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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너무 빨리 가는 봄/최종찬 국제부차장

    원주로 가는 고속도로 주변 야산은 장관이었다. 어떤 화가도 그려낼 수 없는 절대 풍경화였다. 초록빛 신록의 나무 틈새에서 철쭉과 진달래, 벚꽃이 무결점의 봄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초록 바다 위에 흰색과 붉은 색의 파문이 빠르게 번져가고 있었다. 어떤 물감으로도 빚어낼 수 없는 천연색이 만들어내는 세상은 천상의 아리아보다 아름다웠다. 하늘과 땅이 예쁜 실로 꿰매져 있다고, 연암 박지원 선생에게 찬사를 받은 요동땅과는 다른 멋이 있었다. 나무 색깔은 저마다 달랐다. 같은 흰색이라도 연하거나 진하거나 차이가 있었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회색의 도시세계에서 쌓였던 노동의 피로감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저 야산들도 며칠 있으면 온통 초록으로 뒤덮이겠지. 바람이 한바탕 불면 꽃비가 내리듯, 수은주가 더위를 머금고 올라가면 나무들은 봄옷을 벗겠지. 한낮의 태양은 벌써 살가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게 한다. 절로 그늘을 찾게 만든다. 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최종찬 국제부차장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1) 중인 지식인들이 꿈꾸었던 인왕산 공동체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1) 중인 지식인들이 꿈꾸었던 인왕산 공동체

    중인들은 한 집안에서 같은 직업을 이어받으며 배타적인 기득권을 누렸다. 어려서부터 가정교사를 들여놓고 잡과 시험공부를 시켰으며, 자기네들끼리 추천하여 정원을 나눠 가졌다. 혼인도 같은 직업끼리 했다. 그렇지만 이웃과 어울려 즐길 줄도 알았다. 한 마을에서 자라며 같은 서당에서 공부하다보면 형제 이상의 우정이 생겨,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장혼이 중심이었던 옥계사(玉溪社) 동인들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자고 계를 꾸렸으며, 장혼의 서당에서 글을 배웠던 장지완의 친구들도 형제처럼 밤낮 머리를 맞대고 지냈다. ●공동체의 규범인 사헌을 정하다 인왕산에서 태어난 장혼의 친구들이 1786년 7월16일에 옥계(玉溪) 청풍정사에 모여 시사(詩社)를 결성한 이야기는 제1회에 소개했는데, 이들은 옥계사의 정관이라고 할 수 있는 사헌(社憲)을 정해 공동체를 만들었다.22조 가운데 몇 조목만 살펴보아도, 이들이 꿈꾸었던 인왕산 공동체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1. 우리는 이 계()를 결상하면서, 문사(文詞)로써 모이고 신의(信義)로써 맺는다. 그러기에 세속 사람들이 말하는 계(契)와는 아주 다르다. 그러나 만약에 자본이 없다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기 한 꿰미씩의 동전을 내어서 일을 성취할 기반으로 삼는다. 이자돈을 불리는 것은 다섯 닢의 이율로 정한다. 1. 여러 동인들 가운데 우리의 맹약을 어기는 사람이 있으면 내어는다. 그래도 끝까지 뉘우치지 않으면 길이길이 외인(外人)으로 만든다. 1. 한 달에 한번씩 모여 노는데, 반드시 대보름, 봄과 가을의 사일(社日), 삼짇날, 초파일, 단오날, 유두(流頭), 칠석, 중양절, 오일(午日), 동지, 섣달 그믐으로 정하여 행한다. 낮과 밤을 정하는 것은 그때가 되어 여론에 따른다. 회계나 모임을 알리는 글은 다른 사람들이 보거나 듣지 못하게 한다. 1. 시회(詩會) 때마다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상벌(上罰)을 베푼다. 1. 우리 동인들이 정원에서 모이는 모습이나 산수(山水) 속에서 노니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내어, 이야깃거리로 삼는다. 1. 우리 동인들 가운데 만약 부모나 형제의 상을 당하게 되면 한 냥씩 부의(賻儀)하고, 종이와 초로 정을 표시한다. 자식이 어려서 죽게 되면 술로써 위로한다. 집안에 상을 당하게 되면 성 밖까지 나가서 위로하며, 반드시 만사(輓詞)를 짓되 그 정을 속이지 않아야 한다. 만장군은 각기 건장한 종 한명씩을 내어 놓는다. 1.(벼슬을 얻어) 출사례(出仕禮)를 치를 때에는 후박(厚薄)에 따라 세 등급으로 한다. 상등은 무명 3필, 중등은 2필, 하등은 1필로 한다. 돈으로 대신 바칠 때는 두 냥씩 바친다. 1. 여러 동인들 가운데 상을 당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날로 각기 비석 한씩을 내어 세운다. 장례 하루 전까지 여러 동인들이 각기 만사(輓詞) 한 수씩을 지어 상가로 보내며, 만장군을 그날 저녁밥 먹은 뒤에 보내되 각기 만장을 가지고 가게 한다. 상가 근처에서 명령을 기다리게 하되, 상여가 떠날 때에 검속하는 사람이 없어서는 안되니, 여러 동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무덤 아래까지 이끌고 간다. 장례가 끝난 뒤에 신주를 모시고 돌아올 때에도 따라오되, 마세전(馬貰錢)은 거리가 멀고 가까움에 따라 곗돈 가운데서 지급한다. 1. 여러 동인들 가운데 기복(朞服)이나 대공복(大功服)의 상복을 입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상복을 처음 입는 날 모두 함께 찾아가서 위문한다. ●인왕산 기슭, 옥계와 필운대 사이에 모여 살다 천수경이 옥계로 먼저 이사오자, 장혼이 찾아와 시를 지었다. “예전 내 나이 열예닐곱 때에/이곳에 놀러오지 않은 날이 없었지./바윗돌 하나 시냇물 하나도 모두 내 것이었고/골짜기 터럭까지도 모두 눈에 익었었지./오며 가며 언제나 잊지 못해/시냇가 바위 위에다 몇 간 집을 지으려 했었지./그대는 젊은 나이로 세상에서 숨어 살 생각을 즐겨/나보다 먼저 좋은 곳을 골랐네그려./내 어찌 평생동안 허덕이며 사느라고/이제껏 먹을 것 따라다느니라 겨를이 없었나./싸리 울타리 서쪽에 남은 땅이 있으니/이제부턴 그대 가까이서 함께 살려네./이 다음에 세 오솔길을 마련하게 되면/구름 속에 누워서 솔방울과 밤톨로 배 불리세나.” 어릴 적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이웃에 살았는데, 이들의 서재 이름은 다음과 같다. 천수경:송석원(松石園) 장 혼:이이엄(而已), 다 허물어진 집 세 간뿐. 임득명:송월시헌(松月詩軒), 이웃에 지덕구가 살았다. 이경연:옥계정사(玉溪精舍). 적취원(積翠園)은 아들 이정린에게 물려주었다. 김낙서:일섭원(日涉園). 아들 김희령에게 물려주었다. 왕 태:옥경산방(玉磬山房). 뒷날 육각현으로 이사갔다. 이들은 인왕산 친구들끼리 모이면서,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은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그랬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게 통문을 돌렸으며, 한때 동인이었더라도 일단 쫓겨나면 외인(外人)으로 취급했다. 이들의 계()는 진나라 시인 왕희지의 난정수계(蘭亭修)를 본뜬 문학적 모임이지만, 계(契)의 성격을 살려 기금을 모으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였다. 이들의 직업은 다양해서 만호(차좌일), 규장각 서리(김낙서, 임득명, 김의현, 박윤묵), 승정원 서리(이양필), 비변사 서리(서경창), 훈장(천수경, 장혼), 술집 중노미(왕태) 등이었는데, 시 짓기 좋아하고 술을 좋아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들은 보고 싶을 때마다 이웃 집에 찾아가 시를 짓고 술을 마셨다. 그러나 직장 일에 얽매이다보니 자주 만날 수 없어, 일년에 며칠을 미리 정해 놓고 만났다.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날마다 이들이 모여 시를 짓고 놀았던 것을 보면, 이들은 친척보다 옥계사 동인들과 더 친밀하게 지냈음을 알 수 있다. ●일년 열두달의 모임터 이들은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그날 할 일도 정했는데,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이들이 정한 ‘옥계사 십이승’은 다음과 같다. 7월. 단풍 든 산기슭의 수계(楓麓修) 8월. 국화 핀 뜨락의 단란한 모임(菊園團會) 2월. 높은 산에 올라가 꽃구경하기(登高賞華) 6월. 시냇가에서 갓끈 씻기(臨流濯纓) 1월. 한길에 나가 달구경하며 다리밟기(街橋步月) 4월. 성루에 올라가 초파일 등불 구경하기(城臺觀燈) 3월. 한강 정자에 나가 맑은 바람 쐬기(江淸遊) 9월. 산속 절간에서의 그윽한 약속(山寺幽約) 10월. 눈속에 마주앉아 술 데우기(雪裏對炙) 11월. 매화나무 아래에서 술항아리 열기(梅下開酌) 5월. 밤비에 더위 식히기(夜雨納凉) 12월. 섣닫 그믐날 밤새우기(臘寒守歲) 이들은 이따금 인왕산을 벗어나기도 했는데, 이들이 정한 우선 순위를 보면 역시 단풍 든 가을과 꽃 피는 봄의 모임을 좋아하고, 눈 내리는 겨울이나 더운 여름은 덜 좋아했다. 모일 때마다 자신들이 노니는 모습을 시로 짓고 그림으로 그렸는데,1786년 7월의 모임에서는 12승에 해당되는 달마다 동인들이 1수씩 시를 지었다. 이때 편집한 ‘옥계사(玉溪社)’ 수계첩에는 모두 156편의 시가 실리고, 겸재 정선의 제자인 임득명의 그림이 2월,1월,9월,10월의 시 앞에 실려 있다. ●인왕산 10경을 선정하고 그림 그려 즐기다 이들은 참석자 숫자만큼 수계첩을 만들어서 나누어 가졌는데,1786년 7월16일의 수계첩은 당시 가장 연장자였던 최창규의 소장본이 삼성출판박물관에 남아 있으며,1791년 유두(流頭)의 ‘옥계아집첩’은 김의현의 소장본이 한독의약박물관에 남아 있다. 갑자년(1804) 명단에 세상을 떠난 선배들 이름이 보이지 않더니, 무인년(1818) 수계첩에는 송석원 주인 천수경의 이름마저 명단에 보이지 않는다. 영국 대영도서관에 소장된 무인년 수계첩에는 임득명이 그린 옥계십경(玉溪十景)이 실려 있다. 경치가 아름답다는 것은 주관적인 평가인데, 아름다운 경치의 숫자를 정해놓고 하나하나 의미를 찾아내는 예술적 작업이 바로 팔경(八景), 또는 십경(十景)의 선정이다. 팔경이나 십경 앞에서 시인들은 시를 짓고, 화가는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이 경치에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포함된다.‘아름다운 나무의 무성한 그늘(嘉木繁陰)’은 한여름의 인왕산 모습이고,‘깊은 눈속의 이웃집(數隣深雪)’은 겨울의 인왕산 모습이다. 인왕산은 하나이지만, 철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옥계 외나무다리를 건너 이웃 친구를 찾아가는 시인의 모습에서 인왕산의 문기(文氣)를 엿볼 수 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길섶에서] 춘추복/이용원 수석논설위원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진 날 아침 외출을 하려고 옷장을 뒤지다 보니 낯선 양복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쥐색 춘추복이다. 구입한 지 10년 가까이 된 듯한데도 새것이나 진배없는 이 춘추복을, 지난봄에 과연 입은 적이 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럼 지난해 가을에는 입었을까? 예전에 양복은 기본이 세 벌이었다. 여름에 입는 하복, 겨울용 동복, 그리고 봄·가을에 입는 춘추복이다. 하지만 춘추복은 매장에서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되었다. 점원 말로는 지금은 춘하복·추동복 두가지로만 출하된다고 한다. 양복 입는 사람이 미처 춘추복을 갈아입을 틈도 없이 계절은 겨울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다시 겨울로 줄달음질치기 때문일 게다. 올여름 더위는 유난히 길었다. 추석이 지난 한참 뒤에도 반팔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막 가을을 느끼려는 참인데 동장군은 어느새 코앞에 잠복한 모양이다. 어차피 가을의 풍요가 지나면 대지에 휴식을 주는 겨울이 오는 법. 그래도 춘추복이 제 몫을 하게끔 이번 가을은 길게 이어졌으면 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가을 전어의 유혹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가을 전어의 유혹

    가을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다. 가을에는 먹을 거리가 많아서 식도락가의 입맛을 사로 잡는 것이 많다. 가을에 먼저 생각나는 생선이 전어다. 얼마나 영양이 풍부하고 맛 있으면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든가.“집 나가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가을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그야말로 맛과 영양의 보고이다. 전어는 사투리로 대전어, 엿사리, 전어사리, 새갈치 등으로도 불리는데, 우리나라 연안에 사는 연안성 어종이다. 큰 회유는 하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6∼9월쯤에는 바깥바다에 있다가 10∼5월쯤에는 연안의 내만(內灣)으로 이동하여 생활한다. 산란기는 3∼6월로서 이때가 되면 내만으로 떼를 지어 몰려와 만 입구의 저층에서 산란하는데 만 1년(길이13㎝)이면 성숙하여 산란에 참가하고 산란 시각은 해 진후 1∼2시간 이내에 일제히 방란하며 산란수는 2년생의 경우 대략 13∼15만개 정도이다. 전어는 봄에 알을 낳은 후 가을에 최고의 영양상태를 유지하는데 봄이나 겨울에 비해서 지방성분이 3배정도 높아진다. 그래서 가을에 먹는 전어가 유독 고소하고 맛이 있는 이유가 몸에 좋은 지방과 맛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어는 청어목 전어과로서 청어에 잔 가시가 많듯이 전어도 잔 가시가 많다.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는 전어에 가시가 많을 줄이야~.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있듯이 잔 가시가 많으므로서 종족을 보전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생선은 대부분의 근육이 흰색을 띠고 있는 흰살 생선과 등푸른 생선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어는 흰살 생선으로서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우리 몸의 체 구성 물질과 에너지원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그리고 비타민A, 비타민 B1, 비타민E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건강식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생선기름은 혈관을 확장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손상된 혈관을 회복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도 지나고 시원한 가을에 더위에 지쳤던 몸을 전어의 유혹에 흠뻑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푸드엔컬처코리아 원장 ■전어 회무침 ●재료 및 분량 전어 3마리, 모듬 채소류 150g, 초고추장 양념:고추장 2큰술, 레몬즙 1큰술, 식초 1큰술, 마늘즙 1큰술, 물엿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파인주스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백후추 1/2작은술. ●만드는방법 1. 전어는 칼로 배쪽을 갈라 내장을 제거한 후 비늘을 긁어 낸다. 2. 등쪽 지느러미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고 깨끗이 씻은 후 종이 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3.2의 손질한 전어를 0.5㎝의 폭으로 어슷썰기를 한다. 4. 모듬채소류는 전어의 크기로 썰어 준 다음 찬물에 헹구어 소쿠리에 밭는다. 5. 초고추장 양념한 것에 3,4를 넣어 무쳐 그릇에 담아낸다.※회로 무칠 경우에는 살아 있는 전어를 사용해야 한다. ■전어 구이 ●재료 및 분량 전어 5마리, 소금 1큰술, 백후추 1작은술, 마늘즙 1큰술. 초간장: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레몬 1작은술, 물 1큰술, 설탕 1작은술. ●만드는방법 1. 전어는 배쪽을 갈라 내장을 제거한 후 칼로 비늘을 긁어낸다. 2. 등쪽 지느러미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고 몸통부분에 3∼4차례 어슷하게 칼집을 내어준다. 3. 소금을 뿌린 후 마늘즙, 백후추를 뿌려 약 1시간 정도 재운다. 4. 오븐이나 석쇠를 이용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 준다. 5. 초간장을 곁들여 접시에 담아낸다.Tip=전어구이를 할 때 참숯에 구우면 더 좋은 맛과 향을 느낄수 있다. 집에서 나 아파트에서 숯을 이용한다면 과연 이웃들의 반응이 어떠할까? 푸드스타일링:손명희, 두루미. 촬영:박준선
  • 우리 아이를 위한 ‘여름나기 건강 수칙’

    우리 아이를 위한 ‘여름나기 건강 수칙’

    한 달 이상 지속되었던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예고되고 있다.찌는 듯한 더위와 강렬한 햇빛,잠 못 드는 열대야가 지속되는 여름은 건강에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김기준한의원,봄’의 김기준 원장은 계절에 순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한방에서는 자연과 신체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요즘은 곳곳마다 냉방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무더위를 피할 수 있지요.하지만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계절을 이기려 하지 말고 적당히 덥게,가벼운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더운 음식도 먹어가며 순응하는 것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수능 100여 일을 남겨둔 수험생이나 방학 동안 각종 학원을 다니느라 더 피곤해하는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여름나기 수칙’을 알아보자. ●잘 챙겨 먹고 잘 자는 것이 보약 첫째,식사를 꼭 제때 챙겨 먹여야 한다.영양분이 일정한 간격으로 때에 맞춰 공급돼야 집중력,기억력,암기력,이해력 등 학습을 돕는 뇌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과식이나 야식을 먹지 않는다.과식을 하고 나면 몸이 더 피로하게 느껴질 뿐 아니라 필요 이상의 영양분이 체내에 쌓이게 된다. 그로 인해 뇌의 노화가 촉진되고 위장이 부담을 느끼게 된다.또한 수험생이 과식하거나 야식을 먹을 경우 숙면을 취하지 못해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셋째,담백한 음식과 신선한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기름진 음식들은 혈액을 탁하게 하여 뇌에 해롭다.특히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은 대부분 콜레스테롤과 트랜스 지방산의 함유율이 높다.여름철 보양식인 삼계탕 역시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기름기를 빼고,닭 껍질을 제거한 뒤 다시 끓이는 것이 좋다. 특히 수험생에게는 담백하면서도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과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야채를 추천한다. 넷째,물을 많이 마셔 탈진과 탈수를 예방한다.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갈증이 나지 않아도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 체내 혈액 순환과 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또한 오미자 차나 냉방병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생맥산 차를 시원하게 마시는 것도 좋다. 다섯째,냉방병을 주의하고 환기를 자주 한다.여름철 실내와 실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는 두통,감기,피로,소화불량의 원인이 된다.환기를 자주 해 부족해진 산소를 보충하고 공기를 순화하면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여섯째,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은 금물.밤이 짧은 여름이 되면 잠을 늦게 자게 되고 아침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 상태에서 늦게 일어나게 된다.특히 열대야가 지속될 경우 더 심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하거나,숙면을 위해 조용하고 어두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여름에도 잘 챙겨 먹고 잘 자는 것이 보약입니다.그러나 특히 체력이 약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수험생이라면 보약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보약은 원기 부족을 해결하고 신체의 균형을 바로 잡으면서 정신적인 안정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기준 원장은 수험생들의 원기 회복과 만성 피로를 해결할 수 있는 한방 보약을 권한다. 수험생을 위한 보약을 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적인 한방 검진이 우선되어야 한다.각자의 스트레스와 긴장의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의사의 진맥과 진료를 받고 증상에 따른 맞춤 한약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 ‘김기준한의원,봄’ 수험생 클리닉에서는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체력과 체내 저항력 저하 등 수험생 증후군을 과학적인 검진과 진료를 통해서 개인별 맞춤치료를 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만성 피로·보양 클리닉’에서는 소화 장애 치료를 통해 무력감과 피로를 회복시키고 체력 증강과 함께 머리를 맑게 하여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을 시켜 학습 능력 향상 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도움말: ‘김기준한의원,봄’ 김기준 원장
  • 남해 전어축제에 빠~져봅시다

    남해 전어축제에 빠~져봅시다

    ‘지글지글, 바삭바삭, 톡톡….’ 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찾아 주는 전어축제가 남해안 포구에서 연이어 열린다.‘가을 전어’라 불리지만 지자체들은 앞다퉈 한여름인 이달 중순부터 축제 행사를 펼친다.8일 경남 사천 앞바다에서 시작된 그물질은 전어의 북상로를 따라 10월까지 전남과 충남 앞바다로 이어진다. 지난해 해걸이로 잡히지 않던 전어가 올해 풍어를 이루자 어민들의 얼굴도 모처럼 밝아졌다. 지역별 전어축제에서의 체험행사는 엇비슷하다. 가둬놓은 전어 많이 잡기부터 빨리굽기와 썰기 등이다. 하지만 전어가 잡히는 지점과 시기, 요리법이 서로 달라 맛이 다르다. 뼈가 약한 여름전어는 회나 무침으로, 단단한 가을전어는 구이로 제격이다. ●뼈 약한 여름전어 회나 무침으로 제격 요즘 사천시 삼천포항에는 전어 잡이배들로 동틀녁부터 붐빈다. 잡히는 전어는 10∼15㎝로 아직 어리다. 그래서 뼈째 써는 횟감으로 으뜸이다. 여름에는 전어 뼈가 약하니까 회로 먹고 가을에는 뼈가 단단해 구이로 먹는 게 좋다. 지난해 “잡수시고, 노시고, 주무시고 가이소”라는 멋진 구호로 관광객 수만명이 다녀가면서 이 지역 상인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올해도 전국 처음으로 전어 축제 테이프를 끊어 이목을 끈다. 이어 하동군 술상리 어촌계는 한려수도의 풍광을 안은 강개바다에서 잡은 전어로 힘을 준다. 이 마을 주민들은 “물살이 센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잡은 술항 전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쫀득하다.”고 자랑했다. 전통 어구인 손그물로 하루에 500㎏을 건져 올린다. 또 마산 오동동 어시장 전어축제는 국화축제 때문에 올해 행사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이곳 전어는 ‘떡전어’로 유명하다. 진해만에서 잡히는 떡전어는 배가 불룩하고, 살이 불그스럼하고 기름기가 많아 침이 절로 넘어간다. 사천시와 하동군에서는 전어 축제로 관광객 발길을 돌리려고 안간힘이다. 여름 전어회가 나이 드신 노인들이 먹기에 좋다는 점을 앞세운다. ●지방질 많은 가을전어는 구이로 ‘봄 도다리, 가을 전어’란 말이 있다. 전어는 가을이 되면 몸속 지방질이 봄에 비해 3배가량 많아져 맛이 좋아진다. 그래서 ‘가을전어 대가리에는 참깨가 서 말’이라고 한다. 불에 구워서 대가리부터 통째로 씹어먹으면 고소함에 무릎을 치기 마련이다. 청정해역인 전남 보성군 회천면 득량만에서 잡히는 전어는 서울 사람들이 더 잘 안다. 가을이 되면 회천면 소재지에는 외지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율포 앞바다에서 퍼진 전어구이 냄새가 이웃 녹차밭을 감싸고 돌아 관광객들의 입과 눈을 즐겁게 만든다. 광양시 망덕포구는 섬진강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어서 옛날부터 광양 전어는 명성이 자자하다. 지금은 인근에 광양제철소가 들어서 잡히는 숫자가 줄었지만 전어 축제로 전통을 잇는다.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항과 보령시 웅천읍 무창포 해수욕장에서도 전어로 가을을 연다. 허임(55) 서면 면장은 “남해안을 돌아온 전어가 서면 앞바다까지 오면 적당히 자라서 담백함이 그만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과 경기도에서 홍원항 전어 축제에 30만명이 몰렸다고 자랑이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전어(錢魚) 등푸른 생선으로 배쪽은 은백색이다.8월부터 12월까지 수심 30m 이하 연안에서 잡히고 크기는 15∼31㎝이다. 구이나 회, 무침도 좋지만 입맛을 돋우는 젓갈도 이름이 다양하다. 전어새끼로 담은 게 엽삭젓이고 내장은 속젓, 위는 밤젓(돔배젓)이라고 한다.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 슈퍼 태풍이 온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폐해는 한반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기온이 올라가 질병이 늘고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겨울 짧아지고 진해 벚꽃 8일 일찍 개화 최근 들어 기상청은 벚꽃 피는 시기를 전망하느라 애를 먹는다. 올해 진주 벚꽃 개화 시기는 3월24일이었다. 평년보다 11일, 지난해보다는 8일 정도 일찍 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지난해 12월, 올 1∼2월)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1904년 근대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했다. 겨우내 전국 평균 기온은 2.46도로 평년(최근 30년)0.43도보다 2.03도 높았다. 특히 2월 전국 평균 기온은 4.09도로 평년(0.75도)보다 3.34도 상승했다. 서울 한강은 1991년 겨울 이후 15년 만에 얼지 않았다.1850년 이래 가장 따뜻했던 12번 중 11번이 최근 12년 동안에 발생했다. 갈수록 한강이 어는 것을 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룡 기후자료팀장은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 등에 따라 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한 날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과 재배 지역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 기온 상승은 한반도 식생 변화를 예고한다.‘대구 사과’는 이미 재배지가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했다. 조치원에서 농사를 짓는 임진수씨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병해충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복숭아 출하 시기도 10년 전보다 1주일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금세기 말에는 서울 남산 소나무도 모두 말라죽고 열대림이 그 자리를 메우지 않을까 걱정된다. 환경부는 “2080년쯤 한반도의 현존 산림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 상승, 재해 빈도 증가 기상청은 올해는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 태풍의 경고도 나오고 있다. 피해액이 4조원을 넘은 루사, 매미와 같은 대형 태풍은 모두 최근 5년간 집중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채여라 연구원은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실행하지 않으면 2100년 한반도 기온은 3도 올라가고 연간 58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열받은’ 케냐 피해 확산 케냐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케냐타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한눈에 펼쳐지는 천혜의 자연 앞에서 연신 ‘원더풀’을 외친다. 적도 근처 아프리카 땅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초가을 같은 온화한 날씨와 손에 잡힐 듯한 푸른 하늘에 흠뻑 빠져든다. 그러나 감탄도 잠시, 아름답게만 보였던 케냐 자연이 지구온난화라는 덫에 걸려 돌이키기 어려운 길로 변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운트 케냐 만년설도 92% 녹아 내려 신이 선물한 아프리카의 자연 가운데 가장 신비하다고 하는 킬리만자로(해발 5896m). 킬리만자로를 덮었던 만년설(빙하)을 보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만년설로 뒤덮였던 곳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눈이라곤 정상에만 조금 남아 있고 시커먼 돌덩어리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지질학자 로니 톰슨은 “킬리만자로 정상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녹는다면 2020년쯤에 정상의 눈이 사라져 암석만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운트 케냐(해발 5199m) 꼭대기 만년설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1800년대 말에 확인된 18개의 빙하 가운데 현재 12개만 남았다. 이들마저 빠르게 녹아내려 약 92%가 사라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케냐를 구성하는 70여개 부족 가운데 가장 큰 부족인 키쿠유(Kikuyu)족 사이에서 마운트 케냐는 세계의 창조주인 나가이가 이 땅 위에서 머무는 곳으로 전해져 왔다. 경외감을 일으키는 정상의 빙하가 모두 사라지고 나면 이제 그러한 문화적인 자산도 함께 사라지는 운명에 처하고 말 것이다. 킬리만자로에서 시작하는 7개의 강가에는 수백만명이 살고 있는데 가뭄과 수량 고갈로 얼마 지나지 않아 삶의 터전을 버려야 할 위험에 처했다. ●사막화 확산으로 전통 생활양식 포기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를 가면 기린과 누 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크고 작은 호수로 둘러싸인 대규모 초원지대(리프트 밸리·Rift Valley)가 나온다. 이 가운데 나이바샤 호수로 흘러드는 하천 유역은 과거 물에 잠겼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강우량이 감소하고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하던 에버데어 산악지대 숲이 파괴되면서 호수 물이 말라가고 있다. 케냐 국토의 88%는 건조 또는 반건조 지역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산림 파괴, 강우량 감소로 건조 지역이 늘어나면서 사막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물 부족은 농민뿐만 아니라 가축을 키우며 살고 있는 부족들의 삶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도 위협적이다. 케냐는 이미 1998년에 엘니뇨 현상으로 피해액이 170억실링(약 2400억원)에 이르는 홍수 피해를 입었다. 그런가 하면 2005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많은 가축들이 폐사했다. 가축이 폐사함에 따라 목축에 종사하던 가족들은 생계를 잃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가축에게 풀을 뜯길 곳이 사라지면서 50만명이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나이로비 등 대도시 주변 슬럼가로 모여들고 있다. 지구온난화 피해는 식물 생태계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야생 동·식물 갈수록 감소 건조한 초원과 사막지대, 고원지대, 인도양 및 빅토리아 호수 등 다양한 지형과 기후 특성으로 케냐는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야생 동·식물의 천국이다.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물 창고다. 특히 케냐의 국립공원 및 보호구역 비율은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최고를 자랑한다. 암보셀리·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사파리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케냐를 관광대국으로 끌어올린 자원이다. 그만큼 케냐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최근 이곳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 그러나 이처럼 소중한 자산인 케냐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최근 큰 위험에 직면했다. 올해 4월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2.5도 상승할 경우 동·식물의 약 20∼30%가 멸종할 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경고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우리가 텔레비전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야생동물의 천국이 케냐에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케냐 야생동물보호청 제임스 메턴지는 “기후 변화가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 특히 대형 포유류와 소형 포유류 및 식물 등에서 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질병 급증…두 달 만에 122명 사망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질병도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말라리아 등 열대성 질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케냐의 고원지대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금세기 후반부터는 위험 지역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주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징후는 벌써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케냐에서는 건조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리프트밸리 열병(Rift Valley Fever)’이라고 불리는 전염병이 발생했다. 올해 1월 말까지 불과 두 달 만에 환자가 414명으로 늘었고, 이들 가운데 무려 122명이 사망했다. 영양 상태와 위생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기온 상승은 주민들의 건강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케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케냐는 전력 공급의 대부분(60∼80%)을 수력발전에 의존한다. 수력 발전소가 있는 타나강 주변 하천은 마운트 케냐의 빙하에서 지속적으로 수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운트 케냐의 빙하가 녹으면 케냐의 전력 공급이 끊기고 산업 기반마저 무너뜨려 이 지역에 삶의 기반을 두고 있는 주민들 모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케냐 정부 온난화 대책 케냐의 지구 온난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길은 있을까, 아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케냐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국내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도 미미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국민 다수가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케냐 정부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구 온난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 박사가 이끄는 그린벨트운동 등 민간단체들이 산림의 무분별한 파괴를 막고 대대적으로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기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빗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빗물 저장시설의 보급을 확대하는 한편 전력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케냐발전회사의 피우스 코리코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은 수력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열·풍력 등을 이용, 발전 다원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곳에서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가 열렸다. 세계의 환경장관, 민간 전문가 등이 모여 온실가스 감축 방안,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했다. 케냐 정부 관계자들은 산업화의 부산물로 야기된 기후변화가 산업화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아프리카 저개발국가들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과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선진국들의 지원은 미지근한 상태다.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자연의 목소리에, 가장 빈곤한 지역에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가족들의 목소리에 세계가 귀기울여야 할 때이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더위 먹은 지구 식혀주세요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달 환경의 날을 맞아 코앞에 닥친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직설적으로 경고했다.‘녹아내리는 빙하-위기 속의 지구’라는 주제를 통해 기후변화가 세계 전체에 끼치는 중요한 사실들을 사례를 들어 제시했다.UNEP 사무총장 아킴 슈타이너는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 중이고, 국제사회는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에 노출된 국가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UNEP의 경고를 재구성했다. ●북극곰의 SOS!… 우린 어디로 가란 말인가 북극곰은 바다 얼음 덩어리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북극곰은 바다사자를 사냥하고 빙하에서 빙하로 이동할 때 얼음 회랑을 이용한답니다. 임신한 암곰은 눈이 두껍게 쌓인 곳을 골라 굴을 만들고 새끼를 낳지요. 어미곰은 새끼와 함께 봄이 올 때까지 5∼7개월동안 굶은 채 얼음굴에서 견뎌야 합니다. 어미곰과 새끼곰들의 생존이 얼음 덩어리에 달려 있습니다. 곰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자꾸만 나빠지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몸무게와 출산율이 점점 떨어진답니다. 금세기가 끝나기 전에 여름 얼음 덩어리가 사라진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 이렇게 되면 우리는 하나의 생물 종으로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극곰을 살려주세요,SOS! ●아프리카 농부·태평양 섬주민의 절규 기온이 올라가고 산악지대의 빙하가 녹아내리면 대지는 가뭄으로 메말라 갈 것이 뻔합니다. 농지와 가축을 기르던 초원은 황량한 사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식량이 줄어들면서 함께 모여 살던 부족들도 하나둘 삶의 터전을 버리고 도시로 떠났답니다. 선진국이 앞장서 대책을 세워주세요. 섬에 사는 사람들도 걱정이 태산이네요.100년동안 세계 해수면은 1∼2㎜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1992년부터 해수면 상승 속도가 1년에 2㎜씩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린란드의 빙원은 새로 생겨나는 빙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고 있습니다. 빙하 두께가 얇아지는가 하면 남극의 큰 빙하 3개가 지난 11년동안 붕괴됐습니다. 섬과 해안도시에 사는 주민들도 어떻게 되나요.2005년 12월 태평양 바누아두섬 주민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범람의 위기를 맞아 주거지를 옮겼을 정도입니다. ●보험사도 망하기 일보직전 2005년 독일 뮌헨 파운데이션은 열대성 폭풍우와 산불 같은 날씨와 관련된 경제적 손실이 20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보험 피해는 700억달러가 넘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열대기후 지역이 늘어나고 전염병 또한 증가할 것은 뻔합니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곤충 매개성 질환이나 여름철 유행하는 음식 매개성 살모넬라균들이 늘어나겠지요. 빨간불은 이미 켜졌습니다.2003년에 프랑스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1만 5000명이 추가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 전체에서 3만 5000명이 죽었습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합니다. 이러다간 보험사 망하는 것 시간 문제이지요. ●당신과 정부에 묻습니다 기후변화의 재해를 막기 위해선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 발생량을 줄여야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태양열·풍력·바이오·지열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이용을 위해 얼마나 실천하고 있나요. 일찍 눈을 뜬 유럽에서는 수백만의 가정이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난방을 해결하고 있지요. 아일랜드에서는 수력과 지열 에너지를 수소로 바꿔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답니다. 브라질에서 설탕에서 추출한 에탄올로 원유 사용량의 40%를 대체했습니다. UNEP의 ‘백만그루 나무심기’운동에 동참, 나무심기에 매달리는 나라도 많습니다. 나무는 기후변화 속도를 늦춰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도를 낮추는가 하면 담수 저장과 토양 침식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멋지君의 여름 패션 엿보기

    멋지君의 여름 패션 엿보기

    요즘 남자들은 참 괴롭겠다. 한낮의 기온이 벌써 섭씨30도를 오르내리니 말이다. 재킷에 셔츠까지 긴 팔 옷을 두 겹이나 껴입어야 하는 남자들에게 더위는 그야말로 웬∼수. 그렇다고 차려 입는 것을 포기하면 품위가 땅에 떨어지고 또 제대로 갖추어 입자니 흐르는 땀을 주체하기 힘들다. 무엇을 어떻게 입어야 할까. # 반팔보다 타이없는 셔츠 선택 남자들을 넥타이와 재킷의 굴레에서 해방시킨 남성복 브랜드 다반의 ‘쿨비즈(Cool biz)’는 격식 있는 캐주얼 비즈니스 정장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제품. 원래 일본에서 에너지 절약의 목적으로 시작된 ‘쿨비즈’ 스타일은 체온을 낮춰 고유가 시대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실용적인 이유로 만들어졌다. 게다가 팔뚝을 드러내는 반 소매보다는 체온을 올리는 타이를 벗어도 되는 ‘언타이드(UnTied)’ 셔츠를 제안해 비즈니스 격식에도 무난하고 실용적인 차림이다. 스타일리스트 오경아씨는 “앞 단이 힘을 잘 받도록 만들어져 단추를 열어도 흐트러짐 없는 스타일의 언타이드 셔츠는 시원할 뿐 아니라 슈트의 매력을 결정하는 V존(슈트 재킷의 칼라가 만드는 V모양)에서도 단정하고도 시원한 느낌을 줘 여름에 적합한 옷 입기”라고 말한다. # 땀 나도 셔츠 속 러닝 셔츠는 No 영화배우 차승원, 탤런트 재희 등 눈에 띄는 남자들의 패션 스타일을 만들어온 스타일리스트 채한석씨가 저서 ‘맨즈 스타일 북’에서 꼴불견 셔츠 입기의 첫번째로 꼽은 것이 바로 ‘얇은 셔츠 안에 입은 비치는 러닝 셔츠’다. 특히 슈트에 받쳐 입는 화이트 셔츠는 따로 입는 겉옷이 아니라 슈트와 반드시 함께 입어야 하는 속옷 개념의 옷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셔츠 속에 러닝 셔츠를 입는 것은 속옷과 속옷을 겹쳐 입는 셈이기 때문이다. 정 땀이 많이 나서 참을 수 없다면 사무실에 여벌의 셔츠와 양말 정도를 준비해 놓는 것이 어떨까. # 비즈니스 슈트 입어야 한다면 여름 소재 선택 봄이 짧고 여름이 길어지는 날씨 변화 때문에 여름용 남성 비즈니스 패션을 차별화하는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더위를 견디기 위해서는 여름용 슈트가 절실하다. 요즘은 안감, 패드 등을 최소화하고 가볍고 쿨한 소재를 사용한 비즈니스 정장이 유행이다. 신사복의 골격 역할을 하는 심지를 최소화하고, 어깨의 패드도 얇게 만든 제일모직 로가디스의 ‘언컨 슈트’나 코오롱 패션 맨스타의 ‘에어컨 슈트’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TV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통기성이 뛰어나고 가벼운 여름용 소재로 만든 남성 정장을 여름 특별 기획전의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여름 셔츠 고르는 법 ▶ 격식 차리는 슈트에는 화이트 면 소재로 덥다고 반 소매 셔츠를 입는 남자들이 많은데 반 소매 셔츠를 입을 땐 반드시 재킷 없는 차림이어야 한다. 클래식한 슈트 차림에 반소매 셔츠처럼 우스운 것도 없다. 무더운 여름엔 차라리 얇은 면 소재의 화이트 셔츠를 선택하라. ▶ 칼라에 단추가 달린 스타일은 캐주얼 차림에만 흔히 보는 칼라에 단추 달린 셔츠는 캐주얼한 스타일이다. 학생이 입는 정장 스타일이라면 모를까 단정하게 예의를 갖추는 비즈니스 슈트 차림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면 소재의 바지, 스니커즈 등 캐주얼한 차림에 입을 것을 권한다. ▶ 스트라이프에는 단색 컬러로 매치를 스트라이프 등 패턴이 있는 소재의 슈트에는 단색 컬러의 셔츠를 입어야 세련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스트라이프 슈트에 같은 패턴의 셔츠나 너무 튀는 컬러의 셔츠를 입으면 상대방이 더워진다. 너무 지나친 장식이나 패턴이 스타일을 망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독특한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스타일 연출 요즘은 셔츠가 단품으로도 인기를 끈다. 슈트를 입지 않아도 된다면 여름엔 시원한 소재의 셔츠가 멋 내기엔 그만이다. 그래서 남자 셔츠만 단품으로 취급하는 브랜드도 많아지고 있다. 주로 30∼40대 남성들을 위한 셔츠를 판매하는 브랜드 ‘닷엠’의 경우 4만∼6만원대의 가격으로 독특한 디자인과 컬러를 찾아볼 수 있다. ▶ 맞춤 셔츠로 체형에 맞는 멋 연출 자신의 체형에 맞는 셔츠를 선택하기 어려웠다면 맞춤 셔츠를 선택하라. 옷 잘 입는 남자들은 어깨와 팔 길이에 딱 맞는 셔츠를 입고 있다. 체형에 맞는 셔츠가 아닌 경우 슈트의 실루엣도 망가뜨릴 수 있다. 맞춤 셔츠는 자신이 직접 원단과 칼라·소매·어깨주름의 방식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태원 해밀톤 맞춤 셔츠의 경우 가격은 2만원 대부터 다양하다.
  • [먹을거리 산책] 머위

    ●머위는 이런 것 날씨가 더워지면서 보양식이 생각난다. 흔히 보양식하면 육류를 떠올리지만, 원기를 북돋워 주는 머위도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예로부터 고기가 귀할 때 탕, 찌개 등에 넣어 고기 대용으로 먹기도 했다. 약간 쓴맛이 있으면서도 특유의 향기를 갖고 있어 향기나 효능 등에 있어서 토종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제철을 맞은 머위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머위의 크산신, 콜린 등의 성분은 각종 염증을 진정시키고, 식중독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때이른 더위로 식중독 걱정이 많은 요즘에 제격이다. 섬유질이 풍부하고 쓴 맛이 강한 머위 대는 들깨와 함께 먹으면 쓴 맛이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해독효과가 더욱 높아진다. ●봄에는 잎, 늦봄엔 대 봄부터 시작해 가을까지 나오는 머위는 요즘이 가장 맛있을 때다. 새순이 나는 이른 봄에는 연한 잎을 주로 먹고, 늦은 봄부터는 대를 많이 먹는다. 전남 고흥지역에서 출하가 많은 편이다. 가락시장에서 머위 대 한 단(4㎏)에 4000원선에 거래된다. 제철에 저렴해진 머위 대를 잔뜩 사놓고 사용하지 못했다면, 말려 두었다가 우거지 대신 각종 탕류에 사용하면 된다. ●고를 때는 너무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게 좋다. 성인 여성의 새끼손가락 굵기에 대가 곧게 뻗고, 길이가 50∼60㎝ 되는 머위 대를 최고로 친다. 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이한미 대리
  • [신나는 과학이야기] 수영 선수는 왜 물에 뜨지

    봄 같지 않은 서늘한 4월이 지나고, 조금 따뜻해지나 싶더니 한낮에는 더위가 느껴질 정도다. 벌써 몇몇은 시원한 물속에 들어가 더위를 잊는 상상에 빠져 있기도 하겠지만, 물은 좋은데 수영을 하지 못해 고민을 시작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있었던 박태환 선수의 2007년 세계수영연맹(FINA) 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소식은 우리 모두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 줬다. 그러면 박태환 선수는 어떻게 해서 수영을 잘하는 것일까? 아니, 나는 왜 수영은커녕 물에 뜨지도 못하는 것일까? 단순히 물에 뜨지 않는 것이 고민이라면 굳이 수영장을 가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다. 우선 몸이 물에 뜨는 원리에 대해 생각해 보자. 나무토막을 물에 넣으면 물 위에 뜨지만, 쇠못을 물에 넣으면 가라앉는다. 나무토막이 더 가볍기 때문이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쇠못보다 훨씬 무거운 뗏목도 물에 뜬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조선이나 군함이 가벼워서 뜨는 것이 아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가볍다 무겁다 하는 무게 개념보다는 좀더 정확한 비교 기준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밀도’다. 밀도란 어떤 물질의 단위 부피만큼의 질량을 말한다. 즉 질량과 부피의 비로 정의된다. 하지만 ‘밀도’만으로 물에 뜰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얻기는 어렵다. 이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줄 수 있는 개념으로 ‘비중’이 있다. 비중은 ‘물체의 밀도’와 ‘그 물체와 같은 부피의 물의 밀도’의 비를 말하는데, 비중이 1보다 작아 뜨려고 하는 물체의 성질을 양성부력,1보다 커서 가라앉으려고 하는 성질을 음성부력이라 한다.1 정도의 값을 가져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으려는 성질을 중성부력이라고 한다. 물체의 비중을 통해 무게와 부력의 관계를 알고 뜨는지 가라앉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단, 여기서 말하는 ‘물체’의 의미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물체’는 물속에서 차지하는 구조적인 모양까지도 포함하며 ‘물체와 같은 부피의 물의 무게’는 물속에서 물체의 모양이 차지하는 부피를 물로 채웠을 때 물의 무게를 뜻한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의하면, 물체는 물속에서 물체의 모양이 차지하는 부피에 해당하는 물의 무게만큼의 부력을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받는다. 부력은 물체의 비중값이 작을수록, 부피가 클수록 커져 물에 잘 뜰 수 있게 된다. 사람은 비중이 약 0.96 정도로 물보다 작아 물에 뜨게 된다. 사람의 경우 근육보다 지방의 비중이 더 작다. 때문에 근육질의 사람보다 지방이 많은 사람이 물에 뜨기 쉽다. 따라서 뚱뚱해야 잘 뜬다는 얘기는 틀린 말이 아니다. 수영을 할 때 엉덩이와 허벅지에 살이 많은 사람은 부력을 많이 받아 물에 수평하게 떠서 수영을 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엉덩이와 허벅지에 살이 적은 사람은 하체가 물속에 가라앉은 상태로 물장구를 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수영 경기에서 시간을 줄이는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 박태환 선수의 엉덩이와 허벅지는 일반인들에 비해 커 보이지만, 그 힘은 위쪽 방향으로만 작용한다. 앞쪽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힘이 되지는 못하는 것이다. 여름철 수영장에서 잘 뜨기 위해서는 다이어트보다 몸집 불리기가 유리할 듯하다. 자,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는지. 이세연 명덕고등학교 교사
  • 봄은 벌써 쏙…쑥 나온 여름

    ●반달곰 5∼12일 일찍 겨울잠 깨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올 겨울 날씨가 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해 지리산 반달곰이 예년보다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이달 중순쯤에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치솟을 전망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8일 “지리산 반달가슴곰 13마리 가운데 6마리가 겨울잠을 끝내고 예년보다 5∼12일 이른 지난달 27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겨울잠에 들어간 지리산 반달가슴곰들은 지난달 27일 북한산 3년생 수컷 ‘송원9’가 전남 구례 노루목 바위굴 잠자리에서 나온 것을 시작으로 4일까지 북한산 3마리와 연해주산 3마리 등 6마리가 활동을 시작했다. 공단은 나머지 7마리도 10일을 전후해 모두 동면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단은 올 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졌고 지난달 말 지리산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20도 안팎까지 오른 바람에 예년보다 일찍 깬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 중순 일시적 기온 상승 기상청은 이달 중순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은 가운데 남서류의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평년기온(6∼14도)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상청 김승배 통보관은 “이달 중순쯤 한반도에 남서류의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일시적으로 기온이 치솟을 것”이라면서 “이는 겨우내 북쪽에서 밀려온 찬 공기의 영향을 받다가 남쪽 공기가 들어오면서 나타나는 계절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민간연구소인 삼성지구환경연구소도 지난겨울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했고,76개 기상관측 지점에서의 일 최고기온이 지속적으로 경신되고 있다며 올해 때이른 무더위를 예고했다. 류찬희 임일영기자 chani@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광양 매화마을의 매실명인 홍쌍리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광양 매화마을의 매실명인 홍쌍리씨

    ‘농사는 예술작품이요, 밥상은 무병장수의 약상(藥床)이다.’ 흙과 꽃을 지독하게 사랑하는 한 여인이 있다.‘옛 사람들의 방식대로 농사 지어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들면 병 날 일이 없다.’는 좌우명으로 예순다섯해를 살아왔다. 노인의 나이지만 홍매화처럼 홍안을 가진 아름다운 농사꾼 여인이다. 세상에 어느 부자도 부럽지 않다. 만화방창 흐드러지는 매화꽃이 귀여운 딸이요, 거기에 열리는 튼실한 매실은 효성 지극한 아들이다. 여기에 하늘에서 내려준 아침 이슬조차 소중한 보석인데 무엇이 더 부러울까. 여인은 날마다 밭으로 나선다. 이 때는 항상 카메라와 메모지, 전정가위를 휴대한다.‘어미와 자식’의 반가운 만남을 위해서다. 꽃이 예쁘게 미소지으면 서슴없이 카메라에 담고, 삐죽 나온 가지가 불편하다 싶으면 주저없이 가위를 들이민다. 어쩌다 못보고 지나가기라도 할 양이면 꽃들이 ‘내 손도 잡아 달라.’고 아우성을 해 발걸음을 제대로 옮기지 못한다. 여름날, 더위에 진저리가 나 일하기가 싫을 땐 자운영(클로버) 풀밭에서 꽃반지·꽃팔찌·꽃왕관을 만들거나 그 풀더미 속에 벌러덩 드러누워 하느님께 편지를 쓴다. ‘하느님! 우리 농민이 여간 잘못이 있다 해도 용서하시고/비·눈물·바람·천둥번개로 통곡을 하고 싶어도/하느님 가슴에 다 묻어두고 약으로 좀 써 주이소/우리 농민을 따뜻한 엄마의 품속같이 꼬오옥 보듬어서/아름다운 농사꾼이 되어 아무 산속에서나 된장만 있으면/풀잎에 쌈 싸먹고 물 마실 수 있는 지상천국을 우리 농민이 아니면 누가 할 납니꺼?∼’ ‘매실명인’으로 유명한 홍쌍리(65) 여사.40년째 한결같은 매화사랑으로 전남 광양 다압면을 지금의 매화마을로 만든 주인공이다. 매화가 봄의 으뜸 전령이라면 해마다 홍씨의 손끝에서 봄이 빚어진다고도 할 수 있을 터. 그에게는 매년 이맘때가 가장 바쁘다. 봄바람에 나부끼는 매화꽃잎을 만나는 일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매화마을을 찾았을 때에도 한참을 기다린 끝에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몸빼’바지에 구멍이 숭숭 뚫린 밀짚모자를 쓴 홍씨는 매화밭을 내려오면서 “어미의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손잡아 달라고들 해. 그러다 좀 늦었어.”라며 활짝 웃는다. 홍씨의 등이 그 나이에 벌써 구부정한 이유가 어렴풋이 짐작되었다. 하지만 얼굴 만큼은 50대다. 비결을 물었더니 “밥상보다 더 좋은 예방주사는 없다.”며 “사람들은 날마다 옷을 갈아 입고 목욕을 하는데 왜 뱃속은 씻겨주지 않느냐.”고 반문한다.“매실을 으깨어 그릇을 닦으면 뽀송뽀송해져. 그렇듯 기름진 음식을 먹고나서 매실을 먹으면 뱃속의 기름기를 잘 씻어주지.”라며 자신의 건강비법을 귀띔한다. 그는 매실이 ‘물해독’‘피해독’‘음식해독’ 등 세 가지 해독작용을 한다고 덧붙였다. “농사짓는 사람이 남 눈치볼 일이 어딨냐.”는 그는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새해 인사도 좀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해마다 이맘때면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이 소박한 시골 아낙은 작품삼아 농사를 지을테니 도시에 계시는 여러분은 항상 밥상을 약상이 되도록 하시고, 기름진 음식 드신 후에는 꼭 매실로 입가심을 해 건강한 한해가 되시기 바랍니다.3월에는 하얀 꽃저고리와 초록색 치마를 입을 매화동산에서 농원 가득한 매화향과 눈부시도록 찬연한 봄 햇살을 여러분과 함께 하며 이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 그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홍씨는 올해부터는 매화뿐만 아니라 향기 가득한 다른 꽃들도 선보인다.1만 1300그루의 매화나무 아래 상사화 2000여 송이를 심은 것을 비롯해 구절초, 초롱꽃, 금낭화 등의 꽃 수천 송이를 ‘바깥 사람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자운영 꽃밭만도 3000평이나 된다. 매화밭 6만평 외에 야생화 밭 3만평을 더 가꾸고 있는 것. 그는 “우리네 인생은 이제 거꾸로 가야 한다.”면서 뿌리부터 꽃잎까지 먹거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무슨 뜻이냐는 물음에는 ‘아직 비밀’이라며 웃어보였다. 매화마을에 대한 자랑도 아까지 않는다.“옛날 다압면은 악산(岳山)이었지. 그런데 사람들이 부지런해 오늘날 잘 사는 마을이 됐어. 여기 와서는 돈자랑하지 말라고 하잖아.” 하기야 매실뿐 아니라 매실주, 된장, 고추장, 장아찌, 잼 등 다양한 자연 먹거리를 생산해 내고 있으니 돈도 적잖이 벌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홍씨의 ‘청매실농원’을 찾았다.“주말에는 6만명 정도 올걸.”하며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본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남녀노소 없이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질 않는 곳이 됐다. 특히 3월1일부터 한달 동안 매화축제가 열려 매화마을과 섬진강 일대가 인산인해를 이룬다. 홍씨의 인생역정이 궁금했다.“나는 공부하지 말라는 팔자로 태어나 중학교도 제대로 못나왔어.”라고 회상한다.‘쌍리’라는 이름에 얽힌 곡절도 풀어냈다. 그는 원래 ‘상리(相理)’였다. 아버지가 호적에 올리려고 면사무소에 갔는데, 담당 공무원이 “여자 이름인데 쌍둥이 쌍(雙)자면 어떠냐, 부지런하게 두 몫의 일을 하라는 뜻이 더 좋다.”고 권해 ‘쌍’으로 바뀌었다.“대한민국 여자 중 ‘리’자 이름이 아마 소설가 박경리와 자신 둘뿐일 것”이라며 웃는다. 그는 밀양에서 태어나 24세 때 이곳으로 시집왔다. 시집살이 고단하던 하루, 그는 길섶에 앉아 매화꽃 향기를 맡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때 꽃잎들 속에서 “엄마, 울지 말고 나하고 살아.”라고 하는 가냘픈 목소리를 들었다. 매실을 하나 따들고 문질렀더니 손에 묻은 흙과 때가 말끔히 씻겨나갔다. 그 순간, 앞의 지리산과 솜이불처럼 포근한 섬진강이 새삼 친숙하게 느껴졌다. 그가 시집올 무렵, 집 뒷산에 밤나무와 매화나무를 합쳐 5000여 그루의 묘목(시아버지가 일본 징용에 끌려갔다가 모은 돈으로 투자)이 심어져 있었다. 하지만 매화는 시고 떫은맛이 강해 밤에 비하면 천덕꾸러기일 뿐이었다. 새댁 홍씨는 시아버지에게 “밤나무를 베어내고 매화나무를 심자.”고 건의했다. 시아버지의 고집을 겨우 꺾은 그는 이 때부터 매실농사에 재미를 붙였다. 한 그루, 한 그루 매화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수확한 매실로는 된장, 고추장, 장아찌를 담갔다. 처음에는 가정에서 담근 것이 무슨 상품이 되느냐며 관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았지만 매실의 정화 능력을 믿고 꾸준히 상품을 개발했다. 교통사고로 7년동안 몸이 굽는 불편한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옛 사람들의 식단으로 돌아가야 약상이 된다면서 농약을 치지 않는 유기농법을 고집했다. 한때 경기도 남양광산에 투자했다가 쫄딱 망해 꽁보리밥으로 하루 한끼를 때운 적도 있었지만 ‘매실’에 대한 집념만큼은 굽히지 않았다. 불평하는 자식들에게 “욕하느니 차라리 노래가 낫지 않으냐.”며 울면서도 노래를 부르고, 시를 썼다. 이렇게 쓴 시를 모아 곧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누군가를 따라갈 필요는 없어. 내 몸에 좋은 것은 남의 몸에도 좋거든. 그렇게 열심히 내 갈 길을 가다보니 결국 알아주는 사람도 생기고, 인정도 해주더라고….” 이 ‘말씀’이 오늘날 전국을 대표하는 매화마을이자 ‘깨끗한 먹거리’를 상징하는 ‘청매실농원’으로 가꾼 철학이다. 청매실농원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한 것은 13년 전. 처음 3년 동안 농원을 찾는 이들에게 된장이며 고추장, 장아찌 등을 무료로 선물했다. 낮에는 머슴같이 일하고, 밤에는 시를 쓴다는 홍씨.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아내 힐러리 같이 열심히 사는 사람을 가장 존경한다.“어머니의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밥상을 차리면 다 약이 안 되겄습니까. 나이 80세 되는 날까지는 아름다운 농사꾼으로 살 작정입니더.” 3년 전에 남편과 사별한 홍씨는 슬하에 2남1녀를 두었다. 장남은 미국을 오가며 매실사업을 하고 있고, 둘째 아들은 고등학교 교사로 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겨울이 있는 열대

    겨울이 있는 열대

    글 황두진 건축가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이 막 지났다. 우리나라 가을 특유의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고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기조차 하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비가 온 지도 한참 되어 오히려 농부들은 가을 가뭄을 걱정해야 할 듯하다. 비 피해가 심했던 강원도, 전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날씨에 대해서 다시 심드렁해졌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건축가가 고민해야 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기후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 해당한다. 열대 지방의 건축과 한대 지방의 건축이 다른 것은 문화적인 배경 이전에 기후의 차이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시대가 좀 달라졌다. 기후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또 무엇보다 그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더우면 에어컨 돌리고 추우면 보일러 켜는 것이 너무 당연한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 결과 어떻게 하면 건물을 기후에 맞게 현명하게 지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그야말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겨울에도 실내에서 반팔, 반바지를 입고 사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그런 태도가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이것은 단순히 에너지의 소비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점차로 비와 관련된 문제가 심각해져 가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반도에 비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오고 있다. 처음 몇 년간은 그저 예년에 비해 비가 좀 더 오나보다 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이것이 절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이 점차 명확해진다. 그러면서 여름은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덥고 습하다. 게다가 점차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니 결국 우리에게는 여름과 겨울만 남는 셈이다. 그래서 이렇게 변화는 한반도의 기후를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결국 ‘겨울이 있는 열대(tropical with winters)’가 되는 셈이다. 매우 극단적인 기후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건축가들, 특히 기후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민감한 건축들에게 이것은 큰 도전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건물들은 다양한 종류의 기후 조건과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더위와 추위는 기본이고 이제 비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여름의 강우량, 특히 순간 강우량은 동남아시아 열대 지방에 비해서도 오히려 더 높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전에 비해 빗물을 효과적으로 흘려보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배수를 위한 파이프의 직경을 키우고 건물에서 방출된 물이 어떻게 배수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습도는 또 다른 적이다. 기온만으로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운 나라들은 많다. 남부 유럽은 여름에 종종 40도가 넘는다. 그러나 막상 가보면 그런대로 견딜 만한데 그 이유는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여름은 갈수록 견디기 어려워진다. 물론 일본이나 홍콩, 대만 등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만 한여름, 특히 장마 중에는 정말 모든 것이 불편하고, 심지어 불쾌하기조차 하다. 그래서 저마다 에어컨을 돌리고 그러면 실외 기온에서 나오는 열이 도시의 건물들 사이에 갇혀 이른바 열섬 현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밤이 와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갈수록 늘어난다. 기후적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후 문제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해답, 적어도 훌륭한 참고자료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한옥이다. 한옥은 오랜 시간 동안 한반도의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어 온 집단창작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자연적, 인문적 환경에 잘 적응해온 결과물이다. 비록 여러 가지 단점이 있고 오늘날 보편적 주거로서의 명맥이 매우 빈약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가치가 있는 건축이다. 특히 장마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한여름, 깊게 뻗은 처마가 비를 막아주고 열어젖힌 분합문을 통해 그나마 약간의 바람이 살랑거리는 것을 느낄 때면 도대체 이 시대에 무엇이 과연 첨단 건축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처마가 전혀 없어 비가 오면 창을 열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실내 습도가 더욱 올라가 결국 에어컨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대식 건물에서 지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들게 된다. 어쩌면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조차도 변해 가는 한반도의 기후 덕인지 모른다.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지금 하동에선] 지리산·섬진강 경관 살려 ‘축제 고장’ 변신

    [지금 하동에선] 지리산·섬진강 경관 살려 ‘축제 고장’ 변신

    ‘백사청송(白沙靑松)’으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이 문화·체육의 고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전북 진안군 신암면 팔공산에서 발원한 섬진강 물길을 따라 이름난 계곡과 문화유적이 산재한 ‘은둔의 고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남단, 경남의 맨 왼쪽에 자리잡아 전라도와 맞닿아 있는 하동은 북쪽으로 지리산을 등지고, 남쪽으로 남해바다를 품어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여기에 문화가 더해져 봄부터 가을까지 각종 문화·체육행사가 이어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겨울에는 전국에서 찾아든 전지훈련팀으로 북적인다. ●제1회 백사청송 섬진강 마라톤대회 하동의 문화·체육행사는 이른 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 나면서 시작돼 늦가을 서리가 내려야 끝난다. 지금 하동에서는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제1회 백사청송 하동 섬진강 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이 마라톤대회는 스포츠서울과 하동군이 주최하고, 서울신문 후원으로 오는 12일 열린다. 전국에서 마라톤마니아 5000여명이 참가를 신청, 지난달 30일 일찌감치 마감됐다. 달림이들은 ‘하동포구 80리’를 달리게 된다. 하동이 자랑하는 송림공원에서 출발, 악양면 개치 삼거리∼최참판댁∼화개장터를 돌아 평사리공원∼송림공원으로 되돌아 오는 코스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길’이다. 김주표 체육청소년 담당은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남도대교를 돌아오는 그림같은 코스”라며 “지난 9월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답사하고 코스를 공인했다.”고 자랑했다. 올해 대회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참숭어 축제’와 맞물려 더욱 풍성하다. 대회 참가자는 물론 가족들은 늦가을의 별미 참숭어를 싼값에 양껏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지리산을 돌아온 섬진강이 남해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잡히는 참숭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구수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벼 수확이 한창인 요즘 참숭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이 올랐다. 상추와 깻잎에 싸서 먹는 회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연중 끊이지 않는 축제 하동의 문화·예술축제와 체육행사는 경칩을 전후로 열리는 고로쇠 약수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지리산 자락 화개면과 청암면일대 고산지대에서 채취된 고로쇠 약수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꽃샘추위가 끝나고 4월로 접어들면 ‘화개장터 벚꽃축제’가 열린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아우르는 화개장터에 피어난 벚꽃은 섬진청류와 화개동천이 어우러져 새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차별화된 축제다. 특히 이곳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10리 벚꽃 길은 상춘객들의 넋을 빼 놓는다. 이어 5월에는 셋째주 목요일부터 4일간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화개동에서 개최된다. 화개동은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공이 가져온 차 씨앗을 심은 ‘차 시배지’이며, 진감국사가 불교음악인 ‘범패’를 전해왔고, 옥보고가 거문고의 맥을 이은 국악의 중흥지이다. 한 여름에는 강변축제 ‘쿨 서머(Cool Summer) 섬진강’이 열리고, 더위가 한풀 꺾이면 진교면 술상리는 전어 굽는 냄새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하동 축제의 절정 ‘토지 문학제’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둘째주 토·일요일에 ‘토지 문학제’가 열리면 하동의 축제는 절정에 이른다. 국내의 대표적인 문학제로 성장한 토지 문학제는 평사리 최참판댁에서 열린다. 문학상 시상식을 비롯, 백일장과 문학의 밤, 토지 시화전 등 문학행사가 펼쳐진다. 이때 평사리 무딤이들에서 진행되는 가을걷이 체험행사는 잊혀진 우리의 농경문화를 알 수 있게 한다. 축제가 열리는 최참판댁은 군이 건립한 민속문화마을.3000여평의 부지에 한옥 14동을 건립, 소설속 평사리 마을이 그대로 재현돼 조선후기 우리 민족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다. 축제가 없는 겨울에는 국내외 스포츠팀이 전지 훈련을 한다. 높고 낮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겨울철 북풍을 막아 한 겨울에도 낮 기온이 섭씨 10도를 넘는다. 이같은 기후조건으로 매년 2만여명이 하동을 찾는다. 지난 겨울에는 부경대 축구부와 독일 태권도팀, 현대 코끼리 씨름단 등 50여개팀이 훈련을 했다. 올해는 100개팀을 유치할 계획이다. ●투자에 비해 짭짤한 수익 연중 끊이지 않는 문화·체육행사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각종 축제 참가자와 관광객 등 연간 100만여명의 외지인이 찾아와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연간 6억 5000만원을 투자,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하동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소음 때문에 못살겠다”

    “소음 때문에 못살겠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D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38)씨는 수개월 전부터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아파트에서 20여m 떨어진 분당선 연장선 지하철 공사장을 통과하는 차량들의 소음과 진동에 밤잠을 설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여름에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 많았지만 창문을 열어놓지 못해 찜통 더위와도 싸워야 했다. ●예산달려 공기지연… 고통 ‘연장´불가피 김씨는 “많은 차량들이 요철이 있는 공사장 철판 위를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창문을 닫아도 시끄러워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다.”며 소음 고통을 호소했다. 김씨를 비롯한 영통지역 주민들을 더욱 걱정스럽게 하는 것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같은 소음공해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이다. 지하철 완공기간이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당초 계획보다 장기간 늦어지기 때문이다. 분당선 연장사업은 분당 오리역에서 수원역(오리∼죽전∼구성∼구갈∼상갈∼영통∼수원역) 20.69㎞ 구간을 잇는 복선전철 사업이다. 공사에 1조 5000억원이 투입된다. 2008년 완공을 목표로 1997년 기본설계에 착수했으나 노선선정 작업 등이 늦어져 실제 공사 착공은 지난 2004년 8월에 들어서야 이뤄졌다. 게다가 예산 지원이 부족해 완공목표 2008년을 훨씬 넘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분당선 연장사업에 책정된 예산은 국비 350억원, 한국토지공사 111억원, 경기도 163억원 등 623억원에 불과하다. 또 내년 국비 지원 역시 45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 책정된 지원 규모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 내년 이후에나 숨통 공사가 본격적으로 착수된 2004년부터 올해까지 투입된 예산은 1415억원으로 총 사업비 1조 5000억원의 10% 수준이다. 도 관계자는 “1년에 1000억원씩 투입해도 15년 걸리는 사업인데, 한해 500억∼600억원씩 들여서 언제 완공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실제 분당선 연장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H건설 관계자는 “필요한 사업비의 3분의1 수준의 예산이 지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구간의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올 봄부터 공사가 시작된 수원 영통동 공사구간도 공사 중단으로 쉬는 날이 더 많았다. 분당선 연장사업은 예산이 확보되는 만큼 일하는 장기계속공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지금처럼 예산 지원이 부족하다면 10년 이상 공기(工期)가 지연돼 2015년 이후에나 완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문제는 비용인데, 예산 따오기가 쉽지 않다. 의정부 경원선 전철공사가 끝나는 내년 이후에는 다소 여유가 생겨 목표 공기를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태백으로 ‘脫! 열대야’

    태백으로 ‘脫! 열대야’

    콘크리트 도시는 여름의 뜨거운 열기로 숨을 턱턱 막히게 한다. 아스팔트를 녹여버릴 듯 이글거리는 태양과 무더위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불을 끄고 가만히 누워 있어도 끈적거림과 더위로 잠 못 이루는 열대야…. 이런 도시를 잊고 싶다면 강원도 태백을 권한다. 여름 평균 기온 19℃. 한여름에도 그늘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어이 서늘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열대야도 없으며 아이들을 괴롭히는 지긋지긋한 모기도 없다.‘오지’인 태백에는 서늘한 기온뿐 아니라 보고 느끼고 즐길 것이 너무 많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야생화의 천국 태백 금대봉 트레킹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나무들과 파란 들판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강원도 태백은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2시간 이상을 꼬불꼬불 국도를 달려야 만날 수 있다. 해발 800m 이상의 고원 지대인 태백은 모기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해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기에 ‘딱’이다. # 야생화와 나무들의 천국 태백에 들어서는 순간 아름답고 시원하다는 느낌이 확 달려온다. 곳곳에 피어 있는 형형색색의 야생화, 쭉쭉 뻗은 파란 나무들, 산과 산이 이어지는 작은 분지에 시원스레 펼쳐지는 초록의 밭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일상에 찌들었던 몸과 마음이 개운해진다. 이런 ‘눈맛’이 가장 좋은 곳은 금대봉이다. 수십 종의 들꽃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철갈이를 하며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자생 들꽃의 보고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여름 꽃들이 몽우리를 활짝 터트려 반겨준다. 또 형형색색의 얼굴이 바람에 따라 춤추는 풍경은 그야말로 황홀함의 극치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두문동재(해발 1268m)가 출발점인 금대봉 트레킹은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새로 개통된 두문동재 터널 직전에 옛길을 타고 10여분을 오르면 두문동재 정상 휴게소가 나온다. 여기가 출발점이다. 두문동재 정상에서 오른쪽은 함백산이고 왼쪽이 금대봉이다. 산림감시초소 앞의 작은 길을 따라가면 된다.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들이 많기 때문에 초소에서 간단한 ‘입산신고’를 받는다. 금대봉 가는 길은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책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산길에 들어서자마자 낯선 이방인을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잠자리’. 계속되는 궂은 날씨 탓인지 흙길에 힘을 잃고 앉아 있던 녀석들이 놀라 후닥닥 날아간다. 어떤 녀석은 어깨에 내려앉고는 움직이질 않는다. 손으로 ‘툭’쳐야 날아간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5분쯤 걸으면 오른쪽에 높이 5m 정도의 안테나가 서 있다. 이 안테나는 금대봉 트레킹의 중요한 이정표 가운데 하나다. 금대봉으로 가려면 이 안테나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나 있는 능선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나무로 우거진 숲길이다. 등산로 양가에는 어여쁜 꽃들이 반긴다. 수줍은 듯 보라색 머릴 숙이고 있는 잔대, 이제 막 꽃잎을 터뜨리려는 비비추, 하얀 꽃잎이 하늘거리는 개망초 등이 모여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눈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다 머리를 흔들거리며 재잘거리는 노래에 신바람이 나 걸음도 가벼워진다. 금대봉까지는 20분이면 족하다. 푹신푹신한 흙길을 걸으며 만나는 꽃들과 대화를 나눈다. 능선 길에서 만나는 빨간색의 동기꽃, 나무 아래에서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질풀. 첫날밤의 설렘에 발그스레해진 새색시 같은 얼굴. 아무 꾸밈이 없는 그 자태가 너무 고와 가던 길을 멈추고 아련한 추억에 빠져본다. 이 꽃 저 꽃에 눈을 맞추다 보니 어느새 금대봉 정상(1418m). 금대봉임을 알리는 작은 표지석 그리고 ‘양강발원봉’이라고 씌어진 나무판자 하나가 박혀 있을 뿐이다. 금대봉을 양강발원봉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금대봉 기슭 황지못에서 시작된 물이 남동쪽으로 낙동강을 이루고 검룡소에서 흘러간 물이 북서쪽으로는 한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발 아래로 백두대간의 준령들이 펼쳐지는 장쾌함에 가슴이 시원해진다. 여기에서 다시 내려가도 좋고 시간이 있다면 분주령을 거쳐 검룡소로 내려서는 약 6㎞ 코스를 택해도 좋다. 일반적으로 3시간이면 넉넉하다. 금대봉에서 오른쪽은 매봉산이고, 왼쪽은 분주령이다. 분주령으로 가는 길에도 색색의 꽃들이 발길을 잡는다. 씹으면 단맛이 난다는 보라색 꿀풀, 핑크빛의 소담스러운 노루오줌, 노란 웃음이 싱그러운 기린초도 예쁘다. 금대봉 정상에서부터 40분쯤 걸어가면 ‘고목나무샘’ 방향으로 가는 길과 우암산 쪽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두 길은 30분쯤 뒤에 만나지만 고목나무샘 쪽으로 가는 편이 좋다. 우암산 능선길은 인적이 드물고 등산로에 풀들이 우거져 자칫 길을 잃기가 쉽다. 우암산 기슭에는 벌개미취와 개망초가 드넓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분주령 코스에서 이곳만큼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는 곳은 없다. 우암산 기슭에서부터 분주령까지는 약 2.5㎞로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이제껏 걸어왔던 길과 마찬가지로 갖가지 야생화들이 웃고 떠들며 반겨준다. 분주령은 200평 남짓한 작은 개활지로 아담하고 아늑하다. 분주령에서 내리막길로 2㎞쯤 가면 트레킹의 종착역인 검룡소가 나온다. 주의할 점은 검룡소에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택시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까지 1시간 남짓 걸어가야 한다. # 여기도 끝내줘요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는 태백에 갔다면 꼭 한번 들러야 할 곳. 검룡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0여분 동안 계곡 따라 걸었다. 검룡소에서 흘려 내린 물이라서일까. 유난히 맑고 투명했다. 이마에 약간의 땀이 송골송골 맺힐 무렵 이정표를 보고 계곡을 건넜다. 갑자기 펼쳐지는 낙엽송의 쭉쭉 뻗은 자태와 싱그러운 나무 내음에 가슴이 탁 트인다. 무더운 태양도 사라지고 오직 나무와 풀들만이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나무터널이다. 정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신선한 공기이다. 나무터널을 빠져나가자 검룡소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위쪽 석회암 바위에 오르자 물이 솟아오르는 조그만 소(沼)가 보인다. 바로 여기가 한강의 발원지라는 검룡소.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오랜 세월 동안 흐른 물줄기가 만든 물결 무늬를 따라 흡사 용틀임을 하는 것처럼 ‘콸콸콸’ 소리를 내며 흐른다. 너무 웅장하고 아름답다. 아니 신비롭다. 넓이 2m 정도의 조그만 소에서 하루에 2000t이 넘는 물이 솟아오른다니 자연의 경이로움에 고개가 숙여진다. 태백 시내 중심에 있는 낙동강의 발원지로 하루에 5000t이 넘는 물이 솟아오르는 황지연못, 강물이 큰산을 뚫고 지나가며 석문을 만들고 깊은 소를 이루었다고 이름 붙여진 천연기념물 417호 구문소 등을 빼놓으면 안 된다. # 입으로 찾은 태백의 맛 태백은 한우고기로 유명하다. 워낙 오지다 보니 농가에서 키워 고기 맛이 일품이다. 푸른 초원에서 방목으로 자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다. 그 중에서 태백 시내에 있는 충남실비식당(033-552-5074)이 유명하다. 주인이 직접 태백에서 자란 한우 고기를 적당히 숙성시켜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끝내준다. 또한 후식으로 나오는 국수는 면발이 쫄깃하며 개운한 국물맛이 좋다. 등심 1인분에 2만 2000원, 국수 2000원. 또 태백에는 닭갈비가 독특하다. 보통 닭갈비 하면 춘천을 떠올리지만 태백에도 그들만의 맛있는 닭갈비가 있다. 태백 닭갈비는 춘천식처럼 고기와 야채를 기름에 볶는 것이 아니고 소의 각종 잡뼈로 우려낸 육수를 자작자작하게 부어 조린다. 고추장 양념과 고구마 등 야채와 닭갈비 등 넣는 재료는 똑같지만 육수를 넣고 조려서인지 담백하고 느끼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소주 한잔과 곁들이면 그야말로 환상적이다.2인분이 기본으로 1만 3000원이다. 태백시내에 여러 닭갈비집이 있지만 승소닭갈비(033-553-0708)가 맛있기로 소문났다. 태백에서 인심이 제일 좋은 고원기사식당(033-553-6462). 보통 찌개가 1인분에 4000원. 정갈하고 깔끔한 밑반찬이 8가지 정도 따라 나온다. 그런데 혼자서 된장찌개를 시켰건만 밥이 두 공기나 나온다. 공깃밥을 추가하지 않아도 무조건 밥을 더 준다. 그냥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이다. 또한 찌개와 함께 오징어나 제육볶음 요리가 보너스로 나온다. 원래는 두 사람 이상이 식사를 해야 준다지만 애교를 부리면 얻어먹을 수 있다. # 즐길 거리 가득한 강원랜드 태백에 갔다가 시간이 남으면 승용차로 5분여 걸리는 ‘강원랜드’도 가볼 만하다. 물론 카지노를 이용하라는 것은 아니다.2층에 마련된 인공호수에서는 매일 밤 환상적인 분수쇼가 펼쳐진다.‘따라라라∼라라라’ 백조의 호수 등 20여곡의 음악에 맞춰 춤추는 다양한 형태의 물줄기의 묘기, 거기에 여러 색의 조명과 레이저가 더해져 그야말로 환상적인 여름밤을 선사한다. 또한 국내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최신의 조명기술들을 갖춘 루미나리에가 밤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25만개의 전구가 만든 길을 따라 걸으면 연인은 사랑을, 가족은 행복을 가슴 한구석에 간직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이밖에 폐석탄 부지에 자리잡은 99m짜리 국내 최고의 인공폭포, 호텔 3층 카사시네마에서 무료로 펼쳐지는 댄스, 마술, 연주 등 어우러지는 버라이어티 쇼도 볼 만하다. 평일엔 저녁 7시, 주말엔 오후 2시, 저녁 7시로 약 1시간 동안 펼쳐진다. 또 강원랜드 지하 1,2층에 자리잡은 테마파크는 4D 입체시네마와 자동차경주, 행글라이더글 8개의 어트렉션(탑승물)과 실내 수영장 등도 있어 아이들과 하루를 지내기에 그만이다.1588-7789,www.kangwonland.com # 여행정보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을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을 지나 사북, 고한을 거치면 태백에 도착한다.38번 국도가 영월까지는 4차선으로 확장되어 좋지만 그 이후로는 아직도 꼬불꼬불 고갯길이 이어지므로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숙박시설은 가덕산 훈련장 근처 하늘못펜션(033-553-3997), 황지동에는 대현장여관(033-552-3337)이 있고 강원랜드 근처 고한, 사북 등지에는 모텔이나 민박을 하는 곳이 많다.
  • [신나는 과학이야기] 가짜 꽃·미치광이풀에 깃든 사연?

    [신나는 과학이야기] 가짜 꽃·미치광이풀에 깃든 사연?

    초록의 싱그러움과 촉촉한 이슬, 나무사이로 새어나오는 하얀 빛줄기가 연상되는 숲을 거닐고 싶다는 생각에 바쁜 일상이 야속하기만 하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택식물원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휴식처이자 자연 체험장이다. 동양 최대의 식물원으로 자연생태원, 호주 온실, 남아프리카 온실, 허브·식충 식물원, 약용 식물원 등이 있다. 친환경적인 재배관리로 반딧불이 등 다양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청정 식물원이다. ●‘산수국’이 가짜 꽃을 피우는 까닭 7∼8월에 흰색이나 하늘색으로 피는 산수국(山水菊)은 꽃이 크고 시원스럽게 핀다.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꽃으로 보고 있는 것은 꽃받침이다. 번식을 위해 가짜 꽃잎, 즉 꽃받침을 활짝 펴고 벌과 나비를 부르면 곤충들이 속아서 가루받이를 시켜준다. 이후 제 역할을 다한 가짜 꽃잎은 뒤집혀 시들어간다. 꽃보다 더 화려하고 큰 가짜 꽃잎으로 곤충을 유혹하는 산딸나무도 그 살아가는 이야기가 비슷하다. 산수국이 개량된 것이 수국이다. ●썩은 고기냄새 풍기는 ‘앉은 부채’ 앉은 부채, 애기 앉은 부채 등의 식물들은 고약한 고기 썩는 냄새를 풍겨 딱정벌레를 유인한다. 딱정벌레가 잘 날지 못하고 냄새에 민감한 것을 이용해 땅 위에 꽃을 피워 유인한다. 딱정벌레는 꽃가루를 먹으면서 돌아다니는 동안 암술에 꽃가루를 묻히게 돼 가루받이를 한다. 또 앉은 부채는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데 꽃에서 열이 발생해 따뜻한 온도를 유지한다. 딱정벌레는 따뜻한 앉은 부채의 꽃품에서 몸도 데우고, 짝짓기도 하고, 포식자의 눈길도 피하는 등 서로 공생을 한다. ●못 먹는 취나물도 있다 ‘산나물의 왕’이라고 칭송을 받는 취나물은 건강을 위협하는 지방을 사람 몸으로부터 배출시켜준다. 또 혈전(혈관 안에서 피가 엉겨 굳은 덩어리)을 예방해 준다. 식용 취나물에는 향기가 독특하고 수확량이 많기 때문에 농가에서 많이 재배하는 참취, 항암 작용이 있다고 알려진 곰취를 비롯해 떡을 해먹을 수 있는 수리취 등이 있다. 하지만 ‘갯취’처럼 약용으로는 쓰이지만, 먹으면 안되는 취나물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족도리풀’과 ‘미치광이 풀’ 이른 봄 족도리풀 잎 뒷면을 들춰보면 에메랄드 빛의 작은 애호랑나비 알을 볼 수 있다. 애호랑나비는 유독 족도리풀에만 알을 낳고, 알에서 깬 애벌레는 족도리풀 잎을 먹고 자란다. 족도리풀의 뿌리는 발한, 진통, 두통, 소화불량에도 효능이 있어 이용된다. 미치광이풀은 가짓과의 식물로 깊은 산속 그늘에서 잘 자란다.‘미치광이’란 이름은 옛날 한 여인이 저녁 반찬으로 봄나물을 먹기 위해 뒷동산에 올라 맛있어 보이는 풀을 뜯었는데, 먹고는 매우 고통스러워하다 죽은 것에서 유래됐다. 당시 모습이 마치 미친 사람과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풀을 보면 잎이 올라오는 모양이 마치 미친 사람 머리처럼 헝클어져 있다. 이밖에 ‘수생식물원’은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곳으로 여러 개의 야외 연못으로 구성돼있다. 산책길을 따라 가다 보면 꽃창포와 붉은색과 흰색의 수련,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 꼬물대는 올챙이와 개구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자연교육장이다. 한택식물원은 아름다운 숲길을 거닐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곳이다. 이번 주말에는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주는 동시에 유용한 배움의 장(場)을 제공하는 이 곳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은주 숭인중학교 교사
  • ‘돗자리의 왕’ 강화 화문석 없는 게 없다

    ‘돗자리의 왕’ 강화 화문석 없는 게 없다

    무더위가 다가오고 있다. 선풍기와 에어컨도 좋지만 등을 대고 누우면 그 시원함에 더위가 절로 가시는 우리 고유의 돗자리인 ‘화문석’으로 더위를 이겨보는 것은 어떨까. 인천 강화군 강화읍 남산리에 있는 ‘강화토산품판매장’은 재래 돗자리 가운데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강화 화문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이다. 점차 빛을 잃어가는 재래시장의 한 형태지만 화문석의 장점을 아는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양에서 들어온 카펫이 편하기는 하지만 알레르기 등 인체에 각종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우리 몸에는 역시 우리 것이 최고”라며 화문석이 부각되고 있다. 화문석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하는 노인들은 자식을 앞세워 이곳을 찾곤 한다. 상인들은 이곳을 찾는 고객 대부분이 화문석을 사용해본 사람들이어서 긴 설명이 필요없다고 강조한다. ●특징 화문석은 논에서 재배한 왕골을 재료로 섬유를 짜듯 만든다. 왕골은 봄 모내기 전후에 논에 심어 추석을 전후해 수확한다.‘고드레’라는 왕골 짜는 물품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공정을 사람의 손에 의존하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오래 걸린다. 화문석은 약품처리를 전혀 하지 않아 인체에 해가 없고, 여름에는 땀을 잘 흡수해 시원하고 겨울에는 냉기를 막아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오래 사용해도 윤기가 죽지 않고 부스러짐이 없으며 질긴 게 특징이다. 또한 봉황·태극·꽃 모양 등 다양한 무늬를 수놓아 장식용으로도 품격이 뛰어나다. 화문석은 다른 돗자리에 비해 제품이 우수할 뿐 아니라 인공섬유로 만든 카펫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가격 이곳 점포에서는 화문석뿐 아니라 왕골로 만든 소품·방석·베개·모자 등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팔고 있다. 화문석은 짜는 과정에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비싼 편이다. 하지만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고 몸에 좋기 때문에 가격만을 따져서는 안 될 것이다. 5자×7자짜리가 20만∼30만원, 6자×9자 25만∼45만원,7자×10자 35만∼55만원,8자×11자 50만∼70만원 선이다. 주문 생산할 경우 이보다 20∼30% 비싸지만 크기나 디자인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 혼수용품으로 적합하다. 가을과 겨울, 이른 봄 등 비성수기에는 정상가격보다 20% 정도 싸게 판다. 왕골로 만든 다른 생활용품들은 이에 비해 싼 편이다. 물건을 담는 소품은 크기에 따라 1만∼5만원, 화방석 2만 5000∼4만원, 모자 8000∼1만원, 베개 3000∼1만원, 소쿠리(5개 세트) 5000∼1만원이다. 화문석 완제품은 강화특산품판매장에 있는 8곳의 매장에서 소매로 판매되거나, 전국에 있는 토산품판매장에 도매로 넘겨져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현황 강화 일대에는 1880년대 초까지만 해도 화문석 재료인 왕골을 재배하는 농가가 1000여가구에 달했지만 지금은 120여가구(재배면적 12.4㏊)에 불과하다. 가구당 평균 재배면적도 100∼200평에 불과하며, 전업농가는 별로 없고 대개 부업으로 한다. 그나마 화문석을 직접 짜는 곳은 송해·양사면의 80여가구에 불과하다. 이처럼 왕골이 귀하기 때문에 질이 좋은 것은 화문석 제조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다른 생활소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이들 농가의 연간 화문석 생산량은 5000장 정도다. 이같은 현상은 1980년대 이후 주거 형태가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대거 바뀌면서 재래식 돗자리보다는 카펫을 선호하는 풍조가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신세대 가정일수록 화문석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다. 이곳 상인 한금순(66)씨는 “화문석은 우리 조상의 기예와 정성이 담긴 제품”이라면서 “먹는 것뿐 아니라 가정용품도 신토불이가 좋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화군은 지역 특산품인 화문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해 송해면 양오리에 ‘화문석문화관’을 설립했다. 화문석 명인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화문석 짜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 등이 설치돼 있다. 강화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樂漁 웰빙樂漁]천안 입장지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樂漁 웰빙樂漁]천안 입장지

    성거산 새초골에서 흘러드는 깨끗한 계곡수를 담수해 1943년 완공된 5만여평의 입장지(양대지). 천안의 대표적 청정지역 북면과 인접해 있어 깨끗하기 이를데 없는 곳이다.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저녁노을이 물들기 시작할 무렵, 우뚝 솟아 위용을 뽐내는 산 아래로 옹기종기 들어선 집들과 낯설지 않은 마을 모습이 아늑함을 준다. 평일임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물가로 나와 더위를 식히며 낚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저수지의 모습이 한가롭다. 관리인 최병선(47)씨는 “붕어와 잉어, 향어 등을 일주일에 세번(화·금·토),300㎏씩 방류하고 있다.”며 “그래도 아직은 수입붕어보다 4∼7치급의 토종붕어 비율이 4분1 정도 많다.”고 은근히 자랑이다. 최씨는 또 “자생하는 새우가 워낙 많아, 새우미끼를 쓰면 토종 월척의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가끔 1m가 넘는 잉어가 낚여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잔잔한 손맛과 대물붕어들의 거친 손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현지 마니아뿐 아니라 수도권꾼들이 자주 찾는 이유이다. 오산에서 온 이완규(47)씨는 3.2칸 2대를 ‘쌍포’로 편성해, 잔교식 좌대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채비는 원줄 2호에 목줄 0.7호, 바늘은 붕어 5호. 찌는 다소 가볍게 맞췄다. 글루텐과 곡물류 떡밥을 주로 사용하고, 지렁이미끼는 비온 후에만 사용한단다. 평균조과는 20∼30수 정도. 이씨는 “붕어 외에도 동자개, 황배가사리, 민물장어, 가물치, 잉어 등 다양한 어종이 올라와 즐거움이 배가된다.”며 “계절별로 변화하는 포인트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봄과 가을엔 상류 수초가나 수몰나무가 좋고, 여름철엔 제방과 산아래가 좋은 포인트가 된다. 겨울엔 빙어와 송어낚시, 얼음낚시 등도 잘되는 곳. 편의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수상좌대 14동과 200석 규모의 잔교식 좌대, 수세식 화장실과 방갈로, 매점, 식당 등이 들어서 있다. 입어료(1일/24시간)는 1만원. 수상좌대는 3인기준 5만원(1인 추가시 1만원)을 받는다. 식대는 5000원. 이곳에서 자생하는 새우로 요리한 특별 새우탕은 3만원이다. 방갈로는 무료. 예약순으로 배정한다. 문의 (016)496-6822. # 찾아가는길 경부고속도로 안성IC→평택→성환사거리→입장→한성아파트 사거리→북면방향우회전→입장지. 경부고속도로 천안IC→성거읍→입장→진천 방향 우회전→한성아파트 사거리→북면 방향 우회전→입장지. 글 사진 천안 김원기 낚시사랑 편집부장 (studozoom@naver.com) ■ 조황정보# 민물 갈수기가 되면서 조황이 좋지 못한 상태. 장마로 댐과 저수지마다 수위가 오르면 조황도 덩달아 좋아질 전망이다. 수도권-남양호에 대물출현이 잦아지면서 조황이 살아나고 있다. 안성지역은 많은 양의 배수로 부진한 가운데, 고삼지만 대형 떡붕어 낱마리 조황. 강화지역 저수지와 수로는 조황 좋은 편. 충청권-예당저수지는 계속되는 배수로 제방부근에서만 낚시가 가능. 서태안지역, 대호만 부진한 조황 속에 광천지역에서만 월척급 낱마리. 충주호도 월척급 낱마리 배출하는 가운데 장마 뒤 조황 살아날 듯. 영남권-경북의 남 계곡지 밤낚시에 대물 자주 낚여 제철 맞은 듯. 현지인에게 배수확인후 출조할 것. 합천호 밤낚시 조황 꾸준한 편. 호남권-전반적으로 부진한 조황. 강원권-파로호 조황 여전히 좋은 가운데, 소양호나 춘천호, 의암호 등은 주춤한 편. # 바다 수온 상승으로 지역에 관계없이 감성돔 조황 좋을 듯. 여수권과 통영권은 참돔과 벵에돔낚시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 동해권-거진 가자미 선상낚시 시즌시작. 울진, 포항지역 벵에돔 씨알 잔 것이 흠. 포항 신항만 볼락 마릿수 조과. 남해권-부산지역은 굵은 감성돔과 벵에돔, 볼락 등을, 통영·거제지역은 참돔과 벵에돔 등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남해지역은 참돔과 감성돔이, 여수지역은 돌돔, 감성돔, 벵에돔, 볼락 등이 호조황. 완도지역 내만권 선상 감성돔 조황도 좋은 편. 서해권-부안, 격포 갯바위에서 대물 감성돔. 군산과 서태안, 당진, 인천 등 지역에서 선상 우럭낚시 호조황. 서천지역 갯바위에는 학꽁치들이 몰려 있다.
  • [심상덕의 서울야화] (10) 땡땡이 무늬와 물방울 무늬

    [심상덕의 서울야화] (10) 땡땡이 무늬와 물방울 무늬

    벌써 민소매 옷차림이 한창입니다. 예년보다 더위가 더 빨리 찾아온 것 같은 느낌이고 말이죠. 그런데 우리가 지금도 ‘땡땡이 무늬 옷’과 ‘물방울 무늬 옷’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그 차이를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땡땡이’ 무늬라는 것은 ‘점점’, 점이 찍힌 무늬를 뜻하는 일본식 발음입니다. 차이점이 있다기보다는 ‘땡땡이 무늬’란 일본식 표현인 거죠. 앞으로는 ‘물방울 무늬’라는 우리말로 바꿔 썼으면 좋겠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패션의 진원지는 아직도 서울의 ‘명동’입니다. 명동은 ‘날 일(일)’자와 ‘달 월(月)’자가 합쳐진,‘밝을 명(明)’자 명동입니다. 해와 달이 함께 떠있는 동네인 겁니다. 그러니 ‘명동’이라는 동네가 낮과 밤 할 것 없이 환하게 밝지 않을 수가 없는 거겠죠. 특히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사이, 그 시절 명동에 나가면 시인인 ‘공초 오상순’을 만나기 위해 문학청년들이 담배연기 자욱한 ‘청동다방’으로 몰려 들었습니다. 그리고 명동에는 ‘동방싸롱’ 또 ‘은성’이라는 술집,‘르네상스’와 ‘돌체’같은 음악 감상실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지금은 명동 거리에 대형 구두점들이 더 많이 눈에 띄지만 과거 전성기 때의 명동 큰길 양쪽에는 양장점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널리 이름이 알려져 있었던 양장점은 ‘송옥 양장점’입니다. 그 시절의 연예인들 중에서도 ‘백치 아다다’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나애심’이 이곳의 단골이었습니다. ‘장벽은 무너지고 강물은 불려 어둡고 괴로웠던 세월도 흘러 끝없는 대지 위에 꽃이 피었네 아 꿈에도 잊지 못할 그립던 내 사랑아 한 많고 설움 많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나애심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이런 노래도 불렀던 가수 겸 영화배우였습니다. 나애심뿐만 아니라 그 당시 대부분 연예인들이 단골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히는 디자이너 중에도 지난날 이 ‘송옥 양장점’에서 출발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시집가는 신부가 신혼여행 때 입을 옷 한 벌 새로 맞춰 입을 경우에도 그렇고 또 해마다 철이 바뀔 때면 새 옷 한 벌 마련하기 위해 명동의 양장점을 찾아 나서는 게 큰 행사 중에 하나였던 겁니다. 그 시절엔 자기가 입을 옷을 선택할 때 그 양장점 진열장 속에 있는 마네킹이 입고 있는 견본을 보고 그 옷 그대로 맞춰달라고 주문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고 또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고 그리고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명동의 모든 양장점들은 일감이 밀려서 밤 12시 통금 직전까지, 아니면 또 밤을 새워 가며 일을 했죠. 그 시절엔 한번 유행을 했다 하면 자기의 개성적인 멋에 맞추지 못하고 ‘저 사람이 입었으니까 나도 저 사람하고 똑같이 한벌 해입자.’ 이런 식이었거든요. 짧은 치마가 유행할 땐 전부다 짧은 치마 또 긴치마가 유행일 땐 전부다 긴치마. 말로는 유행 따라 옷을 해 입는다지만 결과적으로는 획일적인 의상이었어요. 마치 젊은 여성들이 단체로 유니폼을 해 입은 것처럼 말이죠. 그 시절엔 주로 여성들에게 유행하는 옷차림에 대한 패션쇼를 할 때도 지금은 옷에다 꽃을 수놓는다면 이건 뭐 당연히 ‘장미’나 ‘튤립’같은 꽃이 등장하겠지만 19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 사이 그 무렵엔 패션쇼를 할 때 아래위 예쁜 옷을 걸친 모델들이 장미꽃 대신 연보랏빛 ‘무 장다리꽃’이나 노오란 ‘배추 장다리꽃’을 가슴에 듬뿍 안고 나오는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서양식 장미꽃보다 명동의 패션쇼에서도 ‘무장다리꽃’이나 ‘배추 장다리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던 그런 소박함과 순수함이 있었던 겁니다.‘장다리 꽃’, 이름부터 정답고 아름답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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