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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판 ‘오리엔트 특급’ 명탐정 푸아로 꽃중년 되다

    2017년판 ‘오리엔트 특급’ 명탐정 푸아로 꽃중년 되다

    행동파 홈스와 달리 지략형 탐정 케네스 브래너부터 조니 뎁까지 초호화 캐스팅에 설레는 마니아세기의 명탐정 하면 빼놓지 않고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셜록 홈스와 에르퀼 푸아로다. 홈스의 경우 요즘 영화 쪽으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드라마 쪽으로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한 캐릭터가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푸아로는 어떨까. ‘회색 뇌세포’의 명탐정 푸아로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등장한다. 29일 개봉하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통해서다. 푸아로는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1890~1976)가 창조한 명탐정이다. 1916년 ‘스타일스 저택의 죽음’을 통해 처음 등장해 1975년 ‘커튼’에서 사망하기까지 약 50년간 서른세 편의 장편과 쉰 편이 넘는 단편에서 활약했다. 1934년에 발표된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푸아로가 등장하는 작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의 하나로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1974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터키 이스탄불을 출발해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초호화 열차가 폭설로 멈춰선 날 밤 밀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승객 13명이 용의선상에 오르지만 모두가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다. 우연하게 이 열차에 타고 있던 푸아로가 완전 범죄 해결에 나선다. 케네스 브래너가 영화를 연출하고 푸아로를 연기한다. 또 페넬로페 크루즈, 윌렘 대포, 주디 덴치, 조니 뎁, 미셸 파이퍼, 데이지 리들리, 세르게이 폴루닌 등 초호화 캐스팅이라 영화 팬, 추리 마니아 모두의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소설 속 묘사에 따르면 푸아로는 이름 때문에 프랑스인으로 자주 오해를 받지만 벨기에 출신이다. 키는 160㎝대 초반으로 작달막하며 살짝 벗겨진 계란형 머리에 고양이처럼 빛나는 녹색 눈, 왁스로 화려하게 모양을 만든 콧수염 등이 트레이드 마크. 행동가인 홈스와는 다르게 머릿속으로 모든 것을 분석해 사건을 해결한다. 그래서 안락의자형 명탐정으로 분류된다. 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들기며 ‘모든 것은 이 회색 뇌세포 속에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추리극과 배우들의 명연기, 1930년대 이스탄불의 웅장한 풍경, 실제 오리엔트 특급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를 보는 재미와 더불어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인 브래너가 새로운 푸아로의 표상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이전 푸아로들이 다소 뚱뚱했던 것에 견줘 브래너가 연기한 푸아로는 꽃중년에 가깝다. 또 두세 수 앞을 내다보는 추리력과 자신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약간의 강박증을 풀어 낸 에피소드를 프롤로그로 보여 주며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캐릭터를 드러내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후속편을 암시하는 대사도 있어 실제 제작으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앞서 푸아로 영화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오리엔트 특급 살인’(1974)과 ‘나일강의 죽음’(1978)이 꼽힌다. 두 작품 모두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시드니 루멧이 연출한 옛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는 약간은 거만하고 꼬장꼬장해 보이는 푸아로를 연기한 앨버트 피니를 비롯해 로렌 버콜, 숀 코넬리, 잉그리드 버그먼, 재클린 비셋, 마틴 발삼,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앤서니 퍼킨스 등이, 존 길러민이 메가폰을 잡은 ‘나일강의 죽음’에는 보다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KFC 할아버지형’ 푸아로를 빚어낸 피터 유스티노프를 비롯해 데이비드 니븐, 로이스 차일스, 안젤라 랜즈베리, 제인 버킨, 베티 데이비스, 올리비아 하세, 매기 스미스, 미아 패로 등이 나온다.맷 데이먼 주연의 첩보 영화 ‘본’ 시리즈에서 데이비드 웹을 제이슨 본이라는 살인병기로 만든 허시 박사를 연기하기도 한 피니가 단 한 차례 푸아로를 연기했던 것에 견줘 유스티노프는 ‘나일강의 죽음’ 이후로도 영화로는 ‘백주의 악마’, ‘죽음과의 약속’에서, TV 드라마로는 ‘13인의 만찬’, ‘죽은 자의 어리석음’, ‘3막의 비극’에서 회색 뇌세포를 발동시켰다. 이 밖에 푸아로를 연기한 배우로는 ‘알리바이’(1931), ‘블랙 커피’(1931), ‘에지웨어 경의 죽음’(1934)의 오스틴 트레보와 ‘ABC살인사건’(1965)의 토니 랜들도 있었으나 유스티노프가 크리스티가 그린 푸아로 모습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스티노프는 종교 영화 ‘쿼바디스’(1951)에서 네로 황제를 연기했던 명배우다. TV 드라마 쪽으로는 영국 드라마 ‘애거사 크리스티: 푸아로’ 시리즈를 통해 1989년부터 2013년까지 13개 시즌 70개 에피소드를 통해 추리 게임을 벌였던 데이비드 서쳇이 유명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기와 나’ 정연주가 닮았다는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는 누구?

    ‘아기와 나’ 정연주가 닮았다는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는 누구?

    배우 정연주가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 닮은꼴이라는 별칭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22일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한 배우 정연주(28)가 데뷔 초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를 닮아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언급했다. 정연주는 “그렇게 많이 닮은 편은 아닌 것 같다”면서 “하지만 청순하다는 말을 들으니까 기분이 좋긴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연주는 지난 2011년 데뷔 당시 모델 출신 배우 이성경, 이유리, 전혜진, 아오이 유우 등 여러 스타 닮은꼴로 화제가 됐다.특히 정연주와 아오이 유우는 하얀 피부와 검고 긴 머리, 환한 미소까지 닮아 얼핏 보면 같은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다. 아오이 유우는 1985년생으로, 하얀 피부와 환한 눈웃음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일본 모델 겸 배우다. 2000년대 초반 자유분방한 패션과 일명 ‘똥머리’라 불리는 올림머리 헤어 스타일은 국내 여성 팬의 인기를 크게 얻었다. 실제로 ‘아오이 유우 스타일’이 유행하기도 했다. 한편 정연주는 2011년 단편영화 ‘손님’으로 데뷔,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양한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또 지난 2015년부터는 tvN ‘SNL 코리아’에 고정 크루로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아기와 나’에서는 아기와 남자친구만 남겨두고 흔적 없이 사라진 미스터리한 여자친구 ‘순영’역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아오이 유우 공식 사이트·정연주 인스타그램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역모’ 정해인 “개봉 자체가 기적..2년 전 찍어 아쉬운 면 보인다”

    ‘역모’ 정해인 “개봉 자체가 기적..2년 전 찍어 아쉬운 면 보인다”

    ‘최파타’ 정해인이 영화 ‘역모’를 홍보했다. ‘역모-반란의 시대’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지훈 정해인은 21일 방송된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정해인은 영화 ‘역모’에 대해 “2년 반 만에 개봉하는 영화다. 제가 데뷔 1년 차 때 촬영한 영화로, 제게는 감회가 새롭고 개봉하는 자체가 기적인 작품이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를 보고는 아쉬움이 조금 보였다. 열정과 패기만으로 과감하게 했던 시기였다”며 “반대로 ‘지금은 조금 계산하고 사리고 있지 않나’ 하면서 반성도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는 역사 속에 기록되지 않은 하룻밤, 왕을 지키려는 조선 최고의 검 김호(정해인 분)와 왕을 제거하려는 무사 집단의 극적인 대결을 그린 리얼 무협 액션이다. 오는 23일 개봉.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새 영화] ‘아기와 나’

    [새 영화] ‘아기와 나’

    곧 청첩장을 찍을 정도로 결혼이 코앞이다. 예비 신부가 사라진다. 예비 신랑은 행방이 묘연한 예비 신부의 흔적을 쫓는다. 그러면서 몰랐던 사실들과 차례차례 마주하게 된다. 이쯤 되면 김민희를 연기자로 재발견한 변영주 감독의 ‘화차’(2012)를 떠올리는 영화 팬들도 있겠다. 하지만 아니다. 23일 개봉하는 ‘아기와 나’는 한 남자가 여자의 행방과 감춰왔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가 아니라 여자의 행방을 쫓는 한 남자가 한낱 철부지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데 초점을 맞춘 드라마다.전역을 앞둔 예비 신랑은 미래가 불투명하며, 예비 신부와는 군 복무 기간 갓난쟁이를 둔 상태다. 천애 고아라는 예비 신부는 이미 예비 시어머니와 한집에서 오순도순 지내왔던 터. 예비 신부가 돌연 사라진 것은 말년 휴가 나온 예비 신랑이 갓난쟁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혈액형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된 직후. 그렇게 도일(이이경)은 애를 품에 안고, 사라진 순영(정연주)을 찾아 헤매다가 자신의 피붙이가 아닌 아이 때문에 자존심을 굽히고 자신의 성에 차지 않는 일자리를 받아들이게 되고, 또 모든 것을 버리려다가 병 깊은 어머니를 위해 다시 되돌리는 등 조금은 더 성숙한 인간으로 한 뼘 더 성장하게 된다. 신인 감독으로서의 재기발랄함 보다는 이야기를 묵직하게 끌어가는 힘이 돋보이는 ‘아기와 나’는 단편 ‘야간비행’으로 2011년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서 3등상을 받았던 손태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 ‘잉투기’의 엄태화 감독, ‘소셜포비아’의 홍석재 감독,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 등을 배출하며 최근 들어 다시금 한국 영화계의 창작자 인큐베이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가 빚어낸 작품이라 더 주목된다. 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고백부부’에서 과장된 코믹 연기를 펼쳤던 이이경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 관객에 따라서는 이이경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 하고 재발견할 수도. ‘아이 캔 스피크’에서 당돌한 공무원으로 출연했던 정연주도 깊은 감성 연기를 보여주지만 그 시간이 다소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는 순영이의 사연보다 도일의 내면에 집중하기 때문인데, 여기서 호불호가 엇갈리는 관객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 감독은 이야기 전개가 다소 불친절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겉모습만으로 쉽게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속으로는 지난한 자기만의 사정이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시민이 말하는 ‘논두렁 시계’ 사건의 진실···“망치로 깨버렸다”

    유시민이 말하는 ‘논두렁 시계’ 사건의 진실···“망치로 깨버렸다”

    유시민,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에 직접 들어” 16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가 출연해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유시민 작가는 “‘논두렁 시계’ 사건의 문제점은 국정원이 검찰수사에 관여했는가에 있다”며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 번째는 국정원장이 대검중수부장을 만나 불구속 수사 의견을 준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통령도 개별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를 못하게 되어 있다. 만약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전임 대통령을 구속하면 안된다’고 판단을 했다면 법무부 장관을 통해 검찰총장에게 의견을 전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두렁 시계’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에 유시민 작가가 들었던 이야기는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달랐다. 유 작가는 “기자들은 검찰에 들었다고 하는데 실제 논두렁에 버렸다는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다. 박연차 회장이 회갑을 맞은 노 전 대통령에게 시계를 선물했다. 노건평(노 전 대통령의 둘째 형)씨를 통해 명품시계를 줬는데 노건평씨는 노 전 대통령이 화를 낼까봐 가져다주지 못하고 퇴임할 때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시계는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됐고,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 눈에 띄지 않게 보관했다고 한다. 유 작가는 “이지원 복사 건으로 봉하마을에 압수수색을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어서 노 전 대통령이 재산목록을 만들다가 시계의 존재를 알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이 크게 화가 나서 망치로 깨서 버렸다고 전해들었다”고 내막을 자세히 이야기했다. 그러나 박형준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박 교수는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여부에 있어 청와대와 검찰의 입장 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교수는 “대통령 지시로 수사에 관여했다는건 추정일 뿐”이라며 “당시 청와대에서는 ‘전직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는 게 원칙’이라는 흐름이었는데 검찰이 구속수사를 주장했다. 이 흐름을 아는 국정원 직원이 검찰에 전달했을 수도 있다”고 유시민 작가와는 다른 흐름의 의견을 내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발효 음식 이야기] 고소함 살아있네, 다같이 치~~즈

    [발효 음식 이야기] 고소함 살아있네, 다같이 치~~즈

    치즈는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발효식품 중 하나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에는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의 딸 헬레나에게 치즈와 와인과 달콤한 꿀을 먹여 기른 덕분에 헬레나가 최고의 아름다움과 지성을 갖게 됐다’는 구절이 나오기도 한다. 치즈가 인간의 건강한 성장에 필수적인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 지방을 두루 갖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사와 신화, 진실과 상상을 넘나든 위대한 시인의 찬양이 결코 허풍만은 아닐 것이다.치즈란 우유 등 포유동물의 젖을 응고시켜 만든 발효 유제품이다. 원유에 젖산균 또는 기타 응유 효소를 첨가해 단백질을 응고시킨 다음, 유청(응고물을 제외한 수용액)을 제거하고 숙성·발효하는 과정을 거친다. 영어 ‘치즈’(cheese)의 어원은 라틴어 ‘카세우스’(caseus)에서 유래했다. 한편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치즈를 각각 ‘프로마주’(fromage), ‘포르마지오’(formaggio)라고 부르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치즈를 만들 때 유청을 제거하는 데 사용했던 통을 지칭하던 라틴어 ‘포르모스’(formos)에서 비롯된 것이다. 치즈의 기원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기원전 3000년쯤 지금의 그리스 크레타섬 일대에서 발달했던 미노아 문명의 점토판에 치즈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남아 있다. 또 기원전 6000년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도 치즈와 비슷한 식품을 섭취한 흔적이 발견된다. 본격적인 근대식 치즈 제조가 이뤄진 것은 19세기에 들어서면서다. 1850년대 이전까지는 살균하지 않은 원유로 치즈를 만들었지만, ‘미생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화학자 파스퇴르가 저온살균법을 개발한 이후 안정적인 치즈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지역마다 고유한 치즈 특산품들이 자리잡게 됐다. 국내에 치즈가 처음 소개된 것은 일제 때인 1920년대 들어서다. 주한 외국인과 부유층을 위주로 해외에서 치즈를 소량 수입해 즐겼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치즈의 직접 제조가 시작된 것은 1967년 무렵이다. 전북 임실성당의 주임신부로 부임한 벨기에 출신 디디에 세스테베스(한국명 지정환) 신부가 농촌지역 선교활동의 일환으로 가난한 농가에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본국에서 치즈 제조기술을 들여온 데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산양을 농민들에게 나눠줘 산양유로 치즈를 생산했으나, 젖소가 보급되면서 우유로 치즈를 제조하게 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즐기는 치즈의 종류는 2000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치즈는 크게 ‘자연 치즈’와 ‘가공 치즈’로 분류된다. 자연 치즈는 원유 또는 유가공품을 응고시켜 제조한 기본적인 형태의 치즈다. 가공 치즈는 자연 치즈에 다른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 등을 추가한 뒤 유화시켜 만든 치즈를 의미한다. 최초의 가공 치즈는 1911년 스위스에서 등장했다. 당시 제조업자들은 에멘탈 치즈의 보관 기간을 늘려 열대지방에 수출하기 위해 치즈에 유화제를 첨가해 열처리한 뒤 다시 냉각시켜 반고형 상태의 가공 치즈를 개발해냈다. 미국에서는 1916년 식품회사 크래프트가 유럽의 가공 치즈와는 별개로 체다 치즈를 증기 또는 뜨거운 물을 사용해 유화시킨 뒤 통조림캔에 넣어 밀봉하는 방법으로 특허를 취득했다의 초기의 가공 치즈는 통조림이나 은박지에 싸인 형태로 출시돼 필요할 때마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먹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소형 포장에 적합하지 않고 내부의 곰팡이 생성 유무를 파악하기가 힘든 데다, 가공 치즈에서 나오는 산성물질 때문에 은박지가 변질돼 수축포장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얇은 종이와 같은 형태의 슬라이스 치즈다. 변질을 막기 위해 수분과 공기의 투과도가 낮고 수축률이 좋은 포장재를 사용했다. 특히 식빵이 보편화되면서 함께 먹기 편한 슬라이스 치즈는 더욱 빠르게 확산됐다. 치즈는 원산지에 따라서도 종류가 나뉜다. 18세기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카망베르 마을에서 만들어진 카망베르 치즈, 프랑스 파리 근교의 브리 지방이 원산지인 브리 치즈, 네덜란드 고다 지역에서 탄생한 고다 치즈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치즈는 제조 방식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리코타 치즈는 ‘두 번 데운다’는 이름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우유를 데우고, 이 과정에서 모인 유청을 한 번 더 데워 만든다. 이렇게 열을 가한 유청이 작은 덩어리를 이룬 것이 리코타 치즈가 되며, 새콤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블루 치즈는 독특한 향을 가미하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푸른곰팡이의 일종인 ‘페니실륨로케포르피’를 이용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치즈는 단백질, 지방, 칼슘, 비타민A·B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특히 소고기에 비해 단백질은 약 1.5배, 칼슘은 약 200배 많아 ‘흰 고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치즈의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다른 식품보다 높기 때문에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불린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치즈 소비량은 2010년 1.8㎏에서 지난해 2.8㎏으로 56% 증가했다. 특히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치즈 소비연령이 낮아진 데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가 국내에 소개되는 등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자연 치즈의 소비량이 1.3㎏에서 2.1㎏로 62%나 뛰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가공 치즈 생산에 비중을 두던 국내 치즈업체들도 자연 치즈 시장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다. 주로 요리에 넣는 식재료로 활용되던 것에서 최근에는 큐브형, 막대형 등 다양한 제형으로 출시돼 독립된 간식으로 즐기는 ‘스낵 치즈’ 시장이 새롭게 형성된 것도 특징이다. 캠핑, 여행 등 여가시간에 외부로 나들이를 가는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이 같은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대표적인 국내 치즈 생산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우유로 만든 프리미엄 자연 치즈 ‘목장나들이’ 2종(구워구워·스트링)을 선보였다. 일단 공기에 노출되면 신선한 보관이 어려운 자연 치즈의 특성을 고려해 국내 최소 중량인 80g으로 출시했다. 앞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976년 1월 ‘서울 자연치즈’ 생산을 시작으로 1977년 8월 블록 형태의 가공 치즈를 선보인 데 이어 1988년 얇게 잘라 낱개 포장한 ‘서울우유 체다슬라이스 치즈’를 내놓는 등 다양한 상품으로 국내 치즈 시장을 견인해왔다. 특히 서울우유 체다슬라이스 치즈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기존의 체다 치즈보다 짠맛을 낮춰 큰 인기를 끌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시대에 따라 소비되는 치즈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원재료의 신선한 맛을 살린 자연 치즈가 인기를 끄는 추세”라고 말했다.매일유업은 전북 고창군 상하면 공장에서 생산되는 치즈 전문 브랜드 ‘상하치즈’를 통해 다양한 치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상하치즈의 자연 치즈 5종(까망베르 치즈, 브리 치즈, 후레쉬 모짜렐라, 스트링 치즈, 리코타 치즈)은 엄선한 국내 축산 농가에서 짠 원유를 사용하며, 보존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남양유업은 연령에 따라 성인용과 어린이용 치즈를 구분해 출시했다. 지난 3월 선보인 성인용 치즈 ‘드빈치 365일 자연방목 치즈’ 3종(체다, 모짜렐라, 고칼슘)은 호주의 청정한 자연에서 방목하며 목초를 먹고 자란 젖소의 우유로 만들어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1대4로, 이상적인 오메가 지방산 비율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또 유기농 아이 치즈는 6~18개월 아기를 위한 ‘유기농 시작부터 아기치즈 1단계’와 19~36개월 아기를 위한 ‘유기농 튼튼탄탄 아기치즈 2단계’, 4세 이상을 위한 ‘유기농 쑥쑥클때 어린이치즈 3단계’로 구성돼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그래픽 이다현기자 okong@seoul.co.kr
  • DC 히어로 총집합 영화 ‘저스티스 리그’ 는 어떤 내용일까

    DC 히어로 총집합 영화 ‘저스티스 리그’ 는 어떤 내용일까

    DC 코믹스의 영웅들이 총집결한 영화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11일 영화 ‘저스티스 리그’ 측은 전날 상영 시간과 등급을 발표, 개봉 전 준비를 마쳤다. ‘저스티스 리그’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시간은 119분으로 확정됐다. 이번 영화는 DC의 히어로 군단이 총집합해 공동의 적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포스터만으로도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임이 실감 나는 ‘저스티스 리그’는 인류 수호자인 슈퍼맨이 사라진 틈을 노린 빌런 스테픈울프가 악마군단을 이끌고 지구에 오고, 배트맨과 원더우면, 아쿠아맨, 사이보그 등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막강한 힘을 지닌 ‘마더 박스’를 두고 이들 사이의 치열한 혈투 극이 예고된다. 한편 오는 15일 개봉하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새 영화 ‘저스티스 리그’는 지난 9일부터 사전 예매를 시작했다. 한국 관객들이 슈퍼 히어로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천만 영화 ‘어벤져스’만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영화 ‘저스티스 리그’ 포스터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세계 최대 쇼핑데이 ‘광군제’… 대륙 ‘광클릭’

    외국인 회원 1억명… 해외배송 주력 올 매출 규모 1500억 위안 달할 듯 미국의 쇼핑 이벤트인 ‘블랙 프라이데이’와 ‘박싱데이’의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큰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이벤트 ‘광군제’(光棍節) 할인 행사가 10일 자정부터 시작해 24시간 동안 진행된다. 광군제를 기획한 중국 최대 쇼핑사이트 알리바바는 14만개의 세계적 브랜드를 참여시켜 세계 최대의 쇼핑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은 1200억 위안(약 178억 달러)이었는데 올해 매출 규모는 그보다 많은 1500억 위안(약 2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씨티은행 등 각종 경제 전문기관들은 이날 전망했다. 아마존이 여는 프라임데이나 블랙 프라이데이가 할인에 초점을 맞춘다면 알리바바의 광군제는 중국 소비자들을 인터넷 쇼핑에 끌어들이고자 오락적 요소를 강화했다. 11월 11일이란 날짜가 외로운 막대 4개처럼 보이는 데 착안해 중국 난징대학생들이 1993년부터 기념한 독신자의 날을 인터넷 쇼핑과 연결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광군제 홍보를 위해 11일 개봉하는 쿵후 단편영화 ‘공수도’에 이연걸, 홍금보와 함께 출연했다. 알리바바 CEO 다니엘 장은 “광군제에 더 많은 외국인이 참여하도록 해 세계적 행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알리바바를 이용하는 외국인 숫자는 2012년 95만명에서 올해 1억여명으로 증가했다. 알리바바는 10일 밤 상하이 푸둥(浦東) 엑스포단지의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갈라쇼’를 열어 광군제의 시작을 알렸다. 9년째인 올해 광군제의 특징은 세계화와 스마트화로 특히 ‘글로벌 무료배송 0.5보(步)’를 통해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마카오 등 10개국에 배송비 무료혜택을 제공한다. 한국의 광군제 이용 소비자 숫자도 늘어 지난해 11월 11일 중국 배송 대행 증가율이 평소의 170%에 이르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중국 광군제 10개국 무료배송, 한국은 빠져

    중국 광군제 10개국 무료배송, 한국은 빠져

    미국의 쇼핑 이벤트 블랙 프라이데이와 박싱데이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큰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이벤트 ‘광군제’(光棍節) 할인 행사가 10일 자정부터 시작해 24시간 열린다. 광군제를 기획한 중국 최대 쇼핑사이트 알리바바는 14만개의 세계적 브랜드를 참여시켜 세계 최대의 쇼핑 행사를 열 계획이다.지난해 광군제 매출은 1200억 위안(178억 달러)였는데 올해 매출 규모는 그보다 많은 1500억 위안(2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씨티은행 등 각종 경제 전문기관들은 전망했다. 아마존이 여는 프라임데이나 블랙 프라이데이가 할인에 초점을 맞춘다면 알리바바의 광군제는 중국 소비자들을 인터넷 쇼핑에 끌어들이고자 오락 요소를 강화했다. 11월 11일이란 날짜가 외로운 막대 4개처럼 보이는 데 착안해 중국 난징대학생들이 1993년부터 기념한 독신자의 날을 인터넷 쇼핑과 연결했다. 독신자의 날에는 쇼핑이나 하고 즐기자는 뜻에서 광군제가 시작된 것이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광군제 홍보를 위해 11일 개봉하는 쿵후 단편영화 ‘공수도’에 이연결, 홍금보와 함께 출연해 태극권을 알린다. 알리바바 CEO 다니엘 장은 “광군제에 더 많은 외국인이 참여하도록 해 세계적 행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알리바바를 이용하는 외국인 숫자는 2012년 95만명에서 올해 1억여명으로 증가했다.알리바바는 10일 밤 상하이 푸둥(浦東) 엑스포단지의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갈라쇼’를 열어 광군제의 시작을 알린다. 9년째인 올해 광군제의 특징은 세계화와 스마트화로 특히 ‘글로벌 무료배송 0.5보(步)’를 통해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마카오 등 10개국에 배송비 무료혜택을 제공한다. 과부하를 막는 로봇 젠빙(尖兵)은 1000명의 엔지니어 역할을 담당하고, 인공지능(AI) 다링(通靈)은 모든 상황을 감독하며, 배송로봇 샤오G얼다이(二代)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행인을 피해 택배를 나른다. 한국의 광군제 이용 소비자 숫자도 늘어 지난해 11월 11일 중국 배송 대행 증가율이 평소의 170%에 이르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3타수 3안타’ 이정후 “아버지가 장비 받아주시니 신기하다”

    ‘3타수 3안타’ 이정후 “아버지가 장비 받아주시니 신기하다”

    ‘신인왕’ 이정후(19·넥센)가 16일 개막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정후는 8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첫 평가전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의 5번 타자로 나서 3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소속팀인 넥센 쪽이 아닌 반대 더그아웃에서 대기하다 파란색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나선 이정후는 매타석을 안타를 때린 뒤 6회초 수비 때 나경민(26·롯데)으로 교체됐다. 3루타가 한 개, 단타가 두 개였다. 경기 중 1루 코치를 보고 있던 ‘정후 아버지’ 이종범(47) 대표팀 주루 코치와 이정후가 상봉하는 장면이 두 번이나 나왔다. 다만 이정후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넥센에 2-6으로 패했다. 고졸 1년 차 신인 이정후는 올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하며 평균타율 .324, 안타 179개, 11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그 덕에 지난 6일 KBO리그 시상식에서는 아버지도 타지 못했던 신인상을 품었다. 24세 이하 대표팀에도 선발된 이정후는 첫 평가전에서부터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며 선동열 대표팀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선 감독도 “이정후가 3안타를 치면서 좋은 타격감을 펼쳤다”고 칭찬했다. 시속 150㎞ 이상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한 일본전에서 이정후의 활약이 기대된다. 경기 후 이정후는 “대표팀 합류 전에 화성에서 소속팀 마무리 훈련 하다가 왔다”며 “타격감은 거기서부터 연습을 잘 해서 별 무리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타자였던 소속팀에서와 달리 대표팀에선 5번 타순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타순에 나가서도 재밌게 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타를 친 뒤) 아버지가 (1루에서) 장비를 받아준 것이 신기했다”며 “소속팀이랑 뛴 것도 느낌이 색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부담감 안 느끼고 정규시즌의 한 경기라 생각하며 뛰고 있다”며 “(APBC가 열리는) 일본에 가면 홈팬들이 많아서 다르겠지만 이겨내야한다. 최대한 부담감을 안 느끼려고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동열호는 10일 넥센과의 2차 평가전, 12일 경찰야구단과의 평가전을 남겨두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마녀의 법정’ 허성태, 충격적 죽음..아쉬운 하차 “그냥 나쁜놈 아니었다”

    ‘마녀의 법정’ 허성태, 충격적 죽음..아쉬운 하차 “그냥 나쁜놈 아니었다”

    ‘마녀의 법정’ 허성태가 시청자들에게 깜짝 인사를 전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극본 정도윤, 연출 김영균)에서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하며 하차하게 된 허성태가 아쉬운 하차 소감을 밝혔다. 8일 오전 한아름컴퍼니 공식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harcompany/)에는 허성태가 전하는 ‘마녀의 법정’ 하차 소감과 사진 한 장이 공개됐다. 사진 속 허성태는, “‘마녀의 법정’ 백실장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손글씨가 적힌 종이를 들고 카메라를 향해 옅은 미소를 보내오고 있다. 이는 그 동안 극 속에서 보여주던 카리스마 넘치는 백실장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어서 더욱 눈길을 모은다. 이와 함께 허성태의 진심이 담긴 하차 소감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그동안 ‘마녀의 법정’ 백상호를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그저 악한 인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모든 것을 내줄 만큼 희생적인 인물인 ‘상호’를 연기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평소 존경하던 전광렬 선배님과 함께하며 감정의 폭을 넓히는 깊이 있는 연기를 배울 수 있었고, OCN ‘터널’에서 호흡했던 윤현민 배우를 현장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어 “‘그냥 나쁜놈’이 아닌 나름의 드라마를 가진 ‘백상호’라는 인물을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아쉽게 드라마에서는 인사드리게 되었지만 앞으로도 ‘마녀의 법정’ 많은 사랑 부탁드리며, 저 또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만나 뵐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마무리 했다. 이렇게 애정 어린 소감을 전한 허성태는, 드라마 하차 이후에도 끊임없이 활약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부라더’의 미스터리한 스님 역을 시작으로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꾼’,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창궐’까지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편 백실장(허성태 분)의 충격적인 죽음으로 ‘공수아 살인사건’의 진범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매주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KBS2 ‘마녀의 법정’은 매주 월,화요일 저녁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히트다 ‘히트’… 반갑다 ‘록키’

    히트다 ‘히트’… 반갑다 ‘록키’

    ‘히트’ 21년 전 잘린 30분 살려 ‘록키’는 40년 만에 관객과 재회 영화 ‘원스’가 최근 박스오피스 톱 10에 진입해 눈길을 끈다. 2007년 첫 개봉 이후 서너 차례 재상영됐는데 여전히 관객의 발길이 꾸준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생 영화를 큰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욕구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11월, 오랜만에 극장을 찾은 재개봉작을 골라 봤다. 각각 21년, 40년 만에 국내 극장에 다시 걸리는 ‘히트’와 ‘록키’가 우선 눈에 띈다.범죄 액션물의 걸작 ‘히트’가 오는 9일 재개봉한다. 일 중독에 빠진 형사 반장과 가정을 이루고 싶어 하는 은행 강도 일당의 두목이 서로에게 연민과 동질감을 느끼며 쫓기고 쫓는 이야기다. 선 굵은 남성 영화로 정평이 난 마이클 만 감독이 연출했다. 15분에 걸친 생생한 도심 총격전으로 유명한데 1996년 개봉 당시 편집된 30여분을 되살린 171분 완전판으로 재개봉한다. 이 작품은 당대 할리우드 최고 남자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를 한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작품이다. 이전엔 ‘대부2’(1974)에서 알 파치노가 마이클 콜레오네를, 로버트 드니로가 마이클의 아버지 돈 콜레오네의 젊은 시절을 맡아 함께 출연했지만 극 중에서 마주치지는 않았다. 2008년 ‘의로운 살인’에서 재회했던 두 사람은 최근 넷플릭스 프로젝트인 ‘아이리시 맨’에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함께 의기투합해 주목받고 있다.오는 29일 재개봉하는 ‘록키’는 복싱 영화의 전설이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까지 고집한 실베스터 스탤론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무명 복서이자 뒷골목 건달인 록키 발보아의 챔피언 도전과 서툰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힘찬 트럼펫 연주를 앞세운 빌 콘티의 음악이 울리는 가운데 록키가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 광장의 계단을 성큼성큼 뛰어오르는 장면을 떠올리는 영화팬들이 많을 듯. 이 시리즈는 40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데 소련 복서 이반 드라고(돌프 룬드그렌)와 세기의 대결을 벌인 ‘록키4‘(1985)까지가 전성기였다. 5편(1990), 6편(2006)에서는 노회한 복서처럼 큰 하락세를 보였는데 2015년 록키가 친구의 아들을 챔피언으로 키워내는 스핀오프(번외 작품) ‘크리드’가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다. 스탤론은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국내에선 아쉽게 개봉하지 않았다. 현재 룬드그렌까지 뭉친 ‘크리드2’가 제작 중이다. 앞서 16일에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8년 만에,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 10년 만에 나란히 관객과 재회한다.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벤자민 버튼…’은 시간이 갈수록 젊어지는 남자와 나이가 드는 여자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드류 베리모어, 휴 그랜트 주연의 ‘그 여자…’는 한때 팝스타였던 남자와 남다른 작사 재능을 지닌 엉뚱 발랄한 여자가 하모니를 이뤄 가는 과정을 담았다. 잭 블랙의 출세작 ‘스쿨 오브 락’도 13년 만에 재개봉(29일)한다. 무명의 록밴드 멤버가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로 취직, ‘범생이’ 아이들과 함게 록밴드를 조직해 음악 경연 대회에 나간다는 내용이다. 어른 못지않은 아역들의 연기와 연주 실력이 일품이다. 실제 록 뮤지션이기도 한 블랙은 이 작품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활개를 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파울라

    [새 영화] 파울라

    불과 100여년 전 독일이다. 여성은 애를 낳는 것을 빼고는 창조적인 일을 할 능력이 없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그림은 정확하고 정밀하게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려야 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느껴지는 대로, 자신의 감성과 직관대로 그림을 그리며 시대적 편견과 한계를 깨뜨린 독일의 여성 화가의 짧지만 폭풍 같은 삶이 스크린에 채색됐다.9일 개봉하는 ‘파울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독일 표현주의의 선구자 파울라 모더존베커(1876~1907)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그림에 소질이 없으니 취직하거나 결혼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물리치고 독일 브레멘 지역의 예술가 공동체 보르프스베데를 찾아가는 파울라를 보여 주며 시작한다. 사실주의적인 풍경화를 그리는 화가들이 설립한 그곳에서 파울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족족 어겨 가며 눈 밖에 난다. 빈민촌에서 그림 대상을 찾기도 하고, 당시로서는 금기시되는 (노인) 남성의 누드를 그리기도 한다. 파울라는 자신(의 그림)에 관심을 드러낸 화가 오토 모더존과 결혼하지만 가정 또한 그녀의 예술혼을 가두지는 못하고, 파울라는 결국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창작열을 불태운다. 교과서에 나오는 여러 예술가의 낯선 삶이 등장해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파울라는 자신의 천재성을 알아본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솔 메이트로 교류한다. 릴케가 당대 최고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비서였고, 또 릴케와 결혼한 조각가 클라라 베스트호프가 생계를 위해 로댕의 작업실에서 회반죽을 주물러야 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카미유 클로델도 스치듯 등장해 스승(로뎅)이 작품을 가로챘다고 한탄한다. 파울라의 화풍에 큰 영향을 끼친 폴 세잔의 작품을 만나는 것도 재미. 반면 예술가를 위대하게 만드는 예술혼이 마냥 멋있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광기까지는 아니지만 일상성을 벗어난 행동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관객의 몫이다. 영화 초반에는 카메라가 캔버스 안을 비추지 않아 파울라가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호기심을 자극하다가 중후반 이후 본격적으로 보여 주는데 색과 선을 단순화한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파울라는 누드 자화상을 그린 첫 여성 화가로 서양미술사에 기록된 인물이기도 하다. 남성 화가들이 그린 관능적인 여성 누드화와는 거리가 먼 ‘호박 목걸이를 한 자화상’이 대표작이다. 늘 걸작 세 점과 아이 한 명을 세상에 남겨 놓고 싶다고 말하던 파울라는 실제 딸을 출산한 이듬해 세상을 뜨며 불꽃같은 삶을 마감한다. 느닷없이 영화가 끝나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엔딩 크레디트 사이로 여운이 많이 흐른다. 스위스 출신 카를라 주리가 파울라로 열연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리플리컨트에게 이식할 기억을 만들던 아나 스텔리네 박사 역을 연기한 배우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SBS 노사 ‘노무현 논두렁 시계 보도’ 진상조사한다

    SBS 노사 ‘노무현 논두렁 시계 보도’ 진상조사한다

    SBS가 노사 합의에 따라 고 노무현 대통령 일가의 ‘논두렁 시계 보도’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기로 했다.1일 전국언론노조 SBS 본부(노조)와 SBS 사측은 ‘논두렁 시계 보도’ 진상조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노보를 통해 “노사는 지난달 27일 공정방송실천협의회를 통해 전직 사장까지 관련된 ‘논두렁 시계 보도’와 방송 독립성 침해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 “협의회 논의에서 노조는 진상조사위를 통해 사안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밝히고, 밝히지 못 하는 부분은 수사 의뢰를 해서라도 국민에 알려야 한다는 입장을 회사 쪽에 전달했다. 회사는 이를 수용했다”고도 전했다. 2009년 5월 13일 SBS는 단독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준 명품 시계를 받아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 수사를 맡았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지난 2015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논두렁 시계 보도 등은 국가정보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23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 직원 4명이 ‘논두렁 보도’ 직전인 2009년 하금열 당시 SBS 사장과 접촉해 노 전 대통령 수사 보도를 적극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하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2013년 대통령실장을 지냈다. SBS의 진상조사위는 외부인사가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 안에 구성을 마치고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SBS 측은 “진상조사위는 출범 뒤 독립적 형태로 사안을 충실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뮤지컬 영화는 꿈… 물꼬 트는 날 곧 오겠죠”

    “뮤지컬 영화는 꿈… 물꼬 트는 날 곧 오겠죠”

    “뮤지컬 영화를 만드는 건 저의 꿈이에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니 누가 만들더라도 한 작품이 터지면 줄줄이 나올 거라고 봐요. 10년 안에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장유정(41)은 국내 뮤지컬계에서 손꼽히는 스타 창작자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2005), ‘김종욱 찾기’(2006), ‘형제는 용감했다’(2008), ‘그날들’(2013) 등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마다 큰 사랑을 받았고, 상을 휩쓸었다. 2010년에는 ‘김종욱 찾기’를 직접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공유, 임수정 주연의 이 로맨틱 코미디는 관객 110만명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7년이 지나 장 연출자, 아니 장 감독은 다시 영화를 들고 돌아왔다. 2일 개봉하는 코미디 ‘부라더’다. 이번에는 ‘형제는 용감했다’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장 감독은 영화와 뮤지컬에 서로 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시각적 포화도가 매우 높은 반면 공연은 압축해야 하는 장르예요. 또 공연이 배우와 스태프들이 한 회, 한 회 다듬어 가는 과정을 공유해 완성하는 쌓임의 미학이라면 영화는 돌발 상황을 뛰어넘어 한 컷, 한 컷 마무리하고, 이를 한데 모아 시너지를 내는 매력이 있지요.” 원작이나 영화나 공히 양반 동네로 이름 높은 경북 안동이 배경이다. 종갓집 종손 역할에는 눈곱만큼도 관심 없는, 오히려 증오하는 석봉(마동석), 주봉(이동휘) 형제가 아버지 장례를 위해 고향을 찾았다가 정체불명의 여인 오로라(이하늬)를 만나고, 또 고리타분한 종친들과 얽히며 한바탕 소동극을 벌인다. ‘김종욱 찾기’ 개봉 전에 영화 작업에 착수했다는데 시간이 걸려도 너무 오래 걸렸다. 진도가 더딘 틈을 타 딱 1년 ‘그날들’에 매진한 것을 제외하곤 오로지 ‘부라더’에 올인했다고. “두 장르의 차이는 이번 작업을 하며 더 많이 알게 됐어요. 지난번은 로맨스의 기본 법칙이 있어 옮기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순수한 코미디라 풀어 나가는 시간이 길어졌죠. 희극은 언제 어디서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다르거든요. 음악과 춤이 들어갈 수 있게 이야기를 응축해야 하는 뮤지컬은 빈 공간이 많아요. 영화라는 그릇에 그대로 가져오면 절반도 채울 수 없죠. 뮤지컬에서 두 형제는 모두 백수였지만 영화에서는 각각 직업을 정하고 그로 인한 에피소드도 곁들이는 등 캐릭터 설정, 관계 설정도 디테일하게 보태고, 에피소드도 풍부하게 채워 넣어야 했어요.” 소동극에는 전근대적인 가부장제에 희생당하는 여성의 삶이 그리 무겁지 않게 묘사되기도 한다. “너무 리얼하게 다루면 선과 악이 명확해지고 동정과 연민이 가게 돼요. 그보다는 21세기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유림의 모습을 코믹하게 풀어 교조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 했어요. 결국 말하고 싶었던 것은 가족 이야기예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 이면이 있고, 또 여러 갈등도 있지만 마음을 열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거죠. 거기에 페이소스를 스며들게 하고 싶었습니다.” 원작은 뮤지컬이지만 ‘부라더’는 뮤지컬 영화가 아니다. 노래가 빠졌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가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하는 요즘인데 국산 뮤지컬 영화는 아직 시기상조일까. 장 감독은 결코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10년 전 ‘구미호 가족’, ‘삼거리 극장’ 같은 선구자 격인 작품이 나오기도 했어요. 지금은 뮤지컬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뮤지컬 영화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이라고 봐요. 노래를 잘하는 배우들도 많아졌고요.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티켓값이 높잖아요. 그러니 좋은 뮤지컬 영화가 나오면 왜 안 보겠어요. 일단 터지기만 하면 바람이 불 거예요. 물꼬를 트는 게 반드시 저여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에요. 공연 쪽에서도, 영화 쪽에서도 관심을 갖고 준비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음 작업은 뮤지컬일까, 아니면 영화일까.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는 편이라 어느 쪽으로든 자연스럽게 기회가 마련되는 쪽을 할 것 같아요. 다만, 이번에 영화 작업을 했으니, 이 작품이 잘되어서 언젠가 다음 작업을 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있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어보·국채보상운동·조선통신사, 세계기록유산 됐다

    어보·국채보상운동·조선통신사, 세계기록유산 됐다

    의례용 인장·옥에 새긴 어책 등 인류 문화사서 갖는 가치 인정 일제 항거해 비녀까지 판 국민…나랏빚 갚기 운동도 높게 평가조선 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3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이 보유한 세계기록유산은 16개로 늘어났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지난 24~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3차 회의에서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조선통신사 기록물을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이를 추인하며 등재가 확정됐다.조선왕실의 유물인 어보와 어책은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 등을 책봉하거나 존호, 시호, 휘호 등을 수여할 때 만든 의례용 인장과 책이다. 금이나 은, 옥에 아름다운 명칭을 새긴 어보 331점, 옥이나 대나무, 금동판에 책봉을 하거나 지위를 하사하는 글을 새긴 옥책과 죽책, 금책 등 어책 338점으로 이뤄져 있다. 이 유물들은 왕조의 지속성을 상징하고 왕에게 정통성과 권위를 부여해 신성한 성물로 숭배돼 왔다. 조선이 세워진 초기부터 근대까지 570여년간 줄곧 제작·봉헌된 점, 시대별로 다른 내용과 문장 형식, 서체, 재료, 장식물 등이 사회의 변화를 오롯이 반영한다는 점 등에서 인류 문화사에서 갖는 가치가 인정됐다.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일제의 차관 공세에 맞서 국가적 위기에 힘을 모은 시민들의 책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물로 평가받으며 세계기록유산에 추가됐다. 1907~1910년 나랏빚을 갚기 위해 남성들은 술과 담배를 끊고 여성들은 반지와 비녀를 파는 등 전 국민의 25%가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한 과정이 낱낱이 기록된 수기와 언론 보도 2472건으로 구성돼 있다.부산문화재단과 일본의 조선통신사 연지연락협의회가 공동신청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전쟁을 치른 양국이 사절단을 통해 문화 교류를 이어갔고 평화적인 관계를 이뤄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조선이 임진왜란이 끝난 뒤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년간 일본에 12차례 파견한 외교사절의 외교·여정·문화 교류에 관한 기록 111건 333점을 아우른다. 문화재청은 “한국은 훈민정음 해례본, 조선왕조실록 등 기존의 세계기록유산 13건에 이번에 등재된 3건을 더하며 기록 문화 강국으로 위상을 높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세계적으로 보존해야 할 기록 유산을 적극 발굴해 우리의 우수한 기록 문화를 국내외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이번 회의에서 125건을 심사해 78건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새로 등재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가 1992년부터 시작해 온 세계기록유산의 목록은 427건이 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새 영화] ‘메소드’

    [새 영화] ‘메소드’

    ‘퀴어인 듯 퀴어 아닌.’ 스크린에서 카리스마 상남자로 각인돼 있는 박성웅이 첫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그런데 대상이 남자다? 두 남자 사이의 애틋한 눈빛과 몸짓이 오가고, 격렬한 키스신까지 나온다. 하지만 퀴어 영화(성소수자를 다룬 영화)라고 단정 지어 버리면 곤란할 것 같다. 새달 2일 개봉하는 영화 ‘메소드’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연기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메소드는 배우가 자신이 맡은 배역과 실제 자신을 동일시하며 그 인물의 내면에 완벽하게 몰입해 연기하는 방식을 말한다.베테랑 배우인 재하(박성웅)는 메소드 연기의 달인이다. 화가인 희원(윤승아)과 단란한 보금자리를 꾸미며 살아간다. 월터와 싱어, 두 남자 사이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2인극 ‘언체인’의 상견례 자리에서 아이돌 가수 영우(오승훈)를 만난다. 툭하면 늦고 연기 연습도 건성건성인 영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하지만 영우를 조금씩 연기의 길로 이끌어 주고, 또 점차 자신을 따르게 되는 영우를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연극 준비에 몰입하며 점점 더 가까워지는 두 남자를 지켜보며 희원은 불안해한다. ‘오로지 진실할 뿐이다. 거짓을 말할 때조차도’ 메소드 연기의 대가로 알려진 알 파치노의 이야기를 자막으로 보여 주며 시작한 영화는 영우의 대사로 끝맺음한다. “나는 완벽한 ‘싱어’였고, 당신은 그냥 ‘월터’였네요.” 관객들은 영화관을 나서며 무척 궁금해할 것 같다. 누가 메소드 연기를 펼친 것인지, 과연 이들이 사랑하긴 한 것인지. 영화는 연기와 현실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들며 즐거움을 주는 데 방은진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배우로 시작한 그는 ‘오로라 공주’(2005)를 시작으로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을 선보이며 감독으로서 입지를 단단히 다져 오고 있다. 원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연극 ‘언체인’의 연출을 제안받았으나, 그 내용을 스크린으로 가져와 펼쳐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박성웅의 연기야 크게 부연하지 않아도 늘 그렇듯 손색이 없다. 영우를 연기한 오승훈은 신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난 연기를 보여 준다. 순제작비 3억원에, 한 달 18회차로 마무리한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듦새가 빼어나다. 지난해 ‘대배우’, ‘커튼콜’에 이어 연극 무대 안팎을 다룬 작품이 또 등장한 것도 반갑다. 연극 ‘언체인’도 실제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라고.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위안부 기록물 ‘마지막 기회’… 유네스코, 진실을 등재하라

    위안부 기록물 ‘마지막 기회’… 유네스코, 진실을 등재하라

    피해자 증언 등 기록 2774건 ‘분담금 2위’ 日, 저지 총력전 2019년부터 의견 갈리면 보류이번에 실패땐 원천 좌절 우려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놓고 동아시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부터 열린 제13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회의에서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가 끝나고 결과 발표만 남아 ‘한·중·일 역사전쟁’이 다시 가열될지 주목된다. 세계기록유산은 한 국가를 넘어 세계사와 세계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자료, 인류 역사의 특정한 시점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조선통신사 기록물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등 4건에 대해 심사를 받는다. 이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위안부 기록물이다. 한국·중국·일본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가 연대해 지난해 5월 신청한 위안부 기록물은 피해자 증언 기록, 일본의 위안부 운영을 증명하는 사료, 피해자 조사 자료 등 2774건으로 이뤄져 있다. 일본은 위안부 기록물 등재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10월 중국의 난징(南京)대학살 관련 자료에 이어 위안부 기록물까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다면 국가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최근 탈퇴한 미국(22%) 다음으로 많은 유네스코 분담금을 내는 일본(10%)은 유네스코를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일본은 2015년 당시에도 “난징대학살은 중국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하며 2016년 말까지 39억엔(약 390억원)에 달하는 분담금 지원을 연기했다. 또 당시 중국이 제출한 서류는 공개되지 않고 일본에 의견 표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제도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에 유네스코는 지난 18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제도 변경을 결정했다. 사실관계나 역사 인식에서 의견이 갈리는 안건은 의견을 조율해 공동신청을 하거나 정리될 때까지 심사를 보류하도록 했다. 유네스코는 또 난징대학살 등록을 결정한 이리나 보코바 사무국장 대신 프랑스 문화부 장관 출신의 오드레 아줄레 총장을 새롭게 뽑았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차기 사무국장이 어떤 형태로든 관여를 하고 새로운 심사제도가 영향을 준다면 정치적 안건의 등록은 보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지난 24일 보도했다. 유네스코의 새로운 심사제도는 2019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일본이 이번에 위안부 기록물 등재를 막는 데 성공한다면 다음 심사에서는 아예 원천봉쇄될 가능성도 있다. 산케이신문은 위안군 기록물이 등재될 경우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탈퇴를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 등을 책봉하거나 존호, 시호, 휘호 등을 수여할 때 만든 의례용 인장과 책이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을사늑약 이후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차관을 국민 모금을 통해 갚고자 한 국채보상운동 관련 수기, 언론, 정부 기록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는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우리나라는 2015년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와 ‘유교책판’이 등재되면서 지금까지 13개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싸늘한 가을에 서늘한 공포가 온다

    싸늘한 가을에 서늘한 공포가 온다

    ‘쌀쌀해지면 더 오싹할까?’ 공포 영화는 여름이 제격이라는 말은 옛말이다. 흥행 대작이 즐비한 여름 성수기를 피해 봄, 가을을 공략하며 흥행하는 공포 스릴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4년에 ‘검은 사제들’(544만명)이 있었다면 지난해에는 ‘컨저링2’(192만명)와 ‘맨 인 더 다크’(100만명), 올해엔 ‘겟아웃’(213만명)이 그랬다. 타깃층이 한정돼 있는 장르물이 틈새시장을 개척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가을 공포물로 지난주 ‘잇 컴스 앳 나잇’이 선보인 데 이어 새달 ‘직쏘’와 ‘해피 데스 데이’가 도전에 나선다.●‘직쏘’… 쏘우 시리즈 7년 만이야 11월 2일 개봉하는 ‘직쏘’는 공포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쏘우’ 시리즈의 7년 만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수수께끼의 살인마 직쏘가 사람들을 납치해 밀실에 감금한 뒤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잔혹한 생존 게임을 하게 만드는 게 기본 줄거리다. ‘쏘우’(2004)는 기상천외한 반전으로 당시 20대의 제임스 완 감독을 단숨에 호러 영화계의 기린아로 등극시킨 작품이다. 완 감독은 이후에도 ‘인시디어스’, ‘컨저링’ 시리즈를 탄생시키며 호러계의 젊은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7년 만에 돌아온 신작에서 완 감독은 제작을 맡았고, 호주 출신 쌍둥이 형제 마이클, 피터 스피어리그가 메가폰을 잡았다. 신작은 도심 곳곳에서 발견된 시신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증거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직쏘(토빈 벨)를 가리키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7년간 해마다 한 작품씩 공개되며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사골 같은 시리즈라는 평가를 받았던 터라 어떤 새로움을 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쏘우’ 시리즈는 남다른 잔혹함 때문인지 국내에선 크게 흥행한 작품은 아니다. ‘쏘우3’(2006)가 기록한 43만명이 최고다.●‘해피 데스 데이’… ‘스크림’ 떠올라 일주일 뒤 스크린에 걸리는 ‘해피 데스 데이’는 ‘스크림’을 연상케 하는 ‘틴에이지 슬래셔 무비’에 시간 반복의 타임 루프를 접목한 작품이다. 세상의 모든 축복은 다 받아야 하는 생일날 반복되는 죽음과 사투를 벌이게 되는 여대생이 주인공이다. 공포 스릴러라는 장르적인 외향을 가졌지만 대중 오락물 분위기가 짙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공포물로 유명한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 2~4편의 각본을 썼던 크리스토퍼 랜던이 연출했다. 할리우드 호러의 명가 블룸하우스의 신작인데, 이 회사가 ‘겟아웃’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북미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잇 컴스 앳 나잇’… 심리의 공포란 지난주 개봉한 ‘잇 컴스 앳 나잇’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세상이 공포에 물든 세기말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숲속 외딴곳에서 외부와의 단절을 선택해 살아가던 가족에게 또 다른 한 가족이 찾아오며 뒤따르는 파국을 좇는 작품이다. 시각적인 공포보다는 심리적인 공포를 섬세하고 긴장감 있게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지난 6월 북미 개봉 당시 블록버스터 틈바구니에서 박스오피스 톱 10에 진입하는 등 선전했다. 국내 극장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비수기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치고 들어오며 틈새시장마저 좁아지고 있는 흐름이지만 공포 영화는 로맨스·멜로와 더불어 비수기에 두각을 나타내는 장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문근영 “교복은 더이상 못 입어요…이젠 국민이모·누나겠죠”

    문근영 “교복은 더이상 못 입어요…이젠 국민이모·누나겠죠”

    순수·광기 넘나드는 연기 두각 이제 30대… “새 기회 생기겠죠 “서른이라 떠나가는 캐릭터가 있지 않냐고요? 제 스스로는 양심 있으면 교복은 못 입겠지, 하고 생각해요. 나이 들며 할 수 없게 되는 역할도 있지만, 그 나이대에 새로 할 수 있는 것 또한 생기겠죠. 아쉽지는 않아요.”문근영(30)이 영화배우로 복귀한다. 25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판타지 ‘유리정원’을 통해서다. ‘사도’(2015)에서 혜경궁 홍씨를 연기한 적이 있지만, 조연이었다. 영화 주연작으로 따지면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명왕성’(2013), ‘마돈나’(2015)를 통해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신수원 감독과 작업했다. 문근영은 한쪽 발이 불편한 과학도 재연을 연기한다.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 ‘녹혈구’를 배양하는 생명공학 프로젝트에 파묻혀 사는 캐릭터다. 그러나 마음에 품었던 교수(서태화)와 후배의 배신으로 상처받고 어려서 살던 숲으로 돌아간다. 세상과 단절된 채 숲과 나무를 벗 삼아 홀로 연구를 이어 가던 그녀의 삶은 창작의 목마름에 우연히 그녀의 이야기를 쫓게 된 무명 소설가 지훈(김태훈) 때문에 흔들리게 된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소설을 읽은 느낌이었어요. 장면, 장면에 대한 이미지와 연상되는 느낌이 독특하고 매력적이었죠. 상처받으면서도 순수함을 지키려는 욕망을 갖고 있는 캐릭터에 마음이 많이 갔죠.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아름답고 예쁘게 다가와서 마음이 울컥했죠.” 문근영은 한없이 순수하지만, 후반부 들어서는 집착 또는 조금은 광기로 느껴질 수 있는 감정을 넘나든다. “동전의 양면처럼 순수와 광기는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다고 봐요. 훅훅 빠르게 변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했죠.” 1999년 아역으로 데뷔했으니 내년이면 연기를 시작한 지 20년째다. 이따금 돌아보긴 하는데 남는 게 없는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로 영화 ‘장화, 홍련’(2003)의 수연이, TV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2010)의 은조를 꼽았다. 모두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장화, 홍련’은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알렸다면 ‘신데렐라 언니’는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벗어나게 해 준 작품이다. 그러고 보니 한창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았던 게 엊그제 같다. “이젠 국민 막내 이모, 국민 누나가 아닐까요? 최근 보면 군인분들이 동생이나 조카뻘이에요. 국민 여동생이라는, 대중이 만들어 준 타이틀이 나만의 것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않아 조금 섭섭하기는 하지만 마냥 좋았던 것도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유리정원’은 문근영의 20대 마지막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초여름 촬영이 이뤄졌다. 올해 초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연극 무대에 섰다가 몸에 이상이 생겨 서울 공연만 마무리한 바 있다. ‘유리정원’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영화제 일정으로 공식 활동을 재개한 문근영은 이제는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다며 활짝 웃었다. 30대의 연기를 빨리 만나보고 싶지만 서둘러 연기를 재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여행을 좀 다니고, ‘불의 여인 정이’ 때 배웠다가 뜸해진 도자기나 그동안 주저주저했던 스킨스쿠버를 배워 보려 해요.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떤 것이든 좀더 배워 저를 채우고 싶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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