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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마 푸, 꼰대 드라큘라, 옥수역에는 귀신...익숙함 비튼 공포영화 온다

    살인마 푸, 꼰대 드라큘라, 옥수역에는 귀신...익숙함 비튼 공포영화 온다

    둥글둥글 귀여운 곰은 살인마가 됐다. 으스스한 드라큘라 백작은 영락 없는 꼰대 직장 상사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는 귀신이 출몰한다. 기존의 것을 비틀어 새로움을 내세운 공포영화들이 이번 달 관객을 맞는다. 6일 개봉하는 ‘곰돌이 푸: 피와 꿀’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즈니의 귀여운 곰 캐릭터 ‘푸’와 친구인 돼지 ‘피글렛’이 피범벅 살인광으로 등장한다. 어릴 적 함께 했던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버림받은 푸와 피글렛은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결국 사악한 본능에 눈을 뜨고, 로빈을 시작으로 인간 사냥에 나선다. 영국 작가 A A 밀른이 1926년 출간한 동화 ‘곰돌이 푸’는 저작물 공표 95년이 지나면서 2022년부터 공공저작물로 전환됐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캐릭터가 되자, 감독은 푸와 피글렛을 사람의 목을 거침없이 비틀고 도끼를 날려대는 파격적인 캐릭터로 변주했다.송곳니로 사람들의 피를 잔혹하게 빨아먹는 드라큘라 백작은 19일 개봉하는 영화 ‘렌필드’에서 꼰대 직장 상사로 나온다. 영화는 드라큘라(니콜라스 케이지)에게서 불멸과 막강한 힘을 받은 그의 부하 렌필드(니콜라스 홀트)가 드라큘라에게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과정을 그렸다. 렌필드는 여느 때처럼 드라큘라에게 바칠 제물을 찾다가 레베카를 만나면서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드라큘라에게 맞선다. 그러나 드라큘라는 그를 놓아주지 않으려 한다. 살점이 뜯겨나가고 피가 철철 흐르는 장면들은 기존 공포영화와 비슷해보이지만, 두 니콜라스의 아웅다웅하는 모습으로 공포극을 코믹하게 비틀었다.19일 개봉하는 ‘옥수역 귀신’은 2011년 동명의 단편 웹툰을 영화화했다. 옥수역에서 비틀거리는 한 여성을 목격한 남자가 실시간으로 글을 올리다 귀신을 마주하고 지하철에 치인다는 짧은 내용의 웹툰에 살을 붙여 장편영화가 됐다. 옥수역에서 잇달아 사람이 죽어나가고, 기자 나영(김보라)이 취재를 시작한다. 옥수역에서 사고로 친부와 오빠를 잃은 뒤 진실을 파헤치려 옥수역을 배회하는 태희(신소율)와 만난다. 이들이 진실에 다가갈수록 정체 모를 공포와 맞닥뜨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실제 지하철역 명칭을 그대로 사용했다. 또 선로에서 피투성이 손이 튀어나온다든가, 지하철과 역사 사이 틈에 귀신의 숨은 얼굴을 보여주는 등 익숙한 지하철역을 공포의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배급사 측은 “실제 지명과 현장의 모습이 ‘현실적인 공포’를 더 키울 것”이라고 소개했다.
  • 본캐로 돌아온 ‘감독 장항준’… “아내도 제 대표작이 될 거라네요”

    본캐로 돌아온 ‘감독 장항준’… “아내도 제 대표작이 될 거라네요”

    5일 개봉하는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겼다. 선수 6명만으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5명이 여드레 동안 다섯 경기를 모두 뛰며 놀라운 성적을 거두는 감동적인 실화다.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데뷔한 뒤 코미디와 드라마, 미스터리 등을 넘나들며 연출과 각본 및 각색, 연기까지 섭렵한 장항준(54) 감독이 ‘기억의 밤’(2017)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영화이기도 하다. 장 감독은 지난달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또래 감독들은 수명이 거의 다 끝났다. 생각해 보니 큰 히트작 없이 잘 살아 남았다”고 너스레를 떨더니 “좋게 봐 주는 이들이 많아 유작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좌중을 웃겼다. 영화의 3분의2는 청춘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농구 경기에 집중했다. 초고속 촬영으로 경기를 실감나게 그려 내는데 농구영화 같지만 실은 성장영화다. 스물네 살의 공익근무요원으로 얼떨결에 팀을 떠맡은 강양현(안재홍 분) 코치와 농구를 정말 하고 싶지만 기량도, 여건도 아니었던 여섯 선수들이 성장하는 여정을 ‘장항준+안재홍’ 조합으로 절묘하게 옮긴다. 김은희 작가도 대본 작업에 참여했다. ‘수리남’의 권성휘 작가가 쓴 대본 초고를 본 김 작가가 ‘이 영화는 꼭 해야 한다’고 말해 줘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리바운드’ 편집본을 본 아내(김 작가)가 그러더군요. 오빠의 대표작이 될 거라고요.” 일주일 새 10㎏을 찌운 안재홍에 대해서는 “작품에 대한 태도, 인간적인 겸허함 등이 저랑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를 찍기 위해 농구를 처음 시작한 배우가 많았다. 500명을 오디션 보며 “대한민국 청년은 다 만나 본 듯하다”고 털어놓았다. 선수들과 체격, 얼굴이 비슷한 배우들을 뽑아 촬영 두 달 전부터 합숙훈련을 시켰더니 농구 기량도 일취월장했다. 감독이 미처 중단시키지 못해 카메라가 계속 돌아가 찍힌 장면들이 더욱 박진감 있게 스크린에 펼쳐질 수 있었다. “110억원 들일 작품을 70억원에 찍었다”며 짐짓 뿌듯해한 장 감독은 관중들의 다양한 표정과 반응을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고도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장기 흥행하는 가운데 이 작품을 꼭 봐야 할 이유를 묻자 그는 명쾌하게 답했다. “우리가 만든 우리 청춘의 영화이니까요.”
  • ‘4·3 추념식’ 올해 첫 문화제 형식으로 열린다

    ‘4·3 추념식’ 올해 첫 문화제 형식으로 열린다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이 올해 처음 문화제 형식으로 열린다. 제주도는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제주 4·3, 견뎌 냈으니 75년, 딛고 섰노라’를 주제로 거행된다고 2일 밝혔다. 추념식은 오전 10시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리며 시작된다. 올해 제주 4·3은 제주도민과 4·3유족에게 어느 때보다도 각별하다. 4·3특별법 전부 및 일부 개정으로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 및 실질적 피해 보상이 진행되고, 5년 동안 준비해 온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지난 2월 27일 문화재청에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서도 제출했다. 그래서 올해 추념식은 4·3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 회복,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 등의 의미를 담아낸다. 특히 올해는 도 외에 거주하는 유족의 사연이 처음 소개된다. 부모와 할머니, 두 형, 누나를 모두 잃은 이삼문(82)씨가 박삼문(1953년생)이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온 얘기와 제주4·3평화공원에 안치된 아버지 위패 옆에 자신의 위패를 보고 가슴 아파했던 사연이 영상으로 공개된다. 또 임충구(79)씨가 직접 나와 ‘레드 콤플렉스’와 연좌제로 아픔을 겪었던 지난날을 전한다. 추념식에는 정부 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하고 한창섭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추념식 당일 오후 늦게 참배하고 다음날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제주4·3범국민위원회,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4·3 추념식이 처음 열렸다.
  •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서 4·3 추념행사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서 4·3 추념행사

    제주4·3 범국민위원회는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제주4·3 추념행사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추념행사는 제주4·3 범국민위원회와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보리아트연구소 등이 공동주최했다. 제주4·3 범국민위원회 등은 노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주4·3에 대해 사과하고 진실을 밝혀준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추념행사를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10월 31일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도민과 유족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써 과거 국가 공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도민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6년 58주기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으로 참석했다.추념행사에는 제주4·3 희생자 유족, 여순10·19 사건 희생자 유가족, 대전 산내 골령골 사건 희생자 유가족, 경산 코발트 광산 희생자 유가족 등 해방과 한국전쟁을 전후로 희생된 민간인 유족과 1987년 10월 항쟁 유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념행사는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분향, 4·3 진실을 밝히는 책과 보고서 헌정식, 4·3 진실 규명 과정 기록 및 작품 전시·관람, 제주4·3과 여순 10·19 강의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젊은 시절 경찰이 쏜 총에 턱을 잃은 한 여성의 삶을 엮은 ‘무명천 할머니’, 제주 4·3 사건 진실규명 과정을 기록한 ‘4·3의 진실을 찾아서’, 노 전 대통령 사과이후 발간된 ‘제주4·3 사건 추가진상조사 보고서’, 4·3역사를 작품화 한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노력으로 바뀐 중학교·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개정판 등을 노 전 대통령이 잠든 너럭바위에 바쳤다.이상언 제주4·3 희생자 유족회 상임부회장이 ‘제주 4·3’ 3만 희생자와 6만 유가족을 대표해 노무현 전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 부회장은 “노 전 대통령 재임 때 만들어진 제주 4·3 진상조사 보고서, 위원회 건의 사항은 4·3 해결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법의 판단 기준이 됐다”며 “유족들은 노 전 대통령이 유족들 가슴에 맺혀 있던 한과 아픔을 쓸어주고 4·3 평화공원 조성, 희생자 명예 회복 추모사업, 유해 발굴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 것을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묘역 옆 깨어있는 시민문화체험전시관(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관)에서 4·3 추념행사를 했다. 추념행사에 이어 주철희 박사(여순사건위원회 소위원장)가 ‘제주 4·3사건, 여순 10·19 사건’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 ‘존 윅4’ 키아누 리브스 스턴트맨에게 건넨 티셔츠 숫자의 의미

    ‘존 윅4’ 키아누 리브스 스턴트맨에게 건넨 티셔츠 숫자의 의미

    스포일러(영화의 핵심 줄거리를 발설하는 일)가 있다. 만우절 장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뉴스 발행 시점이 지난 30일(현지시간)이며 통상 만우절 거짓 기사를 낼 때는 숨겨진 코드가 있기 마련인데 찾지 못했다.“얼마나 많이 죽여야 하나?” “네가 이 세상 모든 나쁜 X들을 죽일 수는 없는 일이야.” 오는 12일 국내 개봉하는 ‘존 윅4’에 나오는 대사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런 취지다. 지난달 29일 시사회를 마치고 상영관을 나오는데 한 관객이 말한다. “(영화에서 죽는 사람 숫자를) 서른까지 세다 포기했다!” 주인공 조너선 윅으로 현란한 액션의 90%를 직접 연기했다는 키아누 리브스가 상대 악한들을 연기한 스턴트맨들에게 특별한 선물들을 건넸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털어놓았다. 맞춤 티셔츠와 롤렉스 수중시계다. 2시간 49분에 이르는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앞의 장면에 나와 죽었던 사람이 다시 등장해 또 죽는 느낌이 든다. 물론 워낙 재빨리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확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액션 장면 가운데 백미로 꼽히는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위 사크레 쾨르 대성당으로 오르는 222계단의 길다란 액션 시퀀스를 가장 마지막으로 촬영했던 모양이다. 스턴트 연기자 35명이 연기를 마친 뒤 리브스가 맞춤 티셔츠를 선물했는데 각자가 이 영화에서 몇 번 죽었는지 가리키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고 했다. 몇몇이 받은 티셔츠에는 20 이상의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감독 경력을 오로지 이 시리즈에만 바치고 있는 채드 스타헬스키의 말을 들어보자. “리브스의 얼굴에 걱정하는 빛이 보였다. 윅은 이곳에서 시계도 들여다보고 계단을 올려다보기도 하면서 현상금에 눈이 멀어 몰려든 악당들을 상대해야 한다. 윅이 50%, 리브스가 50%인 얼굴로 ‘아, 스타헬스키가 또 내게 이 짓을 시키는구나’ 생각하는 것 같았다. 힘들어야지. 존 윅에게 재미있어 하는 것이 그 대목이다. 그는 힘들어도 계속 나아간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하며 말한다면 그에게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연상시키는 수난이 주어진다. 계단을 굴러 떨어지는데 무려 44초 동안 길게 보여준다. 객석에서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영화에 출연해 죽는 숫자를 일일이 세서 각자 다르게 새겼다는 것을 보통 이상으로 생각을 많이 한 선물을 했다는 뜻이다. 222계단 장면을 찍을 때 스타헬스키 감독은 100명이 계단을 내려오며 윅을 막아서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35명이 여러 번 연기하는 만큼 다른 액션과 넘어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리브스는 또 영화 촬영 내내 고생한 스턴트 회사 네 군데의 대표 4명에게 롤렉스 수중시계를 선물했는데 개당 7500 유로 나가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시계에는 각자의 이름과 ‘존 윅 파이브’, ‘고마워요. 키아누…JW4 2021’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물론 리브스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인스타그램에 리브스로부터 선물받으며 찍은 사진을 올려놓았고, 잡지 피플이 2021년 이미 보도한 바 있다.
  • 거짓말 같은 20년… 해피 투게더·패왕별희로 기리는 장국영

    거짓말 같은 20년… 해피 투게더·패왕별희로 기리는 장국영

    만우절 거짓말처럼 홍콩 배우 장국영이 떠난 지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여느 해 이맘때처럼 극장가는 그의 출연작들을 내걸어 추모의 열기를 보탠다.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국적 풍경과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감성적인 탱고 선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청년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이 30일 메가박스에서 재개봉한다. 하늘의 별이 된 장국영이 양조위와 함께 펼치는 섬세한 연기와 왕가위 감독의 독보적인 연출 힘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메가박스 오리지널 RE 시리즈 16번째 주인공으로 재개봉하며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이 증정된다는 소식에 메가박스 예매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만우절 당일 재개봉되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상영시간 16분이 늘어 171분이다. 천카이거가 연출하고 장국영과 공리, 장풍의가 호흡을 맞춘다. 두 경극 배우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갈등과 고초를 겪으며 피워 내는 우정과 아름다움을 스크린에 옮긴다. 중국 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은 특히 장국영의, 장국영에 의한, 장국영을 위한 영화라는 찬사를 듣는다. 천카이거 감독의 전매특허인 감각적인 영상미가 더욱 생생하게 극대화돼 경극의 화려한 분장, 의상, 그리고 배우들의 표정, 색감, 사운드를 모두 완벽하게 감상할 수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형 상영관을 비롯해 씨네Q, 부산영화의전당 등에서 장국영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한 굿즈 패키지 상영회가 열린다. 최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관훈클럽 연설을 통해 장국영을 세계 무대에 올려놓은 ‘아비정전’(1990·왕가위 연출)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장국영이 러닝셔츠 차림으로 맘보 춤을 추던 장면이 아이콘이 돼 세계를 호령하던 홍콩 영화가 명맥이 끊긴 것처럼 우리 케이팝도 같은 운명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 안재홍 “일주일 만에 10kg 증량…‘이것’ 먹었다”

    안재홍 “일주일 만에 10kg 증량…‘이것’ 먹었다”

    배우 안재홍이 영화 ‘리바운드’를 위해 기울인 노력으로 10kg 증량을 꼽았다. 29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리바운드(장항준 감독)’ 개봉을 앞둔 안재홍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는 4월 5일 개봉하는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안재홍)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극 중 안재홍은 실존인물인 강양현 코치 역을 맡아 높은 싱크로율로 열연을 펼쳤다. 안재홍은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10kg를 찌웠다. 너무 행복했다”며 “살찌고 싶은데 안 찌는 사람들 식단 짜줄 정도로 쉬웠다. 누군가가 ‘증량해보는 거 어떨까’ 했을 때 증량은 더 기분 좋다. 피자와 갈릭딥핑소스로 해냈다. 증량은 가속도가 힘들다. 멈추는 게 힘들었다. 일주일에 10kg를 찌웠다. 행복했다”고 웃었다. 이어 “아직 다 안 빠진 상황인데 공복 유산소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찌우긴 쉬운데 빼는 건 역시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재홍의 싱크로율에 장항준 감독과 강양현 코치도 감탄했다고. 안재홍은 “감독님이 해맑게 웃으셨다. ‘오?’ 하면서 입꼬리가 올라가셨다. 감독님 특유의 말투로 ‘오 좋은데?’ 말씀해주셨다. 실제 강코치님은 증량하기 전에 만났다. 다시 찌워서 만나니 그 형도 놀라시더라”며 “형과 손도 비슷하다. 키도 똑같다. 나도 하체가 두꺼운 편인데 그 형도 그렇다”고 연결고리를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안재홍은 ‘리바운드’의 차별점으로 “지금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우리 세대의 우리들이 지금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리바운드’를 통해서 지금을 소중하게 생각하자는 말을 하고 있는 거 같다”고 전했다.
  • 한때 농구 기자가 본 ‘리바운드’…11년 전의 ‘기적’과 오늘의 암울함

    한때 농구 기자가 본 ‘리바운드’…11년 전의 ‘기적’과 오늘의 암울함

    영화를 담당하지만 한때 농구 기자를 했다. 지난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누구보다 반갑게 관람했고, 장항준 감독이 10년 전에 처음 손 댔다가 엎어져 제목처럼 ‘리바운드’를 잡아 5년 전 제작에 들어가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영화를 누구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28일 시사했다. 예능에서처럼 능수능란하게 기자간담회를 이끈 장 감독의 말마따나 이 작품은 “농구를 잘 아는 팬이나 농구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하고, 농구를 잘 모르는 이도 경기 장면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어야 하는 점이 어려운 대목”이었다. 그런데 기자가 농구를 취재하던 2016년, 프로농구 무대에 드래프트를 통해 발을 들여놓았던 허훈(상무)과 천기범(은퇴)의 풋풋한 고교 시절 모습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며 2012년 강원 원주 전국대회에 출전한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강양현 코치를 비롯해 선수 6명의 실제 모습과 배우들 모습이 나란히 비치는데 싱크로율이 100%에 근접했다. 현재 3X3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강양현 코치를 연기한 배우 안재홍은 강 코치와 키는 비슷했지만 몸무게가 덜 나가 10㎏을 늘렸다. 안재홍도 부산에서 태어나 고교까지 나와 굳이 사투리를 배울 일이 없었지만 강 코치의 말하는 습관이나 버릇을 익혔다고 했다. 선수들을 연기한 여섯 배우는 촬영 두 달 전부터 농구 연습을 하며 연기 합을 맞췄다. 농구 실력으로는 연예계 ‘넘버원’인 가수 출신 배우 전진운은 기어이 이기기 위해 발목을 망가뜨리는 ‘규혁’으로 나오는데 전진운은 규혁이 경기 때 사용했던 손목 밴드나 신발을 구하려고 발품을 팔았단다. 이번에 농구를 처음 해봤다는 배우 이신영은 천기범을 연기했는데 단기간에 농구 기량을 늘리려고 두 달 동안 매일 아침과 밤에 농구 연습을 하고, 일지를 써 장 감독에게 보냈다고 했다. 휘문고 농구부 출신인 배우 김택은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경기 영상을 보며 선수들의 행동과 습관을 연구했다. 일년 전 다른 대회에서 전국 최강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고에 경기에서도 매너에서도 진 부산중앙고가 6개월 출전 정지를 당하며 좌절을 맛본 뒤 리바운드를 잡아 오르듯 라이벌 팀들을 하나씩 밟고 올라서는 과정이 극적으로 그려진다. 한 명이 첫 경기에서 부상을 입어 5명이 교체 없이 8일간의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과정은 기적이라 불릴 만했다.장 감독이 그만 찍자는 컷 사인을 내지 못했고, 배우들이 현역 선수들인 상대 팀과 어쩔 수 없이 경기를 계속해야 했는데 이렇게 촬영된 장면들이 전체 경기 장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고 장 감독은 털어놓았다. 그렇게 촬영된 경기 장면은 박진감이 넘쳤다. 농구를 모르는 관람객들을 위해 실제 3X3 농구 선수이기도 한 박재민과 실제 해설위원인 조현일이 들려주는 내레이션이 이해를 돕는데 절묘했다. 경기가 어떤 상황인지, 선수 각자가 어떤 움직임으로 상대를 뚫어야 하는지 등을 일일이 일러줬다. 지나치면 몰입도를 해칠텐데 적절히 치고 빠졌다. 오죽했으면 하승진이 ‘어둠의 경로로’ 시사한 뒤 “미쳤다. 정말 농구인들이 보기에 어색하지 않고 모자라지 않게, 특히 선수들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관중 심기’ 등 세세한 디테일이 잘 그려져 있다”고 극찬했다고 장 감독이 들려줬다. 장 감독과 안재홍의 결합은 이 영화가 갖는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제작발표회와 시사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일관되게 느낀 것은 장 감독과 안 코치, 여섯 선수가 영화에서도 코트에서도 하나의 팀처럼 움직인다는 점이었다. 가장 감명깊었던 점은 경기 날 이른 아침, 관중석에 앉아 있는 강양현 코치와 코트 위의 기범이 눈을 마주치는 장면, 상대 팀이 된 센터와 강 코치, 그리고 남은 선수들이 눈을 마주치는 장면이었다. 혼연일체가 된 것은 좋으나, 경기 장면들이 조금 느슨한 느낌으로 처진 감을 지우기 어려웠다. 하지만 웃다가 훅 들어오는 감동의 달콤쌉싸래함은 마냥 좋기만 했다. 이 얘기를 굳이 해야 하나 싶긴 한데, 천기범은 지난해 1월 아주 불미스러운 일로 프로농구 판을 떠났다. 일본 농구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비교될 수 밖에 없는데 장 감독은 “억울하다. 우리 영화는 훨씬 오래 전에 기획됐다”고 또 너스레를 떤 뒤 “지금 우리나라 젊은 청년분들이 (우리) 작품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느끼고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고교생들을 비롯한 우리 청소년들이 얼마나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농구하며 살아보겠다고 열정과 패기를 과시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어쩌면 부산중앙고의 기적은 11년 전이니 가능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오늘 우리의 농구계, 나아가 체육계의 암담함을 떠올리며 리바운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내내 되새기는 122분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농구와 농구의 부활에 관심있는 이들이 많이 관람하고 기자와 다른 의견들을 쏟아내 주셨으면 좋겠다.
  • 시끌벅적 유쾌한 모험, 특수효과도 빛났다[지금, 이 영화]

    시끌벅적 유쾌한 모험, 특수효과도 빛났다[지금, 이 영화]

    친구들과 좋아하는 캐릭터를 하나씩 골라 모험을 떠난다. 도끼를 든 늑대, 방패로 무장한 해골 등을 물리치고 나아간다. 마침내 동굴에서 보스인 거대한 용과 대면할 때의 그 재미란. 29일 개봉하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1970~80년대생이 오락실에서 즐겼던 동명의 유명 게임을 실사화한 영화다.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 함께 모험을 떠난다는 설정만 두고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입혔다. 명예로운 기사였지만 도적이 돼 버린 에드긴(크리스 파인 분)은 부활의 서판을 얻고자 홀가(미셸 로드리게스)와 코린의 성에 잠입한다. 그러나 포지(휴 그랜트)와 소피나(데이지 헤드)의 배신으로 실패한 채 감옥에 갇힌다. 기발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 이들은 팀을 꾸리고 포지와 소피나에게 맞선다. 리더 에드긴은 전략 담당이지만 입만 살았다. 홀가는 괴력의 소유자지만 앞뒤 안 재고 저돌적이다. 실력이 뛰어나지만 재미라곤 하나도 없는 젠크(레게장 페이지), 소질 없는 마법사지만 우직한 사이먼(저스티스 스미스), 변신에 능하지만 아픔을 가진 도릭(소피아 릴리스)까지. 어딘가 하나씩 부족한 이들이 모이면서 점차 진정한 팀이 돼 간다. 장난스럽게 말을 내뱉고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묻어난다. 이상한 캐릭터들이 티키타카를 벌이면서 우주를 함께 모험하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 시리즈가 떠오르는 부분이다. 실제 ‘가오갤’과 ‘어벤져스’ 제작진이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 속 배경은 변신과 마법 등이 존재하는 고대 도시국가 네버윈터다. 특수효과가 얼마나 화려한지가 관건인데, 안심하고 즐겨도 좋다. 깊은 동굴에서 깨어난 거대하고 통통한 붉은 용 템버샤우드를 비롯해 돌을 뿜어 대는 용 라코르, 올빼미 머리와 깃털을 가진 곰 아울베어 등이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다. 여기에 로크논, 디스플레이서 비스트, 미믹 등 독특한 괴물들의 등장이 이어진다. 부활의 서판, 분리의 투구, 마법봉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마법 아이템 역시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액션의 질감이 나쁘지 않다. 가급적 거대한 화면으로 보길 권한다. 다만 예측이 가능한 줄거리는 단점일 수 있겠다. 무언가 깊은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고 머리 비우고 즐거운 여정을 따라가길 권한다. 신나는 이야기는 후속편에도 이어질 테니. 134분. 12세 관람가.
  • 피 한 방울 없는 복수의 끝은 일상이었다

    피 한 방울 없는 복수의 끝은 일상이었다

    뺑소니로 아들을 잃은 형사 류이재(허준석 분)는 아내까지 떠나 술로 세월을 보내다 전북 남원으로 전출된다. 다시 인연을 만나 새 출발을 하려 할 즈음, 뺑소니범 임학촌(이영석)과 맞닥뜨린다. 공소시효가 3년 지나 있었다. ‘악이 돌돌 말려 평범함이 돼 버린’ 학촌은 “세상 모든 일은 그냥 일어난다”며 뻔뻔스럽게 잊고 살라고 대꾸한다. 죽을 날이 가까워져 오자 학촌은 핏빛 어린 응징을 하라고 재촉하는데 이재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찬란한 복수를 완성한다. 29일 개봉하는 독립영화 ‘찬란한 나의 복수’는 각본의 짜임새가 돋보인다. 2008년 ‘달려라 자전거’로 이름을 알린 임성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임 감독은 지난 22일 간담회에서 “생의 한가운데 허우적거리는 남자를 떠올렸고, 그가 다시 시작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에서 각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요즘 유행하는 ‘복수 문법’과 다르다는 질문에 “처음에는 (핏빛) 복수로 시작했으나 고치고 쓰면서 이재가 일상을 되찾는 것으로 했다. 복수하는 인물은 과거에 지배당하기 마련이고, 일상을 되찾는 길은 용서하는 것밖에 없다. 이재에게 아름다운 일상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연극에서 잔뼈가 굵은 이영석 배우의 첫 장편 주역이다. 2003년 ‘선생 김봉두’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마더’, ‘박열’, ‘자산어보’ 등 수많은 영화는 물론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나의 아저씨’ 등 12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이영석은 “그동안 맡은 캐릭터는 폐지 줍는 할아버지나 경비였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인간이 나빠지면 어디까지 나빠지는지, 어디까지 착해질 수 있는지 무게감 있는 대사가 울림을 줬다”고 말했다.
  • MCU 빌런 정복자 캉 메이저스, 여성 폭행한 혐의로 한때 체포

    MCU 빌런 정복자 캉 메이저스, 여성 폭행한 혐의로 한때 체포

    마블 영화 ‘앤트맨: 퀀텀매니아(앤트맨3)’에서 빌런 정복자 캉 역을 맡은 배우 조나단 메이저스(33)가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일단 풀려났다. 정복자 캉은 타노스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주요하게 등장할 캐릭터라 그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메이저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첼시 지구에서 30세 여성과 말다툼을 벌인 후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보도했다. 폭행 당한 여성은 머리와 목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며, 경찰 조사 결과 메이저스의 집 안에서 싸움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경찰청(NYPD)은 메이저스를 구금하고 있다가 석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 여성이 직접 이날 오전 11시 14분쯤 911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해 현장에서 메이저스를 연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메이저스는 그날 밤 풀려났다고 NYPD 대변인이 AP 통신에 밝혔다. 메이저스는 폭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의뢰인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 빨리 이 문제가 정리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프리야 초드리 변호인은 “우리는 모든 혐의가 즉각 철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재빨리 증거들을 모아 지방검찰청에 전달하고 있다”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차량 안에서 촬영된 동영상, 운전자와 둘의 드잡이 장면을 지켜보거나 들은 목격자들의 진술, 혐의 내용을 취하하는 피해 여성의 서면 진술 등이다. 모든 증거들은 메이저스가 완전히 무고하며 어쨌든 그 여성을 폭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스는 2011년 ‘두 낫 디스터브’로 데뷔해 ‘몬태나’, ‘정글랜드’, ‘더 하더 데이 폴’ 등 다수의 작품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지난 2020년에는 드라마 ‘러브크래프트 컨트리’로 에미상 TV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에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디즈니+ 시리즈 ‘로키’에서는 정복자 캉의 또다른 버전 ‘계속 존재하는 자’로 등장했다. ‘앤트맨3’에서 새로운 빌런 정복자 캉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오스카 시상식 무대에 얼굴을 내민 지 2주 만에, 마이클 B 조던과 공연한 ‘크리드3’이 이달 초 개봉해 한참 흥행 몰이를 하는 시점이었다. 그는 오는 2025년 개봉하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타노스의 뒤를 잇는 최강의 빌런으로 나설 예정이었다.
  • 로맨스물 아님, 여러 갈래 상념에 젖게 하는 영화 ‘나의 연인에게’

    로맨스물 아님, 여러 갈래 상념에 젖게 하는 영화 ‘나의 연인에게’

    영화 초반 독일 유학 중인 튀르키예 출신 의대생 아슬리(카난 키르)와 파일럿을 꿈꾸는 레바논 출신 치의대생 사이드(로저 아자르)가 바닷물 속에서 무동을 태우며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보며 이런 결말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 그들에게도 이렇게 달콤한 밀어를 주고받던 연인,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영화 중반부터 비로소 들기 시작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독일 영화 ‘나의 연인에게’(원제 Copilot)는 바닷가 청춘들의 애정으로 출발한다. 때는 1990년대 중반. 불안정한 유학 생활 도중 아슬리는 사랑 하나만을 믿고 레바논 부잣집 아이라는 사이드와 결혼한다. 그런데 사이드가 차츰 이상하게 바뀌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내심 불안해 한다. 그러면서도 그의 진실을 믿으며 인내하고 기다린다. 사이드는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자신이 떠난 것조차 친구들과 심지어 시댁 식구들에게도 비밀로 해달라고 한다. 모든 세력이 염탐하고 감시하며 타협해 ‘중동의 빈’ 격이었던 베이르트의 시댁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사이드의 어머니를 비롯한 온 식구들로부터 경찰 심문처럼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다. 모든 희망이 사라질 즈음, 난데없이 사이드가 독일 집에 돌아와 용서를 빌고, 그를 사랑한 아슬리는 끝내 받아들이고 만다. 사이드는 어느날 미국 플로리다주로 가서 어릴 적 꿈이었던 파일럿 훈련을 받겠다고 다시 떠난다. 유전자 연구 일에 성가를 인정받던 아슬리가 플로리다를 찾았을 때 사이드는 힙합 문화에 젖은 채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나타나 아슬리를 안심케 만든다. 둘이 사랑을 싹틔울 때 사이드는 아슬리를 뒤에서 부둥켜 안고 부조종사로 임명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는데 정말로 훈련기에 아슬리를 태우고 그녀에게 조종간을 맡긴 채 함께 하늘을 난다. 꿈같은 미국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독일로 돌아와 수술을 받고 깨어난 아슬리, 사위가 조용해 수상쩍어 병원 복도로 걸어나오니 세계인이 깜짝 놀랐던 2001년 9월의 그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지 5년이 흘러 있었다.‘24주’와 ‘투 머더즈’를 연출한 앤 조라 베라치드 감독 작품이다. 단편 ‘성자와 창녀’가 80여개 영화제로부터 초청을 받아 주목받았던 베라치드 감독은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동성 커플을 다룬 첫 장편 ‘투 머더즈’는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특별상 ‘다이알로그 엔 퍼스펙티브’를 수상했다. 두 번째 작품인 ‘24주’는 낙태 문제를 다뤄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독일예술영화 조합상, 제67회 독일영화상 베스트필름 은상을 받을 정도로 사회가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을 스크린에 펼치는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검찰 수사를 받고 나오면서 사이드의 유품을 거부한 채 그가 남긴 편지 한 장만 들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읽는 장면이 마지막 장면인데 상당히 아름답고 묵직하다. 아, 그들에게도 저런 러브 스토리 하나쯤은 있었겠구나, 그런데 우리는 왜 그 점을 미처 생각해보지도 않았을까, 그런 사람들은 그런 아름다운 사랑 얘기 하나쯤 간직하고 그런 무서운 일을 벌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여러 갈래로 뻗어갔다. 짐작할 수 있듯 실화다. 그 충격적인 사건을 실행한 인물 중 한 명인 지아드 자라의 전기를 바탕으로 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의 여객기를 납치해 백악관과 미국 의회 의사당에 충돌하려 했다가 승객들이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바람에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광산에 추락했던 일을 그린 영화 ‘플라이트93’에 등장하는 조종사가 바로 자라다.엘리베이터 안에서 그의 목소리로 들려 오는 마지막 편지에서 사이드는 말한다. “내 신념을 믿는다. 이렇게 하면 세상이 바뀔 것이고, 더욱 많은 이들이 서로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지난 22년 동안 그의 신념이 틀렸음은 철저히 입증됐다고 보지만 그가 아슬리에게 약속한 사랑만은 한 치도 틀리지 않았을 것이라 응원하고 싶다.
  • ‘찬란한 나의 복수’ 촘촘히 엮은 임성운 감독의 화려한 입담

    ‘찬란한 나의 복수’ 촘촘히 엮은 임성운 감독의 화려한 입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촬영해 2년을 기다려 오는 29일 개봉하는 독립영화 ‘찬란한 나의 복수’를 지난 22일 시사하며 놀라고 또 놀랐다. 예산이 빠듯해 캐스팅에 많은 돈을 들일 수 없고 한정된 시간에 빨리 찍어야 하는 독립영화답지 않게 복수물 장르를 다루면서도 촘촘한 연출력이 빛났기 때문이다. 물론 각본이 워낙 좋았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또 뺑소니 사고로 아들을 잃고 13년이 흘러 범인과 맞닥뜨리지만 복수할 방법을 찾지 못해 절규하는 형사 류이재를 완벽하게 소화한 허준석 배우, ‘악이 돌돌 말려 평범 자체가 된’ 범인 임학촌을 연기한 이영석 배우의 존재감도 대단했다. 기립박수를 보내고픈 마음이었다. 영화를 시사하는 내내 감탄했는데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임성운 감독에 다시 놀랐다. 말솜씨가 대단했다. 자신이 쓴 각본을 연출했으니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으나 연출 의도와 디렉팅 과정, 촬영 에피소드를 들려주는데 정말 막힘이 없었다. 내공을 단단히 쌓아올린 노작가가 들려주는 듯하면서도 기자들이 뽑아 쓸 만한 멘트를 툭툭 던져주기도 했다. 2008년 ‘달려라 자전거’ 이후 15년 만에 장편을 연출한 그의 멘트를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함께 간담에 나선 허준석, 이영석, 소현 역의 남보라와 얽힌 얘기는 양념으로 넣는다.-작품을 구상한 계기는. 조금 오래 됐다. 어느날 문득 생애 한 가운데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남자가 떠올랐다. 마흔 살이라 나도 생애 한 가운데 서 있구나, 굉장히 막막하고 뭔가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 남자는 여기서 빠져나가면 뭘하고 싶어 할까, 일상을 되찾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일상을 잃어버리기 전에는 평범하고 보잘 것 없고 하찮고 지루하다고 느끼며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저는 이 남자의 일상을 철저하게 파괴하는 데서 영화를 시작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 남자가 생애 한 가운데에서 삶의 무게를 못 이겨 빠져나가지 못하고 저 깊은 심연으로 빠져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해 봤다. 그랬더니 저 심연 깊은 곳에는 괴물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괴물은 이재를 집어삼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재를 자신처럼 심연을 지키는 괴물로 만들고 싶어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임학촌이란 캐릭터를 떠올렸다. -캐릭터가 강한 작품이라 감독이 어떤 점에서 세 배우를 캐스팅했을지 궁금하다. 이재의 키워드는 분노였고요, 13년 동안 분노를 가슴에 머금고 살아가는 연기를 누가 잘해줄 수 있을까 쭉 찾아봤다. 우연히 ‘멜로가 체질’ 드라마를 보다 허준석 씨가 나오는 것을 봤다. 대사를 끊어 치는 리듬이 남달랐다. 에너지가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어 연락했다. 처음에 이탈리아 종마 한 마리가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숀펜을 좋아하는데 닮은 점이 보였고, 무엇보다 분노를 표현하려면 에너지가 전달돼야 하는데 제격이다 싶었다. 소현이란 캐릭터는 이재에게 갈 길을 지시하는 등대 같은 컨셉트였다. 그런데 이재와 삶의 고통이 교감되고 그러면서도 어린 나이인데도 이재를 끌어줄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씨에게 연락했다. 학촌이란 캐릭터는 고민을 가장 많이 했는데 제일 먼저 캐스팅을 했다. 악이 돌돌 말려 이제 마침내 평범해졌다는 설정인데 솔직히 이게 말이 쉽지, 누가 이것을 연기하겠어? 한니발 렉터처럼 사람을 죽이고 먹느냐 이런 설정도 아니고, 칼로 사람을 죽이거나 하는 끔찍한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자기가 나쁜 놈이라는 사실을 대사로 다 표현해줘야 했다. 그래서 대화 장면만으로 멘탈을 박살내는 연기를 해주셔야 되는데 고민을 제일 많이 했다. 아무래도 많이 알려진 사람보다는 숨은 고수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배우들을 좀 찾으려다 영석 선배를 뵙게 됐고 제안을 드렸는데 금방 오케이를 해주셨다.-자극적인 복수극이 유행이 되다 시피 한데 조금 다른 결말이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몇 번 많이 고쳐 쓰고 하는데 임학촌을 죽이는 설정도 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듯 주인공 이재가 원하는 것은 일상을 되찾는 것이라고 했을 때 임학촌을 죽이게 되면 형사인 이재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생각했다. 사실 복수라는 것은 과거 일에 대한 응징이다. 어떤 복수극이든 사실 복수를 하는 주인공들은 과거에 얽매여서 산다. 다시 과거의 지배를 받는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인데 나의 미래를 위해, 나의 일생을 되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용서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재에게 아름다운 일상을 선물해 주고 싶어 용서를 선택하게 됐다. 이영석을 디렉팅하면서 느낌을 되돌려 본다면. 가장 착한 사람, 저 사람이 과연 이런 사건을 저지를 수 있을까 생각하지도 못한 사람, 그런 사람이 아니야 느끼게 만들고 싶었다. 일상에서 착한 사람이지만 나쁜 사람이란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복싱이라는 소재가 영화 속에서 크게 활용 되는데. 싸우지만 룰은 지킨다. 그런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해선 안되는 행동이 있고, 허용되는 규칙이 있다. 이재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복싱 장면을 이틀 동안 찍느라 허준석 배우와 벙어리 고아 복서(신원호) 두 배우가 아주 고생했다. 미안하고 고맙다. 2년이나 개봉이 미뤄져 힘들었겠다. 코로나 때 촬영했는데 힘들었다. 이재의 집을 맨 처음 찍기로 했는데 나흘 전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해 빌라 단지 전체가 격리돼 버렸다. 일단 촬영을 진행하며 헌팅 팀은 그날 그날 돌며 대체 장소를 물색해야 했다. 배우 감정선을 따라 촬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 일정을 짰는데 모든 것이 뒤엉켜 버렸다. 묵묵히 따라준 배우들, 스태프들 정말 고맙다. 중심 장소가 전북 남원이고 마지막에 속초로 떠난다. 어떤 의미가 있나. 제가 몇 달 남원에 머물렀다. 지리산이 굉장히 좋았다. 뭔가 굉장히 포근하고 또 춘향의 고향이다. 사랑이 이뤄진다면 이곳에서야 되겠다 싶어 춘향의 고향인 남원에서 일상을 되찾게 해주고 싶었다. 속초는 바닷가란 점이 중요했다. 화면에는 지리산의 풍광이 나오며 파도 소리가 들리는 엇박자였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렇게게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를 조합시키면 조금 더 새롭지 않을까 생각했다.간담회에서 이영석 배우는 “대본을 받아봤을 때 ‘왜 내가 캐스팅됐지’ 반문했다. 저는 이런 (악역)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말이죠. 늘 제가 받았던 건(캐릭터는) 폐지 줍는 할아버지 아니면 경비였거든요. 이번 작품은 한 인간의 잔인한 복수, 인간이 나빠지면 어디까지 나빠지는지 무게감 있는 대사가 울림을 줬다”고 말했다. 2003년 ‘선생 김봉두’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영화 ‘마더’, ‘박열’, ‘항거’, ‘자산어보’ 등 수많은 영화는 물론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 생활’, ‘나의 아저씨’, ‘지금부터, 쇼타임!’ 등 12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해 왔다. 이번 작품만큼 묵직한 무게를 느끼게 하는 비중은 없었을 것인데 그는 놀라운 힘과 집중력으로 드라마 후반을 떡하니 끌고 간다. 참, 또 하나, 묵묵하고도 굳건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그룹 ‘3호선 버터플라이’의 리더 성기완이 음악을 맡아 잔잔한 울림으로 찬란한 복수극에 선율을 더한다는 점을 빠뜨리지 말아야겠다.
  • 도민사회 분열…또 분열… 4·3은 아프다

    도민사회 분열…또 분열… 4·3은 아프다

    75주년 4·3추념식을 앞두고 4·3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일부 극우단체 현수막으로 인해 도민사회가 분열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제주도교육청이 23일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이날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는 제주4·3유족회, 제주4·3평화재단 등 4·3 기관·단체들이 ‘제주4·3의 진실을 왜고하는 행위를 당장 멈추라’는 공동기자회견문을 냈다. 일부 일부 극우 단체들이 제75주기 제주4.3 추념일을 앞두고 도내 약 60여곳에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여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는 4·3을 왜곡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로 인해 도민들은 하필이면 4·3을 추념하는 주간에 되레 지역사회의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특히 “어떤 발언은 망언이되고 어떤 발언은 진실이 된다”면서 “모두가 공감하는 발언을 해야 하는데 국가가 만든 희생자 추념식을 앞둔 제주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날 행정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와 입법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공동입장문을 통해 “제주4·3은 온 국민이 함께 만들어 낸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역사”라며 “제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을 앞둔 시기에 4·3이 맹목적인 이념사냥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오영훈도지사, 김경학 도의회의장, 김광수도교육감은 한 목소리로 “4·3은 2000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후 7번의 개정을 이루고, 2003년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이어 2022년부터 국가 차원의 추가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등 여·야와 전 국민의 합의로 이뤄낸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의 기록”이라며 “지역사회의 반목과 갈등을 일으키고, 역사를 왜곡하는 현수막을 내리고 화해와 상생의 손을 맞잡아 다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고 요구했다. 이어 “4·3의 아픔과 고통은 70여 년 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지금도 난무하는 증오와 적대는 4·3을 통한의 과거로 끌어내리고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서 추념식에 참석해 국민의 통합을 이끌고, 낡은 이념의 갈등을 종결시켜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또한 제주4·3유족회, 제주4·3평화재단 등 4·3 기관·단체는 “오늘 이 자리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섰다. 70주년 추념식에서부터 제주에 봄이 온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던 제주4·3의 봄은 어디로 가고 손가락 총으로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던 그 엄동설한 시절이 다시 부활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국민의힘 최고의원으로 출마한 태영호 국회의원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제주4·3을 김일성 지시설로 덮어씌우더니, 우리공화당 등 극우보수정당과 단체에서 제주 전 지역에 제주4·3을 악의적으로 왜곡선동하는 현수막을 설치하였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노하고 비통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3년에 발간된 제주4·3사건진상보고서는 제주4·3특별법에 의한 최고 의결기구인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정식으로 채택한 보고서”라며 “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법무부장관·국방부장관·행정자치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기획예산처장관·법제처장과 제주도지사 그리고 국무총리가 위촉하는 유족대표, 관련전문가 등 20여 명으로 구성되었다. 그만큼 공신력이 있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 어디에서도 북한의 지령설, 공산폭동이라는 용어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어찌하여 법 준수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보수정당과 보수단체에서 국가에서 공식 채택한 보고서를 부정하고 제주4·3을 왜곡하는 만행을 통해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심지어 태영호 국회의원은 북한에서 그렇게 배웠다고 주장하는데 북한에서 배운 것을 아직도 신봉하는 자가 어찌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 4·3기관 단체들은 “4·3의 진실을 왜곡하고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는 악의적 선동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고, 4·3단체·시민단체와 연대하며 싸워 나갈 것”이라며 “▲극우단체는 현수막을 당장 철거하고 제주도민과 4·3유족에게 사과하라 ▲제주4·3의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당장 멈춰라 ▲제주4·3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을 중단하라 ▲국회는 제주4·3특별법의 왜곡 및 명예훼손 처벌조항을 당장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4·3기관 단체들은 이날 “4·3의 진실을 왜곡하는 내용에 대한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며 “현수막을 당장 철거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 장기 상영·큰 화면·전작 관람까지…‘마니아’ 위한 ‘취저’ 영화 봄바람

    장기 상영·큰 화면·전작 관람까지…‘마니아’ 위한 ‘취저’ 영화 봄바람

    몇 주간의 극장 상영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이왕이면 큰 화면으로 보고 싶다. 전작들도 극장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이 바라는 것들이다. 팬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영화들이 눈길을 끈다.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동양 배우 최초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등 7개 상을 싹쓸이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최장기 상영’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12일 개봉한 뒤 11월 23일 확장판 추가 개봉에 이어 이달 1일 다시 개봉하면서 22일 현재까지 161일 상영 기록을 이어 가고 있다. 23일이면 2위였던 ‘과속스캔들’ (2008)을 넘어서고, 실사 영화 가운데 181일로 가장 긴 기록을 세운 ‘라라랜드’(2016)와 3주 정도 차이만 남겨 두게 된다. 배급사 측은 “실사 영화 최장기 상영으로 관객들과 오랜 시간 스크린을 통해 만날 예정”이라고 의지를 보였다.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다음달 5일부터 대화면인 ‘아이맥스’로 상영관을 늘려 ‘연장전’에 나선다. 1990년대 연재하던 만화를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경기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장점을 커다란 화면에서 최대한 살려 관객을 더 모으겠다는 의도다. 배급사 측은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경기를 고해상도의 큰 스크린으로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농구공 튀기는 소리, 경기장 바닥을 밟는 신발 소리 등 미세한 음향까지 잡아 내는 디지털 서라운드 음향 시스템을 내세웠다. 다음달 초에는 일본 성우들을 한국으로 초청한다. 엔딩 주제곡 ‘제Zero감’(第ゼロ感)을 부른 가수도 함께 불러 라이브 공연 등으로 주목도를 높일 계획이다.영화 ‘존 윅’은 다음달 초 4편 개봉을 앞두고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3편을 모두 만나 볼 수 있는 ‘존 윅 위크’를 진행한다. 조직에 쫓기는 고단한 킬러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2015년 1편 개봉 이후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2017년 ‘존 윅리로드’가 전 세계 누적 수익 1억 7000만 달러(약 2223억 6000만원), 2019년 개봉한 ‘존 윅 3: 파라벨룸’은 전편의 2배에 이르는 3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편에서는 자신의 개를 죽인 조직에 복수하는 내용이었지만, 3편까지 이어지며 이야기도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배급사 관계자는 “현재 멀티플렉스 3사와 협의를 마치고 1~3편의 구체적인 개봉 일정을 세우고 있다”면서 “점점 커지는 영화의 세계관을 파악하고, 주연인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 변천사를 함께 볼 수 있다. 기존 팬들뿐만 아니라 전편을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 착한 곰돌이 푸가 살인마로, 영화 ‘피와 꿀‘ 홍콩·마카오 상영 취소

    착한 곰돌이 푸가 살인마로, 영화 ‘피와 꿀‘ 홍콩·마카오 상영 취소

    영국 공포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이 홍콩과 마카오에서 상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배급사가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홍콩의 영화 상영 취소를 가장 먼저 보도한 것은 로이터 통신이었다. 이 영화를 홍콩에서 23일 개봉하려고 23개 상영관 계약을 마쳤던 무비매틱은 21일 상영관들이 영화를 상영하지 못한다고 돌변하는 바람에 상영을 포기했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BBC는 이 영화의 홍콩 배급사 VⅡ 필라스 엔터테인먼트와 홍콩 정부가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답을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 프레이크워터필드 감독은 로이터에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며 “(홍콩)극장들은 상영에 동의해놓고 모두 개별적으로 하룻밤 새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는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기술적 이유를 주장하지만 기술적 이유는 없다”며 “이 영화는 전 세계 400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홍콩의 30여개 스크린에서만 문제를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곰돌이 푸 캐릭터를 시 주석에, 호랑이 티거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빗대 일부 누리꾼들이 밈(meme) 풍자놀이를 하자 해당 캐릭터를 검열 대상으로 삼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 뒤 푸의 이미지를 시 주석 체제에 반대하는 상징으로 이용하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곰돌이 푸는 영국 작가 AA 밀른이 1926년 출판한 동화에 등장시킨 캐릭터로 원래 이름은 ‘위니 더 푸’(Winnie-the-Pooh)다. 디즈니 저작권은 첫 사용된 지 95년 뒤에 만료돼 지난해 첫 날부터 누구나 자유롭게 이 캐릭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해서 공포 장르로 비튼 실사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푸와 피글렛이 인간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버림받은 후 인간을 무자비하게 잡아먹는 사나운 곰과 돼지로 변한다는 내용을 전한다. 누리꾼들은 “실사영화로 푸를 볼 수 있다니 매우 기대된다”는 반응과 “어린 시절 푸를 보고 자란 사람으로서 순진한 푸를 살인마로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등의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아이들에게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프레이크워터필드 감독은 “푸와 피글렛이 차츰 동물 본연의 야생적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을 그린다”며 “영화가 무섭지만 한편으로 푸가 차에 올라타는 장면 등 재미있는 장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홍콩에서는 2021년 ‘국가안보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영화의 상영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당국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지지하거나 미화한다고 판단할 경우 이미 상영 허가를 받은 영화라도 허가를 취소하고 상영을 금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홍콩 국제영화제에서 두 편의 영화가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 상영되지 못했다. 로이터는 ‘곰돌이 푸: 피와 꿀’의 상영 취소가 홍콩 당국이 이날 개막한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미술장터)인 ‘아트 바젤 홍콩’을 통해 문화적 허브로서의 이미지를 홍보하려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사실을 지적했다.한편 ‘곰돌이 푸: 피와 꿀’에는 티거가 나오지 않는데 미국 연예매체 스크린랜트에 따르면 지난해 푸와 피글렛의 저작권은 만료됐지만 티거를 포함한 다른 캐릭터는 아직 만료되지 않아 티거를 살인마로 만들 수 없었다. 티거의 저작권은 내년에 만료되고 2편을 제작해 내년에 개봉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2편에서는 티거를 만날 수도 있다. 미국에서 지난달, 영국에서 이달 개봉했는데 국내에서는 다음달 개봉한다. 로튼토마토 평점 4%에 그쳐 신통찮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흥행 성적은 그야말로 대박이다. 개봉한 지 얼마 안돼 2편 제작이 결정된 것도 워낙 흥행 성적이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 이인규 “盧 뇌물 사실” 후폭풍…“2차 가해” “검사왕국” [이슈픽]

    이인규 “盧 뇌물 사실” 후폭풍…“2차 가해” “검사왕국” [이슈픽]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었다는 취지의 책을 출간하자 정치계 안팎에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노무현재단은 17일 이 전 중수부장의 회고록과 관련해 첫 공식입장을 내고 “고인과 유가족을 향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재단은 입장문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치검사가 정치공작의 산물이며 완성되지도 않았던 검찰 조사를 각색해 책으로 출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단은 또 “책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정치수사 가해자인 전직 검사 이인규 씨에게 2차 가해 공작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 이인규 “충분한 증거 확보…‘시계는 빼자’ 해” 이 전 부장은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라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수뢰 혐의를 세세하게 언급하면서 이를 ‘다툼없는 사실’로 규정했다. 권양숙 여사가 고 박연차 회장에게 피아제 남녀 시계 세트 2개(시가 2억550만원)를 받은 사실은 다툼이 없고, 재임 중이었던 2006년 9월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전달됐음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이 중수부장실에서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팔리잖아’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황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무어라 답변해야 좋을지 난감했다”며 “사전에 보낸 질문지에 명품 시계 수수 부분이 들어 있지 않아, 검찰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한말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2007년 6월 29일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과 공모해 청와대에서 정상문 당시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에게 100만 달러, 그해 9월22일 추가로 40만 달러를 받은 사실도 인정된다고 이 전 부장은 주장했다. 이는 아들 노건호 씨 미국 주택 구입 자금 명목이라고 회고록에 적었다. 이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당시 중수부 1과장·노 전 대통령 수사 주임검사)에게 ‘검사님, 저나 저의 가족이 미국에 집을 사면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이 가만히 있겠습니까’라고 했다고 이 전 부장은 주장했다. 또 2008년 2월 22일에는 건호씨와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 회장에게 500만 달러를 받았고 사업명목으로 사용한 것 역시 ‘다툼이 없다’고 적었다. 정 전 비서관의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원 횡령은 단독 범행이라고 본인이 주장했지만, 노 전 대통령이 공모한 범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검찰은 이런 혐의로 노 전 대통령을 기소해 유죄를 받아낼 충분한 물적 증거를 확보했지만 그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처리된 것이라고 했다. ● 노무현재단 “盧, 재임 중 전혀 몰라…2차 가해” 이와 관련해 노무현재단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권 여사가 고 박 회장에게 시계를 받고, 노 전 대통령 재임 중 뇌물로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박 전 회장이 회갑 선물로 친척에게 맡겼고, 그 친척이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권 여사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야 시계의 존재를 알고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재단은 권 여사가 아들 노건호 씨 주택자금 명목으로 노 전 대통령과 공모해 박 회장에게 140만 달러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이 전 중수부장이 주장한 대목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재단은 “권 여사가 타향살이하는 자녀들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해달라고 정상문 전 비서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에게 100만 달러를 빌린 것이 사실”이라며 “이 역시 노 전 대통령은 몰랐던 일”이라고 했다. 정 전 비서관의 특수활동비 횡령이 노 전 대통령과 공모한 범죄라는 주장에도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전혀 몰랐고, 일체 관여한 바가 없다”고 재단은 밝혔다. 민주당도 이 전 중수부장 회고록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안하무인 검사왕국에 분개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이 전 부장이 회고록을 내더니 고인의 명예를 또 한 번 짓밟았다”고 지적했다. ● 이재명 “검사왕국 되니 낯부끄러운 줄 몰라” 이 대표는 “우리는 허망하게 노 전 대통령님을 보내야 했던 논두렁 시계 공작 사건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검찰은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유출하며 전직 대통령을 범죄자로 낙인찍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작 수사를 벌이고 정치보복·여론재판과 망신 주기에 몰두한 책임자가 바로 이인규”라며 “어디 감히 함부로 고인을 입에 올리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제아무리 ‘유검무죄 무검유죄’, ‘만사검통’의 시대가 됐다지만, 궤변이 진실로 둔갑할 수는 없다”며 “인륜과 도리를 저버린 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역사의 심판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전 부장이 회고록을 통해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 전 부장은 언론에 피의사실을 흘리며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고 간 정치검사가 검사 정권의 뒷배를 믿고 날뛰는 행동”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변호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선 “왜 전관예우를 활용하지 않았냐는 거다. 쉽게 말해 왜 검사들 접촉해 정보도 얻고, 방향을 협의하지 않았냐는 것”이라며 “정치검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윤 의원은 반박했다. ● 이인규, 文 거론…윤건영 “정치검사의 전형” 이 전 부장은 회고록에서 서거의 책임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상당 부분 돌렸다. 이 전 부장은 “문재인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일주일 동안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키지 않았다”며 “주위를 둘러봐도 가까운 사람들 모두 등을 돌리고, 믿었던 친구이자 동지인 문재인 변호사마저 곁에 없었다. 이것이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쌓고 슬픔과 원망과 죄책감을 부추기는 의식을 통해 검찰을 악마화하고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지요 친구인 노무현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변호인으로서 의견서 한 장 내지 않았고 수사 내용을 파악해 수사 담당자들과 의견 조율도 한번 없었다며 문 전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이 결국 노 전 대통령을 서거를 막지 못했다고 주장을 펼친 것이다. ● “논두렁시계 배후는 국정원” 이인규, SBS 명예훼손 무혐의 한편 ‘논두렁 시계’ 보도 배후에 국가정보원이 있다고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이 전 부장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박혁수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28일 이 전 부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 전 부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해볼 때 SBS 보도의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발언했다가 2018년 11월 SBS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검찰은 이 전 부장의 발언이 ‘사실 적시’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을 표시’한 것으로 보고,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논두렁 시계’ 논란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한창이었던 2009년 4월 22일 KBS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에게 스위스 명품 시계를 뇌물로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면서 시작됐다. SBS는 그해 5월 13일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집사람(권양숙 여사)이 봉하마을 논두렁에 (시계를) 내다 버렸다’는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같은달 23일 서거했고, 이 전 부장을 비롯한 당시 검찰이 해당 보도의 유력한 배후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전 부장은 논란이 계속되자 미국에 체류 중이던 2018년 입장문을 통해 KBS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뤄진 것이며 SBS 보도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SBS는 보도 경위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를 통해 해당 보도가 국정원의 개입 정황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전 부장을 고소했다. 이 전 부장은 회고록에서도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가 국정원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정확한 진술은 ‘집사람이 수사가 시작된 후 밖에 내다 버렸다’로, ‘논두렁’은 수사 기록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장은 또 보도 배후가 국정원이라는 근거로 두 개의 확인서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책에 적었다. 2019년 11월 낸 첫번째 확인서는 ‘2009년 4월 22일 KBS 보도는 국정원에서 취재한 것’이라는 내용으로, 보도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KBS 고대영 전 사장이 작성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확인서는 2022년 1월 14일 이종태 전 국정원 대변인의 발언으로, SBS의 논두렁 시계 보도에 대해 ‘(원세훈) 원장 측근에 있는 정보비서관의 작품’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이 전 대변인이 자신에게 직접 한 말로, 당시 동석자의 확인서를 받아 검찰에 제출했다고 이 전 부장은 책에 적었다. 이 전 부장은 “소환도 하지 않고 무혐의할 사안을 4년이나 끈 검찰의 정치적인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등 좌파 사람들은 내가 노 전 대통령을 논두렁 시계 등으로 모욕을 줘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는데, 무혐의 처분을 하면 그 주장의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존 윅 4’ 곧 개봉하는데 랜스 레딕 61세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존 윅 4’ 곧 개봉하는데 랜스 레딕 61세에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 시리즈 네 편 모두에 깍듯하지만 뭔지 모르게 무서운 흑인 호텔 지배인으로 출연했고, TV 드라마 ‘더 와이어’와 ‘프린지’에도 얼굴을 내밀었던 랜스 레딕이 61세 한창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고인의 법률 대리인 제임스 호른스타인은 17일(현지시간) 아침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자연사했다고 알려왔다고 LA 타임스가 전했다. 홍보 대리인 미아 핸센은 “고인이 무척 그리울 것”이라며 “어려운 때 가족들의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주문했다. 가수 퀘스트러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네. Rip(영원한 안식을) Lance Reddick”이라고 적었다. 시리즈 ‘블랙리스트’의 제작자 프랭클린 레너드는 “랜스 레딕이 가버렸네. 제길”이라고 황망한 마음을 어쩌지 못했다. 1962년 6월 7일 태어난 그는 볼티모어에서 자라나 음악을 배우기 위해 저유명한 피바디 콘서바토리에 입학했다. 한때 뮤지션으로 전도유망했으며 뉴욕 로체스터에 있는 이스트먼 음악학교에서 수학했다. 그 뒤 예일 대학에서 연기를 공부해 1994년 졸업했다. 영화 리뷰 전문 웹사이트 IMDb에 따르면 첫 연기 경험은 1996년 TV 시리즈 ‘뉴욕 언더커버’였다. 이 때 인상적인 연기로 다른 시리즈와 영화 등에 단역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1998년 ‘Great Expectations’와 ‘웨스트 윙’ 등이었다. 2000년 그는 ‘오즈(Oz)’에서 죄수 데스먼드 모베이 역할을 맡았는데 실제 잠입한 것이 드러나 고문받은 경찰이었다. TV 일이 계속 들어왔다. ‘로 앤 오더’ 프랜차이즈에도 출연했고, 2002년 HBO 채널의 ‘더 와이어’에 세드릭 대니얼스 경사로 첫 출연했다. 고인은 2009년 LA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그 인물은 정말 어려웠다. 난 그를 단단히 묶어뒀다. 그는 아주 절제되고 분석적이지만 많은 분노를 갖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2008년 이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대니얼스 경사를 연기했고, 그는 곧바로 폭스의 ‘프린지’로 넘어가 연방수사관 필립 브로일스를 안나 토브, 조슈아 잭슨, 존 노블 등과 함께 연기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시리즈는 계속됐는데 이 기간 그는 ABC의 ‘로스트’, 비디오게임 ‘페이데이(Payday) 2’ 등에 출연했다. 2014년에는 게임 프랜차이즈 ‘데스티니’에 목소리 연기를 하기도 했다. 같은 해 영화 ‘존 윅’의 차론 지배인으로 처음 출연해 4월 국내 개봉하는 ‘존 윅 4’에까지 나온다.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질 것 같다. 레딕은 또 아마존 시리즈 ‘보슈(Bosch)’에도 어빈 어빙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2021년 막을 내렸는데 티투스 웰리버, 제이미 헥터, 에이미 아퀴노 등과 호흡을 맞췄다. 최근 몇년에도 레딕은 비디오게임 속편 ‘Horizon Forbidden West’와 ‘데스티니 2’에 목소리로 출연했고, 넷플릭스 시리즈로 각색된 ‘레지던트 이블’에도 출연했다. 죽음을 맞기 얼마 전까지도 존 윅의 스핀오프인 ‘발레리나’와 디즈니+ 시리즈 각색물 ‘퍼시 잭슨과 올림피안’ 출연 얘기가 오가고 있었다. 고인은 LA 타임스에 자신의 연기 경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것(연기 경력)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 이상을 평가하게 만든다. 내가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든다. 조금 더 나아지지 않으면 진전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유족으로는 2011년 결혼한 스테파니 레딕, 둘 사이의 어린 자녀 이본 니콜과 크리스토퍼를 남겼다.
  • 김기현 “격주로 만나자” 이재명 “비상경제회의 구성하자”

    김기현 “격주로 만나자” 이재명 “비상경제회의 구성하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첫 회동에서 민생 문제에 협력하자는 뜻을 모았다. 두 사람은 필요할 때마다 만나 현안을 논의하자고는 했으나 여야 대치 국면 등을 감안하면 덕담 이상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김 대표는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찾아 30분가량 대화했다. 여야 대표 회동은 지난해 8월 31일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과 이 대표가 만난 뒤 6개월여 만이다.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 붕괴로 추가 만남은 없었다. 김 대표는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잘하기 경쟁해 보자’고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봤다. 전적으로 100% 공감한다”며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다른 건 사실이지만 민생 문제나 국가 안전 보장과 같은 국민 삶을 지키는 기본적인 문제에는 마음을 늘 같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선 축하 인사를 전했던 이 대표는 “민주당을 빠른 시간 내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환영한다”며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정치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이 아니고 국민 삶을 챙기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격주 단위의 여야 대표 회동 또는 식사와 비공개 형태의 협의 대화 채널을,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공통공약 추진단과 여야 비상경제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비공개 회동에서는 이 대표가 2021년 대장동 의혹 공세를 펴는 김 대표를 향해 “봉고파직(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함)에 더해 남극에 위리안치(죄인을 귀양 보내 집 둘레에 가시로 울타리를 쳐 외부와 차단하는 형벌)를 명하도록 하겠다”고 공격했던 것도 거론됐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제가 (이 대표에게) 봉고파직, 위리안치를 말하니까 웃으시더라”며 “전에 경쟁하던 시절과 달라서 당대표가 되면 서로 지켜야 할 선도 있고, 소통과 공감을 넓혀야 하니까 과거 얘기로 논란을 벌일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이날 이명박(MB) 전 대통령도 예방했다. MB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를 찾은 김 대표에게 “정부와 당이 단합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MB는 또 내년 총선과 관련해 “편 가르기 하지 말고 역량을 갖춘 사람을 잘 공천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韓영화 부진 심각, 2월 점유율 집계 후 최저…오죽하면 ‘개봉 지원’

    韓영화 부진 심각, 2월 점유율 집계 후 최저…오죽하면 ‘개봉 지원’

    지난달 한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 점유율이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2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19.8%, 매출액 점유율은 19.5%를 기록했다. 관객 수는 127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월의 7.4%에 그쳤다. 지난 1월 319만명에서 무려 71.5%가 줄었고, 지난해 2월과 비교해 11만명(7.7%)가 줄었다. 매출액은 134억원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월의 9.2%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7억원이 늘어 5.5% 증가했지만 한 달 전의 315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70.1%가 줄어든 금액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 영화의 부진에 대해 “팬데믹 이전의 2월은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 영화가 흥행하는 시기로 국산 작품이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는 성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설 연휴는 1월이었는데 이 때 개봉한 국내 작품의 누적 관객 수는 ‘교섭’ 172만여명, ‘유령’ 66만여명에 그치면서 2월까지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외국영화는 지난 한 달 매출액 556억원, 관객 수 515만명을 모아 한국 영화보다 4배 이상 높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한국 영화와 외국영화를 포함한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는 1월과 비교해 모두 4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2월 전체 매출액은 691억원, 관객 수는 642만명으로 각각 전월 대비 44.3%(550억원), 42.9%(483만명) 줄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월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6.3%, 관객 수는 28.8% 수준이다. 지난달 최고 흥행작은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1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위는 마블 스튜디오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로 1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 달 동안의 한국 영화 전체 매출액이 2위를 차지한 외화 한 편에도 못 미친 것이다. 개봉 25주년을 맞아 재개봉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타이타닉’은 지난 한 달 매출액 65억원으로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 전체 흥행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문제는 한국 영화의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3월 집계는 다음 달 나올 것이고, 4월은 이른바 극장가의 보릿고개이기 때문이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중앙 등 멀티플렉스 3사가 한국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내 작품의 개봉 지원에 나서는 것도 이런 위기의식의 발로다. 이날 한국영화관산업협회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3사는 내달 개봉을 앞둔 영화 ‘리바운드’, ‘킬링로맨스’, ‘드림’ 등 세 작품의 배급사에 개봉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원금은 관람객 1인당 최대 2000원으로, 각 작품의 누적 관객수에 따라 산정한 금액이 추후 지급된다. 한국영화관산업협회는 “4월은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 시즌이고 설 연휴부터 최근까지 한국영화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은 배급사들이 작품 개봉을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 영화산업은 이렇다 할 개봉작이 없어 관람객이 감소하고, 산업 전반이 악화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원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장항준 감독의 신작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고교농구대회에 출전한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수리남’의 권성휘 작가와 ‘킹덤’의 김은희 작가가 각본을 집필했으며, 배우 안재홍·이신영·정진운 등이 출연한다. 이하늬·이선균·공명이 주연한 ‘킬링로맨스’는 같은 달 14일 관객을 만난다. 연예계를 은퇴한 톱 스타가 열혈 팬과 함께 잃어버린 자신의 인생을 되찾기 위해 컴백을 모의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다. ‘남자사용설명서’(2017)의 이원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드림’은 천만 영화 ‘극한직업’(2018)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전직 축구선수 감독과 오합지졸 노숙자 국가대표팀의 홈리스 월드컵 도전기를 그리며 박서준과 이지은(아이유)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다음달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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