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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성 감독 데뷔작 나비 / 80년대 삼청교육대 배경 권력에 짓밟힌 ‘비련 남녀’

    30일 개봉하는 김현성 감독의 데뷔작 ‘나비’(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웃기는 여배우’ 김정은이 순애보에 멍드는 비련의 여주인공으로,주·조연 합해 22편의 영화를 찍었으나 흥행복을 타지 못한 김민종이 비운의 건달로 나오는 액션멜로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잡은 영화는 태생적으로 복고풍일 수밖에 없다.시골청년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1년 뒤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며 무작정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싣는 도입부는,중년관객까지도 놓치지 않겠다는 ‘계산’을 보여준다. 영화는 한참동안 김정은의 주특기인 코믹연기에 기댄 코미디로 진행된다.별 볼 일 없는 건달 민재(김민종)를 죽기살기로 쫓아다니는 시골처녀 혜미(김정은)의 순박한 대사,서울로 간 민재가 깡패로,룸살롱 제비로 갈팡질팡하는 행색에 폭소가 잇따라 터진다. 복고풍의 익숙한 외피를 갖췄으나 영화는 곧 ‘위험한’ 시도에 들어간다.순식간에 권력의 횡포와 활극이 난무하는 비극멜로로 화면이 바뀐다.옛사랑을 찾아 상경했다가 군 고위간부 허대령(독고영재)의 애첩으로 전락한 혜미는 곡절 끝에 민재를 만나지만,이를 눈치챈 대령은 민재를 삼청교육대로 보내버린다. 미국에서 촬영공부를 한 감독은 ‘흑수선’‘가문의 영광'의 비주얼 디렉터 출신.화면기법은 누아르 뺨치게 세련됐다.그럼에도 “밑바닥 인생의 숭고한 사랑을 담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는 근사한 화면 위에서 빙빙 겉돈다.억울하게 인권이 짓밟히는 삼청교육대를 주무대로 잡았으나,시대 활극이 아닌 이상 허점이 많다. 허대령의 심복인 출세지향형의 인물 황대위(이종원)까지 혜미를 좋아하면서 남녀 주인공을 둘러싼 극은 4각 구도의 멜로가 된다.80년대의 왜곡된 권력횡포를 덤으로 고발하려는 시도까진 좋은데,인과 얼개가 치밀하지 못하다.‘람보’류의 대규모 총기 액션을 구사하며 혜미와 민재를 죽음으로까지 내모는 황대령의 처절한 분노는 후반부의 주요설정.그의 갑작스런 광기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스크린 밖에서는 의아할 뿐이다.삼엄한 경계를 뚫고 혜미가 삼청교육대의 철조망 앞에 나타나는 상황도 뜨악해진다.시대와 소재에서 과감히 복고를 선택한 영화의 용기가 감정만 출렁이는 신파로 주저앉는 듯해 아쉽다. 복고지향이지만 유행을 의식한 흔적도 역력하다.걸쭉한 사투리에 질펀한 입담을 자랑하는 주변 캐릭터들이 잔재미를 돋구는 데 성공했다. 황수정기자 sjh@
  • 사스 / 현지 표정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 외곽 주요도로의 봉쇄가 시작되면서 베이징은 지금 전시(戰時)체제를 방불케 하는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조만간 철도와 항공기까지 봉쇄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면서 너도나도 생필품 사재기 열풍에 휩싸였다. ●생필품,값 폭등하고 물건 동나 24일 오전 10시,차오양(朝陽)구 국제전시장 옆에 자리잡은 대형 할인매장 쟈러푸(家樂福·까르푸) 지하매장에는 생필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장사진을 이뤘다.쌀과 라면,밀가루,식용유,휴지 등 생필품들은 동이 났다.하이덴취(海淀區) 인민대학 부근의 중국의 대표적 슈퍼체인인 리커룽(利客隆)도 마찬가지.슈퍼에서 만난 가오수잉(高淑英·34)은 “휴지 한 통을 사는데 1시간이나 기다렸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재래시장도 다를 바 없다.신웬리(新源里)나 홍챠오(紅橋),우다커우(五道口) 시장 등에는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물건은 절대적으로 모자란다. 이틀 전부터 일부 야채는 50%나 올랐고 쌀이나 식용유 등 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섰다.당국은 연일 언론을 통해 “물건은 충분하다.”,”폭리를 취하는 상인은 엄단하겠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진정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당국은 최고가격제를 도입하며 물가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등 ‘사재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170만명의 초·중·고교 학생은 물론 62개 대학이 사실상 휴교에 들어갔고 일부 회사원들도 강제 휴직에 들어갔다.외출을 삼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대형 식당들이나 극장들도 하나 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유학생 귀국 권고 베이징의 3만 5000여 한국 교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중국 당국이 사실상 전시상태에 돌입한 24일 한국 유학생들의 귀국 행렬은 계속 이어져 서우두(首都) 공항은 700∼800명의 귀국 유학생과 교민 가족들로 붐볐다.베이징의 대표적인 한식 체인인 서라벌은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 한국 직원의 월급을 20% 감봉하고,조만간 전국 12개 체인중 1∼2개를 휴업할 계획이다.한국 교민 1만 5000여명이 거주하는 베이징시 동북부의 ‘한국촌’ 왕징(望京) 아파트 단지에는 최근 중국인 한명이 사스로사망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한 때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베이징 진입로 통제 후 농수산물 반입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르자 주민들이 사재기에 나서 가격 폭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23일 휴교한 학교나 학사일정에 지장없는 유학생의 일시 귀국을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다.한국대사관은 현 단계에서 베이징 교민과 가족들의 전면적인 철수를 고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 아래 매일 1∼2차례의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oilman@
  • “토종 애니 우리 감수성에 먹힐걸요”/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오세암’ 제작 이정호씨

    극장용 국산 애니메이션은 흥행한 전례가 없다.아니,한국산 애니메이션 자체가 몇편 없었다.새달 1일 개봉하는 장편 애니메이션 ‘오세암’을 제작한 이정호(사진·38)마고21 대표는 그래서 더 설레고 떨린다. “현란한 테크닉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인류 미래를 고민하는 거대서사의 재패니메이션과 차별점이 뚜렷한 토종 가족애니메이션입니다.해외시장 진출이야 두고볼 일이고요.분명히 우리 관객들의 감수성에는 먹힐 수 있을 겁니다.” 이미 실사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오세암’은 정채봉의 창작동화가 원작.죽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어린 남매의 눈물겨운 우애를 그렸다.선으로 윤곽을 그리는 전통적인 셀 방식과 입체 이미지를 구현하는 3D 방식의 중간형태인 2D애니메이션이다.입체감이 살아있으면서도 화면톤이 온화한 것은 그런 장치 덕분이다. “원작의 깊이를 잃지 않되 만화적인 흥미 요소를 드라마에 풀어내는 게 어려웠다.”는 이 대표는 “엔딩부분의 설정이 원작과 약간 달라진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에서 개봉까지는 꼬박 3년이 걸렸다.알려진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주인공 길손이의 캐릭터를 다듬는 것부터 난관이었다.“촌스러운 듯하면서도 개성있는 다섯살짜리 한국아이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눈꼬리,입매를 몇번이나 올렸다 내렸다 했다.”며 웃었다. 영화는 곳곳에서 된장 냄새를 풀풀 풍긴다.그의 전작인 TV애니메이션 ‘하얀마음 백구’(2000년)가 그랬듯 이번에도 초점을 맞춘 메시지는 공동체 삶의 소중함.절집 오세암을 배경으로 앞을 못보는 누나와 길손이가 나누는 간절한 우애,스치듯 만나 남매와 소중한 인연을 맺는 스님들 이야기에 ‘관계’의 신성함이 깃들어 있다. “지브리 스튜디오(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의 산실)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우리만의 정서로 승부를 보겠다.”는 그의 장담대로 영화는 마음약한 관객들에게 눈물깨나 찍어내게 할 것같다.설악산의 늦가을 단풍과 한겨울 설원 등 낯익은 풍광,길손이의 천진하고 익살스런 대사들이 스크린의 감성을 갈수록 풍성하게 부풀린다.화면의 색감이 유난히 고운데 이유가 있다.“우리 애니메이션이 외국의 하청작업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왔던 게 사실이에요.제작비를 낮추려니 조금이라도 재료 단가를 낮출 수밖에요.이번엔 좀 비싼 물감을 써봤어요.종이 질도 한차원 업그레이드했고요.” 황수정기자
  • 정선민 WNBA 진출 청신호 / 리그 정상화… 드래프트 곧 실시

    한국 여자농구 최고의 센터 정선민(사진·29·185㎝·신세계)이 미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수들의 처우 개선을 놓고 사무국과 선수협의회간 대립으로 리그 중단과 드래프트 취소 위기까지 몰린 WNBA가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WNBA사무국과 선수협의회는 22일 자유계약,연봉하한선,샐러리캡 등에 대해 극적으로 일괄 타결안을 완성했다. 트레이시 쿡 WNBA 대변인은 “협상은 매듭지었지만 복잡한 내용이기 때문에 아직도 자구 수정이 진행중이다.”고 말했다.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지난 17일 취소된 올해 신인드래프트가 곧 열리게 됐다. 정선민의 WNBA 진출을 추진중인 에이전트사는 “오는 25∼28일 드래프트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선민에 관심을 보여온 3∼4개팀 중 1개팀이 정선민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민에 관심을 보이는 팀으로는 한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LA 스파크스와 스몰포워드가 비어 있는 시애틀 스톰 등이 꼽힌다.정선민이 드래프트에서 지명되면 이달 말 열리는 트레이닝 캠프에 참여해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이창구기자 window2@
  • 佛 다큐감독 필리베르 회고전

    프랑스 다큐멘터리 ‘마지막 수업’의 개봉에 앞서,이 작품의 감독인 니콜라 필리베르의 회고전이 19∼21일 서울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필리베르는 78년부터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감독으로,세상을 열정적이면서도 온건한 시선으로 포착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보통 다큐멘터리가 사회성이 짙은 데 비해,그의 영화는 개인적인 성찰들로 채색돼 있다. 이번 회고전에 소개되는 영화는,관객이 없는 미술관의 풍경을 잡은 ‘루브르 시티’(90년),청각 장애인만의 고유한 문화를 따라가는 ‘들리지 않는 땅’(92년),자연사박물관의 동물들을 관찰하는 ‘애니멀스’(94년),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연극 연습 과정을 담아낸 ‘가장 작은 것’(96년) 등 모두 4편이다. 한편 22일 개봉하는 ‘마지막 수업’은 프랑스 오지 마을에 있는 단일 학급의 풍경을 담은 다큐멘터리.작은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따라가며,성장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다시금 일깨우는 작품이다.(02)741-3391.홈페이지는 www.dsartcenter.co.kr 김소연기자
  • “고종­민비 결혼식 보러오세요”/ 19일 오후2시 운현궁서 재현

    “15세 고종과 한 살 연상인 민비의 결혼식 보러 오세요.” 서울시는 19일 오후 2시 운현궁에서 비운의 임금 고종과 명성황후의 조선왕조 혼례를 재현하는 행사를 갖는다.앞서 오후 1시부터는 운현궁에서 인사동을 돌아오는 어가행렬과 취타대 시범공연이 펼쳐진다. 혼례의 공식명칭은 가례(嘉禮)로,운현궁은 고종의 부친인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다.고종이 태어나 12세 때 왕위에 오르기까지 성장하고 대원군이 개혁을 구상한 역사의 산실이다.운현궁 큰 마당에서 한국문화연구재단 주관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민비가 왕비로 간택돼 책명을 받는 비수책(妃受冊) 의식과,국왕이 왕비 집으로 직접 건너가 왕비를 맞아들여 대궐로 돌아오는 친영(親迎) 의식으로 이뤄진다. 가례는 원래 여러 달에 걸쳐 수천명의 인원이 동원되는 큰 잔치다.조선조 당시에는 ▲납채(納采·왕비가 머무는 집에 사자를 보내 청혼하는 의식) ▲납징(納徵·혼사가 이뤄짐을 나타내는 징표로 예물을 보냄) ▲고기(告期·길일을 택해 왕비 집에 알려줌) ▲책비(冊妃·왕비 사저로 사신을 보내 책봉하는 절차) ▲친영 ▲동뢰(同牢·맞절을 하고 술을 나눠마신 뒤 침실로 들어 첫날밤을 치름) 등 육례로 진행됐다.3707-9431∼2,766-9090. 송한수기자 onekor@
  • 피나 바우슈 현대무용극 ‘마주르카 포고’/ 무용과 연극 사이 재즈·탱고가 흐르네

    올해 국내 공연계의 최대 화제작 중 하나인,독일 안무가 피나 바우슈의 ‘마주르카 포고’가 서울 무대에 오른다.한국에 피나 바우슈의 작품이 소개되기는 2000년 봄 ‘카네이션’에 이어 3년만의 일.국내 팬들 사이에선 진작부터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입소문이 나 좌석이 거의 매진된 상태다. 무대를 8000송이의 장미로 온통 붉게 물들인 ‘카네이션’의 강렬함에 매혹됐던 이들이라면 이번 공연에서도 피나 바우슈만의 독창적이고,인상적인 무대공간을 한껏 즐길 수 있다.발목까지 차오르는 물,쓰레기와 흙더미,모래사장 위의 난파선 등 자연 소재의 파격적인 무대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지 오래이다. ●자연소재 파격적 무대 ‘트레이드 마크' ‘불타는 마주르카’라는 뜻의 이번 작품은 무대 뒤쪽에 세운 거대한 진회색 절벽을 무용수들이 오르내리게 하고,정면 벽 전체에 프로젝션을 쏘아 무용수들의 몸 위로 영상이 흐르도록 했다.무대의 현실과 영상 이미지가 겹쳐 만들어내는 판타지는 때로는 애잔하게,때론 유쾌하게 오감을 자극한다. 무대가 바뀌고,표현방식이 변해도 피나 바우슈의 시선은 늘 ‘인간’에 고정돼있다.사랑·욕망·불안·공포·상실·슬픔 등 인간의 실존적 물음에 항상 마음의 귀를 열고,그 해답을 찾는 과정을 몸짓 언어로 관객과 공유하고자 한다.때문에 그녀의 작품에서는 어떤 일관된 줄거리나 구성,두드러진 캐릭터를 찾아보기 힘들다. 언제나 그랬듯이,포르투갈 리스본을 배경으로 한 ‘마주르카 포고’에도 삶의 편린들이 다양하게 녹아 있다.98년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로부터 작품 위촉을 받고 단원들과 몇주간 포르투갈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을 무대위로 옮겼다.서정적인 파두와 재즈,브라질의 탱고와 삼바 등 포르투갈과 남미의 열정이 객석을 몽롱한 열기로 달군다. ●알모도바르 영화 ‘그녀에게'에도 삽입 이 작품의 일부는 이번 주말 개봉하는 영화 ‘그녀에게’의 마지막 장면에 삽입되기도 했다.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남자 무용수들의 도움으로 공중에 붕 떠올랐다 바닥에 내쳐지면서 짧은 신음을 토해내는 장면은,강렬한 삶의 욕구와 절망을동시에 보여준다.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이 작품의 목가적 분위기와 고통에 찬 아름다움이 나를 울게 만들었다.”고 말했다.피나 바우슈는 최근 한 도시에 오래 머물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화하는 ‘세계도시 시리즈'에 관심을 쏟고 있다.89년 ‘팔레르모 팔레르모’(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빈·홍콩·부다페스트·브라질리아 등을 배경으로 삼았고,이 작품 역시 그중 하나다.2005년에는 서울을 소재로 한 신작을 LG아트센터 개관 5주년 기념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25·28일 오후8시,26·27일 오후4시 LG아트센터3만∼9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 ●피나 바우슈와 부퍼탈탄츠테아터 ‘현대무용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피나 바우슈(63)는 73년 독일 부퍼탈시립극장발레단(현 부퍼탈탄츠테아터의 전신)예술감독으로 취임,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장르(탄츠테아터)의 실험으로 명성을 얻었다.‘봄의 제전’‘카페 뮐러’‘빅토르’‘카네이션’ 등은 세계가 그녀를 주목하게 만든 대표작들.단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15개국 출신 30여명의 무용수들이 완벽한 앙상블을 자랑한다.지난 96년부터 김나영씨가 유일한 한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쉬어가기˙˙˙

    새달 1일 전 세계에서 동시개봉하는 SF액션 블록버스터 ‘엑스맨2’의 팬이라면 귀가 솔깃할 소식.16일 오전 5시부터 7시까지(한국시간) 휴 잭맨,아나 파킨 등 주연배우들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할리우드 최초로 지구촌 팬들과 6개국어 동시번역으로 인터넷 화상채팅을 할 거라고.이메일 등록을 먼저 해야 하며,공식홈페이지는 www.x2-movie.com.
  • 질투는 나의 힘 / 두번씩이나 애인 빼앗긴 남자가 당신이라면?

    국내 개봉에 앞서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뜬’ 국산영화에겐 말 못할 고충이 있다.‘영화제가 선호하는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 때문이다. 18일 개봉하는 박찬옥 감독의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제작 청년필름)은 장담컨대 ‘재미’있다.‘연기파’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문성근과 배종옥,거기에 신인 박해일이 가세해 3인 구도를 이루는 이 영화는 장르상 멜로다.한 여자와 두 남자가 삼각관계를 이룬 극의 모양새도 영락없는 멜로 틀거리.감독의 역량을 새삼 돌아보게 만드는 묘미는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빤한 구도로 관객을 해이하게 풀어놓나 싶은 순간 허를 찌르는 돌발성.밀고 당기다 어느 한쪽으로 짝을 맞춰주는 사랑이야기가 아니란 얘기다. 잡지사 편집장인 윤식(문성근)에게 애매한 잔소리를 듣고도 꾹 참는 원상(박해일)은 첫눈에도 적극형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그렇지만 윤식은,여자친구를 그에게 뺏긴 원상이 의도적으로 접근한 ‘목표물’.이제 원상의 복수극을 보여주겠구나 싶던 영화는 계속 딴전만 피운다. 원상은 새로 취직한 잡지사에서 만나 좋아하게 된 연상의 사진작가 성연(배종옥)까지도 윤식에게 뺏긴다.그러나 복수의 일격을 가하기는커녕 별 거부감 없이 온갖 심부름에,윤식의 운전기사 노릇까지 한다. 난감한 딴전 피우기는 끝까지 이어진다.흥미로운 것은,원상의 엉뚱한 대응자세가 어중간한 반전장치보다 드라마를 한결 더 맛깔나게 살려낸다는 점이다.복수도 못하고 그렇다고 깨끗이 용서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원상의 모습은,‘사랑만이 구원’이라고 매달리는 세상의 로맨스를 값싼 낭만이라며 오히려 코웃음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의 목소리는 점점 또렷해진다.영화가 주목한 것은 질투라는 감정의 본질이 아니라,서로 다른 저마다의 ‘삶의 방식’이다.윤식을 힐금힐금 훔쳐보는 원상의 불안한 시선을 통해 질투가 묘사되는데,그것은 허약한 한 인간을 움직이는 삶의 작은 동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삶의 방식에는 정답이나 절대선이 없다고 세상을 위로하고 싶은 걸까.주인공들이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묘사하는 데도 영화는 무척 관용적이다.예컨대 바람둥이 유부남 윤식.상대방을 배려하는 대사를 지나가듯 툭툭 던지는 가운데 그의 속물근성은 봄눈 녹듯 용서가 되곤 한다. 주인공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다.가진 자를 선망하며 현실에 승복하다가도 문득문득 싸늘한 경계의 눈을 치뜨는 박해일의 내면연기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황수정기자 sjh@
  • [외교관 통신] 이라크전 ‘조용히 美지원’ 국제평화·국가이익 우선

    국제법과 외교의 선진국인 네덜란드 정부와 국민이 미국의 이라크전과 관련해 취하고 있는 태도는 이상하리 만큼 차분하고 냉정하다.비전투 병력인 이라크 공병 및 의무 부대의 파견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과 국론분열을 겪고 있는 우리 나라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1월 총선 이후 현재 연정구성 협상이 진행 중인 관계로 직접적인 군사 지원은 하지 않고 있으나,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를 이라크 접경 지역 터키 영토에 파병하고 미국이 이라크 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프가니스탄 주둔 국제치안유지군 사령관직을 나서서 맡았다. 또한 유럽에서 가장 발달한 네덜란드의 항만,공항,도로,철도를 미국의 군사물자 및 병력 이동에 사용토록 협조하여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유엔 등 국제무대에서도 미국 입장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즉 네덜란드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미국의 대 이라크전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왜 네덜란드 정부는 이러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정부의 조치에 반발 없이 따라가고 있는가.대답은간단하다.그것은 정부와 국민이 그렇게 하는 것이 국가 이익에 부합하고 장기적인 국제 평화와 안전에 기여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네덜란드는 중간 규모 국가로서 누구보다 강대국의 전횡과 일방주의를 경계하고 다자주의(multilateralism)를 신봉하는 나라이다.또한 핵,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에 반대하고 인권 신장,환경 보호,개도국 지원 등 인류보편적 가치 실현에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따라서 네덜란드는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이 불가피함을 인정하고,다만 무고한 인명피해를 예방하도록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이라크 민간인에 대한 의약품 및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위해 지난주 1차로 구호품을 쿠웨이트로 공수하는 한편 전후 복구사업에 자국 기업의 참여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물론 네덜란드 정부는 의회에서의 토론과 언론 회견 등을 통해 정부 입장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확보하는 데도 노력을 다하고 있다.그래서 네덜란드는 국론 분열과 갈등 없이 차분하게 실리와 명분을 다같이 챙기고있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2차 대전시 중립을 선언했음에도 나치의 침공으로 전 국토가 폐허가 된 쓰라린 경험을 교훈 삼아 전통적으로 친미적인 외교 안보정책을 근간으로 해오고 있다.영국,프랑스,스페인,독일,러시아 등 인근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국제법과 외교의 중요성을 깨달아 국제사법재판소(ICJ),상설중재법원(PCA),구 유고 전범재판소(ICTY),,국제형사법원(ICC) 등 주요 국제법 기구들을 유치해 명실공히 세계 국제법의 수도(Legal Capital of the World)로 인정 받고 있다. 또한 이준열사의 순국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만국평화회의를 1899년과 1907년 두차례 개최한 이래 국제 평화,안보,군축,국제법,인권,환경,개발협력 등 각종 국제회의가 연중 계속되고 있어 세계 다자 외교의 중심지로서 활약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자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국제법과 외교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으며 대 이라크 전쟁도 이러한 냉철한 현실인식과 실용주의 정신에 기초해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박용규 駐네덜란드 공사 ●박용규(朴龍奎·49) 외무고시 11기.조약과장,군축 심의관.주 파키스탄 대사관 참사관,주제네바 대표부 참사관,영국 전략문제연구소(IISS)파견
  • ‘명랑소녀 성공기’ 스크린서도 이어질까/ 장나라 주연 18일 개봉 오! 해피데이

    18일 개봉하는 ‘오!해피데이’(제작 황기성사단)는 강점과 약점을 반반씩 갖춘 코미디다.먼저 강점.청춘남녀가 엎치락 뒤치락 코믹 로맨스를 엮어가는 ‘동갑내기 과외하기’류를 좋아한다면 챙겨봐서 후회하지 않을 영화다.그런가 하면 약점.등장인물들의 ‘오버 연기’로 내내 들뜨는 코미디에 질렸다면 색다른 매력을 찾지 못할 영화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중요한 감상 포인트는 주인공인 장나라에게 쏠려 있다.그의 귀엽고 명랑한 연기에 점수를 준다면 더없이 유쾌하고,그 반대라면 후반부엔 집중력이 뚝 떨어질 듯하다.장나라의 캐릭터는 ‘명랑소녀 성공기’‘내사랑 팥쥐’ 등 TV드라마에서의 분위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포스터의 카피문구(‘찍은 넘(?) 내꺼 만들기’)는 그대로 영화의 주제다.성우 학원의 강사인 희지(장나라)는 첫눈에도 뚝심 하나로 살아가는 밝은 여자 같다.자격미달로 클럽메드 여행을 못 가게 된 친구를 대변하느라 여행사를 찾은 희지가 또박또박 항의하는 도입부에서부터 ‘장나라 표’영화가 직감된다.여행사 팀장인 현준(박정철)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희지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랑을 쟁취해가는 과정이 줄거리다. 신세대 관객의 취향을 많이 의식했다.전체 틀은 코미디로 다듬되 다분히 즉흥적인 소재와 엽기코드로 속을 채웠다.현준의 집에 잠입해 다이어리까지 훔쳐내는 간큰 ‘스토커’ 희지가 좌충우돌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구김살없이 유쾌하기만 하다.하지만 남녀 주인공이 닭싸움하듯 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이다 사랑에 이르는 이야기 구도나,여주인공의 엄마가 질펀한 입담에 과잉 제스처를 구사하는 설정 등은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오버랩된다.그런 점에서 타이밍이 좀 늦었다는 안타까움이 든다. 감정을 이완시키는 작은 에피소드들은 넘쳐난다.그러나 드라마에 긴장을 주는 갈등요소가 약한 건 흠이다.사랑이 이뤄질 막바지에 이르러 현준이 희지의 의도적인 접근을 눈치채는 설정이 거의 유일한 갈등이다.연기 중간중간에 그림이나 효과음이 끼어드는 것도 지나친 장난 같아 거슬린다.사랑이 이뤄지고 난 뒤 뮤지컬 형식으로 처리한 마지막 부분의 시도에도 평가가 엇갈릴 듯하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윤학열 감독은 시사회장에서 “단순히 청춘남녀의 로맨스가 아니라 가족중심의 코미디를 지향했다.”고 말했다.조연 캐릭터들의 결을 일일이 공들여 살린 건 그래서다.희지의 소심한 아빠 역에 장항선,욕설을 입에 달고있는 괄괄한 엄마 역에 김해숙.갈비집 욕쟁이 할머니로 카메오 출연한 김수미의 애드리브 연기엔 참았던 웃음보가 터지고 만다. 황수정기자 sjh@ 스크린 첫 출연 장나라 “저돌적으로 보이지만 마음 한구석은 착하고 순수한 여자죠.” 지난 1일 스크린 첫 출연작 ‘오!해피데이’의 시사회장에서 장나라(22)는 자신의 극중 캐릭터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수미·장항선·김해숙 등 선배 연기자들과 나란히 앉은 그는 “대선배들 틈에 끼어 연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하고 신기했다.”는 말을 몇번이나 했다.아버지 주호성씨의 ‘밀착호위’를 받으며 그는 내내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영화를 처음 봤다는 그는 자신의 연기를 평가해 달라는 주문에 “열심히 찍었으니 그건 관객들의 몫”이라고답했다. 역시 현준의 사랑을 얻기 위해 한강대교에서 자살극을 연출하는 마지막 부분이 가장 힘들었단다.“한강물에 떠있을 때는 뼛속까지 바람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는 그는 김수미에게서 “두뇌회전이 아주 빠른 배우”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갈비식당 장면의 내 대사는 시나리오에 없는 애드리브였다.‘전원일기’의 게스트 누구도 못 받는 내 애드리브를 척척 받아낸 머리좋은 친구다.”(김수미) 황수정기자
  • “아카데미 특수 살려 대박 터뜨리자”‘시카고’등 수상작 신바람

    ‘아카데미 특수를 잡아라.’ 수상의 행운을 안은 영화사들에 특명이 떨어졌다.아카데미 시상식이 비록 미국의 잔치라 해도 국내 영화시장에서 무시 못할 파급력을 갖기 때문이다. 가장 신바람이 난 곳은 당연히 영화 ‘시카고’(28일 개봉)의 수입사.6개부문 수상이 확정된 지난 24일부터 광고 카피를 ‘최다 부문 노미네이션’에서 ‘…석권’으로 바꿨다.극장은 전국 160곳을 잡아뒀는데,다른 극장에서도 영화 주문이 밀려든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한다.영화사측은 “영화의 질을 살릴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극장에서만 개봉할 것”이라며 ‘승자’의 여유를 보였다. 후보작에 올라도 상을 못 받으면 거품이 빠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시상식 전에 개봉하는 것이 관례.하지만 ‘시카고’측은 이미 골든글로브 등에서 굵직한 상을 수상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개봉을 시상식 직후로 늦추는 승부수를 두었고,결국 ‘대박’의 기회를 얻게 됐다. 하지만 ‘혹시…’하는 기대로 3월 중순에서 4월25일로 개봉을 미룬 ‘어댑테이션’은 조연상 수상에 그쳐 희비가 엇갈렸다. 이미 개봉한 영화들도 호기를 놓치지 않고 재개봉에 나섰다.‘피아니스트’‘디 아워스’‘8마일’은 중앙시네마에서 28일부터 1주일간 재상영한다.이전에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타이타닉’‘글래디에이터’ 등이 수상 직후 재개봉됐었다. ‘반전 소감’으로 시상식 최고의 스타가 된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의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4월25일)측도 반전 무드를 영화 홍보에 이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매일 새롭게 뜨는 반전 관련 뉴스,부시 대통령 집권 뒤 미국에서 생긴 일들을 추적한 감독의 파일 등을 영화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 자칫 재미없는 유럽 예술영화로 인식될 수 있는 스페인 영화 ‘그녀에게’(4월18일)측은 광고 카피에서 아카데미 수상을 부각시키고,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4월25일)측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감독의 대표작’으로 홍보문구를 작성했다.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아카데미 홍보전.과연 국내에서 승자의 자리는 어떤 영화가 차지할까. 김소연기자 purple@
  • 새달 개봉 정통 전쟁액션 ‘태양의 눈물’- 美 특수부대 아프리카 밀림전 재연

    시절이 하도 수상하니 전쟁영화라면 지레 고개부터 흔들 관객도 있겠다.새달 4일 개봉하는 ‘태양의 눈물’(Tears of the Sun)은 그럼에도 흘깃흘깃 곁눈질을 하게 만든다.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가 모처럼 진중한 전사로 타이틀롤을 차지했다는 점.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작 ‘트레이닝 데이’의 안톤 후쿠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것도 호기심을 불려 놓는다.뮤직비디오판에서 잔뼈가 굵은 젊은 감독은 과연 정통 전쟁액션을 어떻게 요리했을까. 정작 영화는 액션보다는 드라마에 무게중심을 뒀다.반군의 살육이 한창인 나이지리아 내전상황을 사실묘사하는 도입화면에서부터 스케일을 귀띔한다.아쉽게도 극의 틀거리는 새로울 게 없다.최정예 미군 특수부대가 위기에 처한 미국인을 구출하기 위해 적지에 투입된다는 설정.살을 10여㎏이나 빼 강파른 이미지로 변신한 브루스 윌리스가 부대를 통솔하는 지휘자 워터스 역이다.맨처음 주어진 임무는 여의사 켄드릭스(모니카 벨루치)를 무사히 빼오는 단순한 작전이었으나,반정부군의학살위기에 처한 현지인들을 외면하지 못해 대규모 교전을 불사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블랙 호크 다운’처럼 전쟁의 참혹함 자체를 극사실주의로 묘사하진 않았다.무참한 살육광경이나 극도의 심리적인 공포로 관객을 위축시키는 일은 없다.아프리카 밀림전을 재연한 굵직한 스케일의 화면에 영화는 인도주의를 강조하는 드라마를 담으려 노력했다.불가항력으로 전쟁상황에 내동댕이쳐진 민중과 맹목적 명령에 총을 든 군인들의 이미지를 극대비시켰으나,오락성에만 치중했다는 얄팍한 느낌은 애써 피했다. 할리우드가 만든 전쟁영화의 한계는 그럼에도 곳곳에서 거슬린다.나이지리아 내전의 위기를 인종청소에 혈안인 반정부군의 횡포로만 뭉뚱그려 묘사한 편협한 시각은 불편하다.‘지옥의 묵시록’을 떠올리게 하는 장중하고 세련된 화면들이 전쟁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을 홀릴 만도 하다.하지만 촘촘하지 못한 시나리오의 맹점도 몰입을 방해한다.켄드릭스만 데리고 떠나려다 얼떨결에 다시 전장으로 돌아와 반군에 맞서는 워터스 일행을 보고 있노라면 ‘저들의 분노가 갑자기 어디서 왔을까?’ 뜬금없다는 느낌이다.지나치게 느린 호흡에다 분위기를 바꿔주는 반전이 없어 1시간 58분의 러닝타임은 다소 부담스럽다. 황수정기자 sjh@
  • [시네 드라이브] 예고편 진실 혹은 거짓?

    관람영화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챙기는 항목이 뭘까? 지난달 인터넷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중 무려 78.92%가 ‘예고편’을 꼽았다.잇속 밝은 제작자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실제로 최근 선보이는 예고편만 해도 손님끌기를 위한 스크린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감이 잡힌다. 어물쩍 장르를 둔갑시키는 작전까지 등장했다.코미디가 잇따라 흥행하자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너나없이 코믹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추세다.단적인 사례가 새달 18일 개봉예정인 박찬옥 감독의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한 남자에게 두번이나 애인을 뺏기는 청년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담담한 시각으로 풀어낸 영화는,장르로 볼 때 엄연한 드라마.그런데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삼각관계를 게임화면처럼 재구성한 예고편은 누가 봐도 강도 높은 코미디다.“해외영화제 수상작이라 자칫 지루한 예술영화로 비칠까봐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는 게 제작사측의 설명이다. 베를린영화제 진출작 ‘동승’(새달 11일 개봉)도 엇비슷한 사정.지난해 흥행 코미디 ‘집으로…’의 분위기가 물씬 나도록,예고편을 의도적으로 익살맞은 이미지로 몰아갔다.국제영화제 진출작은 심각해서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작품 속 코미디 요소를 ‘침소봉대’하기는 새달 4일 개봉하는 ‘지구를 지켜라’도 만만찮다.여러 장르요소가 실험적으로 뒤섞인 영화임에도 예고편만 봐서는 코믹 일변도의 부담없는 납치극일 뿐이다.‘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백윤식은 시사회장에서 아예 까놓고 관객 편식증을 의식했다.“작품성 있다고 하면 관객이 안 들텐데….그냥 서스펜스 코믹영화로 소개해 주세요.” 이래저래 개운찮은 해프닝들이다.닭날개처럼 가벼워만지려는 한국의 영화들.흥행만을 의식한 예고편 제작행태도 꼬집혀야 하지만,편식하는 관객들의 자업자득이기도 하다.어떻든 제작자들이 들으면 발끈할 당부 한마디.‘코미디 유사품’에 속지 맙시다! 황수정기자
  • ‘자전거 탄 풍경’ 29·30일 콘서트 - 스폰지에 물 스미듯 가슴 적시는 노래

    ‘어,저 노래 참 좋은데 가수가 누구지?’.얼마전 개봉된 영화 ‘클래식’에 삽입된 타이틀곡 ‘너에게 난,나에게 넌’은,귀에 쏙 들어오는 따뜻한 선율과 화음으로 극장을 나선 뒤에도 한참 여운이 남았다. 통기타 그룹 ‘자전거 탄 풍경’의 음악은 이렇듯 늘 친근한 느낌이다.스폰지에 물이 스며들듯 조금씩 가슴을 젖게 하고,큰 소리로 드러내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2001년 1집 앨범에 실렸던 ‘너에게 난,나에게 넌’이 아직까지 사랑받는 건 바로 이같은 ‘자연친화적’ 음악의 힘 때문일 것이다. 셋이 모여 ‘자탄풍’이름으로 활동한 지는 3년밖에 안됐지만 저마다 이 분야에서 오랜 이력을 쌓았다. 맏형인 강인봉(37)은 70년대 중반 가족그룹인 ‘작은별가족’으로 데뷔해 ‘벌거숭이’‘키키’에서 활동했고,송봉주(35)는 지난 92년 솔로로 출발해 듀엣 ‘해바라기’‘따로 또 같이’등에서 노래했다. 막내 김형섭(34)은 그룹 ‘여행스케치’의 초기멤버로 활동하다 97년 강인봉과 함께 ‘세발자전거’를 결성했다.그룹 이름‘자전거를 탄 풍경’은 송봉주의 1인 그룹인 ‘풍경’과 ‘세발자전거’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어진 것. 통기타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뭉친 이들은 지금까지 3장의 음반을 냈다.정규 앨범 1·2집외에,통기타와는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댄스곡을 서정적인 포크송으로 편곡한 프로젝트 앨범도 발표했다. “통기타 음악을 촌스러운 음악으로 치부하는 선입견이 싫었어요.‘한물간’ 취급을 받는 통기타음악도 얼마든지 요즘 시대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강인봉은 지난 70·80년대 대중음악의 중심 역할을 했던 통기타음악이 언제부턴가 라이브카페용으로 전락한데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들의 주 활동무대는 콘서트장과 라디오 방송.이들을 불러주는 TV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커플의 즉석 사랑고백을 유도하는 ‘닭살벤치’코너는 이들이 매 콘서트마다 빼놓지 않는 프로그램.이곳에서 사랑을 고백한 커플이 결혼식 축가를 불러달라고 요청해올때 무엇보다 뿌듯하다고 한다. 곧 개봉하는 영화 ‘선생 김봉두’의 사운드트랙 작업에도 참여한 이들은 오는 29·30일 이틀간 서울 정동 A&C에서 올해 첫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또다른 사랑이 찾아와도’‘그렇게 너를 사랑해’등 새봄에 듣기 딱 좋은 음악들을 만날 수 있다.(02)3663-5101 이순녀기자 coral@
  • [스포츠 라운지]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

    농구 인생 32년만에 처음으로 약력에 ‘우승’이란 두 글자를 올린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박명수(41) 감독.서글서글한 두 눈은 지난 18일 아침에도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이날 미국으로 떠난 ‘특급 용병’ 타미카 캐칭이 국내 선수들과 펑펑 울면서 작별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감정이 북받친 것이다. 2003년 겨울리그가 시작된 지난 1월3일부터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쥔 지난 16일까지 그는 언제나 충혈된 눈으로 코트에 나왔다.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때면 “우승에 목숨건 감독이 시합을 앞두고 잠을 잘 수 있느냐.”며 특유의 순진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주당인 박명수 감독은 금주 7개월만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농구계 ‘무명’ ‘비주류’의 아픔을 토해냈다.그에 대한 평가는 ‘농구판을 확 바꿀 사람’과 ‘선배를 몰라보는 후배’로 엇갈린다.그는 “선후배를 떠나 한 팀을 책임진 감독”이라면서 “실력으로 평가받는 지도자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농구계의 ‘비주류’다.농구명문대 출신도,‘지도자 사관학교’로 불리는현대와 삼성에서 실업선수 생활을 하지도 못했다.청소년 대표로 선발된 양정고 시절이 선수로서의 유일한 전성기였다.지난 81년 경희대에 진학했으나 세차례의 무릎 수술로 졸업과 동시에 체육대 조교 겸 농구단 코치를 맡아 지도자로 변신했다.88년 상업은행(우리은행 전신) 코치로 영입된 이후 15년째 한 우물만 파고 있다. 겨울리그 내내 그에게는 격려 전화가 쇄도했다.“무명·비주류 감독도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달라.”는 것.그는 “구단과 선수,감독이 똘똘 뭉치면 우승할 수 있다는 평범한 원칙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선수단 숙소에서 걸어서 3분 거리의 전셋집에서 산다.그러나 시즌 중에는 절대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선수들이 합숙하는 한 감독이 24시간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관리농구’를 신봉하는 그는 “국내 여건상 자율농구는 시기상조”라면서 “선수의 프라이버시와 인격을 확실하게 존중하면 관리농구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선 자신부터 철저히 관리해 왔다.해박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 석사학위를 받았으며,박사과정도 준비중이다.7년 동안 꾸준히 닦은 영어회화 실력 덕에 외국인선수들에게도 자유롭게 작전 지시를 할 수 있다. 중·고교 경기는 물론 초등학교 경기까지 직접 찾아 다니며 선수들의 성장 과정을 일일이 챙긴다.이번에 활약한 홍현희 강영숙 서영경 이연화 등이 다 그렇게 ‘찜’한 선수들이다. 2000년 감독에 취임하면서 ‘4단계 꿈’을 세웠다.1단계는 프로리그 우승,2단계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가대표 감독,3단계는 대학교수,4단계는 초등학교 감독이다.첫번째 꿈을 이룬 젊은 감독 박명수가 나머지 꿈을 어떻게 이뤄 나갈지 지켜 보자. 이창구기자 window2@ ◆최고참 조혜진과의 인연 91년 박감독이 직접 스카우트 은퇴결심 돌려놓으며 우승 합작 박명수 감독은 15년 동안 우리은행을 지켜오면서 12년은 최고참 조혜진(30)과 함께 했다.우승과는 지독히도 인연이 없던 우리은행의 역사를 함께 쓴 셈이다. 인연은 조혜진이 은광여고 3학년이던 지난 91년 말 맺어졌다.당시 코치이던 박 감독이 스카우트를 위해 은행대출까지 받아 직접 집으로 찾아 간 것. 지난해 조혜진은 5분밖에 못뛰고 코트에서 쓰러질 뻔한 적이 있다.혈액 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인의 절반으로 떨어진 악성 빈혈 탓이었다.감독에게 우승 헹가래 한 번 선물하지 못한 게 한스러웠지만 은퇴를 결심했다.그러나 박 감독이 그녀의 마음을 돌려 세웠다.조혜진의 빈 자리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챔피언에 오른 날 조혜진은 12년 동안 참은 눈물을 다 쏟아냈다.빈혈 때문에 핏기가 하나도 없는 얼굴이지만 코트에 들어서면 ‘투사’로 변하고,여전히 팀에서 가장 무거운(75㎏) 바벨을 드는 그녀는 다음 시즌부터는 플레잉코치로 박 감독과 손발을 맞춘다. 이창구기자
  • 다큐영화 ‘하늘색 고향’ 김소영 감독“스탈린의 한인 강제이주 恨 되살렸죠”

    작은 체구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을까.제작기간 4년말고도,백방으로 극장을 잡기 위해 뛰어다닌 게 2년.영화를 찍기 시작한지 6년이 지나서야 일반극장에서 개봉하게된 다큐멘터리 영화 ‘하늘색 고향’의 김소영(35)감독은 말그대로 ‘의지의 한국인’이다. “감개무량이란 말로 밖에는 표현을 못하겠네요.” 가슴을 떨면서 시사회에 왔다는 김 감독은 잔뜩 상기돼있었다.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한인들의 아픔을 담은 ‘하늘색…’을 완성하기까지 오랜 인내의 시간을 보낸 그녀로서는 당연했다. 김 감독은 지난 97년 한 일간지에 실린 신순남 화백의 ‘레퀴엠’작품을 보고 영화화를 결심했다.“강제이주 당한 고려인의 아픔이 강렬하게 저를 사로잡았어요.그렇다고 무작정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날 수는 없었죠.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를 보고 용기를 얻었습니다.전시장 벽면을 장식한 작품에 압도당했죠.노인네도 저렇게 하는데 나라고 못할 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시작하긴 했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진행된 7개월간의 촬영은 산 넘어 산이었다.촬영이 없는 날에는 일일이 편지를 쓴 뒤 라면박스를 들고 한인교회를 찾아가 모금활동을 벌였다.한국기업에 찾아가 제작비를 얻어내기도 했다.그렇게 해서 한 푼 두 푼 모여진 액수가 1억원. 하지만 돈보다 중요했던 건 한인들의 따뜻한 관심이었다.통역은 물론,앞다퉈 식사와 숙박을 제공했다.스태프가 다치기라도하면 한밤중도 아랑곳하지 않고 의사를 데려왔다.“이분들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영화를 완성해야 했습니다.” 영화는 ‘레퀴엠’을 중심으로 1937년 강제이주 당한 한인들의 인터뷰,자료화면 등을 엮었다.스탈린은 당시 연해주·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국경지대에 사는 한인들을 일본의 스파이로 규정짓고,중앙아시아의 벌판으로 쫓아냈다.“한국인하면 해외동포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이제 역사의 편린이자 희생양이었던 그들을 감싸안을 때입니다.누구 말마따나 동북아시대를 열려면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어요?” 앞으로도 잊혀졌지만 복구되어야 할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찍고 싶다는김감독.비상업영화에 극장을 내어 주지 않는 한국 영화계의 현실조차 그녀의 열정을 꺾지는 못할 것이다.‘하늘색…’은 지난해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아시아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되기도 했다.개봉은 21∼24일 아트큐브. 글·사진 김소연기자 purple@
  • [외교관 통신] 유명환 駐이스라엘 대사

    “꼬리가 무척 긴 운석이 고요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을 보고 마침내 예루살렘에 평화가 오는구나 하고 기대했다.그런데 그것은 이라크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었다.” 이스라엘 교수 한분이 며칠전 10년전 1차 걸프전을 회상하며 한 말이다.그 분은 조만간 ‘꼬리 긴 아름다운 운석’이 예루살렘 밤하늘을 또다시 지나갈 것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예루살렘은 ‘평화의 토대’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그러나 인류역사상 이 도시만큼 정복과 파괴에 시달린 곳도 없다.서기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의 명령에 따라 ‘돌위에 돌하나 남지 않도록’ 파괴된 이 도시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의 결과로 2000년 만에 다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손으로 돌아왔다. 1948년 이스라엘의 독립으로 이곳에서 살던 100만여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집과 재산을 모두 남겨두고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로 피신,지금까지 난민촌에서 살고 있다.이들은 유엔 등 국제기구의 원조에 의해 연명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할 일도 없다.하마스,지하드,알악사 브리게이드 등 무장조직들은이 젊은이들을 조직에 충원할 수 있다.일주일이 멀다하고 터지는 자살폭탄 테러는 이들의 소행이다.2년 반이나 지속되는 소위 ‘민중항거’로 팔레스타인인 2000여명,이스라엘인 700여명이 희생됐다.보복이 보복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것이 어느 것의 보복인지 앞뒤를 알 수가 없다. 공중버스,식당,상점 등을 목표로 한 팔레스타인인 자살테러는 이스라엘인들의 생활방식을 바꿔 놓았다.한 교민 부부는 교회에 갔다가 오는 중에 버스에 새로 올라탄 승객의 인상이 좋지 않아 무작정 내려 힘들게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식당마다 경비원들이 손님들을 일일이 검사한 뒤 들여보내는 것도 익숙해진 풍경이다.어느날 식사를 한 뒤 청구서를 보니 주문하지 않은 항목의 금액이 적혀 있었다.손님들이 안심하고 식사하도록 한 경비원의 수고료라는 게 식당측 설명이었다. 식당에서 자리잡기도 쉽지 않다.가급적 창가쪽을 원하는 사람도,기둥근처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 자기 보호 방법에 따라 행동양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환경 적응능력은 무척 뛰어난 것 같다.테러로 수십명이 죽은 자리도 그 다음날이면 흔적도 없이 말끔히 치워져 있다.테러로 파괴된 식당 자리에 같은 간판의 식당을 차려도 사람들이 그대로 드나든다고 한다.전쟁이 한창이던 베이루트와 예루살렘 주재 특파원을 지낸 미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개구리’론이 떠올랐다.끓는 물속에 개구리를 집어 넣으면 금방 뛰쳐나와 살지만,찬물에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적응하다 그대로 죽고 만다는 이야기다. 주변 아랍국가들은 형제인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하여 네번이나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렀으나 모두 이스라엘에 패배하고 말았다.10년전 걸프전에서 미군 및 다국적군의 공격을 받은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겨냥,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스라엘을 전쟁에 끌어들여 걸프전에 참여한 아랍국가들로 하여금 총구를 이스라엘로 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곳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그래서 이번에도 미국 및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이라크는 반드시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금 이곳은 이라크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가스 마스크가 지급되고,집집마다 대피시설을 만들고 유리창문을 봉하고 비상시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그러나 시내는 오히려 차분하게 내려앉은 분위기다.이곳을 떠나면 지중해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단호함이 읽혀지기도 한다. 많은 외국인들이 이미 본국으로 대피했고,각국 외교관들의 수도 줄고 있다.우리 교민 500여명 중 상당수도 귀국했다.토요일에 열리는 한인교회의 예배당 자리가 듬성듬성 비어있어 쓸쓸하게 느껴진다.미처 대피못한 교민들의 표정이 자못 심각해졌다.전쟁이 임박하면 이나라 남쪽 끝 국경도시로 피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절박한 상황에서 용서와 관용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그러나 평화는 힘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지난 3000년의 예루살렘 역사속에서 50여차례 정복이 있었으나 평화는 아직 이름뿐이다.민족·종교간 갈등은 용서와 관용 없이는 풀어질 수 없는 것 같다.저쪽이 살면 내가 죽고,내가 살면 저쪽은 죽어야 한다는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의 논리가 지배하는 한 평화는 요원하기만 하다.기독교,이슬람교,그리고 유대교가 모두 성지로 삼고 귀중하게 생각하는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이 아직도 전쟁의 공포와 자살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인류의 양심에서 볼 때 한없이 수치스럽다. ●유명환(柳明桓·57)대사 약력 서울대 행정학과,외시 7회,싱가포르 1등 서기관,주미 대사관 참사관,공보관,청와대 외교비서관,북미국장,주미 공사,대테러 및 아프간문제 담당 대사
  • [지식창고]영·미영화 정보 실시간 제공 The Internet Movie Database (www.imdb.com)

    주 5일 근무가 확대되면서 가장 간단하게 여가시간을 메울 수 있는 아이템은 뭐니뭐니해도 영화 관람이다.한국영화는 개봉하기 훨씬 전부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할리우드를 비롯한 외국영화 쪽 사정은 그렇지 않다.지구촌의 화제작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 하나쯤 북마크해두는 것도 시대 감각에 뒤지지 않는 지혜다. 세계의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는 할리우드 최신작은 물론이고 영화역사를 빛낸 지구촌 화제작 등에 관한 모든 정보를 입체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미국의 인기 인터넷 사이트는 ‘IMDb’(www.imdb.com). 메인 화면에서 국내 이용자들의 눈길이 맨먼저 머물 코너는 아무래도 서브메뉴들이다.미국과 영국 등의 최신 박스오피스 현황은 물론이고 비디오 대여 순위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최근엔 할리우드 최신작들이 거의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개봉되는 추세.성질급한(?) 신세대 영화마니아들에게 최신작의 흥행포인트를 요점정리해 보여주는 것도 이 사이트의 매력이다.박스오피스 항목에서 지난주말 전미 흥행 3위를 기록한액션 ‘데어데블’(한국 21일 개봉예정)을 클릭하면 장르,캐스팅 등 다각적인 정보를 남보다 앞서 챙겨볼 수 있다. 한달 평균 방문객 수는 1300만명.그도 그럴 것이 국내 서점을 모조리 뒤져도 찾기 어려운 영화관련 정보가 클릭 한번이면 ‘OK’다.예컨대 종합 검색항목에 ‘Monte Christo’를 입력하면,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소재로 한 지구촌의 영화 27편의 제목과 함께 제작연도까지 나온다.영화학도들 사이에서 일찍부터 이 사이트가 소문이 자자했던 건 그처럼 방대한 정보량 덕분이다. 좋아하는 배우의 영문이름만 알고 있으면 ‘논스톱 쇼핑’도 가능하다.그의 출연작 DVD,비디오를 비롯해 사진,출판물 등의 경매에까지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돼있다. 황수정기자 sjh@
  • ‘오세암’ 만화·영상동화로 나와

    새달 25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오세암’(제작 마고21ㆍ감독 성백엽)이 만화와 영상동화로 먼저 나온다.출판사 파랑새는 24일 만화책 ‘만화로 보는 오세암’을 펴내는데 이어 새달에는 샘터사가 영상동화책 ‘오세암 애니동화’와 만화책 ‘오세암 필름 코믹스’를 차례로 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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