고 있다. 장대장타령은 서울·경기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 재담소리다. 연극 속에 노래가 있고, 해학과 익살을 담아낸 재담소리는 ‘웃찾사’‘개그콘서트’등 요즘 공개코미디의 원조 격이다. 올해로 4번째인 서울무형문화재 축제의 한 장면이다. ●무형문화재 엑스포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고 서울을 찾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2008 서울무형문화재 축제’가 오는 25일까지 경희궁 일대에서 한판 잔치마당을 펼친다. 후계자를 찾지 못해 대가 끊길 위기에 있는 무형문화재 속에 한국문화의 근본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23일 전야제 행사는 재담소리에 이어 현대적인 시각으로 판소리 심청전을 재구성한 창극 ‘뺑파전’과 익숙한 판소리 흥보가 등이 이어졌다. 주말에는 강령탈춤의 전통적 예술성과 대중적 음악성을 접목한 연희극 ‘미얄’을 포함해 조선 후기 경기 지역의 전통소리인 ‘휘몰이 잡가’, 논·밭일을 하며 조상들의 청량제의 역할을 했던 마들농요 공연도 펼쳐진다. 또 풀피리 연주인 초적, 나라의 평안을 비는 춤인 태평무, 현대인에게도 익숙한 남사당놀이 등 다채로운 공연도 마련되어 있다. 올해부터는 원주 매지농악, 거문도 뱃노래, 고양 송포호미걸이, 서산 박첨지놀이, 진주 교방굿거리춤 등 다른 지방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 공연도 준비돼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경희궁에서는 이틀 동안 4차례에 걸쳐 신나는 굿판이 이어진다. 마을주민들이 안녕과 결속을 위해 해마다 열어온 마을 굿인 행당동아기씨굿(성동구 행당동)과 봉화산 도당굿(중랑구 신내·상봉·중화동)그리고 밤섬부군당도당굿(한강 밤섬)이 펼쳐진다.2005년 1월 나란히 서울시 무형문화재 33·34·35호로 지정된 마을을 위한 대동굿이다. ●25일에는 남이장군사당제 또 25일 정오부터는 남이장군사당제가 열린다. 평생 나라를 위해 병사를 모으고 훈련을 시키던 한강변(현재 용산구)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사지가 찢기는 거열형을 당했던 남이장군의 넋을 기리는 행사다. 과거의 굿을 보며 우리시대 공동체의 평안을 기원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한쪽에서는 장인들의 소박하면서도 비범한 전통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다. 경희궁 입구의 서울시립미술관 경희분관에서는 생칠과 칠화, 매듭, 옹기 등 전통 공예품을 특별 전시하는데 공예품을 만들어지는 과정도 직접 볼 수 있다. 또 풍물, 탈춤, 소리, 예절 등을 배우고, 가족이 함께 맷돌돌리기와 도리깨질, 투호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민속 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포항~봉화 500리 트레킹 로드 조성

    경북도내 시·군들이 아름다운 산과 강, 바다 등 빼어난 자연경관을 활용한 각종 레포츠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경북도와 시·군들에 따르면 도는 내년부터 2013년까지 낙동정맥(洛東正脈)을 따라 포항에서 봉화까지자연 친화형 산악 레포츠시설 등을 설치하는 ‘낙동정맥 오백리 숲길(트레킹 로드)’을 조성하기로 했다.낙동정맥을 따라 산과 계곡, 산촌, 온천, 역사문화유적지 등을 연결하는 숲길에는 서바이벌 게임장과 산악승마장, 오토캠핑장, 산악자전거 코스 등 각종 체험 및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2010년 세계 대학생 승마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상주시는 ‘승마 레포츠도시’ 육성에 나섰다. 사벌면 화달리 16만 5000㎡에 200억원을 들여 국제승마장과 함께 이 일대 시유지 66만여㎡의 부지에 종합 승마 레포츠 타운을 조성한다.2010년 완공 예정이다. 포항시는 내년부터 국비 등 1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구룡포읍 장길리 앞바다에 동해안에서는 처음으로 ‘해상낚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이곳에는 해안데크와 낚시교(橋), 해상낚시터, 어촌생태체험장, 바다숲, 폐선어초(스쿠버체험), 음악분수 워터스크린 등이 들어선다. 울릉군도 울릉군 서면 태하마을과 북면 현포리 해안에 ‘해양종합리조트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총 2200억원을 들여 해양레저시설, 수중관광·해양체험, 해양연구시설 등을 마련한다는 것. 이밖에 성주군은 2012년까지 가천·금수면 성주댐 주변에 수상 및 산악형 레포츠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육군체육부대를 유치한 문경시는 인근 상주·예천지역과 연계한 ‘낙동강 광역 멀티 레포츠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또 봉화군과 예천군, 안동시에는 레프팅·빙벽 등반 등 겨울스포츠, 경비행기 등 항공 스포츠, 카누 조정 등 수상스포츠 등의 레포츠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레포츠 산업을 관광분야의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관련 시설을 대폭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Seoul In] 가로공원에 출산장려 조형물

    노원구(구청장 이노근) 월계동 우이천(牛耳川) 가로공원에 가정의 소중함과 출산 장려 메시지를 담은 ‘다둥이 음매∼가족’ 조형물을 설치한다. 지명 유래를 따서 소(牛)를 의인화해 만든 청동 조형물이다. 다음달 2일 보건복지가족부 이봉화 차관, 구의원과 지역 내의 여성단체장 및 보육시설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을 갖는다. 행사 후에는 공원을 출발해 월계4동 주민센터까지 2㎞를 행진하는 ‘출산장려 캠페인’이 이어진다. 가정복지과 950-3273.
  • ‘새마을운동 추억’에 세금 펑펑!

    최근 경북도내 곳곳에 새마을회관 등 새마을 관련 시설이 무분별하게 건립되거나 예정 중이어서 예산 낭비라는 목소리가 높다. 도와 시·군들이 새마을운동 발상지임을 내세워 막대한 예산으로 새마을 관련 시설 건립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지난 30일 구미시 사곡동에 최근 완공한 ‘경상북도 새마을회관’에서 개관식을 가졌다. 총 110억원(국비 5억원, 지방비 55억원, 경북도내 시·군 새마을지회 등 50억원)이 투입된 경북도 새마을회관(연건평 7372㎡)은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경북도새마을회와 수영장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시설 등이 들어선다. 특히 새마을회관 안에 마련된 새마을역사관에는 영상물과 사진, 새마을기, 새마을복, 지도자증, 상징물 등 새마을운동과 관련한 각종 자료들이 전시됐다. 도는 이날 개관한 새마을회관을 새마을운동 홍보ㆍ교육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구미에는 시가 지난해 10월까지 시내 송정동 일원에 총 11억 5000만원(도비 1억원, 시비 9억원, 구미 새마을지회 1억 5000만원)을 들여 건립한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새마을회관이 있다. 이 건물 1층은 시 새마을지회가 임대했으며, 다른 공간은 사무실 및 강당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청도군은 올해 연말까지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청도읍 신도리 일대 부지 1만 990㎡에 57억 5000만원(국비 14억원, 지방비 43억 5000만원,)을 들여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새마을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 곳에는 새마을기념·전시관, 교육장, 소공원 등이 들어선다. 포항시도 내년까지 새마을기념관을 짓기로 했다. 기계면 문성리 일대 부지 7654㎡에 29억원(국비 및 지방비 각 14억 5000만원)을 들여 4층(연면적 825㎡)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기념관에는 새마을운동 초창기 관련 연구논문집, 계획서, 지침서, 성공사례집, 교육 교재, 화보 등을 기증받아 배치하는 한편 시는 새마을 산교육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시가 이곳에 새마을기념관 건립에 나선 것은 문성리가 새마을운동 발상지라는 것 때문이다. 청도와 포항은 새마을운동 발상지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포항시 대잠동에는 지난 2003년 14억원을 들여 건립된 새마을회관(연건평 895㎡,4층)이 있다. 이 밖에 고령군과 봉화군도 각각 지난해까지 3억원과 5억 5200만원을 들여 고령읍 지산리와 봉화읍 봉성리에 새마을회관을 건립했다. 이처럼 시·군 등이 유사한 새마을 관련 시설을 잇따라 건립하는 반면 활용도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시·군의 새마을회관이 새마을 단체들의 편의시설로 활용되지 않고 임대 등 수입사업 목적으로 이용돼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게다가 시·군 등도 지역의 최대 관변단체인 새마을 조직의 눈치를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새마을 관련 시설의 무분별한 건립은 예산 낭비로 새마을운동 정신에 맞지 않다.”면서 “이들 시설 건립에 더 이상의 예산이 낭비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민주 “재산 의혹 수석들 고발”

    통합민주당이 재산 의혹 논란에 휩싸여 있는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정부 고위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30일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곽승준 정책기획수석, 이동관 대변인,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전부 위장전입, 농지법 위반 또는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걸려 있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검찰에 고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사퇴한 박미석 사회정책 수석도 농지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모 언론사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재산의혹 보도 누락에 대해 “이 대변인의 농지법 위반 관련 기사가 누락됐다는 주장이 해당 언론사 노보를 통해 제기됐다.”며 “어떻게 언론 자유를 압박할 수 있느냐.”고 이 대변인의 ‘외압설’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대변인은 “(언론에서 문제 삼으려는 것을) 상식에 맞게 처리해 달라고 설명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허위 영농계획서 제출 의혹에 대해 이 대변인은 “이미 설명한 것처럼 땅 매입은 회사 동료와 현지에 주재하던 분이 주도했고, 나는 당시 영농계획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며 “위임장도 같이 땅을 매입했던 사람이 쓴 것으로 나도 잘 몰랐다.”고 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야 “강부자 수석들 총사퇴를”

    범야권이 최근 공개된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재산 문제를 연일 쟁점화하면서 전방위 공세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야당들은 불법투기와 해명서류 조작 의혹으로 물러난 청와대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에 이어 논란이 제기된 곽승준 국정기획수석과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보완을 요청하는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거듭 요청했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28일 “박미석 수석이 사퇴했다고 해서 의혹을 받고 있는 다른 분들의 불법전력이 면제될 수 없다.”면서 “버티기로 일관하고 어물쩍 넘어간다면 제2, 제3의 인사파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논란 대상자들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차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라인에 묶여서 국정운영을 혼란시키지 말고 이번 기회에 부적격한 공직자들을 정리해고하고 새로운 국정의 기틀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청와대는 박 수석이 사의를 표했다는 이유로 ‘강부자’ 논란을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실정법 위반에 땅 투기 의혹이 여전한 이동관 대변인과 다른 청와대 수석들도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번 ‘강부자’ 논란은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대통령은 허탈감에 빠진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성명을 내고 “청와대 수석들이 개발 예정지 땅을 매입하면서 위장전입에 농지법 위반은 물론, 거짓 해명까지 늘어놓는 데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투기 공직자들의 즉각 사퇴와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고 몰아세웠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당·청 ‘박미석 불씨 끄기’ 배수진

    당·청 ‘박미석 불씨 끄기’ 배수진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의 사의 표명 이후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수석 퇴진을 통해 급한 불은 껐다지만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이 공세의 초점을 다른 수석비서관 쪽으로 옮겨가자 “더 이상의 사퇴는 없다.”며 배수진을 치는 등 여론의 물꼬를 돌리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박 수석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여권 인사는 4명이나 남아 있다. 청와대의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대변인, 그리고 보건복지부의 이봉화 차관이다. 통합민주당 등 야당들은 일제히 이들의 동반퇴진과 함께 인사검증을 맡은 청와대 민정라인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28일 “야당의 추가 문책 요구는 정략적인 공세일 뿐”이라며 추가적인 인사조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수석만 해도 억울한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물러난 것”이라며 “야당의 주장은 차제에 대통령과 청와대에 확실히 흠집을 내려는 정치공세”라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조윤선 대변인은 “공직자 재산공개 취지에서 벗어나 이를 정쟁화하거나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면서 “책임진 분도 있는데, 다른 분들까지 걸고 넘어진다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박 수석은 배우자의 재산문제까지 떠안은 것으로 능동적으로 위법행위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게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그러나 인선 검증을 책임진 청와대 민정라인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심지어 차제에 정무라인을 비롯해 청와대 내부 전반을 정비해야 하는 목소리도 있다. 여권내 주도권 다툼과도 맥이 닿은 주장으로 해석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한 수도권 의원은 “이번 후임인사는 정무쪽과 한묶음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면서 “여러 방법이 있지만 현 정무라인을 유지한다면 정치특보나 특임장관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박 수석 후임 외에 어떤 후속 인사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정에 가속도를 붙여야 하는 마당에 핵심라인을 교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당 관계자도 “당 지도부는 정무라인에 대한 불만이 없고 오히려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청와대 정비에 부정적인 당내 기류를 전했다. 진경호 홍희경기자 jade@seoul.co.kr
  • 박미석 사의에 대한 정치권 반응

    한나라당은 부동산 투기와 거짓해명 논란에 휩싸인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27일 사의를 밝힌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안도하는 기색도 엿보였다. 통합민주당 등 야당은 일제히 박 수석의 자진 사퇴를 환영하면서도, 의혹이 있는 다른 인사들에 대한 사퇴 압박을 이어나갔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준 용단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박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오후 10시 전까지 한나라당은 시시각각 악화되는 여론 추이를 보며 안절부절못했다. 당초 당 지도부는 28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박 수석에 대한 당의 입장을 결정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강재섭 대표가 지난 2월 새 정부 각료 인선에 문제를 제기해 남주홍, 박은경 등 장관 내정자들의 자진 사퇴를 이끌어낸 선례를 연상시키는 결정이었다. 당 지도부가 박 수석 거취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동안에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청와대의 부적절한 인선이 당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는 일이 되풀이되는 데 ‘염증 반응’을 나타낸 셈이다. 이날 낮 기자와 통화한 서울의 한 의원은 “사실 가장 좋은 그림은 당에서 자진사퇴를 권고하고 박 수석 본인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소장파 의원 가운데 한 명은 “청와대 참모진에 관한 일이니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야겠지만, 여론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기류에 청와대와 박 수석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박 수석 등의 사퇴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대로 버티기가 쉽지 않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와는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하지만 박 수석의 사퇴에도 야당의 공세 수위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다소 늦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민정라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곽승준·김병국 수석비서관과 이봉화 차관 등 다른 의혹이 제기된 인사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을 추가로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나머지 문제가 있는 수석들에 대한 사퇴 촉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박 수석의 사의 표명을 이 대통령은 즉각 수용해야 한다.”면서 “곽승준, 김병국, 이봉화, 이동관 등 땅투기 의혹을 사고 있는 대통령 참모진도 늦기 전에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나길회 한상우기자 kkirina@seoul.co.kr
  • 박미석 청와대 수석 사의표명

    박미석 청와대 수석 사의표명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7일 “박 수석은 지난 26일 류우익 대통령실장에게 ‘더 이상 대통령에게 부담을 끼쳐 드리고 싶지 않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지난 24일 정부 공직자 재산공개 이후 남편이 2002년 매입한 영종도 농지를 둘러싸고 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7일 저녁 정부 재정전략회의가 끝난 뒤 류 실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박 수석의 사의 표명 사실을 보고했다.”고 전하고 “대통령께서는 보고를 받은 뒤 별다른 말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에 따라 이르면 28일 박 수석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수석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새 정부 초반 국정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통령도 이같은 상황에서 박 수석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류 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직후 별도 해명을 통해 자신의 투기 의혹이 사실과 다르며 억울하다는 뜻을 밝히려 했으나 주위의 만류에 따라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수석의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지자 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야당은 일제히 환영의 뜻과 함께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나머지 수석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다소 늦었지만 이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민정라인에 책임을 묻고 의혹이 있는 곽승준·김병국 수석비서관과 이봉화 복지부 차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수석이 논문 표절과 땅 투기 등 잇단 의혹 속에 사의를 밝힘에 따라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의 부실 논란과 함께 민정·정무라인의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박 수석 논란이 정무라인 개편 등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위장전입 의혹 이봉화 차관 해당농지 매각 검토

    이봉화 복건복지가족부 차관은 27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농지 매입을 위한 자신의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무역업을 하는 남편이 상의없이 농지를 매입해 잘 몰랐고, 내 명의로 등기한 것도 몰랐다.”고 복지부를 통해 해명했다. 이 차관은 땅을 적법하게 처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1986년 서울시청 근무 당시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지문리에 밭 2필지(6896㎡)와 논 1필지(487㎡)를 구입하면서 서울에 있던 주소지를 이곳으로 옮긴 사실이 최근 밝혀져 위장전입 의혹에 휘말렸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李정부 고위직 103명 재산공개] 넷중 한명 직계가족분 공개거부

    [李정부 고위직 103명 재산공개] 넷중 한명 직계가족분 공개거부

    새 정부의 고위공직자들도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를 비롯한 장관급의 40%,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의 60%가 각각 부모나 자식들의 재산 등록·고지를 거부했다. 2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공개대상자 103명 가운데 26명(25.2%)이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4명 가운데 1명 꼴인 셈. 이들 26명 중 20명은 직계 존·비속의 독립생계유지를 이유로,6명은 타인부양을 들어 고지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많은 재산을 보유한 곽승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독립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부모의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김중수 경제수석과 박미석 사회정책수석도 같은 이유로 각각 모친과 시부모의 재산을 밝히지 않았다. 국무위원 16명 가운데 5명은 재산 신고를 거부했다. 한승수 총리는 장남·손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장남·장녀,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장남·차남·장녀의 재산을 각각 공개하지 않았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장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장남·삼남)도 모두 자녀 재산을 밝히지 않았다. 장관급인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장남), 전광우 금융위원장(장녀·차녀)도 각각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국가정보원에서는 김 원장을 비롯한 간부 4명 전원이 고지를 하지 않았다. 전옥현 1차장과 김회선 2차장이 각각 모친 재산을, 한기범 3차장은 부친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차관급인 김필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정옥자 국사편찬위원장, 박기준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김종천 국방부 차관,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김태석 여성부 기획조정실장, 이건무 문화재청장, 최성룡 소방방재청장도 직계 가족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무원의 직계존·비속 등이 피부양자가 아니면 공직자윤리위의 허가를 받아 신고사항 고지를 거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부실·공개 축소로 4300명이 징계·정정을 받은 점을 감안할 때, 취지에 맞춰 직계존·비속의 재산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경북 10개 시군 이·통장 화났다

    경북 10개 시군 이·통장 화났다

    대학 등록금의 한해 1000만원 시대를 맞아 이·통장간에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둘러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일선 행정조직의 말초신경이라 할 수 있는 이·통장의 사기앙양 등을 위해 자녀 대학 등록금 지원에 적극적인 반면 다른 지자체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21일 경북도와 시·군들에 따르면 도내 상당수 지자체가 이·통장의 사기진작 등을 위해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대학 입학·등록금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2000년 초반부터 자체 조례제정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김천·영천시, 울진·청송·봉화·영덕·예천·성주·칠곡·고령·영양·청송·울릉군 등 모두 13개 시·군이다. ●도내 23개 지자체 중 13곳만 지급 지원액(연간)은 울진군이 1인당 180만원으로 가장 많다. 군은 올해 이·통장의 대학생 자녀 18명에게 장학금 3240만원을 지원했다. 청송·영양·울릉군 150만원, 봉화·영덕·고령군 120만원, 예천·청도군 60만원 등이다. 이처럼 시·군이 종전 이·통장의 고등학생 자녀로 한정 지원하던 장학금을 대학생까지 범위를 확대한 것은 이·통장의 고령화로 자녀 장학금 수혜 대상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들 시·군보다 재정 자립도가 비교적 높은 포항·경주·구미·안동·영주·상주·문경·경산시와 군위·의성군은 이·통장의 대학생 자녀 장학금을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다. ●재정자립도 높은 시·군이 되레 인색 다른 시·군들과 마찬가지로 이·통장의 고등학생 자녀에 대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들 시·군의 이·통장들은 “‘이·통장의 고등학생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현행 관련 조례는 고령화로 현실성이 없다.”면서 “복지 향상 등을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해 대학생 자녀에게까지 범위를 확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통장 고령화 맞춰 대상 확대해야 이에 시·군들은 “현재로선 이·통장의 대학생 자녀에게까지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의회 등과 협의해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군들은 이·통장들에게 매월24만원(회의수당 4만원 포함)의 수당과 설·추석 명절때 각 20만원의 수당을 별도 지급하고 있다. 경북도는 1980년대 초반 의용소방대(여성대원 및 읍·면·동 의용소방대원 포함)와 새마을지도자(새마을부녀회장 및 새마을문고회장) 자녀 장학금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 매년 이들의 대학생 자녀(1명당)에게 200만원과 고등학생 공납금의 120%인 120만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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