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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합의 1돌/북핵동결 “성과” 남북관계 “악화”

    ◎제네바 기본합의문 이행상황과 남은 과제 21일로 미국과 북한간의 제네바 기본합의문이 채택된 지 꼭 1년이 지났다. 기본합의문은 북한이 핵개발을 동결하는 대신,경수로와 중유를 공급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북·미간의 대사급 관계 개선▲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 ▲남북대화 착수 ▲북한의 과거핵 활동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필요한 조치등을 규정하고 있다. 북·미 기본합의문은 체결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던 문서다.합의의 내용이 매우 애매하고,이행을 강제할 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합의 내용 가운데 가장 이행이 순조로운 부분은 북한의 핵동결이다.북한은 제네바 합의 직후인 지난해 11월1일 50메가와트 및 2백메가와트급 원자로의 건설을 중단했으며,5메가와트급 실험용원자로의 핵연료 재장전 계획을 취소하고 방사화학실험실을 봉인했다.동결된 원자로에 대한 IAEA의 감시활동도 시작됐으며,동결의 대가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중유제공도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이와 함께 실험용원자로에서 꺼낸 사용후 연료봉도 미국측이적절하게 처리중이다. 북한의 핵동결은 논란이 많은 제네바 합의의 유효성을 지금까지 확인,유지시키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핵동결의 대가인 경수로 공급 문제는 당초 합의된 일정보다 계속 늦어지고 있다.제네바 합의의 비투명성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 바로 경수로 부분이다.합의문을 서명할 당시 한국과 미국의 당국자들은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와 한국의 중심적 역할을 인정했으며,이면계약에 그 내용이 다 담겨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북한은 제네바 합의 직후부터 한국형 경수로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으며,그에 따라 경수로 협상은 계속 늦어졌다.경수로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서 미국과 북한은 지난해 11월부터 북경과 베를린을 오가며 4차례의 전문가 회담을 열고,지난 5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의 준고위급회담을 거쳐서야 겨우 한국형 경수로형에 대한 합의를 봤다. 그 결과,KEDO의 부지조사팀이 평양과 함경남도 신포에서 조사활동을 벌이는 등 경수로 건설공사를 위한 예비 작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 4월21일을 목표시한으로 잡았던 북한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간의 공급협정 체결은 이미 6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또 북한이 송·배전시설,도로·항만,핵연료공장등 경수로 부대시설의 추가지원을 계속 요구하고 나와,경수로 공급협정의 체결까지는 앞으로도 짧지 않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제네바 합의의 영향으로 북한과 미국간의 관계는 크게 개선됐으며,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도 상당부분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미국은 지난 1월 미국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1단계로 완화했으며,양측간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기 위한 전문가 회의에서 실무적인 문제를 거의 합의한 상태다. 이에 비해 남북대화는 제네바 합의 가운데 가장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다.우리측은 「조화와 병행」이라는 애매한 원칙을 내세워 북·미간의 관계개선의 속도를 조절한다고 말하고 있지만,북한은 여전히 남북대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쌀회담 말고는 지금까지 KEDO에 파견된 우리측 당국자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는 정도에 그치고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과거 핵개발에 대한 특별사찰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제네바 합의문에는 「경수로의 주요부품이 인도되기 전에,북한은 모든 핵물질에 관한 최초보고서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조치를 이행한다」고 규정돼 있다.한국과 미국은 이것이 특별사찰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북한 뉴욕대표부의 한성렬공사는 『북한은 특별사찰을 받을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미국측도 북한의 핵동결만 계속된다면,과거핵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우리정부는 경수로 핵심부품이 인도될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인 99년까지는 북한의 과거핵활동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즉 특별사찰이 필요하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따라서 경수로 공급협정이 체결돼 신포 부지에서 발전소 건설이 시작되고 그 몇년후인 99년에 가서 다시 북한이 특별사찰을 거부하게 된다면,우리 정부로서는 커다란 위기에 빠지게 된다. 현재로서는 제네바 합의의 순조로운 이행은 북한측의태도에 달린 것으로 볼 수 있다.한국과 미국내의 보수파들은 합의에 대해 가혹하게 비판하고 있지만,한국과 미국이 먼저 합의를 파기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그러나 개방의 속도를 엄격히 규제하려는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위해 한국의 인력과 장비가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상황을 어떻게 판단할 지도 문제다. 따라서 제네바 합의에 대한 두가지 평가,즉 한반도 평화의 안전판이란 긍정평가와,한국민의 돈을 빌려 문제의 해결을 몇년 뒤로 미룬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혹평 가운데 어느 쪽이 들어맞을 것인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제네바 합의문 향후 주요 일정 ◇95년 ▲KEDO와 북한간의 경수로 공급협정 체결(불확실) ▲KEDO 부지조사단 2차 방북 ◇96년 ▲북·미간 연락사무소 개설(불확실) ▲경수로 1호기의 건설 개시 ◇99년 ▲경수로 핵심부품 인도 ▲북한의 과거핵 활동 특별사찰 및 IAEA 안전조치 완전한 이행 ▲북한과 미국간의 원자력협력협정 체결 ▲94년 실험용 원자로에서 추출한 사용후 연료봉의 해외이전 개시 ◇2001년 ▲사용후 연료봉의 해외이전 완료 ▲50메가와트·2백메가와트 원자로,방사화학실험실,5메가와트 실험용원자로 해체 개시 ▲경수로 1호기 완성 ▲중유공급 중단 ◇2003년 ▲원자로 등 북한 과거 핵시설 해체 완료 ▲경수로 2호기 완성
  • 한국 등반대 2명 에베레스트 등정

    【카트만두 AFP 연합 특약】 한국 등반대 2명이 암반투성이인 서남쪽 등반로를 통해 세계최고봉인 에베레스트봉(8천8백48m)정복에 성공했다고 네팔 관광부가 17일 발표했다. 관광부는 김영애(31)와 박중훈(24)두 대원이 현지 안내원 앙 다와 타망(26)및 키파 세르파(33)의 도움을 받아 지난14일 에베레스트봉 등정에 성공,25분간 정상에 머물면서 태극기와 네팔국기를 꽂았다고 말했다. 5명의 한국등반대(대장 조형규)는 오는 25일 카트만두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관광부는 덧붙였다.
  • 한전 감사/“영광원전 건설 차질없이 진행”(국감초점)

    ◎누출방사능 운전허용치의 절반이하 2일 국회 통상산업위의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영광 원전 4호기의 핵연료봉 파손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이날 의원들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국산 핵 연료봉의 안전성과 사전검사능력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일부 의원들은 북한이 경수로 지원과정에서 안전성을 빌미로 한국표준형을 거부하면 대응할 논리가 없다고 지적하고 사고원인의 철저한 규명을 촉구했다. 성무용 의원(민자)은 『영광 4호기는 영광 3호기와 똑 같은 핵연료봉인데도 시운전한 지 한달도 안된 지난 7월31일 연료봉이 깨진 이유는 무엇이냐』면서 『국내에도 핵연료봉의 검사와 보수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박광태·안동선 의원(국민회의)등은 『영광 4호기는 핵연료를 싸고 있는 피복관에 작은 구멍이 생겨 냉각수에 방사능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기술부족 때문인지,자재불량 때문인지,아니면 안전기술원의 사전검사에 문제가 있는 지를 명확히 밝히라』고 추궁했다. 황의성 의원(민주)은 『지난 해 11월과 올해 5월에 특별안전점검을 했음에도 냉각수에 방사능이 누출된 것은 안전성과 사전검사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 아니냐』고 따졌다. 김채겸 의원(민자)도 『국내에 운전중인 원전이 10기이고,건설중인 것도 6기인만큼 이같은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조순환 의원(자민련)은 『방사선 누출에 대한 실제적 위험보다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이 더 크다』면서 『관련부처끼리 사건을 은폐하며 쉬쉬하는 것보다 국민에게 사건경위를 알려 이해를 구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물었다 유인학 의원(국민회의)은 『영광 4호기는 북한에 제공되는 한국표준형과 설계와 기술면에서 같은 만큼 북한이 안전성을 이유로 한국표준형대신 미국형을 요구할 경우 대응책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답변에 나선 이종훈 한전사장은 『핵연료봉의 피복재 결함으로 냉각수 내의 방사능 준위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나 냉각수가 용기내에서 순환되기 때문에 외부로 누출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사장은 『정확한 원인은 이달 말쯤 나오겠지만 발전소의 출력,냉각제의 온도,압력상태 등에 따라 방사능이 일부 누출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운전허용치의 절반 이하가 누출된 만큼 발전소 건설에는 차질이 없으며 대북 경수로협상에서도 한국표준형의 변경은 있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사고 때문에 가동을 중단시킨 것이 아니라 당초 계획된 일정에 따라 시운전,시험을 마치고 마지막 정비보수에 들어간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외국의 경우에도 운전중 방사능 측정치가 영광 4호기처럼 증가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단풍 지리산 새달 13일 절정/설악 10일…중남부 하순께“장관”

    ◎기온 급강비 대비 방풍 재킷 갖춰야 가을여행의 백미 「단풍 산행」철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의 명산마다 만산홍엽의 아름다운 자태를 만끽하려는 단풍 인파로 물결을 이루게 된다. ○예년보다 고운 빛깔 기상청은 올 단풍 시기가 예년보다 2∼3일 빠르며 강수량이 적고 일교차가 큰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여 올 단풍이 유난히 고운 빛깔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이미 산봉오리가 붉게 타오른 설악산 등 북부지역은 다음달 중순, 속리산·내장산 등 중·남부지역은 하순에서 11월초까지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의 유명산이 단풍의 명소지만 이들 명산 안에서도 특히 아름다운 계곡을 골라 짧은 일정으로 찾아 보는 것도 좋다. 단풍철 산행은 기온변화가 심하고 일몰 뒤 기온이 급강하므로 방풍 재킷 등 보온 장구를 반드시 갖추고 일몰전 하산하는 것이 상식이다. ○가족관광 “안성맞춤” ▷월악산(1097m) 송계계곡◁ 충북 제원군에 위치한 국립공원. 단풍 절정기는 다음달 16일쯤이다. 서남쪽 한수면 송계리 송계계곡은 월악산에서도 가장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승용차를 이용하는 일반 관광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용이 승천했다는 와룡대를 비롯,신라시대 8공주가 목욕재계하고 국운을 빌었다는 팔랑소,제2금강이라 불리는 망폭대와 월광폭포,물과 숲이 정아한 자연대가 유명하다. ▷가야산(1430m) 홍류동계곡◁ 경남합천과 거창군을 둘러싸고 있는 국립공원으로 해인사 입구의 홍류동 계곡이 단풍의 으뜸이다. 다음달 21일쯤 절정을 이룬다. 가을단풍이 붉게 타오르면 계곡 물도 붉은 빛으로 흐른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주위의 천년 노송과 함께 10여리에 걸쳐 비경을 이루고 있다. 신라말 학자 최치원의 시가 새겨진 「치원대」와 그가 바둑을 두었다는 「농산정」이 있으며 3대 사찰의 하나인 해인사도 함께 찾아야 할 곳이다. ○산홍·수홍·인홍 만끽 ▷지리산(1915m) 피아골◁ 전남 구례,경남 함양·산청군 등에 두루 걸쳐있는 국립공원 1호. 워낙 규모가 크고 코스가 다양해 10여차례 찾아야 진면목을 알수 있는 곳이다. 다음달 13일이 절정. 피아골은 단풍은 지리산 10경중의 하나. 온 산이 붉게 물들어 산홍이고 단풍이 맑은 물에 비쳐 수홍,경치를 바라보는 사람도 붉게 물드니 인홍이라 하여 「3홍」으로 불린다. 지리산 제2봉인 반야봉 중턱에서 발원,연곡사에서 계곡을 따라 2㎞쯤 오르는 길목이다. 이와함께 단풍 관광의 메카인 설악산의 외설악 비선대와 천불동계곡,내설악 백담사에 이르는 코스가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다.
  • 설악산에 첫 눈/작년보다 한달 빨라

    27일 상오 7시30분부터 8시까지 30분간 국립공원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해발 1천7백8m)에 올둘어 첫 눈이 내렸다. 이번 눈은 지난해 10월 22일의 첫눈보다 한달 가량 빠른 것으로 함박눈이었으나 내리자마자 녹아 쌓이지는 않았다.
  • 기금고갈 대비­연금 안정운용 모색/공무원 연금법 개정의 속뜻

    ◎대상자 작년 26만… 2005년 바닥 예상/공무원 부담액 늘려 최대한 “버티기”/보유부동산 처리 등 획기적 회생방안 강구 정부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은 공무원연금기금의 고갈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공무원연금기금은 지급 및 운용방식을 변경하지 않는 한 오는 2005년쯤 바닥이 날 것이 뻔한 상태다.정부가 공무원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면서까지 박봉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연금기금제도를 손질할 수 밖에 없을 만큼 공무원연금기금은 한계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 60년 도입된 공무원연금제도는 30년이 넘게 시행되면서 지금까지는 연금지급에 별 문제가 없었다.그러나 이제는 제도 시행초기에 공직에 몸담았던 사람들 대부분이 이제는 연금을 탈 수 있는 최저 근속연수인 20년을 넘었다.공무원연금기금은 20∼25년간의 안정기를 거쳐 바야흐로 지급 성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94년 현재 연금 수혜자격을 갖춘 20년 이상 장기근속자는 10년 전인 84년 9만4천4백34명에서 26만3백51명으로 약 3배로 늘었다.재직자 가운데 장기근속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13.8%에서 27.4%로 2배가량 증가했다.94년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퇴직공무원은 4만7천6백22명으로 84년 7천1백65명에 비해 7배가량 늘었다.퇴직할 때 한꺼번에 받는 일시금 대신 연금을 선호하는 공무원의 비율도 84년 29.1%에서 94년 54.8%로 2배쯤 증가했다. 뿐만 아니다.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인해 연금 지급기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은 공무원연금제도를 도입할 60년 당시 52세에서 91년 71세로 거의 20년이나 늘어났다.이에 비례해 60세를 기준으로 앞으로 더 생존할 수 있는 기대여명도 70년 남자 12.4년,여자 17..년에서 91년 남자 15.5년,여자 20.1년으로 각각 3년쯤 늘었다.공무원연금기금에 대한 부하가 계속 늘어난 것이다. 반면 공무원연금기금의 주수입원인 부담률은 지난 70년 이후 월 보수의 5.5%로 장기간 고정되어 왔다.공무원연금기금이 안정을 계속 적립되는 상태에서 부담률을 높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공무원연금기금은 급기야 최근 몇년간 연금지급이 쇄도하면서 93년 결국 적자를 보았고 올해는 약 1천4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정부기관이 공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근속기간이 20년이 되지 않아 퇴직일시금을 받는 사람 또한 늘어나 연금재정은 위기를 맞고 있다. 연금 부담률인상과 각종 지급 제한조치는 내년 4월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정부로서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는 공무원들에게 결코 달갑지 않은 내용들이 여러가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대표호봉인 7급 10호봉의 경우 앞으로 매달 급여에서 약 1만원을 연금기금에 더 내야 한다.또 20년 이상 근속하더라도 60세에 도달하기 전에는 연금을 받을 수 없다.퇴직한 뒤 결혼한 배우자와 입양한 자녀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이같은 조치를 통해 일단 오는 2000년대 초까지 버틴다는 방침이다.그러면서 공무원연금기금이 항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거기에는 물론 공무원 본인의 부담률을 7.5%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하지만 공무원의 부담을 늘리기 보다는 공무원연금기금관리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정부의 능력을 모두 동원할 예정이다.
  • 해외여행 의원들 선물 대량반입/넥타이·화장품 등 무관세 통관

    ◎“철도·공항운영실태 조사” 출국 일부 국회의원들이 지난 여름 휴가철에 시찰이나 자료수집을 이유로 해외출장후 귀국하면서 엄청난 양의 선물용 잡화를 관세도 물지않고 들여와 물의를 빚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철도시설 운영실태 조사차 지난 7월16일 출국했던 여당의 Y,J,H의원과 야당 L,K의원 일행은 같은달 2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실크넥타이 5백개와 허리가방 수백개를 갖고 들어왔다. 또 7월15일 선진공항 시찰명목으로 출국했다 같은달 26일 귀국한 여당 S의원과 야당의 O,H의원 일행도 립스틱이 포함된 화장품 세트 수백개를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의원들의 가방에는 세관 X­레이 검색기를 통과하면서 세관원의 내용물 확인작업을 거쳐야 하는 적색마크의 봉인이 붙어있었으나 의원들이 『지역구민에 대한 선물』이라고 주장해 관세를 물리지 못하고 물품을 그대로 통관시켜 주었다고 세관측은 밝혔다. 세관의 반입물품 통관 규정은 30만원 이상의 물품을 들여올 경우 세관에 신고,적정액의 관세를 물도록 되어있다.이 때문에 이들 국회의원 일행은 개인의 반입물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특혜를 누린 셈이다. 또 남미지역 의료제도를 시찰하고 7월30일 귀국한 야당 K의원은 시가 8백만원 상당의 토파즈반지 3개를 반입하려다 유치돼 1백29만원의 관세를 물고 물품을 찾아갔다.
  • 유럽국가/“약탈 미술품 돌려달라” 한 목소리

    ◎구텐베르크 성화 등 60만점… 5조원 상당/「붉은 군대」 약탈,러시아선 “전리품” 주장 유럽대륙에서 독일군이 물러나고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지 50년.당시 약탈한 예술품을 반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예술품의 반환요구대상은 독일이 아닌 러시아다.붉은 군대가 2차대전 종전과 함께 독일군으로부터 빼앗은 미술품들을 모스크바 등으로 가져가 아직도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품들은 종전 직후 원품 그대로 봉인된 채 기차로 고리키에 반입됐다가 지난 58년 모스크바 등으로 옮겼다.그 가운데 일부는 수송을 맡은 군인들이 빼돌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고스란히 운송됐다. 붉은 군대가 가져간 작품은 60만점에 이르는 막대한 양으로 추정되고 있다.독일이 러시아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작품의 수는 20만점. 구텐베르크의 「성서」를 비롯해 명작들이 포함돼 있으며 시가로는 5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작품은 유화 등 그림이 7백점,데생화 3천점이다.헝가리와 벨기에 등의 작품에다 프랑스 화가의 작품들도 상당수포함돼 있다. 프랑스의 미술품은 그림이 6백69점이고 3천점의 데생화에다 7백점의 청동상 등이다.이 가운데는 드가의 「춤추는 여인」,고갱의 「타페라 마하나」,드가의 「두사람과 집안」,반 고흐의 「흰집」,르누아르의 「빗질하는 여인」,마티스의 「무희」 등 명작도 섞여 있다. 이들 프랑스 작품들은 「오소비판(OS)」이라는 별도의 목록으로 보관돼 있다.구소련이 이렇게 많은 서구와 동구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스크바대학의 미술사 교수인 알렉세이 라스토구에프씨가 지난 91년 러시아의 일간신문 이즈베스티야지에 처음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또 최근에는 프랑스의 주간지 렉스프레스지가 자고르스키의 맥주의 탑에 유화와 청동상 등 1만6천5백점이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들 미술품들은 스탈린이 대외비를 명령한 이후 외부에 공개가 절대 금지돼 왔다.단지 소련국가안보위원회(KGB)의장의 허락을 받아야 관람이 가능했으며 KGB를 방문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특별한 경우에만 관람이 허용됐다는 것이다. 일부 미술품들은 러시아의 해외주재공관 장식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러시아는 옛소련시대인 지난 74년 브레진스키와 지난 92년 옐친러시아대통령때는 일부 예술품을 헝가리에 되돌려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측은 「예술품을 두번이나 구조했다」고 생색을 내고 있으나 헝가리는 「두번이나 도독맞은 작품들」이라고 맞서고 있다.특히 옛소련및 동구의 붕괴로 상호 연대가 느슨해지자 반환의 목소리도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러시아 내부의 반응은 다양하다.푸슈킨박물관의 야아다이리나 앙토노바푸슈킨 관장(72)은 『독일에 협력한 헝가리가 독일에 팔아치운 것을 되돌려줘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또 공산주의자들과 민족주의자들은 『우리가 전쟁에서 이겼다는 증거』라고 전리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되돌려주지 않겠다는 얘기다.하지만 일부 자유주의자들은 전리예술품들은 「전쟁의 마지막 감옥」이라며 반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보관한 예술품들 가운데 일부는 내년부터 전시도 될것으로 전해진다.지하에 보관돼 있다가 50년만에 빛을 보게 되는 것이다.
  • 석굴암 십일면관음상(한국인의 얼굴:42)

    ◎천계의 정적 어린듯 신비한 미소/버들잎처럼 긴 눈썹 둥근 콧마루와 연결/정면 응시하느라 실눈… 입은 작고 또렷 경북 경주시 진현동 석굴암 주실 벽에 배치한 3체의 부조 보살상들은 아름답다.특히 십일면관음보살상은 천계에서나 행여 만날 수 있을까.이미 깨우쳐 위로부터 보리(보제)의 경지를 구한 보살의 아름다운 모습에는 신비마저 가득 어렸다.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상은 열하나의 얼굴을 지닌 보살상인데,본존여래 뒤쪽에 서 있다.그러나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상을 통해 헤아릴 수 있는 얼굴은 열이다.관음보살상 자체가 부조이기 때문에 머리 뒤쪽에 표현할 얼굴 하나가 생략되었기 때문이다.열의 얼굴은 모두 관음보살상 머리에 표현해놓았다.머리 앞쪽에 화불 하나,좌우에 각각 셋,위쪽에 셋,머리 꼭대기에 하나가 배치되었다. 십일면관음보살의 본래 소임은 중생교화다.그래서 중생을 안주시키려는 대자대비한 마음이 얼굴에까지 깃들었다.거친 욕심을 떨쳐버린지 오래여서 표정이 마냥 지순하고 안온할 뿐이다.본존여래처럼 정면을 깊이 바라보느라 실눈을 했지만 눈매가 곱다.버들잎 같은 유엽형의 긴 눈썹이 그리 모나지 않은 콧마루와 맞물렸다.작고 또렷한 입이 고운 눈매와 어울려 살짝 웃음을 자아냈다. 옷 매무새는 하도 부드러워 지순한 얼굴에 비해 오히려 육감적 몸매를 드러내 보였다.그러나 본존여래의 원력을 도와주는 보살을 누가 감히 범접할 것인가.그리고 천계의 정적이 어렸으니 넘나볼 수도 없다.2.18m나 되는 키가 헌출하다.그 큰키의 보살 몸에는 구슬을 꿰어 엮은 여러 가닥의 영락이 치렁치렁 매달렸다.그렇듯 돌을 다룬 솜씨는 보살의 얼굴과 천의자락,영락 등을 더 이상 화강암 걸감대로 버려두지 않았다. 보살은 위를 바라보고 활짝 핀 연꽃 디딤판(앙련대)을 밟고 발을 좌우로 향했다.왼쪽 팔은 구부려 손에 보병을 잡았다.그리고 아래로 내린 왼팔은 팔굽과 홀목을 약간 들어 손가락에 영락 한 가닥을 잡아올렸다.유연한 동작이다.중국과 일본에도 석조나 목조의 십일면관음보살상이 전해오지만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상을 따라올 작품은 아무데도 없다.그만큼 세기적 걸작인 것이다. 그 많은 걸작의 조각상들을 봉인한 석굴암은 신라인들의 신앙과 지혜가 함께 창조한 불멸의 문화유산이다.비단 미학적 관점에서뿐 아니라 신라인들의 혼이 내재되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석굴암 창건을 더러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그것은 김대성이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세웠다는 「삼국유사」기록에 근거한 것이나,개인적 원력으로만 볼 수 없는 대역사였다.다시 말하면 개인적 발원에 의해 창건되었다기보다는 거족적 발원이 함축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석굴암의 조각상은 그 하나하나마다에 조화와 질서가 있다.그 조화와 질서는 평면적인 것이 아니라 동과 정이 어울린 것이다.석굴암을 들여다 볼 때마다 감동이 와 닿는 까닭도 여기 있다.
  • 쌀배송환/남북관계 파국 면했지만…/비너스호 송환배경과 대화 전망

    ◎북,시간끌면 무익 판단… 남은 쌀 실익 챙겨/국내 여론 악화… 관계개선 전략 차질 우려 13일 대북 쌀수송선 및 선원 송환협상이 타결됨으로써 남북관계는 일단 파국의 위기는 넘겼다고 볼 수 있다. 북측은 우리측 「삼선 비너스호」의 일등항해사 이양천씨의 청진항 사진촬영을 문제삼아 이 배와 선원 21명 전원을 억류시켰다.뿐만 아니라 10일로 예정됐던 쌀관련 북경 3차 남북당국자회담조차 무기연기시킨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은 사건 발생 11일만에 이 배와 선원들을 돌려보내라는 우리측 요구에 응했다.남북관계가 최악의 수렁에서는 빠져나오게 된 것이다. 북측은 당초 쌀회담 북측 대표인 전금철 명의의 전문을 통해 ▲「정탐행위」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 약속 ▲1차 합의된 15만t의 잔여분 인도보장 ▲쌀추가지원 보장 등 4개항을 송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이석채 재경원 차관 명의의 전문에서 재발방지와 잔여분 인도등 두가지 사안에 대해서만 명시적 약속을 해줬다.그러나 사진촬영건에 대해선 선원의 개인적인실수와 관련한 유감표시를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물론 북측도 실무접촉 과정에서 「고의적인 정탐행위」라며 우리측의 문서 사과를 요구했던 기세등등한 자세를 결국 누그러뜨렸다.내심 이번 사태의 장기화가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억류사태는 북한내 반개방파들에 의한 제한적 도발의 성격이 처음부터 강했다고 볼 수 있다.즉 군부등 강경파들이 「남조선쌀」 수용과 인공기 강제게양사건으로 우리측에 사과함으로써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얘기다. 또 사진촬영을 문제삼은 것도 우성호 미송환,안승운목사 납북사건 등으로 남한내에서 일부 대북 쌀지원중단 목소리가 제기되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북한 특유의 협상술의 일환이었다는 지적도 있다.북측은 대외 협상에서 세불리가 예상되면 언제나 일단 3보를 후퇴하는 강수를 쓴뒤 나중에 일보를 전진해 생색을 내면서 상대측의 양보를 얻어내는 협상술을 구사해 왔다. 이번에도 쌀을 얻어가는 주제에 수송선 억류와 쌀회담 중단을선언한 뒤 송환을 미끼로 1차 쌀지원분의 잔여분 인도를 보장받는 실익을 챙긴 것이 이를 말해준다는 것이다.이는 역으로 우리측의 대북 협상전술의 미숙을 가리킨다는 지적이다.때문에 이번 합의 자체가 남북관계 개선의 순탄한 전도를 예고한다고 보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오히려 남북간의 대치 분위기가 당분간 더욱 첨예해질 개연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이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북한에 의해 우리측의 선의가 짓밟히는 악재가 겹친 탓이다. 또 북경 쌀회담을 경협등 남북관계 개선을 향한 대화창구로 활용하려던 우리측의 전략도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인공기 강제게양 사건에 이어 삼선 비너스호의 억류등으로 우리측 국민여론이 악화되어 대북 쌀추가지원이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송 통일원차관 일문일답/“3차 회담일정 북과 협의중”/북한법 위반 인정… 유감표명선 매듭/약속 쌀 북송 재개… 브레이브호 출항 송영대 통일원차관은 13일 북한에 억류돼 있던 우리측 쌀수송선 「삼선 비너스호」와 선원 21명 전원이 남북간북경 실무접촉 타결로 청진항에서 풀려났다고 발표한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남북실무접촉 타결로 북경에서의 남북 차관급 3차회담도 속개되는가. ▲이번 실무접촉은 삼선 비너스호 선원과 선박의 귀환문제를 협의하는데 그쳤다.3차회담 개최여부는 아직 합의돼 있지 않다.그러나 우리측 실무대표로 현재 북경에 가있는 김형기 통일원 정보분석실장이 앞으로 1∼2일 더 북경에 머물며 북측과 3차회담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다. ­실무접촉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북한측은 우리측이 사진촬영한 것을 「계획적인 정탐행위」였다고 사과문에 표기토록 요구했다.우리가 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우리측은 이양천씨가 사진촬영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북한측 법을 위반,청진항을 촬영해 물의를 빚은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합의에 이르게 됐다. ­쌀 잔여분 지원문제는. ▲광양에서 선적을 끝내고 대기중이던 두양 브레이브호를 오늘중 출항시킬 예정이다.남북간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한다는 전례를 남겨둠으로써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다는 정신에 따른 것이다.오래전부터 쌀을 선적해 놓은 상태여서 시간을 끌 경우 자칫 일부 쌀이 변질될 우려도 있었다. ­우리측 항해사가 사진촬영을 하게 된 동기는. ▲귀환후 진상을 조사할 예정이다.여러 정황으로 미뤄 실무접촉에서 느낀 감은 개인적 실수가 아닌가 한다. ­선원교육 담당 기관의 문책여부는. ▲해당기관에서 2차례 교육했다.카메라는 북한항구에 들어가기 전 봉인하니 협조하라는 교육이 있었다.앞으로 사전교육을 더 철저히 시킬 계획이다. □대북 전문 정부가 삼선 비너스호 송환과 관련,12일자로 북한의 「전금철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고문」 앞으로 보낸 이석채 재경원차관 명의의 전문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삼선 비너스호의 1등항해사 이양천이 귀측의 법을 위반하고 청진항을 촬영하여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며 앞으로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할 것입니다.또한 제1차 북경협상에서 합의된 쌀협력사업은 계속적으로 이행될 것이며 이와함께 이양천 1등항해사를포함하여 전 선원과 선박을 조속히 돌려보내 주기를 바랍니다』.
  • 장백현의 아침(압록강 2천리:1)

    ◎백두산 병사봉 아래서 압록강 발원…/백두산 자락 오솔길엔 아픔드리 나무숲/상류에 163개 작은 섬… 92개는 북한 소유 서울신문은 광복 50주년을 맞아 압록강유역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 민족의 삶을 진솔하게 그린 「압록강 2천리」를 중국 연변 조선족 작가 유연산씨의 집필로 주 1회씩 연재합니다.서울신문 사진부 김명국기자와 동행한 작가는 민족의 개척정신이 면면히 이어진 이른바 서간도땅 압록강유역을 굽이굽이 누비면서 소수민족으로 살아온 동포들의 애환을 소설보다 흥미롭게 엮어나갈 것입니다.그리고 압록강의 대안북한땅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가지 못하는 산하의 모습과 북녘 사람들의 근황을 듣고 본대로 전할 예정입니다.특히 압록강유역은 고구려가 발흥한데 이어 발해가 기상을 떨친 우리 고대국가의 강역이었다는 점에서 역사기행 성격도 지닌 시리즈가 될 것입니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주정부 소재지 연길에서 장백현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중국 동북의 대지를 박차고 막 솟아오른 8월의 태양과 동행한 버스가 백두산 자락이 드리우기 시작한 안도현 이도백하에 이르자 벌써 한낮이 기울었다.갑자기 해를 가린 아름드리 나무그늘로 하여 길은 저녁나절 처럼 어둠침침했다.백두산의 그 많은 나무 가운데 미인이라는 홍송과 백송,사시나무가 어우러진 산자락에는 만화방초가 피어났다. 여름날 백두산 숲길은 참으로 아름다웠다.얼마를 달렸을까,종종걸음을 치듯 골짜기를 흘러내려온 물이 신작로 곁을 따라 철철 넘치듯 모여들었다.압록강 윗물을 만난 것이다.불타는 석양이 미인송의 아름다운 자태를 그림자로 만들어 버린 해거름녘이었다.터덜거리는 버스가 달려 내려갈수록 물빛깔은 푸르름을 더했다.녹음이 짙을대로 한창 짙게 물들어버린 나무 그림자가 수면과 기묘하게 조화되었다. ○홍·백송 어우러 장관 그제서야 압록이라는 의미를 깊이 깨달았다.압록강의 물빛이 오리머리 빛과 같이 푸른 색깔을 하고 있다(수색여압연)란 말을….「동국여지승람」에 나온다.그리고 「사기」나 「한서를 보면 압록강을 패수,염난수,청수라고 불렀다.고구려에서는 청하라고도 했고 중국에선 얄루장으로 부른다.어떻든 이 국경의 강은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 장백조선족자치현의 현정부 소재지 장백진에는 좀 늦은 저녁시간에 도착했다.여관에서 저녁밥상을 물리고 미리 약속한 김학현(60)선생을 만났다.그는 길림성 장백조선족자치현 문화관장으로 근무중인데 변계조사조의 일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그러니까 김선생은 중국과 북한 사이에 체결한 변계조약(변계조약·국경조약)에 따라 1963년에 실시한 경계조사에 참여했던 것이다. 국경에 관한 이야기를 밤이 늦도록 나누었다.그러나 백두산 천지 아래서부터 시작된 국경조사와 거기에 얽힌 사연은 다음기회로 미룰 수 밖에 없다.그 이유는 김선생의 말을 들어보면 납득이 갈 것이다. ○여름 장마로 길 끊겨 『백두산 국경비는 천지서남쪽 바로 아래에 있디요.맨 위에서 부터 일련번호를 매겨 내려오는데,1호가 3개,2호가 2개고 나머지 5호까지는 각각 1개씩을 세웠댔습니다.그러니끼리 모두 8개의 국경비가 있다 이 말입네다.그 국경비가 있는 백두산을 가자면 중국쪽 초소는 물론 조선(북한)쪽 초소도 지나가야 하디요.그런데 올 여름 장마에 길이 다가 떠내려가서리 지금은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이요.도로가 복구되면 안내할테니 좀 기다리시라요.실사구시라고 현장을 안보고 백두산 국경을 어떻게 쓰겠습네까?』 그래서 백두산 국경선 답사는 일단 뒤로 미루었다.자동차를 타지않고 높디높은 백두산,그것도 국경 고산지대를 도보로 등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김선생에게 뒷날 백두산 국경비답사에 동행해줄 것을 부탁하고 마음을 고쳐먹었다.물길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장백진에 기왕 도착했으니 이곳에 우선 관심을 두기로 작정을 댄 것이다.올라가지 못할 나무 바라보지도 말라고 했던가.길이 떠내려가 못 오를 산을 포기하고 우선 이곳의 압록강 답사에 신경을 쏟기로 했다. 압록강은 널리 알려진대로 백두산 최고봉인 병사봉아래 남동쪽에서 발원한다.처음에는 작은 시냇물을 형성하여 흐르다가 가림천과 오시천이 합수하면서 물길이 넓어진다.그러니까 장백진은 물길이 넓어진 압록강변에 자리했다.압록강은 장백진을 지나면 서쪽으로 흐름을 바꾸어버린다.그러면서 얼마를 흐르면 수력발전으로 유명한 장진강과 허천강을 만나는 것이다. ○강넘어 북한땅 함남 장백진을 지나가는 압록강 길이는 2백57㎞에 이른다.6백리가 좀 넘는 길이인데,압록강 전체 길이의 3분의1에 약간 못미친다.변계조사에 참여한 김선생에 따르면 장백현을 통과하는 압록강 상류 수계에는 섬과 사주가 1백63개나 된다고 한다.그 가운데 중국에 들어온 것이 71개이고 나머지 92개는 북한에 귀속되었다는 것이다.이렇듯 수계를 통한 국경개념이 뚜렷해지면서 웃어넘길 수 없는 일들도 일어난다는 것이 김선생의 귀띔이다. 『강에 있는 섬들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 때가 더러 있습네다.자기 나라 땅이거니 하고 무심히 발을 디뎠다가 기절초풍을 하는 수가 있디요.내 한족 친구 한 사람은 일생에 딱 한번 외국땅을 밟았는데 그것이 압록강 조선(북한)수계에 들어간 섬이었댔습니다.무심히 섬에 올랐더니 옥수수를 따던 조선사람들이 어서 돌아가라고 손짓발짓을 해서 도망쳐 나왔다고 합데다.국경은 그만큼 무서울 때가 있고,자칫 잘못하면 죄인이 되기도 하디요』 김선생과 밤 늦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그런데도 새벽에 해발 2백80m가 되는 탑산에 오를 요량으로 일찍 일어났다.탑산에 오르고 나서 장백현에서,아니 좀 더 시야를 넓히면 백두산에서 뜨는 아침해를 맞았다.새벽 어스름이 걷힌 압록강이 확연하게 시야로 들어왔다.그리고 강 건너로 옛 함경남도 땅인 북한의 양강도 혜산진시가지와 그 뒷산 멀리에 펼쳐진 개마고원의 옹기종기한 묏부리들이 보였다.
  • 「쌀 배 억류」 돌출로 남북관계 “적신호”

    ◎북의 돌발행위 배경과 향후 전망/체제동요 우려… 실리뒤 핑계 잡기­북/대화 테이블에 북 끌어내기 계속­남 북한의 쌀 북송선 억류와 10일로 예정됐던 남북 당국자간 북경회담의 무산이란 새 변수의 돌출로 남북관계의 전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북한이 우리측 선의를 담은 쌀 수송선을 억류하는 상식밖의 행위를 저질렀다.이 때문에 광복 50주년 8·15를 기해 나올 것으로 기대되던 획기적 대북 평화제의도 불발탄이 될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북한의 일련의 경직적 대남 자세들은 이같은 불길한 전망의 개연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이번 사태가 북한에 억류중인 우성호 선원의 미송환과 지난달 9일 안승운목사 납북사건등 대남 적대 노선의 연장선상에 있는 탓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 1,2차 북경회담에서 대남 비방을 자제하겠다는 언질을 주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오히려 대남 비방의 수위를 계속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이번 쌀 수송선 억류사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한동안 헤어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또한 북측이 억류 수송선의 송환을 카드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섞인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북측의 전금철이 3차회담의 무기연기를 일방 통보해오면서도 이미 합의된 쌀수송의 이행 보장을 요구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같은 전후 맥락에서 본다면 북측은 일련의 북경회담에서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을 추구할 뜻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즉 남한쌀이라는 실리를 챙기고 아울러 일본등 제3국쌀을 얻어내기 위한 걸림돌 제거용으로 남북접촉에 응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이는 『현재 북한에게는 진지한 남북대화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일이 없다』(송한호 민족통일중앙협의회 의장·전통일원차관)는 다수 북한전문가의 분석과 궤를 같이 한다.요컨대 북한은 미·일과의 관계개선을 자신들의 체제유지의 「중심고리」로 여기고 있다.반면 북한주민들에게 남한의 우월성이 전파될 가능성이 큰 쌀지원을 포함한 남북간 접촉확대는 체제동요의 전주곡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대한 회피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때문에 이번쌀 수송선 억류는 적절한 시점에 남북대화 테이블을 걷어차려던 북측이 핑믿거리를 찾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우리측은 쌀 수송선의 북한억류 사실을 가능하면 마지막 순간까지 공개하지 않고 해결해보려 했던데서 알 수 있듯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계속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 쌀외교 어찌될까/최소 80만t 부족… 미·일에 의존 속셈/전략 여의치 않으면 남북대화 복귀 북한이 8일 북경 쌀 관련 남북당국자 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연기시킴으로써 북한의 「쌀외교」전개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식량난이 북한당국자들이 호기를 부릴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상황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금년도 식량부족량은 최소 2백60만t으로 추정되고 있다.인구 2천2백만여명의 북한의 올 식량수요량을 최저 6백70만t으로 잡을 때 올 생산 예상량을 감안한 추정치다. 쌀과 잡곡의 배급비율을 3대7 이상으로 허리띠를 더 졸라맨다고 하더라도 쌀만 해도 최소한 80만t 이상의 외미 도입이 필요하다.하지만북한은 이를 위한 외환잔고가 고갈된 상태라 어차피 외부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금년중 북한이 외국쌀을 사들인 실적은 중국으로부터 1만2천t을 가까스로 구입한데 이어 태국으로부터 저급미 5만t을 외상으로 들여온게 전부다. 우리측이 무상지원해주기로 한 쌀 15만t 가운데 절반인 7만5천t만 현재 북한측에 인도된 상태다. 때문에 북측이 우리측 쌀수송선 선원의 청진항 사진 촬영이라는 석연찮은 이유로 북경 3차 회담을 중지시킨 사실은 제3국쌀을 무상으로 받겠다는 속셈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에 무상으로 쌀을 줄만한 나라는 장기적으로 남북 등거리외교를 추구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밖에 없는 상황이다.북한은 미국측에도 쌀지원을 타진하고 있으나 미국의 국내법 절차나 남북관계에 대한 미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쉽게 성사되기 어려운 형편이다.다만 일본의 현 연립내각이 내심 북­일 수교시 예상되는 청구권 자금의 일부를 남아도는 일본쌀로 미리 지불하려는 계산을 갖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본측은 이미 자국쌀 30만t을 북한에 지원키로 약속하는 한편 20만t은 추후 협상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측도 남북관계의 악영향을 미치면서까지 나머지 20만t의 추가지원을 무작정 강행하기 어려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따라서 북한이 일본을 상대로 하는 쌀구걸에 한계를 느끼는 시점에 남북대화 테이블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탐아닌 우발적행위 가능성”/“선원들 사전교육… 카메라 등 장비 봉인”/송 통일원차관 문답 송영대 통일원차관은 북한이 우리측 대북 쌀 수송선이 정탐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억류하고 있는 것과 관련,9일 상오 통일원 출입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이 우발적이라고 보나. ▲북측에선 계획적인 정탐행위라고 주장하나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북경 쌀회담에서 쌍방 합의대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실무협의가 필요하다. ­지난 2일 사건 발발 이후 취한 조치내용은. ▲사건 발생 이후 문제해결을 위해 대한무역진흥공사(KDTRA)와 조선삼천리총회사채널을 통해 북한측과 접촉해 왔다.이를 공개안한 이유는 쌀 하역작업이 6일에 끝났고 10일로 예정된 3차회담전에는 해결을 기대했기 때문이다.그러다가 문제해결이 안된 상황에서 북한측이 3차회담의 연기를 통보해왔다. ­수송선 선원들은 현재 억류된 것인가. ▲억류라기 보다는 귀환이 다소 늦어지는 것이다.북한의 전금철단장의 전문에 억류라는 표현은 없다. ­북한측의 조사는 끝났나.사진을 찍은 증거는 있나.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안다.사진을 찍었는 지도 확인되지 않고 않지만 정황으로 봐 그랬을 수는 있다. ­사진촬영과 관련,국제관례는.또 선원들을 사전 교육시키지 않았나. ▲국제적으로 상대방 항구에 들어갈 때 허용된 대상 이외에는 촬영할 수 없는 것이 관례다.선원들에 대해선 사전에 남북합의 사항을 인식시키고 북한주민 접촉요령등을 두차례 교육시켰다.선원들의 카메라등 장비는 봉인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입장과 북한측의 의도는. ▲먼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청진에 있는 수송선 선장과의 전화통화를 북측에 요청했으나 북한의 답변이 아직 없다.청진항은 군사항구가 아니다.또 이번 사건은 돌출적인 것이라 남북관계에 전반적인 그림과 연결시키는 것은 곤란하다. ­정부가 사건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정부는 21명의 선원을 어떻게 무사귀환시키느냐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사건이 공표됨으로써 정치대결로 비화되는 것을 꺼렸다. ◎삼선해운사측 표정/“터무니없는 조작”… 직원들 분개/이 항해사 관광사진 촬영 유혹받은듯 정탐행위를 이유로 북한에 억류돼 있는 삼선 비너스호(선장 장병익·9천3백67t급)의 서울 수송동 이마빌딩 6층 본사 삼선해운(대표 송충원)은 뜻하지 않은 사고에 대해 당황해 하면서도 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차분하게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 직원은 북한의 정탐행위 주장에 대해 『터무니 없는 조작』이라고 분개하는 반응을 보였으나 남북 당국자간에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는 눈치. 대책본부장인 방성제상무는 『지난 4일 하오 대리점인 싱가포르 다이시핑사를 통해 사고에 대한 간략한 보고를 받았다』며 『남북 당국자간에 역사적인 합의에 따라 쌀을 수송한 만큼 선원들의 안전귀환은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측이 사진촬영 등 정탐행위의 장본인이라고 주장하는 이양천 1등항해사(33)가 자신의 정탐행위를 시인하는 자술서를 썼다는 북한측의 주장에 대해 『아무도 의지할 수 없는 북한땅에서 보안요원들의 협박과 공갈로 어쩔 수 없이 썼을 것』이라며 『이항해사가 말로만 듣던 북한땅을 밟고 고국에서 자랑하기 위한 관광사진 촬영의 유혹을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선해운에는 북한에 억류된 선원의 안부전화를 묻는 가족들의 문의 전화가 결려오고 있으며 회사측은 『남북당국자간에 합의에 따라 쌀을 보내던 중 일어난 돌발사고이므로 송환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있다.현재 비너스호와 직접 연락은 할 수 없는 상태이며,이항해사를 제외한 20명의 선원들은 청진항의 비너스호에서 안전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비너스호는 지난 달 31일 상오10시15분 포항을 출발,지난 1일 하오 3시 청진항에 도착했으며 6일까지 귀항할 예정이었다.삼선해운은 지난 81년 설립,업계 8위로 성장한 다크호스.자본금은 50억원,지난 해 매출액은 2천57억원으로 러시아와 아프리카 오지 등 전세계 주요항로에 취항하고 있다.
  • 유럽/대기업 사장 고액연봉 바람/에릭슨사 연봉 1백50만달러 여파

    ◎“미 기업으로 이탈막게 급여 현실화”/기본급외 거액 「주식옵션」 별도지급/“임금인상 자제 분위기에 찬물”… 야당·노조서 강력 비난 유럽기업에서도 미국식 고액연봉제 바람이 불고있다.하지만 비판여론 또한 매우 거세다. 스웨덴의 LM에릭슨(장거리통신장비),프랑스 AXA(보험업),영국의 WPP그룹(광고대행업)등 유럽 각국의 대기업이 잇따라 최고경영자(CEO·사장이나 회장)의 연봉을 고액화시키고 있다. 에릭슨과 AXA는 95년도 사장연봉을 각각 1백50만달러(한화 12억)를 지급키로 했다.에릭슨은 회사이익을 전년도에 비해 81%증가시킨 라스 람크비스트사장에 대한 보답차원에서,AXA는 지방보험사를 세계 보험업계의 거인으로 탈바꿈시킨데 대한 대가로 거액을 지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유럽기업들의 연봉인상의 큰 특징은 일정기간후에 매각처분권(옵션)이 붙은 회사주식을 지급한다는 점이다.WPP그룹은 지난 6월 주총에서 마틴 소렐 사장에게 회사의 주식시세에 따라 최대 3천9백만달러를 벌 수 있는 주식옵션을 따로 주는 연봉패키지를 내놓았고 AXA도 베베아르사장에게 1백50만달러의 기본연봉외에 1백20만달러어치의 주식옵션을 따로 지급했다. 주식옵션으로 기업은 사장이 라이벌 기업과 손을 잡는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반면 사장은 해당기업의 주식시세에 따라서 매각시 앉아서 수백만달러를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애용된다.예컨대 베베아르사장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1백50만달러어치의 주식옵션은 당장 매각해도 2천7백만달러는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연봉인상을 추진하는 기업의 주장은 이렇다.지난해 유럽의 사장은 미국 사장이 받은 연봉 82만달러의 절반도 안되는 39만달러를 받아,연봉차를 줄여 현실화시키지 않으면 사장들이 미국과 손을 잡는 일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비판여론을 종합해보면 주식옵션이 끼워진 고액연봉은 일한 만큼 받는 유럽적 토양에는 매우 해로운 「미제 수입품」이라는 것이다.특히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는 유럽에서 점차 고액화되고 있는 사장연봉은 「탐욕스럽다」고 내뱉는다. 브리티시가스(BG)가 지난 94년세드릭 브라운사장 연봉을 76%오른 76만달러를 지급키로 결정하자 노조와 야당이 일어났다.노조는 민영화로 2만5천명이 감원될 판국에 자기몫만 챙기는 세드릭 사장을 「살찐 돼지」로 비난했고 야당은 이같은 연봉인상을 보수당 정부의 부실한 민영화사례로 삼아 대정부공세를 폈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 프랑스 총리는 지난 93년 대선에서 주식옵션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 때문에 낙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컴퓨터 컨설팅회사인 GSI재직때 거래한 주식옵션을 물고늘어진 상대후보의 공세로 결국 고배를 마셨다.아무리 합법적인 거래였다고 항변해도 프랑스인에겐 「기만적인 행위」로만 보인 것이다. 이같은 정서는 스웨덴에서 절정을 이룬다.스웨덴 언론들은 올해초 자회사로부터 컨설팅 수수료로 1백만달러를 받은 피터 월렌버그 인베스터사 사장을 『스웨덴에서 가장 탐욕스런 남자』라고 보도하기까지 했다.에릭슨의 연봉인상조치에 대해 스웨덴 국민은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사회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해된다.
  • 미 신문 폐간 중견지로 확산/랭킹8위 뉴욕 뉴스데이지등 6사 도산

    ◎제잡기 63% 더 들고 판매량 급감 이중고 미국의 신문업계가 천정부지의 제작비 상승으로 인해 연쇄 폐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뉴욕 3대 타블로이드판 일간지의 하나로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뉴스데이지의 폐간에 잇달은 LA타임스의 워싱턴판 폐간등은 미국의 신문업계뿐 아니라 언론종사자들에게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외에 올들어 지난 상반기동안 폐간된 신문은 휴스턴 포스트,프로비던스 저널,노포크 레저스타,볼티모어 선 이브닝판 등으로 모두 6개지에 달한다.이 가운데 특히 뉴스데이지의 경우 매일 67만부를 발행,랭킹 8위에 올라 있었고 지난 4월 폐간한 휴스턴 포스트도 28만부 발행으로 34위를 차지했던 중견신문이어서 이들 신문의 폐간은 신문업계 전체에 어둠의 그림자를 깊게 드리우고 있다. 미신문발행부수공사국(ABC)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6개월간 미국의 10대 일간지중 8개지의 발행부수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1백96만부와 51만부를 발행,1위와 10위를 차지한 유에스에이 투데이와 댈라스 모닝뉴스만이 전년도에 비해 1.1%와 0.3%의 증가를 보였을뿐 뉴스데이지가 7%로 가장 큰 감소를 기록한 것을 비롯,6위의 뉴욕 데일리뉴스가 5.1%,4위의 LA 타임스가 4.1%,9위의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는 3.4%의 순으로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이같이 신문산업의 불황을 초래한 가장 큰 이유는 용지난 등 전반적인 신문제작비의 폭등을 들 수 있다.지난해초 t당 4백20달러였던 신문용지값이 현재 6백85달러로 63% 인상됐고 9월초에는 7백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돼 일부 신문들의 연쇄 폐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지면축소,구독료인상,광고단가인상등의 자구책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또한 폐간으로 인한 언론종사자들의 실업현상 심화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뉴스데이지의 경우 기자 1백50명을 포함한 7백50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LA 타임스도 워싱턴판 폐간을 계기로 1백50명의 기자를 포함,모두 1천명을 해고통지했다.최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는 지난주 사측의 연봉인상거부에 2천5백명의 종사원이 파업으로 맞서는 바람에 최초로 신문을 못내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같은 신문업계의 불황에 대해 신문용지 관련 업계지인 「펄프&페이퍼 위크」는 『유럽의 경기회복과 동구의 자유화로 90년대초 신문용지의 급격한 수요증가에 비해 시설확충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초래된 국제적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미국의 경우도 세금감면문제와 환경규제조치가 완화되지 않는한 제지공장설립의 시설확충은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용지난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인공기 강제게양”주권침해 강경대응/「쌀 북송선 회항」배경과 파장

    ◎교신착오 아닌 “고의 촉발행위” 결론/북 당국의 사과 여부따라 「재개」 판가름 북한에 쌀을 싣고간 우리측 수송선 「씨 아펙스」호에 강압적으로 인공기가 게양된 사건으로 인해 북경 「쌀회담」합의로 반짝했던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정부는 30일 나웅배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을 북한측이 고의적으로 촉발한 사건이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뒤 「북경합의」의 주역이었던 전금철을 지칭,『북한의 책임있는 당국자가 사과하지 않으면 쌀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8천t의 쌀을 싣고 북을 향해 목포와 군산,마산항을 떠났던 3척의 선박들은 즉각 귀항조치됐다. 이에 앞서 29일 하오 쌀회담 북측창구인 북경의 조선삼천리총회사측은 『북경과 청진간 교신상 착오』라며 재발방지를 약속,통일원측은 한때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였었다.그러나 인공기 강제게양에 대한 비난여론이 의외로 강한데다 당국자가 아닌 삼천리총회사측 사과만으로는 앞으로의 원활한 쌀지원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당국자의사과와 재발방지약속을 요구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우리측은 당초 배고픔에 고통당하는 북한주민을 돕는다는 동포애적 차원에서 쌀을 지원하기로 했다.그러나 북한당국은 우리측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북한주민들에게 비밀로 할뿐 아니라 이를 위해 어느쪽 국기도 게양치 않기로 한 구두합의사항을 어겨가며 인공기를 강제로 게양케 하는등 주권침해행위마저 저지른 것이다.이같은 「무례」까지를 용납해가며 북에 쌀을 지원해야만 하느냐는 국민적 여론을 받아들여 사과가 있기까지는 쌀지원을 중단키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쌀공급의 속개여부는 북측의 사과여부에 따라 결정되게 됐으며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북경에서의 남북간 2차회담은 물론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통일원측은 북한의 무례한 행위를 비난하면서도 쌀회담을 통해 남북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그러나 북한에 대한 쌀지원 자체에 대해서도 일부 여론의 비판이 있었던 상황이어서 인공기게양이라는 상황이 닥쳤는데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는 분위기이다. ○…북측의 강제 인공기게양과 관련,29일 밤 청진항에 접근하던 쌀수송선 「돌진호」를 급히 귀환시키는 과정에서 무선연락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자칫 북측과 충돌이 빚어질뻔 한 사실이 30일 하오 확인됐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29일 밤 청와대 유종하외교안보수석비서관주재 긴급대책회의 결과 쌀 2천t을 싣고 이미 북항중이던 「돌진호」등 3척의 쌀북송선들을 긴급 귀환조치키로 결정했다.이때가 밤10시30분쯤.통일원·항만청·해경등이 「돌진호」등에 대한 무선연락을 맡았다.그러나 관계직원들이 퇴근한 후여서 1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취해지지 않았고 「돌진호」는 그 순간에도 계속 항해,청진항 남방 70마일까지 접근한 상태였다. 초조하게 무선연락여부를 챙기던 외교안보수석실은 「연락성공」보고가 올라오지 않자 추가로 해군에 무선교신을 지시,「돌진호」를 간신히 되돌려 세웠다는 것이다. 해군은 지시를 받은 직후 동해상 북방한계선(NBL) 바로 남쪽에서 작전중이던 함정에 임무를 부여,수차례 시도끝에 자정 조금전 「돌진호」와의 교신에 성공,「회항지시」를 전했다. 「돌진호」는 바로 선수를 남으로 돌렸지만 수시간후 북방한계선 북쪽 16마일쯤에 이르렀을때 북측배로 추정되는 한척의 괴선박이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긴장이 고조됐다. 해군은 레이더로 괴선박이 「돌진호」방향으로 고속항해하는 것을 발견하고는 북방한계선 바로 남쪽에 구축함 1대와 고속정편대를 배치했다.공군 또한 인근 제18전투비행단에 긴급출동명령을 하달,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다.이 긴장은 이날 하오 「돌진호」가 우리해역에 무사히 들어옴으로써 완전 해소됐다. ◎인터뷰/씨 아펙스호 김예민 선장/“끝까지 버티지 못해 죄송”/“관례 어긋난다” 북 도선사와 한시간 실랑이 『태극기를 달고 북한영해에 들어갔으나 청진항 입항당시 태극기를 내리게 돼 매우 안타깝고 섭섭했습니다』 북한에 보내는 쌀 2천t을 청진항에 하역한뒤 30일 상오4시45분 부산항에 귀항한 남성해운소속 씨 아펙스호 김예민(38)선장은 『태극기를 하강할때 나라를 잃은 것같은 슬픔을 느꼈다』며 『끝까지 버티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태극기를 내린 경위는. ▲26일 하오4시 청진항 외항선 도선 묘지에 도착한뒤 1시간쯤 기다리는데 청진항 도선사(파일럿)가 승선,태극기를 내리고 준비해온 인공기를 달 것을 강요했다.국제관례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단호히 거부했다. ­좀 더 자세히 말해 달라. ▲그들이 인공기를 게양하기에 코사(KOSA·북한원양해운공사) 청진대리점에 연락해 달라고 했다.태극기게양문제로 한시간쯤 도선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인공기도 내렸다.청진항 부두 0.5마일 해상에서 앵커를 내린뒤 『청진항책임자를 만나고 싶다』고 하자 하오 7시25분쯤 50세가량의 청진항 항장이 세관 및 검역소직원들과 함께 승선했다.굳은 표정으로 『국기를 게양하면 선장과 전 승무원들의 신상에 해롭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태극기를 달지 못하고 인공기를 게양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도선사는 국제관례를 아는지 거듭 『미안하다』고 말했다. ­하역작업은 순조로웠나. ▲조선삼천리총회사 강현명과장이 쌀인도서명을 한 뒤인 27일 상오8시30분부터 28일 상오10시40분까지 진행됐다.일제때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크레인으로 하역했으며 낡아서 3∼4차례 고장이 났다. ­인부들은 우리 쌀인 줄 알고 있었나. ▲한국산인줄 알고 있었지만 식량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육지로 내렸나. ▲26일 하오6시30분쯤 청진항에 상륙,25인승 버스편으로 1백m쯤 떨어진 3층 천마산호텔로 가 저녁식사를 했다.본선 당직 3명을 제외한 승무원 13명과 북측의 삼천리회사 강과장,청진항 항장 등 9명이 중국음식을 2시간동안 먹었다.객실은 27개였고 호텔수준은 낮았다.음식맛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도착예정항이 나진항에서 청진항으로 바뀐 것은 어떻게 알았나. ▲25일 하오10시40분쯤 서울사무소에서 연락이 왔다.안전을 감안,해안선에서 35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북쪽으로 항해했다.나중에 북한측의 영해는 12해리가 아니라 15해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청진항에서 서울본사와 연락은 어떻게 취했나. ▲코사를 통해 할 수 있었다.청진항에 입항하자 북측은 쌍안경·녹음기·카메라 등과 통신장비(SSB) 및 방향탐지기(RDF) 등을 모두 봉인한뒤 통신실을 폐쇄했다.기념촬영 등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북측이 선물은 주지 않았나. ▲고맙다는 말과 함께 선원 1인당 위스키로 보이는 곡주 2병을 줬다. 김선장은 쌀을 싣고 다시 북한으로 가겠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 전국 투개표 현장(6·27 지방선거)

    ◎구청장 시·구의원 기표안된 표 속출/강서 2개표소 부정집계 문제로 한때 험악/조순 후보 줄곧 앞서자 사주묻는 전화 많아/70대 할머니 투표후 쓰러져 후송중 사망 지방선거의 투표가 27일 하오 6시 원만하게 끝나자 각 선관위는 전국 3백76개 개표소로 투표함을 옮겨 개표 작업을 시작했다. 개표가 진행된 27일 밤부터 28일 새벽까지 전 국민들도 손에 땀을 쥐며 TV를 지켜봤다. 각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선거 사무실에 모여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판세에 일희일비하며 밤을 새웠다.초반에 대세가 끝난 지역에서는 당선자의 자축 파티가 일찌감치 벌어졌다. ○기권표 잇따라 발견 ○…4대 지방선거의 서울지역 부재자 투표용지가 개봉되면서 서울시장만 투표하고 구청장·시의원·구의원 투표란에는 기표가 안된 기권표가 잇따라 발견돼 참관인들과 개표종사자들은 허탈. 서울 관악구 남현동 사당국교 체육관에 마련된 관악갑 제1개표소에서 개표업무를 보던 이모씨(31·은행원)는 『서울시장만 뽑은 유권자가 자주 눈에 띄었다』면서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에 대한 상대적인 무관심이 그대로 드러난 현상 아니냐』고 지적. 또 4가지 투표용지가 동시에 개봉되는 부재자 투표에서는 「1·1·1·1」나 「2·2·2·2」등 같은 번호를 나란히 찍은 사례도 자주 눈에 띄기도. ○…부재자투표에서 무소속 박찬종 후보에게 다소 밀리던 민주당 조순후보가 이날 11시쯤부터 본개표에서 선두를 달리기 시작하자 조순 서울시장 후보의 자택에는 조후보의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를 묻는 전화가 자주 걸려와 눈길. 조후보의 측근들은 『선거운동 기간동안 역술가들로부터 조후보의 사주를 묻는 전화가 1백여통이나 걸려왔다』며 『이들은 한결같이 「조후보는 걸어다니기만 해도 당선된다」는 등 조후보의 낙승을 점쳤다』고 귀띔. 그러나 태어난 시만큼은 공개하지 말라는 조후보의 당부에 따라 측근들이 역술가들의 전화를 따돌리느라 애를 먹기도. ○유·무효판정 입씨름 ○…이날 하오 9시10분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 88체육관에 마련된 강서구 갑선관위 제1개표소에서는 참관인들과 개표종사자들이 기표용구 외의 용구로 표시가 된 투표지에 대한 무·유효판정을 놓고 한때 입씨름. 모 후보의 참관인들은 이날 심사부 종사자들이 개함점검부에서 넘겨받은 부재자 투표지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의 기표용구 외의 용구인 92년 대선당시의 기표용구로 표시된 투표지를 유효로 처리하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 이에대해 강서갑 선관위측에서는 『거소투표자의 경우,볼펜이나 만년필,◇·▽·X등 어떤 형태를 막론하고 그 투표는 유효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선관위에서 지급된 기표용구를 사용해야 하는 부재자 투표자가 이같은 기구를 사용하면 무효』라고 안내방송을 내보내 입씨름은 일단락. ○…이에 앞서 이날 상오 7시30분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구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나명자(70·구로구 신도림동 미성아파트)할머니가 투표장에서 갑자기 쓰러져 이웃 고대 구로병원으로 후송도중 사망. ○…하오 10시20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 마포고 체육관에 마련된 서울시의회 의원 개표장인 제2개표소에서는 민주당의 김운규후보측 참관인들이 개표종사자들과 부정집계 문제로 한때 험악한 분위기. 민주당의 김후보 참관인들이 민자당 유기종 구청장후보를 선택한 1백장 묶음의 투표지에 김후보를 선택한 10여장의 투표지가 섞인채 심사부로 넘어가려는 것을 적발,『개표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 문제의 투표지를 집계한 개표종사자들은 『날씨가 더워 일어날 일일뿐 고의는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민주당쪽에서 계속 이의를 제기하자 다른 개표종사자 10여명이 『이런 분위기에선 개표를 못하겠다』며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등 소동을 빚기도. ○참관인 희비 엇갈려 ○…하오 6시쯤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광역·기초 자치단체장의 출구조사결과가 방송 등을 통해 보도되자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각 후보진영의 참관인들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 서울 중구 을지로6가 중구 제1선거구에서 민주당 진영의 참관인들은 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조순 후보의 승리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일찌감치 자축 분위기인 반면 박찬종 후보와 정원식 후보측 참관인들은 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아직 뚜껑도 열어보지 않고 김치국부터 마신다』며 애써 자위하는 표정. ○…이번 선거에서는 개표소마다 2가지 종류의 투표함이 이전의 다른선거때보다 많아 개표 개시 시간이 지체됐다. 서울 관악구 신림9동 삼성고교 체육관에 마련된 관악을 제1개표소의 경우 이날 하오 8시쯤 투표함 1백82개가 모두 도착했으나 선관위측이 투표함 봉합 및 봉인 여부,잔여투표용지 매수,선거인 명부,절취된 일련번호지 매수등을 투표록과 일일이 대조한뒤 개표장으로 반입하느라 하오 10시쯤에야 일반투표함의 개표를 시작. ○투표자 조사에 민감 ○…서울시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투·개표 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시청 공무원들은 투표가 끝난 뒤 보도된 투표자 여론조사 과에 민감한 반응. 민주당의 조순 후보가 무소속의 박찬종 후보,민자당의 정원식 후보를 따돌릴 것이라는 방송이 나오자 조후보의 득표율이 예상 외로 높다며 다소 의외라는 표정. 시의 한 관계자는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시정을 올바르게 펴주길 기대한다』며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의 개막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촌평. ○…최병렬 서울시장은 이 날 하오 기자실에 들러 누가 당선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세 후보 모두 능력있고 훌륭한 분이어서 누가 되더라도 시정을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며 여론 조사에 관해 『미국의 경우 투표를 마친 사람들을 상대로 한 조사라 거의 오차가 없지만 우리나라는 전화 인터뷰를 하기 때문에 가변성이 크다』고 지적. ○…많은 유권자는 투표를 마치고도 『누구를 찍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신중한 선택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기도. 회사원 박모씨(32)는 『서울시장 「빅3」후보의 대결에 관심이 있어 투표를 했지만 구청장과 시의원은 정당을 기준으로,구의원은 이름이 재미있는 후보를 골라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경기고교체육관에 마련된 강남을 선거구 광역·기초자치단체장 선거개표소에서는 하오 7시쯤부터 부재자투표함 개표를 시작으로 개표일정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 그러나 각 투표구에서 모인 투표함과 선거인명부 등을 접수받아 개표대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접수창구가 1곳밖에 설치돼 있지 않아 접수되지 못한 투표함행렬이 체육관주변에 1백여m가량 길게 늘어서 있었으며 이때문에 투표관리요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하오 7시쯤부터 부재자 투표함 개표를 시작한 경기도 고양시 제1개표소에는 하오 7시30분을 넘어서면서 각 후보자의 참관인과 일반 관람객 등이 한꺼번에 몰려 시장터를 방불. 특히 각 투표구에서 도지사 및 시장 투표함이 밀려들어와 체육관의 실내 통로가 투표함으로 꽉 찬데다 관람석에 있던 일반 관람객과 후보 참관인들이 부재자 개표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개표장을 돌아다니는 바람에 더욱 혼잡.
  • “일 후지산 어원은 한국말”/박갑천씨 한말글발표회서 주장

    ◎「불의 산」 의미… 고어 「□」에서 유래 일본의 명산인 후지산(부사산)은 한국말에서 그 말의 본디 바탕을 찾아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말과 글에 관한 연구로 겨레문화창달에 이바지해온 한말글연구회(회장 정재도)의 박갑천 편집위원(전 서울신문논설위원)은 29일 하오 7시 서울 한글학회강당에서 발표할 「부소산과 부사산」이라는 연구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위원은 『후지산은 「불의 산」이라는 뜻이거나 「부리(봉)의 산」이라는뜻이거나 모두 「□」으로 통한다』며 『비록 음은 달라도 부여가 「불」 갈래 이름이며 부소산도 「불」갈래여서 후지산은 부소산과 다를 것이 없는 이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땅 이름에도 부사라는 이름을 쓰는 곳이 있다』 며 『부사산을 일본식으로 읽어서 후지산이 되었다고 해도 그 말 밑은 결국 「□」으로 귀착된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이어 『후지산의 어원에 관해서는 일본에서도 많은 설이 있으나 한국어의 「□·불」에서 나왔다는 설에 주목해야한다』며 『일본말에서 어원을 찾을 것이아니라 한국말에서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후지산의 화산구를 싸고 있는 8개의 봉우리 이름 중 최고봉인 「겐가미네」(검뫼)와 두번째의 「하쿠산다케」(백산악),세번째의 「구스시다케」의 구스시(구지봉)도 한국말에서 왔다고 덧붙였다.
  • 한국 소비자는 봉인가/오승호 경제부 기자(오늘의 눈)

    한국의 소비자들은 난처하다. 재정경제원과 소비자보호원이 서울을 비롯한 세계 8개 도시의 공산품가격을 직접 조사해 지난 23일 발표한 내용을 접하고 자연스레 느끼게 되는 점이다.충격적일 수도 있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43개 공산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이 일본의 도쿄에 이어 두번째로 비싸고 진공청소기와 TV·시계·컴퓨터·카메라는 서울이 가장 비싸며 냉장고 등 27개 품목은 도쿄를 제외한 6개 도시의 평균보다 20%나 높다는 것이 주내용이었다. 예컨대 냉장고의 경우 서울에서 1백만원짜리를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서는 44만3천원에,서울에서 1백50만원짜리인 에어컨을 뉴욕에서는 46만3천5백원에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더욱이 도쿄에서 가령 15만1천4백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서울에서는 20만원을 줘야하는 등 9개의 공산품은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도쿄보다도 가격이 높다. 물론 서울의 공산품가격이 이처럼 턱없이 비싼데 대한 나름의 이유는 있다.유통산업의 구조가 낙후돼 있어 물류비용이 비싸며 대일무역역조를 개선하기 위한 수입선다변화제도로 TV 등 일부 품목의 수입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이라는 점 등이 물가당국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런 원론적인 「변명」에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일 소비자가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 물가당국은 물가가 뛴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공산품은 논의의 대상에서 거의 제쳐놓곤 한다.농축산물과 서비스요금만이 늘 도마 위에 오른다. 공산품은 다른 품목에 비해 업자들간의 경쟁이 비교적 잘 이뤄져 가격의 안정에 별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큰 것 같다.실례로 최근 재경원이 개인서비스요금의 안정을 위해 가격을 내리는 업소에 상수도요금의 50%를 면제해 주겠다는 내용을 발표할 때도 『공산품처럼 경쟁적인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토를 달았었다. 이번의 조사결과는 공산품가격에 대한 정부의 이런 시각을 정면으로 뒤집은 셈이다.물론 물가를 인위적으로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하지만 이번의 조사결과는 공산품의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함을 일깨워줬다.
  • 성폭행 아픈상처 담담하게 고백/김형경 성장소설 「세월」1권 선보여

    ◎힘겨운 삶의 무게 이겨내고 지난날과 화해 세월의 주름살 마디마디에는 얼마나 많은 말 못할 사연이 깃들여 있을까.지난 93년 국민일보 1억원고료 장편소설공모에 「새들은 제이름을 부르며 운다」가 당선되며 문단의 주목을 받은 김형경씨(36)가 자신의 절절한 내면세계를 고백한 자전적 성장소설 「세월」1권(문학동네 펴냄)을 펴내 화제다.2백자원고지 4천5백장분량 총 3권으로 완성될 「세월」은 아직도 어른거리는 지난날 성폭행의 그림자 등 작가 자신의 숨기고 싶은 상처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30대중반을 넘기기까지 속으로만 삭여오던 「봉인된 삶」의 안쪽을 송두리째 뒤집어 보인다.아버지의 외도로 민달팽이처럼 떠돌아다녀야 하던 유년시절,별거한 부모에 의해 「버려져」 12살때부터 시작한 힘겨운 하숙생활,대학시절 연극반선배와의 「강요된」 동거로 인한 심신의 고통 등 자신의 굴곡진 성장사를 소설화자인 「그 여자」의 입을 통해 토해낸다.특히 부리부리한 눈,강인한 턱의 소유자로 묘사되고 있는 소설속 「그 남자」는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는 현역문인을 대번에 떠올리게 해 호사가의 가십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말 대중문화를 다룬 소설을 1천장정도 써나가고 있을 때 펜이 더이상 움직여지지 않음을 느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있다간 그 세월의 하중에 저 자신 압사당해버릴 것만 같았어요.그래서 부랴부랴 지난해 11월16일부터 2월말까지 설악산에 틀어박혀 눈물을 흘리며 「내 얘기」를 쓰게 됐습니다』 삶의 치열함과 문학성이 한몸을 이룬 이 장편은 작가의 문학적 성년식이자 문학생활의 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세월이다.시간이 퇴적층처럼 쌓여 정신을 기름지게 하고 사고를 풍요롭게 하는,바로 그 세월이다.그러므로 세월 앞에서는 누구든 겸허해야 한다』 혹독한 인생살이를 통곡하듯 쏟아낸 작가는 이제 넉넉한 화해의 눈빛으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 “북은 특구만들어 한국형 수용하라”/공 외무 외신회견

    ◎경수로는 「트로이목마」아니다/북·미 베를린 회담 오늘 재개 공로명 외무부장관은 11일 『북한이 나진·선봉지역을 개방해서 자유공업지대를 만들었듯이 원자로 건설지역을 한정적으로 개방하면 한국형 경수로를 받아들여도 체제유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 장관은 이날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한국이 막대한 국민부담을 감수하며 경수로 지원의 중심적 역할을 맡으려는 것은 남북한간의 긴장을 완화하고,나아가 남북경협 활성화의 기반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한국형경수로는 북한에 「트로이의 목마」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공 장관은 또 『한국형이 아니면 국내적으로 대북 경수로지원을 위한 자금염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공 장관은 경수로 협상전망과 관련,『현재로선 북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의 한국형 거부가 「판돈」을 높이기 위한 교섭상의 전술인지 또는 미국과 직접 협상을 하기 위한 다른 차원의 전략인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공 장관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정비는 하고 있지만 봉인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핵동결자체는 제네바 합의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관에 의해 면밀히 감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 장관은 대북 경수로 지원과정에서의 러시아 역할에 대해 『경수로에 사용될 우라늄 연료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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