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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병폐·불안·공포… ‘날선 언어’로 고발하다

    사회적 병폐·불안·공포… ‘날선 언어’로 고발하다

    문학이 세상을 인식하고, 해석하고, 치유하는 방식은 부조리한 현실에 정밀 카메라를 직접 들이대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어떤 신성한 힘을 끌어들여 에둘러 가는 방식도 있겠다. 김사과의 ‘테러의 시’(민음사 펴냄)와 오수연의 ‘돌의 말’(문학동네 펴냄)은 제목만큼이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현실을 보여 준다. 사실 그것이 우리가 겪는 현실인가 하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비정한 사회 20대 후반의 소설가 김사과의 ‘테러의 시’는 검은색 바탕에 반짝이는 것들이 여인의 얼굴 형상을 한 대지로 떨어지는 표지만큼이나 어둡고 읽어 나갈수록 착잡하다. 소설의 시작은 서울 강남의 최고급 룸살롱을 급습한 방송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듯한 디테일로 시작한다. 1990년대 북창동 환락가 어딘가에서 경험해 봤거나 그와 관련한 풍문들을 들어 본 사람들이 연상할 수 있을 만한 진한 섹스 장면들이 묘사돼 있다. 그러나 그 묘사가 에로영화처럼 마음을 흥분시키거나 즐겁게 하지 않는다. 구토와 심각한 두통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조선족 ‘제니’는 서울 외곽의 불법 섹스클럽에서 필리핀,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여자들과 함께 몸을 판다. 제니는 핑크방으로 오는 와이셔츠와 넥타이, 검은 양복의 남자들에게 그저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은 가끔 질문을 하지만, 제니가 할 수 있는 답은 “모른다.”이다. 시에서 가장 부유한 구역에는 신기하게도 교회와 고시원, 김밥천국이 많다.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시에서 가장 부유한 구역에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산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곳을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재개발하려고도 한다. 온몸에 문신을 한 ‘거짓’ 목사는 섹스클럽을 운영한다. 영어 개인교습을 하는 영국인 리는 수년째 한국에 불법체류 중이고,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마약과 섹스, 도박으로 해결하고 있다. 사회적 병폐가 현실의 사람들을 가격하고 있다면, 작가 김사과는 그보다 더 폭력적인 언어로 그 비정함을 드러냈다. 세상이 아름답고 잘 운영되고 있다고 믿는 독자라면 이 소설을 피하라고 권하고 싶다. ●애처로운 사람들의 ‘외마디 비명’ 오수연의 ‘돌의 말’을 읽으려면 신화를 이해할 능력이 필요하다. 무속의 힘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21세기 정숙이의 입을 통해 부활한 ‘복순이’는 신라의 용이다. 2년 5개월 전쯤 골동품상에서 만난 용 같은 수석이 그들을 묶어 주었다. 복순이는 이렇게 말한다. 초기 신라는 용의 나라였다. 우물가에서 계룡의 옆구리에서 태어난 신라 시조모 알영, 2대 남해차차웅의 누이이자 최초의 여자 제사장이었던 아로부인, 남해차차웅의 딸로서 용성국에서 온 왕자 석탈해와 결혼한 아니부인 등은 모두 용의 화현(化現)이었다. 복순이는 용 신앙을 믿는 호족들의 계보 끄트머리에 있다. 이차돈의 순교로 법흥왕이 불교를 공인하면서 용토템은 사라져 가기 시작했다. 이차돈은 불교를 위해 용들의 호수에 나무를 심어 ‘천경림’을 조성하고, 땅속의 물줄기와 지상을 잇는 거점을 봉쇄한다. 화현하는 용은 사라졌다. 소설의 마지막장을 넘길 때까지도 용이 씐 돌로부터 말을 듣고 전하는 빙의(憑依)의 상황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다만 작가의 말을 참조할 수는 있겠다. “버젓한 회사원이나 안정된 자영업자 같은, 이 사회가 상정하는 보통사람 되기가 많은 이들에게는 너무 어렵다. 실은 기적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복순이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불안과 공포를 누르고 평범을 쥐어짜며 사는 이들의 모습일까. 시대가 바뀌어 낙오하고, 저류로 흘러들어 존재도 잊혀진 어느 중산층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돌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말 속에 숨어 있는 애처로운 사람들의 외마디 비명도 이해할 것 같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펜타곤에 오성홍기 걸렸다

    14일 오후 3시(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미 국방부(펜타곤) 연병장(리버 퍼레이드 필드). 육·해·공군 의장대가 부동자세로 도열한 가운데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중국 지도자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펜타곤을 방문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직사각형의 연병장 왼쪽 중간부분에 얕은 단상이 마련됐고, 그 맞은편 끝에 양국 국기인 성조기와 오성홍기가 나란히 게양돼 있었다. 중국의 군사대국화와 미국의 ‘봉쇄정책’으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갈수록 팽팽해지는 와중에 중국 국기가 미국 군사력의 심장부인 펜타곤에 걸린 역사적 순간이었다. 양국 국기 아래로 미국 50개주의 주기(州旗)가 길게 게양돼 있었고, 의장대 선두에 성조기와 함께 육·해·공군, 해병대, 국경수비대 상징 깃발 5개를 든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윽고 오후 3시 20분 경찰차와 경호차의 요란한 호위를 받으며 시 부주석의 차량 행렬이 들어왔다. 미군 의전장교가 차문을 열어주자 시 부주석이 내렸고 기다리고 있던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악수를 청했다. 두 사람은 펜타곤 건물 안으로 들어가 5분간 환담을 나눈 뒤 연병장으로 걸어나왔다. 패네타 장관의 안내로 단상에 오르는 시 부주석의 발걸음은 총총거리지 않고 여유로운 ‘황제걸음’이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단상에 선 가운데 그 밑에 미국의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 게리 로크 주중 미대사, 중국 외교부의 양제츠 부장과 추이톈카이 부부장 등이 도열을 마치자 곧바로 중국 국가가 연주됐다. 그와 동시에 연병장 한쪽 끝에 마련된 4대의 대포에서 19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어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미국 참석자들은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린 반면 시 부주석은 양국 국가 연주 중 미동도 않고 정면만 응시했다. 이어 시 부주석은 의전 지휘자의 인솔을 받으며 의장대를 사열했다. 얼굴은 ‘완전히’ 무표정했다. 병사들 쪽을 한번도 쳐다보지 않고 앞만 보고 걸었다. 사열이 끝나면 인솔자에게 악수를 건넨 뒤 단상으로 올라가는 게 통례인데, 시 부주석은 잠시 엉거주춤 서서 어쩔줄을 모르다가 의전 장교의 안내로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어 전통 의상을 입은 군악대의 행진을 지켜보는 것으로 12분간에 걸친 환영식은 모두 끝났고, 시 부주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행사장을 떠났다. 알링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기뉴타운 퇴로 즉각 열어야”

    경기뉴타운재개발반대연합은 14일 “김문수 지사는 도내 모든 뉴타운에 대해 즉각적으로 퇴로를 열라.”고 요구했다. 뉴타운반대연합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진 회견에서 “지난달 경기도 출연기관인 경기개발연구원이 정책제안을 통해 조합설립추진위가 구성된 구역도 사업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며 “이들 구역에 대해서도 주민의견조사 등 출구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타운반대연합은 또 “조합설립추진위가 구성되지 않은 구역에 대한 주민의견조사도 무응답자나 조사 참여가 봉쇄된 토지·주택 소유자를 무조건 찬성자로 간주하는 등 문제가 많다.”며 “게다가 사업 타당성 조사 없이 막연하게 찬반의사를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타운반대연합은 ▲실태조사 후 주민의견조사 실시 ▲조합설립추진위·조합 해산 시 비용보조 대안 마련 ▲세입자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의 대책 마련을 김 지사에게 촉구했다. 도내에서 추진 중인 165개 뉴타운 구역 가운데 50개 구역에 조합설립추진위가 구성됐고 25개 구역은 조합이 설립됐다. 나머지 조합설립추진위 구성 이전 단계의 90개 구역 중 공공부지·1인 소유부지 등 24개 구역을 제외한 66개 구역에 대해서는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주민의견조사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2) 로먼 헤리티지 亞연구센터 국장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2) 로먼 헤리티지 亞연구센터 국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이번 방미는 홍보용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내 대표적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월터 로먼 아시아연구센터 국장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헤리티지재단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미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시 부주석의 방미가 갖는 의미는. -홍보가 방미의 주목적이다. 한창 권력승계 과정에 있는 시 부주석으로서는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이벤트를 통해 중국 국민들에게 ‘준비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것이다. →어떤 의제가 논의될까. -모든 현안이 광범위하게 다뤄질 것이다. 하지만 서로 지나치게 압박을 가하는 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 등 경제문제와 중국 내 인권, 남중국해 등에서의 항해 안전 보장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다. 특히 올해 대선이 있기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제기하고 싶을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중국 봉쇄’ 정책에 대해 시 부주석이 불만을 표시할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우호적인 만남이 될 것이다. →공동성명과 같은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까. -나오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안 나오기를 바란다. 행사 자체에 의미를 둔 이번 방미의 성격상 공동성명은 맞지 않는다. 다만 평화, 안보, 경제 등 협의한 이슈를 간략하게 언급하는 정도로 1쪽 분량의 일반적 성명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왜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나.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긴 공동성명을 채택한 건 실수였다. 공동성명은 법적 구속력도 없고 이후 지켜진 것도 없다. 이번 방미는 양국관계에서 어떤 특별한 진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시 부주석의 홍보용이다. 따라서 공동성명은 가치가 없다. →그래도 시 부주석이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만큼 압박을 가해서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얻는 게 낫지 않을까. -중국은 미국이 원하는 것을 하려는 의도가 없다. 돌이켜 보면 공동성명을 채택해서 무슨 진전이 있었나. 2009년 공동성명 채택 이후 한반도에서 천안함사건이 터졌고 남중국해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나. 양국 간 이해관계가 다르고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은 북한 붕괴시 대처 방안 등에 대해 미국과 논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번 방미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될까. -거론될 수는 있지만 돌파구가 마련되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의 최우선 이해관계는 한반도 안정이고 미국의 최우선 이해관계는 한국의 안보다. 기본적으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 간략하게 다루는 정도일 것이다. →지난달 타이완 대선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시 부주석의 방미가 최종 확정됐다는데. -미·중 모두 마잉주 총통의 승리를 원한 게 사실이다. 만약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야당이 이겼다면 타이완 문제가 이번 방미의 최대 의제가 됐을 것이다. →시 부주석이 후진타오 국가주석보다 적극적으로 개혁·개방에 나설까. -지엽적인 부분에서는 몰라도 근본적으로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정치개혁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후 주석이 경직돼 있는 데 비해 시 부주석은 미소와 편안한 모습으로 친근감을 표출하는데, 그런 태도가 자칫 개혁가, 민주주의 신봉자로 미국인들에게 오인될 수 있다. 알고 보면 후 주석보다 더 단호한 인물이다. →후 주석과 시 부주석 간 리더십의 차이는. -시 부주석은 후 주석만큼 덩샤오핑으로부터 추인을 받지 못했다. 권력행사에 있어 더 많은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결국 파벌이 더 심화되고 권력다툼이 가열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10년의 미·중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양국은 이해관계가 다르고 다루는 방법도 다르다. 최근 중국이 시리아 사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게 좋은 예다. 중국 내 인권 상황은 20여년 전 톈안먼사태 때에 비해 개선되지 않았다. 따라서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미·중이 겉으로는 웃고 악수하지만 근본적으로 좋은 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월터 로먼은 ▲버지니아주립대 외교학 석사 ▲존 매케인(공화) 상원의원 외교정책 보좌관 ▲미·아세안(ASEAN) 비즈니스협회 대표이사
  •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1)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1)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중국의 차기 국가주석으로 유력시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다. 시 부주석이 거인으로 성장한 중국을 향후 10년간 이끌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미 결과가 차세대 미·중관계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양국 전문가들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시 부주석 방미의 의미를 짚어본다.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하겠다던 약속을 실제로 지키게 된 것 자체가 중요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중국센터 선임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방미는 타이완 총통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야 확정됐다.”는 ‘비화’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4일 치러진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야당이 승리했다면 시 부주석의 방미가 무산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시 부주석의 방미가 갖는 의미는. -미국에 온다는 사실, 약속을 지킨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 이번 방미는 타이완 대선이 끝난 뒤에야 공식 확정됐다. 중국 지도부가 불확실성을 지양하는 쪽으로 결정한 셈이다. 시 부주석이 미국을 찾는 주목적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 사람들도 만난다. 만나서 친근감을 과시할 것이다. 미국은 시 부주석으로 하여금 가급적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함으로써 현실감을 심어주려 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시 부주석이 어떤 사람인지, 측근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한다. 그의 언행을 통해 ‘기브 앤드 테이크’ 정신이 있는지 눈여겨볼 것이다. →시 부주석 방미가 무산됐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 -시 부주석 방미는 양국 간 공식적으로 약속된 게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온다는 날짜가 없었다. 만약 타이완 총통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시 부주석 방미가 무산됐다면 미국과 거리를 두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다. →방미 자체가 중국의 호의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얘기인가.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시 부주석을 만나는 게 좋은 일이다. 시 부주석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얼마나 사고가 유연한지를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미에서 북한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까. -북한 문제가 포함된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북한 문제는 지난 수년간 주요 이슈였던 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도 겹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 부주석은 아직 국가주석이 아니다. 단정적인 의견을 밝히거나 약속하는 것을 꺼릴 것이다. →시 부주석이 미국의 중국 봉쇄정책에 불만을 표시할까. -우선 ‘봉쇄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시 부주석이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을 만날 텐데 거기서 무슨 얘기가 오갈 수 있다. 최근 현안인 시리아 제재 문제가 논의될 수도 있다. 물론 아직 주석 자리에 오른 게 아니기 때문에 한계는 있을 것이다. →위안화 절상과 같은 경제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까. -정식 의제가 있다면 경제가 최우선순위에 오를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경제정책에 대해 분명하게 불만을 표시할 것이다.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장기적 미·중관계의 본보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미국이 이번에 시 부주석을 국가원수급으로 예우할까. -어려운 질문이다. 아직은 아니지만 곧 국가주석에 오르게 될 시 부주석의 정치적 위치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공식 초청자를 조 바이든 부통령으로 한 것은 일단 시 부주석의 현 지위를 감안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시 부주석의 위상을 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 부주석이 권력 승계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 의제보다는 장기적 의제에 더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방미에서 구체적 결과물이 나오기 힘들다는 얘기인가. -엄청난 합의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탐색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시 부주석이 주석에 오르면 후진타오 국가주석보다 더 개혁·개방적인 정책을 취할까. -중국은 지도자 한 사람보다는 조직의 논리로 움직이는 나라다. 중국은 정치 시스템이 불투명하고 지도자의 성향을 노출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시 부주석이 주석으로서 자유롭게 움직이기는 힘들다. 다만 그의 부인이 유명 가수이고 딸은 하버드대에 다니고 있다. 경직돼 있고 교본대로만 움직이는 후 주석에 비하면 시 부주석은 더 유연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런 성향이 정책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조너선 폴락은 ▲미시간주립대 정치학 석·박사, 하버드대 박사 후 과정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해군전쟁대 등의 교수 ▲‘21세기 초 미·중관계’ 등 수십권의 책과 논문을 발표한 미국 내 대표적 중국·한반도 문제 전문가
  • 전주시의회, 해외연수 여행사 공개입찰

    전북경찰청이 여행 알선업체 선정 비리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가운데 전북 전주시의회가 여행사 로비를 원천 봉쇄하는 제도적 장치를 처음으로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주시의회는 지난 7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여행업체 선정 절차에 공정성을 보완하는 내용이 담긴 ‘전주시의회 의원 공무 국외여행 규칙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규칙은 시의원 4명 이상이 국외 연수를 할 경우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여행 알선업체를 공정하게 선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일정 규모 이상의 국외 여행사업일 경우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여행 알선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전북도청과 도의회 등이 공개경쟁입찰로 여행 알선업체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주시의회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한편 전북경찰청은 여행 알선업체들이 자치단체의 국내외 여행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공무원과 지방의원 등에게 금품과 선물, 향응 등이 관행적으로 제공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날치기 봉쇄! 직권상정 요건 강화·의안 자동상정 잠정합의

    여야가 8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강화와 의안 자동상정 제도, 안건 신속처리제 등을 도입하는 내용의 ‘국회선진화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직권상정 요건 강화로 ‘날치기’ 처리를 원천봉쇄하는 대신 주요 법안·안건 처리가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절충안인 셈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4인 회동을 갖고 잠정합의안을 9일 양당 의원총회에 올려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10일 운영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은 천재지변이나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와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 간 합의가 있는 경우에 한정하기로 했다. 또 의안이 위원회에 회부된 뒤 30일이 지나면 자동상정되도록 의안 자동상정 제도를 도입하되 위원장이 간사와 합의하는 경우와 예산안은 예외로 뒀다. 예산안 및 세입예산 부수법안은 헌법상 의결기한(12월 2일) 이틀 전까지 심사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본회의에 자동 회부하고, 이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반대)는 의결기한의 24시간 전까지만 가능하도록 했다. 신속처리(패스트트랙) 제도는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120일 내에 심사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법제사법위원회로 자동 회부하고, 법사위에서도 60일 내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재적 의원 과반수 요구로 본회의에 회부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국내 마약 절반이상 북한산”

    “국내 마약 절반이상 북한산”

    국내로 반입되는 마약의 절반 이상이 북한산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6일 북한 보위사령부와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등 인민군이 직접 마약을 생산, 유통하고 있고 최고지도자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조선노동당 39호실’이 총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북·중 접경지역에서 마약 밀매가 늘고 있고 중국 내 유통되는 마약 대부분이 북한산이라는 점에서 북한산 마약이 중국을 통해 국내에 유입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2010년 국내에서 적발된 외국산 필로폰 8.2㎏ 가운데 57.3%가 중국에서 반입됐으며 그중 상당량이 북한산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노동당 39호실과 정찰총국은 국내 정보당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슈퍼노트(100달러짜리 위폐) 제작, 마약 거래 및 담배 위조 등을 주도하는 대표적 기구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가 2010년 8월 노동당 39호실과 정찰총국,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을 대북 제재 대상으로 새롭게 포함시킨 바 있다. 군내 반체제 세력을 색출하는 보위사령부는 최고지도자 ‘김정은 체제’의 군부 핵심 4인방인 김원홍 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이 최근까지 사령관을 맡았던 곳으로 김정은 체제의 선군 통치를 떠받드는 대표적 군 기관이다. 탈북자 등에 따르면 양강도와 함경도에서 재배된 양귀비 진액을 청진의 나남제약공장에서 헤로인과 필로폰 등으로 가공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수입된 천식약 원료인 염산에페드린 등 화학약품 등도 함흥의 흥남제약공장에서 필로폰으로 제조되고 있다. 외교관과 상사원 또는 해상 운송을 이용하는 기존 밀반입 루트뿐 아니라 공안기관과 유착한 점조직 형태의 밀매 조직이 북·중 접경지대와 동북 3성을 활동 무대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내에서도 마약은 ‘빙두’로 불리며 평양 등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고, 투약 계층도 당 간부에서 일반 주민과 대학생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게 최근 탈북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마약 가격이 상승하면서 디아제팜 등 신경안정제가 대용품으로 인기를 얻기도 한다. 윤 의원은 “한·중 양국 정부가 외교와 수사 공조체제를 강화해 마약 반입을 근원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란 최정예부대 훈련 ‘무력시위’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핵 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이란이 4일(현지시간) 군사훈련에 돌입한 데 이어 유럽 국가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해 선제적 공세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또 이날 신형 단거리 대함 크루즈미사일 ‘자파르’ 양산 축하 행사를 갖고 첫 생산 물량을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부대에 인도했다. 이란 최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는 남부 지역에서 지상군 훈련에 돌입했다고 AP·신화·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직할부대인 혁명수비대의 군사훈련은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이 4월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 데 대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대(對)서방 강경 발언 이후 하루 만에 이뤄져 ‘무력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이번 훈련이 사전 예고된 혁명수비대 해상 훈련 중의 하나인지 별개의 훈련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전언이 나온 탓에 이란은 한층 격앙된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에도 이란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해 한때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이란의 별다른 방해 없이 해협을 통과해 급박했던 위기 국면을 넘긴 바 있다. 이란은 이와 함께 유럽의 일부 국가들에 대한 원유 수출을 반드시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스탐 카세미 석유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몇몇 유럽 국가들에 대해 확실히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것이며 다른 유럽 국가들에 대해선 나중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유럽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가 시행되기에 앞서 이란이 선제적 보복 행동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정치자금 어떤게 있나

    미국은 개인이 특정 후보 캠프에 선거 당 2500달러, 연간으론 500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다. 예컨대 올해 공화당 경선에서 롬니에게 250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고, 나중에 롬니가 대선후보가 된다면 본선에서 롬니에게 다시 2500달러를 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개인은 정당에 연간 3만 80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다. 기업이나 노조, 이익집단이 후보나 정당에 개별적으로 직접 기부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대신 이들은 팩(PAC·정치행동위원회)을 설립한 뒤 이를 통해 후보자와 정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있다. 각 단체는 특정 후보나 정당의 팩에 연간 500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다. 그리고 100달러 이상 낼 때는 현금이 아닌 개인수표 등을 이용하게 해 ‘검은 돈’ 유입을 봉쇄하고 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는 선거 때마다 후보들의 재정보고서를 제출받아 선거자금 출처와 용도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일반인에게 밝히고 있다. 슈퍼팩은 팩과 달리 무제한으로 기부할 수 있다. 단, 팩과 달리 후보나 정당과의 접촉·협의가 금지된다. 독자적으로 돈을 모금해 특정 후보나 정당을 위해 알아서 맘껏 쓰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돈도 무제한으로 걷고 후보 측과 접촉도 할 수 있는 ‘슈퍼 슈퍼팩’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온다. 하드 머니(Hard Money)와 소프트 머니(Soft Money) 개념도 있다. 하드 머니는 후보 개인에게 직접 기부하는 자금을 통칭한다. 지금은 사라진 개념의 소프트 머니는 후보 개인이 아니라 정당에 기부하는 자금을 의미했다. 정당 활동비 명목으로 당에 기부하는 것으로, ‘유권자 투표 참여 캠페인’과 같은 당 활동 지원비로 쓰는 것이 원칙이었다. FEC에 보고할 의무도 없고 기부액 상한선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담배회사 등 기업체들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이 흘러 들어가는가 하면, 사용처도 모호해 개인의 선거자금으로 유용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갖가지 불법의 소지가 생기고 정치자금 과다 사용 문제를 불러일으켜 왔다. 이에 미 의회는 2002년 소프트머니를 금지하는 법안(매케인-파인골드법)을 통과시킴으로써 소프트머니가 전면 금지됐다. 결국 최근 새로 생긴 슈퍼팩이 소프트머니가 사라진 ‘거액 기부’의 빈 욕구를 대신 채워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팩, 슈퍼팩, 하드머니 등은 공식 법정용어는 아니고, 언론과 정가에서 개념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中·러, 아사드 정권에 살인면허 줬다”

    유엔 결의안, 대통령 망명설 등으로 실마리를 찾는 듯했던 시리아 사태가 다시 블랙홀로 빠져들었다. 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시리아 결의안 표결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폭력을 막고 정권을 교체하려던 국제사회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표결이 무산되자 시리아 야권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시리아 야권 인사로 구성된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5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의 안보리 결의안 거부는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살인 면허를 준 것”이라며 비난했다. SNC는 러시아와 중국에 거부권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국제사회가 정치·경제적 원조를 통해 시리아의 혁명을 지원할 ‘국제연합’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시리아 야권 지원에 공조할 국가들의 공식 그룹, 가칭 ‘민주 시리아의 친구들’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엔의 틀을 벗어난 국제사회의 해법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불가리아를 방문 중인 클린턴 장관은 “국제사회는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위해 권력 이양을 홍보하고 유혈 사태를 중단할 임무가 있다.”면서 “시리아의 친구들도 아사드 정권에 대항해 서로 단결하고 결집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중동, 유럽국들이 해법 도출을 위한 연락그룹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리비아 사태 당시 국제사회가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정권 축출에 공동 대응한 ‘리비아 접촉그룹’과 유사한 것으로, 당시 리비아 접촉그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군사 개입과 함께 협력했다는 차이가 있다.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의 리아드 알 아사드 사령관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권으로부터 조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싸우는 수밖에 없다.”면서 총공세에 나설 뜻을 밝혔다. 반면 정부 지지자 수백명은 수도 다마스쿠스 광장에 모여 러시아와 중국 국기를 흔들며 결의안 봉쇄를 환영하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러시아와 중국의 결정은 이번 결의안을 주도한 서방국뿐 아니라 이웃 나라인 중동국가까지 분노로 몰아넣었다. 4일 아랍연맹(AL)이 시리아와의 외교 단절을 촉구한 가운데 가장 먼저 시리아 대사 추방을 천명한 튀니지의 함마디 지발리 총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시스템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AL 외무장관들은 오는 1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동을 갖고 안보리 표결 이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총회뿐 아니라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시리아 국민들을 버리고 독재자를 비호하는 러시아와 중국의 표결에 역겨움을 느낀다.”고 정면으로 맞받았다. 표결 전날인 3일 반정부 시위 거점 도시인 홈스에서 정부군의 폭격으로 260명이 죽는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결의안에 균형적인 시각이 부족하고 정권 교체라는 편향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며 통과를 무산시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7일 다마스쿠스에서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을 할 예정이다. 해외 거주 시리아인들은 영국, 독일, 호주, 터키 등 세계 각국 주재 대사관과 영사관을 급습해 사무실 기물을 파손, 방화하고 정부의 유혈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란, 유럽 원유수출 중단 경고… ‘오일쇼크’ 오나

    이란, 유럽 원유수출 중단 경고… ‘오일쇼크’ 오나

    이란이 유럽에 대한 원유 수출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 앞서 선제공격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란이 석유 공급을 끊으면 유가가 최대 3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발 오일 쇼크는 지난해 리비아 사태처럼 유가 급등을 몰고 올 수 있다. 가뜩이나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남유럽 경제에도 독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EU는 지난 23일 이란산 원유 수입을 오는 7월 1일부터 금지하기로 하고, 다만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 등 남유럽에는 공급 대안을 찾을 때까지 수입금지 조치를 5개월 연장해 주기로 결정했다. 채무불이행(디폴트)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그리스가 이란으로부터 수혈받는 석유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체 수입량의 53.1%나 된다. ●이란, 거래중단 법안 29일부터 논의 에마드 호세이니 이란 의회 에너지위원회 대변인은 이란 정부가 유럽에 대한 석유 거래를 중단하는 초안을 마무리짓고 있다고 밝혔다. 하산 카포리파드 의원도 이란 의회 웹사이트에 “EU가 이란산 원유 금수를 전면 시행하기에 앞서 우리 정부가 먼저 유럽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하는 법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에 대한 논의는 29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26일 “서방과 핵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유럽과의 교역량은 10%, 미국은 30년간 이란 석유를 수입하지도 않았다.”면서 서방의 제재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란의 대(對)유럽 원유 수출 중단은 유가 상승의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IMF는 “이란이 대안 없이 미국과 유럽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하면 국제유가가 20~30%, 배럴당 20~30달러가량 치솟을 것”이라고 밝혔다. IMF가 이란발 원유 사태에 공식 입장을 내놓기는 처음이다. ●리비아 사태 규모 하루150만배럴 줄듯 이란의 원유 수출 중단이 현실화하면 원유 공급이 150만 배럴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유가를 배럴당 120달러까지 끌어올렸던 리비아 사태 때와 같은 공급 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하루 평균 8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구매했던 프랑스 석유업체 토탈사는 이미 구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또 다른 위협 수단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서방국과 세계 석유시장, 해운업계를 교란시킬 다른 전술을 쓸 수 있다고 주요 군사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공격용 쾌속정으로 유조선의 운항을 방해하거나 반(反)이스라엘 테러단체인 헤즈볼라를 부추겨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을 상대로 대리전을 벌이는 식이다. 글로벌 리스크 자문업체인 익스클루시브 어낼리시스의 존 코크란 선임연구위원은 “정규 해군은 재래식 전력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지만 혁명수비대는 지휘 계통을 벗어난 도발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자살특공대에 가까운 소형 어선 등으로 공격하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도 쉽지 않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설연휴 민심은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새해 들어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시한폭탄인 유럽 재정위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북한 김정은 체제 안착 여부 등 각종 변수들이 산재해 있다. 여기에다가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1월의 무역수지가 2010년 1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한다. 에너지 수입 증가와 여행·관광수지 적자가 커지면서 경상수지 적자도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현대경제연구원이 어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대로 떨어졌다는 분석을 내놓아 충격을 더하고 있다. 투자 부진, 내수부문 취약, 신성장산업 출현 지연 등이 원인이라고 하니 정말 걱정스럽다. 전반적인 경기 둔화에 대한 이 같은 우려는 이번 설 연휴 민심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서민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소득이 늘지 않아 살림살이가 갈수록 힘들다고 아우성이고,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허탈해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내놓은 신규 창출 일자리는 28만명가량으로 지난해보다 12만명(30%)이나 줄어들었고, 최근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무려 22%에 이른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겠다.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늘리려면 고용유발효과가 큰 내수·서비스업을 제대로 육성해야 한다. 수출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으로는 고용창출에 한계가 있다. 일자리가 늘면 소득증가→소비증가→기업의 투자 활성화 등으로 경제가 술술 잘 풀린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표심잡기에 안달이다. 표심은 멀리 있지 않다.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나기를 바라는 것이 민심이다. 정치권이 민심에 귀를 기울인다면 의료·관광·법률·교육서비스 등의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이익단체를 설득하고 각종 규제 등을 푸는 데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친서민이라는 미명 아래 마구잡이로 복지공약을 쏟아내서도 안 될 일이다. 무상교육 등 복지정책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어야지, 생산활동과는 관계없는 세금 나눠먹기여서는 곤란하다. 누차 강조하지만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정치권은 설 연휴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기 바란다.
  • [저자와 차 한 잔] ‘중국의 부상과 동남아의 대응’ 펴낸 이선진 前대사

    [저자와 차 한 잔] ‘중국의 부상과 동남아의 대응’ 펴낸 이선진 前대사

    동남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 못사는 나라,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를 많이 보낸 나라,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을 많이 받는 나라…. 온통 부정적인 것 일색이다. 하지만 과연 한국과 한국인에게 동남아가 허툰 대접을 받아도 될 지역인가 하면 그 반대다. 놀랍게도 한국의 무역 파트너는 1위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10개국이 2위다. 한국 사회와 정부의 무관심과는 달리 이익을 좇는 한국 대기업들의 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 바로 동남아란 사실. ‘중국의 부상과 동남아의 대응’(동북아역사재단 펴냄)은 중국, 인도와 중심축을 이뤄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를 “몰라도 너무 몰라 답답한 마음에 제대로 알려 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한다.이 책의 필자 중 한 명인 이선진 전 인도네시아 대사를 만났다. →어떻게 나온 책인가. -중국 혹은 동남아 지역 대사를 지냈거나 지내고 있는 전·현직 외교관들이 2010년 9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모였다. 외교안보, 경제 면에서 동남아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데 우리 사회와 정부의 인식이 못 따라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 외교의 장래를 위해 우리끼리라도 프로모션을 해 보자 해서 공부를 시작한 게 이 책이 나온 출발점이다. 지금도 모여 공부를 계속 하는데 2기 테마는 동남아를 넘어선 동아시아 공동체다. →중국과 동남아의 관계는 어떤가. -중국은 1990년대 후반 동남아 외환위기, 주베오그라드 중국대사관에 대한 미국의 오폭 사건 등으로 초강대국 미국의 대중국 봉쇄 위협을 느꼈다. 그래서 착안한 지역이 동남아다. 중국은 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기 직전 농산물 시장 개방을 선언하는 등 파격적인 대동남아 접근을 시작했다. 남중국해에서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중국의 선언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결국 이 지역에서 발을 빼던 미국을 대신해 중국의 동남아 자리 잡기가 성공했다. →중국, 동남아가 하나의 권역으로 갈 가능성은. -경제적으로 이미 아세안은 중국과 깊어졌다. 최고의 경제 파트너가 중국이다. 한편으론 남중국해 사태 등에서는 안보와 관련해 협력할 수 있는 미국의 존재도 필요하다. 영리하게도 아세안은 중국, 미국과 양다리 외교를 하고 있다. 당분간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과 협력하는 체제로 갈 것이다. →동남아를 호락호락 내줄 미국이 아닌데. -부시 정권 때 무시했으나 오바마 정권 들어 동남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에서 경제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 동아시아다. 그 동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이 동남아다. 과거 한·중·일이던 경제 중심축이 중국·동남아·인도로 바뀌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역설하는 게 아·태 외교다. 그가 취임 후 최초로 방문한 곳이 바로 아세안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의 대동남아 전략이 한반도에 던지는 함의는. -첫째, 동남아와 동북아는 같은 안보축이라는 점이다. 과거 세계 리더가 미국이었지만 중국도 그에 못지않게 커졌다. 중국은 동남아 국가이자 동북아 국가다. 둘째, 동남아는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주는 지역이다. 고성장 축을 따라 우리도 성장을 해야 한다. 셋째, 남북 문제에서 동남아는 적지 않은 변수다. 핵문제는 6자회담이 푼다고 하자. 노무현 정권은 물론 MB 정권에서도 죽였던 동남아 채널은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아주 유효하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종로구 청탁 원천봉쇄… 청탁자에 경고 메시지 발송

    종로구는 학연·지연 등으로 얽힌 뿌리 깊은 청탁의 연결 고리를 끊기 위해 청탁 내용을 내부 시스템에 자율적으로 등록하면 시스템 운영자가 청탁자에게 경고 서한문을 보내는 ‘청탁등록시스템’을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예를 들어 구 공무원 A씨가 청탁을 받은 뒤 그 내용을 내부 정보망에 등록했다면 구에서 직접 민원 청탁을 한 인사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다. 청탁을 다시 할 수 없게 만드는 예방적 효과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 입장에서는 청탁을 거부했다는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선의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구는 설명했다. 구는 청탁의 범위를 형사법적 범위보다 확대 해석해 ‘본인 또는 타인의 이익을 위해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이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탁 등 일체의 의사표시’로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다만 일반 국민이나 상급자(동료)가 관련법에 의거해 공무원에게 정상적으로 질의·요청·진정·지시·추천 등을 하는 것은 청탁 행위로 보지 않는다. 청탁 등록 사항 열람은 감사담당관 담당자와 행동강령책임관만 가능하다. 청탁을 받은 담당자가 안심하고 자유롭게 청탁을 등록할 수 있도록 철저한 보안 속에 관리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우디 “이란 원유 금수땐 증산”

    이란이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석유 수출을 막을 때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원유 금수 조치가 취해지면 즉각 증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알리 악바르 벨라야티 이란 최고 고문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경고 서한’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고 이란의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수전 라이스 미 유엔대사 등을 통해 이란 측에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레드라인’(금지선)이며 이 선을 넘으면 혹독한 대응에 직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란 의회의 에스마일 코사리 의원은 이날 이란에 대한 제재가 발효되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석유 수출을 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중동 산유국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란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대표 무함마드 알리 카타비는 “다른 중동국들이 유럽연합(EU)의 수요에 맞춰 원유를 증산하면 이란과 위험한 정치적 게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하루 200만 배럴가량 석유 생산을 늘릴 수 있다.”면서 “사우디가 가장 이상적으로 보는 국제 유가 수준은 배럴당 100달러 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란잔 마타이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유엔의 대(對)이란 제재조치를 받아들였지만 다른 제재는 개별국가에 일일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는 원유 소비량의 12%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 비용은 연간 120억 달러(약 13조 7000억원)에 이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엎친 데 덮친 한국경제] 이란발 악재에 ‘3% 물가’ 빨간불

    물가를 3%대 초반에서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의 장담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58달러 오른 110.5달러다. 지난해 말에 비해 5.4% 올랐다. 정부가 올해 경기전망을 하면서 예상한 올 1분기(1~3월) 두바이유는 100달러 수준이었다. 이미 정부 전망치보다 10% 올랐고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 유가는 달러화 움직임과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받는다. 세계 경제가 둔화 움직임을 보여 석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유럽 재정위기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원자재에 대한 투기 수요가 사라져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이유는 별로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전 세계 원유 교역량의 20%, 해상 운송량의 3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언급만으로도 유가는 치솟고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를 전적으로 수입, 국제유가 상승에 민감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원유 수입량 중 이란산의 비율은 9.8% 수준이다. 정부는 미국의 국방수권법안에서 원유 수입에 대한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이 비중을 일정 수준 낮추기 위해 다른 수입선을 찾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연간 성장률이 0.2% 포인트 내리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2% 포인트 올라간다. 가뜩이나 올해 상반기는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두바이유는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오른 수준이다. 경기침체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우려가 나온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무역수지 악화와 물가상승 등을 통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유로 재정위기 등 대외경기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국내 경제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 심화 가능성이다. 그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의 구조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화년 수석연구원은 “이슈는 장기화되더라도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같은 극한 상황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올해 물가가 잡힐 것으로 기대했지만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전경하·홍희경기자 lark3@seoul.co.kr
  • [엎친 데 덮친 한국경제] 정부, 에너지 절감·비축유 방출 검토

    [엎친 데 덮친 한국경제] 정부, 에너지 절감·비축유 방출 검토

    이란발 악재에 국내 기름 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면서 서민들의 겨우살이가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ℓ당 1935.02원으로 4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ℓ당 2002.54원으로 2000원을 훌쩍 넘어섰다. 또 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실내 난방용 등유는 전일보다 0.21원 오른 ℓ당 1369.37원이었다. 올 1월 첫째 주 평균 가격도 1369.17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184.59원)보다 200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처럼 올 초부터 국내 유가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오르는 것은 겨울철 난방에 따른 수요 증가와 이란 제재에 따른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 때문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은 국내 수입 원유의 80% 이상이 지나가는 중동산 원유 수송로이다. 이에 정부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은 국제 석유시장과 관련 국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대체 원유 수송로 확보와 원유 도입선 변경 등을 검토 중이다. 문재도 지경부 산업자원실장은 “아직은 대이란 제재가 가시화되고 있지 않지만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응급대응으로 에너지 절감과 비축유 방출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먼저 정부는 차량 2부제와 건물 온도 제한, 조명 제한 등 수요 억제에 돌입한다. 이어 비축유 방출에 나설 예정이다. 문 실장은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다면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석유 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비축유는 전국 9곳의 저장시설에 원유 형태로 국내 사용량의 6개월분이 확보돼 있다. 비상시 정부 통제하에 정유사에 공급된다. 정부는 1991년 걸프전 때 494만 배럴을 방출하는 등 지금까지 3차례 비축유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 밖에 정부는 걸프만 쪽이 아니 홍해로 원유 수송로 변경, 사우디 송유관을 통한 대체 수송로 확보, 이란 원유 비중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이달석 에너지연구원 본부장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중동지역 정세 불안이 길어지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이는 고스란히 우리 경제의 짐이 될 것”이라면서 “부담을 최소화하고 시장 혼란을 적기에 막기 위해 정부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란, CIA 스파이 혐의 미국인에 사형선고

    핵 위협과 경제 제재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강경 행보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미국은 각각 해협 봉쇄와 군사 대응을 경고했고, 외교·정치적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주고받고 있다. 이란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스파이 혐의로 지난달 붙잡혀 기소된 이란계 미국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위기감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우라늄 농축’ 주장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급기야 미국은 이란의 미국 시설 사이버 공격 음모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며 주미 베네수엘라 고위 외교관을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미 국무부는 “영사 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따라 베네수엘라의 마이애미 주재 총영사 리비아 아코스타 노구에라를 기피 인물로 지정, 10일까지 미국을 떠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가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지도자 우고 차베스가 이끄는 나라이긴 하지만, 미국의 조치는 공교롭게도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방문 일정에 맞춰 이뤄졌다. 앞서 외신들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쿠바, 에콰도르 등 ‘차베스를 중심으로 한 반미(反美) 노선의 남미 4개국’을 닷새간 방문해 국제 사회의 압박과 고립을 타개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국영 TV를 통해 “적들의 제재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란 법원은 9일 이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전직 미 해병대원 아미르 미르자이 헤크마티(28)에게 “적대국(미국)과 협조해 CIA의 스파이로 활동하면서 테러를 모의한 죄”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다. 미 국무부는 ‘정치적 기소’라며 헤크마티의 석방을 촉구해 왔다. 헤크마티는 이란 법에 따라 선고일로부터 20일 안에 항소할 수 있다. 한편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주재 이란 대사는 이란 중북부 포르도 지하시설 등에서 우라늄 농축에 착수했다는 언론보도 내용을 확인했으며, 모든 활동은 IAEA의 감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은 양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면서도 최근 수개월간 상황 전개가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이란 우라늄농축 시작했다”

    “이란 우라늄농축 시작했다”

    이란이 새 지하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고 AP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과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라늄 농축을 강행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세계 원유 운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극도로 고조될 전망이다. 현지 일간 카이한은 이날 1면에 이란 당국이 중북부 도시 콤 근처에 있는 산악지대 포르도의 지하시설에서 원심분리기 안으로 우라늄 가스를 주입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포르도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는 보고를 전날 받았다.”면서 “새 지하시설은 외부의 공습에 잘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P통신은 실제 우라늄 농축 작업이 이뤄졌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포르도는 중부 지역의 나탄즈에 이어 이란의 두번째 우라늄 농축시설이다. 산악 깊숙이 위치한데다 군사복합시설 인근에 지어져 접근이 쉽지 않은 곳으로, 2009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로 존재가 드러났다. 이란 당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 있던 원심분리기를 포르도로 옮기기 시작했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의 알리 아시라프 누리 사령관은 “이란 최고 지도부가 (서방 제재로) 원유 수출이 막히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를 지시하기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고 이란 일간지 호라산이 보도했다. 이번 발언은 이란 정부 관계자의 언급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이에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8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시도한다면 대응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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