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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지구당 부활’ 논란

    여야 ‘지구당 부활’ 논란

    지구당 부활이냐, 정당활동의 근간이냐. 정치개혁협의회가 지난달 27일 최종안을 발표한 뒤 여야가 ‘시도당 아래 지역조직·당원협의체 신설’을 검토하고 있어 ‘사실상의 지구당 부활’ 논란이 예상된다.‘돈드는 정치’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정치개혁 차원에서 지구당을 폐지해놓고, 또다시 원대복귀하려는 데 대해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여 ‘지역조직’ 야 ‘당원협의회’ 선언 열린우리당은 ‘지역조직’, 한나라당은 ‘당원협의회’설치를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정개협은 시도당 하부조직 설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도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향식 민주주의 전형을 만들기 위해서 제도나 법률을 개정해야 되는 것도 있다.”며 “그중 하나가 지구당 부활인데 이건 민노당의 주장”이라며 그 필요성을 암시한 바 있다. 양 당이 검토하는 지역조직이나 당원협의체는 이전의 지구당 위원장이 사무국을 두고 운영하는 ‘1인 사조직’ 성격의 지구당과는 다르다. 기간당원 혹은 책임당원, 대의원들이 모여 지역 현안과 관련 중앙당에 의견을 전달하고 정책을 협의하는 기구다. ●의원이 長맡으면 사실상 지구당 그럼에도 ‘지구당 부활’ 논란이 예상되는 것은 조직의 기능이 지구당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역조직의 장이나 당원협의회장을 국회의원이 맡을 경우 사실상 지구당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양당은 당원협의회장으로 선출된 뒤 1년 동안 공직후보로 나갈 수 없게 했거나 금지할 예정이지만 1년이 지나 공직 후보가 되면 지구당과의 차별성도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현재 현역 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지구당은 자금과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됐지만 지금은 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견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치개혁특위 간사인 박형준 의원도 “지구당처럼 사무국을 두지 않고 저비용에다 권력 분산형으로 운영되면 민주적 정당형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법바꾼 지 얼마나 됐다고…” 정치권은 지구당 폐지로 정당조직의 근간이 없어져 정당활동이 불가피한 현실을 들어 지역조직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지구당 폐지 뒤 당원의 체계적 관리와 의견 수렴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한다. 박형준 의원도 “원외 지역구의 경우 지역조직의 필요성이 절실한데 이를 위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교수는 “현재 정치권이 검토하는 조직은 지구당은 아니지만 같은 기능을 할 개연성이 높다.”며 “이런 변형된 형태의 편법 기구를 설치하는 것은 정치관계법이 지향하는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참여연대 시민감시국 이지현 팀장은 “관련법을 바꾼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일단 일정기간 시행해보고 평가해야 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종수 박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신연숙칼럼] 그럼 대학은 믿을 만한가

    [신연숙칼럼] 그럼 대학은 믿을 만한가

    2008학년도 대입시개혁안이 ‘동네북’이 되고 있다. 국립대학인 서울대까지 나서서 비판하고 있는 2008학년도 대입시안의 불가 사유는 첫째 고교내신 불인정, 둘째 학교간 학력격차, 셋째 교내 학생간 경쟁 격화, 넷째 패자부활전 기회 봉쇄 등으로 요약된다. 고교교육과 교육정책 당국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읽을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할 대안으로 대학에 학생선발권을 맡기자는 ‘대학자율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거론된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교육부의 대입시 3불정책을 모두 폐기하고 2012년도부터는 아예 대학 본고사를 치를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을 개정하자고 나섰다. 한 사립대 총장은 “30여년간 정부가 관여를 안 했으면 5개 대학 정도는 벌써 세계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며 정부 때문에 현재의 대학교육 부실이 초래된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우리 대학들은 학생선발권을 마음놓고 맡겨도 될 기관이었고 지금도 그러한가. 유감스럽게도 전과(前過)로 치면 고등학교나 교육정책당국 못지않게 불신요소가 많은 게 우리네 대학이라고 본다. 개인적인 기억만 더듬어봐도 옛날 대학들이 교직원자녀들에게 주었던 가산점제도가 떠오른다. 대학에 들어가 옆 과의 장학금 혜택을 받은 수석입학생이 교수 자녀에게 주는 가산점 때문에 1등이 됐다는 것을 알고 쓴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이 제도가 사라진 것은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나,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고나서였다. 가깝게는 수시전형에서 내신반영률을 50∼60%로 공표해 놓고 실제로는 10%밖에 안 되도록 기만적으로 운영하거나, 교수가 자기 자녀의 입학을 위해 논술 문제지와 답안을 빼돌린 서강대 입시부정 사건 등의 기억이 생생하다. 찬조금을 낸 학생이나 자기 자녀에게 답안을 조작해 성적을 올려 준 고교 교사들의 부정 사건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행태다. 성적부풀리기는 또 어떤가. 대학원진학이나 입사 시험에서 성적이 결정적 요소가 아니기에 큰 문제 제기는 되지 않고 있지만, 대학의 ‘학점 인플레’현상도 고교의 성적부풀리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흔히들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당연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대학의 학생선발권이 철저히 배제된다. 대학 재정이 국가나 주정부에서 나오기 때문에 선발 결정권도 국가와 주정부가 갖는다. 반면 사립대학이 많은 미국과 일본의 경우 대학의 학생선발권은 철저히 보장된다. 이 경우도 대학들이 사회의 요구를 외면한 채 대학 입장만을 내세운 전형방식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대학자율권의 천국이라 할 미국의 경우 본고사를 쳐 학생을 선발하는 곳은 거의 없다. 하버드대학 등 대부분의 대학들은 논술조차도 각자가 써서 우편으로 부친다. 학생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답안을 쓰게 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많은 대학들은 지역과 학교, 심지어 소수 인종까지 안배하는 전형을 한다. 철저한 자유에 사회적 책임까지 다하는, 그야말로 ‘자율’적인 선발이다. 전형의 기본 바탕은 고교교육의 결과다. 우리의 수능에 해당하는 SAT점수도 고려하지만 학생의 내신성적, 과외활동, 여기에 고교 교사가 써주는 추천장은 결정적이다. 대학들은 고교간 학력차이도 자유롭게 고려하지만 철저한 사회적 책임과 고교교육에 대한 신뢰 속에서 전형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주장하자면 이런 조건들을 따져 봐야 한다. 우리 대학은 신뢰할 만한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결국 고교 못지않게 대학의 신뢰도도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이를 서로 인정하고 현실에서 적용가능한 대안을 찾는 것이 옳은 일이다. 대학자율권은 당장 가능한 대안이 아니다. 유명 대학과 야당의 무책임한 대입정책 흔들기는 자제되어야 한다.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오늘의 눈] 정신 못차린 한국노총/최용규 공공정책부 차장

    “민·형사소송을 제기하겠습니다.A기자든 한국노총이든 둘 중의 하나는 박(머리)이 터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난 17일 밤 한국노총 한 간부가 전화를 걸어 서울신문의 18일자 1면 머리 기사내용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한국노총 출입기자여서 미리 알려준다는 설명과 함께 법적대응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이 간부는 몹시 흥분해 있었다. 서울신문은 “한국노총이 중앙근로자복지센터 입찰 참가업체에 공사입찰 전 한국노총 발전기금 30억원을 요구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입찰 참가업체 등 여러 취재원으로부터 확인한 결과였다.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한국노총 입장에선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더라도 한국노총은 자중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에게 거듭 나겠다고 사죄까지 한 만큼 더욱 더 몸을 낮춰야 한다. 더구나 이번 수사의 핵심은 발전기금의 유용여부를 둘러싼 의혹이다. 누가 돈을 어떻게 받았으며, 어디에 썼는지가 중요하다. 언론의 관심이 여기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발전기금에 대해 한국노총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우선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냄새가 많이 난다. 한국노총은 지난 13일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기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공업체를 결정하기 전에 이상한 중간 단계를 만들어 돈(발전기금)을 달라고 요구한 셈이다.“발전기금을 못내겠다.”고 하면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하고 공사참여가 봉쇄되는 시스템이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업체의 선택은 오직 하나다. 공사에 욕심이 있으면 한국노총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지 않는가. 한국노총은 지난 16일 긴급 연석회의에서 ‘혁신’을 다짐했다. 겉으로만 반성을 외칠 뿐 조직보호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줘선 안된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도덕성을 회복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노총이 산다. 최용규 공공정책부 차장 ykchoi@seoul.co.kr
  • [프로야구 2005] 손민한 ‘아니 벌써 7승’

    손민한(롯데)이 시즌 7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에 나섰다. 손민한은 17일 사직(관중 2만 68명)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7과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3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눈부시게 호투했다. 손민한은 파죽의 6연승으로 시즌 7승째를 기록, 바르가스(삼성)를 1승차로 제치고 다승 단독 1위에 올랐다. 또 방어율 2위(2.25)로 선두 배영수(1.84 삼성)를 바짝 뒤쫓았다. 롯데는 손민한-노장진의 ‘황금계투’로 4-1로 이겼다. 삼성은 승차없이 승률(.667)에서 두산(.676)에 뒤져 6일 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8회 2사 1·2루의 위기에서 구원등판한 ‘수호신’ 노장진은 강동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불을 끈 뒤 9회 3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봉쇄, 전 구단 상대 세이브를 기록했다. 구원 선두 노장진은 14세이브째. 손민한과 루더 해크먼(7이닝 6안타 2실점)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던 이날 경기에서 0-0의 균형을 깬 것은 롯데. 롯데는 4회 신명철의 좌익선상 2루타로 만든 2사3루에서 펠로우의 좌전 2루타에 이은 손인호의 좌전 적시타로 2-0으로 앞섰다.7회 양준혁의 2루타와 박한이의 적시타로 1점차로 쫓긴 롯데는 8회말 정수근의 안타로 맞은 1사2루에서 라이온의 1타점 2루타와 펠로우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8회초 1사3루의 귀중한 찬스를 잡았으나 김재걸의 스퀴즈번트때 3루주자가 홈에서 아웃돼 동점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한편 이날 예정된 LG-현대(수원)전은 비로 취소됐고 SK-두산(잠실), 기아-한화(청주)전은 노게임이 선언됐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의회]“아파트 동시·수시분양제 함께 운용해야”

    [의회]“아파트 동시·수시분양제 함께 운용해야”

    “동시분양제도 폐지는 아파트 청약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하고 중소건설업체의 줄 도산이 우려됩니다.”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용적률이나 층고제한을 완화해야 합니다.” 서울지역 중소 건설업체 관계자들이 각종 애로사항을 서울시의원들에게 털어놨다. ●동시분양제 없애면 대형업체에 몰려 중소업체 ‘휘청’ 대한건설협회 서울시회 회장단(회장 황인수) 7명은 지난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의원들에게 건설현장의 온갖 어려움들을 전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 자리는 서울시의회 건설위원회(위원장 유재운)가 침체된 건설경기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유 위원장을 비롯해 김종화 의원(양천4), 김춘수 의원(영등포3), 이헌구 의원(종로1), 이지철 의원(비례대표) 등 의원 5명과 업계 관계자 7명 등 모두 12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무려 15건에 이르는 현안들을 털어놓고 시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먼저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의 발주공사에 지역업체들이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의무 공동 도급비율’을 높여달라고 운을 띄웠다. “현재 서울시를 제외한 타지방에서는 공동도급 비율을 49%로 하고 있으나 서울시만 유독 40%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타지방과 같은 49%수준 상향을 요구했다. 그들은 “이같은 차별은 발주기관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시공경험을 축적해야 하는 중소건설업체들의 성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시분양제는 임의선택할 수 있도록 특히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동시분양제도 폐지는 잘못된 행정지침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동시분양제도가 페지되면 브랜드인지도가 약한 중소업체의 분양률은 크게 떨어지고 반대로 대형 건설업체는 청약자가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행 동시분양제는 유지되어야 하며 수시분양을 원하는 업체는 선택적으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예산절감차원에서 실시하는 서울시의 계약심사제도는 현재보다 완화해 적정 공사비로 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서 제한하고 있는 용적률, 층고제한 규정도 현행보다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참석한 서울시의원들은 건설현장의 목소리를 성심껏 듣고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건의사항은 항목별로 분석, 법률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서울시에 통보, 정부에 개정을 건의토록 하고 조례나 시행규칙 등 개정사항은 서울시에 통보했다. 서울시의회 차원에서도 건의사항들을 적극 검토해 건설협회 관계자들에게 처리결과를 알려줄 방침이다. 유재운 서울시의회 건설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정책이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중소건설업체를 보호할 수 있는 갖가지 방안들을 서울시 차원에서 적극 찾아 보겠다.”고 약속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美, 北에 核선제공격도 고려”

    미국이 긴급한 위협에 처했을 경우 핵무기를 이용한 선제공격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군사분석가 윌리엄 아킨은 기고문을 통해 미 국방부가 북한, 이란 등의 위협에 대비해 지난 2003년 11월 ‘콘플랜(CONPLAN) 8022’를 작성했으며, 이 계획에는 핵무기를 사용한 선제공격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콘플랜은 개념만 잡혀 있는 작전계획이라는 의미다. 아킨은 지난 1월에도 ‘코드명’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콘플랜 8022는 북한, 이란, 시리아의 핵시설 및 기타 위협을 선제공격하는 내용의 1급비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킨은 특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지난해 7월 북한·이란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가 미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 미군의 핵 선제공격을 포함하는 극비문서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기고문에 따르면 콘플랜 8022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 먼저 북한의 긴급한 핵 위협이 발생할 경우 전자·사이버 공격을 이용, 정밀하게 목표물을 선정한 뒤 소규모 특수부대를 투입해 핵장치를 제거하는 작전을 상정했다. 두번째는 이란 등을 겨냥해 WMD 인프라에 대한 다양한 폭격 등 보다 광범위한 공격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아킨은 “어떤 상황에서도 미 대통령이 실제 북한과 이란에 핵 공격 명령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이 방어용으로 핵무기를 운용하겠다는 전략을 바꿔 핵을 이용해서라도 안보 위협 상황을 사전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사설] 공직자도 자녀국적포기 대열에 서면

    개정된 국적법이 다음달 시행되기에 앞서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현상이다. 게다가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의 자료에 따르면 국적포기자 380여명 가운데 고위 공직자 자녀가 7명, 교수 자녀가 159명이나 된다. 고위공직자·교수는 두말할 나위 없이 우리사회의 지도층 인사인 만큼 국민이 분노하고 비난이 빗발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특히 고위 공직자라면, 그들이 해외에서 출산한 자녀가 이중국적을 갖게 된 과정 자체가 대부분 국가업무와 연관되었으리라 짐작된다. 따라서 그들은 공직에서 얻은 ‘혜택’은 누리고 국민으로서의 의무는 포기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한국 국적 포기를 무조건 비난만 할 생각은 없다. 원정출산 등의 편법으로 얻은 이중국적을 병역 기피에 악용하지 않도록 봉쇄하는 것이 법 개정의 취지이므로, 이번에 대상자를 솎아냈다고 여기면 그만이다. 국적포기 신청을 한 경우도 법적으로 주어진 선택권을 행사한 것이기에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재외동포를 포용해 더불어 발전을 꾀한다는 큰 틀에서 판단한다면, 감정적 대응만 할 것이 아니라 국적포기자에게 모국과 상생하는 통로를 폭넓게 마련해 주는 일이 도리어 마땅하다. 그렇더라도 고위 공직자가 자녀 국적을 포기토록 한 행위에 대해서는 일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 사람에게 어찌 국정의 큰 일을 맡기겠는가.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예컨대 자녀를 모두 특정국 국민으로 만든 사람이 그 국가와 외교·통상 교섭을 벌일 때 그가 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이끈다는 보장은 없다. 명단 공개는 힘들겠지만 관련부서에 통보해 적어도 인사에 반영하는 등의 조처는 취해야 할 것이다.
  • [“핵연료봉 인출” 북핵 새국면] 벼랑끝 타협·핵용인후 경제봉쇄 갈림길

    [“핵연료봉 인출” 북핵 새국면] 벼랑끝 타협·핵용인후 경제봉쇄 갈림길

    ■ 北·美 전략 전문가 진단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선언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최악의 경우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 물리적 타격을 하지 않고 사실상 용인하는 대신 경제봉쇄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북한의 핵실험은 곧바로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연결될 것이란 일각의 전망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장성민(세계와 동북아포럼 대표) 전 의원은 12일 기자에게 “미국은 북한이 협상용으로 폐연료봉 인출 선언을 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와는 성향이 전혀 달라 북한이 완전히 두손 들고 나오길 바라고 있다.”며 “미국의 반응이 북한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상황은 핵 재처리까지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내가 알기로, 미국은 북한이 굳이 핵실험을 한다면 못이기는 척 용인한 뒤 정치·경제적으로 북한의 손발을 완전히 잘라 고사시키는 전략까지 각오하고 있다.”면서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을 하는 순간 협상카드도 날리고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 전체로부터도 완전히 고립되기 때문에 섣불리 도발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김태효 교수도 “설령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지금 분위기로는 다시 파행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렇게 되면 북한은 차제에 핵 보유를 실현해 협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려 할 것이고, 미국도 중국·러시아가 북한 편이라는 한계를 감안해 아예 핵보유를 용인하는 대신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등으로 봉쇄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벼랑끝 위협’ 직후 극적 타협이 도출된 전례에 비춰 6자회담을 통해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 아직까진 우세한 편이다. 중앙대 국제대학원 김태현 교수는 “과거 북한은 대화에 나오기 전에 꼭 미사일 발사 등의 카드를 통해 몸값을 높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제부터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중재 압력을 받으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한신대에서 행한 특별강연에서 “지금 한반도는 매우 불길한 위기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과 북한이 양자합의를 이룬 뒤 6자회담에서 실천을 담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주장 의문점 북한이 영변 5㎿원자로를 재가동한 시점은 2003년 2월로 파악됐고 가동 중단이 확인된 시점은 지난 3월 말쯤이다. 전문가들은 원자로 중단 이후 냉각시키는 데만 한달이 걸리고 연료봉 8000개를 꺼내는 작업에는 최소 두달이 걸린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해리슨 선임연구원에게 “4월부터 연료봉 제거작업을 시작,3개월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원자로 가동 중단시기가 4월 초를 전후한 시기라고 해도 다음 달은 돼야 끝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북한이 지난 11일 영변의 5㎿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8000개를 꺼내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해 인출속도가 단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와 관련,“인출작업을 최단기간 내 끝냈다.”고 언급해 그간 북한이 인출작업을 위해 상당한 속도를 내왔음을 시사했다. 서울대 원자력연구센터의 강정민 박사는 12일 “북한이 모방한 영국의 칼더 홀 원자로의 경우 연료봉 인출 속도가 하루 120개(0.75t) 정도지만 북한의 기술을 감안할 때 그보다 더딜 것으로 봤다.”면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루에 120개가 넘는 양을 뽑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폐연료봉 하나의 무게는 6.25㎏ 정도로 8000개는 50t 정도 된다.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영변 원자로가 영국의 모델보다 더 개선된 것이거나 ▲피폭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했다는 얘기가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채 최근 정세를 감안해 이미 끝낸 것처럼 발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인출 이후에는 수조에 담가 냉각기를 거친다. 냉각이 끝나면 바로 재처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방사화학실험실의 재처리다. 북한측은 정상적인 가동조건에서 1년에 110t의 폐연료봉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2003년 1월부터 5개월 동안 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했다고 주장했었다. 통상 원자로 중단부터 재처리까지 9∼1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북한측 주장대로라면 인출한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데 6개월이면 가능하다는 추정이 나온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청와대 우려속 “차분히 대응” |타슈켄트 박정현특파원|청와대는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완료 주장에 대해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에 따라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실크로드의 교차점인 사마르칸드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타슈켄트에 남아 있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북한 외무성 발표와 관련한 공식 보고를 받았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대신 북핵문제 해결의지와 통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통일을 모두 소망하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면서 “천천히 할수록 무리한 비용이 들지 않고 부작용도 없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개성공단이 잘 되려면 국제적 협력을 거쳐야 하고, 이를 위해 북핵문제가 잘 풀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석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걱정’ ‘우려’란 표현을 여러 차례 써가면서도 차분한 대응방침을 밝혔다. 반 장관은 “걱정이다. 가동중단한 지 40여일인데….”라면서 “그런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반 장관은 “북한이 자꾸 이러니까 우리 정부로서도 우려스럽다.”면서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 걱정이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반 장관은 “공개적으로 저렇게 발표하는 것을 보면 협상을 재촉 혹은 압박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너무 비관하거나 낙관할 것 없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hpark@seoul.co.kr ■ 美·日 냉담… 中은 무반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외신|북한의 핵 연료봉 인출 완료 발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냉담한 반응 속에 북한의 핵 개발 계획 중단과 6자회담 조속 복귀를 촉구했다. ●미국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도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은 국제사회로부터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의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모든 참가국들이 6자회담으로 되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으며, 미국도 북핵 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외교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그들(북한)은 과거에도 비슷한 발표를 한 적이 있다.”며 무게를 두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또 “북한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대화에 복귀, 건설적으로 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유엔 안보리 회부가 반드시 문제 해결의 최선책이라고 할 수 없다.”,“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라는 표현을 한동안 쓴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대화 분위기 유도용’ 제스처도 이어나갔다.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협상용 발언일 가능성도 있다.”며 여지를 두면서도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 핵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 북한에 가장 이익이란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반응했다. 일본 정부대변인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핵무기화를 완료했다는 등의 발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게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민당의 한 간부는 이날 “북한에 상당히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곧 모종의 움직임이 있을지 모른다.”고 사태 악화를 경계했다. ●중국 당국은 12일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핵 개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즉답을 회피해 왔다. 중국 외교부는 다만 북한의 발표가 나온 직후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구에 “6자회담 당사국들이 회담 재개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반응했다. 정부가 공식반응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논평 없이 사실 보도에 치중했다. dawn@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달아~달아~ 섹금딱지

    |방콕 연합|‘보름달 축제’로 유명한 태국 남부 휴양지 팡안 섬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프리 섹스’ 금지 스티커가 발부될 예정이라고 태국의 TNA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이는 보름달 축제 때마다 팡안 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공공 장소에서 섹스 행위를 해 풍기를 문란시킨다는 빈축을 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정부는 팡안 섬의 ‘악명 높은’ 보름달 축제가 끝나면 관광객들이 공공연히 섹스를 하곤 한다는 지적에 따라 ‘프리 섹스’ 금지 스티커를 발부키로 했다는 것. 앞서 중부 콘 캔주(州) 출신 라비아브랏 퐁파닛 상원의원은 팡안 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보름달 축제 와중에 문란한 섹스 행위를 못하도록 막아달라고 간청했다고 TNA는 전했다. 태국 관광청(TAT)은 보름달 축제가 팡안 섬의 중요한 관광소득원인 만큼 축제 자체를 원천 봉쇄하기는 어려우나 필요하다면 경찰이 공공 장소에서의 섹스 행위 단속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팡안 섬을 관할하는 TAT 남부 5지역 사무소의 프라못 숩옌 소장은 태국은 공공연히 섹스를 해도 되는 곳이 아니라며 ‘프리 섹스’를 하는 관광객들은 체포될 수도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TAT는 공공연한 섹스가 태국 법에 금지돼 있다는 사실을 스티커나 전단에 담아 관광객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 [클릭 이슈] 우리당 기간당원제 재보선후 좌초하나

    [클릭 이슈] 우리당 기간당원제 재보선후 좌초하나

    지난 4·30 재·보선은 열린우리당이 정치 개혁의 일환으로 기간당원제를 실험한 첫 무대였다. 기간당원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진성당원’이 각종 당내 선거에서 투표권을 갖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종전의 밀실·정략·금품 공천을 원천 봉쇄하는 상향식 민주주의의 골간으로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재·보선 결과가 안겨준 실망은 컸다. 기간당원제가 일반 유권자의 정서와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자성론이 일었고, 평가와 해법을 놓고 개혁파와 실용파간 갈등의 조짐도 엿보였다. 지난 6일 당 지도부의 마라톤 워크숍에서도 치밀한 논쟁과 분석이 이뤄졌다. 위기감은 당내 혁신위(위원장 한명숙 상임중앙위원)를 통해 수습책을 마련한다는 선에서 봉합됐다. 하지만 혁신위에서 발전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아니면 개혁파와 실용파간 갈등이 확대 재생산될지는 예단키 어렵다.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자체 선거 등을 앞두고 당내 각 계파의 셈법이 미묘하게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간당원, 세싸움으로 변질되나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재·보선 참패 이후에도 “상향식 민주주의의 확고한 노하우가 없어 불안할 뿐, 기간당원제의 제도 자체를 흔드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지도부 워크숍 결과를 브리핑한 한 위원장은 “강력한 의지를 갖고 기간당원제를 견고하게 유지·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도부의 기류는 기간당원제의 첫 실험무대였던 충남 공주·연기와 경기 성남중원 등의 재선거에서 적잖은 오류가 발견됐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문제점은 기간당원의 증감 추이에서 드러난다. 당원협의회장 선거, 재·보선 후보 경선,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 24만명에 이르렀던 기간당원은 재·보선 직후 거품처럼 사그라져 9만명 남짓 줄었다. 한 당직자는 ‘월 2000원의 당비를 3개월 이상 내지 않으면 기간당원 자격을 정지한다.’라는 당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경선에 나선 후보자들이 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종이 당원’을 급조,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과 우려가 제기됐다.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자금살포설까지 나돌았다. ●기간당원과 유권자 정서의 차이 극복이 관건 패인 분석은 기간당원제 운영상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기간당원제의 핵심은 총선이나 지자체 선거 등 각종 공직후보의 선출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로 기간당원제에 의한 상향식 공직후보 선출이 유권자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부터 도마에 올랐다. 이번 선거에서 기간당원만으로 선출한 후보가 모두 낙선한 것은 열린우리당에 충격과 함께 시사점을 안겨주었다. 당내 일각에서는 “아직 기간당원제가 100% 정착할 수 있는 정치환경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원뿐만 아니라 유권자도 공직 후보자 선출과정에 참여시키는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반대로 해법을 기간당원제 강화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기간당원의 수를 늘리고 이들의 당성(黨性)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시각의 차이는 당내 실용파와 개혁파간 노선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는 상향식 민주주의의 확고한 노하우를 찾기 위한 시행착오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이재경 원내대표 특보는 “기간당원 문제를 개혁파와 실용파의 대립 구도로만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게 갈등지향적인 시각”이라면서 “기간당원제가 가진 현실적인 한계를 보완, 발전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총대 멘 당 혁신위 숱한 논란 속에서 공은 당 혁신위로 넘어갔다. 재·보선 이후 신설된 혁신위의 시한은 3개월로 정해져 있다. 혁신위는 이 기간 동안 ‘기간당원제의 유지와 공천제의 보완’을 전제로 구체적인 보완책을 마련키로 했다. 공천 제도로는 기간당원 중심의 경선과 국민참여 경선 등 기존의 방식이 가진 문제를 개선하는 제도적 방안을 폭넓게 논의, 지도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기간당원을 늘리기 위한 운동을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면서 “혁신위에 공천 연구팀도 별도 운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혁신위의 보고안은 중앙위원회의 인준을 거쳐 확정된다. 당내에서는 혁신위의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대중적 방식을 도입한 기간당원 경선제는 정당문화에서는 실험적인 시도”라고 전제한 뒤 “소모적인 노선대립이 표출되진 않겠지만, 정당사상 최초의 시도인 만큼 평가와 보완책 마련에 생산적인 논쟁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상향식 민주주의와 당선 가능성이라는 연립방정식의 해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풀어나갈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라는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오늘의 눈] 머쓱해진 교육당국/이효용 사회부 기자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에 반발하는 고1들의 촛불집회가 열린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근처. 학생들을 돌려보내려고 현장에 나온 760여명의 교사·장학사들은 전날까지의 강경한 ‘원천봉쇄’ 방침과 달리 오가는 학생들을 지켜볼 뿐이었다.1만명 집결설까지 나돌던 집회가 400명 참가에 그치자 ‘강력저지’의 각오를 다졌던 교육당국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며칠간 교육당국은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였다. 집회 계획이 알려진 3일부터 날마다 대책회의를 열더니 급기야 일부 인터넷카페가 학생들을 선동하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IP추적을 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수사할 근거가 없다는 경찰의 판단에 교육부는 머쓱해하며 하루만에 수사 의뢰를 포기했다.6일 오전까지만 해도 “학교장이 허가하지 않은 집회는 불법이며 교칙에 따라 처리한다.”고 으름장을 놓던 교육청은 반발 여론이 높아지자 이례적으로 해명자료까지 내면서 “처벌방침은 정한 바 없다.”고 철회했다. 고교생 집회라는 초유의 사태에 지레 겁을 먹고 경찰수사 의뢰에 처벌이라는 손쉬운 대증요법을 쓰려다가 슬그머니 발을 뺀 셈이다. 교육당국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집회 현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학생지도를 나온 한 교사는 “학생으로 보인다고 해서 주민증을 내보이라고 할 수도 없고….”라며 답답해했다. 교육청이 내린 지도요령 지침대로 “안녕하십니까?어떻게 오시게 됐습니까?”라고 ‘친밀하게’ 접근하는 웃지못할 광경도 있었다. 고1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거리로 몰려나오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충분한 설명없이 막무가내로 집회를 막으려는데 급급한 교육당국의 대응만으로 이들이 교실에서 겪는 혼란이 수그러들지 의문이 들었다. 이효용 사회부 기자 utility@seoul.co.kr
  • [사설] 북한, 핵실험은 절대 안된다

    아무리 치열한 대치상태에서도 지켜야 할 선을 넘으면 외교적 해결은 물건너간다. 북한이 지금 지켜야 할 선은 핵실험 자제라고 본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함북 길주에서 지하 핵실험 준비를 진행시키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미국내 강경파가 대북제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일 수 있지만, 핵실험의 위험성이 너무 크기에 북한에 거듭 자제를 요청할 수 밖에 없다. 미 CIA에서 요직을 지낸 아서 브라운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서울과 도쿄의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한국내 외국계 기업들은 철수나 사업축소를 저울질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북아경제가 얼어붙는 것을 넘어 미국의 대북 봉쇄나 무력개입이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일본뿐 아니라 남한과 타이완에서도 핵무장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동북아의 앞날은 그야말로 풍전등화 처지가 된다. 이런 불안을 야기한 북한은 어떤 나라로부터도 동정을 받을 수 없으며, 김정일 체제 유지가 어려운 쪽으로 급격히 빠져들 개연성이 있다. 북한은 핵 관련 추가조치를 삼가라는 우리 외교당국자들을 비난했다. 이제까지 한국과 중국 정부는 미국의 강경제재를 말리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그럴 명분이 없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대남공격을 삼가야 한다. 북한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위협용으로 핵실험 준비 모습을 일부러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그 역시 바람직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미국내 네오콘들이 이라크전과 같은 군사개입 명분을 만드는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 한·중 정상회담, 오늘 한·러 정상회동 등 6자회담 불씨를 살려 북핵을 해결해 보자는 정상급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북한이 극단적 행동을 자제해야 한국·중국·러시아가 미국·일본이 강경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핵 실험설을 덮으려 하지 말고, 미국과 정보공조를 통해 철저한 사전·사후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이 함경북도 길주에서 지하 핵폭발 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오는 등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북핵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02년 말 북핵 위기가 재현된 이후 미국의 각종 연구소와 전문가들이 제시한 북핵 시나리오를 보면 향후 진행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최선(외교적 해결)부터 최악(전쟁)의 상황을 모두 나열하고 있기 때문에 상반되거나 모순된 예측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제시한 큰 흐름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 실험이나 북·미간 무력충돌 가능성 등을 짚어볼 수 있다. 또 지금까지의 북핵 위기 상황도 대부분이 기존의 시나리오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핵 실험을 할 것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아시아정책연구소(NBR)의 특별 연구과제로 발표한 ‘6개의 북핵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핵 실험을 하나의 가정으로 제시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지하 핵 실험에 성공할 경우 ▲한국 정부는 그동안의 대북 유화정책 실패로 국민의 불신에 직면할 것이며 ▲북한 핵 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를 놓고 한·미간에 갈등이 생겨 동맹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또 주변국들은 북한의 비핵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봉쇄와 고립정책을 협력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전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동아시아 책임자를 지낸 아서 브라운 위기관리그룹(CRG) 선임 부회장은 북한이 1년 안에 동굴이나 광산 갱도에서 핵 실험을 한 뒤 이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브라운 부회장은 주요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북한 핵 시나리오를 브리핑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브라운은 핵 실험장에서 새어 나온 소량의 방사능 낙진이 일본쪽으로 흘러가면 “서울과 도쿄의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한국내 외국계 기업들은 철수나 사업 축소를 저울질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대북 봉쇄조치를 취할지 아니면 다른 조치를 취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북한, 서로 선제공격한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6개의 시나리오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를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은 북한이 작은 핵 장비를 국제 테러단체에 비밀리에 판매하기로 했다는 신뢰성 높은 정보를 수집하면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에버스타트는 가정했다. 그는 미국이 공격을 개시하기 불과 몇분 전에야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미군은 핵 장비를 실은 선박과 항구를 파괴하고, 북한은 서울과 주한·주일 미군기지에 보복포격을 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에버스타트는 한국 정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심지어는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감행된 미국의 대북공격은 한·미 동맹의 종결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또 미·일 동맹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면 미국은 고립무원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이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과 테러조직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량살상 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계획할 때 ▲생물무기 공격을 기도할 때 ▲대량살상 무기가 저장된 지하거점을 공격할 때 선제 핵 공격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최신 미군 문서에서 확인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반면 북한이 선제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적지 않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영변이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서울의 용산 미8군 기지에 수백발의 포탄을 집중 투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이 보복을 하면 한반도에서 전면적인 전쟁이 발생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예측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진 김명철(일본 조·미평화센터 소장) 박사는 최근 저서에서 “미군이 선제공격을 독점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면서 “김정일은 미국이 대북 선제 핵 공격을 고려하는 징후가 보이면 미 본토에 대해 선제 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상과 현상유지 가능성도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핵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미국은 북한에 경제·외교·안보적 혜택이라는 대가를 제공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구히 제거하는 ‘윈·윈’ 방안을 제시했다. 몬테레이 국제연구소의 핵비확산센터는 지난 2003년 발표한 ‘북한의 핵 의도 평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4개의 시나리오를 통해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정권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 내부의 문제 때문에 결정적인 대결이나 협상이 이뤄지지 못한 채 만성화된 위기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편 마르커스 놀란드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저서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에서 북한이 붕괴할 경우 남한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년간 6000억달러(약 600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
  • “장학사등 배치해 원천 봉쇄”

    서울시교육청은 7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6일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각 학교 교칙은 불법집회에 참석하거나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따르지 않는 학생에 대해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집회에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도록 예방지도를 철저히 하되 참석할 경우에는 교칙에 따라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징계에는 ‘교내봉사’(근신),‘사회봉사’(유기정학),‘특별교육’(무기정학),‘퇴학’ 등이 있다. 집회 현장에서 불법행위를 하다 경찰에 연행되는 학생은 무거운 처벌을 면하기 힘들 전망이다. 교육청은 이날 부교육감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7일 광화문 인근에 장학사 181명과 292개 고교 1학년부장 및 생활지도부장 등 모두 765명을 배치, 집회 참석을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김진표 부총리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새 대입제도의 근본 취지와는 다르게 모든 과목의 성적이 좋아야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잘못 인식돼 많은 학생들이 지나치게 경쟁을 의식하고 불안해하는 것 같다.”면서 “학생들은 집단행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천 이효용기자 patrick@seoul.co.kr
  • 김기덕의 도전 관객에 통할까

    김기덕의 도전 관객에 통할까

    김기덕 감독이 10억원의 저예산으로 찍은 새 영화 ‘활’(제작 김기덕프로덕션)은 가까운 극장에서 쉽사리 만날 수가 없다. 서울 관객이라면 강남역에 자리한 씨너스G 극장(12일 개봉)으로 작정하고 다리품을 팔아야만 한다. 게다가 영화의 ‘정보’도 노출된 게 거의 없다. 홍보를 위해 개봉 3,4주전쯤 갖는 기자 및 일반시사회를 이례적으로 생략했기 때문이다. ‘국제영화제 스타’ 김기덕 감독이 멀티플렉스가 주도하는 국내 영화시장의 배급질서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른바 1개 극장에서만 영화를 개봉하는 ‘단관 개봉’을 선언한 것이다. 힘들게 극장을 잡아도 사전 예매율이나 개봉 첫주말 성적이 신통찮으면 여지없이 간판이 내려지고 마는 게 요즘 영화판의 현실. 어차피 저예산 예술영화가 멀티플렉스 시스템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면, 아예 1개 혹은 극히 소수의 극장에서만 상영하는 단관개봉으로 ‘안정적’인 상영일수를 보장받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계산인 셈이다. 그의 시도는 극장가 안팎에서 일단 참신한 쪽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것이 국산 예술영화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씁쓸한 입맛을 다시는 이들도 적지 않다.“국제영화제에서 ‘거장’ 대접을 받는 사람의 형편이 그렇고 보면 다른 소규모 독립·예술영화들의 현실이야 뻔한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다. 전방위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대형영화의 틈바구니에서 명함도 못 내밀고 스러지는 작은 영화들의 고충은 사실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사례는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지난달 15일 개봉한 전수일 감독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2003년 제작된 이후 2년의 우여곡절을 거쳐 간신히 전국 20개 스크린에 내걸렸다. 하지만 부진한 흥행성적으로 개봉 일주일 만에 간판이 내려졌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으나 지난 3월에야 늑장개봉한 민병국 감독의 저예산 영화 ‘가능한 변화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전국 6개 스크린에서 겨우 개봉했지만 일주일만에 접었다. 홍보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제작비의 절반을 쏟아부어 마케팅에 주력한 뒤 200여개 스크린에서 ‘와이드 릴리즈’되는 주류영화들과는 경쟁조차 할 수 없는 처지”라면서 “무슨 재주로 개봉 첫주 성적을 극장주 마음에 흡족하도록 끌어올리겠느냐.”고 말했다. 영화의 종(種)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영화계 내부의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가 연간 10억원의 손실을 각오하고 강변, 상암, 부산 서면 등 3개관에 문을 연 CGV 인디영화관이 대표적인 최근 사례. 국제영화제 수상이력이 화려한 황철민 감독의 저예산 독립영화 ‘프락치’가 20일 어렵사리 개봉하는 곳도 CGV강변과 상암 인디영화관이다.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 없었더라면 이 작품 또한 극장 밖에서 얼마나 오래 ‘방황’할지 모를 일이다. 김기덕 감독의 파격실험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해외시장을 집중 겨냥하고, 국내 관객은 들러리 취급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꼬집는 삐딱한 시선도 꽤 많다. 실제로 그의 ‘브랜드’ 덕분에 ‘활’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70만달러를 벌어놓았다.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에도 초청됐으니 현지마켓에서 추가계약할 판매고는 그보다 훨씬 클 것이다. 그럼에도 ‘활’의 이후 행보에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간단하다.“결과가 어떻든, 한 작품이 200∼300개 스크린을 잠식해 선택의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기존 배급관행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영화계는 입을 모은다. ‘활’은 12일 서울 씨너스G와 부산극장,19일 씨너스 대전,26일 대구 한일극장,6월2일 광주 무등극장에서 개봉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中 조용한 5·4 기념일

    |베이징 오일만특파원|‘5·4운동’ 기념일인 4일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들은 반일시위 없이 대체로 평온을 유지했다. 당초 베이징·상하이 대학가 등에서 ‘제2의 5·4 시위’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돌았지만 공안 당국은 시위 참가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 게시판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반일인사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이날 시위를 원천 봉쇄했다. 베이징의 톈안먼광장은 이날 오전 18세를 맞은 중학생들의 성인식과 5·4운동 기념식이 거행돼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톈안먼 일대는 공안 병력이 삼엄한 경계를 폈고, 일본대사관과 대사관저, 일본 상품 집결지인 하이룽(海龍) 빌딩 등 위험지역에도 경계가 강화됐다. 베이징 시내 대학생들에게는 반일시위에 참가할 경우 퇴학 등의 불이익을 당할 것이란 경고가 비밀리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시위 참가를 막기 위해 노동절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6일까지 등교토록 조치했다. 상하이에서는 이날 인민광장 등 요소 요소에서 대규모 반일시위 가능성에 대비해 공안 병력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쳤으며, 시민들도 노동절 연휴를 즐기는 등 특별한 징후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공안은 또 지난달 16일 대규모 시위대의 표적이 됐던 상하이 일본총영사관 주변을 대형 컨테이너로 에워싸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했고 무장경찰까지 배치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반일시위 확대는 국제적 이미지만 훼손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인들도 당국의 강력한 경고와 통제 때문에 시위를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oilman@seoul.co.kr
  • [시론] 북핵 딜레마,그 끝은 어디인가/정재호 서울대 국제정치학 교수

    [시론] 북핵 딜레마,그 끝은 어디인가/정재호 서울대 국제정치학 교수

    탄핵사태, 행정수도 이전, 고구려사 왜곡, 한·일간의 외교 분쟁,‘동북아 균형자’ 등의 논란 속에 잊혀져온 핵심문제가 있다. 바로 북핵을 둘러싼 ‘우리’의 딜레마를 가리킨다. 북한이 지난 2월1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 전반에서 위기감이나 절박감을 별로 느낄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은 출발한다. 주지하듯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한반도에서의 전략적 균형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뿐 아니라 미국의 대 북한 제재의 가능성을 제고시키며 더 나아가 동북아에서의 ‘핵 도미노’ 현상의 개연성을 만들어낼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이런 최악의 가능성들에 대해 심리적 준비와 현안별 대비를 하고 있는가? 북핵 문제의 결말과 관련해 대략 네 가지를 들 수 있겠다. 첫째는 ‘평상론’(平常論)으로 지속적 대화와 외교경로를 통한 북한의 핵 포기 유도라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관점을 지칭한다.1993년 이래 줄곧 지속되어온 논리로서 현재는 6자회담에 ‘체면’을 건 중국과 함께 서로의 국내정치적 목적을 충족시키고 있는 미국과 북한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접근법으로 보인다. 다만 그 끝에 서있는 우리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둘째로 ‘제재론’(制裁論)이 있는데 이는 미국과 일본에 의한 경제제재를 포함하는 대 북한 봉쇄를 의미한다. 핵 보유가 단지 평양의 협상카드가 아니라 목표 그 자체라는 전제 하에 이루어지게 될 제재는 한국과 중국의 참여 없이는 그리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한국이 언제까지 대안도 조건도 없이 ‘불가론’만을 반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셋째는 ‘용허론’(容許論)으로 북한의 핵 보유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을 가리킨다. 핵물질 및 핵무기의 역외반출 불허라는 ‘레드라인’의 전제 하에 이미 중국 내에서는 일정 수준 ‘북핵 현실론’이 힘을 받고 있음을 감안할 때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수렴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북한의 핵 보유가 동북아와 한국의 안보에 대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과연 북한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가? 넷째로 ‘밀약론’(密約論)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일종의 역할분담에 합의하는 경우로 미국은 북핵 폐기를 위한 군사적 행동을 수행하고 중국은 정권교체를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한 전통적 북·중 관계 상실에 대한 보상은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무력사용시 미국의 ‘조심스러운’ 개입 약속을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갈수록 ‘평상론’의 설득력이 희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이 6자회담 이외의 방법들에 대한 언급을 시작했으며 중국에서도 “버티면서 틀은 깨지 않는”(鬪而不破) 북한의 방식에 대해 일부 회의론이 일고 있다. 나머지 세 개의 가능성이 실현될 경우, 한국의 경제와 안보에 미칠 충격은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언제까지 왜 기다리며 또 궁극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결단의 때가 다가오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부시 2기 행정부가 여전히 중동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있다고 보는 관점이 있다. 실제로 그럴 수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과연 그것이 한국에도 같은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가? 또 정부는 북핵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중국과 근사하다는 전제하에 한·중간의 공조에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우리보다 -혹은 우리 모르게- 먼저 입장을 바꿀 경우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한 심리적 준비와 정책적 대비는 되어 있는가? 대북 포용과 긴장완화는 매우 중요한 정책임에 틀림없다. 또 그 긍정적 평가에 대해 이견을 달 의도도 없다. 그러나 모든 영역과 관련해 조건 없이 이루어지는 대 북한 포용의 끝은 의외로 비극적일 수도 있다. 여전히 북한이 우리의 ‘주된 위협’인 상황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전략 및 대비책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구체적인 재검토가 절실한 시점이다. 정재호 서울대 국제정치학 교수
  • [프로야구 2005] 롯데 이용훈 ‘나도 닥터K’

    이용훈(28·롯데)이 다승·탈삼진 선두에 나서며 무명의 설움을 훌훌 털었고, 배영수(삼성)는 팀의 5연승을 견인했다. 이용훈은 1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7과 3분의1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5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경성대를 졸업하고 1996년 삼성에 입단,2002년 SK를 거쳐 2003년 롯데에 둥지를 튼 이용훈은 이날 최고 147㎞의 속구를 주무기로 LG 타선을 봉쇄, 팀 동료 손민한과 맷 랜들·척 스미스(이상 두산) 등과 다승 공동 선두(4승)에 올랐다. 또 탈삼진 41개를 기록, 배영수(39개)를 끌어내리며 이 부문 단독 1위에도 나섰다. 전날 6연승에서 아쉽게 제동이 걸린 롯데는 이용훈의 호투와 킷 펠로우의 2점포 등으로 LG를 5-0으로 완파, 선두 삼성에 1.5게임차로 3위를 유지했다. 삼성은 만원(1만 2000명)을 이룬 대구에서 배영수의 호투로 기아를 5-1로 꺾고 파죽의 5연승을 질주했다. 최근 2연패에 빠졌던 ‘특급 선발’ 배영수는 8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3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 3승째를 따냈다. 이틀 연속 뼈아픈 연장 패배를 당했던 기아는 김진우를 선발로 내세워 연패 탈출에 혼신을 쏟았으나, 김진우는 7과 3분의2이닝 동안 5실점하며 패했고 기아는 5연패에 빠졌다. 한화는 대전에서 송진우의 쾌투와 5회 4안타로 6점을 뽑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현대에 8-2로 낙승,4연패를 끊고 4위로 도약했다. 현역 최고참 송진우(39)는 7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4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2승째를 챙겼다. 현대 이숭용은 9회 2점포(7호)로 홈런 단독 선두에 올랐으나 빛이 바랬다. 2위 두산은 문학에서 척 스미스의 호투와 문희성·안경현의 대포 2발로 SK를 4-2로 제치고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방현석교수의 테마로 읽는 호찌민] (1) ‘통일 베트남’ 의 붉은 별

    [방현석교수의 테마로 읽는 호찌민] (1) ‘통일 베트남’ 의 붉은 별

    ‘Nho Co Bac Ho’, 이 노래를 부를 줄 모르는 사람은 베트남 사람이 아니다. 정확하게 30년 전 1975년 4월30일 사이공 한복판에 자리 잡은 대통령궁. 굳게 닫힌 철문을 부수고 탱크 한 대가 거침없이 돌진해 들어갔다. 거의 동시에 다른 두 대의 탱크가 대통령궁 정면의 담장을 밀어제치며 쇄도했다. 탱크 위로 펄럭이는 깃발에는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NLF)의 황색별이 새겨져 있었다. 곧 이어 대통령궁 앞마당에 게양되어 있던 사이공정권의 깃발이 내려지고 NLF의 깃발이 올라갔다.30년간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베트남이 ‘독립’과 ‘통일’을 양손에 움켜쥐는 순간이었다. 남베트남 해방전선의 전사들과 베트남 인민군대의 병사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이 순간만을 고대하며 신화처럼 싸워온 그들이 마침내 움켜쥔 기적같은 승리였다. “Vietnam Muon Nam(베트남 만세)! HoChiMinh Muon Nam(호찌민 만세)!” 이 환호는 곧 사이공시가지를 메우고 베트남 전역을 진동시켰다. 베트남 만세, 호찌민 만세. 일본과 프랑스, 미국을 차례로 물리치고 최종적인 승리를 쟁취한 감격적인 순간, 베트남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바로 호찌민이었다. 호찌민은 베트남이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는 베트남의 남과 북, 전사와 인민을 결속시키는 힘이었다. 승리의 이 기쁜 날 호아저씨 같이 있는 것 같네. 호아저씨 말한 것처럼 휘황한 승리 거두었네. 산천을 되찾기 위한 우리의 30년 투쟁 민주공화국의 30년 항쟁 기어이 성공했네. 베트남 호찌민. 베트남 호찌민. 베트남 호찌민. 베트남 호찌민. - Nho co Bac Ho (박호가 있는 것처럼)가사 전문 이 노래를 부르며 베트남인들은 호찌민을 그리워하고 혁명의 승리를 기뻐했다. 그러나 이 노래를 만든 것이 누구인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이 노래의 임자는 참으로 의외의 인물이었다. 팜 투인.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한 음악가인 그는 프랑스식민 치하에서 위세를 떨친 세도가의 아들이었다. 아버지 팜 꾸인은 프랑스가 세운 식민왕조의 최고위 관직인 상서를 지냈다.1945년 8월 혁명의 과정에서 그의 아버지 팜 꾸인은 혁명세력에 의해 사형을 언도받았다. 호찌민은 그를 죽이지 말라고 명령하고 직접 그를 만나겠다는 뜻을 하달했다. 그러나 호찌민의 명령이 도달했을 때는 이미 그의 사형이 집행된 다음이었다. 아마 호찌민의 명령이 조금 더 빨리 당도했더라면 응오 딘 지엠(사이공정권의 대통령)과 같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아버지가 혁명세력에 의해 죽음을 당했지만 팜 투인은 혁명진영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고 함께 싸웠다. 그리고 혁명세력이 승리를 거둔 날 호찌민을 기리는 노래를 만들었다. ●과거를 닫고 미래로 가자 오늘도 바딘광장에 있는 호찌민의 영묘 앞에는 끝을 찾을 수 없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베트남에서 모든 것이 변해도 조금도 변하지 않는 풍경이 이것이다. 시장경제 제도의 도입을 근간으로 하는 개혁정책이 본격화된 지난 10여년 동안 베트남의 모습은 엄청나게 변했다. 자전거가 물결을 이루고 있던 하노이의 거리는 이제 오토바이의 차지가 되었다. 사이공의 거리는 이미 오토바이를 밀어내며 자동차가 점령하기 시작했다. 시속 20km를 낼 수 없었던 하노이와 사이공을 잇는 1번국도 위에는 트럭과 버스들이 맹렬하게 질주하고 있다. 평균 시속 60km,80km를 넘나들며 아찔아찔하게 추월을 감행하는 차량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차량의 속도만 변할 리 없다. 베트남 사회 또한 시속 20km에서 시속 60km,80km의 사회로 급변했다. 베트남인들의 삶과 생각도 마찬가지다. 시장경제는 이제 돌이키기 어려운 속도로 베트남의 일상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고 있다. 베트남을 상대로 20여년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고, 그 후로 20년 넘게 경제봉쇄를 감행했던 미국의 대사관이 하노이에 복귀했다. 미국의 동맹국으로 베트남에 총을 겨누었던 나라들은 미국보다 더 빨리 손을 내밀어 대사관계를 맺었다. 미국의 제 1동맹국으로 32만 명의 병력을 베트남에 보냈던 한국은 베트남의 주요 교역국가의 하나가 되었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규모에서도 한국은 최상위 순서를 다투고 있다. 한국의 TV드라마는 베트남의 안방을 장악하고 한국 연예인들의 동향은 베트남 잡지에서 빠지지 않는 고정 꼭지가 되어 있다. 베트남의 작가들은 한국문학의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보트피플’이 되어 조국을 등졌던 미국의 협력자들도 베트남으로 돌아오고 있다. 승전 30주년을 사흘 앞둔 4월27일, 베트남 국영TV는 놀랍게도 사이공 정권의 총리를 지낸 응웬 까우 끼의 인터뷰까지 내보냈다. 그러는 한편으로 베트남의 사회주의적 정책들은 대폭 후퇴했다. 무상으로 제공되던 교육과 의료서비스 비용의 대부분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항미전쟁의 전 기간 동안 중국 러시아와 함께 베트남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북한과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400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베트남을 경유해서 한국으로 ‘기획입국’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북한은 ‘초보적인 의리도 모르는 행위’라고 베트남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종전 30주년을 맞은 베트남은 항미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통일을 이룩한 지난날의 영광을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바꾸어나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과거를 닫고 미래로 가자.’ 당과 정부는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여전히 사회주의를 국가성격으로 하고 공산당에 의한 일당지배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베트남의 모든 것은 달라졌다. 달라지지 않는 단 하나는 호찌민에 대한 베트남 인민들의 흠모와 존경이다. 베트남의 모든 것이 달라진 지금도 그의 영묘 앞에 사람들을 줄서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도이머이도 호찌민사상에서 비롯 호찌민의 동지로서 남부혁명을 지도했던 쩐 박 당은 베트남의 개혁노선, 도이머이를 일관되게 옹호해온 원로다. 호찌민 노선에 가장 정통한 이론가이기도 한 그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당과 정부, 어느 쪽의 직책도 맡지 않고 오랫동안 야인으로 살아왔지만 베트남에서 그가 행사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그와 약속을 잡았는데 늦고 말았다. 여성영웅인 따 띠 끼유와의 인터뷰가 길어졌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늦었는데 택시기사가 집을 곧바로 찾지 못했다. 몇 번이나 주소를 되묻는 그에게 메모한 주소를 내밀었다. 우옌 민 호앙거리의 42-65. 다시 차를 돌려 지나온 길을 되짚어가며 번지수를 확인해보지만 찾지 못했다. 기사가 차를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헛수고였다. 쩐 박 당, 내 입에서 그의 이름이 나오자 기사는 반색을 하며 물었다. “쩐 박 당이라고 했어요?” 그렇다고 하자 택시기사는 자신 있게 창문을 내리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시 물었다. “쩐 박 당 선생의 집이 어디예요?” 새로 생긴 넓은 골목을 가리켰다. 곁에 두고 한참 동안 헤맨 것이다.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공동주석을 지낸 쩐 박 당은 여전히 남부베트남에서 가장 신망이 높은 지도자의 한 사람이었다.1968년부터 1973년까지 사이공당서기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사이공에서 쩐 반 저우와 함께 남부혁명가를 대표하고 있는 인물이다. “1945년, 프랑스가 사이공에 돌아왔지요. 그리고 ‘남끼’정부를 세웠어요. 총리, 국회, 군대, 다 갖췄어요. 그런데 없는 것이 단 하나 있었어요. 그 나라에는 국민이 없었지요. 프랑스가 물러간 다음에는 미국이 또 하나의 정부를 세웠지요, 베트남 민주공화국. 대통령을 수없이 갈아치웠지만 미국은 늘 지고 있었어요. 그들이 패배한 가장 큰 요인은 그들에게는 국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호찌민이 없었지요.” 미국이 가지지 못한 국민을 가진 사람이 호찌민이었다. 쩐 박 당은 호찌민이 단순히 분단된 땅을 통일시킨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인의 모럴과 사상을 통일시킨 사람이 호찌민이었다. 심지어 마을의 분쟁에서도 최종적인 판단의 기준은 그것이 과연 호찌민의 뜻에 부합하는지에 달려 있었다. “베트남이 앞으로 정치제도를 바꿀 수 있고, 체제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호찌민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오늘날 베트남의 변화하는 현실과 호찌민노선과의 관계에 대해서 묻는 나에게 쩐 박 당은 이렇게 되물었다. “10년 전부터 베트남에 왔다니까 아시겠죠. 얼마나 많이 변했습니까?” 10년 전의 베트남과 지금의 베트남은 비교하기조차 어렵다. 빠른 속도로 변해온 한국도 베트남의 최근 10년과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10년 전이면 우리가 도이머이에 들어간 지 7년이 지난 다음이었어요. 그 전에는 더 어려웠어요. 해방 후 10년간 우리는 정말 어려웠어요. 쌀은 터무니없이 모자랐고, 굶주리며 고구마 따위로 겨우겨우 연명했지요.” “전쟁이 끝났는데도 우린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요. 미국의 경제봉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원인이 미국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어요. 우리는 미국을 몰아냈고, 스스로 책임져야 했습니다. 우리는 호찌민사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그 해석에 입각한 첫 번째 실천이 도이머이였던 거예요.” 호찌민은 일찍이 말했다. 혁명을 하고도 인민이 여전히 가난하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 혁명을 하고도 여전히 불행하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 “예전에 우리는 ‘평등’을 너무 순진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가난을 공평하게 나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똑같이 나누어야 하는 것은 가난이 아니라 풍요라야 합니다. 나누는 것은 가진 것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비록 맹목적인 평등에 대한 경계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쩐 박 당의 견해는 역편향으로 기우는 것은 아닐까. 질문을 던져보았다. “분배와 생산력의 향상, 현실에서 이 두 가지는 모순과 충돌을 일으키곤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것 하나를 먼저 해결하고 다른 것을 해결해야 하는 선후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요? 두 가지의 문제는 언제나 동시에 검토되어야 할 중요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나이를 실감할 수 없게 명쾌하고 정연하게 논리를 전개하던 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시 입을 연 그는 약간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은 일본 통치에서 벗어난 지 60년 되었지요? 그 중에서 3년 동안 전쟁을 했습니다. 우리도 우리 정권 가진 지 60년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30년을 전쟁했습니다. 조선에 비하면 10배의 시간을 전쟁으로 보냈어요. 이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10배의 노력이 필요해요. 호찌민주석이 만들려고 했던 것은 누구나 먹고, 학교 가고, 잘 곳이 있는 나라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호찌민 주석이 가려고 했던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끔 호 주석의 뜻에서 벗어나곤 했지만 언제나 우리는 호주석의 길에서 벗어나려는 자들을 제재해왔고, 앞으로도 제재해나갈 겁니다. 지금 우리의 원칙은 간단합니다. 자기의 노동으로 거둔 것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지금도 베트남을 움직이는 것은 호찌민노선이다. 베트남의 사회주의 혁명을 이끌었던 호찌민의 지도노선이 지금은 베트남의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하는 지도노선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호찌민의 어록이 더욱 빈번하게 불려나오게 될 것을 예고하는 쩐 박 당에게 물었다. “호찌민이 베트남을 가두는 또 하나의 도그마가 되지 말라는 보장이 있나요?” “나와 내 친구들은 호찌민을 성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나와 내 친구들이 원하는 것은 호찌민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모럴로서 말입니다. 그는 정치가로서 가장 높은 곳에 있었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지금도 우리는 호찌민이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매일매일 확인하게 되지요.”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bang80@jowoo.co.kr ●자료 사진을 협조해주신 주한베트남대사관과 베트남통신사(VNA)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애써주신 베트남통신사 부 주이 흥 서울지국장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열린세상] 균형자의 딜레마 탈출법/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북미간 핵 줄다리기가 한반도에 팽팽한 긴장감을 던져주고 있다. 불필요한 안보 불안심리 확산으로 지목될까 저어되긴 하지만 1950∼60대 ‘유비무환 세대’의 걱정과 궁금증이 한껏 고조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국 측이 언론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임박’‘북한 봉쇄책 검토’등 으스스한 시나리오들을 흘리면서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 미측의 강공에 의한 전쟁 가능성이 우선 염려되지만 북한측 역시 지도부의 속내를 헤아리기 힘든 데다 대단히 당찬 자세를 보이고 있어 불안감을 더해 준다.6자회담에 대해 “우리도 핵보유국이니 대등하게 핵군축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미국과 맞대결로 나서는 북녘 동족의 높은 기백에 박수를 보내야 할지, 핵무기만은 예외라며 미측과 보조를 맞춰야 할지 ‘균형자’의 입장은 우선 난처할 수 있다. 핵이라는 미묘한 성격 때문에 북의 혈맹 중국도 어정쩡한 입장이다. 그래서 한반도 주변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 보인다. 무엇보다 6자회담을 외면한 채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북한 지도부의 대시가, 그간의 수차례 ‘북핵사태’ 때처럼 벼랑끝 외교로 커다란 실리를 챙기겠다는 것인지, 이번에는 기어이 핵무기 보유국 반열에 들어 그에 부합하는 대접을 받겠다는 것인지 점치기 힘들어 우리를 불안케 한다. 실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어느 강도로 대응하고 나설지, 미국의 조치에 우리가 행사할 수 있는 견제력이 어느 정도일지 헤아릴 수 없어 염려는 배가된다. 우리는 지난 91년 핵무기의 제조-보유-저장-배치-사용을 포기하고 핵연료 재처리 및 농축시설 보유까지를 포기한다는 비핵선언을 한 바 있다. 그간 다소 ‘불편한 관계’로 변한 한·미 양국간 안보협력 체제 아래 핵우산 보호가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같은 혼선 속에 북한이 파키스탄처럼 슬그머니 핵보유국이 되어버리고 우리는 미국의 핵우산 보호에 손 내밀기도 난처한 처지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유비무환 세대의 악몽일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며 북핵문제와는 별개로 개성공단 등 경협 사업을 조용히 추진하고 있다. 그나마 남북한 신뢰를 쌓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러나 신뢰 구축에 다소 차질이 생기는 한이 있더라도 핵에 관해서만은 우리의 강력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북핵은 미국이 아니라 우선 남쪽 동포들의 심각한 불안 요인이라는 점을 강력히 따져야 한다. 이것이 답답함에서 비롯된 국민 불안의 한 해소책이 될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필두로 한반도 주변국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로 북핵문제를 푸는 방안이 아직 모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불편한 한·일 관계도 재고될 때가 되었다. 충분치는 않지만 고이즈미 일 총리의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의 공개 반성, 사과 천명과 이해찬 총리의 ‘실천 중요’ 쐐기발언으로 양국간 마찰은 일단 쉼표를 찍을 때가 됐다. 독도의 ‘실효적 점유’에 하등의 변함이 없고 교과서 왜곡 문제는 계속해서 추궁, 시정해 나갈 성격의 문제라는 논리에서다. ‘대외관계에 있어 할 말은 한다.’는 정책을 마다할 국민은 없다. 다만 그 원칙의 일관성이 지켜져 미국·일본뿐 아니라 북한에도 핵문제 같은 반드시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 강대국 아닌 ‘강소국’ 입장에서의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자임하려면 상대국을 가리지 않는 일관성 원칙에 철저해야 한다. 또한 대안이 확고해지기 전에 기존 우방과의 협력의 틀을 서둘러 깨 위기나 불안을 자초하는 일은 없도록 대비하는 가운데 북에도 할 말은 따끔하게 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은 아울러 균형자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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