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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베를린-아카데미 화제작 한국 극장가서 본선대결?

    요즘 국내 극장가는 ‘영화제 중’이다.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수상작부터 베를린국제영화제 출품작,다음달 25일에 있을아카데미 수상 대기작에 이르기까지 화제작들이 개봉경쟁에들어갔다. 24일 동시에 첫 테이프를 끊을 작품이 ‘초콜렛’과,지난해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뮤지컬드라마 ‘어둠 속의 댄서’.이들이 주요 개봉관을 나눠먹기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개봉관 ‘싹쓸이’가 점쳐지는 작품은 앞으로 줄줄이다.올베를린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일찍이 화제 만발했던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한니발’은 흥행파장이 대단할 조짐이다.‘양들의 침묵’후속편으로,잔인한 장면이 많다는 이유로영상물등급위원회의 수입불가 판정을 받은 상태.그러나 재심을 청구한 국내 직배사 UIP측은 “27일 재심에서 수입판정이나면 3월중 개봉할 것”이라고 단단히 벼른다.충무로에“‘한니발’을 피하자”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판이다. 사디즘의 창시자인 사드 후작의 일대기를 그린 ‘퀼스’도곧 개봉된다.제프리 러쉬가 주연한 이 영화도이번 베를린영화제에 나갔다. 개봉 날짜를 잡아뒀거나 한창 배급망을 물색중인 영화도 많다.아카데미 5개 부문에 올라 있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트래픽’은 3월10일로 개봉이 확정됐다.아카데미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까지 가세했다.직배사인 콜럼비아 트라이스타는 지난해 가을 이미 국내개봉한 영화를 3월3일 서울지역 5개 개봉관에서 재개봉하는 ‘이변’을 연출한다.아카데미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러브스토리 ‘말레나’도 개봉일을 조율중이다. 2∼3월 극장가는 한마디로 ‘시네마 천국’이다.나쁠 거야없다.하지만 “극장이 영화제 출품작 프리미엄을 챙기려는수입사들의 각축장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좋은영화를 느긋하게 감상할 여유를 뺏긴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황수정기자
  • [공직인맥 열전](19)정보통신부.중

    정보통신부 과장들은 외인부대와 터주대감으로 양분되는 실·국장들과 다르다.구 체신부나 정통부(94년 12월)에서 출발한 토착세력이 주류다.재경부 등 외인부대 출신은 소수에 불과하다.이들간 파워게임은무의미할 정도다. 지연(地緣)·학연(學緣)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다른 부처보다 심하지도,덜하지도 않는 편이다. 사무관을 포함,중간간부들은 한때 무기력증에 빠졌다.벤처붐을 타고이직바람이 거셌기 때문이다. 벤처거품이 빠지면서 조금 나아졌지만여전히 편치는 않다.그러나 이들은 정통부의 기둥이자 미래를 이끌고갈 주역들이다. 기획관리실 정경원(鄭卿元·행시 23회·3급) 기획예산담당관은 본부과장중 유일한 제주도산(産). 남들이 꺼리는 부서도 마다하지 않는등 싫어도 싫다고 하지 못하는 게 단점. 정보화기획실 김동수(金東洙) 정보기반심의관은 통신서비스 전공으로 행시 22회 선두주자다.황철증(黃鐵增) 인터넷정책과장은 행시 29회 선두주자로 ‘한국의 통신법과 정책의 이해’라는 책까지 낸 학구파.아이디어가 풍부하나 실무경험은 부족하다는 평. 김치동(金治東·기술고시 21회) 초고속정보망과장은 때로는 주변에서 껄끄러워할 정도로 철저하게 따지는 성격이다.고광섭(高光燮·7급공채) 정보보호기획과장은 욕심이 많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일을 벌이는 형이며 테헤란밸리 기본구도를 입안했다.라봉하(羅奉河·행시 29회) 정보이용보호과장은 미국 위스콘신 메디스대학 졸업,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표부 파견 등 해외통으로 분류된다.서광현(徐光鉉·기술고시 18회) 정보보호산업과장은 Y2K종합상황실 파견 때 인정받았으며 정보보호산업이라는 새 영역을 가꾸고 있다. 정책국 천창필(千昌弼·행시 23회) 정책총괄과장은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국장후보 0순위다.불의를 못참는 강직한 성격인데도 윗사람과별로 마찰이 없다.임종태(林宗泰) 지식정보산업과장은 행시 23회 출신이면서도 기술마인드가 풍부하다. 임차식(任次植·기술고시 17회) SW진흥과장은 94년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첫 입안하는 등 멀리 내다보지만 추진력 부족이 지적사항.김명룡(金明龍·행시 26회) 기술정책과장은 별명이 꾀돌이다. 정보통신지원국 이기주(李基炷) 통신기획과장은 행시 25회 선두주자로 실·국장들이 밑에 데려다 쓰고 싶어한다.송유종(宋裕鍾·행시 28회) 통신업무과장은 통신분야에 해박하며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지만성격이 조금 급하다. 노력으로 신진 엘리트반열에 든 서홍석(徐洪錫·행시 28회) 부가통신과장은 부드러운 편이어서 업계 관계자들이 좋아한다. 이근협(李謹協) 전파방송기획과장은 전파방송관리국 내에 과장급 이상으로는 유일한 기술고시(15회)파다.차양신(車亮信·행시 25회) 방송위성과장은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행시에 패스한 통신분야 전문가로 24회 선배들과 같이 서기관으로 승진한 선두주자다.이재홍(李哉鴻)주파수과장은 초고속망구축과장 때 1단계 망구축을 주도했으며 오디오·비디오 동우회장도 맡는 등 이 분야 마니아다. 국제협력관실 장광수(張光洙·행시 24회) 협력기획담당관은 재경부출신이다.이용석(李容碩) 국제기구과장은 유일한 외무고시 16회 출신이며 영국 케임브리지대 유학파로 원리원칙주의자.이채옥(李採玉) 공보팀장은 몸을아끼지 않는 일꾼으로 위와 아래의 신망이 두텁다. 박대출기자 dcpark@
  • 서영훈 한적총재 북에 제의 “”離散 생사확인 年1만명 추진””

    대한적십자사 서영훈(徐英勳) 총재는 2일 “남북 이산가족이 매년 1만명 정도라도 생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고밝혔다. 서 총재는 이날 신임 인사차 여야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말하고 “북측은 통신사정 미비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으나조금 있으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뜻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서 총재는 남북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와 관련,“경의선이 복구되면경의선에 가까운 북방한계선이나 남방한계선 지역에 면회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북측에 제의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은 경비가 많이 들어 계속 추진하기에는 북측으로서도 부담이 클 것”이라며 “앞으로는 방문단을 교환하는 것보다 생사를 확인하고 서신을 교환하며 면회소에서 상봉하는 방안 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중국 군주정치 성공사례 분석 2권

    만주 여진족이 한족(漢族)을 다스린 중국의 마지막 왕조 청(淸)나라의기틀을 다진 강희제(康熙帝)와 그의 넷째아들 옹정제(雍正帝)는 여러면에서 대조적이다. 강희제는 관대한 정치를 편 인간적인 군주인 반면 옹정제는 가장 양심적인 독재군주였다.어느 쪽이 바람직한 통치자의 길일까.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사학자 조너선 스펜스와 일본의 동양사학계 거두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가 쓴 전기 ‘강희제’와 ‘옹정제’(이상 이산)는 그 장단점을 음미하게 해준다. 강희제는 병자호란 25년 후인 1661년 만7세 때 즉위해 무려 61년동안국경을 넓히고 인두세를 동결하는 등 화려한 업적을 쌓은 덕에 중국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로 평가받는다.자식 문제만이 골칫거리였다. 자녀 56명 중 절반이 성인이 되기 전에 숨졌다.유일한 적자인 둘째를 2세 때 황태자로 책봉했으나 관료들에게 둘러싸여 정치보스로 크면서 안하무인이 되는 바람에 두차례나 폐위시켜야 했다. 옹정제(雍正帝)는 45세 때 제위에 올라 “천하가 다스려지고 다스려지지 않고는 나 하나의 책임이다.이 한몸을 위해 천하를 고생시키는일은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실천했다.13년동안 새벽4시부터 밤12시까지 일하며 초인적인 정력으로 의지를 펴나갔다. 백성들의 고통 위에서 관료들이 명성과 실익을 동시에 누리는 보스정치와 부정부패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영향력이 큰 정치보스들을제거하고 새 인재들을 발탁했다.밀정을 통해 관료들을 감시하며,관료들과 천자가 직접 의견을 주고받는 주접(奏摺)제도를 적극 활용했다.매일 수십통을 읽고 답장을 써야 했다.신하의 알현 신청은 거절하고 편지를 쓰도록 했다. 강희제는 먼 곳까지 원정과 사냥을 즐겼으나 옹정제는 하루만 쉬어도일이 밀리기 때문에 베이징 밖으로 나가볼 여유가 없었다.지방관들에게 근무지 수당인 양렴은(養廉銀)을 주되 그 외에는 한푼도 취하지못하도록 했다. 여론이란 유력자들의 이익 대변에 불과하다며,명령을내릴 때 도리에 맞는지만을 생각했다.황태자도 일찍 책봉하지 않았다.그러나 천하의 모든 일을 황제 혼자서 책임지고 처리하는 방식은옹정제가 아니면 불가능했다.그가사망하자 관대한 정치가 되살아났다.옹정제의 개혁 덕택에 청조는 100년이상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독재도 잘만 하면 좋은 정치가 될 수 있겠지만,선의의 독재를 경험한대중은 독재가 아니면 다스려질 수 없도록 틀지워진다는 역설적인교훈을 저자는 도출해낸다. 김주혁기자 jhkm@
  • 설연휴 외화 약진·방화 부진

    설 연휴(23∼25일) 극장가 흥행에서 할리우드 영화가 약진한 반면 한국영화는 부각되지 못했다. K2 벼랑에서 펼치는 산악인들의 생존게임을 그린 웅장한 겨울산악영화 ‘버티칼 리미트’는 지난 13일 개봉 이래 흥행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설 연휴에도 13만5,000여명을 끌어모아 26일 현재 서울관객 49만명을 기록했다.지방을 포함하면 100만명을 넘겼다. 같은 날 개봉한 멜 깁슨 주연의 ‘왓 위민 원트’는 4만5,000여명을,‘엑시덴탈 스파이’는 3만5,000여명을 끌어들여 2·3위를 달렸다. 전도연 설경구가 호연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2만2,000여명,뒷골목 10대 청소년들의 삶의 애환을 다룬 ‘눈물’은 1만5,000여명의 발길을 붙잡는 데 그쳤다. 올해 아카데미상 석권 여부로 주목받는 톰 행크스 주연의 할리우드휴먼 블록버스터 ‘캐스트 어웨이’와 한국형 블록버스터 ‘광시곡’이 내달 3일과 10일 각각 개봉하면 흥행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韓和甲·朴槿惠 라디오서 ‘설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부총재가12일 오전 MBC 라디오 ‘여성시대’에 출연,안기부예산 파문과 의원이적 등 정치쟁점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 부총재는 의원이적과 관련,“김대중(金大中)대통령처럼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분도 어쩔 수 없구나 하고 생각했다”면서 “정계개편으로 이어져선 안된다”고 공세를 폈다.이에 한 최고위원은 “자민련의협조없이는 어떤 정당도 의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며 “오죽 궁하고답답했으면 그렇게 했겠느냐”고 되받아쳤다. 안기부예산 선거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박 부총재는 “검찰이 불공정성과 편파성으로 불신을 받아온 탓에 특검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한 최고위원은 “그럼 검찰의 존재이유가 없다”며 “지금 검찰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검찰과 달리 공정성을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지운기자 jj@
  • “”국제영화제 내품안에””

    ‘한국영화 시장의 파이를 바다 건너로 넓혀라.’충무로에 해외마케팅 특명이 떨어졌다.재작년 ‘쉬리’의 성공으로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슬슬 불붙기 시작한 해외마케팅은 올해 그 꽃을피울 기세이다. 급증하는 제작비를 건져내기에는 국내시장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 충무로가 선택한 해외마케팅의 제1원칙은 국제영화제 진출이다.국내흥행에는 실패해도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성적만 거두면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에서이다.예컨대 지난해 명필름이 제작한 김기덕 감독의 ‘섬’은 국내 흥행에 실패했다.하지만 칸국제영화제에출품된 덕에 10여개국에 팔아 본전을 빼고도 남았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2월 열리는 베를린영화제 본선진출권을 따낸명필름은 차기작을 아예 5월 칸영화제 진출을 목표로 기획했다.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그 경우로 국내 개봉을 미루고완성도를 높이고자 3개월여 꼼꼼한 후반작업에 들어갔다.심재명 대표는 “설날이나 추석을 개봉목표로 잡던 제작분위기 대신 해외영화제에서 먼저 (작품을)띄워놓고 국내 개봉하는 풍토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와이키키 브라더스’는 프린트가 나오는대로 칸에 보낼 계획이다. 20일 개봉하는 임상수 감독의 ‘눈물’도 마찬가지.제작사(영화사 봄)가 올해 베를린을 비롯해 세계 20여개국의 영화제 초청권을 따낸 뒤국내에 공개하는 전략적 사례이다. 장윤현 감독이 대표인 CN필름도송일곤 감독의 ‘꽃섬’을 5월 칸영화제를 겨냥해 제작중이다.국내개봉이 그 즈음에 맞춰지는 건 물론이다. 영화제를 통한 시장개척에 관한 한 ‘춘향뎐’을 빼놓고 얘기할 수없다.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지명작으로 나간 이 영화는 미국에서 호평 속에 상영중이다.3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 부문 최종후보작 5편(2월13일 확정발표)에 들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상태. 태흥영화사 이태원사장은 “뉴욕 예술영화 전용관인 콰드시네마에서는 요즘 두세시간전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최종후보 선정여부와 상관없이 2월 중순부터는 현지 배급업체인 롯트47필름이 미국내80개관에서 확대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태흥측이 ‘춘향뎐’으로 보장받은 수익은 미니멈 개런티 153만달러. 지난해 7월 해외마케팅및 판매부서를 신설한 시네마서비스는 이미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지난해 10월 밀라노마켓부터 자사 영화를 직접 판매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비천무’‘시월애’‘리베라 메’3편으로 120만달러 이상을 거둬들였다.국내에서 제작비를 회수하지못한 ‘시월애’는 해외에서 4억여원을 벌어 수익을 냈다. 해외시장을 국내시장 이상가는 수익창구로 인식하는 분위기는 이처럼하루가 다르게 무르익는 터.한국영화 해외세일즈 대행업체인 씨네클릭아시아의 서영주 이사는 “프랑스의 ‘유니프랑스’,유럽의 ‘EFP’처럼 영화진흥위원회가 더욱 ‘전투적으로’홍보를 뒷받침해준다면금상첨화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
  • 네티즌 영화투자 ‘대박의 꿈’

    ‘영화에 투자,대박을 맛보세요’ 영화에 일반인의 투자를 유치한 뒤 개봉과 동시에 투자지분을 주식처럼 거래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각광받고 있다.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오락사업에 뛰어든 인터넷 업계,영화와 주식에 대한 네티즌들의관심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인터파크 자회사 ㈜인터파크구스닥(www.goodsdaq.co.kr)은 공모를통해 영화투자를 유치하고,지분거래를 중개하는 ‘쇼비즈 펀드 거래소’를 개설했다고 11일 밝혔다.첫 작품은 영화사 백두대간이 수입,다음달 10일 개봉하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1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공모하며 1인당 최소 투자금액은 3만원(6주)이다. 백두대간은 이번 공모로 영화배급비 1억5,000만원 중 20%(3,000만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구스닥측은 관객이 3만5,000명만 들어도 투자금액에 대해 20% 정도의 수익을 올릴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털 심마니(www.simmani.com)는 최근 개설한 ‘엔터펀드’(enterfund.simmani.com)를 통해 국산영화 ‘자카르타’에 1억원의 투자를 공모,수익률 50% 이상의 ‘대박’을기대하고 있다.개봉 2주만에 서울관객 20만을 돌파,손익분기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디지털 영화 ‘눈물’을 공모중인 심마니 엔터펀드는 올해 10여편이상의 영화도 공모할 계획이다. 개봉영화에 대한 일반인 투자공모는 99년말 인츠필름(film.intz.com)이 ‘반칙왕’을 공모하면서 시작됐다.이후 ‘공동경비구역JSA’ 등에서 100% 안팎의 수익을 올리면서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무비스톡(www.movie-stock.co.kr)은 지난해 5월 ‘하면된다’를 공모한 뒤 투자지분을 주식처럼 거래하는 방법을 처음 도입했다. 김미경기자
  • 신작 ‘아바론’ 홍보차 내한 오시이 마모루 감독

    ‘공각기동대’로 국내에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재패니메이션의 거장오시이 마모루감독(49)이 신작 ‘아바론’홍보차 내한, 9일 오후 서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아바론’은 오시이감독이 ‘공각기동대’를 만든 지 5년만에 선보이는 SF물.배우연기를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 독특한 기법의 디지털영화다. 오시이감독은 이같은 기법을 쓴 까닭을 “실사영화가 애니메이션보다장점이 많지만 감독 의도대로 배우나 주변여건이 움직여주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또 영어가 아닌 폴란드어로 만든 이유도 실사 촬영때의 배우가 폴란드인인데다 학창시절부터 워낙 폴란드를 좋아해서라고 했다. 그의 작품 ‘공각기동대’‘기동경찰 페트레이버’를 보면 무기 디자인이 놀랄만큼 정교한데 이에 관해 “한때 게임플레이어로 돈을 벌수 없을까를 생각했다”면서 개인적으로 무기를 굉장히 좋아한다고공개했다. 오시이감독은 마지막 장면 “현실과 상상에 현혹되지 말라”는 대사의 의미를 묻자 “영화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지만 어떻게 느끼느냐는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젊은 남성팬이 대부분인 일본과 달리(8일 오후 서울 시사회에서)여성팬이 절반을 넘은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덧붙였다.다음달 10일 국내 개봉하는 ‘아바론’은 게임과 현실세계를 오가는 여전사의 전투를 다룬 게임플레이어에관한 영화. 제목의 원뜻은 아더왕이,죽은 뒤 9명의 여신들과 함께 떠났다는 서쪽바다의 극락섬이다. 황수정기자 sjh@
  • 연말연시 16편 개봉

    연말연시 알토란같은 연휴가 기다린다.블록버스터급은 없지만 이번연휴에는 모두 16편(30일 개봉작 포함·서울 기준)이 개봉관에 걸린다.“시간없어서”내지는 “볼만한 게 없어서”란 말은 핑계가 안될것 같다.어떤 분위기에 어떤 영화가 어울릴지,포인트만 찍어 소개한다.“이거야,이거!”■온가족이 함께 양적,질적으로 가장 풍성한 쪽이 가족용 영화다.애니메이션 4편을 포함해 무려 7편이 선보인다.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는저패니메이션 간판작 두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30일 개봉)와‘포켓몬스터’.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의 출세작‘바람계곡…’은 ‘합법적’으로 국내상영되는 그의 첫 작품이다.산업문명이 붕괴되고 천년 후 곰팡이숲의 위협에 유일하게 안전한 바람계곡.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으로 계곡을 지키려는 소녀 나우시카의 모험담을 그렸다.비디오로 봤더라도 대형스크린으로 보는 재미는 또 다를 법.지난 23일 개봉된 ‘포켓몬스터’도 방학을 맞은 꼬마관객들에게 이미 인기를 확인받고 있는 터다. ‘웰레스와 그로밋’같은점토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고민할 것도없이 ‘치킨런’이다.자유를 꿈꾸는 닭들의 유쾌한 반란에 배꼽을 쥔다.30일 국내 처음 개봉되는 프랑스 애니메이션 ‘키리쿠와 마녀’도놓치기 아깝다. 아프리카를 무대로 꼬마 키리쿠가 마녀에 맞서는 이야기는 환상에 푹 빠졌다 나오기 제격이다.디즈니의 ‘102달마시안’과,짐 캐리가 크리스마스에 마구 딴지를 거는 ‘그린치’는 실사영화지만 상상력은 애니메이션 빰친다. ■사랑이야기,코미디,혹은 감동의 드라마 우선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패밀리 맨’이 30일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수위에 오를 것같다.외형이 폭발력있는 건 아니다.하지만 나른한 눈빛에서 모처럼 벗어나 가족의 참의미와 인생의 소중함을 놓고 ‘현실적으로’ 저울질하는 니콜라스의 연기 변신이 볼만하다.그의 새 역할은 월스트리트최고의 투자가 잭.재력을 과시하며 플레이보이처럼 살던 그는 크리스마스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거짓말처럼 다른 세상에 던져진 자신을발견한다.출세를 위해 버렸던 옛 애인(티아 레오니)의 남편이자 두아이의 아빠,별볼일 없는 타이어가게 영업사원.인생이 준 가장 큰 선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는 따뜻한 드라마다.부부나 오래된 연인에게 아주 근사한 선택이 아닐까.‘머니토크’의 브렛 래트너 감독. 로맨스에 점수를 더 준다면 박중훈·송윤아가 주연한 ‘불후의 명작’도 좋다.삼류 영화감독과 무명 시나리오 작가의 따뜻하지만 엇갈린사랑이야기. 크리스마스 연휴 개봉 이틀동안 전국 관객 10만명을 동원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색다른 이국적 사랑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천커신(陳可辛)이 제작한 홍콩 멜로 ‘십이야’(12夜·30일 개봉)가 있다.한국영화 ‘파이란’에캐스팅돼 화제인 장바이쯔(張栢芝)가 나와 청춘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열두밤에 나눠 펼쳐놓는다.일본산 시츄에이션 코미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도 개운한 코미디로 소문이 짜하다.끝으로 ‘공동경비구역 JSA’.아직도 못봤다면 서두르자.신정 연휴가 끝나고‘쉬리’기록을 깨고나면 곧 막내린다. ■뭐니뭐니해도 SF·액션·스릴러가 최고? 이번 연말연시의 대표 SF물은 ‘레드 플래닛’(30일 개봉)과 ‘6번째날’이다.‘레드 플래닛’은 2025년 인류 이주계획을 세우고 개척중이던 화성에 산소 증산활동이 갑자기 멈추자 5명의 비행사가 원인 규명차 그곳을 찾고,뜻밖에맞닥뜨린 미지의 생물체와 사투하는 줄거리.진부한 설정이 흠이지만,발 킬머와 캐리앤모스의 정교한 연기가 좋다.지난주말 개봉한 아놀드 슈워제너거의 ‘6번째날’.한창 논란중인 인간 복제를 소재로 다뤘으니 멀잖은 미래에 있음직도 한 이야기다. 한달넘게 간판을 건 할리우드 코믹액션 ‘미녀삼총사’나 충무로의유쾌한 범죄액션 ‘자카르타’,브루스 윌리스가 여전히 불사조의 영웅인 스릴러 ‘언브레이커블’도 기다리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 30일 개봉 ‘자카르타’

    흥행하든 못하든,30일 개봉하는 ‘자카르타’(폭력조직의 은어로 완전범죄를 의미)는 감상포인트가 많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먼저 하나.충무로 영화치고 이렇게 반전이 많기는 드물었다.결정적으로 또 하나.주인공이 일곱명이나 되는 한국 액션영화를 본 적이 있었나?“충무로의 친구들이 겁을 줍니다.영화가 잘못되는 날엔 ‘그냥 프로그래머나 하고 있을 일이지…’하고 사람들이 다들 한마디씩 할 거라고.” 범죄액션을 데뷔작으로 들고나온 정초신(丁楚信·38)감독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불쑥 이 말부터 하고본다.그렇잖아도 특이한 이력에 대해 물어볼 참이었다.뉴욕대 영화매체학 석사→광고대행사 PD→영화 프로듀서(95년부터)→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신인감독이라면십중팔구 붙어다니는 낯익은 이력,‘연출부’나 ‘조감독’이 그에겐 없다. 순제작비 10억7,000만원.최근작들의 덩치에 비하면 소품이다.직접 쓴 시나리오의 아이디어에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그래서 ‘자카르타’는 누가 뭐래도 ‘감독의 영화’다. “56일만에 촬영을 마쳤어요.딴 이유가 아니라 배우들의 바쁜 스케줄 때문에.당초 1,000컷 정도의 속도감 넘치는 액션물을 만들 요량이었는데,700컷선에서 그쳐야 했습니다.그건 지금도 아쉬워요” 그는 “하다보니 김세준(화이트 역)을 뺀 나머지 배우 6명의 등장 신(Scene)과 대사 횟수가 똑같더라”며 웃는다.실은,팽팽한 지능전을 연출하려는 계산된 욕심에서였다.그러나 그 욕심때문에 캐스팅 작업은 몇배나 더 힘들었다.배우 입장에서야 생색안나는 공동주연을 반길 리 없는터.오죽했으면 김상중을 제작발표회 이틀전에 캐스팅할 수 있었을까. 영화에서는 무려 7명의 배우가 공동주연으로 물고물리는 두뇌싸움을벌인다.300만달러의 뭉칫돈을 손에 넣으려고 서로의 이름도 모르고뭉친 레드(진희경),블루(임창정),화이트.아버지 회사의 돈을 빼돌리려고 은행털이를 음모한 방탕아 사현(윤다훈)과 그의 정부 은아(이재은).거기에 형제 은행털이(김상중,박준규)까지 가세한다.이들이 묘하게 얽혀 돈가방을 놓고 벌이는 코믹 시소게임이 극의 얼개다. 감독이 스스로 밝히는 ‘입봉작’의 약점.“반전을너무 쉽게 눈치채게 만들어놓지 않았냐고들 꼬집어요.결론부터 잡아놓고 시나리오를써가는 버릇탓이기도 한데,힌트가 많은 퍼즐게임을 꿰맞춰가는 재미도 괜찮잖아요,왜?”“이번 영화가 웬만큼만 되면 다음에 배우잡기는 좀 수월하지 않겠냐”고 엄살피운다.손수 시나리오를 쓴 차기작은 악마주의 냄새 물씬나는 섹스스릴러.이번에 돈을 댄 투자사(필름지)가 또 투자하기로 했고,내년 여름쯤 크랭크인한다. 황수정기자 sjh@
  • [현장] 장삿속에 우롱당한 상봉 기대

    이산가족 상봉을 주선하는 민간단체 ㈜코리아랜드가 19일 서울 구기동 이북5도청에서 연 ‘이산가족 생사확인·상봉교류 협력사업 설명회’. 참석한 이산가족 200여명의 상당수는 코리아랜드에 상봉신청을 한일도 없는데 2∼3일전 ‘가족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으니 19일 오후2시까지 나오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설명회가 미심쩍었던 일부 가족들은 관계기관에 연락했으나 “모르는 일”(통일부),“장소만제공한다”(이북5도청)는 대답만 들었다. 이날 코리아랜드측이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재북 이산가족 가운데는나이나 주소가 틀린 경우도 있었다.이기택(71)씨는 “작년에 다른 민간단체에 의뢰했을 때는 평양에 산다고 했는데…”라며 함북 무산면으로 적힌 아내의 주소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민간단체 주선으로 재북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상봉하는 데 몇백만원이 든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정부가 하는 일은 기약이 없어 돈이 들더라도 민간단체를 찾는다”는 것이 이산가족들 이야기다. 반면 “공익단체가 아니라 돈을 받지 않으면 사업을할 수 없다”는게 코리아랜드측 주장. 설명회가 끝날 무렵 “회원가입비 164만원,상봉비용 520만원을 내라고 말하려고 여기까지 불렀냐”는 이산가족들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결국 장삿속’이라는 씁쓸함만 안고 발길을 돌리는 60∼70대 이산가족들의 모습이 유난히 안쓰러워 보였다. 전경하 통일팀기자 lark3@
  • 새 영화/ ‘언브레이커블’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9일 개봉)은 ‘식스 센스’에서 콤비를 이뤘던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브루스 윌리스가 다시 의기투합한서스펜스 스릴러다. 제목이 귀띔하듯 ‘부서지지 않는’ 영웅은 이번 역시 브루스 윌리스의 몫.그의 역할은 왕년에 스타 풋볼선수였다가 사고로 경비원으로전락한 중년의 데이비드다.열차 탈선사고에서 혼자 살아남은 데이비드에게 ‘살아오면서 아파본 적이 있었냐’는 수수께끼같은 쪽지가전해진다.쪽지를 보낸 엘리야(사무엘 잭슨)를 만나면서 지난날 대형사고들에서 자신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 새삼 의문을 갖는다.만화광인 엘리야는 자신의 만화이론을 내세우며 데이비드가 세상을 구할 슈퍼맨같은 존재라고 일깨운다. ‘식스 센스’로 6억6,000만달러를 벌어들인 샤말란 감독은 초현실과영적 세계를 또한번 스릴러의 장치로 써먹을 요량이었다. 하지만 사전정보를 흘리지 않으려 극비리에 제작했던 호들갑을 생각하면 기대치에 한참 못미친다.매사에 시들하고 무기력한 중년 가장이 운명론을신봉하는 만화연구가 엘리야를 통해 존재가치를 깨달아가는 이야기전개는,한마디로 용두사미다.직감 운명 초능력 등의 신비주의 코드가넘실대지만 반전은 빤히 들여다보이고 결말은 지극히 상투적이다.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얻어내는 데 만화가 주요소재가 됐다.그점에서는 30대 초반 젊은 감독의 상상력이 빛난다. 황수정기자
  • 성동구 어린이집 “어려운 친구들 도울래요”

    성동구(구청장 高在得)는 5일 구립 어린이집 원아들이 지난 97년부터 4년동안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푼푼히 동전을 넣어 온 ‘돼지 저금통’을 개봉하기로 했다. 그동안 어린이집을 졸업했거나,현재 다니고 있는 코흘리개 ‘선·후배’들은 모두 1,900여명.이들은 명절때나 혹은 심부름을 하면서 부모 또는 친지로부터 받은 10원 또는 100원짜리 동전을 아낌없이 빨간 돼지저금통에 넣었다. 이날 개봉 행사에는 관내 어린이집 25곳의 원장 및 원아들이 참석해 빨간 돼지 25마리의 배에서 쏟아져 나오게 될 동전더미를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예상 금액은 200만원선. 한편 성동구는 이 성금을 오는 20일쯤 관내 결식아동 25명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문창동기자 moon@
  • 예측불허 생방송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국내 일본영화 수입업자들이 안심하고 개봉하는 장르가 있다.멜로 아니면 코미디.지금까지 개봉된 영화들의 흥행기록을 훑어보면 두 장르는 월등한 강세였다.이 통념을 확실히 굳혀줄 시츄에이션 코미디 한편이 또 간판을 건다.‘웰컴 미스터 맥도날드’(Welcome Mr. Macdonald).이만한 긴장과 소재의 선도(鮮度)를 갖춘 코미디는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영화가 스무고개 게임을 하게 되리란 건 처음엔 아무도 예견 못한다. 라디오 드라마 대본 공모에 당선된 왕초보 아줌마 작가 미야코.한시간 뒤면 드라마가 생방송될 판인데,눈앞에 심상찮은 조짐이 펼쳐진다.왕년에 스타였던 성우 노리코가 꼬장꼬장한 자존심을 내세우며 생트집을 잡기 시작한다.여주인공 이름을 미국식으로 고쳐달라,직업을 바꿔라,무대도 뉴욕으로 옮겨라….그게 화근이 될 줄이야.노리코가 극중 이름을 ‘메어리 제인’으로 바꾸자 그녀를 못마땅해 해온 상대역 하마무라도 뒤질세라 ‘맥도날드’로 이름을 바꿔치기한다.라디오생방송은 한바탕 난리법석 쇼로 뒤엉켜갈 수 밖에 없다. 무대는 라디오 방송국이 전부다.그런데도 따분함을 느낄 틈을 주지않고 바짝바짝 고삐를 죄는 건 영화의 재주다.다음 상황을 점칠 수없는 촘촘한 시나리오가 늘어지는 웃음 대신 긴장섞인 코미디를 선물한다.생방송 스튜디오안에 불가능이란 없다.대본에도 없는 바다와 댐을 날치기로 만들어내거나 기관총,비행기 이륙 효과음 등을 즉석에서 해결하는 대목들은 그대로 폭소지뢰밭이다.‘도나루도’(일본식 ‘도날드’의 발음)를 연발하는 성우들의 막나가는(?) 코믹연기도 못말린다. 웃음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지도 보인다.시시각각 달라지는대본에 끊임없는 애드립으로 위기를 모면해가는 성우들의 모습은,임기응변 인생의 나약함과 불가항력을 에둘러 은유하기에 충분하다. 제한된 공간에 배우들의 짧은 동선,간간이 끼어드는 오버액션이 한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이다.아니나 다를까.이 영화로 데뷔한 미타니 코키 감독은 일본의 중견 연극연출가다.그의 대표작 ‘라디오의 시간’이 영화의 원작.노리코역의 도다 게이코는 실제 인기 성우다.12월2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대한포럼] SOFA개정, 시대에 맞게

    올해는 한반도의 정치적 지형에 큰 지각변동이 시작된 한해였다.분단 반세기 만의 남북 정상간 만남이 그 상징적 징표다.어디 그 뿐이랴.총부리를 겨눴던 북한과 미국의 군수뇌부와 국무장관이 워싱턴과평양을 교차 방문했다. 그러나 전통적 우방인 한·미간에는 유독 유쾌하지 않은 일들로 얼룩졌다.뒤늦게 확인된 한국전 당시의 노근리 양민학살 문제,매향리오폭 사건,주한 미군 독극물 방류 사건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랐다.언제 한·미간에 ‘좋은 시절’(벨 에포크)이 있었느냐는 생각이들 정도였다. 까닭에 “주한 미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새삼스러운 의문이제기된다.이 땅의 우리는 이에 대한 논리적 답변에 앞서 저마다의 추억을 안고 있다.보릿고개를 힘겹게 넘었던 40대 이상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미군은 ‘풍요의 상징’이었을 법하다.미군 지프를 향해 “기브 미 추잉검”이라며 손을 흔들 때마다 그들이 던져주던 캔디나 껌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더러 그러한 풍요로움이 어두운 이미지와 겹치기도 한다.기지촌 정경을 그린 김명인 시인의시 ‘동두천·1’의 한 구절을 읽어보자.[우리가 내리는 눈일 동안만 온갖 깨끗한 생각 끝에/역두(驛頭) 저탄더미에 떨어져/…/서럽지는 않으리라 그만그만한 아이들도/미군을 따라 바다를 건너서는/더는 소식도 모르는 이 바닥에서] 이 시에는 혼혈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함께 미군 주둔지역인 기지촌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주한미군 지위에 관한 행정협정(SOFA) 개정협상이 29일 다시 시작된다.올들어 8월,10월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협상을 벌이고도 원칙합의 수준에서 맴돌았던 협상이 재개된 것이다.이번엔 실질적 성과를거둬 한·미 양국에 모두 손해인 반미(反美) 감정을 잠재우는 계기가되기를 바란다.그런 점에서 이정빈(李廷彬) 외교부장관 등 양국 당국자가 연내 타결의지를 밝힌 점에 주목한다. 그러나 최근 양국 대표단이 공식 테이블이 앉기도 전에 이런저런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있다.막후 샅바 잡기 단계에서 미국측이 개정형식면에서 SOFA 본문은 고치지 않고 부속문서만 수정하겠다는 안을 들고나왔다는 소식이 그것이다.물론 전향적 개정의지의 진실성이 중요하지 본문에 담느냐,아니면 합의의사록이나 교환각서 등에 넣느냐는 부차적 문제일 수 있다.다만 그같은 협상원칙이 SOFA의 불평등 조항을온존한 채 한국의 불만을 미봉하려는 발상에서 나왔다면 시대착오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현행 SOFA는 범세계적 냉전이 극에 달했던 지난 1966년 골격이 잡혔다.하지만 미국의 구호물자에 의지하던 한국이 1991년 이후 주한 미군 주둔 경비를 상당부분 부담할 정도로 한·미 관계는 크게 달라졌다.따라서 이번 SOFA 개정은 한·미 관계의 변화상과 한반도 탈냉전이라는 시대 정신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그 첫단추는 주둔국의 주권이 철저히 존중돼는 데서 끼워져야 한다. 특히 이 땅에서 한국인과 관련해 일어나는 미군범죄는 마땅히 한국이사법권을 관할하는 방향으로 SOFA를 개정해야 한다. 그 동안 각종 미군 범죄로 인해 미군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긍정적 의미까지 용훼된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이번 협상에서 변화된 한·미 관계를담아낼 여지는 더 있다.각종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환경조항과 미군부대 반입농산물의 검역조항 신설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SOFA협상이 현 클린턴 행정부 임기 내에 매듭지어지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그렇게 해야만 우리는 미국의 새 행정부와 동북아 평화정착을 위해 건설적 협력관계를 제대로 다질 수 있다고 본다.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예전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것은 부자연스럽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한·미 관계도 21세기에는 달라져야 한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사설] 의료계 내분 빨리 수습해야

    약사법 개정안의 국회상정 여부를 묻는 투표결과 발표를 둘러싸고의료계가 내홍에 휩싸였다.투표에서는 찬성표가 약간 많았던 것으로알려지고 있다.그러나 공식 투표결과 발표는 21일 밤 의권쟁취투쟁위·전공의비대위 등 강경파들의 저지로 무산됐다.강경파들은 “일부지역에서 전화투표·시간외투표가 이뤄지는 등 문제가 있었던 만큼 다시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투표 자체가 무효라는 것이다. 의사협회는 그러나 “재검표를 한 뒤 투표결과를 공식 발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불법사유가 확인되지 않는한 재투표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의료계가 하루빨리 내분을 수습하고 의약분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데 나설 것을 주문한다.우선 투표결과를 조속하게 발표하고 결과는 존중해야 할 것이다.집안싸움이나 하며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다.의료계의 내분은 집안싸움으로 끝나지 않는다.약계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의협지도부의지도력 발휘를 기대한다.강경파들에게 계속 끌려가면 의료계 내분을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의료체계의 혼란을 부채질할 뿐이다. 아울러 의쟁투와 전공의비대위 등 강경파의 비민주적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투표결과가 자신들의 뜻과 달리 나올 것 같다 해서발표를 실력으로 저지한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이들은 21일 밤투표결과 발표 장소인 의사협회회관 회의실로 몰려가 마이크를 빼앗고 보도진의 취재를 방해했다.투표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한 이들이이같은 비민주적 처사를 해도 괜찮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예정됐던발표는 하도록 했어야 옳다.그러고 난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 회원들의 총의를 묻는 절차를 갖자고 제안하는 게 순리에 맞다.처음부터 합의안을 무효화하려는 데 목적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그동안 의·약·정 합의안이 나온 뒤 투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보여준 강경론자들의 행태를 보면 더욱 그렇다.의쟁투는 투표용지를 전국에 발송하면서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의쟁투의의견서를 동봉하려다 무산됐다.그러나 의쟁투 중앙위의 반대결의를인터넷에 띄웠다.누가 보더라도 반대를 유도한 처사라 할 수 있다. 의약분업 파동을 거치며 너무나 큰 불편과 고통을 겪은 국민들은 착잡한 심정으로 이번 갈등을 지켜보고 있다.의료계는 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내분봉합에 다 함께 나서야 한다.집안싸움의 목소리가 담 밖으로 흘러 나가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오래 계속되는 것은 더더욱 안될 일이다.투표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이를토대로 약사법 개정안 마무리작업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한다.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4)유배지의 한 끼니

    * 제4장 유배지의 한 끼니①** 배고팠던 졸병시절 서리한 닭 통째 삶아 포식. 술자리나 동창모임 같은 자리에서 남자들끼리 모이면 가장 오랫동안끊이지 않고 길게 지속되는 얘기꺼리가 바로 군대 이야기다.군대 얘기는 대개 몇 가지로 그 특성을 집약할 수 있다.남들은 다 뭣 빠지게 고생했지만 자기는 요령과 능력을 발휘해서 ‘재미있고 편하게 군대생활을 했다’는 것이며,자기가 얼마나 운좋게 특과로 빠지게 되었는지,그래서 주로 상관과 고참을 골탕을 먹이면서 위세를 부렸다는 얘기,등등이다.얘기 끝에 꼭 덧붙이기를 요새 군대는 아저씨 고참들 말투대로 ‘빳다가 폐지되고 기합이 빠져서 할랑한’민주화가 된 데다나라가 살만하여 ‘반찬 투정’이나 할 정도로 식사도 좋아졌다고 가볍게 넘어가 버린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속사정을 알고 보면 신성한 의무라는 ‘군대’는젊은이들에게는 젊은 꿈을 유보시키고 일정기간 국가권력의 군율로족쇄를 채우는 악몽임에는 틀림없다.지나고 보면 늘 사람 사는 곳의그럴듯한 ‘인정’으로 달리 채색되어 있지 않던가. 처음에 훈련소에 가입대를 하면 비위가 약하거나 도회지에서 반찬 가려먹기를 하던 젊은이들은 한 이틀은 밥을 먹지 못한다.훈련을 받으면서 사나흘 지나자마자 꿀맛으로 변하기는 하지만.내가 군에 갔던육십년대에는 나라의 경제가 신통치 않은 때여서 부식이 정말로 형편없었다.일년 삼백육십오 일을 콩나물국만 먹었으니 오죽하면 콩나물늘어놓는 길이로 고참순을 따졌겠는가.멀건 된장에 배추오래기나 콩나물이 떠있고 두부가 가끔 나타났으며 ‘왕거니’라야 통째로 넣은꽁치가 고작이었다.그것도 취사장에서부터 유리한 부서 순서로 다시막사에 오기 전에 고참 순으로 건져져서 나중에는 꼬리나 대가리나가시만 바닥에 갈아앉아 있기 마련이었다.양념이나 간이란 것은 된장 고추장 그리고 소금이 전부였다.특히 생선이 ‘헤엄만 치고 지나간’콩나물국은 거의 소금국이었다. 훈련병 시절에는 뭐든지 뱃속으로 들어가지만 기간사병이 되어 부대에 배치 받고 반년쯤만 지나도 세 끼니의 밥을 넘기기가 곤욕스런 일이 된다. 신병이 부대에 배치 되어서 가자마자하는 일이 고참들의 식사당번인데 제일 먼저 주보에 가서 화학 조미료를 사다가 군복 윗호주머니에지참해 두어야 한다.국을 받아 오면 제일 먼저 국을 맛있게 드시라고 조미료를 적당량 털어 넣는다.자기 것은 포기하더라도 아랫것들 국속에서 건더기를 건져서 따로 반찬거리를 만든다.콩나물은 건져내어알토란 같이 아껴 쓰는 박카스 병에 담긴 참기름을 치고 관급 고추장에 비벼서 그야말로 반찬 콩나물을 만들고,두부는 건져서 간장과 참기름을 쳐서 두부 무침을 만들고 무 국은 무를 따로 건져서 고춧가루 조금 치고 간장 쳐서 무나물로 만든다.그래도 고참들은 뭔가 특식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지난번 신병 아무개는 밖에서 무엇이든 조달해오던 천재였다면서 신병의 창의성 없음과 무능함을 꾸짖는다.그래서남들 다 자는 밤에는 신병들 몇몇이 짝을 지어 철조망을 넘어 부대인근의 민가로 보급투쟁을 나간다.풋고추에 감자에 오이며 호박은 기본이고 남의 장독에 가서 된장 고추장은 물론이고 겨울에는 김장 김치도 퍼 온다.재수가 좋을 때에는 멀리 있는 양계장까지 진출을 해서 닭서리도 해온다. 대개 단위 부대의 작은 막사 창고에는 사제 석유곤로나 아니면 하다못해 등산 버너라도 준비해 놓고 있어서 고참들을 위한 취사가 따로준비된다.겨울에는 높은 사람들 눈을 피해서 막사 안의 난로에서 직접 이루어지기도 한다.어떤 녀석은 자신도 먹지 못하는 특식을 끼니마다 장만하는 일에 역증이 나서 찌개를 끓여서 바치기 직전에 침을혀 끝에 동그랗게 몰아서 퇴 뱉고는 휘휘 저어서 갖다 주었다고도 한다.그래서인지 고참들은 맛있게 먹으면서 요리 솜씨가 훌륭하다고 칭찬이 자자했고. 그래도 원래의 부대에 주둔해 있을 적에는 근처의 주민들도 그러려니 하여 민원이 그리 심하지는 않은 편이지만,무슨 훈련이나 작전으로부대 이동이 생겨나서 다른 고장으로 가면 젊은 병사들도 뭔가 새로운 일이 없을까 하여 눈을 반짝이고 민간인들은 줄지어 항의하고 민원을 내기 마련이다.그렇게 단속을 하건만 한창 식욕이 왕성한 나이에 입을 봉하고 앉았을 리가 없다. 훈련을 나갔다가 어느 동기생 녀석과 함께 닭서리를 나간 적이있었다.보전협동이라고 탱크와 보병의 합동작전을 연습하던 중이라 분대단위로 이인용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이었는데 한밤중에 아랫마을로 내려갔던 것이다.우리는 낮에 그 집 앞을 지나치면서 대개의 지형지물을 관측해 두었던 터였다.어쨌든 개가 짖는 통에 여러 마리를 잡아올 틈은 없었고 내가 닭장 앞에서 망을 보는 사이에 녀석이 안으로 들어가 두 마리를 잡아 옆구리에 끼고 나왔다.닭이 꼬꼬댁 거리고 개가 요란하게 짖으니 주인이 누구요,하면서 방문을 열었고 우리는 논두렁 밭두렁에 고꾸라지고 엎어지면서도 간신히 주둔지까지 땀 투성이가 되어 기어 왔다.녀석이 잡아올 제 어찌나 세게 비틀었던지 한 마리는 목이 꺾여서 덜렁거렸고 또 하나는 아직 설 죽어서 날개를 퍼덕거렸다.나보고 처치하라는 것을 그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 군화발로 지긋히 누르고 기다렸을 뿐이었다.이제 튀겨먹을 일만 남았는데 오늘 밤 안으로 처치를 하지 못하면 분명히 내일 아침에는 이동을 하거나 상관들 눈에 띨 위험이 있었다.하는 수 없이 철모를 벗어서 얼룩무늬 위장 천을 벗기고 속의 화이버도 빼내어 알철모를 만들어 물을채워서 끓이는 수 밖에 없었다.내가 준비하는 동안에 공범 녀석은 어둠 속으로 기어 다니며 소나무 마른 가지를 꺾어 왔다.먼저 불을 때서 뜨거운 물에 닭을 담가 털을 뜯고 다시 물을 끓여서 내장도 빼지않은 닭을 통째로 넣어 삶았다.물이 끓기 시작하자 아니나다를까 곁에 있던 텐트에서 구수한 냄새에 잠이 깬 분대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닭이 대충 삶아지자 우리는 그래도 보급 당사자인지라 닭다리를 맡았고 몸통이며 다른 부위들은 깨끗이 다른 녀석들에게 넘겨 주었다.소금이 없는 대신에 라면 스푸 가루에 찍어 먹는 닭다리 맛이그만이었다. 뜯어 놓았던 닭털은 증거 인멸을 위해서 텐트 안에 습기 방지로 깔아둔 판쵸 우의를 젖히고 맨땅을 파고 묻고나서 원상복구 시켜 두었다. 지금은 작고한 시인 조태일이도 군대 시절에 소대원들이 저지른 돼지 서리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방법이 기묘해서 기억하고 있는데 릴 낚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낚시와 줄은 바다낚시용의 제일 큰 놈을 쓰는데끝에다 고구마를 끼운다고 했다.돼지우리 속으로 낚시를 던지면 당연히 제일 힘 좋고 큰 놈이 덥석 물고 우적우적 씹는다.그때 줄을 감으면 낚시가 돼지의 혀에 탁 걸린다.돼지우리 문을 열어주고 살살 당기면 돼지는 버티지도 못하고 골골골 하는 낮은 소리를 내면서 잘도 따라온다고.그날 밤 벽지의 초소에서는 난데없는 잔치가 벌어졌다는데 이튿날 일대 색출 작전이 벌어졌다고 한다.땅에 파묻었던 돼지의 네 굽이 나오는 바람에 들통이나서 전 소대원이 봉급 몰수되고 갹출까지 해서 돼지값을 물어주고도 주동자는 사단 영창살이를 했다는데. 어느 통신부대 출신의 친구는 전봇대 애자 속을 깨면 안에 노란 유황이 들었는데 닭서리에 그만이라고 한다.유황 덩어리에 불을 붙여 닭장 안으로 던져 놓으면 노오란 연기가 피어 오르고 횃대에 올라앉았던 닭들이 비실거리며 아래로 툭툭 떨어진다고 한다.푸대 자루를 들고 들어가 슬슬 주워 담아서 유유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황석영
  • 서갑숙 주연 ‘봉자’ 25일 개봉

    25일 개봉하는 ‘봉자’는 박철수 감독의 장담대로 “아주 소박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내용은 차치하고,외양은 확실히 아담하다.제작비 30∼40억원이 상식이 돼버린 블록버스터 강박 속에서 초연할 수있는 영화의 용기는 곧 감독의 저력이기도 하다. 캐스팅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던 서갑숙은 ‘죽기 살기로’ 김밥을 마는 봉자로 나온다.일하던 김밥집에서 쫓겨나 지하 단칸방밖에는 갈데가 없어진 봉자에게 세상을 달관한 듯 툭툭 반말지꺼리나 해대는부랑 소녀 자두(김진아)가 찾아온다.봉자의 외로움은 정체를 알 수없는 소녀를 조건없이 받아들이고 그날 이후 두 여자는 기묘한 한집살이에 들어간다. 하고많은 이름들 중에 왜 하필 ‘봉자’였을까.이유는 어렵잖게 눈치챌 수 있다.김밥마는 일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서갑숙의 캐릭터는,착하다 못해 맹하고 촌스럽다.얼핏 사회부적응아같아 보이는 봉자의 순박함에 온갖 세상의 잡티들이 달라붙는다.UFO(미확인 비행물체)가 오기를 고대하는 사교집단에 들어가 교주에게 바보처럼 몸을 맡기는 것도,강간의 상처를 안은 자두를 품어주는 것도 봉자다. 두 여자 사이에는 동성애 코드가 진하게 깔렸다.불온한 느낌은 없다. 둘을 통해 영화가 보여주려 한 건 ‘욕망’이 아니라 ‘인간애’이기 때문이다. ‘가족시네마’ 이후 2년만에 들고나온 박감독의 새 작품에는 그러나 이렇다할 매력포인트가 잡히질 않는다.감독의 지나친 자의식에 휩쓸려 불친절하다못해 난수표같은 영화가 돼버렸다.암만 되씹어봐도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봉자가 집착하는 것이)왜김밥이고 정종(봉자는 백화수복을 신주단지처럼 끌어안고 다닌다)이어야 하는지,자두는 또 왜 그렇게 삶을 내팽개쳐야 하는지 궁금하다. 때문에,“김밥집 그만둔다고 김밥 못마냐?”는 식의 봉자의 대사는어설픈 코미디로밖에는 풀이가 안된다.영화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를 일일이 설명해줄 의무는 없다.그러나 영화와 ‘선문답’을 주고받을 만큼 참을성있는 관객이 얼마나 될까.원래 100% 디지털 영화로 제작됐다가 키네코 작업을 거쳐 35㎜극장용으로 선보인다.이상은의 주제음악이 인상깊다. 황수정기자
  • [대한광장]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지뢰들’

    이달 말에 다시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질 것이란 소식을 들으니 무척 반갑다.한동안 우리를 들뜨게 한 뜨거운 드라마의 열기가 어지간히 식었고 언제부턴가는 국내 일들이 이것 저것 불거지면서 한쪽으로밀린 것 같던 이산가족 상봉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을 생각하니가슴이 뛴다. 그러나 그런 일들을 현실에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너무나 멀다.불과 두어달 전 남과 북의 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을 보고 흥분하고 울던그 감격이 어느새 우리가 살아가는 일들 속에 스미고 녹아 형체도 없이 사라진 것은 아닌가 싶다. 이런 모습은 그만큼 지금 당장의 삶이각박하기도 하고 힘들다는 것의 반영일 것이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나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가 거대한 망각증에 빠져 있는 것만 같다. 우리의 맥박 안으로 들어왔던 남북 통일이라는 문제가 국내의 여러가지 일들 속에 얽히면서 아스라해지는 이런 현상은,거꾸로 민족 통일이라는 과업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의 한 예증이기도 하지만너무도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사는 것 같다. 이산가족 상봉을 우리는 통속극 한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통일이라는 것이 몇백명 스포트라이트를받는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도 되고 또한 통일을이루는 과정에는 지금 각각의 형편대로 살아가는 모습과는 다른 그무엇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얘기도 될 듯싶다.또한 그 문제를 천착하지 않으면 우리도 알지 못하는 그런 곳으로 자칫하면 떠밀려가고마는 것이 아닐까 반성해야 된다는 생각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우리는 분단시대를 말하고 민주화와 통일을 얘기할 때 여러 논의들을 생각한다.예전에 우리는 분명히 말했다.민주화와 통일은동전의 양면을 이루는 일이며, 참된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통일이라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민주화가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통일이 되면 기득권층이 그대로 온존히 남을 뿐이며 그때는 어려운 사람이 더욱 어렵게 되리라는 말도 했다. 원론적이긴 하나 그 말들이 제기하는 의미를 이제는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논의가 왕성하게 제기되던 1970∼80년대 상황과 지금은많이 다르다.우선 통일이라는 문제가 지금처럼 현실감 있게 느껴지지않았고 사회 전반의 민주화 진척상황도 달랐다. 유신시절이나 5공 초기 그리고 노태우정권 시절까지를 평범한 시민 입장에서 회고한다 하여도 오늘 우리가 사는 이 시절은 그야말로 천국이라 느껴짐직도 하다. 그러나 민주화라는 문제는 단순히 정치적 폭압이 사라졌다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우리의 삶,특히 경제 영역에서의 민주화라는 문제가 달성되지 않는한 문제는 모양을 달리해서 언제든지 불거지는 난제 중의 난제인 것이다. 한가지 더 생각할 문제는 정치적 폭압이 사라진 만큼 다수 민중의욕망수위도 상향 조정되면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우리사회 전반의 이익집단들이 제기하는 주장이나, 자기 주장을 관철하는방법이 더욱 드높아지고 거세지기 마련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정부’가 가는 길이 그야말로 지뢰밭이라고 생각한다.이 문제를해결하면 다음 문제가 불쑥 제기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제기되고. 지뢰 얘기를 하다 보니 지뢰는 전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대도시등산로 주변 21곳에 대인지뢰 7만여개가 매설되어 있다는 보도가 눈에 들어온다.우리가 사는 생활 현장에서 그 지뢰들이 터지기를 기다렸을 것이라 생각해 보면 등골이 오싹하다.또한 빨간색과 그렇지 않은 색깔밖에 모르는 5공 출신 한 국회의원이 집권여당을 일러 ‘노동당 2중대’라는 말을 해놓고도 멀쩡하게 소신 운운한다. 제거해야 할 이 터무니없는 지뢰들! 가야 할 길 참으로 멀다. 강형철 시인·숭의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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