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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을 본 사람들] (5) 영구귀국 사할린 동포 1.5세대 박준석씨 부부

    [희망을 본 사람들] (5) 영구귀국 사할린 동포 1.5세대 박준석씨 부부

    여섯 살 소년에게 사할린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배를 타고, 기차로 갈아타고, 개썰매까지 타고도 꼬박 석 달이 걸렸다. 박준석(72)씨는 그후 66년을 사할린 동포 1.5세대로 살았다. 러시아인도 한인도 아닌 무국적자의 서러움은 오롯이 그의 몫이었다. 지난 10월 한국적십자사의 도움을 받아 한국으로 영구귀국한 그는 내년 봄 처음으로 주민등록증을 받는다. ●배고픔과 국적 없는 이중 설움 27일 인천 남동구 논현고잔동의 한 아파트. 정부에서 마련해준 56㎡(17평)짜리다. 박씨는 부인 이인숙(68)씨와 러시아산 차를 마시며 서투른 한국말로 얘기하고 있었다.“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으니 누구를 원망하겠나.”라는 박씨의 눈에 지난날이 하나둘씩 스쳐 간다. 1940년에 사할린으로 징용된 아버지를 따라 박씨 가족은 사할린의 주도(主都)인 유즈노사할린스크시에 정착했다. 단칸방에 다섯 식구가 모여 살았다.1945년 해방이 되자 일본인은 모두 떠나고 조선인만 남았다. 농사도 잘 안 되는 동토(凍土)에서 쌀을 구할 데가 없어 배를 곯았다. 장남인 박씨는 조선인 학교를 7학년(지금의 중학교)까지 마치고 자동차 수리센터에 취직해 수리공으로 일했다. 엄격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무국적자로 사는 건 녹록지 않았다. 이동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했다.3개월에 한 번씩 신분증을 갱신해야 하는 것도 불편이었다. 부인 이씨도 어느새 말을 거든다.“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무국적 신분이 들통나면 내려야 했다. 시장에서 물건을 팔다가 들켜도 우리만 벌금을 냈다. 잘못한 일이 없어도 경찰서만 보면 벌벌 떨고 살았다.” 부인 이씨는 사할린에서 태어났다. 나이부치 탄광으로 끌려온 할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사할린에 정착했다. 홀어머니 밑에서 소학교 4학년까지 마치고 17살에 출가했다. 입을 하나라도 덜기 위해서였다.8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지금의 남편 박씨와 만나 새로 가정을 꾸렸다. 한국으로 와서 살고 싶다는 뜻이 맞아서였다. ●“봄엔 일자리도 구할 것” 둘은 2005년에 결혼하고 지난 10월에 영구 귀국했다.“한국에 오면 생활형편도 좋고 연금 받아서 풍족히 살 수 있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부부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받아 매달 각각 31만원씩 지원받는다. 공과금 등을 내고 나면 생활비로 30만원쯤 남는다.“그래도 사할린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형편이 낫다.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박씨는 말한다. 하지만 사할린에 두고 온 자식들이 늘 마음에 걸린다. 매일 전화하지만 곁에 두고 보는 것보단 못하다. 날이 풀리면 한번 가보고 싶지만 비용이 만만찮아 걱정이다. 봄이 되면 박씨는 자동차 수리센터를 찾아다니며 일자리를 구해 볼 생각이다. 박씨는 “주민등록증 나오는 것만 기다리고 있다.55년간 자동차 수리를 했으니 기술은 자신 있다.”고 했다. 박씨의 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이야기가 있는 종이박물관’ 등 10권 1월의 읽을 만한 책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이야기가 있는 종이박물관’ 등 10종을 2008년 ‘1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27일 발표했다.▲채식주의자▲예쁜 우리말 사전▲세상의 아이야, 너희가 희망이야▲한중일 인터넷 세대가 서로 미워하는 진짜 이유▲김학철 평전▲푸코에게 역사의 문법을 배우다▲세속 경제학▲다윈, 당신 실수한 거야!▲인간, 아담을 창조하다 등이 신년에 챙겨봄직한 책으로 꼽혔다.
  • 서해안서 해맞이 할까 한겨울 봄체험 해볼까

    서해안서 해맞이 할까 한겨울 봄체험 해볼까

    한국관광공사는 ‘08년 1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서쪽에서 해 뜨는 왜목마을(충남 당진)’‘한겨울에도 봄빛이 가득한 남도의 바닷가(전남 장흥)’‘따끈한 온천욕과 다양한 여행 테마 체험(경북 문경)’‘한방(韓方)으로 후끈후끈, 숯가마로 뜨끈뜨끈(경남 산청)’ 등 4곳을 선정했다. 충남 당진군 석문면 왜목마을 일출은 장엄하고 화려한 동해 일출에 비해 짙은 황톳빛으로 물들며 질박한 충청도의 서정을 보여 준다. 서해안임에도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지형이 남북으로 길게 뻗은 땅 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 한 장소에서 해돋이는 물론 해넘이와 달넘이까지 볼 수 있다. 당진전력홍보관,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저항시인 심훈이 상록수를 집필한 필경사, 동양최초 함상공원인 삽교호 함상공원 등 둘러볼 곳도 많다. 안성포구의 박속낙지탕, 성구미포구의 간재미 무침, 삽교호 일대의 조개구이는 여행의 재미를 더해 준다. 당진군청 관광개발사업소 041)350-4792. 전남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는 서울을 기준으로 정남쪽에 위치한 정남진의 바닷가다. 이름만으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정남진 장흥은 한겨울에도 봄빛이 가득하다. 바닷가 들녘에는 보리싹과 쪽파가 겨우내 파릇하고, 도로변에 줄지어 늘어선 종려나무 가로수는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초겨울부터 춘삼월까지 장흥 땅 어딜 가도 붉은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정남진 장흥으로 떠나는 겨울여행은 때 이른 봄 여행이나 다름없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는 경북 문경시 문경읍에는 두 개의 온천이 있어 겨울여행을 따끈하게 한다. 칼슘, 중탄산천과 알칼리성 등 두 가지 수질의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현지 온천 관계자들은 일본 벳푸온천보다 수질이 낫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문경새재 트레킹과 철로자전거타기 등을 즐긴 다음 온천을 찾아도 좋겠다. 문경시청 문화관광과 054)550-6395. 지리산 품에 안긴 경남 산청, 골 깊은 산비탈 바위틈에서 이슬 머금은 야생약초가 옹골차게 자란다. 눈길 닿는 곳마다 약초재배지가 펼쳐지고 한방약초를 이용한 요리와 반찬들이 상에 오르는 걸 보면 산청이 약초의 고장임을 실감케 한다. 동의보감을 집필한 의성(醫聖) 허준과 그의 스승인 류의태의 자취가 곳곳에 전해 온다. 한의학의 진수를 접할 수 있는 한의학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여기에 지리산 참숯굴에서 숯가마 찜질을 하고 나면 겨울 추위가 멀리 달아난다. 고려 공민왕 때 문익점이 처음으로 목화를 재배했던 목면시배유지와 성철 스님 생가, 돌담이 아름다운 남사 예담촌, 밤머리재 너머의 대원사와 내원사 또한 산청 여행길에 들러볼 만한 곳이다. 산청군청 문화관광과 055)970-6421∼3.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흑인청년, 조용필 노래로 日엔카 가수 데뷔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주 출신의 한 흑인 청년이 일본에서 엔카(演歌)가수로 음반데뷔를 앞두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26살의 청년 ‘제로’(ジェロ). 일본인 친할머니를 둔 덕에 어렸을적부터 엔카를 접할 수 있었던 그는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엔카를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24일에는 니혼TV의 방송프로그램 ‘미래보도2007·닛뽄·신히어로전설’(未来報道2007・ニッポン・新HERO伝説)에 힙합스타일로 출연, 신인가수 신고식을 치뤘다. 그러나 그는 곧 일본에서 크게 히트한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釜山港へ帰れ)를 일본어로 부르기 시작했으며 웬만한 엔카가수보다 완벽한 손동작과 표정으로 열창해 출연진과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제로의 가창력과 엔카 실력을 극찬한 소감평이 끊이지 않아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제로의 공식데뷔는 내년 2월이며 그의 등장으로 일본내 엔카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받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신문 선정 2007년 10대 뉴스

    ■ 국 내 ● 이명박 대통령 당선 ‘10년만에 정권교체’ 12월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48.7%를 얻어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했지만 10년 만에 우파세력이 국정을 이끌게 됐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혹평해온 한나라당은 ‘불임정당’의 불명예를 씻었다. 선거가 끝난 뒤 이 당선자는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아프간서 한국인 23명 피랍… 2명 사망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 선교일행 23명이 7월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장장 43일간 이어진 피랍사태 동안 21명은 구조됐으나 2명은 희생됐다. 협상장에 국정원장이 직접 진두진휘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돼 부적절한 행동이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해외선교를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했다. ● 태안서 원유 유출… 사상 최악 환경오염 12월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 바지선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를 들이받아 원유 1만 2547㎘가 유출됐다. 이번 사고는 서산 가로림만에서 안면도까지 168㎞의 해안을 오염시키고 5159㏊의 양식장에 피해를 가져오는 등 최악의 해상오염사고로 기록됐다. 그러나 자원봉사자의 행렬이 이어져 나눔문화의 뜻을 새기는 계기가 됐다. ● 신정아·변양균씨 ‘권력형 비리’ 파문 지난 7월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던 신정아 동국대 조교수 겸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의 대학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져 우리 사회에 학력 검증 열풍을 몰고 왔다. 한달 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씨를 비호한 사실이 드러나 권력형 비리로 반전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언론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일갈해 청와대 사정기능의 부재를 뒷받침해 줬다. ● 2차 남북정상회담 7년만에 평양서 개최 노무현 대통령은 10월2∼4일까지 평양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래 7년 만이다. 두 정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10월4일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4자회담 추진, 남북 경협의 확대·발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을 담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했다. ● 한·미 FTA 타결… 양국 경제 동맹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시작 14개월 만인 지난 4월2일 타결됐다. 국회비준을 받아야 하지만 한·미 관계가 군사·외교 분야에 이어 ‘경제 동맹’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장벽의 제거로 제조업은 미국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갖게 됐지만 농업·제약·법률서비스 등은 피해가 예상된다. 국회비준 뒤 60일 이후 별도로 합의한 날짜에 발효된다. ● 김용철 변호사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10월29일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부와 국세청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하자 등도 폭로했다. 결국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이 11월23일 국회를 통과했고, 최장 105일 동안 수사를 이끌 특별검사에는 인천지검장을 역임한 조준웅 변호사가 임명됐다. ● BBK 연루 의혹 ‘이명박 특검법’ 논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 의혹이 대선판을 달궜다. 대통합민주신당 등은 “이명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사건의 열쇠를 쥔 김경준(41)씨가 11월16일 국내로 송환됨에 따라 혼란은 정점에 치달았다. 검찰이 이 당선자를 무혐의 처리했지만, 여진은 계속됐다. 특별검사제 도입이 국회에서 의결돼, 논란은 2008년까지 이어지게 됐다. ● 김연아·박태환·전도연 세계 정상 ‘우뚝’ 피겨 김연아(17), 수영 박태환(18), 영화배우 전도연(34)이 세계 정상에 올랐다. 모두 불모지로 여겨졌던 분야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졌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박태환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을 따냈다. 전도연도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젊은 한국인의 힘을 확인시켜 준 쾌거였다. ●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빗나간 父情’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3월 아들을 때린 술집종업원들을 경호원과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보복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 회장은 수감됐다 2심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풀려났다. 재벌 총수의 빗나간 부정(父情)과 경찰 상층부의 사건 은폐기도 등으로 일반인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 해 외 ● 서브프라임 후폭풍… 세계 금융시장 ‘흔들’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의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부실로 전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서브프라임모기지에 투자한 펀드와 금융회사가 손실을 보면서 신용경색이 확대됐고,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경제가 둔화세를 보일 전망이다. ●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美 ‘충격’ 4월16일 미국의 명문 버지니아공대 캠퍼스에서 이 학교 영문과 학생이자 한국인 이민 2세인 조승희(23)가 동료 학생 등 3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집단따돌림을 당해 ‘선택적 무언증’이라는 정서장애를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의회는 정신질환자의 총기 소유 금지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 북핵 불능화 합의… 부시, 김정일에 친서 북한은 ‘2·13 비핵화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따라 중유 지원에 대한 상응 조치로 영변 원자로를 폐쇄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방북을 허용했다.9월 북한은 농축우라늄프로그램을 포함, 올해 안으로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합의했다. 연내 신고대상을 놓고 이견이 드러난 가운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성실한 신고를 촉구했다. ● 국제유가 ‘고공행진’… 배럴당 100弗 육박 미국, 중국, 유럽 등 지구촌 대다수 국가가 올 한해 치솟는 물가를 관리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기름값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다. 쌀, 밀, 옥수수 등 곡물과 원자재가격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이런 기류는 싼값에 물건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던 중국이 제역할을 못한 것도 원인이다. 중국은 최근 4개월 연속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대를 웃돌았다. ● ‘온실가스 감축’ 유엔 발리 기후로드맵 채택 2013년부터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 등 모든 국가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우는 발리 로드맵이 12월15일 채택됐다. 유엔기후변화회의 당사국총회에서 합의된 발리 로드맵을 토대로 각 나라는 2009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 협상을 벌여야 한다. 총회 참가국들은 자국 능력 범위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방법을 차등화하기로 결정했다. ● 러시아, 美에 대립각… 푸틴 후계자 지명 러시아는 코소보 독립, 이란 핵, 미사일방어(MD)체제 등 지구촌 현안을 둘러싸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등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며 강한 러시아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추구해온 정책의 결실이다.3선을 금지하는 헌법 때문에 내년 3월 권좌에서 물러나는 푸틴은 대신 최측근인 메드베데프를 대선후보로 지명해 정권연장을 꾀하고 있다. ● 군정종식 요구 미얀마 민주화 시위 또 좌절 8월 말 급격한 유가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군부 철권에 의해 짓밟히자 이에 격분한 승려들이 나서면서 전국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들불처럼 번졌다.‘88항쟁’으로 일컬어지는 1988년 8월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국제사회의 제재 요구와 유엔의 특사파견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사정권의 강력 진압으로 ‘미얀마의 봄’은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 무샤라프 비상사태 선포… 혼돈의 파키스탄 7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붉은 사원’을 유혈진압하면서 파키스탄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다.10월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무샤라프는 반정부 성향의 대법원이 제동을 걸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재선을 확정지으며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11월29일 43년만에 군복을 벗고 민간인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했으며,12월15일 42일 만에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 부시 행정부, 이라크·아프간 정책 등 ‘고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라크를 침공한 지 5년이 다 돼 가지만 폭탄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아프간에서는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세력을 결집해 정권탈취를 노리고 있다. 미군과 나토는 아프간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으며, 부시 대통령은 내년 여름까지 3만명의 병력을 이라크에서 감축하기로 했다. ● 佛 사르코지·日 후쿠다 등 새 정권 출범 프랑스인의 피가 섞이지 않은 비주류 정치인 출신인 니콜라 사르코지는 ‘일하는 프랑스’를 공약으로 5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든 브라운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장기 집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기대를 업고 6월 영국 총리에 취임했다. 일본 후쿠다 야스오 총리도 참의원 선거 참패후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9월 총리직에 올랐다.
  • 240년만에 막내리는 ‘네팔 왕실’

    240년만에 막내리는 ‘네팔 왕실’

    네팔이 240년간 유지해온 왕정을 폐지한다.23일(현지시간)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네팔 6개 정당 연합체와 공산반군은 이날 군주제 폐지를 주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성명을 통해 “네팔이 연방민주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격인 네팔의회당의 아르준 나르싱 대변인은 “군주제 폐지는 내년 봄 실시될 예정인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9월 이후 군주제의 즉각 폐지 및 공화정 선포, 갸넨드라 국왕의 하야, 완전비례대표제 총선방식 등을 요구하며 과도정부를 탈퇴했던 공산반군의 요구사항이 대부분 수용됐다. 이번 합의로 제헌의회 규모도 기존 497석에서 601석으로 늘어났다. 이중 58%인 335석은 비례대표방식으로 선출하고 240석은 단일승자방식에 의한 선거, 나머지 26명은 내각 지명으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네팔 국민 대부분도 공화정으로의 전환에 찬성하고 있어서 240년 역사의 네팔 군주제는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네팔왕정은 비렌드라 전 국왕이 2001년 궁중 총격전으로 사망한 뒤 국민들의 신망을 급속히 잃기 시작했다. 갸넨드라 현 국왕은 사망한 형의 뒤를 이어 국왕자리에 오른 뒤 2005년 2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곧이어 네팔의회는 해산됐고 독재체제가 수립됐다. 하지만 갸넨드라 국왕은 지난해 4월 민주화를 요구하는 야당과 공산반군의 연합전선에 굴복해 14개월간의 직접통치를 마감한 바 있다. 네팔에서는 지난 10년간 공산 반군 내전으로 인해 1만 30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애그플레이션 ‘경고등’

    애그플레이션 ‘경고등’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밀, 콩,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 오름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 서민생활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가격 인상 검토 중” 한국은행 관계자는 23일 “중국과 인도의 소득 수준 향상으로 인한 사료용 곡물 및 대체 에너지 개발에 따른 수요 증가로 국제 곡물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국내 식료품이나 가공제품, 외식 및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엔 생산자 물가가 오르고 난 뒤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가 올랐지만 요즘은 업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기 때문에 거의 같이 움직인다.”면서 “라면이나 과자를 만드는 업체들이 가격을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중국 음식점의 자장면 값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3월에도 값을 올렸지만 최근 밀가루 공급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는 등 원자재 값 급등으로 라면과 스낵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인상 시기와 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7일 밀가루 제품 출고가격을 24∼34% 올렸다. 삼양식품 관계자도 “올 봄에 라면 값을 올렸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이 워낙 많이 뛰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흡수하기가 어려워 다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연말인 점을 감안, 추이를 좀더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곡물 가격 상승 원인 및 전망 국제 곡물가격은 2000년대 이후 세계적인 곡물 소비 증가와 생산 불안정으로 재고가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해 후반부터 급등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오에탄올 원료용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옥수수 가격은 지난 9월 t당 141.2달러로 2년 전에 비해 71% 올랐다. 밀 가격도 만만찮아 지난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3월 인도분 가격이 전장 대비 부셀 당 30센트 오른 10.095달러를 기록해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곡물 소비량은 지난 87년 16억 8651만t에서 올해 21억 413만t으로 24.8% 늘어났다. 반면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재고량은 올해 3억 1948만t으로 99년 대비 45.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곡물 재고율이 15%까지 줄어든데다 바이오에너지용 곡물 수요가 가세해 종전 ‘식용-사료용’에서 ‘식용-사료용-에너지용’의 3각 경쟁 구도로 재편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상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발표한 ‘농업전망 2007-2016’에서 앞으로 10년간 농산물 가격이 과거의 균형 가격에 비해 높게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유가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연초 금리를 전격 조정할지 주목되고 있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 osh@seoul.co.kr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일반 물가도 덩달아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 [희망을 본 사람들] (2) 소년원 출신 대학 합격 김선영양

    [희망을 본 사람들] (2) 소년원 출신 대학 합격 김선영양

    선영(19·여·가명)이는 예쁘다.“소년원에서 생일 세 번 보냈어요. 뭐가 부끄러워요? 이렇게 잘됐잖아요.”라고 말하는 당당함이 매력 포인트다. 김선영양은 내년 봄 ㅇ대 사회체육학과에 들어간다. 어머니의 가출, 아버지의 죽음, 잇단 소년원행으로 점철된 10대의 끝자락에서 따낸 성취이기에 그의 감회는 더욱 남다르다. 선영양의 어머니는 그를 낳고 6개월 뒤 가출했다. 아버지는 술을 자주 마셨다. 운전기사를 하면서 돈벌이는 곧잘 했지만 사랑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법을 몰라요. 배운 적이 있어야죠.” 운동신경이 좋아 중학교에서 소프트볼을 했다. 신참인데도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숏필더로 뛰었다. 그 바람에 텃세에 치여 봉변도 많이 당했다. 없는 형편에 뒷바라지해 준 아버지를 생각하며 참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그는 운동부에서 뛰쳐나와 ‘거리 생활’을 시작했다. 배가 고팠다. 하지만 돈이 없었다. 오토바이도 훔치고, 오락기도 털고 다니다 급기야 다니던 중학교에서도 사고를 쳤다. 친구 다섯이서 1층 교무실과 2층 교실을 싹쓸이했다.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에 있던 5만원과 휴대전화 7개가 나왔다. 고작 14살에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땐 힘들었어요. 잠은 여자화장실에서 자고, 낮엔 옥상 넘는 게 일이었죠.” 결국 붙들려 16살 때인 2004년 1월 위탁감호 처분(4호)을 받고 강원도의 감호시설에 수용됐다. 하지만 여기서 도망치는 바람에 그해 3월 단기소년원 송치처분(6호)을 받고 6개월 동안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옛 안양소년원)에 머무른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2005년 2월 또다시 소년원 송치처분(7호)을 받고 19개월을 지냈다. 방황의 극한에 이르러서야 선영양은 희망을 만난다. 정심학교의 서설(26·여) 선생님이 그 희망이다.“태어나서 처음으로 저를 믿어주는 사람이었어요. 선생님이 대학에 가보라고 권유해서 그게 자연스레 목표가 됐죠.” “날 믿어준 사람을 실망시키긴 싫었다.”는 선영양은 소년원에서 15개월 동안 파워포인트, 한문, 워드, 문서실무사 등 자격증 9개를 땄다. 할머니(71)가 면회 올 때마다 자격증을 하나씩 보여 줬다. 뛸 듯이 기뻐하는 할머니를 보니 욕심이 생겼다. 지난해 4월에는 중·고졸 검정고시도 통과했다. 그때부터 대학에 목숨을 걸었다. 수시 전형으로 응시, 합격 통보를 받은 게 지난달 23일. 기뻐해야 할 날이었지만,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선영양은 필기시험을 본 다음날, 방에서 숨져 있는 아버지를 발견했다. 사인(死因)은 당뇨병에 알코올 중독. 선영양은 “그렇게도 아버지를 싫어했는데, 이제는 보고 싶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좀처럼 희망이 끼어들 틈이 없을 것 같은 인생이지만, 선영양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좋은 사람 되는 게 제 꿈이에요. 남한테 손 안 벌리고, 웃고, 평범하게 잘사는 거요. 나중에 태권도장 차려서 돈 벌려고요.”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다수결 선거/함혜리 논설위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자가 되는 다수결(多數決) 방식에는 함정이 있다. 다수의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겨룰 때 낮은 지지율이지만 최고 득표로 당선되는 경우도 있고, 다수가 싫어하는 사람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임기 내내 정통성 시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리더십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활약했던 수학자이자 철학자, 정치가인 콩도르세는 ‘다수결 확률해석 시론’에서 이같은 다수결 방식의 함정을 지적하고, 역설적 결과가 나올 확률을 줄이는 방법으로 결선투표제를 제안했다. 결선투표제는 프랑스의 대통령선거에서처럼 1차 투표 결과 최고득표자가 과반수를 얻지 못할 경우 1,2위 득표자에 대해 재투표를 실시, 최다 득표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최종 승자가 되기 때문에 대표성을 인정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처럼 1차 투표에서 다수가 싫어하는 사람이 결선에 진출했더라도 결선투표에서 냉정한 심판을 내릴 수 있다. 당시 1차 투표에서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이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를 누르고 결선에 오르는 이변이 발생했지만 프랑스 국민들은 결선투표에서 중도우파 후보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지지, 극우파 대통령의 탄생을 막았다. 결선투표제에서는 인물도 중요하지만 정당간의 연대를 얼마나 성사시키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때문에 보다 많은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세밀한 정책 공약을 펼쳐야 한다. 지난봄 실시된 프랑스 대선은 83.97%의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변화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강했고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와 좌파의 세골렌 루아얄 간의 치열한 정책대결을 벌인 결과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7대 대통령선거가 막을 내렸다.12명이라는 사상 최다 후보가 난립했고, 선거 전날까지 후보단일화에 목을 매는 어처구니없는 행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진흙탕 싸움에 정책 대결은 뒷전이었다.5년 뒤에도 이같은 파행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선 다른 선거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문화마당] 가슴에 별과 나무 심어주는 ‘숲체원’/ 윤보영 시인

    “별들이 시냇물처럼 흘러내려요.”,“발에 차이는 별 때문에 넘어질 뻔했어요”,“가슴에 들어온 하늘에도 별이 있어요.” 놀이기구도 없는 산에 가서 무엇 하겠냐며 불만을 품었던 아이들이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청태산 기슭에 있는 ‘숲체원’에 왔다가 남긴 말들이다. 나무와 별들이 많은 곳, 며칠 전 숲과 산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한 번 가보아야 한다는 숲체원을 찾아갔을 때 겨울로 들어서던 나무들이 입구에서 수줍은 미소로 반겨 주었다. 숲은 새순이 돋는 봄이나 나뭇잎이 짙푸른 여름에 찾아와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지만 청태산의 풍경은 재치 있는 나무들의 맵시로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숲체원은 녹색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시설로 ‘숲을 체험하는 최고의 공간’을 의미한다. 가족캠프, 청소년수련활동, 기업연수가 가능하며 숲탐방로, 등산로, 식물원 등 자연생태학습장에서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연간 2만명의 탐방객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 9월23일 개원한 이래 이미 3만2000여명이 다녀갔다. 숲체원 곳곳에는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이 나무처럼 질서정연하게, 또 때로는 나뭇잎처럼 자유롭게 흩어져 있다. 청태산 중턱에 자리잡은 숲체원은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룬 채 어머니 무릎에 앉아 있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숲을 그대로 활용해 건물들을 나무처럼 심어놓았고 나무로 만든 건물 안으로 들어섰을 때 내가 나무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찾아 온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마음까지 보여 줄 수 있는데 나무도, 그 나무가 모여 있는 숲도, 숲을 담고 있는 산도 편안하게 생각할 수밖에. 이곳에는 TV가 없다. 깊은 산속이라 노래방이나 슈퍼마켓을 찾아 시내로 나갈 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무와 숲과 별과 얘기하며 지내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재미는 이런 것 때문에 더해진다. 어쩔 수 없이 참가한 체험행사라 해도 나무의 쓰임새나 이름을 알아맞히는 사이 호감을 갖게 되고, 나무를 응용한 다양한 놀거리에 심취해 있다가 숲으로 들어가 나무와 얘기하는 법을 배운다. 나무들은 낯선 옷, 낯선 말투, 낯선 표정들 때문에 처음에는 경계심을 보이다가 아이들의 본심을 확인하고 마음을 연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금방 친해지게 되고 심지어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 달라며 귓속말까지 하는 나무도 있다. 낮이 나무와 숲의 이해였다면 밤은 자연의 일원이 되는 체험이다. 숲 속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어둠을 밟고 산책을 나서면 별들을 만나게 되고 서서히 별들이 모여 사는 아름다운 하늘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이곳에서는 미움과 증오, 오해나 심지어 부러움마저 없는 곳, 그동안 미워했던 친구도 부모님에 대한 거부감이나 잔소리에 대한 반항심도 물소리처럼 녹아내린다. 대전에서 온 김혜영(중3)양은 “학원, 학교, 과외에 매일 쫓기느라 하늘을 볼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 별을 보았고 내 가슴에 비쳐진 하늘의 참모습을 보았어요.”라고 말했다. “와! 정말 별이 많다. 저것은 북두칠성, 저것은 은하수” 이곳에 온 아이들이 탄성을 질렀다. 별을 보고 신기해서 동그랗게 눈을 떴다가 별처럼 하늘에 박힌 눈동자들! 저 하늘 일부를 떼어 내 서울에 붙이고 별을 잊고 사는 아이들에게 보여 주면 안 될까? 문제지 몇 장을 풀 수 있는 시간이 낭비되고 밀린 학원 숙제 때문에 걱정은 되겠지만 별까지 잊고 사는 아이들이 꿈과 별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숲체원에 보내자. 아이들은 이곳에서 가슴 가득 나무를 심고 나무처럼 곧게 살아갈 수 있는 의지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시(詩)를 읊을 수 있는 감성을 찾을 것이다. 윤보영 시인
  • [문화플러스] 이집트 작가 아메르 개인전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네스코상을 받은 이집트 출신의 화가 가다 아메르의 작품 전시회 ‘또 하나의 봄’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 1,2층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에로틱한 이미지를 물감과 자수(실)로 표현하는 독특한 화법을 구사했다. 이란 출신의 레자 파콘데와 공동작업한 작품들도 ‘합작 드로잉’전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선보이고 있다. 목탄 물감, 자수 등 다양한 매체를 동원한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내년 1월13일까지.(02)733-8449.
  • 당현천 생태하천화 28일 착공

    당현천 생태하천화 28일 착공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乾川)인 노원구 ‘당현천’이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재탄생한다. 노원구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상계역 환승주차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구의원, 지역주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당현천(조감도)을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공사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상계역 남측 불암교에서 중랑천 합류지점까지 3.15㎞ 구간을 생태·문화·체육시설을 갖춘 친환경 테마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으로, 모두 23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하류 구간인 당현4교∼당현3교 사이 0.8㎞는 조류, 물고기 등이 서식하는 ‘하중도’ 등을 조성하는 등 자연생태구간으로 복원한다. 중류인 당현3교∼당현2교간 0.9㎞는 친수이용구간으로 수변무대 및 분수, 벽천(壁泉), 어린이 전용 물놀이장 2곳 등을 설치한다. 상류인 당현2교∼불암교간 1㎞는 문화의 벽, 참여의 벽 등 5개 테마의 벽면갤러리(길이 50m, 높이 2.5m)와 워터스크린(길이 30m, 높이 3m), 수변무대,2400㎡ 규모의 불암광장 등 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당현천에는 하루 4만 4000t의 물이 흐르게 되고 유선형의 산책로, 인라인 스케이트장,2.65㎞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한강까지 연결된다. 기존의 10개 교량 가운데 물넘이교, 새싹교는 철거 뒤 비대칭 사장교 형태로 신설되고, 나머지 8개는 아치형 스카이라인, 상징조형물 등 교량별 성격에 맞게 리모델링된다. 당현천변에는 벚꽃나무를 심어 봄엔 벚꽃터널을, 여름엔 메밀밭, 가을엔 갈대숲을 각각 조성한다.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를 운영, 주민 참여 문화행사를 여는 등 동북부의 랜드마크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김연아, 그랑프리파이널 2연패… “내년 세계선수권도 제패”

    김연아, 그랑프리파이널 2연패… “내년 세계선수권도 제패”

    “상트페테르부르크→토리노, 이젠 예테보리에서 명실상부한 ‘여제(女帝)’의 자리에 오르겠다.” 16일 새벽(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팔라벨라빙상장에서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일궈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 소식은 AP와 AFP 등 주요 외신들마저 들끓게 했다. 이들은 특히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와의 경쟁 관계에 주목하면서 “내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 둘의 진검승부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신감 바탕 실수딛고 라이벌 아사다 압도 최근 3년간의 성적을 토대로 한 세계랭킹에선 아사다가 1위를 지키고 있고, 시즌 성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그랑프리에선 김연아가 지난해(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어 토리노에서도 또 정상에 올랐다. 아사다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 점수인 132.55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루프에서 엉덩방아을 찧는 바람에 132.21점에 그쳤다. 자칫하면 지난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전승이 거꾸로 되풀이될 뻔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타이틀을 지켜냈다. 기량에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둘이지만 아사다가 김연아를 또 넘지 못한 건 자신에게 없는 ‘그 무엇’ 때문이다.3년 전 가을 주니어그랑프리에서 첫 우승한 뒤 어머니 박미희(48)씨는 “빙판에서의 연기가 제 맘에 들지 않으면 밤새 펑펑 울 만큼 승부욕이 강한 아이”라고 했다. 승부욕은 상대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이날 김연아는 두 번째 트리플 루프 착지 과정에서 넘어졌지만 직후 언제 그랬냐는 듯 플라잉 스핀 콤비네이션과 트리플 러츠-더블 토 루프 콤비네이션 등 나머지 연기를 깔끔하게 소화해 냈다. 아사다가 전날 쇼트프로그램 도중 연속 공중 3회전에서 넘어진 뒤 두 번째 점프 과제인 러츠 점프를 생략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 부유한 환경에서 곱게 빙판을 날아다녔던 아사다에게 없는 건 승부욕뿐만 아니라 ‘잡초 사이에서 핀 꽃’으로 평가받는 김연아의 ‘강심장’이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6차 시리즈대회 상위 랭커 6명이 ‘왕중왕’을 가리는 최종전이다. 이듬해 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더불어 한 시즌을 떠받치는 굵직한 두 기둥 가운데 하나. 아직 올라보지 못한 세계선수권 정상이 김연아가 ‘요정에서 여제로’ 변신하는 데 남은 과제다. 지난 3월 도쿄대회에선 허리부상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첫날 쇼트프로그램 세계기록을 세우고도 체력이 달려 안도 미키, 아사다에 이어 동메달에 그쳤던 터. ●이제 예테보리로… 전문가들 “맞수없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나이로도 한창 전성기로 접어들 뿐 만 아니라 기량에서도 “이젠 맞수가 없을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체력 유지는 물론, 점프 등 이번 그랑프리에서 감점 요인이 됐던 부분을 남은 기간 보완하는 게 급선무.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파이널 2연패에 만족하지만 내년 3월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제패를 위해선 몇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겨울철 약해진 자궁건강 “좌혈단” 으로 관리

    겨울철 약해진 자궁건강 “좌혈단” 으로 관리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강남행복한의원에서 개발한 좌혈단 화제!! “유전적으로 자궁이 약해 임신도 안 될 줄 알았어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는 오정연(33세)씨.4년 전부터 임신을 시도했지만 자궁이 약한 것은 물론 몸속에 2㎝ 가량의 자궁근종까지 있어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특히 겨울이 되면 극심한 생리통에 냉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의 문제까지 있던 것.조급함만 더해가던 오씨는 결국 지난 봄 필자를 찾았다. 검진결과 자궁 내부의 혈액순환 저하와 월경이 고르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이에 자궁의 기능을 높이는 한방치료를 시행한 결과 오씨는 2개월만에 생리통이 사라졌고 이어 그 다음 달에는 임신까지 성공,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오씨처럼 생리통,생리이상,냉대하 등을 겪은 여성들은 겨울철이 되면 그 고충이 더욱 커진다.증상이 매우 심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궁근종,자궁내막증,난소종양 등의 자궁질환을 겪는 여성들도 상당수라는 점.그냥 지나치기에는 임신과 직결된 아기집인 자궁이기에 각별히 신경이 쓰이게 된다. 이렇게 자궁이 약한 경우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월경이상.주로 월경 양과 주기가 변하고,생리통이 생기는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가족 중 자궁관련 질환이 있거나 출산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빠른 조치가 필수.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불임으로 이행되기 전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그밖에 과도한 성생활,자연유산이나 중절 수술,산후풍 등의 경험이 있는 여성들도 자궁이 허해진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 깊게 몸 상태를 살펴야 한다. 중년 여성의 3명중 1명꼴로 생긴다는 자궁 속 혹인 자궁근종 등도 빼놓을 수 없다.분명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우 별다른 증세가 없어 초기에 대처하지 못하고 혹의 크기만을 키우는 경우 또한 허다하다. 이렇게 자궁이 약한 많은 여성들은 월경,임신,출산,폐경 등의 고유한 생리현상에 문제를 일으켜 전신건강을 해치기도 한다.때문에 신성한 자궁치료를 위해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을 한다는 것에 대해 심적 부담을 갖는 경우도 많다.이러한 이유로 자궁관련 치료 해법을 한의학에서 찾으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물리적 자극 없이 자궁 및 생식기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치료에 앞서 환자의 자궁이 약하고 냉하거나,자궁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있는지를 살핀다.이후 전신의 증상,오장육부의 허와 실 등을 고루 살펴 여성의 자궁을 따뜻하게 보해 임신이나 월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며,진단 후에는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그에 맞는 약재로 구성된 처방을 한다. 이때 자궁에 좀 더 흡수가 빨라 약효를 직접적으로 전할 수 있는 기능성 한방좌약인 좌혈단으로 환부의 기능을 끌어올린다. 좌혈단은 순수 한약재를 혼합하여 가루로 만든 다음 여성의 질에 삽입하도록 환제나 정제형태로 만든 약이다.본인 스스로가 직접 삽입하면 되고 자연에서 채취한 한약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좌약을 넣게 되면 복강내 어혈과 불순물이 몸 밖으로 빠지는 데 효과적이며,각 기관의 기능이 뒤떨어진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에도 탁월하다. 특히 자궁근종,난소낭종,자궁내막증,불임,생리통,질염 등의 각종 여성질환과 종양을 치료하는 한방좌약이다. 도움글 - 강남행복한의원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1) 중인 지식인들이 꿈꾸었던 인왕산 공동체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1) 중인 지식인들이 꿈꾸었던 인왕산 공동체

    중인들은 한 집안에서 같은 직업을 이어받으며 배타적인 기득권을 누렸다. 어려서부터 가정교사를 들여놓고 잡과 시험공부를 시켰으며, 자기네들끼리 추천하여 정원을 나눠 가졌다. 혼인도 같은 직업끼리 했다. 그렇지만 이웃과 어울려 즐길 줄도 알았다. 한 마을에서 자라며 같은 서당에서 공부하다보면 형제 이상의 우정이 생겨,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장혼이 중심이었던 옥계사(玉溪社) 동인들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자고 계를 꾸렸으며, 장혼의 서당에서 글을 배웠던 장지완의 친구들도 형제처럼 밤낮 머리를 맞대고 지냈다. ●공동체의 규범인 사헌을 정하다 인왕산에서 태어난 장혼의 친구들이 1786년 7월16일에 옥계(玉溪) 청풍정사에 모여 시사(詩社)를 결성한 이야기는 제1회에 소개했는데, 이들은 옥계사의 정관이라고 할 수 있는 사헌(社憲)을 정해 공동체를 만들었다.22조 가운데 몇 조목만 살펴보아도, 이들이 꿈꾸었던 인왕산 공동체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1. 우리는 이 계()를 결상하면서, 문사(文詞)로써 모이고 신의(信義)로써 맺는다. 그러기에 세속 사람들이 말하는 계(契)와는 아주 다르다. 그러나 만약에 자본이 없다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기 한 꿰미씩의 동전을 내어서 일을 성취할 기반으로 삼는다. 이자돈을 불리는 것은 다섯 닢의 이율로 정한다. 1. 여러 동인들 가운데 우리의 맹약을 어기는 사람이 있으면 내어는다. 그래도 끝까지 뉘우치지 않으면 길이길이 외인(外人)으로 만든다. 1. 한 달에 한번씩 모여 노는데, 반드시 대보름, 봄과 가을의 사일(社日), 삼짇날, 초파일, 단오날, 유두(流頭), 칠석, 중양절, 오일(午日), 동지, 섣달 그믐으로 정하여 행한다. 낮과 밤을 정하는 것은 그때가 되어 여론에 따른다. 회계나 모임을 알리는 글은 다른 사람들이 보거나 듣지 못하게 한다. 1. 시회(詩會) 때마다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상벌(上罰)을 베푼다. 1. 우리 동인들이 정원에서 모이는 모습이나 산수(山水) 속에서 노니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내어, 이야깃거리로 삼는다. 1. 우리 동인들 가운데 만약 부모나 형제의 상을 당하게 되면 한 냥씩 부의(賻儀)하고, 종이와 초로 정을 표시한다. 자식이 어려서 죽게 되면 술로써 위로한다. 집안에 상을 당하게 되면 성 밖까지 나가서 위로하며, 반드시 만사(輓詞)를 짓되 그 정을 속이지 않아야 한다. 만장군은 각기 건장한 종 한명씩을 내어 놓는다. 1.(벼슬을 얻어) 출사례(出仕禮)를 치를 때에는 후박(厚薄)에 따라 세 등급으로 한다. 상등은 무명 3필, 중등은 2필, 하등은 1필로 한다. 돈으로 대신 바칠 때는 두 냥씩 바친다. 1. 여러 동인들 가운데 상을 당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날로 각기 비석 한씩을 내어 세운다. 장례 하루 전까지 여러 동인들이 각기 만사(輓詞) 한 수씩을 지어 상가로 보내며, 만장군을 그날 저녁밥 먹은 뒤에 보내되 각기 만장을 가지고 가게 한다. 상가 근처에서 명령을 기다리게 하되, 상여가 떠날 때에 검속하는 사람이 없어서는 안되니, 여러 동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무덤 아래까지 이끌고 간다. 장례가 끝난 뒤에 신주를 모시고 돌아올 때에도 따라오되, 마세전(馬貰錢)은 거리가 멀고 가까움에 따라 곗돈 가운데서 지급한다. 1. 여러 동인들 가운데 기복(朞服)이나 대공복(大功服)의 상복을 입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상복을 처음 입는 날 모두 함께 찾아가서 위문한다. ●인왕산 기슭, 옥계와 필운대 사이에 모여 살다 천수경이 옥계로 먼저 이사오자, 장혼이 찾아와 시를 지었다. “예전 내 나이 열예닐곱 때에/이곳에 놀러오지 않은 날이 없었지./바윗돌 하나 시냇물 하나도 모두 내 것이었고/골짜기 터럭까지도 모두 눈에 익었었지./오며 가며 언제나 잊지 못해/시냇가 바위 위에다 몇 간 집을 지으려 했었지./그대는 젊은 나이로 세상에서 숨어 살 생각을 즐겨/나보다 먼저 좋은 곳을 골랐네그려./내 어찌 평생동안 허덕이며 사느라고/이제껏 먹을 것 따라다느니라 겨를이 없었나./싸리 울타리 서쪽에 남은 땅이 있으니/이제부턴 그대 가까이서 함께 살려네./이 다음에 세 오솔길을 마련하게 되면/구름 속에 누워서 솔방울과 밤톨로 배 불리세나.” 어릴 적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이웃에 살았는데, 이들의 서재 이름은 다음과 같다. 천수경:송석원(松石園) 장 혼:이이엄(而已), 다 허물어진 집 세 간뿐. 임득명:송월시헌(松月詩軒), 이웃에 지덕구가 살았다. 이경연:옥계정사(玉溪精舍). 적취원(積翠園)은 아들 이정린에게 물려주었다. 김낙서:일섭원(日涉園). 아들 김희령에게 물려주었다. 왕 태:옥경산방(玉磬山房). 뒷날 육각현으로 이사갔다. 이들은 인왕산 친구들끼리 모이면서,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은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그랬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게 통문을 돌렸으며, 한때 동인이었더라도 일단 쫓겨나면 외인(外人)으로 취급했다. 이들의 계()는 진나라 시인 왕희지의 난정수계(蘭亭修)를 본뜬 문학적 모임이지만, 계(契)의 성격을 살려 기금을 모으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였다. 이들의 직업은 다양해서 만호(차좌일), 규장각 서리(김낙서, 임득명, 김의현, 박윤묵), 승정원 서리(이양필), 비변사 서리(서경창), 훈장(천수경, 장혼), 술집 중노미(왕태) 등이었는데, 시 짓기 좋아하고 술을 좋아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들은 보고 싶을 때마다 이웃 집에 찾아가 시를 짓고 술을 마셨다. 그러나 직장 일에 얽매이다보니 자주 만날 수 없어, 일년에 며칠을 미리 정해 놓고 만났다.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날마다 이들이 모여 시를 짓고 놀았던 것을 보면, 이들은 친척보다 옥계사 동인들과 더 친밀하게 지냈음을 알 수 있다. ●일년 열두달의 모임터 이들은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그날 할 일도 정했는데,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이들이 정한 ‘옥계사 십이승’은 다음과 같다. 7월. 단풍 든 산기슭의 수계(楓麓修) 8월. 국화 핀 뜨락의 단란한 모임(菊園團會) 2월. 높은 산에 올라가 꽃구경하기(登高賞華) 6월. 시냇가에서 갓끈 씻기(臨流濯纓) 1월. 한길에 나가 달구경하며 다리밟기(街橋步月) 4월. 성루에 올라가 초파일 등불 구경하기(城臺觀燈) 3월. 한강 정자에 나가 맑은 바람 쐬기(江淸遊) 9월. 산속 절간에서의 그윽한 약속(山寺幽約) 10월. 눈속에 마주앉아 술 데우기(雪裏對炙) 11월. 매화나무 아래에서 술항아리 열기(梅下開酌) 5월. 밤비에 더위 식히기(夜雨納凉) 12월. 섣닫 그믐날 밤새우기(臘寒守歲) 이들은 이따금 인왕산을 벗어나기도 했는데, 이들이 정한 우선 순위를 보면 역시 단풍 든 가을과 꽃 피는 봄의 모임을 좋아하고, 눈 내리는 겨울이나 더운 여름은 덜 좋아했다. 모일 때마다 자신들이 노니는 모습을 시로 짓고 그림으로 그렸는데,1786년 7월의 모임에서는 12승에 해당되는 달마다 동인들이 1수씩 시를 지었다. 이때 편집한 ‘옥계사(玉溪社)’ 수계첩에는 모두 156편의 시가 실리고, 겸재 정선의 제자인 임득명의 그림이 2월,1월,9월,10월의 시 앞에 실려 있다. ●인왕산 10경을 선정하고 그림 그려 즐기다 이들은 참석자 숫자만큼 수계첩을 만들어서 나누어 가졌는데,1786년 7월16일의 수계첩은 당시 가장 연장자였던 최창규의 소장본이 삼성출판박물관에 남아 있으며,1791년 유두(流頭)의 ‘옥계아집첩’은 김의현의 소장본이 한독의약박물관에 남아 있다. 갑자년(1804) 명단에 세상을 떠난 선배들 이름이 보이지 않더니, 무인년(1818) 수계첩에는 송석원 주인 천수경의 이름마저 명단에 보이지 않는다. 영국 대영도서관에 소장된 무인년 수계첩에는 임득명이 그린 옥계십경(玉溪十景)이 실려 있다. 경치가 아름답다는 것은 주관적인 평가인데, 아름다운 경치의 숫자를 정해놓고 하나하나 의미를 찾아내는 예술적 작업이 바로 팔경(八景), 또는 십경(十景)의 선정이다. 팔경이나 십경 앞에서 시인들은 시를 짓고, 화가는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이 경치에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포함된다.‘아름다운 나무의 무성한 그늘(嘉木繁陰)’은 한여름의 인왕산 모습이고,‘깊은 눈속의 이웃집(數隣深雪)’은 겨울의 인왕산 모습이다. 인왕산은 하나이지만, 철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옥계 외나무다리를 건너 이웃 친구를 찾아가는 시인의 모습에서 인왕산의 문기(文氣)를 엿볼 수 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기고] 이젠 북한 청소년의 건강도 생각해야 할 때/박재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연말이 다가오자 재래시장이 제법 활기를 띠며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부지런히 시장 골목을 누비며 가격을 비교해 정성스럽고 알뜰하게 식재료를 챙기는 주부들의 모습을 보면 저런 것이 우리네 어머니들의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하고 마음 속까지 따뜻해진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먹을 음식재료를 고르는 데는 저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요즈음에는 원산지 표시도 살피는 것 같다. 신토불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땅에서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지만 시장의 사정은 딱히 그런 것만은 아닌 듯싶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타결 등의 여파로 외국 농산물 유입도 늘어나고 가까운 중국산은 물론, 생선 같은 경우에는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온 것이 식탁에 오르기도 한다. 이렇듯 국내산과 외국산이 각축을 벌이는 시장에서 제법 대접을 받아가며 나름대로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북한 농산물이다. 어느 자그마한 가게, 북한에서 채취된 나물을 말려 파는 곳인데 원산지가 재미있게 표시되어 있었다.‘북한산’이라는 표시아래 불만스레 달려있는 한 줄의 변명,‘통일되면 국내산’. 주인의 재치에 그냥 웃고 지나치려다 무엇인가 마음에 와닿는 새로움에 걸음을 멈추었다. 지극히 당연한 말인데 왜 새롭게 느껴지는 것인지? 통일이 된다면 그 말린 나물은 국내산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산품으로 우대 받으며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북한산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는 지금의 나물이나 함경도지역의 무공해특산품쯤으로 대접받을 그때의 나물이나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같은 토양에서 자란, 같은 종자의 나물이 같은 방법으로 키웠을 뿐일 텐데…. 새해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단일팀 문제나 입장 방식 등에 대해 세부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겠지만 우리의 응원단이 기차를 타고 북한 땅을 지나 중국 베이징까지 간다는 계획은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일팀도 좋은 일이고 우리나라 응원단이 기차를 타고 북한을 지나간다는 것도 남북관계에서 보자면 획기적인 발전이지만 이제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들도 살펴보아야 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청소년들의 체형은 과거와 비교할 때 몰라보게 좋아졌다. 남자고등학생을 기준으로 본다면 지난 30년간 평균키가 8.4㎝ 커지고 체중도 10㎏ 가까이 늘었다. 이제 일부 종목만 제외한다면 경기를 중계하는 아나운서가 신장의 열세, 체력의 열세를 한탄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북측의 청소년들은 어떠한가? 남쪽 청소년들과 비교해 볼 때 안타깝게도 키는 평균 10㎝ 정도가 작으며 몸무게도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북한에서 생산된 식재료들이 통일이 되면 국내산이 되듯이 지금 북한의 청소년들은 결코 남이 아니다. 언젠가 우리 청소년들과 같은 깃발 아래 모여 함께 세계를 누비고 다녀야 할 소중한 민족의 자산이지 않은가? 올림픽 단일팀이 성사된다면 의미 있는 일이겠고 남측 응원단이 기차를 타고 베이징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도 기쁘고 가슴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세상에 외면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없다. 북쪽에서 자라나고 있는 청소년들의 발육과 건강문제는 장기적으로 보자면 무척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것은 아무리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통일이 된다면 북측의 주민들까지를 포함한 것이 우리의 국력이다. 조금은 서둘러 봄이 어떨까? 우리가 지금 당장 그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시작한다 해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니까. 박재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 북녘 민족 춤사위 서울서 본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소속 금강산가극단 무용단이 22일 오후 6시,23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선다. 1955년 설립된 금강산가극단 예술단에 소속된 금강산가극단 무용단은 북한의 무용예술 방침에 충실한 해외예술단. 독특한 무용 창작에 치중하면서 전통 레퍼토리의 보존·계승에도 신경쓰고 있는 북한의 대표적인 전문무용단체이다. ‘조선무용 50년 북녘의 名舞(명무)’라는 타이틀의 이번 공연은 지난 10월 외교통상부가 금강산가극단의 입국 서류 접수를 거부해 무산됐다가 어렵게 성사된 자리. 북한의 대표적 무용 작품들을 통해 남북의 달라진 무용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다. 무엇보다 북녘의 민족 춤사위를 한 자리에 모았다는 점이 큰 관심거리. 북한 대표 안무가들의 면모가 무대 위에 그대로 드러난다. 혁명가극 무용의 전형을 완성했다는 백환영(만수대예술단), 북한의 현대무용을 개척한 김락영(평양무용대학), 세계적으로 알려진 열정의 무용가 홍정화(조선무용가동맹), 민족적 색채가 짙은 김해춘(왕재산경음악단)이 그들.‘도라지’, 금강산가극단만을 위한 창작품 ‘꽃등놀이’, 재일조선인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은 ‘사랑의 치마저고리’,‘북춤’,‘쟁강춤’등 그들의 손때 묻은 레퍼토리들이 차례로 소개된다. 전설무용의 대표작이라는 ‘금강선녀’, 북한 4대명작 중 하나인 ‘사과풍년’, 최승희 작품을 재구성한 ‘부채춤’ 등 민속무용과 2007년 평양 4월의 봄친선예술축전의 금상작인 ‘설죽화’같은 창작품까지 총 14작품이 무대에 오를 예정. 북한 공훈배우 최영덕이 특별 출연해 개량악기 장새납의 음색을 들려주기도 한다.(02)336-2360.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가자 태안으로-복구현장 르포] 태안 천연기념물 ‘위험’

    충남 태안에 2개밖에 없는 자연유산 천연기념물인 원북면 신두리 사구(모래 언덕)와 괭이갈매기 번식지인 난도가 기름 피해를 당해 크게 오염되고 있다. 난도는 서해안 최대 괭이갈매기 번식지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괭이갈매기 산란 장소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4일 태안군 관계자들이 찾은 근흥면 난도는 기름띠가 섬을 감싸고 있다. 파도가 칠 때마다 절벽이 검은 기름으로 범벅이 됐다. 겨울이어서 갈매기들이 없었지만 봄이 오면 새가 예전처럼 서식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2001년 사구로는 처음 천연기념물(431호)로 지정된 원북면 신두리사구는 기름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지정된 면적은 98만 2953㎡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지속적으로 기름을 걷어내고 있지만 신두리사구 해변에는 기름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수많은 폐기물 포대들도 백사장에 방치돼 있었다. 한국양서파충류생태연구소 심재한 소장은 “단기적으로는 사구 가까이 서식하는 표범장지뱀에, 장기적으로는 금개구리와 맹꽁이 산란장소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경북대 생물학과 추연식 교수는 “방제작업 때 모래가 소실되고 작업도구가 모래언덕 주변에 방치되거나 자원봉사자들이 기름 묻은 장화 등을 신고 마구 헤집고 다녀 사구 오염이 우려된다.”고 밝혔다.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0) 전남 구례군 구례읍 다무락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0) 전남 구례군 구례읍 다무락마을

    섬진강 물줄기에 힘을 싣는 곳은 전남 곡성군 오곡면 압록리인데 그 길을 가만히 거스르면 보성 일림산 용추폭포까지 가 닿는다.126㎞를 내달린 보성강은 ‘섬진강 제1지류’의 의무를 다한 채 압록에서 삶을 마감하고 보성강이란 이름표를 떼어 놓는다. 풍만한 기운이 2.5㎞쯤 더 흐르다 머뭇머뭇 멈춘 곳이 유곡나루, 다무락마을은 이 유곡나루와 구례 천왕봉(695m) 사이에 오붓하게 앉았다. 행정구역상 전남 구례군에 속한 다무락은 보성강을 안은 곡성 압록, 전라선 철로로 그어진 순천시 황전면과 각각 이웃해 있다. 따라서 다무락마을로 가는 길은 어디서든 섬진강을 따라야 하며, 그 강과 나란히 이어진 기찻길을 마주해야 한다. 곡성과 구례와 순천의 혈기를 한데 모은 유곡나루에 서면 서울과 여수를 오가는 무궁화호의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이곳에 마을이 만들어진 시기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달성 서씨와 조씨가 터를 잡아 정착한 후 여러 씨족들이 모여 취락을 형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을이 만들어졌을 당시 농경지 조성을 위한 개간 도중 ‘유엽’이라는 동철이 나왔다 하여 ‘유’자를 따서 ‘상유’ ‘중유’ ‘하유’로 각 마을을 호칭했다.‘다무락’은 담장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가장 위쪽에 자리한 상유와 그림처럼 어울리는 애칭이다. 마을에는 현재 3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 중인데 지리산 주변의 여타 마을과는 달리 객지에서 들어온 사람이 거의 없고 비어 있는 집도 찾아보기 힘들다. 다랑이 논에 의지하며 살아오던 마을은 10여 년 전 급격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좁은 논바닥에 배, 감, 차, 밤, 매실 등을 심어 국내에선 단위면적당 과수 재배 면적이 가장 많은 과일천국이 된 것. 섬진강 옆 도로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하유는 1㎞ 안쪽, 하유∼중유는 1.9㎞, 중유∼상유가 2.3㎞로 사이좋게 나뉜다. 약 65가구가 모여 사는 중유는 다무락마을 중에서도 과수 재배단지가 집중 밀집된 지역. 계산천을 곁에 둔 터라 물을 구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다. 다무락 매실은 광양 청매실과는 품종이 다르다. 그야말로 토종 매실. 크기가 잘아 모양새는 덜하지만 향은 청매실보다 뛰어나다. 봄부터 가을까지 중유를 중심으로 한 다무락마을 주민들은 과실을 돌보는 손길로 바쁘다.3월 매화를 신호탄 삼아 배꽃, 감꽃, 밤꽃이 연이어 꽃봉오리를 터뜨린다. 초여름엔 조막만 한 매실이 제일 먼저 수확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을이면 밤과 배와 단감을 따느라 더 바쁜데, 주민들의 정성이 더해진 다무락표 과실은 여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달고 맛나다. 하유(도로변)의 폐교된 계산분교에는 황토 천연염색으로 유명한 ㈜황기모아가 있다. 문의 061-783-5515 글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www.emountain.co.kr) ■가는길 전남 구례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을 이용한다.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도 하동을 거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곡성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등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7번 국도를 타고 압록(예성교를 건너 구례 방향)을 거쳐 다무락마을까지 갈 수 있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를 경유한다.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樂漁] 충남 서천군 한산면 ‘축동지’

    수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물색이 맑아져 붕어들의 활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낮은 수심의 연안낚시가 쉽지만은 않은 때다. 예전 이맘때면 한해 낚시를 마감하는 납회를 끝으로 겨우내 낚시장비들은 깊은 잠에 빠져 화려하게 찾아올 봄을 기다렸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방한장비들이 발달하고 겨울철 민물낚시를 즐길 수 있는 낚시터들도 늘어나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대를 드리우는 열혈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저수온기만 되면 조황이 살아나 겨울철 낚시터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는 충남 서천군 한산면 축동지. 사방이 나즈막한 산과 논으로 둘러진 평지형 저수지로,1930년대 제방이 축조되어 담수령이 70여년이나 되는 곳이다. 상류일대는 부들과 갈대가 군락을 이루고 중류권에는 뗏장과 버드나무가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어 겨울철 낚시터로는 손색이 없는 곳이다. 축동지 관리인 최동열씨는 “5월 이후부터는 마름이 수면전역을 뒤덮어 낚시가 불가하며, 마름이 삭아 내리는 10월이 지나야 낚시가 가능한 곳으로 한겨울에도 결빙이 되지 않아 물낚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스보일러와 화장실을 갖춘 수상좌대 10동을 수초속에 설치해 놓아 겨울철 밤낚시뿐 아니라 수초치기도 가능하다. 토종붕어만 서식하고 있어 특별한 찌맞춤이나 복잡한 채비를 하지 않아도 쉽게 붕어를 낚을 수 있다. 오전 낚시에 6치급 10여수를 낚았다는 대전꾼 김광호(50)씨는 뗏장수초를 넘겨 2.0∼3.0대 6대를 펼치고, 수심 1.5m정도 되는 곳에 지렁이 미끼만 사용한 외바늘 채비를 드리우고 있다. 겨울에만 이곳을 찾는다는 김씨는 “수초가 많아 포인트도 많고, 결빙이 되지 않아 매력적인 곳 ”이라며 “햇살만 좋다면 겨울철 조과치곤 많은 평균 15∼20여 수는 무난하게 낚을 수 있다.”고 전했다. 지렁이 미끼보다 떡밥에 씨알이 굵게 낚이지만 바람과 햇살의 영향에 따라 조과 차이가 있다. 밤낚시보다 기온이 오르는 낮낚시, 바람이 불어대는 오후보다 오전 조황이 좋은 편이다. 입어료 5000원, 수상좌대 5만원. 백반 5000원, 닭백숙과 닭도리탕 3만원.011)402-0805.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서천나들목→서천 오거리→한산방향→길산교→광암삼거리→지현삼거리 직진→유산사거리 임천방향직진→단상교→1㎞직진→송산교회 표지판→좌회전→1.5㎞직진→축동지 김원기·붕어낚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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