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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공원으로 나들이… 봄맞이 행사 풍성

    ‘대공원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1일부터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는 흥겹고 화려한 봄 축제가 시작된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봄꽃 축제’가 열려 공원 곳곳이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 등 형형색색의 꽃으로 꾸며진다.800여그루의 은백색 벚꽃은 8일쯤 개화돼 15일쯤 절정을 이룬다. 개막일인 1일 오후 8시에는 불꽃놀이쇼가 펼쳐져 1500여발의 불꽃이 능동벌을 수놓고, 동물공연장과 구의문 사이에는 100여개의 이색 장승이 세워져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공원 생태연못 옆 특설무대에서는 6월11일까지 줄타기, 자전거 곡예, 접시돌리기, 공중곡예 등을 볼 수 있는 ‘동춘 서커스’가 열린다. 성인 9000원, 청소년 7000원.이밖에 재즈콘서트(9·16·23일),‘결식아동 돕기 로체배 연예인 축구대회’(15일),‘트로트 가요제’(22일),5월중 ‘어버이날 기념가요제’(7일) 등이 열린다. 서울대공원에서는 1일 ‘동물사랑 큰잔치’가 650여그루의 왕벚꽃 속에서 화려하게 개막된다. 금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2시와 4시 맹수사에서는 사육사가 북한호랑이 ‘낭림의 사랑이야기’를,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4시 대동물관에서는 일본 코끼리의 동물원 생활 이야기를 들려준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놀토’엔 구청이 신나는 학교

    ‘놀토’엔 구청이 신나는 학교

    “신나는 토요일 보내요.” 학생들이 노는 토요일인 ‘놀토’가 한달에 두번으로 확대되자 서울시 각 자치구들이 각양각색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고리타분한 교실에서 벗어나 색다른 체험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학부모에게는 자녀의 시간관리에 대한 시름을 덜어준다. ●봄나물 뜯으며 봄 정취를 강서구(구청장 유영)는 매월 전국 각지에서 자연을 체험하는 ‘2006 어울마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말까지 매월 넷째주 토요일마다 모두 9회 진행되며,1회당 40∼80명을 모집한다. 참가비는 프로그램당 1만 5000∼2만원 선. 매월 15일 선착순 접수한다. 우선 3월에는 강원도 정선에서 ‘정선 레일 바이크 체험활동’을 펼친다. 레일 바이크는 페달을 밟고 철로 위를 달리는 철도(rail)와 자전거(bike)의 약칭으로 부드럽게 움직이기 때문에 4인 가족이 모두 타고 한 사람이 페달을 밟아도 잘 달린다. 레일 바이크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싱그러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4월에는 경기도 양평 신론리 마을에서 ‘나물 캐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른 봄 마을 뒷산과 들판에 돋아나는 쑥, 냉이, 곰취, 고사리 등 나물을 뜯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자연이 익숙하지 않은 도시 어린이들에게 산나물 이름과 채취법 등을 가르쳐줄 수 있으며, 뜯어온 나물로 장작불을 지펴서 가마솥에 삶은 뒤 묵나물을 만드는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동사무소에서 알찬 주말을 강동구(구청장 신동우)는 21개 동사무소의 자치센터와 도시관리공단 문화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했다. 둔촌2동의 ‘가족 사물놀이’는 가족이 한데 어우러져 꽹과리, 북, 장구 등을 연주해볼 수 있다. 고덕1동의 ‘가족 요가교실’은 2명이 한 조를 이뤄 서로의 동작을 봐주면서 요가를 배운다.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 올해 말까지 매월 둘째·넷째 토요일마다 과학놀이체험, 자전거 하이킹 등을 마련했다. 강남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상돈)도 역삼청소년수련관에서 비즈공예, 가족요가 등 3개월 과정의 토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교와 놀토 프로그램 개발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주5일제 시범학교로 지정된 구로중학교와 협약을 맺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2008년 2월까지 공동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관내 학교에 공급할 예정이다. 구로구는 홀수 토요일마다 남부 과학교육센터에서 창의력 신장 및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청소년 수련관에서 레포츠 체험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구청·구의회 탐방, 미술관·박물관 나들이, 사회복지 시설에서의 자원봉사 체험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활짝핀 봄’ 제주에서 24~26일 유채꽃잔치

    ‘유채꽃이 만발한 서귀포에서 봄의 정취를 느껴보세요.’ 제주 유채꽃잔치가 오는 24일부터 3일간 ‘서귀포의 봄과 유채꽃’이라는 주제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유채꽃은 3월 초순부터 개화를 시작해 4월 중순이면 절정을 이루며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 주변과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등이 대표적인 단지. 또 산굼부리옆 교래리의 정석비행장 가는 길은 오름 사이로 놓인 유채길이 10㎞가 넘게 이어진다. 축제 첫날에는 제주난타공연과 몽골민속음악 축하공연, 불꽃축제 등 화려한 전야행사가 벌어진다. 둘째날에는 풍물패 판굿, 전국노래자랑, 유채꽃잔치 도전 한마당, 유채꽃 관악의 향연, 시로 여는 서귀포의 봄, 한·중·일 꽃길 걷기대회 등 관광객과 주민이 어우러지는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마지막날에는 마상무예 시연, 유채꽃 가요제, 유채꽃밭 연 날리기, 유채꽃 사생대회, 향토마당극 등이 이어진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사고] 세이프 코리아-‘안전한 세상’ 함께 만들어요

    서울신문사는 소방방재청과 오는 18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봄맞이 범국민 안전기원 걷기대회’를 개최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새 봄의 정취를 즐기며, 생활 주변의 안전도 스스로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입니다. 국방부 의장대의 시범과 북 공연, 스트레칭 및 마사이워킹 시범, 풍물패 공연, 재난안전사진전 등 볼거리와 무료혈당체크, 응급처치 시범, 안전기원 쪽지걸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참가비는 없으며 선착순 3000명까지 기념품을 드립니다. 이번 행사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주최 소방방재청 ●주관 서울신문사,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일시 2006년 3월18일(토) 13:00 ~ 17:00 ●장소 서울월드컵경기장 남측광장 ●구간 난지 순환길 산책로 5.8㎞(1시간 30분 소요) ●모집기간 및 인원 15일까지 선착순 3000명 ●참가신청 www.nemawalking.net ●문의 서울신문 문화사업국 (02)2000-9752 ●협찬 LG전자, 한국소방안전협회
  • [세이프 코리아] ‘해빙기사고’ 실태와 문제점

    [세이프 코리아] ‘해빙기사고’ 실태와 문제점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이 풀린다.’고 할 만큼 봄기운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는 요즈음이다. 올해 우수는 지난 19일, 경칩은 다음달 6일이다. 그렇지만 ‘2월 바람에 김칫독이 깨진다.’는 속담도 있을 만큼 날씨는 예측불허다. 적어도 겨우내 쌓인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인 것만은 확실하다. ●해빙기 안전사고,‘배부름 현상’이 원인 지난 18일 오후 부산 동래구 명륜1동 병원 리모델링 공사장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가 무너진 벽체에 깔려 숨졌다. 또 같은 날 인천 서구 석남2동 공사장에서도 담장이 무너지면서 인부 3명이 다쳤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지표면 사이에 남아 있는 수분인 공극수(간극수)가 얼어붙으면서 토양이 평균 9%가량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기온이 다시 0도 이상으로 높아지면 얼었던 공극수가 녹아내리면서 지반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지반침하가 건축물의 구조를 약화시켜 균열 및 붕괴 등 안전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낮과 밤의 온도가 영상과 영하를 반복하는 2월 하순부터 4월 초순까지의 ‘해빙기’는 이같은 사고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가파른 도로나 공사장 절개지 주변, 오래된 축대, 낡은 옹벽 등은 해빙기 안전사고 발생위험이 큰 지역”이라면서 “특히 지반침하가 일어나면 가스·전기배관 등이 파손돼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풍놀이보다 못한 해빙기 안전사고 소방방재청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4월30일까지를 ‘해빙기 안전사고 대책기간’으로 정했다. 지난 20일부터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공사장 등 모두 1만 3000개 취약시설에 대한 일제점검에 들어갔다. 그러나 해빙기 안전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으려면 이같은 대책만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정부는 해빙기 안전사고 발생건수는 물론 사고유형별·시기별 통계를 갖고 있지 않다. 통계가 없다 보니 대책을 세우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2∼3월에 지역별 온도차는 최대 6∼8도에 이르러 해빙기가 언제인지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낸다. 때문에 해빙기 안전사고가 집중되는 시기도 지역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상청도 지역별로 벚꽃 북상 시기나 단풍시기, 김장시기 등의 생활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국민안전을 위해 훨씬 중요한 ‘지역별 해빙기 안전사고 집중시기’는 외면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과 해빙기 안전사고의 관계를 분석해야 하지만, 통계가 없다 보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건설교통부와 기상청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해빙기 안전사고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지역별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해빙기사고 막으려면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는 해빙기에는 등산과 골프 등 바깥 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러나 곳곳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섣부른 행동은 금물이다. ●해빙기 산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해빙기에는 봄과 겨울의 정취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어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산 아래의 화창한 날씨만 믿고 산행에 나선다면 큰코 다치기 십상이다. 가령 해발 700∼800m급 산은 기온이 평지보다 5도,1000m 이상 산은 10도 이상 낮다. 계절은 3∼4월이라도 산은 겨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해빙기에는 계곡이나 바위 능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산을 오를 때는 동남쪽 경사진 곳을, 내려올 때는 서남쪽 방향의 완만한 능선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돌이나 낙엽이 쌓인 곳을 밟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젠과 두툼한 옷도 챙겨야 한다. 배낭을 메고 있으면 넘어지더라도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 뇌진탕 등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다. ●해빙기 얼음낚시,‘사람 낚을라’ 해빙기에도 한겨울 즐거움을 주었던 빙어낚시의 맛을 잊지 못해 호수나 저수지를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얼음은 수면과 맞닿은 아래쪽에서부터 녹기 때문에 겉으로만 봐서는 얼음 두께를 가늠하기 어렵다. 또 얼음은 가장자리가 두껍고, 중심부로 들어갈수록 얇아지기 때문에 걸어 들어가다 갑자기 함몰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얼음에 오르기 전에 빙질을 확인하고,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어야 한다. 또 얼음 위에서 취사도구로 밥을 짓거나 술안주를 만드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취사도구의 열이 얼음을 녹이기 때문이다. 얼음이 깨져 물에 빠졌을 때는 팔을 벌려 얼음에 몸을 의지한 채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골프, 설레는 맘부터 다잡아야 골퍼에게는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는 겨울철 라운딩보다 해빙기 라운딩이 더 위험할 수 있다. 그늘진 곳에는 여전히 언 땅이 남아 있는 데다, 양지바른 경사지는 지반이 약해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가는 상황이 된다. 겨우내 닦은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앞서다 보면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라운딩에 앞서 목-손목-발목-무릎-팔-허리-몸통 등의 순으로 몸풀기를 충분히 해야 한다. 또 언 땅에서의 무리한 샷은 손목이나 팔꿈치 부상의 원인이 되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 동반자끼리 협의해 위험한 지역의 공은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것도 사고를 예방하는 길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정이 새록새록 가족온천탕

    정이 새록새록 가족온천탕

    겨울철 게을리했던 때를 벗기러 목욕을 가보자. 훌러덩 팬티까지 벗어 던지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욕탕에 발부터 담그면… “어∼시원하다, 끝내주네.”라는 얘기와 함께 일상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때밀이 타월로 손과 발 등 몸의 구석구석을 문지르면 얇은 국수 가락처럼 밀려나오는 겨울의 잔재. 또한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을 뚝뚝 흘리고 바로 냉탕에 풍∼덩. 생각만 해도 몸이 날아갈 듯 상쾌해진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가족탕 가면 정이 새록새록 목욕은 혼자 하는 것보다 가족과 함께 하면 더욱 즐거운 법. 특히 어린 자녀들의 재롱을 보며 즐긴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요즘 온천들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가족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편안하고 커다란 욕조, 아이와 함께 쉴 수 있는 조그만 방, 각종 편의시설로 너무나 편하다. 아이가 뛰고 떠들어도 다른 사람들 눈치 볼 필요 없으며 간단한 음식도 먹을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을 위한 공간이다. 아이들이 크다면 수영복을 갈아 입고 가족끼리 탕 하나에 목만 내놓고 앉는다. 물이 좋기로 소문난 온천에는 시설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2∼3시간에 3만원 선이므로 4인 기준으로 했을 때 가격도 그리 비싼 편도 아니다. 덕산 온천지구에 있는 덕산스파캐슬의 가족탕인 ‘패밀리스파’를 직접 가보았다. 충남 덕산 온천지구에 위치한 덕산스파캐슬은 워터파크의 개념을 도입한 온천으로 섭씨 49℃의 자연 온천수를 이용해 각종 노천탕과 놀이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스파캐슬에서 가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패밀리스파’다. 즉 가족탕이다. 서동윤(36·양양군청)씨는 최근 처가집 식구들과 함께 ‘패밀리스파’를 이용했다. 물론 수영복을 입어도 장모 앞에서 몸을 드러낸다는 것이 자신은 없지만 아내인 김영애(34·주부)씨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우겨, 자의반타의반으로 함께 패밀리스파로 향했다. “서 서방 몸매 좋구만. 근데 뱃살 좀 빼야겠네.”라는 장모의 짓궂은 농담에 배에 힘을 한번 주고 스파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우∼와 멋지다.”라고 누군가 탄성을 지른다. 지붕이 멋진 기와로 된 집으로 들어가니 침대, 소파,TV, 오디오 등과 간단하게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자기야 신혼여행 온 것 같지, 너무 좋다.”며 둘째 민재를 앉고 먼저 들어가는 아내,“허허, 내가 이렇게 멋진 곳에서 목욕을 해보다니, 고맙네.”라는 인사를 건네는 장인 김정선(62)씨. 욕실의 문을 열자 커다란 자쿠지(욕조)를 보고 “아 수영장이야.”라며 신이난 큰딸 윤희(4)의 목소리가 커진다. 전면의 커다란 창을 통해 하얀 햇살이 부서지고 일행은 욕조에 들어가 몸을 담근다.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처럼 가족 간의 사랑이 넘쳐난다. 첨벙첨벙 윤희가 할아버지에게 물을 뿌리고 장난을 쳐도 “허 고놈 벌써 할아비랑 놀자고 하네.”라며 껄껄 웃는 장인도, 신나게 물장난을 하는 윤희도 즐거움이 가득하다.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니 너무 편하다. 서로 마주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니 가족 간의 정이 넘쳐 흐른다. 요즘들어 가족끼리 목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늘어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더운물에 몸을 담그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땀구멍이 열리면서 각종 노폐물이 배출된다. 또한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어주어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목욕에도 정도(正道)가 있는 법. 자신의 몸 상태나 체질에 맞게 목욕을 하지 않으면 도리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물온도에 따른 목욕의 효과 37∼44℃의 뜨거운 물은 근육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피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순환을 도와줘 몸 속의 지방이나 독소 등을 쉽게 빠져나가게 한다. 목욕 시간은 15∼20분으로 비교적 짧은 것이 좋으며 아로마 오일이나 입욕제 등을 첨가하면 아로마세라피 효과를 볼 수도 있다. 32∼36℃의 따뜻한 물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어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 준다. 몸에 힘이 없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가급적 뜨거운 탕을 피하고 미온수 탕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24℃ 이하의 차가운 물은 몸의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냉·온탕을 번갈아 들어가면 혈액과 림프액의 순환이 촉진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지방의 연소량이 늘어나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피부가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튼튼해진다. 단 심장이 약하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반드시 냉탕으로 시작해 냉탕으로 끝내는 것이 좋으며 체력에 따라 냉·온탕을 오가는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 ●목욕도 체질에 맞게 우리나라 사람들 중 가장 많은 태음인은 체격이 좋고 허리 부위가 발달되어 있다. 이런 태음인은 30분 이상 뜨거운 물에서 땀을 흘리면 개운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몸에 좋다. 또한 뜨거운 물에서 아랫배에 힘을 준 채 복식호흡을 하면 더욱 좋다. 엉덩이가 빈약하고 상체가 하체보다 발달한 소양인은 가슴에 열이 모이면 답답함을 쉽게 느끼므로 고온욕은 피하는 편이 좋다. 소양인은 하반신만 욕조에 담그는 반신욕이 제일 잘 어울린다. 산수유나 구기자 등 시원한 성질의 약재를 입욕제로 쓴 탕을 이용하고 보리차나 당근 주스 등을 목욕 전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목덜미가 굵고 머리가 크며 성격이 급한 태양인은 전체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 미온욕을 권한다. 또한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욕조에서 걷는 것이 좋다. 그러면 하체가 튼튼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평지를 걷는 것보다 열량 소비가 많아 다이어트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키가 작으며 체격이 마르고 성격이 조용한 소음인은 얼굴과 몸이 차고 위장의 기능이 약한 편이라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게 좋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음인은 땀을 흘리면 기운이 빠져 ‘허’해지므로 목욕을 오래 하지 말아야 한다. 몸이 차기 때문에 목욕을 마칠 때도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 목욕할 때 기억할 5가지 (1) 식후 30분 이내에 하면 소화 안돼요 (2) 냉온탕 번갈아 들어가면 신진대사 촉진!! (3) 컨디션 안 좋을땐 뜨거운 탕 피하세요 (4) 목욕시간은 15~20분이 적당해요 (5) 사우나 후 청량음료 마시면 체중 불어요 ■ 아로마 입욕제로 환절기 피부관리 끝!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싹 풀릴 것 같은데, 집 밖으로 나가기가 번거롭다면 답은 집 안에 있다. 우선 버림받고 어디선가 뒹굴고 있는 선물받은 입욕제가 있지는 않은지 찾아보자. 없으면 이참에 하나 구입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한번 구입하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까지 이용할 수 있다. 천연재료를 이용한 입욕제는 환절기 피부 건조현상도 완화시켜 준다. ●욕조에 넣어 쓰는 입욕제 인터파크(www.interpark.com), 옥션(www.auction.co.kr), 디앤샵(dnshop.daum.net)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쑥, 녹차, 아로마오일, 미용소금 등 천연재료로 만든 입욕제 세트를 1만∼4만원에 살 수 있다. 아로마 천연화장품 쇼핑몰 아로마러버(www.aromalover.co.kr)는 전신용이나 반신욕을 할 때 사용하는 입욕제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예비샤워를 한 뒤에 따뜻한 욕조에 넣어 사용하는 입욕제가 50∼100g에 3000원선. 그레이프 프루트는 체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라벤더는 편안한 잠자리를 돕는다. 로즈마리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고, 캐모마일 블루나 퓨어 로즈는 피부 미용에 좋다. 황토를 이용한 입욕제는 향균·항암·해독작용으로 피부가 깨끗해진다. 특히 아토피에 효과적이다. 송학(www.isonghak.co.kr)의 오색황토팩은 전신욕·반신욕에 사용하면 불필요한 피부의 각질을 관리해 주고, 노폐물을 배출한다. 피부를 탄력있게 가꾸는 데도 도움을 준다. 천연재료라 아이들은 물론 모든 피부 타입에 사용 가능하다.(600g 2만 9800원선) 한솔바이오(www.hansolbio.co.kr)의 ‘본초탕’은 천연 한방 반신욕제. 천궁 당귀 작약 인삼 계피 녹차 등 15가지 한약재로 만들어 피로회복, 혈액순환, 신진대사촉진, 항균, 보습 등에 좋다.35g짜리 덩어리의 90%가 유효성분으로, 물에 넣으면 쉽게 풀리고 피부에 효과적으로 침투한다는 설명.(5개들이 2만 5000원) ●월풀로 피로 싹∼ 월풀 욕조의 매력은 몸의 라인에 맞게 디자인돼 편안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기포 마사지, 거품목욕 등 피로 회복과 혈액순환을 돕는다. 시공비는 기본 배관공사와 설치비용으로 30만원선. 배관 공사가 어려우면 추가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월풀의 기능을 고려하면 비싼 편은 아니다. 최근에 각광을 받기 시작한 이동식 욕조는 건식 스타일의 욕조로 발코니 등에 두면 색다른 노천욕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동식 욕조를 고를 때는 본체를 떠받들고 있는 다리와 이동을 위한 손잡이 부분이 견고한지 살펴봐야 한다. 나무욕조는 보온성이 좋아 오랫동안 온도를 유지해 준다. 나무욕조는 일본의 편백나무로 만든 ‘히노키 욕조’와 중국 오지에서 생산되는 향백나무로 만든 ‘향백나무 욕조’ 등이 있다. 나무에서 발산되는 향과 성분 때문에 피부질환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제공:아메리칸스탠다드·아산스파비스> ■ 가족온천탕, 취향따라 테마따라 전국에 가볼 만한 가족 온천탕을 알아 보자. ●덕산 스파캐슬 동국여지승람, 세종실록지리지 등에도 탁월한 약수터로 소개됐다. 충남 예산군 덕산 온천지구내에 있는 워터파크 개념의 온천. 국내 최상의 수질로 평가 받는 온천수로 늘 49℃로 유지한다. 천장에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처럼 꾸민 ‘파라원’은 성인들을 위한 수(水)치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바데풀을 비롯한 다양한 스파와 풀이 마련된 곳이다. 테마 찜질방 ‘사랑채’와 원적외선 선탠존, 오리엔탈 스파, 어드벤처 워터풀 등이 남녀노소 누구나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다. 특히 가족끼리 또는 부부끼리만 오붓하게 스파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패밀리스파빌’이 인기. 여느 외국의 휴양지에서 본 듯한 풀빌라처럼 이국적인 외관에 안으로 들어가면 4인 가족이 충분히 이용할 만한 자쿠지(욕조)가 마련돼 있다. 스파에 다소 지친 몸을 뉠 수 있는 편안한 침대, 소파,TV와 오디오까지 구비돼 있어 조용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기엔 더할 나위 없다. 간단한 스낵과 음료는 관리실을 통해서 별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용 요금은 1시간당 3만원이다.(041)330-8000,www.spacastle.com ●아산 스파비스 국내 최대의 테마형 온천으로 각종 기능성 탕과 아쿠아테라피, 실내외 수영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물에 게르마늄의 함유량이 높아 각종 성인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어린이들을 잠시 맡길 수 있는 150여평의 실내 놀이시설 ‘키즈 파크’가 있어 젊은 부모들에게 인기다. 아담한 오두막 형태로 지어진 가족탕은 기포 마사지와 아로마 요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가족끼리 쉬기에 ‘딱’이다.30분에 1만 5000원.(041)539-2000,www.spavis.co.kr ●발안 식염온천 식염온천이란 바닷물처럼 짠물로 온천욕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참 특이하다 목욕을 하고 수건으로 닦아내지 않고 그대로 말려도 전혀 끈적임이 없고 하얀 소금기가 남지 않는다. 오히려 피부가 매끈해진다. 이유는 발안식염 온천물은 마그네슘보다 칼슘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토피 등 피부염에 좋다고 한다. 여기도 가족을 위한 가족탕이 무려 27개나 있다. 커다란 욕조와 널찍한 목욕탕, 조그만 방에는 빗, 거울 등 간단한 미용 도구 등이 준비돼 있다. 몸에 좋은 온천수를 마음껏 쓸 수 있어 주말이면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이용객들이 많아 전화 예약이 필수.2시간 이용에 3만원.(031)-351-5322,www.baranspavis.com ●덕구온천 경북 울진 응봉산 자락에서 허연 연기를 내며 치솟는 물줄기가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자연 용출 온천으로 유명한 덕구온천의 스파월드는 기포욕, 보디마사지, 침탕 등의 시설을 갖춘 대규모 종합 스파 공간이다. 여기에 나무로 만든 히노키 욕조, 개인 사우나실과 편의 시설을 갖춘 조그만 방이 딸린 가족탕은 인기. 천연 나무로 만든 히노키탕에 칼륨, 칼슘 등 10여 가지 광물이 포함된 온천수로 가득 채우고 몸을 담그면 신경통이 싹 가신다.3시간 기준으로 3만 3000원부터 6만 6000원이며 스파월드도 이용이 가능하다.(054)782-0677,www.duckku.co.kr ●롯데오션캐슬 바다의 정취와 스파의 즐거움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안면도 오션캐슬. 탁 트인 꽃지해변 한 가운데에 위치한 노천탕 ‘선셋 스파’에 몸을 담그면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다. 멋진 일몰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이곳만의 자랑. 여기에는 좀 독특한 공간이 있다. 가족이나 연인을 위한 ‘파라디움’. 인공적으로 조림된 울창한 나무숲에 커다란 자쿠지, 선탠 베드가 있으며 나무로 문을 만들어 외부와 차단돼 가족끼리 오붓하게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4인 가족이 사우나와 파라디움을 이용하는데 1시간에 6만원.(041)671-7000,www.oceancastle.co.kr ●대나무 건강랜드 대나무로 유명한 전남 담양에 위치한 대나무 건강랜드는 죽염과 대나무를 이용한 온천수를 느껴 볼 수 있는 곳. 특히 가족탕에는 대나무숯분말, 죽초액, 자스민분말, 쑥분말, 허브분말 중 하나를 입욕제로 선택할 수 있어 건강하고 상쾌한 목욕을 즐길 수 있다.3시간 기준으로 2만5000원.(061)383-0001,www.bamboohealthland.com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5) 미국·유럽으로 간 차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5) 미국·유럽으로 간 차

    눈 덮인 일지암에 새해들어 반가운 손님이 왔다. 자우홍련사 툇마루 앞에 흰 눈 속을 뚫고 홍매화 한 송이가 핀 것이다. 순백의 눈 위로 피어난 홍매화 한 송이는 마치 하늘에서 천리향을 품고 내려온 선녀처럼 아름답다. 자우홍련사 툇마루를 따라,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춤추는 풍경을 따라 홍매화향은 천리 만리를 가며 고통스러운 삶에 부대끼는 중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쉬게 한다. 부글부글 끓는 찻물을 하얀 백찻잔에 따라 다시 찾아온 홍매화에 헌다한다. 다시 이곳을 찾아와 생명의 거룩함을 알리는 그 홍매화는 늘 나를 일깨운다. 생명을 피워내기 위한 거룩한 고행이 모든 삶의 첫 출발이라고. 그런 점에서 홍매화는 긴 겨울 안거를 지내며 내 삶의 영혼을 피워올리는 부처인 것이다. 홍매화는 또 땅속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봄의 소리를 전해주는 전령사다. 겨울이 가고 곧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가시가 촘촘히 배어난 앙상한 홍매화의 굵은 마디들은 이리저리 굽어지고 휘어지며 세월의 연륜을 안으로 품고 있다. 휘어지며 굽어지며 볼품없는 세월의 연륜을 쌓아가고 있는 매화는 동토의 땅에서 그 무엇도 흉내낼 수 없는 찬란한 생명을 피워낸다. 차도 마찬가지다. 초의스님은 동다송의 맨 첫장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하늘이 이 신령스러운 나무를 귤나무의 덕과 짝지었으니, 천명대로 옮기지 않고, 남쪽에서만 자란다네. 우거진 잎 모진 추위와 싸우며 겨우내 푸르고 서리에 씻겨 가을 정취 풍기는 하얀꽃, 고야선녀의 흰 살결처럼 고우며 염부단금 같은 황금꽃술 맺혔네.” 차 역시 긴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며 우리 삶의 일상 속으로 걸어들어온다. 우리가 걸어온 차의 역사는 그런 점에서 많은 일화와 신화를 남기고 있다. 동양에서 꽃핀 차문화는 지금 어디까지 걸어가고 있을까. 매우 궁금한 대목 중 하나다. 중국에서 싹튼 차는 한국을 지나 일본을 건너 지금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해 있다. 현대 기술문명의 이기 속에서 고도로 발달한 철학적 사유체계를 가진 문명이 탄생할 것이라는 서구철학은 그 한계와 모순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디지털적 사유, 고도로 발달한 생명공학은 인간의 이성을 싹트게 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스러운 욕망을 극대화하는 개인문명으로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유럽과 미국의 지식인 그룹들은 동양의 철학 속에서 인류문명의 새로운 이정표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티베트불교, 일본불교, 그리고 한국의 선불교가 미국·유럽의 명문대학에서 연구되고 있는 것은 그같은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지식인 그룹들은 실천적인 불교식 명상에 익숙해지고 있다. 선원과 명상센터를 찾아가 직접 체험하며 새로운 문명과 호흡하기에 여념이 없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서구는 상위문명이요 동양은 하위문명이라는 도식적인 문명론의 환상이 깨지고 자연과 인간, 더 나아가 우주와 함께 유동하는 삶으로서 동양문명에 대해 서구의 지식인들이 환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매우 실천적이다 못해 체험적이기도 하다. 얼마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도서전은 그같은 현상을 매우 잘 반영하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의 선(禪)과 차(茶)를 제일과제로 선정해 세계 최대규모의 도서전에서 선보이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그들의 결단은 대성공을 거뒀다. 현지 언론뿐만 아니라 참여한 전 언론의 관심사가 바로 선과 차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선을 통해 차를 배우고 있다. 얼마전 독일에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한국의 차를 보급할 수 있는 차카페를 만들어보겠다는 전화가 왔다. 그곳은 일본인들이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고 일본 차문화를 보급했던 곳이다. 일본은 그 도시재정의 대부분을 담당할 정도로 오랫동안 산업적 성과를 그곳에서 거두고 있다. 일본의 거리에 독일인과 일본인들을 위한 차카페를 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 지인의 생각은 단순하고 명쾌했다. 일본의 차문화가 독일인들과 현지 일본인들에게 호응을 받았다면 그보다 더 아름답고 훌륭한 한국의 차문화 역시 하나의 문화로 호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20년 넘게 무역업을 하고 있는 그는 한국 차문화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재원을 투자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독일뿐만 아니다. 프랑스, 영국에서 차는 이미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단지 그 문화의 흐름을 주도할 주도적인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는 지금 유럽과 미국인들 사이에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그들의 문화 속에서 어떤 형태로 재편되어 자리잡아야 하는가는 문화전파자들의 몫이라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으로 차는 어떻게 전파되었을까. 한가지 유념할 것은 우리와 다르게 유럽과 미국의 차는 역사를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유럽에 차가 보급된 것은 17세기 당시 가장 활발한 무역업을 하고 있던 네덜란드인들을 통해서다. 중국의 차가 처음 보급될 무렵 유럽사회는 물과 술을 주음료로 하고 있었다. 당시 유럽에서 술의 피해는 심각할 정도였다. 유럽 차 보급은 영국 왕실에서부터 시작됐다. 영국의 찰스 2세에게 시집을 간 캐서린 공주는 술에 취하는 악습을 없애기 위해 차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캐서린 공주는 차의 좋은 점을 알리기 위해 ‘티파티’(차회)를 열었다. 캐서린 공주의 차회는 당시 상류사회의 부인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낮밤을 가릴 것 없이 술에 취해 사는 상류사회의 문화에 그 부인들은 진저리를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술 없이 담소를 나누며 교류를 이끌어가는 ‘티파티’는 삽시간에 유럽 상류사회를 휩쓸었다. 당시 상류사회의 중요한 소통수단인 티파티는 결국 주류문화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 폐단도 만만치 않았다. 당시 일본의 다도의례를 흉내낸 상류계층의 티파티가 고비용이 드는 호화로움의 극치로 치달았던 것이다. 마치 일본 막부시대 때 황금찻잔을 만들어 화려하다 못해 퇴폐적인 찻자리를 낳았던 것처럼 유럽의 티파티도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1997년 미국의 라이프지가 선정한 지난 1000년간의 100대사건 중 차의 유럽 전래가 보여준 삶의 패턴변화가 28위로 꼽혔다는 사실이 이같은 변화를 입증한다. 차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역사는 바로 고속범선의 출현을 앞당겼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차의 수요가 급증하자 그 운반 속도문제 해결이 큰 고민거리였다. 당시 중국남부에서 인도양을 지나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을 북상, 런던으로 오는 무역로는 1년 내지 1년반의 기간이 걸렸다. 긴 항해는 차의 맛을 변질시켰다. 그럼에도 차값은 그 폭발적인 수요를 견디지 못해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것이다. 상인들이 이같은 호재를 놓칠 리 없었다. 범선의 개량에 들어간 것이다.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선체를 늘씬하게 하고 바람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돛대와 돛을 키워버린 것이다.‘클리퍼’라 불렸던 이 범선의 출현은 중국과 런던을 오가는 기간을 단 100일로 줄여버리는 신기원을 이룩해냈다. 당시 가장 빠른 범선은 하루에 무려 800㎞를 항해하는 놀라운 일을 해내기도 했다.19세기 중엽에는 ‘차 빨리 운반하기’경쟁이 생길 정도였다. 코스는 늘 똑같았다고 한다. 중국을 출발해 동중국해를 남하하고 인도양을 지나 남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을 거슬러올라가 아조레스 제도를 지나 런던으로 들어온 후에 예인선에 끌려 템스강을 올라와서 선착장에 누가 먼저 찻짐을 내리는가 하는 경쟁은 몇 분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빨랐던가를 알 수 있다. 차가 또 미국 독립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빠뜨릴 수 없다, 18세기 중반 신대륙의 개척자들은 영국정부가 그들에게 부과하는 과도한 세금에 대해 큰 불만을 갖고 있었다. 신대륙의 개척자들은 영국의 화물선이 주로 입항하는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무거운 세금에 대해 엄중한 항의를 계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재정의 중요한 창구였던 동인도회사의 경영난을 덜고자 새로운 관세조치인 ‘차조례’를 발표했다. 당시 신대륙의 개척자들에게 차는 섬유 공산품 다음으로 많이 수입되는 중요한 품목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그들은 ‘차조례’를 악법으로 규정하고 광범위한 반대운동을 펼쳐나갔다. 그 운동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주요항구에서 차가 내리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당시 차는 주요무역품으로서 매우 값비싼 것이기도 했다. 신대륙 개척자들은 보스턴항에 정박해 있던 배를 습격,350여개에 이르는 차 상자를 바다에 던져버렸다. 이에 영국정부는 영국의회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하고 보스턴항을 폐쇄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정부와 식민지간의 갈등은 마침내 1775년 무력충돌로 이어졌고 이듬해 대륙회의는 독립선언을 발표해 본격적인 독립전쟁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차는 이렇게 유럽과 미국사회에 전해졌으며 그후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유럽사회에 차가 본격적인 문화로 자리잡지 못한 것은 커피의 전래때문이다. 커피는 복잡한 의례를 행할 필요없이 즉석에서 마실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산업기술문명과 결합했고 지금도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차는 지금 또다시 새로운 문화로, 음료로 미국과 유럽에 진출하고 있다. 그 문화의 형태가 어떤 형태로 변화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차는 하나의 정신문화로서 동서양을 떠나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매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단순한 공간과 문화의 수출이 아닌 차의 정신, 곧 현대적인 삶의 긴장감을 해소하고 삶의 공동체를 다시 회복하는 정적인 문화로서 차가 자리매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차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차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은 새로운 영역의 확대에 눈을 떠야 하며 긴 안목으로 세계의 차시장을 바로 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차가 21세기의 새로운 대체음료로서 각광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 中·英 아편전쟁 발단은 차분쟁 차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은 매우 많다. 아주 우화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신화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봤듯 차는 하나의 삶을 바꾸는 문화로서 역사를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영국과 중국이 벌인 아편전쟁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영국의 국운이 걸린 한판 전쟁이기도 했던 아편전쟁의 숨은 공신이 바로 차다. 차인의 입장에서 볼때 아편전쟁을 차의 전쟁으로 불러도 될 정도로 아편전쟁의 핵심은 차 였기 때문이다.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영국은 19세기 동인도회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다원을 조성하기 시작한다. 중국을 중심으로한 차시장 분할에 영국이 직접 뛰어든 것이다. 영국은 동인도회사를 주축으로 삼아 인도에 대규모의 근대적 다원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것은 중국이 세계적인 차시장에 대해 갖는 독점적인 지위를 깨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체제를 갖추기 전까지 중국은 세계 차시장에서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누리고 있었다. 당시 중국은 무역의 주 결제수단으로 은을 사용했다. 차 주수입국이었던 영국은 엄청난 양의 은 결제수단을 찾지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영국정부가 고안해낸 것이 바로 아편 무역이었던 것이다. 영국은 중국인들에게 아편을 팔면서 그 결제를 모두 은으로 했고 그 은을 다시 청나라에 결제해주었다. 중국은 차를 팔아 아편을 사게된 것이었다. 이같은 사실을 안 청나라 정부는 그 같은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청나라 정부는 임금의 특명을 받은 임칙서를 광주로 파견, 영국 상인들로부터 아편 2만상자를 압수해 주강 하구의 해변에서 석회를 부어가며 20여일에 걸쳐 바다 속에 수장시켜버렸다. 이 사건으로 영국과 중국은 아편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전쟁 결과 청나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게 된 것이다. 차를 대부분 중국에 의존해야 했던 유럽에서는 직접 차를 재배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이어졌다.1823년 스코틀랜드 기지 사령관이었던 부르스는 인도의 북동쪽 아셈지방에서 자생하는 차나무를 발견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만 차나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같은 사실을 뒤집은 아셈지방의 자생적 차나무에 대해 유럽은 열광했다.1834년 차위원회를 결성, 인도에서 차를 재배키로 결정한다. 그때부터 유럽은 자체적으로 차를 생산할 준비를 한 것이다. 세계는 지금 인류의 건강과 정신을 책임질 수 있는 신음료인 차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동양도 마찬가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차의 전쟁이 동양의 대표 삼국인 한국, 중국, 일본 사이에서 벌어질 양상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과 일본의 차 음료 개발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도 이같은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 [Leisure+α]

    [Leisure+α]

    ■ 전시회 ●머리가 좋아지는 체험 전시회 겨울 방학을 맞아 국내 최초로 수수께끼와 퍼즐 등을 주제로 한 ‘머리가 좋아지는 체험전시회 IQ 뮤지엄 in City´ 가 신년 2일부터 3월1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열린다. 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아트아크, 와일드옥스 엔터프라이즈가 주관하는 전시회에는 몽골국제 지성박물관에서 소장중인 1억원의 상금이 걸린 ‘악마의 퍼즐’과 독일에서 건너온 1억원짜리 테디베어, 앤틱퍼즐, 희귀퍼즐,IQ테스트 도구, 불가능 물체 등 1000여점이 전시된다. 또 손으로 직접 만져보며 지능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체험 이벤트도 열린다. 악마의 퍼즐은 울란바타르를 상징하는 동물 거북으로 만든 퍼즐로 워낙 난이도가 높아 10분 이내에 풀면 10만달러를 주겠다는 약속이 걸려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전 세계 7명만이 그 비밀을 알고 있는 병속의 화살과 세계에서 가장 많은 1만 8000조각으로 이뤄진 직소퍼즐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전시장내 지정된 퍼즐과 악마의 퍼즐을 푸는 이에게는 황금 테디베어를 준다. 입장료는 성인 7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이며, 개장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다.(02)2000-9773. ■ 놀이동산 ●아듀 2005, 웰컴 2006 롯데월드(www.lotteworld.com)는 연말연시를 맞아 인기가수 초청콘서트와 불꽃놀이, 고객들이 참여하는 전통 민속놀이 한마당이 열린다. 31일 밤 8시에는 야외 매직아일랜드에서 펼쳐지는 2005발의 화려한 불꽃놀이쇼, 실내 어드벤처에서는 인기가수와 함께하는 버라이어티쇼 ‘아듀 2005, 웰컴 2006’밤 10시부터 자정까지 두시간 동안 열린다. 또한 자정이 되면 고객들의 손에 촛불을 나눠주고 카운트 다운을 다함께 외치며, 실내 어드벤처 상공으로 화려한 불꽃의 향연이 펼쳐진다.31일은 어드벤처가 새벽 0시30분까지 오픈시간을 연장한다. 새해가 열리는 1일에는 인기가수 초청콘서트와 고객참여 전통 민속 놀이 한마당이 오후 3시부터 밤 7시까지 하루종일 신명나게 분위기를 돋운다. 또한 한해의 건강과 행운을 소원지에 적어 소원나무에 걸어보는 ‘소원지 걸기’를 비롯해, 새해 운수를 봐주는 ‘운수대통 병술년’, 가족 사진을 가져오면 가족 기념일을 표시하여 특별한 가족만의 캘린더를 드리는 ‘2006년 캘린더를 드립니다’등 다양한 참여 이벤트가 풍성하다.(02)411-2000. ●영화속 애견여행 서울랜드(www.seoulland.co.kr)는 개띠해를 맞아 진돗개, 풍산개 등과 마약탐지견, 인명구조견 등 다양한 개들이 만날 수 있는 애견전시장,101마리 달마시안, 베토벤 등 영화속에 등장한 개들을 모아놓은 ‘영화속 애견여행’ 등 다양한 개들을 전시하며 경찰견 훈련 시범과 도그댄스, 아질리티, 디스크도그 등 애견 전문 훈련 시범을 선보이는 ‘애견 시범 이벤트’ 등 여러가지 ‘개판(?)’이 펼쳐진다. 또한 개띠 관람객에게는 자유이용권을 정상가보다 5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할인혜택을 준다.(02)504-0011. ●이색적인 물고기 달력 코엑스 아쿠아리움(www,coexaqua.co.kr)이 2006년 병술년 새해를 맞아 이색적인 입체 대형 달력수조를 만들어 전시한다.‘생생 살아있는 달력’은 열두 달에 딱 어울릴 만한 12종류의 다양한 물고기들을 넣은 12개의 대형 수조로, 일명 살아 있는 대형 물고기달력으로 만들었다. 또한 새해 1년 동안 매일매일 한 커플씩 무료 초대하는 ‘으샤으샤 365’이벤트는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방문하기 20일전 홈페이지에 신청을 하면 매일 한 커플씩 선정해 이용권을 나누어준다.(02)6002-6200. ■ 국내여행 ●겨울나기 민속체험 한국민속촌(www.koeanfolk.co.kr)은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온 가족이 함께 조상들의 삶과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겨울나기 풍속을 체험해 보는 ‘겨울나기 민속체험 한마당’을 오는 2월5일까지 진행한다. ‘초가집 온돌방 체험’에서는 아빠가 직접 아이들과 함께 따뜻한 온돌방안에서 팽이, 제기, 윷, 연 등을 만들어보는 민속놀이 도구체험과 짚을 이용해 짚생활품을 만들어 본다. 추운 겨울 찬바람에도 해질녘까지 놀던 얼음썰매타기, 팽이치기, 널뛰기, 윷놀이 등 ‘겨울민속놀이 체험’, 야외 화덕에서 할아버지가 구워주는 ‘군고구마 먹기’ 등 다채로운 민속체험 행사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031) 288-0000. ●함상공원 어린이 입장객 무료 보험 가입 삽교호 함상공원(www.sgmarinepark.co.kr)은 어린이 고객을 대상으로 겨울방학동안(1월∼2월 초) 얼굴에 상처가 났을 때 500만원 상당의 수술비를 지원하는 ‘얼굴 안심보험’을 무료로 가입시켜 준다.(041)363-6960. ●눈꽃 기차여행 상품 판매 철도공사(www.korail.go.kr)는 오는 2월까지 순백의 낭만과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눈꽃 기차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상품은 당일, 무박2일,1박2일 등의 일정으로 눈꽃축제로 유명한 태백산과 소백산, 내장산, 덕유산, 마이산, 대둔산 등 아름다운 전국 겨울산의 눈꽃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연계 관광지를 함께 둘러볼 수도 있다.1544-7788. ●포커스투어, 골프구단 창단 최단기 외국인 유치 1위를 기록해 2000만달러 획득 관광진흥탑을 수상한 포커스투어(www.focustours.co.kr)는 골프의 한류화를 위해 여행업계 최초로 골프 구단을 창단한다.‘포커스 클럽’이라는 골프구단에는 아마추어 유망주인 박진오(28·서울대)와 KPGA 투어인 오현우(26·경희대) 등이 참여하며, 훈련 경비를 지원받게 된다.(02)730-4144. ■ 해외여행 ●유럽 왕복 70만원 특가 에미레이트 항공(www.emirates.com/korea/kr)은 오는 1월15일까지 발권하고,2월에서 3월말까지 유럽 20개 도시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왕복항공권을 70만원(세금별도)에 판매하는 ‘유럽 노선 조기발권 특가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항공편은 두바이를 경유하며, 왕복 중 1회 두바이 스톱오버가 가능하다.(02)779-6999. ●마일리지로 온라인 쇼핑 루프트한자 독일항공(www.lufthansa-korea.com)은 유러피언 패션 및 인테리어 제품 전문 통신판매회사인 두산OTTO와 제휴를 맺고, 지난 20일부터 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두산OTTO 온라인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서비스 개시를 기념해 오는 6월12일까지 루프트한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등록하여 인천∼유럽 왕복 항공편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에게 3333마일의 보너스 마일리지를 추가로 제공한다.(02) 3420-0426. ■ 패션&뷰티 ●스위스퓨어 허벌밀크 바디라인 스위스퓨어(www.swisspure.co.kr)는 피부를 촉촉하고 탄력있게 가꿔주는 ‘허벌밀크 바디’ 5종을 출시했다. 보습효과가 뛰어나고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올리브 허바밀크, 마카다미아 허바밀크가 들어있다. 샤워크림, 보디 밤, 보디버터, 핸드 앤 네일·풋 앤 힐 크림 등으로 구성.7000∼1만 1000원선.080-080-4936. ●LG패션, 초대형 멀티매장 오픈 LG패션이 서울 명동에 300여평 규모의 ‘TNGT 라푸마 헤지스 멀티매장’을 열었다.1층은 라푸마와 헤지스,2층에는 신사복 TNGT,3층은 고객을 위한 컨벤션룸이다. 명동 멀티매장 오픈을 기념해 선착순 고객 6000여명에게 보디용품, 수첩, 손수건, 양말 등을 선물한다. 라푸마는 학생증을 제시한 고객에게 가방을 20% 할인 판매한다. ●이스트팩, 고객 참여 이벤트 플랫폼은 국내 최고의 스노보더 축제 ‘POP 스노보드 캠프’프로그램에 구매고객을 초청한다. 이스트팩 제품을 착용한 코디 사진이나 캠프에 참여해야 하는 재미있는 사연을 새해 1월10일까지 보내면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3박4일(1월16∼19일·참가비 15만원 상당) 무료 참가 기회를 준다. 접수는 홈페이지(ieastpak.co.kr), 발표는 1월12일쯤.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파티 캘빈클라인은 최근 서울 광장동 W호텔 우바에서 2006년 봄·여름 언더웨어 패션쇼와 파티를 열었다. 캘빈클라인 언더웨어는 365·프린티드 시머·XT·애니메·플러터·실크 터치·프로메시 등 세련된 도시 감성과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은 다양한 신상품을 선보였다. ■ 지금 스키장에서는 ●현대성우리조트에서는 31일과 새해 첫날인 1일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31일 슬로프 에이프런 특설무대에서 밤11시부터 국내 정상급 가수(쥬얼리, 서지영,VOS)의 화려한 노래와 춤이 새해까지 이어진다. 또 오색의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하얀 슬로프를 달리는 30여명의 스키강사의 횃불스키 공연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1일 오후 7시부터는 레크리에이션 센터 3층 체육관에서 ‘웃찾사와 함께하는 개그파티’가, 또 술이봉 정상 휴게소에서 1일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해맞이와 무료 토정비결, 자신의 소원을 적은 소원지를 나무에 걸어 태우는 소원빌기 등 다양한 행사가 기다린다. (033)340-3000,www.hdsungwoo.co.kr ●강촌리조트는 31일 길건, 디바 등의 흥겨운 공연과 자신의 소원을 가득 담은 ‘소원 풍선 날리기’, 불꽃쇼, 캠프파이어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033)260-2000,www.gangchonresort.co.kr ■ 관광청 소식 ●밴쿠버 레스토랑 페스티벌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관광청 한국사무소(www.hellobc.co.kr)는 오는 1월20일부터 2월2일까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洲)의 밴쿠버에서 ‘레스토랑 릴레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밴쿠버 일대의 144개 레스토랑에서 펼쳐지는 행사는 전채요리, 메인요리, 디저트 등 세가지 코스로 구성된 디너메뉴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특산 와인인 BC VQA를 1인당 15·25·35달러 등 3가지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02)777-1977. ■ 호텔&외식 ●흥겨운 파티와 함께 새해를 31일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 다운 파티가 호텔마다 각양각색의 테마로 열린다. 다양한 선물도 받고, 파티도 즐겨보자. 롯데호텔 월드의 프리미엄 브루어리펍 ‘메가씨씨’(02-411-7421∼2)는 저녁 8시30분부터 새벽 1시30분까지 ‘뉴 이어 이브 카운트다운 파티’를 연다. 비디오 아트쇼, 클럽 DJ의 댄스파티,7인조 밴드 랩처의 라이브음악 등이 펼쳐진다. 추첨을 통해 다양한 호텔 상품 경품도 증정할 예정.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테마 파티의 선두주자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제이제이 마호니’(02-799-8601)는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2006년을 향한 제이제이의 특급열차’를 주제로 파티를 연다. 불꽃놀이와 레이저쇼, 베스트 커플 콘테스트, 해외 항공권과 숙박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환영 음료, 강아지 캐릭터 인형, 크리스피 크림 도넛과 일리 커피 등이 무료. 입장료는 예매시 4만 5000원, 당일 구입 5만원.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클럽 ‘아레노’(02-317-3244)는 금빛으로 장식한 클럽에서 함께 하는 ‘황금마스크 파티’를 연다. 또 영국 스타일 바 ‘오크룸’(02-317-3234)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 파티’를 준비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의 카운트다운 파티는 댄스와 함께 한다.‘헌터스 터번’(02-559-7619)에서 저녁 8시부터 필리핀 밴드의 연주와 함께 흥겨운 댄스 파티를 즐길 수 있다. 객실 상품권, 와인 등 다양한 행운 상품을 마련했다. 입장료 1만원, 드레스코드는 빨강.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오후 6시부터 페임, 캣츠, 그리스, 시카고 등 유명 뮤지컬의 한장면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공연도 즐길 수 있다.5만 5000원에 무제한 생맥주와 음료, 뷔페 식사 등이 제공된다. 새해의 타종이 울리는 순간 샴페인 샤워로 새해를 맞이한다.(02)317-0388.
  • 단풍길 걸으며 ‘훌훌’

    단풍길 걸으며 ‘훌훌’

    어느 해 가을이었습니다. 덕수궁 길을 함께 걷자던 친구를 따라 나섰습니다. 가로등에 비친 낙엽을 밟으며 떠난 그녀가 생각난다던 그 녀석의 말을 듣고는 여자 친구가 생기더라도 덕수궁 길만은 걷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초가을 평년기온이 높았던 탓에 올가을 단풍은 예년에 비해 5∼6일 늦어진다고 합니다. 서울은 지난 18일쯤 북한산 정상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해 11월 초·중순 절정을 이룬다고 합니다. 단풍이 드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기온이 섭씨 5도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광합성을 통해 푸른 빛을 내는 엽록소 활동이 줄어듭니다. 대신 나뭇잎 속에 있는 고유한 색소 성분이 드러납니다. 노란색소인 카로틴 성분이 많으면 노란 단풍이, 붉은 색소인 안토시안이 많으면 붉은 단풍이 든답니다.9월이후 기온이 빨리 낮아지고 맑은 날이 많으면 빛은 더욱 또렷해집니다. 어느덧 단풍이 제법 들었습니다. 단풍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간혹 서운하고 분했던 마음을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접어봅니다. 쌓인 낙엽을 눈처럼 흩뿌리며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을 되살려봅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잡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 때문인지 낙엽을 잡으려 팔을 뻗어보는 사람들도 제법 눈에 띕니다. 단풍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절망과 희망, 슬픔과 기쁨이 교차되면서 그렇게 울긋불긋 물들어가나 봅니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직접 걸어본 서울의 단풍코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알록달록한 단풍 옷을 입은 설악산이 부르는 손짓이 들려오는 듯하다. 낙엽 떠다니는 호수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은 고요한 물결을 타고 상념에 잠길터. 하지만 녹록지 않은 사정 탓에 도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은 어디서 스산한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정겨운 고궁 옆 돌담길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지류를 따라 가을을 손짓하는 가로수를 벗 삼자. 설악산만큼 화려하고 호수만큼 고요하진 않아도 설익은 붉은 단풍과 빛 바랜 듯 노르스름한 은행잎이 은은하게 가슴을 물들여 올 것이다. 단풍 아래를 걸을 때면 누구나 한 박자 천천히 걷게 된다. 그동안 보내온 한 해와 다가올 한 해가 머릿속에서 교차되는 것도 이 때쯤부터인지…. 서울인 팀이 직접 걸어 본 ‘강추’ 단풍 도보코스를 소개한다. ●‘가을’하면 덕수궁 돌담길 “가을이 왔습니다.”라는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배경 화면으로 꼭 등장하는 덕수궁 돌담길. 너무 유명해서 식상할 것 같지만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을 만큼 매력적인 거리다. 대한문에서 정동 입구까지 이어지는 900여m 구간이 모두 보행자 위주로 꾸며져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차량의 방해 없이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이제 막 붉게 달아오른 단풍과 노릇노릇하게 변해가는 은행잎이 첫 사랑의 풋풋한 설렘을 느끼게 한다. 낙엽이 살포시 떨어진 기왓장 밑 담벼락에 기대 서면 뮤직 비디오의 주인공이라도 된 기분이다.‘함께 걷고도 깨어지지 않을’ 굳건한 사랑을 약속한 연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 느린 걸음으로 20∼30분이면 둘러볼 수 있지만, 중간중간 나타나는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극장에 들러 전시, 공연 등을 구경하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지하철 2호선 시청역 1번 또는 2번 출구로 나오면 대한문에서 출발할 수 있다. ●청와대 앞 길, 살벌해? 아니 한가해 같은 돌담길이지만 좀 더 특별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특별한 그 분’이 다니는 곳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파란 지붕이 올려다 보이는 ‘청와로’가 그곳이다. 경복궁 돌담을 따라 삼청동까지 연결되는 1㎞길에 은행나무 152주가 쭈욱 들어서 있다. 청와대 정문 옆 입구부터 삼청동 총리 공관쪽 출구까지 삼엄한 경비 인력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경비 요원들의 날카로운 눈빛과 따사로운 은행나무의 노란 빛깔이 묘하게 교차한다. 찔릴게(?) 없는 민간인이라면 여유로이 낭만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은은한 가을 햇살과 바람결에 사각거리는 낙엽 소리에 흠뻑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장 그늘에 가려 푸른 빛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나무들과 햇빛을 받아 노랗게 물든 잎사귀들이 조화를 이룬다. 삼청동 골목으로 빠져나오면 고풍스러운 갤러리들과 맛깔스러운 음식점들이 기다리고 있다. 와인이나 차 한 잔을 음미하고 경복궁까지 거닐면 두∼세 시간도 부족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효자동 사거리 방면으로 15분정도 걸어 올라가면 된다. ●중랑천 제방길, 단풍 보며 건강도 챙기고 중랑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단풍을 보러 굳이 시내까지 나오지 않아도 된다. 도봉·성동·동대문구 등 중랑천을 끼고 있는 자치구들은 한결같이 ‘중랑천 제방길’을 최고의 단풍과 낙엽 길로 꼽는다. 서울 시계 밖을 흐르는 부분 700m를 빼면 총 길이 19.3㎞. 걷기에는 부담스러운 거리지만 자전거를 이용하면 서 너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은행나무, 단풍나무는 물론 이름 모를 수십종의 나무들이 물가를 화려한 색깔로 수놓는다. 특히 도봉구청 옆 중랑천변에는 허리 돌리기, 아령, 철봉 등이 곳곳에 마련돼 있어 운동을 하기에도 좋다. 해질녘 운동으로 몸을 풀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낙엽길을 거니는 사람들에겐 보약이 따로 필요 없어 보인다. ●밤이 더 좋은 위례성길 공원의 산책로도 빼놓을 수 없다. 올림픽공원 서쪽길의 단풍길도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곳이 처음 생긴 것은 이름 그대로 1988년 즈음이다. 벌써 20년 가까이 됐다. 그동안 인공적인 키 작은 나무들은 무성하게 가지를 뻗은 ‘청년’으로 자랐다. 이곳 단풍은 낮보다는 밤에 더 아름답게 빛난다. 위례성길을 오가는 자동차들이 뜸해질 무렵, 노란색 은행잎과 울긋불긋한 단풍잎은 희뿌연 가로등빛에 호젓하게 젖어든다. 올림픽공원의 나무와 잔디들이 뿜어내는 풀냄새들도 코 끝에 내려앉는다. 연인과 함께라면 금상첨화. 비록 혼자라도 한 시간 남짓 이곳을 따라 걷다 보면 고즈넉한 단풍길 밤산책에 푹 빠지기 충분하다. 운동하기에도 그만이다. 송파구 전역으로 연결된 자전거도로도 이곳을 지난다. 서쪽길에서 올림픽공원을 횡단해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오금동∼거여·마천동까지 이어지는 조깅코스도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의 절경, 산으로 좀 더 울창한 단풍길을 원한다면 주말 중 하루를 시간 내 서울의 산을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 아차산 생태공원∼워커힐 호텔 사이 아차산길은 차량통행이 많지 않고 보도가 목재 데크로 되어 있어 가족 단위 가을 나들이 코스로 적당하다.1㎞구간에 걸쳐 단풍나무·벚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관악산은 입구가 절경이다. 주차장에서 제2광장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으로 오색찬란하기까지 하다.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는 청계산 단풍은 서울대공원 앞 호수와 어우러진다. 매일 숨 고를 새 없이 바쁜 도시인들에게는 단풍이 물든 가로수 아래를 걷는 것마저 사치일 수 있다. 달리는 차 속에서 차창 너머 울긋불긋 물든 가로수를 향해 손 한번 뻗어보는 것만으로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화랑로 가로수 터널 화랑로 태릉입구에서 삼육대학교 사이 8.6㎞는 서울에서 가장 긴 가로수 길이다. 길을 따라 1200그루의 버즘나무와 은행나무 등이 빽빽하게 심어져 있는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차량 흐름이 원활한 때 이곳을 지나면 마치 한적한 교외에 나온 느낌이 날 정도. 창을 열고 한껏 공기를 들이마셔도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한치 흐트럼 없는 육사 생도들과 인근 대학의 여대생들이 멋쩍은 모습으로 지나치는 모습을 보면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간혹 길가를 따라 배나 사과·포도 등의 과일을 보다 저렴하게 판다는 주변 농장의 표지판도 정겹게 느껴진다. ●서울대입구·낙성대 일대 은행나무길 관악산에 오르기 전부터 단풍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서울대입구 전철역에서 서울대학교 정문에 이르는 1㎞ 구간을 따라 은행나무 443그루가 심어져 있다. 관악산 자락과 이어져 있어 단풍 빛깔이 도심에 비해 훨씬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고갯길 정상부에 이르면 서울대 구내 순환도로와 관악산 정상까지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모습을 볼 수 있다. 약간의 통행료를 지불하더라도 정문으로 서울대학교 구내로 진입해 학교를 일주한 뒤 낙성대길로 넘어가는 코스도 추천한다. ●색다른 메타세쿼이아·느티나무 단풍 강남구 영동2∼6교 사이 양재천길 2.8㎞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메타세쿼이아길이 펼쳐져 있다. 노르스름하게 물드는 단풍이 이국적이다. 서초구 염곡사거리∼헌인마을 사이 헌릉로 8.4㎞는 서울에서 두번째로 긴 가로수 길이다. 느티나무 단풍과 낙엽이 아름답다. 해마다 봄이 되면 여의도 벚꽃 축제가 열리는 윤중로는 왕벚나무 낙엽과 단풍으로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넉넉지는 않지만 가을이 결실의 계절임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있다. 중랑구 묵동교∼장안교 5㎞ 구간에는 약 1000그루의 감나무가 식재돼 있다. 관악구 낙성대길(낙성대 입구∼서울대 후문)과 단감나무길(신림8동∼신도브래뉴 아파트), 양천구 안양천길, 성북구 석관로 등 4곳에도 감나무길이 만들어져 있다. 감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고 다 자란 모습이 아름다워 최근 가로수로 애용되는 수목 가운데 하나다. 강동구 성내길(신명초교∼길동생태공원)에서는 노랗게 익은 모과나무 67그루를 만날 수 있다. 이두걸 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 서울 가로수 모두 27만7000그루 굳이 먼 곳을 찾아나서지 않더라도 서울 주변에서 단풍을 느끼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서울에 심어진 가로수 대부분은 계절에 따라 잎을 드리웠다 떨구는 낙엽수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 심어진 가로수는 모두 27만 7000여그루다. 이 가운데 은행나무(11만 6628그루)와 버즘나무(9만 8065그루)가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그 외에 느티나무, 벚나무, 회화나무 등이 가로수로 많이 이용된다. 이들은 우리나라 기후와 토양에 잘 자라고 환경오염 저감, 기후조절의 기능도 탁월하다. 가로수가 심어진 역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가로수 형태의 상형문자를 사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정조 3년(1779년) 능원 주변에 심어진 가로수 형태의 나무를 벌채하지 말라는 명령이 있었음이 전해진다. 고종 32년(1895년)에는 내무아문에서 도로 좌우에 나무를 심을 것을 시달하는 기록도 전해진다. 가로수의 기능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현재 위치나 바람의 방향·세기 등을 알려주고 인도와 차로를 차폐하는 등 도로교통의 안전성과 쾌적성을 제공한다.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가꿔주는 동시에 도시의 대기와 기후를 개선시키는 역할도 한다. 일반적으로 가로수 한그루는 4∼7명이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기온을 3∼7℃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로수 한그루가 50년간 생존한다고 가정하면 한그루당 최소 1억 4000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낳고있는 셈이다. 이렇게 ‘귀하신 몸’이다 보니 관리방법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가 전자관리를 하는 대표격이다. 강서구는 방화동 개화동길 메타세쿼이아 681그루에 전자칩을 넣었다. 무선으로 가로수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전자 식별장치에는 나무의 고유번호와 위치, 수종, 심은 날짜, 병력, 묘목출처 등이 기록돼있다. 관리자는 무선 조종장치로 가로수의 새로운 상태를 입력한다. 이 정보는 곧바로 구청 중앙서버에 전달돼, 나무 상태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조치를 취하게 된다. 고금석 서재희기자 kskoh@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1)일본 차의 유래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1)일본 차의 유래

    우리나라 가을이 마치 새빨간 화로에서 불꽃이 일 듯 아름다운 단풍의 계절이라면, 일본의 4월은 폭죽처럼 화려하게 터져버리는 벚꽃의 계절이다. 매년 4월이 되면 필자는 일지암 초의차문화연구원들과 함께 일본의 사스마야키를 방문해 차회를 연다. 사스마야키에는 14대 심수관가가 있는 곳이다. 우리는 그곳에 매년 초대되어 매화꽃이 휘날리는 아름다운 남중국해를 보며 차회를 연다. 일본과의 차회는 단순한 차회가 아니다.7년 왜란 속에서 치욕의 한을 안고 일본에 건너온 조선인 도공들의 혼과 넋을 달래는 것이다. 벚꽃이 휘날리는 화려한 생의 찬미와 그 이면에 깃든 우리 조선 도공들의 400년 아픈 넋을 눈물로 받아 차 한잔을 올리고 아득한 회한을 풀어내는 것이다. 겨우내 눈밭 속에 속눈을 감추고 누워 있던 초록 보리싹이 파릇파릇하게 피어날 때 떠나도 떠나도 머문 그 자리! 머물러 머물러 주저앉아도 시방을 떠도는 그 자리에 향긋한 차향에 실려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전해오는 도공의 혼들에 대한 귀향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일본은 참으로 가깝고 먼 나라이기도 하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차의 나라로 불린다.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핑퐁외교’를 했듯, 일본은 미국을 상대로 차외교를 했기 때문이다. 일본을 방문한 미국의 지도자들을 상대로 한 일본 지도자들의 차외교는 세계적으로 일본의 정신문화가 매우 높은 경지에 있음을 선전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일본차와 한국차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다. 먼저 일본에 차를 전래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동대사요록에 따르면 백제의 행기 스님이 차나무를 심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당시 일본의 문화는 매우 후진적이었다. 일본과 가까웠던 백제의 스님들이 그 문화를 전파한 흔적들이 기록들로 남아 있는 것은 그같은 사실을 잘 말해준다. 차와 그 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차의 원류는 ‘초암차’다. 초암차에 일본다도의 모든 것이 집약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일본다인들은 ‘와비’로 부른다.‘와비’는 우리말로 자득(自得), 한적한 정취, 소박하고 차분한 멋, 혹은 한거(閑居)로 설명할 수 있다.‘와비’는 부유한 귀족층이 많은 돈을 들여 호사를 자랑하며 물질적인 향락을 추구했던 것과는 반대로 가난함, 진지함, 청순함 속에서 화려함을 멀리한 정신세계를 추구했다. 당시 차인들은 한적한 곳에 소박하고 검소한 다실을 세우고 검박하고 자연스러운 조화를 추구했다. 이것이 바로 일본다도의 핵심인 ‘와비’의 정신이다. 일본차의 또다른 이야기는 바로 ‘말차’다. 일본 말차의 뿌리는 중국 송나라 때 황룡파에서 선을 배운 에이사이 선사다. 중국에서 선을 배운 에이사이는 당시 중국선가의 일반적인 차수행법이었던 말차법을 배웠다. 일본으로 귀국한 에이사이는 규수평호도 고춘원에 차의 모종을 심었을 뿐만 아니라 말차법도 함께 보급하게 되었던 것이다. 에이사이는 그가 모시던 가마쿠라 막부의 3대장군 미나모토 사네토모가 병에 걸리자 ‘끽다양생기’에서 말차를 “양생의 선약”이라고 하고 그 약용효과와 각성작용을 설명했다. 사네토모는 에이사이의 말차로 인해 그 병이 치료되자 일본의 ‘육우’로 받들여졌다. 에이사이 말차는 그후 그가 주석하던 가마쿠라 수복사, 교토 건인사 등 일본 선종사찰의 다례로 정착됐다. 말차의 보급은 에이사이에서뿐만 아니다. 당시 일본의 많은 승려들이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차를 접한 그들은 일본으로 돌아와 차 문화를 조금씩 뿌린 것이다. 일본 최초의 차밭인 ‘히요시다원’의 기록은 805년 일본 승려 사이초에 의해 전해진다. 당나라에 유학을 간 사이초는 중국 천태산에서 차의 묘목을 가져와 일본의 히에이산에 재배했다고 한다. 헤이안시대 에이추 선사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에이추는 사가천왕에게 전차를 바쳤고 천왕은 그에게 긴끼지역에 황실전용 다원을 만들도록 했다. 가마쿠라시대에는 송대에서 유행했던 투다, 즉, 차 겨루기가 있었다.1332년 서로 대립되는 사원측의 사람과 귀중한 소유물을 걸고 하는 차겨루기가 일상화됐다. 찻물을 마셔보고 결과를 적던 채점표가 있을 정도였다.‘태평기’에는 “대숙소에 일곱 군데를 꾸미고, 일곱 가지의 차를 갖추어, 칠백 가지의 내기를 거는 물건을 쌓고 일흔 모금의 본비차를 마신다.”는 기록이 있다. 투다가 얼마나 일상화되어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큰 차담기’(大茶盛) 풍습도 당시에 전해진다. 율종의 노장이었던 에이손 선사는 1239년 정월 보살도 정진을 마치고 차를 올린 뒤 그 차를 여러 스님들에게 마시게 했다. 이같은 다법은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는 서대사의 큰 차담기 시초가 됐다. 큰 차담기는 지름 30㎝가 넘는 큰 찻잔에 차를 담아 참가자들에게 마시도록 하는 차 잔치의 풍습 중 하나다. 차문화가 왕성하게 일본사회 전반에 스며들면서 무가정치는 새로운 전기의 일대 변혁을 맞이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집권하는 모모야마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때 일본의 차 산업은 꽃을 피운다. 우치를 중심으로 시즈오카 시미즈 일대에 차 산업이 본격화 됐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다방인 살롱문화가 정착되었다. 그것은 오다 노부나가와 히데요시의 차 산업에 대한 관심과 보호 때문에 가능했다. 오다 노부나가는 직접 우치에 가서 다기와 차 만드는 것을 봤을 뿐만 아니라 차의 명가였던 모리집안에서 융숭한 차 대접을 받기도 했다. 오다 노부나가는 모리가에게 봉토를 부여하고 우치향에서 어차를 봉공하는 역할을 맡겼다. 당시 우치가에는 차를 섞는 가마가 48개, 그리고 차를 만드는 일꾼이 500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모모야마 시대는 차문화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시대였다고 보여진다. 일본의 대표적인 차인은 바로 센리큐 선사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차 스승이었던 센리큐 선사는 불안정한 서민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거칠대로 거칠어진 무사들의 정서를 부드럽게해 안정적인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차를 보급했다. 센리큐는 다도를 권력 속에서 일상의 중생들에게 회향해냈다. 그래서 세상의 고통으로 마음이 황폐해진 중생들에게 마음의 평정·적정 경지를 안겨주는 아름다운 세상이 차의 예(禮)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노력했다.“끝없는 마음의 헤아림 다도와 함께 족하구나.”라고 노래했던 센리큐는 다도에 있어서 형식이나 규범보다는 ‘정성어린 깊은 마음’ 속에서 탄생하는 고요한 가라앉힘의 세계를 더욱 사랑했던 것이다. 센리큐는 차가 직접 사람들의 감각에 다다를 수 있는 창조적인 길을 꽃피워내고, 나아가 사람의 마음에 깊은 환희와 감동을 줄 수 있는 다구를 창안했다. 그리고 그곳에 꽃을 꽂아 차실의 우주를 새로 꾸리고 그것으로 점다(點茶)하는 이상향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래서 센리큐는 저 우아하고 섬세한 아름다운 보석의 눈물 같은 고려다완, 가을날 청정한 호수 속에 어리는 안개 같은 청자를 즐겨 썼을 뿐만 아니라 다다미 두 장의 넓이에 소우주 같은 차실을 만들었던 것이다. 에도시대에 피어난 다도는 센리큐의 할복자살로 쇠퇴기를 맞이한다. 정치이념에 의해 좌지우지됐던 다도관이 불교에서 유교로 바뀌어지는 가운데 많은 유파들이 생긴다. 에도 말기부터 다인들은 직제화되었다. 다인들의 직제화는 일본다도의 계보화를 촉진시켰다. 오늘날 우라센케, 오모데센케이 등 일본 내 대표적인 유파들이 이때 탄생한 것이다. 메이지초기 일본의 다도는 사회변혁기를 맞아 단절상태에 빠진다. 개화와 개방이라는 사회적 혼란기를 맞아 차에 종사하던 관리들의 일터인 다이묘나 장군 등 후원자가 없어짐에 따라 실업자가 생겨 다도계가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다도는 메이지 중기 대두된 내셔널리즘에 따르는 전통문화에 대한 자각과 다례의 재발견 때문에 살아났다. 다도의 후원자였던 대명 대신에 메이지유신으로 성장한 재계의 거물들이 다도에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일본 다도 중흥의 기초는 1898년 다나카 센쇼유다. 일본다도학회를 창설, 스승에서 제자에게만 전수되던 밀밀의 다도를 대중화시키는 헌다행사를 창안, 성공시킨 인물이다. 일본의 다도는 아직도 ‘중생들의 정성어린 깊은 마음’을 사랑하는 센리큐 그 차체다. 그는 “다도를 행함에 있어 마음이 맑고 깨끗하도록 수행의 덕목을 쌓는 일이 중요하다. 고목이 눈에 의해 쓰러진 것처럼 서투른 솜씨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고 불완전한 미의 극치를 찬양했다. 센리큐는 차 한잔 속에 담겨진 정성과 인정의 향기, 그 속에 어린 손님과 주인의 마음이 화합으로 만나 이루어진 오묘한 소우주의 평정심이 진정한 차의 미학임을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일깨우고 있다. 일지암 암주 ■ 일본차의 근원 초암차는 ‘김시습 茶’ 일본다도의 근원은 초암차(草庵茶)다. 차를 연구하는 많은 역사가들 사이에서는 일본 다도를 대표하는 초암차의 연원을 매월당 김시습에서 찾고 있다. 김시습은 조선을 대표하는 차인 중 한 사람이다. 경주 금오산 용장사에 머물며 ‘금오신화’를 집필하며 자신이 살던 초막 인근에 차나무를 직접 재배해 차를 우려 마셨다. 일본은 당시 경남지역, 특히 웅천 등지에 많은 일본인들이 무역을 하며 한국문화를 접하고 있을 때였다. 일본은 당시 조선과 외교할 수 있는 외교가로 일본승려들을 이용했다. 그들은 당시 중앙의 관료들뿐만 아니라 지방의 토호, 문인 그리고 유명한 스님들을 찾아 직접 교류하기도 했다. 그같은 일본승려 외교관 중 한 사람인 준초라는 스님이 1460년대 중후반경 경주 용장사에서 은거하고 있는 김시습을 방문했던 것이다. 당시 김시습은 하늘이 훤히 내다보이는 작은 암자에서 살고 있었다. 폭악무도한 세상에 대해 그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었던 김시습은 스스로 머리를 깎고 설잠이란 법명을 가진 승려가 되었다. 승려가 된 김시습은 이곳 저곳을 떠돌며 작은 초당을 짓고 차와 참선 그리고 집필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그런 김시습이 머물고 있는 암자는 그야말로 한평 남짓한, 그러나 온 우주를 담고 있는 담백함이 깃든 곳이었다. 그리고 그 작은 암자를 감싸고 있는 또 다른 우주는 바로 화경청적한 자연이었다. 풀벌레 소리 들리고 나비가 훨훨 날아다니며 춤을 추는 그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마시는 차는 바로 자연의 완벽한 고요함에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방바닥보다 낮게 설치한 땅화로, 찻사발 등은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일본차에 물들어 있던 준초라는 스님에게는 충격적인 것들이었다. 사료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 승려는 그후 한 두차례 더 매월당 김시습을 방문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시습은 그같은 사실을 ‘유금오록’이란 시집에 담고 있다.‘일동승 준 장로와 이야기하며’라는 시에서 김시습은 “고향을 멀리 떠나니 뜻이 쓸쓸도 하여/옛 부처 산 꽃속에서 고적함을 보내누나/최 차관에 차를 달여 손님앞에 내놓고/질화로에 불을 더해 향을 사르네/봄 깊으니 해월이 쑥대 문에 비치고/비 멎은 산 사슴이 약초 싹을 밟는구나/선의 경지나 나그네정 모두 아담하나니/밤새 오순도순 이야기할 만하여라.” 그같은 김시습의 차법을 준초등 일본승려들은 ‘선차’(禪茶)라 불렀다. 김시습의 선차는 작고 소박한 차실, 차마시는 법의 고요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차선일미의 정신과 내용이 일치하는 일본 초암차의 근원이 되었다. 초암차는 간소하고 서민풍의 차법을 선보인 무라다 주코에서 시작돼 다케노 조 그리고 센노리큐에 의해 완성된다.
  • 축제속에 깊어가는 가을

    축제속에 깊어가는 가을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다채로운 축제의 향연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연극, 무용, 음악 등 세계 각국에서 초청된 수준높은 공연예술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는 건 어떨까. 입맛따라, 취향따라 골라보는 재미는 덤이다. ■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지금 세계 공연예술의 새로운 흐름이 궁금하다면 이 축제를 주목하라. 올해 다섯해째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23일부터 10월16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서강대 메리홀, 국립극장, 충무아트홀 등지에서 열린다. 독일, 러시아, 벨기에 등 12개국 22개 작품을 초청한 이번 축제의 테마는 ‘개혁’. 소재나 주제, 혹은 표현 양식에서 기존 틀을 깨는 새로움을 추구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개막작 ‘맥도날드의 광대, 로널드 이야기’(스페인 라 카르니세리아극단)는 세계를 장악한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널드를 통해 미국의 신제국주의와 인스턴트 음식에 중독된 현대인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음식으로 난장판이 된 무대위를 반라의 배우들이 뛰어다니고, 욕설을 퍼풋는가 하면 노골적인 동성애 장면 등 거침없는 표현으로 관객을 도발시킨다. 9·11테러 이후 강화된 정부의 감시문화를 다룬 ‘K’(호주 NYID, 한국 돌곶이), 생명공학의 발달이 인류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올 것인지를 탐색하는 ‘2191 Nights’(캐나다 레 두 몽드), 브레이크댄스에 힙합과 발레를 결합한 ‘H2-2005:철학하는 브레이크 댄서들’(브라질 니테로이 거리의 그룹)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밖에 일본 현대연출의 기수로 불리는 노다 히데키의 ‘빨간 도깨비’, 파격의 안무가 안은미의 신작 등이 공연된다.1만 5000∼3만 5000원. (02)3673-2561∼4.www.spaf21.com ■ 서울세계무용축제 진정한 무용팬이라면 이맘때쯤 한참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8회를 맞은 축제가 올해는 27일부터 새달 1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시댄스의 특징은 특정한 장르와 주제에 한정되지 않고 예술성과 대중성을 아우른 국내외 무용작품을 폭넓게 소개한다는 점. 올해는 11개국 32개 단체가 참여해 전통춤은 물론이고 서구 무용의 최신 흐름까지 두루 선보인다. 개막 무대는 일본 파파 다라후마라의 ‘배를 보다’. 사과, 깃발, 책상, 마네킹 등 무대를 메운 오브제들을 동원해 탄생, 죽음, 환생의 메시지를 몽환적 음악에 버무려낼 공연이다.2002년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작. 핀란드 현대무용이 국내 처음 소개된다는 점도 주목 할만하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무용수 테로 사리넨이 카롤린 카를 송의 ‘방안의 남자’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동화적으로 해석한 ‘헌트-봄의 제전’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화제의 무대는 많다. 안무의 고정틀을 깨부수기로 유명한 미국 안무가 스티븐 페트로니오는 9·11테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비틀린 도시’와 ‘상처입은 남자’ 등 3편을 들고 찾아온다. 프랑스 현대무용가 다니엘 라리외, 영국의 웨인 맥그리거가 이끄는 랜덤댄스 등도 참여한다. 윤푸름, 이혜경, 지운선, 정동은 등 국내 젊은 무용가 8명이 함께 무대를 엮는 ‘젊은 무용가의 밤’에서는 한국춤의 현재를 만나볼 수 있다.2만∼5만원.(02)3216-1185.www.sidance.org 황수정 이순녀기자 sjh@seoul.co.kr ■ 과천한마당축제 가을빛을 두고 실내로 들어가기 아쉬운 이들에겐 23∼28일 경기도 과천 일대에서 열리는 ‘과천한마당축제’가 제격이다. 정부과천청사 잔디마당, 중앙공원, 과천시민회관 등 11곳의 야외 공연장에서 해외 작품 9편과 국내 작품 30편이 관객과 만난다. 이중 4편을 제외한 대다수 공연이 무료다. 해외작 가운데 포르투갈의 ‘천국의 정원’은 농가의 정원을 새장 형태의 대형 구조물로 표현한 무대를 중심으로 연극, 서커스, 무용, 인형 등을 이용해 삶의 애환을 표현한 수작. 사소하게 보이는 장면들을 통해 시골 농부의 일상을 따뜻하게 감싸안는다.10월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수변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극단 일로토피의 ‘색깔있는 사람들’도 주목할 만하다.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으로 전신을 보디페인팅한 배우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사람들 틈에 섞여든다. 예술과 일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특별한 경험이다. 국내 공연으로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음악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코퍼럴씨어터 몸꼴의 ‘오르페우스’, 극단 76단의 ‘17시의 이야기’등이 참가한다. 가족 관객들을 위해 연날리기, 염색 등 문화체험행사와 먹을거리 장터, 나비 생태관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한다.(02)504-0748.www.gcfest.or.kr
  • 영화·드라마 주인공처럼…

    영화·드라마 주인공처럼…

    영화·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되는 여행을 떠나자. 바쁜 일상 탓에 영화와 드라마로 평소의 여가를 대신하는 도시민들에게 영화 촬영지는 한번쯤 가보고 싶픈 여행지. 화면을 통해 보던 멋진 풍경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세트장을 돌아보며 잠시 영화 속으로 빠져도 좋고, 주인공 기분을 내도 좋다. 올초 개봉해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마파도’는 영화의 재미만큼이나 경치가 아름답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펼쳐진 해안선은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마파도는 가상의 섬. 지도를 아무리 훑어봐도 찾을 수 없다. 영화 속에서는 전남 고흥 앞바다에 있는 섬이라고 소개돼 있지만 실제로는 전남 영광군 백수읍 동백마을에서 촬영됐다. 섬은 아니지만 섬보다 더 멋진 해안선을 뽐내고 있는 영화 속의 그곳, 마파도의 절경 속으로 가족들과 함께 떠나보자. 글 사진 영광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아담하고 깔끔한 해수욕장 개펄을 끼고 펼쳐진 해안도로 주변 어느 곳에 가도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지만, 그래도 가마미해수욕장과 모래미해수욕장이 가장 좋은 피서지다. 해수욕장을 거점 삼아 2∼3일 쉬면서 주변을 돌아보면 좋다. 가마미해수욕장은 예부터 호남 3대 피서지로 알려진 곳. 병풍처럼 넓게 드리워진 솔숲에서 낮잠을 즐겨도 좋은 곳이다. 깨끗한 백사장과 바닷물 등 깔끔한 것이 최대 장점. 시골 인심이 살아 있어 바가지도 없다. 주차료 2000원만 내면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정에 관계없이 쉬다 갈 수 있다. 물론 별도 입장료도 없다. 해수욕장에는 군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널찍한 숙박용 텐트 30동이 해변과 마주하고 있으며 4인 가족이 묵기에 충분하다.1일 숙박료는 2만원,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민박집은 성수기 3만원이다. 가마미해수욕장 관광협의회(356-1020). 즐길거리도 많다. 밤마다 매주 3차례씩 백사장에서 무료 영화가 상영된다. 해변에서 바나나보트(1회 1만 2000원)와 플라이피시(2만원)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원전홍보 전시관을 무료로 둘러보며 원자력에 대해 배워볼 수 있다. 모래미 해수욕장은 아담한 해수욕장. 해안선은 길지 않지만 해안선을 때리는 파도소리가 정겨운 곳이다. 곱디고운 모래와 아직 때묻지 않은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 다소 작은 것이 흠이다. 촬영지에서 멀리 보이는 송이도에는 멋진 조약돌 해수욕장이 있다. 섬 전체 모양이 사람의 귀처럼 생기고 소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송이도는 납작하고 매끈한 하얀 조약돌이 넓게 깔려 아름답다. 길이가 2㎞나 되며 맨발로 밟고 다녀도 전혀 아프지 않다. 계마항에서 하루 1차례 배편이 있으며,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 마파도를 찾아 영광 동백마을로 ●엽기 할매들의 보금자리 마파도로 향하는 길은 즐겁다. 영화 속의 코믹한 장면을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쏟아진다.160억원짜리 로또 당첨권을 들고 잠적한 여자를 찾아 마파도에 잠입한 비리형사(이문식 역)와 모범 건달(이정진 역), 마파도 다섯 할매의 코믹 연기가 머릿속을 맴돈다. 서울을 떠난지 3시간.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를 빠져나와 영광읍을 거쳐 백수해안도로에 들어서자 바다 내음이 코를 찌른다. 산등성이를 따라 굽이굽이 뻗은 해안도로를 달리자 막혔던 가슴이 시원하다. 해안도로는 백수읍 백암리 답동마을에서 시작해 동백마을을 거쳐 원불교 성지까지 총 16.3㎞에 이른다. 해안도로를 따라 10여분 달리자 ‘마파도 촬영지’라는 조그만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했을 정도로 표지가 크지 않다.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수 있지만 마을엔 주차할 곳이 없다. 도로에 차를 세우고 좁은 샛길을 따라 100여m를 걸어 내려가자 17가구가 모여 사는 아담한 시골마을인 동백마을이 나타난다. 봄이면 홑동백꽃이 아름답게 피는 마을이다. 해변 마을이지만 동글동글한 돌을 쌓아 만든 돌담은 마치 섬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파도(麻婆島)라는 이름은 영화 속의 소재인 대마(大麻)와 노파(老婆)에서 만든 합성어다. 마을을 지나 해변에 이르자 언덕 위에 폐허 같은 허름한 흙집 몇 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마파도 세트장. 집 앞에서 머뭇거리자 마을 주민 정병양(61)씨가 다가와 “거기가 촬영지여, 들어가서 봐요.”라면서 “저 집이 할매들이 살던 집이고, 언덕 위의 저것이 일용엄니(할매역을 맞은 김수미)가 기도하던 사당이니까 천천히 돌아봐요.”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정씨는 “이 동네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영화를 6개월 찍었는데 동네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다.”면서 “영화 시사회 때 동네사람을 모두 초청해서 봤는데 우리마을이 나오니까 신기했다.”고 후일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촬영을 위해 지은 집은 모두 다섯채. 바다를 내려보는 밭뙈기 위에 집을 짓고, 돌담을 쌓고, 밭을 일구어 가상의 섬을 탄생시켰다. 안으로 들어가자 항아리며, 가구며, 절구, 우물 등 영화 속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다. 세트장의 담벼락에는 관광객들이 써놓은 낙서들이 눈길을 끈다. 집 안에서는 마치 “이놈들아 뭐하는 거여!”라며 소리치는 할매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특히 세트장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과 바다를 연결한 한적한 길이 눈에 익는다. 산등성이를 넘어 꼬불꼬불 이어진 길에서는 갯내음과 풀내음이 마파도의 정취에 흠뻑 빠지게 한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대마밭은 이곳에 없다. 영화 속 이 장면만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율무밭을 빌려 촬영했다고 한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경 촬영지에서 나와 해안을 따라 연결된 오솔길을 따라 전망대 방향으로 올라가자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평지가 많은 서해안답지 않게 높은 해안 절벽이 장관을 연출한다. 오솔길 정상에 있는 백암해안전망대에 오르자 광활한 개펄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보이는 송이도와 안마도, 칠산도 갈매기 섬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7개의 올망졸망한 섬들을 한데 묶은 칠산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 389호)로 지정돼 있다. 전망대에서 가파른 절벽길을 타고 해변으로 내려가자 갯내음이 상쾌하다. 바닷물이 만나는 해안에는 거북이 모습의 거북바위와 어머니와 아들이 껴안고 있는 형상인 모자바위 등 멋진 바위들이 솟아 있다. 개펄은 진흙과 모래가 적절히 섞여 물 빠진 개펄 위로 차를 몰고 달릴 수 있을 만큼 바닥이 단단한 게 특징. 개펄을 호미로 헤집으면 백합과 바지락, 맛 등 각종 조개를 잡을 수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관광지로는 정유재란 열부순절지와 숲쟁이 꽃동산을 비롯해 원불교 영산성지, 소태산 박중빈 생가,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등을 만난다. 정유재란 열부순절지는 정유재란 때 부인들이 왜군으로부터 화를 면하기 위해 서해바다에 투신, 순절했던 곳으로 이 곳에서 보는 서해 낙조가 매우 아름답다. 공기가 맑고 시원한 공원이 조성된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 생가는 잠시 쉬어가는 맛이 있다. 백제불교 문화의 진원지 불갑사와 함께 해변을 끼고 있는 나무 데크가 예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도 둘러볼 만하다. 불갑산 기슭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백제불교 문화의 진원지로 백제 불교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다. ●풍성하고 맛깔스러운 먹을거리 먹을거리로는 영광의 대표 음식인 굴비백반을 비롯해 백합죽, 덕자찜 등이 유명하다. 백합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는 백합죽은 각종 약재를 넣어 따뜻하고 맛깔스럽다. 갖은 양념에 맛좋게 익힌 덕자찜은 영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다. 굴비백반과 굴비구이를 파는 음식점이 많지만 굳이 백반을 시키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식당에서 기본 반찬으로 굴비구이가 나온다. 고두섬의 절경을 마주한 언덕 위에 있는 고두섬 횟집(352-0001)은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백합죽(7000원)과 백합탕(2만 5000원)을 비롯해 자연산 활어(5만원) 등 각종 싱싱한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다. 영광굴비는 기본 반찬으로 맛볼 수 있다. 민박도 겸하는데, 최성수기에도 4인가족 기준으로 3만∼5만원이면 숙박이 가능하다. 이 집은 마파도 촬영팀 일부가 촬영기간 중 민박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법성포에 가면 예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던 영광 굴비를 만날 수 있다. 음력 3월경 칠산앞바다에서 잡은 산란 직전의 조기를 법성포에서 소금에 절여 건조시켜 맛이 독특하고 영양이 풍부한 영광 대표 특산품이다. 법성포 굴비거리에는 300여개의 굴비 판매점이 즐비하다. 크기에 따라 50만∼70만원짜리 굴비세트부터 3만∼5만원짜리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굴비특품 사업단(356-5667). 이 중 천연 옥물에 담가 굴비의 비린맛을 없앤 옥굴비(356-5002)가 맛있다.20마리짜리 굴비세트가 5만원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절반가격에 좋은 품질의 영광 굴비를 살 수 있다. 가는 길은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나와 영광읍 방향(22번 국도)을 타면 된다. 대중교통은 서울·안양·안산·성남·이천에서 고속버스가 운행되며 3∼4시간 소요된다. 영광읍에서 가마미해수욕장까지 군내버스가 운행되는데 30분 걸리며 요금은 1900원이다. 영광터미널(351-3379). 영광군청 문화관광과(061)350-5208.
  • [확바뀐 야간문화] ‘서울의 밤’ 문화야 놀~자

    [확바뀐 야간문화] ‘서울의 밤’ 문화야 놀~자

    먹고 놀고 마시는 ‘음주가무족’이 ‘밤의 제왕’이었던 시대가 가고 있다. 시내 박물관·공원 등의 운영시간이 연장되는가 하면 곳곳에서 야간에 공연·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밤 문화의 업그레이드에 불씨를 댕긴 것은 1990년대 말 일부 영화관이 심야영화를 상영하면서부터지만 그동안 놀거리가 특정지역에 한정됐던 것이 사실이었다. 광화문에 있는 대기업을 다니는 황선미(29·서울 강남구 서초동)씨는 퇴근한 뒤 자투리 시간이 나면 서울시립미술관이나 서울역사박물관을 둘러본다. 인근 시청광장 잔디밭에 앉아 테이크 아웃 커피를 마시며 동료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학로에서 밤 10시에 공연되는 뮤지컬 ‘헤드윅’에 열광하기도 했다. 집에 갈 때 한강다리를 건너면서 느끼는 다채로운 ‘빛의 향연’도 볼 거리다. 황씨는 “밤에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늘어나면서 평일에는 시간을 쪼개 영화·연극 등을 보고 주말에는 학원에 다니는 등 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표정이 살아나는 서울의 밤 최근 서울시립역사박물관은 운영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했다. 톨스토이, 세르반테스 등의 작품 낭송 모임등 옛 유럽의 살롱문화를 만들어 문학적 정취를 만끽하게 했다. 여기에 매달 한 차례씩 박물관 로비에서는 멋들어진 콘서트도 열리고 있다. 늦었지만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수·금 오후 9시30분), 영국 대영박물관(목∼토 오후 11시),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금·토 오후 9시) 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은 일주일 중 적어도 하루 이상 밤늦게까지 문을 열고 있다. 이런 탓인지 까다로운 관람제한으로 원성을 샀던 삼성미술관 리움도 최근 매주 목요일 오후 9시까지 예약 없이 야간개관을 실시하고 있다. 마포구 서교동의 한 출판사를 다니는 송희석(36·강북구 미아6동)씨는 한여름 시청 앞 서울광장 잔디밭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잔디밭에서 영화를 본 건 대학 때 이후 처음이다. 송씨는 “맥주 한 잔을 손에 들고 영화를 보면서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매주 금요일 밤 10시 ‘심야영화 상영회’를 연다. 한 사람당 2000원, 두 사람은 3000원으로 저렴하다. 세종문화회관 앞계단·마당에서는 뮤지컬단, 무용단, 합창단 등 산하단체별로 공연하는 ‘세종로 별밤 페스티벌’이 열린다. ●유모차 끌고 야간공원 산책을 도심뿐만 아니라 대학로, 창동문화마당 등 시내 곳곳에서도 10월29일까지 오후 7·8시에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지고 있다.‘한여름밤의 콘서트’(중랑천 둔치),‘오감(五感)으로 느끼는 영화 속 명장면’(구암공원),‘드럼페스티벌’(서울숲) 등이다. 성동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밤 10시까지 개장을 하고 있다. 그동안 봄에만 운영시간을 늘렸지만 올해는 밤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아예 1년 내내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단순히 문을 여는 시간만 늘린 게 아니라 계절별로 ‘더위 사냥 여름축제’(여름),‘갈잎 페스티벌’(가을),‘겨울추억 만들기’(겨울) 등을 릴레이로 이어가고 있다. 과천 서울대공원도 8월30일까지 매일 밤 9시까지 공원을 개방하며 ‘동물원 옆 장미원축제’,‘한여름밤의 나들이’ 등을 열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무용 부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밤이 낮을 위한 종속개념에 불과했다면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밤이 생산활동의 중심이 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문화공간의 심야 확산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 코흘리개 삼식이는 어떻게 변했을까 누구에게나 한번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다. 코흘리개 옆집 친구와 마을 앞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물장난을 치고,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을 헤아리며 감자를 구워먹던 그 시절. 요즘처럼 목을 죄어오는 아스팔트 복사열과 희뿌연 스모그가 티없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풍경을 더욱 그립게 만든다. 아이들에게 아빠와 엄마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못내 아쉽다. 그렇다면 청정한 강물이 흐르고, 때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숨쉬는 강원도 영월군으로 떠나보자. 영월은 잃어버린 어린 시절과 닮은 곳이다. 순박한 시골 풍경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어린이들에겐 꿈과 희망이, 어른들에겐 동심의 세계가 펼쳐지는 영월에서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사진 한반도지형) 영월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 영월군 서쪽 끝에 있는 ‘밧도네 마을’은 ‘어린시절’이라는 노래를 절로 흥얼거리게 만든다. 노란 금계화가 길가에 늘어선 마을에 들어서자 30년 전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이 벅차 오른다. 태기산과 치악산에서 내려온 주천강이 마을을 바깥으로 돈다 해서 붙여진 밧도네 마을. 친숙한 마을 지명만큼이나 예스럽고 아름답다. 폐교를 활용해 만든 이 곳의 비산체험학교(033-374-1251·www.bisanschool.com)는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려 주는 곳. 흙내음이 코끝을 간지르는 학교에 들어서자 이승복 동상과 책 읽는 소녀의 동상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청소시간마다 친구들과 왁스를 칠해 문지르던 교실 나무바닥과 복도에선 잠시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만난다. 이 학교는 폐교된 도천초등학교 주천분교를 원용석(47)·김은선(42)씨 부부가 3년 전 교육청으로부터 임대받아 꾸몄다. 원씨는 계절마다 감자캐기, 옥수수따기, 모내기 등 농사체험과 물고기 잡기 등 생태체험을 맡고, 김씨는 꽃누르미(압화)를 가르친다. 꽃누르미는 김씨가 학교 주변에 피어나는 갖가지 들꽃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열쇠고리와 목걸이, 액자, 옆서 등을 만드는 것이다.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들은 저마다 고운 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품들은 자연이 만든 한폭의 풍경화다. 학교 앞을 흐르는 주천강에는 반두(양 끝에 막대기를 대어 두 사람이 맞잡고 물고기를 몰아 잡도록 된 그물)를 들고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흥겹다. “와∼ 많이 잡혔네!” 이태규·이상용·탁성곤·김찬우(9·주천초 2년)군 등 4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마친 뒤 곧바로 강으로 달려왔다. 태규와 상용이가 ‘풍덩 풍덩’ 발로 물을 튕기며 고기를 몰고, 성곤이와 찬우는 반두를 들고 있다가 때를 맞춰 반두를 올린다. 반두에는 영화 제목으로 유명해진 쉬리와 통가리, 피라미 등 10㎝ 남짓한 물고기 5∼6마리가 걸려 오른다. “에이, 쉬리만 잡히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잡을 수 없는 물고기인 쉬리만 연신 올라오자 아쉽다는 듯 놓아 준다. 물고기 잡기에 싫증난 아이들은 곧이어 물놀이를 시작했다. 반두를 내팽개치고 옷을 입은 채 수중보에서 물미끄럼을 타는 데 여념이 없다. 아이들의 고기잡이를 도와주던 원씨는 “차분하게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곳은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이 어린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어 더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체험료는 한 가지당 5000원, 여름 방학기간 중에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 마루에 올라 별을 보다 ●별하나의 추억과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영월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별을 볼 수 있다. 특히 해발 799m의 봉래산 별마로 천문대(374-7463·www.yao.or.kr)에서는 많은 별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는 별과 마루(정상), 로(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민 천문대다. 인간이 가장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는 ‘해피 700’에 위치한 천문대는 봉래산을 수십여바퀴 휘감으며 곡예운전을 해야 정상에 도착한다.800㎜ 반사망원경으로 낮에는 태양 흑점을 관찰할 수 있고, 밤에는 목성, 달이 떠있는 별천지를 관찰할 수 있다. 이 곳은 연간 관측일수(쾌청일수)가 196일로 우리나라 평균 116일보다 훨씬 많아 국내 최고의 관측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에 광해(방해하는 빛)와 관측의 최대 적인 습기가 없어 최적의 관측 여건을 자랑한다. 특히 망원경으로 별을 보지 않더라도 산꼭대기에 쏟아지는 별을 보며 호젓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영월시내의 야경 또한 일품이다. 부모와 함께 온 이하민(6·경기 용인시 수지읍 베아제 유치원)양은 “반짝이는 별들이 너무 아름답다.”며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천문대는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달 휴관하며,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이다. 영월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박물관이 많다. 대표적인 박물관은 책박물관(372-1713). 폐교에 세워진 이 박물관은 박대헌씨가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 이 곳에선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60∼7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해 1925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서적, 한국문학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책 수만권이 빛바랜 모습으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이밖에 곤충박물관(374-5888)과 다음달 개관하는 사진박물관 등도 둘러보면 좋다. ●신비한 천혜비경 자연속으로 영월은 유명한 동강의 어라연 말고도 자연이 만들어낸 갖가지 천혜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인기 명소는 ‘한반도 지형’. 선암마을 건너 숲속의 전망대에서 보면 마을 풍경이 신기할 정도로 한반도 지도를 그대로 닮았다.5년 전 사진작가가 발견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서강을 끼고 동쪽은 높은 절벽에 나무가 울창한 반면 서쪽은 경사가 완만해 평지에 가까워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도 그대로이며, 북쪽으로는 백두산, 남쪽으로는 장기곶까지 똑같다. 영월은 무엇보다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고장. 곳곳에서 단종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단종이 유배길에 쉬어간 군등치 고개를 넘어 가면 단종 무덤인 장릉(370-2619)과 유배지인 청령포(370-2620)가 있다. 단종은 1457년 봄에 영월 청령포에 유배되었고 그해 10월 사약을 받고 죽었다. 단종이 죽어도 시신을 거두는 이가 없자 영월 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거둬 모신 곳이 장릉이다. 장릉 소나무가 모두 장릉을 향해 고개를 숙여 신비롭다. 입장료는 성인 1200원. 장릉에서 남쪽 방향으로 10분만 차를 타면 청령포가 나온다. 청령포는 단종이 유배됐던 창살 없는 감옥. 삼면은 서강이 휘감아 흐르고 육지와 이어진 한쪽면은 수직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섬은 아니지만 배를 타야 도달할 수 있다. 청령포 한가운데에 위치한 관음송은 600살 먹은 30m 높이의 소나무. 당시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들어 관음송이라 불렸다. 청령포 숲은 지난해 11월 산림청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천년의 숲’에 뽑혔다. 도선료 400원을 포함해 입장료는 1300원. 이 곳에서 차로 10분쯤 거리에 신선암이라 불리는 선돌이 있다. 선돌은 말 그대로 서있는 돌. 밑에서 굽이굽이 흐르는 서강 줄기와 어우러지면서 동양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아침에는 강 안개에 젖어, 오후에는 석양에 잠겨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밖에 태백산 줄기의 험산준령이 빚어낸 태고적 신비를 뽐내는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인 칠랑이계곡과 김삿갓 계곡을 비롯해 고씨동굴 (천연기념물 219호)과 김삿갓 유적지 등에서는 시원한 여름을 느낄 수 있다. ● 알고가세요 영월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2시간30분 거리에 있다.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가면 영월읍으로 갈 수 있다. 밧도네 마을은 신림IC에서 88번 지방도를 따라 주천면 방향으로 가면 된다. 먹을거리로는 태백과 정선, 평창 등 해발 700m 이상에서만 자생하는 나물에다 들기름과 콩, 표고버섯 등 각종 재료들이 들어가 독특한 맛을 내는 ‘곤드레밥’이 미식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읍내 중앙로 농협군지부 맞은편에 자리잡은 청산회관(374-2141)은 모녀가 대를 이어가며 운영하고 있는 한정식집으로 지난 97년부터 곤드레밥을 특색 음식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가격은 1인분 6000원. 가족단위 숙박시설은 다소 부족하지만 읍내 모텔과 여관이 깨끗하다. 민박요금 예고제 마을인 밧도네 마을은 4인실이 성수기에 4만원 정도다.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033) 370-2542.
  • [우리 동네 문화마당]고궁서… 솔밭서… 뮤직쇼·연극 즐겨요

    요즘 햇살이 너무 좋죠? 바쁜 일상에 쫓기다가도 창 밖의 눈부신 햇살을 바라보면 가슴이 많이 설렙니다. 지난달인가? 남산에 갔던 일이 생각나네요. 토요일 오후였나봅니다. 후배의 결혼식에 갔다가 그날도 햇살이 너무 좋아서 남산으로 향했습니다. 후배들과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꼭대기로 향했습니다. 맑은 봄 날씨 덕분에 몸도, 마음도 상쾌해졌답니다. 그런데 주말이어서인지 어린이들과 엄마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엄마들과 함께 소풍을 나왔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남산 안내비 앞에서 아이들이 공책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어요. 왜 그런지 궁금해서 물어봤죠. 우리 어릴 때는 없었는데 ‘체험학습’이란 것이 생겼더군요. 토요일에 수업 대신 부모님과 나와서 하는 야외학습…. 너무 매력적인 것 같아요. 멋진 체험학습 코스를 하나 추천합니다. 경희궁 아시죠? 사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의 역사, 우리나라의 역사가 어린 고궁을 갈 기회가 드물답니다. 그런데 이번 토요일에 경희궁에서 작지만 멋진 축제가 있답니다.‘2005서울시민문화한마당’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도심속 작은 축제’란 건데요.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가보시기에 참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어린이들을 위한 뮤직그룹 ‘키즈스타’가 펼치는 뮤직쇼, 여성 개그 마술팀 ‘DOM‘이 펼치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마술. 그리고 명지중학교 풍물반 ’웃도드리‘의 신명나는 모듬북연주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답니다. 게다가 경희궁에 오면 역사박물관도 볼 수 있고, 고궁의 정취도 느낄 수 있고. 정말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선생님, 부모님들께 추천하고 싶네요. 아 참! 경희궁이 너무 멀어서 못 가시는 분들을 위해 한가지 더 알려드릴게요.29일 일요일에는 강북솔밭공원에서 역시 “숲속의 작은 축제”가 펼쳐진답니다. 강북솔밭공원이면 덕성여대 근처지요? 경희궁이 좀 멀어서 부담스러운 부모님들은 강북솔밭공원으로 가시면 역시 재미있는 축제가 기다리고 있어요. 서울시와 저희 한국연극협회가 열심히 준비한 행사이니 마음놓고 즐겁게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오는 9월 무대에서 좋은 연기로 찾아뵙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연극배우 김지숙
  • 인사동 가는 길/김이경 글

    요즘 서울 아이들에겐 유치원 시절에 필수 견학코스처럼 들르는 곳이 인사동이다. 할아버지 수염같이 기다랗게 매달린 붓,‘벼루’라 불리는 새까만 돌을 난생 처음 만났던 그 기억들은 이국을 여행하는 감상만큼이나 강렬하게 남아 있지 않을까. 도심 속, 낯설지만 ‘온전’한 공간이 인사동일 것이다. 그림책 ‘인사동 가는 길’(김이경 글, 김수자 그림, 파란자전거 펴냄)에는 그 인사동이 통째로 들어와 있다. 책 표지를 열자마자 인사동 지도가 한눈에 펼쳐지기부터 하는, 흔치 않은 화법의 그림책이다. ●도심 속 전통공간 인사동 길잡이 책의 메시지를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을 터. 인사동의 전통문화 골목을 구석구석 헤집는 동안 자연스럽게 전통의 의미를 되새김질하게 만드니, 그 요령도 참 기발하다 싶다. 인사동 초입에서부터 책은 사진을 옮겨놓은 듯한 현장감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안국동에서 들어가는 마을 어귀 북인사 마당에는 멀리 남도 땅에서 예까지 온 돌장승 둘이 두 눈 부릅뜨고 서서 나쁜 기운 막아 줍니다. 봄맞이 나온 개구리 그 서슬에 놀랐는지, 바위에 딱 붙어 돌이 되어 버렸네요.” 빵집 앞, 새순이 돋는 봄나무 아래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 돌장승 둘을 이렇게 묘사했나 싶으면, 어느새 자리를 옮겨 붓 먹 벼루 한지 따위를 파는 화방으로 눈을 돌렸다. 어린 독자들에게 한지는 또 어떻게 설명될까.“산기슭 양지바른 곳에 잘 자란 닥나무 보얀 종이가 되어 붓을 기다립니다.”로 한지를 노래한 다음엔 슬쩍 벼루에 대해서도 귀띔하고 넘어간다.“연적에 물 담아 벼루에 먹을 가니 소나무 검은 그을음, 물이 되어 흐릅니다.” 책이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것은 갈피갈피에서 시간의 흐름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 인사동 초입에는 봄이 와 있더니 ‘쌈지길’, 포도대장 행렬을 지나 통인가게 앞에는 어느새 붉은 꽃송이 탐스러운 여름이 와있다. 하얀 눈발이 내리는 겨울이 오기까지 인사동은 품고 있던 전통, 문화의 이미지들을 푸지게 풀어놓는다. 화강암으로 만든 석상, 양반탈·각시탈·말뚝이·초랭이 등 형형색색의 탈바가지, 오방색이 화려한 우리 옷…. ●한지그림으로 옛 정취 생생히 익은 감이 소담스레 매달린 가을의 경인미술관은 그대로 한폭의 그림이다.“아름다운 그림에 향기로운 차 한잔이면 임금님 사위도 부럽지 않아요.”라는 글 아래로, 멀뚱히 눈알을 굴릴 독자들을 위해 해석까지 달아놨다.“원래 조선시대 철종 임금의 사위였던 박영효의 집이었습니다.” 한지 그림 덕분에 인사동의 아취가 몇 배로 불어난다.14점의 책 속 그림들은 전시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18일부터 24일까지 인사동 성보갤러리(02-730-8478)에서 원화전시회가 열린다. 초등생.9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이야기] 난지도 월드컵 공원

    [서울이야기] 난지도 월드컵 공원

    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는 이제 맹꽁이가 울고 시민들이 즐겨찾는 쉼터로 자리잡았다.1998년 10월 난지도 일대에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이 시작되면서 1999년 초부터 그 주변을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쓰레기 매립지의 북측 80여만평에는 디지털미디어시티를 포함한 상암뉴타운을 개발하는 동시에 매립지 일대를 5개 단지로 구분하여 공원으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기본계획에 따라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 앞 13만 5000평은 새천년 환경시대의 개막과 월드컵 경기개최를 기념하는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됐다. 하천의 기능을 잃어버린 8만 9000평의 난지천에는 한강물을 난지천으로 흐르게 해 친수환경과 수변생태계를 복원했다. 미개발상태인 난지한강시민공원부지 23만 5000평에는 선착장 등 친수공간과 생태공원 등 난지한강공원을 조성했다. 평화의 공원에 인접한 매립지 상부는 초지생태공원인 하늘공원으로, 또 다른 매립지 상부 10만 3000평은 대중생태골프장과 생태관찰원이 포함된 노을공원으로 태어났다. 이제 난지도를 감싸고 도는 봄내음을 맡으며 산책을 나서 보자.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만남, 평화의 공원 월드컵공원 전체를 대표하는 평화의 공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새천년에 이루어야 할 자연과 인간, 문화의 공존과 공생 그리고 세계인이 화합할 때 비로소 도래하는 ‘평화’를 기원하는 공간이다. 유니세프광장은 미래지향적인 열린 광장을 의미하며 한강의 지류를 끌어들여 자연의 정취를 그대로 담은 7400평의 난지호수 둘레에는 물풀이 자라고 있다. 그 안에 ‘생명의 나무 천만 그루 심기’운동으로 조성된 희망의 숲과 월드컵공원 전시관은 이 공원 안의 다른 녹색정원과 더불어 휴식공간이자 살아있는 자연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하늘과 맞닿은 초원, 하늘공원 하늘공원은 월드컵공원 중 가장 하늘과 가까운 곳에 있다. 북한산 남산 한강 등 서울의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드넓은 평지에 북쪽에는 억새와 띠를, 남쪽에는 메밀, 해바라기 등을 심어 동식물의 서식지가 될 광활한 초지를 조성했다. 또한 2000년부터 3만 마리 이상의 나비를 풀어 나비공원이 되도록 했다. ●서울의 석양이 가장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 노을공원 노을공원은 대중골프장과 자연식생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식물이 자라는 곳), 산책로 등 시민이용공간으로 조성됐다. 대중골프장 조성은 앞으로 20년간 진행될 안정화기간에 지반을 안정시키고 동시에 환경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임시조치다. 넓은 잔디밭으로 조성된 진입광장은 휴게 및 운동공간으로, 바람의 광장과 서쪽의 노을광장에서는 서해의 낙조 등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생태관찰공원과 야생화단지는 토지의 안정성을 높이고,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버들강아지 피어나는 난지천공원 난지천공원은 그동난 쓰레기 침출수로 오염된 채 방치되어 있던 난지천을 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물고기와 새가 떼를 지어 찾아드는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했다. 그리고 하루 5000t 가량의 난지 호수 연못물을 하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갈대와 버들이 우거진 하천공원으로 조성됐다. 인근에는 5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는 푸른 숲이,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 도로,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 여가시설이 있다. 특히 천변공터에는 일반시민은 물론이고 장애인, 노인, 청소년을 위한 별도의 휴게공간이 조성됐다. ●강변의 정취, 난지한강공원 난지한강공원은 하천의 자연성과 시민이용을 조화시킨 공간이다. 상류측은 유람선 선착장, 요트장, 캠핑장 등의 친수활동구역이다. 중앙에는 운동장, 잔디마당이 있는 완충녹지구역, 하류측에는 생태공원구역이 들어섰다. 범람이 잦은 시민공원 특성상 수리적 안정성을 최대한 고려했다. 한강의 여러 명소를 잇는 유람선을 운영, 육로와 함께 월드컵공원의 또 다른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 찾아온 야생동·식물 쓰레기 매립이 끝난 1993년부터 사람의 간섭이 점점 줄어들게 되자 난지도에는 새로운 생명들이 깃들기 시작했다. 새로운 생명들은 또 다시 다른 생명들을 불러 모았다. 다양한 생물들이 살게 된 난지도에 보호할 가치가 있는 동물들도 찾아오고 있다. 매립가스, 건축 폐자재 등 악조건에서도 봄이면 능수버들의 연둣빛 잎이 아름답고,5월이면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를 간질거린다. 지금 매립지 사면에는 가중나무가 가세해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이 밖에도 구기자, 참오동, 층층나무, 고욤나무, 비술나무, 복사나무, 벚나무, 모과나무, 회화나무 등도 하늘공원의 사면과 노을공원의 사면에 자리 잡고 살아가고 있다. 매립지 상부에는 차단막을 깔고 약 1m깊이로 흙을 얇게 덮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큰 나무를 심지 않았다. 그래서 하늘 공원 위에는 나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생명의 힘은 놀라워 몇 그루의 나무가 제 스스로 터를 잡았다. 붉나무, 아카시아, 가중나무, 참싸리 등이 그들이다. 나비와 무당벌레 등 곤충과 여러 가지 새, 그리고 양서류 등의 다양한 동물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난지도를 푸르게 만드는 것은 풀이다. 현재 난지도에는 400여종이 넘는 식물이 살아가고 있다. 그 중 100여종은 귀화식물이다. 그래서 난지도의 별명은 귀화식물의 천국이다. 난지도의 초지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무척 궁금하다. 하늘공원을 걷노라면 수많은 곤충과 함께 나불대며 날아다니는 배추흰나비, 네발나비, 노랑나비 등을 쉽게 말날 수 있다. 서울의 어느 지역보다도 많은 수의 나비를 만날 수 있다. 난지도를 대표하는 동물이라면 단연 맹꽁이를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흔히 볼 수 있었던 맹꽁이가 환경이 나빠지면서 우리 곁을 떠나 환경부에서는 보호야생동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난지도에서는 장마철에 시작되는 맹꽁이 울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무당개구리, 두꺼비, 참개구리, 아무르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황소개구리 등 남한에서 볼 수 있는 양서류 총 18종 중 8종이 살고 있다. 특히 맹꽁이와 청개구리, 참개구리는 이곳에서 번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겠지만, 난지도에는 다양한 종류의 파충류도 함께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파충류 27종 중 살모사, 쇠살모사, 누룩뱀, 유혈목이, 줄장지뱀, 붉은귀거북 등 6종이 살고 있다. 난지도에는 또 새가 얼마나 살고 있을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새 435종 중, 난지도에서 지금까지 관찰된 종은 약 90여종에 이른다. 여기에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솔부엉이, 수리부엉이, 소쩍새, 참매 등 5종과, 환경부지정 보호야생동물로서 조롱이, 새홀리기, 말똥가리, 수리부엉이 등 4종, 그리고 서울시 지정 관리야생동물로서 물총새, 오색딱따구리, 제비, 흰눈썹황금새, 박새, 꾀꼬리 등 6종이 포함되어 있다.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포유류로는 우리나라(북한 포함)에서 사는 102종 중 월드컵공원에서 서식이 확인된 종은 고라니, 멧돼지, 너구리, 족제비, 고슴도치, 안주애기박쥐, 멧밭쥐, 다람쥐, 청설모로 9종이지만, 확인되지 않은 종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난지공원을 찾는 이용객은 연평균 98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난지도를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일은 완성된 것이 아니다. 이제 막 시작이다. 난지도 옛 이름에 걸맞은 시민과 야생동물의 진정한 쉼터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난지도 변천사 이름에서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난지도(蘭芝島). 난지도는 세월의 흐름속에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목가적인 풍경에서 쓰레기산으로, 다시 시민의 사랑을 받는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난지도에서 쓰레기 산으로 난지도는 난초와 지초가 자라고 철따라 온갖 화초가 만발해 그 이름만큼 향기로운 난지도라 했다. 물이 맑고 먹이가 풍부해 겨울이면 고니 떼, 흰뺨검둥오리 등 수많은 철새들이 날아들었다.1970년대 중반까지 70여가구의 토착민들이 수수, 땅콩, 채소를 가꾸고 젖소를 기르기도 하는 등 목가적인 풍경을 지니고 있었다. 갈대숲이 아름다워 연인들의 데이트코스이자 영화촬영장소로 애용되던 낭만적인 곳이기도 했다. 꽃이 만발하고 철새들이 날아들던 난지도는 단 15년 만에 쓰레기 섬으로 그 모습을 완전히 바꾸었다.1978년부터 1993년까지 1000만인구의 거대도시 서울에서 배출된 모든 쓰레기가 이곳에 묻혔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는 5년 가량 난지도를 쓰레기매립지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팽창하는 도시공간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쓰레기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1993년부터 수도권매립지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으나 그동안 난지도는 해발 100m에 이르는 쓰레기 산으로 변했다. 오늘 우리가 한강변에서 바라보는 난지도의 모습은 바로 쓰레기더미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환경오염 난지도는 한강의 범람으로 만들어진 퇴적층으로 섬의 북단을 끼고 난지천이 흐르고 있었다. 난지천은 홍수철에는 배수로의 역할을, 평시에는 습지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난지도에 쓰레기가 쌓이면서 이러한 모습은 점차 사라져갔다. 습지와 화초는 쓰레기에 덮였고, 난지천은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로 채워졌다. 위생매립이나 복토와는 거리가 먼 단순투기방식(Open dumping)으로 매립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매립지 인근은 먼지와 소음으로 가득했다. 쓰레기의 분해산물인 메탄가스에 의해 1400회 정도의 화재가 발생했고 어떤 화재는 45일 동안 계속되기도 했다. 매립지를 관리하던 사람, 쓰레기더미를 뒤져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접근하고 싶지 않은 섬이 되었으며, 더이상 철새도 야생동식물도 찾아오지 않았다. ●시민공원으로 탄생 1993년 3월, 난지도로 향하던 서울의 쓰레기 차량은 수도권매립지로 방향을 돌렸다. 난지도의 임무도 끝이 났다. 그러나 쓰레기만 들어오지 않을 뿐 환경문제는 그대로였다. 이즈음 난지도 매립지의 이용방안에 대해 업계와 학계에서 몇 가지 청사진이 제시됐다. 대표적인 것이 ‘조기개발론’과 ‘안정화 장기개발론’이었다.‘조기개발론’은 쓰레기를 당장 파내어 새로 조성된 해안매립지로 옮기고, 택지나 업무지구로 개발하자는 것이었다. 반면에 ‘안정화 장기개발론’은 오염방지시설과 안정화 시설을 설치하고, 공원을 조성해 시민휴식공간으로 활용하면서 개발여건이 성숙됐을 때 장기개발에 착수하자는 주장이었다. 상반된 주장을 심사숙고한 끝에 서울시는 ‘안정화 장기개발론’을 선택했다. 여의도공원의 15배,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비슷한 105만평의 크기로 조성된 친환경공원인 월드컵공원은 이렇게 시작됐다. ■ 안정화 사업 4단계 쓰레기산 난지도를 시민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첫번째 노력은 안정화사업이었다. 쓰레기가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가스와 오염된 물의 정화, 매립지의 안정화를 위해 1991년부터 1996년까지 5년 동안 설계에 들어갔다. 매립지 안정화 사업은 2001년 8월까지 공사완료를 목표로 시작됐다. 침출수 처리, 매립가스 처리, 상부 복토작업, 사면 안정화 등 네 가지가 관건이었다. 우선 침출수 처리를 위해 침출수가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매립장 둘레에 총 연장 6017m의 차수벽을 세우고, 차수벽 안쪽에 200m 간격으로 31개소의 집수정을 설치했다. 집수정의 오염된 물은 처리장에서 정화된다. 또 매립가스 처리를 위해 매립지 상부와 비탈면에 120m 간격으로 가스를 모아 뽑아내는 포집공을 40∼60m 깊이로 106개를 박았다. 여기에 14.1㎞에 이르는 이송관로를 연결해 가스를 뽑아내고 있다. 이 가스를 연료로 냉난방 에너지를 생산하여 월드컵경기장과 성산동의 아파트 4430여 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난지도는 일종의 발전소인 셈이다. 세번째 상부 복토작업은 매립지 내부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고 매립가스 분출을 억제, 식물이 생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매립지 상부에 지지층(차수막의 훼손을 예방하기 위한 흙층), 차수막(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막), 배수층(차수막 위에 고인 물이 잘 빠지도록 하는 층), 식물생육토층(나무뿌리를 지지하고 수분을 공급하는 흙층), 표층(식물에 수분과 양분을 공급하는 흙층)을 층층이 쌓고 식물을 심었다. 마지막으로 사면 안정화는 불안정한 매립지 경사면을 보완하는 것으로서, 사면붕괴를 막기 위해 경사를 완만하게 조정하고,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토양층을 조성한 후 식물을 심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쓰레기산 난지도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조용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길섶에서] 머위, 그 뒷얘기/이호준 인터넷부장

    봄이면 자주 쓰는 말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빠지지 않는다.‘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정도의 뜻이겠지만 사연은 제각각 다를 것이다. 돈이 없어서… 세상 돌아가는 꼴이 한심해서…. 하기야 바람이 따뜻해지고 꽃이 핀다고 얼었던 마음이 금방 풀리기야 할까. 하지만 살다 보면 세상이 그리 팍팍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우연히 확인하기도 한다. 얼마 전 이 코너에 ‘머위’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 걸 읽은 선배 한 분이 전화를 했다.“시골 어머님이 머위를 보내오셨는데 나눠 먹자.” 통화는 간단했지만 감동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먼 곳에서 온 머위를 보면서, 그 머위가 먹고 싶다던 후배를 떠올렸을 선배의 마음…. 다음날에는 낯선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연세가 지긋한 독자였다. 이름 석자만 들어도 고개가 끄떡거려지는, 알려진 분이기도 했다. 내용은 집에 무공해 머위가 한창이니 나눠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우리 맛의 정취를 못 잊는 사람끼리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받기만 하는 게 염치없지만, 올봄엔 내가 가장 부자다.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 [아자! 아자! 시민기자]응봉산 봄의 향연 개나리 축제

    [아자! 아자! 시민기자]응봉산 봄의 향연 개나리 축제

    ‘봄은 처녀의 마음뿐만 아니라 아줌마의 마음까지도 설레게 한다.’ 봄을 알리는 전령이자 성동구를 대표하는 꽃, 개나리가 필 무렵 응봉산에서는 해마다 구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개나리 축제’가 열린다. 올 해는 유난히 추위가 맹위를 떨쳐 봄꽃의 개화가 늦어진다는 말에 “개나리가 피어있지 않으면 어쩌나….”하며 내심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난주 응봉산을 찾았으나 염려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노란 개나리로 뒤덮인 응봉산의 전경은 금강산에 비유할 만큼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성동문화원 주관, 성동구청, 성동교육청의 후원으로 열린 ‘제9회 응봉산 개나리 축제’는 성동구립 어린이 합창단의 맑고 고운 노래 소리로 시작하였다. 지역 내 17개 초등학교에서 800명의 어린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림 그리기, 글짓기 대회가 개최됐다. 개나리처럼 싱그러운 어린이들이 따스한 봄볕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자신들의 솜씨 뽐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페이스 페인팅, 풍선아트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부대 행사들이 펼쳐져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특히 도시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짚으로 새끼도 꼬아보고 인형도 만들어보는 코너는 잊혀져가는 우리 것을 체험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어린이들이 종이로 축제의 상징물인 개나리를 만들어 성동구 지도 위에 붙여가며 우리가 사는 성동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코너는 어린이들이 우리 고장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갖도록 했다. 이번 축제에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코너도 마련되었는데, 성동보건소에서는 ‘구민 한가족 건강만남’코너를 통해 구민들에게 고혈압·당뇨·체지방·구강 검사 등을 무료로 해주었다. 개나리를 보기 위해 아이의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가족들,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을 나온 동네 주민들까지 한데 어우러진 이번 축제는 지역주민 모두가 봄을 만끽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축제는 끝났지만 아직 응봉산의 개나리는 봄의 향연을 계속 펼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시외로 떠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가까운 응봉산에서 온가족이 개나리를 입에 물고 봄의 정취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황경식 시민기자
  • [조용섭의 산으路] 수원 광교산

    [조용섭의 산으路] 수원 광교산

    깨어나는 봄의 숲, 그 상큼한 숲향에 취해 느긋하게 봄산의 정취에 빠질 수 있는 곳을 찾으라면 수원의 광교산(582m)을 꼽고 싶다.‘낮지만 큰 산’, 이 산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인 것 같다. 낮은 만큼 사람들의 삶과 가까이하여 왔고, 큰 만큼 보듬고 베풂이 많다는 이야기일 게다. 광교산은 남동쪽으로 안성 칠장산, 북서쪽으로 안산 수리산~문수산(통진)으로 이어지며 한강의 남서쪽 물길을 모으는 한남정맥의 산이기도 하다. 산길은 경기대 입구 3거리에서 시작해 광교산(시루봉)에 오른 뒤, 백운산~바라산을 거쳐 바라산재에서 북골로 의왕시 백운저수지 앞 학의리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경기대 3거리에서 광교저수지 쪽 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가면 오른쪽에 반딧불이 화장실이 나온다. 오른쪽 계단 오름길로 산길이 열린다. 계단을 올라선 뒤 이어지는 산길은 푹신한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부드러워 마치 산보를 하듯 걷기 쉽고, 산길 좌우의 소나무 숲은 너무나 정갈해서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 천년수약수, 백년수약수 등 등산로에서 조금 비켜있는 약수터의 이름들이 재미있다. 만약 식수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이 곳에서 수통을 채우면 된다. 1시간가량 나른한 봄기운과 숲향에 취해 휘적휘적 걷다 안부를 올라서면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암봉으로 이루어진 형제봉이 나온다. 고정로프를 타고 올라도 되고 왼쪽으로 우회길도 있다. 들머리에서 1시간20분 소요. 한남정맥은 형제봉 오르기 전의 고개인 문암재 직전 322고지에서 비로소 만나게 된다. 형제봉 내려서는 산길은 비교적 경사가 심하다. 비로봉 직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은 봉우리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난다. 비로봉을 내려서서 토끼재에 닿으면 산길은 사방으로 연결된다. 왼쪽으로 내려서는 곳으로는 나무계단으로 산길을 만들어 놓았다. 산길 오른쪽 용인 수지로 내려서는 길도 군데군데 잘 나있다. 시루봉 앞 능선 3거리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백운산 방향이다. 주봉인 시루봉은 주능선에서 약간 비켜 서있다. 성문(城門)형태의 특이한 정상석 모습에서 이 고장의 사람들의 문화적 자부심이 느껴진다. 형제봉에서 1시간10분 걸린다. 주능선으로 되돌아 와 백운산 쪽으로 향하다 보면 노루목대피소가 있고 억새밭이 지척이다. 능선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통신중계탑 옆을 지나면 백운산 못 미친 곳에 부대가 자리잡고 있고 길은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왼쪽은 지지대 고개로 이어지는 한남정맥길이고 백운산은 오른쪽 부대 철망 옆으로 난 길로 가야 한다. 백운산은 봉우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밋밋하지만 조망은 매우 좋다. 관악산과 청계산이 손짓하듯 가까워져 있고 백운저수지의 모습도 잘 보인다. 고분재로 내려서면 역시 사방으로 산길이 연결되는데, 힘겨울 듯한 바라산 오름길은 의외로 쉽게 올라서게 된다. 능선에는 가지가 뒤틀어진 소나무들이 자주 눈에 띈다. 소나무에 걸린 팻말이 정상 표시를 알려주는 바라산의 풍광도 아주 좋다.11시 방향에서 줄곧 따라오던 백운저수지가 어느새 9시 방향으로 가깝다. 바라산 바로 아래 삼거리에서는 왼쪽 급경사 내리막길로 바라산재로 내려선다. 바라산재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하오고개~청계산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용인 고기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왼쪽 북골쪽의 너른 길로 내려서며 산행을 마치게 된다. 지하철 수원역 앞에서 광교산행 버스를 이용하거나, 잠실에서 경기대행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산행 후 학의리에서는 마을버스로 인덕원으로 이동, 지하철을 이용한다. 학의2리 마을버스정류소 인근 구판장 느티나무집(031-426-3549) 식단이 비교적 깔끔하고 부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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