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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음골에는 시인들이 산다

    산음골에는 시인들이 산다

    보건진료소에 근무한지가 30년이 넘은 이 시점에서 어느 날 갑자기 지나온 나의 발자국을 조용히 되돌아 보았다. 대학 갓 졸업하고 20대에 첫발을 들여 놓았는데 어느새 세월이 이렇게나 많이 흘러 버렸는지 실감이 안 난다. 햇살 좋은 어느 날 툇마루에서 낮잠 한번 자고 일어난듯 한데 어느새 희끗희끗 변한 머리칼과 훈장 같은 주름살이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래서 인생 일장춘몽이란 말이 나왔나 보다 한바탕 꿈을 꾸고 난 듯한 이 기분........ 그러나 울고 웃으며 내 인생 전부가 되어버린 진료소의 직장 생활은 내 삶의 보석이 되어 빛나고 있었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이 길을 걸어가리라” 다짐하며 최근에 출렁이던 작은 감동의 물결을 소중한 추억의 서랍장에서 조심히 꺼내어 본다.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 그래서일까 낮에는 맑고 상큼한 공기와 밝은 햇살이 하늘만 바라보이는 이 산골의 한가운데서 에너지를 뿜어 내주고 밤에는 지나던 달빛조차 잠시 쉬어 가고 반짝거리던 별도 숨죽여 산음골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다. 산길을 굽이굽이 돌고 돌아가면 세상 시름 모두 던져 버리고 자연 속에서 푹 파묻히고 싶은 산음휴양림을 간직한 아담하고 예쁜 동네 이곳, 산음 골에는 세월의 훈장을 이마에 가득 달고 있는 멋진 시인들이 살고 있다. 농한기에는 구부러진 허리를 지팡이와 유모차에 의지해 노인정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어 화투를 치고 간간이 산음휴양림으로 올라가던 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70~80대의 어르신들이셨다. 문맹인 분도 계시고 더러는 한글을 배우지는 못하셨어도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분도 계셨다. 주로 어촌이나 농촌 등 산간 벽오지에 있는 보건진료소는 진료외에도 농번기에도 건강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농한기인 11월은 이듬해 3월까지 통합건강증진사업의 하나로 경로당 중심의 각 지역에 맞는 특수사업을 집중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에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체조나 운동, 보건교육, 그리기, 만들기, 노래교실, 등산, 걷기, EM 교육 등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었다.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 계속적인 사업을 연구하던 중 이제는 좀더 특별한 사업을 하고 싶었고 농한기뿐 아니라 일 년 내내 개인적으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6년 겨울부터 우울증 및 치매 예방사업으로 ‘나만의 시 짓기’ 교실을 열었다. 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데 무슨 시를 짓느냐고 도리질 치는 어르신들께 92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98세 때 시집을 낸 일본의 최고령 시인 시바타 도요를 소개해 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드렸다. 관할구역인 산음리 석산리 4개리 노인정을 직접 다니면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키고 인형으로 직접 실습도 하게 했다.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한 후 시 공부를 그 자리에서 시작했는데 일단 시란 무엇인가 알려 준 뒤 행과 연 나누는 법등 가장 기초부터 알려드렸다. 어르신들의 숨겨진 감성을 톡톡 건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어요 시라는 게 특정인이 쓰는 게 아니랍니다 본인의 생각을 함축해서 쓰시면 됩니다. 과거 내가 살아온 이야기도 좋고 현재의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내 주변 분들의 이야기도 좋고 꽃이나 새, 또는 자연을 보고 느끼는 점도 모두 시의 소재가 될 수 있답니다 창밖을 보세요. 지나는 바람의 이야기, 오후의 느린 햇살 이야기 지나는 자동차들의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나요? 저 이야기를 가슴에 담아 보세요 나만의 소중한 것으로 만들어 보세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까 치매도 예방됩니다. 공통점이 생겨서 이웃 간의 대화도 풍부해질거예요 일단 생각해 보시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직접 써보세요. 시작은 어렵지만 시라는 강물에 푹 빠지면 아마 깃털같이 가벼운 날들이 행복으로 다가올 겁니다. 그동안 걸어 보지 못했던 신기한 세상으로 한발씩 걸어 보세요. 한 달간 교육을 마친 후 처음 접해보는 “시”라는 것에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인 어르신들께 A4용지를 나누어 드리고 시도 좋고 아무 글이나 한편씩 써서 진료소로 갖고 오시라고 숙제를 내드렸다. 그렇게 열변을 토하던 내 모습과는 다르게 어쩌면 빈 들판의 바람소리처럼 아무도 모르게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염려되어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던 어느 날, 내 앞에서 강한 부정을 하며 시를 어찌 쓰냐고 말씀하시던 할머니께서 수줍은 표정으로 진료소에 오셨다 쭈빗거리시며 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를 보여주셨다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게 난생처음 써 보는 거라 창피하기만 한데 숙제를 내서 일단 써왔다며 부끄러워하셨다 참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아! 이렇게 첩첩산골 산음리에서 시인 한 분이 탄생하겠구나 기대를 걸고 종이를 펼쳐서 읽어보니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글자가 많았다. “할머니 이게 무슨 글자예요?” 하나하나 일일이 여쭙다 보니 후반부에 가서는 대충 읽을 수가 있었다. 대부분 소리 나는 대로 쓰셨고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히 배어 나와 눈물까지 흘릴뻔했다. 한 행 한 행 어르신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여쭈어 가며 둘이 머리를 맞대고 탄생시킨 시가 바로 /중매쟁이 말만 믿고/ 산음리로 시집 보내놓고/ 화병에 일찍 돌아가신 어머님/ 중략 / 딸네 집도 못 와보고 따스한 밥 한 끼 못해드리고 보내드려서 가슴 아파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을 시로 지은 ‘그리운 어머니’였다. 며칠 뒤에는 A4용지 잃어버렸다며 달력 뒷장을 찢어서 숙제를 해오신 분이 계셨는데 그대로 하나의 시가 되었다 감성이 풍부하신 분이셨고 평상시에 책을 좋아하시는 분답게 퇴고를 굳이 하지 않고도 연을 나누는 것만 도와 주었는데 봄의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봄이 오는 소리”시가 탄생하였다. 또 한 분은 그동안 써오셨다며 20여 편 정도를 갖고 오셨는데 초보라고 하기엔 참 잘 쓴 글이었다. 서울에서 살다가 몸이 안 좋아 시골에서 요양하면서 쓰신 터라 고뇌를 많이 한 흔적이 있는 깊이 있는 글이었다. 그러나 거의 수필인지 시인지 모를 정도의 길고 긴 시였다 너무 잘 쓰셨다고 칭찬해 드리고 조금씩 퇴고하는 것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시간 날 때 개인적으로 공부 좀 하자고 권유하고 한 달 정도 진료소에 오셔서 시에 대하여 공부를 하였다. 그뒤로 지은시는 시집 한 권 내셔도 좋을 정도로 이쁜시를 많이 지으셨다. 이렇게 여러편이 모이자 시화로 제작해서 2017년도에는 진료소 출입구에 전시해 두었더니 오가시던 분들이 시에 대해서 관심을 더 많이 갖기 시작하고 한두 분씩 시를 화두로 삼기 시작하였다. 나비효과란 말이 있듯이 어느 날인가 이 작은 물결이 산음리 석산리에 시로 물들어 주기를 더 절실하게 기다리며 2018년 1월 나 혼자서는 너무 벅차서 전문가 선생님을 모시고 한 달 동안 시 공부를 다시 한 번 더 하게 했다. 그 노력의 결과로 2018년 3월 17-18일 제19회 단월 고로쇠 축제 때는 44편의 시를 축제장에 전시할 수 있게 되었다. 축제장을 찾은 많은 분들이 차별화된 축제장에서 인생을 한편의 시로 표현한 진솔한 시에 공감하며 눈물 흘리고 감동을 많이 받으셨다. 이어서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어버이날 전후해서 양평역에 전시할 예정이다 비록 세련되거나 완전하진 못해도 삶의 진솔함이 묻어나 있어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우리가 걸어가야 할 그 길을 먼저 걸으신 어르신들의 시를 읽음으로써 그분들이 힘들게 살아온 삶을 응원해 드리고 孝사상을 고취시키며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산음골에는 멋진 시인들이 산다 삶 자체가 시다 그래서 우리는 더 건강하고 더욱더 행복하다. 이제부터 우리 시인 어르신들은 꽃길만 걷게 될것이다.
  • 호매실 행정지구 옆 오피스텔…배후수요 든든한 ‘안심 투자처’는 어디

    호매실 행정지구 옆 오피스텔…배후수요 든든한 ‘안심 투자처’는 어디

    ‘세종·광교·지방의 혁신도시’ 이들의 공통점은 대규모 행정타운이 있다는 것과 분양시장의 흥행불패지역으로 불린다는 점이다. 공급되는 사업지마다 높은 경쟁률로 청약마감을 하는가 하면 오피스텔 투자에서도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관심을 두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행정타운 수혜를 노리는 오피스텔이 인기를 얻는 요인으로 안정적인 월세 확보를 꼽을 수 있다. 공공기관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주요 임차인이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행정기관 근무자여서 공실의 우려를 덜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행정타운은 지역 내 핵심위치에 들어서고 교통여건이 좋다는 점을 고려하면 행정타운 인근 오피스텔은 입지도 보장되어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행정타운이나 산업단지가 몰려있는 곳은 배후수요가 풍부해 오피스텔 투자 시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아파트 못지 않은 주거지가 될 수 있고 행정기관 관련 기업체들에게는 작은 사무실 용도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봄 분양시장이 활짝 핀 가운데 행정타운 인근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오피스텔(아파텔)이 있다. 수원 호매실지구 중심지역에 위치한 ‘수원 커낼파크 아파텔’이다. 단지 인근으로 동사무소, 파출소, 소방서, 우체국(예정) 등 행정타운이 있고 산업단지도 가까워 든든한 배후수요층을 품고 있다.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권선구청행정타운, 수원산업단지,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수원여자대학교도 가까이 있어 소형 아파텔의 주요 임차인인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들이 주로 찾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또한 투자메리트를 높인다. 지역 내 월세수익이 비슷하다면 매입비용, 분양가를 낮춰야 수익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곳은 호매실지구에서도 특급입지임에도 불구하고 3.3㎡ 당 600만원대로 책정되어 소액투자가 가능하다. 내부를 살펴보면 계약면적 73, 79, 82, 89㎡ 주거용 오피스텔 총 168실로 구성되어 있고 저층부에는 상업시설이 배치되어 주거와 업무, 상업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 단지가 될 전망이다. 새로 짓는 아파텔로 공간활용이 잘 되어 있다는 점도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이다. 전 세대 복층으로 설계되어 있어 다른 오피스텔에 비해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고 일부 세대에는 테라스 특화설계도 선보인다. 내부에서 외부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개방형 창문을 가지고 있다. 단지 내에는 조경수를 식재하고 옥상정원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 호매실 지구 상업지역과 친자연적인 환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홈플러스, 로드샵 상권이 발달되어 있고 단지 바로 앞에 65,000㎡ 규모의 대형 수변공원인 어울림공원이 있어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어울림공원에는 1,400㎡ 규모의 애견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반려견들과 함께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주거 메리트를 높여준다. 호매실 행정지구 옆에 위치해 안정적인 투자처로 손꼽히는 ‘수원 커낼파크 아파텔’의 홍보관은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에 위치해있으며 5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치로, 名쿼터백 톰 브래디가 보낸 문자에 “브래디가 누군데?”

    이치로, 名쿼터백 톰 브래디가 보낸 문자에 “브래디가 누군데?”

    천하의 쿼터백 톰 브래디(41)가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마흔다섯에 현역 생활을 접게 된 스즈키 이치로가 코치에게 물었단다. “브래디 그게 누군데?”라고. 미국프로야구(MLB)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구단의 소식을 전하는 어슬레틱의 9일(현지시간)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봄 훈련 캠프의 어느날 아침 코치들의 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손전화를 들여다보던 이치로가 코치들에게 “알지 못하는 전화번호로 방금 문자가 들어왔네. 그런데 이 친구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전화번호를 받아냈다며 날 찾아와 스트레칭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군”이라고 털어놓았다. 한 코치가 “그 친구 이름이 뭐래?”라고 물었다. 이치로는 메시지를 스크롤해 끝 대목을 읽어본 뒤 “톰 브래디라고 하네. 대체(f---) 톰 브래디가 누구야?”라고 물었단다. 이 얘기를 전한 야후 닷컴의 블로그 셧다운 코너의 주인장은 실제로 브래디가 찾아와 이치로를 만나 스트레칭 방법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지는 소개하지 않았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이치로의 언급이 브래디가 현재 몸 담고 있는 미국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싫어하는 팬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헬멧과 유니폼을 벗고 모델 차림으로 나서 아내인 슈퍼모델 지젤 번천과 화려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소개하며 이러면 이치로가 알아보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튤립을 향한 ‘거품’ 사랑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튤립을 향한 ‘거품’ 사랑

    해가 뜨거워지며 이른 봄에 꽃을 피우던 나무들은 연둣빛 잎을 모두 틔우고, 여느 들꽃들은 열매를 맺고 있다. 비로소 여름이 머지않은 듯 싶다. 봄꽃을 전시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축제인 고양 국제꽃박람회와 태안 세계튤립축제, 에버랜드 튤립축제도 여름이 오기 전, 막바지 전시를 하고 있다.사실 나는 이들 튤립축제가 막 시작하던 3월, 이미 세계의 꽃축제 중 가장 대규모로 열리는 네덜란드의 쾨켄호프 꽃축제에 다녀온 바 있다. 쾨켄호프 꽃축제가 열리는 즈음 네덜란드에 가면 늘 식물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서부터 쾨켄호프 꽃축제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벽에 주르르 붙어 있고, 암스테르담을 오가는 버스는 관광객을 반기며 무료로 태우고, 온 나라가 쾨켄호프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네덜란드의 튤립 사랑은 ‘튤립 버블’이란 경제학 용어를 만들어낼 만큼 각별하다. 그런데 재밌는 건, 튤립이 네덜란드의 자생 식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튤립은 네덜란드가 아닌 터키와 중앙, 서아시아가 원산지다. 게다가 이들 원종은 우리가 튤립 하면 상상하는 너른 들판에서 자라지 않는다. 모래와 돌이 가득한 히말라야산맥, 다른 식물들조차 살아가기 척박한 환경에서 단아한 튤립 원종들이 한두 송이씩 자생한다.아시아에 살던 튤립은 인류에게 처음 발견되고 오십여년 후에야 프랑스를 통해 네덜란드로 전해진다.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튤립을 재배한 사람은 암스테르담 식물원의 수석 연구원이었던 카를로스 클루시어스라는 식물학자인데, 튤립의 약용 효과를 연구하느라 식물원에 몇 개체를 심은 후 이곳에 온 관람객들이 튤립을 보게 되면서 네덜란드 전역에 알려지게 된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형태와 색의 식물인 튤립의 상업적 가능성을 본 당시의 대기업들은 카를로스에게 튤립을 상업화하자고 제안하게 되고, 카를로스는 급격한 상업화는 좋지 않다는 판단에 제의를 거절한다. 대기업은 몰래 카를로스의 정원에 들어가 튤립을 훔쳐 대규모로 재배한다. 그렇게 네덜란드의 튤립 재배는 시작되었다.물론 사람들이 어느 한 식물을 좋아한다고 그 식물이 대대적으로 재배될 수는 없다. 식물을 재배한다는 건 자연조건이 따라줘야 하는데, 네덜란드는 바닷가인데다 북쪽이라 튤립이 좋아하는 서늘한 기후대이고, 땅이 모래언덕이라 자생지에서의 척박한 토양 환경과 잘 맞아떨어졌다. 게다가 이들이 네덜란드에서 인기가 많아지게 된 17세기는 마침 네덜란드 황금기였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기였기에 사람들은 갑자기 얻게 된 부를 내세울 도구가 필요했고, 이게 바로 튤립이 되었다. 모두들 튤립 구근을 모으기 시작했다. 희귀하고 새로운 품종을 모으는 ‘튤립 마니아’가 생기고, 튤립의 인기가 많아지다 보니 어느새 돈이 된다며 산업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기게 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처럼 튤립이 투기의 대상이 되어 인기가 많은 품종의 경우 당시 목수 연봉의 20배, 수억원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때는 튤립뿐만 아니라 튤립 무늬가 있는 옷이나 가구 디자인, 그리고 튤립만 꽂을 수 있는, 튤립에 특화된 화병 디자인들도 생겨날 만큼 부가 산업도 활발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 디자인에 튤립 무늬는 꼭 포함되어 있다. 튤립의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 데에 투자도 많이 하다 보니 육성 기술도 늘게 되었고, 네덜란드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식물 교배자이면서 튤립 생산자가 된 것도 이 시기 이후부터다. 그러나 영원한 건 없다고, 후에 황금시대가 저물면서 자연스레 ‘튤립 버블’도 조금씩 붕괴되기 시작한다. 들판에는 여전히 튤립 구근들이 있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튤립을 좋아하고 있어, 튤립 가격이 갑자기 내려가지는 않았다. 이때부터는 외국에 수출을 많이 하게 됐는데, 주변 국가에 네덜란드의 튤립을 홍보하기 위한 카탈로그를 만들기 위해 당시 네덜란드와 독일, 프랑스의 식물세밀화가들을 모아 튤립세밀화를 그리기도 했다. 현재 남아 있는 튤립세밀화 대부분은 이때 기록된 것이다. 그렇게 유럽에서 성황을 이루던 튤립은 18세기, 히아신스가 나오면서 인기가 시들하게 된다. 후에 프랑스 혁명으로 영국식 가든 디자인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튤립 거래는 한정적이게 되고, 나중에 안정이 되면서 세계의 사람들이 튤립을 사고, 지금까지 튤립의 인기가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는 늘 부정적인 의미로 ‘튤립 버블’을 부르지만, 튤립은 그저 우리 인간의 욕망에 이용당했을 뿐, 그들은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존재해 온 연약한 식물이었다. 튤립을 연구하던 식물학자와 그의 정원에서 튤립을 훔친 대기업, 튤립을 사랑해 희귀하고 새로운 품종을 모으던 튤립 마니아와 그게 돈이 된다며 투기하던 사업가들은 늘 공존해 왔다. 식물 문화가 급격히 확산되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지금 이 시점에서, 네덜란드 튤립 버블은 식물에 대한 사랑과 욕망의 경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식물과 공존할 것인지, 또 다른 ‘식물 버블’을 만들 것인지는 온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다.
  • 천년을 덖다 마음을 닦다

    천년을 덖다 마음을 닦다

    신라의 문장가 고운 최치원은 자신의 시를 통해 경남 하동을 ‘호중별유천’(壺中別有天)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쉽게 풀자면 ‘호리병 속 별천지’라는 뜻입니다. 섬진강에서 화개장터를 잇는 좁은 길을 지나면 화개, 악양 등 입이 떡 벌어지는 거대한 풍경과 만나게 됩니다. 이를 두고 호리병 속의 별천지 같은 풍경이라고 상찬한 것이지요. 고운 스스로 인식했을지 모르겠으나, 그가 언급한 ‘호리병 지형’은 차를 키우는 데 최적의 여건이 됩니다. 하동 일대에 야생차밭이 많은 건 이 때문이지 싶습니다. 야생차는 생명력이 강합니다. 재배차와 달리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기 때문입니다. 그 덕에 다른 지역의 재배 차밭이 냉해로 시커멓게 타들어가도, 하동에선 형형한 푸른빛의 차밭과 만날 수 있습니다.하동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인상적인 풍경 중 하나가 야생 차밭이다. 꼭 푸른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특히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로 알려진 화개면 일대에 야생차 재배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은 차 애호가들의 ‘로망’ 우전(곡우 전에 따는 차)을 지나 세작이 한창 출하되는 시기다. 정금차밭 등 지리산에 기댄 마을마다 여린 찻잎을 따는 일손들로 분주하다. ●화개지역 ‘호리병 지형’과 가내 수작업으로 만드는 명품 잎차 하동은 전남 보성, 제주 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차 생산권역을 이룬다. 다른 지역에 비해 기계화된 대량생산보다 가내 수작업 형태의 고급 잎차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 ‘명산에 명차 난다’는 말이 있듯, 지리산 화개지역은 ‘명차’가 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췄다. 그중 하나가 이른바 ‘호리병 지형’이다. 호리병 안쪽엔 따뜻한 공기가 오래 머문다. 다른 지역보다 많은 강수량과 일조량도 차 성장에 적합한 조건을 제공해 준다. 여기에 가가호호 대를 이어온 덖음기술(제다법·製茶法)이 더해져 하동을 차 명산지로 만들었다. 차밭은 화개장터 입구부터 약 12㎞ 구간에 드문드문 걸쳐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정금차밭이다. 정금리 일대의 산자락에 넓게 형성된 야생 차밭이다. ‘차밭’ 하면 연상되는 정연한 풍경과 만날 수 있다. 하동군에서 관광휴양 단지로 개발 중이다. 내년까지 휴양과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각종 기반 시설이 구축될 예정이다.●신라 김대렴이 중국서 가져온 차 씨앗 처음 뿌린 ‘차나무 시배지’ 인근에 차나무 시배지가 있다. 약 1200년 전, 신라 김대렴이 중국에서 가져온 차 씨앗을 처음 뿌린 곳이라 전해진다. 차시배 기념석과 대렴공 차시배 추원비, 진감선사 차시배 추앙비 등이 세워져 있다. 정금차밭과 차나무 시배지를 잇는 2.7㎞ 길이의 ‘천년차밭길’도 조성돼 있다. 차 시배지 아래엔 하동야생차박물관이 있다. 방문 전 예약하면 전통 덖음차를 만들거나 다례시연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너른 야생차밭에서 직접 차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다원도 있다. 가족 나들이로 제격인 곳들이다. 그중 하나가 매암다원이다. 은은한 한국식 전통 홍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잭살’도 맛볼 수 있다. 이 일대에서 몸이 아플 때 끓여 먹었다는 토속 발효차다. 다원은 지키는 이가 없다. 손님 스스로 차를 끓여 마신 뒤 3000원을 무인함에 넣으면 된다. 원형에 가까운 야생차밭 풍경과 만나려면 좀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 모암마을 맞은편 산자락에 야생차들이 너른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일대의 야생차들은 보성 녹차밭에서 연상되는 정연함과 거리가 멀다. 사초처럼 몽글몽글 뭉친 모습이 꼭 수많은 해파리떼를 보는 듯하다.맑은 날 오후에 모암마을 일대의 찻집을 방문하면 차 덖는 장면과 만날 수 있다. 특히 ‘만수가 만든 차’의 차 덖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제다 장인들이 가스 버너를 쓰는 것과 달리 이 집은 장작불을 쓴다. 흙으로 만든 아궁이에 무쇠솥을 올리고 장작불로 차를 덖는 모습이 시간을 거스른 듯한 느낌을 준다. 하동 일대에 신라시대 문장가 최치원의 고사가 전하는 곳이 많다. 쌍계사엔 최치원의 글이 담긴 진감선사 부도비, 꽃담의 글씨 등이 전한다. 범왕리엔 푸조나무가 있다. 최치원이 땅에 꽂은 지팡이에서 움이 터 자랐다는 노거수다. 푸조나무 건너편에 세이암이 있다. 최치원이 지리산에 들어가기 전 귀(耳)를 씻었다(洗)는 너럭바위다. 바위 위에 ‘세이암’이란 글자가 음각돼 있지만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인근의 칠불사도 돌아보는 게 좋겠다.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암자를 짓고 수행하다 103년 성불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수로왕과 허 황후가 일곱 왕자를 만나러 왔다가 연못에 비친 그림자만 보고 돌아갔다는 영지 등 볼거리가 제법 있다. 다만 아자방(亞字房)은 문화재 발굴 공사 중이어서 볼 수 없다. 아자방은 한번 불을 때면 온기가 49일이나 갔다는 신비의 온돌방이다. 수채화 같은 초록빛과 만나려면 송림공원(천연기념물 445호)을 찾아야 한다. 조선 영조 21년(1745년)에 조성된 방풍림이다. 섬진강 주변의 너른 백사장에 소나무 노거수 750여 그루가 섬진강 맑은 물과 어우러져 있다. 오랜 세월을 버텨 온 ‘맞이 나무’, ‘원앙 나무’, ‘못난이 나무’ 등이 편안한 쉼터를 만들어 낸다.풍경 전망대 한 곳을 덧붙이자. 구재봉(728m) 정상 아래쪽에 활공장이 있다. 지리산이 품은 섬진강 물길과 악양 평사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승용차로 오를 수 있다.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19~22일 화개면과 악양면 일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11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하동녹차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행사다. 이를 기념하는 볼거리와 먹거리, 체험 행사들이 다양하게 준비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중국 푸얼, 푸저우, 일본 시즈오카 차 전문가 초청 홍보관과 9개 지자체의 초청 홍보관이 함께 운영된다. 주요 행사로 세계 10개국의 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세계 차 문화 페스티벌, 다례경연대회, 하동 티 블렌딩 대회 등이 열린다. 글 사진 하동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55 찻집:화개면 일대에 실제 차를 맛볼 수 있는 찻집이 부쩍 늘었다. 제다집만 몰려 있던 예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비주제다(883-1696)는 모암마을 야생차밭을 소유한 업체다. 차밭에서 찻잎을 딴 뒤 모암마을의 ‘만수가 만든 차’로 가져와 덖어 판다. 상호와 동명의 차를 사거나 맛볼 수 있다. 특히 여러 제다 과정을 거치지 않고 덖은 뒤 곧바로 먹는 차맛이 별미다. 주인장에게 청하면 맛볼 수 있다. 윤슬당(010-8552-7061)은 한방차 전문점이다. 1층은 카페, 2층은 펜션이다. 일반 차보다는 건강식품을 곁들인 차를 주로 팔고 있다. 윤슬홍차, 미인차 등이 대표 메뉴다. 차와 관련된 소품도 판매한다. 정금차밭에서 강 건너 맞은편에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집은 쌍계명차(883-2440)다. 녹차, 발효차, 꽃차, 대추차 등 몸에 좋은 차와 복분자 빙수, 녹차 빙수 등 다양한 메뉴를 갖췄다.맛집:찻잎마술(883-3316)은 녹차를 활용한 한정식을 내는 집이다. 차꽃 와인과 차, 차씨 오일 등이 무료로 곁들여진다. 삼겹살을 녹차 소스로 쪄낸 삼겹살찜도 독특하다. 산골제다(883-2511)는 녹차냉면, 녹차국수 등을 내는 집이다. 녹차 특유의 향과 재첩으로 낸 육수가 담백하다. 하동 사람들은 봄 참게가 가을 전어보다 고소하다고 믿는다. 화개장터 일대에 참게를 내는 집들이 많다. 혜성식당(883-2140)이 그중 참게탕으로 이름났다. 고소한 참게 살과 진한 국물이 잘 어우러진다.
  • 교육부 ‘입시정책’·고용부 ‘실업문제’… 국민 한숨만 커졌다

    교육부 ‘입시정책’·고용부 ‘실업문제’… 국민 한숨만 커졌다

    오락가락 교육정책 그대로 반영 교육부, 가장 업무 못하는 부처로 고용부 민감한 일자리 정책 미흡 30대·대졸 이상 평가서 최하위 ‘남북 훈풍’에 외교·안보 상위권 보수·60대 이상에서 통일부 1위 진보·젊은 세대는 외교부가 1위문재인 정부 18개 중앙부처에 대한 1년 평가에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최하위권 평가를 받았다. 반면 외교·안보 부처들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업무를 잘못하고 있는 부처는 어디인지’(복수 응답 가능)를 묻는 질문에 교육부가 16.2%, 고용부가 16.1%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여성가족부(11.5%), 법무부(8.7%) 등의 순이었다.교육부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오락가락 입시정책’ 등으로 혼선을 불러일으킨 김상곤 교육부 장관 체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직업별로 교육부에 가장 낮은 평가를 한 답변은 자녀에 대한 교육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부(17.6%)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와 교육정책의 직접적인 대상자인 학생도 각각 17.1%로 나타났다. 고용부에 대한 낮은 평가는 실업문제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학력별로 고용부에 가장 낮은 평가를 내린 답변은 재학생을 포함한 대졸 이상(18.0%)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은 전문대졸 응답자가 16.4%로 뒤를 이었다. 이들은 취업문제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 정부 일자리정책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 고용부를 ‘최하위 부처’로 꼽은 답변은 대졸·전문대졸과 마찬가지로 일자리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30대(22.2%)였다.반면 외교·안보 부처들은 ‘업무 잘하는 부처’ 1·2위를 다퉜다. 최근 남북관계 훈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무를 잘하고 있는 중앙행정기관이 어디인지’(복수 응답 가능)를 묻는 질문에 외교부가 30.1%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통일부(27.0%), 국방부(9.7%) 등의 순이었다. 다만 평창동계올림픽 전부터 ‘한반도의 봄’을 물밑에서 이끌어낸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이 설문대상에서 빠진 덕분에 외교·안보 부처가 반사이익을 받았다는 평가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층 응답자에서 통일부(24.9%)가 외교부(16.9%)보다 8% 포인트 높았다. ‘매우 보수적’인 응답자는 통일부(18.0%)와 외교부(5.3%)의 차이가 12.7% 포인트로 더욱 컸다. 반면 중도층 응답자는 외교부 28.6%, 통일부 23.7% 순이었고, 진보층 응답자는 외교부 42.3%, 통일부 32.2% 순이었다. 연령별로도 보수층이 많은 60대 이상에서 ‘평가 1위 부처’를 통일부(21.7%)로 꼽아 외교부(13.6%)보다 높았다. 외교부에 대한 지지가 특히 높은 응답은 19~29세(42.3%)와 학생(43.0%) 등 젊은층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남북관계 이슈를 기성세대처럼 통일부 소관이 아닌 외교정책 전반과 관련된 소관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트릭스 박정균 상무는 “보수층과 60대 이상에서 통일부를 1위로 꼽은 것은 ‘업무를 잘했다’는 평가인 동시에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충격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상대적으로 북한에 적대적인 이들이 우리 TV화면을 통해 김정은을 실제로 본 충격이 젊은층이나 진보 성향 응답자에 비해 훨씬 더 강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여론조사 어떻게 성인 남녀 1000명 연령·지역별로 유·무선 전화조사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CATI RDD 방식)로 유선 26%·무선 74%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률은 11.9%(유선전화 8.0%, 무선전화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연령별 응답자로는 19~29세 174명, 30대 171명, 40대 203명, 50대 199명, 60세 이상 253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단독] “통일비용 부담 용의” 70.7%… “北 비핵화 의지 신뢰” 68.5%

    [단독] “통일비용 부담 용의” 70.7%… “北 비핵화 의지 신뢰” 68.5%

    “국정 운영 잘하고 있다” 77.4% “보수 적폐청산 긍정적” 66.0% ‘한반도의 봄’이 멀게만 느껴졌던 북한과의 통일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았다.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이른바 ‘통일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10일 조사됐다. 종전선언에 이은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 철수 논란과 관련, 국민 10명 중 7명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국민은 67.9%, 북한이 ‘판문점 선언’에서 밝힌 비핵화 의지를 신뢰한다는 응답도 68.5%로 나타났다.서울신문이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여론조사전문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6~7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 ‘통일비용’ 부담 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24.0%), ‘그렇다’(46.7%) 등 긍정 응답은 70.7%에 달했다.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반대 여론은 60대 이상(80.2%), TK(81.4%), 보수(81.3%)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1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매우 잘하고 있다’ 47.3%+‘잘하고 있는 편’ 30.1%)이 긍정 평가했다. 20~40대에선 80%를 웃돌았고, 50대(78.7%)와 60대 이상(68.4%)에서도 긍정 평가가 우세했다. 문 대통령이 잘한 분야로는 외교·안보(70.1%)가 꼽혔다. 잘못한 분야로는 고용(21.6%) 인사(21.1%) 경제(20.9%)가 거론됐다. 보수 정권 9년에 대한 ‘적폐 청산’에 대해서도 66.0%가 긍정적으로 봤다. TK(47.3%)에서만 50%를 밑돌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 참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여론조사 어떻게 성인 남녀 1000명 연령·지역별로 유·무선 전화조사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CATI RDD 방식)로 유선 26%·무선 74%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률은 11.9%(유선전화 8.0%, 무선전화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연령별 응답자로는 19~29세 174명, 30대 171명, 40대 203명, 50대 199명, 60세 이상 253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용준형, 오늘(9일) 데뷔 첫 정규앨범 ‘GOODBYE 20’s‘ 발표

    용준형, 오늘(9일) 데뷔 첫 정규앨범 ‘GOODBYE 20’s‘ 발표

    그룹 하이라이트 용준형이 데뷔 이후 첫 정규앨범으로 팬들을 찾았다.9일 그룹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30)이 정규앨범 ‘GOODBYE 20’s‘를 발표, 본격적인 컴백 활동에 나선다. 이번 ’GOODBYE 20’s‘는 용준형의 데뷔 후 첫 정규앨범으로, 올해로 30대에 들어선 그가 지난 20대를 되돌아보며 머물고 싶던 순간과 앞으로 다가올 시간, 그 어디쯤을 살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앨범과 관련 용준형은 “(본인이) 느끼는 혹은 느꼈던 마음들의 시간과 기억들을 잘게 쪼개어 노래 한 곡 한 곡에 스며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앨범 수록곡은 용준형이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 총 11개의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타이틀곡 ‘무슨 말이 필요해’는 그루비한 리듬과 재즈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곡으로, 사랑이 시작되는 시간과 끝나는 시간이 모두에게 똑같지 않듯이 어딘가에서는 일어나고 있을 누구나 겪어봄 직한 현실적 이별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외에도 파워플한 리듬과 감성적인 하모니가 인상적인 ‘INTRO’를 시작으로, 사랑의 시작과 끝나는 모습을 적당한 온도로 새긴 ‘뜨뜨미지근’, 사랑에 빠진 남자의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낸 ‘사랑해’, 빈티지한 기타 리프와 레트로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FEEL UR LOVE’, 몽환적인 밴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견딜만해’, 심플하면서도 빈티지한 리듬의 ‘GOODBYE 20’s’, 감미로운 피아노 라인과 아날로그 사운드가 어우러진 ‘지나친 사랑은 해로워’ 등이 수록돼 있다. 10cm 권정열과의 호흡으로 큰 사랑을 받은 ‘소나기’와 함께 가수 백아연이 피처링을 맡은 ‘컬렉션’, 지난해 헤이즈와 함께 작업한 ‘그대로일까’도 포함됐다. 한편 용준형의 정규 앨범 ’GOODBYE 20’s‘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10일에는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국립국악고 제48회 정기연주회 ‘목멱예술제–시공의 여정’ 개최

    국립국악고 제48회 정기연주회 ‘목멱예술제–시공의 여정’ 개최

    국립국악고등학교가 개교 63주년을 맞아 정기연주회 ‘목멱예술제–시공의 여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 열리는 목멱예술제는 전공 교육과정을 집약하여 전통예술의 계승과 발전을 지향하는 국립국악고등학교의 대표적인 정기공연이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시공의 여정’이다. 국악 영재들이 시공(時空)의 문을 열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에 집약하도록 기획했으며, 공연은 우리가락과 우리춤을 각각 하루씩 나누어 편성했다. ‘우리가락’ 에서는 전통음악인 종묘제례악 중 정대업, 서용석류 대금산조, 도드리 뿐 아니라 창작 국악곡으로는 봄과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에 잘 어울리는 국내 유수 작곡가들의 곡을 엄선하여 춘화(조원행 곡), 춘설(故황병기 곡), 대지(조원행 곡), 가야금 협주곡 한오백년(이건용 곡), 설장구 협주곡 소나기(이경섭 곡)를 연주할 예정이다. 독주 및 협연에는 교내외 유수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3학년 유소은, 김지희, 김주호 학생이 연주한다. ‘연(緣),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라는 부제를 가진 ‘우리춤’은 사물, 사람, 자연, 신, 이 세상 모든 것들의 관계에 인간으로 비롯된 연(緣)이 작용하고 있음을 이야기 한다. 장구가락과 어우러지는 군무 ‘합(合)’, 나비들의 몸짓을 딴 ‘박접무’, 입춤과 소고춤을 응용한 ‘허튼춤’, 신라 화랑 황창(黃昌)을 기리기 위한 ‘검기무’, 신과 맺어지고자 하는 ‘승무’, 사모(思慕)의 정을 표현한 창작무용과 현대무용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하여 표현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종환 장관은 목멱예술제를 축하하며 “뿌리 깊은 문화의 힘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 시대에 우리 학생들이 그 주역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국악고등학교 김상순 교장은 “자신의 기량 향상을 위해 지난(至難)한 인내의 과정을 이겨낸 학생들의 노력이 예술적 꽃망울로 터뜨려질 것”이라고 하며 학생들을 격려하는 한편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리가락’ 공연은 오는 29일, ‘우리춤’은 30일 오후 7시 30분에 국립국악원 예약당에서 진행된다. 본 공연의 입장권은 행사 당일 오후 6시부터 공연장 로비에서 선착순으로 무료 배부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물의 도시 부산서 즐기는 봄의 축제’…부산국제연극제 18일 개막

    ‘물의 도시 부산에서 즐기는 봄 축제’ 제15회 부산국제연극제가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영화의전당과 광안리해수욕장 등에서 열린다. 9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국제연극제는 18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세계 10개국 24개 국내외 우수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아동극 프로그램을 신설했는데 이스라엘 극단 트레인 시어터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타이니 오션, 테일러 메이드)을 한다. 부산국제연극제는 공연프로그램과 참여프로그램으로 나눠 구성된다. 공연프로그램으로는 국내외 우수 초청작품 7개국 7개 작품 공연과 제36회 부산연극제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및 해외 거리극 공연, 광안리 해변 거리극 경연대회 등이 관객을 맞는다. 참여프로그램으로는 시민 참여 10분 연극제, 폴란드 강사 초청 워크숍, 관객과 공연전문가의 만남의 장 ‘아티스트 토크’, 배리어프리(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 및 음성 해설 ) 특별공연 등이 마련된다. 올해 개막작은 일본 극단 ‘신주쿠 양산박’의 ‘맥베스’가, 폐막작은 브라질·프랑스 극단 ‘도자두’의 ‘그리토스’(Gritos)가 공연된다. 자세한 사항은 부산국제연극제 홈페이지(www.bipaf.org)를 참고하면 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울릉도 산나물 채취꾼 안전에 비상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산마늘) 등 산나물 채취꾼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부터 산나물 채취가 허용된 이후 험준한 산악에 자생하는 산나물 채취꾼들의 추락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9일 울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0시 35분쯤 경북 울릉군 서면 남양리 계곡에서 A(70·여)씨가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 오전 나물을 캐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119구조대원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계곡 주위를 수색한 끝에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40여m 높이 계곡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전 9시 20분쯤 울릉군 사동 안평전 등산로 근처에서 산나물을 뜯다가 추락한 B(53·여) 씨가 울릉의료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같은 달 3일엔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해도사 인근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던 C(72)씨가 2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올들어 지금까지 울릉도에서 산나물을 캐다 부상을 입은 4명은 육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매년 봄 울릉도에선 명이 채취로 인한 인명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15명(2011년 3명, 2012년 4명, 2013년 3명, 2014년 4명, 2016년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사망 사고가 잦은 것은 해마다 명이가 비싸게 팔리면서 채취에 나선 주민들이 급경사의 험준한 곳까지 진출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명이는 ㎏당 가격이 1만 8000원선으로 성인이 하루 30만~1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릉경찰서 관계자는 “해마다 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산나물 채취를 허가하지 않고 있으며, 실제 채취에 나설 경우 위치 확인에 도움이 되는 노란색 조끼와 호루라기를 갖고 2인 이상 다니도록 당부한다”면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 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고 말했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보리 서리, 그리고 성냥의 추억

    [이호준의 시간여행] 보리 서리, 그리고 성냥의 추억

    천지간에 봄이 깊숙이 들어앉았다. 남도로 가는 길, 황토까지 푸르게 덧칠한 보리들이 우쭐우쭐 키를 재고 있다. 성급한 눈에는 곧 이삭이 패고 누렇게 익어 갈 것 같다. 보리만큼 많은 추억을 품고 있는 단어도 드물 것이다. 세월이 흐르니 보릿고개나 보리 서리라는 말조차 정겹다. 풍경을 그려 보는 것만으로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채 여물지도 않은 보리를 몰래 잘라다 짚불에 익혀 손으로 비벼 먹던…. 그걸 보리 서리라고 했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던 시절이었다. 보리 서리는 놀이이기도 했다. 불장난만큼 재미있는 놀이가 있을까. 겨울에 쥐불놀이를 하든, 늦봄에 보리 서리나 밀 서리를 하든 성냥은 필수 도구였다. 성냥이 귀한 시절에도 아이들은 어떻게든 하나쯤 갖고 싶어 했다. 불장난을 하다가 불을 내는 경우도 많았다. 논둑에 놓은 불이 산불이 되기도 했고 심지어 집 한 채를 홀라당 태운 아이도 있었다. 그렇게 위험을 품고 있었지만, 성냥은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했다고는 해도 부싯돌이 어찌 성냥을 따라갈까. 특히 불씨를 보존하는 것이 미덕이었던 이 땅의 여인들에게 성냥의 등장은 복음이었을 것이다. 최초의 성냥은 1827년 영국의 J 워커가 염소산칼륨과 황화안티몬을 발화 연소제로 써서 만든 마찰성냥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880년 개화승(開化僧) 이동인이란 이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가져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성냥이 들어왔다고 백성들이 바로 혜택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한일합병 후 일제가 인천에 ‘조선인촌’(朝鮮燐寸)이라는 성냥 공장을 세우고 대량 생산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보급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제는 수원·군산·부산 등에도 성냥 공장을 세웠는데, 조선인들에게는 제조법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그렇게 시장을 독점하고 성냥 한 통 값이 쌀 한 되 값과 맞먹을 정도로 비싸게 팔았다. 아무리 비싸도 편리함에 익숙해진 이상 성냥은 외면할 수 없는 필수품이었다. 1970년대까지도 시골에서는 등잔불을 켜거나 밥을 짓기 위해 성냥이 반드시 필요했다. 담배 역시 성냥이 없으면 피우기 어려웠다. 성냥 공장들은 한때 최고의 호황 산업으로 각광받았다. 지역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게 성냥 공장이었다. 유엔·아리랑·향로·기린표·새표·복표·야자수·대한·비사표·제비표·두꺼비표·토끼표…. 성냥의 종류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았다. 하지만 세월의 심술은 성냥이라고 비껴가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누구도 찾지 않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굳이 성냥의 위상이 추락하게 된 시기를 따지자면 1980년대 후반부터였을 것이다. 궁벽한 곳까지 전기가 들어가고 전기밥솥에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까지 등장하면서 점차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값싼 1회용 라이터가 쏟아져 나오면서 담뱃불을 붙일 때마저 외면받게 되었다. 성냥이 그렇게 생활공간에서 퇴장하면서 이제는 구경조차 어려운 물건이 되었다. 마당에 미루나무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수백 명의 직원이 일하던 성냥 공장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 요즘은 어느 산골 외딴집 쇠죽 쑤는 부뚜막에서나 구경할 수 있을까. 성냥이 다시 부엌으로 돌아올 날은 영영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성냥과 함께했던 기억은 여전히 멀지 않은 곳에 머물고 있다. 보리 서리의 추억을 엊그제 일처럼 간직한 세대가 살아 있는 한….
  • 눈·코·입 모두가 즐겁다… 서울에서는 365일이 축제!

    눈·코·입 모두가 즐겁다… 서울에서는 365일이 축제!

    세계적인 도시의 봄은 바쁘다. 꽃, 음악, 문화예술 등 다채로운 주제의 축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서울은 어떨까. 지난달 7일부터 6일 동안 열린 ‘여의도 봄꽃축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축제의 계절이 시작됐다. 서울을 비롯해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 축제가 생겨난 것은 1995년 지방자치의 부활과 궤를 같이한다. 수백년 전통을 가진 세계 축제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진 탓에 ‘관 주도형’ 축제가 주를 이룬다. 콘텐츠가 획일적이고 시민 참여가 저조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시는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자체적으로 서울을 대표할 만한 축제를 기획하는가 하면, 25개 자치구와 민간 축제를 광범위하게 지원한다. 누구나 1년 365일 다양한 장르의 축제를 골라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올해 펼쳐질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축제를 소개한다. ●드럼 소리 울려 퍼지는 봄… 여름엔 문화 바캉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서울드럼페스티벌’(서드페)은 서울시의 봄을 대표하는 축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현란한 손놀림으로 스트레스를 날리는 타악기 ‘드럼’을 소재로 한 음악 축제다. 오는 25~26일 오후 8시~9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올해 슬로건은 ‘가슴이 뛰어야 진짜 축제다. 열정을 하나로, 가자 서드페’다. 축제가 열리는 이틀 동안 세계적인 드러머인 베니 그렙, 마이클 샤크, 에런 스피어스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일찍부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베니 그렙의 현장 마스터클래스가 26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프로 드러머에게 연주 기술을 배워 볼 기회다. 지난해부터는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드럼경연대회 ‘더 드러머’가 열린다. 지난 한 달 동안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일반 아마추어, 드럼 전공자 5개 부문으로 나눠 접수했다. 온라인 예선을 치러 통과한 25개 팀이 축제 일주일 전인 19일 오후 5~8시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리는 결선 무대에 오른다. 부문별 3팀씩 모두 15개 팀을 선발하며 축제 당일 메인 무대를 장식할 예정이다.한여름 밤의 낭만과 휴식을 안겨 줄 제11회 ‘서울문화의밤’은 도심 속 바캉스를 모티브로 한 축제다. 8월 10~11일 이틀간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세 곳에서 눈조각 퍼포먼스 및 전시, 푸드 트럭, 낭만 족욕탕, 야한 무도회 등이 펼쳐진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시민들이 야간에 한적해진 도심으로 나와 휴가를 즐긴다는 콘셉트다. 빛과 조명을 활용한 볼거리도 준비된다. 기존에 음악, 전시 등에 한정됐던 축제 콘텐츠 분야를 올해부터 미술, 문학, 댄스, 퍼포먼스, 놀이 등으로 확대해 기대를 모은다. ●불우이웃과 나누는 100t 김장 축제‘서울거리예술축제’는 한국판 ‘샬롱 축제’로 불린다. 샬롱 축제는 150여개 극단이 참여하는 프랑스 최대 거리예술 축제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도심의 야외 공간을 활용해 예술 공연을 펼친다. 길을 지나는 시민 누구나 관람하고 즐길 수 있다. 축제는 10월 4~7일 열릴 예정이다. 서울광장, 청계광장, 서울역광장, 세종대로, 청계천로, 덕수궁 돌담길, 서울시립미술관, 시민청, 서울역 등이 무대가 된다. 올해 축제는 스페인 공연단의 이른바 ‘휴먼넷’이라는 대형 공중퍼포먼스로 막을 연다. 수십명의 배우들이 서로 연결된 구조물에 매달려 진행되는 공연이다. 마지막 날엔 세종대로 차로를 통제하고 프랑스 공연단이 사운드 설치형 퍼포먼스인 ‘뮤지컬 사이렌 오케스트라’를 선보인다. 대형 스피커가 장착된 전동 차량이 공명을 일으키는 공간을 찾아 행진하며 연주하는 공연이다. 개·폐막작의 경우 특별히 국내 아마추어, 프로 예술가들이 해외 공연단과 협업한다. 현재 국내 출연진에 대한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서울김장문화제’는 고유의 김장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나눔’을 실천하는 겨울철 축제다. 온라인 사전 접수로 선정된 시민, 민간단체, 기업, 외국인 등 5000명이 11월 2일부터 3일 동안 서울광장에서 함께 100t 이상의 김치를 버무린다. 무교로 일대에서는 김치 마켓, 푸드 트럭 등이 열린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김장 강습 및 체험도 운영된다. 올해는 두 가지 프로그램이 추가됐다. 지역별 대표 김치, 북한식 김치 등 100여 가지 종류의 김치를 맛볼 수 있는 ‘100가지 김치전’(가칭)과 김치·김장을 주제로 한 요리교실이다. 해마다 축제 기간 버무려진 김치는 사회복지단체인 서울광역푸드뱅크를 통해 저소득, 홀몸어르신 등 취약계층에 전달된다.●‘오랜 역사’ 연등회… 무더위 식히는 물총축제 꽃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축제 테마 중 하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는 매년 새해 ‘로즈 퍼레이드’가 열리며, 세계 최대 꽃축제인 ‘쾨켄호프 꽃축제’가 열리는 네덜란드에는 연간 8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서울에서는 중랑구와 영등포구가 꽃축제로 시민의 발길을 붙잡는다. 올해로 4회째인 중랑구 ‘서울장미축제’는 오는 18~20일 중랑천 장미터널(5.15㎞) 일대에서 열린다. 해마다 수천만 송이의 장미가 피어나는 시기다. 올해 축제의 콘셉트는 ‘5월의 프러포즈, 윌 유 매리 미’로 정해졌다. 지난달 7~12일 영등포구 여의서로에서 열린 ‘여의도 봄꽃축제’는 2005년 처음 개최된 이래 14년째 왕벚나무,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 봄꽃으로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야간 시간대 방문하면 낮보다 더 화려한 밤 벚꽃을 만날 수 있다.전통 역사를 키워드로 한 축제도 적지 않다. 오는 11~13일 열리는 ‘연등회’는 통일신라 시대부터 시작된 한국 전통문화축제다. 연등회보존위원회가 주최한다. 사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전국 단위로 펼쳐진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연등회를 보고 감동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에는 종로 거리에서 연등 행렬이 펼쳐진다. 13일에는 조계사 앞 거리에서 전통문화마당이 열린다. 7월 초엔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에서는 무더위를 식혀 줄 ‘신촌물총축제’가 예정돼 있다. 물총 싸움, DJ쇼, 버블 파티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펼쳐진다. 송파 ‘한성백제문화제’, ‘강동선사문화축제’는 10월 초순에 개최된다. 교육과 오락을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는 축제들이다. 한성백제문화제는 올림픽공원, 석촌동 고분군, 경당역사공원 등에서 열린다. 선사문화축제는 암사동 선사유적지에서 진행된다. 각종 체험과 놀이를 통해 전통과 역사를 배우는 장이 마련된다. 비슷한 시기에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는 활기 넘치던 옛 마포나루의 모습을 재현한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가 열린다. 용산구에서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가 진행된다.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보고 전통 공연 및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강원도 봄여행 주간 ‘영미컬링체험열차’ 컬링체험프로그램

    강원도 봄여행 주간 ‘영미컬링체험열차’ 컬링체험프로그램

    강원도가 지난 3일 봄 여행 주간 ‘영미컬링체험열차’ 홍보 팸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팸투어 참가자들은 강릉컬링센터를 찾아 컬링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지난 올림픽의 열기를 되새겼다. 강원도는 앞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의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는 동시에, 포스트 올림픽의 기반을 구축하려는 목적으로 ‘포스트올림픽 강원도 대표관광상품’을 출시했다. 관광상품개발사업에는 강원도와 한국철도공사, 강릉시 등이 참여했으며, 철도여행상품 공모전 등을 통해 개발된 35개 여행상품이 강릉선 KTX에서 판매, 운영되고 있다. ‘영미컬링체험열차’도 이 중 하나로서, 강릉선 KTX와 강릉컬링센터를 인근 주요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상품이다. ‘영미컬링체험열차’ 여행상품은 가족단위나 친구 등 개별여행고객(FIT)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 학교 등 교육기관 또는 기업연수 등 단체상품으로 나뉘어 판매되고 있다. 팸투어 참가단은 여행사, 여행기자, 서포터즈 등 전국의 주요 여행관계자 100여명으로 구성됐다. 서울역에서 강릉행 KTX에 탑승한 팸투어단은 ‘강원나물밥’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대통령의 도시락으로 이름을 알린 강원나물밥은 강원도의 식재료와 강원도 농가맛집의 향토음식으로 만들어져 제철나물의 맛과 향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월말부터 탑승객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강릉역에 도착한 팸투어단은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신화를 만들어낸 역사적인 현장, 강릉컬링센터로 이동했다. 이들은 강릉빙상경기연맹에서 지원한 컬링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안목 커피거리를 둘러보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강원도는 의성, 부산 등 컬링활성화 준비도시보다 앞서 다양한 컬링체험여행상품을 선보이며 강릉이 대한민국 컬링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동해안권 관광객 유입과 강원지역관광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의 다양한 관광자원과 연계한 철도여행상품이 포스트올림픽 대표상품의 하나로서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길 기대한다”며 “평창올림픽 영미컬링의 열기를 지속시켜 2018 세계컬링연맹(WCF)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9층 랜드마크에 역세권까지…‘유등천 파라곤’수요자 관심↑

    49층 랜드마크에 역세권까지…‘유등천 파라곤’수요자 관심↑

    봄 분양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49층 랜드마크 조망권을 내세운 ‘유등천 파라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단지는 유천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이 해제됨에 따라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며, 5월 중 홍보관 오픈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유등천 파라곤은 낡고 오래된 아파트 비율이 높은 유천동에 들어서는 희소성 높은 신규 공급으로, 지역 내 주민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세대 4bay 설계와 팬트리, 드레스룸, 파우더룸 등 수납특화설계를 적용하였으며, 안정성 높은 내진설계, 타 단지보다 높은 2.4m의 높은 천정고 등 우수한 제품력을 자랑한다. 고품격 커뮤니티와 시스템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등 하이클래스 커뮤니티 시설을 설계하여 입주민의 품격을 높여주며, 홈네트워크, 주방TV폰 등 첨단 시스템을 적용하여 편의성까지 극대화 해준다. 입지도 우수하다. 버드내 초·중교, 대신고교가 가까워 도보로 통학이 가능하며, 홈플러스, 세이백화점, 코스트코, 대학병원 등 생활 편의시설이 가깝게 위치해 편리하다. 또한, 단지 바로 앞 계백로와 경부·호남고속도로, KTX(서대전역) 등 교통 인프라도 우수하며, 대전지하철 2호선 트램 유천역(예정) 개발에 따른 수혜까지 기대할 수 있다. 에코 프리미엄을 내세운 최근 주거 트렌드에도 적합하다. 대전 3대 하천인 유등천과 유등체육공원을 바로 앞에 두고 있어 풍요롭고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다. 집 안에서는 유등천, 계룡산, 도시 야경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으며, 단지 밖은 유등천과 연계한 자연주의 테마파크를 조성하여 에코 프리미엄까지 누릴 수 있다. 유등천 파라곤은 1단지 총 940세대와 2단지(예정) 약 1천여 세대 포함 총 2천여 세대(전용면적 59㎡~84㎡) 대단지 스케일로 설계될 예정이다. 유등천 파라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5월 중 유성온천역 인근에 위치한 홍보관 오픈 후 방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미치겠다, 너땜에!’ 이유영X김선호, 티격태격 친구→키스 ‘미묘 눈빛’

    ‘미치겠다, 너땜에!’ 이유영X김선호, 티격태격 친구→키스 ‘미묘 눈빛’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 사이 리얼 이야기를 그려내 화제인 단막드라마 ‘미치겠다, 너땜에!’가 오늘 3,4부를 선보인다. ​오늘(8일) 저녁 방송될 MBC UHD단막스페셜 ‘미치겠다, 너땜에!’(연출 현솔잎, 극본 박미령) 3,4부에서는 8년째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지만 한은성(이유영 분)과 김래완(김선호 분)이 분위기에 이끌려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난 뒤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서로 티격태격하다 키스를 하게 된 은성과 래완은 갑자기 정색하면서 서로 친구 사이임을 의도적으로 의식하지만, 서로 묻어두고 있었던 두달 전 하룻밤을 생각하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오늘 방송될 3,4회에서는 은성에게 호감을 가진 래완의 동네 후배이자 뮤지션 희남과, 래완이 예전에 추파를 보낸적있는 선배가 운영하는 바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서정까지, 래완과 은성 주변에 또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진행되기 시작할 예정이다. MBC가 오늘 공개한 사진에서는 래완의 집에 모인 래완, 은성과 희남, 서정까지 4명이 함께 뮤지션 희남의 기타 연주를 들으며 화기애애하지만 미묘한 감정이 흐르는 장면과, 래완과 은성이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면이 담겨 3,4회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미치겠다, 너땜에!’는 오랜 친구였던 두 사람의 교감이 사랑으로 변하는 순간을 담아낸 드라마로, 자신의 마음이 왔다갔다 하지만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통역사 은성과, 오랜 친구였던 은성에게 생기는 미묘한 감정으로 슬럼프를 겪는 화가 래완의 풋풋하지만 보통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봄이면 피고 또 지는 벚꽃처럼, 드라마보다 일상 같은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MBC UHD단막스페셜 ‘미치겠다, 너땜에!’는 오늘(8일) 저녁 10시에 3,4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섶에서] 대발견/손성진 논설주간

    걸어도 끝이 없이 물안개 앞을 가리는 봄 길엔 이팝나무, 명자나무 하양 빨강 꽃잎이 밟고 가라는 듯 후드득 떨어진다. 따라가고 따라가다 보면 저 뭉게구름 맞닿은 어딘가에 내 건조한 정신을 누일 짙푸른 바다가 있을 것이다. 길섶에 클로버 군락이 점점이 새하얀 꽃을 피워 올리고 있다. 참 희한한 날이다. 눈을 부릅떠도 한 번도 찾지 못했던 네잎 클로버를 발견한 것이다. 그것만으로 희한하다고 할 수 없다. 오잎 클로버, 육잎 클로버가 눈에 띄는 게 아닌가. 무슨 대발견인가 싶어 찾아보니 실제로 오잎, 육잎 클로버가 있단다. 온난화로 인한 돌연변이라나. 가녀린 갈대 나부끼는 둑에 앉아 뱀 등처럼 느릿느릿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본다. 고즈넉한 강변 풍경에 마음은 여유로워진다. 눈을 감고 그 여유로움에 몸을 실어 흘러가 본다. 푸른 바다가 눈보다 살갗에 먼저 다다라 간질인다. 바다가 내 품 속에 들어온다. 눈을 뜨니 금빛 저녁 햇살이 저만치서 손을 내밀 듯 다가온다. 저렇게 맑은 하늘과 눈부신 황혼을 본 적이 있었던가. 네잎, 오잎, 육잎 클로버와 함께 책갈피에 담아 두고 싶었다.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 “늘 선택하며 사는 사람들… ‘리셋’하고 싶을 때 있죠”

    “늘 선택하며 사는 사람들… ‘리셋’하고 싶을 때 있죠”

    정치권·영화제작자 경험 녹여 기업·정치·사법부 얽힌 비리 속 정의·상식 편에 선 변호사 그려 “윤리적 가치, 개인 선택과 책임”“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고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젠 관심사를 더 펼칠 수 있는 여력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주목하는 일은 제 생업인 변호사 일과 소설 딱 두 가지입니다.”조광희(52) 변호사는 다채로운 이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법률가이자 칼럼니스트로서 활동하는 그는 2007~2012년 영화사 ‘봄’ 대표로 일하면서 다수의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다. 영화계 법률 자문일을 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도 지냈으며 현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06년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과 2012년 안철수 대통령 선거 후보 비서실장 등을 지내며 정치와도 인연을 맺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새로운 직함을 하나 더 얻었다. 바로 소설가다. 최근 만난 조 변호사는 “개인적으로는 첫 소설에 만족하는 편이지만 소설가라는 명칭은 여전히 버겁고 민망하다”며 웃어 보였다. 최근 조 변호사가 펴낸 첫 장편소설 ‘리셋’(솔)은 주인공인 변호사 강동호가 기업 총수와 정치권, 사법부가 얽힌 비리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사회적 압박과 그로 인한 개인적인 고뇌와 갈등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조 변호사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현실이 절묘하게 녹아든 작품이다. 조 변호사는 “윤리적 가치가 정해져 있다기보다 개인이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선택한 윤리에 책임을 지면서도 한 개인이 위험한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불법이 횡행하고 권력에 휘둘리는 현실 속에서도 정의와 상식의 편에 서고자 애쓰는 주인공 강동호라는 인물은 조 변호사의 분신과도 같다. “소설을 쓰는 게 처음이라 아무래도 제가 잘 아는 사람을 묘사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저의 나쁜 점은 줄이고 좋은 점을 최대한 부각해서 창조한 인물이 강동호죠(웃음). 특히 혼합적인 인물을 만들려고 애썼어요. 현실에 너무 잘 적응하거나 혹은 자신의 신념대로만 사는 건 오히려 비현실적이고 어색하죠. 그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듯이 고민하며 헤쳐 나가는 것이 더 자연스럽죠. 강동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갈등 구조 속에서 늘 선택하며 살잖아요. 그런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나 이 사회의 시스템을 ‘리셋’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앞으로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는 SF 법정 드라마를 쓰고 싶다는 조 변호사는 소설의 주제를 법에만 가둬 두지는 않을 생각이다. “동물 해방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이 닭, 개 등 동물을 죄의식 없이 잡는 게 충격이었어요. 동물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할 능력이 있다면 아마도 상황은 바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떠올린 것이 동물들이 부당한 상황에 맞서 인간과 싸우는 이야기죠. 마르크스적 사고에 기반한 한 젊은이 그룹이 동물 해방을 위한 정치적 노선을 걷는 이야기를 써 보고 싶어요. 인간과 동물 문제를 공상이 아니라 사상적으로 접근하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탄생하지 않을까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20년차 기자→초짜 PD…전보 스트레스는 산업재해

    업무 미숙으로 잇단 징계·마찰 봄 개편 앞두고 쓰러진 뒤 숨져 민원 많은 보직 발령된 공무원 불안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 기존에 맡았던 업무에서 새로운 보직으로 이동한 뒤 과중한 업무 부담을 느끼는 스트레스로 결국 사망하게 된 근로자들에게 법원이 잇달아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전모(사망 당시 56세)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전씨는 1990년 한 방송국에 입사해 20년간 주로 기자로 일했다. 그러다 2013년 6월 서울 본사로 전보되면서 아무런 교육 없이 생방송 라디오 PD 업무를 맡게 됐다. 그는 자동화 오디오방송 디지털 장비의 사용을 몰라 젊은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생방송이 익숙하지 않은 전씨는 여러 차례 방송사고를 내 회사에서 징계를 받았고 인사고과도 하위에 머물렀다. 그런데도 2014년 12월 가을 개편부터는 아침과 저녁 생방송 두 개를 맡게 됐고, 초과근무가 반복됐다. 전씨는 근무 시간에 “힘들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는 등의 혼잣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2월 봄 개편을 앞두고는 전씨에게 생방송 기획 업무가 더해졌다. 그 과정에서 전씨는 학교 후배이지만 직속 상사인 국장과의 의견 충돌로 언성을 높이기도 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사망 전날에도 국장과 마찰이 있었다. 사망 당일 전씨는 안색이 매우 안 좋은 상태로 출근했고 회사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을 거뒀다. 전씨의 가방에는 전보된 지 보름 만인 2013년 6월 작성한 사직서가 담겨 있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전씨에게 기저질환으로 고지혈증 등이 확인되는 반면 업무량이 사망하기 전 급격히 증가했거나 만성적으로 과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유족급여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지혈증이라는 요인이 있었다 해도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더해져 질병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나이가 많았던 전씨가 최신 장비 조작 등 업무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하루 두 차례 생방송을 진행하는 업무는 이례적인 것으로 동료들도 업무가 과중하다고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 함상훈)도 법원 공무원 박모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순직 유족 보상금을 지급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02년 7월부터 법원서기보로 일한 박씨는 사무국 총무과, 종합민원실, 형사단독과, 형사합의과에서 일을 해 왔다. 박씨는 2016년 7월 민사집행과 경매계로 보직 발령을 받았는데, 통상 경매 업무는 근무시간이 길고 민원 상황이 많아 스트레스가 심해 법원 공무원들이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보직이 바뀐 뒤 퇴근 후에도 경매 관련 공부를 했지만 불안감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수면제를 처방받는 등 심한 부담감을 겪었다. 그는 고충을 토로해 9일 만에 다른 보직으로 옮겼고 상사로부터 휴직 권유를 받았지만,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불안해하다가 사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박씨가 경매 업무를 담당한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해 약한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새 업무로 정신질환이 발병한 것으로 추론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공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 맞다며 공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0년차 기자→초짜PD…전보 스트레스는 산업재해

    기존에 맡았던 업무에서 새로운 보직으로 이동한 뒤 과중한 업무 부담을 느끼는 스트레스로 결국 사망하게 된 근로자들에게 법원이 잇달아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전모(사망 당시 56세)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전씨는 1990년 한 방송국에 입사해 20년간 주로 기자로 일했다. 그러다 2013년 6월 서울 본사로 전보되면서 아무런 교육 없이 생방송 라디오 PD 업무를 맡게 됐다. 그는 자동화 오디오방송 디지털 장비의 사용을 몰라 젊은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생방송이 익숙하지 않은 전씨는 여러 차례 방송사고를 내 회사에서 징계를 받았고 인사고과도 하위에 머물렀다. 그런데도 2014년 12월 가을 개편부터는 아침과 저녁 생방송 두 개를 맡게 됐고, 초과근무가 반복됐다. 전씨는 근무 시간에 “힘들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는 등의 혼잣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2월 봄 개편을 앞두고는 전씨에게 생방송 기획 업무가 더해졌다. 그 과정에서 전씨는 학교 후배이지만 직속 상사인 국장과의 의견 충돌로 언성을 높이기도 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사망 전날에도 국장과 마찰이 있었다. 사망 당일 전씨는 안색이 매우 안 좋은 상태로 출근했고 회사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을 거뒀다. 전씨의 가방에는 전보된 지 보름 만인 2013년 6월 작성한 사직서가 담겨 있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전씨에게 기저질환으로 고지혈증 등이 확인되는 반면 업무량이 사망하기 전 급격히 증가했거나 만성적으로 과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유족급여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지혈증이라는 요인이 있었다 해도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더해져 질병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나이가 많았던 전씨가 최신 장비 조작 등 업무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하루 두 차례 생방송을 진행하는 업무는 이례적인 것으로 동료들도 업무가 과중하다고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 함상훈)도 법원 공무원 박모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순직 유족 보상금을 지급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02년 7월부터 법원서기보로 일한 박씨는 사무국 총무과, 종합민원실, 형사단독과, 형사합의과에서 일을 해 왔다. 박씨는 2016년 7월 민사집행과 경매계로 보직 발령을 받았는데, 통상 경매 업무는 근무시간이 길고 민원 상황이 많아 스트레스가 심해 법원 공무원들이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보직이 바뀐 뒤 퇴근 후에도 경매 관련 공부를 했지만 불안감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수면제를 처방받는 등 심한 부담감을 겪었다. 그는 고충을 토로해 9일 만에 다른 보직으로 옮겼고 상사로부터 휴직 권유를 받았지만,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불안해하다가 사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박씨가 경매 업무를 담당한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해 약한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새 업무로 정신질환이 발병한 것으로 추론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공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 맞다며 공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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