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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건강보감] 백낙환 인제학원 이사장

    자신의 삶을 두고 그는 “외길이었다”.고 했다.자기 일에 일가를 이룬 그 연배의 한국인들 거개가 외길의 삶을 살았지만,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가 말하는 ‘외길’이 평생 한 가지 일만 했다는 일반적 의미보다는 ‘그 일에 목숨을 걸었다'.고 할 만큼 비장한 삶이었으며,그 길에서 우람한 성취를 이뤄냈다는 의미임을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지금이야 병원이다,학교다 일이 많아 환자 보는 일은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의사잖우.그런데 생각해보면 가정에는 참 무심했어.66년 미국에서 외과의사 연수 마치고 돌아와보니 아,집사람하고 애들이 세간을 팔아서 연명하고 있더란 말이야.기가 막히지.그렇게 살았어.” 학교법인 인제학원 백낙환(78) 이사장.주변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바쁘게 사는 70대 철인'이라고 말한다.전국 5개 백병원(서울·상계·일산·부산·동래백병원)과 김해 인제대학교를 일군 입지전의 주인공인가 하면,스스로는 결핵과의 사투에서 승리한 부도옹(不倒翁)이기도 하다.“해방 직전인 44년에 경성제대 의예과를 들어갔는데 1학년때 덜컥,폐결핵에 걸린 거야.당시엔 그 흔한 스트렙토마이신도 없었어요.그때 박병래 선생님이라고,성모병원장하셨던 분인데,그 분이 폐에 기흉(氣胸·폐 안의 공기 주머니)을 만드는 방법으로 치료해 주셨어요.폐결핵 걸리면 여지없이 죽는 때였거든.” ●4시 기상… 하루라도 못뛰면 좀이 쑤셔요 6·25때는 서울에서 인민군에게 붙잡혀 낙동강 전선의 안동 야전병원으로 배속받아 이동하던 중 강원도 원주 부근에서 탈출해 구사일생했는가 하면 전쟁통에 아버지와 백부가 납북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철사줄로 두손 꽁꽁 묶인 채로…’하는 대중가요 ‘단장의 미아리고개’가 이를테면 그의 노래인 셈인데,두 분이 이미 유명을 달리 했음을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신산(辛酸)의 삶에 그는 치열하게 부딪혔다.52년 군의관으로 제대한 그는 납북된 백부 백인제 박사가 해방 전 지금의 백병원 자리에 개원한 ‘백인제 외과병원’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이곳이 지난 46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 공익의료법인으로 설립된 재단법인백병원으로,지금 인제학원의 모태가 된 곳이다.그러나 말이 쉬워 입지전이고,부도옹이지 세상에 만만한 일이 없는 법.그는 여든을 지척에 둔 지금도 새벽 4시면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새벽달리기로 일과를 시작한다.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삼청공원 구간이 그의 조깅 코스.이젠 새벽 달리기가 체질화해 하루라도 못뛰면 좀이 쑤실 지경이다.벌써 40년째인 이 운동도 절박한 필요성에서 시작됐다.“꿈은 크고,할 일은 태산 같은데 심신이 의지를 따라주지 못하면 모든 것이 일장춘몽”이라는 게 그의 말이었다. “의사는 여간한 마음으로는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직업입니다.그런데 백병원 초창기에 전 1인 3역,4역을 했어요.진료해야지,여기다 원장 행정업무도 만만찮아.또 사무장 일도 내 몫이고 당직까지 해야 했거든.이러니 몸이 배겨내나.그러다가 60년대 초 하루는 병원 식구들하고 도봉산 망월사라는델 갔지.지금 가보면 베이비코스야.그런데 너무 숨이 차 죽겠더라고.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맘먹고 달리기도 하고 등산도 하고 그랬어.”그 사이 달리기에 재미가 붙어 외국엘 가도 신발과 운동복은 반드시 챙겨가는 필수품이 됐다.얼마나 달리기에 빠졌나 하면 한번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달리다가 그만 미로에 들어 길을 잃고 정신없이 헤맨 적도 있다. ●주말마다 등산… 요즘엔 북한산 즐겨찾아 달리기와 이력이 엇비슷한 등산도 빼놓을 수 없다.“처음엔 남산을 오르내렸지.오전에 병원일 마치고 서둘러 올라갔다 내려오곤 했어.남산이 저래봬도 꽤 가파르거든.그러다 보니 운동도 정리가 돼요.평일엔 달리길 하고,주말엔 산엘 오르는데,한가지만 하는 것보다 그게 매번 새로워서 좋아요.”요즘엔 집에서 쉽게 오를 수 있는 북한산을 즐겨 오른다.정릉에서 보국문을 거쳐 태고사쪽으로 빠졌다가 거기서 요기와 독서를 하다가 왔던 길을 되짚어 가는 식이다.예전엔 계곡에서 등목도 하곤 했다. 그의 운동은 결코 허섭한 마구잡이가 아니라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다.인제학원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인당사계(仁堂四戒)’가 그것이다.그의 아호(仁堂)를 따 이름붙인 사계는바로 ‘소식(小食)’‘다동(多動)’‘금연’‘절주’를 이른다. 사계가 우리 국민들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는 그는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생활습관병(성인병)의 상당수가 질정없이 먹어대 몸에 과잉 열량이 축적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암과 뇌졸중,고혈압 같은 순환기질환,당뇨병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적 질환”이라고 지적했다.해방 전 중학교 4학년(지금의 고1) 때부터 중년을 넘길 때까지 ‘골초’로 불릴 만큼 담배를 즐겼으나 위궤양을 앓으면서 끊었고 평생 술은 가까이 하지 않았다. 다동은 그가 일상생활을 통해 보여주듯 많이 움직이라는 뜻이다.그는 지금도 월요일에 서울 백병원에서 전체 회의를 주재한 뒤 다음날 부산으로 가 이틀 가량 부산·동래백병원과 인제대 업무를 처리하고 올라와,상계 백병원으로 출근하는 일을 거르지 않는다.그를 ‘한국에서 가장 바쁜 70대 철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젊은 사람도 나동그라질 이런 일량을 거뜬히 소화해 내는 열정과 체력 때문이다.최근에는 맏딸인 인제대 보건대학원의 백수경 교수가 늘 동행해 보좌하지만 “아직은 아버님을 대신할 일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다. ●‘소식·多動·금연·절주' 반드시 지켜야 건강 그래도 그는 의사다.그 나이에 다른 운동이라면 몰라도 달리기가 좀 무리 아니냐고 묻자 “동물의 생명은 움직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인간의 노화를 막고 건강을 지키는 것은 놀라운 명약이 아니라 운동”이라고 역설했다.그의 얼굴에 “뜻을 가진 대장부는 어려울수록 굳세어야 하며,늙을수록 건장해야 한다.(大丈夫爲者 窮當益堅 老當益壯)”며 노익장(老益壯)을 역설한 옛사람 마원의 기세가 홍조로 어렸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새벽달리기 이렇게 하세요 그는 새벽에 달린다.“새벽길을 달리는 기분은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어.기분 좋거든.” 더러는 새벽운동이 해롭다고도 하지만 그는 체질화되면 도리없다며, 또 막상 해보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많다고 했다.“달리기는 전신에 고루 효과를 미치는 좋은 운동입니다.근력은 물론 심폐기능 강화,내장근육 단련 등 효과가 한둘이 아니지요.사람이 나이들면 근육이 위축돼 체격이 왜소해지는데 그 때도 운동 말고 다른 묘책이 없죠.” 요즘 그가 뛰는 거리는 2㎞ 안팎.10여년 전만 해도 3∼5㎞를 뛰었으나 나이들면서 체력이 달려 조금 거리를 줄였다.“젊은 사람들은 거리가 좀 짧다고 여기겠지만,운동은 한꺼번에 많이 하는 것보다 적당하게 오래 하는 게 훨씬 좋아요.” 이런 에피소드도 소개했다.“YS가 대통령일 때 청와대에서 한번 뵐 기회가 있었어요.이런저런 얘기 끝에 조깅이 화제가 됐는데,그 분께 물었더니 매일은 아니지만 약 3㎞ 정도씩 뛴다고 해요.그래서 ‘나이에 비해 운동량이 많은 것 같으니 좀 줄이라.’고 얘기해 줬어요.나중에 주치의 얘길 들으니 그래선지는 몰라도 2㎞ 정도로 줄였다고 해요.그 정도면 충분하거든.” 그는 YS보다 한 살 위다. 운동을 오래할 요량이라 뛰는 속도도 빠르지 않다.성과에 급급하지 않기 때문이다.1시간 정도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준비운동과 본운동,마무리 운동을 꼼꼼하게 하는 스타일이다.그렇게 운동을 하고 나면 몸도 몸이지만 기분도 상쾌해져 하루가 가뿐하다.그의 건강론이기도 한 ‘심신불이(心身不二)’의 원형이 바로 여기에 있다.‘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평범하지만 값진 가르침이다. 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과 양윤준 교수는 “사람마다 체력이 달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고혈압이나 당뇨,고지혈증 등 순환기계의 문제만 없다면 최대 맥박수인 분당 150의 60∼80% 정도인 90∼120이 적당하다.”며 “노약자들은 자신이 느끼기에 ‘약간 힘든 정도’로 운동하되 중요한 것은 운동을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추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 도봉구 ‘내집마련’ 9년만에… 신청사 입주

    1995년 분구된 강북구에 청사를 양보하면서 ‘셋방살이’를 해 온 도봉구(구청장 최선길)가 9년만에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도봉구는 2000년 7월 방학동 720번지에 착공한 신청사가 3년4개월여만에 완공됨에 따라 17일까지 입주를 완료하고 업무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신청사는 대지 1만 4118㎡,연면적 3만 8704㎡,지하 2층,지상 16층 규모다.사무실뿐만 아니라 농구 배구 배드민턴 탁구가 가능한 실내체육관,작은 야구장 형태로 조성된 야외축제마당,다양한 휴식공간 등 각종 주민 편의시설을 갖췄다. 민원인들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민원보육시설’도 운영한다.사무기기 판매·수리점,건축사 사무소,문방구,이용원,은행,여행·보험사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섰고 맨 꼭대기 16층의 ‘스카이라운지 뷔페’에서는 북한산과 도봉산·수락산,중랑천의 경치를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다. 처음 3개월간은 주차장을 무료로 운영하고,이전 후 한달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간 정각과 30분에 구청사와 신청사를 왕복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구는 20일 신청사 대강당과 광장에서 개청식을 갖고 ‘제2의 도약’을 선포할 예정이다. 류길상기자
  • 北 전차 서울 입성 ‘5분 저지선’/ 도봉시민아파트 사라진다

    “1968년 ‘1·21사태’ 때 아파트는 없고 벙커만 있었는데 밤새도록 조명탄이 터지고 난리였지요.없어진다니 시원섭섭하네요.” 69년,수도 서울을 방어하는 ‘5분 저지선’의 일환으로 세워졌던 도봉구 도봉동 ‘도봉시민아파트’ 5개 동이 철거에 들어간다. 서울시는 10일 도봉시민아파트에 살던 180가구중 179가구가 이주를 마침에 따라 철거에 들어가 내년 2월 중순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아파트인 2∼4층은 당장 철거하지만 ‘대전차 방어용 벙커’인 1층은 군의 협조를 얻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와 도봉구에 따르면 시민아파트는 김신조 일당의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기도 사건이 터진 직후 서울 경계 강화차원에서 벙커 위에 지어졌다. 유사시에는 벙커와 아파트를 폭파시켜 적의 전차 남하를 최대한 저지하기 위한 전략이었던 셈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벙커 북쪽면에 흙을 덮고 잔디를 심어 북쪽에서 보면 그냥 둑처럼 보였다고 한다.아파트는 처음부터 일반 주민들이 사는 곳은 아니었다.인근 수락산에 위치한 군부대 장교·하사관들의 관사로 사용되다 70년대 후반 군부대가 이전하면서 일반에 분양됐다. 시민아파트는 의정부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전략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다.왼쪽으로는 도봉산을 사이에 두고 도봉로와 경원선 철로가 지나간다. 오른쪽으로는 중랑천과 수락산이 버티고 있다.대규모 부대가 남하하려면 시민아파트를 지나갈 수밖에 없는 지형이다. 이 일대에서 50년 넘게 살아 온 주민 장상익(52)씨는 “예전에는 도봉로가 2차로에 불과하고 다른 길은 없었기 때문에 시민아파트 자리만 막으면 서울로 밀고 들어오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워낙 요충지라 벙커를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의 우려대로 아예 벙커까지 옮겨 주변 논밭과 함께 이 일대를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하려는 도봉구의 바람과 달리 군부대측은 벙커를 옮기는 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아파트 철거도 “공사도중 벙커가 훼손되면 원형 복원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허락했을 정도로 ‘애착’을 보이고 있다는후문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나의 건강보감]당뇨병학회 회장 강성구 교수

    ●합병증으로 이 여덟개 남고 다 빠져 이런 일화가 있다.그가 성모병원에서 신참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때의 일이다.유행성출혈열 환자 한명이 들어왔다.파주에 사는 늙수그레한 그 환자는 몰골도 몰골이었지만 상태도 썩 좋지 않았다.그가 정성껏 치료해 겨우 숨을 돌릴 만 하자 그 환자가 퇴원하겠다고 우겼다.사연이 기구했다.“내가 살겠다고 여기서 버티면 치료비 때문에 내 가족들이 골병든다.”는 것이었다.그는 퇴원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치료를 마친 뒤 몰래 쪽문을 열고 그를 도망시켰다.그러나 병원측이 수소문에 나서 그 환자의 거주지가 확인됐고,그가 사주한 사실이 들통나 그때부터 치료비 명목으로 월급이 압류되기 시작했다.명색 의사가 집에 돈 한푼 들여놓지 못해 아내에게 미안했던 그는 견디다 못해 11개월째 들어 병원측에 이렇게 항의했다.“도대체 이 병원의 정신은 무엇이냐?”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4년의 레지던트 생활중 이렇게 월급을 받지 못한 게 36개월이나 됐다. 가톨릭의대 강성구(59) 교수.그는 당뇨병 환자다.현재 대한당뇨병학회 회장과 한국당뇨협회장,세계당뇨연맹(IDF) 아시아태평양지역 총재까지 맡는 등 ‘당뇨의 대가’다운 화려한 이력을 가졌지만 병마의 심술을 피하지 못했다.“2000년인가요.그때도 국내·외 곳곳에서 학술행사가 많아 무척 바빴어요.외국 학술행사에 참석했다가 새벽에 도착해 종일 강의하고,진료하고 그런 식이었지요.그때 데미지가 컸었던가 봐요.갑자기 이가 쑥쑥 빠지는 거예요.그래서 확인해 보니 당뇨 합병증이더라고요.”이가 몇개나 빠졌느냐고 묻자 “남은 걸 세는 게 훨씬 빠를 것”이라며 “여덟개 남고 다 빠졌다.”고 했다. ●돈없는 환자에 “돈 꿔줄테니 치료 받아라” 사실,그는 별로 의사답지 않다.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소탈한 품성에 낙천적인 기질까지 더해져,항상 경계하듯 환자를 대하고 방어적 습관에 젖어 언제나 최악을 말하는 세간의 그렇고 그런 의사와는 분명 달라보였다.“지금도 후학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환자를 머리로 보지 말고 가슴으로 보라고요.의료업은 결코 취재(取財)의 수단이어서는 안됩니다.국숫집을 해도의사보다 많이 벌 수 있잖아요?”그가 젊은 의사였던 시절,다른 의료진이 포기한 환자 한 명을 떠맡았다.폐에 물이 차 기관지를 절개하자 꿀럭꿀럭 물이 넘쳐나는 환자였다.그 환자를 곁에 두고 그는 중환자실에서 무려 27일간이나 숙식을 같이 했다.“살 확률이 3%,9% 이렇게 높아질 때 느끼는 보람과 희열이야 말로 의사라는 천직의 알파요,오메가 아니겠습니까?” ●술 줄이고 녹차 입에 달고 살아 당뇨가 문제였지만 그보다 먼저 간경화증이 나타났다.“아마 80년 무렵일 겁니다.술 때문에 간경화가 왔어요.의학 교과서에 따르면 내 병증은 살 확률이 2%에 불과했어요.천행으로 그 2%에 들어 살아남았는데,그때 다짐한 게 있어요.‘만약 내가 이승밥을 더 먹을 수 있다면,나의 모든 것을 병든 이를 위해 바치겠다.’고.”그때부터 ‘의술을 취재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오로지 환자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는 다짐은 그의 생활지침이 됐다.돈없어 치료 못받겠다는 환자에게 “돈 꿔줄테니 치료부터 받으라.”며 설득한 일도 그의 ‘참의사’다운 면모를 설명하는 일화로 남아 있다. 그런 그에게 당뇨합병증이 겹치면서 송두리째 삶이 바뀌었다.바닥 모르고 마셔댄 술부터 줄였다.둘이서 소주 한 상자를 해치우고,서넛이서 양주 대여섯병은 거뜬히 비우는 그의 주량은 웬만한 의료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 무렵 그는 녹차에 맛을 들이기 시작해 지금은 잠자는 시간 빼고는 녹차를 숫제 입에 달고 산다. ●등산·달리기도 빼놓을 수 없는 건강법 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 건강법.타고난 운동 체질로 고등학교때 태권도가 공인 3단이었는가 하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도 뛰었다.산악등산도 전문가 못지 않아 지금도 짬만 나면 산행에 나선다.“집이 효자동이라 가까운 북한산을 자주 가는데,북한산은 손금보듯 하죠.더러는 도봉산이나 수락산도 타고요.”그는 50년대부터 북한산을 올랐다.지금이야 산이 망가져 등산로가 제한되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규제가 없던 시절이라 그가 만든 등산로만 100개 코스가 넘는다.그런 그가 “의사 되고나서 건강 많이 망가졌다.”고 푸념했다. 당뇨 전문의이면서 환자인 그의 당뇨 얘기는 교과서의 범주를 시원하게 벗어나 있다.“누구나 나이 먹으면 호르몬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을 앓기 쉬운데,그 합병증이라는 것도 양태가 너무 다양해 일률적으로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틀림없는 것은 당뇨병이 무섭다는 것인데,예컨대 당뇨환자가 암에 걸릴 확률은 정상인보다 4∼6배나 높고,심근경색의 40% 이상이 당뇨성이거든요.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당뇨병이 무섭지만 관리만 잘하면 최소한 병증의 심화를 저지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섭생 원칙도 의외로 간단하다.“포식을 하지 않습니다.의사이다 보니 대충 열량을 계산해 절대 과하게는 먹지 않죠.기름진 음식 대신 담백한 먹거리,육류보다는 생선을,그것도 튀기거나 볶은 것보다 찐 것을 선호합니다.”재미있는 것은 그의 ‘고추 건강론’이다.“다들 매운 고추가 위장에 해롭다고 믿는데,임상시험을 해보니 그게 안그래요.전 매운 청양고추를 즐겨먹는데,섬유소도 많고 매운 캡사이신 성분이 몸을 덥혀주는가 하면 위도 튼튼하게 해줘요.한국 여자들 피부 고운 것,상당부분 고추 덕분이기도 하고요.” ●청양고추 즐기고 기름진 음식 멀리해 “제게 중요한 것은 열심히 사는 건데,제가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건강 강박증같은 건 없어요.물 흐르듯 사는 삶이 아름답지 않습니까?”라는 그에게 건강하게 사는 법을 묻자 “의사처럼 살면 안되지만 의사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파안했다.그의 얼굴에선가,어디에선가 더운 물에 녹차의 초록이 풀리듯 ‘참 의사’의 향기가 소리없이 배어나,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을 해거름이었다. 심재억 기자 jeshim@ ■강성구박사의 녹차 건강론 “녹차,좋죠.양질의 섬유소가 많아 공복감을 없애 식사량도 줄여주며,배변도 도와줍니다.또 열량이 거의 없어 먹는데 부담도 없고요.아침에 일어나 한 컵을 마시는 것으로 시작해 하루에 2ℓ 정도 마실 텐데,덕분에 85㎏까지 나갔던 체중이 75㎏으로 줄고 피도 아주 맑아졌어요.”그 뿐 아니다.녹차는 복부비만을 해소해 체형에 신경쓰는 여자들이 가까이해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의 녹차론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일종의 경험방(經驗方)이다.“녹차를 비롯한 모든 잎사귀차(엽차)에는 사포닌,탄닌,비타민A·C와 항산화물질이 가득해 많이 마셔 나쁠 게 없습니다.특히 녹차는 적당하게 더운 물에 우리는데,그 온도에는 카페인이 잘 녹지않아 좋죠.”해마다 봄이면 그와 친교가 있는 구례 화엄사의 스님 한분이 “옛다,이거 먹고 좋은 일 많이 해라.”며 몇통씩 건네줘 즐겨 먹지만 흔한 티백차도 가리지 않는다. 당뇨합병증을 앓고 있지만 병은 그의 가슴에 있을 뿐 일상 생활은 크게 다를 게 없다.“특별히 까다롭게 따지진 않아요.기름진 음식,특히 튀긴 음식 정도 가리는 편이고…,밀가루보다는 쌀음식을,중국 음식도 기름이 많은 자장면 대신 먹어야 한다면 우동이나 짬뽕을 먹죠.술도 딱 잘라 먹네,안먹네 하지않고 필요하면 먹어요.”대신 그는 녹차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이런 섭생의 문제를 극복해 간다.“1주일에 4일 정도는 북악스카이웨이를 매번 4∼8㎞씩 뛰죠.운동 체질이라 그런 일상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복이라면 복이겠죠.외국에 나갔을 때 운동할 형편이 안되면 목욕탕에서라도 1만번씩 뛰니까요.” 경희대 한방병원 신현대 교수는 “녹차는 카데킨 등 유효 성분이 다량 함유돼 콜레스테롤을 낮춰 비만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항산화물질이 항암작용과 함께 암세포의 전이도 억제하는 매우 뛰어난 차류”라며 “일반인의 경우 물 대신 1일 3∼4잔 이상을 지속적으로 마실 경우 인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부동산 플러스 / 천안 용곡동 ‘동일하이빌’

    동일토건이 충남 천안 용곡동에서 ‘동일하이빌’ 826가구를 10일부터 분양한다. 고속철도 역사와 가깝고 최근 각광받는 신방동의 편리한 생활권과 일봉산의 쾌적한 자연환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동일토건은 설명했다.지상 15층짜리 15개동으로 33평형 323가구,40평형 120가구,43평형 323가구,58평형 60가구이다.평당 분양가는 530만∼580만원.입주는 2006년 3월 예정이다.(041)577-0014.
  • 미카엘 가이어 주한독일대사 인터뷰/ “EU대표단 이달내 訪北”

    송두율 교수 사법처리,이라크 파병,북핵 6자 회담 등에 대해 독일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지난 7월 말 부임한 미카엘 가이어(Michael Geier·사진·59) 주한 독일 대사.아들(17)과 서울 도봉산에 올랐다가 “함께 먹자.”며 깎은 과일을 나눠주는 한국인들의 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그는 31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의 입장을 조심스레 밝혔다. 가이어 대사는 송 교수 문제와 관련,“독일 국적을 가진 송 교수가 국제법과 상식에 맞는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현 단계에서 독일이 한국 정부에 정식으로 항의할 만한 점은 없다.”고 강조했다.강금실 법무장관을 만날 계획도 현단계에선 없다고 밝혔다. 그는 11월 중 계획된 유럽연합(EU) 대표단의 방북 계획도 소개했다.지난 1월 EU측이 하비에르 솔라나 대외정책 대표를 북한에 파견키로 결정했지만,북한측의 소극적 자세로 무산된 지 10개월 만에 열리는 북·EU간 접촉이다. 가이어 대사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지원한다.”면서 “독일 정부는 평양에 주민들이자유롭게 출입하고,문화 예술 공연도 할 수 있는 문화관을 내년 봄 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다음은 일문 일답. 2차 6자 회담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독일과 유럽연합은 한반도 문제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현 EU 의장국인 이탈리아와 차기 의장국인 아일랜드,그리고 EU집행위 국장급으로 구성된 이른바 EU트로이카 대표단을 금명간 북한에 파견,6자 회담 지지 입장과 함께,북한 핵폐기 및 대북 지원 협상의 어느 단계에서 유럽연합이 경제적 지원을 할 것이란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일정을 잡고 있으나 3∼4주 안에는 방북할 것으로 보인다.EU는 북한과의 관계,그리고 북한이 우려하는 안보 우려 문제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도 표명한다. 독일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도 남·북한을 중심국가로 선정했고,내년 봄 평양에 문화관도 열 계획이다.북한 당국은 아무 제한없이 북한 주민들에게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교수 문제와 관련,독일 정부 입장은 무엇인가. -사실 한국 정부가 송 교수에게 두고 있는 혐의사실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 없다.다만 송 교수가 독일 국민이기 때문에 국제 법과 국제적 상식에 맞는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아울러 송 교수 문제로 한·독 양국 관계가 저해되지 않기를 바란다. 말씀한 국제법 상식과 한국 법 규범이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는데. -물론 조금 다른 점은 있겠지만,현재 우리가 정식으로 항의할 만한 점은 없다. 강금실 법무장관을 만날 것이란 보도가 있었는데. -현재 계획한 것은 없다.강 장관은 매우 훌륭한 분으로 감탄하고 있다.언젠가는 만나겠다.하지만 송 교수와 연관지어선 만날 생각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 사회의 진보·보수 세력간 대립각은 분단 구조에서 비롯됐다고도 할 수 있는데 통일을 이룬 독일 지식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나. -나는 외교관이고,외교관으로 피해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답변이 ‘내정문제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얘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 이라크 문제와 관련,독일과 미국의 갈등 양상이 드러났는데 파병에 대한 입장은 있나. -갈등이라고 하기엔 좀 과장된 측면이 있다.슈뢰더 독일 총리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의 안정과 평화 정착,경제 부흥에 애쓴다는데 의견을 모았다.이라크 문제 해결을 위해선 중동 문제 해결이 우선이다.독일은 지난번 스페인 마드리드 이라크 재건 공여국 회의에서 EU를 통해 2억 유로 지원 방침을 밝혔지만 파병은 하지 않는다.이미 아프가니스탄과 발칸 반도에 독일 연방군이 많이 나가 있어 여력이 없다.아프간 활동에 대해선 미국이 굉장히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파병을 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여력이 없어서인가.우리 사회의 파병·반파병 논란 기저에는 전쟁 명분론도 깔려 있다. -여력이 없다는 게 이유의 다가 아니다.이라크 전쟁 명분에 대해선 논란이 많고 독일 정부는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해 왔으며 이에는 변함이 없다.파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가진 어떤 사람,단체도 지지한다. 30년 외교관 생활 중 아시아 지역 근무는 처음인데. -한국에 대해선 사진으로만 봤다.부임전 교통체증 등 환경이 끔찍하다는 말을 들어 브라질의 상파울루 정도로 생각했다.그러나 산과 강이 푸른 환경친화적인 서울이 다른 어느 대도시보다 마음에든다.독일은 산업화를 한국보다 100년 전에 시작했고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한국도 이제 세계화 과정에서 잃어버리고 있는 게 많은 것 같다.농업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소중하고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한국 생활 석달째,고향집처럼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메트로 플러스 / 초등생 120명에 우리문화 교육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12월2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지역내 초등학교 4∼6년생 120명을 대상으로 봉산탈춤,한지 필통 만들기 등 ‘우리문화 한아름 교육’을 실시한다.참가비는 무료이며 11월3∼7일 홈페이지(www.nowon.seoul.kr)에 접수하면 된다.950-3284.
  • 메트로 플러스 / 봉산공원서 한마음걷기대회

    은평구(구청장 노재동)는 일상생활 속에 걷기운동이 정착되도록 다음 달 2일 오전 7시 증산동 봉산자연공원에서 구민이 함께하는 ‘한마음 걷기대회’를 개최한다.생활체육광장∼봉산산책로∼덕산중학교간 4.5㎞를 걷는다.행운권 추첨으로 자전거,스탠드등,도서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도 제공한다.350-1410.
  • NGO / 성미산 지킨 주민들의 힘

    서울 마포구의 ‘허파’격인 성미산(해발 65m)이 결국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서울시가 최근 성미산 정상 9000여평을 깎아 배수지 물탱크를 설치하는 성산배수지 건설계획을 잠정 유보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유보는 사실상의 백지화를 뜻한다. ‘성미산개발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년3개월여 동안 끈질기게 투쟁해온 지역주민들의 값진 승리라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인근지역에 위치한 배수지로도 수돗물공급에 지장이 없어 장래 급수수요가 예측되는 상암택지개발 등의 추이에 따라 (성산배수지 건설여부를)최종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술자문회의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면서 사실상의 사업중단을 선언했다. 서울시는 당초 성미산에 2만 5000t 규모의 배수지를 건설하는 사업계획을 세웠었다.이에 따라 지난 1월 수목 3000여 그루를 베어냈으며 3월에는 추가 벌목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주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주민들은 너나없이 ‘성미산지킴이’를 자임하며,산 정상에 텐트를 치고 100일간 항의농성을 전개했다.저지운동을 통해 마포주민 2만 5000여명의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걱정이다,걱정.성미산을 없앤다니 걱정이다….우리들이 제일 좋아하는 산,마포구에 하나밖에 없는 산….배수지도 아파트도 성미산에 짓지 마세요.성미산엔 절대 안돼요.다른 길을 찾으세요.…’ 성미산주변 아이들이 부르는 이 노래에는 성미산 사람들의 애틋한 마음이 녹아 있다. 야트막한 언덕 같은 이 산은 서울 마포구 성산1·2동,망원1·2동,연남동,서교·동교동,합정동 등 성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마포구 40여만 주민들의 안식처이다.하루평균 1000여명의 주민들이 오가는 정겨운 동네뒷산이기도하다. 본래 마포에는 와우산,노고산,성미산 등 3개의 산이 있었지만 와우산과 노고산은 아파트단지로 개발돼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성미산만 남았다.주민들이 성미산 절대사수작전에 나선 까닭이다. 대책위 김종호 위원장은 “관악구에는 관악산이,도봉구에는 도봉산이 주민들에게 소중하듯이 마포주민에게는 성미산이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배수지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대책위의 임무가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성미산 전체 3만 3000㎡중 모 대학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2만 6000㎡를 서울시나 마포구가 매입,주민들에게 생태공원으로 돌려줄 때까지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北 김용순비서는 누구/ 대남정책 총괄… 남북관계 변화 없을듯

    26일 사망한 김용순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배경으로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김 비서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등을 산하에 두고 있는 당 통일전선부 부장을 겸직하면서 남북 당국간 대화와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했으며,최고인민회의 11기 대의원 직책도 겸해왔다.그는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인 김영성 내각 책임참사의 직계 지휘라인이었으며,고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실질적인 카운터 파트너이기도 했다. 2000년 6월 평양시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 앞서 환담을 하는 자리에도 김 비서만이 유일하게 배석했고,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같은 해 9월 남한을 방문,김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회담을 했다.김 비서는 또 90년 9월 가네마루 신(金丸信) 전 부총리 등 일본 자민·사회당의 합동대표단과 만나 과거 보상 등을 포함한 8개항의 3당 공동선언을 이끌어 냈고,92년 1월에는 북·미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으로 뉴욕을 방문했다. 1934년 7월 평안남도 평원군에서 태어난 김 비서는 김일성 종합대학 법학부 국제관계과 졸업 후 대외부문에서 일해왔으며,2001년 9월 발표된 권력서열 명단에서 1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 비서가 대남관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지만,그의 사망으로 남북관계에 변화가 올 것 같지는 않다고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전망한다.한 북한 전문가는 “후임을 어떤 인물이 맡느냐에 따라 남북관계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미 장관급회담만도 12차례가 열릴 정도로 남북관계가 제도화됐고,교통사고로 인한 유고가 예견돼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의 사망이 남북관계 진전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비서의 후임으로 떠오르는 인물은 임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 강관주 대외연락부장.또 아태평화위의 전금진·송호경·이종혁 부위원장도 일부에서 거론하고 있으나 현재 북측이 대남사업에 기울이는 관심을 고려하면 격이 낮아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김 비서의 사망 원인과 관련,일본 도쿄신문은 김 비서가 김정일 위원장을 수행,봉산군 염소종축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다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김 비서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설도 나오는 등 사망을 둘러싸고 이러저런 추측도 흘러나온다. 이도운기자 dawn@
  • 뉴타운 후보지로 ‘땅테크’를

    서울 강북 뉴타운지정 후보지 주변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송파구 거여동,마포구 아현동 등 2차 뉴타운 후보지는 개발 기대감이 부풀어오르면서 땅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특히 강남 아파트 투자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이 강북 뉴타운 후보지 주변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의 유망 재개발지역을 소개한다. ●주거환경 쾌적… 집값 상승률 높을듯 지금까지 시행된 재개발사업은 구역별로 추진됐다.그러다 보니 도시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또 다른 마구잡이 개발을 불러오기도 했다.그러나 뉴타운은 재개발지역이 몰려있는 곳을 하나의 생활권역으로 묶어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단순히 아파트만 들어서는 것이 아니고 도시기반시설을 갖추고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시설물이 들어선다.특목고,자립형 사립고도 건설된다. 신도시 개념으로 개발되는 만큼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자연히 집값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따라 주변 땅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한남1·답십리13·아현3구역 유망 닥터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1구역 일대를 투자 유망지로 꼽았다.아파트 1476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며,한강에 가까워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한강시민공원과 용산가족공원 등이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한 편이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 13구역도 눈에 띈다.516가구가 지어질 예정이다.5호선 답십리역이 걸어서 5분 거리.배봉산공원과 안골공원이 인접했다. 마포구 아현동 아현3구역은 5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건설된다.2호선 아현역·5호선 애오개역이 걸어서 4분 거리인 역세권 단지.시내와 여의도를 쉽게 오갈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
  • 단풍버스 추락 17명 참변/ 봉화서 40m 계곡에… 14명 중경상 서대구 주민 안전띠 안매 큰 희생

    여성 산악회원들을 태우고 단풍관광을 다녀오던 관광버스가 협곡으로 추락,17명이 숨지고 14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21일 오후 3시45분쯤 경북 봉화군 명호면 도립공원 청량산 매표소 부근 진입로에서 경북 75바 7451 청솔고속관광 소속 버스(운전사 신팔수·49)가 4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했다.이 사고로 탑승객 31명 중 유영임(60)씨 등 17명이 숨지고,운전사 신씨와 박태관(63)씨 등 14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해성병원 등 5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승객들은 서대구시장 상인과 주민들로 구성된 미봉산악회 회원인 50∼60대 여성들로 사고 당시 대부분의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사망자가 늘어났다. 성누가병원에 입원중인 박씨는 “매표소 쪽으로 내려가던 버스가 갑자기 인도를 가로지르면서 계곡 아래로 추락해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쾅’하는 소리를 듣고 즉시 현장에 달려갔던 정민호(32·청량산 관리사무소 직원)씨는 “버스가 내리막 길을 내려오다가 도로변의 나무를 들이받고 계곡으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S자 급커브 길인 데다 경사도가 심해 그동안 사고가 자주 발생한 곳이다.또 도로변에는 콘크리트 옹벽이 설치돼 있으며,하행선에는 인도가 있고 그 옆에 개울이 흐르고 있다.도로에서 개울 높이는 40m정도이며,하천은 물이 고여 있을 뿐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심하게 패여 암벽과 자갈 등이 드러나 있었다. 사고 버스는 오른쪽 창문이 계곡 바위에 부딪쳐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또 도로변 가로수 4∼5그루가 모두 쓰러져 있었다.피해자들의 소지품과 등산용품이 피투성이가 된 채 나뒹굴어 사고 당시의 처참함을 보여 주었다.경북 영주소방서 춘양소방파출소 김일하 소방사는 “현장에 도착해 보니 계곡바위에 20여명의 승객들이 피를 흘린 채 누워 있었고,사망자들은 추락 때의 충격으로 숨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원인과 문제점 경찰은 사고 지점의 스키드 마크(바퀴자국)를 확인한 결과 버스가 브레이크 파열이 나 타이어 펑크 등에 의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또 추락 전 내리막 길을 내려오던 버스가심하게 비틀거렸다는 또 다른 관광버스 운전사의 말에 따라 운전부주의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승객들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데다 사고 위험이 높은데도 도립공원관리사무소측은 가드레일 등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아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구조 경찰과 소방관, 청량산관리사무소 직원 등 90여명이 구조작업에 나섰다.사고 시간이 관광을 마친 등산객들이 빠져나가는 것과 겹친 탓에 구조차량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망자 명단◇봉화 해성병원▲최경숙(40대추정·여)◇영주 성누가병원▲유영임(60·여)▲신원미상 3명◇안동 성소병원▲성찬술(40대추정·여)▲손상태(66·여)▲신원미상 2명◇안동병원▲오점득(64·여)▲김호자(60·여)▲신원미상 4명◇영주 기독병원▲신원미상 2명 봉화 한찬규기자 cghan@
  • [나의 건강보감]‘영원한 國手’ 조훈현

    국수로 불리는 조훈현(51)씨가 담배를 끊은 것이 한동안 세간의 화제가 됐다.“못 끊을 걸.”이라며 비관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더러는 “만약 끊는다면 바둑이 안되겠지.그렇잖아.대국 때마다 그렇게 피워댄 담밴데….”라며 그의 바둑 퇴조론과 결부시키는 사람도 있었다.이런 전망이 결코 근거없는 것은 아니었다.그때까지만 해도 담배를 빼놓고는 그의 바둑을 말하기가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한 대국서 담배 다섯갑 태우기도 73년 군에 입대해서 시작해 96년까지 23∼24년 정도 피운 셈이다.그냥 피운 게 아니라 한국의 바둑 역사를 홀로 일군 그의 발자국마다 담뱃진이 눅진하게 배어 있었다.“많이 피웠어요.대국이 있는 날이면 피우던 것 말고 ‘쌍권총’이라고 해서 양 주머니에 한갑씩 넣어가 바둑 한판에 서너갑씩 태웠지요.떨어지면 따로 사달래서 피워댈 정도였으니 ‘담배없이 어떻게 바둑을 두나.’라고 생각한 게 당연했지요.한 대국에서는 무려 다섯갑을 태우기도 했어요.”그런 그가 지난 96년 돌연 금연을 선언하고 나섰다.바둑을아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들의 생각은 “그게 될까?”였다. 그런 세간의 예측을 일축하듯 그는 담배를 끊었고,한 공익광고에 나서 “담배를 끊고 나니 집중력도 좋아지고….”라며 금연 홍보까지 하고 있다.혹시 그동안 몰래 한두번이라도 피운 적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단언했다.“제 바둑인생에서 참 힘든 때였어요.큰 대국에서 거푸 지고,그래서 결국 무관으로 주저앉았을 땐데,뭔가 촉발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여겼지요.그러던 차에 친구인 차민수 4단의 초청으로 미국엘 가게 됐어요.”차민수,프로갬블러로 TV드라마 ‘올인’의 주인공 바로 그다.그때의 미국행이 그의 ‘흡연 바둑사’를 바꾼 계기가 됐다.“미국엘 가보니 공항이고 집이고 담배 피울 곳이 없어요.10분에 한대는 피워야 하는데,그걸 못피우니 오죽했겠어요.게다가 민수까지 ‘끊으라.’고 채근해 금연을 작심했지요.”그후 귀국해 우연히 금연초 제작자를 만난 것을 계기로 금연을 단행했다.거기서 끝내지 않고 그때부터 등산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30년 넘게 산을 타왔지만 절박한 심정을 느끼며 산을 탄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심신을 담금질하지 않으면 이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금연 이후 등산에 더욱 박차 프로기사 조훈현 9단.누구든 그를 ‘국수(國手)’라고 부른다.국수가 아니어도 그는 국수다.바둑 종주국인 중국을 따돌렸는가 하면,현대 바둑의 본산을 자처한 일본을 아우른 한 개인에 대한 최대의 서훈(敍勳)이요,작위(爵位)다.그래서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부턴가 ‘국수’라는 외경의 수사가 함께했다. ‘요산요수(樂山樂水)’라고 했다.산은 중후하여 변하지 않고,물은 사리에 통달해 막힘이 없으므로 지혜롭고 어진 사람은 산수를 좋아한다는 의미다.궁극적으로 가장 현명한 선택을 묻는 기예인 바둑의 황제 조훈현이 산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기도 하다.그러나 30년 넘게 산을 탔으면서도 그때처럼 절박한 심정을 갖기는 처음이었다고 돌이킨다. 조훈현처럼 많은 별명을 가진 기사는 없다.‘국수’말고도 ‘황제’,‘제비’,‘전신(戰神)’.하나같이 그가 바둑을 통해이룬 업적을 담고 있지만 ‘제비’는 사연이 좀 다르다.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제비’라는 별명을 그의 발빠른 행마와 연관짓곤 한다.그러나 이 별명을 얻은 사연은 전혀 다르다.“작고하신 강철민 8단이 붙여준 별명인데,기사들끼리 산에 올랐다가 제가 나는 듯 산을 잘 탄다고 그렇게 불렀어요.그랬던 것이 나중에 행마와 결부돼 제비,제비 하더라고요.”그는 결혼 전인 20대 때부터 산을 탔다.주로 동료 기사들과 함께했는데 그 덕분에 북한산,도봉산은 훤히 꿰고 있다. “바둑을 ‘자신과의 싸움’이라고들 하는데 등산이 그래요.오를수록 힘든 한계상황에서 다리를 접느냐,더 오르느냐를 항상 선택해야 하거든요.제 경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힘을 등산에서 얻는데,이런 겁니다.사람도 살다가 ‘회사,이거 때려치울까.’ 할 때가 있듯 저도 ‘바둑,때려치워?’ 할 때가 왜 없겠습니까.그때마다 그런 갈등의 답을 산에서 찾곤 하죠.” ●‘어려운 상황 이겨내는 힘' 등산서 얻어 평생을 반상의 승부로 채운 탓인지 그는 의외로 승부에 담담했다.이기고 지는일에 단련돼 있어서라고 했다.“중요한 대국을 마치고나면 몸이 퍼져요.특히나 혼신을 다한 대국에서 지고 나면 혼이 나간 듯 한 사나흘간 ‘멍’한 상태가 계속되기도 하고요.그럴 땐 빨리 잊는 게 상책인데,그때 내 자신을 추스르고 다시 서는 힘이 산에는 있다는 말입니다.”그렇다고 해도 승부사에게 패배가 주는 충격이 적을 리 없다.한번은 큰 대국에서 진 뒤 집에서 TV를 보다가 갑자기 “아,거긴가.”하고 외쳤다.눈을 TV에 두고도 마음은 복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둘째딸이 “바둑,그만두라.”며 펑펑 울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 연배로는 세계 바둑 무대에서 유일한 현역이자 제왕이다.중국의 네웨이핑과 일본의 고바야시,한국의 서봉수도 시들었지만 그만은 ‘바둑의 고려장’에 들지 않고 여전히 예각의 기세를 자랑하고 있다.“대국을 앞두고는 절대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5분만에 기보 한장’을 독파해 내는 그의 신품(神品)을 천재성만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틀림없이 그는 지금도 바둑에 혼을 바치는 노력을 쏟고 있고 그래서 여전히 세계 바둑의 태산준령인 것이다.“이제는 애제자라도 한명 들여 가르치는 재미를 느껴보고도 싶다.”는 그의 얼굴에서 ‘해가 지지 않는 또 다른 나라’를 본다. 글 심재억 기자 jeshim@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 ■조훈현의 등산 건강론 사람들은 그의 바둑에서 날렵한 속도감을 보지만 정작 그는 “나처럼 승부나 수읽기에서 둔감하고 또 둔감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승패를 떠나 그런 무심(無心)의 경지에 들지 못했다면 오랜 세월,수많은 승부의 부침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이다.그런 그에게 산은 미더운 의지처였다.산에서 바둑의 이치를 깨닫고 힘을 얻는다는 그가 아닌가. 그는 20대 시절부터 김인 국수 등 바둑인들과 함께 산을 탔다.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71년부터였는데,결혼도 하지 않았던 젊은 기사 조훈현이 하는 일은 바둑과 등산이 전부였다.“종로4가에서 만나 주로 도봉산을 올랐어요.가끔 지리산과 설악산도 올랐고요.결혼해 화곡동에 신접살림을 차리는 바람에 좀 뜸했지요.그랬다가 10년전 지금 사는 평창동으로 이사와 본격적으로 등산을 다시 시작한 겁니다.”평창동 매표소에서 출발해 구기동이나 정릉쪽으로 방향을 잡아 2∼3시간쯤 타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지만 더러는 백운대나 상명여대쪽으로 빠지기도 한다. 젊어서는 산에만 오르면 마치 제비처럼 가벼운 ‘행마’로 많은 기사들의 부러움을 샀지만,지금은 다르다.젊은 시절의 발빠른 행마 대신 요새는 한 걸음 한 걸음 구도하듯 산을 탄다.서두르지 않는 대신 집요하다.“그러면서 대국의 스트레스도 씻고 또 내가 뒀던 바둑을 반추하는 거죠.전 한번도 제 바둑에 만족해 본 적이 없습니다.항상 아쉬움이 남고,그런 자성이 장수의 밑거름 아닐까요.” 담배를 끊은 뒤 173㎝에 70㎏이던 체중이 한때 80㎏까지 늘었다가 이제는 76㎏으로 자리를 잡았다.식성도 회 등 해산물을 좋아하나 그렇다고 따로 가려 먹지는 않는다.여기에 등산으로 심신을 추스른다.프로로서 언제든 대국할 수 있게 긴장하는 삶이다. 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 교무는 “유산소운동인 산행은 육체적 단련뿐 아니라 조 국수처럼 극심한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의 인체 자기장을 회복시키고 깊은 명상의 기회를 제공하며 피톤치드 같은 생체 활성물질을 다량 흡수하도록 해 심신의 기능을 촉진하는 유효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 봉산탈춤 동호회 엿보기/전통문화 잇고 스트레스 잊고 얼~쑤

    “자∼,어깨에 힘을 빼고 온몸이 흥을 느껴야 합니다.춤을 추는 본인이 흥이 나야만 덩실덩실 자연스럽게 탈춤을 출 수 있기 때문이죠.네∼,좋습니다.남자들의 동작은 커서 괜찮습니다.여자 회원들은 춤 동작을 보다 크게 해 주세요.” 지난 15일 밤 8시쯤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서울시립 근로청소년 복지관 강당.봉산탈춤을 사랑하는 동호회 모임인 ‘신명얼쑤’ 회원 20여명이 박상운 봉산탈춤보존회 사무국장의 지도로 탈춤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이들은 불림→고개잡이→발들기→외사위→겹사위→양사위 등의 순서로 12개 동작의 봉산탈춤 기본춤을 잇대어 추며 ‘적멸(寂滅)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내성적 성격 적극적으로 바뀌어 “온몸으로 연습을 하다보니 땀을 많이 흘려 기분이 매우 상쾌해서 좋아요.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평소에는 잘 몰랐는 데 탈춤공연 무대에 올라서기만 하면 끼와 에너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죠.” 지난 93년 가을부터 탈춤을 추고 있는 박은영(31·여·출판사 사원)씨는 “탈을 쓰고 하니 내성적인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뀌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 덕분에 요즘에는 연극 동아리에도 참여할 만큼 활동 폭이 넓어졌다.”고 말한다. 동호회 회장인 박청자(34·여·회사원)씨도 “취미 활동으로 춤을 추며 몰입하다 보니 일상에서 벗어나게 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데다,‘우리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돼 가슴 뿌듯하다.”며 “탈춤을 추려면 여러 사람들이 호흡을 맞춰야 하고 너름새도 있어야 하므로 대인관계도 원활해진다.”고 거들었다. 현재 탈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5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이들은 동호회,사회인 모임,대학 동아리,중·고교 특별활동 등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대표적인 동호회중 하나인 ‘신명얼쑤’는 1999년 11월 창단됐다.회원은 40여명이며 연령대는 20∼50대,직업은 회사원·간호사·교사 등이다. ●풍자·해학적… 쉽게 친근감 느껴 “봉산탈춤을 통해 전통 문화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인 만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요.” 오영창(31·웅진식품 대리점 운영)씨는 “지난 94년 구로공단 산업체에 근무하던중 탈춤강좌를 보고 ‘바로 이것이구나.’하는 느낌이 들어 입문했다.”며 “회원 대부분이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전문가여서 식견을 쌓고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98년 3월 친한 언니를 따라 ‘얼떨결에’ 배우게 됐다는 원성숙(32·간호사)씨는 “탈춤의 한동작 한동작 배우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 계속하다 보니 벌써 5년이나 됐다.”면서 “동작이 큰 탈춤은 다른 춤과 달리 풍자적이고 해학적이어서 일반인들에게 쉽게 친근감을 준다.”고 강조한다. 우리 전통문화 한 가지쯤은 배우고 싶어 탈춤을 배우는 박창규(42·회사원)씨는 “탈춤과 우리 가락을 직접 체험해보니 전통 문화가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일반인들도 조금만 열심히 배우면 쉽게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 좋다.”고 설명한다. ●운동효과 커 건강에도 도움 탈춤의 강점은 무엇보다 힘이 느껴질 정도로 역동적인 데다,누구나가 쉽게 어울려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8년째 탈춤을 추고 있는 김재성(32·회사원)씨는 “탈춤은 사자춤 등 역동적인 면이 많아 힘이 느껴지고,연극적인 요소도 많아 초심자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며 “다만 봉산탈춤 가운데 팔목중춤 등에는 대사가 어려운 한시(漢詩)로 돼 있는 등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지적한다. “탈춤은 몸 전체를 이용한 전신운동입니다.에어로빅보다 운동효과가 좋아요.서양 춤은 대부분 기량을 갖추지 못하면 참여하기가 어렵지만,탈춤은 초보자라도 어깨춤 만으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인 77년 탈춤에 입문한 조형옥(41·민속 강사)씨는 “탈춤을 통해 후배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전통 문화 계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한다.이종학(32·자영업)씨는 “일반인들이 잘 하지 않는 특이한 것을 배우고,운동효과가 커 탈춤을 계속하고 있다.”며 “탈춤은 사람들이 공동목표를 추구하게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안주영기자 jya@ ■어떤 탈춤이 있나 탈춤은 판소리·꼭두각시놀음·무당굿놀이와 함께 전통 민속극의 중요한 한 갈래이다.현재 전승되는 탈춤중 봉산탈춤·하회별신굿탈놀이·북청사자놀음·강릉관노탈놀이·동래들놀음(野遊) 등 13개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봉산탈춤 봉산탈춤은 황해도 봉산 등에서 전승돼 왔다.사월초파일과 단오절에 가장 큰 규모로 행해진 이 탈춤은 한시(漢詩)의 인용과 풍자적인 시문이 많다.제1과장 사상좌춤을 시작으로,승려가 파계하여 음주가무를 즐기는 제2과장 팔목중춤 등을 거쳐 처첩관계를 묘사한 제7과장 미얄춤으로 끝난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전승돼온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에게 10년에 한번씩 지내는 임시 대제(大祭).서낭당에 올라가 신내림을 받는 강신(降神)으로 시작돼 신방마당 등 8개 마당을 거쳐 무당들이 잡귀·잡신을 먹여서 돌려보내는 허천거리굿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북청사자놀음 북청사자놀음은 정월대보름을 전후로 함경도 북청지방에서 베풀어진다.이 사자놀음에는 사자·꺽쇠·양반·승려·의생등이 나와 길놀이·마당놀이·칼춤·곱사춤·사자춤·재담·넋두리춤 등을 춘다.여러 마을로부터 사자행렬이 북청읍에 모여든 후 사자춤을 춘 다음 집집마다 방문,집안에 숨은 악귀를 몰아내는 춤을 추는 순서로 진행된다. ●강릉관노탈놀이 강릉관노탈놀이는 강릉 남대천에서 해마다 단오절에 행해진다.첫째마당 장자마리로 시작돼 둘째마당 양반광대와 소매각시의 사랑 등을 거쳐 다섯째 마당 양반각시와 소매각시의 화해로 끝맺는다.원래 묵극(默劇)이었던 만큼 춤과 몸짓이 많이 사용된다.동래들놀음은 정월 대보름에 줄다리기가 끝난 뒤 축하행사로 베풀어졌다.가장행렬인 길놀이와 집단 군무의 덧배기춤으로 앞놀이 등을 벌여 집단적인 대동놀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김규환기자
  • 메트로 플러스/도봉산 등산 대회 18일

    도봉구(구청장 최선길)는 18일 오전 10시 장애인과 그 가족,자원봉사자 등 8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도봉산 등반대회를 갖는다.중증장애인을 위해 자택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901-5355.
  • 서울 신도시 더 가까워진다 /광역버스 13개 축 36개 노선 결정 대중교통 연계시설과 환승센터도

    서울시가 버스체계 개편작업에 따라 새로 도입키로 한 광역급행버스는 13개축 36개 노선으로 잠정 결정됐다. 6일 서울시가 국회 행정자치위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서울 도심과 수도권 신도시간을 급행으로 운행하게 될 광역버스 노선은 13개 축 36개 노선으로 잠정 결정됐다.최종노선은 경기도,인천시,건설교통부 등의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광역급행버스는 수도권에서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승객들의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 새로 도입되는 것으로, 종점부와 시점부 몇 곳만 정차하고 중간부는 논스톱으로 달리는 방식이다. 13개 축은 수지,분당,수원,의왕·군포·안양축,안산,시흥,인천·부천,김포,파주,고양·일산,의정부,진접,구리·남양주,하남·광주축 등이다.노선별로 1∼4개의 노선이 있으며,기점은 축별로 1곳이되 종점은 도심·부도심 등 여러 곳이다. 예로 수지축의 경우 광화문·강남·삼성동 등 3방향으로 운행하고,수원축은 수원역을 출발해 서울역·사당·강남·영등포 등으로 운행한다. 노선결정의 기준은 서울 도심으로 직접 이동하는 수요가 많아 통행시간 절감효과가 큰 노선 ▲택지개발 등으로 신규 수요가 생긴 곳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승용차 이용이 많아 전환이 필요한 곳 ▲서울로의 출퇴근 통행비율이 다른 곳보다 높은 곳 등이다. 시는 이와 함께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 교차로와 지하철역 등 13곳에 버스개편에 맞춰 환승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승센터가 건립되는 후보지 13곳은 지하철·버스 대중교통 연계시설과 환승주차장 등을 갖춘 곳으로, 천호대로 상일IC 부근을 비롯해 ▲지하철 8호선 분당선이 만나는 복정역 ▲동작대로와 지하철 2·4호선이 교차하는 사당역 ▲시흥대로와 지하철 1호선이 지나는 석수역 ▲통일로와 지하철 3호선이 접하는 구파발역 ▲과천 관문네거리 부근 등이다. 또 지하철 1·7호선과 도봉로가 만나는 도봉산역 ▲망우로 교문네거리 ▲내곡∼분당고속도로 성남 시흥네거리 ▲경인로 구로차고지 ▲경인고속도로 양천차고지 ▲개화동길 강서차고지 ▲수색로 은평차고지 등도 후보지에 포함됐다. 시는 이중 부지가 확보된 복정역을 시범사업 대상으로 정해 내년 8월까지 환승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며,이밖에 사당역,석수역,구파발역,상일IC 부근 등 4곳에도 우선적으로 환승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열린사회 성숙한 공동체’ 대회 ‘

    흥사단(이사장 金昭先)은 창립 90주년을 맞아 11,12일 경기 평택시 무봉산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사회 성숙한 공동체’를 주제로 흥사단대회를 갖는다.(02)743-2511.
  • 馬 뛰어놀던 들녘/‘아파트벽’ 허무는 축제 장으로

    ‘마들 노래를 불러보세 넓은 들이 갈월들이라 앞을 보니 도봉산이요….’ 아파트로 둘러싸여 평소 이웃간의 정을 나누기 어려웠던 노원구 주민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마음의 벽을 허문다.아파트 숲 가운데서 모내기 풍경과 농부들이 부르는 정겨운 농요도 감상한다.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7일부터 3일간 마들가요제,문예한마당 등을 통해 64만 구민이 하나되는 ‘마들축제’를 연다. 첫 날은 자신이 사는 동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예선을 통과한 24명의 아마추어 가수들이 노래실력을 겨루는 ‘마들가요제’가 구민회관 대강당서 오후 3시부터 벌어진다.KBS ‘쇼 행운의 열차’와 코미디클럽 진행을 맡고 있는 오동광,오동피씨의 사회로 진행될 가요제에는 초청가수 배일호,강민주,김미성씨가 출연해 분위기를 달군다. 8일 오후 2시부터는 중계동 중계근린공원 잔디광장에서 초등학생과 주부들이 참가해 글짓기,서예,그림 솜씨를 뽐내는 ‘노원가족 문예한마당’이 열린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9일엔 마들근린공원서 6000여 주민이 어우러져 화합을다지는 ‘노원구민 한마음 체육대회’가 하루종일 펼쳐진다. 체육대회에 앞서 기념행사로 서울서 유일하게 전해오는 마들농요(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2호)가 선보인다.노원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까지 벼농사가 성행했던 ‘역사’를 보여주는 마들농요에 취하다보면 애향심이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태권도·에어로빅 시범,염광여자정보고의 고적대 퍼레이드,디스코 경연 등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돼 있다. 체육대회에는 2000여명의 선수들이 씨름,줄넘기 등 7개 종목에서 한판 승부를 펼친다.구는 경기종목을 줄다리기,협동 줄넘기,주부 페널티킥,4인5각 경기,큰 공 굴리기,어머니 배구 등 단체경기로 편성,주민들의 협동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도록 행사를 준비했다.950-3462. 류길상기자 ukelvin@
  • [메트로 인사이드] 도봉 공영차고지 건설 막판 진통

    도봉·미아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에 맞춰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봉구 도봉동 341의 1 일대 공영차고지(버스정류장) 건설이 도시계획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도봉구 주민들이 공영차고지 건설을 꺼리는데다 도봉구의회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24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도봉동 노외주차장 3만 6389㎡ 가운데 3만 352㎡를 공영차고지로 변경하는 안건을 심의키로 했지만 다른 안건이 많아 다음 달 속개회의 때 다시 심의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현재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 환승주차장으로 사용되는 이곳에 52억원을 들여 내년 말까지 사무실,정비실,세차실,주유소,압축천연가스(CNG)충전소 등을 갖춘 공영차고지를 만들 계획이다.이 일대가 주차장에서 차고지로 바뀌면 승용차 218대와 버스 165대를 수용하게 된다.기사 임대아파트와 할인매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주상복합건물을 시범 건립키로 했던 계획은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복잡한 절차에 막혀 백지화됐다. 시는 버스업체의 차고지 부족,업체 경영난 등을 해소하는 한편,버스노선을 간선·지선버스로 개편하고 중앙전용차로제를 시행하려면 공영차고지 건설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완충녹지와 방음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매연과 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천연가스버스를 도입하기 때문에 환경오염도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도봉구의회는 이미 도봉·미아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공영차고지 건설에 대한 반대결의문까지 채택할 정도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구의회 김용석 의장은 “공영차고지는 실효성도 없고 근거도 없는 도봉·미아로 중앙버스차로제 시행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미 도봉동 345번지 일대에 음식물중간처리장이 있어 혐오시설을 한꺼번에 이 일대에 모아 놓을 경우 주민들의 반발과 환경오염이 심화될 우려가 있고 소음·매연·안전 등의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변 ‘안골’ 주민들도 구의회와 비슷한 입장이다.주민들은 또 CNG충전소가 위험시설인데다 버스노선을 간·지선으로 개편할 때 공영차고지보다는 작은 규모의 민영차고지를 분산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발하고 있다.이미 주변에 조성돼 있는 6000㎡ 규모의 차고지 확장 노력없이 또다른 차고지를 만드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그러나 “이미 환승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일대에 공영차고지를 조성하는 것이 주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면서 “일부 주민들의 반발은 이해하지만 내년 말까지 완공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배고픈 사람들은 언제나 제 이웃”/원주 밥상공동체 운영하는 허기복 목사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움츠러든 노숙자들의 모습이 더욱 안쓰러워 보인다.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은 언제나 제 이웃입니다.”‘쌍다리밑 작은 예수’로 통하는 강원도 원주시 허기복(許基福·48)목사.한끼 식사조차 해결 못하고 바닥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그는 희망의 등불이다.그가 운영하는 원주시 원동의 ‘밥상공동체’를 찾으면 언제나 허기와 한뎃잠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라하지만 아름다운 이 곳에는 요즘도 하루 평균 150여명이 찾아 배고픔을 해결한다.허 목사는 공동체가 꽤 알려져 독지가의 도움이 끊이지 않지만,이 곳을 찾아야만 하는 소외된 사람들이 줄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다.그래서 그는 요즘 ‘0.5%나눔’운동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으느라 동분서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가난한 시절의 꿈 목사가 되어 경기도 부천의 어려운 농촌지역에서 태어난 허 목사는 늘 외상 쌀을 내 먹던 시절을 잊지 못한다.소작농이던 아버지는 술과 노름을 좋아해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다행스럽게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고교를 졸업하고 뒷날 신학대학에 진학,어려서부터 꿈꾸던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서울 망우동을 거쳐 원주시 변두리 교회에 정착하면서 가난한 사람과의 삶이 시작됐다.독일 폰 헤퍼 목사의 ‘고난 받는 사람을 위해 사는 것도 순교’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가슴에 새기던 시절이다. IMF이후 허 목사는 거리에서 ‘밥한끼 얻어 먹게 해달라’며 매달리던 한 부랑자를 만나면서 지금의 밥상공동체를 만들게 됐다.허 목사는 “갈곳없이 거리를 방황하며 구걸하는 사람들이 모두 내 탓인것만 같아 견딜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들을 도울 방안을 궁리한 끝에 ‘원주 밥상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다행히 원주지역에서 학교 급식업소를 운영하는 한 독지가를 만났다.학교급식에서 남는 음식을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하겠다는 뜻이 허 목사의 뜻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꽃샘 추위가 매섭던 98년 이른 봄 바람막이도 탁자도 없이 천막 하나에 의지한 원주천 쌍다리밑 ‘원주 밥상공동체’가 그렇게 문을 열었다. 이웃한 봉산동에 밥을 굶는 어려운 이들이 많고,근처에 불우한 사람들로 북적이는 재래시장이 있어 이 곳을 택했다.쌍다리를 지붕삼아 따뜻한 밥한끼 해결할 수 있는 노천 무료 급식소가 생겨난 셈이다.초기에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얼마후 주위의 관심이 커지면서 상지대 한방병원과 원주보건소가 무료 건강검진까지 챙겨 주었다. ●쌍다리밑 둔치의 무료급식소 허 목사는 자연스레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역할까지 떠맡게 됐다.밥을 먹고 기운을 차린 부랑자 20∼30명씩을 데리고 공사장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일 자리를 찾아줬다.공사장에서도 젊은 목사의 헌신적인 양심을 믿어 이들을 일꾼으로 받아줬다. 그러나 출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쌍다리밑이 지역 불량배들의 본거지였던 까닭에 시비도 잦았고 싸움끝에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뒷돈을 챙기기 위한 바람잡이가 아니냐.”“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언제까지 예수인척 하나보자.”는 비아냥도 샀다. 98년 말에는 현재의 ‘원주 밥상공동체’인 원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어려운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시내 중심지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1000원씩의 모금 운동인 ‘천사운동’을 펼쳐 모은 돈 2000만원으로 부지를 매입해 가능했다. 허 목사는 이때부터 ‘사회선교 목사’활동에 전념했다.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한끼 밥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저녁을 못먹는 사람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고,갈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태장동에는 잠자리까지 마련해주는 별도의 ‘노숙인 쉼터’를 만들었다.항상 15명 내외의 노숙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보다 나은 공동체 마련이 꿈 이후 원주역 앞에는 ‘제2급식소’를 차리고 치악산 밑의 개인땅 800여평을 지원받아 ‘농사모(농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만들었다.한겨울 땔감이 없는 사람을 위해 ‘연탄은행’1·2호점을 열고,중고서적을 무료 대여하는 ‘보물과 책마을’,부랑인·노숙자 귀향지원을 위한 ‘귀향안내소’등도 열었다. 최근의 허 목사는 빈곤층사람들이 좀더 나은 의료와 목욕시설 등을 손쉽게 이용하게 될 ‘그들이 주인되는 공동체’를 만들고 ‘0.5%나눔’에 동참할 독지가들을 모으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다.허 목사는 “가진것 없이 밑바닥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고 활짝 웃었다. 그의 연락처는 (033)766-4933.(www.babsang.or.kr)이다. 글·사진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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