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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만 노홍철, FNC 엔터테인먼트 계약 체결 ‘유재석 효과?’ 방송계획 보니

    김용만 노홍철, FNC 엔터테인먼트 계약 체결 ‘유재석 효과?’ 방송계획 보니

    김용만 노홍철, FNC 엔터테인먼트 계약 체결 ‘유재석 효과?’ 방송계획 보니 ‘김용만 노홍철’ 방송인 김용만 노홍철이 FNC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27일 FNC엔터 관계자는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해오던 노홍철과 김용만이 FNC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방송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가진 역량을 펼치는 것은 물론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 및 제작시스템과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FNC 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도박, 음주운전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자숙 중인 김용만, 노홍철이 당장 복귀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FNC 측은 “방송 계획이 있어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다. 회사와 계약을 맺은 뒤 추후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눠갈 예정이다. 당장 방송에 출연하겠다는 것이 아니며, 본인들도 그것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홍철 김용만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유재석이 FNC와의 계약 체결을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유재석에 이은 노홍철과 김용만의 합류로 FNC는 송은이, 정형돈, 이국주, 문세윤과 함께 최강의 예능 라인업을 구축하며 명실상부 ‘예능 왕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로써 FNC는 코스닥에 상장한지 1년도 안 돼 음반 및 공연 제작, 매니지먼트, 아카데미 사업, 드라마 제작 등의 성과를 이뤄내며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서 입지를 다졌다. FNC 엔터테인먼트는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주니엘, AOA, 엔플라잉 등 뮤지션을 비롯해 배우 이다해, 이동건, 박광현, 조재윤, 정우, 성혁, 윤진서, 김민서, 정해인, 김소영, 곽동연, 그리고 방송인 유재석, 송은이, 정형돈, 이국주, 문세윤 등이 소속돼 있다. 한편 노홍철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근처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이후 노홍철은 무한도전을 포함해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 중이다. 또한 김용만은 지난 2013년 지난 2013년 6월 열린 불법 도박 혐의에 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으며 지난달 집행유예가 종료됐다. 사진=더팩트(김용만 노홍철 FNC 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바위에 끼인 범고래, 8시간만에 ‘극적 구조’

    바위에 끼인 범고래, 8시간만에 ‘극적 구조’

    썰물 때 해안으로 들어왔다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바위에 갖힌 야생 범고래 한 마리가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하나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힘을 모은 여러 사람의 노력에 칭찬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오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북부 해안에서 9살 된 암컷 범고래 한 마리가 해수면 위로 노출된 바위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사고를 당했다. 정확히 얼마나 햇빛에 노출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 해안가를 산책하던 한 사람이 이상한 울음소리를 듣고 바위 위에 커다란 범고래가 끼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구조 신고를 했고 인근 ‘고래류 연구소’(Cetacean Lab)의 과학자인 헤르만 뮤터와 지역 환경보호단체 ‘웨일 포인트’(Whale Point)의 자원봉사자들이 범고래를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다. 뮤터는 “암컷 범고래가 슬픈 목소리로 울고 있었다”면서 “범고래가 너무 무거워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밀물 때까지 살 수 있도록 하는 것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를 비롯한 자원 봉사자들은 무려 8시간에 걸쳐 범고래가 뜨거운 햇볕에 몸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급수 펌프를 이용해 끌어올린 물로 계속 고래의 몸을 적셔줬다. 그리고 여러 장의 천으로 범고래의 몸을 감싸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했다. 한 봉사자는 “처음에 범고래가 우리를 경계하는 듯했다”면서 “20분 정도 지나자 심장 박동도 느려지고 안정을 찾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후 오후 4시쯤 해안으로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범고래는 스스로 몸을 빼내 헤엄을 칠 수 있었다. 그 모든 과정은 동영상으로 촬영됐다. 영상 속 범고래는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내려는 듯 잠시 주위를 맴돌며 소리를 낸 뒤 드넓은 바다를 향해 떠나갔다. 사진=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친구 사귀고 정보 얻고… 양국 잇는 ‘민간 문화사절단’

    [새로운 50년을 열자] 친구 사귀고 정보 얻고… 양국 잇는 ‘민간 문화사절단’

    한·일 관계는 1965년 국교정상화 후 냉탕과 온탕을 끊임없이 오갔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시시때때로 마찰을 빚었고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일본의 전향적 태도가 나올 때면 양국 관계에 순풍이 불기도 했다. 봉합되기 쉽지 않은 한·일 양국의 역사, 정치, 외교적 분쟁 사이에서도 두 나라를 잇는 역할을 해 온 것은 민간단체들이었다. ‘가교’라는 의미를 가진 한·일 문화교류회 ‘가케하시’ 역시 지난 18년간 명맥을 유지하면서 한·일 청년들을 이어 주는 문화적 다리 역할을 해 왔다. 1997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자리 잡은 가케하시는 초기에는 인근의 연세대, 홍익대, 서강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일본인들이 찾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언어 교류를 넘어 일본 관광객들이 찾아와 관광 정보를 얻고 한국 학생들이 일본 워킹홀리데이나 유학 상담까지 하는 등 한·일 양국의 정보 창구로 바뀌었다. 가케하시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다양한 주제로 운영된다. 월요일에는 다양한 국적의 여성들이 참여해 여성과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글로벌 여자회’가 열리고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각각 중국어 교류회, 일본어 교류회가 열린다. 목요일에는 한국어 교류회가 마련되고 금요일은 ‘문화 교류의 밤’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이벤트가 진행된다. 토요일에는 ‘모모타로’라는 한·일 교류회가 열리고 일요일에는 한·중·일 3국 교류회가 마련된다. 한·일 양국 교류를 표방하는 가케하시의 문은 이 때문에 365일 열려 있다. 고국에 가지 못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도 문을 닫지 않고 함께 명절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나 핼러윈데이에도 모여 파티를 연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가케하시가 18년 동안 이어져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누가 시키지도 요구하지도 않는 자발적인 ‘재능 기부’에 있다. 대구가톨릭대의 한 외국인 교수는 가케하시에서 한국인, 일본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러스트 만화 특강을 열고 유명 호텔 셰프 출신인 일본인 조리학과 교수는 가케하시를 찾는 사람들에게 일본 음식을 만들어 대접한다. 한국에 온 각국 학생들도 가케하시에서 프로그램을 맡아 ‘문화 리더’ 역할을 체험하고 있다. 그동안 가케하시에서 맺은 인연은 한·일 양국의 민간 외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정영 가케하시 매니저는 “한국인이 일본으로 여행갈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락을 주고받아 일본인 친구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일본인이 한국에 올 때 안내를 맡아 주는 등 자연스럽게 관계가 이어진다”며 “과거 가케하시 교류회에서 만난 한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이 결혼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는 가케하시를 거쳐 간 일본 사람들이 만든 문화교류회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가케하시가 양국 청년들의 취업과도 연계될 정도다. 하 매니저는 “가케하시에서 공부했던 한 일본인 학생이 일본 리크루트 회사에 입사하면서 해당 회사와 가케하시를 연결해 줬다”며 “일본에 취업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케하시에 대한 입소문이 커지면서 일본, 대만의 언론 매체도 이를 소개했다. 나이나 국적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방문하는 사람은 다양하다. 첫출발 때는 한국인과 일본인 두 나라에만 문호가 개방됐지만 지금은 대만, 중국, 홍콩, 프랑스 사람들도 가케하시를 찾는다. 연령도 20~70대로 폭넓다. 일본인 아베 마사코(70·여)는 일년에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가케하시를 일부러 찾아 젊은 한국인, 일본인 학생들과 대화를 즐긴다. 회사원 김형희(43·여)씨는 “대학 때 일본어를 전공하고 2년 동안 일본에서 산 적도 있었는데 졸업 뒤에는 일본어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며 “일본어를 더 잊어버리기 전에 일본어 공부도 하고 일본인 친구도 만나고 싶어 가케하시의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교환학생으로 온 일본인 사카자키 마나미(21·여)는 “다른 나라에 와서 친구도 없고 어려움도 많은데 가케하시에 오면 한국어도 늘지만 친구를 만나고 어려움이나 고민도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며 “지금 받고 있는 도움을 나중에 나도 누군가에게 베풀고 싶다”고 밝혔다. 김현수 가케하시 사장은 “가케하시는 민간에서 운영하다 보니 만년 적자에 허덕여 지난 18년 동안 운영 주체가 5차례나 바뀌었다”면서도 “한·일 관계의 정치적, 외교적 어려움이 많지만 민간 단체가 해결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케하시에서 봉사하는 사람들, 재능 기부하는 사람들 모두 마음이 움직여서 일을 하는 것”이라며 “가케하시에 모인 사람들이야말로 한·일 양국의 미래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며 지금의 작은 움직임이 나중에 한·일 관계의 훈풍이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국의 머더 테레사 박청수 원불교 교무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국의 머더 테레사 박청수 원불교 교무

    ‘원불교는 몰라도 박청수 교무는 안다.’ 원불교 교직자인 교무들이 우스갯소리로 자주 입에 올리는 말이다. 한평생을 종교와 정치, 국경의 경계 없이 지구촌 그늘진 곳곳을 다니며 막힘없는 봉사로 삶을 불태웠던 ‘한국의 머더 테레사’ 박청수(78) 교무. 1981년 스스로 개척해 국내 최고의 교당으로 우뚝 세운 서울 강남교당을 후배에게 넘기고 2007년 은퇴한 뒤에도 그의 봉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얼마 전 출간된 자서전 ‘박청수-원불교 박청수 교무의 세상 받든 이야기’(열화당)에서 ‘한국의 머더 테레사’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쉼 없이 길쌈을 했던 여인이었다.” 원불교 창교 100년을 맞아 그의 아담한 보금자리 겸 박물관인 경기 용인의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을 찾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공교롭게 원불교 창교 100년 되는 해 자서전을 내셨습니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자서전 같은 것을 펴낼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 박물관을 둘러본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일을 했어요”라고 말하면서도 제 삶을 꿰뚫어 아는 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원래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 소장품 도록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만난 열화당 이기웅 대표가 먼저 제의하셨어요. 제가 쓴 책 6권의 내용을 추린 데다 최근 일과 미처 적어 두지 못한 일들을 원고지 400매 분량으로 써서 보탰어요.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자서전 서문 첫머리의 “나는 쉼없이 길쌈을 했던 여인 같다”는 감회가 인상적인데. -55개국을 다니며 사람들을 돕는 일이 간단한 건 아니잖아요. 남에게 도움을 주려면 돈을 모아야 하고 그 절차도 복잡해요. 지금 무비자로 한국인이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무려 172개국이나 된다고 해요.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외국 들어가는 일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어요. 국교 단절이 됐던 캄보디아에 특별국가방문허가서를 받아 들어갔던 적도 있었어요. 50년간 앉으나 서나 늘 그 일에 매달려 고민하고 산 지난 인생이 밤낮 없이 길쌈하는 여인의 삶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직장에서 퇴근하면 가족들과 식사도 같이하고 이야기도 나누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잖아요. TV 드라마 한 편도 여유 있게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봉사 인생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요? -30대였던가요? 사직교당 교무 시절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책을 8년간 공들여 만든 적이 있었어요. 한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큰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뒤 한센병 환자 돕는 일을 시작으로 55개국을 다니며 많은 일을 하며 살았군요. 해외 봉사의 첫 시작은 1970년 12월 코스모스백화점에서 동파키스탄 이재민 돕기 자선바자회에 2만 4000원을 모금해 원불교 서울사무소에 낸 게 처음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오랜 세월 쉼없는 봉사를 가능하게 한 힘은 무엇인지요. -‘너른 세상으로 나가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일하라’는 어머니의 당부가 컸지요. 좌고우면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결단성도 적지 않은 요인이었고요. 회의를 해 본 적이 없어요. 혼자 생각하고 일단 좋은 일이라 생각하면 해내야 직성이 풀렸으니까요. 좋은 분들의 도움도 컸지요.“나는 이기적으로 살았으니 박 교무에게 돈을 줘야 상쇄가 된다”면서 매년 연말 돈을 보내주신 박완서씨는 정말 잊지 못해요. 저에게 돈을 주면 엉뚱한 데 안 간다면서 도와주시던 박완서씨의 기부금이 봉사의 종잣돈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머니의 당부를 되돌아볼 때 후회없는 삶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어요.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걷겠어요. →종교계 인사들과의 폭 넓은 교류가 유명합니다.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과의 각별한 인연이 회자되는데. -제가 맨 처음 쓴 책 ‘기다렸던 사람들처럼’(1989년)을 보내 드렸더니 법정 스님이 ‘세상 구경 시켜 줘서 고맙다’는 글을 전해 오셨어요. 법정 스님에게 10년간 편지를 보냈습니다.그렇게 편지를 보내고 나면 근심 걱정이 줄어드는 것 같았어요. 제가 하는 일에 늘 격려해 주셨던 고마운 분이지요. 캄보디아에 갔을 때 배에서 떨어져 고생하던 무렵 홍화씨를 보내 위로하신 일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번 자서전 제목의 글씨체도 법정 스님이 보내주신 편지 속에서 딴 것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라자로 마을 나환자 돕는 일을 하면서 만나 뵈었어요. 추기경 선종 때 각 종교 대표들이 추도사를 썼는데 원불교에선 제가 썼습니다. 그분들이 모두 떠나신 지금 문득문득 외딴집에 홀로 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출가하신 지 59년이 됐습니다. 출가자로서 늘상 마음에 새긴 정신이라면. -청빈과 실력, 그리고 투명한 실천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원불교 교리에는 종교나 사상이 달라도 대중적으로 공인된 지도자를 공경하라는 ‘공도자 숭배’가 있어요. 온정의 저수지가 마르지 않게 하려면 자력의 인격이 필수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어요. 자신을 잘 다스려야 그 영혼이 다른 사람에게 드러나는 법이지요. 평생 제 발 뿌리를 눈 부릅뜨고 보면서 살아왔습니다. →한 달 용돈은 얼마나 쓰시나요? -원불교에서 공식적으로 받는 돈은 23만 6000원이 전부입니다. 개인적으로 돈 쓸 일이 뭐 있겠습니까. 먹고사는 데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 차도 없고 비서도 없어요. 직접 밥도 짓고 빨래도 합니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한다고 합니다. 요즘 세태에 한 말씀 하신다면. -철없는 사람, 불쌍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 뒤처진 사람 뒷바라지를 하는 게 종교인의 사명 아닐까요. 종교의 높은 가치인 청빈, 맑은 가난을 지켜야 스스로 청정하고 혼탁한 세상도 맑힐 수 있습니다. 설교나 설법 시간에 했던 좋은 말씀을 매양 스스로 실행하고 실천해야 비로소 사람들이 따르게 될 것입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좋은 말씀들이 공허할 뿐이겠지요. →종교인 못지않게 정치인들을 향한 세간의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라면. -정치인이라면 모두 큰 뜻을 세우고 그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을 것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어떠한 경우에도 그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심만 없어도 나름대로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인은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다 해도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도덕성이 허약해지지 않도록 어떠한 유혹도 뿌리치고 항상 자기 자신부터 다스려야 하지요. 욕심을 버린다면 제 역할에 더 충실할 것이란 생각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공도자라면 청문회 가서 혼쭐날 일도 없지 않을까요. →2010년 노벨평화상 최종 후보 10인에 오르셨습니다. 평화의 참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람을 살육하던 전쟁의 총성이 멎는 것이지요. 누군가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 마음에 분노가 있으면 평화를 잃는 것입니다. 내면의 자성이 충만한 사람이 행동할 때 고통을 녹이는 평화의 빗방울이 될 수 있습니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막힌 관계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대립 국면을 푸는 데 이해와 아량은 절대적이지요. 지금 남북 관계를 보면 양쪽 모두 다른 쪽이 숙이고 들어오길 바라는 것 같아요. 우리가 북한보다 30배쯤 잘산다고 하지요. 강자가 너그러울 필요가 있습니다. →원불교 100년을 어떻게 보시나요. -신흥 민족종교 가운데 이렇게 교세가 확장된 교단이 없는 것 같아요. 교직자들이 모두 열심히 살았어요. 커다란 흠결 없이 맑은 종교란 평가를 받는 게 가장 흐뭇합니다. 나라의 발전이 원불교의 성장에 큰 요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어요. 작은 나무가 올곧게 자라 거목이 됐으니 걸맞은 사회적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최근 원불교 교세의 정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원불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가 비슷한 상황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갖는 위상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고 종교 본연의 역할 축소도 이유일 수 있습니다. 원불교의 경우 이제 더 큰 도약을 위한 잠깐의 정체를 맞은 게 아닐까 합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습니까. -다시 태어나도 원불교 교무로 지금까지 살았던 것처럼 다시 살 것입니다. 이렇게 너른 세상을 살았는데 한 가정의 어머니와 아내로 살 수 있을까요(웃음). 은퇴하고 이곳에 들어올 때 주변 사람들에게 느낌이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어요. 한평생 너무 많은 돈 걱정을 하고 살았기 때문에 그 흔적이 내 얼굴에 남을까 걱정했어요. 지금 산 속에서 하늘도 올려다보고 새 소리도 들으면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박청수 교무는 1937년 전북 남원시 수지면 홈실 마을 태생. 원불교 교도였던 어머니의 바람을 따라 출가, 평생 정녀로 살았던 원불교 스타 교무다. ‘한국의 머더 테레사’, ‘머더 박’이란 별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 집의 울타리에 머물지 말고 너른 세상으로 나아가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일하라.’ 아홉살 때부터 자장가처럼 귀에 박히도록 들어온 어머니의 말씀이 평생 맑은 종교인, 그리고 희생하는 삶을 살게 한 으뜸의 기준이었다고 한다. 전주여고를 졸업한 해인 1956년 출가해 사직교당·원평교당·우이동 수도원 교당·강남교당에서 교무로 봉직하고 2007년 퇴임했다. 특히 강남교당은 박 교무가 개척해 원불교 최고, 최대의 교당으로 세웠으며 그 시절 추진했던 숱한 지역사회 봉사와 헌신의 일화들이 지금까지 회자된다.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한센병환자촌 성라자로 마을에 쏟은 열정과 도움의 궤적은 한국 종교계에서 유명하다. 현직에서 31년간, 은퇴 후 9년간 40년간 성라자로 마을을 도왔다. 라자로 마을에 집을 짓고 한센병 환자를 돕기 위해 15년간 엿을 팔기도 했다. 북인도 히말라야 라다크, 캄보디아, 스리랑카,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 박 교무의 손길과 봉사의 땀이 배어 있다. 55개국에 무지와 빈곤, 질병 퇴치의 흔적이 스며 있다. 나라 안팎에 9개의 학교를 설립했고 히말라야 라다크, 캄보디아 바탐방에 병원을 세웠다. 미얀마와 캄보디아의 270개 마을에 공동 우물을 파거나 식수 펌프를 묻었다. 2010년 노벨평화상 최종 후보 10인에 올랐다. 이웃 종교 교류와 북한 돕기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국제연등불교, 프랑스 길상사, 성북동 길상사 지장전, 성공회 봉천동 나눔의 집, 기독교 사랑의 쌀 모으기 등에 힘을 보탰고 경기도 안성 하나원 옆에 북한 이탈 청소년들을 위한 한겨레 중·고등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2007년 26년간 봉직했던 강남 교당을 후배 교무에게 넘기고 은퇴한 뒤 청수나눔실천회 이사장직만 갖고 경기 용인 헌산중학교 경내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에서 기거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야쿠르트, 풀뿌리 봉사활동 통해 복지사각지대 해소

    한국야쿠르트, 풀뿌리 봉사활동 통해 복지사각지대 해소

    한국야쿠르트는 전 임직원이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는 풀뿌리 봉사활동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사회공헌활동 중심엔 전 임직원이 입사와 동시에 가입하는 사회봉사단 ‘사랑의 손길펴기회’가 있다. 1970년 사내에서 자발적으로 결성된 불우이웃돕기 위원회를 모태로 하여 1975년 본격적으로 조직을 정비, 현재 11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전 임직원은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해 기금을 조성하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에 쓰고 있다. 이 모임에서 시행하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기금 지원 사업으로 성금이나 물품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이고, 둘째는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활동이 있다. 전국 곳곳의 위원회가 매달 한 번 이상 벌이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사회 복지기관과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연말이면 ‘사랑의 손길펴기회’ 활동이 더욱 활발해진다. 홀몸노인 가정과 소년소녀가장, 사회복지관 등을 찾아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주거환경 정비와 함께 각종 생필품과 성금을 전달한다. 명절을 외롭게 보내는 어르신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사랑의 떡국나누기’ 및 '사랑의 송편 나누기'를 매년 진행하는 것도 ‘사랑의 손길펴기회’의 오랜 전통이다. 이 행사는 노인복지시설, 장애인시설, 영아원 등의 사회복지시설 및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해 풍성한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의 정을 전달하고 떡국과 송편 등 명절음식을 대접하는 행사로 진행된다. 기업의 임직원 뿐 만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기업 사회공헌 사업의 가치를 한 층 더 높여 나가는 것도 한국야쿠르트가 가지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청 시민청 입구에는 아름다운 가야금 소리가 흘러나오는 계단이 설치되어있다.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계단이 특별한 이유는 시민이 계단을 이용할 때마다 10원씩 기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용자수를 세는 센서가 부착돼 있어 이용자수와 누적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걸으며 기부하는 가야금 건강계단’ 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장소는 한국야쿠르트와 서울시가 시민들의 비만을 예방하고, 생활 속 걷기와 기부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작년 1월 조성하였다. 한국야쿠르트는 매년 계단에 적립된 금액을 기부해 건강취약계층의 비만예방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朴대통령 “U대회 시민정신 광주의 자존심 될 것”

    朴대통령 “U대회 시민정신 광주의 자존심 될 것”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한 선수단과 자원봉사자, 서포터스, 조직위 직원 등 관계자 450명과 오찬을 하고 “힘든 일을 도맡아 준 1만명의 자원봉사자, 5만명의 서포터스, 넉넉한 인심과 친절을 베풀어 주신 광주시민들이 계셨기에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면서 “이번에 광주에서 보여준 시민정신은 앞으로도 광주의 자존심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치하했다. 이어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최우수선수(MVP)를 따로 선정하지 않는다. 참가자 모두가 MVP라는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대회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한다”면서 “이번 대회도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 모두가 MVP라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번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사상 첫 종합우승을 달성하면서 대한민국의 저력과 역량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선수단 여러분의 의지와 투혼에 다시 한 번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번 대회는 저비용·고효율 대회, 어려운 국가 선수들에게 희망을 전달한 배려의 대회, 우리 문화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컬처버시아드’ 등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살펴서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현장 행정] 숲, 동심을 키우다

    [현장 행정] 숲, 동심을 키우다

    “선생님. 이 풀은 뭐예요? 먹을 수 있는 거예요?”(관악구 신사동 하나어린이집 어린이) “네, 이건 쑥인데 먹을 수 있어. 하지만 오늘은 이걸 가지고 수건에 예쁘게 무늬를 넣을 거예요.”(관악산 숲가꾸미 선생님) 23일 관악구 관악산의 숲속 작은 도서관이 시끌시끌하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다섯 살짜리 꼬마 20명이 도서관을 습격했기 때문이다. 꼬마들은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솔방울과 나뭇잎 등으로 만든 곤충 모형을 보고 신이 나서 팔짝팔짝 뛴다. 한 꼬마가 풀잎에 있는 무당벌레를 잡자 아이들은 일제히 그 친구 옆으로 몰려들어 쪼그리고 앉아 관찰한다. 그리고는 “왜 도서관이 산에 있어요?”, “여기는 왜 이렇게 풀이랑 꽃이 많아요?”, “도서관 주인은 누구세요?” 등 쉴 새 없이 질문을 이어갔다. 숲속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위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자원봉사단체인 ‘관악산 숲가꾸미’ 소속의 선생님이 쏟아지는 질문에 차분히 하나씩 대답해 나간다. 아이들은 이날 곤충 이야기를 다룬 구연동화를 듣고, 나뭇잎과 꽃잎을 활용해 손수건에 염색을 하는 체험활동을 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관악산의 숲속 작은 도서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어린이와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주말에는 1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숲속 도서관을 찾고 있다”면서 “특히 도시 아이들이 자주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곤충과 산속의 동물을 직접 보면서 설명해줘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숲속 작은 도서관은 지난 2008년 10월 철거 예정이던 관리초소를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2500권의 장서를 가지고 문을 열 당시에는 도서관의 성격이 강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숲속의 쉼터 및 다양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강화되면서 복합 숲속 생태체험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운영되는 생태체험관은 1년에 찾는 주민이 6000여명에 육박한다. 구 관계자는 “숲속에 있는 도서관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생태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이렇다 보니 부부는 등산을 하고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가족의 풍경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는 이 밖에 낙성대공원 도서관과 관악산 시(詩)도서관 등도 운영하고 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도시에서 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풀과 꽃 이름을 알 수 있게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갈 것”이라면서 “또 가볍게 등산길에 오른 주민들도 잠시 쉬면서 책을 볼 수 있게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어르신, 식사 거르지 마세요] 삼계탕 효도…중랑, 내일 노인 250명에 대접

    중랑구가 24일 묵1동 해성교회에서 지역의 저소득 노인 등 250명에게 삼계탕, 떡, 과일 등을 접대하는 ‘어르신 삼계탕 나눔 행사’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행사는 묵1동 새마을부녀회가 주관하고, 새마을지도자협의회가 함께한다. 또 주민자치위원회, 통장협의회를 비롯한 10여개의 동 직능단체장과 총무 등이 식기 회수 및 배식봉사를 한다. 해성교회는 노인들이 에어컨 아래서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교회 식당과 음식 조리를 위한 주방 등을 제공한다. 부녀회는 이번 행사를 위해 필요한 삼계탕용 닭과 찹쌀, 마늘, 황기, 인삼 등의 식자재를 관내 전통시장에서 구입해 메르스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노인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해성교회을 방문하면 된다. 매년 200인분을 했지만 올해는 50인분을 늘렸다. 박용우 묵1동장은 “이번 삼계탕 행사가 어르신들의 건강한 여름나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저소득층 어르신 등 지역의 소외된 분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분노 삼키고 있는 앵그리 2030/김봉국 행복한 기업연구소 대표

    [열린세상] 분노 삼키고 있는 앵그리 2030/김봉국 행복한 기업연구소 대표

    긴축을 반대하는 국민투표에서 이긴 후 그리스 청년들은 국기를 흔들며 기뻐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했다. 더는 잃을 것도, 나아질 것도 없다는 좌절감이 극에 달해 폭발한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 아예 조국을 버리고 떠나는 청년도 줄을 잇는다. 국민의 잘못된 정권 선택과 위정자들의 무능함의 비극은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들도 분노가 쌓여 가고 있다. 취업난이 사상 최악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10%를 넘어 외환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예 취직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도 40만~50만명에 이른다. 청년들에겐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나쁜 일자리만 생긴다.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양질의 정규직은 늘어나지 않고 되레 줄어들고 있다. 청년들에게 새로 제시되는 일자리는 인턴 등 비정규직이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스펙은 갈수록 태산이다. 학벌, 학점, 토익의 ‘취업 3종 세트’는 기본이다. 여기다 어학연수와 자격증, 공모전 입상, 인턴 경력, 사회봉사, 성형수술까지 더한 ‘취업 9종 세트’를 요구받고 있다. 아무리 준비해도 취직의 문은 잘 열리지 않는다. 졸업 학점을 다 이수하고도 취업을 위해 졸업을 미룬 채 취준생(취업준비생) 신분을 못 버리고 있다. 대충 졸업만 하면 정규직 일자리를 골라서 차지했던 기성세대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정년마저 연장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도 미온적이다. 청년들이 적립하는 국민연금은 기성세대의 노후보장용으로 빼앗기고 말지 모른다. 정부는 경제는 살리지 못하면서 빚만 잔뜩 늘려 채무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또다시 추경예산을 편성한다지만 일자리가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기성세대들이 하라는 대로 한눈팔지 않고 달려왔는데 결과는 참담하다. 개인의 열정과 성실만으로 극복하기엔 한계 상황에 와 있다. 과거 같으면 벌써 집단적 행동이 확산될 법도 하다. 하지만 선뜻 가담하지 못한다. 그런 행동이 자칫 취업전선에 불이익을 받아 영원히 실업자로 남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분노가 쌓여도 표출 못 하고 신음하는 젊은이가 바로 ‘앵그리 2030’의 자화상이다. 이들은 점점 기가 꺾이고 자신감을 잃어 가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세대’는 이제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오포 세대’를 넘어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칠포 세대’로 치닫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20대가 한국의 20대보다 훨씬 진취적이다. 한국의 청년들은 소극적이고 비관적이다. 한국 젊은이들은 다른 사람과 담을 쌓는 개인화 경향이 뚜렷하다.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률이 38%에 그쳐 중국(78%)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웃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응답도 중국(80%)에 비해 한국(42%)이 현저히 낮았다. ‘앵그리 2030’을 만든 책임은 기성세대에 있다. 기성세대가 지나친 간섭을 하면서 이들의 자유의지를 무력화시켰다. 개인적인 경쟁만 부추겼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야만 살 수 있다고 윽박질렀다. 주변을 돌아볼 틈도 주지 않았다. 더불어 같이 잘 살도록 가르치지 않았다. 협력해서 문제 해결을 하는 법을 배울 기회마저 앗아갔다. 이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 식의 위로는 더는 곤란하다. 남 탓하지 말라고 핀잔해서도 안 된다. 버릇없다고 나무라기만 하는 꼰대 노릇도 버려야 한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나약함 때문이라고 윽박지르는 기성세대는 ‘노답’이다. 청년 고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청년고용 의무할당제 확대, 청년 고용 연계 임금피크제, 청년 고용 실적에 따른 차등 세제 및 금융 지원,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감면혜택 부여 등 가능한 정책은 모두 동원해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앵그리 2030’이 당당하게 분노를 표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사회적 부조리에 항거하는 정당한 분노는 우리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돼 왔다. 이들이 고립돼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리스처럼 좌절감이 비극적으로 폭발하는 사태도 막아야 한다.
  • 안락사 앞둔 두 견공의 포옹, 기적 만들다

    안락사 앞둔 두 견공의 포옹, 기적 만들다

    안락사를 기다리며 두려움에 떨 듯 꼭 껴안고 있는 두 견공의 안타까운 사진이 인터넷상에 공개되면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 ‘엔젤스 어멍 어스 팻 레스큐’(Angels Among Us Pet Rescue)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갈색 견공은 검은색 복서 견공을 앞발로 꼭 껴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 보호소는 사람들에게 입양을 권하기 위해 갈색 견공 칼라의 처지에서 한 편의 글을 적었다. “난 칼라고, 얘는 키이라에요. 우리는 여기 있는 게 너무 무서워요”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게시글에는 두 견공이 입양되지 못해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또 이 글에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사람들이 말해줬어요”라며 “누군가 입양해야만 내일이 있을 거에요”라고 적고 있다. 게시글에 따르면, 키이라는 실제 복서 견종이 아니라 믹스견이다. 암컷인 키이라는 담담한 표정이지만 두 견공 모두 안락사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보호소 측은 설명했다. 심금을 울리는 글과 사진 때문인지 이 게시글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면서 급격히 확산했다. 원본 게시물이 공개된지 불과 2시간 6분만에 한 자원 봉사자와 수의사가 각각 두 견공을 입양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두 견공은 새로운 ‘내일’을 맞게 됐다. 두 견공의 사진에는 댓글이 3000개 이상 달렸고 공유는 3500번 이상 이뤄졌다. 2만 19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러 게시글을 추천했다. 이후 보호소 측은 이제 견공들이 안전하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사진=Angels Among Us Pet Rescue/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전문가가 말하는 연쇄살인마들의 다섯 가지 특징

    전문가가 말하는 연쇄살인마들의 다섯 가지 특징

    사회 전반에 큰 충격과 공포를 안기는 연쇄살인 범죄의 가해자들은 범행이 드러나기 전까지 주변인들로부터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인식되고는 한다. 그들은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본연의 모습을 숨길 수 있었던 것일까?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1일(현지시간) 버밍엄 대학 응용심리학센터 대표 엘리자베스 야들리와 범죄전문지 ‘리얼 크라임’(Real Crime)이 말하는 연쇄살인범들의 대표적 특징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1. 권력 중독전문가들에 의하면 연쇄살인마들은 권력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강한 집착을 보인다. 결정적인 순간에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중요한 정보들을 남들에게 감추고 혼자만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언제나 주변의 상황을 지배하고 싶어 한다. 심지어 이들이 경찰에 붙잡혀 사실상 더 이상의 범행과 도주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1963년부터 1965년 사이에 다섯 명의 아이들을 살해한 영국인 커플 이안 브래디와 미라 힌들 리가 대표적 예다. 이들은 피해 아동 케이스 베넷의 유해가 묻힌 장소를 발설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이 경찰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려 했다. 2. 타인의 인식을 조작 엘리자베스는 “연쇄살인범 중에는 주변 사람들의 심리적 약점을 파고들어 자신에 대한 그들의 인식을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희생자가 지닌 심리적 욕구를 충족해 줌으로써 선량하고 친절한 사람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더불어 심리학적, 의학적 지식을 활용해 자신의 여러 행동을 정당화하는 일에도 능하다. 영국인 의사 해롤드 쉬프먼의 경우 자신의 지위와 지식을 이용, 타인을 돕는 선량한 의사의 이미지로 환자를 속여 유인한 뒤 살해했다. 3. 강한 자아도취 연쇄살인범들은 공범이나 피해자, 경찰 등에게 자신의 행적을 강하게 인식시키고 자랑하려는 성향을 지닌다. 이들은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되새기며 도취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브래디와 힌들리 커플의 경우 시체 유기 장소를 찾아 사진을 찍으며 자신들의 행동을 기념하기도 했다. 1970년대에 여러 10대 소녀들을 살해한 영국 연쇄살인마 트레버 하디 또한 범죄를 주변에 자랑하고 다니다가 체포됐다. 4. 위험한 매력 연쇄살인마 중엔 다른 이의 감성적 취향을 공략해 자신의 매력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자들도 많다. 이들은 거짓말과 칭찬 등으로 상대의 환심을 사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이 같은 유형의 연쇄살인범으로는 미국인 테드 번디가 대표적이다. 그는 1974년과 1978년 사이에 미국 내 7개 주를 돌아다니며 저지른 30건의 살인을 자백했으며 당시 경찰 당국은 그가 사실 100여 건 이상의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증명하지 못했다. 그는 가짜 붕대나 석고 깁스 등을 사용해 장애가 있는 것처럼 속여 상대의 동정심을 유발하는가 하면 매력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외모와 말투를 통해 여성들을 유인,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5. 평범한 이웃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연쇄살인마들이 얼핏 보기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타인의 시선 앞에선 철저한 ‘보통 사람’으로 위장했다가 눈길이 닿지 않는 그들만의 공간에서 범행을 저지르곤 한다. 일례로 평소 광대 분장을 하고 어린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했던 미국인 존 웨인 게이시는 경찰 조사 결과 33명의 남자 어린이와 청소년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져 ‘광대 살인마’로 불리며 전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겼었다. 엘리자베스는 “연쇄살인범들의 가장 무서운 특성은 그들이 ‘평범한 사회의 일원’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신뢰를 쌓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고맙다 한마디에 집수리 고단함 잊어요”

    “고맙다 한마디에 집수리 고단함 잊어요”

    “집수리를 해준 분들이 고마움을 표시하면 힘든 것도 싹 잊어버려요.”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의 ‘사랑의 집수리’ 활동이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부경대 학생 및 직원으로 구성된 부경에코봉사단은 ‘사랑의 집수리’ 등 실천적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06년 출범 이후 10년 동안 모두 63채의 집을 수리하는 등 봉사를 해왔다. 올해도 봉사단 소속 학생 43명과 직원 10명은 21일부터 4일간 대학 인근의 독거노인, 장애인 가구 5곳을 찾아 집을 수리해준다. 봉사단은 이들 가구의 도배, 장판 교체, 페인트칠, 방충망 설치, 대청소 등을 실시한다. 부경대 조경실, 변전실, 설비실, 목공실 직원들이 나서 관련 분야 기술을 지원하고, 부산 남구청은 유니폼, 청소용구, 차량 등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지역 사회복지시설인 아시아공동체학교(부산 문현동)를 방문해 페인트칠 및 시설물 보수, 잡초 제거, 대청소 활동도 펼친다. 봉사단장 이재광(26·제어계측공학과 4학년) 학생은 “방학 동안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어 봉사단에 지원했다”면서 “지역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섭 총장은 “저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이렇게 힘든 일에 봉사하는 청춘들을 진심으로 격려한다”면서 “이 경험이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노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경대는 지난 20일 오후 동원장보고관 2층 세미나실에서 ‘부경에코봉사단’발대식을 열고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에 들어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성공 개최 주역 김윤석 조직위 사무총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성공 개최 주역 김윤석 조직위 사무총장

    ‘23개 기관에서 파견된 370여명이 일하는 조직, 9년 전 첫 유치에 나섰을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이는 불과 서넛, 2년 전 러시아 카잔대회에 53명을 파견해 배워 오라고 했는데 현재 남은 인원은 달랑 1명, 지난 2월까지도 인사 이동으로 얼굴들이 바뀐 조직….’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런 ‘뿔뿔이 조직’으로 호남 지역에서 유사 이래 처음 치르는 하계 국제종합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냈다. 자원봉사자 9300여명의 헌신, 김밥을 싸 자원봉사자 손에 들려 준 어머니들, 선수단과 대표단에 요금을 받지 않겠다고 손사래 친 택시기사들까지,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집념과 저력이 뭉쳐진 결과다. 하지만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처럼 유치한 시장 다르고 준비한 시장 다르고 개최한 시장이 다른 광주에서의 기적을 설명하기는 힘에 부친다. 그래서 만인의 노력과 헌신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위험하고 무모하다는 지청구를 각오하며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질문을 던져 보기로 했다. 김윤석(62) 조직위 상근부위원장(사무총장)을 지난 20일 집무실에서 만나 대회 성공 개최의 열쇠를 찾고 교훈과 과제도 짚어 봤다. →9년 동안 노심초사한 일이 열이틀의 환호로 돌아왔다. ‘진공’과 같은 닷새를 보냈을 것 같은데. -대회는 지난 14일 막을 내렸지만 선수촌은 17일에야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외국 선수단 모두 안전하게 귀국하도록 챙기고 주말 이틀 동안 서울 집에 다녀왔다. 6주 만의 일이었다. →(지난 14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평가를 내릴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식당 아주머니 얘기를 들었는데 그 뒤 인상에 남는 시민들의 평가가 있었나. -서울에 가려고 광주송정역에 갔는데 일면식이 전혀 없는 아주머니 세 분이 알아보고는 ‘광주를 이렇게 자랑스럽게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하더라. 유치 기획 단계부터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광주 시민의 힘으로 이뤄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을 최고의 레거시(유산)로 여겼는데 그게 이뤄진 것 같아 감개가 무량했다. →유치 기획 때부터 다른 도시와 달리 무형의 레거시를 염두에 뒀던 건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레거시를 남긴 것 같아 뿌듯하다. 2008년과 이듬해 유치 활동을 하러 돌아다닐 때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집행위원들이 “왜 광주냐”고들 물었는데 내 대답은 “시민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어서”였다. 광주는 민주인권평화의 도시이며 많은 문화유산을 갖고 있지만 세계에 보여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성공적으로 보여줬다. 도시의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시민들의 저력과 이를 잘 묶어낸 조직위 직원들의 헌신이 자랑스럽다. 2009년 5월 유치에 성공하고 조직위가 만들어지자마자 이듬해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 2만명에게 영어와 자원봉사를 익히게 한 것 등이 주효했다. →누구는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을 동시에 본다고 말한다. 그런 능력은 오랜 공직 생활의 소산인가. -국가 예산이라는 큰 틀과 여러 상세한 예산 등의 업무를 골고루 해 본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공직에 입문한 과정도 남다른데. -검정고시를 거쳤고 7급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기획재정부 국장까지 지낸 이는 제가 유일한 것 같다. →조직위에서 처음과 끝을 함께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등 이름은 바뀌었지만 한 조직에서 27년을 근무하다가 박광태 당시 광주시장이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해 보자고 해서 광주로 왔다. 기재부 예산실 과장으로 일하던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를 담당해 어떤 대회인지는 알고 있었다. 2013년 대회 개최권을 카잔에 빼앗겼던 것까지 포함해 유치 기획 단계부터 성공적인 개최까지 지켜본 사람도 내가 유일하다. →입지전적인 삶을 사신 분들은 독선으로 흐르기 쉽다고들 하는데. -선친께서도 공직자셨는데 늘 ‘역지사지하라,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좇으려 한다. →공직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재정경제원 보험제도과에 근무하던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상했을 때 국제 기준 대신 내 나름의 기준을 만들어 손해보험사 중 단 한 곳도 문을 닫게 하지 않았던 일이다. →유니버시아드대회에 관여한 9년 동안 가장 어려웠던 고비는. -시장이 바뀌면 직원도 바뀐다. FISU가 그 점을 가장 염려해 내가 일일이 다 설명해 안심시켰다. →유치 단계부터 함께했던 직원은 서넛밖에 없는데. -중앙부처 인사 업무를 7년이나 했다. 기재부가 많은 사람을 만나는 곳이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사람 씀씀이를 빠른 시간 안에 판단하는 편이다. 호불호가 분명해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 역지사지하려고 노력한다. 업무는 냉철하게 처리하되 업무가 끝나면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스스럼없이 어울리려고 한다. →각기 다른 기관에서 파견된 직원들을 어떻게 뭉쳐 일하게 했나. -소통인 것 같다. 이견이 있으면 지위를 따지지 않고 토론하는 경제기획원 시절 문화가 몸에 배어 있는 것 같다. 이견이 있는 직원 둘을 불러 얘기를 해 보라고 하고 토론해서 합의점을 찾게 한다. →유치 단계에서의 고민, 준비 과정에서의 고민, 개최 과정에서의 고민이 다 달랐을 텐데. -첫 유치에 실패하고 두 번째 2015년 대회 유치에 나섰을 때는 혼자 노트북을 들고 돌아다녔다. 두달 동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호텔을 잡고 유럽 전역과 아프리카를 다녔다. 두 번 떨어지면 안 된다는 절박감, 광주에 못 돌아갈지 모른다는 압박을 받았다. 그때 국제적인 인맥을 쌓았다. 유엔과 스포츠 협력 틀도 짰다.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대단했을 텐데. -사무총장으로서 직원들이 해 놓은 일을 디테일하게 따졌다. 내가 돌아다니며 얻은 경험에 비춰 직원들이 해 놓은 것과 일치하는지, 적절한지를 짚었다. 매일 체크리스트를 짚어 가며 현장에서 점검했다. 그렇게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국가계약법에 2000만원 이하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게 돼 있는 것을 500만원 이상은 무조건 경쟁입찰을 하도록 했다. 입찰하면 비용은 내려가게 돼 있다. 감사담당관을 신설해 그 밑에 직원을 붙여 주고 100만원 이상 되는 영수증을 꼼꼼히 살펴보게 했다. 지금까지 인사 비리나 계약 비리는 한 건도 없었다. 운도 따랐고 직원들이 의중을 잘 읽고 따라 준 덕분이기도 하다. →초기엔 총장 밑에서 회계팀장을 아무도 안 맡으려 했다는데. -지금은 바뀌었다. 너무 편하다고 좋아들 한다. 외풍을 다 막아 주고 소신껏 일하게 해 준다는 이유에서다. →총장의 대회 지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럴 때가 올 것이다. 필요한 곳이 있다면 재능 기부라도 할 생각이다. →광주가 국내 다른 국제대회에 어떤 교훈과 과제를 남겼다고 생각하는지. -저비용 고효율 대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을 아껴야 한다. 옥석을 가려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국제연맹과의 협상은 필수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 주면 저비용으로 할 수가 없다. 회계를 읽는 눈과 협상이 가능한 역량 둘 다를 갖춘 인재를 키워야 한다. 다른 곳은 2조, 3조원을 쓰는데 우리는 6000억원 정도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니 다른 지자체도 그렇게만 하면 된다. →성공적인 대회였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을 텐데. -오대양 육대주에서 1만 3000여명의 젊은이가 광주를 보고 갔다. 분명히 앞으로 광주의 홍보대사 역할을 할 텐데 이 지역의 대학과 대학생들이 어떻게 네트워크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대회 유치 때부터 이런 점을 수도 없이 강조했다. 피스포럼이란 것을 만들었고 세계 68개 대학이 참여했는데 지역 대학들의 참여가 미미했다. 하버드와 예일대 등 유수의 명문 대학들이 왔는데 이들 대학과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만든다든지 하는 식으로 얼마든지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김 총장은 개인적인 일들에 대해 극구 밝히지 않으려 했다. 서울 서초동 우면산 자락의 한 집에 23년째 살고 있으며 큰딸은 결혼해 직장에 다니고 있고 작은딸은 아직 공부한다고만 말했다. 광주 관사에 운동기구를 둘 들여놓고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김 총장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몇 안 되는 직원 중 한 명인 배미경 국제부장은 지금도 2011년 터키 에르주룸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 유네스코와의 협상을 잊지 못한다. 나흘이나 이어진 협상에 지친 이들이 닷새째 아침에 ‘이제 그만 저들의 의견을 들어주자’고 하자 김 총장은 “우리가 쓰는 돈에는 재벌의 것도 있지만 여성 근로자의 피땀이 어린 돈도 있다. 끝까지 해 보자”고 채근했다.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 유치에 성공했을 때도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FISU 일을 보러 다니면서 해냈다. 김 총장은 차관급이라 비행기 일등석을 이용할 수 있는데도 늘 비즈니스석을 고집한다. 세계수영선수권 직인 위조로 뜻하지 않은 영어의 몸이 되면서도 끝까지 실수한 6급 여직원을 감싸안은 것도 김 총장의 별명인 ‘독일병정’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수영 선수 박태환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실격당했을 때 다시 물에 뛰어들 수 있게 한 것도 김 총장의 인적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한 덕이었다고 배 부장은 귀띔했다. 숫자가 잘못된 것을 금세 찾아내는 데는 혀를 내두를 정도이며 간부가 미처 챙기지 못하고 보고하면 “이 대목 읽어는 봤어?”라고 정확히 짚어낸다고 했다. 광주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윤석은 누구 ▲1953년 1월 10일 전남 해남 출생 ▲1973년 8월 대입자격검정고시 합격 ▲1980년 5월 7급 공무원으로 공직 입문 ▲1981년 4월~1994년 11월 경제기획원 예산실, 물가정책국 ▲1994년 12월~1998년 3월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은행제도과·보험제도과 ▲1998년 4월~2007년 3월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기획관, 홍보관리관, 재정감사기획관, 산하기관정책과장, 기획예산담당관, 행정기금과장, 2010 엑스포 유치 기획팀장, 인사계장 ▲1999년 12월 녹조근정훈장 ▲2003년 11월부터 1년 동안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연수 ▲2007년 3월~2010년 2월 광주시 정무부시장 ▲2009년 대한체육회(KOC) 국제위원회 국제위원 위촉 ▲2010년 2월~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상근부위원장(사무총장)
  • 삼성, 구호물품 제작·전달식

    삼성, 구호물품 제작·전달식

    21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대한적십자사 긴급구호종합센터에서 열린 ‘삼성, 구호물품 제작 및 전달식’에서 김주현(왼쪽에서 두 번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김성주(네 번째) 대한적십자사 총재, 박근희 삼성사회봉사단 부회장(여섯 번째)이 구호품을 포장하고 있다. 삼성은 이날 태풍 및 집중호우 등 재난 대비를 위해 총 5억원 상당의 응급구호품 5911세트를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 서울시의회 ‘의정 활동 1주년’ 급식봉사

    서울시의회 ‘의정 활동 1주년’ 급식봉사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시립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서울시의회(의장 박래혁) 의장단과 시의원들이 의정 활동 1주년을 맞아 급식봉사를 하기 전 파이팅을 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친구들 아픈 마음, 누가 우리만큼 알까요

    친구들 아픈 마음, 누가 우리만큼 알까요

    아동학대와 가정해체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기를 준비하고 있는 아동양육시설(고아원) 학생들이 해외 봉사활동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도는 도내 아동양육시설 학생들이 지난 18일부터 4박 6일간의 일정으로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에 나섰다고 20일 밝혔다. 사회로부터의 보호대상으로 인식되는 아동양육시설 학생들의 해외 자원봉사는 국내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것이라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봉사단은 15개 아동양육시설의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생 45명과 교사 17명 등 모두 6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23일까지 캄보디아에서 아동양육시설 봉사 및 문화체육교류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첫날인 지난 19일에는 사봉고아원을 방문해 원생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교복 및 학용품 등을 나눠줬다. 이튿날에는 기독교 사회복지 단체인 다일공동체에서 배식과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또 현지 학생들과 운동회를 하며 우정도 쌓는다. 한 학생 봉사단원은 이날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이곳 원생들이 봉사단원의 방문을 무엇보다도 반기는 것 같다”면서 “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과 용기를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봉란 도 여성가족정책관은 “이번 봉사활동에 나선 아동 대부분은 부모 등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지만 미래가 밝은 학생들”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도전정신과 능동적인 사고방식을 함양하고 봉사정신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대구, 55만명 자원봉사자 도시로 거듭난다

    2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국채보상운동과 시대정신’을 주제로 ‘대구자원봉사 정기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48번째로 열리는 것으로, 국채보상운동을 시민운동으로 인식하고 현대 자원봉사운동으로 계승·발전시키자는 게 취지다. 포럼에는 대구자원봉사포럼 회원, 자원봉사 기관·단체 관리자, 학생, 시민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4월 27일에는 ‘대구 재능나눔 봉사단’이 발족됐다. 이 봉사단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웃과 나누는 ‘재능기부’ 형식의 자원봉사를 한다. 교육과 상담, 의료, 뷰티, 공연, 홈패션 등 10개 영역에서 모집했다. 모두 8500명이 신청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이들은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자율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12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제7차 세계 물포럼’에는 15개 분야에서 360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했다.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자원봉사자는 세계 물포럼을 찾은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와 관광객에게 대구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줬다. 이같이 보수의 도시 대구가 자원봉사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대구에 등록된 자원봉사자는 전체 인구의 22%인 54만 9456명에 이른다. 이는 2012년 42만 7607명에 비해 3년 만에 1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인구 대비 등록률도 17.1%에서 3% 포인트 늘었다. 봉사단체는 모두 3732개로 회원 수만 15만명이 넘는다. 대구의 자원봉사자가 증가한 것은 굵직굵직한 행사를 거치면서 자원봉사자들을 지속적으로 양성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대구에서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국제육상선수권대회, 세계소방관경기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이 열렸다. 대구시도 자원봉사 전담조직인 자원봉사과와 자원봉사센터를 신설했고 8개 구·군에도 자원봉사센터를 설립해 위탁운영하고 있다. 또 자원봉사활동을 진흥 육성하는 데 필요한 법적 제도적 장치인 대구시 자원봉사활동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오는 10월에는 대한민국자원봉사축제한마당이 열린다. 한국자원봉사협의회,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등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자원봉사자 저변 확대를 위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자원봉사활동 사진전, 재능나눔 봉사단 경연, 쌀 나누기 운동, 자원봉사 관련 특별 강연과 워크숍 등이 예정돼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등록된 자원봉사자들이 늘어가고 있고 이 중 실제 자원봉사를 하는 시민들도 상당수 되는 등 자원봉사가 정착돼 가고 있다”면서 “이들은 대구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 지역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우리 마을 공원·하천 우리 손으로 가꿔요”

    주민들이 거주지 마을의 공원, 유원지, 하천 등 공동 공간을 스스로 관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이처럼 널리 이용되는 일정 장소를 지역 주민이나 각종 단체에 ‘입양’해 자율적으로 가꾸도록 하는 ‘행복 홀씨 입양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민들레 홀씨처럼 행복이 세상에 널리 퍼지게 하자’는 취지로 해당 지역 주민, 민간단체가 2㎞ 안팎을 책임 구역으로 지정받아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계절에 맞는 초화류를 식재함으로써 쾌적하고 아름다운 생활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사업 대상 지역은 공원, 유원지 등 지역 명소, 도서 지역, 경작지, 도심 하천, 국가 자전거도로 주변 등이다. 참여 희망 단체가 각 시·도 및 시·군·구에 신청하면 자체 심사를 거쳐 입양 지역을 선정한다. 선정된 단체는 해당 지자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매월 1회 이상 입양 구간 환경정화 및 꽃가꾸기 활동을 전개한다. 행자부와 각 지자체는 참여 단체가 명예심과 자긍심을 갖고 사업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대상 구역에 ‘○○단체는 ○○공원을 아름답게 가꾸어 행복이 홀씨처럼 퍼져 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라는 문구의 안내 표지판을 설치한다. 더불어 연말 우수 사례 발표대회를 열어 빼어난 단체에 행자부 장관 표창을 하고 모범 사례는 전국 지자체에 전파하게 된다. 김성렬 행자부 지방행정실장은 “지역 주민 또는 단체가 자원봉사 차원에서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우수 사례 발굴·포상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의정 포커스] 이성수 성동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삼표레미콘 이전 이제 주민품으로”

    [의정 포커스] 이성수 성동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삼표레미콘 이전 이제 주민품으로”

    20일 서울 성동구의회에서 만난 이성수(60) 복지건설위원장은 가장 먼저 지역의 서울숲 인근에 자리한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삼표레미콘은 수십년 동안 분진과 소음, 도로 파손 등 주민 피해를 줘 왔다”면서 “이제는 주민을 위해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레미콘 공장은 40여년째 성수대교 북단 2만 2922㎡(약 6934평)의 뚝섬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부지는 사유지로 현대그룹의 땅을 임차했다. 이 위원장은 “현대그룹은 과거 헐값에 땅을 매입해 오랫동안 활용해 왔다”면서 “주민들을 위한 랜드마크 조성을 약속했었지만 무산된 뒤 아무 얘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의 목표는 삼표레미콘이 이전하고 현대그룹이 조건 없이 해당 부지를 주민들에게 내주는 것이다. 부지를 문화공간으로 활용, 세수를 확보해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추진 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10만여명의 주민들이 동참했다. 이 위원장은 “조만간 현대그룹 관계자도 면담하고, 서울시와 협의가 많이 필요한 일이라서 박원순 시장 면담도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내가 안 되면 다음 사람에게 넘겨서라도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같은 뚝심 때문에 이 위원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민원 해결사’로 불린다. 민원이 있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 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현장통이다. 그는 구 발전을 위한 문화산업 육성에 많은 관심이 있다. 특히 해외 비교시찰을 다니며 관광자원 활용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동대문에서 쇼핑한 관광객들이 밤에는 서울숲으로 와서 산책하고 공연도 즐기는 그런 관광코스가 개발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공과를 언급하는 것에는 말을 아꼈다. 다만 “내가 있는 동안 주민들을 위해 뭔가 남겨주고 싶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면서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사람으로 남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국산 ‘명품 복합소총’ 왜 애물단지가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국산 ‘명품 복합소총’ 왜 애물단지가 됐나

    현대화된 국산 소총의 시초는 무엇일까요. 1974년 군이 미국 콜트사의 라이센스를 얻어 생산한 M16A1이 시작이었습니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베트남을 포함한 모든 아시아 국가 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고, 자극받은 박정희 대통령은 국산 소총 생산계획을 서두르게 됩니다. 1968년부터 시작된 미국 콜트사와의 라이센스 협상은 한미 양국의 합의로 1971년 3월 정식 계약을 맺으면서 현실화됐죠. 1973년 11월 부산에 국방부 조병창이 들어섰고 이듬해부터 M16A1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무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갈증은 여전했습니다. 그래서 1970년 창설된 국방과학연구소는 K-1A 기관단총과 K-2 소총을 자력으로 개발해 각각 1982년과 1984년부터 군에 보급했습니다. 이 총들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군에 제식 소총으로 보급돼 있습니다. 군은 이후 누구도 개발하지 못한, 심지어 군사 강국인 미국도 개발에 실패한 총기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명품무기라던 K-11, 폭발사고로 신고식 국방과학연구소가 2000년부터 8년 동안 185억원을 들여 ‘미래형 명품무기’로 개발했다던 K-11 복합소총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K-11은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애초 이 무기는 5.56mm 자동소총과 20mm 공중폭발탄 발사기를 갖춰 군은 물론 많은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이용해 조준점을 잡으면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거리를 탄환의 회전수로 환산해 공중폭발탄을 적의 상공에서 터트릴 수 있다는 기능이 크게 부각됐죠. 1정당 가격은 16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지금까지 900정 가량 군에 보급한 총기는 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2011년 10월 야전 운용성 확인사격 중 20mm 공중폭발탄이 총기 내부에서 폭발해 병사 1명이 얼굴과 손등에 열상과 찰과상을 입은 사건이 시작이었습니다. 2012년 2월까지 약 5개월간 진행한 국방부 감사에서 전자기파 간섭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사업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은 문제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장담했습니다.방사청은 다음해 사격통제장치와 격발장치를 개선하고 유탄이 일정 회전을 한 뒤에 폭발하도록 신관(기폭장치)을 개량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3월 경기 연천군 국방과학연구소(ADD) 다락대사격장에서 또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3명이 다치는 사고였는데요. 이번에는 레이저 거리 측정기와 사격통제장치 이상이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2~3번 눌렀는데 사격통제장치가 이것을 방아쇠 격발로 오인해 신관에 신호를 줬고 유탄이 폭발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결국 앞서 조사와 마찬가지로 총기 내부의 문제로, 개선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국방부는 자석만 대도 폭발한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아예 군 관계자, 기자, 일반인들을 다락대사격장으로 초청해 실제로 총기에 자석을 갖다대는 시연회까지 벌이며 국민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총기 외부에 폭발을 일으킬 요인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다른 방향으로 나왔습니다. 방사청은 지난 4월 “공중폭발탄에 영향을 미치는 전자기파 간섭현상은 저주파수 고출력 전자파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외부의 전자기파에 공중폭발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구형탄은 모두 해당되고 전자기파 충격 센서를 단 신형탄만 문제가 없답니다. 비축한 구형탄 15만발은 1발당 16만원입니다. 하지만 240억원의 예산이 공중에 날아갈 위기에 처한 것보다 더 황당한 것은 여전히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문제는 전자기파 간섭현상…개발 사업 나락으로 방사청은 언론의 문제 지적에 “규정이 없어 탄약에 대한 전자기파 시험을 하지 못했다. 미국도 탄약에 대한 조사 규정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무기이기 때문에 규정이 없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수년 동안 이어진 사고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그제서야 방사청은 저주파수(60Hz) 대역의 180dBpT 수준의 강한 자기장을 방출하는 장비가 존재하는 지, 있다면 무엇인지 전자파연구소를 통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했습니다. 대신 신형탄을 사용하면 된다고 거듭 해명했습니다. 비난여론이 높았습니다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무기 개발 과정에 벌어지는 여러 시행착오 중 하나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빈번한 총열 고장 등 다른 문제도 많이 있었고, 올해 사업 예산이 60%나 삭감되는 수모를 당했지만 많은 이들이 완전히 기대를 버리진 않았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으로 총기 가격의 77%(1306만원)를 차지하는 핵심 장치인 ‘사격통제장치’의 품질이 엉망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것은 완전 전자식 총기의 존재 의미를 상실하게 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배경엔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방산 비리’가 있었습니다. 사격통제장치 문제는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오쉬노 부대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사격통제장치가 사격 도중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 조사에서 납품업체는 충격량을 3분의 1로 줄여 검사를 마친 뒤에 불량 부품으로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험검사를 납품업체가 직접 진행했고, 지난해까지 검사 조작 문제는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군에는 국방기술품질원이라는 품질검사기관이 있었지만 ‘눈 먼 봉사’나 다름없었습니다. 방산업체 E사 사업본부장 이모(52)씨와 차장 장모(44)씨, 과장 박모(37)씨가 구속 기소됐고 비난여론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질 않습니다. ●사격통제장치 방산비리에도 ‘눈 먼 봉사’ 완제품으로 보급된 사격통제장치 250대 가운데 208대가 결함으로 반품됐습니다. 나머지 660여대에서도 각종 균열과 이물질 발생 등 결함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폭발 사고가 벌어진 2011년부터 숱하게 감사를 벌인 국방부나 사업을 주관하는 방사청도 이 문제를 짚어내지 못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무기는 다시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눈 먼 봉사나 다름없는 군 기관들이 변화하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또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극소수 수출물량을 제외하면 군납 외에는 총기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주먹구구식 총기 개발 계획을 진행한 군에 대한 비난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척박한 시장이지만 투자는 부실하고 장기계획은 미흡하니 개발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습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평상시에 총기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없다. 누구도 보병 화기에 대한 얘기를 제대로 내놓지 못했고, 기본화기에 대한 투자 자체가 부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현대전은 첨단장비의 각축장이라지만 전투력의 핵심은 보병의 전투력인데 전투기다, 전차다 대형 사업에만 골몰해서 이리저리 끌려다닌다”면서 “사업 자체가 없는데 누가 총을 개발하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화기를 개발하는 업체에서 직접 사업을 끌고 나갈 수 밖에 없는 수준”이라면서 “정말 심각하고 진지하게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총기 개량사업조차 업체 재량에 맡긴 군 첨단 장비에만 골몰해 개발한 지 수십년이 된 기본 장비에 대한 개량조차 이제서야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K-1A 기관단총을 대체할 카빈형(총신이 짧은 돌격소총) K-2인 ‘K-2C’는 지난해부터 28사단에 시험 보급돼 올해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개발업체가 이라크군 특수부대에 수출한 총기를 IS(이슬람국가) 병사가 노획해 사용하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우리가 만져보지도 못한 총을 IS군이 먼저 쏴봤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K-2C에는 해외 유명 소총에는 기본으로 장착된 피카티니 레일시스템을 달아 조준경과 레이저 표시기 등 각종 광학장비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군 M4 소총에 도입한 신축형 개머리판을 장착해 휴대성과 견착 기능을 동시에 높였습니다. K-1A는 슬라이드식 개머리판이어서 견착이 쉽지 않은데 단점을 보완한 겁니다. 마찬가지로 K-2 소총에 접이식 대신 신축형 개머리판을 부착한 K-2A도 K-2C와 마찬가지로 군 보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량형이긴 하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만든 총기들인데요. 군은 이런 총기 개량 사업마저 업체의 재량에 모든 것을 맡기고 있습니다. 짧은 총기 개발 역사 탓만 할 것이 아닙니다.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핫한 아이템을 가지고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리스트를 보세요. (12)왜 한국 병사의 월급은 ‘세계 최하위’인가 (13)전투복 교체 돌고 돌아 6년…장병복지를 논하다 (14)6·25 전쟁 때 쓰던 수통 지금도 쓰고 있을까 (15)F-16D에 참패했다는 F-35A를 위한 변명 (16)미군 ‘물고기집 전차’가 서해를 지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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