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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록듀오 ‘자게 앤 아스카’ 서울 공연

    일본 대중음악의 공습이 시작됐다. 26일과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일본의 정상급 록듀오 ‘자게 앤 아스카’의 공연은 일본 대중음악의 위력을 실감케한 공연이었다.일본 가수가 2,000명 이상의 한국 관객을 상대로 일본어로 노래한 것은 이번이 처음.아스카(본명 미야자키 시게야키)는 감격스러운지 “제가 정말 서울에서 일본어로 노래하는 것이 맞습니까”라고 몇번씩 되뇌었다. 폭우가 퍼붓는 날씨에도 26일 공연장에는 일본에서 날아온 3,000여명의 팬들과 주한 일본인,이달초 결성된 국내 팬클럽 회원 등 6,000여명이 운집했다.자게 앤 아스카는 ‘세이 예스’‘러브 송’‘야야야’ 등 히트곡 20여곡을 140분동안 열창했다.아스카는 “이희호여사로부터 내년 봄 판문점에서 개최되는 통일콘서트에 참가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녕하시무니까' 두사람은 공연 내내 스케치북이나 노트에 미리적어놓은 인삿말을 한국어로 전하는 정성을 보였다.자게(본명 시바타 슈지)는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적은 스케치북을 펼쳐보이며 “안녕하시무니까.감사하무니다”를 연발했고 아스카는 “한국과 일본이 과거 불행한 역사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가까운 나라끼리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두 사람은 마지막곡을 부르며 태극기와 일장기를 함께 흔들기도 했다.공연 초반 어색해 하며 앉아만있던 국내 관객들도 분위기가 무르익자 모두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아스카는 “가수생활 22년만에 처음으로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느라”한동안 노래를 잇지 못하기도 했다. 당초 젊은 여성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였던 일본인 팬들 가운데는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들과 주부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기모노를입고 나온 일본 관객과 한복 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일본인 유학생들이 눈길을 끌었다. ●치밀한 마케팅 이윤희(33·서울 중곡동)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스카의 가창력이 뛰어났고 라이브 콘서트에 어울리게 편곡한 솜씨도빼어났다”며 “무엇보다 쉬지 않고 열창한 이들의 ‘힘’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공연 수익금 5억원이 한국여성기금에기부되는 만큼 이들 듀오는 개런티가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측은 지난 달 25일 한국기자들을 도쿄로 불러들여 기자회견을 갖고 이달초 국내 팬클럽 결성식에 이들을 참석시켜 종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을 위문케 하는 등 ‘내공’을 들였다. 일본 팬들의 관람문화도 본받을 만 했다.무엇보다 질서정연했고 환경운동 차원에서 쓰레기를 줍는 성숙된 자세를 보였다.주부 마스자키요시에(35)는 “서울공연에 못온 친구들에게 주겠다”며 공연 팜플렛을 모으기도 했다. ●일본음악 붐 일어날까 아직까지 일본어 음반은 발매가 금지돼있는관계로 영어 음반만이 판매되지만 자게 앤 아스카의 공연으로 상당한 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자게 앤 아스카의 내한공연에 발맞춰 지난 96년 막시 프리스트,보이조지 등 유럽 뮤지션과 함께 영어로 불렀던 앨범 ‘원 보이스’가 국내 발매됐고 10대 댄스그룹 ‘드림스 컴 트루’의 ‘싱 오어 다이’도 나왔다.9월말에는 일본 10대음악의 기수 아무로 나미에가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 선다. 하지만 많은 일본음악산업관계자들은 음악 외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는 인상이다.자게 앤 아스카 소속사인 리얼캐스트의 와타나베 데츠지 사장은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라 일시적인 붐은 만들어질지 몰라도 자국어로 노래를 부르고 듣고 싶어하는 욕구 때문에 붐은 곧 사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국내 전문가들의 전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않다. 임병선기자 bsnim@
  • [대한광장] 팔월의 하루

    팔월 중순의 날씨치곤 너무 덥다.투르판의 화염산 천불동 계곡을 걸을 때와 같은 열기가 방 안까지 밀고 들어온다.TV 화면은 울음바다이다.50여년만의 만남은 젊음을 빼앗겨버린 주름진 얼굴과 굽은 등만보여준다.잃은 것이 젊음뿐이랴.흐르는 눈물은 침침해진 눈을 더욱흐리게 하고,오열은 아물지 않은 가슴을 다시 헤집는다. 꿈에 그리던 만남을 지켜보노라니 꼭 짚어낼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에 가득해진다.다실로 나와 침향을 사르며 구레츠키의 3번 교향곡 ‘슬픈 노래의 심포니’를 듣는다.가슴 속에 묻은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애절함이,그 애절함을 승화시키는 소프라노 돈 업쇼의노래가 그레고리안 성가처럼 침향의 향내음을 타고 가슴으로 밀려온다.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뜰에 나섰으나 타는 하늘은 구름 한 점 허락하지 않는다.나무들은 땀 흘리다 지쳤는지 축 늘어져 있고,늦게 피기 시작한 목백일홍만 빨갛게 익었다.옹기 속 수련은 졸고 있고,무궁화는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으로 곤두박질 한다.개들은 숨쉬기도 귀찮은지 나무그늘 아래 땅에다 주둥이를 박고 있다. 맑은 날씨 덕분에 공항이 마당처럼 가깝다.저기 ‘고려항공’의 북녘 비행기가 와 있단다.다시는 넘지 못할 것처럼 생각했는데,몇 십만V의 고압선이 보이지 않게 하늘을 가로막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용케도 북쪽 비행기가 바로 넘어 왔단다.하긴 하늘에 무슨 남과 북이 있으랴.모두가 어리석은 사람들의 허망한 장막일 뿐이지. 출가 이후 부처님 전에 서면 늘 해왔던 ‘국운융창 국태민안 남북평화통일속성취’의 축원 속에 나는 늘 바랑을 지고 금강산 묘향산을오르내렸다.그러나 뱃길로 금강산이 열리고 중국으로 백두산 길이 열렸어도 나는 아직 가지를 않았다.가끔 차를 몰고 자유로를 달리며,길게 가로막은 철조망을 보면서 용케도 걸리지 않고 넘어오는 확성기소리를 듣기는 했다.‘그래 언젠가 이 자유로를 달려 개성과 평양으로 가리라’ 다짐만 하면서. 내가 줄곧 꿈꿔온 통일은 이런 것이었다.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갈수 있는 북녘 땅을 지프를 몰고 임진강을 건너,산과 강,작은 포구와 외진 두메산골까지두루 밟아본 뒤,이윽고 허허로운 만주벌판을 떠돌다가 중국의 끝으로 가리.그리곤 뜨겁고 거친 사막을 넘어 혜초스님 가셨던 길을 따라가며 히말라야의 지붕에서 밤하늘의 별을 헤어보리.그리하여 한반도는 더이상 한 조각의 땅덩이가 아닌,온전히 세계와 하나임을 확인해보리. 푸드득 까치가 나는 소리에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눈을 들어보니 능소화 꽃송이가 곧장 머리로 떨어져 내렸다.자태 그대로 툭 떨어지는 능소화는 꽃의 귀족이다.그 꽃송이를 주워들고 다실로 돌아와차를 달이며,프리치 분덜리히가 부른 슈베르트의 ‘시든 꽃’을 듣는다.가수는 35년 전 36세의 젊은 나이로 고인이 되었건만 그 목소리는 남아 지금 이렇게 심금을 울린다. “그녀가 준 꽃이여.나와 함께 무덤 속에 들어가자.너희들은 내 모양을 안다는 듯이 그렇게 슬프게 나를 보는구나” 노랫말과 함께 많은 영상이 스쳐간다.특히 김정일의 그 당당한 모습이,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너희들은 왜 그렇게 시들고,바래고,눈물에 젖어 있느냐.아아,눈물도 5월의 녹색을,지나간 사랑을 되살리지는 못해.봄이 오고 겨울은가 들에 꽃이 피어도 그녀가 준 꽃은 내 무덤에 들어가 있는 거다” 다시 깊게 패인 주름 위에 눈물 흘리는 모습과 그들이 들고 있는 빛바랜 옛 사진들이 떠오른다. “그녀가 언덕을 헤매면서 ‘그 사람은 진실했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면 그때야말로 꽃이여,모두 피어라.5월이 되고 겨울은 간 것이다” 노래가 끝나고,나는 찻잔을 비운다.통일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지금있는 것 그대로 다 놓아버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송강 개화산 미타사 주지
  • 남북정상회담/ 칠순의 여고동창생 가슴부푼‘망향의 꿈’

    “이제 더 살아야 할 희망을 갖게 됐어.명사십리가 내려다 보이는 우리 학교를 갈 수 있을 것도 같아” 함경남도 원산의 ‘루씨고등여학교’ 14회 졸업생 6명이 남북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한 14일 덕수궁에서 조촐한 동창회를 가졌다. 매달 14일 모임을 갖고 여고시절과 북한에 있는 가족,고향 얘기로 실향의설움을 달래온 이들은 북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소식으로 한바탕 이야기 꽃을 피웠다. 56년전 남편을 따라 원산을 떠난 조순덕(趙順德·78·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할머니는 “남북정상이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데도 50년 이상을 기다려온 게 한스럽다”면서 “이번에는 뭔가 큰 일이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이라며 즐거워했다. 금강산 유람선이 드나드는 장전항이 고향인 최복녀(崔福女·80·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할머니는 먼발치에서 나마 고향마을을 볼 수 있겠다는 신념으로 지난해 봄 금강산을 찾았지만 끝내 고향집을 보지 못했다. 최 할머니는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장전항에 갈 때는 마음놓고 고향마을을 돌아다니며 헤어진 오빠와 남동생을 찾고 싶다”며울먹였다. 이야기가 학교자랑으로 이어지자 할머니들의 마음은 벌써 꽃다웠던 여고시절로 돌아갔다. 미국 선교사 캐롤리와 노웰스,캐나다 선교사 루씨가 1903년 세운 루씨고등여학교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모델이 됐던 최용신(2회)과 한국 오페라의 거장 김자경(9회)을 배출했다. 최영복(崔榮福·78·영등포구 여의도동) 할머니가 “오늘처럼 더운 날씨에는 오전 수업만 끝내고 오후에는 원산 앞바다로 물놀이를 가곤했다”고 회고하자 옆에 앉은 홍인자(洪仁子·78·강남구 도곡동) 할머니는 “전교생이 주재소에서 조사를 받았을 정도로 항일의식이 높았던 학교였다”며 목소리를높였다. 김송설(金松雪·80·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통일이되면 꼭 한번 원산에 가보라고 누누이 당부한다”면서 “아름다웠던 교정이그대로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14회 졸업생 가운데 24명이 남한으로 내려왔지만 6명은 유명을 달리했고 병상에 누워있는 동창들도 많다. 박용자(朴容子·78·송파구 문정동)할머니는 “갈수록 모임에 나오는 친구들이 주는 것을 보면 우리들에게도 남아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면서 “모교를 다시 찾을 때까지 건강하자”고 말하며 동기들의 손을 꼭 잡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대한광장] 5·18과 386세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싸우자던 뜨거운 맹세…산 자여따르라!’. 만주일대를 휩쓸던 독립투사들의 장엄한 절규같은 이 노래는 식민지 시대 행진곡이 아니다. 바로 ‘80년의 봄’ 광주의 노래다.‘빛고을의봄’ 당시 민주화운동의 중심 세대였던 소위 386 세대가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5·18 민주항쟁 정신’이 금배지의 젊은 대열로 대거 여의도 행군으로 들어서게 한 것이다. 5월 18일 아침,날씨 맑음,그러나 전남 도청은 그 전날부터 어두움의 깊은공포로 웅크리고 있었다.전날밤 자정을 기준으로 정동년,김상윤 등 복학생과전남대 총학생회 간부들이 무자비하게 끌려가고 01시,시계가 땡! 울리는 것과 동시에 광주일원에 공수부대가 기습공격을 감행했다.한편 01시45분경,무장한 제 33사단 병력을 계엄군으로 해서 국회의사당을 포위하였다.이렇게 5·18의 새벽은 피튀기는 살육의 전야제로 시작된 것이다. 작전 개시 전야,야당 지도자 김대중을 비롯한 민주인사가 사전에 체포되었고,전국의 대학교 등에는 탱크가 위협하고 있었다.그 중심에 있었던 80년대학번들인 386 세대가 이제 30대가 되어 ‘바꿔 바꿔’ 열풍을 타고 탱크가가로막고 있던 바로 그 여의도에 다시 입성하게 된 것이다.금남로 일대의 이현장기록이 나중에 ‘타임’지에 의해 전 세계로 찍혀나가자 그 필름을 숨죽여 보던 사람들은 시린 어금니를 딱딱거리며 치를 떨었다. 빛고을 뿐이랴,이미 그 전 해의 12·12사태 이후부터 전국적으로 양심세력과 대학생들이 분노하고 있었다.5월 17일 계엄확대는 신군부 ‘하나회’를중심으로 한,전두환 군사정권의 쿠데타를 음모하고 있었다.이번 총선에서의‘낙천낙선’운동의 주역들도 이들이다.참여연대 등 각 사회단체의 중심세력들도 이들 386이다.‘반영남-반호남’의 지역대결로 38선보다 더 분명하게갈라진 이번 총선에서 ‘우리들 386 초선의원들은 당의 단순한 거수기가 아니다’며 언성을 높이는 것도 5·18정신의 계승과 무관하지 않다. 과연 여야 흑백대결로만 구도화된 여의도 정치관행에서 이들의 언성이 얼마나 실현될 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우선은 당을 초월하여‘386 시대정신’으로 결집한다는 의지는 신선하다.민주당 총재 비서실장인 김민석 의원이한나라당의 남경필 의원 등을 만나서 ‘새천년 새청년’ 정신으로 여의도를바꾸자는 깃발이 좋다.어찌 보면 마피아 조직보다도 더 경직된 정치조직의벽을 이들이 어떻게 깰 것이냐가 지금 486 세대들에겐 흥미거리이다. 그 결과가 펜티엄세대는 물론이지만 밀레니엄시대 한국정치의 향방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실험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이들의 병역 납세 재산 등의문제는 ‘총선시민연대’ 등을 통해서도 이미 깨끗하게 통과되었다.위법적문제를 무릅쓰고 결행된 ‘낙천낙선’운동이 없었더라면 과거와 같이 또 구린내가 나는 전과자들이 타이어같은 낯가죽으로 대거 여의도를 거들먹거렸으리라.그래서 이번의 검증절차는 ‘필요악’이었다.앞으로는 미국 등과 같은‘선거시민’ 운동이 ‘필요선’이 될 것이다. 97년 대선에서 돈과 조직이매우 빈약했던 이인제 의원이 거의 500만표 가까운 지지표를 얻었다는 것도높아진 시민의식의 반증이 아니겠는가.앞으로의 대선이나총선도 더욱 이러한 민주의식으로 고양될 것이다. 그것은 386 세대들이 5·18 민주 정신으로 우리 사회를 중심적으로 이끌어가는 청장년세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그 연장선 상에서 당시 ‘5·18’ 주체의 핵심 가운데 하나였던 김대중 대통령이 이제는 청와대의 주인으로서 평양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포옹도 예견되고 있다.5·18 정신이 ‘햇볕정신’으로 승화되어 남북한의 민주화가 오기를 기대해 보아도 좋을 꺼나? 신상성 용인대교수 소설가.
  • [현장] 대학생들 “5·18이 뭐예요?”

    “5·18이 뭐예요?” 17일 낮 봄축제가 한창인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학생들은 화창한날씨 속에 파아란 잔디밭에 끼리끼리 몸을 맞대 누워 있는 등 봄의 정취를한껏 즐겼다. 그러나 바로 옆 80년대 단골집회 장소인 ‘아크로폴리스’ 광장 한쪽 구석에 붙어 있는 벽보에 눈길을 주는 학생은 없었다.‘너희가 5·18을 아느냐’는 제목이 시사하듯 5·18에 관심이 없었다. 테니스 대회 참가신청을 받고 있던 사범대의 한 여학생(19)은 “올해가 5·18 20주년이라는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5·18이뭐예요”라고 되물었다. 잔디밭에 누워 있던 한 공과대생(19)도 “광주민주화운동요? 뭔지 잘 모르겠는데요”라면서 “저는 81년에 태어났는데요”라고머리만 긁적였다. 지난 15일 시작한 서울대 축제는 스타크래프트 경연대회,당구대회,3대3 길거리 농구대회 등 21일까지 수십여 행사가 치러지지만 5·18 관련행사는 17일 저녁에 열린 ‘5·18 문화제’ 하나뿐이다.봄축제의 이름부터 아예 ‘우리도 재밌자’이다. 지난 16일부터 서울대 근처의 PC방 2곳을 3일동안 통째로 빌려 연 ‘스타크래크프 최강전’에는 참가자 600여명과 구경인파 수천명이 몰려들었다. 지난 15일 연세대 총학생회는 80년 당시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했던 이관근(45)·정종선씨(47) 등을 초청해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듣고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그러나 강연회를 찾은 학생은 겨우 50여명.같은 시각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상영된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Ⅰ’에는300여명이 몰렸다. 건국대는 지난 13일과 14일 총학생회 주최로 학생들을 모집해 광주 망월동을 순례했지만 참석자는 겨우 14명이었다.법과대는 지난 16일 광주항쟁기념영화제를 열기로 했으나 호응이 없어 취소하고 말았다. 서울대 교정에서 길거리 농구대회를 구경하던 사회대의 한 박사과정 대학원생(35)은 “10년 전만 해도 이런 5·18을 맞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신세대들이 사회와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이기주의와 재미에만 함몰돼 있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영우 이창구기자 ywchun@
  • 남북정상회담 4차 준비접촉/ 수석대표 대화록

    3차접촉 닷새 만인 8일 다시 만난 남측 양영식 수석대표와 북측 김령성 단장은 접촉에 앞서 양측의 입장을 시사하는 환담을 나눴다. ■김단장 오늘 날씨가 유달리 쾌청하다.예로부터 ‘만화방창’이라고 만물이활기있게 생장하는 계절이다. 우리 접촉도 훌륭한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본다. ■양대표 김단장 선생께서 지난 접촉때 ‘석 3’자가 길수라고 회담전망을좋게 했다.오늘도 ‘석 3’자가 계속된다고 본다.지난번에는 3-1이고 오늘은3-2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은 어린이날이고 오늘은 부모님의 사랑과 음덕을기리는 어버이날이다.집안의 노부모를 모시고 가슴에 꽃도 달아드린다.물론1년 365일 효도해야 하지만 이번에 정상회담을 성공시켜 흩어진 노부모가 잘만날 수 있도록 하자. 정상이 상봉하고 노부모도 상봉하는 계기를 형성하기 바란다.감격적인 꽃을달아드리자. ■김 효도에는 여러가지가 있다.노부모들이 분열세대인 만큼 최대의 효도는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어버이날을 맞아 귀측도 그렇겠지만 늙은 부모에게 효도하려면 통일의날을앞당겨야 한다.오늘 접촉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부모와 온 겨레에 좋은 소식을 전하자. ■양 평화를 만들고 통일의 디딤돌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면 좋겠다.어느시인의 시구가 생각난다.‘한송이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 오늘이 준비접촉 네번째인데 결실을 보는 국화꽃을 피우기 바란다.김단장도말씀하셨지만 가능하면 오늘 손뼉을 마주쳐서 소리를 내도록 하자. ■김 동감이다.오늘 접촉은 3차의 계속으로 보고 3차에서 결속(합의)하자.오늘로 결속하자. 판문점 공동취재단
  • [대한광장] 신록의 푸른 메세지

    덥다.벌써 여름인가.돌아보니 참으로 잔인한 봄을 지나온 느낌이다.그 지리했던 봄이 이제서야 신록의 소문이 무성히 덮이는 가운데 퇴각해버린 모양이다.돌아보니 온통 신록이다.천문대가 있는 영천 보현산 아래를 지나면서,엊그제까지 산벚꽃이 수놓여 있던 산이 온통 녹색의 구름처럼 새로운 푸르름으로 피어오름을 새삼스런 눈으로 본다. 신록이 꽃보다 아름답다고?그럼,그럼,신록이 지상의 모든 상처를 푸른 생기로 덮어버린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장엄하며,그래서 더 아름답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역시 지난 봄은 너무 잔인했다.그만큼 상처도 커서 그 아픔을 쉬 잊어버릴 수 있을 것같지 않다.선거는 너무 시끄럽고 혼탁했다.도데체 질서라곤 없어보였다.‘바꿔’ 열풍이 어느 때보다 거세게 불어대기도 했다.그 바람에 얼마만큼 세상이 바뀌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무엇 하나 계절의 바뀜처럼 흔쾌히 변한 것은 없는 듯하여 허탈해진다. 더구나 한 쪽으로 치우친 고집스러움만이 돋을 새김으로 드러난 듯하여 절망감마저 느낀다.정치를 보는 눈도 더욱 실망스러워지고,세상살이는 더욱 가팔라지는 듯하다. 화마의 연기는 또 얼마나 독했던가.선거바람이 한창일 무렵,영동지역을 태우기 시작한 매운 불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도주할 만큼 공포스러웠다.불길은 건조한 지상을 다 태워버릴 듯한 기세였다. 전국의 산들이 크고 작은 불길로 타올라 민심마저 흉흉하기 짝이 없었다.그리하여 백두대간의 중간허리가 시커먼 잿덩어리로 사그라들어버렸다.검은 숯기둥만이 지옥의 표석처럼 황량하니 서있을 뿐,짐승과 풀,땅 속의 지렁이와곤충들도 모두 타 죽은 산은 죽음의 세계 그 자체였다. 우리 경제와 사회는 또 어땠는가.현대그룹의 후계파동에 이어 재계의 골간들이 휘청거리고 있다.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거기다 농약 콩나물 소동,가축 구제역 파동,의사들의 집단휴진 파동,마약의 확산,기승을 부리는 충동 살인….날씨마저 얄궂어 지독한 황사바람으로 모두는 흙비를 뒤집어써야 했다. 잔인한 봄이 아니고 무엇인가.모두는 광풍 속에서 부대낀 일그러진 얼굴을펴지도 못한 채 스산한 마음으로어서 이 미친 봄이 지나가기만을 빌었다. 그러나 보라.세상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새록새록 신록으로 덮이면서 거친숨결을 고르고 있지 않은가.상처 자리에도 풀들이 반창고처럼 덮어간다.고령에 있는,나의 고향 산도 올봄에 화재를 면치 못했는데,얼마전 그 산에서 검은 재를 뚫고 올라오는 새순이 햇빛에 빛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컬러로 신문의 1면을 장식해 너무나 신기하고 반가웠다. 영동의 불탄 산들도 올해를 지나 내년 봄이면 억새,참산부추,고사리같은 풀들이 뒤덮여 검은 빛깔을 지우리라.상처는 오래 없어지지 않지만,그렇게 덮이면서 아물어가는 것.그런 의미에서 신록은 다시 해보자는 의지같다.황무지를 가르는 재생의 힘처럼 여겨지기도 한다.사람의 삶도 다를 바 없으리라. 삶은 강인해서 부단히 꺾이고,상처받으면서도 끊임없이 새로 피어나는 것. 잔인한 봄을 지나오면서 저마다 미워하고,애타하면서 서로 상처를 주고 받았지만,그래도 삶은 또 계속되면서 그 상처자국을 쓰다듬으면서 서로 그리워하면서 얽히고 부대끼기 마련인 것.어쩌면 봄의 잔인은 더 찬란한 여름을 열기 위한 진통일까.그렇기 때문에 올 초여름 우리의 산과 들에 새로 돋는 푸름을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리라. 올해의 신록은 여느 해와 달리 더 짙고 싱싱해보이는 듯도 하다.그래서 우리는 또 어쩔 수 없이 강인하게 전개될 여름의 무성함을 저 막무가내로 피어나는 신록 앞에서 욕망한다. 신록은 우리에게 이제 저마다 새 삶이 열려올 것이라는 푸른 메시지를 전해준다. 이 하 석 시인
  • 남북정상회담 3차 준비접촉 / 남북대표 대화록

    3일 엿새만에 다시 만난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 대표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3차 접촉의 문을 열었다.양측 대표의 환담을 정리한다. ■양영식 남측 수석대표 날씨가 화창한 것이 봄의 교향악이 울리는 것 같아회담의 전망을 축복하는 것 같다. ■김령성 북측 단장 잘 될 것을 예언하는 것 같다. ■양 대표 TV를 통해 김 단장과 북측대표를 보고 많은 분들이 신사 중의 신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길 동무가 좋으면 가는 길이 가깝다’‘천리비린’등의 얘기를 한 김 단장을 ‘길 박사’로 부르고 싶다. 우리 속담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금강산 뱃길이 열린만큼 이번 정상회담 준비를 잘해 판문점을 통한 육로를 열고 하늘 길과 기찻길도 열어 사통팔달의 협력시대가 열리길 바란다. ■김 단장 우리 민족은 ‘3’을 길수로 선호하는 풍습이 있다.단군 즉위날도10월 3일이고 세상을 이루고 있는 하늘과 땅,사람을 3요체라고 한다.또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표현도 있고 백년해로하는 부부연분을 삼생연분이라고한다.곡절있는 일도 세번만하면 잘 되고 28년전 5월 3일 조국통일 3대 원칙에 합의했다. ■양 대표 작년에 해외동포 초청행사에 안병원 선생이 참가해 ‘소원이 하나있다’고 했다.남북이 공동으로 판문점에서 통일음악제를 열어 ‘우리의 소원’을 부르면 자신이 지휘를 하고 싶다고 했다.준비접촉 대표가 디딤돌을놓아 두분 선장이 편안히 나아가 겨레와 세계 앞에 웅비하고 당당하게 평화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자. ■김 단장 우리 민족이 통일만세,통일합창을 부를 수 있도록 하자. 판문점 공동취재단
  • 남북정상회담 3차 준비접촉 표정

    3일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3차 준비접촉은 1,2차 때와 달리 오후 1시 10분까지 오랜 시간 진행됐다.이 때문에 회담장 주위에선 한때 합의서 마련을 기대하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오는 8일의 4차 접촉으로 최종타결을 미뤄 아쉬움을 남겼다. ■1시간여 만에 끝났던 1,2차 준비접촉 때와 달리 이날 회담은 3시간10분 동안 진행됐다.회담이 정오를 넘기자 취재진 사이에서는 한때 “합의서를 마무리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퍼졌다. 양측 대표들이 12시 20분부터 10분간 휴식을 취하며 상부와 의견조정을 한뒤 12시30분에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제 된 것 같다”는 낙관론과 “아직 절충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이 엇갈리기도 했다. ■회담이 끝난 뒤 양측 대표들은 취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는 등 애써 밝은표정을 지었으나 회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듯 금세 어색한 표정으로 바뀌기도 했다.그러나 양측은 4차 접촉에서의 결실을 기약이라도 하듯 서로에대한 덕담을잊지 않았다.북측 김령성 단장은 남측 양영식(梁榮植) 수석대표의 손을 잡은 채 “양 선생은 원만한 대화상대”라고 치켜세웠고,양 대표는“김 단장은 신사 중의 신사”라고 화답했다. 평화의 집 현관으로 먼저 내려온 양 대표가 회담장을 떠나는 김 단장에게“수고하셨다”고 하자 김 단장은 “앞으로 잘 해보자”라고 인사한 뒤 북으로 출발했다. ■양 대표는 협상을 끝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쌍방은 각기 제시한 회담개최안을 놓고 진지하게 조정작업을 벌였다”고만 언급하고 구체적인 논의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어떤 부분에 이견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양 대표는 “내용은 공개치 않기로 했으므로 밝히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양 대표가 4차 준비접촉 일정과 장소만 발표하자 회담장 주변에선 “상당한 진통이 있었던 것 같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양 대표는 1,2차 접촉 때와 달리 기자 3∼4명의 질문만 받은 뒤 서둘러 서울로 떠났다. ■이에 앞서 양 수석 등 남측 대표단은 1차 접촉 때보다 이른 오전 9시 20분쯤 평화의집에 도착,30분쯤 뒤에 나타난 김 단장 등 북측 대표들을 현관 앞까지 나가 마중했다.양 대표는 회담전망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2차 접촉때까지 서로 이해와 협조로 열심히 토의해 왔다”며 “가능하면 합의서를타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양측 수석대표는 회담 시작에 앞서 날씨와 숫자 ‘3’을 화제로 합의문 작성을 기대하는 덕담을 나눴다.양 대표는 “날씨가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질것처럼 화창하니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 [대한포럼] 금강산의 봄

    금강산에 다녀왔다.금강산 유람선 현대풍악호 선상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길이었다.지난 98년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후 20여만명이 다녀온곳을 뒤늦게 찾아가는 마음은 심드렁했다.일에 쫓기며 사는 사람들이 어쩌다 놀러갈 때 그러하듯이 출발 전날에야 대충 짐을 꾸리고 ‘국민관광 상품’이 되다시피 한 곳에 마지못해 소풍이라도 가듯 조금은 귀찮은 마음까지 지니고 떠났다. 그러나 금강산은 그런 건방진 태도를 용납하지 않았다.그곳이 여느 산과 다르다는 것을 우선 일깨운 것은 북측의 한 환경관리원이었다.첫날 구룡폭포코스에서 만난 그는 “남북 정상회담이 잘 될 것 같으냐”며 먼저 우리 일행에게 말을 걸어 왔다.“잘 될 것 같다”는 대답에 그는 “잘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금강산 유람선이 정박하는 장전항에,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가발표된 후 남측에서 북측을 비방하는 삐라를 뿌렸다고 주장하며 남측의 태도가 앞과 뒤가 다르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관리원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리 없다는 생각에서 우리는 긴장했다.지구상에서 유일한 냉전지대로 남아 있는 한반도의 냉전구조 해체의단초를 열 것으로 기대했던 남북 정상회담이 준비접촉의 순조로운 진행과 달리 숨겨진 암초에 걸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강산에도 어김없이 봄은 와 있었다.사파리 관광하듯철조망에 갇힌 길을 달리는 버스에서 내다본 마을풍경은 흑백 사진처럼 회색빛이었고 빈약한 들판에서 풀을 뜯는 소는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만큼말랐지만 금강산은 역시 금강산이었다.산수유의 노란색이 빛을 잃어가는 대신 진달래의 분홍빛이 신록의 첫 새싹과 함께 금강산을 천연색 사진으로 싱그럽게 물들여 가고 있었다.먼 바다의 태풍 경보속에 배가 출항했는데도 금강산의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아 상팔담의 비취색 물빛과 만물상의 웅장함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금강산의 봄은 자연보다 사람에게서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우리를 긴장시킨 사람도 있었지만 등산로 곳곳에 남녀 2인1조를 이루고 서있는 북측 환경관리원들은 대체로 부드럽고 친절했다.가파른 길에서는 관광객의 손을 잡아 부축해주고 금강산 계곡물을 물병에 담는것을 도와주기도 했다.심지어는 남성 관리원이 젊은 여성 관광객과 손을 맞잡고 함께 하산하며 “나는 푸른 잎이 될테니 너는 꽃잎이 되어라…”는 북한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남쪽의 관광객을 안내하는 조장(북한에서 가이드란 영어 대신 사용하는 말)들과 그들은오랜 친구처럼 다정했다.남과 북을 넘어 남녀간의 애틋한 마음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듯했다.온정리 휴게소에서 파는 ‘섹스톤’을 비롯한 북쪽의 강장제들마저 자본주의를 향해 열린 북쪽의 유연함으로 이해됐다. 남쪽 관광객들도 봄빛에 취한 듯했다.만물상 코스에서 마주친 50∼60대 아주머니들의 대화 한토막.“참 대단하세요.망향대까지 오르시고”“이 나이에 언제 또 오겠냐 싶었지요”“통일되면 기차로 두어시간 거리라던데 또 오죠 뭐”“하긴 그때는 비행기도 다니겠지요”. 마치 통일이 금방 이루어질 듯한 대화였다.그 아주머니들처럼 남북관계를 쉽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 일행도 봄빛에 취하기는 마찬가지였다.등산로 한켠에서 잠시 앉아 쉬는 사이남쪽 할머니관광객으로부터 “북한 처녀들이신가”하는 질문을 받은 두 선배는 내내 싱글벙글이었다.‘처녀’로 보였다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사람처럼 소박하게 보였다는 것에 즐거워했다.마지막날 평양 모란봉 교예단 공연때는 남북이 한 마음이 되는 듯했다. 이렇게 서로 마음이 계속 오갈 수 있다면 아무리 돌출변수가 많은 남북관계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풀리게 될 것이다.금강산의 봄이 초여름 평양으로 이어져 북한의 들녘이 천연색 사진처럼 풍요로워지고,6월의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두어 알찬 결실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란다. [任 英 淑 논설위원]ysi@
  • [대한광장] 흰꽃들의 행렬

    봄의 산하에 온통 흰꽃 일색이다.하얀 벚꽃이 진 자리에 남아 있는 불그스름한 꽃받침이 새로이 돋아 나는 연초록의 잎들에 의해 가리워졌지만 조금만나가보면 배꽃이 골을 이루며 하얗게 피어 밭을 이루고 있고 사과꽃 또한떼를 지어 피고 있다. 연초록의 색깔 위로 붉은 기운이 도는 산야 곳곳에선 산벚나무들이 흰 보자기를 펼쳐 자기들이 선 자리를 감추고 있다.뿐이랴 논두렁이나 밭두렁 끝에는 이팝나무들이 하얀 꽃을 달고 힘에 부쳐 흔들리고 있다.또 한가한 농촌의담에는 탱자나무가 꽃을 피워 억센 가시의 보호 아래 아담하다. 물론 노오란 개나리가 넌출을 이루다가 잎을 틔워내며 봄 햇살 앞에서 기지개를 펴고 분홍 진달래가 야산에 불을 지르며 낮은 포복으로 산등성을 넘어가기도 하지만 더하여 분홍색 복숭아가 하얀 배꽃 옆에서 자신들도 이제 봄이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초봄에는 역시 하얀 색 꽃들이 대종을 이룬다. 바로 이 흰꽃들의 행렬을 보며 우리민족은 흰꽃과 닮은 흰옷을 즐겨 입고 그러다보니 ‘백의민족’이라고 불렸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저 어두운 땅에서 처음으로 밀쳐낸 빛이 왜 하얀색이 대종을 이루는 것일까. 그 방면에 전문가도 아니지만 나는 그 빛이야말로 사람들에게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자리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는 교훈이 숨어 있다고 생각된다. 흔히 흰색이 상징하는 것을 순결함이나 청순함 등등으로 말하는데 그런 말에 기대어 생각한다면 겨울 내내 갖가지 어두운 망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에게 이제 다시 새롭게 출발하라는 대자연의 엄숙한 명령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렇지만 엊그제 끝난 총선을 보면 그러한 해석은 전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우리의 산하가 그야말로 평등하게 희건만 사람들은 행정편의에 의해 갈라놓은 지역에 따라 극심한 분열현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의정치란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표를 행사하고 뽑혀진 대의원은 뽑아준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최종적인 결과야 어찌되든간에 자기지역의 이익을 대변할 사람을 뽑겠다는 주민들의 의지를 탓할 수없다. 그러나 그 의지가 맹목적인 추종이나 증오에 휘둘린 것이었다면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해체를 결의한 총선연대의 활동이 거의 먹혀들지 않은 곳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이성이 집단의 이기적 욕망 앞에 무력하기 짝이없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우리의 주변 곳곳에 피고 있는 수수꽃다리를 본다.라일락이란 이름으로 더 알려진 그 꽃은 자줏빛도 있지만 역시 흰색이 주종을 이룬다.더구나수수꽃다리는 향기가 좋다.한밤에 그 곁을 지나면 그 향기가 우리의 온몸을감싸는 것같다. 머지않아 열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첫 준비접촉이 열렸다고 한다.아직은 누구도 그 이후의 결과를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대표들끼리날씨를 중심으로 건네는 덕담이 우리를 안도케 한다.“새 천년 첫 봄은 북남관계의 양춘가절”이라는 북쪽 대표의 말이나 “날씨가 덥지도,쌀쌀하지도않아 하늘도 준비접촉을 축복하는 듯 하다”고 말한 남쪽 대표의 말이 모두아름답다. 다음엔 우리 산하를 뒤덮고 있는 흰꽃들을 중심으로 말하면서 그야말로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징검다리를 놓아가길 바란다.우리를 새롭게 출발하라고 재촉하고 있는 이 흰꽃들이 우리에게 지금 지천으로 피어 있다.그 흰꽃들의 행렬을 따라 우리의 마음도 정녕 하나가 되자. 姜 亨 喆 시인·숭의여대교수
  • 판문점 남북접촉 이모저모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첫 준비접촉은 22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지역‘평화의 집’에서 1시간20여분 동안 열렸다.판문점은 이따금 보슬비가내리는 흐린 날씨였으나 남측지역인 자유의 집과 통일각 사이에 위치한 언덕에는 진달래,산수유 등이 만개해 분위기를 돋웠다.회담장 테이블에는 남북교류·협력을 상징하는 남북공동 제작의‘한마음’담배가 놓여 눈길을 끌었다. ◆남북 대표단 도착=우리측 양영식(梁榮植)통일부차관 등 남측대표단은 22일 오전 9시15분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 도착.양 수석대표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역사적인 회담의 길을 평탄하게 닦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짤막하게 언급.양 수석대표 등 대표단은 평화의 집 도착 직후 회담장옆에 있는 남측대표단 대기실로 직행.양 수석대표는 이어“북측 김령성 단장 등 북측대표단은 남북 기본합의서를 산출하는 데 관여하는 등 회담 성사에역할을 했던 인물”이라며“남북이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회담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어 9시48분쯤 북측 대표단장인 김령성 수석대표와 최성익 대표,권민 대표 등 일행이 중립국감시위원회(중감위)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김 수석대표는 하얀 줄무늬가 위아래로 있는 검정색 더블버튼의 양복을 입고 있었고 흰색 와이셔츠에 노란 바탕에 검은 6각 무늬가 있는넥타이를 매 의상에 신경을 쓴 듯한 모습. ◆대표단 상봉=9시53분쯤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만난 양측 대표들은 남북 평화 구축의 첫 발을 내딛는 굳은 악수를 교환.김 수석대표가 “반갑습니다”라고 간단한 인사를 건네자 양 수석대표는“10개월 만에 대표들을 다시 만나 반갑다”면서 지난해 6월 베이징에서 만났던 기억을 되새기며 환영의 뜻을표명. 양 수석대표는 인사말을 통해“날씨가 덥지도,쌀쌀하지도 않아 하늘도 이번 준비접촉을 축복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수석대표는“어제 온 비는 곡우비로 농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새 천년 첫 봄은 북남관계의 양천가절”이라고 화답. 한편 회담에 앞선 신임장 교환에서 남측대표단은 박재규 통일부장관 명의의,북측대표단은 김용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위원장 명의의 신임장을교환. 김 수석대표는 자유의 집을 통해 평화의 집으로 이동하며“쌀쌀한 날씨가곧 풀어질 겁니다”라며 밝은 미소.그는 준비접촉이 몇차례 진행될 것으로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쌍방의 뜻이 모이면 인차(곧) 타결되겠죠”라고 간단하게 언급. 김 수석대표는 평화의 집으로 이동하는 내내 말을 아끼며 다소 상기된 표정.그는“북남 최고위급회담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모든 게 풀릴것”이라며 6월에 열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 ◆회담장 표정=회담장에 마주 앉은 양측 수석대표는 ‘상부의 뜻’을 은근히 강조하며 약간의 신경전을 벌여 눈길.김 수석대표는“4월은 위대한 수령이전민족 대단결 10대 강령,김정일 위원장도 민족 대단결 5대 방침을 발표한달”이라고 주장.양 수석대표도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선언을 언급하며 결실을 볼 수 있는 회담을 강조. 1차 준비접촉이 끝난 후 남측의 양 수석대표와 북측의 김 단장은 웃음 띤얼굴로 악수를 하며 헤어졌다.양측 대표는 악수를 할 때도 웃는 얼굴로“2차회담때 봅시다”라고 말했다.북측대표단은 회담 중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에 우리 측이 마련한 우산을 쓰고 자유의 집을 통해 북측으로 돌아갔다. ◆회담장 주변=판문점은 남북 당국자들로 완연히 활기를 띠는 분위기.내외신 기자 등 100여명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여 남북 정상회담이 국내외적으로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음을 반영.통일각과 판문점 중감위 군사정전위 회의실 사이 통로 등엔 북측 경비병들이 양쪽으로 3명씩 배치된 것을 제외하곤 대체로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 한편 북측대표단 일행은 수행원과 취재기자단을 포함해 모두 29명.한 기자는“북측 주민의 기대가 크다”며“남측이 잘하면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말했다.한 관리는 정상회담 개최 합의문에서 ‘정상회담’ 대신 ‘북남 최고급회담’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북조선 국가수반은 여전히 김일성 주석”이라며 “김정일 동지는 국가수반이 아니기 때문에 합의서에 겸허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 南北수석대표 대화 요지

    22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당국자간 첫 준비접촉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이뤄졌다.분위기 탓인지 양측의 인사말은 20분간 진행됐고,향후 회담에 밝은 빛을 던져주는 덕담도 오갔다.다음은 양측 수석대표 대화 요지. ■양영식(梁榮植) 남측 수석대표 판문점에서 5년9개월 만에 만나서 참으로감개무량하다.한반도의 평화와 화해·협력을 산출하는 귀한 만남이 되기를바란다.세분 (북측)대표가 남북기본합의서 산출에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대표 두 명도 결실을 보는 남북회담 현장에 있었다.오늘도 차분하게 대화해서 큰 열매를 맺도록 하자. ■김령성 북측 수석대표 이번 준비접촉은 대표단이 서로 3명이어서 회담이잘될 것으로 믿는다.함께 모색하고 노력하자. ■양 수석대표 준비접촉에 북측이 예상보다 빨리 호응해서 온 세계와 겨레가환영했다. 금강산을 함께 개발했듯 판문점도 앞으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자.평화의 샘터가 되는 판문점이 되기를 바란다. ■김 수석대표 이번 접촉은 출발부터 잘해서 결실을 보는 과정이 되도록노력하자.날씨는 어떻습니까. ■양 수석대표 어제 단비가 촉촉히 내렸다.농사에도 좋다.남북한에 뜻하지않은 산불피해를 보았는데 어제 단비는 좋은 징후다.오늘은 무덥지도 않고쌀쌀하지도 않고 축복받은 날씨다. ■김 수석대표 곡우가 절기로 사흘전이다.이번 비는 곡우 비로 농사에 약비일 뿐 아니라 우리 접촉을 축하하는 축하 비라고 생각한다.올해 4월은 새 천년의 첫봄인 양춘가절이다.북남관계에서도 양춘가절이다.우리의 소명을 잘수행할 것으로 믿는다. ■양 수석대표 4월은 꽃피는 자연의 계절이다.귀측도 문제를 풀고 우리측도김대통령이 베를린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지가 담긴 4가지 중요 과제를해결하겠다.남북경협 등 공동으로 도울 것은 돕는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더이상 미룰 수 없는 이산가족 문제를 북측도 동감하리라 생각한다.오늘 만남을 계기로 남북관계 변화의 결정적 기틀을 마련하는준비회담이 돼야 한다. ■김 수석대표 북남간 여러 현안을 순조롭게 해결하자.북남 평양 상봉과 최고위급 회담을 통해 수많은현안을 풀고 조국통일을 이루는 획기적 전기를이루는 의의를 갖고 있다.중대사를 해결해 첫 대문을 열자.상부의 뜻을 옳게받들어 모든 문제를 해결하자.온 민족의 관심인 평양상봉과 최고위급회담을성과적으로 하자. ■양 수석대표 남북간 화해와 단합,교류협력,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두분정상의 만남 성사를 생각하는 양측의 공감이 벌써 나왔다고 생각한다.합의할 수 있는 것은 합의를 보고 남북이 55년간 단절됐던 만큼 차이 있는 점을인정을 해서 실타래를 푸는 접근을 하자. ■김 수석대표 좋은 말씀이다.준비접촉은 이제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하자.타방 입장을 고려해 앞으로 갑론을박을 없애 이번부터 새롭게 하자. ■양 수석대표 어제 기자에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으로 접근하겠다고말했다.(북측 김수석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시)서로 이해 못할 것이 없다.김선생 말씀에 공감한다.과거 남북대화는 무화과 나무처럼 잎사귀가무성하고 열매가 없어 저절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열매 맺자는 얘기에 공감한다. 판문점 이석우기
  • ‘기린아’ 정준 3언더 공동선두

    ‘기린아’ 정준(29)이 96년 신한오픈 이후 4년만에 프로대회 우승을 넘보게 됐다. 정준,조호상(44),김창민(30),이해우(39) 등은 20일 전남 화순의 남광주CC(파 72)에서 열린 제1회 스포츠서울 호남오픈 대회(총상금 2억원)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로 공동선두에 올랐다. 96년 혜성 같이 나타나 김종덕을 꺾고 첫 우승컵을 안았던 정준은 이날 2번홀에서 첫 보기를 범해 다소 흔들리는 듯했으나 곧바로 버디를 추가한 뒤 안정을 되찾고 선두를 지켰다. 정준은 그린적중률은 61%로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평균 퍼팅수가 1.636에 그칠 정도로 뛰어난 퍼팅감을 선보여 남은 경기전망을 밝게 했다.98년 미국 PGA프로테스트 실패와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 예선탈락의 치욕을 씻겠다는 각오. 이에 맞서는 다크 호스가 프로입문 4년차인 김창민이다. 김창민은 94.4%에 이르는 그린적중률과 안정된 경기운영 능력을 선보이며파란을 예고했다.지난해 부경오픈(7위)이 자신의 최고 성적이었던 만큼,반드시 우승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각오. 이밖에 프로 입문 8년 동안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이해우,프로경력 27년의 노장 조호상과 최상호(44,5위)등이 선두그룹에 끼어들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박남신(41)은 72타로 16위,98년 상금왕 최광수(40)는 4오버파 76타로다소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대섭도 버디 3,보기 3개로 박남신과 함께 공동 16위를지키며 선두권을 바짝 뒤쫓았다.유일한 외국인 출전선수인 97년 일본 챌린저오픈 우승자 세이케 가즈오는 3오버파 75타로 공동 47위를 기록했다. 화순 류길상기자 ukelvin@. *호남오픈 이모저모. □대회개막을 앞두고 화순의 남광주CC 코스에는 짙은 안개가 휩싸여 경기가30분가량 지연됐으나 오전 8시쯤부터 안개가 걷히고 바람 한점 없는 화창한봄날씨로 변하자 2000시즌 첫 대회를 맞은 대회관계자들과 선수들의 표정을밝게 했다. 경기에 앞서 오전 7시 30분 1번홀에서 열린 대회 시구식에는 선수 전원과대회 관계자,갤러리 등 200여명이 지켜 보는 가운데 스포츠서울의 윤흥열 사장과 한국프로골프협회 김승학 회장 등이 차례로 시구를 했다. □대회 주최측은 올 시즌 지방투어 첫 대회인 점을 기념해 갤러리들을 대상으로 특별 경품잔치를 마련해 눈길. 클럽하우스 뒤편에는 비스토승용차 한대가 전시돼 추첨을 기다렸으며 아이언세트,해외여행권,드라이빙 우드 등 푸짐한 상품이 준비돼 갤러리들의 기대를 부풀리게 했다. *올해 첫 프로대회를 유치한 호남지역은 대회개막 소식이 알려지면서 입장문의가 쇄도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남달랐다.지역 골퍼들은 그동안낙후됐던 호남골프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비로소 도약기를 맞게 됐다고 크게 반기는 분위기.
  • 黃砂의 계절 눈병·호흡기 질환 조심

    봄철 ‘불청객’인 황사현상이 극성을 부린다.올 봄엔 황사현상이 지난해보다 2배나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하니 걱정부터 앞선다. 황사는 중국 고비사막이나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수천미터 상공으로 올라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현상. 문제는 황사가 단순한 먼지가 아니라는 것이다.중국 공업지대를 지나면서 아황산가스·카드뮴·납 등 각종 유해 중금속을 함유해 각종 질병을 일으키기때문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산업의학센터 박종태소장은 “황사는 입자크기가 20㎛정도로 폐까지 도달하기 힘들지만 각종 유해 중금속 때문에 눈병과 호흡기질환을일으키기 쉽다”고 말한다. 황사로 인해 일어나기 쉬운 눈병은 자극성 각결막염,알레르기성 결막염,건성안 등.호흡기질환은 감기 천식 후두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요즘처럼 황사현상이 건조한 날씨와 맞물리면 이러한 질환을 심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이는 건조한 날씨로 호흡기의 일차방어막인 코와 기관지점막이 말라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하기 때문이다. 황사로인한 질병을 막기 위해선 일단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상책이다.황사가 나타나면 한 사람이 마시는 먼지 양이 평소보다 3배나 늘어나므로적극적인 차단책이 필요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발작 위험이 있는 천식 환자는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부득이 외출해야 한다면 꼭 보호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아이들이 놀다 들어오면 반드시 세면과 양치질을 깨끗이 하도록 하고 코와눈도 깨끗한 물로 씻어내는 것이 좋다.외출후 눈이 따끔거리고 가려움을 느끼면 일단 식염수로 씻어야 한다. 특히 렌즈를 착용한 사람은 식염수나 인공누액으로 자주 세척해 주어야 한다.외출할 때만이라도 렌즈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이태수교수는 “황사로 인한 눈병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스테로이드성 안약에 계속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스테로이드성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각종 부작용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전문의를 찾아 다른 방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내에서는 문을 잘 닫고 공기정화기로 공기를 깨끗이 해주는 것이 좋다.또건조해지기 쉬우므로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높여주어야 한다. 심호흡도 시도해볼 만 하다.한림대의대 해부병리과 신형식교수는 “심호흡을하면 폐 속에 박혀 잘 나가지 않는 먼지 알갱이를 상당부분 내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신교수는 먼지가 많은 시내보다 황사가 없거나 약한 날 산소가풍부한 숲을 찾아 마음껏 심호흡을 해보라고 권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백화점 마다 기획전

    의류매장은 계절을 한박자씩 앞서 달린다.포근하게 풀린 날씨에 큰 맘 먹고봄옷 장만하러 나섰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이미 의류매장은 여름옷으로갈아입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크게 실망할 것은 없다.마지막 쇼핑찬스가 남아있다.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들은 이번주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브랜드 세일’에 들어간다.봄상품을 장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브랜드 세일’을 아십니까 브랜드 세일은 유통업체들이 정기 세일을 앞두고 실시하는 일종의 ‘미끼행사’이자 ‘세일 예고편’이다.원래는 정기세일 전에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롯됐다. 백화점이 주관하는 정기세일과 달리 브랜드별로 독자적으로 실시한다.따라서 여름시즌을 앞두고 봄상품을 대거 방출하는 경우가 많다.최고 50%까지 세일 폭을 내건 업체도 적지 않다.여세를 몰아 정기세일때까지 세일을 계속하는 브랜드도 상당수이므로 세일 대목의 북새통이 싫으면 덜 혼잡한 브랜드세일기간을 이용하는 게 좋다.정기세일 분위기를‘염탐’하고 필요한 쇼핑품목을 미리 ‘찍어두기’에 더없이 좋은 짬이다. ●봄상품 장만,마지막 찬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일단 정기세일이 시작되면 매장 진열대가 완전히 여름상품으로 바뀐다고 봐야한다”면서 “봄상품을장만하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물량이 아직 빠지기 전이므로선택의 폭이 다양하다는 조언이다. 백화점들로서는 매년 이맘 때가 가장 싫다.1년중 매출이 가장 저조한 비수기인 탓이다.그러나 올해는 예외.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힘입어봄 매출이 각사별로 20∼30%씩 신장되고 있는 이상현상이 보이고 있다”면서따라서 이번 브랜드세일에 봄상품 물량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브랜드세일에는 의류뿐아니라 구두,핸드백,스포츠용품,가전제품,유아 아동용품,잡화 등 다양한 품목이 참여하므로 필요정보를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다.‘초록색만 봐도 가슴뛴다’는 골퍼들을 겨냥해 골프 브랜드들도 브랜드세일에 대거 참여했다.현대·미도파·삼성플라자 등이 산뜻한 컬러의 골프웨어와 골프용품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 데이’를 활용하라 브랜드데이는 세일기간중 매일 한 브랜드를지정해 추가할인의 혜택을 준다.1년 내내 세일하지 않는 콧대높은 ‘노세일’ 브랜드들도 이례적으로 브랜드데이 행사에는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LG백화점 안산점이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
  • [외언내언] 황사현상

    봄의 불청객 황사(黃砂)현상이 이달들어 세번째 나타났다.황사현상은 황토지대나 사막에서 발생한 미세한 토양입자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낙하하는 현상.우리나라에서는 중국대륙으로부터 운반되는 모래에 의해 해마다 3∼5월서너번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다.1회 출현시 평균 지속시간은 32시간이다.진원지가 타클라마칸 사막인 것이 60시간,고비사막 22시간,황하유역이 14시간이다. 황사 입자 크기는 0.25∼0.5㎜이며 석영·장석이 주성분이고 운모와 자철석이 포함된다.이밖에 중금속·아황산가스를 동반해 황사현상시 사람이 호홉하는 먼지는 3배,중금속은 11배까지 많아진다.눈병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기때문에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집에 돌아오면 깨끗이 씻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황사현상에 관한 관찰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흙비’를 의미하는‘우토(雨土)’라는 말이 기상기록에 자주 나타난다.특히 백제 무왕(武王)에관한 기록중 무왕 7년(서기 606년) 3월에 ‘황사현상으로 인해 낮이 어두워졌다(王都雨土晝暗)’는 기록이 보인다.예부터 황사현상이 나타나면 나라에불길한 일이 생길 것을 두려워해 가무와 음주를 금했다고 한다. 황사현상은 기상현상의 하나이나 서양에서도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이고 있다.유럽에서는 사하라사막 모래폭풍 하마탄(hamattan)으로 인한 모래 때문에겨울철 붉은 눈이 내리는 경우가 있다.중세시대엔 하늘이 노한 것으로 생각해 눈이 녹을 때까지 외출을 삼갔다고 한다.하마탄이 대서양을 건너 수백㎞를 이동해 유럽에 뿌리는 모래 양은 한해 수백만t에 달하며,우리나라도 황사현상때마다 100만t의 모래먼지가 날아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사현상이 오래된 기상현상이기는 하나 최근 자주 나타나고 지속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황사의 진원지로 중국국토의 41%인 동북·화북·서북 등 3북지역의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연간 강우량 400㎜ 미만인 3북지방은 해마다 200㎢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웃 몽골도 지난 10년간 건조한날씨로 화재가 잇따라 발생,초원 2만㎢가 이미 사막으로변했다고 한다. 황사로 인한 피해는 환경악화와 국민 건강을 해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산업피해만도 연간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실제로 정밀업체는황사기간중 불량률이 평소에 비해 4배로 늘어나고 모래먼지가 전선에 끼여들어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중국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달초 한·중·일 환경협력을 약속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앞으로 50년동안 3북지역에남한면적의 40배에 달하는 지역을 녹화한다는 계획이다.황사현상이 우연한결과가 아닌 만큼 피해 축소는 한·중·일 공동대응에 달려 있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기상의 날 주제‘일기예보전’

    천둥번개 지진 해일 우박 서리….천변만화하는 자연의 얼굴을 예술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는 없을까.일기에 대한 관심을 예술로 승화시킬 수는 없을까.오는 23일 ‘기상의 날’을 맞아 기상청과 갤러리 사비나가 ‘2000 일기예보전’이라는 전시를 마련한다.날씨의 변화양상을 다양한 그림과 사진으로 시각화해 보여주는 색다른 자리다.화가들이 일기예보라는 단일 주제로 전시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3일부터 4월9일까지 갤러리 사비나에서 열리는 이 전시에는 21명의 작가가참여한다.오명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사실적으로’재현한 작품 ‘봄바람’을 내놓는다.한지에 아크릴로 그린 풀꽃과 한 가운데 놓인 손수건의 선연한 빛이 봄을 재촉하는 듯하다. 자연은 조화무궁이다.살가운 미소를 짓는가하면 어느새 사천왕보다 더 험한표정으로 바뀐다.강운은 양떼구름이 노니는 청명한 하늘을,이민구는 거미줄에 맺힌 맑은 이슬을 서정적으로 담아낸다.김수연은 환경파괴로 인한 산성비와 황사비를,지영섭은 저기압의 스산한 느낌을 음울하게 그려낸다.김명제 신경철 김대수는 사진작업을 통해 날씨의 변화 양상을 보여준다.(02)736-4371.
  • 섬진강 120리 물길따라 봄내음

    얼어붙었던 지리산의 겨울이 온통 섬진강으로 녹아들고 있다.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지리산의 겨울 잔해들.그 잔해를 자양분 삼아 지금 섬진강의 봄이통통하게 알이 배어 있다. 전남 곡성에서 구례를 거쳐 경남 하동까지.섬진강 물길 120여리를 돌아보았다.500여리 섬진강 물길중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비집고 흐르는 곳.옛날고향집 누이의 저고리 고름처럼 굽이쳐 흐르는 곡선이 예쁜 곳이다. 그래서 시인 김용택은 ‘섬진강5’란 시에서 ‘저무는 강변을 바라보며/팍팍한 마음 한 끝을/저무는 강물에 적셔/풀어보낼 일이다’라고 했나 보다. 남원에서 곡성에 들어서니 섬진강 강변길이 이어진다.허기를 느껴 차를 세우고 보니 침곡리란 마을이름이 눈에 띈다.아직 상류라서 강폭이 좁다. 물가를 따라 촘촘히 서 있는 버드나무들.발그스름하게 물이 오른 나뭇가지에서 금방이라도 털이 뽀송뽀송한 버들개지가 솟아날 듯 하다. 강변의 한 허름한 식당엔 이미 봄기운이 완연하다.참게장백반을 주문하니 압록 유역에서 잡힌 참게로 담궜다는 참게장과 지리산 자락에서막 나오기 시작한 봄나물 등 15가지 반찬이 소담스럽게 담겨 나온다.밥 두 그릇이 게눈감추듯 뚝딱이다.밥값으로 5,000원만 내고 나오려니 왠지 죄지은 마음. 구례를 거쳐 하동으로 가면서 강폭은 서서히 넓어지고,곱디고운 새색시 속살같은 모래톱이 이어진다.뱃사공도 없는 흔들거리는 나룻배 주위에서 아낙네몇이 허리까지 차는 물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 열심히 잡고 있다. ‘아 재첩이구나’.한겨울 강바닥에 숨어 살다가 이맘때면 어김없이 떠오르기 시작한다는 재첩.끓이면 뽀얗게 우러나오는 재첩국물.뱃속의 온갖 불순물을 걸러내는 듯한 시원함이 그만이다. “아직 날씨가 차서 많이 잡히지는 않아요.며칠만 있으면 온통 재첩잡는 강풍경이 볼만 하지요”.잠시 물에서 나와 앉아 쉬던 임순례 할머니(67·하동화개마을)가 담배를 꺼내 물며 입을 연다. 쌍계사로 꺾어지는 길목을 지나쳐 하동읍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니 전남 광양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나온다.다리 건너는 매화마을로 불리기도 하는 유명한섬진마을이 있는 곳. 3월 중순경이면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면서 상춘객이북적거리는 동네다.아직 쌀쌀한 날씨 탓에 꽃봉오리만 간간히 올라오고 있다. 섬진강에 재첩이 나오고 매화꽃 봉오리가 나올 무렵이면 지리산 일대엔 고로쇠 수액이 쏟아지기 시작한다.뜨끈한 방에 앉아 짭짤한 북어포를 안주삼아수액을 들이키는 사람들.아무리 마셔도 배탈이 없는 것이 고로쇠 수액의 특징이란다.미네랄과 각종 에너지원이 풍부해 위장병과 신경통에 즉효라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자랑이다. 고로쇠 나무는 지리산 피아골과 문수골 일대,인근 백운산 자락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예전엔 도끼로 상처를 내 수액을 채취,나무를 고사시키는 일이 많았으나 요즘엔 드릴로 1∼2개의 구멍을 뚫어 주사기를 꼽아 수액을 받아낸다.나무 보호와 남획을 막기 위해 해당 관청에서 인근 주민 200여명에게만 채취허가를 내주고 있다. 문수골에서 수년째 고로쇠 수액을 채취해 인근 호텔에 공급한다는 양해춘씨(45).“고로쇠 수액은 경칩(올해는 5일)을 전후한 시기에 채취한 것이 가장약효와 맛이 좋다”며 “삼월 중순이후 끝물에 나오는것은 보통 물과 다를게 없다”고 귀뜸해준다. ◆가는길◆ 섬진강의 봄기운을 느끼려면 승용차 여행이 편리하다.곡성에서 구례까지는17번 국도,구례부터 하동까지 19번 국도로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풍광이 그만이다.이렇게 가려면 호남고속도로 전주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17번 국도를타야한다.기차는 구례 구역에서 내려 여행길을 잡아야 한다.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새마을호가 하루 2회,무궁화호는 9회 있다.버스는 강남고속터미널에서구례행 고속버스가 하루 4회 운행한다. ◆식당◆ 참게와 재첩,산채는 꼭 맛보아야할 음식.구례에서는 화엄사 아래 그옛날산채식당(0664-782-4439)이 유명하다.하동에선 화개장터 태봉식당(0595-83-2466)의 참게탕,동흥식당(〃84-2257)의 재첩국이 맛좋기로 소문나 있다. ◆숙박◆ 구례 화엄사 밑에 자리잡은 지리산프라자호텔(0664-782-2171)이 가깝고 깨끗하다.재첩국과 참게장,산채정식으로 식단을 꾸민 식당과 사우나시설을 갖췄다.고로쇠 수액도 채취업자에게 공급받아 판매한다. 고로쇠 수액은 현지에 가지 않아도 지리산프라자호텔이나 지리산 구례영농조합(0664-783-2626)에 신청하면 택배로 받아 마실 수 있다.18리터 한통에 5만8,000원,10리터 짜리는 3만2,000원. 이밖에도 화엄사 주변에선 지리산스위스관광호텔(〃-783-0700), 월등파크호텔(〃782-0082) 등이 비교적 깨끗하며,민박집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밖에 필요한 정보는 구례군청 문화관광과(0664-782-5301),하동군청 관광진흥계(0595-80-2544)에 문의하면 자세히 알려준다. 구례 글 임창용기자 sdragon@
  • YS ‘범야권 통합 주역’ 구상

    ‘제4신당’창당과 관련,관심의 핵으로 떠오른 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은 24일 상도동 자택을 찾은 김윤환(金潤煥)의원과 만나 ‘날씨론’을 폈다. “거짓말하고 속여먹는 사람은 있어도 날씨는 정말 못 속이는 것 같아”라고 날씨에 빗대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신의없음’을 은근히 지적했다. YS는 환하게 웃으며 “완전히 날씨가 봄이 됐다”는 말도 했다.신당 창당등으로 바야흐로 제대로된 ‘정치계절’이 왔다는 뜻으로도 들리는 듯했다.YS는 김의원이 “민자당의 집수리를 2번이나 하다 보니 주인이 바뀌었다”며이총재가 실제 주인이 아님을 강조하자 “그래 허주(虛舟·김의원의 아호)가한나라당 터줏대감이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도 박관용(朴寬用)·강삼재(姜三載)·오세응(吳世應)·이신범(李信範)·정의화(鄭義和)·김덕(金悳)의원이 상도동을 다녀갔다.25일에는 조순(趙淳)전 명예총재와 이기택(李基澤) 전 고문의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이들 가운데 강의원의 ‘상도동 출현’은 ‘함축적인 의미’가있다는 해석이다.지난해 ‘민산’재건시에도 사전 분위기 띄우기가 무르익자 강의원에게 실무책임을 맡기는 등 YS의 강의원에 대한 신임이 남다르기 때문이다.그러나 강의원은 “YS는 나한테도 (신당)얘기를 안해주더라”고 말했다. 심정적으로 신당을 지지하면서도 YS가 ‘침묵은 금이다’라는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상황은 총선전까지 계속될 것 같다.전면에 나설 경우 쏟아질정치재개에 대한 비판과 반(反)YS정서가 강한 TK세력의 이탈방지 등을 위해서가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민주계의 한 인사는 “민주산악회 재건 실패에서도 보듯이 ‘주연’이 되는 것보다 뒤에서 ‘후견인’으로 신당을 도와주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YS가 한나라당의 붕괴를 원하는 것 같지도 않다.총선이후 ‘반DJ’전선의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이회창 기(氣)죽이기’에 성공한 만큼 총선후 ‘책임론’을 제기,자신이 야권의 ‘중심축’이 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신당과 한나라당을 한데 묶어 범야권의 통합주역으로자신이 나서 ‘큰그림’을 그리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듯하다.신당 참여에 대해 민주계 인사들의 ‘행동 통일’을 지시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이에 따라 24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 김광일(金光一)전청와대비서실장도신당 참여는 독자적인 결정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광숙기자 b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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