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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범용사들 호국영령 ‘붉은 마음’ 기려

    대한매일이 초대한 국군모범용사 60명과 배우자 등 120명은 1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을 시작으로 행사의 첫날 일정을 보냈다.모범용사와 가족들은 이날 오전 ‘용사의 집’에 집결,단체 공식 일정에 들어가 국립현충원을 찾아 호국영령들을 참배했다. 이어 대한매일 김행수(金幸洙) 전무가 초대한 오찬에 참석,격려의 말을 들은 뒤 국립민속박물관을 견학하고 ‘인체의 신비전’전시회를 관람했다. 모범용사들은 또 이재달(李在達) 국가보훈처장을 쉐라톤워커힐 호텔로 예방,위로와 격려의 말을 청취한 뒤 만찬을 함께 했다. 모범용사들은 2일엔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에게 신고한 후 청와대를 예방하는 등 이틀째 일정에 들어가며,3일부터 6일까지 독립운동사적지와 산업현장 등을 돌아보게 된다.국군장병의 사기 진작과 근무의욕 고취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국군모범용사 초대’행사는 하사관급 이상으로 각 군에서 선발된 국군모범용사 60명(배우자 포함 1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올해로 39회째를 맞이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국군모범용사 명단 ◇육군 (원사)김승한 이철 조금형 이종진 박종진 박부환 이만석 최종선 서영만 우진호 이상준 안정호 석인호 한진국 전효수 최선남 이춘근 고무식 김종렬 이성기 박봉석 임영효 장기동 최재석 조경중 김원제 윤중기 강종욱 김철주 이우성 권영만 김계수 김경천 (상사)김영택 송광섭 김용석 이병만 차영욱 장정익 김인미 심현미(이상 41명) ◇해군 (원사)황영돌 고봉하 문태창 정일규 문장주 홍유철 엄재철 정영환 (상사)이기성(이상 9명) ◇공군 (원사)박계선 안길원 이수기 정원대 이육상 이성기 최상배 장성식 (상사)문명환 장도규(이상 10명)
  • 새달개봉 ‘윈드 토커’ 홍보차 방한 우위썬 감독

    “참혹한 전쟁터에서 꽃핀 우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웅본색’‘미션 임파서블2’의 감독 우위썬(吳宇森·사진)이 새달 15일 개봉하는 전쟁영화 ‘윈드토커’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1일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마치 집에 온 것 같다.”면서 “한국팀이 월드컵에서 4강에 올라 자랑스럽다.”고,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윈드토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사이판 전투에서 맹활약한 나바호 인디언의 암호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암호가 적발될 위기에 처하면 아군에 의해 사살되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을 스펙터클한 화면에 담았다.특히 미군중사(니컬러스 케이지)와 암호병(애덤비치)간의 우정을 우위썬의 전매특허인 비장미로 아울렀다. 발레를 추는 듯한 화려한 액션이 돋보이는 이전 작품들과 스타일이 다르다고 지적하자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을 도입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실상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면서 “하지만 인간 사이의 드라마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연기한 니컬러스 케이지에대해서는 “저우룬파(周潤發)를 연상시키는,가슴으로부터 연기하는 배우”라면서 “톰 크루즈가 열정에 넘친다면 니컬러스는 조용하고 로맨틱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홍콩에서 한국영화 붐이 일고 있고,미국에도 팬들이 많이 있다.”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는데다 배우들도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한국 배우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할리우드에서의 성공 비결을 묻자 “먼저 홍콩에서 나만의 독특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개성과 고유한 문화를 담은 영화를 만든다면 할리우드에서도 한국감독을 부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19세기 중국인과 아일랜드인이 함께 철도를 건설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차기작 ‘운명의 남자들'(Men of Destiny)에서 저우룬파와 다시 손을 잡는다.또 두 도둑이 한 여자를 사랑하는 가벼운 코미디와,춤과 액션을 섞은 액션 뮤지컬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김소연기자 purple@
  • 새영화/ 글래스 하우스, 소울 서바이버

    ■글래스 하우스 오는 14일 개봉하는 ‘글래스 하우스’(The Glass House)는, 새엄마·새아빠는 흔히 의붓자식을 학대한다는 통념을 뼈대로 한 스릴러물이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루비(릴리 소비에스키)와 레트 남매는 후견인이 된 글래스 부부와 함께 말리브 해안으로 이사를 간다.유리로 지은 새 집은 아름답고 안락해 보인다.창문 너머로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홈시어터 시설을 갖춘 거실,자상한 글래스 부부 등.그러나 루비는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있음을 느낀다.후견인인 테리는 사채업자들에게 협박 받고 있으며 그의 아내는 심각한 약물중독자.부부가 정체를 드러내면서 안락한 집은 순식간에 유령의 집처럼 으스스해진다. 영화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위험한 유혹’‘경찰서를털어라’등 10대 취향의 흥행영화를 제작해 온 닐 모리츠의 작품.‘글래스 하우스’에서도 릴리 소비에스키라는 매력적인 소녀를 천하무적 주인공으로 내세워 10대를 공략했다.그러나 후견인 부부의 계략을 항상 한발 앞서 알아채는,지나치게 눈부신 활약 탓에 스릴러로서는 다소 맥이 풀린다. ■소울 서바이버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그러던 어느날 그가 돌아와 ‘같이 떠나자’고 한다면 따라가야 할까? 소울 서바이버(Soul Survivor·14일 개봉)는 여름이면 쏟아져 나오는 ‘캠퍼스 레전드’‘스크림’‘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등의 청춘 공포영화와 흐름을 같이 한다. 캐시와 숀,매트와 애니 커플은 예비 대학생.대학 입학을 축하하는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숀이 죽고 나머지 세명은 간신히 목숨을 건지는 사고를 당한다. 운전을 한 캐시는 사랑하는 숀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때때로 숀의 환청에도 시달린다. 영화는 공포영화의 정석을 그대로 따른다.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거울속에 보이는 자신의 시신,곳곳에서 캐시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자신에게 오라고 손짓하며 밤마다 속삭이는 죽은 애인.관객은 시종일관 이런 공포 장치 속에서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감독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들을 기용해 참신함을노렸다.그러나 영화 ‘식스 센스’와 ‘디 아더스’를 본 관객이라면 영화가 절반까지 진행하지 않아도 삶과 죽음의 공존이라는 결말쯤은 눈치챌 수 있겠다. 이송하기자 songha@
  • 영화 리뷰/ ‘묻지마 패밀리’

    3색 웃음.‘기막힌 사내들’‘간첩 리철진’‘킬러들의 수다’로 독특한 웃음 세계를 선사한 장진 감독이 별난 프로젝트에 도전했다.3가지 단편을 묶어 ‘묻지마패밀리’라는 영화를 만든 것.장 감독이 각색과 프로듀서를 맡았고,신인감독 3명이 서로 다른 표정을 연출했다. 가장 매력적인 첫번째 작품 ‘사방에 적’(박상원 감독)은 배신한 여자를 불태우러,아내의 불륜현장을 잡으러,적에게 드라이버 습격을 당해 우연히 같은 호텔에 모여든 이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았다.4개의 호텔방에서 벌어지는 일을 벨보이의 경험담으로 풀어낸 쿠엔틴 타란티노의 ‘포 룸’과 거의 비슷한 설정.타란티노의 황당무계함과 오밀조밀한 전개를 흉내냈지만,예기치 못한 우연이 인간사를 지배하는 포스트모던한 시대에 대한 통찰을 담기에는 그릇이 작다. 하지만 얼굴없는 킬러가 일부러 카메라를 피해 얼굴을 돌리는 장면이나 마지막 싸움을 느린 동작으로 표현하는 연극적 기법 등 영화연출의 고정관념을 깨뜨려 웃음을 만들어내는 실험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난장판이 되어버린 세상과 다른 한쪽에서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풍자라는 주제의식도 나름대로 잘 살렸다. 이어지는 ‘내 나이키’(박광현 감독)는 나이키에 목숨 건 중학생을 통해 1980년대 풍경을 담은 성장영화이고,마지막편 ‘교회 누나’(이현종 감독)는 교회 누나를 잊지 못하고 입대했다가 휴가 때 사랑을 고백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린 멜로물이다.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3편의 영화지만 웃음은 공통분모로 녹아 있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등장인물을 추적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내 나이키’에서 동네 아이들 돈을 뜯는 불량 고교생 정재영은 ‘사방에 적’에서 애인을 죽이러 호텔을 찾는 사이코로 성장했다. ‘내 나이키’에서 깡패를 꿈꾼 류승범은 ‘사방에 적’에서 호텔 종업원이 됐다가 ‘교회누나’에서는 3류 에로배우로 변신한다. 단편영화를 묶어 하나의 영화로 개봉하기는 이 작품이 처음이다.참신한 시도와 형식에 비해 확 내지르는 맛은 부족하지만 큰 기대만 안 한다면 적당히 웃고 적당히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지난 주말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김소연기자
  • [대한광장] 조용한 함성 ‘인권영화제’

    온누리가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청춘의 건각이 뿜어내는 싱싱한 기운이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전염되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피가 뜨겁다.아니,60억 지구촌 사람들은 인종,국경,종교,빈부의 격차에 아랑곳없이 함께 축제를 즐긴다.식민 종주국을 ‘찍어낸’ 아프리카 작은 빈국의 쾌거를 다같이 기뻐한다.아! 축제란 원래부터 이다지도 설레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인류의 예술과 문화가 발원한 곳은 신에게 올리는 제의의,함께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고 마시는 축제의 마당이었다.21세기 들어 발생한 첫 전쟁은 세계 자본주의의 본거지를 향한 ‘자기의 땅에서 유배된 자’들의 자살테러로부터 비롯했다.그러나 새 세기의 첫 축제는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의 남쪽에서 시작했다.개막축제에서 서울은 세계를 향해 ‘환영’과 ‘소통’과 ‘어울림’,그리고 ‘나눔’의 고귀하고 장려한 메시지를 날려보냈다.최초로 민간이 기획하고 주도한 축제의 컨셉트는 조화와 상생(相生)의 동양정신이었다.장중하고 세련된 미의 극치가 참으로 자랑스럽고 감격스럽다.테러의 동력이 절망과 단절이라면,평화의 환경은 마땅히 소통과 나눔일 터이다. 이 장엄한 축제가 시작되는 날,같은 시각에 조용한 함성이 있었기에 이를 알리고자 한다.‘인권영화제’는 인간을 위한 영상을 찾아나선다.행복하고 부유하고 힘센 인간이 아니라,억눌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인간의 세상을 담고 있다.문명세계의 뒤편에 난무하는 야만을 고발한다. 머리속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재판도 없이 검사의 청구에 의해 죽는 날까지 사람을 가두어 둘 수 있었던 ‘사회안전법’에 걸려 청춘을 고스란히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이가 결성한 ‘인권운동사랑방’이 주최하는 영화제다.놀랍게도 무료로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올해로 6년째인데,해마다 대학 총학생회가 파트너십을 발휘한다.96년 첫해에 표현의 자유를 몸소 실천하는 의미로 사전심의를 거부한 채 상영에 돌입하더니 올해는 겁도 없이 월드컵 기간과 대칭으로 일정을 잡았다.월드컵 축제 기간이라 해서 우리 사회의 인권 현안이 숨는 것은 아니다.장애인의 이동이 도무지 불가능한 현실을 항의하는 장애인단체가 시청 앞에서 일전의 리프트 추락사를 계기로 집회를 갖는가 하면 모진 아동학대의 현장이 드러나기도 한다. ‘인권영화제’의 영상은 대체로 끔찍하다.그래서 보는 이를 고통스럽게 한다.분쟁지역에서 발생하는 일상적 폭력,자카르타 철로변에 사는 빈민들의 처참한 생활,실종되는 여성들,쓰레기 더미 위의 삶,베트남 참전 군인들의 살인 경험담 등 인권영화제의 시선은 인간의 악마성과 집단의 가학성이 일으키는 야만을 쫓아다닌다.그러니 영화로부터 단 한시간 남짓이나마 위안과 오락을 구하고자 하는 고달픈 인생들이 제발로 걸어들어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국제사면위원회는 ‘2001년 세계인권상황’보고서에서 한국의 인권상황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전혀 없는 노조지도자들이 구속돼 있으며,비폭력 평화노선을 신봉하는 신앙 때문에 집총을 거부한 젊은이들의 양심을 범죄시하여 예외없이 감옥에 넣는가 하면 그 안에서의 예배조차 철저히 봉쇄하는 등 한국은 스스로 비준하거나 가입한 인권규약에 반하는관행을 지속하고있다고 앰네스티는 보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는 자는 고단하다.현실의 부조리를 개선하고자 하는 이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지난 세기 내내 유혈을 불러왔던 제3세계 파시즘과 그 아류들은 깨어나 있는 자들의 고통과 그 감염을 막기 위해 손쉬운 마약을 분사했다.3S(sports,screen,sex)정책이 그것이다. 이제 이땅의,충분히 교육받은 국민에게 그것은 효험없는 처방이 되었다.월드컵은우리의 손색없는 고품질의 축제마당이다.대칭으로 ‘인권영화제’ 역시 그러하다.다만,인권영화제는 조용한 함성이며 잠들지 않는 의식의 축제이다.궁금하시면 점심시간에 샌드위치 싸들고 자투리 관람을 해도 당신은 충분히 인간미를 발휘할 수 있다. 유시춘/ 국가인권위원·작가
  • 17일 개봉 ‘오버 더 레인보우’ 여주인공 장진영/ ‘오버 더 레인보우’ 어떤 영화

    ■17일 개봉 '오버 더 레인보우' 여주인공 장진영 여배우를 분류하는 카테고리로는 어떤게 있을까.장진영(28).음악으로 치자면 그는 충동질하는 하드록도,마냥 달래주는 발라드도 아닌,알게 모르게 젖어드는 솔(soul) 같은타입이다. 지난해 ‘소름’의 선영으로 우리곁에 성큼 다가선 배우.멍투성이 푸른 얼굴에,눈 빛 가득 피폐한 생의 그림자를일렁이며 우리 내면을 깊숙이 할퀴었던 그 장진영이 언제그랬냐는 듯 예쁜 멜로로 되돌아온다.17일 개봉하는 ‘오버 더 레인보우’의 연희는 늦깎이 배우가 데뷔 5년만에거머쥔 로맨스 여주인공. “숙제 하나 푼 기분이에요.제 ‘여성성’을 다 끄집어내봤는데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풋풋한 중저음 목소리엔 가랑비 젖듯 제 화제로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이 묻어난다.의상학과 출신.아르바이트 삼아CF나 찍었을 뿐,이렇게 ‘문제적’ 배우가 되리라곤 꿈도안 꿨다.97년 TV 미니시리즈에 얼떨결에 얼굴을 내민 후로도 오랫동안 “이게 뭐지?” 갸우뚱거리며 정신없이 달리기만 했다. “99년 송강호 선배와 ‘반칙왕’을 같이 한 게 계기가됐나봐요.순 몸으로 때우는 캐릭터인데도 불평 한마디 없으신 걸 보고 톡톡히 배웠죠.” 호되게 치러낸 입문기 때문일까.아직도 TV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다. “인형같이 예쁘게 구는 건 취미없어요.TV에서도 그래서실패했나봐요.” ‘…레인보우’속 연희도 마찬가지.깎은듯한 멜로 여주인공을 기대하면 실수다.좀더 예쁜 연출을 요구하는 감독과보다 자연스럽고 싶었던 배우가 충돌해 일궈낸 캐릭터는딱 섭섭지 않을 만큼 예쁘고,그보단 훨씬 더 정감가는 사람냄새로 가득하다. 사실 장진영은 색채 강렬하고 개성 뚜렷한,그런 배우는아니다.서늘한 눈빛에 단아한 입매가 빚어내는 프로필은때론 무심해 보이기까지 한다.그런데도,아니 오히려 그래서 그는 극에서 극까지 다양한 스펙트럼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나들 준비가 돼 보인다. “어떤 그릇에든 어울리는 배우이고 싶어요.지금까지의역할 모두 제 속을 조금씩 조금씩 벗겨낸 것이긴 하지만빙산의 일각일 뿐이죠.아직 보여드리고 싶은 쪽이 더 많아요.” 왜 지금 장진영일까.소년처럼 쿨한가 하면 어느 순간 한없이 퇴폐의 나락으로 급전직하하는 그 변신의 폭이 복합적 심리상태를 지닌 30대 감수성을 용케도 자극한다.그의가능성이 더욱 커보이는 것도 이 대목이다. “안해본 감독과는 다 한 작품씩 해보고 싶어요.소름끼치도록 이중적인 팜므 파탈(악녀)로도,‘지아이 제인’의 데미 무어 같은 근육질 여전사로도….” 손정숙기자jssohn@ ■‘…레인보우' 어떤 영화 비,뮤지컬,후리지아….영화는 내내 머시멜로처럼 달콤한정조를 타고 흐른다.우연한 사고로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린 기상캐스터 진수(이정재).그에게 프로필이 지워진 흐릿한 사진 한장이 날아든다.잘려나간 사랑의 기억을 복원하려진수는 대학 동아리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나고,우연히 여기에 연희가 묻어든다.8년된 사진첩을 뒤적이고 친구들을함께 수소문하는 사이,둘 사이엔 미묘한 감정이 오가고…. ‘미술관옆 동물원’처럼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풍성한 에피소드들도,‘번지점프를 하다’의,다음 생에서도 서로를알아채는운명적 사랑도 아니다.‘…레인보우’의 전략은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행로에 관객을 동참시키는 것.퍼즐 맞추듯 기억의 편린들을 꿰맞춰가는 화면들은 치밀한 계산하에 오차없이 배치됐다.다만 한가지 서로에게 끌려드는 둘의 감정 굴곡이 다소 띄엄띄엄 묘사돼 기류변화가느닷없이 이뤄진다는 느낌이다.
  • [러 외교문서로 밝혀진 구한말 비사] (1)초대 대리공사 베베르의 수기

    1884년 첫 수교,1990년 재수교….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맺은지 118년이 지났지만 한·러 관계사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첫 수교 이후 한일합방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은 일본과 더불어 38선 남·북 분할점령,한반도 전역 무력점령 및 보호국화,독립국가 유지안을 중심으로 변화해왔다.남·북 분할점령안은 해방 및 6·25전쟁 이후 현실화됨으로써 한국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대한매일은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가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 각지에 흩어져 있는 20여개 한국관련 문서보관소를 샅샅이 뒤져 수집한 3000여건의 외교,정치,군사,경제관계 보고서 중 1884년 수교 이후부터 1910년 한일합방을전후한 시기의 미공개 외교문서 1000여건을 해제해 최초로 공개한다. 100여년만에 햇볕을 본 이 극비문서에는 조선주재 초대러시아 대리공사였던 베베르의 수기를 비롯,1·2차 군사고문단 파견의 실상,고종과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가 주고받았던 친서,러시아측의 기획외교로 인한 헤이그밀사 파견 실패 등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새로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주 2회씩 10회에 걸쳐 계속되는 이번 연재물은 그동안 미흡했던 한·러 관계사의 복원은 물론,우리 근세사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들을 바로 잡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문서보관국 서고에 묻혔다가 100년만에 햇볕을 본베베르의 수기 ‘1898년 전후 대한제국’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의 실상과 당시 우리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베베르는 수기 전반부에서 자신이 공사로 재임했던 1898년 이전의 대한제국의 실정과 러시아의 극동정책에 관해기술했다.후반부에서는 1903년 고종재위 40년을 맞아 경축 러시아특사로 다시 찾은 대한제국이 일본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한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했다.모두 144쪽 분량으로된 이 수기는 자필로 작성됐지만 이를 보고받은 러시아 외무부가 황제에게 보고하기 위해 타이핑했다. 1895년 10월8일 민왕후가 일본인에 의해 잔인하게 시해된 사실이 알려지자 복수를 위해 전국적으로 봉기가 일어났다.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고종왕은 일본군의감시아래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 있었다. 베베르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전말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그는 사건 발생 당시 현장을 목격한 러시아인 건축기사이자 궁궐경비원이었던 사바틴의 증언서와 자신의목격담을 난수표 암호전문 형식으로 러시아 외무부에 잽싸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니콜라이2세 황제는 이 보고서를 읽고 친필로 “천인공노할 사건이니 좀 더 자세히보고하라.”고 지시했다.이어 극동지역에 주둔하던 아무르군관구 사령관에게 비상경계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일본군의 감시하에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있던 고종은 1896년 2월11일 아침 7시30분 여인복장으로 변장하고 왕세자와 함께 부인용 가마 두 대에 앉아 공사관으로 피신해오는 데 성공했다.뜻밖의 정변이 발생한 것이다.고종의 탈출소식을 들은 수천명의 군중이 공사관 담벽 아래로 몰려와 국왕의 탈출을 만세로 환호했다.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해온 이후 모든 국사는 러시아제국의 국기가 게양된 러시아공사관에서 경비해군 160명의 호위 아래 행해졌으며,각부 대신들은 공사관건물 안에 병풍을 친 임시 사무실을 사용했고 본인과 협의하라는 왕명을 받으면 어떤 사건이든 대신과 단둘이서 논의할 기회가 주어졌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 옆에 위치한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할 때까지 1년동안 자신이 대한제국의 국사를 사실상 좌지우지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이때부터 러시아는 이전에일본이 누리던 영향력을 대신했다.베베르가 분석했듯이 러시아는 1884년 수교 이후 10여년간 대한제국 문제에 무관심했다.당시 러시아의 주된 관심은 청국이었으며 시베리아의 경제 여건을 호전시키는 데 있었다.따라서 러시아공사관의 임무는 청과 일본이 대한제국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데 있었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1년은 베베르와 러시아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기였지만 고종에게는 암울한 시기였다.당시 러시아공사관 서기였던 쉬테인은[“그는 두개의 방에 왕세자와 각각 따로 앉아공사관 뜰을 무심히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서서 방안을 이리저리 거닐었다.가끔씩은 두려움에 떨며 이웃 궁궐(경운궁)에 계신 노대비(명헌태후)에게 문안을 드리려고 몰래 세자와 함께 가곤 하셨다.그리고 남은 시간은 방안에 은둔하고 앉아 계셨다.”]고 외무부에 보고했다.고종의 공사관 생활은 수인(囚人)과다를 바 없었다는 증언이다. 청·일전쟁 후 지방세가 서울로 납입되지 않아 국고는 텅 비어 있었다.일본인 재정관리자와 고문관이 떠나버리자국고에 잔액이 얼마 남았으며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관리들의 월급,특히 군인과 경찰관에게 제때 월급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탁지부(재무부)의 재정실정을 밝혀야 했다. 베베르는 영국인 해관총무사 브라운을 재정고문으로 천거해 이 일을 맡겼다고 밝혔다.브라운은 지방에서 올라온 수입을 올바르게 수령,장부에 기입하고 지출을 줄여 관리들에게 월급을 지불할 수 있었으며,이때부터 관리에 대한 통제가 이뤄졌다고 기록했다.1896년말 국고는 1,660만엔의여유가 생겼으며,일본에서 차관으로 들여온 300만엔 중 100만엔을 상환하고 이듬해 가을 또 100만엔을 갚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종이 환궁한 후 신변안전책으로 단행된 조선군의 개편작업에도 베베르가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종왕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베리아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군에서 2차에 걸쳐 군사교관단을 초청,대궐시위대 2개 대대를 교육시켰으며 러시아식 군운영체계를 도입했다.여타의 대한제국군들은 러시아교관단이 관리하는 대대로 들어오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베베르는 러시아국가회의 체제로 의정부의 개편,13개 도와 342개 군으로의 행정구역 분할,범법자에 대한 처벌 법규 시행,재정고문 알렉세예프 파견 요청,러시아어학교 개교,러청은행 지점 개설 등 자신의 업적을 열거했다.이 기간동안 서북 석탄광개발과 압록강,두만강변의 벌목이권을러시아가 따낸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대표적인 친한파인사로 알려졌지만 고종과 황실인사는 물론,한국과 한국인을 혹평하기도 했다. [대한제국을 떠난 지 5년만에 다시 와보니 거리의 남루한복장은 이전보다 두배나 많았다.…고종황제는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엄비(嚴妃)를 따라 미신을 신봉하고 있었다.…정치적인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일본인들이 다시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한국인은 러시아,일본 기타 열강의 국제관계 및 그들의 정치적 의도를 제대로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나라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제대로 몰랐다.…강대국과 종속관계에 놓여 독립심이 박약하고 의타심이 강하다.…고종은 아주 호감을 주는 인품이지만 많이 쇠약해졌으며,공적과 능력에 따라 관직에 임용되지 않고 뇌물의 액수에 의해 결정됐다. 1903년 다시 서울에 와보니 일본인들은 대한제국의 독립을 보장한다면서도 정치,경제적 예속화를 촉진시키는 데모든 수법을 동원하고 있었다.한국인들은 일본의 속셈을알지 못했고,러시아는 법적으로 그런 정책을 중지시킬 권한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일본은 은밀하면서도 조직적으로 대한제국의 조정과 국민자산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는 일본의 영향력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를열거하면서 대한제국이 조만간 일본의 정치적 속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한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2만명을 넘으며,일본인 1인당 한인 5명이 식모,사무실 서기,잡부,납품상인 등으로고용되다시피 했다.…대한제국 연간 무역액의 72%를 일본이 차지할 정도였다.…1898년 9월 경부선철도 부설권 협정서 중 ‘철도에 필요한 역사,창고 등 대한제국측이 제공하는 부지는 철도회사에 귀속되며 역사는 필요한 곳에 건설하되 역 앞에는 일본인 이외 타민족의 거주를 금한다.’는 불평등 조항 때문에 철도부설과 동시에 대한제국의 철도및 역사주변 땅은 일본의 소유물로 전락했다.…일본은 대한제국과 다른 국가들이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서울∼부산∼일본해저 전신선을 통제했다.…개항지마다 일본은행이 개설돼 일본엔화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노주석기자 joo@ ■베베르는 누구 우리나라에 부임했던 역대 외교관 중 초대 러시아 대리공사 겸 총영사였던 베베르만큼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외교관은 없었다. 베베르는 1885년부터 1897년까지 12년 동안 공사로 재직하면서 고종의 최측근 인사로 통했다.그는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 머문 1년 동안 친러시아내각을 출범시키는 등 대한제국의 국정을 사실상 좌지우지했다. 고종은 베베르가 멕시코 공사로 발령나자 ‘이임이 유감스럽다.장기간 유임시켜달라.’는 친서를 니콜라이2세에게 보냈다.니콜라이2세는 고종 재위 40주년 경축식(1902년)에 당시 야인이던 베베르를 사절단장으로 특파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굴된 문서 중에도 ‘베베르는 고종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텁고 한국인들에게 지금도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베베르를 경축사절단장으로 결정한 것은 고종황제에게 가장 기쁜 일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고종은 서울에 온 베베르를 자문역으로 붙잡기 위해 니콜라이2세에게 서울체류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베르에 대한 학계의 연구실적은 전무하다시피하다.그의 출생연도와 학력,수기 등도 이번의 문서 공개를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됐다. 베베르는 1841년 6월5일에 태어난 독일계 러시아인.부친은 루터교 선교사였다.페테르부르크 제국대학 동양어학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5년동안 중국어 공부를 했으며 이후 톈진영사와 일본 총영사를 거쳐 조선주재초대 대리공사로 부임했다. 베베르는 러시아 외무부와 중국,일본 등 주변국 외교가에서 ‘친한파’로 낙인찍힌 데다 수뢰사실(2만엔)이 외무부에 알려지는 바람에 서울을 떠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주석기자 ■박종효 前모스크바대 교수 “러 문서국 20곳서 10년간 자료 뒤져” “러시아에 산재한 20여개의 국립문서보관소에는 한국과관련된 방대한 양의 비밀문서가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습니다.러시아가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러시아 문서수집 및 번역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종효(朴鐘孝·65)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는 지난 90년 한·러 재수교 직후 러시아문서보관소가 외국인에게도 개방되자 가장 먼저 그곳으로 달려갔다.문서보관소는전세계에서 몰려온 학자들로 만원사례를 이뤘지만 한국관계문서를 찾는 학자는 박 전 교수뿐이었다. “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문서를 조사,열람한 뒤 복사하려면 기록부에 이름을 남기게 되는데 한국 학자들의 이름은본 적이 없어요.” 러시아어와 러시아사,한국사,한·러관계사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학자들이 드문 탓도 있었지만 소장된 문서가외교,군사,경제 등 전문 분야의 필사본이어서 웬만한 학자들은 엄두를 내기도 힘들었다.산더미처럼 쌓인 문서보관소의 서고를 뒤져 한국관련 문서를 찾아내기란 숨은 그림찾기나 마찬가지였다.최근에야 러시아어와 역사를 전공하는소장학자 몇명이 한국관련 자료 수집작업에 합류했다. 박 전 교수는 99년부터 2년 동안 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연구비를 지원받아 문서찾기와 번역,해제작업을 해왔으며,조만간 ‘러시아국립문서국 소장 한국관련 문서 요약해제집’이란 책을 펴낼 계획이다. “러시아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비밀문서의 목록을 총망라,문서목록해제집을 간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일입니다.제정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군사문서보관소,연방문서보관소의 서고에 숨겨져 있던 문서들을 분석해 보면 러시아가 견지해온 한반도정책의 과거는 물론,현재와미래까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박 전 교수는 러시아측의 공개 제한조치로 ‘극비문서’들이 소장된 크렘린문서보관소와 KGB문서보관소에 접근할수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그는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뒤 소련 아카데미 러시아역사연구원에서 박사학위와 교수자격(독토르)을 땄고 모스크바대학 객원교수로대학원생들에게 한·러관계사를 강의했다. 노주석기자
  • 김대통령 오늘 탈당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일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아들문제에 대한 대국민 사과의 뜻을 표명할 예정이어서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둔 정국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김 대통령의 이같은 결심에 대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보호하기 위한 ‘위장 탈당’으로 ‘막다른 선택’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여야간 대치가 계속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김 대통령은 현재 정치로부터 벗어나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했다.”면서 “김 대통령은 앞으로 4대 국정과제와 4대 행사를 흐트러짐 없이 추진하고 치러내는 데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초 민주당 쇄신파동 당시 당 총재직에서 물러났으며,현재 평당원으로 남아 있다. 특히 김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차남 홍업(弘業)씨와 3남 홍걸(弘傑)씨의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한 뒤 법과 원칙에 따른수사를 강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체류중인 홍걸씨는 조만간 자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그의 자진 귀국 가능성에 대해 “홍걸씨는 성인으로 그가 결정할 문제”라고 전제한 뒤 “검찰소환에 앞서 귀국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김 대통령은 또 오는 9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면 이 후보와도 만나 국정 전반에 걸쳐 폭넓은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최고위원 등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접견했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이 탈당하면 현재 민주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이근식(李根植) 행자,김동신(金東信) 국방,김동태(金東泰) 농림,한명숙(韓明淑) 여성,유삼남(柳三男)해양수산,방용석(方鏞錫) 노동장관도 당적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야당이 주장하는 선거중립 내각 개편 등의 조치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김 대통령의탈당 계획에 대해 “자성과 중립적 위치에서 나라를 이끌겠다는 진심어린 뜻이라면 환영하지만,잠깐의 위기를 넘기고 아들 비리문제를 덮어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한 ‘위장탈당’이라면 용인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요구해온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TV청문회,비상중립내각 구성을 수용하고 청와대와 국정원의 ‘배후세력’을 물러나게하지 않으면 진정한 탈당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도 “친인척 및 핵심측근의 비리연루 의혹 등으로 조성된 불리한 국면을 미봉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에 불과하다.”면서 “대통령이 주변 비리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공정한 선거관리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정 현안에 전념하고자 하는 대통령을어떻게든 정쟁에 끌어들이려는 비열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대통령이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전에 한나라당이 ‘속임수’니 ‘위장’이니 하는 것은 국가원수에 대한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린 망동”이라고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오풍연 진경호 이종락기자 poongynn@
  • 盧 ‘금의환향’ 대선후보 첫방문지 김해 선택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3일 고향인 경남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을 방문한 뒤 정치적 고향인 부산으로 가 하루밤을 묵으며 지지를 호소했다.부산을 정치적 승부처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다. ‘노무현 민주당 경선 승리 귀향’등 10여개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마을 초입에 노 후보가 도착하자 형 건평(建平·60)씨와 마을 주민 100여명이 “노무현”을 외치며 반갑게 맞아 그의 금의환향을 축하했다. 노 후보는 마을 어귀 자암산에 자리잡은 선친 묘소를 참배하며 “열심히 해서 꼭 대통령이 되겠습니다.”고 다짐했다.이어 마을 농기구보관창고에서 열린 잔치에 참석,“제게 남은 길은 뜻에 어긋나지 않게 바른 길로 가고,꼭 성공해서 고향의 명예를 높이는 것”이라고 인사했다. 노 후보는 또 좌익경력 문제로 논란이 됐던 장인 산소에들러 “변명을 한다면 나는 장인의 얼굴도 본 일이 없고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으며,(좌익활동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 “장인과 저의 관계는 사랑하는 제 아내의 아버지일 뿐”이라고 강조,본선 때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그는 기자간담회와 부산 사상지구당 후원회 자리서 김영삼(金泳三·YS) 전대통령 자택방문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관련,“15년간 한국정치사에서 가장 큰 정치적 상처인양김 분열의 상처를 극복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그러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올바로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YS의 도움을 받겠다.”고 다짐,‘신민주 대연합’ 추진 의지를 거듭 밝혔다.김 전 대통령에게 부산시장 후보를 위임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위임했다는 것은 과한 얘기고 의중을 듣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해 홍원상기자 wshong@
  • 英정부 출입기자제 폐지 검토

    1세기 이상 이어져온 영국 정부의 언론 브리핑 관행에 일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AP통신은 2일 토니 블레어 영국 정부가 지난 1884년 이래 지속해온 언론 브리핑과 출입기자단 제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어 이르면 가을부터 새 제도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출입기자단 운영에 대해 국내 언론계 안팎에서도 개선 목소리가 높은 만큼 영국 정부의 개혁안은 주목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매일 총리 관저에서 60명의 ‘길들여진’ 정치부 기자를 대상으로 지역문제부터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굵직한 문제까지 브리핑해왔다.총리 관저의 지하실에서 아침 브리핑을 마친 뒤 출입기자단 일부는 서열10위의 대변인을 하원 기자실로 불러올려 별도의 브리핑을 갖는 등 특권을 누려왔다. 따라서 외국 특파원들이나 정치와 무관한 전문 기자들도 교육문제 같은 영역조차 정치부 기자들을 통해 전달받는 경우가 많아 불만이 컸다. 블레어 정부는 소수의 엘리트 집단을 대상으로 한 이같은 브리핑 관행을 뜯어고쳐 외국의 통신원 등 좀더많은 언론에 기회를 주도록 문호를 개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로빈 쿡 노동당 하원지도자는 이같은 조치가 의회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모든 이에게 환영받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의회에서 발언하는 각료들이 출입기자단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전문기자들이나 지방언론사 기자들과 대화할 기회를 좀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거릿대처 정부에서 대변인을 지낸 버나드 잉엄 경은 이같은 정부의 개혁 움직임을 “난센스 덩어리이며 속임수”라고 일축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블록버스터들 잰걸음 ‘상륙’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유난히 잰걸음으로 국내 극장가를 찾아오고 있다.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기 전에서둘러 간판을 걸겠다는 전략에서이다.당장 오는 5월3일에만도 흥행 우열을 점치기 힘든 2편,‘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와 ‘스파이더 맨’(Spider Man)이 격돌한다. ◆ 위 워 솔저스 ‘죽은 자(者)만이 전쟁의 끝을 본다’고 플라톤은 말했다.이야기를 만들고 기억하는 건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어서일까.할리우드의 전쟁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모른다. 멜 깁슨이 주연한 ‘위 워 솔저스’는 30여년전 베트남전으로 새삼 시선을 옮겼다.1965년 베트남과의 전면전에 앞서 미국은 헬기 공습 시험전에 공수부대를 파견한다.395명의 풋내기 병사들을 이끌고 무어 중령(멜 깁슨)이 ‘죽음의 계곡’으로 알려진 아이드랑 협곡으로 뛰어든다. 영화는 생사를 넘나드는 72시간의 전투 과정을 담담히 순차적으로 그려내는 데 주력했다.‘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처럼 기록화인 듯 실감나는 전장(戰場)의 정밀묘사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이름없이 죽어간 젊은 미군들의 모습을 후일담처럼 복원한 영화는,생사게임을 벌이는 개개인 ‘전사’(戰士)들의 살떨림보다는 가족을 떠나오고 떠나보내는 ‘인간’의 밑바닥 정서에 초점을 맞췄다.본격 전쟁액션을 표방하면서도 총성을 들려주기까지 근 1시간을 군인가족들의 심리 및 상황 묘사에 머문 건 그래서인 듯하다. 멜 깁슨 말고는 이렇다하게 도드라진 등장인물은 없다.할리우드 전쟁영화들이 두고두고 받아온 비난,즉 과도한 1인 영웅주의에 대한 시비를 의식해서일까.극을 주도하는 멜깁슨은 끝까지 살아남지만 영웅으로 홀로 우뚝 서지는 않는다.그러고 보면 미국 중심 이데올로기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다는 의도적 설정도 눈에 띈다. 그러나 과잉 감상주의가 전쟁액션의 기본 미덕인 박진감을 주저앉히기 일쑤다.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느린 화면의 육탄전 묘사가 너무 잦아 비장감을 오히려 반으로 꺾어놓는다.전사 통지서를 받아들고는 너나없이 하나같은 반응을 보이는 아내들의 모습을 일일이 복습시키듯 스크린에 풀어놓은 것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브레이브하트’,‘진주만’의 각본을 쓴 랜달 월레스 감독. ◆ 스파이더 맨 누가 자꾸만 까닭없이 지분거릴 때 어디서 엄청난 초능력이라도 전수받아 한방 먹여버리면 좋겠다는 생각,누구나한번쯤 해봤을 거다.‘꿈의 공장’ 할리우드가 이런 탐스러운 사냥감을 그냥 둘 리 만무할 터.미국 본토와 동시개봉하는 ‘스파이더 맨’은 할리우드가 잊을 만하면 쏟아내놓는 슈퍼맨류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잇고 있다. 하늘을 가르는 거미가 ‘해결사’로 나선다.가난한 삼촌네에 얹혀사는 피터(토비 맥과이어).뭐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보통 고교생이다.옆집 사는 메리제인(크리스턴 던스트)을 10년 넘게 흠모했지만 뿔테 안경 너머 어리버리 웃는 게장기인 그에게 로맨스는 어림도 없다. 그런 피터가 하루,실험실 거미에 꽉 물리고부터 이상하게변모해 간다.안경을 벗어던지고,자기를 밥 취급해온 친구들을 혼쭐내고….제목 그대로 인간거미가 된 피터가 영웅적 무공으로 악당과 한판 사투의 수순을 밟으리란 걸 예견하긴 어렵잖다. 뭐니뭐니해도 눈길을 뺏는 건 현란한 와이어 액션.하얀 거미줄을 내뿜으며 뉴욕 마천루들 사이를 번지점프하듯 헤집는 거미인간은 중력에 묶인 관객들의 오랜 향수를 달래주기에 손색없다. 스토리 자체는 색다를 게 없다.우연히 초능력을 하사받은한 사내가 정체를 감춘 채 여자를 헷갈리게 하고,악당과의 대격돌로 도시는 쑥대밭되고,언론은 이 초인이 흑이냐 백이냐를 놓고 옥신각신대고….슈퍼맨,배트맨 등 선배들의궤적을 스파이더맨은 복제하다시피 되밟고 있다.만화가 나온 지 40년만에 영화화는 처음인데도 자꾸만 리메이크로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얘기들은 두고두고 먹힌다.고층빌딩 숲에서더욱 창백해진 사람들에겐 여전히 대리만족이 필요한 걸까.유례없는 한국영화 강세 틈에서 스파이더맨이 또다시 흥행기류를 탈지 두고볼 일이다.샘 레이미 감독. 황수정기자 손정숙기자
  • 이산가족 6차례 만난다

    28일부터 엿새 동안 치러지는 제4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금강산여관과 온정각 등에서 모두 여섯차례 상봉하게 된다.상봉 모습은 TV로 생중계된다. 대한적십자사(한적·총재 徐英勳)는 25일 이같은 내용의상봉행사 일정을 발표했다.28∼30일에는 남측 이산가족 100명과 북한 가족 186명이,다음달 1∼3일에는 북측 이산가족 100명과 남한 가족 473명이 각각 만난다. 한적은 “남북 가족들이 삼일포를 함께 둘러보는 참관 행사가 새로 생겼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첫날 단체상봉과 만찬,둘째날 공동식사와 개별상봉,마지막 날 작별상봉 등 모두 5차례의 대면이 이뤄졌던 예전 행사보다 상봉 기회가 한차례 늘었다. 한적은 또 고령의 남한 이산가족들이 배편으로 금강산으로 가 상봉하는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명씩이던 의사·간호사를 각각 3명으로 늘렸다.환자가 발생하면 거진항까지 쾌속선으로 나를 예정이지만,만일의 경우 응급구조용 헬기 투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고령자들이 질병 등을 이유로 잇따라 상봉을 포기했다.남측 방문단 후보 중 최고령자인 어병순(93·여)씨와 정인용(85)씨가 질병 등을 이유로 방북 명단에서 제외됐다. 한적은 금강산 지역과 서울간 원활한 연락을 위해 금강산여관∼온정리 체신분소∼해금강호텔간 통신선로 접속공사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배꼽잡는 네여자의 왁자지껄 쇼 ‘울랄라 씨스터즈’

    26일 개봉하는 영화 ‘울랄라 씨스터즈’(제작 메이필름)에는 이래저래 실험적인 구석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여자들의 영화’라는 점이 그렇다.한국 중견 여배우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이미숙을버팀목으로 김원희,김민,김현수가 나와 이야기를 끌어간다. 제작자가 들으면 인상부터 구겨질 얘기이겠으나 지금껏 충무로에서 여자들의 영화가 흥행의 벽을 넘은 적은 드물었다(‘괴담’수준의 징크스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래왔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영화는 코미디.한국 영화판에선 웬만하면 본전치기는 한다는 안전 장르이다.‘단적비연수’로데뷔한 박제현 감독은 위험 요소와 안전 요소를 반반씩 섞어 두번째 작품의 흥행에 모험을 건 셈이다. 도시 변두리의 유흥업소 ‘라라클럽’을 3대째 경영하는 은자(이미숙)는 말이 좋아 사장이지 체면이 영 엉망이다.손님을 받아본 게 하도 오래전 일인지라 후줄근한 체육복 차림에 밤낮없이 꾸벅꾸벅 조는 게 일과이다.그를 “언니”라 부르며 따르는 종업원 혜영(김민)과 경애(김현수)의푼수기 넘치는 소동이 이따금씩 클럽의 침묵을 깨줄 뿐이다. 한눈에도 이들의 관계는 가족처럼 돈독해 뵌다.그러나 길건너편 경쟁업소인 ‘네모클럽’ 사장 김거만(김보성)의 오만과 횡포를 따돌리기엔 한참 역부족이다.클럽을 떠났던 ‘터프걸’ 미옥(김원희)의 복귀는 그래서 더 반갑다.집안 대대로 앙숙인 네모클럽은 백화점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든 라라클럽을 인수하려고 온갖 꼼수를 다 부린다.괄괄한성격의 은자와 발차기가 일품인 미옥이 팔을 걷어붙이고 김거만과 옥신각신 신경전을 벌이는 게 기둥 줄거리이다. 궁여지책으로 네 여자가 몸소 댄스그룹(울랄라 씨스터즈)으로 뛰며 클럽을 되살리는 영화는 화려한 버라이어티쇼 그 자체.클럽의 무대를 주 배경으로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이미숙의 연기변신은 절로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흐뭇한 감상포인트다. 군상(群像)드라마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스크린에 캐릭터의 만물상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매력을 십분 살리진 못했다.가수가 꿈이지만 지독한 음치인 혜영,맹한 표정으로 내내 ‘뒷북’을 치는 경애는 설익은 연기로 웃음은 커녕 극의 맥을 끊어놓는다.슬랩스틱 코미디를 구사하는 듯 과잉 몸짓이나 대사를 연발하는 김보성의 캐릭터는 더더욱 부담스럽다. 뚜렷한 대립구도 속에 한정된 공간에서 전개되는 단조로운상황극이 속도감 넘치는 코미디에 맛들인 관객들을 얼마나구슬려낼지,두고볼 일이다. 황수정기자 sjh@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퍼주기’ 논쟁과 남북관계

    국제질서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9·11테러와 반테러전쟁의긴장된 정세하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안보불안감없이 생업에종사할 수 있었다.오히려 경제가 좋아져 외환보유고가 1000억 달러(세계 5위)를 넘어서면서 금년 초에는 IMF지원 자금을 3년 앞당겨 모두 갚을 수 있게 되었다. 경제구조조정이 큰 몫을 했겠지만,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의 안정도 큰 몫을 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조건인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 남북간 인적 교류와 경협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지원하는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 지난 4년간 남북간 왕래 인원은 연평균 6427명(2001년 8551명)으로 89년 이후 연평균 331명의 20배 가량으로늘어났다.98년말 2억 달러 수준이었던 남북 교역량도 현재 4억 달러 수준이 되었다. 이산가족의 절대 수에 비하면 약소하지만,세차례의 방문단교환을 통해 3600여명이 상봉하였고 1만 902명이 가족의 생사와 주소를 확인하였으며 600통의 서신을 교환한 바 있다.이제 4월28일부터 시작되는 4차방문에서도 1000여명의 상봉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성과는,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과 기업차원의 남북경협이 계속되는 동안 남북간에 신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거둘 수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퍼주기’라는 비판을 받는 대북지원의 실상은 무엇인가? 95년 이후 김영삼 정부 3년 동안 대북지원액은 2억8408만 달러(정부 2억 6172만 달러),김대중 정부 4년 동안대북지원액은 3억 4768만 달러(정부 1억 9612만 달러)다. 남한의 대북지원 총액은 7년간 6억 3176만 달러로 95년 이후 미국정부가 북한에 지원한 6억 1513만 달러보다는 조금많은 편이다.그러나 일본이 북한에 준 일본 쌀 90만t의 국내가격 17억∼18억 달러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EU도 그 동안북한에 2억 8027만 달러 상당의 식량을 보냈다. 정치군사문제로 북을 압박하면서도 미국이 대북식량지원을계속해 왔고,부시 대통령이 지난 2월2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대화가 없더라도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계속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에 주목한다면,우리 사회 내부의 ‘퍼주기’논쟁은 사실 남부끄러운 일이다. 서독이 동방정책 추진 이후 통일될 때까지 18년 동안 연평균 32억 달러의 대동독지원을 했던 것은 서독이 워낙 부자나라였으니까 그랬다고 치자.남한의 연간 음식물 쓰레기 8조원의 1.4%,국민 1인당 연 2300원 정도의 대북지원을 놓고,더구나 남북관계의 안정 덕분에 경제가 큰 덕을 보면서도 내부적으로 ‘퍼주기’논쟁을 했던 일을 훗날 우리 후손들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실로 외국 사람들과 후손들에게 낯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세현 통일부장관
  • 남북적십자, 금강산 이산상봉 생방송

    오는 28일부터 금강산에서 이뤄질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TV로 생중계된다.21일 대한적십자사(총재 徐英勳)에따르면 남북 적십자측은 20일 오전 판문점에서 연락관 접촉을 갖고 생중계에 필요한 남측의 중계차·발전기·위성이동중계기(SNG) 등을 금강산에 반입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남측 취재기자 30명과 방송중계요원 31명이 금강산으로 가 이산가족 상봉 장면 등을 생생하게 전하게 된다. 한적 관계자는 또 “남북 이산가족들은 개별상봉, 단체상봉, 작별상봉,공동참관,공동식사 등 5∼6차례 상봉하게 될것”이라면서 “22일쯤 북측이 최종 세부 일정을 전해올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분필과 칠판] 인성교육 뒷전…또 다른 아픔

    지난해 9월,한 모임에서 어떤 여선생님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 “금년에 1학년을 맡으면서 결심했지요.한글을 못읽는 ‘문자 미해득자’를 한 사람도 만들지 말자고요.그리고 1학기에 그 목표를 달성했는데 공교롭게도 2학기 들어 한 아이가 전학을 왔어요.몸이 아픈 어머니가 친정으로 오면서 데려 온아이인데 글자를 몰라요.” 교사가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는 심정은 당연한 거다.모두들 어두운 얼굴의 여선생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오죽하면 홀어머니만 계시는 가난한 친정 집에 자식과 함께 와서 아픈 몸을 뉘였겠어요.아직 한 학기가 남았으니 희망이 있네요.” 승진이다,연구다 제 갈 길이 바쁜 탓에 아이들에게 소홀한교사가 어디 한두명인가.나 역시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결국 문자 미해득자를 2명이나 넘겨줘야 했었다. 오직 실력만을 신봉하고,온갖 실력향상책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마지막 한 아이에게까지 사랑을 쏟으시는 그 여선생에게 ‘힘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학교현장에서 실력 우선주의,생존법칙은 달리는 말에 가하는 가혹한 채찍질 격이다.학부모들의 생각은 따로 치더라도,일선 교사들과 교육행정당국이 바라보는 실력향상에 대한 견해도 현격한 차이가 있어 선생님들은 곤욕을 치른다. 입시위주의 학습과 평가,좋은 학교 진학률을 목표로 시행되는 아이들 줄세우기 등이 우리 아이들의 허리를 휘게 한다.그 등쌀에 인성 지도는 뒷전이요,공부 못하는 아이는 또 다른 특수아로 취급하는 게 교사들의 아픔이기도 하다. 우리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에도 그 여선생은 “그 아이는주의가 몹시 산만해 금새 배운 것도 몰라요.답답하기만 해요.”라며 걱정스러운 빛을 거두지 못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눈 뒤 한 학기가 훌쩍 지나갔다.남의 일이라,그 일을 까맣게 잊고 말았는데 얼마 전 다시 그 여선생을 만났다. 자연스럽게 지난해의 그 아이에게로 화제가 옮겨갔다. “네가 이기냐,내가 이기냐 한판 싸움을 치렀어요.그리고결국 우리가 함께 이겼지요.여기 보세요.” 그 아이는 새 학기 들어 어머니와 함께 외갓집을 떠났다고했다.여선생은 아이가전학 가는 날 그 아이가 손에 쥐어준쪽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선생님,고맙습니다.사랑해요.’ 또박또박 쓴 그 아이의글자가 두 눈 가득 흐릿하게 비춰졌다. ▲김목 나주 영강초등 교사
  • ‘무더기 주인공’ 郡像영화 뜬다

    눈썰미있는 영화팬이라면 어렵잖게 눈치챌 최근 한국영화의 신(新)경향이 하나 있다.주인공이 한둘이 아닌,서너명씩 ‘무더기’로 등장하는 게 유행이라는 점이다. 이른바 ‘군상(群像)드라마’가 뜨고 있다.한두명의 주인공으로 승부를 걸기보다는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무더기 주인공’으로 감상 포인트를 확장시키려는 영화들이줄을 잇는다. 최근 개봉한 주요작만 일별해도 확인된다. 김정은 임원희 김수로 서태화 등 4명이 주연한 코믹패러디로 지난 12일 개봉한 ‘재밌는 영화’,이미숙 김원희 김민 김현수 김보성 등 5명이 공동 주인공인 코미디로 26일 개봉하는 ‘울랄라 씨스터즈’가 당장 그렇다. 한창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들은 더 많다.기획시대가 야심차게 제작중인 ‘일단 뛰어’(5월10일 개봉)와 ‘해적,디스코왕 되다’(6월초 개봉예정)가 맨먼저 눈에 띈다.두편모두 코믹 액션.‘일단 뛰어’에서는 송승헌 권상우 김영준 등 3명의 ‘꽃미남’들이 천방지축 고교생이 되어 뜻밖에 입수한 돈가방을 놓고 우왕좌왕한다.이들을 쫓는 형사역에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범수. 화끈한 액션이 가미된 ‘해적…’에서도 임창정 양동근이정진 등 남자 배우 3명이 동네 얼치기 양아치로 나란히변신했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계윤식 감독이 연출하는 코믹 갱스터 무비 ‘4 발가락’(5월10일 개봉)도 허준호 이창훈 박준규 이원종 등 4명이 힘의 균형을 이루며 극을 끌어간다. 이처럼 군상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는 데는 배경이 있다.우선 제작사들이 관객들의 입맛에 맞춰 장르적 변화를 꾀한결과라는 것. 기획시대 최용기 제작이사는 “지난해 한창 유행했던 조폭 소재가 이번엔 군상드라마라는 장르로 형태변경을 했다.”면서 “군상드라마는 여러 캐릭터가 동시에 선보이므로균형만 잘 맞추면 극적 효과가 배가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톱스타 캐스팅에 골치를 앓아온 제작사들의 ‘고육지책’인 측면도 있다.꼼꼼한 이야기 얼개와 탄탄한 연출력이 전제된다면 1인 스타 주인공에만 의존하는 작품보다 위험부담이 크게 준다는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푸짐한’ 인물군상을 그리면서도 캐스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톡톡한 매력.일례로 ‘일단 뛰어’의 네 주인공들의 출연료를 다 합해도 이병헌의 몸값(3억∼3억5000만원)에 못 미친다. 그러나 문제점도 없진 않다.군상드라마의 열에 아홉은 코미디.영화사 좋은영화의 한 관계자는 “다수의 등장인물이 나와 이야기를 난해하게 뒤트는 영화에 관객들이 점수를주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군상드라마제작열기가 또 한번 관객들의 편식을 유도해서는 곤란하다.”는 게 영화가의 조심스런 견해이다. 황수정기자 sjh@
  • 금강산 이산상봉 28~30일 확정

    오는 28일 4차 이산가족 상봉 때 남한의 실향민 100명이먼저 금강산을 찾아 2박3일간 북한 거주 가족·친지를 만나고,이어 다음달 1일 같은 장소에서 남한 거주 가족·친지들이 북한으로 간 피붙이 100명을 상봉하게 된다. 대한적십자사는 14일 남북 양측이 전날 오전 판문점의 연락관 접촉과 오후 전화통화 등을 통해 금강산 상봉 방안과 관련된 일부 사항에 대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달 1일 금강산에서 북측 이산가족 100명과 상봉할 남한 가족의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전례에 따르면3차 이산가족 상봉 때까지는 서울에 온 남한 출신 재북 이산가족은 공식적으로 5명의 가족을 만날 수 있어 남한 상봉단의 규모는 500명이었다. 양측은 상봉 장소나 횟수,숙소 등에 대해서도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해 오는 18일쯤 의견 조율을 계속하기로 했다.남북 적십자는 상봉 횟수나 장소,숙소 등 세부사항을 검토하기 위해 남측 답사팀이 16∼18일 금강산 현지를 둘러보기로 하고 북측은 안내 등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양측은 지난 13일 접촉을통해 건강 악화나 사망 등의 이유로 바뀐 상봉자 명단을 각각 통보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사설] 최규선 수사 너무 뜸들인다

    ‘최규선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현 정부 출범 당시 정권인수위원회에서 일했던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가 대통령의 3남 홍걸씨를 등에 업고 이권에 개입해왔다는 최씨의 운전사 천호영씨의 폭로가 지난달 28일 있은 뒤 지난 9일에는 홍걸씨에게 수만달러 도와준 것에 불과하다는 최씨의 ‘해명’이 있었다.하지만 이권 개입과로비 관련 보도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고,지난 13일에는최씨가 경찰간부,서울시 고위공무원 출신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파문의 핵심은 홍걸씨가 최씨를 통해 로비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받았는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으며 당초에는 폭로내용이 구체적이어서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다.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의 진승현·이용호 게이트 연루설,차남 홍업씨의 김성환 전 서울음악방송회장과의 거액 자금거래 의혹에 이어 3남인 홍걸씨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국민들은 신속한 수사로 사건들이 빨리 매듭지어지기를 고대했다.검찰이 최씨를 오늘 소환한다지만 의혹이제기된지 19일이 되도록 핵심인물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채 최씨의 대책회의까지 열렸으니 검찰은 무얼 하고 있나하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거듭 말하거니와 사태의 본질은 대통령 아들인 홍걸씨의비리 여부에 모아져 있다.사태가 오래 끌면 끌수록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에 미치는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은 커지게 될 것이다.야당인 한나라당은 15일 특별검사법을 국회에 제출하는 한편 19일에는 여의도공원에서 장외집회를 열어 권력형 비리를 규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파문이 불필요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두가지 조처가 필요하다.홍걸씨가 의혹에 대해 소상하게 밝히고,국민 앞에 사과할 것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억울한면도 있겠지만 자신을 둘러싸고 추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데도 무작정 입을 봉하고 있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 아닐 것이다.그리고 폭로내용이 일부라도 사실이라면검찰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이를 위해 여권도 검찰 조사를 두고보자는 식의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고 진상을 규명하는 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 국민 설득에 도움이될 것이다. 또 검찰도 특검제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에,여론재판으로많은 사람들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기 전에,신속하게 수사를 벌여야 한다.검찰로서는 주변 조사를 철저히 벌여 완벽을 기하고 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폭로의 구체성,폭로로부터 19일이나 경과된 점,그 사이 최씨의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는 점,사건이 정쟁의 재료로 비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수사 속도를 한층 높여야 한다.‘이명재 검찰’은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말고 사건을 신속하게처리하기를 거듭 당부한다.
  • 맞선 첫날 ‘도발’의 밤‘결혼은, 미친짓이다’

    혼기가 꽉 찬 남녀가 맞선을 본다.척 봐도 맞선에 이골이 날대로 난 사람들이다.판에 박힌 질문을 한참 주고받더니 저녁 먹고 영화 보고…. 26일 개봉하는 영화 ‘결혼은,미친 짓이다’(제작 싸이더스)의 시작은 하품이 날 만큼 선량하다.그러나 영화는 이내 선량과 불온의 가치는 종이 반장 차이도 안 나는 거라고 비웃듯 관객들을 ‘선동’한다. ## 맞선 본 날 밤,술기운이 오른 남녀. “왔다갔다 택시비 하면 여관비가 더 쌀 거 같은데요.”(남자) “…어차피 곯아떨어질 게 뻔하니까,택시 타나 여관 가나 마찬가지일 거 같긴 하네요.”(여자) 영화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1993년)를 찍었던 시인 유하 감독의 새 멜로이다.이만교의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감독이직접 시나리오를 썼다.결혼제도의 허구적 단면을 까발리기로 작정한 영화는 맞선 날 남녀가 장난처럼 밤을 보내는‘도발’을 펼쳐보인다. 시인 출신 감독은 데뷔작을 함께 찍었던 가수 엄정화를다시 불렀고 그 상대역을 감우성에게 맡겼다.대학 시간강사인 준영(감우성)은 눈곱만큼도 결혼할 마음이 없다.조명 디자이너인 연희(엄정화)도 결혼을 재미없는 관습이라 여기긴 마찬가지다.“걱정도 고만고만,행복도 고만고만한 게 결혼”이라고 심드렁하게 말한다.그러나 만남이 거듭되면서 연희는 관성처럼 준영과의 결혼을 저울질하고 그런 연희를 지켜보는 준영에겐 여전히 결혼은 남의 일이다. 결혼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은 많았다.이 영화는 결혼 이전의 로맨스나 결혼 이후의 익숙한 풍경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점에 감상포인트가 놓였다.결혼제도의 관습이 이렇게까지 만신창이로 조롱당한 적이 있었을까.의사와의 결혼으로 현실적 조건을 챙긴 연희는 도발을 멈추지 않는다.연애지상주의자인 준영에게 옥탑방을 얻어주고 그곳을 둘만의공간으로 꾸민다. 섹스에 탐닉하는 둘의 만남은 누가 봐도 불륜이다.하지만 신기하게도 스크린 밖에서는 이들의 파국이 걱정되지 않는다.감쪽같이 남편을 속이는 연희에게 불륜은 ‘게임’같다. 여주인공(전도연)의 불륜행각을 단죄될 수밖에 없는 일탈로 몰아간 치정극 ‘해피엔드’와는 그래서 많이 다르다. “이제 그만 끝내자.”는 준영에게 “난 자신있어.절대 들키지 않을 자신.”이라고 천연덕스럽게 잘라말하는 연희에겐 한톨의 죄책감조차 없다. 카메라는 두 남녀의 감정 말고는 그 어떤 곳으로도 초점을 옮기지 않는다.결혼 전날까지 옛 애인 때문에 방황하다 끝내 별거하는 준영의 친구가 곁가지로 끼어드는 정도다. ‘결혼 무가치론’에 대해 얄밉도록 고민하지 않는,명쾌하지만 당돌한 영화다. 엄정화와 감우성의 탄탄한 연기가 단순한 드라마 얼개에액센트를 찍어준다.농도짙은 ‘침실 연기’는 놀랄 만큼자연스럽다.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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