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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과 떠나는 군산 탐조여행

    가족과 떠나는 군산 탐조여행

    가을걷이가 끝난 황량한 들판에 겨울의 진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다름 아닌 겨울 철새들이다.10월 말부터 시베리아와 몽골 등에서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로 날아들기 시작해 지금은 약 30만∼40만마리의 철새들이 보금자리를 잡았다. 12월 중순에 가장 많은 겨울 철새들이 날아오지만 날씨가 춥고 바람이 많아 탐조 여행을 어렵게 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을 동반한다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비교적 날씨가 덜 추운 이맘때가 탐조 여행의 적기다. 지금 전국 유명 철새도래지에는 기러기,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가창오리 등 다양한 철새를 만날 수 있다. 또한 17일부터 21일까지 전북 군산의 금강철새조망대 일원에서 제3회 군산 철새축제도 열린다. 그래서 이번 주는 금강에 다녀왔다. 아름답고 예쁜 새들을 만나러 떠나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새들의 아름다운 군무 오후 5시를 넘은 전북 군산의 금강 하구 둑. 금강을 까맣게 뒤덮고 있는 20여만마리의 가창오리떼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금강대교 너머로 뉘엿뉘엿 지는 해를 즐기는 듯 강물에 몸을 맡기고 흔들흔들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저 속이 타는 것은 오직 ‘나’ 혼자인 것 같다.‘해는 지고 있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저 녀석들이 언제 움직이려나.’‘저 많은 가창오리떼가 일제히 하늘을 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야 하는데’ 초조하게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한가로운 녀석들을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보기를 1시간여. 이젠 붉은 빛을 토해내던 태양도 사라지고 마음속에 있던 실낱 같은 희망이 ‘에이. 오늘도 틀렸나’하는 실망으로 바뀔 때쯤 ‘퍼득퍼득’하고 몇 마리가 날아오르자 강을 까맣게 덮고 있던 녀석들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른다. # 수많은 점들이 만드는 새로운 세계 어슴푸레한 가을밤 하늘에 거대한 ‘돌고래’의 아름다운 비행이 시작된다. 하늘 저쪽에서 이쪽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다니며 ‘부메랑’,‘뫼비우스의 띠’로 변화를 거듭한다. 순간 강둑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입에선 ‘와’하는 짧은 탄성이 흐른다.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는 이렇게 시작한다. 붉게 물든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모양을 바꾸며 창공으로 솟구쳐 오르기도 하고 강으로 내달리기도 한다. 경쾌한 피카소의 붓놀림처럼 오렌지색으로 변한 하늘에 화려한 그림을 그려낸다. 금강 주변을 몇 차례 맴돈 가창오리떼가 탐조대를 지나 어둠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모두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거대한, 살아 있는 그림을 본 적이 있는가.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자연과 신이 만들어낸 ‘조화’. 아직도 그 감동은 가슴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가창오리는 야행성이다. 그래서 낮에는 강 가운데서 ‘둥둥’떠다니며 쉬고 있다가 해가 지면 먹이 활동을 하러 날아간다. 인근의 호남, 김제 평야에 떨어진 곡식들을 먹으러 다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어김없이 해질녘이면 그들이 아름다운 군무를 펼치는 이유다. # 재미가 가득한 군산철새축제 이번 군산 철새축제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가득하다. 철새탐조 투어는 기본이고 새둥지 만들기 체험, 철새퍼즐, 천연 새 비누 만들기, 클레이 점토 등 아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이벤트가 열리고 연날리기, 별자리 관측, 윤무부 교수와 함께 하는 철새이야기 등 내실 있는 행사도 많다. 또 인형극, 철새매직공연, 영화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곁들여진다. 일정한 문제를 맞추면 상품이나 군고구마 등 먹을거리를 살 수 있는 ‘철새코인’을 주거나 탐방모자 등 선물도 나누어준다.(063)453-7213,www.gunsanbirdfestival.net # 살아있는 체험 학습장 전북 군산에 간다면 꼭 한번 가볼 곳이 금강철새조망대이다.1층의 상설전시장에 들어섰다. 고양이 소리를 낸다고 이름 붙여진 괭이갈매기를 보며 “보통 새들은 둥지에 알을 낳는데 괭이갈매기는 어디에 알을 낳을까요.”라는 학예사의 질문에 아이들은 묵묵부답.“바로 바위틈에 나뭇잎 등을 깔고 알을 낳기 때문에 알이 바위 색깔과 비슷하고요. 자갈과 비슷한 검정색의 알은 꼬마물떼새의 알인데 자갈에 낳기 때문에 이런 색이에요, 새들도 똑똑하지요.”라는 설명에 진지한 눈으로 살피는 아이들. 버튼을 누르면 박제된 새에 불이 들어오며 새소리가 나는 곳, 입체 영상으로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곳, 새가 나는 원리를 자세히 보여주는 해부관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이다.2층에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의 표본과 철새들이 먹는 금강의 물고기들을 모아놓은 수족관이 자리 잡고 있다. 엘리베이터로 11층에 올라가면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철새 조망대. 무료로 망원경을 볼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야외에도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실내온실에 들어섰다. 순간 ‘파드득’하며 귓가를 스치는 무엇에 깜짝 놀랐다. 아니 살아있는 새들이 꽃과 나무가 가득한 온실을 날아다닌다.“엄마 저것 봐. 새야, 새.”하는 아이들의 즐거운 목소리가 가득하다. 새가 부화하는 과정을 실제로 보여주는 부화체험장. 물새장, 산새장 등이 있는 금강조류공원 등도 볼만하다. 또 금강철새조망대의 자랑은 거대한 가창오리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철새신체탐험관’이다. 거대한 새의 뱃속에 들어선 듯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다. 기낭, 허파 등 각 신체 부위에 모니터가 있어 자세한 기능과 역할을 설명해준다. 구석구석 돌아보는 재미가 가득한 곳이다. 내년 2월말까지 하는 철새탐조투어도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권하고 싶다. # 배고프면 꽃게장 드세요 군산에는 알이 꽉 찬 봄꽃게로 담근 게장을 파는 집이 많다. 그 중에서도 금강철새조망대 인근에 있는 유성가든(063-453-6670)의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5월에 서해안에서 나는 꽃게를 급속 냉동해서 쓰는 집으로 매일 조금씩 게장을 담근다. 죽염 간장만으로 간을 해서인지 ‘게’의 맛과 싱싱함이 그대로 살아 있다. 안주인이 큼직한 게를 직접 손질해서 뚜껑에 있는 알과 내장을 접시에 담아준다. 여기에 뜨끈한 밥을 비벼 김에 싸먹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간장게장은 1인분에 2만원. 매콤한 양념게장은 2만 1000원이다. ■ 또다른 탐조명소들 우리나라에서 철새들 만날 수 있는 곳은 100여 곳이 넘는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곳을 소개한다. # 겨울 철새의 1번지 충남 서산시 부석면과 고북면에 걸쳐 있는 천수만은 가창오리의 군무 하나로 세계적인 철새도래지가 됐다. 현대건설이 1980년 이 일대를 간척, 간월호와 부남호 등 2개의 담수호를 조성하면서 철새들의 낙원이 됐다. 간척지에 대규모 농경지가 들어서 철새들의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간월호 인근에서 해질녘이면 가창오리가 떼지어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흑고니,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재두루미 등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조들도 눈에 띈다. 서산시 문화관광과(041)660-2498. # 다양한 철새를 만난다 경남 창원시 동읍에 있는 주남저수지는 낙동강의 범람으로 생겨난 자연습지이다. 그래서인지 아주 다양한 찰새들이 날아온다. 큰부리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등 20종에 가까운 천연기념물 철새를 탐조할 수 있다. 창원시 문화진흥계 (055)280-2043. # 두루미들의 최대 월동지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에 위치한 철원평야는 휴전선 인근의 대규모 곡창지대가 있어 철새들이 겨울나기에 적합하다. 추수를 끝낸 벌판에 버려진 낙곡이 풍부한데다 인적이 드물어 겨울 철새들의 낙원이다. 선비의 상징으로 여겨온 두루미(학)의 최대 월동지로 전 세계에 남아 있는 2000마리의 두루미 중 3분의 1가량이 이 곳에서 겨울을 난다. 또 독수리, 흰꼬리수리, 매 등 좀처럼 보기 힘든 맹금류도 만날 수 있다. 고석정 전적지관리사무소 (033)450-5558. # 물새들의 지상낙원 부산 을숙도를 중심으로 여전히 많은 철새들이 모여드는 탐조 관광지이다. 낙동강하구는 국내 대표적인 삼각주 지형이다. 삼각주가 형성돼 있다는 것은 영양분과 퇴적물이 많아 농사에도 좋지만 새들의 먹이가 풍부하다. 그래서 붉은부리갈매기, 도요새, 가마우지 등 물새들이 모여든다. 을숙도 관리사무소 (051)220-4068. # 철새들의 마지막 둥지 전남 해남군 화산면의 고천암은 둘레 14㎞의 호수로 길이 3㎞에 달하는 갈대밭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영산강 하구의 간척사업으로 생긴 드넓은 농경지에 낙곡이 많아 철새의 보금자리로 자리잡았다. 천수만의 호수가 얼기 시작하는 12월 말쯤이면 철새들은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금강, 주남저수지를 거쳐 이 곳에 마지막으로 둥지를 튼다. 해남군 문화관광과 (061)530-5224.
  • [지금 하동에선] 지리산·섬진강 경관 살려 ‘축제 고장’ 변신

    [지금 하동에선] 지리산·섬진강 경관 살려 ‘축제 고장’ 변신

    ‘백사청송(白沙靑松)’으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이 문화·체육의 고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전북 진안군 신암면 팔공산에서 발원한 섬진강 물길을 따라 이름난 계곡과 문화유적이 산재한 ‘은둔의 고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남단, 경남의 맨 왼쪽에 자리잡아 전라도와 맞닿아 있는 하동은 북쪽으로 지리산을 등지고, 남쪽으로 남해바다를 품어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여기에 문화가 더해져 봄부터 가을까지 각종 문화·체육행사가 이어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겨울에는 전국에서 찾아든 전지훈련팀으로 북적인다. ●제1회 백사청송 섬진강 마라톤대회 하동의 문화·체육행사는 이른 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 나면서 시작돼 늦가을 서리가 내려야 끝난다. 지금 하동에서는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제1회 백사청송 하동 섬진강 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이 마라톤대회는 스포츠서울과 하동군이 주최하고, 서울신문 후원으로 오는 12일 열린다. 전국에서 마라톤마니아 5000여명이 참가를 신청, 지난달 30일 일찌감치 마감됐다. 달림이들은 ‘하동포구 80리’를 달리게 된다. 하동이 자랑하는 송림공원에서 출발, 악양면 개치 삼거리∼최참판댁∼화개장터를 돌아 평사리공원∼송림공원으로 되돌아 오는 코스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길’이다. 김주표 체육청소년 담당은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남도대교를 돌아오는 그림같은 코스”라며 “지난 9월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답사하고 코스를 공인했다.”고 자랑했다. 올해 대회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참숭어 축제’와 맞물려 더욱 풍성하다. 대회 참가자는 물론 가족들은 늦가을의 별미 참숭어를 싼값에 양껏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지리산을 돌아온 섬진강이 남해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잡히는 참숭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구수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벼 수확이 한창인 요즘 참숭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이 올랐다. 상추와 깻잎에 싸서 먹는 회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연중 끊이지 않는 축제 하동의 문화·예술축제와 체육행사는 경칩을 전후로 열리는 고로쇠 약수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지리산 자락 화개면과 청암면일대 고산지대에서 채취된 고로쇠 약수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꽃샘추위가 끝나고 4월로 접어들면 ‘화개장터 벚꽃축제’가 열린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아우르는 화개장터에 피어난 벚꽃은 섬진청류와 화개동천이 어우러져 새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차별화된 축제다. 특히 이곳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10리 벚꽃 길은 상춘객들의 넋을 빼 놓는다. 이어 5월에는 셋째주 목요일부터 4일간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화개동에서 개최된다. 화개동은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공이 가져온 차 씨앗을 심은 ‘차 시배지’이며, 진감국사가 불교음악인 ‘범패’를 전해왔고, 옥보고가 거문고의 맥을 이은 국악의 중흥지이다. 한 여름에는 강변축제 ‘쿨 서머(Cool Summer) 섬진강’이 열리고, 더위가 한풀 꺾이면 진교면 술상리는 전어 굽는 냄새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하동 축제의 절정 ‘토지 문학제’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둘째주 토·일요일에 ‘토지 문학제’가 열리면 하동의 축제는 절정에 이른다. 국내의 대표적인 문학제로 성장한 토지 문학제는 평사리 최참판댁에서 열린다. 문학상 시상식을 비롯, 백일장과 문학의 밤, 토지 시화전 등 문학행사가 펼쳐진다. 이때 평사리 무딤이들에서 진행되는 가을걷이 체험행사는 잊혀진 우리의 농경문화를 알 수 있게 한다. 축제가 열리는 최참판댁은 군이 건립한 민속문화마을.3000여평의 부지에 한옥 14동을 건립, 소설속 평사리 마을이 그대로 재현돼 조선후기 우리 민족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다. 축제가 없는 겨울에는 국내외 스포츠팀이 전지 훈련을 한다. 높고 낮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겨울철 북풍을 막아 한 겨울에도 낮 기온이 섭씨 10도를 넘는다. 이같은 기후조건으로 매년 2만여명이 하동을 찾는다. 지난 겨울에는 부경대 축구부와 독일 태권도팀, 현대 코끼리 씨름단 등 50여개팀이 훈련을 했다. 올해는 100개팀을 유치할 계획이다. ●투자에 비해 짭짤한 수익 연중 끊이지 않는 문화·체육행사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각종 축제 참가자와 관광객 등 연간 100만여명의 외지인이 찾아와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연간 6억 5000만원을 투자,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하동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도시민들에게 고향은 늘 먼 곳에 있다. 이웃의 정이 끊긴 도시에 정을 붙이기는 어렵다. 때문에 도시는 ‘살기 편한’지역은 될 수 있을 지언정 ‘살기 좋은’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똘똘 뭉쳐 갈등과 반목을 접고, 공동체의식을 싹틔우는 곳이 있다. 도심 속 고향이 되기를 꿈꾸고 있는 울산 남구 무거1동 굴화두레마을과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을 찾았다. ●시골 인심 부럽잖은 굴화두레마을 울산 굴화두레마을은 12개동 1046가구 3700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다.1997년 입주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식 명칭은 ‘굴화주공1단지아파트’였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이웃간 정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2001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우리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전통인 두레를 마을 이름에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낡은 아파트의 값을 올려보겠다고 새로운 건설회사 브랜드를 내거는 ‘억지 개명 바람’과는 차이가 있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우리 마을도 처음에는 여느 아파트단지처럼 위탁관리업체와 주민대표의 유착 등 관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주민간 반목도 심했다.”면서 “내 고향은 아니지만, 내 아이들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을을 바꿔나가자는 취지가 주민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와 여성회는 물론, 아파트단지의 갖가지 자생단체·모임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회의’를 결성했다. 주민들과 관련된 모든 사안은 단체회의에서 협의해 결정하고 있다. 특히 소속감을 높이고자 마을축제를 철마다 개최하고 있다. 예컨대 정월 대보름에는 ‘민속놀이한마당’, 봄에는 ‘벚꽃축제’, 가을에는 ‘그림전’이나 ‘사생대회’ 등이 열리고 있다. 윤삼희 아파트관리사무소장은 “행사 준비와 진행, 자원봉사단 구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면서 “행사 비용도 분리수거나 어린이집 임대료 등 관리외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민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단지에 연못을 만드는 등 도심 속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비오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 스스로 단지 내 생태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입주민 중 상당수는 주변 공단 근로자로, 생애 처음 마련한 주택이라 애착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마을은 살면서 정이 드는 것이지, 정을 붙일 수 있는 사람만 이사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싹트고 있는 공동체의식이 단지를 애워싸고 있는 담장을 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웃에는 900여가구의 굴화주공2단지아파트와 1000여가구의 강변그린빌아파트 등이 있지만, 소통은 단절된 상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소통을 이끌어낼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은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차이를 통해 같음을 찾는 부산 반송동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경계를 허물어 나가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부산 반송2동에서 찾을 수 있다. 당초 이곳은 부산 동쪽 끝자락의 한적한 마을이었다.1965∼1975년 부산항 일대 도심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저소득층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1995년에는 택지개발로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섰다. 지금은 원주민 3000명, 정책이주민 1만 3000명, 아파트 주민 2만명 등 1만 2000여가구 3만 6000여명이 더불어 사는 작지 않은 동네가 됐다. 정상윤 반송2동장은 “80년대 화장장,90년대 쓰레기매립장 건립 문제가 주민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후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해 이질감을 갖고 있던 주민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반송동 주민들은 5년전 ‘반송지구발전협의회’를 만들어 지역공동체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나눔반’, 마을을 제대로 알고 홍보하기 위한 ‘학습동아리’, 맞벌이 부모의 자녀를 위한 ‘푸른하늘 공부방’ 등이 자발적으로 생겨났다. 또 여성 중심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아버지 모임’도 등장했다. 지금은 이런저런 동아리와 모임이 30여개에 이르고, 참여하는 사람은 1500명이 넘는다. 주민들과 지역단체, 학교, 기업 등을 하나로 묶는 각종 지역사업도 추진되고 있다.2004년에는 공원과 하천 등 공공시설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공시설물관리 주민자율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형편은 어렵지만 재능있는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꿈나무 물주기’, 교육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희망의 사다리’ 운동 등도 지난해부터 펼쳐나가고 있다. 최낙용 반송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역발전은 주민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송발전 100대 실천사업’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돈을 벌어 떠나기에 앞서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음속 담장 허물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마을을 가로지르는 반송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고, 취업 등 고민을 덜어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과 주민들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반송동·무거동 男주민 본보기 지역 단위로 이뤄지는 사회참여활동은 대부분 여성이 중심이다. 때문에 지역단체는 으레 부녀회 같은 여성단체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여성 위주의 지역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등 특정 계층만 지역활동에 참여할 경우 이익단체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고,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공동체의식 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은 개인으로서 참여하지만, 남성은 가족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향을 갖는다.”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할수록 공동체 중심의 사회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과 울산 남구 무거동 굴화두레마을의 경우 지역활동에 남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반송동 지역시민단체인 ‘희망세상’의 소모임 ‘좋은 아버지 모임’은 남성들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 모임은 직장에만 파묻혀 지역이나 육아 문제에 무관심한 아버지의 모습을 180도 바꿔놨다. 공원 청소와 방범 활동은 물론, 동네 아이들의 고민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혜정 희망세상 사무국장은 “반송동 지역모임 참여자의 40%가량은 남성”이라면서 “여성들에게는 어렵고 힘에 부치는 일을 남성들이 앞장서서 주도하다 보면 활력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굴화두레마을도 마찬가지. 이 마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각 동의 대표는 주민들이 투표로 선출한다. 보통 아파트 동 대표를 여성이 맡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마을은 12개 동 대표 가운데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남성들은 직장이나 사회 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아파트 관리와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노조 문화가 활성화된 울산의 경우 노사 관계처럼 주민간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도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충남 공주 영평사 구절초 축제

    충남 공주 영평사 구절초 축제

    산과 들이 붉고 화려하게 물들어 가는 계절, 가을. 소박하고도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나 가을바람에 가녀린 몸을 맡긴 채 하늘거리는 꽃이 있다. 쑥부쟁이, 개미취 등과 뭉뚱그려 들국화로 일컬어지는 구절초다. 퇴락해 가는 계절의 끝자락에 피어나 보는 이의 눈을 아리게 하는 대표적인 가을꽃. 고 박용래(1925∼1980) 시인이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이라고 노래했듯, 낮고 해맑은 모습이 여간 정겹지 않다. 어느 시인은 또 “비탈진 들녘 언덕에 니가 없었던들 가을은 얼마나 쓸쓸했으랴. 아무도 너를 여왕이라 부르지 않건만 봄의 화려한 동산을 사양하고 이름도 모를 풀 틈에 섞여 외로운 계절을 홀로 지키는 텅빈 들의 색시여….”라며 칭송하기도 했다. 구절초 축제가 한창인 충남 공주시 영평사를 다녀왔다. 붉고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은 가을산 한자락을 하얀색으로 명징하게 빛내고 있었다. 글 사진 공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해마다 가을이 되면 그랬듯, 영평사와 장군산 기슭이 온통 구절초로 둘러싸여 있다. 진입로에서 시작된 구절초 군락은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과 요사채 뒤편 산비탈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때아닌 횡재를 만난 벌과 나비들이 부산을 떨어댄다. 영평사 주변 1만여평을 하얗게 수놓은 구절초 군락은 자생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고, 영평사 주지 환성 스님이 구절초의 청초한 모습에 반해 10여년전부터 공들여 가꿔온 것이다. “13년전 만행을 하던 때에 구절초를 보았는데 청초한 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꽃말이 ‘어머니의 사랑’이었어요. 수행자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며 순화시켜 주는 꽃이지요. 저 혼자 보기 아까워 축제를 열었는데 오시는 분들마다 마음이 깨끗해지고 행복해진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꽃을 완상하며 무슨 의학적 효험을 따질까마는, 딸을 출가시킨 우리네 친정 어머니들은 예전부터 9월이 되면 갓 피어난 구절초를 사랑과 정성으로 채집해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시집간 딸이 해산을 하고 친정에 오면 달여 먹이곤 했다. 그런 까닭에 구절초에는 선모초(仙母草), 신선이 어머니들에게 준 약초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충만하다는 중양절, 음력 구월구일에 채취해 달여 먹으면 특히 부인병에 좋다고도 한다. 요사채 뒤편에서 미래의 추억거리를 열심히 만들고 있던 안명석(43·대전)씨는 “탐스럽지는 않아도 멀리서 보면 소박하고 평화로운 모습에 절로 마음이 평안해지네요.”라며 머리를 주억거렸다. 안씨는 또 “막연히 가을이면 피는 꽃이려니, 뭔가 청순하지만 서러운 느낌을 간직한 꽃이려니 짐작만 했어요. 그런데 유심히 살펴 보니 닮고 싶을만큼 소박하고 청초한 꽃이네요.”라며 애틋한 여심(女心)을 내비치기도 했다. 구절초를 가까이서 들여다 보면, 깔깔거리며 웃는 어린아이와 닮았음을 느끼게 된다. 노오란 암술을 둘러싼 채 활짝 벌어진 이십여개의 꽃술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 그대로다. 구절초밭을 서성이다 보면 어디선가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쏟아지는 듯하다. 그 아이가 자라 여고생이 되고, 어느새 성숙한 여인이 되어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에 ‘머리핀’ 대신 꽂았을 때, 소박한 구절초는 그 어느 꽃보다 화려한 꽃이 된다. # 먹을거리, 볼거리 풍성 영평사에 가면 반드시 맛봐야 할 것이 국수와 백련잎 찹쌀밥. 점심무렵이면 무료로 제공되는 국수를 먹으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잇는다. 사찰음식이 그렇듯, 일체의 조미료를 쓰지 않고 죽염수 등으로만 간을 맞춰 정갈한 맛을 낸다.2∼3년된 된장이 익어가는 장독대를 소반삼고, 청량한 공기를 반찬삼아 먹는데, 노인이건 장성한 청년이건 한그릇을 게눈 감추듯 비워낼 만큼 일품이다. 백련잎에 싸서 쪄낸 찹쌀밥을 이곳에선 연선식이라고 부른다. 반찬이라고는 달랑 고추장아찌 하나. 가격은 5천원을 받는다. 그럼 맛은 어떨까? 백련잎 위에 찹쌀밥과 고추장아찌를 얹어 한쌈을 만든 다음, 입안 가득 넣어 보시라. 화려한 맛에만 길들여져 있던 미각에 새로운 충격이 더해진다. 티베트 승려들이 모래로 재현한 만다라 시연회, 산사에서 열리는 음악회 등은 눈을 즐겁게 한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세시풍속을 재현하는 중양절 잔치, 구절초 사진전시회 등이 볼거리를 더해주기도 한다. 구절초 축제는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041)857-1854.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고속도로→정안 나들목→논산·공주 방향→조치원·종촌방향→은용리→영평사 ●중부고속도로→서청주 나들목→대전·공주방면 508번 지방도→연기군 조치원읍→36번국도 공주방향→산학리→영평사
  • 가을의 초대 축제속으로

    가을의 초대 축제속으로

    지금 전국 곳곳은 푸짐한 축제의 열기에 휩싸여 있다. 주제도 다양하다. 남도의 음식부터 국화, 갈대, 쌀 등 가을에 어울리는 이벤트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왕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런 축제가 열리는 곳은 어떨까.10월의 축제는 단순히 눈뿐만 아니라 입, 코 등 온몸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다. 자 떠나자.10월의 축제 속으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산해진미가 다 모였어요 우리 음식의 고향 ‘남도’는 풍성함과 맛깔스러움의 대명사. 수십 가지의 젓갈과 바다, 육지, 하늘에서 나는 갖가지 음식으로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불러온다. 허리띠 한 칸 정도는 늘어날 각오를 하고 찾아보자.‘맛을 찾아 떠나는 가을여행’이란 주제로 제13회 남도음식문화 큰잔치가 오는 18일부터 26일까지 전남 순천 낙안읍성에서 열린다. 전남 22개 시·군의 유명한 음식점과 음식들이 총집합해 남도 음식의 진수를 보여준다. 단순히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맛보기는 물론 판매도 한다. 또한 매일 가족단위로 ‘돌산갓김치담그기’,‘열전 달리는 음식 5종’,‘남도 음식 기네스 대회’,‘우리 가족 요리’ 등 다양한 참여 행사가 열려 남도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도 있다. 이밖에 한국의 대표적인 추수감사제인 ‘상달제’가 흥겨움을 더한다. 대취타대와 전통 복장의 행렬들이 신나는 음악과 함께 행진하는 모습에 어깨가 절로 들썩이며, 열기구 탑승·탈 만들기·마당극·민속공연 등 음악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 남도 여행에는 커다란 밀폐용기를 하나 가지고 가기를 권한다. 수십가지의 밑반찬을 남기는 것보다 ‘환경적’으로도 좋고 하루만 지나도 머릿속에 가득한 남도 음식의 여운을 남게 해준다.(061)286-5242,www.namdofood.or.kr # 노란 바다 속으로 우리나라 최대의 국화 축제인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가 오는 27일부터 11월5일까지 경남 마산 돝섬에서 열린다. ‘아니 마산에서 무슨 국화 축제냐.’고 반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마산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국화 재배를 시작한 지역이며 90년에 이미 전국 국화 생산량의 60%를 넘는 최대 산지이다. 전국 각지에 국화를 생산하는 농가가 많아졌지만 그 품질에 있어서는 역시 으뜸을 자랑한다. 기후가 온난하며 안개가 적고 일조량이 풍부한 마산의 기후가 색깔이 선명하고 꽃송이가 풍성한 국화를 키워내는 최적의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지역 국화에 비해 꽃꽂이 했을 때 수명이 길어 더욱 인기다. 이처럼 국화 재배의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마산의 돝섬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에서 마산의 파란 바다와 국화의 노란 바다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다. 봄부터 자식처럼 가꾼 2만점의 국화 작품과 모두 200여종의 품종에 50만본 이상의 오색 국화들이 기다린다. 또 국화를 이용한 베개 만들기, 소망 등달기, 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국악공연, 시낭송회, 발레공연 등 볼거리가 축제를 수놓는다.(055)240-2271,www.gagopa.org # 청자의 본고장을 찾아서 ‘남도 답사의 일번지’ 전남 강진에서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강진청자문화제가 열린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장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도자기 만들기 체험’에서 비색청자의 신비감을 학술적으로 토론하고 접하는 청자 심포지엄까지 80가지가 넘는 행사가 연일 열린다. 특히 아이들이 진흙을 뭉쳐서 밥그릇이나 예쁜 꽃병을 만들어 보는 재미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체험형 축제의 대표격이다. 또한 문양 넣기, 청자 모자이크 만들기, 상설물레체험 등 신비한 청자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또한 맛과 역사의 고장인 강진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얼이 느껴지는 다산초당, 백련사, 영랑 김윤식 선생의 생가 등 돌아볼 곳이 많으며 전국에서 유명한 강진 한정식, 돼지불고기백반 등 맛난 먹을거리가 즐비해 1박2일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꼭 권하고 싶은 축제이다.(061)430-3228,www.gangjinfes.or.kr # 엄마, 로봇들이 악기를 연주해요 절도 있는 움직임과 한 치도 흐트러짐 없는 군무, 악기연주에 어린아이들은 ‘로봇’이 연상되나 보다. 화려한 제복, 신나는 음악이 흐르는 가을을 즐기고 싶다면 오는 16일까지 강원도 원주에서 열리는 군악축제인 원주따뚜를 권하고 싶다. 단순히 듣는 음악에서 보고 즐기는 음악 축제인 원주따뚜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뉴질랜드·러시아·프랑스 등 9개 나라 군악대가 깊어가는 가을의 추억을 선사한다. 또한 폐품으로 만든 악기를 직접 연주할 수 있는 ‘폐품악기 체험’,‘댄스경연대회’, 문희준, 김범수 등 연예병사들의 참여행사가 열린다.(033)741-2183,www.wonjutattoo.com # 이런 축제도 있어요 전남 순천만에서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순천만 갈대축제가 열린다.800만평의 갯벌과 70만평이 갈대밭이 어우러진 순천만의 가을을 느껴보자. 유람선을 타고 순천만을 돌아봐도 좋고, 갈대밭에 난 산책로를 따라 걸어도 좋다. 어린이 뮤직컬, 갈대작은음악회 등도 열린다.(061)749-4293,www.reedsfestival.co.kr ‘이천쌀로 지은 세계최고의 밥맛’과 ‘일상의 스트레스를 확 풀어버리는 놀이마당’,‘이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전통농경문화’라는 주제로 이천쌀문화축제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다. 특히 농업인과 예술인, 전문놀이꾼들이 참여하는 풍년마당, 문화마당, 놀이마당, 햅쌀마당, 주막거리, 햅쌀장터, 난전 등이 가을의 풍성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031)644-2607,www.ricefestival.or.kr ‘감의 천국’ 경북 청도에서 청도반시축제가 오는 21∼22일 이틀동안 열린다. 감따먹기 체험을 비롯해 달콤하고 사각사각한 맛이 일품인 아이스홍시, 감와인 시음도 빼놓을 수 없는 흥밋거리. 이외에도 감식초, 감카스텔라, 감말랭이, 감잎차 등 감으로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가 풍부하다.(054)370-6376.
  • 신명나는 ‘춤의 향연’

    해외 현대무용의 유행을 놓치지 않으려면 주기적으로 비행기를 타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서울에서도 세계 무용계의 흐름을 제 손바닥처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된 데는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의 힘이 크다.1998년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회장 이종호)가 출범시킨 시댄스는 해외 무용을 국내에 알리고, 우리 무용을 세계에 소개하는 창구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올해로 9회째인 서울세계무용축제가 10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호암아트홀 등지에서 열린다.세계 10개국,31개 단체가 참가해 열띤 춤의 향연을 펼친다. 눈과 귀가 번쩍 뜨일 만한 수준급 공연들이다.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개막작으로 선보이는 핀란드 테로사리넨 무용단의 공연. 남성무용수 3명의 개성과 매력이 돋보이는 ‘미지로!’와 빼어난 조명이 인상적인 ‘떨림’, 아코디언 음악이 매혹적인 ‘페트루슈카’등 3편을 선사한다. 프랑스 낭트 국립 클로드 브뤼마숑 무용단의 ‘심연의 우수’는 미켈란젤로의 화려한 프레스코화를 무대에 재현한 작품. 마치 누드처럼 보이는 사진 때문에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관람 유해판정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힙합과 서커스, 연극의 특징을 독창적으로 응용한 프랑스 케피그 무용단의 ‘버려진 땅’도 놓치면 후회할 작품. 애크러배틱과 현대무용의 현란한 만남이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영화 ‘피아노’로 유명한 작곡가 마이클 나이먼의 음악과 디지털영상, 인도 전통춤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영국 쇼바나 제야싱무용단의 ‘플리커’와 이스라엘 이마누엘 갓 무용단의 ‘봄의 제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밖에 유니버설발레단의 컨템포러리 발레와 남성 안무가 3인의 공연, 젊은 무용가의 밤 등 국내 작품들도 기대를 모은다.www.sidance.org(02)3216-1185.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논·밭 관광상품으로 겹풍년 들었네

    “흐드러지게 피어난 메밀꽃 구경오세요.”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 지난봄 ‘청보리밭 축제’가 열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렸던 이곳에는 청명한 가을 햇살 아래 하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백설을 흩뿌려놓은 듯 펼쳐진 18만 7000평의 메밀밭은 가산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7∼8월에 심은 메밀은 황토구릉을 따라 꽃망울을 터뜨려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메밀밭 사이로 난 산책길을 걷노라면 살랑거리는 메밀꽃 향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메밀밭 가운데 아담한 주막은 길손을 유혹한다. 자리를 잡고 메밀국수, 메밀전, 메밀묵에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 가을은 어느새 가슴속에 둥지를 튼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2006 경관농업 메밀꽃 잔치’에는 가을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줄을 잇고 있다.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에는 가족, 연인, 친구, 사진작가 등이 몰려 목가적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이곳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은 지난해 이 일대가 경관농업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 경관농업은 농민들이 일반 농사 대신 경관이 좋은 작물을 심어 길러 놓으면 정부가 일정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농민들은 정부로부터 300평당 17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작물도 수확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특히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음식물과 특산품을 팔아 짭짤한 소득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8만여명이 메밀밭을 찾아 7억 5000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전북지역에는 이같은 경관농업지역이 모두 네곳 98㏊나 된다. 전국 경관농업지역 470㏊의 21%에 이른다. 고창군 부안면 송현리 미당 시문학관 주변은 25농가가 2만 4000평의 농지에 들국화를 심었다. 이달 말쯤이면 노란 감국이 피어나 관광객들을 유혹할 전망이다. 지난 2004년 처음으로 5000평을 심었다가 반응이 좋아 지난해에는 2만평, 올해는 2만 4000평으로 참여 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메밀밭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들국화 꽃가루, 국화차, 국화주, 토종두부, 복분자, 막걸리 등을 팔아 적잖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올해는 이달 하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열리는 들국화 축제에 7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무대인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혼불문학관 주변 3만 4000평과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석불산영상랜드 주변 3만 9000평에는 추수가 끝난 뒤 유채를 심을 계획이다. 이들 두 곳은 내년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뒤덮이게 된다. 농민들은 경관농업직불금을 받고 유채를 거름으로 사용, 고품질 쌀을 생산하게 된다. 전북도는 경관농업이 예상 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자 자체사업으로 20㏊ 정도를 추가로 추진할 방침이다.전북도 관계자는 “경관농업은 전원생활에 향수를 느끼는 도시민들과 농산물수입개방,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좋은 제도”라면서 “앞으로 도내 모든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창 들국화 경관농업지구 추진위원장 국지호(49)씨는 “경관농업이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직불보조금이 평당 1000원은 돼야만 농가소득을 제대로 보전해줄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지역특산물 명성 되찾는다”

    “지역특산물 명성 되찾는다”

    ‘양주 밤과 파주 인삼에서 포천 구절초’까지….’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잊혀져 가던 지역특산물의 명맥 잇기와 명성 되찾기에 발벗고 나섰다.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상품개발은 물론, 관외반출 금지까지도 추진 중이다. 27일 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60년대 이후 병충해와 인력난 등으로 명맥이 단절된 양주밤 품종 되살리기에 착수했다. 전래 수목도감(樹木圖鑑) 등은 견고하고 단맛이 강한 양주밤은 임금 진상품이었으나 지금은 양주시 전체에서 자가소비용으로 50㏊ 정도만 재배되고 있다. 시는 대단위 조림지를 조성, 양주밤을 브랜드화하기로 하고 율정·마전·매곡·신암리 등 밤나무 자생지역을 대상으로 내년도 파종을 위한 종자목 선정작업을 펴고 있다. 내년 봄 5000립(粒) 정도를 심고, 매년 2㏊씩 조림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풀베기, 병충해 방제 등을 통해 ㏊당 1t 미만의 현재 생산량을 2t 이상으로 늘리고 병충해에 강한 품종도 육성할 예정이다. 파주시는 민통선 북방 장단반도 등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6년근 인삼을 ‘파주개성인삼’으로 브랜드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시는 조선조 말 문헌 ‘삼정요람(蔘政要籃)’에 남한지역에선 장단면 일대가 유일하게 고려 개성인삼의 본원지임을 밝히고 있다며 파주개성인삼축제와 마케팅전문법인 설립, 직거래판매장 운영 등을 추진 중이다. 파주시는 지난해 포천시와 개성인삼 원조논쟁을 벌였다. 포천은 6·25 전쟁 직후 개성인삼조합의 구성원들이 월남해 재배 노하우를 포천에 들여왔고, 장단면 못지않은 토양에서 6년근 인삼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파주시는 장단면 지역의 모래참흙 토양과 일교차가 큰 기온 등이 고품질 인삼재배 최적지라고 주장한다. 포천시는 ‘포천 구절초’ 브랜드화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지역 구절초와 달리 한탄강 지역에서 자생하는 구절초는 향이 진하고, 연하고 독특한 잎 모양을 갖춘 신종으로 입증됐다며 다양한 브랜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구절초를 시화(市花)로 정하고 지난해엔 한탄강변과 운악산 기슭에 각각 200평, 농업기술센터에 400평의 구절초 포장을 만들어 삽목을 통해 품종 보급에 나섰다. 부인병·위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는 구절초의 약리작용을 식품연구기관 등에서 증명받고, 구절초 차(茶)와 술·비누와 함께 염료의 원료도 추출해내 의류의 천연 염색 원료로 상품화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포천 구절초는 생육 환경이 바뀌면 고유의 특성을 상실한다.”며 “포천 특산의 명맥과 고유의 특징을 간직하도록 관외반출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OUR STORY] 어부 2대 전어잡이 어로장 손대봉씨

    [OUR STORY] 어부 2대 전어잡이 어로장 손대봉씨

    점점 높아 가는 가을 하늘 아래 오곡백과가 풍성함을 더해간다. 뭍에서 말이 살찐다면 바다에서는 전어가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다.‘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속담처럼 가을 먹을거리의 대표주자는 단연 전어. 맛도 영양도 그야말로 만점일 때다. 이쯤되면 ‘제철에 먹은 전어 한 마리 열 보약 안부럽다’(?)는 말이 생길 법도 하다. 호남의 어느 지방에서는 ‘귀한 샛서방에게만 내어 준다’해서 샛서방고기라고도 불린다나. 전어(錢魚)는 고대중국의 화폐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제는 전어가 말그대로 돈되는 생선이 되었으니, 처음 뜻이야 어찌됐든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2006 전어축제’가 열리고 있는 충남 서천의 홍원항과 마량항 등에서는 해마다 이맘때면 전어굽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할 만큼 고소한 냄새다. 어디 며느리뿐일까. 전국에서 찾아온 식도락가들이 산과 바다를 이룬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전어가 이곳에서는 천대받는 생선이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전어냄새에 이끌려 마량항을 찾았다. 서해에서는 드물게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 사위가 시나브로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저녁 6시쯤 소형 FRP선박인 돌고래2호에 올라타고 전어잡이 체험에 나섰다. 글 사진 서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손대봉 어로장의 전어잡이 18년 선수(船首)에 서서 바다를 응시하고 있던 어로장 손대봉(51)씨가 “동쪽에서 샛바람이 불면 고기가 머리아파 안일어날 낀데…. 오늘 전어잡기는 고마 틀린 것 같네예.”라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다른 생선들은 대체로 물이 움직이는 시간대, 즉 들물(밀물)이나 날물(썰물)때 많이 잡히지만, 전어는 들물과 날물이 교차하는 시간대에 주로 잡히지예.1시간 남짓 물흐름이 정지되는 데, 펄속에서 유기물들을 먹던 전어가 그 시간에 다른 펄을 찾아가기 위해 일제히 이동한다 아입니꺼. 바로 그때 신속하게 양조망을 풀어서 잡는기라예.” 마량항 앞바다에는 벌써 30여척의 전어잡이 어선들이 몰려들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전어떼가 나타났다는 무전이 들어오면 신속하게 이동해야 됩니더. 불과 5분사이에 배들이 집결한다 아입니꺼. 속도경쟁이 대단하지예. 이 배도 휘발유를 사용하는 145마력짜리 고성능 엔진을 두개나 달았지예.” 다른 배들보다 3∼4분정도 늦게 항구를 나선 돌고래 2호는 두시간 가까인 선단주변을 맴돌기만 할 뿐, 좀처럼 그물을 내릴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어선에서 하나둘씩 불을 밝히자 마치 조그마한 시골읍내를 연상케 할 만큼 휘황찬란해졌다. 그물내리기를 포기하고 귀항하는 뱃전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문 손씨는 “3∼4개월만에 아파트 한 채를 짓기도 하고, 날리기도 할 만큼 투기성이 강한 게 전어잡이라예. 못잡는 경우도 많지만, 하루 수천만원 수입을 올리는 날도 적지 않아예.”경남 하동태생인 손씨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전어잡이에 나섰던 베테랑 전어잡이. 마량항에서 전어를 잡기 시작한 것은 11년쯤 된다.8월초까지는 고향에서 자신의 배를 이용해 전어를 잡다가 이맘때부터 11월초까지 이곳에서 ‘용병’생활을 한다.“콜레라 파동이 났던 2000년에는 단 한마리도 못잡았어예. 잡아도 사가는 사람이 없으니까예. 앞이 캄캄했다 아입니꺼.”대박은 이듬해인 2001년에 터졌다.“10월쯤 경기도 안산의 시화호에 사는 정보원에게서 전어가 많이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고는 트레일러에 배를 싣고 밤을 새워 올라갔지예. 그날 하루동안 전어를 21t이나 잡았다 아입니꺼.5t 물차로 꼬박 12시간을 실어 날랐지예. 돈으로는 1억1천만원 정도 됐고예.”그날 이후로도 2억여원이상 순수익을 올릴 만큼 수입이 짭짤했다. 이튿날 새벽 6시. 손씨를 비롯한 선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마량항을 나섰다.20분정도 나갔을까. 어군탐지기에 전어떼가 포착됐다. 배가 둥그런 원을 그리는 동안 손씨 등 선원들은 신속하게 그물을 내리기 시작했다.300m정도되는 양조망이 모두 풀려나간 시간은 불과 20여초. 곧바로 마량항에 대기하고 있던 전어운반선 돌고래 1호에게 무전을 날렸다. 전어가 제법 들었는지 그물을 올리는 선원들의 입가에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번져갔다. 오늘 잡은 전어는 450kg정도. 금액으로는 2000만원가량 된다. “전어는 내 삶의 일부라예. 전어덕에 애들 셋 모두 대학보냈고, 이제 초등학교 다니는 막내딸만 교육시키면 됩니더.”오랜 원양어선 생활끝에 지난 91년 귀국한 손씨는 마흔이 훨씬 넘은 나이에 늦둥이 막내딸을 보았다며 멋쩍게 웃었다.“전어잡이는 60세까지만 할낍니더. 그 다음부터는 이제까지 고생만 한 집사람이랑 천천히 세계일주나 하며 살끼고예. 돈예?그 동안 잡은 전어만도 100억원어치는 넘을 거라예. 재산에는 별 욕심없어예. 부모님 잘모시고, 애들 잘 길렀으면 됐다 아입니꺼.”과장도 심하다. 설마 100억씩이나 벌었을까만은, 어쨌거나 손씨의 인생은 만선에 가까워 보였다.
  • 삶의 기력이 쇠하걸랑 오세요

    삶의 기력이 쇠하걸랑 오세요

    # 왜 가을 전어인가 예로부터 전어는 맛좋은 생선으로 명성을 떨쳤다.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에 보면 ‘가을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과 함께 ‘맛이 너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여 ‘전어(錢魚)’라 불렀다.’고 기록해 놓았다. 그뿐인가.‘가을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가을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에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는 등의 속담도 전해내려 온다. 최근에는 ‘죽을 결심을 하고 강둑에 오른 사람이 가을 전어굽는 냄새에 자살을 포기한다’는 다소 엽기적인 말조차 들린다. 전어를 둘러싼 말의 성찬이 자못 대단하다. 왜 하필 가을 전어일까. 생선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지방함량. 즉, 지방이 가장 많은 철이 맛도 제일 좋은 때라는 말이다. 전어의 전체적인 영양성분은 계절별로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유독 지방성분만은 가을이 되면 봄이나 겨울에 비해 최고 3배 가까이 높아진다. 봄철에 살코기 100g당 2g에 불과하던 지방이 가을이면 6g으로 올라가는 것. 가을에 먹는 전어가 유독 고소한 이유다. 충남 서천의 홍원항과 마량항 등에서는 전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싱싱한 자연산 전어를 맛볼 좋은 기회다. 오는 29일까지. # 달빛 한 쌈에 전어 한 쌈 전어는 15㎝내외로 자란 놈이 가장 맛이 좋다. 이보다 잔 놈은 물러서, 좀 더 큰 놈은 ‘터석해서’(푸석푸석하다의 서천지방 사투리) 맛이 덜하다. 전어를 먹는 방법은 회·무침·구이 등 세가지. 회로는 비늘과 내장만 제거하고 뼈째 먹는 ‘세코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간교한 것이 인간의 세치 혀. 세코시로 먹을 때 무엇을 첨가해서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상추에다 고추·마늘을 얹고, 초고추장을 듬뿍 발라먹는 것이 좋다는가 하면, 초장과 상추는 아예 식탁에서 내려놓으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상추는 전어의 비린내를 전달해 주기 때문이고, 초장은 고소함의 상극인 식초가 들어갔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깻잎에 재래식 된장을 얹어 먹는 것이 좋단다. 입맛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후자쪽에 점수를 주고 싶다. 깻잎, 양배추, 미나리, 배, 당근, 오이 등을 잘게 썰고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내놓는 전어무침은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 초고추장에 무채를 넣고 비벼 먹는 방법도 있다. 무에서 단맛과 물기가 나오기 때문에 전어가 더 고소해지고 맛있어진다. 무엇보다 전어요리의 최고봉은 소금구이. 내장째 구워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숯불이나 연탄 등 위에서 바로 굽는 직화구이여야 한다. 집나간 며느리를 ‘컴백홈’시킬 만큼 고소한 전어굽는 냄새는 바로 불포화지방산이 타는 냄새.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전어는 뒷지느러미를 제외하고는 어디하나 버릴 것이 없다.‘깨가 서말’이나 든 머리부터 뜯어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달빛 한쌈에 전어 한쌈’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여유있는 마음으로 전어요리를 맞이해야 함은 물론이다. # 어떻게 유통되나 전어는 다른 생선들처럼 수협공판장을 통해 위탁판매하지 않고, 대부분 소위 ‘배떼기’라는 독특한 판매방식으로 팔려 나간다. 중간상인이 특정한 배의 전어판매권을 독점하는 것. 일종의 입도선매다. 정정호 서면발전위원회 사무국장은 “전어는 뭍에 올라오면 얼마못가 죽어 버리기 때문에 판로가 없으면 아무리 많이 잡아도 소용이 없죠. 그래서 전어철이 시작되기 전 중간상인이 선주에게 전어대금은 물론, 선박의 유지·보수 등의 명목으로 선수금을 건네고 특정한 배와 독점계약을 맺습니다. 선주는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서 좋고, 상인은 전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니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유통경로가 늘어나면서 전어값도 덩달아 오른다는 것. 정 국장은 “항구에 배가 들어와도 미리 계약한 물차외에는 전어를 살 수가 없어요. 배에서 1㎏당 5000∼6000원에 받은 전어가 물차에 실려 몇 미터만 이동해도 1만∼1만 2000원까지 올라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전어를 실어나르는 물차에도 돈의 논리는 어김없이 적용된다. 한 배에 딸린 물차는 보통 3∼4대. 시급을 다퉈 배달해야 하는 전어의 특성상 가장 먼저 전어를 받을 수 있는 1번 물차는 그만큼 계약금도 많이 내야 한다. ● 여행정보 # 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 춘장대 나들목→21번국도 서천방향 우회전→3㎞→607번 지방도로→춘장대 해수욕장→홍원항 # 숙박업소 : 전어철이 되면서 홍원항과 마량항 주변의 숙박업소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장급 여관의 숙박료가 1박에 5만원 수준. # 가볼 만한 곳 :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정이나 한산모시관 등 널리 알려진 관광명소외에 가봐야 할 곳이 신성리 갈대밭. 영화 JSA의 촬영장소였던 곳이다. 금강을 따라 10만평에 달하는 광대한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바람이 갈대밭을 휘몰아 갈라치면, 쏴아∼하며 서로의 몸을 부딪치는 소리가 마치 여름철 소나기 소리처럼 들린다. 간간이 우짖는 개개비의 울음소리와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041)950-4225.
  • 반 고흐는 지금 태백에 있다

    반 고흐는 지금 태백에 있다

    항상 계절이 바뀌어 갈 때쯤, 마음 한구석이 비어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을 안고 강원도 태백의 고원자생식물원으로 떠나보자. 초록의 도화지에 노란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한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이 기다린다. 굳이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말하지 않더라도 강렬하고 애잔한 노란 물결로 비어있는 가슴 한쪽을 노란물로 덧입혀 보자. 삶에 대한 강렬한 희망과 의욕으로 당신의 몸과 마음이 채색될 것이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며 화폭에 담아냈던 노란 해바라기. 광기어린 눈으로 생명과 태양을 바라보며 그려낸 걸작으로 노란색이 그토록 강렬하다는 것을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그 후로 노란 해바라기는 강렬한 생명을 의미하게 되었다. 또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소피아 로렌이 전쟁터에 끌려간 남편의 흔적을 좇아 헤매던 영화 ‘해바라기’에서 펼쳐진 광활한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밭.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는 그녀의 눈망울을 닮은 ‘해바라기’는 이젠 애잔함의 상징처럼 되어버렸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마찬가지다. 태양신 아폴로를 사랑한 요정 크리티에가 9일 동안 자신이 흘린 눈물만 마시며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해바라기가 됐다. 그래서 꽃말은 ‘열정과 그리움’. 역시나 이런 가슴 아픈 전설 때문인지 더욱 해바라기의 바다가 그리워진다.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을 가로지르는 삼수령 아래 위치한 강원도 태백의 ‘구와우’(九臥牛)마을. 아홉마리 소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붙여진 편안한 마을의 구봉산자락에 고흐의 사랑이 가득 담긴, 소피아 로렌의 애잔함이 잔뜩 묻어 있는 ‘노랑’의 물결이 가득하다. # 노란 천국으로 떠나는 여행 태백 시내에서 검룡소 이정표를 보고 들어선 마을에서 어렵지 않게 식물원을 찾았다.12만평이나 되는 식물원 전체에 해바라기밭은 아래쪽 2만평, 위쪽 3만 5000평. 도대체 감이 오지 않는다.12만평은 얼마나 크고 3만평은 또 얼마나 되나. 하여간 무지하게 넓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어선 식물원 입구. 처음 만난 것은 코스모스였다. 하늘하늘 화사한 웃음이 보는 이의 마음을 밝게 만든다. 빨강, 파랑 등 형형색색의 가녀린 코스모스의 위태로운 몸짓은 언제 보아도 오래된 누이를 만난 듯 정겹고 반갑다. 관람로를 따라 식물원에 들어서자 한바탕 전쟁을 치른 듯 ‘쑥대밭’이 된 해바라기밭이 눈에 들어온다. 한창 해바라기가 피어 있을 때인데 이게 웬일인가. 놀란 마음으로 다가서니 주인장의 ‘속상한 소리’가 노란 해바라기를 대신해서 서 있었다. “긴 장마에 자식 녀석들이 제대로 태양 빛을 보지 못하고 시들더니 지난주의 태풍 ‘우쿵’ 때문에 녀석들 대부분이 누워버렸습니다. 관람객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 올립니다.” 가슴이 ‘찡’해온다. 그래도 위쪽 해바라기밭은 분지여서인지 아직 쓰러지지 않고 노란 잎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한여름 꽃구경은 뜨거운 땡볕과 무더위로 고생을 하는데 역시 계절이 바뀌고 있어서인지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시원하고 날씨마저 선선해 꽃구경을 하기에는 ‘딱’이다. 쓰러져 있는 해바라기를 뒤로하고 산등성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자 여기저기서 야생화들이 눈에 띈다. 눈이 부시도록 하얀 구절초, 편안한 연보랏빛의 벌개미취의 모습에 걷는 고생은 씻은 듯 사라진다. 잣나무가 우거진 호젓한 숲길이 끝나니 노란 해바라기가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 # 감동의 노란 물결 숲을 빠져나오자 해바라기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원두막이 있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쉬라고 지어놓은 모양이다. 원두막 앞에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노란 물결이 출렁인다.“우∼와”하는 탄성과 함께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이 물밀듯 밀려온다. 눈앞에 일렁이는 노란 물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림으로 보았던 고흐의 해바라기보다 더욱 강렬함을 준다. 오두막에 앉아 불어오는 노란 바람에 온몸을 맡기며 세상 시름을 잠시 내려놓는다. 참 평화롭다. 크고 부드러운 능선의 굴곡을 따라 난 산책로. 손을 꼭 잡고 걷는 중년의 부부, 어깨를 감싸고 사진을 찍는 연인, 아장아장 걷는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가족들이 지나간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다니 너무나 신기하고 좋았다.3만평이 넘는 밭의 절반에 피어 있는 노란 해바라기는 한 방향만을 향해 머리를 들고 있다. 참 이상하다. 어찌 저 수많은 해바라기꽃이 한결같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 여행정보 태백 고원자생식물원(www.guwow.co.kr)의 해바라기 축제는 아마 이번 주말이 마지막일 듯싶다.‘자연의 일을 인간이 어떻게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겠느냐.’는 김남표 원장은 9월12일까지 축제를 열고 싶은데 긴 장마와 태풍 때문에 다음 주를 넘기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어린이 2000원. 식물원 관람로를 따라 한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30분∼2시간이면 넉넉하다. 식물원에서는 해바라기 다음으로 인기있는 것은 해바라기 산야초 비빔밥. 더덕, 당귀, 메밀 새싹 등에 밥과 고추장,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고 비비면 매콤달콤한 비빔밥이 완성된다. 밥이 진짜 박으로 만든 바가지에 따로 나와 이색적이다.15년 묵은 된장으로 끓여낸 장국도 시원하다.7000원. 각종 산나물과 약초, 해바라기씨를 넣고 노릇노릇 붙인 산야초전도 별미.5000원. 이밖에도 동동주, 메밀전, 도토리묵 등과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 “내년엔 유채바다 만들터” 누가 첩첩산중에 이렇게 광활한 해바라기밭을 만들었을까. 얼마나 해바라기를 좋아했으면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했을까. 고원자생식물원 김남표(41)원장이 직접 가꾸고 심었다. 인테리어 사업을 접고 5년전 고랭지 배추를 재배했다가 수지가 맞지 않자 친구와 함께 식물원을 차렸다. “뭐 큰 뜻이 있어서는 아니고요. 배추 농사보다 낫겠다 싶어 해바라기를 심은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머리는 길어 늘어뜨렸지만 검게 그을린 얼굴, 마디 굵은 손가락을 보면 고생했던 세월이 쉬 느껴진다. “식물원을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요. 일을 해도 끝이 없어요. 저기 보이는 언덕 돌담, 불과 1㎞도 안 되지만 혼자서 3개월을 고생한 끝에 만든 거예요. 처음에는 40㎏짜리 해바라기씨 10포대를 아주머니 30명이 열흘동안 심었어요.” 이 많은 해바라기는 어떻게 할까. 일단 해바라기씨를 전부 채취해서 기름도 짜고 다음해 심을 종자로 쓴다. 또 간단하게 음식도 만든다. 씨를 빼고는 모두 밭을 갈아 엎는다. 해바라기는 단년생으로 내년에 또 다시 씨를 뿌려야한다. 내년 봄에는 유채꽃 씨를 뿌려 다시 자생식물원을 노란 바다로 만들 작정이다. “뭐 사람이 산다는 것이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면 그게 제일 아닌가요.”
  • 혼혈인에 대한 이중태도 ‘고발’

    혼혈인에 대한 이중태도 ‘고발’

    ‘다른 인종의 피가 섞인 사람. 다른 인종의 장점이 합쳐진 사람.’미국 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가 지난봄 내한할 당시 TV 전파를 탔던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 카피다. 혼혈 가수 인순이의 눈물을 배경으로 한 이 광고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성공한 혼혈 스타에게 환호를 보내는 우리 사회의 이면에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온갖 냉대와 괄시를 받는 평범한 혼혈인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김중미의 첫 장편소설 ‘거대한 뿌리’(검둥소)는 혼혈인을 대하는 이중적인 사회 인식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달동네 아이들의 성장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친숙한 동화 작가 김중미는 자신의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동두천 미군 기지가 낳은 혼혈의 아픔과 오늘날 이주노동자의 고통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도시 빈민촌에서 태어난 정아는 술만 마시면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와 묵묵히 폭력을 견디는 어머니 밑에서 아무런 희망없이 자랐다. 지역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며 정아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봐온 ‘나’는 정아를 이주노동자 축제에 데려가는 등 세상의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하지만 정아가 네팔 이주노동자 자히드의 아기를 가졌다는 말에 크게 당황한다. 정아와 자히드, 그리고 태어날 아기가 겪을 고통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동두천에서 자란 ‘나’는 혼혈인 가족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곳에서 보낸 유년의 기억에는 첫사랑 재민도 있다. 백인 혼혈인 재민은 동네 사람들의 심한 멸시를 받았다.“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 도대체 튀기가 뭐 어쨌다는 거야? 물건은 미제라면 사족을 못 쓰면서, 왜 우리 같은 애들은 싫어해?”(150쪽) ‘나’는 정아를 위해, 그리고 동두천에서의 기억이 시시때때로 가슴을 내리누르는 자신을 위해 중학생 때 떠나온 이후 한번도 가지 않았던 동두천을 찾아간다. 미국으로 간 줄 알았던 재민을 다시 만난 ‘나’가 그에게 털어놓는 속마음은 바로 작가의 목소리다.“재민아, 동두천은 말이야. 사람들을 떠나보내지 않는 곳이야. 여기 살던 사람들에게 동두천은 특별한 흔적을 남기는 것 같아.(중략)왜냐하면 동두천은 현실이거든. 이 땅 어디를 가도 지워버릴 수 없는. 그래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거야.”(189쪽) 1963년생인 작가는 동두천에서 열네살때까지 살았다.“사춘기 이후 내 안에 큰 의미로 자리잡은 동두천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한번 쓰고 싶었다.”는 작가는 “동두천이 아니었다면 이 세상이 부조리하고 불공평하다는 것을 예민하게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2001년 ‘작가들’에 발표했던 중편 분량의 소설을 다시 손질해 내놓은 그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섞여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걸맞게 사회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피서지에서 만난 연극의 참맛

    제18회 거창국제연극제가 다음달 28일 개막된다.‘내안의 열정 세상을 담아오다.’라는 주제로 경남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 야외무대와 거창읍 축제극장 등에서 8월16일까지 열린다.대부분 문화·예술축제는 봄·가을에 열리지만 거창연극제는 바캉스시즌에 열린다. 무대가 자연공간이라는 점도 매력. 수승대 계곡의 거북바위와 옛 서원, 대나무 숲, 낡은 초가, 허름한 정자, 고목나무 아래 등 자연공간이 무대다. 특히 관객들은 낮에는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고, 밤에는 연극을 관람, 한여름 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올해 참가작은 모두 47편. 프랑스와 루마니아·러시아·일본·세르비아 등에서 5편을 출품했으며, 독일·에콰도르·벨로루시·우크라이나 등 4개국 연극팀은 기획공연을 한다. 국내서는 20편이 공식초청됐으며,18편이 경연에 참가한다. 참가작품은 축제기간에 모두 208회 공연된다. 부대행사로 세계초연 제작발표회와 학술세미나, 어린이ㆍ청소년 연극아카데미, 무대디자인 응모전, 세계초연 희곡응모, 천연 물감들이기 등과 각종 체험관도 축제의 재미를 더할 것이다. 한편 집행위원회는 올해도 ‘바캉스 시어터’를 판매한다. 이는 1박2일간 연극을 관람하고, 인근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패키지 상품으로 교통편과 숙식도 해결된다.(055)943-4152∼4153.거창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가슴 속 그림 한폭] 막스 에른스트 ‘신부의 옷차림’

    [가슴 속 그림 한폭] 막스 에른스트 ‘신부의 옷차림’

    한국의 처음이자 마지막 히피? ‘물 좀 주소’ 와 ‘행복의 나라’의 싱어송라이터? 영화배우? 문화비평가? 혹은 사진가? 광풍에 비까지 추적이는데 벤치에 앉아 큰소리로 대답에 열중하는 그는 오히려 기인에 가깝다. 게다가 이건 또 무슨 괴이한 그림인가. “막스 에른스트의 ‘신부의 옷차림´이란 그림이죠. 1966년 봄에 미국의 한 미술관에서 우연히 보았는데 잔인한 표현에 충격을 받았죠. 상상도 못하는 어두운 부분을 순결한 신부로 표현하다니….” 여자란 보통 구원을 주는 존재로 표현되지 않는가. “여자는 구원을 주는 동시에 상처도 줍니다. 이중적이죠. 그림처럼 관능적인 몸매로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독수리같이 매서운 존재이기도 하죠. 그 양면성은 남성에게 근원적인 두려움을 품고 살게 합니다. 전 아내와 이혼했을 때 그걸 깨달았죠.” 하지만 양면성은 모든 사람이 가진 특질이 아닐까. “맞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가르죠. 모두가 선악을 품고 있는데…. 일단 자신의 양면성을 인정하면 최소한 양호한 삶을 살려고 노력할 수 있어요.” 인터뷰 동안 ‘양호하다’는 단어가 많았다. 내 젊은 나이도, 금연도, 음악이나 그림을 좋아하는 것도, 권력욕을 경계하는 것도 그는 ‘양호한데∼’라고 대답했다. “그림을 보면 뒤에 거울이 있는데 거울이 여인의 뒷모습이 아니라 앞모습을 그대로 비추죠. 저 관능적이지만 무서운 여인은 그 자체로 솔직한 거죠. 뒤에 아무것도 숨긴 것이 없어요. 착한 척하며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지도 않고 앞에선 웃으며 권력욕에 사람을 학살하지도 않죠. 문제는 나쁜 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악의를 뒤에 숨기고 다른 이를 속이는 겁니다.” 비단 사람만 양면성이 있을까. 손톱에 바른 은색 에나멜과 해골 목걸이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 사회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예전엔 기득권이 폭력으로 대중을 억압하더니 지금은 신용카드로 대중을 속이더군요. 앞에선 도와주는 척 돈을 빌려주고, 뒤로는 3%의 부자에게 15%의 이자가 고스란히 가죠. 쉽게 번 돈으로 비싼 바그너 축제를 즐기러 가고.” 아무리 세상이 좋아져도 계층은 존재하고 물건의 희소성 때문에 모두가 즐기지는 못할 텐데. “같이 노력해야죠. 난 우선 누드사진을 하려고. 범람하는 포르노 덕에 대중은 진짜 누드의 아름다움을 접할 기회가 없잖아요. 내 노래가 인정받는데 30년이 걸린 것처럼 세상은 점점 나아질 거요. 우선 사회가 착한 편, 나쁜 편 가르는 데만 열중하지 않고 선악이 공존하는 모습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그 다음은 같이 노력해야죠.”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한국 최초 우주인 사업’은 2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오는 2008년 4월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호를 타고 한국인 1명이 최초로 우주실험을 하는 프로젝트이다. 우리나라는 이로써 세계 35번째로 우주공간에 우주인을 진출시키게 된 것이다.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풍경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1시) 곤충들에게 있어 탄생의 계절인 봄. 농가에선 볍씨를 담그고 못자리를 준비하는 등 농사 짓는 이들의 손길이 가장 바쁜 때이기도 하다. 바쁜 농번기의 일손을 덜어주는 벌레들을 만나본다. 천적 해충 방제로 쓰이는 익충들이 농업기술센터에서 길러져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대리였던 남자는 회장 딸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되었고 장인이 된 회장은 남자를 기획이사로 초고속 승진시켰다. 그후 남자는 기획이사로서 많은 성과를 올렸지만 가정불화로 인해 아내와는 이혼한다. 이혼 후 장인이 남자를 대리로 강등시키려고 하자 남자는 직급을 유지해 줄 것을 요구하는데….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은민은 결혼식도 올리지 못했던 은주와 영민을 위해 조촐한 성당 결혼식을 준비하고, 생각도 못했던 은주와 영민은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태경은 은민의 생각이 대견스럽기만 하고, 함께 폭죽을 터뜨리며 축하한다. 한편 프러포즈를 받지 못한 태희는 기훈에게 자신을 사랑하냐고 물어보는데….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시5분) 뮤지컬 스타, 주원성 전수경 부부. 뮤지컬무대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한 러브스토리와 이들 부부의 못 말리는 뮤지컬 사랑이 공개된다. 결혼 9년 만에 얻은 보물 쌍둥이들에 대한 특별한 사랑 그리고 유쾌한 가족 이야기까지, 뮤지컬계 소문난 잉꼬부부 주원성 전수경씨를 만나본다.   ●객석과 공간(KBS1 밤 1시) ‘2006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를 통해 가는 봄의 정취를 느껴 보자.‘동서양의 만남’을 주제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연주자들이 만나 음악적인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8개의 메인 공연,5회의 특별 공연을 통해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냈다.
  • ‘불경기 걱정’ 잠시라도 잊으세요

    ‘불경기 걱정’ 잠시라도 잊으세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봄 향기에 빠져 주말 저녁 오케스트라와 인기 가수들의 공연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동대문문화원(원장 김영섭)의 주관으로 올해 8회를 맞는 ‘아카시축제’는 12일 오후 6시30분 답십리4동 촬영소고개에 있는 동대문구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날 유명 가수와 수준급 오케스트라가 나와 열띤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까지 아까시축제는 배봉산 근린공원에서 열렸으나 올해엔 공원 야외공원 리모델링 관계로 장소를 동대문구체육관으로 옮겼다. 해마다 이맘 때면 아까시나무가 무성한 배봉산엔 아까시꽃 내음이 가득하다. 문화원 측은 이를 문화 상품화하기 위해 1999년부터 아까시꽃 향기를 맡으며 식사를 하고 공연도 듣는 가든 파티를 열었었다. 그 뒤 시민들로부터 반응이 좋자 3년 뒤 이를 음악회 차원으로 발전시켰다. 그동안 인기가수와 록밴드, 밸리댄스, 경기민요, 외국 민속공연단 등의 공연이 열려 매년 3000명 이상의 관객들이 몰렸다. 하지만 올해는 예전에 비해 인기 트로트 가수를 중심으로 유명가수를 대거 초청하고 대신 록밴드와 밸리댄스, 외국민속공연은 예정돼 있지 않다. 강임원 실장은 “야외에서 공연을 하면 인근에 있는 시민들이 음악 소리를 듣고 대거 몰려오는데 올해는 불가피하게 실내에서 열리게 돼 관객이 전보다 줄 것을 걱정해 시민들에게 귀에 익은 가수를 불러 성공적으로 공연을 하려고 한다.”면서 “인기가수를 초청하는 데 예산이 많이 소요돼 일부 공연은 못 하게 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1부에선 호산나만돌린오케스트라가 나와 가곡과 대중가요, 팝송 등을 연주한다.2부엔 송대관과 배일호 김용임 등 10명의 가수가 출연해 네박자와 신토불이,99.0, 사랑의 밧줄 등을 부른다. 구 관계자는 “불경기와 고실업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구민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위안과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02)2241-9300.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백제의 숨결 공주 공산성

    백제의 숨결 공주 공산성

    우리나라 산에는 거의 산성(山城)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를 1500년 넘게 지켜온 공산성(公山城)처럼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도 드물다. 특히 커다란 고목을 어루만지며 오솔길 모퉁이를 걸어 옛 성벽에 올라보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지난 주말 현지를 다녀왔다. 성벽 가에는 노랗고 빨간 꽃들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파란 하늘로 쭉 뻗은 나무가 싱그러운 신록을 뽐내고 있었다. 파란 이끼낀 돌덩이 뒤로 푸른 비단을 풀어 헤쳐놓은 듯 도도히 흐르는 금강(錦江)이 발 아래에 있었다. 공산성은 5월이 가장 아름답다. 또한 곳곳에 백제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공주 자체가 역사박물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혹적이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찾아가는 길이 한층 더 가까워져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글 사진 공주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숲길 사이로 흐르는 금강…인조의 시름 그렇게 씻었나보다 공주 시가지와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공산성(사적12호)은 공주를 들렀다면 꼭 살펴봐야 하는 곳. 여기저기 역사적 사연을 간직한 누각, 절 등이 가득해 백제의 진한 향기를 느끼기에 최고다. 또한 백제의 옛 도읍지였던 공주를 1500년 넘게 지켜온 공산성의 봄 풍경은 넉넉하고 싱그럽다. # 파란 금강의 물줄기와 싱그러운 신록 공주 공산성은 한강 유역을 고구려에 뺏긴 백제가 60여년간 백제의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 해발 110m의 능선에 위치한 이 성은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 정도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다. 성곽의 길이는 2660m. 임진왜란에서 병자호란 무렵에 1925m의 성곽을 돌로 다시 쌓았다. 산성 입구 매표소에서 금서루(錦西樓)를 향해 오른다. 머리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빨간 철쭉의 바다와 파란 하늘을 칼로 가르듯 공산성이 아름다운 곡선으로 펼쳐진다. 산을 따라 감싸돌며 끊어질 듯 다시 이어지는 산성의 고운 맵시에 기분이 좋아진다. 금서루는 공산성 4개의 성문 중 서쪽에 만든 문루이다. 금서루를 지나면 길은 세 갈래. 금강과 어우러진 공산성의 ‘자태’를 먼저 보고 싶어 왼쪽으로 성벽을 밟으며 걸었다. 성벽은 잘 정비돼 걷기에 좋았다. 성벽 가의 무성한 풀 속에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노랑·빨강·하얀 야생화, 성벽을 따라 아름드리 나무들도 새순을 가득 머금고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린다. 저 앞에는 연인들이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감싸고 밀어를 속삭인다. 아마 ‘인생의 5월’을 한껏 즐기고 있으리라. 조금 올라서자 나무 사이로 파란 금강의 물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잠깐 벤치에 앉았다.‘이괄의 난’을 피해 공산성에 머물던 조선 인조도 금강의 시원한 물줄기를 내려다보았을 게다. 이젠 내리막. 아래에는 조선시대 지은 만하루(挽河樓).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강 건너의 공주 시가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이 만하루에 걸터앉아 금강의 물줄기처럼 끝없이 이야기꽃을 피운다. 만하루와 금강 사이에는 백제시대 연못터인 연지(蓮池)가 있다. 그런데 한쪽이 무너져 내려서인지 보수가 한창이다. 혹자들은 연지가 연못이 아니라 배를 대던 부두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멋진 풍광에 넋을 잃고 있다가 우연히 뒤를 돌아보니 정말 소박하다 못해 단출한 사찰이 보인다. 영은사. 조선 세조 때 지은 사찰로 임진왜란 때는 승병들의 합숙소로도 쓰였다고 한다. 강바람이 처마를 스치니 해맑은 풍경소리가 마음 속에 울린다. 작지만 운치 있는 사찰이다. 다시 나무가 우거진 성벽을 걸었다. 싱그러운 봄바람에 초록의 신록이 묻어난다. 이렇게 30분을 걷자 8·15광복을 기린 광복루(光復樓), 백제 동성왕 때 연회장으로 사용했던 임류각(臨流閣), 공산성의 남문인 진남루(鎭南樓), 인조가 공산성에 머문 것을 기념하는 정자인 쌍수정(雙樹亭) 등을 차례로 만난다. 이렇게 쉬엄쉬엄 걷다 보니 2시간이 걸렸다. # 다양한 재미가 있는 공산성 공산성에는 주말마다 색다른 재미가 기다린다. 주말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까지 1시간에 한차례씩 공산성 수문병 교대식이 펼쳐진다. 백제 장수와 병사들의 힘찬 외침과 왕족의 행렬 등 볼거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아이들이 직접 백제의 옷을 입어보는 의상체험, 전통 활쏘기와 투호놀이, 백제 문양 탁본 체험, 전통 탈 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산성 곳곳에서 펼쳐져 아이들에게 인기다. 또 다른 볼거리는 저녁 8시부터 밤 12시까지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는 공산성.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가히 환상적이다. ■ 공주 관광 베스트5 # 공주 국립박물관 박물관이라고 다 눈으로 보는 것만은 아니다. 공주국립박물관 1층은 무령왕릉실로 꾸며졌다. 무령왕릉에서 나온 108종 2906점의 유물 중 묘지석과 금제관식(국보 154호), 다리작명 은제팔찌(국보 158호), 금제귀고리(국보 156호), 용과 봉황이 장식된 환두대도 등 1000여 점의 문화재가 전시되어 있다. 왕릉출토 유물에 대한 입체적이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3D 영상시스템도 재미나다. 또 2층 웅진문화실에는 웅진시대의 백제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이 지역의 주거, 분묘, 성곽 및 대외 교류 관련 자료가 전시됐다. 1층 복도에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장이 있다. 선사시대 돌도끼, 청동기 시대의 칼, 도끼 등을 직접 만질 수 있으며 각종 토기들을 재미난 퍼즐식으로 맞추어 볼 수 있다. 또한 찰흙이나 한지로 백제의 문양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인기다.(041)850-6361. # “백제 구경도 식후경” 공주 맛집 공주에는 소문난 맛집이 있다. 공산성 앞쪽에는 근사한 식당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 연문 오채비빔밥(041-856-0757)은 제철 나물들을 아홉번 구운 소금으로 만든 된장에 비벼 먹는데 맛이 담백해 남녀노소가 좋아한다. 또한 정갈한 반찬이 함께 나온다.6000원. 또 새이학가든(041-854-2030)의 ‘따로국밥’도 유명하다. 사골뼈와 잡뼈 등을 넣고 이틀 동안 고아 국물에 양지 사태 등을 삶아놓고 파, 마늘, 소금으로 간을 하고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을 풀면 그 맛이 얼큰하고 담백하다.5000원. 금강변에 옛날배씨네집(041-852-7371)의 장어구이와 참게탕도 이름이 자자하다.30년이 넘게 한 곳에서 음식을 만드는 집으로 알이 꽉 찬 참게 맛이 일품이다. # 계룡산 도예촌서 분청사기축제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계룡산 자락에 멋진 예술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다름 아닌 계룡산 도예촌이다. 도예인 18명이 둥지를 틀고 철화분청사기를 만들고 있는 곳으로 마을 자체가 예술이다. 공방 지붕 꼭대기를 장식한 자전거와 돌담 위의 뻥튀기 기계, 서구풍 펜션을 닮은 공방 앞의 도자기 인형들, 비둘기 자기들로 벽면을 가득 메운 운치 있는 도예공방 등 도예가들의 개성과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설치미술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계룡산분청사기축제가 열린다. 도자기 체험은 기본이고 20여명의 시인들과 도예촌 도예인들이 글짓기와 시낭송회, 창작도예전을 펼치며 작가 공방에서 테마별 작품전시, 전통 장작가마 도자기 굽기 시연, 작가가 만든 도자기에 음식 담아 나눠먹기 등 다양하고 재미난 행사도 열린다.(041)857-8811. # 공주대 ‘밝달´ 1박2일 여행상품 보통 공주는 모든 유적지가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개별적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별로 남는 것이 없다고들 한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알아 보지 못하고 유적들을 보기 때문이다. 좀 재미나게 공주를 여행하고 싶다면 올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우수 관광 상품인 무령왕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참가해보자. 공주대학교 관광학부 동아리인 밝달(배달이란 말의 어원) 학생들과 함께하는 1박 2일의 여행상품이다. 직접 무령왕릉과 박물관에서 재미있는 설명을 듣고 임종 체험, 탁본 체험 등도 해보는 체험학습 여행 프로그램이다.(02)733-3900,www.hyecho.com # 무령왕릉 모형전시관 무령왕릉을 보지 않고 백제를 안다함은 어불성설이다. 무덤에서 발굴된 지석(誌石)에는 ‘사마왕(무령왕)이 서기 523년 5월에 사망,525년 8월에 왕릉에 안치되었고, 왕비는 526년 12월에 사망,529년 2월에 안치되었다.’고 쓰여 있다. 이 지석 하나가 백제문화를 신화에서 살아있는 역사로 만들었다. 수습된 유물만 108종에 2906점. 국보로 지정된 것만도 12점이다. 유물들은 빛나는 백제문화의 수준을 알려주는 증거이다. 하지만 무령왕릉은 벽이 기울고 금이 가는 등 훼손이 심각해 공개 25년만인 1997년 말 영구 폐쇄됐다. 그래서 지금은 무령왕릉 모형전시관에서 그 실물을 느낄 수 있다. 무령왕릉, 인근 5·6호 무덤을 실물과 똑같이 복원해 놓았으며 절개 모형을 통해 무령왕릉 내부도 생생히 보여준다. 무령왕릉 전시관을 보고 나면 출구 쪽에서 바로 연결되는 송산리 고분군을 둘러보자. 맨 위쪽 솔밭에서 실제 무령왕릉을 포함, 왕과 왕족의 무덤 7기의 고분군을 내려다보는 풍경은 일품이다.(041)856-0331.
  •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192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치러진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어른에게 드리는 글’을 서울 곳곳에 뿌렸습니다. ‘어린이를 내려다 보지 마시고, 쳐다 보아 주십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되, 보드랍게 해 주십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십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히 타일러 주십시오.’ 83년이 지난 지금도 되새겨 봄직한 말입니다. 어른들의 욕심에 어린이들을 가둬 놓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사진은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어린이 평화축제’에 참여한 새싹들입니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팔랑개비처럼 어린이들의 마음과 몸도 무럭무럭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알뜰파에 안성맞춤 동네서 ‘잔치’ 즐겨요 가 정의 달인 5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각 구청에서 여는 행사들을 확인해보자. 동네에서 열려 거리도 가까운데다 대부분 무료여서 ‘알뜰파 가족’에게 안성맞춤이다. 영화, 연극, 뮤지컬, 전통문화 체험, 클래식 공연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가족 나들이 떠나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5일부터 7일까지 ‘역사야 포토야 형무소가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직원들이 일제시대 남학생, 여학생, 헌병, 수감자 복장을 하고 수감생활, 사형집행, 형무소 출감 등을 보여준다. 일제시대 4만여명의 애국지사들이 투옥됐고 해방 이후에도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수감된 역사적인 장소다. 금천구는 13일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주관으로 산기슭공원에서 ‘어린이 책문화 큰 잔치’를 연다. 동화책 읽어주기, 동화책에 나오는 전래놀이(고양이 쥐잡기, 줄다리기, 아카시아 파마 해보기, 대동놀이 등) 체험, 친환경 먹을거리 장터 등이 마련된다. 강서구는 5일부터 7일까지 허준박물관에서 왕실과자 만들기, 총명탕 시음, 한약비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와! 어린이 세상이다 중구는 5일 충무아트홀 건물 전체를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바꾼다. 대극장, 소극장, 갤러리 등지에서 판화체험, 신문지놀이 등 놀이미술, 어린이 마임극인 ‘빨간코 아저씨의 이야기보따리’, 재활용 인형들이 펼치는 ‘띠용이와 떠나는 환경 캠프’, 장난감 나라 전시회 등이 열린다. 서대문구는 7일까지 서대문문화회관대극장에서 어린이들에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뮤지컬인 ‘책키북키’를 보여준다. 노원구는 26일부터 27일까지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호두까기 인형과 해설을 곁들인 발레여행을 진행한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스페인춤, 아라비아춤, 중국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성동구는 5일 소월아트홀에서 사상좌춤, 사당춤, 사자춤, 양반춤 등 총 7과장을 선보이는 봉산탈춤 완판 공연을 연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고전으로 서민생활의 어려움과 특권 계층 비판 의식이 담긴 중요무형문화재다. 종로구는 7일까지 인사동 일대에서 (사)인사전통문화보존회 주관하는 ‘인사전통문화축제’를 연다. 떡메치기, 길쌈시연, 짚풀공예 등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경기민요·남도민요·태평무 등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송파구는 주말마다 서울놀이마당에서 마들농요, 송파산대놀이, 선소리산타령, 호남살풀이춤 등을 놀이판을 벌인다. 용산구는 20일 전쟁기념관에서 궁중 혼례를 재현한 결혼식을 선보인다. ●‘로맨스 그레이’를 위해서 어버이날을 위한 행사도 있다. 강남구는 18일 강남구립문화회관에서 ‘부부를 위한 사랑의 콘서트’를 연다. 가수 김종환을 초대해 ‘사랑을 위하여’‘존재의 이유’‘사랑하는 날까지’ 등의 노래를 선사한다. 광진구는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가수 김수희와 최진희를 초청,‘孝 콘서트’를 연다. 강북구 문화정보센터, 도봉구의 쌍문동 청소년문화의 집, 동작청소년 문화의 집 등은 말아톤, 피노키오, 나니아 연대기 등 가족용 영화를 상영한다. 특히 노원구는 9일 서울여대 잔디밭에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여준다. 봄기운이 도는 캠퍼스에서 가족간의 우애를 다질 수 있는 기회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한국·프랑스 전통문화 손잡다

    ‘서울의 인사동과 프랑스의 몽마르트가 손을 잡았다.’ 매년 봄엔 몽마르트가 인사동을 찾고, 가을엔 인사동이 몽마르트로 간다.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인사동 지역문화예술인 단체인 사단법인 ‘인사동 전통문화보존회’와 프랑스 전통예술지역 몽마르트의 문화예술인 모임인 ‘UVA그랑 몽마르트’ 등 3개 단체가 문화교류 협정을 맺었다고 2일 밝혔다. 앞으로 두 지역간의 단체는 전시회 개최와 상호 방문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문화교류를 하기로 했다. 장재창 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은 “문화교류를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시장에 알리는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먼저 오는 9월 15∼23일 파리시 UVA그랑 몽마르트 전시장과 몽마르트 야외공연장에서 한·불 대표작가 전시회와 전통문화공연, 전통공예전을 갖는다. 한·불 대표작가 전시회에는 국내 최고 최정상급 화가들만 가입하는 예술원에 소속된 민경갑씨와 전뢰진씨 등과 프랑스의 세계적인 작가인 미쉘 앙리와 알랭 본느프와 등이 참여한다. 전통문화공연에선 태평무와 승무, 판소리 등 6∼7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전통공예전에선 공예품을 전시·판매한다. 매년 봄엔 몽마르트 문화예술인이 인사동을 방문하고 가을엔 인사동 문화예술인이 몽마르트를 찾아간다. 현재 장 시몽 마에를 단장으로 하는 5명의 작가들이 인사동을 찾았다. 현재 내년 봄 몽마르트 예술인이 인사동에서 펼칠 행사 등을 양측이 협의 중이다. 이번 협정은 인사전통문화축제가 열린 날에 이뤄졌다. 프랑스 대사 부부와 몽마르뜨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인사동일대 전 지역에서 장승제를 시작으로 경기민요와 남도민요, 태평무, 태껸시범행사 등이 펼쳐졌다.7일까지 이어지는 축제에서는 인사아트센터에서 현대미술대표작가들의 현대미술축제와 인사동고미술전시회,100년전 근대조선 사진전도 열린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태권도 정신으로 경쟁대학 제압”

    “경쟁 대학을 태권도 기술로 제압하겠다.” 예일대 총학생회장으로 한국 학생 최재훈(21)씨가 당선됐다. 아시아 학생이 예일대 총학생회장이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씨는 역사학을 전공하는 3학년생이다. 예일데일리뉴스는 결선 투표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최씨가 올 가을 시작되는 2006∼2007학년도의 예일대 학생회 운영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총득표수 3020표에 상대 후보와의 표차가 230표밖에 나지 않은 혈전이었다. 최씨는 ‘예일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 태권도를 배웠다. 내 자신을 돌볼 수 있으며, 라이벌인 인근의 퀴니피악대학도 태권도 정신으로 제압하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 학부생 조직을 위한 재정을 확충하고, 학생회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예일대 학생회의 목표는 봄 댄스 축제에 유명한 가수를 초대하는 등 학생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가장 좋아하는 미국 대통령이 누구냐.”는 질문에 “존 애덤스 대통령”이라면서 “그는 키가 나만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 예일대 학생들은 최씨가 패배한 상대 후보의 공약처럼 봄 축제 이상의 것에 신경쓰는 강력한 학생회를 건설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최씨는 한국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쳤다. 미국 휴스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예일대에 입학했다. 주류 제조업체 무학의 창업주인 최위승 회장의 손자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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