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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복 열풍, 고궁 안에만 불더군요

    한복 열풍, 고궁 안에만 불더군요

    “인천에 사는데 서울로 휴일 나들이를 왔다가 요즘 한복 입고 경복궁에서 친구나 가족과 사진을 찍는 게 유행이라고 해서 한복을 입어봤어요. 결혼식 때 입어본 뒤로 처음 입었는데 꼭 조선시대로 온 것 같아요.”(직장인 하모(31·여)씨) “2~3년 전부터 여중생이나 여고생들이 한복을 입고 고궁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우리나라가 발전하면서 우리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세대가 나타난 것 아닌가 싶죠. 보기 흐뭇합니다.”(직장인 이모(66)씨) “성인이 돼서는 처음으로 한복을 입었어요. 파스텔톤의 색동이 참 고와서 한복을 사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한복을 입은 가족들을 보니 저도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 아이와 함께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요.”(대학생 김은혜(22·여)씨) 지난달 27일 서울 경복궁은 각양각색의 한복을 차려입은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처음에는 SNS에 올릴 사진촬영용에 머물던 한복 입기가 최근 한복의 세계화, 대중화 등과 맞물리면서 거리로 나왔다. 한복입기 열풍의 ‘방아쇠’는 문화재청의 고궁 무료입장 프로그램이었다. 문화재청은 2013년 10월부터 한복을 입으면 서울 4대 고궁, 종묘, 조선왕릉 등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했다. 그간 주간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던 고궁 ‘한복 무료입장’ 혜택은 4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진행되는 경복궁과 창경궁 야간개장에까지 확대됐다. 외국인들 사이에는 한복을 입고 고궁에서 민속놀이를 하는 여행 프로그램이 인기다. 무엇보다 불편하게 여겨 장롱 속 깊이 넣어두던 한복을 편리한 평상복으로 여기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실제 광화문 일대의 한복 대여점 업주들은 손님을 맞느라 분주했다. 한복 대여 가격은 2시간에 1만원, 4시간에 1만 5000원, 하루는 2만 5000원 선이었다. 지난 봄부터 대여점은 극성수기를 맞고 있다. 6개월 전쯤 종로구 삼청동 초입에 개업한 한복 대여점 직원 이모(55·여)씨는 “대여 고객이 크게 늘면서 업체도 급증하는 추세”라며 “경복궁 야간 개장으로 밤에도 정신이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속칭 ‘때깔 좋은 한복’은 예약이 필수다. 원하는 한복을 빌리기 위해 몇 시간씩 대기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복 대여점을 개업한 지 한 달 남짓 된 이모(59·여)씨는 남자끼리 한복을 빌리는 경우도 전체 고객의 20%로 늘었다고 했다. “요즘에는 남자끼리 여자 한복을 빌려 입고 장난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죠. 중년 여성끼리 와서 한복을 빌리는 경우도 늘었구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고궁에서 졸업사진을 찍기도 해요. 2~3년 전 극소수 여중·여고 학생들이 시작한 한복입기가 전 세대로 퍼진 셈이죠.” 한복 열풍은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한복 대여점 사장 김모(40·여)씨는 “외국인들이 한복을 빌려주는 시스템이 있다는 걸 아예 모르고 경복궁에 들어갔다가,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보고 다시 인근에 나와 빌려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복을 입고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고 전통 음악·춤 등을 보고 전통음식을 먹는 관광 코스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전통 한복 상점가는 찾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경복궁 인근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한복 열풍이 정작 한복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1971년부터 한복을 만든 한덕선(65·여)씨는 “한복의 인기가 계속됐으면 좋겠지만,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것 같다. 아무래도 지금의 유행은 한복을 코스프레 정도로 여기는 정도여서 대여점만 호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궁 이벤트를 제외하면 현실에서 한복은 여전히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예복’이 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 시장의 한 상인은 한복은 열풍이라는데 정작 한복을 만드는 사람은 대가 끊길 판이라고 했다. “이렇게 매출이 떨어지다가는 우리나라에서 한복 만드는 곳은 거의 문 닫을 겁니다. 제 주변에도 바느질 그만둔 사람도 많아요. 막내가 40대일 정도예요.” 다른 상인은 “최근 생긴 대여 한복집 중에 중국의 저가 한복을 수입하는 곳들이 많다”며 “한복은 올 하나 들어가고 나오는 모양에 따라 옷이 달라지는 것인데, 한복 고유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는 옷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시장 앞 지하상가에서 20년 넘게 한복 판매를 해온 정성훈(50)씨는 “한복이 팔리지 않아서 판매점에서 대여점으로 바꿀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식에서 한복을 빌려 입는다는 건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결혼식 한복을 빌려 입는 비율이 50%쯤 될 겁니다. 한복 열풍은 환영할 만한 일인데 씁쓸하기도 하네요.” 고궁을 중심으로 퍼지는 한복 열풍으로 전통이라는 우물에 갇혀 있던 한복제작업이 발전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16년 넘게 이곳에서 한복을 판매한 주은자(43·여)씨는 “당장 한복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이런 관심이 결국은 한복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요즘에는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한복을 디자인하고 있어요. 요즘 젊은이들은 전통 한복보다 치마 길이가 약간 짧은 형태를 선호하죠. 아예 무릎길이의 치마를 만들어서 진열했더니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저고리 깃을 블라우스처럼 디자인하거나 치마 폭을 줄이는 등 모던한 한복을 실험하는 중입니다.” 사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전국에 4562개였던 한복 제조업체는 2014년 3054개로, 33.1%가 줄었다. 같은 기간 종사자 수도 6476명에서 4478으로 30.9% 줄었다. 한복 소매업체의 매출은 2006년 통계청 조사가 시작된 이후 2009년 984억원으로 정점을 찍고는 2014년 863억원으로 121억원이 줄었다. 한복 열풍이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기모노를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는다. 황의숙 배화여대 패션산업과 교수는 “일본의 경우 기모노 장인과 가업을 잇는 문화를 존중하고 지원하면서 전통복을 발전시키는 토양을 만들었다”며 “덕분에 일본 전통의상은 일본 안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한복 정책 담당자가 자주 교체되는데 긴 안목으로 한복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황 교수는 “현재 한복 대여점의 옷은 대부분 중국, 베트남에서 들여온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배화여대 전통의상과도 올해부터 패션산업과에 통합됐을 정도로 한복을 제대로 디자인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연우 단국대 전통복식연구소장은 “전통 한복 산업은 붕괴되다시피 했고 최근 사람들이 많이 대여하는 신(新)한복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베트남 등에서 들여오는 기성복 한복이 유행한다고 한복 사업이 부활할 리 없다”며 “현실적으로 자수와 같은 비싼 공정은 외국에서 하더라도 크게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 작업은 국내에서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구혜선 안재현 부부 따라잡기 ‘님과 함께2’ 윤정수 김숙 “냉이꽃 프러포즈”

    구혜선 안재현 부부 따라잡기 ‘님과 함께2’ 윤정수 김숙 “냉이꽃 프러포즈”

    ‘님과 함께2’ 윤정수 김숙 커플이 구혜선 안재현 부부 따라잡기에 나섰다. 31일 방송된 JTBC ‘님과 함께 시즌2-최고(高)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에서는 윤정수 김숙 커플이 꽃 박람회를 찾았다. 이날 꽃향기에 취해 박람회장 곳곳을 휘저으며 봄 분위기에 흠뻑 빠져있던 두 사람은 꽃꽂이 체험장으로 가 꽃바구니를 만들었다. 꽃과 꽃꽂이에 문외한인 윤정수와 김숙에게 주어진 꽃은 최근 결혼한 안재현이 구혜선에게 프러포즈할 때 썼던 냉이꽃. 꽃꽂이를 도와주던 선생님은 “냉이의 꽃말은 ‘당신께 내 모든 것을 드립니다’라는 뜻”이라며 “두 분에게 어울리는 꽃”이라고 밝혔다. 냉이꽃으로 내키지 않는 프러포즈 시늉까지 마친 윤정수와 김숙은 박람회장 한 쪽에 마련된 궁중한복 체험장을 발견하고 왕과 왕비 한복을 입어보기도 했다. 한편 31일 구혜선 안재현 부부의 결혼식을 대신한 가족 식사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해외여행 | 알래스카ALASKA - 위대한 양탄자를 타려면 시간이 없다

    해외여행 | 알래스카ALASKA - 위대한 양탄자를 타려면 시간이 없다

    ALASKA위대한 양탄자를 타려면시간이 없다 100년 전 알래스카를 여행한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젊을 때 알래스카를 찾지 마라. 인생의 고비가 있을 때 알래스카를 찾아라.”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세상의 모든 것이라 여겨지던 시련과 걱정은 사소한 기침 정도로 작아졌으니 그 의미가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알래스카에 갔다 타고 나길 추운 걸 견디지 못 한다. 지난 겨울 초입에도 두툼한 기능성 점퍼와 방한 부츠, 촘촘한 기모 스타킹을 한가득 구입했고 그 모습을 지켜본 누군가는 장난스레 이렇게 말했다. “어머, 넌 알래스카에 가도 얼어 죽지는 않겠다!”그녀의 한마디는 예지몽과 같았던 걸까. 2월의 끝자락, 나는 봄을 코앞에 두고 다시 겨울왕국 알래스카로 떠났다. 알래스카에 대한 첫 이미지는 아프지 않은 주사와 같았다. 온몸이 경직된 채 두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건만 막상 바늘이 팔뚝을 쿡 찔렀는지도 모르게 끝나버린 주사 한 방이랄까.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는 뜻이다. 앵커리지에서 지내는 며칠 동안 한낮의 기온이 영상을 웃도는 수준이었으니 지난해 서울의 겨울을 생각하면 챙겨간 핫팩들이 무색해질 만했다. 그런데 이게 알래스카에서는 심각한 문제다. 예상했겠지만 알래스카는 지구온난화의 최대 피해지다. 알래스카는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로 편입된 이후 빙하는 무려 3조5,000억 톤이 녹았고 바다코끼리나 북극곰의 서식지(해빙)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단다. 몇몇 지역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될 위기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9월, 오바마 대통령은 미 대통령 최초로 알래스카 케나이 피오르드 국립공원을 찾아 이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빙하가 다 녹아 버리기 전 알래스카에 왔으니 다행이라던 일행의 한마디를 마냥 웃어넘길 게 아니었다.알래스카에 대한 또 다른 이미지는 싱그러운 여름이다. 알래스카 여행의 ‘최성수기’는 여름. 5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4개월에 불과하지만 영상 15도를 웃도는 청량하고 맑은 날씨 덕분에 길에는 다채로운 꽃들이 활짝 피어난다고.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어 운행이 어려운 빙하 크루즈도, 알래스카 기차의 오픈 데크 서비스도 여름에는 한결 너그러워진다. 정규 직항이 없는 알래스카지만 이 시기만큼은 대한항공 전세기가 인천-앵커리지 구간을 2~3차례 오간다니 하늘길도 열리는 셈이다. 어슴푸레한 빛이 내려앉아 있는 백야 속에서 몽롱한 24시간을 보내는 것도 알래스카의 여름에만 해당하는 일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다시 알래스카에 가야 하는 핑계가 생겼다. 물론 입김 퐁퐁 내뿜으며 만들고 온 겨울 이야기를 듣는다면 누군가의 생각은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거드우드Girdwood바다로 가는 알리에스카 스키장 자동차 여행에 좀 취약한 편이다. 차에만 오르면 쏟아지는 잠 때문에 놓친 풍경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앵커리지 다운타운을 벗어나 수어드 하이웨이Seward Highway 위를 달리는 동안 눈꺼풀은 마냥 가볍기만 했다. 길은 빙하를 덮은 키나이 산맥, 그리고 빙하를 걷는 사람들이 있는 조용한 항구 마을 수어드까지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기찻길이 내내 동행하고 있으니 자동차 여행이든 기차 여행이든 무얼 선택해도 성공적일 것이라 확신해 본다. 추카츠 산맥과 키나이 산맥을 양쪽으로 끼고 2시간을 달리는 내내 창문 밖 풍경은 변함이 없었다. 같은 풍경에 지루하기보다 놀랍고 경이롭다. 미국의 50개 주 중에서도 가장 면적이 큰 곳. 알류트Aleut어(알래스카 원주민 언어의 일종)로 ‘위대한 땅’, ‘거대한 땅’이라는 뜻의 알래스카가 지명으로 굳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깨닫는다. 중간중간 뷰 포인트 지점에 서서 정지된 풍경을 감상할수록 자꾸만 터져 나오는 감탄사를 참을 길이 없다. 사실 목적지는 수어드가 아니었다. 알리에스카 산Mt. Alyeska 기슭의 작은 마을 거드우드Girdwood다. 원래 작은 금광마을이었던 거드우드는 1930년대 후반 2차 세계대전 당시 금광을 폐쇄하면서 유령 도시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나 1949년 거드우드를 거치는 앵커리지~스워드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도시는 재생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6년 후 알래스카 최대의 스키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다시 꽃을 피웠다. 무거운 부츠를 신고 뒤뚱뒤뚱 걸으면서도 한 손에는 스키나 보드를 쥔 스키어들이 생기 넘치는 얼굴로 활보하고 다니는 광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알리에스카 스키 리조트의 인기는 단지 규모 때문은 아니다. 해발 800m 위, 짜릿한 코스에서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처럼 펼쳐진 바다를 눈앞에 두고 자칫 방향 감각을 잃는 건 아닐지 다소 걱정스러웠다면 과한 걸까. 전 세계에서 모인 스키어들이 빠르게 내려가는 동안 나는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알리에스카 스키 리조트에는 2,300피트까지 운행하는 트램이 있는데 종점에 1994년 오픈한 세븐 글래이셔스 레스토랑Seven Glaciers Restaurant이 자리한다. 통유리 밖을 찬찬히 살펴보니 결국 이곳은 빙하로 둘러싸인 레스토랑이다. 신선한 씨푸드 요리를 입 안 가득 음미하며 이곳의 시그니처 칵테일 알리에스카 피즈Alyeaska fizz 한 잔을 더하니 평소보다 더 빨리 알싸해진다. 그게 풍경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아직도 헛갈리기만 하다. 알리에스카 리조트Alyeska Resort 1000 Arlberg Ave, Girdwood, AK 99587 +1 907 754 2111 www.alyeskaresort.com ●알래스카 레일로드Alaska Railroad 촘촘한 바느질 따라 달리는 기찻길 밤잠을 좀 설쳤다. ‘기차 여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레는데 ‘위대한 땅’을 가로질러 오를 생각에 새벽부터 바지런을 떨었다. 희뿌옇게 내려앉은 어둠을 뚫고 이른 아침에 도착한 대합실에는 나만큼이나 들뜬 여행객들이 기차표를 손에 쥐고 기다리고 있다. 대합실을 지나자 짙은 파란색 위에 노란 띠를 둘러 맨 알래스카 레일로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탑승 전 승무원의 검표를 받는 것이 낭만 한 스푼을 더하는 느낌이다. 기차가 품고 있는 클래식함은 흘러간 세월을 반영했다. 알래스카 레일로드는 1914년 앵커리지를 기준으로 남쪽의 스워드에서 북쪽의 페어뱅크스를 잇는 철도 공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후 이듬해부터 지어지기 시작했다. 1923년 약 500마일 길이의 철도 공사가 최종 마무리되었다고 하니 시공부터 따지면 100살을 훌쩍 넘은 셈이다. 석탄이나 금을 실어 나르는 게 주목적이었던 것이 194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야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기차로 변신했다. 올해는 미국 국립공원 100주년을 맞아 드날리 국립공원, 키나이 국립공원, 카트마이 국립공원 등을 방문하는 특별한 여름상품도 준비했단다. 기차가 서서히 출발하자 승무원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지금부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카메라로 찍어도, 눈으로 찍어도 공짜니 마음껏 담으세요! 운이 좋다면 무스Moose나 야생 곰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앵커리지에서 출발해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운행하는 기차는 도시에서 벗어나 거대한 자연의 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작은 산악마을 탈키트나Talkeetna에서 내릴 때까지 기차는 추카치 산맥Chugach national forest을 줄곧 끼고 달렸고 때로는 바다가, 때로는 빽빽한 숲이 창문을 채웠다. 하얀 설원 위에는 마치 촘촘하게 바느질을 해놓은 듯한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선명했다. 고개를 어느 쪽으로 돌려도 양팔로 꼭 감싸 안은 자연뿐이다. ‘운이 좋으면’ 만날 수 있다던 무스는 좌우로 연신 나타나 즐거움을 준다. 열차와 열차 사이에 서서 기차의 속도만큼이나 강한 바람을 맞으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댔다. 마음 속 꾹 담아 두었던 응어리가 찬바람에 눈발처럼 훨훨 날아가는 기분이다. 여름에는 2층 야외 데크에서 풍경을 관람할 수 있는 골드스타 서비스Gold Star Service를 제공한다는데, 그땐 따뜻한 기운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알래스카 레일로드Alaska Railroad1 800 544 0552 www.AlaskaRailroad.com ●탈키트나Talkeetna언젠가 숨어들듯 쉬고 싶은 지친 몸을 이끌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싶을 때,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치듯 떠나고 싶을 때면 이 작고 평화로운 동네가 미친 듯이 그리워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30분이면 동네 한 바퀴를 다 돌고도 남을 만큼 소박한 마을, 드날리산을 오르려는 산악인들의 등산기지면서도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동네인 탈키트나 이야기다.앵커리지에서 출발한 기차가 2시간을 달려 잠시 탈키트나에 멈췄다. 과거 골드러시가 일어났던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골드러시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탈키트나를 지나는 알래스카 레일로드가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지금도 인구 800여 명뿐인 작은 마을이지만 드날리산을 오르기 위한 산악인들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4월 말부터 7월 초순까지 1,200여 명의 산악인들이 모이고 개인적으로 탈키트나를 방문하는 이들도 1,300여 명에 달한다. 경비행기 투어 및 액티비티 여행사는 물론, 빈티지한 롯지나 브루어리, 기프트 숍 등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이 마을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환대 받는다는 느낌이다. 여름이면 제트 보트, 지프라인, 낚시, 하이킹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더욱 활기를 띈다고. 작은 호스텔이나 롯지에 모인 여행자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며 마을을 산책하는 모습은 바라만 보아도 흐뭇해진다. 잃어버렸던 이름을 찾아서 올해 미국 여행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국립공원 이야기다. 알래스카에 머무르는 동안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언급했던 것도 바로 국립공원이었다. 미국 전역에 걸쳐 있는 59개의 국립공원 중 무려 10곳이 알래스카에 자리하니 그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고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을 테다. 하지만 이보다 더 반가운 것은 100여 년 만에 되찾은 이름이다. 해발 6,194m의 북미 최고봉인 드날리산Mt. Denali은 원주민어로 ‘높은 곳’, ‘위대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킨리산Mt. McKinley으로 불렸지만 지난해 9월 오바마 대통령 방문과 함께 공식 명칭이 다시 드날리산으로 바뀌었다. 1896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윌리엄 매킨리 이름에서 따온 산 이름이 본명을 되찾기까지 1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땅과 자원은 물론 역사마저도 빼앗겼던 원주민들의 아픈 손가락이 작으나마 위로받은 사건이다. 아이젠을 단단히 부착하고 빙하 위를 걷는 트레킹 대신 경비행기 투어에 도전했다. 그 거대한 곳까지 직접 오르지 못해도 가까이서 보고픈 마음은 누구라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기상상태에 따라 언제나 변수가 존재한다고 했지만 다행히 하늘이 맑았다. 가볍게 떠오른 경비행기는 서서히 드날리산에 가까워졌고 아래는 온통 하얀 세상이 펼쳐졌다. 구름에 휩싸인 채 보일 듯 말 듯 밀당을 하는 산 정상은 뾰족한 겉모습보다 감촉이 궁금했다. 여름 시즌에는 베이스 캠프에 잠시 내려 눈밭에 푹 빠져 보는 경험도 가능하단다. 빙하와 빙하 사이를 거침없이 휘젓는 동안 하얀 세상에 비친 햇살이 눈부셨는지 눈가가 잠시 촉촉해졌다. 알래스카 겨울 액티비티 중 개썰매를 빼놓을 수 없다. 알래스카는 개썰매 분야에서 태릉선수촌 격이다. 매년 3월 초 열리는 아이디타로드 트레일 개썰매 경주Iditarod Trail Sled Dog Race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알래스카 전역에서 ‘제대로’ 훈련을 받는다. 일행과 함께 찾은 개썰매 투어 업체에서 간략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에 있는 약 90마리의 개들 중 40마리가 경주에 출전하는데 물고기나 고기 등을 먹기 좋게 잘라 요리해 영양을 챙기고 근육을 풀어 주기 위해 마사지까지 꼼꼼하게 받는다. 앵커리지에서 시작해 북쪽의 놈Nome까지 평균 12일을 달려야 하는 만큼 체력 관리를 충실하게 해야만 한다고. 여행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개썰매 투어도 있다. 건강한 7~8마리의 개가 하얀 설원 위를 힘차게 내달린다. 시야에서 사라진 일행들의 경쾌한 비명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다. K2 항공K2 aviation탈키트나에는 드날리산을 돌아보는 경비행기 투어 업체가 몇 곳 있다. 그중 빨간색 간판이 돋보이는 K2 항공은 총 12대의 경비행기를 보유하고 있고 비행기마다 4명부터 10명까지 수용 가능한 인원도 다양하다. 4가지 루트 중 베이스 캠프까지 둘러보는 드날리 플라이어Denali Flyer가 가장 인기다. 약 1시간 20분 소요되며 베이스 캠프에 잠시 랜딩할 경우 30분이 더 필요하다. 545-14052 E. 2nd St. Talkeetna, AK 99676 +1 907 733 2291 www.flyk2.com 드날리 플라이어 루트 1인 기준 USD285, 랜딩 포함 가격은 USD370 ▶travel info ALASKAAirline한국에서 알래스카로 향하는 정규 직항은 없다. 대한항공이 여름 성수기 시즌 2~3차례 한시적으로 전세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취재 때는 유나이티드항공으로 인천-샌프란시스코-시애틀-앵커리지 노선을 이용했다. 델타항공의 인천-시애틀-앵커리지 노선도 가능하다. SHOPPING앵커리지 쇼핑은 5번가앵커리지에서의 쇼핑은 뉴욕처럼 5번가5th Ave.로 통한다. 가장 큰 쇼핑몰이 5번가 몰5th Ave. mall이며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5번가 몰과 이어진 JCPenney는 퀄리티는 다소 떨어지지만 엄청난 할인율을 자랑한다. 고급 브랜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5번가 몰 건너편에는 노드스트롬Nordstrom이 있다. 조용하면서도 한적한 쇼핑몰로 명품 브랜드도 입점해 있다. HOTEL쉐라톤 앵커리지Sheraton Anchorage 호텔앵커리지 다운타운에서도 최적의 위치를 자랑한다. 5번가 몰과는 도보 5분, 컨벤션 센터까지는 10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370개의 객실과 피트니스센터, 바, 스파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푹신한 침대가 여행객의 피로를 풀어 준다. 401 East 6th Avenue Anchorage, AK 99501 +1 907 276 8700 www.sheratonanchorage.com 로드 하우스Road House탈키트나 다운타운에 있는 호스텔로 드날리산을 오르는 산악인들이 숙소로 삼는 곳이다. 1940년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지만 아늑한 공간이다. 객실은 총 9개로 1층에는 세탁실과 공용화장실, 식사를 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침 및 저녁식사와 베이커리도 판매하는데 모든 음식을 손수 만들어 넉넉하게 제공한다. FOOD더 베이크 숍The Bake Shop알리에스카 데이 롯지 1층의 베이커리 숍이다. 천연발효 반죽으로 만든 빵이 유명하다. 발효시키는 데만 하루를 꼬박 보낸다. 시나몬 롤, 크렌베리빵, 당근 케이크, 쿠키, 샌드위치 등 종류가 다양하며 팬케이크가 특히 인기다. 오늘의 수프는 2~3가지 정도로 준비하는데 리필 가능하니 놓치지 말고 모두 맛보시길. 194 Olympic Mountain Loop, Girdwood, AK 99587 목~월요일 07:00~19:00 +1 907 783 2831 www.thebakeshop.com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알래스카관광청 www.travelalaska.com, 유나이티드항공 www.united.com
  • 해외여행 |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운젠雲仙의 3가지 선물①食 100년 전에 발견한 휴양지

    해외여행 |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운젠雲仙의 3가지 선물①食 100년 전에 발견한 휴양지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운젠雲仙의 3가지 선물 운젠에 있는 동안은 땅 위의 것보다 땅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많았다. 200년 주기로 깨어나는 화산, 유황온천부터 탄산수까지 다양한 물을 품고 있는 땅. 건강한 먹거리를 키우는 흙. 그리고 그 땅이 정해 준 삶의 방식까지. ●食 100년 전에 발견한 휴양지 운젠이 좋은 이유 뻔한 미사여구가 아니다. 연중 온화한 기후, 산과 바다, 온천과 호수, 풍부한 먹거리 등등의 칭찬일색이 운젠에서는 손에 잡히는 현실이었다. 일본의 ‘위’라고 불러 주세요 “콩팥을 닮지 않았어요?” “음. 아니요. 위에 가까운데요!” 5박 6일 내내 운젠시 산업진흥부 관광물산과에 근무 중인 김효경씨와 이견이 팽팽했다. 운젠시가 속해 있는 시마바라 반도의 모양을 둘러싼 각자의 주장이었다. 길쭉한 모양이 콩팥보다는 위에 더 가깝다는 내 주장에 힘을 실어 준 것은 현지 관광협회의 관계자였다. “아, 맞아요. 시마바라 반도를 일본의 위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대대로 농경산업의 비중이 커서 품질 좋은 농산물이 많이 생산됩니다. 그리고 굴이나 복어 등의 해산물도 유명하죠.” 시마바라 반도島原半島는 일본 규슈 나가사키현長崎縣의 동남부에 위치한 작은 반도다. 제주도를 연상하게 되는 이유는 반도의 중심부에 활화산인 운젠산이 솟아 있고, 반도 자체가 일본 최초의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세계지오파크’라고 부른다. 시마바라 반도는 2009년 8월에, 제주도는 2010년 10월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됐고 두 지역간의 교류가 실제로 활발하다. 하지만 운젠산雲仙岳의 확연한 차이점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430만 년 전 분화로 형성된 노년기 화산이지만 아직도 200년 주기로 분화를 한다. 최고봉인 후겐다케해발 1,359m의 가장 최근 분화는 1990년부터 5년이나 지속되었다. 당시 폭우가 겹치면서 엄청난 규모의 화산쇄설류*가 쓸려 내려와 소방대원, 방송기자 등 43명이 희생된 아픔을 안고 있다. 이 분화는 운젠산의 지형도까지 바꾸어 놓았다. 1억 톤의 용암이 굳어지면서 ‘헤이세이신잔平成新山, 해발 1,483m’ 이 생성됐다. 일본에서 가장 어린 산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화산의 선물도 있다. ‘물’이야기를 먼저 하자. 제주도 면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반도지만 솟아나는 온천수의 종류가 3가지나 된다. 표고 700m의 고지에서 분출되는 운젠의 유황온천, 서해안의 다치바나만橘?에서 분출되는 오바마의 나트륨온천 그리고 시마바라시쪽으로 넘어가면서 성분이 바뀌어 분출되는 탄산온천이다. 온천뿐 아니라 맑고 깨끗한 용천수도 풍부하다. ‘흙’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계단식으로 논밭을 일구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비옥한 땅도 선물 받았다. 앞서 이야기한 ‘위’의 이야기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시마바라 반도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감자 생산량이 많은 곳이다. 아스파라거스, 파, 배추, 양배추, 딸기 등을 생산하는 비옥한 토지를 갖고 있다. 시마바라 반도 인근에서 잡히는 방어, 정어리, 굴, 멸치, 꽃게도 유명하다. 청정한 고원 지대에 목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쇠고기의 품질도 우수하다. 재료가 좋으니 요리도 쉽다. 신선한 야채와 고기, 해산물을 마트에서 구입해서 온천수가 품어내는 스팀에 올리기만 하면 최고의 건강 찜요리가 탄생한다. 달걀이 고작인 다른 온천 지역과는 차원이 다른 식탁이다. 의사가 추천한 온천 피서지 운젠시가 여행하기 좋다고 느낀 첫 번째 이유는 맑은 물과 풍부한 먹거리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모든 것이 가까이 위치한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루 만에 화산 트레킹과 온천, 심지어 해수욕까지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여름에도 기온이 20~21℃에 머무는 운젠 온천마을의 날씨는 홋카이도와 비슷하다. 철쭉이 만개하는 봄이 오면 부모님을 모시고 아침 일찍 일어나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 운젠 화산과 시마바라 반도의 경치를 감상하고, 오후에는 아기자기한 온천마을을 구경하다가 저녁에는 따끈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런 장점에 일찌감치 눈을 뜬 이들은 나가사키항으로 통해 들어온 서양인들이었다. 1823년 네덜란드 의사 시볼트가 자신의 저서에 운젠을 처음 소개했으며 본격적인 계기는 1889년 상하이의 영자신문에 운젠온천이 소개된 것. 상하이의 외국인들이 운젠에 와서 여름휴가를 보내기 시작하자 료칸이 들어섰고, 1913년에는 일본 최초의 9홀 퍼블릭 골프장과 테니스장까지 만들어졌다. 1934년에는 운젠산과 바다 건너 아마쿠사 지역이 일본의 제1호 국립공원인 운젠아마쿠사국립공원雲仙天草?立公園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시마바라 반도는 3개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동북부의 시마바라시, 동남부의 미나미시마바라시, 그리고 서해안의 운젠시다. 2005년 7개 쵸町(구니미쵸, 미즈호쵸, 아즈마쵸, 아이노쵸, 지지와쵸, 오바마쵸, 미나미쿠시야마쵸)가 합병해 탄생한 운젠시는 반도에서 가장 넓은 면적206km2을 차지하고 있다. 2개의 온천마을과 화산 트레킹, 일본의 풍습을 엿볼 수 있는 신사와 수백년을 지탱해 온 무가저택까지, 운젠시를 돌아보는 5박 6일의 일정은 짧게만 느껴졌다. *화산쇄설류 l 약 800도의 화산 가스, 화산재, 스코리아, 용암괴가 한덩어리가 되어 화산의 사면을 시속 100km의 속도로 휩쓸려 내려오는 현상이다.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진혁 취재협조 운젠시 관광물산과 www.city.unzen.nagasaki.jp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운젠雲仙의 3가지 선물④운젠시의 숨은 명소들

    해외여행 |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운젠雲仙의 3가지 선물④운젠시의 숨은 명소들

    ●Temple & House 운젠시의 숨은 명소들 땅이 정해 준 삶의 방식 마지막 며칠은 온천과 화산을 벗어났다. 삶의 방식이 문화와 종교 속에 녹아 있으니 말이다. 운젠 사람들이 특별한 날마다 발길을 내려놓는 곳들을 찾았다. 기원하는 마음, 꽃피는 마음 땅이 정해 주는 삶의 방식은 불가항력에 가깝지만,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극복하려는 사람들의 노력 역시 위대한 힘을 지녔다. 운젠의 사람들은 무엇을 바라며 살아왔을까. 다치바나만이 내려다보이는 지지와전망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치바나신사가 있다. 1940년 전국민의 기부로 설립된, 나가사키현에서 두 번째로 큰 신사이자 공원인데 공원의 대부분을 벚나무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4월이 되어 800여 그루의 벚꽃이 만개하면 밤낮으로 인파가 몰려들어 상춘객들의 성지가 된다. 높이가 9.7m나 되는 화강암 도리이(ㅠ자형 문)를 통과해 들어가면 양쪽에 벚나무가 도열한 호젓한 산책로가 펼쳐진다. 꽃피는 4월뿐 아니라 다치바나신사로 수만명의 참배객이 모여드는 때가 한 번 더 있다. 높이가 14m나 되는 거대한 가도마쓰(소나무와 대나무로 만든 설맞이 장식)가 세워지는 신년 때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운젠시 북부 구미니쵸의 아와시마신사도 특별하다. 아와시마신淡島神은 순산을 지켜 주는 신으로 일본 전역에 아와시마 계통의 신사가 1,000여 개나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구미니쵸의 신사가 특별한 이유는 작은 도리이를 통과하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 혹은 임산을 원하는 여성들이 점점 크기가 작아지는 도리이를 차례대로 통과하면 순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순산에 대한 기원이 이렇게 치열하다는 것은 그만큼 사망률이 높았다는 반증이다. 지금도 일본에는 ‘개의 날’이 있다. 개의 가죽을 배에 두르면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금도 개의 날이 되면 임산부들은 복대를 하고 신사를 참배한다. 그리고 아이를 순산하고 나면 복대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적어 다시 신사에 바친다. 가장 작은 도리이의 통과를 두고 망설이는 여자친구를 응원하는 남자의 표정도 진지했다. 최후의 관문이 되는 가장 작은 도리이는 성인 여성이 통과하기 어려운 난관이라 한쪽 팔을 들어 올리는 작은 기술이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이런 간절한 기원 속에 태어났다는 생각을 하니 사원 계단을 쪼르르 달려 내려가는 아이의 건강한 발걸음이 새삼 감사하다. 17세기 무사마을은 어땠을까? 부모의 간절한 기원 속에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 드디어 성년을 앞둔 두 꼬마아가씨를 아와시마신사에서 멀지 않은 코우지로쿠지神代小路에서 만났다. 내년에 성인식을 치루는 아유나양과 카호양은 화사한 기모노로 한껏 치장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사진촬영에 나선 길이라고 했다. 특별한 날 기념촬영을 하기에도 좋은 코우지로쿠지 지구는 에도시대 나베시마 영주가 조성한 마을로 일본의 중요전통건조물군보존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코우지로쿠지가 위치한 현재 운젠시 구니미쵸는 시마바라 반도에 있지만 시마바라번의 영주가 아니라 당시 바다 건너(현재는 육지로 연결됨) 사가번에 소속되어 있었다. 무사들이 살던 마을임을 알려주는 징표는 낮은 돌담이다. 밖에서도 안을 감시할 수 있도록 담을 높이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파견된 초대 번주는 나베시마 노부후사로 나베시마 나오시게*의 형이다. 이후 18대를 이어 온 나베시마 저택은 나베시마 가문의 병영터로 17세기 후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개보수를 마치고 2014년부터 내부를 공개하고 있는 나베시마 저택은 재미있는 건축 요소들을 품고 있다. 중정의 연못 정원은 비상시에 방화수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대들보로 사용한 목재는 통나무를 껍질만 벗겨서 사용했기에 양끝의 굵기가 다르다. 옛기술로 만든 판유리의 두께가 균일하지 않아서 바깥 풍경이 마치 아지랑이가 핀 것처럼 보이는 것도 흥미롭다. 영주의 침실을 위해 유일하게 이엉지붕을 올려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만든 인쿄토 건물(1860년 건축), 기와에 회반죽 접착제를 사용하여 지붕이 하얗게 보이는 일명 ‘하얀집’ 등이 일본 특유의 고산수 양식과 잘 어우러져 메이지 시대와 쇼와 시대의 건축 양식을 모두 보여 준다. 내부에도 수령 400년의 나무와 무사들의 갑옷 등등 흥미로운 것이 많지만 사람들은 역시 꽃에 쉽게 마음을 빼앗긴다. 겨우내 뜸했던 방문객들의 발길이 갑자기 불어나는 시기는 나베시마 저택 앞에 서 있는 수령 90년의 히칸자쿠라(타이완벚꽃)가 꽃을 피우는 2월 말부터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이제 막 피어나는 두 꼬마 아가씨만큼 예쁘지는 않았다. 발그스레한 볼에 봄이 벌써 와 있었다. 나베시마 저택雲仙市国見町神代丙103番地1 10: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성인 300엔 +81 957 61 7778 *나베시마 나오시게 | 1583년 오키타나와테 전투 후 사가번주가 된 인물로, 임진왜란에도 참전했다. 귀국 길에 도공 이삼평 등을 사가번으로 납치하여 아리타야키, 이마리야키 등 오늘날의 일본 도자기 명산지를 만든 인물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코우지로쿠지를 영토로 부여받았다. ●Unzen People “운젠온천 센베는 바삭하고 예민해요”토오토미야 카토 류타씨 운젠 유센베온천수 전병가 왜 특별한지 이야기해 드릴까요? 밀가루에 계란, 설탕을 넣고 온천수로 반죽을 하거든요. 그러면 식감이 더 바삭바삭하답니다. 100여 년 전에 시마바라 성주가 좋아해서 만들기 시작한 거래요. 60년 전부터 가업으로 시작해 제가 3대를 잇고 있습니다. 보기보다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아요. 지금 보시는 옛 방식으로 만들면 유센베 1장을 굽는 데 15분이나 걸리거든요. 그래서 수제로 제작한 유센베는 하루에 300장만 한정 판매해요. 나머지는 2층의 공장에서 만든 것이죠. 유센베 만들기 체험도 있는데, 사실 이게 계절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달라질 정도로 민감하거든요. 그래서 불조절이 비교적 쉬운 봄과 가을에만 체험이 가능해요. 아, ‘미미’를 달라고요? 센베 먹을 줄 아시네요. 과자를 굽고 난 뒤 제거하는 자투리를 모아서 파는 것인데 하도 인기가 좋아서 일치감치 동이 나 버리죠. 여기 하나 남았네요. 맛있게 드세요! 토오토미야遠江屋 雲仙市小浜町雲仙317 +81 957 73 2155 08:30~22:00 센베 만들기 체험 1,000엔 “하야시라이스 소스만 1주일을 끊여요” 그린 테라스 시오미 마사히코 대표 료칸에서 먹는 가이세키 요리에 질리셨다고요? 그럼 운젠 온천마을의 별미인 하야시라이스*를 추천합니다. 운젠은 1900년대 초반부터 이미 외국인들의 여름 휴양지로 유명했기에 그들의 입맛에 맞는 하야시라이스를 요리하는 집이 많았어요. 하야시라이스 맛집을 결정하는 기준은 당연히 데미글라스 소스죠. 제 경우에는 송아지뼈를 푹 고아내 육수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서, 소스 제조에 거의 1주일이 걸린답니다. 밥에는 노란 계란을 덮어 내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에 달달한 디저트류 메뉴도 다양하니 덮밥 한 그릇 하고 가시죠! 그린 테라스 운젠グリーンテラス雲仙 長崎県雲仙市小浜町雲仙320 +81 957 73 3277 11:00~17:00 하야시라이스 980엔(샐러드 스프 드링크 디저트가 포함된 세트메뉴 550엔 추가), 디저트류 600~700엔 *하야시라이스 | 한국에서는 ‘하이라이스’라고 부르는 바로 그 덮밥이다.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일본 출판사겸 문구판매 업체 ‘마루젠’의 창업자 ‘하야시 유우테키’가 손님이 오면 데미글라스 소스에 고기와 야채를 함께 푹 익혀 밥과 함께 대접해서 그의 이름을 땄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력하다. “달걀빵 먹고 온천욕도 하세요”카세야 카페 다카하시 카즈미씨 원래는 카세야란 이름의 작은 료칸을 운영했어요. 외국인 손님을 위해 아침식사용으로 빵을 구워냈는데, 그게 인기가 좋았죠. 그래서 아예 료칸을 접고 빵집을 차렸어요. 근처 료칸에 빵을 제공하기도 하죠. 제일 잘 나가는 빵은 ‘운젠 바쿠단’이예요. 온천수로 삶은 계란을 넣고 튀겨낸 빵이죠. 시마바라의 탄산수로 만든 운젠 레모네이드와 함께 먹으면 최고랍니다. 카레빵과 어묵빵도 좋아들 하세요. 료칸을 접긴 했지만 온천탕은 여전히 운영하고 있답니다. 3~4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욕장이라서 가족이나 연인끼리 대여하는 경우가 많아요. 카세야かせや 카페 雲仙市小浜町雲仙315 +81 957 73 3321 07:00~18:00, 수요일 휴무 커피 300엔, 운젠 바쿠단 1개 160엔 | 온천탕운영시간 7:00~17:00, 요금 50분 1,500엔 “자가짱은 짱짱맨입니다! “지지와관광센터 야마시타 나오키 대표 지지와전망대에서 구경 잘 하셨나요? 그럼 이제 자가짱을 만나실 차롑니다. 감자는 운젠시 최고의 특산물이죠. 봄, 겨울 두 번을 수확하니 생산량도 많아서 일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생산량을 자랑합니다. 그 감자를 삶아서 막대에 꽂아 튀겨 낸 것이 자가짱이죠. 여기서는 최고의 군것질거리랍니다. 전망대에 위치한 지지와관광센터에 오시면 맛보실 수 있습니다. 참! 지지와관광센터는 치도리 카스텔라의 본점이기도 하답니다. 창업자이신 아버지가 아직도 판매대를 지키고 계시죠. 치도리는 ‘지지와의 닭’이라는 뜻인데, 카스텔라에 필요한 달걀을 공급하기 위해 직접 양계장을 만들어 2,000여 마리의 닭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1층에는 아늑한 카페테리아가, 2층에는 350명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개인여행자도, 단체도 환영합니다. 지지와관광센터千々石観光センター 長崎県雲仙市千々石町丙160 +81 957 37 2254 www.chidiwa.com 자가짱 1개 200엔, 카스텔라 1박스 1,050엔 부터 ▶travel info Japan UNZEN Navigation운젠시 찾아가기 후쿠오카를 관문으로 이용할 경우 하카타역에서 이사하야역까지 열차로 1시간 50분이 소요되고 나카사키를 관문으로 이용할 경우 나가사키역에서 특급열차를 타면 이사하야역까지 20분이 소요된다. 이사하야역에서 운젠시까지는 버스로 1시간 정도가 걸린다.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항까지 배로 이동하면 출발 항구에 따라 3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 (사)운젠온천관광협회 unzen.org Transportation시마테츠 원데이패스 시마바라 반도 내에서 이동은 시마바라 철도와 시마테츠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철도와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마테츠 원데이패스의 가격은 1,200엔. 이사하야역에서 시마바라외항까지 43.2km를 운행하고 있다. 나베시마 저택을 관람할 경우 해피트레인을 타고 코우지로마치역에서 하차하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다. 버스의 경우 이사하야에서 출발해 오바마와 운젠을 경유해 시마바라까지 하루 15편이 운항된다. 오바마와 운젠 사이의 소요시간은 20분 정도다. 해피 트레인24개의 철도역 중에서 사이와이역, 아이노역, 아즈마역의 경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일본어로 ‘행복’을 뜻하는 ‘사이와이’, ‘사랑스러운’이란 뜻을 지닌 ‘아이노’, ‘우리 아내’를 뜻하는 ‘아즈마’가 이름이기 때문. 세 역의 입장권을 세트로 묶은 패키지 티켓은 연인이나 부부가 탐내는 기념품이기도 하다. +81 957 81 2277 500엔 www.shimatetsu.co.jp place 운젠 비도로미술관雲仙ビードロ美術館비로도는 유리의 포르투갈어다. 에도시대의 분유리와 19세기 보헤미안 유리 등 화려한 앤티크 유리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들어온 골동품과 이삼평의 제자들이 만든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81 957 73 3133 700엔 운젠 장난감박물관雲仙おもちゃ博物館일본의 옛과자와 장난감이라는데 어쩐지 낯익은 물건들이 많다. 1층은 장난감 가게이고 5,000여 점을 전시하는 박물관은 2층에 있다. 추억 돋는 군것질 거리나 복고풍 기념품을 장만하기 좋은 곳. +81 957 73 3441 200엔 Accommodation 운젠 후쿠다야福田屋관광객들 대상으로 술이나 카메라 등을 팔던 상점이 커져 료칸이 됐다. 화실과 양실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민예 모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4월부터 한국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81 957 73 2151 www.fukudaya.co.jp 호텔 토요칸東洋館운젠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 여관이다. 3대째 가업을 이어 온 이시다씨는 어린 시절부터 료칸 운영에 필요한 다방면의 소양을 익혔다고. 요즘은 염색에 심취해 있다. 오시도리 연못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노천탕뿐 아니라 장미탕 등 특색 있는 탕을 운영한다. +81 957 73 3243 www.toyokan.com 신유 호텔ゆやど雲仙新湯외부에서 온천수를 끌어 오지 않고 내부에 4개의 온천수가 나오는 료칸이다. 유카타의 치수가 맞지 않을 경우 게스트가 스스로 골라 입을 수 있도록 복도에 옷장을 비치하는 등 섬세한 배려가 느껴지는 곳이다. 노천탕이 딸린 객실도 4개가 있다. +81 957-73-3301 www.sinyuhotel.co.jp 운젠 미야자키 료칸雲仙宮崎旅館 황실 가족들이 묵어 갈 정도로 품격 있는 료칸이다. 잘 꾸며진 일본식 정원만 봐도 그 격을 알 수 있다. 대지옥온천에서 분출되는 온천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좋은 성분의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물론 숙박료도 높은 편이다. +81 957 73 3331 www.miyazaki-ryokan.co.jp 후키야富貴屋창문을 열면 운젠지옥이 눈앞에 펼쳐진다. 반대로 지옥순례 중에도 항상 후키야 여관의 모습이 보인다. 히노키탕이 있는 대욕장을 갖추고 있으며 장기 투숙자를 위한 공동 주방도 갖추고 있다. +81 957 73 3211 www.unzen-fukiya.com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진혁 취재협조 운젠시 관광물산과 www.city.unzen.nagasaki.jp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포토 다큐] 덜컹덜컹 심쿵심쿵 추억이 달린다…낭만이 흐른다

    [포토 다큐] 덜컹덜컹 심쿵심쿵 추억이 달린다…낭만이 흐른다

    기차 여행은 추억과 낭만, 거기에 여유까지 더해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빨리빨리’에 지친 현대인에게 기차 여행은 힐링 여행이기도 하다. 관광열차 타고 떠나는 기차 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는 이유일 것이다. 코레일은 트렌드에 맞게 지역 관광 자원과 다양한 스토리를 입혀 명품 여행 코스를 만들고 있다. 현재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을 포함해 중부내륙관광열차 O트레인, 서해금빛열차 G트레인, 정선아리랑열차 A트레인, DMZ트레인, 바다열차, 레일크루즈 해랑, 와인&시네마열차 등 다양한 관광 전용 열차가 운행된다. ●태백 준령의 속살 오롯이 들여다보는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 관광열차의 맏형 격인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은 기차로만 경험할 수 있는 비경으로 안내한다. V트레인을 타면 태백 준령의 속살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경관이 아름다운 분천역~양원~승부~철암역 구간을 시속 30㎞로 느리게 달린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요즘 신록이 가득한 산골 마을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협곡열차는 창문을 열어 놓고 운행하기 때문에 멋진 풍경 사진 찍기와 청량한 공기도 허락된다. 관광열차 여행에는 묘미가 하나 더 있다. 개성 넘치는 간이역에 멈춰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중년이 된 여고 동창생들은 기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으며 자신들만의 추억을 담는다. 철길 바로 옆에는 산나물과 약용식물 등을 파는 난전도 선다. 떠나는 열차에 손을 흔들어 배웅하는 풍경도 정겹다. 엄마와 함께 협곡열차 여행에 나선 최윤민(14)군은 “서울을 떠나 지방에 있는 한 대안학교에 다니는데 학교 수업보다 이런 체험 학습이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떠날 때 와인 한잔, 돌아올 때 영화 감상 ‘와인&시네마열차’ 지난 24일 8시 30분,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한 와인열차는 영등포역과 수원역에 들러 여행객을 더 태웠다. 수원역을 출발하자 본격적인 와인 교실이 시작됐다. “먼저 4종류의 와인을 테스팅한 후 입맛에 맞는 걸로 고르시면 됩니다. 와인 맛은 어떠세요?” 출발할 땐 음악을 들으며 와인 한잔, 서울로 돌아올 땐 최신 영화를 감상하는 여행이다. ●낙조가 아름다운 7개 지역 한번에 ‘서해금빛열차’ 흥겨운 5일장까지 ‘정선아리랑열차’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서해금빛열차는 낙조가 아름다운 서해 7개 지역을 한꺼번에 들른다. 승무원들의 공연과 열차 안에 갖춰진 온돌마루실, 족욕카페 등은 여행의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정선아리랑열차는 풍경이 아름다운 청량리~정선~아우라지역을 잇는 정선선을 달린다. 지금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가 됐지만 한때는 풋풋한 청춘 남녀였을 중년 여행자들로 붐빈다. 기차의 흔들림은 이내 어깨를 덩실대는 흥겨운 정선아리랑의 장단으로 전해져 온다. 주말이 아니어도 정선 5일장이 서는 날에는 좌석을 구하기 쉽지 않다. 정선 5일장은 2, 7일로 끝나는 날에 열린다. DMZ트레인은 비무장지대를 체험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열차다. 경의선 도라산역과 경원선 백마고지역까지 가는 두 개의 노선이 있다. 특히 이 열차는 이산가족들이 많이 이용한다. 카페칸에는 갤러리를 마련해 전쟁, 생태 등의 사진을 전시한다. ●해안선 따라 56㎞ 달리며 보는 풍광이 일품 ‘바다열차’ 해안선 56㎞를 달리는 바다열차는 전 좌석이 해안을 조망할 수 있게 바닷가 쪽으로 배치돼 있다.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정동진역과 동해, 삼척 등을 거친다. 기차 안은 극장, 창문은 극장의 스크린 같았다. 홍콩에서 가족들과 여행 온 사이몬 찬(59)은 “달리는 열차에서 보는 해안가가 너무 아름답다”며 연신 카메라로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의 풍광을 담았다. 열차 안에는 연인들이 생애 가장 뜻깊은 추억을 함께할 수 있는 프러포즈룸도 마련돼 있다. 관광열차를 자주 이용한다는 황수미(39·여)씨는 “남편도 운전대를 놓고 아이들과 함께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광을 감상하며 여행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승무원들의 공연도 재미있어 여행길이 더욱 설렌다”고 말했다. 글 사진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내가 제일 잘나가” 캠퍼스 축제의 왕은?

    “내가 제일 잘나가” 캠퍼스 축제의 왕은?

    5월은 대학교 축제의 계절, 각 분야 다양한 뮤지션들을 캠퍼스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27일을 끝으로 대부분의 대학교 축제가 마무리 된 가운데 캠퍼스를 뜨겁게 달군 ‘축제의 왕’을 꼽아봤다. ◇ 최다 참석 ‘싸이’ ★★★★★★★★★★★★(12곳) ‘흥 부자’ 싸이는 5월 10일 경성대를 시작으로 성균관대(수원), 건국대, 신한대(의정부), 경남대, 영남대, 한서대, 강남대, 한양대(안산), 청주대, 아주대, 금오공과대 등 12개 대학교 축제를 뜨겁게 달궜다. 싸이는 ‘챔피언’ ‘나팔바지’ ‘연예인’ ‘강남스타일’ ‘행오버’까지 ‘축제용’ 히트곡 보유자로 대학 축제를 뒤집어 놓기로 유명하다. 그 명성에 걸맞게 가장 많은 대학교 축제 무대에 오르며 ‘축제왕’으로 등극했다. ◇ 걸그룹 신흥강자 ‘마마무’ ★★★★★★★★★★(10곳) 축제에 걸그룹이 빠질 수 없다. 대학교 축제에 가장 많이 불린 걸그룹은 실력파 그룹 마마무가 차지했다. 마마무는 한세대, 명지대(용인), 홍익대(세종), 고려대(세종), 성균관대(수원), 건국대, 연세대(원주), 경희대(수원), 청주대, 경희대(서울) 등 축제에서 독보적 라이브 실력을 뽐내며 학생들을 만났다. 이어 걸그룹 여자친구가 7곳(성균관대-수원, 단국대-천안, 남서울대, 경희대-수원, 카이스트, 대전대, 전북대), 트와이스가 6곳(서경대, 부경대-대연, 인하대, 카이스트, 아주대, 중앙대-서울), 러블리즈가 5곳(서울시립대, 남서울대, 중부대-충청, 고려대-서울, 동국대-서울)의 축제 무대에 오르며 남학생들의 마음을 폭격했다. ◇ 힙합 강세 ‘에픽하이’ ‘긱스’ ‘산이’ ★★★★★★★★(8곳) 2016년 대학 축제에서는 힙합 가수들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3인조 에픽하이(세종대, 성균관대-수원, 인하대, 수원대, 단국대-죽전, 울산과학기술대, 경희대-수원, 한양대-안산)와 2인조 긱스(고려대-세종, 추계예술대, 건국대, 선문대, 성균관대-서울, 단국대-죽전, 대전대, 중앙대-서울), 래퍼 산이(한국기술교대, 명지대-용인, 상명대-천안, 부산대, 부경대-용당, 경남대, 경희대-수원, 청주대)는 각각 8곳의 축제에 참석했다. ‘실과 바늘’인 도끼, 더콰이엇(한세대, 명지대-용인, 성균관대-서울, 서울시립대, 상명대-서울, 대구카톨릭대)과 2인조 다이나믹듀오(한남대, 경성대, 부산대, 서강대, 영남대, 고려대-서울)도 6곳의 축제에서 힙합의 밤을 선사했다. 이밖에 최근 ‘봄이 좋냐??’로 음원사이트 차트를 휩쓴 2인조 십센치도 총 6곳(세종대, 원광대, 국민대, 단국대-죽전, 제주대, 강릉원주대-원주)의 대학 축제에 참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생명의 窓] 오동 꽃/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오동 꽃/이재무 시인

    나도 누구나처럼 사계 가운데 봄을, 그 속의 오월을 좋아하고 즐긴다. 과연 계절의 여왕답게 오월의 하늘은 높고 밝은 가운데 햇살은 갓 찧어 낸 떡쌀처럼 눈부시게 곱고 부드러워 바라만 보아도 현기가 인다. 연초록의 광휘가 일순간 들것이 되어 몸과 마음을 들어 올린다. 꽃은 피어 열흘을 붉지만 초록은 지치도록 푸르게 살면서 날마다 새로운 그늘을 지상으로 흘려보낸다.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는 그늘을 나는 사랑한다. 오월 수목들에서 흘러나오는 그늘은 더욱 푸르고 싱싱하다. 어찌 초록뿐이랴. 오월에 피어나는 꽃들은 그 자태가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가. 꽃들은 저마다 고유한 빛깔과 향기로 은은하고 화려하고 찬란하다. 등꽃, 붓꽃, 찔레꽃, 엉겅퀴 꽃, 오동 꽃, 작약, 라일락, 아카시아, 장미 등속. 나는 오월의 꽃들을 모두 좋아하지만 특히 오동꽃을 더 선호하고 아끼는 편이다. 내가 오동 꽃에 유난스레 애착을 부리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없지 않다. 오동나무가 피우는 꽃이기 때문이다. 오동나무는 참으로 쓸모가 많은 나무이다. 아시다시피 오동나무로 장롱을 만들 수 있고 거문고가 되었다가 관이 되어 죽음을 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나 어릴 적 동네 어귀엔 참나무와 함께 오동나무가 많았다. 늦봄과 여름날의 등하교 때에 나는 자주, 길가에 서 있던, 은밀한 동무였던 오동나무의 그 커다란 잎사귀들이 드리운 그늘에 들어가 더위 먹은 책가방을 쉬게 하였다. 나는 그 나무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들을 털어놓았고 억울하고 분한 일이 있을 때는 그 품에 안겨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해 큰비가 내려 저수지 둑이 터진 날 예의 오동나무가 몸을 감추었다. 이별의 쓰라린 경험을 최초로 안겨 준 오동나무 때문에 나는 한동안 실의에 젖어 지내야 했다. 그랬던 오동나무는 지금은 내 몸속에 뿌리를 내려 바람 불면 바람 분다고 날 저물면 날 저문다고 마음의 현 여섯 줄을 크게 울린다. 또 바람 드센 도심의 거리에서 동무들과 헤어져 홀로 골목을 돌아올 때는 저만큼 우뚝 멈춰 서서 그 큰 잎사귀들을 흔들어 댄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흔들어 댄다. 나이 들어 춘사를 겪고 난 후 상심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진 애를 쓰던 어느 해의 봄날도 이마에 꽃들을 가득 매단 채 오동나무가 나를 찾아왔다. 그즈음 나는 은밀하게 방에 들어가 수년을 살다가 죽어 버린 사련을 봉지에 담아 치우고 있었다. 내게서 시를 밀어내고 걸핏하면 수면 장애를 일으키던 애련을 나는 참지 못하고 조금씩 죽여 왔던 것이다. 시름시름 앓으면서도 삼 줄기처럼 질긴 목숨의 끈이, 밑 터진 봉지가 한순간 우수수 내용물을 쏟아냈을 때처럼 마침내 옭아맨 매듭을 풀어 버렸을 때, 내가 살던 아파트 베란다 밖 오동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오동나무 속에는 얼마나 많은, 구성진 가락과 음표들이 살고 있을까.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오동나무를 마주 대하거나 떠올리고 있으면 부지불식간 들끓는 소음의 부유물이 가라앉는다. 기골이 장대한 데다 과묵한 그에게서 나는 참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구업 짓지 말라는 것과 떠나온 것들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과 인과에는 반드시 응보가 따른다는 것을 옹알옹알 저만 알아듣는 소리로 조근조근 솥뚜껑처럼 굵은 이파리들 아래로 무겁게 떨어뜨린다. 마음이 갈피 없이 흔들릴 때 나는 오동나무와 꽃을 보러 가거나 떠올린다. 내가 오동나무와 꽃을 특별하게 좋아하는 것은 두꺼운 추억과 더불어 성찰의 한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 [열린세상] 대북 제재 중에도 통일 준비는 계속해야 한다/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대북 제재 중에도 통일 준비는 계속해야 한다/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5월의 신록은 너무나 신선해서 가슴에 활기를 주는 청춘과 같다며 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라는 천상병의 ‘오월의 신록’이나,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는 피천득의 ‘오월’의 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시인과 작가들은 계절의 여왕 5월을 찬미해 왔다. 5월은 희망과 꿈, 그리고 도전이라는 단어들의 조합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래서인지 5월은 많은 기념일이 빼곡히 차 있는 달이기도 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그리고 5월의 마지막 주에 개최되는 통일 박람회에 이르기까지 기념할 날과 큰 행사들이 집중돼 있다. 그런데 5월의 남북 관계를 들여다보면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싱그러운 신록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 5월 6일 36년 만에 개최한 7차 당대회에서 북한은 남북 관계의 회복과 발전을 향한 비전보다는 사회주의 강국을 조속히 건설해 나가기 위해 핵·경제 병진노선을 항구적인 전략노선으로 택하고, 2012년 헌법에 이어 2016년 당 규약에도 핵 국가임을 표기했다. 북한은 핵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은 채 북한 비핵화를 국제 비핵화로 대체하고, 남북 관계 개선의 절박성을 언급하며 과거 ‘통미봉남’에서 ‘통남봉미’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7차 당대회에서 남북 군사회담을 우선적으로 개최할 것을 표명한 이래 당대회가 종료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난 20일에는 국방위원회 공개 서한, 21일에는 인민무력부 통지문, 그리고 22일에는 원동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 담화를 통해 3일 연속 군사회담을 제안했다. 우리가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하자 이에 대한 답변도 없이 또다시 동일한 내용으로 군사회담을 제안하고 있다. 심리전 중단과 전단 살포 중단을 위한 남북 군사 당국자 회담을 열자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주요 걸림돌인 핵 문제보다는 김정은의 권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최고 존엄’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권위의 문제는 북한 당국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지 남북 간의 상호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과 평화를 회복시키는 조치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 북한이 공세적으로 제안하는 군사회담은 북한의 통일 정책과도 연계돼 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신년사에서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나가자는 구호를 제시한 이래 이번 7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는 ‘하루빨리 분열의 장벽을 허물고 조국 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나가야 한다며, 우리대에 반드시 조국을 통일’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통일 준비와 관련해서는 비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남북 관계가 악화되고 교착 상태에 이른 것을 우리 탓으로 돌리며, 북한은 우선적으로 군사회담을 개최하고 이후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한 각급별 대화와 협상을 전개해 나가는 ‘민족통일 대강’을 내세우고 있다. 즉 5월의 공세적인 북한의 군사회담 제안은 ‘통일’을 앞세운 남북 간 대화 국면을 재개하기 위한 공세적 전략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이러한 행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가 놓치고 있는 점은 없는가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즉 북한 비핵화의 전망이 밝지 않음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남북 관계의 경색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어느새 ‘통일’의 화두를 희미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점이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 통일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낮아진 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통일에 대한 열정과 관심, 그리고 통일 준비는 남북 관계의 경색 여부에 따라 양은 냄비처럼 금방 달아올랐다가 식는 것이 아니라, 화롯불처럼 은근히 지속되는 것이다. 어쩌면 통일 준비는 지금처럼 소리 없이 조용히 그리고 쉼 없이 준비해 나가는 것이 더 맞을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되는 ‘통일박람회 2016’은 왜 우리가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해 준다. ‘온 국민이 함께하는 통일 축제의 장’이 ‘남북이 모두 함께하는 통일을 기념하는 축제의 장’이 돼 참으로 즐겁다고 말하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여승인 듯 아닌 듯 기생인 듯 아닌 듯 풍속도의 진심은?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여승인 듯 아닌 듯 기생인 듯 아닌 듯 풍속도의 진심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 풍속화가인 혜원 신윤복은 개방적인 성 모럴이라는 전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문화 현상을 작품의 주제로 즐겨 채택했다. 당시로서는 위험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수위를 넘나들었지만, 직설적이기보다는 암시적이고 상징적인 내용을 뛰어난 필력에 실어 표현한 결과 별다른 스캔들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다. 혜원은 18세기 중엽에 태어나 19세기 초반까지 살았던 인물이다. 전통적 신분질서가 흔들리고, 경제력이 사회적 행세의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성 모럴도 전 시대와는 달랐다. 당대 사회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하는 혜원의 에로티시즘은 ‘그림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후대에 붙인 제목 뜻은 “여승이 기생을 맞는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은 당시 사회를 30점의 풍속화로 포착하고 있다. 이 화첩에 묶인 각각의 그림에는 제목이 적혀 있지 않다. 오늘날 전하는 제목은 후대의 감상자들이 정황을 추정해 지은 것이다. ‘이승영기’(尼僧迎妓)도 그렇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여승이 기생을 맞이한다’쯤이 되겠지만, 왼쪽의 승려가 비구(남승)인지 비구니(여승)인지, 오른쪽의 여인이 기생인지 여염집 아낙인지조차 논란거리이고 해석도 제각각이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은 이 그림의 제목을 ‘봄 나들이’라고 붙이고, ‘여인들의 아랫도리 흰 속곳을 훔쳐보고 있는 승려’라고 해석했다. 타락한 승려와 유부녀 혹은 기생의 부도덕한 관계를 보여준다는 아주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전형적 해석은 여인들 치마 훔쳐보는 남승 장옷을 입은 여인을 기생이라 한 것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장옷이 조선 초기 기생의 복식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하지만 조선 후기가 되면 양반계층에서도 일반화된 것은 물론 왕실의 유물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다만 오른쪽 무덤덤함 표정으로 시중드는 여인의 성격은 학계의 의견이 일치하는데, 양반집 여인들만 했다는 오른쪽 치마여밈을 하고 있는 만큼 몰락한 양반 출신이라는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 남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궂은 일을 하고는 있지만, 뿌리깊은 습관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왼쪽 인물을 비구라고 보면 새로운 시대의 풍속도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녀자가 절에 올라가 공공연히 음행을 저지르고 절개를 잃는 것’을 한탄하는 목소리는 벌써 태종실록 같은 조선 초기 기록에서도 보이기 때문이다. ●승려의 고운 얼굴과 버드나무는 동성애 암시 그런 점에서는 ‘여승이 기생을 맞이한다’는 제목도 매우 암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혜원은 승려의 얼굴을 장옷을 쓴 여인보다 오히려 곱게 묘사해 놓았다. 아담한 체구에 자태 또한 매우 여성적이다. 막 물이 오르는 버드나무 아래 승려를 그려놓은 것도 의미가 없지 않다. 버드나무는 춘정(春情)을 상징한다. 물오른 버들가지는 여승의 속마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여승의 얼굴에 비치는 묘한 기대감은 단순히 절의 불사(佛事)에 보시한 공덕주에 대한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혜원은 동성애를 주제로 삼은 것이 아닌가 싶다. 동성애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지만, 유교적 질서가 긴장감 있게 유지되는 시대에는 드러나기 어려웠다. 하지만 여염집 처자가 성매매에 나설 정도로 세상이 바뀐 조선 후기에 이르면 양상이 조금은 달랐을 것이다. ‘혜원전신첩’에는 성매매 장면을 묘사한 ‘삼추가연’(三秋佳緣)이라는 그림도 들어 있다. ‘이승영기’는 드러내지 못할 비밀을 가진 여인들의 은밀한 만남을 그린 것으로 해석해야 혜원이 화면 이곳저곳에 배치한 갖가지 상징에 대한 궁금증이 풀린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태산이로다… 가야 할 길도 돌아올 길도

    태산이로다… 가야 할 길도 돌아올 길도

    해외여행 하면 당연히 비행기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엇보다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항에서의 번잡한 입·출국 수속, 장시간 대기 등 불편이 뒤따른다. 또한 기내 좁은 통로와 좌석 간격 때문에 불만이 쌓일 때가 있다. 이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유로운 만족감을 찾으려는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선박여행’이 새 여행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한·중 합작회사인 위동항운의 선박여행은 한국에서 배로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중국 지역인 산둥성(山東省)을 들여다보는 뱃길여행이다. 세계 4대 성인 중 한 사람인 공자를 비롯해 맹자 등 뛰어난 사상가들의 고향인 산둥성은 문화적으로도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일정은 이 땅의 고대인들이 중국과의 문화 교류를 위해 오갔던 옛 ‘황해의 뱃길’ 그대로다. 인천 제2국제여객터미널에서 산둥성의 관문인 칭다오(靑島)까지 주 3회 운항하는 위동 페리호는 3만t 급의 초대형 선박이다. 카페리로는 아시아 최대를 자랑한다. 17시간에 달하는 운항시간이 무척 지루할 것 같지만 위동항운에서 자체 개발한 ‘펀(Fun) 페리’ 프로그램 덕분에 걱정은 출항 즉시 말끔히 사라진다. 김종철 여객판촉 부장은 “불꽃놀이를 비롯해 매직쇼, 승무원 공연, 칵테일 파티 등 다채롭고 즐거운 선내 여흥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창회 등 단체고객에 한해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 선상 칵테일 파티는 사교모임의 장으로 인기가 높다. 고등학교 동창 4쌍이 부부동반 여행에 나섰다는 김병환(58)씨는 “칵테일파티도 맘에 들지만 배 위에서 일몰과 일출을 감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며 즐거워했다. 일몰 시간이 다가오자 승객들이 갑판 쪽으로 서둘러 몰려갔다. 시간을 지체하면 자칫 결정적인 장면을 놓쳐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서의 일몰 체험은 황홀경 그 자체다. 시시각각으로 하늘의 색감이 변해 가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대자연이 빚어내는 엄숙하고도 환상적인 광경이다. 장엄한 오후가 태양이 뿌리는 환희의 빛과 함께 조용히 저물었다. 칭다오 맥주를 곁들여 선상 식사를 마치면 이내 불꽃쇼가 기다린다. “피웅∼피웅~” 선수쪽 갑판에서 하늘로 치솟는 불꽃 감상은 위동해운 카페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각별한 추억이다. 삶의 고단함을 가라앉혀 주는 깊은 밤, 파도 소리와 함께 잠을 청한 후 눈을 떠보니 산둥반도의 최대 항구 칭다오가 조금씩 눈에 선명해 진다. 칭다오는 ‘중국 속의 독일’이자 맥주의 도시다. 19세기 말 독일 식민지 시절 맥주공장이 설립돼 전수받은 제조기술로 지금까지 중국 맥주의 본산 역할을 해오고 있다. 꼭 들러야 할 여행코스인 칭다오 맥주박물관에서는 초창기 제조시설과 작업장 등을 살펴볼 수가 있다. 생맥주 원액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칭다오 구도심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로 신하오산(信号山)공원이 있다. 신하오(信号)는 독일 점령 당시 칭다오 최초의 무선기지국이 설립되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의 회전전망대에 오르면 빨간색 지붕으로 지어진 독일 건축양식의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사방이 모두 아늑하고 멋스러운 모습들이다. 칭다오에서 태산(泰山)을 품고 있는 타이안(泰安)까지는 버스로 5시간이 소요된다. 산둥성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태산. 학창시절 배웠던 양사언의 시조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를 떠올린다면 다소 과장 섞인 풍류일 만큼 실제 높이(1545m)는 우리나라 오대산(1563m)과 비슷하다. 그러나 태산은 해발고도로 평가받기를 거부하는 산이다. 역사적으로 진시황 등 천명을 받은 제왕들이 하늘과 대화하는 최적의 장소로 선택한 신성하고 영험한 산이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기암괴석과 숲의 어울림이 뛰어나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태산을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 대개 해발 800m 고지의 중텐먼(中天門)까지는 셔틀버스로 이동한다. 중톈먼부터는 정상까지 오르는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십팔반(十八盤)은 태산 등정의 최고 난도 구간으로 벼랑 사이 가파른 계단 1633개를 두 시간 동안 ‘수행하는 마음’으로 오르는 길이다. 중텐먼에서 만난 한국인 관광객 이효선(48)씨는 또 다른 등산로인 ‘한국길’로 오르겠다고 했다. 중국 측에서 계단을 싫어하는 한국 등산객을 위해 태산 동남쪽 4시 방향으로 흙길과 바윗길로 된 등산로를 따로 만들어 2013년 개통했다는 것이다. 태산의 등산로가 계단길인 이유는 단순하다. 황제를 태운 가마가 태산 정상까지 닿기 위해서다. 가장 편한 방법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케이블카를 선호한다. 중텐먼에서 갈아탄 케이블카에 10분 정도 몸을 맡기면 난텐먼(南天門)에 도착한다. 태산의 정상인 위황딩(玉皇頂)이 어렴풋하게 눈에 들어온다. 난텐먼부터 펼쳐지는 천가(天街·하늘길)에는 음식과 등산용품,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들이 죽 늘어서 있고, 이곳을 지나면 도교(道敎)의 유명한 궁관인 비샤츠(碧霞祠)에 이른다. 지금도 태산에는 소원을 품은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태산의 여신인 벽하원군(碧霞元君)을 모신 사당에서 비를 뚫고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모습이 경건하다. 향로 주변에 채워진 이름 새긴 황금색 자물쇠들은 누군가의 간절한 기원을 이뤄줄 수 있을 듯 견고해 보인다. 비샤츠를 지나 다다른 대관봉. 당나라 현종 등 역대 황제들의 제사 내용의 글귀가 새겨져 있는 곳이다. 대관봉에서 계단 길을 계속 오르니 ‘태산극정(泰山極頂) 1545m’라는 글귀가 적힌 비석이 눈에 들어온다. 마침내 태산의 정상인 위황딩이다. 자고로 황제를 위한 산이었던 태산. 상나라, 주나라 등 72명의 역대 황제들은 이곳에서 하늘의 지존인 옥황상제께 제사를 지내는 봉선의식을 치렀다. 나이 스물넷의 두보는 “기필코 태산에 올라, 뭇 산들이 작은 것을 한 번 내려다보리라”고 읊었던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구름에 어깨를 가린 겸손한 산봉우리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가히 무변풍월(無邊風月)이다. 웨이하이(威海)는 한국과의 해상거리가 가장 가까운 산둥반도 가장 동쪽에 있는 도시다. 웨이하이에서 차로 1시간 남짓 가면 1200년 전의 신라인을 만날 수 있다. 해상왕 장보고가 당나라의 신라인 거주 지역 신라방에 세운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은 그의 숨결이 남아 있는 곳이다. 법화원은 중국 산둥반도 최초의 불교사원으로 국제 해상무역의 본거지였고 한국 TV드라마 ‘해신’의 영향으로 많은 한·중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황해 바다를 굽어보는 장보고의 동상을 보면서 해상왕의 호연지기를 느껴봄직하다. 글 사진 칭다오·타이안(중국)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위동항운에서 인천~칭다오, 인천~웨이하이 구간을 주 3회 왕복운항한다. 카페리와 호텔, 현지 교통편 등을 연결한 산둥성 일주 패키지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산둥성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K버스가 편리하다. 쾌적한 버스라는 의미인 쾌(快, Kuai) 자의 영어 앞 글자 ‘K’를 이름으로 썼다. 시설이 일반 버스에 비해 한결 좋다. 2위안. 버스전용차도를 오가는 BRt(간선급행 버스체계)도 편리하다. 2위안. 노선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일반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1위안. 택시는 기본요금이 6위안이다. →숙박:산둥성 성도인 지난(齊南)시와 칭다오 등 대부분의 도시에서 다양한 등급의 호텔, 리조트를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위동항운(www.weidong.com). (032) 770-8028~9.
  • 삼청동 골목 숨은 맛집, 돼지불고기 백반으로 잘 알려진 ‘삼청화’는?

    삼청동 골목 숨은 맛집, 돼지불고기 백반으로 잘 알려진 ‘삼청화’는?

    봄을 맞아 야외활동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꼭 가봐야 할 서울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삼청동거리에는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이나 나들이에 나선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양의 세련미와 전통의 아름다움이 곳곳에 배인 북촌한옥마을 또한 삼청동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명소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삼청동 곳곳에서는 다양한 맛집이 자리했으며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을 즐길 수 있다. 최근 심한 일교차로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가운데 건강식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에 건강식이자 외국인들이 대표 먹거리로 여기는 한식에 대한 선호도도 증가하고 있다. 삼청동에 숨은 맛집 중에서는 전통한식과 퓨전한식을 즐길 수 있는 ‘삼청화’가 눈길을 끈다. 이 곳은 연인이나 가족 단위의 손님은 물론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데이트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남녀노소에게 인기 있는 ‘돼지불고기백반’은 삼청화의 대표메뉴로 매콤 달달한 맛을 앞세워 밥도둑으로 불리고 있다. 아침마다 직접 재료를 공수해 신선한 재료로 매장 오픈을 준비하는 삼청화 대표이사는 "언제나 손님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매장을 늘려 더욱더 많은 식객들에게 삼청화의 맛을 알리겠다”고 전했다. 한편 삼청화는 삼청동 본점에 이어 최근 대학로에도 2호점을 오픈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에어리즘 2장이 1만 6900원”, 유니클로 30일까지 감사제

    “에어리즘 2장이 1만 6900원”, 유니클로 30일까지 감사제

     글로벌 SPA(제조유통일관화) 브랜드 유니클로가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전국 매장 및 온라인스토어에서 고객 감사 할인 행사인 ‘유니클로 감사제’를 실시한다.  유니클로 감사제에서 기능성 이너웨어 ‘에어리즘’을 비롯한 다양한 봄·여름 대표 상품들이 특별가에 판매된다. 또 금액과 상관없이 모든 구매 고객에게 유니클로 큐브티슈 1개를 사은품으로 증정하며,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여행용 파우치 3종 세트를 추가 증정한다. 해당 이벤트는 매일 선착순으로 진행되고 일일 한정수량으로 조기 소진될 수 있다. 1장에 9900원인 성인용 에어리즘 이너웨어 상품은 짝수 장 구매 시 2장을 약 14% 할인된 1만 6900원에 판매한다. 여성용 에어리즘 캐미솔, 탱크탑과 U넥 티셔츠부터 남성용 탱크탑, V넥·크루넥 티셔츠, 복서브리프 및 통기성이 강화된 메쉬 소재 상품까지 모두 할인 대상이다. 또 키즈용 에어리즘 이너류는 장당 정상가가 7900원에서 25% 할인된 5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최고급 프렌치 리넨으로 만든 프리미엄 리넨 셔츠와 다양한 디자인의 폴로 셔츠는 정상가에서 1만원 할인된 2만 9900원과 1만 9900원에 제공된다.  유니클로는 감사제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 캠페인에 기부해 국내 저소득층 아동 인재 양성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운 톱5…色, 形에 매혹되다​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운 톱5…色, 形에 매혹되다​

    성운이란 한마디로 별 먼지다. 수소, 헬륨 등 별을 만드는 여러 원소들의 가스 집단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이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듯이 별들은 이 성운에서 태어나서 생애를 마친 뒤 제 몸을 해체해 다시 성운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천체들, 곧 별과 은하, 성단과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모두 성운에서 태어난 것들이다. 모든 천체들의 모태가 곧 성운인 셈이다. 빅뱅 직후의 우주에는 수소​와 약간의 헬륨으로 이루어진 원시 구름으로 가득 찼다. 여기서 별들이 태어나고 은하가 만들어졌으므로 성운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성서에 보면 "태초에 하나님이 '말씀(logos)'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말이 나오는데, 천문학자들이 그 '말씀'이 바로 수소였다고 주장한다. ​ 어쨌든 별들을 만들고 별들이 생을 마치고 폭발해서 만들어내는 이 성운들은 그 현란한 색채와 기이한 형태로 우주의 최고 볼거리를 제공한다. 성운의 빛나는 상황이나 형태에 따라 행성상 성운, 산광성운, 암흑성운, 타원성운, 나선성운, 불규칙 성운으로 구별하기도 하는데, 아름다움과 매혹적인 형태를 자랑하는 성운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운으로 꼽히고 있는 '톱 5'를 소개한다. ​1. ​독수리 성운 아름다운 성운의 첫 자리를 차지하는 독수리성운(Eagle Nebula, M16)은 유명한 혜성 사냥꾼인 프랑스의 샤를 메시에가 1764년에 발견했다. 여름철 남쪽 하늘 은하수 가운데 뱀자리의 꼬리 부분에 있는 이 성운은 붉은색을 띠고 있다. 성운의 폭은 무려 70광년. 빛의 속도로도 70년을 가야 될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잡은 이 성운의 모습을 보면, 성운 중심부에 길이 4광년(약 40조km)에 달하는 거대한 검은 먼지 기둥 속에서 별이 무리지어 태어나는 장엄한 광경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성운 기둥을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이라 한다. 지구로부터 약 6500광년이라는 거리에 있다. 2. 게 성운 황소자리 방향으로 지구로부터 약 6290광년 거리에 있는 초신성 잔해다. 성운 중심에는 지름 30km에 달하는 중성자별인 펄서가 존재하며 1초에 30.2회 자전하면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게의 등딱지처럼 생겼다고 해 이름 붙여진 게성운은 지름 약 5광년으로, 1731년 영국 아마추어 천문학자 존 베비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1758년 프랑스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가 게성운을 시작으로 성운과 성단을 109개로 정리한 ‘메시에 목록’을 만들었는데, 이 게성운에 목록의 첫 번째라는 뜻으로 ‘M1’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게성운은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인 초신성이 폭발해 만들어진 초신성 잔해이다. 천문학자들은 게성운이 언제 생성됐는지까지 기록을 통해 밝혀냈다. 중국 기록은 송나라 때 연대기인 ‘송사천문지’(宋史天文誌)에 나와 있는데 “1054년 여름 남동쪽에 낯선 별이 나타났는데 불그스름한 빛깔로 금성보다 밝았으며 23일 동안은 대낮에도 볼 수 있었다. 그 후 차츰 어두워졌으며 1056년 봄 소멸했다”고 쓰여 있다. 당시 초신성 폭발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일본, 터키, 그리고 인디언의 기록에도 남아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화이트 메사 동굴과 나바호산에는 오늘날 미 남서부 지역에 사는 원주민인 푸에블로 족의 선조들이 그린 벽화가 남아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 벽화에 그려진 초승달을 이용해 초신성이 1054년 7월 5일쯤 폭발했다는 것까지 계산해냈다. ​3. 모래시계 성운 파리자리에 있는 행성상 성운이다. 모래시계를 닮아서 이름이 붙어졌다. 이 천체의 명칭은 보통 MyCn18로 불린다. 별의 수명이 거의 다 끝난 적색거성 단계에서, 별의 외피층이 강력한 항성풍으로 방출되어 만들어진 성운이다. 모래시계 같은 형태가 된 것은 내부의 빠른 항성풍이 중심부의 농밀한 성운을 외부로 밀어냈기 때문이다. 거리는 약 8000광년. '행성상 성운'이라는 용어는 1780년대에 영국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이 고안한 것으로, 망원경으로 들여다보았을 때 행성처럼 보인다고 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거문고자리성운, 여우자리 아령형성운, 큰곰자리 부엉이성운 등이 대표적인 행성상 성운이다. 행성상 성운의 수명은 수만 년 정도로, 보통 수십억 년에 이르는 별의 수명에 비추어볼 때 비교적 짧게 지속되는 현상이다. 성운의 지름은 0.1 또는 1광년 정도이고, 중심별은 자외선을 내는 고온(10만℃ 정도)의 별이 많다. 4. 나비 성운 M2-9로 불리는 나비성운은 뱀주인자리에 있는 행성상 성운이다. 모양이 나비의 날개처럼 생겨서 나비성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양 날개 형태는 각각 별로부터 뿜어져나오는 제트가 만들어낸 것이며, 중심별은 쌍성으로 각각 한 개의 행성상 성운을 형성했다. 1947년에 미국 천문학자 루돌프 민코프스키가 발견했으며, 거리는 지구로부터 약 2100 광년 떨어져 있다. 1990년대에 허블 우주망원경이 M2-9를 보다 선명하게 찍었다. 중심부 쌍성 구성원 중 주인별은 상당량의 질량을 우주로 방출한 뒤 백색왜성으로 쭈그러들고 있다. 5. 고양이눈 성운 용자리에 있는 이 행성상 성운은 지금까지 알려진 성운 중 구조가 매우 복잡한 성운의 하나로, 1786년 영국 천문학자이자 천왕성 발견자인 윌리엄 허셜이 발견했다. 허블 망원경을 이용한 고해상도 촬영을 통해 매듭, 제트, 거품, 원호 모양 등의 주목할 만한 구조들이 발견되었다. 고양이 눈의 중심에는 밝고 뜨거운 항성이 있는데, 이 별은 약 1000년 전에 자신의 겉 표면을 우주공간으로 날려버린 후 이런 아름다운 성운을 형성했다. 이밖에도 오리온 성운 등 아름다운 성운들이 우주 도처에 늘려 있으니, ​밤하늘 성운 여행에 한번 나서보는 것도 재미있는 우주 체험이 될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씨줄날줄] 정동 야행과 밤 축제/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동 야행과 밤 축제/강동형 논설위원

    서울 중구 정동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정동(貞洞)의 ‘정’은 ‘정숙하다’는 뜻을 지녔다. 정숙하다는 말은 여성에게 그것도 나이가 지긋한 부인에게 주로 사용한다. 조선시대 당상관의 부인을 높여 정경부인(貞敬夫人)이라 부른 것도 정숙함을 부인의 덕목으로 삼았던 그 시대의 유물일 것이다. 이것만 봐도 ‘정동’이라는 지명의 ‘정’이 여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정동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계비인 신덕왕후의 무덤인 ‘정숙한 부인의 무덤’이라는 의미의 정릉(貞陵)에서 유래했다. 원래 이곳에 정릉이 있었지만 태종이 즉위하면서 정릉을 도성 밖인 현재의 성북구 정릉으로 옮겼다.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처음에는 대정동과 소정동으로 분리했다가 1914년 정동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덕수궁을 품고 있는 정동은 왕가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미국공사관과 러시아공사관, 배재학당, 경성방송국, 손탁호텔, 정동 제일교회 등 각종 유서 깊은 문화재들이 즐비하다. 정동 일대에서 오늘부터 이틀 동안 ‘정동 야행’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 시작한 정동 야행은 봄, 가을 두 차례 열리며 지난가을 정동 야행 때는 10만명이 다녀가 한국을 대표하는 밤 행사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올해도 덕수궁 고궁음악회, 성공회수녀원 관람, 영국대사관 관람, 버스킹, 길거리 퍼포먼스 등 다양한 행사가 야행객을 기다린다. 계절의 여왕 5월의 밤을 즐길 좋은 기회다. ‘00 야행’은 올해 들어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았으며 정동 야행이 원조격이다. 정동 야행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문화재청은 올해 야행 프로그램 10개를 선정했다. 정동 야행은 밤 잔치의 시작을 알리는 첫 행사다. 야행 프로그램 10선의 이름도 재미있다. 정동 야행을 시작으로 부산에서 6월 3일부터 이틀 동안 개최되는 야행의 이름은 ‘피란수도 부산 야행’이다. 6·25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 서구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어 7월 2일부터는 ‘사비 야행 백제의 밤, 세계 문화유산을 깨우다’, 8월 5일과 6일에는 ‘오색달빛 강릉 야행’, 8월 12일부터 사흘 동안 ‘순천문화읍성 달빛야행’, 8월13일부터 ‘군산 야행, 여름밤 군산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걷다’가 잇달아 개최된다. 8월19일부터 열리는 야행은 ‘전주 야행, 천년벗담’, 8월 26일부터 사흘 동안 대구 중구에서 열리는 야행의 이름은 ‘근대로의 밤, 7야로(野路) 시간여행’, 9월 23일 시작되는 야행은 ‘청주 야행, 밤드리 노니다가’이다. 7월 29일과 9월 30일 두 차례 개최되는 ‘천년 야행, 경주의 밤을 열다’는 야행 프로그램의 종착역이다. 야행 행사가 열리는 지역의 공통점은 문화재가 밀집돼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한 정동 야행을 포함한 야행 프로그램이 새 관광자원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금요 포커스] 전선에서 피는 가장 아름다운 꽃/황인무 국방부 차관

    [금요 포커스] 전선에서 피는 가장 아름다운 꽃/황인무 국방부 차관

    어느덧 계절은 봄의 끝자락에서 여름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뜨거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하다. 6월의 열기는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호국영령들의 뜨거웠던 애국심과 유난히 닮아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안중근 의사, 김좌진 장군, 윤봉길 의사와 같은 이름을 남겨 줬다. 그러나 어렴풋한 숫자로만 기록되어 있는, 이름도 사진도 남지 않은 셀 수 없는 젊은이들 또한 절망과 불의가 뒤덮인 세상에 몸을 던졌다. 그들은 청산리와 봉오동에서, 뜨거웠던 다부동과 눈발이 휘날리는 백마고지에서 하나밖에 없는 그들의 청춘을 국가를 위해 바쳤다. 고귀한 삶과 죽음이 모두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는 않다. 그들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 때문에 사지(死地)에 오기로 결심하였는지 오늘날의 우리는 알지 못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삶과 죽음이 우리들 삶의 씨앗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름 없이 스러져간 이들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국방부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 모를 영웅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25전쟁에 참전한 12만 4000여 전사자가 아직도 이 땅의 산과 들 어딘가에 묻혀 있다. 이들은 오랜 세월에 풍화되어 작은 뼛조각이나 단추, 칫솔 같은 조그만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곤 한다. 국방부는 그 작은 흔적들을 단서로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들의 품으로 보내드리고 있다. 더디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현재 9100여명의 국군 전사자를 찾았고 그중 113명의 신원을 확인해 그리던 가족 품에 안겼다. 그러나 이들의 직계유족은 대개 70~80대의 고령이다. 시간이 촉박하다. 유해 소재 제보와 유전자 시료채취 등 유해발굴사업의 국민적 참여가 절실하다.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도 어느덧 60년이 훨씬 지났다. 하지만 남과 북은 여전히 대치 중이고, 북한의 국지 도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고요했던 서부 전선에서 북한의 목함지뢰가 터졌다. 갑자기 닥친 위험에도 장병들은 놀라운 속도로 경계태세를 취하며 부상자를 옮겼다. 오른쪽 발목을 잃은 김정원 하사는 정신이 들자 동료의 안부를 먼저 물었다. 이후 전 군에서는 전역 연기 신청이 잇따랐다. 올해 초까지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와중에 전역 연기를 자원한 장병은 1000여명이 넘는다. 바로 이들이 우리 국방의 근간이다. 젊음을 꽃피우기에도 아까운 시간이지만 지금도 우리의 젊은이들은 묵묵히 전선을 지킨다. 이들의 이름 또한 역사에 기록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가 오늘날의 평화로움을 기록한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 우리 장병들이 있다. 그들은 묵묵히 서서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전선에 내어주고 있다. 이것은 존중받아야만 하는 일이다. 이런 우리 장병들을 더 많은 국민들이 사랑해 주시기를 바란다. 따스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봐 주시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온기가 전선 장병의 시린 손을 녹이고 불의와 적의 앞에서 당당할 수 있게 격려해 주시기를 바란다. 터미널에서, 기차역에서 만나는 장병들에게 따뜻한 눈인사를 건네 주시기를, 아들 같고 동생 같은 이들의 듬직한 등을 한 번쯤은 두드려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국방부도 젊은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복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5년 병영문화 혁신 대책을 수립해 군 인권을 개선하고, 복지문화시설 확충 등 근무여건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3월부터는 전·공상 장병 민간의료 지원제도의 정비를 통해 장병들이 완치될 때까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장병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한 국방부의 노력은 앞으로도 다방면에서 진행될 것이다. 오늘 밤에도 이 나라의 아들딸들은 훈련으로 지친 몸을 야지에 기댈 것이다. 전선의 초병은 여전히 눈을 빛낼 것이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는 초계함이 파도를 이겨내며 자리를 지킬 것이다. 이 땅의 가장 아름다운 꽃은 전선에서 피고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젊은이들에게 우리 모두는 어쩌면 빚을 지고 있을지 모른다. 늘 고마운 마음으로 그 고귀한 희생이 기억되기를 바란다.
  • [기업 미래 문화 특집] LG전자, 부장님 잔소리 없는 날 ‘우리 틉시다’

    [기업 미래 문화 특집] LG전자, 부장님 잔소리 없는 날 ‘우리 틉시다’

    최근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의 프로젝트를 사외벤처로 분사했다. 디지털 갤러리 플랫폼인 ‘에이캔버스’와 근적외선으로 조직 염증을 영상화해 류머티즘 관절염을 진단하는 ‘인핏앤컴퍼니’ 두 곳이다. LG전자는 사외벤처로 이동한 직원이 3년 내 본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 직원들의 도전을 적극 장려할 예정이다. 임직원의 창의성을 북돋는 ‘아이디어 발전소’는 CTO 부문 소속 연구원의 기술, 제품, 서비스 아이디어에 5개월의 개발기간과 개발비 10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1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열리는 ‘이그나이트 LG’는 구성원의 생각을 공유하는 지식 나눔의 장이다. 업무 외의 특별한 경험을 나누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에 참여 직원 수가 매년 늘고 있다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LG전자는 올 초부터 직원과 경영진이 격의 없이 소통하는 ‘우리 틉시다’라는 장을 통해 조직문화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인사평가를 절대평가로 개선하고 직급을 역할 중심으로 전환하는 인사개혁안도 이런 소통을 통해 구성원이 함께 마련한 것이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안식휴가제, 팀장 없는 날, 유연한 출퇴근제 등을 시행해 불필요한 야근 문화를 없애고 업무 효율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크라운출판사 적중 100% 합격 미용사 일반 필기시험 총정리문제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크라운출판사 적중 100% 합격 미용사 일반 필기시험 총정리문제

    미용사 도서인 크라운출판사(www.crownbook.co.kr)의 ‘적중 100% 합격 미용사 일반 필기시험 총정리문제’는 핵심이론 요약, 최근 기출문제, 2016년 대비 상시시험 분석 특강자료 등이 수록됐다. 책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문제의 핵심 이론만 수록했다. 수험자들이 시험에 불필요한 이론을 공부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문제를 풀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이론만을 담았다. 둘째, 핵심 이론의 출제 유형을 완전히 분석한 적중 예상문제를 수록했다. 장별로 출제율이 높은 핵심 이론들의 출제 유형을 완전히 분석해 적중 예상문제를 만들었다. 적중 예상문제를 통해 공부하면서 헛갈렸던 부분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출제유형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미용사(일반) 분야 필기시험을 완전히 정복할 수 있다. 셋째, 최근 기출문제와 출제경향을 완전히 분석한 2016년 대비 상시시험 분석 특강자료를 담았다. 최근 기출문제와 출제경향을 완전히 분석한 2016년 대비 상시시험 분석 특강자료를 수록해 수험자들이 출제 경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출문제와 출제된 기출문제에 관한 특강자료를 함께 봄으로써 시험에 완벽히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총 8회의 최신기출문제 수록 책은 크게 ‘파트1. 핵심이론요약’과 ‘파트2. 최신기출문제’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파트1은 미용이론부터 공중위생법규까지 총 6개의 장으로 나눠졌으며, 파트2는 총 8회 분량의 최신 기출문제를 수록했다. 1만 6000원. 이 책과 관련된 상품으로 크라운출판사의 ‘핵심콕콕 미용사 일반 필기시험 총정리문제’ ‘빨리빨리 합격하는 미용사 일반 필기시험문제’ ‘합격의 신 미용사 일반 필기시험문제’ 등이 있다. 02-745-0311.
  • 울산지법, 결혼 앞둔 처남여친 성폭행한 30대 징역 3년 선고

    법원이 결혼을 앞둔 처남의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30대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은 25일 강간상해죄로 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3년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 8월 처가 식구들과 함께 여행을 간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처남이 술에 취해 잠들자 처남의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와 처남은 2016년 봄에 결혼하기로 한 사이였다. 재판부는 “곧 결혼할 예정인 피해자가 처남 옆에서 자고 있음에도 강간을 시도하다가 상해를 가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공희정 컬처 살롱] 늦지 않았어요

    [공희정 컬처 살롱] 늦지 않았어요

    누가 정해 놓았을까, 꽃이 피는 순서를. 어떻게 알았을까, 봄이 가면 여름이 와야 한다는 것을. 가끔은 오고 가는 것이 바뀌면 어떨까. 사람들은 기상이변이라 걱정하지만 순서가 흔들린 올봄이 한편으로는 지루했던 일상을 깨워 주는 듯했다. 한꺼번에 피어난 꽃은 매일매일을 황홀한 천국으로 만들어 주었고, 때 이른 폭염은 서둘러 여름을 준비하게 해 주었다. 습관처럼 해 오던 것에서 벗어나는 순간 의외의 기쁨과 지혜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배우 김영옥은 요즘 랩을 한다. 욕쟁이 할머니 연기를 했던 전력이 있긴 하지만 여든의 그녀가 쏟아내는 랩은 놀라웠다. 실력파 래퍼 딘딘, 주헌 등과 호흡을 맞춘 그녀는 래퍼가 된다는 것이 어쩌면 인생 마지막 도전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고 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모험을 즐겼다. 스튜디오에서 시작한 랩은 젊은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강남의 클럽을 거쳐 대학 축제 무대까지 점령했다. “연기가 내 몫, 연기가 내 솔, 연기를 위해서, 죽이고 살리지.” 보통 노래보다 10배나 어려웠다는 랩을 배워 노래하는 그녀는 20대의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 주었다. “소리 질러.”, “같이 노래해.”, “놀아 놀아.” 손을 높이 올리며 군중을 향해 외치는 그녀의 얼굴은 빛났다.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세월이 흐르면 누구나 노인이 되지만, 그 흐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인생의 관망자(觀望者)가 아니라 스스로 주인공이 돼 주어진 시간을 끝까지 이끌고 가는 것, 역시 주도적 삶은 아름다웠다. 여든 넘은 그녀의 도전을 주책이라며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랩은 그녀의 인생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래서 그녀의 도전이 멋있다. ‘황혼기 청춘들의 인생찬가’라는 부제가 붙은 어느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모두 예순이 넘었다. 그중 정아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나문희는 세계여행을 꿈꾸는 일흔둘의 엄마로 나온다. 시집오던 날부터 머리채 휘어잡으며 구박하던 시어머니와 옹졸한 짠돌이 남편, 길러 출가까지 시켜야 했던 여섯 명의 시동생과 시누이들. 딸 셋도 모두 결혼시켰는데 이번엔 친정엄마가 치매란다. 엄마의 요양원 비용을 벌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일을 한다. 식구들을 위한 오랜 희생이 벅찼지만 그녀를 지탱해 준 것은 자신만을 위한 꿈이었다. 멋진 자동차 타고 스카프 휘날리며 세계를 누비는 상상만으로도 그녀는 행복했다. 세계여행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시청하고, 관련 자료를 차곡차곡 모았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자동차 운전면허도 손에 쥐었다. 길 위에서 죽는다 해도 평생 소원했던 세계여행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살아온 의미는 충분했다. 사실 오랫동안 익숙해진 틀을 벗어난다는 것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다. 그래서 노년의 도전은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젊은 시절보다 현격히 떨어진 체력과 지력은 늘 스스로를 움츠러들게 하고, 나잇값 못한다고 할까봐 주변의 시선도 부담스럽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춤거리는 사이에 봄여름가을겨울은 순서대로 지나가고, 꽃들도 피었다 지길 수없이 반복한다. 그리고 꿈을 잊은 채 노인이 되어 간다. 그런데 요즘 텔레비전이 자꾸만 이들에게 말을 걸어온다. 늦지 않았다고.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 내디뎌 보라고. 그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드라마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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