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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레저 단신]

    ●초가을을 축제와 함께 가을철 먹거리의 대표선수 송이버섯을 주제로 한 축제가 경북 봉화(27∼30일)와 울진(26∼28), 강원도 양양(26∼30일) 등에서 열린다.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예술마을에서는 20일∼10월4일 ‘2008 헤이리 판 페스티벌’이 펼쳐진다.21세기 버전의 30년대 무성영화, 실내악단의 소규모 길거리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흥을 돋운다. 경북 안동에서는 26일∼10월4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린다. 미국 디스커버리 채널이 ‘환상적인 세계 축제 프로그램’으로 꼽은 대한민국 대표 축제 중 하나다. 충남 부여에서는 10월3∼12일 백제문화제가 펼쳐진다. 계백장군 열무식 등과 함께 185필의 말과 300명의 병졸이 참여하는 ‘대백제 기마군단 행렬’이 눈길을 모을 듯. ●호텔예약 전문법인 ‘모두투어에이치앤디’ 출범 모두투어가 호텔예약 전문업체 ‘모두투어에이치앤디’를 설립했다. 우선 성장 잠재력이 큰 국내호텔 예약시장부터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다음달 초 호텔예약 홈페이지를 선보이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태백 O2리조트 26일 오픈 태백시 함백산(1100m) 정상에 위치한 오투 골프&리조트(www.o2resort.com)가 26일 본격 오픈한다.27홀 규모의 골프장과 16개 슬로프의 스키장, 콘도미니엄 등 최신 시설을 갖췄다. 눈꽃축제가 열리는 태백산과 매봉산 풍차언덕, 레이싱파크 등 태백의 관광 명소를 품고 있는 것도 강점. ●에어캐나다 기내 인터넷 서비스 에어캐나다가 내년 봄부터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행 도중 이메일 확인, 인터넷 검색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우선 미국 노선에 투입된 A319 기종을 시작으로 점차 캐나다와 국제 노선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싱가포르 11월까지 예술축제 싱가포르 비엔날레와 아트 싱가포르 행사가 싱가포르 전역에서 열린다.11월16일까지 열리는 싱가포르 비엔날레에는 유럽, 미국 등 36개국 50명의 작가가 참가한다. 행사 주제는 ‘신비’. 놀랍고 신비롭고 환상적인 것들에 대한 예술가들의 통찰을 엿볼 수 있을 듯. 예술축제인 아트 싱가포르는 다음달 10∼13일 선텍에서 열린다.16개국 110개 갤러리가 참가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 신약성서 속의 여성들과 함께…

    ‘성서 속의 여성들과 함께하는 티 타임?’ 다음달 2일부터 11월13일까지 7주간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는 독특한 강의가 열린다.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여성 신자들을 위해 마련한 성서강좌. 성서 속 여성들의 삶을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돌아보고 진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이다. 지난 3월20일∼5월1일의 상반기 강좌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통해 신자들이 만나는 자리였다면 이번 하반기 모임은 신약성서 속 여성들을 매개로 참석자들이 마음을 열게 된다. 예수 탄생을 미리 감지한 엘리사벳, 아기 예수를 잉태해 새 역사가 시작되게 한 성모 마리아, 사마리아에서의 첫 복음 선포자인 우물가 여인, 예수 수난의 길을 예비한 이른바 ‘향유 여인’, 부활의 증인인 막달라 마리아가 만남을 이어줄 인물들. 참석자들은 강의를 듣고 중간중간 자신의 생활과 연결한 질의 응답과 발표도 하게 된다. 강사는 바른교회아카데미 간사인 심경미 장신대 강사. 다음달 16일 ‘신약성서와 여성’이란 제목의 특강에선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인 김판임 목사가 강의한다. 심경미 간사는 “국내 기독교계에 성서 속 여성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많지 않고 잘못 이해되는 부분도 많지만 개선 노력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기독교 여성들의 자아, 정체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지난봄 처음 마련했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아 강좌를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02)777-1333.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서울의 가을, 아트에 물든다

    서울의 가을, 아트에 물든다

    올 가을은 그야말로 ‘미술의 계절’이다. 광주, 부산에서 동시에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도 미술의 꽃이 활짝 핀다. 지난 12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제5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미디어시티 서울 2008)가 개막해 55일간의 긴 여정에 들어갔다. 국내 최고의 미술장터도 곧 문을 연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구촌 미술시장을 펼친다. 어디를 먼저 가볼까. 미술애호가들이 행복한 고민에 길을 잃을 9월이다. #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의 역사도 어느덧 10년. 강산이 한번 바뀔 동안 현대 미디어아트의 면모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올해의 전시 주제는 ‘전환과 확장’. 빛, 소통, 시간을 세부 주제로 삼아 세계 26개국 70개팀의 작품 77점을 내놓았다. 미디어 아트가 무엇인지 딱히 개념을 몰라도 좋다. 백문이 불여일견.1층부터 3층까지 꼼꼼히 작품들을 둘러보고 나면 세계 미디어 아트의 현주소가 감잡힌다. 1층 로비에서부터 미디어 예술의 기발함에 군침이 돈다. 어디선가 굉음이 울리고 이내 천장에 비행기 그림자가 쓰윽 지나간다.20대 타이완 작가 쿼이천의 작품 ‘서울미술관 침입’이다.1층 전시장의 주제는 ‘빛’. 백열등과 유리조각을 이용한 수잔 빅터(싱가포르)의 키네틱 작품, 조명을 이용해 시각적 신비감을 극대화하는 올라퍼 엘리아슨(덴마크)의 ‘그림자 투영램프’, 침대 위로 연기와 레이저를 교차시켜 덧없는 인생과 윤회를 은유한 리후이(중국)의 설치작 ‘환생’ 등이 마치 딴세상에 온 듯 신비한 감상을 안긴다. ‘소통’과 ‘시간’을 각각 주제로 한 2,3층 전시장에도 참신한 영상물들이 즐비하다. 타자를 칠 때마다 벌레 이미지들이 나타나 이를 먹어치우는 크리스타 좀머러와 로랑 미노뉴의 공동작품 ‘생명을 쓰는 타자기’ 등 인터랙티브 설치작품들이 많다. 백설공주의 조각 위치에 따라 동화의 전개방식이 달라지는 서효정의 ‘테이블 위의 백설공주’, 관객이 움직이는 대로 영상 속 사람도 함께 움직이는 야신 셉티의 ‘점프’ 등도 챙겨봄직하다. 국내 작가의 작품도 눈에 띄는 것들이 있다. 깃털로 만든 대형 두상 위로 이리저리 배회하는 군중의 모습을 빛으로 표현한 한국그룹 뮌의 영상설치물이 인상적이다.11월5일까지. 무료 입장.(02)2124-8942. # 국내 최대 그림시장…한국국제아트페어 한국화랑협회 주최로 지난 2002년 처음 행사를 시작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첫해 관람객이 1만 8000명이던 것이 지난해는 6만 5000명으로 늘어나 세계적 수준의 참여도를 자랑했다. 올해도 성장세는 계속된다. 올해 참여 화랑은 국내 116개 화랑을 포함해 독일, 스위스, 일본, 프랑스 등 세계 20개국 218개. 한국화랑협회측은 “심사과정에서 해외 화랑 30여개를 탈락시켜야 했을 만큼 참가신청 건수가 늘었다.”면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 6000여점을 전시·판매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부스 면적도 2배로 늘었다. 주빈국은 스위스. 특별전인 ‘스위스 신진작가전’을 통해 스위스 젊은 작가들의 작품경향을 읽어볼 수 있다. 입장료 일반 1만 5000원, 학생 1만원.(02)766-3702.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봉주, 내년 떠난다

    불혹에 40회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채운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삼성전자)가 1년 더 선수로 뛰고 은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베이징올림픽을 마치고 진로를 고심해온 이봉주는 휴가를 마치고 팀에 복귀해 지난 10일 오인환 감독과 오랜 시간 면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팀도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계약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그러나 국가대표에서는 은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내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이봉주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모습을 보기 힘들게 됐다. 그러나 우리 나이로 올해 서른아홉인 이봉주가 내년 봄 마라톤 풀코스에서 완주한다면 40세에 40번째 완주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갖게 된다. 그는 “남은 선수생활 동안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팀 후배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달리면서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오인환 감독은 “선수 본인이 예전과 똑같이 강도높은 훈련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훈련 상황과 몸 상태를 체크해 내년 출전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내년 가을 선수로서 마지막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뒤 캐나다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위해 어학공부에도 매진할 계획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北 서해에 새 장거리미사일 발사기지”

    “北 서해에 새 장거리미사일 발사기지”

    |서울 이석우기자·워싱턴 김균미특파원|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있는 기존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기지보다 규모가 크고 기능이 향상된 장거리 미사일 발사기지를 서해안에 비밀리에 건설했다고 미국의 민간전문가들이 주장했다. 군사전문 제인스 인포메이션 그룹의 조지프 버뮤디즈는 “올 봄 중국 국경으로부터 30마일(약 49㎞) 떨어진 봉동리에 건설된 새 장거리미사일 발사기지를 확인했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리 군 정보 관계자들은 11일 “평안북도 철산군에 있는 이 기지는 미국에서 알려진 봉동리가 아닌 동창리에 있으며 지난 7∼8년 동안 건설돼 공정률이 80% 정도”라고 전했다. 또 기지에 들어선 시설이나 위성사진에 찍힌 공사 규모로 미뤄 탄도미사일 등 인공위성도 발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희 국방장관도 이날 비공개로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이 기지와 관련,“현재 80%의 공사가 진척 중이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도 “몇년 전부터 정부도 실체를 파악하고 있었으며 예의주시해 왔다.”고 말했다. 버뮤디즈는 새 기지는 이동 가능한 발사대와 탄도미사일이나 로켓을 지지할 수 있는 10층 높이의 타워로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기지를 완공하려면 1∼2년 더 걸리겠지만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사일 발사대는 2005년 이후 가동 상태에 있었으나 한번도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하고 북한이 사거리가 더 길고 정확도가 뛰어난 ICBM 개발에 이 기지를 활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팀 브라운은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알래스카까지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2500마일의 대포동미사일2를 시험 발사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시큐리티의 위성사진 분석전문가 존 파이크는 “새 미사일 기지는 기존의 것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정교한 데다 짧은 시간에 여러 차례 발사실험을 할 수 있어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큰 진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kmkim@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8) 인조의 절박함과 홍타이지의 절박함

    [병자호란 다시 읽기] (88) 인조의 절박함과 홍타이지의 절박함

    항복을 하더라도 산성에서 나가는 것만큼은 끝까지 피하고자 했던 인조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1월20일 조선은 홍타이지에게 보낸 국서에서 처음으로 칭신(稱臣)했다. 찢고 다시 쓰는 우여곡절 끝에 작성한 국서였다. 하지만 홍타이지는 조선의 칭신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답서에서 인조에게 산성에서 나오라고 다시 강요했다. 출성(出城)하지 않으면 항복을 결코 받아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뿐만 아니라 척화신(斥和臣) 두세 명을 묶어 보내라는 요구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그들의 목을 베어 ‘대국에 반항한 죄’를 다스리겠다고 공언했다. 이쯤 되면 ‘무조건 항복’이 아니었다. ●홍타이지의 ‘절박함’ 1637년 1월20일 남한산성 주변의 날씨는 음산했다. 아침부터 뿌연 안개 때문에 사방을 분간할 수 없더니 하루 종일 큰 눈이 내렸다. 칭신을 다짐하는 국서를 들고 청군 진영에 갔던 사신들은 날씨만큼이나 음산한 내용의 답서를 받아들고 돌아왔다. 내용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인조가 성에서 나와야만 항복을 받아줄 수 있다는 것, 나오기 전에 청과의 관계를 파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척화신(斥和臣) 두세 명을 먼저 묶어 보내라는 것이었다. ‘그대를 나오라고 하는 것은 그대가 기쁜 마음으로 복종하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자 은혜를 베풀려는 것이다. 짐은 바야흐로 하늘의 도움을 받아 사방을 평정하고 있으니, 지난날 그대의 잘못을 용서해 줌으로써 남조(南朝)에 본보기를 보이려 한다. 만약 간사하게 속이는 계책으로 그대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이 큰 천하를 어떻게 모두 속여서 취할 수 있겠는가?’ 일단 인조를 안심시키려는 내용이었다. 인조가 우려하듯이, 그를 성밖으로 유인해낸 뒤 휘종(徽宗)이나 흠종(欽宗)의 경우처럼 청나라로 연행해 갈 생각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조선이 이미 칭신하여 자신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었음에도 홍타이지가 인조에게 출성을 강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1636년 봄 만몽한(滿蒙漢) 출신의 신료들이 심양에 모여 홍타이지를 황제로 추대할 때, 조선 사신 이확(李廓)과 나덕헌(羅德憲)은 배례(拜禮)를 끝까지 거부했었다. 뿐만 아니라 ‘칭제건원(稱帝建元)’ 사실을 알리려 조선에 갔던 용골대와 몽골 버일러 일행은 조선의 ‘박대’에 밀려 도망치듯 심양으로 돌아왔었다. 대국 명조차 자신에게 벌벌 떨고, 막강한 차하르 몽골까지도 항복했는데 소국 조선은 끝까지 자신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그것은 홍타이지의 자존심을 몹시 상하게 하는 것이었다. 조선의 뻣뻣한 태도는, 공유덕(孔有德)을 비롯한 한족(漢族) 출신 귀순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명의 번국(藩國)인 조선도 끝까지 고개 숙이기를 거부하여 명에 대한 의리를 배반하지 않았는데, 명의 신료들이 먼저 오랑캐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비아냥이 나올 수 있었다. 그럴 경우, 한족 출신 귀순자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있었다.‘남조에 본보기를 보이려 한다.’는 대목에서도 드러나듯이 홍타이지는 인조를 불러내 자신 앞에 무릎을 꿇려야 할 ‘절박함’을 갖고 있었다. ●인조의 ‘절박함’ 1월21일 인조는 청군 진영에 국서를 다시 보냈다. 이날의 국서에서 조선은 더 작아졌다. 인조가 신(臣)을 칭한 것은 물론 홍타이지를 ‘폐하’라고 부르고, 명의 숭정(崇禎) 연호 대신 청의 숭덕(崇德) 연호를 사용했다.‘황제국’ 청이 요구했던 것을 사실상 모두 받아들이는 형식의 국서였다. 하지만 내용에서는 여전히 거부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출성 문제’였다. 인조는 출성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거듭 애원했다. ‘오늘날 성안의 모든 사람들은 위태롭고 급박한 상황 때문에 귀순하자는 논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성에서 나가는 것만은 고려(高麗) 이래 없었던 일이라며 죽더라도 결코 따르려 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출성을 계속 독촉하신다면, 청군이 입성하는 날 산성 안에는 시체 더미만이 남아 있게 될 것입니다.’ 출성을 계속 강요할 경우,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끝까지 싸울 것임을 내세웠다. 인조는 그러면서 출성을 회피하는 자신의 진짜 의도를 슬쩍 내비쳤다.‘소방의 풍속은 잗달아 예절이 너무도 꼼꼼합니다. 임금의 행동이 조금만 이상해도 신하들은 놀란 눈으로 서로 쳐다보며 괴상하게 여깁니다. 제가 출성할 경우, 나라를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신하들은 필시 저를 임금으로 떠받들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두렵습니다. 폐하께서 귀순을 허락하신 것은 소방의 종사(宗社)를 보전시키려 함인데, 이 한 가지 때문에 나라 사람들에게 용납되지 못한 채 멸망하고 만다면 그것은 폐하께서 돌봐 주시는 본 뜻이 아닐 것입니다.’ 인조가 출성을 끝까지 회피하려 했던 것은 대략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하나는 홍타이지가 자신을 심양으로 끌고 갈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또 하나는 지존(至尊)으로서의 위신을 잃어 이후 왕 노릇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그것이었다. 인조는 반정(反正)이라는 비정상적인 정변을 통해 추대된 임금이었다. 인조를 옹립했던 신하들은 그가 분명 광해군보다는 훨씬 나은 임금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그를 선택했다. 하지만 인조가 산성에서 나가 홍타이지에게 무릎을 꿇을 경우, 그를 추대한 신하들은 인조의 처참한 몰골 앞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 쫓겨난 광해군에게 문제가 많았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는 그래도 ‘오랑캐’에게 무릎을 꿇어야 하는 지경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명분을 목숨보다 중하게 여기는 신하들이 나를 과연 임금으로 계속 떠받들어 줄 것인가?’ 인조로서는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시나리오’였다. 인조가 홍타이지에게 출성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간청했던 데에는 이 같은 ‘절박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너도나도 박송(縛送)을 자원하다 ‘척화파를 묶어 보내라.’는 요구 또한 몹시 괴로운 것이었다. 홍타이지의 설명은 이러했다.‘그들이 우리와의 관계를 단절하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짐의 서정(西征)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고, 조선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게 되었다.’ ‘서정’이란 명을 정벌하는 것을 말한다. 척화파가 청에 대한 저항을 ‘선동’하는 바람에 자신이 조선을 손봐주게 되었고, 그 때문에 궁극에는 명을 정복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명분이었다. 실제로는 조선 신료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어 저항하려는 의지를 꺾고, 자신이 이제는 조선의 신료와 백성들까지도 건사하는 존재가 되었음을 과시하려는 깜냥이었다. 척화파를 박송(縛送)하라는 조건이 알려진 뒤부터 신료들 가운데 자원자들이 줄을 이었다.1월22일 사간 이명웅(李命雄)이 제일 먼저 나섰다.‘신도 화친을 배척한 사람입니다. 만의 하나 포위를 푸는 데 보탬이 된다면, 신자(臣子)의 직분과 의리로 피할 수 없는 일이니 먼저 나가고 싶습니다.’ 이조참판 정온(鄭蘊)도 나섰다.‘신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습니다. 신이 죽음으로써 조금이라도 존망(存亡)의 계책에 도움이 된다면 어찌 목숨을 아끼겠습니까?’ 예조판서 김상헌, 전 교리 윤집(尹集), 전 수찬 오달제(吳達濟), 부호군 윤황(尹煌) 등 자원자는 줄을 이었다. 마지막 결전을 벌이자는 주장도 나타났다. 김수현(金壽賢), 황일호(黃一皓) 등은 국서를 다시 써서 보내라고 촉구했다.‘이제 노약자들을 먼저 죽이고, 남은 양식을 모두 태워 버린 뒤 날랜 장정을 뽑아 그대들과 최후의 일전을 벌이고자 한다. 남한산성이야 완전히 망할지 모르지만, 남은 사람들은 들고일어나 자식은 아비의 원수를 갚고, 아우는 형의 원수를 갚고, 신하는 임금의 원수를 갚을 것이다. 그대들은 부질없이 만대(萬代)의 원한만 맺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인조는 청의 노여움만 더할 뿐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고는 삼사(三司) 신료들의 면담 요청을 아예 거부해 버렸다. 1월22일 조정은 화친을 배척한 신료들에게 자수하라고 권고했다.1월 23일에는 수원(水原) 출신의 장수들이 정원(政院) 문밖에 몰려와 척화신들을 내보내라고 소리쳤다. 기막힌 일이었다. 산성의 대오는 급속히 무너지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20&30] 추석에 고향 못가는 청춘들

    [20&30] 추석에 고향 못가는 청춘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덕담이 오히려 가슴 아픈 청춘들이 많다. 지독한 불황과 실업난으로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찾지 못하는 20∼30대 젊은층이 이번 추석에는 유난히 많다. 바쁜 일상에 지쳐 달콤한 추석연휴를 꿈꿨던 젊은 직장인들도 얇아진 지갑 탓에 이번 연휴가 곤혹스럽다. 너무 짧은 연휴 때문에 그리운 어머니의 품에 달려가길 포기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취업 실패, 쪼그라든 살림살이 등으로 추석이 두려운 2030들의 속내를 들어 보자. ●“친척들 마주칠 때마다 스트레스”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25·여)씨는 부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이번 추석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경북 구미가 고향인 김씨는 10월 중순에 있는 대학원 시험에 떨어질까 마음이 불안하다. 김씨는 매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사정도 여의치 않다. 부모님은 항상 “빨리 시집보내야 할 텐데…”라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아직 젊으니 걱정마세요.”라고 부모님을 안심시키지만 항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언제까지 공부만 할 작정이냐.”는 친척들의 질문 공세도 두렵기만 하다. “부모님을 뵙고는 싶지만 고향에 가서 친척들을 마주치기가 싫어요.‘취업은 어떻게 됐니, 남자 친구는 있니….’끝없이 이어지는 스트레스를 이번 추석에는 피하고 싶어요.” 서울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32)씨는 제주도 서귀포시가 고향이다. 박씨는 서울에서 영상 관련 분야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비전이 없는 것 같아서 그만 두고 술집을 차렸다. 밑천은 동생이 대줬다. 그런데 얼마 전 동생이 술병을 나르다가 넘어져 허리를 삐끗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박씨는 동생이 아픈데 내버려 두고 갈 수가 없어서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동생의 사고는 핑계인지도 모른다. 박씨는 부모님이 원하는 그럴듯한 직장에 다녀 본 적이 없다. 부모님이 별 말을 안하는 게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 더구나 박씨는 얼마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기도 했다. 공무원이 된 여자친구에 비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명절에 내려가면 부모님께서 말씀을 되도록이면 안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오히려 더 스트레스예요. 동생 다친 것도 그렇지만, 명절만 되면 내려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죠.”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임모(28)씨는 올해도 ‘나홀로’ 추석을 보낸다.2년째 설, 추석 명절 때마다 고향인 울산을 찾지 못했다. 명절 연휴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황금기이기 때문이다. 임씨는 지난해 초 대학을 졸업했다. 학기 중은 물론 졸업 뒤 1년 동안 여러 기업에 응시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올 들어 구직 활동을 단념하고, 행정고시 준비에 들어갔다. 임씨의 집안 형편은 좋지 않다. 대학 시절에도 과외나 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했다. 고시준비 시작 이후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백화점에서 일하고 밤에 공부한다. 객지에 나와 생활하면서 집을 찾는 횟수가 뜸해졌다. 명절 때만이라도 고향을 찾아야 하지만 무직자로서 부모님 얼굴을 뵐 면목이 없다. 명절이 되면 아르바이트 시급이 평소보다 두 배 오른다는 점은 돈이 궁한 임씨로서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올 봄 누나가 결혼해서 시댁에 갑니다. 저라도 부모님 곁에 있어 줘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죠.” ●투자한 돈 반토막 “마음이 편치 않아서….” 아직 독신인 회사원 윤모(38)씨는 이번 명절에도 고향인 경남 하동에 내려가지 않을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 회사는 요즘 일거리가 많지 않다며 고향이 먼 사람들은 연휴 앞 뒤로 하루씩 더 쉬라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윤씨는 부모님께 “일이 많아서 명절에도 일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할 생각이다. 부모님은 “막내동생 아들이 벌써 초등학교 1학년인데, 넌 여태 결혼도 못하고 뭐하고 있냐.”며 추석연휴 내내 맞선 스케줄을 내밀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윤씨네 집이 종가라서 명절마다 연인원 50여명이 다녀간다. 고향집에 다녀가는 집안 어른들은 윤씨만 보면 “장가 언제 갈거냐. 국수 안 먹어도 좋으니까 제발 결혼하라.”고 말한다. 심지어 올해 설 연휴에는 조카들까지 “삼촌은 여자에게 인기가 그렇게 없냐.”며 놀리기도 했다. “제가 장손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님께 미안하죠. 하지만 온가족이 둘러앉아 밥 먹을 때마다 ‘올해는 꼭 장가가야 한다.’고 강조하시는 통에 체할 것만 같습니다.” 직장인 박모(34·여)씨는 추석 연휴 동안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부모보다 남자를 택한 것이다. 박씨는 매년 명절 때 친척들이 자신의 결혼 여부를 두고 입방아 찧는 모습을 보는데 이골이 났다. 그녀의 올해 목표는 ‘무조건 결혼’이다. 박씨는 올 봄 두 살 연상의 남자를 만났다. 업체 회의 때 처음 봤는데, 한 눈에 반했다. 서른살이 넘으면서 그 어떤 이성을 봐도 가슴이 떨리지 않았는데, 그 남자를 본 순간 전신에 전율이 솟구쳤던 것이다. 박씨는 그에게 먼저 다가가 선물 공세로 관심을 끌었다. 시간이 흐르자 그도 차차 마음을 열며 그녀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몇 개월이 지나도 남자에게서 청혼 제의가 오지 않았다. 속이 타던 박씨는 호기를 잡았다. 그의 부모가 이번 연휴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는 딸을 보러 출국하기 때문에 그 남자 홀로 추석을 보낸다는 말을 들었다. 박씨는 그에게 일본 여행을 제안했고, 그도 흔쾌히 동의했다. “명절만 되면 부모님과 집안 어른들로부터 결혼 압박에 시달렸어요. 부모님도 이해할 거예요. 일본에서 꼭 프러포즈를 받고 귀국할 거예요.” ●외동아들 남편 시댁서 봉사하기로 고향이 전북 전주인 회사원 정모(29·여)씨는 올해 추석엔 고향을 찾는 대신 부산에서 보름달을 보며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리기로 결심했다. 명절 연휴가 3일밖에 되지 않아 남편의 고향인 부산에 다녀오기도 벅차기 때문이다. 정씨는 친정에서 내심 서운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다. 정씨는 3남매 중 둘째딸이고 남편은 외동아들이기 때문이다. 친정의 경우 정씨 외에도 언니와 남동생 식구들이 찾을 예정이다. 그래서 정씨는 과감하게 이번 추석에는 시댁만 찾기로 했다.2006년 결혼 후 정씨가 명절에 고향집에 못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모님은 시댁의 사정을 뻔히 알고 있어서 괜찮다고 말하지만 정씨는 그저 죄송스러울 뿐이다. 허리 디스크로 3년째 고생하는 어머니께 불효를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추석선물로 허리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치료보조기구를 준비했다.“어머니가 ‘직접 오는 것보다 더 고맙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는 최소한 5일 정도는 쉬어야 하지 않나요.” 고향이 경남 창원인 회사원 이모(28·여)씨도 연휴가 너무 짧아 고향행을 포기했다.13일부터 15일까지가 연휴인 이씨는 12일까지 일본 출장을 다녀와야 한다.13일 한국에 들어올 예정인 이씨에게 3일의 연휴기간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씨는 “13일에 한국에 들어와 짐을 챙겨 창원에 내려간다고 해도 15일에 다시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면서 “귀성, 귀경길 교통혼잡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그냥 서울에서 혼자 연휴를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신 부모님께 효도관광을 보내드리기로 했다. 지난 3월에 퇴직하고 별다른 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아버지와 여행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한 이씨의 추석 선물은 탁월했다.“연휴가 3일밖에 안 되니 고향갈 엄두가 안나죠. 대신 가족들끼리 의견을 조율해서 부모님에게 삶의 여유를 되돌려 드릴 선물을 마련하기로 했어요. 부모님도 필리핀으로 여행 다녀오실 생각에 들떠 있어요.” 황비웅 장형우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나훈아 피앙세는 부산 미인 미스리

    나훈아 피앙세는 부산 미인 미스리

    최근엔 영화에까지 얼굴을 내미는 총각인기 가수 나훈아(羅勳兒)(25)가 장가갈 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지난봄엔 약혼 추진설이 나돌더니 요즘엔 약혼녀와 동거하고 있다는 소문이 연예가에 나돈다. 소문대로 그는 이미 신부감과 단꿈의「테이프」라도 끊은것일까? 두살 아래의 소꿉친구로「스타」고은아(高銀兒)의 6촌동생 나훈아의 약혼 동거설은 믿어도 좋을만한 그의 측근자에게서 새나왔다. 그의 전속「레코드」사의 한 측근자는 약 2개월 전부터 그의 약혼녀가 나훈아집에 와있다고 밝혔다. 『젊었겠다, 인기있겠다. 여자가 얼마나 많이 따르겠소. 그러다가 여성관계로 복잡해지는 것 보다는 신부감이 일찌감치 집에 썩 들어앉아있는게 오히려 훈아에겐 안전할지 모르죠』라고 말하는 그 사람은 지금의 상황이 나훈아에게 오히려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측근자의 말을 더욱 뒷받침이라도 하듯 나훈아와 가정적으로 인척 관계가 되는 B씨는 그가 이미 약혼식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 초여름으로 기억해요. 부산의 신부집에서 양가의 어른들만을 모시고 조촐히 약혼식을 올렸죠』 B씨의 말에 따르면 약혼식때는 그가 관계하고있는「오아시스·레코드사」의 친한 사람들도 초대되지 않았다. 대신 간소한 선물은 보내왔다고 했다. 그런데 나훈아의 선물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도 그가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사람은 많지않았다. 그의 약혼설을 알고있는건 몇사람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비밀리에 진행된 것 같다. 약혼 2~3개월후에 약혼녀가 서울의 나훈아의 집에 올라왔다고 B씨는 말했다. 이미 지난봄 약혼추진설이 나돌때부터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나훈아 자신도 시인하고 있는 상대아가씨는 나훈아와 같은 고향인 부산태생의 이숙희(李淑姬)양. 나이는 두살아래. 부산의 남성(南星)여고를 나왔고 미모에다 가정환경도 좋다는 것. 한마디로 현모양처감이라는 그녀는「스타」고은아의 6촌 동생이라 한다. 나훈아가 이 아가씨와 인연을 맺게된 것은 어려서부터 한동네에서 친하게 지낸, 소꿉동무의 관계에서부터라고. 이웃간에 살다보니 양가 부모들끼리도 친하게 지냈고 자연스럽게 혼담이 오갔다는 것이다. 집안끼리 혼담 오갔지만 군대간 친형이 아직 미혼 지난봄 약혼 추진설이 나돌 때 이양과의 관계를 부모들은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을 때 나훈아는『양가 부모님들도 서로 호감을 갖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양가에서 사위·며느리 삼았으면 하고 오고간 얘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라고 밝힌바 있었다. 약혼녀가 나훈아집에 올라왔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동거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한 장본인의 말을 들어보자. 『동거요? 양쪽의 가정이 엄하기 때문에 말도 안돼요. 왔다갔다하긴 해요. 그렇다고 동거라고 볼 수 있나요』라고 동거설을 놀라듯 부인. 신부감의 육촌언니 고은아 역시 이양의 집안이 꽤 엄하다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 약혼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약혼한 사실도 없다』고 약혼설 자체부터 부인했다. 그렇다면 B씨의 얘기는 다른 의도라도 있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그런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내생각으로는 나와 잘안다고 괜히 우쭐해보려는 심정으로 그런 말을 퍼뜨린 것 같아요』라고 B씨의 얘기가 몹시 못마땅한 듯 흥분된 어조로 반박(?). 지난봄 약혼 추진설이 나돌 때 나훈아는 이양과의 관계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해왔으나 이번엔 그자신도 시인. 『이양을 신부감으로 굳히고 있는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가봐야 알지 나중일이야 어떻게 장담합니까』라는 그는 어떤 여성이 되든간에 결혼시기는 앞으로 2년후가 될 거라고 동거 약혼설을 끈덕지게 부인. B씨는 나훈아가 지금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도 쉽사리 그럴 수 없는 입장에 놓인 것은 물론 인기면도 있으나 군에 가있는 형이 제대하고 먼저 결혼한 다음이라야 되지않겠느냐는 것. 측근의 소문을 종합하면 동거까지는 몰라도 약혼은 거의 사실인듯 전해지고있는데 장본인은 이를 끈덕지게 부인하고 약혼설에 대해 극히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팬」의 70%가 여성이기에 속이 쓰려도 발표는 못해 나훈아뿐만이 아니고 대개 인기 처녀·총각 연예인의 경우 인기를 고려해서 결혼을 하려고 해도 꺼려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그래서 미혼인 연예인 가운데는 동거생활을 하면서도「팬」들 앞에선 처녀·총각 행세를 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특히 나훈아의 경우는 동거·약혼설을 거의 치명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팬」의 70%가 여성이란 점 때문인지 모른다. 더구나 남진(南珍)이 월남(越南)서 귀국한후 정상의 자리 고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그런 문제는 더욱 치명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게 나훈아일 듯. 따라서 그는 영원한 배필을 발표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입장을 속쓰리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남진 귀국후에도「디스크」판매면에선 여전히 압도적. 그리고 최근엔 영화에까지 발을 뻗친 탓인지 여성「팬」이 더욱 늘은게 나훈아. <걸>(杰) [선데이서울 71년 11월 28일호 제4권 47호 통권 제 164호]
  • ‘타짜’ 제작진 “SBS 드라마열풍 이어가겠다 ”

    ‘타짜’ 제작진 “SBS 드라마열풍 이어가겠다 ”

    SBS 월화 드라마 ‘타짜’의 제작진이 올 하반기에도 시청률 1위를 고수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타짜’의 책임프로듀서인 이현직 CP는 8일 오후 2시 서울 SBS목동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타짜’(극본 설준석ㆍ연출 강신효)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추석을 기점으로 방송 3사 들이 전쟁을 치르듯 새 드라마를 쏟아내고 있다.”며 MBC ‘에덴의 동쪽’, KBS 2TV ‘연애결혼’을 예로 들었다. 이 CP는 “SBS가 올 봄부터 한 주 동안 모든 드라마에서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그야말로 그랜드 슬램이다.”라며 SBS의 드라마 열풍에 대해 자축했으며, “신뢰성 있는 원작과 뛰어난 연기자들이 출연한 ‘타짜’로 그 인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시청률 1위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 원작을 기본으로 새롭게 각색한 드라마 ‘타짜’는 장혁, 한예슬, 김민준, 강성연, 손현주, 김갑수 등이 주연을 맡았다. 지난 2006년 조승우, 김혜수 등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 ‘타짜’는 684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드라마 ‘타짜’는 도박판을 통해 욕망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풍자를 그린 작품으로 구김없이착하고 순수하지만 혹독한 세상의 현실에 좌절하며 도박의 길로 들어서는 고니(장혁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SBS 월화드라마 ‘타짜’는 ‘식객’의 후속작으로 오는 16일 오후 9시 55분 첫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전 1국]황진형,지역연구생 입단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전 1국]황진형,지역연구생 입단

    제12보(127∼135) 황진형(1989년생) 군이 지역연구생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의 꿈을 이루었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치러진 제9회 지역 연구생 입단대회에서 황군은 동률 재대국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용민군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대전지역 연구생인 황군은 7세에 바둑에 입문했으며, 안관욱 7단의 지도를 받고 있다. 지역연구생 입단대회는 1,2차 예선을 통해 선발된 12명의 본선진출자가 2개조로 나누어 리그전을 치른 뒤, 각조 1,2위가 다시 리그전을 벌여 최종 입단자 1명을 가린다. 한국기원은 매년 봄, 가을 열리는 일반인 입단대회에서 4명, 연구생 입단대회 1명, 여류 입단대회 1명, 지역연구생 입단대회 1명, 연구생 리그전 3명 등 해마다 10명씩의 프로기사를 선발한다. 황진형군의 입단으로 한국기원 프로기사의 수는 232명이 되었다. 흑127은 다소 한가해 보이지만 (참고도1) 백1의 끝내기 수단을 방지한 것으로 보기보다는 제법 큰 자리이다. 백128은 약간 무리성 행마. 만일 흑이 (참고도2) 흑1로 백의 단점을 찔러 들어갔더라면 백은 당장 곤란할 뻔했다. 그러나 김기용 4단은 자신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까봐 오직 안전한 길만을 택하고 있다. 흑133은 자체로도 크지만 은근히 중앙 백대마의 사활을 노리고 있는 점. 그러나 이미 세불리를 직감한 김승재 초단은 어떻게든 변화의 여지를 만들어 보고자 끊는 단점을 방치한 채 백134로 완강히 버티고 있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길섶에서] 가을볕/노주석 논설위원

    가을볕이 따갑다. 속담에 ‘가을볕에는 딸을 쪼이고 봄볕에는 며느리를 쪼인다.’고 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보다 딸을 아낀다는 뜻이리라. 본래 봄과 가을은 일사량과 강도가 비슷하지만 겨울의 뒤끝인 봄볕에 노출되면 얼굴이 쉽게 그을린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배꼽쯤에 해당하는 안산(鞍山)엘 다녀왔다.296m이니 남산(262m)보다 높다. 서울의 4대 문안,4개 산을 이르는 내사산(內四山)이 있다. 북쪽의 북악산, 동쪽의 낙산, 남쪽의 남산, 서쪽의 인왕산이다. 여기서는 빠지지만 서울시내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펼쳐지는 전망이 일품이었다. 하행 길을 봉원사 쪽으로 잡았는데 마침 점심시간이었다. 관음재날이니 공양을 하고 가라는 권유를 받았다.‘발우공양’에 ‘오관게’를 읊는 공양은 아니었다. 구내식당에서 접시에 나물 몇 가지 담아 된장국과 버무려 먹는 자리였다. 나올 때 밥값이라고 생각하고 초 두 자루를 샀다. 집에 와서 보니 얼굴이 그을렸다. 지구온난화 탓인지 가을볕도 장난이 아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28) 강원도 동해안 석호습지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28) 강원도 동해안 석호습지

    강원도 동해안에는 석호(潟湖)가 많다. 강릉 경포호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며 주문진 향호·포매호, 속초 청초호·영랑호, 고성 송지호 등을 거쳐 거진 화진포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석호들이 발달해 있다. 석호는 파도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바닷가 쪽에 장벽을 쌓으면서 만들어진 해안호수로서 수심이 얕은 게 특징이다. 좁은 입구를 통해 바닷물이 드나들므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호수라 할 수 있다. 동해안의 해안석호 주변에는 크고 작은 습지들이 발달해 있다. 석호가 형성된 후에 석호 안의 퇴적물들이 가장자리로 밀려가 쌓이면서 습지를 만들기 때문에 석호 주변에는 어김없이 습지가 발달한다. 석호 자체에 발달하는 이런 습지 외에도 강원도 동해안 일대에는 다양한 규모의 습지들이 여러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 중에는 원래 석호였지만 바닷물이 드나드는 입구가 메워져서 석호의 기능을 잃은 채 작은 호수나 습지가 된 것도 있고, 지역 자체가 낮아서 만들어진 습지들도 있다. 거진에서 강릉에 이르는 전 지역에 이런 작은 습지들이 산재해 있다. 석호와 석호 일대에 발달한 이런 습지들을 통틀어 석호습지라 부른다. ●한해살이 좀어리연꽃 드물게 발견 대형 석호들은 생태적으로 이미 많이 파괴된 상태다. 어떤 곳은 매립되었고, 또 어떤 곳은 경관이 아름답기 때문에 각종 개발사업이 이루어져 석호의 생태적 기능이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독특한 환경을 갖춘 이곳에 살고 있어야 할 많은 식물들이 이미 사라지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대형 석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석호습지들 가운데는 아직까지 원시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 더러 있다. 이곳들에는 우리나라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다. 석호습지에는 물이 고여 있는 중심부에 세모고랭이, 송이고랭이, 큰고랭이 등 비교적 키가 큰 물풀들이 자라고 있고, 주변부에는 갈대, 개발나물, 도루박이, 들통발, 애기부들, 애기수련, 좀어리연꽃, 줄, 질경이택사, 창포, 통발 등이 자란다. 습지 가장자리에는 가는오이풀, 긴잎미꾸리낚시, 물옥잠, 부채붓꽃, 옹굿나물, 진땅고추풀, 꽃창포 등이 자란다. 이맘때 물 위에서 작은 꽃을 피우는 좀어리연꽃은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의 연못에 살지만 매우 드물다. 세계적으로는 일본, 만주, 우수리에도 분포한다. 형제뻘인 노랑어리연꽃이나 어리연꽃에 비해서 전체가 작을 뿐만 아니라 여러해살이풀이 아니라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지름이 5㎜에 불과하다. 양양 일대의 석호습지 몇몇 곳에서 발견된다. 참통발은 물속에 사는 식충식물이다. 줄기에 벌레잡이통이 달려 있는데, 이곳에 갇힌 작은 수서곤충들을 잡아먹는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물 위로 나온 꽃대 끝에서 피는 노란 꽃이 예쁘다. 대부분의 석호습지에서 발견되며, 몇몇 석호습지에서는 이보다 더 귀한 들통발과 통발도 자라고 있다. ●애기며느리밥풀, 습지 주변 무리지어 자라 습지를 에워싸고 있는 바깥 부분은 해송이 숲을 이룬 곳이 많다. 해송 숲에는 키 작은 떡갈나무들이 간간이 섞여 자란다. 이맘때 숲 가장자리와 숲 속에서는 개쑥부쟁이, 금불초, 다북떡쑥, 도깨비바늘, 백령풀, 애기며느리밥풀, 절국대, 참골무꽃, 큰벼룩아재비, 해란초 등이 꽃을 피운다. 봄에는 매화노루발을 만날 수 있고, 늦가을에는 둥근바위솔이 무리지어 핀다. 숲 속을 붉게 물들이는 애기며느리밥풀은 석호습지 주변의 숲 속에서 크게 무리를 지어 자란다. 한해살이풀로서 며느리밥풀 종류들 가운데 잎이 가장 가늘다. 중부 이북의 소나무 숲에서 볼 수 있으며, 일본, 만주, 우수리에도 산다. 진한 자줏빛 꽃은 물론이고 꽃을 싸고 있는 수염 달린 꽃싸개잎들도 꽃이 필 시기에 꽃처럼 자줏빛으로 변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다. 석호습지는 물이 고여 작은 호수의 모습을 하고 있든, 갈대 같은 수생식물들이 들어차 습지의 모습을 하고 있든,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땅이다. 쓸모없는 땅이라 여겨져서 매립되기 일쑤다. 주변에는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미국나팔꽃, 미국쑥부쟁이 같은 귀화식물이 번성하여 고유생태계가 파괴된 곳이 많다. 하지만 양양을 비롯하여 몇몇 곳의 석호습지들은 아직 보전상태가 양호하다. 이곳의 연못 속 작은 세상에는 아직도 많은 생물들이 원시에 가까운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야생동식물보호법에 의해 환경부장관이 지정하는 야생동식물특별보호구역은 바로 이런 곳을 보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환경부의 특별보호구역은커녕 지자체장이 지정하는 야생동식물보호지역으로조차 지정되지 않아 보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 이런 데를 제쳐 둔 채 어딜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홍두식의 루어낚시 따라잡기] 충북 음성 백야지

    충북 음성의 백야지는 1세대 배스 낚시터로 이름이 난 곳이다. 오래전 식용을 위해 배스 가두리 양식장이 들어서면서 배스 자원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배스낚시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출조를 해봤을 만큼 배서들이 즐겨 찾는 낚시터다. 계곡형 저수지로 물이 맑고 수심이 깊어 봄보다는 여름철 낚시터로 알려져 있다. 무수한 빅 배스들을 쏟아냈던 명성과 다르게 한동안 배서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잊혀지는가 싶더니 최근 들어 마릿수 조황과 40㎝급 힘 좋은 배스들이 심심찮게 낚여 올라온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제방을 중심으로 상류까지 차를 타고 진입할 수 있어 포인트로 접근성이 용이하다. 중류와 하류쪽 작은 골들과 포켓(본류에서 벗어나 물흐름이 적어지는 곳)을 끼고 있는 곶부리 지형에서 쉽게 배스를 만날 수 있다. 제방 건너편 취수탑 부근의 직벽 지형이 1급 포인트. 다만 도보로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주로 땅콩보트나 고무보트 등을 이용해 공략한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비교적 선선한 날씨를 보이고 있어 낚시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아침시간에는 주로 탑워터 플러그로 먹이활동 시간대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 좋다. 워킹 더 독 액션이 필요한 펜슬베이트, 또는 물 위에 파장을 일으켜 자극하는 포퍼나 프롭베이트 등으로 먹이 활동하는 배스를 공략한다. 육초나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장애물 돌파 능력이 뛰어난 버즈베이트나 스피너 베이트가 효과적이다. 해가 뜬 후에는 다운샷이나 스플릿샷을 물린 웜 채비로 물속 지형이 불규칙한 브레이크 라인이나 드롭 오프 지형을 파악한 뒤 장거리 캐스팅해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육초가 발달한 얕은 곳과 연결되면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급심 지형이 있으면 꾸준하게 공략해야 한다. 백야지는 계곡형 저수지이기 때문에 수심 위아래 편차가 심한 편이다. 편광안경을 쓰고 물색이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비교해 가면서 포인트를 선정해야 한다. 그런 포인트 선별 능력이 그날의 조과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사)한국스포츠피싱협회 홍보이사
  • [최태환칼럼] 속가의 편견, 불가의 법

    [최태환칼럼] 속가의 편견, 불가의 법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았다. 일주문 옆 임시 천막이 그대로다.‘이명박 정부 규탄 단식’을 위해 마련됐다. 범불교도대회를 앞두고 설치됐다. 대웅전 안엔 대형 걸개가 너풀댄다.‘헌법 수호를 위한 사천왕 기도법회’ 걸개다. 사찰 마당과 법당 주변이 어지럽다. 각종 플래카드들이 대웅전 밖 가득 쌓여 있다. 지난달 27일 범불교도대회 때 사용했던 것들이다. 임시 게시판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범불교도대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진관 총무원장의 인터뷰가 눈길을 잡는다. 불교계가 불편한 마음을 쉬 풀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방방곡곡 산문이 들썩했다.1만여 사찰·암자에서 정권규탄 법회를 가졌다.‘종교 편향’ 규탄의 결기가 여전하다. 서슬이 9월 하늘빛보다 더 푸르고 짙다. 일그러진 스님들 표정은 언제쯤 온화함을 되찾을까. 불교계가 이처럼 대규모 집단시위를 한 건 정부수립 이후 처음이다. 이해가 된다. 정권 주변 사람들로부터, 얄팍한 ‘이교도’들로부터 지금처럼 노골적으로 능욕을 당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권 출범 때부터였다. 불교계는 여러 차례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정권의 편향 사례를 조목조목 열거했다. 차별 시정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건성이었다.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승려대회 이후도 침묵이다. 불교계는 추석까지 기다려 보겠다고 했다. 제2, 제3의 범불교도대회·승려대회 개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의 진지한 해결 노력이 당연히 나와야 한다. 하지만 불교계 역시 절제가 필요하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속가의 진리가 불가라해서 달리 해석될 리 없다. 불교계는 이제 자신을 되돌아보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나름의 의지는 충분히 보였다. 속세의 권력행태에 더 이상 민감할 필요가 없다. 지나치면 자칫 집단이기로 비칠 수 있다. 종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 속가보다 더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스님들이 얼마전 하안거를 마쳤다. 현각(玄覺) 스님의 법어가 생각난다. 현각은 푸른 눈의 납자다. 외국인 최초로 봉안사에서 하안거를 마쳤다. 수행도량의 지존인 봉안사다. 그는 “바깥의 빛은 그림자일 뿐”이라고 했다. 내 안에 있는 빛을 찾으라고 했다.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물어보면 참 나가 보인다고 했다. 자기성찰, 깨달음의 강조다. 불교계 스스로를 향한 자기반성, 성찰의 촉구에 다름아니다.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다. 하지만 지금 한국불교는 개신교나 가톨릭만큼 국민의 가슴 속 깊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중심 종교이지만, 영적 가르침이나 만족감을 주는 데 상대적으로 한계를 보인 게 사실이다.‘호국’의 가르침을 강조했지만, 반독재·민주화 과정에선 앞서 언급한 종교에 비해 역할이 적었다. 어려운 중생을 제도하기보다는 사찰의 몸집을 불리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썼다. 국민들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한 자기 성찰의 과제들이다. 지난 봄 원명 스님이 통도사 영축총림의 방장이 됐을 때다. 그는 “방장은 섣달의 부채와 같은 존재”라고 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주위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속세에 비친 불교계 역시 ‘섣달의 부채’와 같았으면 한다. 속가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사부대중의 마음을 끌어안는 넉넉함을 보였으면 한다. 정권의 뉘우침은 그들의 몫으로 지켜보자. 논설실장 yunjae.seoul.co.kr
  • [03일 TV 하이라이트]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대한민국을 잇는 동맥, 경부고속철도. 고속철도 이용객이 어느새 1억 5000만명을 돌파했다. 개통 4년 만에 빠르게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은 고속철도. 하지만 아직 고속철도 건설 작업은 진행 중이다. 일일 생활권을 넘어 대한민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드는 경부고속철도 건설현장을 공개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배우자를 잃은 슬픔을 서로 달래며 조건 없는 말동무로 출발해 제2의 인생을 함께 엮고 있는 황혼들. 뜨거운 사랑을 불태우고 있는 실버족들의 ‘로맨스 인생’을 엿본다. 또 자녀와의 갈등, 재혼, 재혼 이후의 이야기 등을 통해 그들이 겪어야만 하는 어려움과 해결 방안에 대해 진단하는 시간도 갖는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물가는 오르고, 소비는 움츠러들고 있다. 무역수지나 고용지표 또한 불안하다. 경기침체가 완연한데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 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코스피 지수 역시 15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세계경제와 우리경제의 함수관계는 어떤지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짚어본다.   ●대한민국 변호사(MBC 오후 9시55분) 민국과 이경은 서로 어색해하고, 민국은 이경에게 끝까지 자기 옆에 있어 달라고 말한다. 민국은 회의 중 울리는 이경의 휴대전화를 모른 척한다. 민국은 변혁에게 왜 이경에게 미국에서의 일을 솔직히 말하지 않냐고 묻는다. 이경은 휴대전화에서 들려오는 변혁의 목소리에 눈물을 글썽인다.   ●김정은의 초콜릿(SBS 밤12시25분) 한국 록의 자존심 ‘봄 여름 가을 겨울’. 결성 20주년을 맞이한 그들의 새로운 앨범을 공개하고, 히트곡들을 스윗소로우와 함께 어쿠스틱 버전으로 선보이기도 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가창력의 소유자 BMK, 일상을 통쾌하게 표현할 줄 아는 래퍼 ‘다이나믹 듀오’의 무대도 함께 만나본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남자,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낭독무대에 오른다. 이동진이 소중하게 꺼내드는 책은 중학생 시절에 샀다는 낡은 문고판 한 권, 이상의 수필 ‘권태’다.“하루 24시간을 바쁘게 보내는 사람도 권태를 느끼고 사는 것을 보면 삶은 시간과의 싸움인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 삼성家 총출동… 정·관·학계 ‘별들의 잔치’

    삼성家 총출동… 정·관·학계 ‘별들의 잔치’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자인 CJ그룹 이재현(48) 회장의 장녀 경후(23)양과 정종환(28)씨가 31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날 결혼식에는 삼성가(家)가 모처럼 총출동했다. 정·관·학계 인사들도 나와 식장은 ‘별들의 잔치´를 방불케 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부인 홍라희씨와 함께 식장을 찾아 1시간쯤 머물렀다. 이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도 참석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아들인 조동길 한솔 회장과 식장을 찾았고,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도 모습을 보였다. 외부 인사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의 맏사위가 된 정씨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뉴욕 시티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CJ그룹은 전했다. 경후씨는 올 봄 같은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두 사람은 미국 유학 중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신데렐라가 된 그녀, 행복할까

    진짜 사랑은 무엇이고 진짜 행복은 무엇일까. 경제력이 최고의 가치로 꼽히는 이 시대에 과감히 딴죽을 거는 드라마가 선보인다. 6일 오후 8시50분에 첫 방영될 SBS 주말극장 ‘유리의 성’(극본 최현경, 연출 조남국). 극은 ‘흔하디 흔한’ 신데렐라 이야기다. 방송국의 신입 아나운서 정민주(윤소이)는 뉴스 리포터로 활동하던 중 선배인 박석진(김승수)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는 아이가 딸린 홀아비. 가난하게 자라 성공에 대한 집착이 유달리 강한 민주는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재벌 2세 김준성(이진욱)과 결혼을 한다. 여주인공의 갑작스러운 신분 상승을 그린 진부한 러브스토리 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유리의 성’은 그와는 좀 다른 해피엔딩을 그린다. 화려한 생활 속의 공허함을 견딜 수 없었던 민주는 ‘신데렐라의 성’을 박차고 나갈 것을 결심한다. 김영섭 SBS 책임프로듀서는 “돈과 출신 배경이 행복을 결정한다는 뻔한 이야기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진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풀어내려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지난 28일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배우들이 던진 말도 같은 맥락이다. 주인공 정민주 역을 맡은 윤소이는 “민주는 처음에는 조건을 선택하지만, 곧 잘못을 깨닫고 자신만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윤소이는 아나운서 역을 위해 실제로 1개월 넘게 학원을 다니며 스피치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 2세 김준성 역은 ‘에어시티’‘강적들’의 배우 이진욱이 맡았다. 민주의 직장 선배이자 뉴스 앵커인 박석진 역은 김승수가 연기한다. 박석진은 카리스마 넘치지만 가슴 속엔 따뜻함이 넘치는 인물. 선망의 대상인 그 높은 성이 사실은 깨지기 쉬운 ‘유리의 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어봄직한 의문을 진지하게 제기하는 이 드라마가 전작 ‘행복합니다.’에 이어 쾌주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27) 대관령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27) 대관령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터널이 뚫리기 전까지 영동과 영서를 연결시켜주는 주요 교통로 역할을 하던 대관령(832m)은 백두대간 위에 놓인 고개 가운데 하나다. 북쪽으로 선자령(1157m), 매봉(1173m)을 거쳐 오대산국립공원의 노인봉(1388m)으로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능경봉(1123m), 고루포기산(1238m)을 거쳐 석병산(1055m)으로 연결된다. 대관령 일대는 동쪽 강릉 쪽으로 급한 경사를 이루고, 서쪽 횡계 쪽으론 비교적 경사가 낮은 펑퍼짐한 지형을 이루어 전형적인 경동지괴 현상을 보인다. 경사가 완만한 횡계 쪽 사면은 특별한 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독특한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넓은 지역이 펑퍼짐한 지형을 이루다 보니 이곳의 수계는 여러 곳에 습지들을 만들어 놓았다. 더욱이 이곳은 고도가 해발 800m 이상 되는 곳이므로 습지들은 자연스레 고산습지가 되어 식물들에게 특별한 생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고산습지가 특별한 생육환경 만들어 대관령은 물론이고 이곳을 중심으로 북쪽의 선자령 일대나 남쪽의 능경봉 일대까지 드넓게 형성된 습지들에는 희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대관령의 습지는 어느 한 곳에 발달한 것이 아니고, 백두대간에서 서쪽으로 흘러드는 계곡이 발원하는 곳이면 어디에나 형성되어 있는 셈인데, 이들 습지에는 가는바디나물, 개발나물, 곰취, 궁궁이, 금꿩의다리, 꽃창포, 바디나물, 놋젓가락나물, 애기앉은부채, 제비동자꽃, 참좁쌀풀, 촛대승마, 큰용담 등이 자라고 있다. 참좁쌀풀이나 금꿩의다리도 귀한 식물이기는 하지만 이곳 습지에 자라는 식물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제비동자꽃을 꼽을 수 있다. 남한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북방계 식물로서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은 산의 풀밭에서 매우 드물게 자란다. 줄기는 높이 50∼80㎝이고, 잎은 잎자루가 없이 줄기에 마주난다. 꽃은 7∼9월에 줄기 끝에서 짙은 홍색으로 피며, 꽃잎은 5장이고 끝이 가늘게 갈라진다. 세계적으로는 만주, 우수리, 일본에 분포한다. 제비동자꽃과 함께 습지 부근에 자라는 귀한 식물이 하나 더 있는데, 미나리아재비과의 놋젓가락나물이다. 전국에 자란다고 알려져 있지만,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 희귀식물이다. 미나리아재비과의 투구꽃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며, 투구꽃과는 달리 줄기가 덩굴지며 다른 물체에 감기는 특징이 있다. 덩굴진 줄기는 길이 2m에 이르며, 잎은 줄기에 어긋나게 달린다. 꽃은 투구 모양이며,8∼9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서 청자색으로 핀다. 독이 있는 뿌리를 한약재로 쓴다. 만주와 시베리아에도 분포한다. ●제비동자꽃 보기 = 하늘의 별따기 대관령 일대의 숲은 신갈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이맘때 숲 속에는 모시대, 애기앉은부채, 은방울꽃, 투구꽃, 흰투구꽃 등이 무리를 지어 꽃을 피운다. 숲 바닥을 꼼꼼히 살피면 앙증맞은 모습의 애기앉은부채 꽃들을 만날 수 있는 시기도 요즈음이다. 이른 봄에 눈 속에서 피워 올랐던 파란 잎은 이미 진 후고, 뿌리에서 돋아난 자줏빛 꽃이 낙엽 사이에 숨어서 피어 있다. 능선의 양지바른 곳에는 가는쑥부쟁이, 개쑥부쟁이, 각시취, 고려엉겅퀴, 꿩의비름, 동자꽃, 마타리, 분홍바늘꽃, 산비장이, 톱풀, 큰용담, 큰잎쓴풀 등이 꽃을 피운다. 대관령에서 횡계로 이어지는 도로 가에도 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금꿩의다리, 단풍터리풀, 생열귀나무, 범꼬리 등을 만날 수 있다. 단풍터리풀은 장미과의 북방계 식물로 터리풀에 비해서 잎이 더욱 깊게 갈라지며, 잎 뒷면에 흰 털이 많이 나는 특징으로 구분된다. 백두산을 비롯하여 만주, 몽골, 시베리아, 캄차카 등 고위도 지방에 분포한다. 남한에서는 이 일대를 비롯하여 강원도 몇몇 곳에서만 살고 있다. ●봄엔 파란 잎, 가을엔 자주꽃으로 변신하는 애기앉은 부채꽃 최근에는 대관령 일대에 자란다고 기록은 되어 있으나 좀처럼 발견되지 않던 독미나리가 발견되어 이곳의 식물학적 중요성을 방증해주기도 했다.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북방계 식물로 남한에서는 이곳을 포함해 몇몇 곳에서만 살고 있는 귀한 식물이다. 백두대간의 주요 고개 가운데 하나인 대관령은 식물학적으로도 이처럼 의미가 큰 곳이다. 대관령의 식물을 관찰하는 꽃산행은 대관령에서 출발해 북쪽 선자령까지 다녀와도 좋고, 남쪽으로 능경봉을 올라도 좋다. 선자령은 5시간, 능경봉은 왕복 4시간이면 주변의 꽃을 자세히 보며 오가기에 넉넉하다. 숲 속에 다소곳이 피어 있는 놋젓가락나물, 제비동자꽃, 산비장이 예쁜 꽃과 만나게 되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지리라.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늦여름 갯벌 희귀조들 ‘화려한 에어쇼’

    늦여름 갯벌 희귀조들 ‘화려한 에어쇼’

    인천시 강화도는 수도권 주민들이 근교여행지로 첫손꼽는 곳이다. 역사와 문화 유적들이 산재해 있어 어떤 주제를 잡느냐에 따라 다양한 테마 여행이 가능하다. 이번엔 탐조(探鳥)를 테마로 찾는 건 어떨까. 새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려면 방문시간을 밀물때에 맞추도록 하자. 알락꼬리마도요나 저어새 등 갯벌생명들을 먹이로 삼는 새들은 대부분 바닷물을 따라 들고 나기 때문에 썰물에는 자칫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망원경은 필수적으로 준비해 가야 한다. 간간이 망둥어 낚시를 즐겨도 좋겠다. 대나무 낚싯대 하나면 어린이들도 어렵지 않게 낚을 수 있는 데다, 가을로 접어 들면서 포실하게 살도 오르고 있다. # 희귀한 새들의 전시장 칠게를 찾아 종종걸음으로 갯벌을 오가는 알락꼬리마도요와 칠면초 군락 사이에서 갯지렁이를 찾는 괭이갈매기떼 등으로 늦여름 강화갯벌은 분주한 모습이다. 생태계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나라가 세계에 내 놓을 만한 자랑거리 가운데 갯벌이 가장 앞줄에 서지 않을까. 미국 동부해안 등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지역으로 꼽히니 말이다. 먹잇감이 풍부한 만큼 갯벌에 기대 사는 새들 또한 다양하다. 강화 어디서나 새들과 만날 수 있지만 남단의 동검도와 선두리∼동막리∼여차리 구간이 그 중 알려진 탐조 포인트다. 강화갯벌 전체 면적의 약 86%를 차지할 만큼 갯벌이 잘 발달된 지역이다. 특히 동검도와 선두리 일대를 놓쳐서는 안 된다. 밀물때면 다양한 새들이 고즈넉한 포구와 어우러지며 장관을 펼쳐낸다. 강화갯벌은 세계적인 희귀조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특징지어진다. 강화갯벌센터 신상영(56)교육담당자는 “각 종 희귀조들이 수시로 찾아오는 곳은 세계에서 강화갯벌이 유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락꼬리마도요와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괭이갈매기 등이 강화를 찾는 유명인사들. 겨울철엔 두루미 등도 간혹 발견된다. 알락꼬리마도요(환경부지정 멸종 위기종)를 제외하면 하나같이 천연기념물이다. 특히 저어새가 번식지로 삼은 강화 남부지역, 석도·볼음도 등 서해바다 무인도와 그 일대 강화갯벌은 자체가 천연기념물이다. 동검도 일대엔 백로들이 떼지어 둥지를 틀어 볼거리를 더하고 있다. 요즘엔 괭이갈매기와 더불어 알락꼬리마도요가 눈에 많이 띈다. 낫처럼 휘어진 부리가 인상적인 녀석으로, 봄에 우리나라를 찾아 강화갯벌 등에서 충분히 먹이를 섭취한 뒤 9월 말쯤 멀리 호주로 날아가 겨울을 나는 나그네새다.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칠게. 간혹 먹이를 찾아 수백마리가 동시에 비행을 하기도 한다. 선두포구에서 운좋게 녀석들이 벌이는 ‘에어쇼’와 마주했다. 한지에 먹물 번지듯 동검도를 향해 날아가는 모습이 여간 장관이 아니다. # 진귀한 손님 저어새와 황홀한 만남 강화갯벌에서 만나는 가장 진귀한 손님은 역시 저어새일 게다. 강화갯벌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일대에 2000여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국제적인 보호조류다. 겨울철 월동을 위해 대만 등으로 잠시 떠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생활한다. 이들에게 서해는 번식지이자 고향인 셈이다. 가을은 비교적 저어새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시기로 꼽힌다. 개펄의 물골을 따라 먹이사냥을 나온 저어새와 만날 수 있다. 이들이 휴식처로 종종 찾는 곳이 선두리 갯벌의 각시바위다. 고배율 망원경으로 보면 긴 뒷머리 날리며 고고한 자태로 서있는 녀석들이 두 눈에 가득찬다. # 가을되면서 굵어진 망둥어 동검도는 강화도 아래쪽에 조롱박처럼 매달려 있는 섬이다. 제방도로로 연결돼 뭍이나 다름없는 곳. 큰길에서 벗어나 있어 지나치기 십상이다. 덕분에 조용하고 한적하다. 섬 안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갯벌이 넓다. 볼거리도 적지 않다. 알음알음 찾는 일부 관광객들을 제외하면 외지인의 대부분은 낚시꾼들이다. 동검도 선착장 일대가 ‘꾼’들 사이에선 소문난 망둥어 포인트이기 때문. 홍상만(46·경기 안산)씨의 ‘살림망’(물고기 넣는 그물)을 슬며시 들여다 봤다. 망둥어 자잘한 녀석 대여섯마리. 뭐 먹을 게 있을까 싶은 크기다. 하지만 홍씨의 생각은 달랐다.16년 동안 망둥어낚시만 해왔다는 자칭 망둥어낚시의 ‘달인’.“이맘때 망둥어 먹어 보셨어요?뼈가 굵지 않고 살도 보들보들한 게 최고예요.” 노련한 낚시꾼들은 바닷물 들고 나는 것에 맞춰 따라가며 망둥어를 잡는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라면 안전한 제방에서 낚시체험을 하는 게 좋겠다. 짧은 시간에 제법 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는 게 자랑. 대나무 낚싯대와 미끼 등은 선착장내 가게에서 50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 놀면서 배우는 연안 갯벌 여행 한국관광공사는 ‘9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생각하는 낙동강하구(부산광역시)’‘갯벌, 갈대, 철새의 낙원-순천만생태환경교실(전남 순천)’‘갯벌과 하늘이 만나는 태초의 자연, 강화 갯벌(인천 강화)’‘생동하는 갯벌과 느림의 미학이 있는 섬, 증도(전남 신안)’ 등 4곳을 선정, 발표했다. 한편 관광공사는 9월27일 강화도 갯벌탐사에 나설 생태탐험단 200명을 모집한다. 갯벌체험과 함께 9월 초 새로 들어서는 평화전망대 등을 둘러본다. 참가신청은 9월17일까지 관광공사 여행정보사이트(www.visitkorea.or.kr)에서 받는다. 글·사진 강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032) ▶가는 길:선두리 등 강화 남단을 둘러보려면 김포에서 48번국도∼356번 지방도∼초지대교∼좌회전∼선두리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말 오후가 되면 강화읍내 방향에서 오는 모든 도로가 초지대교를 건너려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룬다는 점에 유의할 것. 강화군청 문화과 930-3625. ▶먹거리:선두포구 주변 식당들엔 벌써 ‘가을 전어’가 등장했다. 한 접시 1만 5000원. 놀래미는 1㎏에 3만원, 숭어와 꽃게는 1㎏에 1만 5000원 정도 받는다. ▶주변 볼거리:▲강화갯벌센터에서는 갯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탐방로를 걸으며 갯벌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여차리에 있다.937-5057.▲전등사는 삼국시대 창건된 천년고찰.▲마니산 참성단은 추수 무렵에 찾아야 한다.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과 서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장화리는 낙조감상지로 명성이 자자한 곳.▲옥토끼우주센터는 우주와 항공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다. 불은면 두운리에 있다. 입장료 1만 3000원.937-6918.
  • 가을은 체크다

    가을은 체크다

    올 가을·겨울 패션을 규정하는 키워드는 지구온난화와 경기불황이다. 높아진 기온은 옷차림의 무게를 덜게 한다. 니트, 스웨터 등 코트 안에 받쳐 입던 옷들의 겉옷 활용이 빈번해지면서 그만큼 다채로운 레이어드룩(겹쳐입기)이 빛을 발할 전망이다. 장기 불황의 그림자는 옷색깔에도 드리워졌다. 어둡고 차분한 색상이 주류를 이루며 밝은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던 지난해와 달리 짙은 색상끼리 맞춰 입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미니의 발랄함은 다소 사그라지고 길고 가늘어 보이는 실루엣이 거리를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 ■짙고 깊게 지난해는 의상 전체를 모두 검정색으로 입는 ‘올블랙’이 대세였다. 자칫 딱딱하고 보수적으로 비칠 수 있는 단점을 소재의 차별화 또는 채도를 달리해 옷입기(톤온톤 코디) 등을 통해 보완했었다.‘검정’을 변주하던 그 솜씨로 올해는 ‘회색’를 요리해야 할 듯. 다크 네이비, 다크 브라운 등도 목록에 올려놔야 할 색상이지만 차분하면서도 따뜻함을 주는 회색이 이번 시즌을 대표하는 색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크의 부상 체크는 이맘 때면 항상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 체크의 도드라짐은 좀더 유별나다. 로맨티시즘, 보헤미안 경향으로 페이즐리(올챙이 무늬), 꽃 문양 등도 기세를 떨치지만 단연 체크의 활약이 눈부실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타탄체크를 눈여겨 봐야 한다. 갈색, 카키 색상의 체크는 물론 강렬한 붉은 색상의 체크까지 다양하게 색감을 입었으며, 무늬의 크기가 달라지는 등 꽤 많은 변신을 거듭한다. 옷 입을 때 명심할 점은 체크가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 됐다는 것. 과거 단색 의상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체크가 쓰였다면 올해는 크기나 컬러는 다르지만 온통 체크로만 연출하는 것이 유행할 전망이다. ■가늘고 길게 수년간 득세했던 미니 열풍은 다소 수그러질 듯. 불황의 여파로 색상뿐 아니라 옷차림도 화려하고 부푼 것보다 차분하고 단정한 스타일이 이번 시즌 여성들에게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깨는 딱 맞아 떨어지면서 품이 좁고 길이가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롱재킷과 더불어 롱카디건은 ‘린&롱(lean&long)’을 완성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아이템. 여기에 무릎 넘어 내려오는 펜슬 스커트를 입으면 세련미가 극대화되고 통이 넓은 발목 길이의 스커트를 입으면 부드럽고 편안한 여성미를 뽐낼 수 있다. ■동심의 회귀 패션에서 ‘옛날’은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패션을 되새기는 행위는 새로운 유행과 볼거리를 만들어 왔다. 올해도 50·60년대의 고전적인 패션과 80년대 마돈나와 신디 로퍼의 자유로운 패션이 동시에 공존하는 등 ‘복고(retro)’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번 시즌 새롭게 고개를 든 복고의 경향 가운데 하나는 ‘동심’이다. 어린시절의 행복함을 떠올리는 복고인 것.‘블루걸’의 컬렉션을 보면 단박에 감이 온다. 런웨이에는 꽁꽁 언 손을 입김으로 호호 녹여가며 눈싸움을 벌였던 어린 소녀들이 대거 등장했다. ■철 없는 레이어드 종국에는 옷장 정리라는 행위가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따뜻해진 날씨 탓에 옷들은 점점 철을 잊어 가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엔 봄·여름 입었던 얇은 면뿐 아니라 시폰, 오간자 소재의 하늘거리는 의류들을 굳이 옷장 안으로 넣을 필요가 없을 듯. 얇은 옷들을 속에 입고 두툼한 재킷, 코트, 니트, 스웨터를 위에 걸쳐 입는 ‘시즌리스(seasonless) 레이어드’가 크게 힘을 얻을 전망이기 때문. 가벼워진 옷차림에 대한 선호와 필요성의 증가로 올해도 어김없이 니트가 ‘핫 아이템’ 가운데 하나로 등극했다. 면, 실크, 합성섬유와 섞여 무게는 한층 가벼워진 울, 캐시미어 의류들은 멋과 보온을 모두 충족시켜 주는 유용한 품목. 니트 사랑에 빠진 디자이너들은 올해도 다채로운 겹쳐입기가 가능한 니트들을 쏟아냈고 여성들은 그만큼 더 즐거워질 것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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