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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하우톤/산업용 윤활유 생산(한국경제 여기에 길이 있다)

    ◎‘상품&서비스’ 묶어 수출/수출국에 직원 파견 서비스 토착화/비결은­대기업 의존 탈피 중국 독자 진출.평생바이어 전략 타사 진출 봉쇄/성과는­180명이 세계시장 50.8% 점유.IMF이후에 되레 목표 상향조정 올해 수출누계액이 지난달 마침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 추세라면 올 수출이 40년만에 감소하리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와 환율 불안 속에서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우리 중소 수출업체의 현실이다. 그러나 극심한 한파 속에서도 기술개발과 틈새시장 개척으로 수출을 늘려 나가는 기업들이 있다. 악조건에서 이들이 수출증진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의 IMF생존법을 통해 우리 수출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모색해본다. 컨테이너의 부식을 막기 위해 바닥에 칠하는 방청도료 등 산업용 윤활유를 생산하는 (주)한국하우톤(회장 金光淳). 생산직을 포함해 직원이 180명인 이 회사는 90년대 초부터 중국진출을 모색해오다 94년 50만달러를 투자,마침내 상해에 지사를 세웠다. 그리고는 그해 1,1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전년도보다 91% 증가한 수치다. 이듬해인 95년 역시 1,560만달러 어치를 수출하며 42%의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96년들어 전세계 컨테이너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수출은 21%가 감소하며 1,250만달러로 추락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곧바로 이듬해 1,340만달러 어치를 수출,6.5%의 증가세를 회복했다. IMF한파가 몰아닥친 올해에도 회사는 꾸준한 수출증가세를 보이며 올 목표치를 12.5% 증가한 1,530만달러를 잡아놓고 있다. 이같은 수출증가세는 그러나 이 회사의 자랑이 아니다. 정작 주목할 점은 세계 컨테이너 하부방청도료 시장의 절반(50.8%)을 이 회사 제품이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컨테이너의 80%가 이 회사의 손을 거쳤다. 종업원 180명이 지구의 절반을 제패한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철저한 시장조사로 틈새품목을 찾았다는 점이다.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적기에 적절한 제품으로 파고든 것이다. 회사측은 90년대 초반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국내 대기업의 발주에만 의존하다 이들이 생산공장을 저임금의 동남아로 옮겨가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궁여지책으로 회사측은 대기업을 끼고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승산이 적다고 보고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지사를 만들어 직접 진출했다. 면밀한 시장조사가 바탕이 된 이 ‘상해상륙작전’은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보다 큰 비결은 고객감동 서비스. “한번 잡은 바이어는 놓치지 않는다는 데 서비스의 목표를 뒀다”고 이 회사 崔俊基 사장은 말한다. ‘기존 바이어를 잘 유지하는 것이 새 바이어를 찾는 것보다 비용을 5배나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국하우톤은 제품을 수출할 때 현지 종업원도 함께 바이어 회사에 보냈다. 상주하면서 아예 그 회사 사람이 되게 했다. 이른바 ‘서비스 토착화’ 전략이다. 효과는 컸다. 수출품의 하자를 제때 발견,즉시 해결할 수 있었다. 바이어 측은 파견직원을 제 식구처럼 생각하며 신뢰를 높였다. 다른 경쟁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었다. 기술서비스도 철저했다. 아주 사소한 문제점까지 열거하고 해결방법을 기록한 책자를만들어 모든 직원들이 숙지하도록 했다. 무역부 林幸根 팀장은 “생산과 판매도 중요하지만,복잡다양한 상대의 욕구와 감정까지 배려하는 신속한 서비스가 중국시장 제패의 성공요인”이라고 자평했다.
  • 日 北 미사일 강경대응의 속내/黃性基 도쿄 특파원(오늘의 눈)

    북한의 시험 미사일 발사에 전세계가 발끈했다. 우려와 함께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성토되어 마땅했다. 특히 일본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강력했다. 반발은 미사일이 발사됐던 날부터 가시화됐다. 경수로 분담금 협상을 연기하자고 제의했다. 다음날 경수로 지원금 분담 서명을 보류키로 했다. 그 다음날에는 북한을 오가는 전세기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중의원과 참의원에서는 북한에 항의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나 산케이(産經)신문 등은 4일 일본 정부와 자민당에서는 경제제재까지 취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 대한 송금과 무역거래를 정지시키고 인적 교류는 봉쇄하는 내용들일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후속조치의 시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의 제재조치들도 북한에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또 예견되는 후속방안들의 위력이 워낙 강해 최악의 결과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친 걸음을 주춤거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또 일련의 조치들이 한국이나 미국과 함께 시행되어야만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에 공동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물론 미국의 달래기도 주효했던 것같다. 일본을 방문중인 카트 캠벨 미국 국방차관 대리는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관방 부장관과 만나 “북한을 움직일 여유 없이 구석으로 내모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신중한 대응을 요구했다는 소식이다. 모두 설득력이 있고 나름대로 갖가지 요소들이 충분히 고려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본의 반응을 분석한 홍콩 ‘아·태21학회’ 황즈렌(黃枝連) 회장의 진단과 우려를 떨쳐버릴 수가 없다. 홍콩의 명보(明報)에 실린 기고문에서 일본이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경제위기에 대한 국민적 불만을 밖으로 돌리는 의도가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 우익세력들은 이번 기회를 틈타 정부에 군사력 증강과 군비확장을 촉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與 선거제도개혁 최종안 무얼 담았나

    ◎지역獨食 방지 ‘東西분할’ 타파/선거연령 하향조정… 개혁·청년세력 육성/소수정당 난립 방지·저비용 정치에 초점 4일 국민회의가 발표한 선거제도개혁안은 망국적인 지역구도 타파와 저비용 정치실현을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지역구 의석의 대폭 축소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1대1 비율로 확정했다. 비례대표의석만 정당별로 득표율에 따라 배분되는 이른바 일본식 정당명부제의 도입인 것이다. 따라서 지역구와 비례대표가 각각 125석씩,총 의원정수는 250석 내외가 된다. 현행 299명에서 50명선이 줄어든다. 당초 2(지역구)대1(비례대표)안이 거론됐으나 “동서 지역분할 구도를 허물어야 한다”는 金大中 대통령의 뜻이 전달되면서 획기적 변화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비례대표 배분은 서울,부산권 등 6개 권역으로 최종확정했다. 권역별로 비례대표 의원후보 명단을 발표,유권자의 심판을 받는다. 유권자는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각각 선출할 수 있다. 따라서 한 후보가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에 동시에나서는 중복 입후보제도 금지된다. 당연한 결과로서 1인2표제가 도입된다. 하지만 심혈을 기울인 대목은 특정 정당의 독식(獨食) 방지 조항이다. 즉 한 정당이 특정지역에서 100%의 유효득표를 얻었어도 비례대표 배분은 최고 3분의2로 규정했다. 지역구도 타파를 최우선 목표로 잡은 만큼 특정 정당의 ‘싹쓸이’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미다. 선거연령도 현행 20세에서 19세로 하향 조정했다. 국민회의가 야당시절부터 줄기차게 주장한 것으로서 개혁·청년 세력 육성을 간접 지원한다는 의미가 있다. 소선거구제는 인구비례가 원칙이다. 1지역구 당 약 26만∼27만명 선이다. 대도시 최대 선거구는 약 39만명,농어촌 최소선거구는 약 1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행 253개 지역구가 125개로 절반 이상 축소,한국 선거문화의 획기적 변화가 기대된다. 소수정당의 난립을 예방하는 조항도 도입했다. 지역구 3석 이상,전체유효득표 5% 이상을 얻은 정당에 한해 비례대표 배분이 돌아간다. 국민회의안은 자민련과 협의를 거쳐 최종 여권안으로 도출될 전망이지만 한나라당과의 최종조율 과정에서 힘겨운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 소로스·중화권/‘돈싸움’ 누가 이길까

    ◎퀀텀 펀드­200억달러 동원 대대적 공세/홍콩·대만·중국­“홍콩주가 폭락 막자” 공동방어 중화경제권과 국제 헤지펀드(투기성 자금)간의 ‘머니게임’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초 헤지펀드의 홍콩증시의 공격으로 홍콩당국이 홍콩달러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증권시장에 개입하면서 시작된 싸움. 홍콩 혼자 대항하기에 힘이 부치자 중국이 가세했고 31일에는 급기야 타이완마저 뛰어들었다. 지난 8월14일 항성(恒生)지수가 6,600선으로 떨어지자 홍콩당국은 즉각 시장개입에 나섰다. 그리고 외환보유고의 13%인 128억달러를 쏟아붓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28일엔 지수를 7,800선까지 끌어올렸다. 헤지펀드는 일단 홍콩에서 물러나는듯 했다. 그러나 31일 또다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러시아에서 잃은 수십억달러를 만회하려는 복안이다. 대표적인 국제 헤지펀드인 퀀텀펀드의 운용책임자 스탠리 드러켄미어는 “홍콩의 외환보유고가 965억달러나 되지만 우리도 2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며 홍콩공략을 공언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홍콩증시는 개장초부터 폭락했다.552포인트(7%)가 떨어지며 지수는 7,277선으로 곤두박질쳤다. 홍콩당국이 헤지펀드의 대공세에 일시 두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홍콩이 수세에 몰리자 중국과 타이완이 발벗고 나섰다. 중국은 헤지펀드들이 홍콩달러의 안정을 해쳐 단기 차익을 얻으려 한다고 맹비난하며 홍콩정부가 요청하면 언제든지 1,4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풀겠다고 밝혔다. 타이완도 증권 투자자들과 컨설팅업체들에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 판매를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대표적인 헤지펀드의 타이완 상륙을 봉쇄하겠다는 계산이다. 외환보유고가 3,200억달러나 되는 중화경제권과 헤지펀드간의 한판 승부가 어떻게 끝날지 두고 볼 일이다.
  • 러 의회,총리 인준 거부/체르노미르딘 찬성

    ◎찬성 94·반대 251… 정국 소용돌이 【모스크바 AFP 연합 특약】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는 31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 서리에 대한 인준을 거부했다. 총원 450명중 345명이 참여한 이날 투표에서 인준안은 반대 251,찬성 94의 압도적 표차로 부결됐다. 표결은 이탈표 봉쇄를 위한 국가 두마의 막판 결정에 따라 공개로 진행됐다. 하지만 체르노미르딘은 표결과 관계없이 1일 옐친에게 각료명단을 제출 하겠다고 밝혔다.
  • 제일은행 ‘불법주총’ 유효/서울고법 판결

    ◎“경영정상화 무산땐 금융혼란 감안”/패소 소액주주들 상고 포기 제일은행의 주총 결의 적법성 여부를 둘러싸고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 준 원심을 뒤집고 주총 결의가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원고측도 법원의 뜻을 존중해 상고를 포기했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金明吉 부장판사)는 26일 제일은행 소액주주 100명을 대리한 李모씨가 “은행이 총회꾼을 동원해 일반주주들의 발언을 봉쇄하는 등 의결절차를 무시했다”면서 은행측을 상대로 낸 주총결의 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주총 결의가 취소되면 정부와 은행측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진했던 모든 정책들이 효력을 잃어 은행이 파산할 위험성이 있다”며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사법부가 금융산업과 경제계의 혼란을 고려,판단을 내린 것이지만 불법행위를 유효화시키는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난해 2월 열린 은행 주총이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불법’이라는 원심 판결의 취지는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주총 결의를 취소하면 감자(減資)와 점포 축소,정부 출자 등 그동안 기울인 경영정상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 은행의 파산 위기와 함께 주주들이 큰 손해를 보고 금융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원고측 이손진 변호사는 “1,2심 재판부로부터 주총의 불법성을 인정받은 만큼 공익 소송으로서의 목적을 이뤘다”면서 “어려운 국가 경제를 감안,경영 잘못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 환경부 수질 개선책 문제점/부처 협의과정 ‘무단칼’ 우려

    ◎기존공장 이전 기업사정 배려 안해/오염원 규제 피해나갈 구멍 그대로 환경부의 팔당 상수원 수질 개선책은 맑은 물 공급을 위해서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재원 조달과 지금도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있는 팔당호 인근 시·군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다. 환경부는 특별대책지역 내 양안 300m에 녹지대를 조성,팔당호 주변에 오염원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음식점과 숙박업소의 신규 영업 금지는 물론 기존 업소의 오수 배출기준을 20ppm 이하에서 10ppm 이하로 강화해 영업에 비싼 돈이 들도록 함으로써 업소가 하나 둘씩 문을 닫게 한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그러나 아직 사들여야 할 땅 면적과 거기에 드는 돈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현재 각종 규제로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고 있는 상류지역에 대대적인 지원을 할 방침이다. 하지만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4,681억원의 환경기초시설 지원비가 각 5,000억원으로 책정된 주민사업지원비 및 토지매수지보다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염이 심한 임진강수계와 피혁 도금공장 등이 밀집한 한탄강수계 철원군을 특별대책지역으로 정해 기존 공장을 이전하도록 하는 안도 IMF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대책은 또 음식점 숙박업소 등 오염원이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 나갈 여지를 봉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광주군 양평군 등 팔당호 주변 건물들은 일반주택은 연면적 799㎡,여관 음식점은 연면적 399㎡인 것들이 많다. 특별대책지역에서는 일반주택은 800㎡,여관 음식점은 400㎡ 미만으로 건축규모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 차이로 규제를 피하고 있다. 개선책은 또 환경부의 시안(試案)일 뿐 앞으로 완화될 여지가 많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건설교통부 등 무려 10개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고 경기 강원 등 상류지역 자치단체의 반발을 무마하는 일도 남아 있다. 崔在旭 환경부 장관도 “아라비아 숫자(수변구역의 범위 등)는 협의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혀 앞으로 협의과정에서 환경부 안이 후퇴할 가능성을 시인했다.
  • 경찰·노조원 대치/勞使,李 노동 중재 거부/現代自

    현대자동차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정부의 막판 중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다시 공권력 투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노조는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정문에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18일 李起浩 노동부장관이 전날 노사대표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노사가 절충안을 갖고 중재를 요청하면 정부가 중재에 나서겠다고 제안한 데 대해 더 이상 양보할 내용이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노동부가 노사 양측에 중재 여부를 물었으나 양측 모두 이날 하오까지 정부에 중재 요청을 하지 않아 중재를 통한 타결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상오 공권력 투입에 앞서 가상 진압훈련을 실시한데 이어 하오 2시쯤부터는 사내로 진입하는 인원을 통제하기 위해 정문 등 회사의 주요 출입문을 봉쇄했다.
  • 경찰,현대自 출입구 8곳 봉쇄/긴장의 울산공장 안팎

    ◎전경 방석모 바꿔쓰고 진압작전 대기/勞 폭발물 바리케이드·쇠파이프 대응/使측 헬기 이용 ‘최후통보’ 유인물 뿌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주변은 18일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경찰과 노조측이 팽팽하게 대치,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은 이날 하오 1시30분부터 6개 공장 정문을 모두 봉쇄하고 노조원과 가족들의 출입을 통제. 노조도 이에 맞서 회사 정문 안쪽에 철골 구조물과 출고대기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너가 든 기름탱크와 용접용 산소,아세틸렌통을 트럭 위에 적재해놓자 경찰이 잔뜩 긴장하며 대책마련에 부심. ○…전진 배치된 경찰이 하오 4시쯤 천으로 된 전투모를 방석모(화이바)로 바꿔쓰자 진압작전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과 함께 갑자기 싸이렌이 울리면서 노조원 1,500여명이 쇠파이프를 들고 정문 등에 순식간에 집결. 경찰 헬기 2대가 회사 위를 천천히 선회하면서 노조원들의 집결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이자 긴장된 분위기가 한층 고조. ○…경찰은 새벽 5시부터 울산시내 20여개 초등학교에 분산 배치됐던 120개 중대 1만5,000여명의 병력과 최루탄 다연발 발사차량인 폐퍼포그 등 진압차량을 총동원,회사본관 정문 등 출입구 8곳을 에워싸며 실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을 전개. 노조는 이에 맞서 이날 처음으로 쇠파이프를 든 조합원 2,000여명을 동원,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본관 광장에 노조원을 배치하는 등 조직적인 대응을 보여 1시간 가량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는 긴박한 상황을 연출. ○…회사측은 헬기를 이용,농성자들에게 퇴거를 요구하는 朴炳載사장 명의의 유인물 수천장을 뿌렸다. 朴사장은 유인물에서 “대책없이 선동만 하는 노조는 여러분들의 앞날을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회사 안에 남아있는 불법 농성자들이 즉시 퇴거하지 않으면 자신의 앞날을 치명적으로 망칠 수 밖에 없다”고 경고. ◎경찰 투입 자제 촉구/시민단체대표 19명 金重培 참여연대 공동대표,權永吉 국민승리21 대표,金晉均 서울대 교수 등 각계 원로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 19명은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고 평화적 해결방법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국민의 정부가 재벌의 요청에 따라 경찰병력을 투입해 정리해고 강행을 돕는 것은 노·사·정 관계 파탄은 물론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면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울산 현지로 내려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한총련 시위 205명 연행/통일축전 관련 20명 구속 방침

    경찰은 16일 한총련 등이 판문점에서 개최하려던 ‘8·15 범민족대회 및 통일대축전’행사를 경찰이 원천봉쇄한 데 항의,서울 시내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한 한총련 소속 대학생 朴모씨(19·S대 휴학) 등 205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朴씨 등 불법시위를 주도한 20여명을 구속할 방침이며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姜希南씨(78) 등 9명을 보안수사대에 넘겼다. 그러나 시위에 단순 가담한 160여명은 불구속 입건하거나 훈방했다.
  • 제2건국 범국민운동­정치개혁 방안

    ◎참여민주주의 ‘선진정치 구조’ 만든다/의원정수 50명 감축 확정단계/소선거구+지역별 비례대표제/경제청문회로 정치문화 새章 金大中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정치개혁 방향은 ‘혁명적’이다. 기존의 낡은 정치 틀을 모두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여권 수뇌부들은 “개헌에 버금가는 정치환경이 멀지않아 닥칠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문화의 혁명적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정치개혁 방향은 권위주의에서 참여민주주의로의 대전환이다. 이를 통해 21세기형 선진 민주주의를 조기에 정착시켜 보자는 것이다. 참여민주주의는 민주화를 완성하고 지역간 균등발전에 기초한 지방분권화를 실현하는 일이다. 이런 철학을 배경으로 여권은 8월말까지 ‘21세기형 선진 정치구조 틀’이란 정치개혁안을 완성한다. 국민회의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金令培)가 준비중이다. 여권의 정치개혁은 지역대립구도 청산과 깨끗한 정치의 실현이 목표다. 정당은 조직·운영을 민주화하고 하부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이 요체다. 지구당 유급 당직자를 1∼2인내로 줄이고 당비를 내지 않을 때 당직 취임권과 공직후보 추천권을 주지 않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공직후보 선출 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보방안도 연구중이다. 비리온상인 ‘공천헌금’을 없애기 위해서다. 국회개혁은 ‘전문성’과 ‘고효율 구조’가 목표다. 이를 위해 국회의 상시 개원제도를 마련중이다. 매월 1일 임시국회가 자동 개회되면 의원들도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판단이다. 여권의 국회개혁안에는 일문일답식 대정부질문제도,상임위질문시 교섭단체별 총량 발언시간제의 도입,상임위 소위원회 상설화 등이 포함돼 있다. 金대통령과 여권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선거제도의 개혁.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여망도 여기에 집중되고 있다. 의원정수는 50명이 줄어든 249명안(案)이 확정단계에 있다.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와 지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혼합한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제도는 선거때마다 지역할거주의 구도가 재현되는 상황을 원천봉쇄하자는 것이다. 여야 영호남을 토대로 한 지역정당을 탈피, 전국정당화를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이같은 제도개혁 외에도 부정부패 척결을 정치개혁선상에서 강력히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인사청문회를 도입,비리고위공직자의 싹을 미리 자르겠다는 의지다. 경제청문회를 실시,과거 정경유착의 사례를 파헤쳐 공개함으로써 정치문화의 새 장을 열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개혁 청사진은 모두 ‘입법’을 전제로 한 것이다. 성공여부는 여권의 정치력 발휘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개혁대상’인 현재의 정치권이 정치권의 개혁을 도모하는 것도 하나의 문제요,아이러니다.
  • 남북한 통일대축전 무산/정부,民和協 행사 허용… 南北 별도 개최

    남북한이 판문점에서 공동개최를 추진했던 8·15 통일대축전 행사를 남북 양측이 별도로 치르게 됐다. 정부 당국은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민화협) 준비위원회와 통일대축전 남측추진본부의 축전행사를 허용할 방침이나,범민련 남측본부와 한총련의 통일대축전 행사는 봉쇄할 예정이다. 韓光玉 민화협 상임공동본부장은 1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통일대축전 개막식에 참석,“축전행사가 남북공동으로 열리지 못하게 된 점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금세기 내에 민족통일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측 주도로 남·북·해외 범민련 대표 9인으로 구성된 8·15 통일대축전 공동위원회는 12일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5일 판문점에서의 8·15 통일대축전 행사일정을 공개했다.
  • 親日의 군상:1­2/외국의 민족반역자 처벌(정직한 역사 되찾기)

    ◎佛,나치 협력자 15만명에 실형/대만­비밀경찰조직 軍統局서 명단 작성/중국­‘인민의 적’ 규정… 인민재판 통해 처단 2차대전 종전은 4년에 걸친 세계대전의 종막을 고함과 동시에 준엄한 단죄의 서곡이기도 했다.종전후 승전국들은 ‘전범재판’을 통해 패전국의 전쟁지도자들을 처단했으며,일부 피지배국가들은 자국내의 민족반역자들에게 준엄한 단죄를 하였다. 유럽의 ‘뉘른베르크재판’과 일본의 ‘도쿄재판’이 전범재판이라면,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국가와 중국 대만 등이 외세협력자를 처단한 것은 반민족행위자 재판이라고 할 수 있다.이들 국가는 종전 직후 민족반역자들을 법정에 세움으로써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암울했던 피지배의 역사를 극복할 수 있었다.반면 우리는 해방후 제헌국회에 구성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친일파들의 방해로 도중에 와해,친일파 척결은 ‘미완의 역사’로 기록돼 왔다.외국의 반민족행위자 단죄의 실상을 알아본다. ○150만∼200만명 연루 ▷프랑스◁ 프랑스의 나치협력자 처단은 1944년 드골장군이 나치협력자 처단은 전담재판소 개설과 ‘비(非)국민제도’ 창설을 골자로 하는 훈령 발포로 본격화됐다.저항작가 장 포랑의 연구에 따르면,이 숙청조치에 관련된 사람은 모두 150만∼200만명으로 추산된다.이들중 죄상이 경미한 99만명은 1개월 이내에 풀려났으나 15만여명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나치에 협력한 비시정권의 원수격인 페탱을 포함,3부요인 등 고위인사를 특별심판한 최고재판소는 1960년까지 계속된 재판에서 총 108건을 처리,18명에게 사형,25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하고,15명에게 공민권 박탈조치를 내렸다. 페탱은 고령이라는 이유로 사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감옥에서 자살하였다. ○지식인 대부분 중벌 일반법원은 총 취급건수 14만건중에서 4만여건을 시민법정에 이송하고 나머지 5만7천건을 재판하여 6,763명에게 사형,2,777명에게 종신 강제노동형,2만6,529명에게 유기 강제노동형,3,678명에게는 공민권 박탈을 선고했다.사형선고를 받은 자 가운데 779명은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었다. 또 지방법원은 총 12만건을 재판에 회부,4,783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으며 이들중 3,000여명의 사형이 집행됐다.시민법정 역시 다수의 나치협력자를 처단하였다.11만5,000여건을 취급하면서 9만5,000명에게 ‘비국민 판정’을 내렸다.비국민 판정은 선거권 박탈,공직진출자격 박탈,무기 소유·휴대 금지 등 사실상 시민의 권리를 박탈한 준 사법적 조치로,이는 반역자들을 매장하고 그들의 재부상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고안한 프랑스 특유의 ‘발명품’으로 불린다. 드골정부는 특히 나치에 협력한 언론인과 작가 등 지식인을 대부분 사형·무기징역 등 중벌로 다스렸다.나치지배하 비시정권에 협력한 원로언론인 6명이 사형선고를 받은 것을 비롯해 저명한 작가·시인들도 예외없이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2년5개월 漢奸재판 ▷중국·대만◁ 전후 중국과 대만은 각자 친일파를 처단하였는데 처단방식에서는 서로 차이가 있었다.우선 중국은 1946년 4월부터 2년5개월에 걸친 ‘한간재판’(중국에서는 친일파를 한간이라 부름)에서 ‘인민재판’ 방식을 취했다.피의자에 대해 검찰의 조사가 끝나면 민중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민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재판을 진행,군중들의 참여를 유도하였다.중국공산당 정부는 인민재판을 통해 민중들의 울분을 정화시키고 민심을 살 목적으로 이 방식을 취하였다.특히 중국공산당 정부는 친일파를 ‘인민의 적’으로 규정,한간재판을 통해 봉건세력을 제거하고 동시에 혁명의 기반을 닦는 계기로 활용하였다. ○‘유전무죄’ 유행하기도 한편 蔣介石의 국민정부는 국가가 공권력을 동원,피의자를 체포·기소·재판하는 ‘규문(糾問)주의’방식을 취하였다.국민정부는 비밀경찰조직인 군통국(軍統局)이 작성한 한간 명단을 근거로 ‘한간사냥’을 진행하였는데,가정부로 위장해 근무해오던 특무요원이 그 주인을 체포한 예도 있었다. 국민정부는 그러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유행어가 나돌 정도로 관련 공무원들의 부패가 심했던데다 1심판결로 사형을 집행하는 등 감정적 처리가 빈발했었다.또 재판관중에 친일파가 포함된 사실이 밝혀져 국민정부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데다 국민정부측이 汪精衛(일제의괴뢰정부인 남경정부의 주석)의 무덤을 폭파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민중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친일파 청산 ‘용두사미’/반민특위 의욕적 출발… 사형선고 1명마저 석방 49년 1월 8일 화신백화점 사장 朴興植의 검거를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들어간 반민특위는 8월말 업무를 마감할 때까지 8개월동안 총 682건(여자 66명 포함)을 처리하였다. 이중 반민특위는 중추원 참의 등 당연범 198건을 포함,408건에 대해 영장을 발부하여 이들중 305명은 체포(자수 61명 포함)하였고 미체포자는 173명이었다.또 반민특위는 이들중 84건을 석방하고 559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는데 221건이 기소되었다. 기소사건 가운데 특별재판부에서 재판이 종결된 건수는 38건으로 이중 체형선고는 12건이었다.최고형인 사형은 일제 고등경찰 출신의 金悳基가 유일하였는데 그는 6·25 직전 감형으로 풀려났고 나머지 유죄판결자 역시 이같은 경로로 전부 풀려났다.결국 반민법 해당자로 처단된 자는 아무도 없는 셈이다. 당초 반민특위는 반민족행위자를 7천명 정도로 잡고 왕성한 의욕을 보였으나 친일파의 방해와 인력부족,중도에 공소기간 단축으로 친일파 청산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친일 문제 반드시 청산돼야/민족통일과 연결… 새 역사 출발점으로/姜萬吉 고려대 교수·한국사 해방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일제 강점시대의 친일파들은 대부분 죽었다.따라서 아직도 친일문제가 논의되어야 하는가,친일파 문제가 과연 현실문제인가 하는 의문이 있을 법도 하다.그러나 친일문제는 엄연히 현실문제요,지금부터라도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문제다. 역사교육 및 사회정의 차원에서 친일파 문제는 청산돼야 하며 그것은 오늘의 현실적 과제이다.역사에서 李完用 등은 분명히 매국노라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그 매국행위로 얻은 재산은 고스란히 후손들에게 전해져 있는 게 현실이다.그밖의 친일행위자들도 그 자신이 단죄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친일행위로 얻어진 정치·경제·사회적 기반이 후손들에게 전해져서 그대로 누려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국재산 버젓이 상속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역사교육이란 것이 왜 필요하며,사회정의라는 말이 왜 있어야 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반세기가 아니라 1백년이 지났다 해도 반민족행위에 대한 역사적 청산이 불가피함을 알게 된다. 친일파 문제가 청산되지 않음으로써 친일 논리가 청산되지 않은 또 다른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李完用을 비롯해서 크고 작은 친일파들은 그때 그때마다 저들의 친일행위를 합리화하는 논리들을 내놓았다. 그것을 요약하면,한 시대 한 민족의 주권이 누구에게 있는가,그 역사를 누가 주체가 되어 움직여 가는가,그 사회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전진해 가는가 하는 문제보다 주인이야 누구든,폭압통치가 자행되건 말건,그 사회가 물량적으로 ‘풍부’해지고 경제적으로 ‘발전’하기만 하면 역사가 발전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식의 논리라 할 수 있다.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하던 시기,그들에 의해 조작되었던 이 되지 못한 논리가 이른바 한·일 국교 재개 이후 일본 학계에서 다시 살아나더니,어느 틈에 우리 학계의 일각에서도 동의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된 원인의 하나는 해방 후 반세기가 지나도록 친일파들의 자기합리화 논리를 우리가 이론적으로 극복하지 못한데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이래도 친일파 문제가 현실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친일 논리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그것은 언제나 현실문제로 되살아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친일문제 청산은 일본과의 문화교류 확대를 위한 전제조건으로서도 중요한 문제다.지금 우리는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하려 하고 있다.그런데도 일본은 아직 과거의 침략행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가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군국주의 찬양 문화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일본 대중문화에 대해 벽을 쌓고 지낼 수는 없다.우리의 문화적 주체성을 확립하려면 그 벽을 낮추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일본문화 개방 폭을 넓히는 전제조건으로서,또 우리의 문화 주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일제시대 반민족행위에 대한 역사적 청산은 불가결하다. ○日 문화개방 전제조건 친일문제 청산이 민족통일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통일이 어느정도 전망되고 있지만,통일의 시점이 바로 민족사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그 출발점에서 중요한 문제의 하나로 부각될 일이 바로 식민지 잔재 청산일 것이다. 이미 교환된 남북합의서는 어느 한 쪽에 의한 흡수통일이나 우위통일이 아니라 분명 남북 대등통일을 약속하고 있다.통일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분단시대 청산은 바로 일제시대 청산과도 연결될 것이며,이 점에서도 남북 양쪽이 대등한 조건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이렇게 보면 친일파 청산은 현실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 反美 테러 확산 더이상 안된다(해외사설)

    해외의 미국 정부시설을 노린 대규모 폭파 테러가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동시에 발생했다.200명 이상이 희생됐다.부상자도 주 케냐 미국대사를 포함해 수천명을 넘었다. 두 나라 도심에서 일어난 사건 희생자의 대다수는 현지 주민이었다.무너진 빌딩 더미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구출을 기다리는 나이로비 시민들의 모습은 전 세계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테러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15년 전 미국 군 240명이 사망한 베이루트 해병대 사령부 폭파사건을 비롯,미군이나 미국의 재외공관이 테러의 표적이 된 사건은 많았다.5년 전에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도 표적이 됐다. 사건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클린턴 대통령이나 미국 국민들에게 과거 테러사건에 못지않은 심각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반미 테러가 중동이나 미국에 한정되지 않고 이곳저곳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케냐나 탄자니아는 미국과는 특별한 현안이 없고 눈에 띄는 반미(反美) 활동도 없었던 터다. 클린턴 대통령은 사건직후 범인 추적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그러나 대통령이 냉정히 생각해야 할 것은 테러는 힘으로 눌러서 근절시킬 수 없고 확산을 방지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사건의 배후로 여겨지는 이슬람 과격파가 최근 다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경에는 아랍세계의 미국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있다고 할 것이다.미국은 이스라엘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반면 팔레스타인 평화를 방관해왔다. 클린턴 대통령은 올 봄 아프리카 여러나라를 순방했다.경제협력을 내걸었지만 이슬람 원리주의 봉쇄를 의도한 순방이었다.그러나 에티오피아나 콩고의 정세를 제쳐두고라도 클린턴 대통령 순방 이후 아프리카는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 미국이 요즘처럼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쳐본 적은 일찍이 없었다.때문에 반미 테러를 낳은 토양을 이해하고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그것이 세계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 사이비언론 퇴출과 함께 할 일/柳一相 건국대 교수(서울광장)

    마침내 진성(眞性)언론이 자신의 고결성을 걸고 사이비언론을 퇴출시키는데 직접 나서야 할 때가 됐다.언론자유의 진가를 폄훼(貶毁)하는 가짜 언론들이 극성을 부린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러나 그동안 정통성 없는 정부는 사이비언론을 퇴출시킬 만큼 도덕적으로 떳떳한 권력이 아니었다. 과거의 정부당국자들은 사실상 반정부언론을 규제하려는 속셈을 감춘 채 소수의 올바른 언론들을 사이비언론과 함께 단속했다.그래서 과거의 사이비언론 단속은 그 내용이 변질된 적이 많았다. 사이비언론은 언론을 이용하여 돈벌이를 하는 일들과 큰 관계가 있다.예컨대 보도를 빌미로 한 공갈협박,신문잡지의 강매,광고의 강제 게재 요구,이권청탁과 로비활동,위세를 떨고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 등이 그것이다.사이비언론은 국민이 누리는 기본권을 언론의 이름으로 유린하는 악덕행위다.그래서 이제 국민의 정부는 국민을 위해 사이비언론을 정리해야만 한다. 인간이 누리는 모든 자유의 근원인 언론의 자유는 인간본질을 실현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활동을 폭넓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신장되어야 한다.그러나 이 자유는 언론의 송신 주체만이 아니라 수신 주체의 자유도 평등하게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언론자유가 언론기관의 자유로만 축소해석될 때 그것은 다수국민의 언론자유를 억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오늘날의 언론자유는 국민의 알 권리에 기초하여 정보원에 대한 접근권 활성화를 요구한다.언론기관이 자기의 이익을 구하는 사적 기구가 아니라 독자와 시청자에게 유익한 정보와 오락,그리고 사회생활에 필요한 의견을 전달·교류하는 공적 기구라는 데에 이 요구의 기반이 있다. 언론자유는 권력이나 금력을 소유한 자들의 언론독점으로부터 건강한 소수의 양심이나 의식을 보호해주는 정신적 자유에 무게중심이 있다.이 자유는 단지 언론기관의 이름을 내건 일종의 변태업소를 운영하는 사람이나 이 업소에 위장 취업하여 언론을 배덕행위에 이용하는 협잡꾼들의 자유가 결코 아니다.그래서 언론의 자유를 올바로 지키기 위해 우리 사회는 사이비 언론을 퇴출시킬 수 있는 강력한 사회적 힘을 필요로 한다.이 힘은진성언론이 자신의 몫을 충실히 수행하는 데서 비롯된다. 공익성이 높은 진성언론은 다수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소수의 그것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약자가 부당한 억압을 당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의 미디어 접근이 봉쇄되어 언론이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 가운데 하나가 대구에 있는 미군비행장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의 시위 문제다.미군비행장 인근주민들은 지난달 31일 용산에서 재산권 및 정신적·육체적·물질적 피해를 입고 있으니 이를 해결해 달라는 시위를 했다.그들의 요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다.그러나 언론은 이를 외면했다. 사이비언론을 퇴출시키라는 시민사회의 부름을 받은 언론이면 이제 단편적인 사건보도보다 사건의 전개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야 하고 우리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보도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결코 우리는 ‘시방’ 서방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이다.진정한 언론의 올바른 역할을 더욱 절실히 기대한다.
  • 돈 왜 안도나/시장금리 내려도 대출은 요지부동

    ◎은행은 ‘자물쇠’ 당국은 ‘모르쇠’/은행,구조조정에 희생될까 금고문열기 기피/당국,현실외면한 단순 시장논리에만 의지/기업은 빈익빈 부익부·금리 양극화 심화 “시장금리가 9% 이하로 떨어지는데 은행 대출금리는 왜 떨어지지 않나요” 4일 과천 종합청사에서 열린 경제차관간담회. 추준석 중기청장은 沈勳 한국은행 부총재에게 이같이 물었다. 콜 금리가 9%대로 내려섰는데도 기업들의 돈가뭄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沈부총재는 “실세금리 인하가 대출금리를 내리는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鄭德龜 재정경제부차관은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을 확대하면 리스크가 없으니 대출이 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선문답 같은 정부 차관급과 한은 부총재간의 대화.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자금시장의 ‘부익부 빈익빈’과 금리의 ‘양극화’ 현상이 깔려있다. 금리가 IMF 체제 이전으로 내려갔다고 하지만 5대그룹과 일부 대기업 이외에는 이를 실감하지 못한다. 회사채 수익률 12%대는 5대 그룹에 국한될 뿐 상당수 대기업과 우량 중견기업은 아직도 20% 이상의 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콜금리 등이 9%대로 진입한 것도 신용경색의 한 단면일 뿐이다. 은행은 기업대출을 거의 끊다시피 하고 있다. 5대그룹에는 돈을 더 주고 싶어도 여신한도가 차 대출을 못해주고 있다. 그러나 중견·중소기업에는 신용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대출심사 조차 않고 있다. 돈은 금융기관의 금고 안에서 놀고 고작해야 같은 금융기관끼리 주고 받을 뿐이다. 금리가 내린 것은 대출 기피로 금융기관의 주머니 사정이 비정상적으로 나아졌기 때문이다. 閔光植 LG증권 상무는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추는 것은 돈을 쓸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며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신용이 붕괴돼 대출은 사실상 원천봉쇄되고 있다”고 말했다. 沈勳 부총재도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신속히 마무리돼야 은행들이 기업들에 돈을 풀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내려간다고 기업의 금융비용이 줄고 대출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시각은 현실감각을 잃은 것이다. 鄭德龜 차관은 “조달금리가 9%대라면은행들은 대출금리와의 차이인 6%포인트 만큼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필요하다면 신용보증기금들이 적극 보증에 나서 은행의 부담을 덜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고위 관계자는 “한마디로 시장 상황을 외면한 탁상공론”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퇴출당하는 형국에서 생사여부가 불투명한 기업들에게 정부의 말만 믿고 대출해주는 은행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2년 후에 부실기업으로 판정나면 ‘책임’을 묻겠다는데 누가 나서겠냐는 것이다. 따라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시중금리의 양극화와 기업의 편중여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범민련·한총련 통일집회/이적행사 규정 원천봉쇄

    ◎강행땐 주동자 사법처리 대검찰청 공안부(秦炯九 검사장)는 2일 ‘범민련’과 ‘한총련’이 각각 추진중인 제9차 범민족대회 및 제8차 범청학련 통일대축전을 친북 이적행사로 규정,원천봉쇄하기로 했다. 범민련 등은 범민족대회를 오는 15일,통일대축전을 13∼15일에 판문점에서 열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안기부·경찰청·기무사 등 관계기관 실무자 회의를 갖고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 행사 예상지인 서울 시내 28개 대학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시위용품 등을 압수,불법 시위를 미리 차단하기로 했다. 범민련과 한총련이 행사를 강행하면 즉각 경찰력을 투입·해산시키고 주동자 및 배후조정자를 모두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 制憲 50돌을 돌아본다:4­1/보안법 문제(정직한 역사 되찾기)

    ◎보안법 상처의 흔적들/시행 50년… 멍든 인권 곳곳에/曺奉岩 등 수많은 政敵에 간첩죄 적용/사회 전반에 올가미… 한해 수백명 구속 영화 ‘레드 헌트’는 제주 4·3항쟁때 양민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9월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인권영화제와 한달 뒤 부산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검찰은 이 영화 상영과 관련,인권영화제를 주최한 인권사랑방 대표 서준식씨를 지난해 11월 구속했다.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 반포 혐의였다. 그러나 부산영화제(조직위원장 문정수 부산시장) 상영과 관련해서는 구속된 사람이 없었다. 같은 영화 상영을 둘러싸고도 보안법 적용은 이렇게 다르다. 검찰은 당시 “서씨는 비전향 사상범으로 고의성 여부가 문제된다”고 밝혔다. 사상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법적용이 다를 수 있다는 논리다. 국제사면위원회를 비롯한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석방노력으로 서씨는 얼마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논란과 시비는 끊이질 않았다. 보안법과 관련,서준식씨의 경우처럼 세인의 주목속에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조용히 처리되는 사건이 훨씬 많았다. 올해로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지 50주년을 맞지만 보안법 역사의 뒷면에는 대한민국 인권의 상처투성이 흔적들이 가득하다. 우리 사회에서 보안법을 비켜갈 수 있는 분야는 어디에도 없었다. 진보적인 정치인,지식인,학생,노동자 등이 보안법의 올가미에 걸려 죽기도 하고 감옥에도 갔다. 진보적 정치운동과 관련, 보안법에 의한 최대의 피해사례로는 조봉암과 진보당사건 및 2차 인민혁명당 사건,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등을 들 수 있다. 1958년 1월11일 밤 경찰은 조봉암 위원장 등 진보당 간부 10여명을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야당 당수 조봉암은 간첩혐의를 뒤집어쓰고 다음해 7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1심 재판장인 유병진 판사는 이승만 정권의 간첩조작에 저항해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유병진 판사는 우익세력들에 의해 용공판사로 몰렸고 2년후 법복을 벗어야 했다. 2차 인혁당사건은 1974년 전국적인 반(反)박정희 투쟁을 준비하던 민청학련을 용공으로 몰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던 배후조직을 조작한 사례로 비판받고 있다. 10년전 1차 인혁당 사건에서 이미 경미한 혐의로 판명됐던 인혁당이 10년 뒤 재건되어 정부전복을 꾀했다는 것. 그러나 2차 인혁당 사건은 1차 때보다 더 증거가 없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75년 대법원에서 상고는 기각됐고,24시간도 못되어 8명이 처형됐다. 보안법과 관련,현대언론사에서 최대의 필화사건으로 꼽히는 것은 1961년의 ‘민족일보’ 사건이다. 진보적 혁신 언론을 표방한 민족일보는 용공언론으로 몰려 조용수 발행인의 사형집행과 함께 폐간의 운명을 맞아야 했다. 그러나 당시 공소장에 용공으로 단정돼 예시된 것들은 ‘통일에의 전진을 위하여’‘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 등의 제목하에 실린 기사들이다. 보안법 위반 사건 가운데 한가닥의 온정도,최소한의 법적 기본권과 인간의 존엄성조차도 기대할 수 없는 게 바로 간첩사건이다. 공안기관은 월·납북자의 친·인척,정보사법 전과자,조총련의 연고가족,납북 귀환어부 등의 신상 정보를 모두 입력해 놓고 있다. 이러한 신상 정보는 언제라도 ‘간첩사건을 조작할 수 있는 자료’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조작 의혹이 적지않았다. 78년 귀국중 간첩혐의로 체포돼 20년째 갇혀 있는 조상록씨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독소조항/반국가단체 구성·가입죄­노동·학생단체 등 민주화 운동 조직 파괴/찬양·고무죄­개념 모호해 자의적 해석 가능… 남용 심각/불고지죄­‘침묵의 자유’ 침해… 반인륜적 행위 강요 치안유지법,조선사상범보호관찰령,국방보안법,조선사상범예방구금령,불온문서임시취체법…. 일제가 군사파시즘의 길을 걸으면서 국내외 반대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제정했던 대표적인 법률들이다. 이중 치안유지법은 일본 및 식민지의 사회주의자와 반체제주의자,독립운동가 등을 처벌한 대표적 악법이었다. 국가보안법은 탄생(1948년 12월1일) 과정부터 일제의 치안유지법을 빼닮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형법의 특별법인 이 법이 형법 제정(1953년 9월18일)보다도 빨리 만들어졌다는 것은 당시 반대세력을 누르기 위해 이 법이 얼마나필요했던가를 잘 보여준다. 국가보안법은 제2장의 제3∼10조가 범죄로 규정되는 행위들과 처벌을 정하고 있는 핵심적인 조항들이다. 이중에서도 제3조·7조·10조가 가장 독소적이고 남용될 소지가 많다고 비판받는 조항들이다. 제3조는 반국가단체 구성 및 가입,가입권유 등에 대한 처벌로 제7조 3항의 이적단체 구성·가입죄와 함께 민주화운동 조직을 파괴하는 주요한 조항으로 지목돼 왔다. 형벌도 반국가단체 수괴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밖에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가혹하다. 그러나 막상 반국가단체로 낙인찍힌 단체들의 면면을 보면 단순한 반정부적 노동·학생운동 조직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운동조직인 전민학련과 민청학련,기독교 청소년들의 신앙공동체인 한울회 등이 대표적 사례다. 제7조는 반공법 제4조를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 찬양·고무 및 이적단체 구성과 가입,이적표현물 제작·반포·판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심각하게 남용돼온 조항으로 일반 형법 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보안법의 ‘상징’과도 같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그 문언상 위헌이나 한정적 해석하에 합헌”이라는 한정 합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먼저 찬양·고무·동조라는 개념이 너무 애매모호해 지극히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집을 철거하려는 당국자에게 “김일성보다 더한 놈들”이라고 했다가 구속되고(1978년), “북한이 남한보다 중공업이 더 발달되어 있다”고 했다가 이 조항에 걸려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1976년). 10조는 반인륜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불고지죄 조항이다. 모든 보안법 위반자에 대한 불고지를 처벌하다가,91년 개정때 3조·4조·5조의 죄에 한해 성립하도록 범위를 축소했다. 또 친족관계일 때는 죄를 감경(減輕)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에도 불구하고 불고지죄는 ‘침묵의 자유’를 침해하고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지켜주어야 하는 직업윤리를 저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반사회적인 행태를 여전히 강요하고 있다. 수년전 서경원 의원 방북사건에서 한겨레신문 윤재걸 기자가 인터뷰중 알게된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구속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김동식 간첩사건과 관련,불고지죄 혐의로 구속됐다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전 서울대 삼민투위원장 함운경씨는 “설사 보안법 위반자라는 것을 알아도 친구나 친척을 당국에 신고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라며 불고지죄의 반인륜성을 비판했다. ◎北 형법은 가혹한 反인권적 악법/유추해석 인정·중벌위주 형벌체계 적용 국가보안법 개폐론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것이 북한의 반국가사범에 대한 가혹한 형법체계다. 보안법보다 훨씬 가혹한 법조항들이 북한내 통일논의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법만을 폐지하면 ‘남쪽만의 무장해제’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북한 형법은 자유민주주의국가의 기본 원칙인 법치주의 원리를 무시한 가장 비민주적인 악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북한 형법은 유추해석을 인정해 죄형법정주의를 무시하고 있다. 제10조에 “형사법에 동일한 행위를 규정한 조항이 없을 때는 종류와 위험성으로 보아 가장 비슷한 행위를 규정한 조항에 따라 형벌을 정한다”고 돼 있어,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범죄인으로 규정,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소시효에 대한 명문규정도 없다. 제42조는 “반국가범죄와 고의적 살인죄에 대해서는 기간에 관계없이 형사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로 규정,범인은 죽을 때까지 형사소추를 받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비방하거나 그들에게 저항하는 행위는 반국가범죄(제44∼55조)로 규정,사형이나 전재산 몰수형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또한 은닉범,불신고범,방임범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고,반국가범죄의 경우 이를 예외없이 적용하고 있다. 형벌의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제21조에는 반국가범죄의 경우 ‘○○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돼 있어 우리법의 “○○년 이하의 형에 처한다”는 형식에 비해 중벌위주의 형벌체계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한없는 형량을 선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반인권적 형벌체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앰네스티와 보안법/“국제인권기준에 맞게 개정해야”/매년 인권보고서 통해 개폐 촉구 “양심수를 양산해온 국가보안법은 국제인권법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국제인권기준에맞도록 개정돼야 합니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로스 대니얼스 집행위원은 지난해 말 한국을 방문,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떤 사상을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테러단체를 조직하거나 폭력혁명을 공개적으로 추구하지 않은 이상 구속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앰네스티의 인권보고서를 통해 “보안법 위반으로 매년 체포되는 수백명 중 상당수가 폭력이 아닌 단지 ‘고무찬양’과 ‘이적행위’ 등으로 구속됐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매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국가보안법 개폐를 주장해왔다. 또한 주요 보안법 위반 사건마다 항의성명과 함께 피해자 석방을 촉구했다. 지난 96년에는 보안법 개정과 안기부의 권한 남용 방지 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편지를 우리나라 정당 대표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특별취재반 ▲특집기획팀=李昌淳 팀장·許南周·李穆熙 차장, 金聖昊·任昌龍 기자
  • 불법파업 즉시 경찰력 투입/검찰,민노총에 강경대응

    ◎수차례 자제설득 실효없어/영장발부 주동자 1,000여명 조기 검거나서/금속연,16개 노조 총파업·노숙투쟁 돌입/김원기 위원장­양노총위원장 절충 실패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대한 정부가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함에 따라 노동계와 공권력이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원기 노사정위원장은 22일 하오 8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박인상 한국노총위원장,이갑용 민주노총 위원장과 만나 밤늦도록 막바지 절충을 계속했으나 별다른 합이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 등 주동자들에 대해서는 사법처리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여러차례에 걸친 경고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이 또다시 불법 파업에 돌입한 상황에서 더이상의 대화 시도는 명분도 없고 실효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번 기회에 민주노총의 제2기 집행부를 ‘퇴출’시키고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토록 하자는 강경론이 세(勢)를 더해가는 형국이다. 김위원장은 이날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 소속 일부사업장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朴한국노총위원장과 李민주노총위원장을 만나 ▲현대자동차·삼미특수강 등 정리해고 문제 ▲노사정위의 위상 격상 방안 ▲경제청문회 개최 ▲수배자 해제 등등 쟁점에 대해 절충을 계속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대검찰청 공안부(秦炯九 검사장)는 22일 경찰청 안기부 노동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안합동수사본부 실무 협의회를 갖고 금속노련의 파업 돌입과 23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3차 총파업을 불법행위로 규정,파업 돌입과 동시에 해당 사업장에 경찰력을 투입하고 주동자를 철저히 검거하는 등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를 위해 불법 파업 주동자 검거전담반을 확대 편성하고,금속노련 및 민주노총이 ‘노숙 투쟁’을 하기로 한 서울역 광장 등을 원천 봉쇄키로 했다. 또 한국통신 서울전신국 노조지부장 朴춘성씨(48) 등 지도부 16명에 대해 추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는 한편 段炳浩 금속연맹위원장 등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도부 100여명을 조속히 검거토록 전국 검찰에 지시했다. 지난 20일체포된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의장 임성규씨(42) 등 2명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그러나 李甲用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유보해둔 상태이다.한국노총과 더불어 노동계 양대축의 한쪽을 이끄는 지도자라는 상징성에다 노사정위원회를 재가동시켜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하지만 민주노총이 총파업 방침을 조속히 철회하지 않으면 李위원장도 사법처리 대상자에 포함시켜 검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금속연맹 산하 현대자동차·대우자동차 등 16개 노조 6만5,000여명이 총파업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부는 이날 파업참가 인원은 현대차써비스 등 금속연맹 소속 7개 노조 5,256명,중소기업중앙회 등 공익노련 소속 2개 노조 230명 등 모두 9개 노조 5,486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실제 파업참여 인원이 금속연맹의 주장보다 10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등 단위사업장의 호응이 매우 저조함에 따라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는 이번 주말을 고비로 파업 분위기가 진정될 것으로내다봤다.
  • 새정부 첫 국가안전보장회의 대화록

    ◎“햇볕론 北 이롭게 하는것 아니다”/北,대결국면 조성 주민에 적개심 고취/주민 신고활동­軍·警·官 협조체제 강화/무장간첩 침투·도주예상로 완전히 봉쇄 정부는 15일 청와대에서 金大中대통령 주재로 새정부 출범후 첫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북한의 무력침투 도발사건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는 대통령의 개회선언으로 참석위원들의 현안보고,토의,의결서 채택,대통령 맺은말 순으로 1시간40분동안 계속됐다. ▷현안보고◁ ▲李鍾贊 안기부장=최근 우리의 햇볕정책에도 불구,북한은 대남 혁명노선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IMF체제에 따른 경제·사회적 침체에 편승해 대남교란 책동을 전개하고 무장간첩을 침투시키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서인지 이산가족 상봉 등은 작년보다 훨씬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방북을 선별적으로 유도해 입장료 명목의 고액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대결국면 조성으로 대남 적개심을 북한주민에 고취시켜 주민의 불만을 억제,체제결속을 도모하기 위해 이러한 전략을 쓰고 있고있습니다. ○신속한 신고가 작전성패 좌우 ▲金辰浩 통합방위본부장=북한은 9·9절을 계기로 金正日에게 충성 선물을 바치기 위해 이러한 공작을 하고 있습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지역주민의 신고가 작전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민·관·군 통합방위체제의 중대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金正吉 행정자치부장관=연 1회 개최되고 있는 지역통합방위협의회를 분기별로 1회씩 개최하고 안보순회교육단을 시·군·구까지 실시해 주민신고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군·경·관 협조체제를 강화할 것이며 군작전이 장기화될 때 지역경제에 타격을 받지 않도록 지방세 징세유예 조치 등을 검토하겠습니다. ▲康仁德 통일부장관=햇볕정책에 따른 정경분리 원칙의 기조는 계속 유지하지만 상황과 국민정서를 고려해서 유연성을 발휘하면서 금강산관광사업과 대북추가지원에 대해서는 조정을 해나가겠습니다. 어제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86%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朴定洙 외교통상부장관=유엔회원국은 물론 안보리에 북한의 간첩침투사건에 대해 지난번 잠수정 침투사건때와 같이 국제적인 여론환기를 위해 모든 사실을 회원국들에 알리고 북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외교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토론◁ ▲金대통령=북한이 사체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안기부와 통합방위본부에서는 북한사체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입니까. ▲李안기부장=사체의 장비가 지난번 잠수정이 침투했을 때와 동일하고 통신조직도 같기 때문에 판문점 장성급 회담시 장비를 전시할 방침입니다. ▲金 통합방위본부장=이번에 수거된 400여점의 장비가 지난번에 침투했던 잠수정에서 수거된 장비와 동일계열입니다. 판문점 장성급 회담시 자료를 제시하겠습니다. ▲金대통령=국민은 분명히 북한에서 온 간첩으로 알고 있으나 정확성과 신뢰성을 위해 대북정보기관과 작전기관이 국민에게 확인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판문점 장성급 회담때도 자료를 갖고 가서 확인을 시켜야 합니다. ○對北 교류 공안사범 대비 필요 ▲朴相千 법무부장관=북한과는 비정치적 교류에 중점을 둬야 하지만 공안사범 증가가 우려되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千容宅 국방부장관=두 명의 간첩이 침투했는지,다시 돌아갔는지,아니면 함께 사망했는지 여부를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만 침투에 대비해서 도주 예상로를 봉쇄하고 있습니다. 또 인근에서 모든 정보를 수집중입니다. 침투로 확인될 때는 대규모 병력투입을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완료하고 있으며 작전지역에서 주민과 특히 언론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金대통령=상임위에서 홍보대책을 토론하고 보고해 주십시오. ▷맺음 말◁ ▲金대통령=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리 국민이 보여준 의연하고 적극적인 협력에 감사합니다. 햇볕론은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논리전개는 모순입니다. 북한의 일거수 일투족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됩니다. 대북 3대원칙은 북한의 도발을 절대 용납하지 않고,흡수통일을 하지 않으며,화해와 협력을 통해 남북이 공존 공영하자는 것으로,하나로 묶어 추진해야 합니다. 통일부가 14일 햇볕정책에 대한 여론조사결과,국민의 86.8%가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3대원칙을 하나로 묶어 흔들림없이 나가야 합니다. 나는 안보에 확고한 자신을 갖고 있습니다. 설사 북한이 생각을 바꾸지 않아도 안보에 대한 불안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의연한 태도를 갖고 있는 국민,확고한 태도를 지닌 정부,확고한 자세로 헌신하는 군이 있고,한미간에는 물샐 틈없는 공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안보를 위한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두려움 없이 자신감을 갖고 안보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대북 3대원칙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오늘 안보회의는 안보태세 강화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켜서 국민을 안심하게 만들고,북한이 도발을 중지하도록 다짐하는 회의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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