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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모든 게 다 괜찮은 걸까

    정말 모든 게 다 괜찮은 걸까

    영화를 통해 사색을 즐기는 관객이라면 더없이 반가워할 소식이다.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의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이 본업인 극영화 연출로 돌아왔다. 31일 개봉하는 ‘에브리띵 윌 비 파인’을 통해서다. 2008년 ‘팔레르모 슈팅’ 이후 7년 만이다. 벤더스 감독은 그간 다큐멘터리 제작, 연출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국내용 포스터가 할리우드 인기 배우 제임스 프랭코와 레이철 매캐덤스를 내세웠다고 해서 로맨틱 멜로를 기대하면 큰 오산이다. 영화 작법도 할리우드의 그것과는 거리가 상당하다. 그다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 않아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의 고삐를 쥐고 있어야 한다. 차라리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가 따라가기 쉬운 편이다. 영화는 예술가가 필연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다. 창작은 경험과 상상의 산물. 타인의 고통을 자양분 삼는 것은 과연 괜찮은 것인지 에둘러 화두를 던진다. 전도유망한 작가 토마스(제임스 프랭코)는 폭설이 내리던 날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와 맞닥뜨린다. 눈썰매를 타고 놀던 한 어린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것이다. 비극적인 사고에 토마스는 자살까지 시도하며 정신적으로 방황하게 된다. 이후 그는 창작자로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잘나가는 소설가가 된다. 영화 속 시간은 4개월, 6년, 4년, 2년을 성큼성큼 건너뛰며 중간중간 아이를 잃은 케이트(샤를로트 갱스부르) 등의 모습을 병렬식으로 끼워 넣는다. 관객들은 그때그때 등장인물들의 달라진 관계와 심리 상태를 따라잡아야 한다. 극적으로 강조하는 것 없이 덤덤하게 보여줄 뿐이다. 이야기는 토마스가 죄책감을 씻는 것으로 매듭을 짓지만 영화가 단순하게 극복 과정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기에 여운이 길다. 2009년 ‘안티 크라이스트’로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국내 개봉작이 늘고 있는 샤를로트 갱스부르와 할리우드 배우의 앙상블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다. 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해 온 갱스부르는 미국 무대로 영역을 넓히는 모양새다. 내년에는 처음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나온다. ‘인디펜던스 2’다. 마침 벤더스 감독이 작업한 다큐멘터리가 두 편이나 스크린에 걸려 있으니 함께 즐겨 보는 것도 괜찮겠다. 직접 연출한 음악 다큐멘터리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 재개봉 중이며 제작을 맡은 춤 다큐멘터리 ‘라스트 탱고’는 31일 개봉한다. 118분. 12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고와라 좋아라 ‘고아라’

    고와라 좋아라 ‘고아라’

    “청명 공주는 시대적 아픔을 많이 담고 있는 캐릭터예요. 멜로 연기를 하면서도 슬픈 역사를 녹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청춘 스타 고아라(25)가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다. 한국 영화로는 30일 올해 마지막으로 개봉하는 ‘조선 마술사’를 통해서다. 왕실의 종친 가문이지만 3대째 벼슬에 들지 못한 집안의 딸로 태어났다가 청나라가 조선에 왕자의 첩으로 삼을 공주를 요구하자 하루아침에 공주 신분으로 포장돼 팔려가는 청명을 연기했다. 실제 효종의 양녀가 돼 청나라로 시집 간 열여섯 살 의순 공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고아라는 소녀 감성에 여인의 마음도 엿보이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만나는 것은 거의 만 4년 만이다. 2012년 초 ‘페이스 메이커’, ‘파파’가 잇따라 개봉했었다. 2007년 일본·몽골 합작 영화 ‘푸른 늑대’에서 테무친의 두 번째 부인을 연기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첫 사극 출연이나 다름없다. “드라마와 영화로 자주 접하며 이따금 장면을 흉내도 내보던 장르라 그렇게 어려울 거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막상 도전해 보니 옛날 말투와 복장 자체가 쉽지 않더라구요. 다행히 퓨전 사극이라 조금은 편안하게 접근하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비롯해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야 하는 부분이 많아 버거움을 느끼기도 했단다. 고아라는 청명 공주의 호위 무사인 안동휘 역할을 맡은 이경영 등 주변의 도움으로 좋은 장면을 빚어낼 수 있었다고 웃었다. “이경영 선배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현장을 너무 재미있고 편안하게 이끌어 주셨어요. 눈물을 흘리는 장면들도 선배님이 기다려주고, 받아쳐 준 덕택에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었죠.” ●생각 깊은 유승호의 배려·도움 많이 받았어요 사실 ‘조선 마술사’는 지난해 제대한 국민 남동생 유승호의 스크린 복귀작이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세 살 아래인 유승호와 애절한 멜로 연기를 펼쳐 느낌이 색다를 법도 하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와 상대역으로 연기한 적은 처음이라고. “승호씨가 생각도 깊고 배려심도 많아 연기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현장에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환희와 청명의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2003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의 주인공 옥림이로 데뷔, 큰 인기를 모으며 차세대 기대주로 떠오른 고아라. 이후 드라마, 영화를 오갔지만 늘 그 언저리에 머무르며 껍질을 깨지는 못했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2013년 ‘응답하라 1994’의 왈가닥 캐릭터 성나정을 만나면서다. 고아라는 이 역할을 따내고 눈물을 흘렸을 정도였다고 돌이켰다. ●‘응사’ 나정이 역할 따냈을땐 눈물 흘렸어요 “작품마다 절실함이라는 게 있지만 그 타이밍에는 ‘응답하라 1994’가 절실하게 도전해 보고 싶은 작품이었어요. 오디션 제의가 왔을 때 정말 좋았죠. 두 차례나 오디션을 받은 끝에 결국 나정이 역할을 맡게 됐어요.” 연기자로 데뷔한 지 10년도 훌쩍 넘었지만 이제야 연기자로서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여 나가는 단계라고 고아라는 말한다. “많은 사랑을 받은 나정이와 비슷한 캐릭터를 하며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한다거나 너무 다른 캐릭터를 해야 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에요. 대학에서 연기 공부를 하며 배우로서 제 위치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제 나이 또래에 표현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을 골라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게 제 몫인 것 같아요. 청명 공주도 그래서 선택했죠. 그동안 공부를 하느라 작품을 많이 하지는 못했는데 앞으로는 쉬지 않고 연기하며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015 문화계 결산] 8월 영화계 ‘쌍천만’ 탄생… 대종상 사상 초유의 보이콧

    2015년은 국내 영화계에 ‘쌍천만’ 등 흥행 진기록이 쏟아진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상 처음으로 관객 1000만명 돌파 작품이 같은 달 동시에 나왔다. 돌파 시점 기준으로 한 해에 네 편이나 1000만 영화가 터졌다. 우리 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4년 연속 1억명, 외화까지 포함한 전체 관객은 3년 연속 2억명을 돌파했다. 국내 영화계는 ‘국제시장’이 개봉 28일 만인 올해 1월 13일 1000만명을 돌파하며 기분 좋게 새해를 열어젖혔으나 후속 흥행작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대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명)을 비롯해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612만명), ‘쥬라기 월드’(554만명),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384만명) 등 외화 흥행작이 잇따랐다. 흐름이 바뀐 것은 애국심에 크게 기댄 ‘연평해전’(604만명)이 6월 말 개봉하면서부터. 7월 말 ‘암살’(1270만명), 8월 초 ‘베테랑’(1341만명)이 뒤따르며 진공청소기처럼 관객을 빨아들였다. 광복 70주년인 8월15일 ‘암살’이, 2주 뒤인 같은 달 29일 ‘베테랑’이 천만 고지를 밟았다. 이후 ‘사도’(624만명), ‘검은 사제들’(544만명), ‘내부자들’(600만 돌파·상영 중)이 흐름을 이어갔다. 물론,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612만명), ‘마션’(488만명) 등 외화의 선전도 있었으나, 한국 영화의 기세가 압도적이었다. 덕택에 상반기 42.5%에 그쳤던 한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11월까지 50.8%로 치솟았다. 황정민·유아인 상한가… 이병헌 부활 ‘국제시장’과 ‘베테랑’의 황정민은 ‘쌍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품었다. ‘베테랑’과 ‘사도’에서 열연한 유아인은 ‘아인시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지난해 스캔들 이후 바닥을 쳤던 이병헌은 ‘내부자들’을 통해 부활했다. 260여편 개봉… 100만 이상 동원은 24편뿐 ‘대박’의 이면으로 양극화 논란이 어김없이 뒤따랐다. 올해 국내 영화는 260여편이 개봉했으나 100만명 이상 동원한 작품은 24편에 불과했다. 100만명대 작품이 10개, 200만명대는 5개, 300만명대는 2개에 그쳤다. 국내 영화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뒷받침할 ‘중박’ 작품이 부족한 것이다. 때문에 일부 대작들이 스크린을 독식하며 흥행하고, 대다수 작은 작품들은 제대로 존재도 알리지 못한 채 사라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여전했다. 이런 가운데 구작이 신작을 위협하는 재개봉 상영도 두드러졌다. 10년 만에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이 30만명을 불러 모았다. 첫 개봉 당시의 배에 달하는 기록이다. 앞서 2월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15만명, 5월에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5만 6000여명의 관객을 다시 불러 모으는 등 재개봉작의 역주행이 잇따랐다. 연말에는 영화제 이슈가 영화계를 흔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다이빙벨’ 상영 이후 정치적 외압 논란에 휩싸이며 끊임없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위협받았지만 올해 20회 성년식을 성황리에 치러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가 이용관 공동 집행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상식인 대종상영화제는 올해도 구설수에 올랐다. 참가상 논란 등을 자초했다. 남녀주연상 후보 9명 전원을 비롯해 다수의 후보들이 스케줄을 이유로 시상식에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때문에 대리 수상이 거듭되는 촌극이 연출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융복합콘텐츠공모전, 환상적인 홀로그램 무대 선보이다

    융복합콘텐츠공모전, 환상적인 홀로그램 무대 선보이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SF(공상과학)영화 ‘스타워즈’의 새로운 시리즈가 개봉하며, 감독의 상상력을 실제 생활에서 표현할 수 있는 과학 기술들이 덩달아 관심받고 있다. 영화 속 다양한 과학 기술 중 주목받는 것이 바로 홀로그램. 깡통 로봇 R2D2가 행성파괴무기 설계도를 보여줄 때나 레아공주의 메시지 전달 시 사용된 홀로그램에 유독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눈 앞에 없는 사람이나 물건을 마치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홀로그램은 환상적인 무대 연출이나 공연에 적용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한 공상세계와 마술쇼가 펼쳐져 관객들의 시선이 쏠린다. 국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융복합콘텐츠공모전 본선 무대를 통해 기술과 문화의 아름다운 결합을 선보인 것. 융복합콘텐츠 공모전 본선에 홀로그램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창작팀 ‘모젼스랩’은 프로젝트 <꿈 속 여행>을 통해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무대를 연출했다. 꿈 또한 하나의 가상현실이라는 컨셉 아래 꿈 속에서 일어날 법한 모든 일들을 장면으로 구성한 이번 프로젝트는 4면이 홀로그램 스크린으로 제작된 육면체 형태의 융복합 퍼포먼스 공연 공간 ‘Holo-cube’를 제작 설치해 화제를 모았다. 모젼스랩은 김지운 영화감독이 공연 구성대본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국립현대무용단의 창작무용 <어린 왕자>에서 3D 영상 기획, 개발에 참여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공모전 프로젝트에 대해 모젼스랩은 “공연 공간 속에서 환상적이고 신비한 면을 극대화한 스토리와 배우의 몸짓, 영상, 음악이 이뤄내는 하모니를 통해 현실과 가상, 기술과 예술의 아름다운 융합을 선보이고자 했다”며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가상현실 큐브를 통해서 꿈속을 여행하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술과 홀로그램의 조합 또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비주아스트가 선보인 ‘홀로그램 매직’은 홀로그램과 마술, 인터랙티브의 융복합 퍼포먼스다. 마술사가 무대 위에 등장해 실제 마술을 하는 것과 동시에 물리적 불가능을 초월한 홀로그램 마술을 복합적으로 선보이는 신개념 마술쇼로 현존성을 극대화시키고 몰입도를 증가해 생동감 있는 공연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홀로그램 매직과 관련해 비주아스트는 “기술의 한계로 관객이 원하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어선 공연을 보여주는 데 한계를 느끼는 현대 마술사들의 니즈를 반영한 마술쇼다”며 “시청각 요소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 세계 모두가 언어, 문화의 경계를 넘어 동일한 감정과 시선으로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화창조융합센터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 이번 융복합콘텐츠 공모전 본선은 지난 12일과 13일 양일 간 진행되었다. 100인의 청중평가단과 전문 심사위원들의 관심 속에 진행된 본선 경연에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19개의 팀이 무대를 빛냈으며, 이들의 본선 무대는 내일 밤 11시 O tvN에서 방영하는 ‘O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53) 경기 양평군

    [新국토기행] (53) 경기 양평군

    경기 양평군은 한반도 중서부 지점인 경기 북동부에 있다. 북동쪽으론 강원 홍천군, 동쪽으론 횡성군, 남동쪽으론 원주시, 남쪽으론 경기 여주시, 남서쪽으론 광주시, 서쪽으론 남양주시, 북쪽으론 가평군과 연접해 있다. 면적은 877㎢로 도내에서 가장 넓은 기초자치단체이지만 74%가 산림지역이다. 인구는 지난달 현재 10만 9576명이다. 4만 8575가구 가운데 17.9%인 8443가구가 농업에 종사한다. 연간 예산 규모는 4182억원이며 각종 중첩 규제로 재정자립도가 20.2%에 불과하다. 수도권 및 서울시민의 젖줄인 한강(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 합류)이 동서로 관통하면서 일부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중첩 규제를 받는다. 2009년 용문역까지 전철 중앙선이 개통되면서 전원생활을 갈망하는 도시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1908년 9월 당시 양근군(楊根郡)과 지평군(砥平郡)을 합병, 양평군(楊平郡)이라고 부르게 됐다. 양근군은 고구려시대에 항양군(恒楊郡), 신라시대에 빈양(濱陽)으로 불리다 고려 초기에 다시 양근으로 바뀌었다. [볼거리] ●1500년 파란만장 역사 품은 은행나무 동양의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크고 우람하며 용문사 대웅전 앞에 있다. 수령이 1100~15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42m, 밑동 둘레가 11m에 달한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이 그의 스승인 대경 대사를 찾아와서 심은 것이라고 한다. 그의 세자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에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 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두었는데 거기에서 뿌리를 내렸다는 말도 있다. 많은 전란으로 사찰은 여러 번 피해를 입었지만 은행나무는 피해를 면했다. 정미의병이 일어났을 때 일본군이 의병의 본거지라 해 사찰을 불태웠으나 이 은행나무만은 불타지 않아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렸다. 조선 세종 때는 정3품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했다. ●북한강·남한강 상봉하는 두물머리 두물머리(양수리)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곳은 양수리에서도 나루터를 중심으로 한 장소를 가리킨다. 예전에는 이곳 나루터가 남한강 최상류의 물길이 있는 강원 정선군과 충북 단양군,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였기 때문에 크게 번창했으나 팔당댐 건설로 육로가 생긴 뒤 쇠퇴했다. 1973년 일대가 그린벨트로 지정돼 어로 행위 및 선박 건조가 금지되면서 나루터 기능이 멈췄다.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 옛 영화가 얽힌 나루터와 황포돛배, 수령이 4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각종 촬영장소로 이용된다. 특히 겨울 설경과 일몰이 아름답다. ●제주 올레길 안 부러운 30.2㎞ 물소리길 제주 올레길을 빼닮은 ‘물소리길’은 양평군 양수역~국수역 13.8㎞ 1코스, 국수역~양평시장 16.4㎞ 2코스 30.2㎞이다. 강산과 마을이 어우러진 트레킹 코스다. 이 길을 만드는 데는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참여했다. 제주올레 탐사팀원 10여명이 지난해 석달 동안 양평군에 상주하면서 코스를 개발했다. 남한강과 북한강을 낀 지리적 이미지와 어감을 고려해 물소리길로 정했다. 일부 농로와 산길을 빼곤 대부분 포장길이란 점이 아쉽지만 길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인위적인 작업을 하지 않아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쉽고 아름다운 풍광을 지녀 농촌문화를 체험하고 일상의 피로를 푸는 명소로 성장하고 있다. ●강바람 맞으며 달리는 18㎞ 양평자전거길 남한강자전거길 양평구간은 2011년 10월 개통됐다. 정부의 4대강 사업과 양평군의 폐철도 활용 사업이 합쳐져 조성됐다. 양서면 북한강철교를 시작으로 남한강변을 따라 양평읍내를 관통, 여주 이포보로 연결된다. 길이가 18㎞에 이른다. 시원한 남한강변과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시설이 근거리에 있어 레저·관광·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시원한 강변 풍경과 강바람이 인상적이다. ●마음 정화되는 수상 정원 세미원 물과 꽃의 정원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은 광활한 수상 정원이다. 세미원의 어원은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다. 면적 18만㎡ 규모에 연못 6개를 설치해 연꽃과 수련, 창포를 심었다. 연못을 거쳐 간 한강물은 중금속과 부유물질이 거의 제거된 뒤 팔당댐으로 흘러들어 가도록 설계됐다. 공원은 크게 세미원과 석창원으로 구분된다. 항아리 모양의 분수대인 한강 청정 기원제단,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는 관란대(觀瀾臺), 프랑스 화가 모네의 흔적을 담은 모네의 정원, 풍류가 있는 전통 정원시설을 재현한 유상곡수(流觴曲水), 수표(水標)를 복원한 분수대 등도 있다. 상춘원에는 수레형 정자인 사륜정과 조선 정조 때 창덕궁 안에 있던 온실 등이 전시돼 조상들이 자연환경을 지혜롭게 이용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황순원의 삶 간직한 문학촌 ‘소나기마을’ 어린 시골 소년과 도시에서 온 소녀의 순수한 마음과 추억을 아름답게 그려낸 황순원 문학의 백미 ‘소나기마을’도 볼만하다. 소설 속 아름다운 장면들을 추억할 수 있도록 꾸몄다. 황순원의 작품 생활을 집대성해 놓은 문학관, 황순원 묘역 등이 있다. 소나기마을에서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은 역시 문학관이다. ‘작가와의 만남’ 방에서는 선생의 육필 원고와 시계·만년필·도장 등 유품들과 미당 서정주 시인이 선생에게 써 보낸 ‘국화 옆에서’ 서예 작품, 복원된 서재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모두 90여점의 유품이 전시돼 있다. 문학관을 나서면 오른쪽 끝에 황순원 묘역이 조성돼 있고 앞으로 소나기광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숲 속 힐링 쉬자파크·숲 속 장터 트리마켓 가족과 함께 조용한 교외에서 건강도 챙기고 마음까지 치유하는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예부터 ‘경기도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용문산 자락의 쉬자파크가 그곳이다. 푸른 청정자연 숲 속에서 상쾌한 피톤치드를 마시며 힐링할 수 있다. 숲 속의 장터 ‘트리마켓’이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열린다. 참여 분야는 임산물 및 농특산물, 공예품 및 예술품, 퓨전 전통음식 및 음료 등이다. 쉬자파크는 1월 1일과 설 및 추석 명절을 제외한 연중 개장한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 ●용문산 산나물 유명한 양평 5일장 190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5일장으로, 매달 3·8·13·18·23·28일에 열린다. 양평역 근처 기찻길 아래 공터와 도로변에 장이 선다. 인근 용문산에서 캔 산나물과 집에서 재배한 채소가 특히 유명하다. 양평 해장국과 족발 등의 음식도 인기 있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용문산 등산객을 비롯해 5일장을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찾는 도시인들도 많다. ●토종 야생화 200여종 핀 들꽃수목원 남한강변에 있어 강변 정취와 꽃들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야생화 전시원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야생화 200여종이 있다. 자연생태박물관에는 생태계 표본과 실물을 함께 전시했다. 허브정원에는 50여종이 있다. 수목원 한가운데 있는 떠드렁섬, 강변산책로, 열대식물의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열대식물원, 자녀에게 각종 식물을 연구할 수 있게 해 주는 연구소 등을 갖추고 있다. 야간개장도 한다. [먹거리] ●건강한 맛 한가득 차린 자연밥상 양평에는 옥천냉면, 신내해장국, 용문산가든 등 유명 음식점들이 많다. 그중 산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웰빙’을 테마로 한 ‘건강맛집’이 수두룩하다. 양평군은 20개 음식점을 건강 맛집으로 지정했다. 이 중 용문산가든은 산채비빔밥과 곤드레정식이 유명하다. 각종 나물을 넣고 참기름을 술술 뿌린 뒤 고추장 한 숟가락을 넣어 살살 비비면 입맛이 살아난다. 용문산 입구에 본점이 있으나 딸이 강상면에 새로 건물을 짓고 분점을 냈다. 산채비빔밥부터 더덕불고기산채정식까지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하다. 양서면 산마늘밥 식당도 모범음식점과 건강 맛집으로 이름 났다. 삼나물골뱅이무침, 산나물녹색전이 잘 나간다. 산채도시락, 산채메밀쟁반이 맛있는 두메향기 산 식당도 양서면에 있다. 더덕소스샐러드, 솥뚜껑 닭전골, 용문시래기밥이 맛있는 산앤들은 용문면에 있다. ●국물에 내장·고기 찍어 먹어봐! 신내해장국 해장국 하면 양평해장국이 유명하다. 그중 개군면 공세리에 있는 2곳의 신내해장국밥집은 선지와 국물 맛이 뛰어나 먼 길 마다치 않고 달려오는 미식가들로 늘 북적인다. 45년 전통의 신내 강호해장국집부터 원조인 신내서울해장국집이 이웃한다. 메뉴는 해장국, 내장탕, 해내탕, 수육 등 단출하다. 해장국 치고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먹어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작은 접시에 나오는 절인 고추 및 국물에 탕 속 내장과 고기를 찍어 먹으면 신내해장국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황해도 60년 손맛 이어온 원조 옥천냉면 미사리를 지나 양평길로 차를 타고 20여분 달리면 한화콘도 가는 방향으로 옥천냉면 마을이 나타난다. 원조는 한 집이지만 현재 10여곳이 비슷한 이름으로 영업한다. 심심한 듯하면서도 조금 단맛이 나는 육수에 굵은 면발이 특징이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무슨 맛인가’ 할 수 있다. 냉면 맛을 모르는 젊은 사람이나 어린이들에게는 두툼한 완자가 차라리 낫다. 여러 냉면집 중 황해도 출신 이건협씨가 50년대 초 문을 연 황해식당이 원조 옥천냉면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 샛별 보게, 눈빛이 번쩍번쩍하네

    이 샛별 보게, 눈빛이 번쩍번쩍하네

    “이 정도까지 예상하지는 못했는데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감사하고 기분이 좋네요.” 얼마 전 막을 내린 국내 최대 독립영화 잔치인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스틸 플라워’가 으뜸 화제작이었다. 모질게 몰아치는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소녀 ‘하담’을 그린 이 작품은 최고상인 대상을 받았다. ‘하담’을 연기한 정하담(21)은 최우수연기상 격인 독립스타상을 거머쥐었다. 곧이어 날아간 ‘아프리카의 칸’ 모로코 마라케시 국제영화제에선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심사위원장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많은 대사 없이도 하담의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매우 감동적인 경험이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석영 감독이 연출한 ‘스틸 플라워’와 ‘들꽃’ 연작을 통해 주목받는 배우가 된 정하담은 박수갈채가 얼떨떨하다며 상기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연기 경력이 전무했기에 더욱 그렇다. 중·고등학교 때는 천명관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는 평범한 문학 소녀였다. 원래 꿈도 소설가였다. 고교 시절 연극반 활동에서 움튼 배우의 꿈은 대학 입학 뒤에야 뒤늦게 피어났다. 연극영화과 입학을 위해 재입시를 치렀지만 낙방의 연속이었다. “실기에서 사시나무처럼 떨었어요. 익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오디션을 찾게 됐죠. 경력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다고 해서 다섯 차례 면접을 치른 끝에 처음 출연한 작품이 ‘들꽃’이에요. 저 때문에 작품을 망쳐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이 정말 많았죠.” 험난한 세상을 떠도는 가출 소녀 세 명을 담은 ‘들꽃’으로 연기와 인연을 맺은 정하담은 ‘스틸 플라워’에 이어 박 감독의 차기작인 ‘애쉬 플라워’에도 출연한다. 이 작품은 가족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상업영화로는 ‘검은 사제들’에 나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소머리를 등에 지고 나와 굿을 하던 소녀 무당이 바로 그다. 첫걸음에 흥행의 달콤함과 쓴맛을 동시에 맛봤다. 짧게 얼굴을 비친 ‘검은 사제들’은 흥행 돌풍을 일으켰으나 ‘들꽃’은 1000여명에 그쳤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받았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이번에 상을 받으며 감독님과 스태프 모두 힘을 낼 수 있게 돼서 정말 좋아요. 정작 제 자신은 ‘들꽃’의 하담에 익숙한데 소녀 무당으로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 신기하기도 해요. 그래도 ‘검은 사제들’을 봤다가 ‘들꽃’까지 보게 됐다는 분도 있어서 좋았어요. 내년에 개봉하는 ‘스틸 플라워’는 많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몰아치는 파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탭댄스를 추는 ‘스틸 플라워’의 마지막 장면처럼 정하담도 꿋꿋하게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간다는 각오다. 대선배인 김혜자와 쥘리에트 비노슈처럼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고 싶다며 커다란 눈망울을 빛냈다. “먼 훗날 나이가 들었을 때 세상을 따뜻하게 살았다는 느낌을 주는 얼굴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요즘 19禁 흥행 코드, 간지&포스

    요즘 19禁 흥행 코드, 간지&포스

    범죄 스릴러 ‘내부자들’이 마침내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으로 역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청불 외화로는 사상 처음으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관객 600만명을 돌파했다. 그간 흥행 전선에서 뒤처졌던 청불 영화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내부자들’은 전날 하루 5만 6979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619만 2156명을 기록해 2010년 원빈 주연의 액션물 ‘아저씨’(617만명)를 제쳤다. 지금까지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600만명을 넘긴 청불 작품은 두 작품과 ‘킹스맨…’(612만명)밖에 없다. 통합전산망 집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배급사 집계까지 끌어들이더라도 2001년 ‘친구’(818만명)와 2006년 ‘타짜’(684만명)까지 다섯 편에 불과하다. 이번 주 ‘히말라야’ ‘대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등의 대작이 줄줄이 개봉하는 바람에 상영 스크린이 크게 줄었지만 ‘내부자들’의 행진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력·인지도 갖춘 ‘男배우물’의 정점” ‘내부자들’의 흥행 요인은 러닝타임 130분 내내 관객 시선과 호흡을 쥐고 흔드는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의 빼어난 연기와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이 첫손으로 꼽힌다. 여기에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이 이야기를 끝맺지 못하고 연재가 중단돼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 점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연기력과 인지도를 동시에 갖춘 남자 배우 2~3명이 전면에 나서고 사회 부조리까지 담아내는 범죄 스릴러, 액션물이 청불 영화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내부자들’은 이러한 흐름에 정점을 찍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청불 영화는 10대 관객은 만나지 못하고, 잔혹한 내용이 있는 경우 여성 관객도 일부 포기해야 하는 핸디캡이 있다. 이 때문에 600만명을 넘어선 청불 영화가 더 낮은 연령대 관람 등급을 받았더라면 1000만명은 거뜬히 넘긴다는 게 국내 영화계의 중론이다. ‘킹스맨’ ‘내부자들’의 홍보를 담당한 호호호비치의 이채현 실장은 “각종 패러디 등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1000만 영화보다 파급 효과는 센 것 같다”고 말했다. ●1970년대 흥행 코드는 겨울여자 등 ‘멜로’ 물론 관람 등급이 내려갈수록 흥행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국내 영화의 경우 15세 이상 관람가, 외화의 경우 12세 이상 관람가가 주요 흥행 등급으로 여겨진다. 배급사 집계까지 포함한 역대 1000만 영화 17편 중 15세 이상 관람가는 10편으로 모두 한국 영화가 차지했다. 12세 이상 관람가는 6편으로, 이 중 ‘아바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인터스텔라’ 등 외화가 절반이다. 전체 관람가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인 ‘겨울왕국’ 단 1편에 불과했다. 청불 영화가 흥행에서 늘 고전했던 것은 아니다. 또 요즘 청불 영화는 범죄물이 주름잡고 있지만 과거에는 흥행 코드도 달랐다. 1970~80년대는 애들은 저리 가야 하는 영화의 전성시대였다. 서울 기준으로 58만명을 동원했던 ‘겨울여자’로 대표되는 1970년대에는 성인 멜로물이 흐름을 이뤘다. 특히 ‘별들의 고향’(46만명), ‘영자의 전성시대’(36만명) 등 ‘호스티스 영화’가 인기였다. ●1980년대 들어서는 ‘어우동’ 등 에로 인기 1980년대 들어서는 에로 영화가 새 흥행 코드로 등장한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블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면 쌍문동 삼총사 류준열, 고경표, 이동휘가 동시상영하는 ‘매춘’ 등을 보러 갔다가 학주(학생주임)인 동휘 아버지에게 붙잡히는 장면이 나온다. ‘매춘’은 1988년 서울에서만 43만명을 동원한 그해 최고 흥행 방화였다. 1980년대 한국 영화 흥행 톱 10에는 ‘어우동’ ‘애마부인’ ‘매춘’ 등의 에로물과 성인 멜로물 7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1990년대는 과도기다. ‘결혼 이야기’(53만명), ‘닥터봉’(38만명) 등 로맨틱 코미디의 원조 격인 작품들이 청불 영화로 체면치레하기도 했으나 ‘장군의 아들’ ‘서편제’ ‘투캅스’ ‘편지’ ‘쉬리’ 등 다양한 장르의 12~15세 관람가 작품이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기 시작한 것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조선마술사’ 고아라 “유승호, 배려심 많은 상남자였다”

    ‘조선마술사’ 고아라 “유승호, 배려심 많은 상남자였다”

    12월 30일 개봉하는 영화 ‘조선마술사’의 고아라가 패션 매거진 ‘쎄씨’와의 특별한 인연을 밝혀 화제다. 10대 소녀 때 ‘쎄씨’ 커버로 첫 화보 데뷔를 한 그녀는 20대 숙녀가 되어 ‘쎄씨 차이나’로 중국에 커버 데뷔를 하게 되어 항상 그녀의 첫 시작을 함께하는 ‘쎄씨’에 대한 무한 애정을 표현했다. 10대의 그녀와 처음 만나 ‘세상에 이렇게 신비한 얼굴을 지닌 소녀가 있나’ 감탄하며 세 번의 커버 촬영을 진행한 ‘쎄씨’ 김은정 편집장은 소녀의 순수함을 여전히 간직했지만, 언뜻언뜻 스치는 매혹적인 눈빛의 숙녀가 된 그녀를 바라보며 2016년, 한층 성장한 그녀를 만날 수 있겠구나하는 예감에 젖어들었다고 한다. 12월 30일 개봉 예정인 ‘조선마술사’의 상대 배우인 유승호 씨와 처음 만났을 때 첫인상과 케미에 대해서는 “유승호 씨와 저는 둘 다 어릴 때 일을 시작해 현장에서 막내였던 공통의 기억을 가지고 있어요. 항상 제 시간에 도착하고, 분위기를 밝게 하는 공통된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 보이지 않는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처음 식사하면서 승호 씨가 친누나 같다고 편하게 다가왔고, 촬영 현장에서는 ‘누나누나’ 하고 불렀어요. 하지만 슛이 들어갈 때는 든든한 남자 배우 느낌이었어요. 배려심 많은 상남자랄까요.” 특히 한겨울에 밤새 와이어에 묶여 24시간 같이 있었는데, 그녀를 안 아프게 배려해주려고 본인이 더 당기는 것을 참으며 다 끝나고 나서 ‘와’ 하고 한마디 하는데, 그 힘듦이 느껴지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상남자라고 느꼈다고 촬영 소감을 털어놓았다. 고아라는 2016년 다양한 작품으로 우리곁을 찾아올 예정이다. 사진 및 자료제공 - 쎄씨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도 시사회서 처음 만났어, 400㎏ ‘대호’씨

    나도 시사회서 처음 만났어, 400㎏ ‘대호’씨

    영화라는 게 참 묘하다. 운때가 맞아야 한다. 16일 개봉하는 대작 ‘대호’가 그렇다. 조선 마지막 호랑이와 사냥꾼의 이야기는 예전부터 충무로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풍문이 일 때마다 ‘영화쟁이’ 사이에서 한결같이 나온 반응은 “우리나라에서 기술적으로 가능해?”였다. 그런 설왕설래 속에 호랑이 시나리오는 슬그머니 꼬리를 감췄다. 2012년 말이었던가, 2013년 초였던가. ‘신세계’를 끝낸 배우 최민식(53)은 호랑이띠 띠동갑인 박훈정 감독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옛날에 써 놓은 호랑이 이야기가 있는데요”, “떠돌던 게 네 거였어?”, “한번 읽어 보실래요?”, “그럴까?”, “그런데 말야, 이 부분은 이렇게 돼야 하지 않을까?” “형, 하실 생각 있으신 거예요?” “아니 뭐, 생각이 있다는 게 아니라 대본만 놓고 볼 때 말이지….” 정색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의견이 오가며 이야기의 결이 쌓이고 족히 1년 이상 숙성되다 보니 둘은 결국 지르게 됐다. “이야기의 뼈대는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해 줄 수 있는 설화나 동화예요. 거기에 지금은 단절된 그 시대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태도, 삶의 가치관, 모진 인연의 업 등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얹었어요. 단순히 호랑이를 잡는 무용담이 아닌 거죠. 우리가 한국 영화를 끌고 가는 주류라면 이런 도전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죠.”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섭렵한 베테랑이지만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이어진 무모한 도전은 당혹감과 어색함의 연속이었다. 연기를 할 때는 마주 선 상대방의 연기도 중요한데 상대역 ‘김대호씨’-그렇게 이름을 지어 줬다고 한다-는 없었다. 오로지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허공에 대고 소리 지르고 총질을 해야 했다. 한겨울 추위에 산속에서 뒹굴어야 하는 것은 애로 사항도 아니었다.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던 최민식은 최근 시사회를 통해서야 비로소 키 380㎝에 무게 400㎏에 달하는 김대호씨와 인사를 나누고는 깜짝 놀랐다고 했다. “제가 호랑이에게 ‘몸이 많이 상했구먼’이라고 대사를 던지는 장면이 있어요. 큰 상처를 입고 숨을 불규칙하게 몰아쉬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연기했는데 스크린으로 보니 정말 기가 막힌 거예요. 제 상상 이상으로 표현이 됐더라니까요. ‘대호’가 성공적으로 대중과 소통한다면 그 공은 기술팀 몫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정말 가능할까 불안하고 의심도 많이 했는데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하고 싶네요.”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그래도 100% 컴퓨터그래픽(CG)으로 탄생한 김대호씨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와 감정을 주고받았던 최민식의 빼어난 연기력 덕택이 아니었을까. 베테랑은 그러나 몸을 한껏 낮춘다. “중요한 결말로 치닫는 대목들은 촬영 후반부에 많이 찍었어요. 그동안 작품의 질감, 캐릭터의 냄새가 몸에 상당히 배어서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역 성유빈의 연기를 빼면 전반부가 밋밋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민식의 의견은 달랐다. “만약 지루했다면 일차적으로 작품에 참여한 사람들의 책임이 크죠. 이야기가 촘촘하고 친절하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방증이니까요. 하지만 말을 빠르고 조리 있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눌하게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렇다고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대중의 취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느리게 가는 것도 즐길 수 있었으면 해요. 영화를 바라보고 소비하는 관점 자체가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전작 ‘명량’이 1700만 관객 동원이라는 한국 영화 사상 전무한 기록을 세웠다. 신작의 흥행 결과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대호’는 170억원가량의 총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이 아니던가. 최민식은 사냥꾼 사이에선 ‘범 바람이 분다’는 표현이 있다고 했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를 맡으면 호랑이가 나타날지 본능적으로 안다는 것이다. 베테랑 배우는 흥행 바람을 느낄 수 있을까. “흥행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게 정말 어렵죠.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에요. 한편으론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죠. 요즘에는 영화 투자자들도 창작물에 대한 무형의 가치를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다음 작품에 재투자할 정도로 흥행이 됐으면 좋겠네요. 하하하.”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엄홍길 대장과 진로 찾아요

    엄홍길 대장과 진로 찾아요

    “천둥 번개가 치고 살면서 처음 우박을 본 날씨에도 북한산 정산까지 올랐다. 당연히 하산할 줄 알았는데 엄홍길 대장님은 멈추지 않았다. 최악의 등산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아주 멋진 경험이었다(청소년 희망원정대 등산 후기 중에서).” 강북구 청소년들과 매달 한 번씩 산에 오르며 살아 있는 교육을 하는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55) 대장이 진로 상담사로 나섰다. 지난 3일 강북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강북혁신교육지구 진로, 진학 박람회’에서 엄 대장은 ‘도전과 청소년’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엄 대장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6개 봉우리에 모두 오르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생생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꿈을 향한 도전정신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자신감’을 청소년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오는 16일 개봉하는 실화 영화 ‘히말라야’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히말라야’는 등정 중 사망한 박무택씨를 포함한 후배 대원의 시신을 찾고자 2005년 에베레스트로 떠났던 휴먼 원정대의 여정을 그렸다. 엄 대장은 그가 강북구 주민이란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박겸수 구청장의 ‘삼고초려’에 2011년 강북구 홍보대사를 맡았으며 강북구만의 인성 교육 프로그램인 ‘청소년 희망원정대’도 이끌고 있다. 올해로 4년째 운영 중인 ‘청소년 희망원정대’에서는 엄 대장이 매월 둘째 주 토요일 강북구 중학교 2학년 학생들과 함께 산행을 한다. 희망원정대에 모두 참석하면 엄홍길휴먼재단에서 히말라야 등정 기회도 제공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새 영화] ‘타투’·‘파일:4022일의 사육’

    [새 영화] ‘타투’·‘파일:4022일의 사육’

    ‘연기자 아빠의 잔혹 변신은 무죄?’ 송일국(44), 이종혁(41) 등 육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친근한 아빠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배우들의 극악무도한 연기 변신이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작비 5억원 안팎의 저예산 스릴러라 만듦새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연기 변신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삼둥이 아빠’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송일국은 10일 개봉하는 ‘타투’에서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희대의 연쇄살인마로 등장한다. 겉보기에는 신사답고 다정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잔혹함이 똬리를 튼 사이코패스다.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등에 새긴 메두사 문신의 뱀 머리 수를 늘려간다. 잔혹한 장면이 부지기수다. 송일국은 그러나, 출연을 망설이지도, 후회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송일국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은 배우의 숙명”이라며 “배우는 자신이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라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인데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해준 감독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이미지 때문에 충격이 있을 수도 있는데 배우의 변신은 무죄”라고 덧붙였다. 같은 제작사와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인 작품을 또 찍었는데 삼류 건달 역할이라고. ‘타투’는 지난해 7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합류하기 전에 촬영을 마무리한 작품이다. 육아 예능의 원조격인 MBC ‘아빠! 어디가?’를 통해 ‘준수 아빠’로 더욱 친숙해진 이종혁도 10일 개봉하는 ‘파일: 4022일의 사육’에서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지닌 소시오패스 캐릭터를 연기했다. 한 여고생을 납치해 11년간 감금하고 자신의 연구에 이용한 유전공학자다. 이종혁은 ‘아빠! 어디가?’와 드라마 ‘신사의 품격’ 등에서 보여준 유쾌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한꺼번에 지워버리고 있다. 기존의 유쾌한 미소 대신 비열한 웃음을 그리는 입매가 인상적이다. ‘파일…’은 ‘아빠, 어디가’ 하차 이후인 지난해 중반 촬영이 진행됐다. 이종혁은 이 작품을 선택한 까닭에 대해 준수 아빠 이미지를 벗고 싶은 연기적인 욕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름 끼치는 시나리오라 연기자로서 욕심이 났다”며 “어디까지 잔인한 연기를 할 수 있는지 더 잔인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맥베스

    [새 영화] 맥베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는 또 다른 비극 ‘햄릿’ 못지않게 숱하게 영화로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게 오슨 웰스 감독의 작품(1948)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작품(1971)이다.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가 만든 ‘거미의 성’(1957)도 맥베스를 일본 중세로 옮겨 놓은 작품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햄릿은 주연에 연출까지 도맡은 배우들의 작품으로, 맥베스는 감독들의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새달 3일 개봉하는 ‘맥베스’는 보기 드물게 배우가 먼저 떠오르는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타이틀롤의 마이클 패스벤더와 레이디 맥베스를 맡은 마리옹 코티야르의 연기가 압권이다. 마치 광활한 스코틀랜드 대자연에 설치된 연극 무대에 오른 것처럼 패스벤더와 코티야르는 독백을 내뱉고, 카메라는 이를 중간에 끊지 않고 롱테이크로 담아 관객에게 선물한다. 배우의 역량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희곡 원문의 섬세함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각색된 대사가 연극적인 맛을 더한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10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는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원작의 분위기와 줄거리를 충실하게 따라간다. 스코틀랜드 최고 전사인 맥베스는 반란군을 진압하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세 마녀로부터 자신이 영주가 되고, 또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실제로 영주로 임명되자 왕이 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맥베스. 아내에게 욕망을 채찍질당한 그는 결국 왕을 시해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 또한 왕좌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 양심의 가책, 광기에 사로잡혀 몰락의 길을 걷는다. ‘300’ 스타일에 ‘브레이브 하트’-역시 중세 스코틀랜드가 배경이다-를 녹인 것 같은 초반부와 종반부 전투 장면이 인상적이다. 특히 종반부 전투 장면은 몽환적인 분위기가 돋보인다. 스코틀랜드 현지 촬영에 철저한 고증이 반영된 의상과 소품, 세트장 덕택에 영화 곳곳에서 중세의 풍미가 흘러넘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문학적인 비유로 가득 찬 배우들의 대사에 의존하는 장면이 많아 연극, 희곡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상당히 지루할 수도 있다는 게 함정이다. 호주 출신의 떠오르는 신예 감독 저스틴 커젤이 연출했다. 차기작인 ‘어새신 크리드’에서도 패스벤더, 코티야르와 함께한다. 113분.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황정민 vs 최민식, SF vs 로맨스…연말 극장가 대작 4파전

    황정민 vs 최민식, SF vs 로맨스…연말 극장가 대작 4파전

    2013년 ‘변호인’, 지난해 ‘국제시장’에 이어 올겨울까지 3년 연속 12월 개봉 천만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까. 역대 천만 영화 15편 중 12월 개봉작은 ‘아바타’, ‘왕의 남자’까지 합쳐모두 네 편이다. 영화계에서는 대개 7월 말, 8월 초와 연말에 대작을 등판시키곤 한다. 작품 내용과 배급 규모로 따져 볼 때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작품은 새달 16일 정면 승부를 펼치는 ‘히말라야’(CJ 배급)와 ‘대호’(뉴)다. 17일 개봉하는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디즈니)와 23일 개봉을 저울질 중인 ‘조선 마술사’(롯데)가 그다음으로 꼽힌다. ●에베레스트와 지리산, 설산(雪山)의 격돌 ‘히말라야’는 ‘국제시장’에 이어 올여름 ‘베테랑’으로 연타석 장외 홈런을 친 배우 황정민이 주연이다. 이번 작품까지 대박을 터뜨리면 주연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천만 고지를 세 번이나 정복하는 셈이다. 목숨까지 던지는 산 사나이들의 우정은 흔한 소재이나 우리 이야기라는 점이 강점이다. 한국 산악계를 대표하는 엄홍길 대장과 고(故) 박무택 대장의 스토리를 담았다. 네팔 히말라야와 프랑스 몽블랑 현지 로케이션 촬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해적-바다로 간 산적’(866만명)으로 천만을 넘봤던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황정민과는 ‘댄싱퀸’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대호’는 지난해 여름 1700만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명량’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 흥행 배우를 접수한 최민식이 낙점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에게 쫓기는 조선 마지막 호랑이와 어쩔 수 없이 다시 화승총을 잡게 된 조선 최고 명포수 만덕의 이야기가 눈 덮인 지리산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신세계’에서 최민식과 호흡을 맞췄던 박훈정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의 각본을 담당했고 ‘혈투’로 ‘입봉’한 뒤 ‘신세계’에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꽃피운 박 감독은 차기 천만 감독 영순위. 일본 최고 연기파 배우 오기스 렌의 출연도 관심거리다. ●SF와 로맨스 사극, 누가 다크호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는 1977년 첫선을 보인 공상과학영화(SF) 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다. 먼 은하계를 배경으로, 정의를 수호하려는 제다이 기사단과 어둠의 힘에 끌린 기사들이 펼치는 세대를 뛰어넘는 대결을 담고 있다. 이 시리즈는 3부작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데 두 번째 3부작(에피소드 1~3) 이후 10년 만에 찾아오는 신작이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상태다. 해외에서는 개봉할 때마다 흥행 폭풍을 일으켰지만 그간 국내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해리슨 포드, 마크 해밀, 캐리 피셔 등 원조 3부작(에피소드 4~6) 스타들이 새로운 세대와 함께 돌아오는 점은 중장년층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듯하다. 마술사와 공주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조선 마술사’는 올해 ‘미션임파서블-로그네이션’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등 외화 두 편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토종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마지막 카드다. 앞서 롯데 배급 국내 작품으로는 ‘간신’ 정도가 100만명을 넘겼다. 이원태·김탁환 공동 작가의 원작이 정식 출간되기 전에 이미 영화화가 결정됐을 정도로 이야기 자체는 흥미롭다. 성인 연기에 접어든 유승호와 고아라가 어떤 시너지를 보여 줄지가 관건. 김대승 감독이 ‘혈의 누’, ‘후궁’에 이어 다시 사극에 도전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조선 어보·국채보상운동 기록물’ 기록유산 등재 신청한다

    ‘조선 어보·국채보상운동 기록물’ 기록유산 등재 신청한다

    문화재청은 ‘조선왕실의 어보(御寶)와 어책(御冊)’,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이 내년 3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할 후보로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 기록물은 우선 등재 추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는 이날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가 추천한 두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 신청 대상으로 최종 심의, 의결했다. 앞서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는 문화재청이 지난 7월 20일부터 한 달여간 공모를 통해 접수한 13건의 기록물을 심사해 신청 대상을 추렸다.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은 조선 시대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 등을 책봉하거나 임금의 덕을 기리기 위해 올리던 칭호인 존호(尊號), 왕비 사후에 지어 올리던 휘호(徽號), 공덕을 칭송해 붙인 이름인 시호(諡號) 등을 수여할 때 만든 의례용 인장과 책이다. 어보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 어책은 왕세자나 왕세손, 비, 빈의 직위를 하사할 때 내리는 교서를 뜻한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을사늑약 이후 일본에서 도입한 차관을 국민 모금으로 갚고자 했던 국채보상운동 관련 기록물로, 1907년 1월 발기문이 선포된 뒤 대한매일신보 등 각종 신문·잡지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기록한 수기 기록물, 언론 기록물, 정부 기록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회적 불평등·절망감… IS 젊은이들의 테러 이유부터 살펴야”

    “사회적 불평등·절망감… IS 젊은이들의 테러 이유부터 살펴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5)가 25~26일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강연과 좌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25일 열린 제15회 김옥길 기념 강좌에서 르 클레지오는 ‘혼종과 풍요: 세계문학과 문화로 본 이주’를 주제로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과 이민자 문제를 짚었다. 이민자의 후손으로 프랑스와 모리셔스 이중국적을 지니고 있는 그는 내전과 테러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오는 이민자들은 위협적 요소가 아니라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24일 오후 중국 난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한 르 클레지오를 이화여대에서 만나 최근 벌어진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와 다문화사회의 위기 그리고 한국 문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지난 9월부터 난징대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충격적인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파리가 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표적이 됐다고 생각하나. -왜 파리인가를 이야기하기 전에 희생자들에 대한 생각을 먼저 말하고 싶다. 많은 무고한 젊은이들이 희생된 건 충격적이다. 젊은이들은 아무 죄 없이 젊음을 만끽하다가 죽었다. 테러가 일어난 장소 근처에 사는 내 딸의 친구들도 죽었다. IS 젊은이들이 어떻게 폭력과 범죄, 테러에 가담하고 어떤 사상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하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 노벨문학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17세’라는 소설에서 국가가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테러를 세뇌시키고 일본의 군국주의, 민족주의를 고양해 사람을 죽이게 하고 희생시키는지를 반군국주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있다. 왜 파리인가. 왜 프랑스인가. 선진국이기 때문이다. 테러가 일어났을 때 반향이 큰 나라들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어느 나라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9·11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나. -9·11테러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전쟁은 어제오늘 시작된 새로운 상황이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도처에서 전쟁 상태가 계속됐다. 식민지 나라는 자유를 위해 싸웠고, 독립 이후에도 내전 같은 전쟁을 겪었다. 독립과 민주화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는 늘 전쟁 상태였다. 옛날 식민지 지배에 대한 증오감이 극단주의자를 키웠다. 거기에 종교 원리주의자들이 가세해 테러와 같은 극렬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는 독립 이후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 간 내전을 겪었다. 전쟁이나 폭력적인 상태는 계속 있어 왔다. →유럽 극우세력은 이번 테러 사건을 난민과 이주자 수용 반대, 국경 폐쇄의 근거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리 테러 이후 일주일 동안 영국에서 반이슬람 증오 범죄가 평소보다 3배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유럽을 대표하는 지성으로서 ‘테러 없는 세상’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가 그런 반작용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평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무력화하고 오로지 전쟁밖에 없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게 그들의 목적이다. 모든 정치인, 학자, 언론인이 움직여서 멈추게 해야 한다. 정부는 늘 옳게 행동하지 않는다. 일례로 프랑스 사회당이 모스크에서 아랍어로 설교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프랑스어로 설교를 하면 프랑스에 동화가 잘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부조리할뿐더러 말도 안 되는 행동이다. 사회당은 극우파에 비하면 이주자들에게 너그러운 입장인데 그들마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런 사고방식은 또 다른 극단주의를 키울 뿐이다. →이번 강연의 주제도 마침 이주에 관한 것이다. 이민자 후손이라는 개인사가 인생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어릴 때 프랑스 문화권에서 자랐다.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0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모리셔스 섬에서 태어났다. 모리셔스, 프랑스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프랑스에 살면서 프랑스 문화에 훨씬 더 가깝게 자랐다. 프랑스 교육은 큰 잘못을 범하고 있다. 출신 국가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교육을 시키고 있다. 모든 학생이 프랑스 부모를 가진 것처럼 교육을 시키는데 그것은 오류다.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단 하나의 문화만 인정할 경우 이주민들에게 한을 갖게 한다. 통합에도 나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테러는 일종의 병이다. 범죄자들은 벌해야 한다. 그러나 근원을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 사회적 불평등, 젊은이들의 절망감 등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테러가 정치인들의 ‘프로파간다’로 이용돼선 안 된다. →이민자들로 인해 유럽이나 프랑스가 위협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수혈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프랑스는 원래 다문화국가다. 게르만 등 여러 문화가 늘 섞여 왔다. 다문화는 경제나 문화를 더 풍요롭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벽을 쌓고 그들을 막는다면 프랑스는 그들끼리만 사는 감옥에 불과하다. 프랑스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다 마찬가지다. 세계화 시대에 인간들은 서로 만나 관계를 맺어야 한다. 물은 장애물이 있어도 흘러 내려가듯 인간도 똑같다. 벽을 치고 막아도 새로운 땅으로 가려는 욕망이 있어 그 벽을 뚫고 가기 마련이다. 문학도 기술도 마찬가지다. 자기네 문학, 자기네 기술에만 갇혀 산다면 발전이 없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서 공부하고 멕시코와 파나마, 미국 그리고 한국에서도 체류하는 등 끊임없이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늘 세상을 돌아다녔고 지금도 그렇다. 아마도 가족의 유산일지 모르겠다. 아버지는 아프리카에서, 할아버지는 모리셔스 섬과 영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늘 세계 도처로 돌아다녔다. 호기심 때문에 세계를 돌아다닌다. 문화는 보면 볼수록 매우 다르다는 걸 느낀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많은 것을 봤다. 프랑스에서 고사리나 묵을 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 했는데 한국에선 맛있게 먹었다. 새로운 발견이었다. 문화적인 면에서 샤머니즘과 불교, 기독교가 조화를 이루며 뒤섞여 있었다. 기독교 문화에서 자라 미신, 샤머니즘 하면 두려웠는데 한국에서 미신과 유일신이 잘 조화된 걸 봤다. 이것은 한국인 정신의 유연성을 보여준다. 다문화적인 문화다. 여행을 하면 열린 나라들, 탐구정신이 강한 나라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내 작품 세계를 풍요롭게 한다. →2001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래 2008년에는 이화여대에서 1년간 강의하는 등 한국과 유독 인연이 깊다. 예전 어느 인터뷰에서는 “한국과 내 작품에는 정신적 유사성이 있다. 나는 혈통상 아시아인일지도 모른다”고까지 했는데, 특히 어떤 부분에서 그런 점을 느끼나. -한국의 시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다. 최근의 프랑스 문학은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작품들뿐이다. 타인과의 소통을 원하지 않는다. 한국 작품은 타인에게 말을 걸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나와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착도 닮았다. 문학은 타인에게 보내는 편지다. 내가 느끼는 감동, 희망, 절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게 문학이다. →오랜 기간 한국과 인연을 이어 오고 있는데 한국 문학과 한국 사회의 어떤 점에 특히 끌렸나. -한강, 김애란 같은 작가는 남성 작가가 주를 이루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존재를 확인하는 작품을 많이 썼다. 페미니스트 같은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여성이라는 존재의 연대감을 확인하는 거다. 프랑스에선 이런 여성 작가를 볼 수 없다. 예전에 이대에서 한강과 만났을 때 황석영, 이승우 등을 예로 들며 ‘한국에는 한(恨)의 작품이 많다’고 했더니 한강은 ‘나는 그런 한이 없다. 한국전쟁 이후 어려움을 겪는 이 사회에서 어떻게 문학적으로 표현하는지가 나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 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극단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4·3사건, 6·25전쟁 등 어려운 시기를 많이 겪었는데 그 어려운 역사를 잘 극복한 게 굉장히 감동적이다. 지난 추석 때 TV 뉴스로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을 봤다. 일흔 살 아들이 아흔 살 어머니 품에 안겨 우는 걸 보고 뭉클했다. 나도 전쟁으로 얼룩진 유년기를 보냈는데 어려운 시대를 겪었기에 희망을 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 문학이 지금보다 더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아직 배출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노벨문학상을 받으려면 먼저 영어나 스웨덴어로 작품이 번역돼야 한다. 내 작품도 마찬가지였다(웃음). 해외 학계에선 한국 젊은 작가들의 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에 한국 문학을 더 잘 알리기 위해선 작품 번역도 중요하지만 문학저널을 외국어로 발간해야 한다. 프랑스에는 ‘코리아나’라는 문학잡지가 있어 젊은 한국 작가들의 단편소설이 많이 실린다. 가능한 한 많은 외국어로 문학저널을 발간하는 게 중요하다. 인터뷰 이순녀 문화부장 coral@seoul.co.kr 정리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르 클레지오는 ▲1940년 프랑스 니스 출생 ▲1960년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 이듬해 니스대 졸업 ▲1963년 첫 소설 ‘조서’로 프랑스 르노도상 수상 ▲1964년 앙리 미쇼 연구로 엑상프로방스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1980년 ‘사막’ 발표.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수여하는 폴 모랑상 수상 ▲1994년 ‘리르’지가 선정한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어권 작가’ ▲2001년 대산문화재단,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한 한불 작가 교류 행사로 첫 방한 ▲2007~2008년 이화여대 불문과, 통역대학원 석좌교수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2015년 9~12월 중국 난징대 초빙교수
  • 역대 영부인들 스타일·근황

    역대 영부인들 스타일·근황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입관식에서 말없이 남편을 떠나보낸 손명순(87) 여사는 이화여대 3학년 때인 1951년 결혼, 65년을 한결같이 헌신한 전형적인 ‘내조형’이다. 민주화 투쟁을 비롯한 YS의 한평생 정치 역정은 손 여사 없이 불가능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1988년 13대 총선 때 전국에서 지원유세 요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정작 YS의 부산 지역구는 손 여사가 발로 뛰었다. 당시 명절 때면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거제도 멸치를 나눠 줬다. 온갖 인사들이 “나도 상도동계”라며 멸치를 받아갔는데 “나는 손명순계”라고 재치 있게 말하는 이는 멸치를 더 타갔다. 2011년 결혼 60주년 회혼식에서 YS는 “그동안 참으로 고마웠소. 맹순이(명순이)가 예쁘고 좋아서 60년을 살았지”라며 볼에 입맞춤을 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93) 여사는 적극적인 ‘동지형’이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와 당시로는 드물게 신여성이었던 그는 남편의 굴곡진 정치인생에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였다. DJ 납치사건 및 사형선고, 6년에 걸친 옥바라지, 망명생활 등 정치적 혹한기를 함께 견뎠다. DJ는 생전 이 여사를 일컬어 “영원한 동반자이자 동지”라며 애틋함을 표시했다. 2009년 DJ 서거 당시 입관식 때 넣은 메모에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라고 이 여사는 적었다. 고령이지만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지난 8월 방북하는 등 DJ 유훈인 남북평화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68) 여사는 ‘쓴소리형’이다. 현안에 대해 노 전 대통령에게 솔직하게 쓴소리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이 바로 권 여사였다고 한다. 반지를 팔아 노 전 대통령의 고시공부를 뒷바라지할 만큼 열혈적인 면모도 있었다. 현재는 노 전 대통령 유지를 기리고 묘역을 관리하기 위한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 이사장으로 봉하마을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68) 여사는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가장 활발하게 펼친 ‘활동가’형이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09년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았고, ‘밥퍼’ 나눔 운동을 비롯한 각종 대외행보를 활발하게 펼쳤다. 퇴임 후엔 문화계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마당발 내조’로 회자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76) 여사는 불법 비자금 조성 추징 등으로 최근에는 심리적으로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달 대구공고 총동문회에 커플 모자를 쓰고 참석하고, 지난 3월 한정식집에서 단둘이 생일파티를 하는 등 여전한 금실을 과시하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80) 여사는 유일하게 어록이 없는 영부인으로 기억될 만큼 ‘그림자 내조’를 내세우며 고전적인 현모양처 스타일을 고집했다. 현재는 와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을 간호하며 은둔 생활 중이다. 2013년 6월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벌과금 미납 착수에 나서자 김 여사가 직접 대검찰청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배수지 “순수하고 당찬 채선 매력에 푹… 저도 함께 성장”

    배수지 “순수하고 당찬 채선 매력에 푹… 저도 함께 성장”

    “알아요. 제가 천한 기집이라 안 된다는 것을…(중략) 기집 주제에 입에 풀칠만 하고 살 수 있으면 품을 팔든 몸뚱이를 팔든 뭐라도 가리지 않고 헤야 것지만 근디 소리가 하고 싶은 걸, 너무 하고 싶은 걸 지보고 어쩌라고요. (중략)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사람들한테. (돌아가신) 엄마한테 한 번만 들려주고 싶습니다.” 25일 개봉하는 영화 ‘도리화가’에 등장하는 짧은 장면. 남장을 한 채 단오연 소리판에 오르려는 자신을 막아선 신재효를 향해 진채선이 울먹인다. 배우의 고집이 없었더라면 영화 팬들은 이 장면을 보지 못했을 듯. 이종필 감독이 당초 시나리오에서 빼버린 대목이다. 너무 설명적이기도 하고, 간절함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있으나 마나한 장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배우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캐릭터에 진정성을 부여하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꼭 넣어달라고 읍소했다. “몇 번 해보고 안 되면 짧게 줄여 가도 괜찮으니 편하게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전 정말 할 수 있는데…. 오기가 생겼어요. 한 번에 집중해서 터뜨리지 않으면 두 번째 테이크는 가지 않을 것 같았죠. 첫 테이크에서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보여 드렸는지 원하는 대로 해보자고 감독님이 그러셨죠. 개인적으론 그 장면이 제일 좋아요.” 이번이 두 번째 영화 출연작인 스물한 살의 이 배우. 어찌 보면 당돌하고, 또 어찌 보면 당차다. 그 간극에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욕심, 근성이 짙게 드리운다. 아이돌 걸그룹 멤버 수지에서 배우 배수지로 돌아온 그녀다. 연기 데뷔작인 드라마 ‘드림하이’(2011)에서의 연기력 논란을 영화 ‘건축학개론’(2012)을 통해 불과 1년 만에 날려버리고 국민 첫사랑으로 떠올랐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도리화가’는 판소리 여섯 마당을 정리한 신재효(1812~1884)와 그가 세운 판소리학당 동리정사에서 소리를 배워 첫 여류 명창이 된 진채선(1842~?)에 대한 이야기다. 여성이 소리하는 것을 금기로 삼던 시대가 배경이라 작품에 극적인 맛을 보탠다. 영화 제목은 신재효가 제자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서 지은 짧은 판소리(단가)에서 따왔다. 배수지는 스승에 대한 다양하고 미묘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한층 단단해진 연기력을 뽐낸다. 그래도 이전 작품보다 감정선이 더 역동적이고, 이끌고 나가야 하는 장면도 있어 아무래도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게다가 판소리까지!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채선이의 당차고 순수한 모습에 매력을 느꼈어요. 제가 연습생 때 느꼈던 그런 감정들이 떠올라 가슴이 울컥하기도 했죠. 채선이와 함께 저도 성장한 것 같아 정말 좋아요.” 1년가량 박애리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우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지난 겨울 초입에 이뤄진 촬영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살수차가 내뿜는 폭우를 10시간가량 흠뻑 맞기도 했고, 심청가를 부르다 물에 빠지는 장면도 촬영을 거듭해야 했다. 흠씬 앓기까지 했지만 촬영이 끝나면 방긋 웃는 모습이라 악바리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감독이 미안한 나머지 물속에 들어와 연기 지도를 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배수지는 힘든 줄도 몰랐다고 말한다. “순간적으로 힘든 것을 이겨내지 못해 후회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다시 후회하지 않으려고 촬영을 할 때면 정말 집중하려고 최선을 다했죠. 그래서인지 힘들다고 느낀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도리화가’의 우아한 한복 맵시에서도, 꾀죄죄한 부엌데기 차림에서도 매력이 샘솟는 배수지. 미국 할리우드의 대세 여배우 제니퍼 로렌스를 좋아한다는 그의 다음 연기가 궁금해진다. 내년에는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할 예정이다. 톱스타와 사랑에 빠지는 속물적인 다큐멘터리 PD 역할을 맡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중동 전문가 2인이 보는 IS와 전쟁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프랑스 파리 테러를 계기로 중동 특히 시리아 사태와 수니파 극단적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테러 가능성에 대해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명지대에서 열린 학술대회인 ‘IS 파리 테러 긴급진단’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급박한 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해 본다. ■박현도 명지대 연구교수 전망…“IS, 美 워싱턴DC 테러 포기 안할 것”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동영상으로 예고한, 미국 워싱턴DC를 겨냥한 테러를 결코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 연구교수는 ‘파리 테러 관련 긴급 진단’ 발제문에서 “IS가 극도의 공포를 자아내 상대를 굴복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산발적 기습 테러의 수위를 점차 높여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테러 교과서로 활용하는 ‘야만의 경영’(2004년)이란 책을 인용해 IS가 ‘지속적으로 테러의 강도를 높이라’는 문구를 철저히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통해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극대화시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일상의 공포가 최대 무기가 된 셈이다. 그는 IS에게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기에 테러를 멈출 이유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지속적 공격으로 서방 세계의 분노를 자아내고, 이를 통해 선량한 무슬림이 핍박받도록 만드는 게 목적이다. 예컨대 ‘11·13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에서 무슬림이 적대시되며 공격받는 사례가 그렇다. 이는 갈등과 반목을 부추겨 악순환의 고리를 강화시킨다. 그는 이슬람 경전인 ‘하디스’와 이슬람법인 ‘샤리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하디스와 샤리아는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신봉하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하디스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후 그의 발언을 담은 것이다. 샤리아는 이슬람 율법이자 규범이다. 박 교수는 “종교적 광신에 이성을 잃은 ‘테러리스트 무슬림’이란 이미지가 이미 우리 머릿속에 한층 더 두텁게 각인되고 있다”며 “비무슬림이 전 세계 모든 무슬림을 과격분자로 오해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무슬림 지식인은 오히려 IS가 비이슬람적이라고 비판한다며 지난해 9월 전 세계 무슬림 학자들이 IS의 지도자 알 바그다디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예로 들었다. 서한에선 IS가 이슬람의 전통적 법 체계를 무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슬람에서 금지한 강제 개종, 고문과 시체 훼손이 수시로 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정상률 명지대 교수 주장…“美, 천연가스 이해 얽혀 IS 격퇴 머뭇”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통제권을 둘러싼 IS 대 미국의 싸움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상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자원의 저주로서의 석유, 가스 및 파이프라인’이란 주제의 발제문에서 “미국이 이란·이라크·시리아·유럽연합(EU)으로 연결되는 에너지 파이프라인을 통제하기 위해 IS를 격퇴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다른 분쟁과 마찬가지로 IS와의 전쟁도 종파와 종교, 석유와 가스 파이프라인, 중동의 국가들과 미국·EU의 관계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 있다고 분석했다. 수니파 무장단체인 IS가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또 다른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알카에다 등과 수니파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IS가 지난해 6월 이라크 키르쿠크, 모술 등 석유 지대를 장악하면서 분쟁의 성격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 영토를 장악하면서 미국과 중동 연맹국이 꺼리고 있는 이란·이라크·시리아·EU로 이어지는 에너지 파이프라인을 저지하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IS는 유전 지대와 석유 시설을 장악한 후 석유를 싸게 밀매해 통치자금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시리아와 이란, 이라크는 2011년 7월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합의하며 시아파 주축을 형성한다. 100억 달러를 들여 3년 내에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유럽 시장을 선점하기로 한 것이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시리아 가스 개발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게 됐다. 문제는 시아파 주축에 맞서는 사우디와 카타르도 유럽 시장을 원한다는 것이다. 사우디 등을 지원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이라크 유전 지대와 시리아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설치 예정 지역을 점령한 IS를 적극적으로 격퇴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정 교수는 “미국은 국가 이익 측면에서 자국군이 희생하고 재정을 투자하면서까지 IS를 격퇴할 이유가 없다”면서 “IS가 이란·이라크·시리아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저지하면서 중동 국제관계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해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알쏭달쏭+]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인류와 ‘공존’ 가능할까?

    [알쏭달쏭+]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인류와 ‘공존’ 가능할까?

    약 66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과연 인간과 ‘공존’할 수 있었을까? 개봉을 앞둔 디즈니와 픽사 스튜디오의 새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The Good dinosaur)는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아파토사우루스와 이를 처음 발견한 용감한 소년의 우정을 그렸다. 영화 속 스토리가 현실이 될 경우, 사람과 공룡의 공존은 가능한 일일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불가능하다” 이다. 뉴멕시코 자연사와 과학박물관의 고생물학자인 토마스 윌리엄슨은 과학전문매체인 라이브사이언스와 한 인터뷰에서 “공룡과 인류가 공존하는 일은 완벽하게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중생대 시기의 공룡은 우리가 아는 공룡들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 몸집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크지 않은 대신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정도로 비교적 작았다. 하지만 공룡들은 결국 초기 인류의 몸집만큼 크거나 그 이상으로 자라났고, 이렇게 큰 몸집의 사나운 파충류와 인류가 공존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게 윌리엄슨 박사의 주장이다. 영국 에딘버러대학의 고생물학자인 스티브 브루셋 박사는 공룡의 멸종이 인류의 진화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영장류를 포함한 포유동물은 절대 변화무쌍한 신세계에서 진화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공룡의 시대에 변화가 없었다면 영장류나 인류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포유동물은 공룡과 함께 1억 5000만 년 정도를 공존했다. 이 사이 공룡과 포유동물의 우위싸움이 치열했는데, 당시 포유류는 공룡의 지배하에 있었다.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했을 때 조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룡이 멸종됐고 당시 공존했던 포유동물 역시 75% 가량이 소멸됐다”면서 “하지만 포유동물의 일부는 여기서 살아남았고, 이것이 현재 5000종이 넘는 포유동물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즉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인류와 공존할 수 있었다는 가설 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인류는 존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공룡이 멸종한 이후 포유동물이 자연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통해 다양성 및 진화의 기회가 확보됐다고 설명한다. 한편 공룡과 인류의 공존이라는 ‘가상’을 다룬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는 미국 현지에서 오는 25일 개봉하며, 국내에서는 내년 1월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보영 “‘열정’ 강요당하면 족쇄 같잖아요…잃지 않으려 저도 노력해요”

    박보영 “‘열정’ 강요당하면 족쇄 같잖아요…잃지 않으려 저도 노력해요”

    “누구나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강요당하는 열정은 정말 아닌 것 같아요.” 늘 취재받는 입장이던 배우 박보영(25)이 오는 25일 개봉하는 코미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에서 스포츠지 연예부 수습기자로 나온다.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게 어디 있냐며 고래고래 ‘3단 고함’을 지르는 부장(정재영) 밑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하는 도라희다. 얼결에 특종을 건지기도 하지만 화려한 연예계의 이면을 마주하고는 고민이 깊어진다. 겉으로 보면 어디 혼날 구석이 없어 보이지만 웬걸, 신인 시절엔 연기 못한다는 꾸지람이 다반사였다고. 직업을 다시 생각해 보라는 권유까지 받았다고 한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 매일 울고 그랬어요. 안 혼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걸요.” 무한정 대기 시간과 출연 자체에 의의를 둬야 할 수준의 출연료. 신인 때 경험이 이번 캐릭터와 조금은 겹쳐지는 부분이 있었다는 박보영은 시나리오를 받아들고선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상고를 나온 그는 고교 졸업 뒤 곧바로 사회에 뛰어든 친구들이 꽤 있다. 대학까지 나왔으나 아직 취직 못한 경우도 있단다. 일반인 친구들을 만나 밥도 먹고 수다를 떠는 게 제일가는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보니 친구의 직장 상사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를 닮았고 어떤 별명을 가졌는지 시시콜콜하게 알 정도다. “직장 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만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친구들 이야기가 떠올랐거든요. 친구들 입장의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상사들이 꽤 있더라구요.” 영화 제목은 열정을 강요하는 기성세대를 향한 젊은 세대의 항변과 다름없다. 박보영도 영화 속에선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정재영과 열정을 놓고는 이견을 보이기도 했단다. “제 또래에겐 열정이 썩 좋은 단어는 아닌 것 같아요. 친구들 발목을 잡는 족쇄 같은 느낌이에요. 어렸을 때는 우리에겐 열정과 패기가 있으니까 괜찮다는 말도 하곤 했는데, 요즘엔 그런 말은 거의 하지 않아요. 오히려 외부에서 먼저 너네는 열정이 있으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상황이죠.” 물론 열정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안에서 스스로 우러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박보영은 ‘과속 스캔들’ 이후 소속사 분쟁으로 생긴 3년 공백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 필모그래피를 보면 비어 있는 시간이 있어요. 연기를 빼면 저에게 무엇이 있을까 정말 고민이 많았던 시기예요. 하지만 연기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됐죠. 학교로, 시골 부모님 집으로 직접 찾아오거나 응원 메시지를 보내준 팬들 덕택에 힘도 얻고, 열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 있었어요. ” 배우 10년차이지만 여전히 초년생처럼 느껴진다는 박보영. 당돌하고 당찬 청춘 연기를 선보이고 있지만, 눈물이 뚝뚝 나는 깊은 멜로나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해 보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액션은? ‘피 끓는 청춘’에서 아주 조금 해 봤는데, 액션은 역시 팔다리가 긴 배우가 해야 멋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귀엽고 상큼한 이미지로 각광받다가 나이가 들며 입지가 좁아진 경우가 종종 있다는 우려를 전했더니 그게 뭐 대수냐는 반응이다. “다행히 관객들이 제 외모 때문에 영화를 보는데 방해가 된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아요. 현재로선 최대한 많은 캐릭터와 다양한 장르를 건드려 보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관객들이 궁금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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