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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아인, 달라졌다… 이 눈빛

    유아인, 달라졌다… 이 눈빛

    “저도 나름대로 상업적인 애예요(웃음). 그동안 진짜 저라면 열두 번도 더 뛰쳐나갔을 선한 역할을 맡았을 뿐이지….” 유아인(29)은 기자를 긴장시키는 배우다. 달달 외운 듯한 모범 답안을 토해내는 여느 20대 스타들과 달리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답변을 내놓는다. 그의 이런 성향은 필모그래피에서도 드러난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밀회’, 영화 ‘완득이’, ‘깡철이’ 등에서 청춘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20대의 끝자락에서 전혀 예상 못했던 변신을 시도했다. 영화 ‘베테랑’(8월 3일 개봉)에서 동물적으로 죄를 짓는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 역을 맡아 ‘절대 악’을 빈틈없이 소화했다. “그동안 어려운 환경에서도 불굴의 의지를 지닌 꿋꿋하고 건강한 청년 역할을 많이 맡았기 때문에 이번엔 그 이질감을 어떻게 좁힐지 걱정이 많았어요. 류승완 감독님도 처음엔 그 부분을 조심스러워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한두 번 튕겼죠(웃음). 악역은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20대 배우에게 기회 자체가 잘 안 가잖아요. 그래서 더 끌렸어요.” 소년처럼 천진하지만 ‘가난미’(불쌍해 보인다는 의미)가 흐른다는 얘기까지 종종 들었다는 유아인. 그러다 보니 아웃사이더, 비주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는 “나도 남들이 흔히 말하는 주류 영화를 하고 싶었고 유명 감독의 번호를 알아내서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런 그에게 호쾌한 액션이 주를 이루는 범죄 오락 영화 ‘베테랑’은 ‘신의 한 수’처럼 보인다. “연기에는 베테랑이 없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베테랑인 줄 착각하게 되죠. 특히 악역은 눈을 크게 뜨고 소리를 지르는 패턴이 있기 마련인데 최대한 힘을 빼고 연기했어요. 아마 제 또래 중에 저처럼 연기에 힘주는 걸 경계하는 배우도 없을 거예요.” 어릴 적부터 평범함을 거부하는 그의 행보는 남달랐다. 연예인을 꿈꿨던 10대 소년 유아인은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뒤 처음엔 솔로 가수를 준비했다. 2003년 KBS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에 캐스팅된 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연기에 매달렸다. “가수를 그만둔 이유요? 노래를 오죽 못하면 그랬겠어요(웃음).” ‘반올림’ 때는 아이돌 가수 같고 진짜 스타가 된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 작품 이후 경제적으로도 어려웠고 혼란스러워서 고향으로 돌아가 한동안 배우를 계속 해야 되는지 고민에 빠졌어요.” 하지만 그는 독립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2007)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걷기로 다짐했다. 2010년 ‘성균관 스캔들’ 이후 스타덤에 오른 뒤에도 그가 흔들리지 않는 것은 이런 사춘기 열병같은 시기를 잘 겪어냈기 때문이다. 이제는 치기 어린 ‘연예인 병’을 경계할 줄도 아는 성숙함도 생겼다. “‘베테랑’에서 태오가 환경이 만든 괴물이 된 것처럼 스타가 되면 주변의 친절과 배려 속에 충분히 ‘연예인 병’에 걸릴 수도 있죠. 하지만 제 주변에는 다행스럽게도 냉정한 독설과 직언을 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요.” 올 하반기 그의 행보는 단연 주목할 만하다. 9월 대선배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영화 ‘사도’가 개봉하고 하반기에는 ‘대장금’ ‘뿌리깊은 나무’를 쓴 김영현 작가의 ‘육룡이 나르샤’로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일각에서는 군 입대를 앞둔 포석이나 ‘완득이’ 이후 뚜렷한 흥행작을 내지 못하는 데 따른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물론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힘들지도 않았어요. 제가 그리는 그림 안에서 동년배 배우들과 차별되는 경쟁력을 만들려고 계속 노력했으니까요. 하지만 서른을 목전에 두고 정체된 느낌을 벗고 다음 스텝을 밟고 싶었어요.” 그는 아직 20대지만 스타라는 말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물론 대중으로부터 얻는 평가이기에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제가 대단하게 잘생긴 꽃미남도 아니고 우직하게 연기를 하자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한류를 기웃거리지도 않았고 진짜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저도 배우로서 천만이라는 도장을 ‘쾅’ 찍고 싶은 마음이 물론 있죠. 지금 영화계는 30~40대 배우들의 전유물이고 20대 배우가 설 자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잖아요. 젊은 배우가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협녀’ 전도연 호흡 이병헌 “큰 실망감 드렸다” 표정보니?

    ‘협녀’ 전도연 호흡 이병헌 “큰 실망감 드렸다” 표정보니?

    협녀 전도연 이병헌 ’협녀’ 전도연 호흡 이병헌 “큰 실망감 드렸다” 표정보니? 배우 이병헌이 ‘동영상 협박 사건’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이후 국내에서 처음 배우로서 공식석상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병헌은 24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에서 다른 배우들에 앞서 무대에 올라 “어떤 말씀을 드릴까 미국에서 촬영하면서도 매일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라면서 “큰 실망을 드리고 뉘우치는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때보다 그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어 “큰 실망감이 몇 번의 사과나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잊지 않고 많은 분에게 드린 상처와 실망감을 갚아나가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함께 영화작업을 했던 스태프들과 관계자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어떤 비난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도 내 책임”이라면서 “나 때문에 그분들의 노고가 가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내달 13일 개봉하는 사극 ‘협녀, 칼의 기억’에서 천민으로 태어나 최고 권력을 꿈꾸는 야심 찬 유백 역을 연기했으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황야의 7인’을 촬영하고 있다. 앞서 이병헌은 지난해 9월 두 여성으로부터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함께 술을 마시며 찍어놓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두 여성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외관상으로는 이병헌이 승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병헌은 대중으로부터 아내를 버려두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협녀 전도연 “이병헌에게 항상 혼났다. 연습 많이 한 것 맞냐고”

    협녀 전도연 “이병헌에게 항상 혼났다. 연습 많이 한 것 맞냐고”

    협녀 전도연 이병헌 협녀 전도연 “이병헌에게 항상 혼났다. 연습 많이 한 것 맞냐고” 배우 이병헌이 ‘동영상 협박 사건’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이후 국내에서 처음 배우로서 공식석상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병헌은 24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에서 다른 배우들에 앞서 무대에 올라 “어떤 말씀을 드릴까 미국에서 촬영하면서도 매일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라면서 “큰 실망을 드리고 뉘우치는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때보다 그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어 “큰 실망감이 몇 번의 사과나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잊지 않고 많은 분에게 드린 상처와 실망감을 갚아나가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함께 영화작업을 했던 스태프들과 관계자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어떤 비난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도 내 책임”이라면서 “나 때문에 그분들의 노고가 가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내달 13일 개봉하는 사극 ‘협녀, 칼의 기억’에서 천민으로 태어나 최고 권력을 꿈꾸는 야심 찬 유백 역을 연기했으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황야의 7인’을 촬영하고 있다. 앞서 이병헌은 지난해 9월 두 여성으로부터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함께 술을 마시며 찍어놓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두 여성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외관상으로는 이병헌이 승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병헌은 대중으로부터 아내를 버려두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서 선생님과 여제자로 호흡을 맞춘 이병헌과 전도연은 이번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서로에게 칼을 겨눈 사이로 등장한다. 이에 이병헌은 “많이 다른 느낌은 없었다. 촬영장에서 오랜만에 뵀는데 목소리가 커지고 요구사항이 많아진 느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더라. 그 순수함을 끝까지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좋은 배우로 성장해 많은 분들께 인정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전도연은 “현장에서도 이병헌 씨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제가 액션 연습을 제일 많이 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이병헌 씨에게 항상 혼났다. 연습 많이 한 것 맞냐고”라며 말하고 웃었다. 한편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은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에 관한 이야기이다.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대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봉 첫날 48만명…암살, 올 한국 영화 최고 기록 쐈다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암살’이 개봉하자마자 관객 48만 명을 모으며 올해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23일 영화진흥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암살’은 개봉일인 지난 22일 1264개 스크린에서 관객 47만 7620명을 모아 ‘인사이드 아웃’, ‘연평해전’ 등을 뒤로 제치고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다. 이는 최 감독의 전작 ‘도둑들’(43만 6596명)을 비롯해 ‘괴물’(39만 5951명), ‘해운대’(17만 700명) 등 역대 천만영화를 뛰어넘은 기록으로 또 다른 천만영화 탄생의 기대를 밝게 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협녀’ 전도연 호흡 이병헌 “큰 실망감 드렸다” 표정 자세히 보니?

    ‘협녀’ 전도연 호흡 이병헌 “큰 실망감 드렸다” 표정 자세히 보니?

    협녀 전도연 이병헌 ’협녀’ 전도연 호흡 이병헌 “큰 실망감 드렸다” 표정 자세히 보니? 배우 이병헌이 ‘동영상 협박 사건’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이후 국내에서 처음 배우로서 공식석상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병헌은 24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에서 다른 배우들에 앞서 무대에 올라 “어떤 말씀을 드릴까 미국에서 촬영하면서도 매일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라면서 “큰 실망을 드리고 뉘우치는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때보다 그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어 “큰 실망감이 몇 번의 사과나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잊지 않고 많은 분에게 드린 상처와 실망감을 갚아나가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함께 영화작업을 했던 스태프들과 관계자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어떤 비난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도 내 책임”이라면서 “나 때문에 그분들의 노고가 가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내달 13일 개봉하는 사극 ‘협녀, 칼의 기억’에서 천민으로 태어나 최고 권력을 꿈꾸는 야심 찬 유백 역을 연기했으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황야의 7인’을 촬영하고 있다. 앞서 이병헌은 지난해 9월 두 여성으로부터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함께 술을 마시며 찍어놓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두 여성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외관상으로는 이병헌이 승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병헌은 대중으로부터 아내를 버려두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병헌 “늘 죄송한 마음, 실망감을 갚아나가려 노력하겠다”

    이병헌 “늘 죄송한 마음, 실망감을 갚아나가려 노력하겠다”

    이병헌 이병헌 “늘 죄송한 마음, 실망감을 갚아나가려 노력하겠다” 배우 이병헌이 ‘동영상 협박 사건’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이후 국내에서 처음 배우로서 공식석상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병헌은 24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에서 다른 배우들에 앞서 무대에 올라 “어떤 말씀을 드릴까 미국에서 촬영하면서도 매일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라면서 “큰 실망을 드리고 뉘우치는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때보다 그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어 “큰 실망감이 몇 번의 사과나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잊지 않고 많은 분에게 드린 상처와 실망감을 갚아나가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함께 영화작업을 했던 스태프들과 관계자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어떤 비난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도 내 책임”이라면서 “나 때문에 그분들의 노고가 가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내달 13일 개봉하는 사극 ‘협녀, 칼의 기억’에서 천민으로 태어나 최고 권력을 꿈꾸는 야심 찬 유백 역을 연기했으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황야의 7인’을 촬영하고 있다. 앞서 이병헌은 지난해 9월 두 여성으로부터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함께 술을 마시며 찍어놓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두 여성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외관상으로는 이병헌이 승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병헌은 대중으로부터 아내를 버려두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협녀 전도연과 호흡 이병헌 ‘동영상 협박 사건’ 언급…뭐라했나 보니?

    협녀 전도연과 호흡 이병헌 ‘동영상 협박 사건’ 언급…뭐라했나 보니?

    협녀 전도연 이병헌 협녀 전도연과 호흡 이병헌 ‘동영상 협박 사건’ 언급…뭐라했나 보니? 배우 이병헌이 ‘동영상 협박 사건’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이후 국내에서 처음 배우로서 공식석상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병헌은 24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에서 다른 배우들에 앞서 무대에 올라 “어떤 말씀을 드릴까 미국에서 촬영하면서도 매일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라면서 “큰 실망을 드리고 뉘우치는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때보다 그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어 “큰 실망감이 몇 번의 사과나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잊지 않고 많은 분에게 드린 상처와 실망감을 갚아나가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함께 영화작업을 했던 스태프들과 관계자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어떤 비난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도 내 책임”이라면서 “나 때문에 그분들의 노고가 가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내달 13일 개봉하는 사극 ‘협녀, 칼의 기억’에서 천민으로 태어나 최고 권력을 꿈꾸는 야심 찬 유백 역을 연기했으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황야의 7인’을 촬영하고 있다. 앞서 이병헌은 지난해 9월 두 여성으로부터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함께 술을 마시며 찍어놓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두 여성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외관상으로는 이병헌이 승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병헌은 대중으로부터 아내를 버려두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서 선생님과 여제자로 호흡을 맞춘 이병헌과 전도연은 이번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서로에게 칼을 겨눈 사이로 등장한다. 이에 이병헌은 “많이 다른 느낌은 없었다. 촬영장에서 오랜만에 뵀는데 목소리가 커지고 요구사항이 많아진 느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더라. 그 순수함을 끝까지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좋은 배우로 성장해 많은 분들께 인정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전도연은 “현장에서도 이병헌 씨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제가 액션 연습을 제일 많이 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이병헌 씨에게 항상 혼났다. 연습 많이 한 것 맞냐고”라며 말하고 웃었다. 한편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은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에 관한 이야기이다.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대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협녀 전도연 호흡 이병헌 “큰 실망감 드리고 여러분 소중함 느꼈다”

    협녀 전도연 호흡 이병헌 “큰 실망감 드리고 여러분 소중함 느꼈다”

    협녀 전도연 이병헌 협녀 전도연 호흡 이병헌 “큰 실망감 드리고 여러분 소중함 느꼈다” 배우 이병헌이 ‘동영상 협박 사건’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이후 국내에서 처음 배우로서 공식석상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병헌은 24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에서 다른 배우들에 앞서 무대에 올라 “어떤 말씀을 드릴까 미국에서 촬영하면서도 매일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라면서 “큰 실망을 드리고 뉘우치는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때보다 그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어 “큰 실망감이 몇 번의 사과나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잊지 않고 많은 분에게 드린 상처와 실망감을 갚아나가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함께 영화작업을 했던 스태프들과 관계자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어떤 비난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도 내 책임”이라면서 “나 때문에 그분들의 노고가 가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내달 13일 개봉하는 사극 ‘협녀, 칼의 기억’에서 천민으로 태어나 최고 권력을 꿈꾸는 야심 찬 유백 역을 연기했으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황야의 7인’을 촬영하고 있다. 앞서 이병헌은 지난해 9월 두 여성으로부터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함께 술을 마시며 찍어놓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두 여성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외관상으로는 이병헌이 승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병헌은 대중으로부터 아내를 버려두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와~ 우리가 1등이래!

    우와~ 우리가 1등이래!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개봉 11일째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지난 9일 개봉한 뒤 4위에서 시작해 ‘터미네이터’, ‘손님’, ‘연평해전’ 등을 모두 뒤로 제치는 등 박스오피스를 거슬러 올라가며 거둔 성적이다. 20일 영화진흥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19일 전국 931개 스크린에서 관객 93만 9236명(매출액 점유율 35.3%)을 모아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엿새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면서 누적관객 수는 전날 200만명을 돌파, 206만 6015명을 기록했다. ‘인사이드 아웃’은 낯선 환경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춘기 소녀에게 행복을 되찾아주려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캐릭터의 모험을 그렸다.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세대와 연령대를 넓게 아우를 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강점이다. 사회적 메시지를 예리하게 담아내는가 하면, 울컥하게 만드는 추억을 소환하고, 무한한 상상력의 나래를 펴게 만드는 등에 대한 호감 어린 입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보수적 애국심을 자극하며 단체관람 등에 힘입어 흥행 순항하던 ‘연평해전’은 지난 19일 19만 6211명이 관람하며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매출액 점유율은 18.7%에 그쳐 하락세가 완연하다. 지금까지 누적관객 수는 558만 5008명이다. 한편 지난 16일 개봉한 ‘픽셀’은 같은 기간 관객 40만 651명(15.2%)을 모아 단숨에 주말 박스오피스 3위로 진입했다. 물론 아직 진짜 흥행 대작들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인사이드 아웃’조차 이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당장 오는 22일 개봉하는 화제의 대작 ‘암살’이 극장가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암살’ 이후에도 ‘베테랑’, ‘미션 임파서블’, ‘협녀, 칼의 기억’ 등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지금까지 진행된 마이너리그가 아닌 진짜 큰판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17) 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독박(讀博) 육아일기](17) 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아기를 키우다 보면 내 안의 생각이 모순의 연속일 때가 많다. 아기가 정말 예쁘지만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고 느끼기도 하고, 빨리 커서 나와 말이 통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지금의 귀여운 모습 그대로 천천히 자라길 바라기도 한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아서 서럽다고 하면서도 누구의 간섭도 받고 싶지 않다. 처절한 독박육아를 하다 보니 친정 엄마를 비롯해 나의 육아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가족들을 향해 원망을 달고 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을 때도 있다. 아기를 낳은 날 밤부터 몇 번이나 아기를 잃어버리는 꿈을 꿨다. 규모가 아주 큰 기차역에서, 백화점에서, 인산인해 속에서 품에 안고 있던 아기를 순식간에 잃어버렸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두려움과 공허함이 너무 생생했다. 잠에서 깨서도 현실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새벽에 꿈에서 깨자마자 신생아실로 달려가 아기를 확인하기도 했다. 갓 출산한 산모가 왜 그런 꿈을 꿨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꿈을 꾸면서, 뱃속에서 내보내긴 했지만 여전히 얼떨떨하며 실감이 안 났던 나는 이 아기가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된 것 같다. 사실 아름다운 모성애가 아기를 낳는다고 곧바로 넘쳐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엄마로서 아기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이 본격적으로 생겨나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모순된 꿈을 반복해서 꾸면서 내 것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며들었다. ●아기를 빼앗기는 듯한 느낌에 경계심 가득 그래서였을까, 출산 직후부터 한동안 아기를 빼앗기는 듯한 느낌이 들 때 온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어느 누가 내 아기를 빼앗아 가겠는가. 그렇지만 그 때의 기분은 딱 그렇게밖에 설명이 안 된다. 엄마로서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내 탓이라고 대놓고 지적을 받을 때, 내 아이의 일인데 나에겐 결정권이 없을 때, 육아방식에 대한 근거 없는 질타, 원치 않는 육아방식의 강요 등. 엄마인 나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할 때 나는 아기를 빼앗기는 것 같았다. 스스로도 옹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 남편에게도 차마 이야기하지 못한 일도 많다. 그런데 아직까지 가슴에 담아둘 정도로 그 기억들이 잘 지워지지 않는다. 출산 후 호르몬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게 극도로 예민했다. 산후도우미가 낮잠을 자라면서 젖을 다 먹은 아기를 내 품에서 휙 안아서 데려갈 때마다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나를 도와주기 위한 일인데도 억지로 한두시간 잠이 들었다가 곧바로 아기를 다시 받아 안았다. 수유를 마치면 쉬라고 곧바로 아기를 데려갔는데 나는 그저 젖만 주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아기가 울 때 “엄마 젖이 시원치 않아서 울어?”라고 농담을 툭 내뱉으면 짜증이 솟구쳤다. 아기를 보러 집에 온 손님이 아기를 제대로 안지 못해 쩔쩔매면서도 절대로 나에게는 다시 주지 않았을 때, 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다 나갈 때쯤 내가 아닌 남편에게 아기를 넘기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 이런 감정은 아기가 6개월 되었을 때, 꿈에서만 그리워하던 해외에 살고 있는 친정엄마를 드디어 만났을 때도 이어졌다. 이제 좀 편하게 다니라고 엄마가 항상 아기를 안아주셨는데 어딜 가든 바로 “할머니한테 와”하면서 아기를 데리고 가면 괜히 심술이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 아기를 데려왔다. 끝까지 내어주지 않으면 버럭 신경질을 내기도 했다. 18개월의 육아 기간 동안 남편과 크게 다툰 적이 세 번 정도 있다. 모두 아기에 대한 일에서 나에게 최종 결정권을 주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이름을 정하고 아기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고 보험을 가입하는 등의 절차를 남편이 처리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아닌 부모님과 상의하는 일이 잦았다. 나에게 자세한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최종 확인을 구하지 않은 것이다. 부모님과 이미 결정을 끝내고 실행에 옮긴 뒤 나에게 결과를 통보한 일도 있었다. 섭섭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내 아기의 일인데 나만 모르게 뭔가가 진행이 됐다는 자체가 싫었다. 지금도 그 때 생각이 나서 가끔 울컥하면 남편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요즘도 육아 카페에는 “부모님이 정하신 이름이 마음에 안 드는데 어떻게 하죠?”라고 묻는 고민 글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아기의 이름을 짓는다는 것이 부부가 부모가 되고 처음으로, 아기의 평생을 이어갈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하는 첫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름에는 집집마다 가풍을 따라야 하기도 하고 부모님을 비롯해 어른들의 의견을 중시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엄연히 내 아이의 이름인데, 정작 엄마의 결정권은 쏙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특히 족보의 항렬을 따라 돌림자를 반드시 써야 하는 어떤 집에서는 1920년대에나 있었을 법한 촌스러운 이름이 나와 “엄마인 나도 부르기가 싫다”는 투정도 있었다.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호적에는 올리지만 집에서 시부모님이 없을 때에는 다른 이름으로 아이를 부르는 집들도 있다. ●엄마도 부르기 싫은 아기 이름·엄마는 모르는 아기의 일 출산의 고통이 채 가시지도 않은 산모들이 스마트폰을 부여잡고 비슷한 고민을 올릴 때마다 수 십개의 댓글이 “엄마 생각이 제일 중요하죠”, “강하게 반대하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게 쉽지 않다는 걸 누구나 안다. 우리 부부는 우여곡절ㅡ산후조리원에서 전화로 ‘대판’ 지르고 난 뒤ㅡ 끝에 둘이 원하는 대로 작명을 마쳤지만, 지금도 나는 육아 카페에 올라오는 이름 관련 고민에는 격한 공감을 보내며 앞장서서 댓글을 단다. 산모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기 때문에 아기의 출생신고를 할 때도 남편이 혼자 구청에 갔다. 양육수당을 본인 명의의 계좌로만 신청을 해야 한다고 해서 남편 이름으로 아기의 양육수당을 신청하고 돌아왔다. 심지어 그것조차 핏대가 났다. “애는 내가 고생해서 낳았는데 돈은 왜 자기 이름으로 받아?”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그랬다. 그 돈이 남편의 비자금이 되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기에 있어서 내가 제일 중요한 결정을 하고 나의 생각과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고 싶었다. 어떤 때에는 옷을 뭘 입힐까, 밥을 지금 먹일까, 기저귀를 지금 갈지까지 일일이 다 물어보는 남편에게 “좀 알아서 해. 왜 나한테 모든 걸 물어?”라고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정말 중요한 일에서는, 아기에게 내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고 싶었다. ●”엄마가 잘 해서 그래”…빈 말이어도 좋다 세 차례의 다툼 끝에 남편은 마치 나에게 질리기라도 한 듯이 전권을 넘겼다. 게다가 완벽한 독박육아였기에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내 방식 대로 아기를 키울 수 있었다. 이것이 독박육아의 최대 장점이라고 애써 웃어 보인다. 나의 성질머리를 아는 남편은 아기가 넘어져 멍이 들어도 절대로 “엄마가 애 안 보고 뭐하고 있던 거야”라는 말은 입 밖에 꺼내지 않는다. “애들은 누구나 다치고 아파”라며 걱정말라고 나를 다독인다. 아기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다 엄마가 잘 해서 그래”라고 말해준다. 그게 자기가 편해지는 길이라는 걸 일찌감치 터득한 듯 하다. 나 역시 빈말인 걸 알면서도 그 한 마디에 모든 게 녹아 내린다. 반면 내가 그토록 부러워했지만, 육아 지원을 받는 엄마들도 고충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친정이든 시댁이든 부모 세대와의 육아 갈등은 엄마들 수다의 필수 단골 메뉴다. 아이를 봐주는 눈이 많을수록 엄마에게 잔소리를 하는 입도 많아지는 것 같다. ●젊은 엄마 vs 할머니…세대간 육아갈등 어른들은 자신이 체험했던 육아 방식을 초보 엄마에게 전수해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겠지만, 젊은 엄마들에게는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이 썩 달갑지가 않다. 젊은 엄마들이 접하는 정보들이 30, 40년 전의 그것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이해시키기가 너무 어렵다. 모유가 안 나와 쩔쩔매는데 “물젖이라 애한테 별로 영양가가 없다”고 하거나, 자연분만이나 모유수유를 하지 못한 엄마를 두고 “애가 수술해서 약하다, 엄마 젖을 못 먹어서 아프다”고 하면 그게 아무리 옳을지라도 깊은 상처로 와닿는다. 아이가 아프면 누구보다 속상하고 힘든 것이 아이 엄마인데 “엄마가 제대로 못 돌봐서”라는 말을 들으면, 안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엄마의 마음을 후벼 파는 것 같다. 복직을 앞두고 가뜩이나 심란한데 아기에게 “엄마가 없어서 어떡하니. 불쌍해서”라고 말하면 엄마의 가슴은 더 찢어진다. 모든 게 서툰 초보 엄마의 마음은 그렇잖아도 늘 초조하고 불안하다. 아기의 먹는 것과 자는 것, 눈을 감고 뜨는 것까지 모두 내 책임인 것 같고 모든 게 내 탓 같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의 조언이 오히려 비수로 꽂힐 때가 많다. 어른들은 “가르쳐 주는 건데 왜 그렇게 과민반응하냐. 왜 말을 듣지 않냐”고 채근하는데 그럴수록 반발심이 든다. 내가 엄마인데 아기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할 리도 없고, 또 누구보다 내 자식을 가장 잘 알고 걱정하는 게 바로 나다. 그런 마음은 몰라주고 낯선 방식을 강요하면 잔소리로만 들린다.  ●”엄마인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아기의 키가 잘 자라고 다리가 길어지라고 어른들은 신생아의 다리를 쭉쭉 펴주고 꾹 눌러준다. 나도 어릴 때 그렇게 자랐을 거다. 하지만 요즘 엄마들 사이에선 일명 ‘쭉쭉이’를 너무 어린 아기에게 하면 안 된다는 게 정설이다. 콧대 높아지라고 코를 눌러주는 것이 오히려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도 있었다. 못생긴 다리가 늘 콤플렉스이고 심한 비염으로 고생한 나는 누군가 내 아기의 다리와 코를 누르는 걸 보면 기겁을 했다.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지만 “너도 다 이렇게 컸다”는 말로 무시되곤 한다. 옛날에 다 그렇게 했다는 걸 알지만 내 아기에게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그런 엄마의 방식은 ‘예민함’으로 치부되어 버린다. ‘쭉쭉이’를 해서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들어주지 않아 화가 난다. 이제 갓 이유식을 시작한 아기에게 자꾸 이것저것 먹여 보려는 상황에서 그러지 말아달라고 말하면, 마치 엄마의 반응이 더 재미있다는 양 그 자리에서 아기 입에 과일 하나를 더 집어넣는다. ’나를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길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은 어쩜 아이만 보면 그렇게 한 마디씩 꼭 하시는지. 지난 겨울 아기를 안고 길을 걷는데 바람이 쌩쌩 부는데도 아기가 답답하다며 덮어주던 담요를 계속 걷어 치우고 양 팔을 바깥으로 쭉 뻗었다. 몇 번이나 어르고 달래도 빽빽 울어재끼고 난리를 쳐서 거의 포기하고 빨리 집에 가려던 참이었다. 아기와 씨름하며 버스정류장까지 10분 동안 걷는데 다섯 명의 아주머니가 “애기 춥다!”를 외쳤다. 마치 정해진 코스마다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아주 빠른 눈썰미였다. 다섯 번째 “애기 춥다”를 들은 뒤 나는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춰 버렸다. 나도 아는데, 덮어주려고 애쓰고 있는데, 아기 추울까봐 너무 걱정되는데. 아무 개념 없이 찬바람 부는데 애를 덮어주지도 않는 모자란 엄마 취급을 받은 것 같았다. 당장 내 마음대로 안 되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주저 앉아 울고 싶었다. 앞서 여름에는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양말 신은 우리 아기를 보고 “애기 더운데 양말 벗겨요”라는 말을 들었고, 신경이 쓰여 양말을 벗기며 길을 건넜더니 맞은 편에서 오시던 아주머니가 “애기 발 시려워”라고 핀잔을 주었다. ●주양육권자가 할머니일 경우 더욱 ‘속앓이’ 가끔씩 겪는 상황이야 다른 엄마들과 수다를 떨며 풀면 그만이다. 그러나 부모님에게 하루종일 아기를 맡기는 직장맘들의 속앓이는 더 심하다. 주양육권자가 아예 엄마에서 (외)할머니로 옮겨지다 보니 아이에게 1순위도 할머니, 육아방식도 할머니 방식 대로 갈 수밖에 없다. 부모는 출퇴근 전후 약 6시간 안팎만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심지어 평일에 아예 할머니댁에 보내고 주말에만 상봉하는 ‘주말부모’들도 드물지 않다.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2 보육실태조사’에서는 영아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 54.5%가, 유아의 경우 63.5%가 아이의 조부모로부터 양육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조부모에게 맡기는 경우 매번 가서 아이를 데려오거나 보는 경우가 89.2%로 가장 많지만 가끔 데려오거나 보는 경우도 10.8%였다. ‘가끔’일 경우, 평균 11.1일 만에 아이와 부모가 만난다고 한다. 이럴 때 엄마들은 아무런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나마 친정 엄마에게는 투덜거리며 이야기할 수나 있지, 시댁에 아기를 맡기는 엄마들의 냉가슴 앓는 사연들은 글로만 봐도 괴로움이 전달된다. 할머니에게 100% 엄마처럼 완벽하고 원칙에 맞는 육아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아이를 양육하는 데 엄마가 갖는 기준은 있는 법인데 아기를 맡기는 입장에선 아쉬운 소리를 할 수 없다. ●아무리 초보여도 존중받고 싶다…엄마니까 육아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맡기지 말고 그냥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결론이 전부다. 할머니 집에 있을 때는 과자와 초콜릿을 입에 달고 살고 반나절 내내 TV를 보고 있는다 해도 그걸 불만이라고 이야기하면 아이를 맡기는 엄마가 더 이상해지는 상황이다.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만이 나날이 쌓여가지만 남편은 “부모님이 너를 도와주려고 고생하시는데 뭐가 불만이냐”고 말한다. 그렇다고 당장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아이를 데려와 키우려면 어린이집에 베이비시터를 구해야 하는데 남에게 맡겨 불안하느니 그냥 불만을 속으로 삼킨다. 게다가 어린이집은 빈 자리도 없고, 조건이 맞는 시터를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아무리 초보여도 한 아이의 엄마다. 존중받고 싶다. 일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아기를 맡길수록 엄마의 주도권은 당연히 줄어들고, 또 100% 내 것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도 욕심이라는 건 안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부모권은 갖고 싶다. 가끔은 여전히 나를 아이로 보는 어른들의 시선, 그러나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마음 편히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현실. 이 모든 것들에 엄마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마음만 아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 [책꽂이]

    [책꽂이]

    현대자동차를 말한다(심정택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칼럼니스트이자 산업분석가인 저자가 엔저 장기화와 유로화 약세를 틈탄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녹록지 않은 중국 시장 등 다중고 속에서 현대차그룹의 가능성과 한계, 정몽구 리더십의 방향성을 냉철하게 통찰하고 진단했다. 292쪽. 1만 4000원. 만화 노무현(백무현 글·그림, 이상 펴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년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저 뒷산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지막 하루를 조명했다. 출판사는 “망각에 맞서는 한 시사만화가의 참회록”이라고 소개했다. 작가는 ‘만화 박정희’, ‘만화 김대중’ 등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272쪽. 1만 4500원.
  • 연평해전 300만 돌파 “개봉 2주차에도 좌석 점유율 54.4%”

    연평해전 300만 돌파 “개봉 2주차에도 좌석 점유율 54.4%”

    연평해전 300만 돌파 연평해전 300만 돌파 “개봉 2주차에도 좌석 점유율 54.4%” 2002년 월드컵 기간 벌어진 제2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 12일째인 5일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배급사 뉴(NEW)가 밝혔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가 300만명을 넘은 것은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스물’에 이어 세 번째다. ‘연평해전’은 지난 2일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개봉하면서 박스오피스 2위 자리로 밀려났으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배급사 측은 개봉 첫주보다 2주차에 더 많은 관객이 들고 있으며 좌석점유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좌석점유율은 4일 기준 54.4%로 ‘악의 연대기’(100%), ‘쥬라기 월드’(62%)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에 김무열, 진구, 이현우, 이청아, 천민희, 김동희 등 출연 배우들은 관객 성원에 감사를 표시하는 인사를 보냈다. 이현우는 “300만 돌파 감사하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모두가 진심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겠다”고 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평해전 300만 돌파 “터미네이터에 밀렸지만 여전히 인기”

    연평해전 300만 돌파 “터미네이터에 밀렸지만 여전히 인기”

    연평해전 300만 돌파 연평해전 300만 돌파 “터미네이터에 밀렸지만 여전히 인기” 2002년 월드컵 기간 벌어진 제2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 12일째인 5일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배급사 뉴(NEW)가 밝혔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가 300만명을 넘은 것은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스물’에 이어 세 번째다. ‘연평해전’은 지난 2일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개봉하면서 박스오피스 2위 자리로 밀려났으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배급사 측은 개봉 첫주보다 2주차에 더 많은 관객이 들고 있으며 좌석점유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좌석점유율은 4일 기준 54.4%로 ‘악의 연대기’(100%), ‘쥬라기 월드’(62%)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에 김무열, 진구, 이현우, 이청아, 천민희, 김동희 등 출연 배우들은 관객 성원에 감사를 표시하는 인사를 보냈다. 이현우는 “300만 돌파 감사하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모두가 진심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겠다”고 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평해전 300만 돌파 “올해 개봉 영화 중 세번째”

    연평해전 300만 돌파 “올해 개봉 영화 중 세번째”

    연평해전 300만 돌파 연평해전 300만 돌파 “올해 개봉 영화 중 세번째” 2002년 월드컵 기간 벌어진 제2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 12일째인 5일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배급사 뉴(NEW)가 밝혔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가 300만명을 넘은 것은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스물’에 이어 세 번째다. ‘연평해전’은 지난 2일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개봉하면서 박스오피스 2위 자리로 밀려났으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배급사 측은 개봉 첫주보다 2주차에 더 많은 관객이 들고 있으며 좌석점유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좌석점유율은 4일 기준 54.4%로 ‘악의 연대기’(100%), ‘쥬라기 월드’(62%)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에 김무열, 진구, 이현우, 이청아, 천민희, 김동희 등 출연 배우들은 관객 성원에 감사를 표시하는 인사를 보냈다. 이현우는 “300만 돌파 감사하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모두가 진심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겠다”고 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화관에 사람 없긴 하더라

    영화관에 사람 없긴 하더라

    영화 ‘국제시장’이 끌어온 복고 바람도, 지구를 지키는 영웅 특공대 ‘어벤져스’도 영화 시장의 전반적 침체를 막아 내지 못했다. 2년간 이어 온 연간 2억명 관객 시대 역시 위협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950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 50만명보다 544만명 줄어들었다. 이는 처음으로 연간 2억명 관객을 넘어선 2013년(9849만명)보다도 343만명 적은 수치다. 한국영화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4153만명에서 4043만명으로 관객이 줄었다. 상반기만 놓고 봤을 때 2012년 3756만명에서 2013년 555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153만명 등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표 참조) 96편이 개봉해 지난 2년간 상반기 개봉편수(69편, 95편)와 비교하면 양적으로는 팽창하고 있지만 오히려 내실은 떨어진 셈이다. 큰 기대를 모았던 ‘쎄시봉’, ‘간신’, ‘허삼관’ 등이 기대를 한참 밑돈 탓이다. 임성규 롯데엔터테인먼트 팀장은 “영화 외적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요인이 있었지만 그것보다 영화의 콘텐츠 자체가 관객들한테 호응받을 만한 내용을 담지 못한 게 더 큰 이유였을 것”이라고 상반기 부진을 설명했다. 그나마 상반기 영화 시장을 버티게 해 준 것은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국제시장’은 현대사의 해석에 대한 논란 및 영화 외적인 평가가 더해지며 노이즈 마케팅의 덕을 톡톡히 봤다. 격동의 현대사 몇 장면을 극화시켜 향수를 자극한 ‘국제시장’은 해를 넘겨 142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서울 현지 촬영 때부터 잔뜩 기대를 모았던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지난 4월 개봉 이후 ‘요란하기만 했던 빈 수레’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마니아들의 변함없는 환호 및 할리우드 영화 속에 비친 한국을 보고자 하는 바람 속에 1000만 영화 대열에 합류했다. 한 영화 평론가는 “당시에는 ‘국제시장’의 노골적 애국주의식 마케팅 방식이 내심 못마땅했지만 돌이켜보니 그마저 없었다면 한국영화계가 느꼈을 참담함이 더 컸을 것 같다”며 “‘국제시장’과는 약간 다른 방식이지만 ‘어벤져스’ 역시 일종의 애국주의, 혹은 민족주의 마케팅 방식이 먹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띈 대목은 따로 있었다. 아무런 기대도 없었던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스파이’는 의외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뻔한 스파이 영화의 문법을 파괴하거나 조롱하면서 각각 612만명, 231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전형적 상업영화와는 거리가 먼 ‘위플래쉬’ 역시 입소문을 타고 158만명이 들며 나름 선전했다. 영화 평론가 윤성은씨는 “300~400만 관객이 드는 이른바 ‘중박 영화’들이 탄탄하게 시장을 형성해 줘야 하는데 상반기에는 그런 점이 부족했었다”면서 “특히 한국영화는 배우 출연료 인상 등 영화 제작비가 전체적으로 높아지며 흥행에 대한 기대치도 함께 높아지다 보니 상대적 부진의 체감도도 덩달아 커진 것 같다”고 밝혔다. 물론 진짜 흥행의 격전장은 아직 펼쳐지지 않았다. 현재 ‘연평해전’이 200만명을 넘기며 순항하고 있고, ‘손님’, ‘암살’, ‘베테랑’, ‘협녀, 칼의 기억’ 등 기대를 모으는 한국영화 대작들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미션 임파서블-로그 네이션’, ‘판타스틱4’ 등 믿고 봐 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들이 7~8월 여름 성수기 영화 시장에서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여름 시장을 넘긴 뒤에도 ‘21인 1역’이라는 신선한 설정의 ‘뷰티 인사이드’, 설경구와 여진구가 나와 한국전쟁의 비극을 담아낸 ‘서부전선 1953’, 최민식 주연의 ‘대호’, 황정민·정우 주연의 ‘히말라야’, 이준익 감독, 송강호 주연의 ‘사도’ 등을 비롯해 ‘앤트 맨’, ‘007 스펙터’, ‘인 더 하트 오브 시’, ‘팬’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2억 관객 시대는 한국영화들이 시장을 끌어가면서 외국영화들이 받쳐 주는 형국이었고, 하반기에 공을 들여 제작된 한국영화들이 촘촘히 편성돼 개봉하는 만큼 지난해 못지않은 영화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나도 한때 루저”… 소외계층에 관심 쏟는 ‘칸의 新星’

    “나도 한때 루저”… 소외계층에 관심 쏟는 ‘칸의 新星’

    ‘마돈나’(7월 2일 개봉)는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단 약처럼 지금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영화다. 돈 앞에서는 양심도 윤리도 힘없이 무너지고 사회 안전망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이 시대에 철저하게 사각지대로 내몰린 여성 주인공을 통해 남성 중심적인 사회를 날카롭게 고발한 이 영화의 감독 신수원(45)은 그래서 한국 영화계에 꼭 필요한 여성 감독이다. 한국 사회의 이면을 담담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중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 감독은 “난 별로 통솔력 없는 교사였다”면서 웃었다. “아이들도 각자 다양한 성격을 지닌 인격체잖아요. 교사로서 아이부터 기성세대까지 연령이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난 것은 영화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감독이 되기 전 중·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 소설을 많이 썼던 것도 그런 이유였구요.” 그의 영화에는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 속에서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명왕성’에서 상위 1% 비밀 스터디 그룹에 가입하려는 한 소년을 통해 입시 위주의 교육 문제를 고발했고 2012년 제65회 칸 영화제 카날플뤼스상을 수상한 ‘가족시네마-순환선’에서는 지하철 2호선에서 하루를 보내는 실직 가장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삶을 그렸다. 올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마돈나’에서는 사회에서 낙오되고 죽음까지 철저하게 이용당한 한 여성의 과거를 파헤친다. “지금 한국은 빈부 격차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국가나 사회가 국민들을 방치하고 있잖아요. 이번 칸 영화제에서 제 영화를 보고 우는 남성 관객이 있을 정도로 유럽에서는 굉장히 센 영화로 느끼는 사람이 많았어요. 사회 안전망이 잘 돼 있는 유럽에서 비정규직, 입시 경쟁 등 한국 사회의 현실은 공포 또는 판타지 영화처럼 느껴진 거죠.” 영화 ‘마돈나’는 전신마비 환자가 누워 있는 VIP 병동을 배경으로 한다. 그의 아들인 재벌 2세 상우(김영민)는 아버지의 재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애쓴다. 어느 날 사고로 환자 미나(권소현)가 실려 오고 상우는 해림(서영희)에게 그녀의 가족을 찾아 장기기증 동의서를 받아 오라는 지시를 내린다. 해림은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미나의 과거를 추적하며 충격적인 사실들을 마주한다. 처음에 재벌 총수나 장관들이 머무는 VIP 병동을 다루려고 했던 신 감독은 미혼모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시나리오를 수정했다. 그는 “극단적인 삶에 처했지만 방치된 여성들을 보면서 같은 절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 즈음 카페에 갔는데 걸인처럼 행색이 남루한 20대 후반의 여성이 들어왔어요. 세수만 하면 고울 텐데 왜 저렇게 됐을까 생각했고, 삶의 기반이 파괴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렸죠. 비정규직으로 처지가 불안한 미나는 상사에게 비굴한 태도를 보이지만, 그런 순수함과 순진함을 이용하는 남성의 욕망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무너지게 됩니다.” 30대 초 교사를 그만두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한 그도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기까지 7년 동안 ‘루저’의 삶을 경험했다. “처음엔 시나리오 작가를 하려고 했는데 나이가 많다고 거절당하기 일쑤였죠. 그래서 연출을 결심했는데 영화가 엎어지고 우울해 극 중 미나처럼 라면을 달고 살아서 살이 엄청 쪘었어요.” 그의 상업 영화 데뷔작은 영화감독으로 입봉하기까지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레인보우’(2010)다. 처음엔 ‘레디, 액션’을 외치는 것조차 어리바리한 초짜 감독이었지만 이제는 칸이 주목한 세계적인 감독으로 우뚝 섰다. “어릴 때 저도 가난하게 살아서 그런지 빈부 격차는 물론 사회에서 밀려난 루저들의 삶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작게라도 백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영화를 계속 찍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공룡 전문가들이 본 “‘쥬라기 월드’ 이건 말도 안돼”

    공룡 전문가들이 본 “‘쥬라기 월드’ 이건 말도 안돼”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 ‘쥬라기 월드’가 개봉을 앞둔 가운데, 공룡 등 고생물학 전문가의 ‘리뷰’가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화를 본 전문가가 가장 먼저 ‘의문’을 제기한 부분은 작지만 빠른 육식공룡 ‘랩터’(벨로시랩터)가 앞발로 문을 여는 장면이다. 분자생물학 전문가인 잭 아너 박사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공룡이 그렇게 똑똑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룡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들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인간을 알아채지 못한다. 설사 인간이 옆에 서 있다 해도 눈이 마주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20종의 공룡을 발견한 미국 유타대학의 제임스 커크랜드 박사는 조금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쥬라기 월드’의 공룡들은 내가 발견한 공룡 화석에 비해 더 ‘귀엽게’ 묘사된 부분이 있다”면서 “영화 속 랩터의 경우 티라노사우르스보다 더 크게 만들어졌는데, 대부분 실제보다 더 ‘나이스’(Nice)하게 표현됐다”고 분석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고생물학자인 대런 내쉬는 선데이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쥬라기 월드는) 멍청한 괴물 영화에 불과하다. 이 영화는 사실과 다르게 고의적으로 공룡의 외모를 다르게 만들었다”고 혹평했다. 미국 레이몬드 M 알프 박물관의 고생물학자 앤드로 파크 역시 “이 영화를 본 청소년들은 공룡 모두가 비늘털로 뒤덮였으며 사나울 거라는 인식이 강해질 것이다. 이는 매우 안타까운 사실”이라고 전했고, 레이몬드 M 알프 박물관의 고생물학자 앤드로 파크 역시 이에 동의하며 “영화 속 공룡들은 한 걸음 퇴보한 모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가 실제 공룡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십분 반영했다는 의견과 사실과 지나치게 다르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영화는 ‘픽션’(Fiction)이라는 사실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쥬라기 월드’는 ‘쥬라기 공원’ 테마파크가 유전자 조작 공룡을 앞세워 22년 만에 새롭게 개장하지만,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공룡들의 위협이 시작되면서 펼쳐지는 인간과 공룡의 사투를 그린 영화로, 국내에서 11일 개봉하자마자 27만 관객을 동원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대명그룹] 독립영화 ‘님아… ’ 투자 수익률 2000%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대명그룹] 독립영화 ‘님아… ’ 투자 수익률 2000%

    노부부의 진솔하고 아름다운 생을 다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480만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독립영화로는 사상최대 기록이다. 국내 역대 개봉 영화 중 58위로 ‘아이언맨 1·2’, ‘베트맨 다크나이트’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성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영화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만 해도 373억원. 제작비를 고려하면 제작사와 투자자의 수익률은 2000%가 넘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독립영화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흥행 기록을 세운 이 작품의 투자·배급사는 다름 아닌 대명문화공장이다. 대명문화공장은 2009년 대명그룹의 컬처테인먼트 사업팀으로 시작했다. 공연 제작, 영화 배급사 및 신규 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지난해 6월 ㈜대명문화공장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명은 문화와 공연 분야를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09년 영화 ‘내사랑 내곁에’를 선보인 이후 ‘은밀하게 위대하게’(관객 수 695만명, 역대 30위)와 ‘신세계’(468만명, 63위) 등을 개봉하며 영화업계에선 이미 중견업체의 위치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무장한 ‘빅매치’(이정재, 신하균 주연), ‘두근두근 내 인생’(송혜교, 강동원 주연) 등이 기대작이었지만 정작 효자 노릇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해줬다. 대명문화공장은 영화 배급과 투자 외에도 국내외 콘서트와 공연, 드라마 제작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1년에는 국내 창작연극 ‘이기동 체육관’을 시작으로 연극과 뮤지컬 제작에 참여 중이다. 최근에는 국내외 아티스트 공연도 추진 중이다. 공연공간 마련에도 애정이 깊다. 2011년 7월 서울 대학로에 문화공간 ‘필링’을 개관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연극과 뮤지컬, 콘서트 등 전문 공연장인 DCF대명문화공장을 개관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공룡 전문가들은 ‘쥬라기 월드’를 어떻게 평가할까?

    공룡 전문가들은 ‘쥬라기 월드’를 어떻게 평가할까?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 ‘쥬라기 월드’가 개봉을 앞둔 가운데, 공룡 등 고생물학 전문가의 ‘리뷰’가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화를 본 전문가가 가장 먼저 ‘의문’을 제기한 부분은 작지만 빠른 육식공룡 ‘랩터’(벨로시랩터)가 앞발로 문을 여는 장면이다. 분자생물학 전문가인 잭 아너 박사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공룡이 그렇게 똑똑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룡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들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인간을 알아채지 못한다. 설사 인간이 옆에 서 있다 해도 눈이 마주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20종의 공룡을 발견한 미국 유타대학의 제임스 커크랜드 박사는 조금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쥬라기 월드’의 공룡들은 내가 발견한 공룡 화석에 비해 더 ‘귀엽게’ 묘사된 부분이 있다”면서 “영화 속 랩터의 경우 티라노사우르스보다 더 크게 만들어졌는데, 대부분 실제보다 더 ‘나이스’(Nice)하게 표현됐다”고 분석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고생물학자인 대런 내쉬는 선데이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쥬라기 월드는) 멍청한 괴물 영화에 불과하다. 이 영화는 사실과 다르게 고의적으로 공룡의 외모를 다르게 만들었다”고 혹평했다. 미국 레이몬드 M 알프 박물관의 고생물학자 앤드로 파크 역시 “이 영화를 본 청소년들은 공룡 모두가 비늘털로 뒤덮였으며 사나울 거라는 인식이 강해질 것이다. 이는 매우 안타까운 사실”이라고 전했고, 레이몬드 M 알프 박물관의 고생물학자 앤드로 파크 역시 이에 동의하며 “영화 속 공룡들은 한 걸음 퇴보한 모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가 실제 공룡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십분 반영했다는 의견과 사실과 지나치게 다르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영화는 ‘픽션’(Fiction)이라는 사실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쥬라기 월드’는 ‘쥬라기 공원’ 테마파크가 유전자 조작 공룡을 앞세워 22년 만에 새롭게 개장하지만,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공룡들의 위협이 시작되면서 펼쳐지는 인간과 공룡의 사투를 그린 영화로, 국내에서 11일 개봉하자마자 27만 관객을 동원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도사 손잡은 형사… 온기 담은 스릴러”

    “도사 손잡은 형사… 온기 담은 스릴러”

    1978년 부산. 한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학교 앞에서 유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사건은 경찰이 범인을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해결한 이는 따로 있었다. 18일 개봉하는 영화 ‘극비수사’는 1978년 일어난 부산 초등학생 유괴 사건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당시 수사가 워낙 극비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 사건을 해결한 형사와 도사의 이야기는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곽경택 감독은 이 사건을 맡은 공길용 형사에게 직접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공 형사 역할의 배우 김윤석(47)은 “제가 살던 부산 서구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그 사건에 도사가 도움을 줬다니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윤석은 동향 출신인 곽 감독과 언젠가 함께 작업을 할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극비수사’의 시나리오를 받고는 출연을 망설였다. 곽 감독 영화의 마초적인 성향과 수사물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그가 주연을 맡아 유행시킨 한국형 스릴러 ‘추격자’ 이후 비슷한 수사물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휴머니즘이 강조된 수사물이라는 점이 그를 이끌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스릴러가 굉장히 셌잖아요. 범인도 대부분 상종 못 할 사이코 패스였구요. 하지만 이 작품은 무조건 장르에 기댄 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담백하게 풀어냈고 스토리와 캐릭터로 정면 돌파한 정통파라는 점이 좋았어요.” 사실 이 영화는 결말이 알려진 이야기라는 점 때문에 초반에 투자가 수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잔인함만 강조된 기존의 스릴러와 달리 아날로그적인 ‘따뜻한’ 스릴러라는 점이 차별성을 지닌다. 극 중 공 형사와 김중산(유해진) 도사는 외부의 방해에도 아이를 찾겠다는 소신 하나로 뭉쳐 직진한다. “기존 곽 감독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비주얼이 뛰어났는데 아마 제가 가장 옷을 못 입는 배우일 거예요. 공 형사는 겉멋 들지 않은 평범한 40대 가장으로 늘 점퍼 차림으로 등장하죠. 김 도사도 박수무당처럼 요란하지 않고 수학자처럼 청빈해요. 곽 감독도 이번에 마초성에서 벗어나고 유해진씨도 기존의 코미디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죠. 저 역시 외형적으로 강함을 드러내기보다는 본질에 충실하려 애썼어요.” 그는 전작 ‘거북이 달린다’에서도 한 차례 형사 역할을 맡았었다. 그는 “그때는 게으른 형사였고 사명감을 제대로 갖춘 형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곽 감독이 “김윤석이 워낙 디테일하게 준비해 와서 따로 지시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그는 늘 수첩을 들고 다니던 공 형사를 표현하기 위해 윗옷에 수첩을 꽂는 주머니를 만들었다. 혹시 자신의 부산 사투리를 일반 관객들이 못 알아들을까 봐 동향인 곽 감독이 아닌 유해진에게 사전 테스트를 받았다. 그가 가끔 촬영장에서 불협화음을 빚는다는 오해를 받는 것도 이런 완벽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저는 오늘 놓쳐서는 안 될 정서나 대사가 무엇인지를 늘 생각해요. 하지만 시간만 낭비하고 겉만 빙빙 도는 느낌이 들거나 맥을 못 짚는다는 생각이 들 때는 감독과 상의를 하죠. 현장에서 하는 토론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공동 작업인 연극을 할 때부터 생긴 습관이에요.” 1988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그는 최동훈 감독의 영화 ‘타짜’(2006)의 아귀 역으로 주목받기 전까지 15년 가까운 무명 생활을 거쳤다. 초창기에는 연기에 회의를 느껴 고향 부산으로 가 재즈 카페에서 일한 적도 있었다. “연기 욕망은 계속 있었지만 한번씩 일탈하고 싶은 적도 있었죠. 사실 그때는 주머니 사정도 넉넉지 않았고 명절이면 친척들 볼 면목이 없어 제발 공연이 있기만을 바랐죠. 그래도 대학로에 가면 늘 어울리는 동료 선후배들이 있어 즐거웠어요.” ‘추격자’ ‘완득이’ ‘황해’ ‘남쪽으로 튀어’ ‘쎄시봉’ 등 야수처럼 포효하는 악역과 소탈한 이웃 역할을 번갈아 했음에도 아직도 대중은 그를 센 이미지의 배우로 기억하는 듯하다. 하지만 배우로서 그의 소신은 뚜렷하다. “사실 저는 누아르를 좋아하지 않아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영화를 좋아하고 나이가 드니 휴먼 드라마가 좋더라고(웃음). 그래서 일상의 감정을 놓치지 않고 관찰해 뒀다가 연기할 때도 평범하고 사소한 모습을 강조하죠. 훗날 나이가 들어서도 부끄럽지 않은 필모그래피를 남기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작품만 좋다면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출연할 생각입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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