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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남자의 분노 몰랐다” 친문 커뮤니티의 통렬한 반성

    “20대 남자의 분노 몰랐다” 친문 커뮤니티의 통렬한 반성

    “20대 남자들의 분노를 몰랐네요. 좋든 싫든 한국의 기둥이 될 2030의 현실을 잘 살피고 확실히 도와야겠습니다.” (클리앙 게시판) “언제부턴가 꽉 막힌 꼰대들만 잔뜩 유입돼서…젊은 20~30대가 무슨 재미로 오겠어요.” (딴지일보 게시판) 4·7 재보궐 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끝나자,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던 이른바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성과 자아비판이 잇따랐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에펨코리아, mlb파크 등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은 이런 현상을 ‘대깨문’(머리가 깨져도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라는 뜻의 비속어)들의 ‘봉합’이라며 냉소하기도 했다. 40대 후반이라고 밝힌 클리앙의 유저는 “나이 있는 진보 지식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로 팔로우하니 다른 의사소통의 통로가 다 막혔다”고 고백했다. 보배드림, 루리웹, 뽐뿌, 딴지일보 등 40대 남성이 주축인 진보 성향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젊은 유권자를 제대로 헤아리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야당에 정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강력히 밀어준 20대 남성과 여당에 불리한 보도를 쏟아낸 언론과 포털사이트에 패배 원인을 돌리는 분풀이 게시물도 적지 않았다. 또 다른 클리앙 유저는 “20대에 투표권을 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확실히 요즘 20대는 과거 20대와는 다른 것 같다”고 분노했다. 20대 남성층이 70% 이상 오세훈 시장을 지지했다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20대의 선거권만 거둬들이자는 극단적 주장까지 한 것이다. 이날 여성시대, 쭉빵닷컴 등 포털사이트 다음에 터를 잡은 여초(여성이 다수) 카페에서도 20대가 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댓글에서 찬반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친문 지지 세력에게 호소하는 정치는 민주주의를 왜곡시키고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포퓰리즘”이라고 진단하면서 “여권 정치인들이 열성 여론과 거리를 두고 다양한 성향의 청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요르단 ‘왕자의 난’ 이틀 만에 봉합, 사우디 어떤 역할 했길래

    요르단 ‘왕자의 난’ 이틀 만에 봉합, 사우디 어떤 역할 했길래

    중동에서 가장 안정적인 나라로 손꼽히는 요르단의 정정 불안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웃 나라들과 멀리 미국의 막후 중재가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이복동생 함자 왕자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쿠데타 음모를 꾸몄다는 이유로 가택연금에 처해졌는데 이틀 만에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봉합되고 있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일단 요르단 왕실의 내홍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지만 곧이 들을 일은 아닌 것 같다. 압둘라 2세 국왕은 7일 성명을 내 “함자 왕자는 내 보호 아래 있으며 이번 사태로 상당한 충격을 받고 가슴이 아팠지만 이제 왕국은 안정되고 안전하다”고 밝혔다. 왕실이 5일 공개한 함자 왕자의 서한에는 “나에 대한 처분을 국왕 폐하에게 맡긴다”며 “난 사랑하는 요르단 헌법에 계속해서 헌신하고 국왕 폐하와 그의 (아들인) 왕세자를 돕겠다”고 했다. 함자 왕자의 변호인도 그가 충성 서약서를 썼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영국 BBC에 동영상 두 편을 보내 “합참의장이 찾아와 집 밖에 나가지 말고 사람들을 만나지도 말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한 지 이틀 만이다. 요르단 정부는 “함자 왕자가 외세와 결탁해 국가 안정을 저해하는 행동을 했다”며 그의 측근 15명을 체포하고 그를 가택연금에 처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접촉하지 않았느냐는 의심도 제기됐고, 국왕이 공개 비판한 부족들의 회의에 참석한 것이 빌미가 됐다는 얘기도 있다. 1999년 압둘라 2세 즉위 이후 두드러진 권력 다툼이 없었던 왕실에서 불협화음이 노출되자 왕실 어른들이 서둘러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라 2세의 삼촌인 하산 왕자의 중재가 결정적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952년 즉위한 선왕(先王) 후세인 1세는 1965년 동생 하산 왕자를 왕세제로 지명했다. 하지만 후세인 1세가 1999년 암으로 별세하기 3주 전 하산 왕세제의 왕위 승계권을 빼앗아 아들인 압둘라 2세를 왕세자로 책봉했다. 하산 왕자는 34년간 기다린 왕위를 눈앞에서 빼앗겼지만 입을 굳게 다물고 형의 뜻을 따랐다. 이런 사연을 간직한 하산 왕자가 조카들인 압둘라 2세와 함자 왕자의 갈등 조율에 나서자 모두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왕은 네 부인과 결혼해 11명의 자녀를 뒀다. 두 번째 부인인 영국인 무나 왕비와의 사이에 큰 아들이 압둘라 2세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함자 왕세제는 네 번째 미국인 부인인 누르 왕비와의 사이에 낳은 큰아들이다. 이복형은 2004년 이복동생 함자의 왕세제 지위를 박탈했다. 왕실이 공개적으로 천명하지 않았지만 압둘라 2세 국왕이 함자 왕자를 처벌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왕실이 이날 성명을 통해 “함자 왕자는 요르단과 아랍 세계에 기여가 높은 인물로서 기후변화 대응 이슈에 대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왕실 내부의 조율도 있었지만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우방이 일제히 압둘라 2세 지지를 선언한 것도 함자 왕자 운신의 폭을 좁힌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요르단 왕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고 미국과 동맹의 한 축으로서 중동지역의 갈등을 중재하거나 봉합해 온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3일 체포된 인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인물이 요르단 왕실법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제의 경제자문인 바심 아와달라이다. 두 나라 복수 국적자이며 사우디의 고위급 인사가 망라된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사우디 외무장관이 이끈 사절단이 암만까지 달려와 아와달라를 데리고 리야드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요르단을 아예 떠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사우디 관리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아와달라는 사실 국제적으로도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빈 살만 왕세제와 막역할 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를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왕세제와도 가깝다. 그는 이스라엘 예루살렘 주변의 팔레스타인 토지를 UAE가 사들이는 데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 국경은 척박한 사막으로 싸여 있지만 이들은 유목 부족일 때부터 긴밀히 연결돼 있었다. 국경 근처 베두인 부족들은 수시로 사우디 영토를 넘나들었다. 아랍의 봄 봉기가 일어났을 때도 수니파의 두 맹주국은 서로를 챙기며 버텨냈다. 이스라엘이 요르단의 정정 불안을 바란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 1994년 중동 평화협정도 요르단 왕실의 중재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웃 나라들이 모두 꺼림칙해 하던 이라크와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요르단은 천연자원이 상대적으로 빈약해 경제 토대에 충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덮쳐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지지율도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셰미테 왕실이 무너지면 지역 전체가 격랑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어쩌면 알카에다와 이슬람 국가(IS)는 그토록 바라던 일이 벌어질까 잔뜩 기대했다가 입맛을 다시고 있을지 모른다고 BBC는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맹견에 물려 6~7분 끌려다녀” 애견카페서 개물림사고

    “맹견에 물려 6~7분 끌려다녀” 애견카페서 개물림사고

    경기도 한 애견카페서 개물림 사고 발생첫 번째 피해자 “안락사 늦어저 두 번째 사고 발생”두 번째 피해자 “다리, 팔 등 근육 파열” 경기도의 한 애견카페에서 맹견인 도고 아르헨티노에게 개물림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일 자신을 해당 애견카페 개물림사고 피해자라 밝힌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첫 번째 피해자이고 두 번째 피해자 사진은 제 사진 다음에 있다”면서 상처 부위 사진을 공개했다. A씨는 “제가 1월 23일에 개물림 사고를 당하고 2월 7일에 두 번째 개물림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A씨는 첫 번째 개물림 사고 당시 우측 비복근 부분파열, 우측 전결골근 부분파열, 우측하지 다발성 열상, 우측 전완부 열상, 팔 피부 찢어짐, 우측 뒷부분 근육 및 지방 찢어짐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해당 맹견의 안락사가 늦게 이뤄져 또 다른 개물림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두 번째 피해자라고 밝힌 B씨도 지난 2월 해당 영업장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을 배우던 중, 출근 3일 째 되던 날 도고 아르헨티노에게 개물림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르바이트 첫날 도고 종은 사장이 키우던 개였으나, 사람을 문 적이 있기에 따로 개장에 가둬 관리한다는 주의사항을 듣고 간단한 입마개 사용법을 교육받았다”며 “근무 둘째 날에는 사장이 직접 입마개를 채웠으나, 셋째 날에는 사장이 개인적인 일로 출근을 늦게 해 혼자 오픈 준비를 해야 했고, 결국 흥분한 도고에게 다리를 물려 6~7분간 가게를 끌려다녔다”고 설명했다. B씨는 옷이 먼저 찢어지면서 개에게서 떨어질 수 있었고, 119를 부르겠다고 하자 사장은 자신이 해결할 테니 기다리라는 말만 했다고 전했다. 이후 도착한 사장은 119를 부르는 대신 자신의 차로 B씨를 응급실에 데려갔으며, 병원의 모든 비용을 부담할 테니 치료에 전념하라는 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B씨는 당시 자신의 상태에 대해 왼쪽 다리와 오른쪽 팔이 살이 찢어지고 근육이 파열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팔, 다리를 봉합하는데 3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다리가 괴사됐고, 5차 수술까지 진행했으나 괴사를 막지 못해 대학병원으로 옮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장에게 치료비 지불 약속을 받았지만, 현재 모든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장이 ‘비급여부분은 책임지지 못하겠다’고 했고, B씨가 부주의한 탓에 다친 게 아니냐고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현재 대학병원에서 6차 이식술과 피판술을 받았고 너무 억울한 마음에 이 일을 공론화하고자 이렇게 긴 글을 적게 됐다”며 “전 2월 7일 이후 혼자 일어서는 것도 걷는 것도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저 때문에 장사도 못하며 피해를 운운하던 그 가게의 SNS 계정에는 여전히 뛰어노는 강아지들의 사진이 업로드 된다”면서 “그런데 피해자인 저는 고통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공포증과 악몽에 정신과 치료마저 병행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도고 아르헨티노 종은 야생동물 사냥에 활용된 종으로 키가 60∼70㎝, 몸무게가 40∼45㎏에 이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수술용 실 형태의 인체측정 센서 나왔다

    수술용 실 형태의 인체측정 센서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수술용 실(봉합사)을 겸한 체내 삽입형 측정센서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공동연구팀은 수술용 실처럼 인체 부작용 없이 체내 삽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수술 부위를 직접 봉합도 가능한 봉합사형 유연변형 센서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자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실렸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 활동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야외 활동의 증가로 인해 인대, 힘줄 등 결합조직 관련 질환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다른 신체부위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들 부위는 조직 특성과 재생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와 재활시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환자 맞춤형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 현재도 재활 중에 조직의 변화와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같은 영상의학 기술이 활용되고 있지만 실시간 측정이 어렵다. 실시간 관찰을 위해 체내삽입형 유연전자소자가 개발되고 있지만 이질적인 물체인 전자소자를 인체 내에 오랫 동안 삽입하기도 힘들고 특정 조직에 장기간 고정시키기도 쉽지 않다.연구팀은 섬유성분을 이용한 봉합사형 체내 삽입 무선 스트레인 센서를 개발했다. 전자소자이면서 수술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조직에 효과적으로 고정시켜 일정 기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또 배터리가 필요없는 수동형 무선통신 체계를 갖추고 있어서 무선으로 실시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봉합사형 센서를 이용해 아킬레스건을 손상시킨 미니피그를 대상으로 수술을 실시한 결과 봉합과 고정이 효과적으로 이뤄졌으며 조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체내 삽입 후 3주가 지난 뒤에도 무선센서는 높은 안정성으로 정상작동하는 것이 관찰되기도 했다. 이재홍 DGIST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체내 삽입형 전자소자를 직접 봉합이 가능한 형태로 개발해 기존 관련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체내 삽입형 전자소자의 실제 임상 적용을 앞당기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페미니즘은 원래 야만적이다” 할례 폐지 앞장선 아랍 여성운동 대모 [김정화의 WWW]

    “페미니즘은 원래 야만적이다” 할례 폐지 앞장선 아랍 여성운동 대모 [김정화의 WWW]

    “세계에는 ‘이집트’하면 두 개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피라미드, 그리고 나왈 엘 사다위요.” 이집트의 여성주의 단체 나즈라의 대표 모즌 하산의 말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보수적인 자국과 아랍 문화권을 넘어 전세계에 영향을 미친 이집트 여성운동의 대모 나왈 엘 사다위(89)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최근까지도 이어지던 여성 성기 절제(할례) 관습을 없애고자 수십년간 앞장섰고, 서구 백인 여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페미니즘 논의를 아랍 여성의 입으로 다시 쓰며 수많은 이들의 삶을 바꿨다. “이집트에서 가장 급진적인 여성”, “야만적이고 사나운 여자”로 불리던 그의 삶을 돌아봤다.6살 때 성기 절제 수술 “육체적 고통과 끔찍한 충격”사다위는 1931년 이집트 작은 마을인 카프르 탈라에서 아홉명 중 둘째로 태어났다. 부모 모두 고등 교육을 받은, 그 시절 흔치 않은 부유한 집안이었다. 아버지는 대학을 졸업해 정부 교육부 공무원으로 일했고, 오스만제국 출신의 어머니 역시 프랑스 교육을 받았는데 이들은 아들뿐 아니라 딸에 대한 교육 역시 중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여성이 결코 성에 대해 자유롭게 털어놓거나 낙후된 여성 인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시절은 아니었다. 사다위는 “어머니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말하곤 했지만, 나는 끊임없이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그는 이모가 딸만 셋 낳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손찌검당하는 모습을 봤고, 할머니가 “남자아이 한명이 여자아이 15명보다 더 가치가 있다. 여자애는 역병이다”라고 말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6살에 겪은 할례의 경험은 그에게 결코 지울 수 없는 상처와 기억으로 남았다. 여성 할례, 또는 여성 성기 절제(FGM)는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여성의 성욕 억제와 외도 방지 등을 목적으로 수천년간 이어진 관습이다. 4~8세 여자 아이들의 성기 일부를 자르거나 봉합해 ‘정숙한 여성’이라는 것을 증명하는데, 사다위는 훗날 그의 대표작인 ‘이브의 숨겨진 얼굴’(The Hidden Face of Eve·1977)에서 당시의 끔찍한 경험을 상세히 설명한다. 어느날 밤 침대에서 화장실로 끌려간 그는 “알몸으로 누운 타일 바닥의 차가움과, 누군가 계속 입을 막던 것을 기억한다”며 “그들이 내 몸에서 무엇을 잘라냈는지 몰랐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울기만 했다”고 했다. 가장 큰 충격은 미소 짓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봤을 때다. 그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어머니가 웃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며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묘사했다. 그가 여성 할례에 대해 평생 싸워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감옥서 휴짓조각에 비망록…50여권 책으로 유명세사다위를 더욱 유명하게 한 건 작가로서의 그의 탁월한 능력이다. 검열과 투옥, 살해 협박과 죽음의 공포에도 굴하지 않고 연극, 소설, 단편 소설 모음, 논픽션 등 50여권의 책을 썼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의사로 일했는데, 자신처럼 할례를 받아 평생 고통에 시달리는 수많은 여성을 보고 느낀 분노는 고스란히 활자로 남았다. 책 ‘여성과 성’(Women and Sex·1971)에서 사다위는 여성의 신체와 성에 대한 사회의 무지와 이중잣대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착취적인 결혼은 매춘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고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성별 간 차이는 가부장적 관행에 의해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적었다. 오늘날엔 당연하지만 1970년대 아랍 국가에서는 너무나 급진적이던 그의 주장은 곧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출판 직후 이집트 공중보건 교육 국장직에서 해고됐고, 그가 창간한 잡지는 문을 닫았다.1981년에는 안와르 사다트 정권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치다 1500명의 반체제 인사들과 함께 수개월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감옥에 펜이나 공책이 반입되지 않자 눈썹 화장용 아이브로우 펜슬과 두루마리 휴지에 비망록을 썼는데, 이는 나중에 ‘여성 교도소 회고록’(Memoirs from the Women’s Prison·1984)으로 출판됐다.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된 뒤 석방됐지만, 이후 수년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살해 위협을 당했고 미국으로 망명해야 했다. 원래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의 설득으로 의사가 된 그에게 글이란 부조리한 사회에 균열을 낼 수 있는 ‘무기’였다. 그는 책 ‘이시스의 딸’(A Daughter of Isis·1999)에서 “글쓰기는 국가의 통치자가 행사하는 독재적 권력, 그리고 가부장적 집안에서 아버지나 남편이 행사하는 권위와 싸우는 무기가 됐다”고 썼다. 오랫동안 고초를 겪었지만 사다위는 과거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책을 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같은 책을 쓸 것”이라며 “성별, 계급, 식민주의, 할례와 강간, 자본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을 억압하는지 등 과거 쓴 내용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사다위의 책은 4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됐고, 각국 대학으로부터 명예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돼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아랍의 시몬 드 보부아르? 사다위는 그냥 사다위다” 미국이나 유럽 등 지구의 북부 국가들에서 주로 이뤄지는 여성운동의 한계에도 비판적이었다. 그는 “페미니즘은 미국 여성이 발명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적인 종교 문화, 제국주의는 국가를 가리지 않고 여성을 억압한다”고 말했다. 아랍 여성의 이야기가 서구에서 단편적으로 다뤄지는 것에 비판적이었고, 기독교가 유대교보다 더 낫다는 식의 비교를 용납하지 않았다. 글로벌 매체 더컨버세이션의 아프리카판은 “사다위는 여성 할례를 ‘야만적’이라고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여성을 구분하는 것에는 저항했다”며 “신체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모든 여성은 ‘정신적인 할례’를 받는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실제 사다위가 일으킨 변화는 결코 백인 중심의 페미니즘 역사에 뒤지지 않는다. 그의 투쟁으로 2008년 이집트 의회에선 마침내 할례 시술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암암리에 할례는 이뤄졌지만, 계속된 싸움 끝에 사다위가 사망하던 날 이집트 상원은 이 처벌을 최대 징역 15년형으로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집트 유명 여성운동가이자 뉴스레터 ‘페미니스트 자이언트’를 펴내는 모나 엘타하위는 “나는 사다위를 ‘아랍의 시몬 드 보부아르’라고 지칭하는 데 분노한다. 우리는 백인 페미니스트의 ‘로컬’ 버전이 아니다”라며 “사다위는 사다위다”라고 말했다. 사다위는 지속적인 여성 운동과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할례 폐지 이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할례를 하는 여성의 수는 여전히 많다. 법이 생긴다고 해서 뿌리 깊은 습관을 바꿀 수는 없다”며 “교육이 필요하다. 할례가 정당하다고 세뇌당한 부모와 소녀들 자신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과거 한 인터뷰에서 그가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환상적인 일을 해서가 아니라 결코 변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 것처럼, 별세 이후 수많은 이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는 것도 그의 끊임없는 실천과 노력 덕분이다. 사다위가 선택한 공식 대변인이자 번역가, 친구인 옴니아 아민 박사는 “삶을 감동시키고, 사람들의 마음, 정신, 영혼에 문화 혁명을 일으킨 여성”이라고 했고, 엘타하위는 “사다위는 페미니즘이 우리가 ‘수입’하는 게 아니라 이 지역에 토착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고 했다. 그는 “페미니즘은 누군가를 어르고 달래는 게 아니다. 여성혐오자를 겁주고 가부장제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그게 사다위의 본질이자 페미니즘의 본질이다. 페미니즘은 야만적이고 위험해야 한다는 걸 가르쳐줬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나왈 엘 사다위는 누구 · Nawal El Saadawi (نوال السعداوي)1931 이집트 카프르 탈라 출생1955 카이로 의대 졸업1963 이집트 공중 보건 교육 국장 임명1972 ‘여성와 성’(Women and Sex) 출판, 이후 공중 보건 국장직 해고1977 ‘이브의 숨겨진 얼굴’(The Hidden Face of Eve) 출판1979~1980 유엔 여성기구 북아프리카·중동 지부 고문1981~1982 안와르 사다트 정권에서 반체제 인사로 구속돼 투옥1984 ‘여성 교도소 회고록’(Memoirs from the Women’s Prison) 출판2004 이집트 대통령 선거 출마   유럽평의회 남북상 수상2011 무바라크 축출 시위2015 BBC ‘올해의 여성 100인’ 선정2020 타임지 ‘올해의 여성 100인’ 선정2021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망
  • “내 손가락 좀 찾아줘요” 만취 여성, 택시 문틈에 손가락 절단

    “내 손가락 좀 찾아줘요” 만취 여성, 택시 문틈에 손가락 절단

    하차 40분 뒤 오른손 검지 상실 인지…신고경찰 2시간 수색 끝에 길모퉁이서 손 발견새벽 수술일정 조율 난항 속 결국 봉합 못해경찰 “택시 뒷문서 손가락 낀 절단사고 흔적”술에 만취한 여성이 택시에서 내리던 도중 문틈에 손가락이 끼어 일부가 절단됐다. 사라진 오른속 손가락을 찾아달라는 여성의 절규에 경찰이 수색 작업 끝에 길에 떨어진 손가락을 되찾았지만 결국 봉합수술을 받지 못했다. 31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10시 37분쯤 경찰 상황실로 “손가락을 찾아달라”는 중년 여성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술을 마신 뒤 택시에 승차했고, 같은 날 오후 9시 50분쯤 자택에서 3㎞ 떨어진 남구 한 동네에서 하차했다. 이후 40여분을 걸어 자택에 도착하니 자신의 오른손 검지 마디 일부가 없어진 것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소방당국에 인계, 병원으로 이송한 뒤 수색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손가락 마디는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은 A씨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추적해 A씨가 탑승한 택시 뒷문에서 사고의 흔적을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하차 도중 문틈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된 것으로 추정하고, A씨의 이동 동선을 토대로 일대 수색에 나선 결과 2시간여만에 길모퉁이에 떨어진 손가락을 찾았고, A씨가 치료를 받던 병원에 전달했다. 하지만 새벽시간대 수술 일정 조율 등의 어려움으로 A씨는 봉합 수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국 정부 “대중 무역관세 철회 시기상조다”

    미국 정부 “대중 무역관세 철회 시기상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8일(현지시간) “고율 관세를 없애 달라는 얘기들을 들었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관세 부과 지지자들은 보조금을 받는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미 기업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며 반대 의견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경제 주체들과 어떤 방식으로든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관세 철폐는 시장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연간 3700억 달러(약 419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 4분의 3에 이르는 규모다. 이에 중국도 1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 부과로 맞대응하면서 한동안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미국은 지난해 1월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해 무역전쟁을 봉합한 이후에도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지적 재산권 보호 등을 중국에 압박하기 위한 레버리지(지렛대)로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타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가 행동하기에 앞서 중국과 대화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준비가 돼 있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중국과 협상을 할 수는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관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타이 대표는 “좋은 협상가라면 사용 가능한 레버리지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타이 대표가 USTR 대표로 취임한 뒤 14명의 해외 관계자들과 협의를 가졌지만, 아직 중국쪽 카운터 파트인 류허 중국 부총리와는 통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류 부총리와의 통화는 “때가 되면 하게 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협상 최전선에서 움직이는 사령탑인 USTR 대표가 직접 대중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율 관세를 철폐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지난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이 서로의 이견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끝났고,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압박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미 행정부는 최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유럽연합(EU), 캐나다, 영국 등과 동시다발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홍콩 자치권, 남중국해 등과 관련해서도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나우뉴스] 1년 넘게 가슴에 ‘칼날’ 박힌 줄 몰랐던 필리핀 남성 사연

    [나우뉴스] 1년 넘게 가슴에 ‘칼날’ 박힌 줄 몰랐던 필리핀 남성 사연

    기온이 떨어지는 날씨가 되면 어김없이 가슴에 통증을 느껴온 남성이 뒤늦게야 통증의 원인을 찾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메트로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민다나오섬 키다파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켄트 리안 토마오(36)는 1년 여 전인 지난해 1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당시 퇴근길에 강도를 만난 이 남성은 스스로를 방어하며 정신없이 몸싸움을 하던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이 남성의 흉부 쪽에 난 찢어진 상처를 꿰매는 처치를 한 뒤 남성을 진통제를 처방하고 돌려보냈다. 꿰맨 상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물었지만, 사건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흉부 통증이 시작됐다. 평상시에는 괜찮다가도 기온이 낮은 날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어김없이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사건이 발생한 지 14개월이 지난 후에야 병원을 다시 찾은 이 남성은 의료진으로부터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흉곽 바로 옆, 장기를 손상시킬 위험이 높은 아슬아슬한 부위에 긴 칼날이 꽂혀 있었던 것. 사건 당시 강도가 그에게 칼을 찔렀지만 경황이 없던 탓에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의료진은 흔한 X레이 사진 조차 찍어보지 않은 채 간단한 봉합 치료만 하고 환자를 돌려보낸 탓이었다. 이 남성은 “날씨가 추울 때마다 왜 이렇게 가슴 쪽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칼이 꽂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면서 “통증은 간헐적으로 있었고 참지 못할 수준까지는 아니었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이어 “내 가슴에 칼날이 꽂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던 병원을 고소할 생각은 없지만, 칼날을 제거하는 수술을 통해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그저 하루 빨리 수술과 치료를 받고 다시 일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년 넘게 가슴에 ‘칼날’ 박힌 줄 몰랐던 필리핀 남성 사연

    1년 넘게 가슴에 ‘칼날’ 박힌 줄 몰랐던 필리핀 남성 사연

    기온이 떨어지는 날씨가 되면 어김없이 가슴에 통증을 느껴온 남성이 뒤늦게야 통증의 원인을 찾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메트로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민다나오섬 키다파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켄트 리안 토마오(36)는 1년 여 전인 지난해 1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당시 퇴근길에 강도를 만난 이 남성은 스스로를 방어하며 정신없이 몸싸움을 하던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이 남성의 흉부 쪽에 난 찢어진 상처를 꿰매는 처치를 한 뒤 남성을 진통제를 처방하고 돌려보냈다. 꿰맨 상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물었지만, 사건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흉부 통증이 시작됐다. 평상시에는 괜찮다가도 기온이 낮은 날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어김없이 통증이 찾아왔다.결국 사건이 발생한 지 14개월이 지난 후에야 병원을 다시 찾은 이 남성은 의료진으로부터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흉곽 바로 옆, 장기를 손상시킬 위험이 높은 아슬아슬한 부위에 긴 칼날이 꽂혀 있었던 것. 사건 당시 강도가 그에게 칼을 찔렀지만 경황이 없던 탓에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의료진은 흔한 X레이 사진 조차 찍어보지 않은 채 간단한 봉합 치료만 하고 환자를 돌려보낸 탓이었다. 이 남성은 “날씨가 추울 때마다 왜 이렇게 가슴 쪽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칼이 꽂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면서 “통증은 간헐적으로 있었고 참지 못할 수준까지는 아니었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이어 “내 가슴에 칼날이 꽂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던 병원을 고소할 생각은 없지만, 칼날을 제거하는 수술을 통해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그저 하루 빨리 수술과 치료를 받고 다시 일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광장] ‘저스티스 리그’의 부활과 차기 검찰총장/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저스티스 리그’의 부활과 차기 검찰총장/박홍환 논설위원

    히어로스 시리즈의 양대 산맥 가운데 하나인 DC의 영화 ‘저스티스 리그’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 히어로들이 지구를 파멸시키려는 거대한 악의 무리에 맞서 힘을 합쳐 지구를 지켜 내는 줄거리다. 2017년 개봉했으나 경쟁사 마블의 어벤저스 기세에 눌려 폭망했다. 시나리오를 고쳐 쓴 탓에 뜬금없는 상황 전개 등 줄거리마저 엉성했다. 당초 메가폰을 잡았던 잭 스나이더가 개인사로 중도하차하자 대타 감독을 내세워 영화를 마무리한 게 실패의 근원이었다. 결국 팬들이 들고일어섰다. 잭 스나이더가 메가폰을 내려놓기 전 촬영 분량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DC팬들은 영화사를 상대로 ‘잭 스나이더판’의 공개를 요구했다. 청원인은 수십만명에 달했다. 주연배우들도 합세했다. 제작을 마치고 최근 HBO맥스를 통해 공개된 잭 스나이더판 저스티스 리그에 전 세계 DC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상영시간이 극장판의 두 배인 4시간에 이르지만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는 관람평이 잇따른다. 저스티스 리그의 ‘부활’은 여러 가지를 함축한다. 우선 팬들의 열화와 같은 ‘잭 스나이더판’ 공개 요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영화 ‘300’으로 이름을 알려 DC 영화의 맥을 이어 온 잭 스나이더라는 거장의 존재가 가장 중요한 부활의 밑바탕이 됐다. 봉준호 없는 ‘기생충’을 상상할 수 없듯 ‘저스티스 리그=잭 스나이더’의 공식이 확인됐다. 이런 이치가 영화에만 국한될까. 누가 지휘하느냐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음색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조직의 운명이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인사가 만사’라는 얘기까지 있을까. 윤석열 전 총장이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검찰의 차기 수장 인선 작업이 시작됐는데 전망과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등이 검찰 내부 인물로 거론된다. 봉욱 전 대검 차장,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등 검찰 밖 인물도 물망에 오른다. 국민 천거 절차를 통해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도 명단에 올라 있다니 지켜볼 일이다. 이번 주초 검찰사무의 최고감독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언급은 귀를 의심케 했다. 박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재검토 수사지휘에도 불구하고 관련자 불기소를 결정한 검찰 최고위 간부회의와 관련해 “절차적 정의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질타했다. 불과 두 달 전 법무부 주도의 윤 전 총장 징계 결정 과정에서 제기된 의문이 바로 절차적 정당성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박 장관의 언급은 실제 검찰 간부회의의 절차적 정의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내로남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각본을 짜 놓고 재미없는 영화를 만들 셈이라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맞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남아 있는 수사권이 6대 범죄에 국한돼 있고, 그나마 얼마 뒤면 모두 내놓을 판인 검찰의 총수가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비아냥 내지 비관론이 검찰 안팎에서 고개를 든다. 윤 전 총장 퇴진 과정에서 돌출된 갈등이 워낙 깊은 탓에 과연 검찰 조직 내부의 갈등을 봉합할 인물이 남아 있기는 한 건지 의문도 제기된다. 하지만 국가의 사정 칼날이 무뎌질수록 부패의 썩은 내는 진동할 수밖에 없다. 패독균은 기고만장하면서 감염 범위를 넓혀 나갈 것이다. 검찰이 밉다고 해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금은 사정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 협력, 경쟁을 통해 이 땅에서 부패의 싹을 모조리 잘라 내야 할 국가적 중대 시기다. 피의자 신분임에도 후배 수사검사의 소환 요구에 네 차례나 이런저런 핑계로 불응하는 간부가 검찰의 수장에 올라서는 안 된다. 검찰 해체를 전제로 이런저런 트집만 잡으려는 인사도 부적격자다. 그렇다고 갈등의 대척점에 서 있는 소외된 간부의 몫이라고 할 수도 없다. 만신창이 일보 직전의 검찰을 제대로 수습하고, 살아 있는 권력의 부패 등을 포함해 모든 비리를 척결해 국가 중추 사정기관으로의 복귀를 이룰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내야만 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의 역할이 막중하다. 흔히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한다. 저스티스 리그의 부활을 검찰 조직과 접목해 본다면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돼야 할지는 명확하다. 어설픈 대타를 기용해 폭망의 전조가 보인다면 국민은 적임자 기용을 강력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stinger@seoul.co.kr
  • 安 “저를 찍어야 중도와 함께 대권 승리” 단일화 지지 호소(종합)

    安 “저를 찍어야 중도와 함께 대권 승리” 단일화 지지 호소(종합)

    22~23일 吳와 野 단일화 위한 여론조사 돌입安 기자회견 “2030도 野 지지하게 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야권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 앞서 지지 호소에 나섰다. 안 후보는 “제가 (더불어민주당)박영선 후보와 대결에서 이기고 야권이 대선에서 승리하게 할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늦었지만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내놓는데 협조해주신 오세훈 후보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님, 감사하다”라며 “저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서울시민의 평가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제대로 된 문재인 정권의 심판을 바란다면,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서울시장만 할 사람과 정권교체의 교두보도 함께 놓을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 후보는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증명되었듯이 박영선 후보와 1:1 대결에서 더 크게 이기는 제가 대선에서도 야권이 승리할 수 있게 해줄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야권 지지층을 20, 30대, 중도층, 무당층까지 확장시켜 대선에서도 야당 후보를 찍게 해서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할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의 결과와 관계없이 야권 대통합에 기여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안 후보는 “비 온 뒤 땅이 저절로 굳어지지 않는다”며 “서로의 손을 맞잡아 패인 곳을 덮고, 갈라진 틈을 메워야 진정한 하나가 되고 더 단단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야권의 진정한 대통합을 위해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 제 한 몸을 바칠 각오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의사로서 임기 첫날부터 코로나19로부터 서울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챙길 후보, 벤처 기업가로서 일자리를 만들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만들 후보,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의 지지층을 넓히고 여러분과 함께 정권교체에 헌신할 후보, 어떤 공격에도 흔들릴 일 없는 무결점 후보 안철수가 서울을 서울시민의 손에, 대한민국을 대한민국 국민의 품으로 반드시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기자회견문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면서>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이 마무리됐습니다. 늦었지만,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내놓는데 협조해 주신 오세훈 후보님, 김종인 위원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궐선거 승리와 정권교체의 염원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서울시민의 평가를 기다리겠습니다. 저는 석달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곧바로 야권후보 단일화와 서울시 야권 연립정부를 제안하며 후보 단일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또한 야권 단일후보 선출, 선거 후 국민의힘과의 통합, 그리고 정권 심판과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하는 범야권 대통합으로 이어지는 3단계 통합 구상도 밝혔습니다. 단일화 협상에 진척이 없자, 다시 저는 국민의힘에서 원하는 방안 모두를 수용하겠다고 결심하고 꼬인 실타래도 풀어냈습니다. 문제를 풀어내는 정치는 제가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국민께 약속하고 지향하는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할 때만이 서울시장 선거 승리는 물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실하게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문재인 정권 심판을 바란다면,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서울시장만 할 사람과 정권교체의 교두보도 함께 놓을 사람을 구분해야 합니다. 판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증명되었듯이, 박영선 후보와 1:1 대결에서 더 크게 이기는 제가 대선에서도 야권이 승리할 수 있게 해줄 유일한 후보입니다. 저는 야권 지지층을 20, 30대, 중도층, 무당층까지 확장시켜 대선에서도 야당 후보를 찍게 해서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할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간 단일화 과정을 돌아보면 많은 소회가 남습니다. 적을 이기기보다 동지를 설득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내전이 비극적인 것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사이의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내전사를 보면 서로를 잘 알기에 상대를 더욱 잔혹하게 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이 비극, 이 진통을 잘 넘긴 나라들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그 갈등을 끝내 봉합하지 못한 나라들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했고, 우리 역시 6.25 전쟁을 딛고 세계 속에 우뚝 섰습니다. 반면 중동,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은 전쟁 후 통합에 실패하면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했습니다. 이번 야권 단일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비 온 뒤 땅이 저절로 굳어지지 않습니다. 서로의 손을 맞잡아 패인 곳을 덮고, 갈라진 틈을 메워야 진정한 하나가 되고, 더 단단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야권의 진정한 대통합을 위해,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 제 한 몸을 바칠 각오입니다. 국민의힘 동지들에게 부탁드립니다. 2번이든, 4번이든 모두 더 큰 2번일 뿐입니다. 선거후 더 큰 2번을 만들어야 정권교체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한 배를 탄 식구이고, 내년 대선을 향해 함께 대장정에 나서야 할 동지입니다. 여러분께서 마음을 여셔야 야권의 영역을 중도로까지 획기적으로 확장하고 한국 정치의 대전환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제 야권은 거짓과 위선의 세력들이 쳐 놓은 덫에서 빠져나와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끌려 다니는 야권으로는 미래가 없습니다. 역사와 국민만 보고 앞으로 갑시다. 서로 연대해, 민주주의와 법치를 말살하고 공정과 정의를 파괴한 거대한 세력을 함께 무너뜨립시다. 그것이 국민과 역사 앞에 진정 당당하고 올바른 자세입니다.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 여러분에게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황영조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러나 이봉주 선수가 평생 18만 km를 뛰며 공식경기에서 41번의 완주를 했다는 걸 기억하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역사상 최초의 중도와 보수 단일화를 이뤄낸 두 주인공을 똑같이 기억하고, 똑같이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과 내일은 이번 선거의 승패를 사실상 결정하는 날입니다. 이것 하나만 생각해 주십시오,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가장 크게 이기는 후보가 가장 경쟁력 있고, 야권 단일후보로 가장 적합한 후보입니다.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더 크게 이기는 후보가 야권의 지지층을 넓혀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할 후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십시오. 저는 야권단일화를 위한 충정으로 불리함도 모두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국민들께서는 서울에서 야권의 8연패가 더 이상 이어지는 것을 수용해서는 안 됩니다. 야권진영이 서울시장 선거에 이긴 후 다시 과거의 모습 그대로 돌아가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는다면, 서울시장 선거는 이기고 대선에서는 패배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내곡동 문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실이 더 밝혀지고 당시 일을 증언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야권 후보가 사퇴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룰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제일 두려워하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후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안철수 후보를 선택해 주십시오. 지난 12월부터 야권이 불리할 때도 늘 이겨왔던 후보, 과거 5년간 시정의 여러 가지 문제로 발목 잡히지 않을 후보, 선거기간 내내 추궁당하고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기간 내내 상대를 추궁할 수 있는 후보, 의사로서 임기 첫날부터 코로나19로부터 서울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챙길 후보, 벤처 기업가로서 일자리를 만들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만들 후보,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의 지지층을 넓히고 여러분과 함께 정권교체에 헌신할 후보, 어떤 공격에도 흔들릴 일 없는 무결점 후보 안철수가, 서울을 서울시민의 손에, 대한민국을 대한민국 국민의 품으로 반드시 돌려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을 믿습니다. 믿음에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학폭 의혹만으로 방송 하차·편성 중단, 들인 비용은 어쩌라고”

    “학폭 의혹만으로 방송 하차·편성 중단, 들인 비용은 어쩌라고”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인 연예인들이 줄줄이 방송에서 하차하는 가운데, 대중문화산업 관련 단체들이 업계 타격을 호소하며 합리적인 대책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등 4개 단체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청소년 시절 학교폭력 문제로 인해 일부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점, 유관단체들의 입장에서 그 누구보다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고개 숙여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다만 “과거의 잘못이 밝혀진 연예인 개인만의 문제로만 봉합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문화예술 산업의 구조상 또 다른 피해를 낳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 단체는 “가해 연예인이 연기·음반·기타 프로그램 활동 중 도중하차할 경우 이미 제작된 많은 분량이 취소됨에 따라 재(再)제작이 불가피하다”며 “프로그램 제작에 소요된 엄청난 비용도 순식간에 사라지고 이는 다시 대중문화예술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과 업체들의 막대한 손실로 고스란히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방송 제작·편성 관계자에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론의 의혹만 가지고 관련 연예인을 프로그램에서 성급하게 하차시키거나 방송 편성을 중단하는 결정은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언론에 “충분하고도 정확한 취재를 통해 잘못이 확인된 경우에만 다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연예인의 잘못이 드러날 경우 피해자 입장에서 문제 해결하고, 연예인들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교육을 확대하며, 무분별한 폭로에 대해서는 연예인을 보호하고 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아빠 아는 사람이 부원장이랬는데ㅋㅋ” 5년 전 비리에 금감원 내홍

    “아빠 아는 사람이 부원장이랬는데ㅋㅋ” 5년 전 비리에 금감원 내홍

    채용비리 개입 인사 승진에 ‘시끌’“비리 탓에 상여금 삭감 등 고통받는데…”노조 “원장의 인사 철학의 문제”‘금융 검찰’인 금융감독원이 내홍으로 시끄럽다. 노조는 부당한 승진 인사가 있었다며 윤석헌 금감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부원장들은 직원들을 달래려 호소문까지 올렸다. 노사 간 충돌의 원인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책은행 임원의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벌어진 채용비리 사건이 있었다. ●국책은행 부행장 아들 뽑으려 채용인원 늘리고 없던 전형 만들기도 2015년 10월 금감원은 5급 직원을 뽑기 위해 신입 공채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채용인원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갑자기 3명 더 늘었다. 그리고 전직 수출입은행 부행장인 김모씨의 아들이 합격한다. 법원의 판결문에 따르면 이모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은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김용환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청탁을 받고 김 전 부행장의 아들을 뽑았다. 아들 김씨는 애초 합격권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있었다. 이 전 국장 등은 김씨를 뽑기 위해 채용인원을 늘렸다. 이후 면접 과정에서 아들 김씨에게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애초 채용 절차에 없었던 세평 조회를 실시해 당시 합격권이었던 3명을 탈락시켰다.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 전 총무국장은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금감원 직원 A씨다. 선임조사역이었던 그는 당시 채용 과정에서 면접 점수를 조작하거나 합격권 응시자 평판을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작성해 윗선의 채용비리를 도왔다. 검찰이 기소하지 않아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이 일로 2018년 정직 처분을 받았다. 또, A씨는 지역인재로 구분되기 위해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의 학부를 졸업했다고 허위 이력을 기재한 지원자를 합격시키는데도 관여했다. 이 지원자는 카이스트 대학원을 다녔을뿐 학부 과정은 서울의 한 대학에서 마쳤다. 이 지원자는 친구에게 보낸 문자에서 “아빠가 아는 사람이 부원장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물어봐야지. 국장급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했대ㅋㅋㅋㅋㅋ”라고 했다. 카이스트 학부 졸업 허위 이력은 채용 담당 직원 중 한명이 알아채 내부에서 문제제기했지만 묵살됐다. A씨는 또 민원전문역을 채용하면서 면접 점수를 조작해 당락을 바꾸는 등 모두 3건의 채용 비리에 가담한 사실이 2017년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문제는 A씨가 지난 2월 인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다. 금감원 측은 “A씨는 이미 정직 처분에 따른 승진 불이익 기간이 끝났다”면서 “정당한 이유없이 계속 승진에서 누락시킬 수는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감원 노조의 입장은 다르다. 오창화 노조위원장은 “불이익 기간이라는 건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최소 기간을 뜻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이번 승진인사는 인사권자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원장 등이 금감원 직원의 채용비리를 심각하게 바라본다면 인사상 불이익을 더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또 채용비리 탓에 금감원이 손해배상금으로 1억 2000억원을 내놓는 등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A 팀장에 구상권 청구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경력 없는 국회의원 아들, 점수 조작으로 금감원 합격 최근 부국장으로 승진한 B씨의 인사도 구설에 올랐다. 그는 2014년 당시 금감원을 맡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임영호 전 의원의 자녀 부정 채용을 추진하던 윗선이 서류전형 기준 변경을 요청했을 때 이에 동의했다. 임 전 의원은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과 행정고시 동기였다. 최 전 원장은 비서실장을 통해 담당 부원장보에 아들 임씨의 채용을 두고 “잘 챙겨보라”고 말했다. 금감원 담당 간부들은 아들 임씨의 점수를 임의로 조작했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나와 실무수습 경력을 밟지 않은 그는 법률전문가로 최종 합격했다. 이 부정채용을 지시한 부원장과 부원장보는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개월 실형을 살았다. 채용비리로 고위 임원들이 실형을 받은 건 금감원 개원 이래 처음이었다. 다만, B씨는 “특정인을 부당하게 합력시키려고 점수를 조작하지 않았고, 상부의 부당한 지시를 알면서 따른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 부원장들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부원장들은 “직원들 간 갈등을 초래하고, 조직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내부 갈등만이 부각돼 금감원이 매우 불공정한 조직으로 비칠까 봐 하는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제대로 된 사과 표현도 없었고, 앞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채용비리의 영향으로 금감원은 2024년까지 3급 이상 직급의 정원을 2017년과 비교해 35% 미만으로 낮추고, 상여금도 삭감하는 등 직원들이 연대책임을 지고 있다. 이 때문에 비리와 무관한 다수의 직원들은 인사를 두고 비판적일 수 밖에 없다. 노조는 윤 원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연임 포기 선언을 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원장은 “인사권은 대통령에 있기에 연임 포기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15일 청와대 앞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병원비 덜 냈다고…수술 봉합 않고 퇴원시켜 아기 사망”

    “병원비 덜 냈다고…수술 봉합 않고 퇴원시켜 아기 사망”

    인도 병원서 수술 아기 사망 사건병원 측 “사실무근이다” 인도의 한 병원에서 치료비 미납을 이유로 3살 여아의 수술 부위를 봉합하지 않고 퇴원시켜 아이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병원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12일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이 안타까운 일은 인도의 우타르프라데시주 유나이티드 메디시티 사립병원에서 수술받은 3세 아기가 숨진 사건이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아이의 보호자는 병원비를 내기 위해 농지를 전부 팔아 20만 루피(약 312만원)를 마련했지만 병원이 요구하는 50만 루피(약 784만원)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이들은 병원 측이 병원비 납부 기한을 더 달라는 요청했지만, 병원은 이를 무시하고 수술 부위가 덜 꿰매진 아이를 강제 퇴원시켰다고 주장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전 재산을 털어 병원비를 냈고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세 번이나 헌혈을 했다. 하지만 의사는 ‘이제 내 능력 밖’이라며 억지로 아이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죽어가는 아이를 안고 오열하는 유가족의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유가족은 병원 앞에서 덜 봉합된 아이의 상처를 보여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는 해당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고 나섰다. 인도의 아동권리보호국가위원회(NCPCR)는 “사건에 책임이 있는 의사와 병원 직원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병원 “사실무근…아이는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 프라모트 쿠마르 병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아이는 적절한 치료를 받은 후에 정부 산하 아동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유족들이 아이를 다시 병원 정문으로 데려왔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6일 유족의 동의하에 아이의 부검이 진행됐으며 현재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배상금 과도하면 수용 불가” vs “문제 해결 태도 진정성 없어”

    “배상금 과도하면 수용 불가” vs “문제 해결 태도 진정성 없어”

    ITC 최종 결정문 공개한 5일 만나 협상SK 1조 근접액, LG는 3조 초과액 제시양쪽 합의 검토 배상금 격차 더 벌어져SK측 美시장 철수 가능성 비치며 초강수LG측 “법 근거로 제안, 보상 방법은 다양”LG에너지솔루션(사장 김종현)과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에서 패소한 SK이노베이션(사장 김준)의 이사회가 “LG 측이 요구하는 배상금이 과도하면 수용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LG 측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것을 대외에 알려 여론을 유리하게 형성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제안을 무리한 요구라며 수용불가라고 하는 건 문제해결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되받았다. 1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회사 이사회는 전날 개최한 확대 감사위원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요구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LG 측이 과도한 배상금을 계속 요구하면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사업을 철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미국 시장 철수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초강수를 둔 이유는 최근 배상금 협상에서 LG에너지솔루션 측이 더 많은 배상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고위 관계자는 ITC 최종 결정문이 공개된 지난 5일 한 차례 만나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 SK이노베이션은 종전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으나, LG에너지솔루션이 소송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뒀다는 판단 아래 금액을 고쳐 더 높은 배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생각하는 배상금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SK이노베이션 측은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을 제안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을 역제안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이 이 협상 결과를 배상금 지급 승인 권한을 지닌 이사회에 보고하자 이사회가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날 LG 측의 요구가 과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전 영역에 걸쳐 영업비밀을 통째로 훔치고 증거를 인멸·삭제·은폐한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합의의 시작”이라고 맞섰다. 이어 “당사는 미국 연방영업비밀보호법에 근거해 협상을 진행해 왔고, 그 기준이 앞으로도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라면서 “SK이노베이션이 협상 테이블에 와서 논의할 만한 제안을 하고 협의를 한다면 현금, 로열티, 지분 등 주주와 투자자들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의 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반복되는 개물림 사고…진짜 문제는 개주인 [김유민의 노견일기]

    반복되는 개물림 사고…진짜 문제는 개주인 [김유민의 노견일기]

    최근 가평의 한 공원에서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로트와일러가 반려견과 산책 중이던 남성을 공격했다. 피해 남성은 로트와일러를 떼어내려다 손과 얼굴을 물려 크게 다쳤다. 순식간에 배를 물린 남성의 강아지는 다친 부위를 봉합하고 치료 중이다. 논란이 일자 로트와일러 견주는 경찰에 스스로 연락했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맹견 보호자는 바깥 나들이시 2m 이내의 목줄과 입마개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과 관련, 그는 “집에서 출발할 때는 입마개와 목줄을 착용했지만 한적한 곳에서 잠시 입마개를 풀었다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로트와일러 견주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에도 은평구 불광동에서 입마개를 채우지 않은 로트와일러가 이웃의 반려견 스피츠를 물어 죽인 사건이 있었다. 로트와일러가 스피츠를 사망에 이르게 한 시간은 불과 15초였다. 개물림 사고…개도, 사람도 위험하다 모든 개는 물 수 있다. 사고는 특정 견종에 한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순하다고 알려진 품종도 사람이 만든 환경에 의해 공격성을 지닐 수 있다. 좁디좁은 공간, 짧은 목줄에 묶여 산책 없이 살아가는 건 어떤 생명에게도 고통이다. 물건을 사듯 개를 사고 사회화 과정도 없이 방치하면 개의 스트레스는 사람에게 향한다. 70대 여성의 다리를 공격했던 핏불테리어는 개 8마리와 함께 녹슨 쇠사슬로 쇠말뚝에 묶여 있는 상태였다. 쇠사슬이 풀린 개가 피해 여성에게 달려들었고 개의 주인은 법정 구속됐다. 산책로를 걷던 40대 부부를 공격한 개들은 개 주인이 산짐승을 사냥한다며 사육해 온 개였다. 짧은 줄에 묶거나 철장에 가둬 개를 기르는 것은 공격적인 성향을 극대화하는 사육방식이다. 이렇게 사람을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게끔 개들을 기른 개 주인의 부주의로 목줄이 풀리거나 철장이 열리기라도 하면 낯선 사람과 마주쳤을 때 사고가 나기 쉽다. 한밤중에 벌어진 문틈으로 나와 도심 주민들을 습격한 도고 아르헨티노는 사냥개 특성이 강한 품종임에도 개 주인이 사회화 훈련을 시키지 않았다. 생후 3주부터 12주 사이에 산책을 통한 사회화가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상행동을 막는 최고의 훈련이 이때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때를 놓쳤지만 함께 살아가려 한다면 전문가를 찾아 행동교정을 받아야만 한다. 제대로 된 환경도, 교육도 없이 개를 키우는 사람으로 인해 사람이 다치는 것이다.안전수칙·보험가입… 법 개정됐지만 소방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개 물림 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8448명이다. 사람이 개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맹견’임을 강조한 언론 보도가 쏟아진다. 어디서부터 맹견이고, 맹견이면 무조건 사람을 무는 걸까. 왜 물었는지,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보다 얼마나 다쳤는지 묘사하기 바쁜 보도들은 공포심만 부추긴다. 수년째 발생하는 개 물림 사고를 막기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법을 개정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시행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맹견 소유자는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이를 어길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동물보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바일러 등 5종이다. 보험가입은 어디까지나 사후처방일 뿐이다. 맹견 보호자는 산책시 입마개와 1.2~2m의 짧은 줄을 꼭 챙기고 마당 정원에서 기르는 경우 이중문으로 대비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는 품에 안는 등 다른 개나 사람과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12조는 맹견 소유자가 맹견 사육 방법, 안전 관리, 동물보호 교육을 이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맹견 외 모든 반려견도 목줄 착용 등 안전 관리의 의무가 있다. 이를 위반해 반려견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견주에겐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개물림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면 견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개물림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수칙’은 △‘크르릉’ 소리는 공격신호이므로 짖지 않고 노려보는 개를 조심한다 △뛰거나 소리를 지르면 공격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에 침착하게 천천히 걸어서 벗어난다 △물렸을 땐 즉시 비눗물로 잘 씻은 후 알코올로 소독하고, 병원에 가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등이 있다.당신은 개를 키울 자격이 있습니까 영국은 1991년 위험한 개법(Dangerous Dogs Act)을 제정·시행하고 있다. 핏불테리어·필라브리질러·도사견·도그아르젠티노 등의 맹견을 특별통제견으로 분류했다. 사육하기 위해서는 특별자격증과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프랑스 역시 맹견을 키우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하는 일종의 면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뉴질랜드는 맹견 관리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위험한 개를 다룰 수 있는지, 적절한 사육 환경을 갖췄는지 등을 검토해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만 맹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증을 발급한다. 독일은 주마다 다른 법률을 채택하고 있는데, 함부르크·베를린 주 등은 반려견 관련 지식을 시험으로 치르는 반려견 면허 시험을 시행하고, 통과한 사람들에게는 반려견 산책줄 착용 의무를 제한다. 니더작센주는 모든 견주에게 반려견 면허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또 맹견의 종류를 1·2급으로 분류해 크게 19종으로 관리하는데, 이중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잉글리시 불테리어 등 위험성이 큰 4개 종은 일반인의 소유 자체를 금하고 있다. 개에 대한 이해도, 교육도 없이 특정 품종에 대한 취향만으로 무작정 키우는 일이 애초에 없어야 한다. 개를 사는 것도, 버리는 것도 쉽지 않게 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고 제대로 키울 수 있게 교육과 검증을 확실히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개가 어떤 환경에서 길러지는지 통찰할 때다. 국가적 지원과 지자체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이유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정의당 구원투수 여영국 “임기나 채우려고 출마하지 않았다”

    정의당 구원투수 여영국 “임기나 채우려고 출마하지 않았다”

    여영국 전 의원이 정의당의 신임대표직에 단독 출마했다. 여 전 의원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퇴진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재건하고 내년 대선 및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큰 짐을 지게 됐다. 5일 여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입장을 밝혔다. 여 전 의원은 “그동안 정의당을 향해 보내주셨던 시민들과 당원들의 기대와 신뢰를 스스로 무너트리고 말았다. 다시 한 번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너져버린 정치적 신뢰의 폐허 속에서 깊이 성찰하고,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이라는 당의 가치만 빼고 전면적 쇄신으로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저는 오늘 정의당 당대표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여 전 의원은 “지역과 노동을 당의 중심축으로 당의 정치전략을 재편하겠다”며 “많은 것을 하는 정의당이 아니라, 하나를 하더라도 끈질긴 정치활동으로 실체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정치전략으로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는 무조건 다수출마가 아니라, 당이 책임있게 당선가능성이 높은 전략선거구를 미리 선정하고, 지방선거 출마후보자들과 함께 체계적으로 선거와 선거이후 정치활동까지 끝까지 당이 책임질 수 있는 지방정치지원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앞으로의 전략을 설명했다. 여 전 의원은 “저는 전임 당대표의 남은 임기나 채우려고 출마하지 않았다”며 “정의당의 위기는 적당한 봉합과 갈등 회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지역부터 중앙까지 당조직 체계와 운영방식, 당 사업방식과 정치활동,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누적된 관성과 타성을 전면 쇄신하는 단호하고 강력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자임하는 새로운 당대표가 될 것”이라며 “떠나간 당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고, 국민들의 기대와 지지를 다시 되찾을 수 있는 정의당으로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 당대표 보궐선거에는 이정미 전 대표, 윤소하 전 원내대표, 박원석 전 의원 등도 출마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주 당권주자 4인 회동에서 이 전 대표와 윤 전 원내대표가 출마하지 않기로 했고, 이후 박 전 의원까지 불출마를 결심하면서 여 전 의원 추대로 가닥이 잡혔다. 박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숙고를 거듭한 끝에 저는 이번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면서 “여 전 의원이 대표로 나서 당의 위기상황 극복의 선두에 나서 달라 부탁했다”고 적었다. 박 전 의원은 여 전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을 계획이다. 여 전 의원은 주류 정파에 속하지 않은 첫 정의당 대표가 될 전망이다. 여 전 의원은 주류 정파와 연합해 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그만큼 한 정파에 치우치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 전 의원은 민선 5기·6기 경남도의원을 지냈으며, 경남 창원성산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코로나 뚫고 ‘3월 양회’ 자신감… “시진핑 중심의 새 영광 창조”

    코로나 뚫고 ‘3월 양회’ 자신감… “시진핑 중심의 새 영광 창조”

    참석자 전원 백신 접종… 11일까지 진행2035년 美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 목표올해도 구체적 성장률 수치 발표 안 할 듯홍콩 선거제도 바꿔 직접 통치 강화 주력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개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5000명이 넘는 참석자 전원이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맞아 안정감을 줬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올해 열리는 양회는 미중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서구 세계에서 홍콩과 대만, 신장 문제 등을 이유로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치러져 주목받고 있다. 정협(자문회의) 전국위원회 회의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날 오후 13기 4차 회의에 돌입하며 양회의 시작을 알렸다. 대부분 정협 위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회의장을 찾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 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왕양 정협 주석(위원장)은 “지난해 중국은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공산당 중앙이 모든 민족과 인민을 이끌어 역사에 기록될 새로운 영광을 창조했다”면서 “미국에서 신장과 시짱(티베트), 홍콩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일부 정치인도 반중 망언을 쏟아내 엄중히 반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회는 시 주석 등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사전 결정한 사안을 추인하는 자리다. 거의 만장일치로 찬성표가 나와 ‘거수기’ 또는 ‘고무도장’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럼에도 한 해 경제 정책과 예산, 중장기 발전 계획, 국방비 윤곽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중국의 1년 청사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양회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사회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2035년까지 미국을 넘어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되겠다’는 목표에 따라 진행되는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14·5 규획)을 구체화하고 시 주석 중심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올해 양회를 필두로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7월)과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0월), 베이징동계올림픽(2022년 2월)과 공산당 대회(10월)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번 행사가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공고화할 ‘첫 단추’인 셈이다. 가장 큰 관심은 이번 양회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가 제시될지 여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세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구체적인 수치를 공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 성장률 목표 구간(6~8%)을 내놓거나 14·5 규획 기간 중 성장 전망치(연평균 5%대)를 제시하는 것으로 갈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이번 양회에서 홍콩 선거 제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를 채택한 홍콩에 대한 직접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이라는 슬로건 아래 선거 입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하고,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가운데 민주파가 장악한 구의원 몫(117석)을 없애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과의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코로나19 중국 책임론’도 여전해 이에 대한 방안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한편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매년 3월에 열리는 양회가 두 달 미뤄져 5월에 열린 데 이어 올해는 감염병 방역을 위해 양회 일정이 대폭 축소됐다. 지방정부의 양회 대표단은 필수 인원만 참석하며 베이징으로 들어올 때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한다. 기자들의 취재도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양회는 오는 11일까지 이어진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尹 “정의·상식 무너지는 것 더는 못 봐”… ‘검복’ 벗고 승부수

    尹 “정의·상식 무너지는 것 더는 못 봐”… ‘검복’ 벗고 승부수

    “나라 지탱해 온 헌법·법치시스템 파괴”여권 수사청 발의 직후 사퇴 의사 굳혀尹 “내가 그만두면 수사청 멈추나” 토로사퇴 직후 檢 내부망에 “법치주의 훼손”윤석열 검찰총장의 4일 사퇴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실상의 ‘속도조절’ 주문에도 여당 강경파들이 강행을 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을 끝내 거부하겠다는 ‘최후통첩’으로 풀이된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거치며 사사건건 정권과 대립해 온 윤 총장은 지난해 12월 추 전 장관의 사상 첫 현직 검찰총장 징계를 기점으로 경질론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재신임 입장을 밝힌 데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취임하면서 정권과 검찰 간 갈등도 봉합되는 듯했다. 하지만 여권의 수사청 강행 움직임은 갈등을 진화하려던 대통령의 노력을 결과적으로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본관에서 연 사퇴 회견에서 “수사청은 법치말살·헌법파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여권의 수사청 입법을 겨냥해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비판을 이어 갔다. 여권의 수사청 발의 직후부터 전직 총장 등 법조계 원로를 비롯해 검찰 안팎의 의견을 두루 청취해 온 윤 총장은 이미 사퇴 의사를 굳힌 뒤 언론 인터뷰 등 ‘여론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윤 총장은 지난 2일 그의 27년 검사 인생 첫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사퇴를 작심한 듯 강한 어조로 여권을 비난했다. 이후 윤 총장의 발언 수위는 거침없이 높아졌다. 지난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수사청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총장은 이날 사퇴 발표 후 검찰 내부 게시망에 쓴 ‘검찰가족께 드리는 글’에서도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여 검찰을 해체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돼 더 혼란스럽고 업무 의욕도 많이 떨어졌으리라 생각된다”며 “검찰 수사권 폐지와 수사청 설치는 검찰개혁이 아니다.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윤 총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 ‘정계 진출 선언이며 정치인의 언행’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윤 총장의 한 측근은 “최근 윤 총장이 ‘내가 총장직을 지키고 있어서 수사청을 통해 형사사법 시스템을 망가트리려는 것이 아니냐’, ‘내가 그만두면 (수사청을) 멈출 것인가’라고 고민해 왔다”고 귀띔했다. 추 전 장관의 윤 총장 징계 당시 총장 징계위와 관련 소송을 대리했던 이완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여당 강경파들이 수사청 법안을 입법한다는 것 자체가 윤 총장을 내쫓기 위한 방편일 수 있고, 그런 측면에서 윤 총장이 사직하지 않을 수 없는 길로 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는 이날 논평을 통해 “수사청 도입 여부는 올해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된 뒤 신중하게 검토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사실상 검찰을 해체하는 수사청 설치 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文정부 탄생 일등공신’서 ‘정권 저격수’로… 극과 극 행보

    ‘文정부 탄생 일등공신’서 ‘정권 저격수’로… 극과 극 행보

    “사람에 충성않는 검사” “정치 검사” 양론“개혁 적임자” 與 환호받으며 총장 발탁조국 수사 이후 秋법무와 끝없는 갈등대구 방문해 ‘작심발언’ 하루 만에 퇴진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에 반발하며 27년 만에 검복을 벗었다. 정권에 관계없이 살아 있는 권력에 칼날을 들이댄 윤 총장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진정한 검사’와 ‘정치 검사’란 키워드로 극명히 엇갈린다. 대표적인 ‘특수통 칼잡이’로 불리는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수사와 외압 폭로 등으로 좌천돼 3년간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을 전전했다. 하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합류해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공을 세웠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에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수사를 주도하며 지난 정권의 적폐청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에 2019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5기수나 아래인 윤 총장을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우리 총장님”으로 치켜세웠고, 여권에서도 ‘검찰개혁의 적임자’라며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취임한 지 3개월 만인 그해 10월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착수하면서 청와대와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차기 대선주자로까지 거론되던 조 전 장관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고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에도 윤 총장은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잇달아 진행하며 정권에 칼을 겨눴다. 이에 여권은 윤 총장을 향해 ‘정치 검사’라는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반대로 야권은 윤 총장을 엄호하는 등 ‘공수’가 교대됐다. 지난해 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며 갈등은 격화됐다. 추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윤 총장의 ‘수족’을 잘라내는 인사를 단행했고,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를 강행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법원에 의해 두 차례 직무에 복귀했고,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 등을 이끌며 맞불을 놨다. ‘추·윤 갈등’ 과정에서 윤 총장은 야권 대선후보로 몸값이 올라갔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추 전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뒤 올해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언급하며 갈등이 봉합되는 듯 보였고, 윤 총장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하지만 여권이 이른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을 위한 수사청 법안을 추진하며 윤 총장과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결국 윤 총장은 전날 대구 방문을 통해 “검수완박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정치적 언어를 방불케 하는 강경한 언사를 내놓았고 이날 사의 표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검복을 벗고 ‘정치적 데뷔’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윤 총장은 두 차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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