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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은행에도 진 인삼공사… 반등 없는 경기력을 어쩌나

    기업은행에도 진 인삼공사… 반등 없는 경기력을 어쩌나

    최하위 페퍼저축은행도 이기는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KGC인삼공사가 충격의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벌써 5연패다. 인삼공사는 21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여자부 기업은행전에서 0-3(19-25 16-25 12-25)로 패배했다. 경기 전 이영택 감독이 “방법 안 가리고 연패 끊는 방향으로 준비했다”고 한 발언이 무색하게 무기력한 패배다. 새해 들어 인삼공사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봄배구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인삼공사는 새해 첫날 페퍼저축은행을 3-0으로 꺾은 뒤 내리 연패에 빠졌다. 이 기간에 현대건설을 상대로 승점 1만 확보했을 뿐 모두 0-3 또는 1-3으로 패하며 승점도 못 건졌다. 현재 4위인 인삼공사는 3위 GS칼텍스와는 승점 차이가 9다. 이번 시즌 여자부도 7개 구단이 되면서 4위가 봄배구에 가려면 3위와 승점 차이가 3이하여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로는 갈수록 격차가 더 벌어질 기세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19점으로 분전했지만 이소영이 5점으로 지난 경기에 이어 또 한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그렇다고 다른 누군가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선수가 있던 것도 아니다. 인삼공사는 특히 상대 블로킹에 막히며 힘을 못 썼다. 이날 기업은행은 김희진 혼자 블로킹 5개를 기록하는 등 전체 10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반면 인삼공사는 블로킹 득점이 단 2개에 그쳤다. 1세트 초반 앞서가던 인삼공사는 김수지에게 동점을 허용한 후 김희진, 김수지, 달리 산타나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역전당했다. 이후 격차가 서서히 벌어졌지만 인삼공사는 옐레나를 제외하고 다른 선수가 힘을 못 쓰고 끝내 추격에 실패했다. 2세트 역시 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경기가 펼쳐졌다. 인삼공사는 2세트에도 옐레나가 8점으로 분전했지만 이소영은 1점에 그쳤다. 기업은행은 세트 막판 21-16에서 최정민의 서브 때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가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손쉽게 2세트를 마무리했다. 기업은행으로 넘어간 흐름은 3세트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삼공사는 초반에 3-10까지 끌려갔고 경기를 그대로 무기력하게 넘겨줬다. 기업은행은 24-12로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김희진의 백어택이 성공하며 지난달 5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오랜만에 홈에서 승리를 거뒀다. 기업은행은 김희진이 19점으로 활약했고, 표승주가 12점, 산타나가 11점으로 힘을 냈다. 반면 인삼공사는 옐레나를 제외하고 모두가 한자릿수 득점에 그치며 무기력한 모습을 이어갔다.
  • 산삼인가 했더니 도라지였나… 부상에 시들어가는 인삼공사

    산삼인가 했더니 도라지였나… 부상에 시들어가는 인삼공사

    한때 ‘산삼공사’라는 얘기까지 나오던 KGC인삼공사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부상이 이어지고 선수들의 활약이 엇박자가 나면서 봄배구 진출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인삼공사는 17일 기준 12승 11패, 승점 37로 4위를 지키고 있다. 5할 승률은 간신히 사수하고 있지만 이달 1승 4패로 부진하면서 3위 GS칼텍스와 승점 차가 9점까지 벌어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이소영을 영입하며 전력을 크게 끌어 올린 인삼공사는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2라운드까지 GS칼텍스에 승점 1이 모자란 3위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3라운드 5할 승률로 고전하더니 4라운드에선 흥국생명보다 안 좋은 성적을 거두며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인삼공사가 부진한 이유로 우선 염혜선과 노란의 부상을 빼놓을 수 없다. 주전 세터 염혜선이 3라운드 중반 손가락 골절상으로 빠졌고, 주전 리베로 노란도 최근 무릎을 다쳤다.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17일 “하효림이 잘해주고 있지만 염혜선과 플레이하는 패턴이 다르고 한 시즌을 끌고 나간 적이 없어 경기 운영에 부침이 있다”고 짚었다. 이번 시즌 페퍼저축은행 창단으로 여자부도 7구단 체제가 되면서 남자부처럼 4위가 3위와 승점 차가 3점 이하여야 봄배구가 가능하다. 
  • 산삼공사일 땐 언제고…봄배구도 흔들리는 인삼공사의 부진

    산삼공사일 땐 언제고…봄배구도 흔들리는 인삼공사의 부진

    한때 ‘산삼공사’라는 얘기까지 나오던 여자배구 KGC인삼공사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부상이 이어지고 선수들의 활약이 엇박자가 나면서 봄배구 진출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인삼공사는 17일 기준 12승 11패, 승점 37로 4위를 지키고 있다. 5할 승률은 간신히 사수하고 있지만 이달 1승 4패로 부진하면서 3위 GS칼텍스와 승점 차가 9점까지 벌어졌다. 지난 16일 한국도로공사전 0-3 패배를 비롯해 승점도 못 따는 경기도 반복되고 있다. 1월에 승점 4를 확보하는 데 그쳤는데 그나마도 최하위 페퍼저축은행과 맞붙어 3-0 승리를 거둔 덕분이다. 지난 시즌 5위에 그쳤던 인삼공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이소영 영입으로 전력을 크게 끌어 올리며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2라운드까지 GS칼텍스에 승점 1이 모자란 3위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3라운드 5할 승률로 고전하더니 4라운드에선 흥국생명보다 안 좋은 성적을 거두며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인삼공사가 부진한 이유로 염혜선과 노란의 부상을 빼놓을 수 없다. 주전 세터 염혜선이 3라운드 중반 손가락 골절상으로 빠졌고, 주전 리베로 노란도 최근 무릎을 다쳤다. 특히 염혜선의 부상으로 선수들이 갑자기 기존과 달라진 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17일 “하효림이 잘해주고 있지만 염혜선과 플레이하는 패턴이 다르고 한 시즌을 끌고 나간 적이 없어 경기 운영에 부침이 있다”고 짚었다. 공격의 핵심인 이소영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의 엇박자 호흡도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3경기 득점을 보면 이소영이 8점, 22점, 7점을 낼 때 옐레나는 24점, 16점, 20점을 올리며 엇박자가 났다. 장 위원도 “디그나 수비는 괜찮은데 큰 공격에서 시너지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페퍼저축은행 창단으로 여자부도 7구단 체제가 되면서 남자부처럼 4위가 3위와 승점 차가 3점 이하여야 봄배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인삼공사는 상위팀에 철저하게 약하고 순위가 더 낮은 흥국생명에도 덜미를 잡히고 있어 봄배구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고난의 후반기를 보내는 인삼공사로서는 반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 연전연승… 드디어 깬 배구 강호

    시즌 초만 하더라도 길을 헤매던 프로배구 중·하위권 팀들이 조금씩 자기 자리를 찾아가면서 봄배구 싸움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와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하기 전까지 4연승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전력 손실이 시즌 초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김연경(상하이)이 떠났고, 베테랑 김세영도 은퇴했다. 또 지난해 초 ‘학폭’ 논란으로 이재영·다영 자매가 이탈하면서 이번 시즌 초까지도 팀을 재건하는 데 고전했다. 흥국생명은 차세대 에이스로 낙점된 선수들이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2018~19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받았던 센터 이주아가 올 시즌 만개했다. 4연승 동안 30득점과 8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올 시즌 신인상 경쟁에 뛰어든 레프트 정윤주도 공격에서 힘을 보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흥국생명은 시즌 초 많은 패배로 4위 KGC인삼공사와 승점 15점 차다. 하지만 팀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남은 기간 봄배구 싸움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부에서는 우승권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즌 초 3승 11패, 최하위로 떨어졌던 우리카드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우리카드는 지난 2일 선두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하고 6연승을 질주했다. 3라운드까지 대한항공을 만나 모두 패했지만 4라운드 들어 달라진 모습으로 복수전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최근 5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어느새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리카드는 레프트 송희채가 지난해 11월 전역하고, 지난달 KB손해보험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센터 김재휘가 가세하면서 블로킹 높이가 강화됐다. 시즌 초 흔들리던 세터 하승우의 경기 운영 능력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살아났다. 게다가 최근 신영철 감독과 갈등을 일으켰던 외인 알렉스도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우리카드가 반등을 시작하고 분위기를 탄 만큼 봄배구에 무난히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제야 제자리 찾아가는 흥국생명·우리카드…“봄배구 몰라요”

    이제야 제자리 찾아가는 흥국생명·우리카드…“봄배구 몰라요”

    시즌 초만 하더라도 갈 길을 헤매던 프로배구 중·하위권 팀들이 조금씩 자기 자리를 되찾아가면서 봄배구 싸움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디펜딩챔피언 GS칼텍스와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하기 전까지 4연승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전력 손실이 시즌 초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김연경(상하이)이 떠났고, 베테랑 김세영도 은퇴를 선택했다. 또 지난해 초 ‘학폭’ 논란으로 이재영·다영 자매가 이탈하면서 올 시즌 초까지는 팀을 다시 만드는 데 고전했다. 흥국생명은 차세대 에이스로 낙점된 선수들이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2018~19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지명을 받았던 센터 이주아는 올 시즌 만개했다. 4연승을 할 동안 30득점과 8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올 시즌 신인상 다툼을 하는 레프트 정윤주도 남다른 힘으로 공격에서 힘을 더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흥국생명은 시즌 초 많은 패배로 아직 4위 KGC인삼공사와 승점 15점차다. 하지만 팀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남은 기간 봄배구 싸움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남자부에서는 우승권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시즌 초 3승 11패로 최하위에 쳐졌던 우리카드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우리카드는 지난 2일 선두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하고 6연승을 질주했다. 3라운드까지 대한항공을 만나 모두 패했지만 4라운드 들어서 달라진 모습으로 복수전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최근 5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어느덧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리카드는 레프트 송희채가 지난해 11월 전역하고, 지난달 KB손해보험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센터 김재휘가 가세하면서 블로킹 높이가 강화됐다. 시즌 초 흔들리던 세터 하승우의 경기 운영 능력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살아났다. 게다가 최근 신영철 감독과 갈등을 일으켰던 외인 알렉스도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우리카드가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하고 분위기를 탄 만큼 봄배구에 무난히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2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가는 언어-신미나론/염선옥

    1. 몸의 기억에 부여되는 리얼리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예술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고 이제 “규정 불가능성”(하이데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는 예술 과잉의 시대이자 ‘무(無)예술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는 헤겔이 비유한 것처럼, 이제는 예술이 인간의 비대해진 욕망을 더는 채워 줄 수 없다는 “예술의 종언”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읽는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성과 서정성이 미학적으로 반목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이분법적 폐쇄성이 낳은 관념적 산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의 속성을 탈(脫)서정성에 두려는 해체적 사유는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현대성과 서정성은 대척적 개념이 아니라 수많은 접점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시의 차원으로 수렴되어 가는 것이라는 앙투안 콩파뇽의 ‘현대적 전통’론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신미나에게 ‘시’는 현대성과 서정성이 만나면서 발원하는 예술적 실체로서 그녀의 시는 현대인에게 예술의 존재를 아직도 따뜻하게 건네는 악수로 은유될 수 있을 것이다. C.S. 루이스는 ‘오독’(1961)이라는 비평집에서 현대는 삶과 예술이 혼동되며 시인과 대중이 서로 예술을 다르게 이해하는 시대라고 갈파한 바 있다. 또한 이성복은 ‘불화하는 말들’(2015)이라는 시론집에서 시인들에게 세상과 불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논자들이 현대시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세계가 불화하는 시대에 신미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경험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것을 통합하려고 한다. 본래 시가 노래와 춤이라는 몸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실된 아우라(Aura)를 여전히 기억해야 할 미학적 흔적으로 보고 이를 재포착함으로써 삶과 분리된 예술을 통합하려는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닫힌 기억들이 열린 기대 속에서 각인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녀에게 몸의 기억은, 비록 하찮고 순간적으로 꺼질 미광(微光) 같은 것일지라도, 수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 아가, 세상이 어찌 보이냐 할아버지 어린 나를 무등 태우고 뒤돌아서서 지붕 위로 어금니 던진다 까치가 어금니 물고 간 곡선으로 내 젖무덤은 부풀어 올라 백내장 걸린 할아버지 중얼거리시데 저 봐라, 상갓집에서 혼 빠진다 - ‘산 너머’ 전문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이를 뽑던 기억, 할아버지 무등을 타던 기억을 떠올린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부여한다. 할아버지가 무등 태우며 ‘헌니 줄게 새 이 다오’를 노래하던 순간은 온몸으로부터 분출되고 온몸으로 수렴되는 발화의 기억을 남긴다. 신미나의 시에 그려진 화자의 경험과 기억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주면서 무등 탔던 기억, 실에 묶어 이를 던졌던 기억, 미신과도 같이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물어다 준다고 노래했던 기억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렇듯 몸의 기억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결과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된 정동적 연결망을 제공하게 된다. 신미나는 수많은 시편을 통해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이마’) 기억, “어린 조약돌 몇 개 씻어 주머니에 넣고”(‘첫사랑’) 다니던 기억,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연’)던 기억, “방바닥에 엎드려 글씨를” 쓰다 “공책 뒷장에 눌러쓴 자국이 점자처럼 새겨졌”던 기억(‘받아쓰기’), “생쌀을 씹는 버릇”(‘윤달’)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러한 섬세한 기억들이 귀환하는 방식은, 기록되지 못한 채 떠돌지라도, 시인으로 하여금 창의적 감각과 초월적 사유를 거느리게끔 해 준다. 이를 통해 시인은 현대인이 가진 몸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각성시키면서 파편화된 체험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통합의 힘을 발휘한다. 2. 신화와 샤먼적 요소 신미나는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공동체적 감각이 묻혀 있는 시대를 향하는 시인이다. 기억의 바닥에 있는 시대의 경험과 그것에 얽힌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전체를 통해 얻어지는 질서의 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신미나의 기억은 할머니의 삶과 함께 빈번하게 드러나는데, 화자의 삶은 할머니에 의해 ‘명랑’을 되찾고 있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마고 2’) 싫을 정도로 화자의 고백에는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숨쉬고 있다. ‘마고 할멈’은 시인에게 삶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죽음을 애도하며 견뎌 애써 살게끔 해 주는 상징이다.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이고, 시인은 자신의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할머니의 삶과 기억을 끌어들여 샤먼적 요소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그녀의 시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농경적 삶의 방식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다. 과학기술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묻혀 버린 옛것을 꺼내와 그것이 가져다준 진정한 메시지를 독자와 교환한다. 삶을 위로하던 공감 요소인 신화가 불려올 때 그녀의 시에서는 샤먼의 배치 과정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개입하게 된다. 사실 신미나의 시에는 무속 체험과 감각이 빈번하게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녀는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2014)와 제2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2021)에서 신화나 샤먼의 체험을 두루 끌어들이고 있다. 그녀에게 신화나 샤먼적 요소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신화와 샤먼적 요소는 “뜻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어디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리는 기억에 담겨 있는데, 이는 “너무 많은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아 끝없이 되풀이된다. 그것들은 자아를 지탱하는 배경과 같으며 이러한 사례는 그녀의 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지푸라기인형”(‘마고 2’, ‘백일몽’)과 “헝겊인형”(‘묘의 함’), “종이인형”(‘묘의 함’,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은 무(巫)와 관련을 두고 있으며, 탱화나 “천년을 물속에 살아야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물가”(‘백일몽’) 이야기, “때리면 정신 든다는 무당 말”(‘불티’)에 “아비가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리는 주술성이라든가 “몸을 얻으려면 새 옷을 입어야”(‘홍합처럼 까맣게 다문 밤의 틈을 벌려라’) 하는 샤먼적 상상, 저승으로 떠나게 될 아기들이 가여워 제명과 맞바꿔 아기들을 살린다는 ‘마고’ 신화까지, 그녀는 수많은 샤먼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과학적 시선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에 샤먼과 신화적 요소는 리얼리티를 감쇄시킬 수도 있을 법한데, 신미나의 시에서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독특한 형태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겪은 기억을 중심으로 인문적 사유가 제거된 과학기술의 공허함과 허황된 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빈 곳에 신화와 샤먼을 채워 넣는 것이다.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한다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왔다 묘의 주머니는 작고 이따금 탄내가 난다 주머니 속에는 타다 만 볍씨가 있다 묘의 상자 속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고 정글짐 꼭대기의 해가 타고 있다 - ‘묘의 함(函)’ 전문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서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하고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온 존재이다. 종이 가마에 고깔모자를 쓴 검정으로부터 태어난 ‘묘’는 제의를 치르는 무당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묘의 상자 안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이는 접신과 빙의된 샤먼의 모습이다. ‘종이 인형’을 한 묘의 상자 안에는 타인의 삶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도 있다. 시인이 은유하는 것은 시대의 종말과 위기에 있지 않다. 다만 그녀는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믿어 왔던 인간의 존재방식에 균열을 낼 뿐이다. 기술 발전과 합리성이 채워 주지 못하는 소외와 불안을 ‘무속’ 모티프를 통해 진단하고 ‘해원’이라는 처방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 싫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냈더니 이고 있던 채반을 내려놓고 갔다 채반 위에 팥 한 알 또렷이 남았다 다음날엔 보따리를 두고 갔다 매듭을 풀어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나왔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일으켜 세워도 자꾸만 목이 꺾였다 배를 갈라보니 노란 것이 반짝 했다 금니였다 할머니의 등에 새긴 문신은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방패 마작처럼 패를 뒤집어 얼굴이 자도르르 돌아간다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쟁기 눈, 코, 잎을 갈아 끼운다 높고 슬픈 노래를 물려주려고 잠들면 가만 코에 손가락을 대본다 할머니는 피가 너무 환해서 인간의 잠을 자지 못한다 - ‘마고 2’ 전문 장사치로 떠도는 할머니가 등장하자 화자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낸다. 이는 가난한 할머니의 고통이 새겨 넣은 상처를 마주하는 화자의 고통을 암시한다. 종종 가난으로 얼룩진 기억은 삭제되거나 묻히는데, 시인은 할머니의 기억을 아프게 되살려 고통과 가난을 마주하는 순간을 불러낸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두고 갔지만 그 매듭을 풀어 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그 안에서 나온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자꾸 목이 꺾이기만 하는 인형의 배를 갈라 보니 노란 금니가 반짝이고 있다. 지푸라기 인형이라는 샤먼적 요소를 통해 할머니와 접신하는 경험은 신비롭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신화와 샤먼적 요소를 통해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신화를 통해 다시 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할머니의 등장이 어린 손녀가 겪어 갈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전개는 신화의 이미지를 거느리는데 “배를 갈라보니” 노란 금니가 나온다는 신화는 작품에 이러한 환상성을 부여하고 있다. 붉은 구슬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나왔 습니다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으로 슬픔을 어루만진다는데 손이 천개면 세상의 눈물을 닦을 수 있습니까 뜨거워서 그래, 아가 어쩌다 네 마음에 명랑을 잃었니?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내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봄에 난 콩 싹처럼 웃어보라, 해를 피하지 않는 해바라기처럼 용감해라, 물 만난 오리처럼 신나게 욕해보라, 비 온 뒤 제비처럼 까불어라, 분수처럼 솟구쳐라, 쪼개고 쑤시고 부러뜨려라, 톱날의 요철과 같이 벌떼처럼 화를 내라, 연기처럼 곧게 서라, 백합처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 할머니는 겹겹의 모란 치마로 나를 폭 싸서 공중에 띄웠습니다 키질하듯이 위아래로 까부르니 몸이 아기만큼 작아져 배꼽이 간지럽고 이히히 웃음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우스운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한 것인데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았습니다 - ‘탱화 3’ 전문 화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은 시인에게 강림하는 샤먼적 순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명랑을 잃은” 화자에게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다. 이러한 발화를 통해 할머니의 존재는 화자에게 한 차원 더 명확해진다. 할머니는 “…웃어보라, …용감해라, …욕해보라, …까불어라, …솟구쳐라, …부러뜨려라, …화를 내라, …곧게 서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라고 위로하며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할머니에 대해 화자는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는다. 화자에게 할머니는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삶에 원초적인 힘을 주는 정신적 동반자이다. 할머니의 상실을 지우고 할머니의 존재를 보존하는 방식은 기억에 의해 가능한 것인데, 시인은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신비함을 그 안에 담음으로써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신비한 일로 확장해 가면서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성격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3. 존재론적 근거로서의 기억을 통한 표준화에의 저항 할머니는 현존하지 않고 시인의 몽상과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베냐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미나는 과거를 고정적 점으로 보지 않고 현재로부터 관찰하고 불러낸다.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억으로 새겨진 것은 언젠가 ‘있었던’ 실재일 뿐이다. 그러나 신미나는 세속적 질서 속에 할머니의 기억과 농촌 경험을 가져와 행복에 대한 표상을 과거로부터 형성한다. 화석으로 남은 시골이 따스한 공간이었다는 전언을 통해 도시가 가진 허상을 비판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삶의 불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미나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응시하면서, 데리다가 말하는 흔적(trace)을 만지는 일을 수행한다. 수레가 남긴 바퀴자국을 토대로 동물과 수레의 현전을 논할 수 없듯 그의 흔적은 ‘없다’를 말할 수 없는 심적 자국인 것이다. 그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의 첫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퍽 유의미하다. 본다는 것, 보았다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상으로, 부재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는 일이며, 그 존재성은 사라지지 않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있는’ 것과 ‘있었던’ 것이 가지는 존재성의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 알의 레몬이 테이블 위에 있다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한 알의 레몬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치우면 레몬은 과거형으로 존재한다 흰 테이블보 위에 레몬이 있다 눈을 감아도 레몬은 레몬 빛으로 남고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진심으로 보인다 - ‘지켜보는 사람’ 부분 화자는 테이블에 놓인 “오래전에 있었던” 한 알의 레몬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레몬은 비록 치워진다 해도 ‘과거형’이 될 뿐 비(非)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했던 것은 눈을 감아도, 그것을 치우더라도, “레몬 빛으로” 남는 ‘사실’이 되고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된다. 존재의 가치는 시간이 증여한 것도 아니고 사회가 합의한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경험하여 의미가 솟아나는 지점에서 생겨날 뿐이다. 그 세계에서 기호화되지 못한 것들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림자를 만”들고 조용히 남아 있게 된다. 이는 “쪼그리고 앉아”(‘단조’)서 보던 물에 불어나는 한 톨의 쌀알이 “찬 벽에 발을 대고 누”워서도 천장에 떠오르는 또렷함 같은 것이다. 기억은 ‘있었던’ 것의 부재를 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과정으로 도약한다. 동요 속에서 마구 튀어오르거나 우글거리는 기억의 운동성은 존재의 살아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가 된다. 시인이 쓸모없는 일로 여겨지는 기억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롯이 권역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식과 감각에 등장하는 본연의 것들은 비록 외곽으로 밀려나 버렸다 해도 우리를 상실과 폐허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론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기억은 자주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기억이 물질적인 감각에 찍힌 낙인일 때 신미나의 시는 기억의 집적을 통해 그러한 규정을 벗어난다. 그의 기억은 일정한 시공간과 서사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고리를 이으면서 긍정적으로 순간순간을 끌고 나간다. 보들리야르는 현대를 가리켜 “현존하는 모든 시스템의 비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인은 기억과 상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신미나의 시는 언어의 옷을 채 입지 못한 기억들로 가득 채워짐으로써, 시적 주체를 추동하는 공감의 발원지로 기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의 권위에 대해 역설한 콩파뇽은 기억을 유행과 현대적인 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억이 ‘새로움’에 대한 ‘낡음’이라는 모순관계의 짝패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상상력’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공연한 일들”과 “쓸모없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신미나의 목소리는 기억의 세부를 포착하겠다는 의지이며, 그녀의 시는 폐기되는 세부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는 주변에 널린 세부에 주목하면서, 삶은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세부의 집적임을 말한다. 이때 세부는 여러 차원의 경험으로 채워진 모래사장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공연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은 삶을 채워 주는 세부인 것이다. 그녀의 시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과 불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법칙 이외에 어떤 언설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고유의 법칙을 유지한다. 이때 도시는 다름과 비뚜름 대신 바름을 동의반복적(同意反復的)으로 배열하고 배치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유동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한 도로와 건물, 기호와 상징, 그 속에서 현대인은 한 방향으로 향하는 물고기 떼처럼 몰려간다. 모든 공간이 유사해지면서 모국어가 있어도 전 세계가 몇몇 우세어를 중심으로 통일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표준화와 평균화에 저항하는 신미나 시의 힘이다. 이상하지 않나요, 이런 고요는 몰려오던 해일이 눈앞에서 멈춘 듯한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두었으므로 나의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어요 빛에 일렁이는 물 그물이 나의 발을 얽을 뿐입니다 - ‘아쿠아리움’ 부분 물주름 없는 물결 귀를 떠난 소리 풀 없는 인공 정원 - ‘홍제천을 걸었다’ 부분 현대인의 행동 양식은 모든 면에서 어떤 인공적인 것의 제작 방식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대인은 동화되어 가고 있다.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된 채 살아갈 뿐 거부와 배척이 두려워 ‘소수-되기’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는다. 도시인다운 ‘다수-되기’(에티엔 발리바르)를 지향하게끔 할 뿐이다. 도시는 고유한 특성이 제거된 개인을 색인 속에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런 가운데 개인의 슬픔은 썩어 가거나 사라지게 된다. 도시인의 언어는 차가운 콘크리트 언저리에서 싹튼 불쾌하고 축축한 우울과 소외의 언어가 된다. 그런 언어로 표지된 도시인은 자신의 결여된 내면성을 드러낼 방식이 없게 된다.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미학적 항의가 신미나의 시다. 4. ‘나 사는 곳’의 발견 과정으로서의 기억 혹자는 신미나의 시에서 농촌과 자연과 가난이 빚어낸 서정성을 읽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더 확장된 의미로서 폭력의 시대에 소실되어 가는 ‘나 사는 곳’(오장환)을 훑는 작업을 읽어 낸다. 모국어의 소실과 전통의 소외와는 달리 매체와 일상을 메우는 것은 온통 서구 것이다. 케이팝(K-Pop)과 한류(Korean-Wave)도 서구 입맛에 맞춘 예능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SNS의 시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하이브리드-스토어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콘택트 없이도 실시간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신용카드라는 합의된 인증 방식의 결제를 통해 우리의 취향과 입맛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이런 위험신호를 감지한 신미나는 ‘나 사는 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보들레르가 현대성을 현대인의 불안과 관련시켜 읽어 냈다면, 신미나는 현대성을 폭력과 상실로 읽어 낸다. 그녀가 읽은 현대라는 미달태(未達態)는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아쿠아리움’) 둔 것과도 같아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는” 상실의 세계일 따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머금고 “그만, 이라고 말해도 자꾸만 공을 물어 오는 착한 개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인 것이다. 아쿠아리움에 가둔 물고기 세상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동일한 풍경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풀 없는 인공 정원”(‘홍제천을 걸었다’)이 가득한 곳이 되고 말았다고 시인은 진단한다.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 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헐떡이며 걸어가는 것을 보는 집 보러 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 난 데를 혀로 쓸며 돌아보는 사직동 - ‘지하철역에서 십오분 거리’ 전문 ‘고스트 타운’(베냐민)이 된 도시가 현대화의 필연적 산물이라면 시인이 바라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풀 없는 인공 정원” 대신 “마당이 있는” 집이고 “문방구 평상에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는 곳이다. 부품을 한데 모아둔 것처럼 젊은이들만 들어찬 도시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평상이 있는 공간이다. 또 획일화되지 않은 무정형의 공간이며 비폭력적 공간이자 비상실의 장소이다. 빌딩과 벽이 없는 언덕 위에 여자대학교가 있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어 맛볼 수 있는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인 것이다. 시인이 이러한 공간성을 가져오는 방식은 ‘우리 것’의 회복이자 ‘나 사는 곳’의 확인 과정인 셈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발견되는 그의 시적 공간은 도시 미학적 공간과 거리가 이처럼 철저하게 멀어진다. 또한 신미나의 시는 흔적으로만 남은 우리말의 보고이다. 현대적인 것을 이루는 성좌를 완성할 때 세련된 시어의 반복과 나열이 필수라면 시인의 언어는 낡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으로 명명된 모든 상황에서 시인이 채우는 장판, 요, 밥물, 물금, 내천, 조약돌, 연밥, 무밭, 아욱잎 등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우리의 감각적 언어가 더 감각적이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시인은 농도 짙은 외래어를 사용하기보다 ‘싱고’, ‘무이모아이…’ 같은 우리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쏟아져 흐르는 외래어와 말줄임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어란 얼마나 나약하기만 한가? “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으며, “나는 공복이라 하였고 당신은 기근”이라 부르며,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다는 등 언어는 불통을 잠재적으로 내재한다. 언어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일치”(‘사랑의 순서’)하는지도 모른다. 신미나는 시가 소통되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도시의 방식인 고통의 언어 대신 모태의 언어를 내뱉는다. 모태의 언어는 관찰과 소통과 사색을 통해 유래된 ‘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를 더 많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도시 방식 대신 듣고 보고 느끼는 ‘삼중(重)의 겹’을 택한 결실이다. 이때 시인은 도시 안에서 ‘보는 자’이자 ‘느끼고 듣는 자’가 된다. “휘파람을 불며 길을 나서”면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인들”(‘입김’)도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번쩍 아이를 들어올리는”, “얼굴만 아는 여자”(‘길음동’)도 만날 수 있다. 또 “신발을 꺾어 신고 앞서”(‘모란과 작약을 구별할 수 있나요?’)가는 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화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언가가 되지 못한 세부이며 삼중의 겹을 통해 시로 현상된 것들인 셈이다. 또한 그녀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수건 안감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게 하고 “귀 기울여 듣게” 한다. 우리는 말하기를 유보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선행해야 비로소 삼중의 겹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과정이 그 안에 있다.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 ‘정미네’ 전문 “밍크이불”은 어느 집에나 있었고 우리는 그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고 느낀 경험과 교생의 편애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기억, 예쁜 친구를 험담하던 기억이 시인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저 기억 속에 둥둥 떠 있기만 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어짐으로 돌아감’(장뤼크 마리옹)을 선사한 기억의 주체인 셈이다. 또한 신미나의 기억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뿐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 시대적 소멸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마고 이야기(‘마고 1·2’)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할머니의 기억과 할머니와의 접신 과정을 ‘탱화’(‘탱화 1·2·3’)로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시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움’의 추구라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전통적 서정성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저버린 것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시가 발견해야 하는가, 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신미나의 시는 시간 개념을 긍정하며 발명보다 발견을 더 큰 화두로 삼는다. 이는 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기호화되지 않은 세부의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리고 발견은 ‘나 사는 곳’을 살피는 몸짓이며 몸에 각인된 과거를 통한 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 모색을 뜻한다. 신미나는 언어적 한계를 무화(無化)하기보다 기억을 통해 자신이 실감하는 쪽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 시어를 택하고 그 속에서 실감을 표현하는, 들뢰즈식으로 ‘행동하는’ 시인인 셈이다. 단절과 폐허의 상황에서 그녀는 ‘벽’이 아닌 ‘문’을 택하고 단절이 아닌 소통을 지향한다. 선명한 기억이야말로 개인을 지탱하는 근원적 뿌리이며 개인의 감각과 사회의 전체성을 함께 붙드는 운동임을 그녀의 시는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반환점 돈 V리그… 여자 독주, 남자 혼전

    한국프로배구 V리그가 지난 28일 3라운드를 끝으로 올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현대건설의 독주가 돋보였던 여자부와 혼전 양상이 도드라진 남자부의 판도가 후반기에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적수가 없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3라운드까지 18경기를 치르면서 단 1번의 패배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센터진이 리그에서 가장 강하다. 양효진이 높은 공격 성공률(56.54%)로 공격을 주도하고, 세트당 블로킹(0.80개)도 1위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양효진과 함께 센터 호흡을 맞추는 이다현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3라운드 공격 성공률은 64.3%로 양효진의 3라운드 공격 성공률(55.4%)보다 높다. 선수층이 두터운 만큼 후반기에도 독주가 예상된다. 독주 판을 흔들 수 있는 팀은 2위 한국도로공사다. 도로공사는 지난 28일 KGC인삼공사를 꺾으며 팀 최다 연승인 10연승을 질주했다. 도로공사는 상황에 따라 이윤정과 이고은을 번갈아 활용하는 ‘더블 세터’ 체제로 바뀌었다. 또 배유나와 ‘엄마 센터’ 정대영이 버티는 센터진은 팀 블로킹(2.73개)을 선두로 이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체력이 떨어지며 나타난 집중력 저하와 이윤정의 슬럼프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밖에 김호철 감독이 새로 부임한 이후 경기력이 확 달라진 IBK기업은행도 판도를 흔들 변수로 꼽힌다. 남자부는 순위가 촘촘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선두 대한항공과 7위 삼성화재의 승점은 단 11점 차에 불과하다. 때문에 팀마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최종 순위가 갈릴 듯 보인다. 사생활 논란으로 코트를 떠났다가 3라운드에 복귀한 대한항공 정지석은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으로 대한항공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2위 KB손해보험은 약점이었던 레프트 자리에 지난 26일 한성정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시즌 초 선두권에 있다 하위권으로 쳐진 현대캐피탈은 지난 22일 전역한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과 다음달부터 투입되는 새 외국인 선수 펠리페 알톤 반데로(등록명 펠리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전광인이 합류하면서 현대캐피탈에 안정감이 더해졌다”며 “현대캐피탈이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봄배구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판 흔들 자 누구냐”…도로공사·현대캐피탈 주목

    “판 흔들 자 누구냐”…도로공사·현대캐피탈 주목

    한국프로배구 V리그가 지난 28일 3라운드를 끝으로 올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현대건설의 독주가 돋보였던 여자부와 혼전 양상이 도드라진 남자부의 판도가 후반기로 갈수록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쏠린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적수가 없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3라운드까지 18경기를 치르면서 단 1번의 패배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센터진이 리그에서 가장 강하다. 양효진이 높은 공격성공률(56.54%)로 공격을 주도하고, 블로킹(0.80개)도 1위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양효진과 함께 센터 호흡을 맞추는 이다현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3라운드 공격성공률은 64.3%로 양효진의 3라운드 공격성공률(55.4%)보다 높다. 선수층이 두터운 만큼 후반기에도 독주가 예상된다. 독주 판을 흔들 수 있는 팀은 2위 한국도로공사다. 도로공사는 지난 28일 KGC인삼공사를 꺾으며 팀 최다 연승인 10연승을 질주했다. 도로공사는 상황에 따라 이윤정과 이고은을 번갈아 활용하는 ‘더블 세터’ 체제로 변화했다. 또 배유나와 ‘엄마센터’ 정대영이 버티는 센터진은 팀 블로킹(2.73개)을 선두로 이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체력이 부치며 나타난 집중력 저하와 이윤정의 슬럼프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밖에 김호철 감독이 새로 부임한 이후 경기력이 확 달라진 IBK기업은행도 판도를 흔들 변수로 꼽힌다.남자부는 순위가 촘촘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선두 대한항공과 7위 삼성화재의 승점은 단 11점차에 불과하다. 때문에 팀마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최종 순위가 갈릴 듯 보인다. 사생활 논란으로 코트를 떠났다가 3라운드에 복귀한 대한항공 정지석은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으로 대한항공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2위 KB손해보험은 약점이었던 레프트 자리에 지난 26일 한성정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시즌 초 선두권에 있다 하위권으로 쳐진 현대캐피탈은 지난 22일 전역한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과 다음달부터 투입되는 새 용병 펠리페에 기대가 크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전광인이 합류하면서 현대캐피탈에 안정감이 더해졌다”며 “현대캐피탈이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봄 배구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4승 4패→10승 4패… 한국도로공사에 무슨 일이

    4승 4패→10승 4패… 한국도로공사에 무슨 일이

    지난 3주 동안 한국도로공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21~22시즌 V리그 여자부 판도가 바뀌고 있다. 2라운드까지 현대건설의 전승 독주로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도로공사가 최근 강한 상승세로 ‘봄 배구’ 싸움에 끼어들며 흥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기까지 단숨에 6연승을 내달린 도로공사는 4승 4패에서 10승 4패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7일에는 리그 무패를 달리던 현대건설을 꺾으며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도로공사는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팀이다. 새로 발굴한 선수들과 기존 자원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실업팀에서 뛰다가 뒤늦게 프로에 들어온 ‘중고 신인’ 이윤정(24)은 상승세의 핵심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가 주전으로 출전한 이후부터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안정적이고 빠른 토스로 외인 주포 켈시 페인의 공격력을 빛내주고 있다. 질 나쁜 리시브도 어떻게든 공격으로 이어준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똑 부러진다”는 김종민 감독의 말처럼 깔끔한 플레이 스타일이 코트 위에서 그대로 나타난다.언니들도 든든하다. 81년생으로 리그 최고령 선수인 ‘엄마 센터’ 정대영(40)은 세트당 평균 블로킹 0.73으로 전체 선수 중 4위에 오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상대팀 추격이 턱밑까지 쫓아올 때마다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흐름을 끊어버리는 능력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35)도 리시브 1위, 디그 4위로 수비의 핵심을 담당하면서 공격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공수 모두 완벽해진 도로공사의 연승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한국 안녕 고마웠어요… 미국으로 떠난 라셈의 마지막 인사

    한국 안녕 고마웠어요… 미국으로 떠난 라셈의 마지막 인사

    “함께한 시간들이 정말 그리울 것 같아요. 팬들의 응원과 성원에 너무 행복했어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2021~22 V리그에서 아쉽게 시즌을 마친 레베카 라셈이 13일 오후 미국으로 돌아갔다. 라셈은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면서 “많이 부족했지만 기회가 되어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더 성장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여자배구 최초의 한국계 외국인인 라셈은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고 활약했다. 191㎝로 큰 키를 자랑하는 라셈은 득점 8위(199점), 공격종합 9위(34.82%), 오픈 9위(30.61%), 후위 7위(33.76%), 시간차 5위(54.55%) 등의 기록을 남겼다.예쁜 외모로 드래프트 당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라셈은 이번 시즌 조송화의 이탈로 시작된 논란 속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대학에서 후위 공격 때는 빠지는 배구를 했고, 한국처럼 외국인 선수가 만능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는 배구는 경험이 없던 탓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적응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갑작스러운 이별을 아쉽게 만들었다. 라셈의 교체는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측면이 있다. 기업은행이 시즌 초반 연패에 빠졌을 때 서남원 전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성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진단하면서 일찌감치 라셈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조송화가 이탈하기 전부터 라셈을 교체하기 위해 움직인 서 전 감독이 경질되기 직전까지 이미 외국인 교체를 거의 다 진행한 상황이라 라셈이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김사니 전 감독대행이 라셈의 교체를 “몰랐다”고 한 이유다.대부분의 외국인 선수에게 한국은 낯선 나라지만 라셈에게는 ‘할머니의 나라’로 친숙했다. 라셈은 “할머니가 의정부 출신인데 컵대회가 의정부에서 개최돼서 그때 방문했다”면서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한국에서 경기를 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고 정말 자랑스러워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궁금했던 라셈은 남산타워, 화성행궁 등을 방문했고,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에는 통역 최혜림씨의 고향인 부산에 다녀오기도 했다. 라셈이 특히 한국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어릴 때부터 접했던 한국 음식이다. 라셈은 “팀원들과 맛있는 한국 음식을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가족들에게 자랑했다”면서 “가족들도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한국음식을 먹는 것을 행복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 온다면 맛있는 한국음식을 대접하는 게 꿈이다. 팬과 동료의 뜨거운 사랑 역시 라셈이 한국에 특별한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라셈은 “이런 관심과 사랑을 처음 받아보는데 이런 경험은 한국이 아니면 살면서 다시는 못할 것 같다”면서 “보내주신 많은 응원과 사랑에 감사하다고 수백 번 말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에 대해서도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이끌어주고,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준 팀원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한국은 친숙했지만 라셈에게 한국 배구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라셈은 “한국배구는 정말 빠르고 많은 경기를 치뤄야하기에 경기를 하고 회복하는 텀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게임을 위한 체력을 얻기 위해 더 많이 노력을 해야했다”면서 “빠른 배구를 통해 많은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고별전이 된 KGC인삼공사전에서 12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이 패배하면서 라셈의 아쉬움이 더 컸다. 라셈은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많은 감정이 들었다”면서 “팀원들과 시즌을 더는 함께 할 수 없음에 아쉬웠고, 이 경기가 한국에서의 내 마지막 경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과 포옹을 할 때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과, 이 좋은 선수들과 더이상 함께 할 수 없음에 아쉬운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면서 “사무국에서 편지를 써줬는데 버스타고 숙소 돌아가면서 읽다가 눈물을 흘렸다. 너무 감사했고 또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선수단은 라셈에게 팔찌를, 구단에서는 목걸이를 이별 선물로 줬다. 사무국은 라셈이 마지막으로 한국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여행을 추가 선물로 줬다. 제주도를 추천받았지만 라셈은 “한국의 가정을 느껴보고 싶다”면서 통역 최혜림씨의 고향인 부산을 여행지로 택했다.중도에 떠나게 된 선수로서 라셈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전무후무하다. 그만큼 라셈에 대한 팬들의 사랑이 컸다. 라셈도 떠나는 순간까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라셈은 “지금까지 보내주신 많은 응원과 사랑에 감사하다고 수백 번 말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팬들의 응원 덕분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힘을 낼 수 있었고 감사한 마음을 말로 설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직 차기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라셈은 “다른 리그에서 남은 시즌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1997년생으로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기량이 더 발전한다면 지금보다 배구를 더 잘하는 라셈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번에는 이렇게 떠나지만 라셈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라셈은 “나중에 다시 V리그에 돌아왔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시즌 팀원들과 봄배구까지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더 성장해서 한국으로 돌아와 봄배구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을 남기고 떠났다.
  • “쓰읍~ 이게 언니한테” 소영선배가 옐레나 군기 잡는 사연

    “쓰읍~ 이게 언니한테” 소영선배가 옐레나 군기 잡는 사연

    그야말로 ‘이소영 홀릭’이다. 감독도 코치도 선수들도 팬들도 모두 이소영에 빠졌다. KGC인삼공사가 시즌 초반 ‘이소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시즌 발렌티나 디우프를 데리고도 5위에 그쳤던 인삼공사는 이번 시즌 이소영을 데리고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소영 혼자서 만든 성적은 아니지만 이소영을 빼놓고 논할 수는 없는 성적이다. 이소영은 이번 시즌 7경기에 출전해 120점(7위), 공격 성공률 39.75%(7위), 서브 세트당 0.44개(2위), 리시브 효율 39.57%(3위), 세트당 디그 4.64개(5위)를 기록 중이다. 공수 전 분야에 걸쳐 만능 살림꾼이다. 이영택 감독도 이소영만 보면 든든하다.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만난 이 감독은 “좋다. 한 마디로 잘한다”며 “특별히 주문할 게 없을 정도로 잘해주고 있고 공격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도 도움을 주고 풀어나가는 데 힘이 되는 선수라 감독 입장에서 선수단 꾸리는 데 너무 편하다”고 활짝 웃었다. 이 감독이 GS칼텍스전 세트 퇴장 조치로 IBK기업은행전을 관중석에서 봤지만 이소영이 있어 가볍게 3-0으로 이길 수 있었다. 이동엽 수석코치도 “수치상 나타난 것 말고도 커버나 이단연결 등 눈에 보이지 않게 희생하면서 해주는 게 엄청난 효과”라며 “승부욕이라든지 ‘소영선배’로서의 무게감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코치로서 특별히 할 게 없다”고 했다. 정작 이소영은 “안 되는 부분이 있어 물어보면 ‘잘하는 거 해라’고 하는데 그럴 때 한 번씩은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투정했지만 말이다.소영선배 효과는 외국인 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도 제대로 느끼고 있다. 함께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선수로서 서로 시너지 효과가 좋다. 옐레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내가 안 좋을 때 이소영이 도와주고 이소영이 잘 안 풀릴 때 도와준다”고 말했다. 만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옐레나가 보는 이소영은 “경험도 많고 어떻게 하면 이끌어야 하는지 아는 선수”다. 1997년생인 옐레나에게 1994년생 이소영은 3년 선배이자 언니다. 나이 차이만큼 이소영은 옐레나에게 ‘선배미’, ‘언니미’를 뿜뿜 발산하고 있다. 이소영은 “옐레나한테 ‘쓰읍 이게 언니한테’라고 말할 때가 종종 있다. 오늘(12일) 오전에도 ‘언니한테 까불어’라고 했다”면서 “옐레나랑 친해지려고 장난치는 건데 옐레나 반응이 재밌다”고 웃었다. 옐레나 역시 한국에서 가장 먼저 배운 말이 언니라고. 옐레나는 “소영언니가 완전히 선배”라고 웃으며 “장난을 많이 치는데 실제로도 존경을 많이 하는 언니”라고 ‘우리 언니 이소영’을 자랑했다. 그렇다고 평상시에도 늘 ‘소영 언니’인 것은 아니다. 1984년생 왕언니 한송이에게는 자연스럽게 ‘송이 언니’라고 하는 옐레나지만 이소영은 평상시 소영이라고 부른다고. 대신 필요한 게 있을 때는 다시 ‘소영 언니’가 된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이지만 한국식 사회생활을 벌써 이렇게 잘한다.선배, 언니의 개념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 옐레나도 언니 문화가 익숙하다. 이소영은 “옐레나한테 언니 문화를 알려주고 있다”고 웃었다. 외국인 선수까지 언니 동생하는 사이일 정도로 요즘 인삼공사의 분위기는 하늘을 찌른다. 2016~17시즌을 끝으로 봄배구에 진출하지 못했던 인삼공사로서는 이번 시즌 언니들과 동생들이 뭉쳐 봄배구 진출은 물론 더 높은 곳을 향한 꿈을 꾸고 있다.
  • “지난 시즌 준우승 우리카드, 이번엔 최강자”

    지난 8월 컵대회에서 우승하며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랬던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이번 시즌 V리그 남자부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13일 서울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개최한 프로배구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우리카드를 포함해 KB손해보험, 한국전력,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등 7개 구단 감독 및 선수들은 우리카드를 우승후보 1순위로 지목했다. 선수 변동이 큰 여타 팀과 달리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전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게 우승후보로 꼽힌 이유다. 특히 신구 조합도 탄탄한데다 선수들이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만큼 경기력 측면에서도 강세가 예상된다. 우리카드 나경복(27)은 “다른 팀보다 우리 팀의 주전 선수가 많이 바뀌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면서 “우승후보로 뽑아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알렉스(30)는 “우리가 지난 시즌 잘했지만 아쉽게 졌다. 상대가 잘하기도 했지만 우리의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올 시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뽑아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왕의 귀환’으로 불리는 레오(31·OK금융그룹)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제일 경계해야할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아무래도 레오가 아닐까”라고 답했다. 이날 각 팀 감독과 선수들이 새 시즌을 임하는 각오를 묻는 ‘5자 토크’가 진행됐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봄배구 가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쟁 팀 대상으로 “조심해야지”,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한전 준비 끝”, 후 감독은 “다시 봄 배구”,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OK 우승 읏”,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좀더 잘하자”고 외쳤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5자’ 대신 “빠르고, 스마트하게 효율을 높이는 배구를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남자부는 16일 오후 2시 대한항공-우리카드(인천 계양체육관)의 대결로 막을 올린다.
  • 타이어에 목 졸린 채 배회하던 어린 사슴, 2년 만에 구조

    타이어에 목 졸린 채 배회하던 어린 사슴, 2년 만에 구조

    타이어에 목이 졸린 채 숲속을 배회하던 사슴이 마침내 자유를 얻었다. 폭스61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주 공원 및 야생동물보호국(CPW)은 지난 9일 콜로라도주의 한 사유지에서 이른바 ‘타이어 사슴’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첫 발견 후 2년여 만이다. CPW는 타이어 제거를 위해 마취총을 쏴 사슴을 진정시키고 구조 작전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사슴뿔도 절단했다. CPW 스콧 머독 경관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타이어 내부가 젖은 솔잎과 흙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행히 사슴 목과 타이어 사이에 공간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동될지 몰라 타이어를 제거하는 데 중점을 뒀다. 뿔을 절단해서라도 어떻게든 타이어를 떼어내야 했다”고 설명했다.사슴은 2년 넘게 타이어를 목에 달고 콜로라도주 파크 카운티와 제퍼슨 카운티 일대를 돌아다녔다. 2019년 7월 산양 개체 수 조사에 나선 CPW 관리 한 명이 처음 ‘타이어 사슴’을 발견했다. 야생동물당국은 사슴이 나타날 때마다 현장에 출동했지만, 번번이 사슴을 놓쳐 그간 구조에 애를 먹었다. 특히 겨울에는 아예 모습을 감췄다가 봄부터 드문드문 나타나는 터라 사슴을 만날 기회조차 흔치 않았다. 2020년 세 차례 카메라에 잡힌 사슴을 추적 관찰하던 관리들이 지난여름 4번에 걸쳐 구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사슴이 자랄수록 타이어도 점점 더 사슴의 목을 죌 것이 분명했기에, 구조당국은 발을 동동 굴렀다.우여곡절 끝에 CPW는 지난 9일 가을철 번식기를 맞아 모습을 드러낸 ‘타이어 사슴’을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슴은 4살 반 정도 된 수컷으로, 몸무게는 272㎏ 정도로 확인됐다. CPW는 사슴과 고라니, 곰 등 야생 동물이 해먹과 버려진 의류, 장식용 조명, 가구, 빨래 바구니, 심지어 축구 골대나 배구 네트 등 인공 장애물에 걸린 것을 자주 목격한다면서 적절한 쓰레기 처리를 당부했다.
  • 식빵 광고 찍은 ‘식빵 언니’ “올겨울 美·伊 진출도 염두”

    식빵 광고 찍은 ‘식빵 언니’ “올겨울 美·伊 진출도 염두”

    “드디어 식빵 광고를 찍었네요.”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6일 배구기자단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국가대표 은퇴와 관련한 소회와 향후 계획을 진솔하게 밝혔다. 도쿄올림픽 뒤 대표팀에서 은퇴한 그는 “남은 선수 생활 동안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면서 “아직도 잘하는구나!, 나이가 많이 들어도 잘하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몸 관리 잘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연경은 “내년 아시안게임을 함께 못 뛴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다”면서 “하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은퇴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부상이 조금씩 생겼고 배구 시즌을 겨울~이듬해 봄에 치르고 다시 대표팀 시즌을 여름~가을에 소화하면서 1년을 내내 톱니바퀴처럼 돌고 있다는 생각,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은퇴 밖에 길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기억나는 경기로 5세트 12-14로 몰리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조별리그 한일전을 꼽았다. 김연경은 당시 화제가 됐던 ‘해보자! 후회 없이’라는 말에 대해선 “이번 올림픽은 5년 만이라 더 특별했다”면서 “끝났을 때 후회 없이 했다고 느끼고 싶었다. 경험들을 동료에게도 상기시키고 싶었다. 그게 이슈가 됐다니 부끄럽다”고 몸을 낮췄다. 흥국생명을 떠나 중국 상하이 유베스트에 새 둥지를 튼 김연경은 “행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국내 잔류와 유럽 진출을 고민하다가 시즌이 두 달 남짓밖에 안 된다는 얘기에 중국을 선택했다”면서 “이후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면, 다른 리그로 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배구리그가 생긴 미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의 몇 개 구단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현역 은퇴 이후에는 지도자, 행정가, 방송인 모두 욕심난다”며 웃었다. 그는 “이전에는 지도자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최근엔 행정가도 생각하고 있다. ‘방송인 김연경’도 가능할 것이다. 저도 제 미래가 궁금하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식빵 광고를 드디어 찍었다. 광고가 곧 나온다. 빵은 딴 데서 드시지 마라. 스티커도 간직하시라”며 능청을 떨었다.
  • 우리의 배구는 스스로의 배구… 못 찍은 꼭짓점 내년엔 찍는다

    우리의 배구는 스스로의 배구… 못 찍은 꼭짓점 내년엔 찍는다

    대한항공과 챔프전 막판 고비서 탈락비시즌 훈련, 선수 스스로 답 찾게 지도 “화룡점정 못 했지만 큰 경기 역량 키워내게 맡긴 3년, 강팀으로 가는 정착기선수들에게 우승 DNA·정신 심을 것”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에 바짝 다가선 6월은 프로배구에서는 비시즌이다. 2020~21시즌을 마치고 느긋하게 다가올 시즌을 준비해야 할 시기지만 신영철(57) 우리카드 감독의 눈빛에선 지난 4월 챔피언결정전 당시의 긴장감과 결연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챔피언결정전의 마지막 고비에서 아쉽게 고배를 들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뒤를 보며 자책하는 것이 아닌 앞을 보고 전진하기를 택했다. 다음 시즌의 초입인 지금이 그에겐 내년 ‘봄 배구’(포스트시즌)의 구상이 무르익는 계절이다.신 감독은 지난 14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지난 시즌에 드러난 우리 선수의 장단점을 비시즌 기간 훈련을 통해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선수에게 자신이 원하는 배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자신보다 강한 선수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도록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엔 ‘스스로의 배구’를 지향하는 신 감독의 지도 철학이 담겨 있다. 프로선수에겐 감독이나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노력하고 고민하며 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창단 첫 봄 배구… 강팀과 백중세로 자신감 신 감독에게 지난 4월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은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승리를 놓친 통한의 기억이다. 당시 전문가들도 우리카드의 우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4차전에서 뜻하지 않은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우리카드 공격의 핵심인 알렉스 페헤이라가 경기 당일 새벽 복통과 함께 설사, 구토 증상을 보이며 경기 출장이 불가능했다. 결국 4차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고자 했던 신 감독의 의도는 물거품이 됐다. 알렉스의 컨디션 난조로 5차전마저 내주며 좌절해야 했다. 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란 좋은 기회가 왔는데 ‘화룡점정’에서 마지막 점을 못 찍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얻은 성과는 크다. 우리 선수들이 큰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이는 팀 전체의 역량을 한 계단 상승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는 신 감독이 다음 시즌 봄 배구를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카드는 챔피언결정전 이전까지 대한항공이나 현대캐피탈 등 전통의 강호를 정상에서 만나면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창단 처음으로 진출한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과 백중세로 싸우면서 어떤 강팀이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다.●우리카드 “선수 육성·신구조화 덕 재계약” 더불어 우리카드가 지난 시즌에 얻은 성과 중에는 하현용(39), 하승우(26) 등으로 대표되는 신구조합을 꼽을 수 있다. 우리카드 베테랑 미들 블로커 하현용은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이다. 지난 시즌 리그 36경기에 출전해 267점으로 맹활약했다. 하현용은 시즌이 끝나고 우리카드와 자유계약선수(FA) 재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카드는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하현용에게 3억 3000만원이란 거액을 지불했고 하현용은 신 감독과 함께 한번 더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우리카드를 선택했다. 하승우도 2016년 프로 데뷔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신 감독 부임 이후 지난 시즌 풀타임 소화하며 팀의 주축 세터로 거듭났다. 신 감독이 지난 시즌을 앞두고 노재욱을 삼성화재로 트레이드하고 하승우에게 기회를 줬다. 하승우는 과거 대한민국 최고의 세터였던 신 감독의 영향으로 급성장하며 현재는 대표팀 세터로도 거론되고 있다. 신 감독은 “현용이는 배구선수로는 고령인데도 몸 관리를 잘해 줬고 승우는 챔피언결정전 1, 2라운드에서 좀 흔들렸는데 스스로 잘 이겨내 줘서 감독으로서 고맙다”고 했다. 신 감독은 “내 감독 경력에서 정규리그 우승은 했는데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는 못 들었다”며 “이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2005년 LIG손해보험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은 것을 시작으로 대한항공, 한국전력 등 모든 팀을 봄 배구로 이끌었다. 우리카드를 맡자마자 2018~19시즌부터 봄 배구(3위)에 진출시켰다. 2019~20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도 해 봤다. 그에게 남은 것은 이제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신 감독은 “우승은 훈련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감독과 선수 모두가 속칭 ‘톱’의 분위기를 알아야 가능하다”며 “그래서 선수들에게 우승 DNA를 심어 주고 정신력을 길러 줘야 한다”고 했다. 지난 5월 우리카드는 신 감독과 3년 재계약을 했다. 이로써 신 감독은 2024년까지 우리카드를 이끌 수 있게 됐다. 당시 우리카드는 “신 감독은 좋은 팀 성적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유망주였던 나경복, 하승우, 한성정을 V리그 대표 선수로 성장시켰다”며 “아울러 신구 조화를 통해 우리카드를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구단이 나를 믿고 맡긴 새로운 3년을 우리카드가 강팀으로 가는 정착기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소년 육성도 관심… ‘신영철 세터상’ 마련 신 감독은 배구 명문인 대구 수성초·경복중·대구사대부고·경기대를 나왔다. 지금까지 평생을 배구만을 위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게 챔피언 트로피만큼 귀한 것은 바로 배구 전반의 생태계 회복이다. 과거 학교 체육에서 배구는 인기 종목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축구, 야구, 골프 등에 밀려 배구를 하려는 학생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다. 신 감독은 “배구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스포츠”라며 “축구, 골프 등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배구는 혼자서는 하지 못한다. 한다고 해도 재미가 없다”면서 “유소년들이 재밌게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보니 점점 선수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우울해했다. 신 감독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구의 길을 묵묵히 가는 후배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주고 있다. 대통령배 전국남녀배구대회에서 ‘신영철 세터상’을 마련, 자비로 남녀 선수에게 각각 50만원의 상금을 제공하고 있다. 선수 시절 자신의 포지션이었던 세터에서 기대주들이 프로선수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 고교 등 모교에도 총 1000만원의 배구 발전기금을 내놓을 계획이다. 신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은 사회 공헌도 하고 베풀 줄 알아야 한다”며 “비록 작은 도움이지만 배구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수원시 ‘스포츠 메카 부상’... 축구·야구·배구 이어 농구 프로팀까지 유치

    수원시 ‘스포츠 메카 부상’... 축구·야구·배구 이어 농구 프로팀까지 유치

    경기 수원시가 프로농구단을 유치하며 스포츠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이 연고지를 수원으로 이전하면서 수원 KT로 출발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수원시는 축국, 야구, 배구에 이어 농구까지 4대 프로스포츠를 보유한 유일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됐다. 덕분에 올가을부터는 수원시민들이 이들 4대 프로스포츠 모두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게 됐다. ◇수원삼성블루윙즈 수원삼성블루윙즈는 가장 오랫동안 수원을 연고지로 한 프로구단이다. 1995년 창단과 동시에 수원에 둥지를 틀고 26년간 수원시민들과 사랑을 주고받았다. K리그1에 소속된 수원삼성블루윙즈 축구단은 2019년 5번째 FA컵 우승을 거머쥐며 FA컵 최다 우승팀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창단 당시 수원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다가 2001년부터는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건립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이용 중이다. 지붕이 큰 날개 모양이어서 ‘빅버드’라는 애칭을 가진 경기장에는 축구를 향한 수원시민들의 애정이 가득하다. 건립 당시 ‘1시민 1좌석 갖기 모금운동’으로 39억여 원을 모아 4만여 석의 좌석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수원시민의 힘으로 완성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매년 15만~20만 명의 관중이 모였다. 또 굵직한 국제대회는 물론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때마다 수원시민에게 기쁨을 주고, 수원지역 경제를 활기차게 했다. ◇수원FC 수원시민구단인 수원FC도 올해 K리그1에서 뛰고 있다. 2003년 수원시청축구단으로 창단한 뒤 실업리그에서 승승장구하다가 2013년 프로축구 2부 리그에 참가하며 수원FC로 이름을 변경했다. 프로리그를 시작한 지 3년만인 2016년 1부 리그로 승격해 수원삼성블루윙즈와 한 연고지의 두 팀이 경쟁하는 ‘더비’ 경기로 수원시민은 물론 축구계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그러나 아쉽게 강등됐던 수원FC는 지난 2020년 말 김도균 감독 지도로 적극적인 공격 축구를 펼치며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뒤 재승격되는 경사를 일궈냈다. 수원FC의 홈구장은 수원종합운동장이다. ‘캐슬파크’라는 별칭의 경기장은 창단 이래부터 현재까지 수원FC의 보금자리다. 2018년 18번의 홈경기를 치러내며 4만5000여 명, 2019년 5만3000여 명의 관중을 모았다. 수원시 조례를 근거로 운영되는 만큼 지역 및 국내 축구발전에 기여하고, 유소년 선수 발굴과 축구 인프라 형성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소외계층을 위한 축구클리닉 운영과 사랑의 밥차 제공, 등굣길 안전지킴이 활동, 지역 행사 참가 등 구단주이자 든든한 팬인 수원시민들과 다양하게 소통한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수원을 연고지로 선택한 세 번째 프로구단은 프로배구 구단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1977년 창단해 2005년 프로로 출범했다. 2006년 마산에서 수원으로 옮겨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정규시즌마다 시민들에게 시원한 기쁨을 선물하고 있다. 수원에 둥지를 튼 이후 역대 두 번의 정규시즌 우승과 세 번의 준우승을 기록한 여자 프로배구 명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지난 2019-20시즌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하며 수원시민의 사랑에 보답했다. 수원종합운동장 내에 있는 수원체육관을 홈경기장으로 사용하는데, 지난 5년간 2만5000~3만3000여 명의 관중을 동원할 정도로 인기도 높다.◇한국전력 빅스톰 프로배구 남자팀인 한국전력 빅스톰도 프로팀으로 출범한 2008년부터 수원을 연고지로 운영되고 있다. 1945년 남선전기 배구부로 창단한 뒤 1961년 한국전력공사 배구단으로 구단명을 변경해 역사가 깊은 배구팀이다. 홈구장은 수원체육관을 사용하고 있다. 연간 홈경기 관중 수가 4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티켓파워도 높은 편이다. 정규시즌 우승 경험은 없지만, 2016년과 2017년, 2020년 KOVO컵 우승을 기록했다. 팀의 전력을 평가하는 성격의 대회에서 최근 3회 우승함으로써 저력을 보여준 셈이다. 수원시 내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배구교실을 진행하고, 관내 중학교 배구연합을 대상으로 배구 클리닉을 시행해 프로 선배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눠주기도 했다. 여기에 산의초교 등 지역 내 20여 개 학교의 경기관람을 지원해 학생들이 생생한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특히 2019년에는 입장 수익을 환원하기 위해 쌀(10kg) 400포를 기부했으며, 사회복지관, 청소년 쉼터, 아동복지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지원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kt wiz 프로야구 열 번째 구단인 kt wiz는 수원의 자랑이다. 2012년 10구단 승인을 앞두고 격렬했던 연고지 경쟁에서 수원시와 kt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13년 1월, 30만 명 서명운동, 시민연대, 시민서포터즈 창단 등 뜨거운 수원시민의 열망에 KBO는 만장일치로 수원을 연고지로 한 kt wiz의 창단을 승인했다. 홈구장은 수원야구장을 사용한다. 수원 kt 위즈파크는 야구단을 위해 총 47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증축 및 리모델링한 전용 구장이다. 내외부 시설을 보수하고, 편의시설을 갖춰 2만여 석 규모의 어엿한 야구장을 만들었다. 홈구장에는 매년 60만 명 이상의 관중이 모여들었다. 2015시즌부터 정규리그에 참가해 3년 연속 10위에 머물렀던 kt는 지속적으로 시즌 순위를 올리더니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 및 최종 3위를 기록하는 ‘마법’을 부렸다. 수원시민의 사랑에 kt wiz도 화답한다. 매년 정규시즌 회원 티켓 구매금액의 3%를 적립해 기부금을 조성한 뒤 이를 다양한 공헌 활동에 활용한다.◇KT 소닉붐 올겨울, 수원에서 농구 경기도 직관할 수 있다. 부산의 프로구단 KT 소닉붐이 이전해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수원에 프로농구 구단이 생기는 것은 20년 만이다. 프로농구 원년에 수원 삼성 썬더스가 수원을 연고로 창단됐으나 2001년 연고지를 이전한 뒤로 프로농구 경기를 만날 수는 없었다. KT 소닉붐은 1997년 광주 나산 플라망스로 창단돼 여수와 부산 등을 거쳐 수원으로 오게 됐다. 구단의 연고지는 부산이지만 훈련장은 수원에 있어 KBL의 연고지 내 훈련장 이전 방침에 따라 이전이 진행됐다. 홈구장은 2016년 준공된 서수원칠보체육관을 사용한다. 서수원권에 프로구단이 유치되면서 북수원과 동수원 중심의 프로구단 경기장도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염태영 시장은 “수원시민들이 활기차고 역동적인 스포츠를 즐기실 수 있게 됐다”며 “프로농구 구단 유치가 지역경제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라자레바 대신 레베카 라셈이 왔다 팬심은 벌써 대폭발

    라자레바 대신 레베카 라셈이 왔다 팬심은 벌써 대폭발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에서 활약했던 ‘러시안 뷰티’ 안나 라자레바 대신 새로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게 된 레베카 라셈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6순위로 지명됐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외모에 벌써 팬심은 폭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8일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라셈을 선택했다. 6순위로 추첨 순위가 밀렸지만 서남원 감독은 “차선으로 생각했던 선수를 선발해 다행”이라며 염두에 두고 있었던 선수임을 밝혔다. 지난 시즌 라자레바는 득점 2위(867점), 공격종합 3위(43.41%), 오픈 3위(41.69%), 시간차 5위(52.94%), 후위 1위(45.08%), 블로킹 10위(0.491개), 서브 4위(0.263개) 등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며 기업은행의 봄배구 진출을 이끌었다. 흥국생명, GS칼텍스의 우승 경쟁만큼이나 치열했던 3위 경쟁에서 기업은행이 3위가 될 수 있던 데는 라자레바의 역할이 컸다. 그런 라자레바를 대신할 선수로 뽑은 만큼 라셈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크다. 여기에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단번에 큰 관심을 받았다. 191㎝ 장신 라이트인 라셈은 푸투라 발리 지오바니(이탈리아 2부)에서 뛰었다.라셈은 “드래프트에서 선발됐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 기쁘다. 신청 선수 명단을 보면 훌륭한 선수가 많은데 선발돼 너무 기쁘다”면서 “난 코트 안팎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이며 강력한 체력과 큰 키가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라셈은 이날 자신이 드래프트에 뽑혔다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한국인의 피가 섞여 있음을 알린 라셈은 “한국 무대서 뛰고 싶었다”고 할머니의 나라에 오게 된 소감을 밝혔다. 구단은 구체적인 가족 관계 등에 대해선 추후에 좀 더 소개하겠다고 전했다. 서 감독은 “공격 타점도 잡을 줄 알고, 힘도 실을 줄 아는 선수로 판단했다”면서 “고공 스파이크가 가능할 거로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이어 “한국인 할머니가 있다는 것만 들었지 깊이 알지는 못한다”면서 “얼굴 생김새도 동양적으로 생겼다. 남동생은 더 동양적인 외모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라셈은 주전 라이트로 나설 예정이다. 서 감독은 “김희진 라이트 활용과 외국인 레프트도 고민했지만 일단 원하던 라이트 포지션의 선수가 남아 있어서 라셈을 뽑았다”고 했다. 사실상 김희진은 라이트 대신 센터로 기용될 전망이다.실력은 미지수지만 일단 미모 덕분에 많은 관심을 받고 시작하는 만큼 라셈이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안 그래도 폭발한 팬심은 더 뜨거워질 수 있다. 새 감독 체제로 시작하는 기업은행이 라셈과 함께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자치광장]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ESG/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

    [자치광장]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ESG/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

    불확실성의 시대,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뜻하는 ESG 평가지표 도입을 고민해 봄 직하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평가지표로 쓰이던 ESG가 최근 국가 모델의 평가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1월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각국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ESG 종합적 영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높은 1등급을 받았다. 우리 정부 역시 최근 2050 탄소중립, 안전망이 강화된 한국판 뉴딜을 ESG와 함께 언급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지속가능한 사회의 중요성을 천명하고 있다.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방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SG의 첫 번째 요소인 환경(E)은 지속가능한 공존의 필수 불가결 요소이다. 지구온난화·코로나19 등으로 환경에 대한 시민의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녹색경영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은 금천구는 시흥계곡조성, 안양천 미세먼지 차단 숲을 비롯해 지역의 특색을 살린 그린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통해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종합계획을 수립해 실시하고 있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S)는 심화되는 사회적 격차 해소와 더불어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금천구는 금천형 복지전달체계 개선사업을 실시하며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가족센터, 금천형 과학관, 진로진학센터 등 살고 싶은 도시 조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배구조(G) 개선을 위해서는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구민 우선이라는 원칙하에 규율과 필요 사이 최적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우리 구는 숙원사업인 금천구청 복합역사 개발 추진과 남부광역급행철도 가산동 지역경유 등을 위해 중앙정부,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을 통해 지속적인 소통행정을 펼치고 있다. 늘 그랬듯이 해답은 언제나 가까운 곳, 현장에 있다. 지방정부는 최일선에서 ESG행정의 튼튼한 뿌리 역할을 해야 한다. 행정의 기본이 구민을 위한 서비스라는 것을 잊지 않고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3요소를 구민의 관점에 맞춰 균형 있게 풀어 나가며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갈 지속가능한 도시를 기대해 본다.
  • 미리보는 남자배구 결승전… 대한항공 vs 우리카드 관전 포인트는?

    미리보는 남자배구 결승전… 대한항공 vs 우리카드 관전 포인트는?

    오는 11일 개최되는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결승전 첫 경기는 양팀의 세터 대결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한항공의 아성을 패기를 앞세운 우리카드 어떻게 공략할 지 관심이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지난 7일 “프로는 좋은 세터를 보유한 팀이 우선권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다. 하승우가 얼마만큼 잘해주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챔프전의 키플레이어로 세터 하승우(26)를 꼽은 셈. 하승우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상대적으로 ‘젊은 피’에 속한다. 다만 팀의 주포 알렉스(30)와의 호흡이 과제다. 전날 OK금융그룹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속 실수를 범하며 미완성의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반면 대한항공 세터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인 한선수(36)다. 한선수는 2007-2008시즌 데뷔 이후 10시즌 동안 대한항공의 봄 배구를 진두지휘했다. 대한항공과 한선수는 챔피언결정전도 이미 6차례 경험했다. 2017-2018시즌 대한항공이 창단 처음으로 우승했을 때는 한선수가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얻기도 했다. 2021년 봄 배구에서도 한선수의 우승 경험이 웃을 지 하승우의 패기가 압도할 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알렉스 ‘트리플 크라운’… 우리카드, 팀 첫 챔프전行

    알렉스 ‘트리플 크라운’… 우리카드, 팀 첫 챔프전行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외국인 용병 알렉스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의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개 이상)을 앞세워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우리카드는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1(25-21 18-25 25-18 25-22)로 제압했다. 전날 승리에 이어 이날도 승리하며 2승을 거둔 우리카드는 2013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프전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우리카드는 2019~20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랐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해당 시즌에는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11일부터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대한항공과 5전 3선승제의 챔프전을 갖는다. 우리카드는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귀중한 승리를 쟁취했다. 팀의 ‘쌍포’ 알렉스(30)와 나경복(27)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화력을 뿜었다. 알렉스는 블로킹 6개, 후위 공격 6개, 서브에이스 4개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양 팀 최다인 24득점을 수확했다. 1차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나경복은 16득점을 올렸고 한성정(25)도 13득점으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세터 하승우(26)의 센스 넘치는 볼 배급도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OK금융그룹은 용병 펠리페(33)가 21득점으로 분전했지만 29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OK금융그룹은 5년 만의 봄 배구를 3경기 만에 마무리했다. 1세트 알렉스의 서브 득점으로 22-21로 앞선 우리카드는 최석기의 블로킹과 알렉스의 마무리 공격으로 먼저 승기를 잡았다. 2세트를 내준 우리카드는 3세트에 알렉스의 오픈 공격과 한성정의 퀵오픈 등을 묶어 리드를 잡았으며 4세트에서도 20-20인 상황에서 알렉스의 연속 블로킹으로 앞서가며 승리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대한항공은 큰 경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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