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4위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민주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301
  • “차 없는 신촌에 상인이 웃고… 문화창조밸리에 젊음이 뛴다”

    “차 없는 신촌에 상인이 웃고… 문화창조밸리에 젊음이 뛴다”

    서울 전통 핵심 상권인 신촌이 ‘광장’과 ‘문화’를 키워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과거 꽉 막힌 차도, 비좁은 인도의 모습은 사라지고 음악과 축제의 광장, 활기찬 젊음의 공간으로 변신한 연세로에 사람이 모이면서 신촌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일명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있다. 차가 사라지고 광장이 들어서면 사람이 몰려든다는 점에 착안해 차 없는 거리를 2014년 신촌 연세로에 선보여 히트했고, 청년 문화 시설까지 속속 건립하며 일대에 문화창조밸리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신촌 문화창조밸리의 대표 시설 중 하나인 ‘신촌 파랑고래’에서 18일 그를 만났다. 젊은이들이 공연과 버스킹을 할 수 있는 문화기획·활동공간이다.-신촌 연세로에 차 없는 거리를 도입하는 식으로 ‘젊음의 광장’을 조성했는데. “2010년 민선 5기 취임 이후 당시 쇠퇴한 신촌 상권 부활 대안으로 신촌 차 없는 거리를 제안했다. 자치단체 국제환경협의회 세계총회 참석차 방문한 브라질 쿠리치바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차 없는 거리를 추진 중 2013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대중교통전용지구 예산 100억원을 따내면서 차 없는 거리에 앞서 신촌 연세로를 버스만 다니는 서울시 최초의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만들었다. 이후 국토부, 서울시, 경찰청 등과 협의해 주중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주말은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해 광장이 조성됐고 그 결과 사람들이 신촌으로 몰려들게 됐다. 신촌 상권이 약 80% 정도 회복됐다고 자평한다.” -연세로에는 노점상도 많았을 텐데 타협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노점상이 연일 차 없는 거리 조성에 반대하며 시위하자 경찰 쪽에서 우리 구에 공동 진압 작전으로 노점상을 정비하자고 제안해 왔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지역 전체 노점상 중 일부를 추첨해 차 없는 거리 안에 가판대 비슷한 형태의 일명 키오스크를 마련해 장사하도록 하는 조건을 제시해 대타협을 이뤄냈고 그 결과 시위대의 평화 해산을 이끌어 냈다. 이어 2013년 12월 한 달간 차 없는 거리를 시범운영해 크리스마스 거리축제를 펼친 결과 젊은이들이 구름떼처럼 몰리면서 상인들이 차 없는 거리의 위력을 확인했고 결국 주민 요청으로 주중은 대중교통전용지구, 주말은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게 됐다. 지역상인들의 요청으로 2018년부터 차 없는 거리 운영 시간을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으로 늘렸다.” -광장의 성공을 이뤄 낸 핵심 요소는. “문화다. 신촌 전철역에서 연대 앞까지 만들어진 차 없는 거리인 젊음의 광장에서 문화활동이 가능하도록 여러 가지 문화정책을 지원했다. 물총축제가 대표적이다. 7월 첫째 주 주말 이틀간 세대를 막론하고 10만명이 모여 광장 안에서 물총싸움을 한다. 초가을이 되면 맥주축제, 봄에는 왈츠축제,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거리축제를 연다. 이같이 크고 작은 민간행사들이 연간 600건 이상 열리고 있다. 민간 주도 행사 개최를 통해 지역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문화적 성장 동력을 키워나가는 식으로 신촌 상권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광장 주변을 문화창조밸리로 만들기 위해 청년문화 거점을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는데. “문화창조밸리가 완성되면 신촌은 젊음과 문화특구가 될 것으로 보고 서울시로부터 신촌도시재생 사업 100억원 예산을 따냈다. 그 결과 바람산 자락 쪽에 청년예술가들이 공연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문화발전소´를 만들었고 바람산 인근에 있는 모텔건물을 리모델링해 청년창업자들을 지원하는 주거형 업무공간인 청년창업꿈터 1호점을 개소했다. 사용하지 않는 지하보도를 다양한 창작카페와 세미나 등이 가능한 창작놀이센터로 조성했으며 현대백화점 앞 창천문화공원 안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약 800㎡ 규모로 여러 가지 버스킹과 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기획활동공간인 ‘신촌 파랑고래’도 건립했다. 많은 이들이 모여 신촌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문화발전소 옆에 있는 데이케어센터와 신촌주민센터를 연결해 모두 공연시설로 만든다. 신촌에 모텔이 너무 많다. 모텔을 매입해 청년창업꿈터를 만든 것처럼 향후 3년간 더 많은 모텔을 매입해 청년시설로 변신시키겠다.”-신촌 사례를 지역의 다른 곳에도 적용한 게 있는지. “왜 신촌에만 차 없는 거리를 해 주느냐며 이대 쪽에서도 요구해 왔다. 그래서 이대 앞 거리 일대도 정비하기로 하고 노점상을 정리하면서 컨테이너들로 조성한 일명 신촌박스퀘어를 지난해 9월 개관했다. 공공임대상가다. 기존 노점상분들이 길거리 리어카 대신 빨간 컨테이너 박스들로 조성한 신촌박스퀘어에서 영업하는 것이다. 이 안에 청년가게도 17개 업체를 입주시켰다. 노점상은 1층, 2~3층은 청년이 쓴다. 월세는 월 9만~10만원이다.” -청년 취업뿐 아니라 청년주거 지원도 병행하는데. “민선 5기 취임 이듬해인 2011년부터 청년주거정책을 펴왔다. 2011년 대학생 임대주택인 홍제동 꿈꾸는 다락방 1호를 시작으로 2014년 천연동 꿈꾸는 다락방 2호를 개관했고 같은 해 홍제동에 대학생연합기숙사를 유치했다. 2016년에는 청년 28명이 입주한 ‘이와일가’, 2018년 포스코 1% 나눔재단과 협업해 서대문구가 부지를 제공하고 포스코에서 건물을 지어 청년 18명에게 ‘청년누리 쉐어하우스’를 공급했다. 올해 청년 68명에게 청년미래공동체주택을 공급해 9월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연말 홍은동에 청년 16명이 입주할 수 있는 ‘청년주택 4호’를 공급한다. SH공사 또는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청년임대주택사업을 확대하겠다.” -3선 연임 제한으로 이번이 마지막 임기인데 내년 총선 출마 등 다른 정치적 계획이나 포부는. “뽑아주신 만큼 이번 임기를 잘 마치는 게 목표다. 다음 행보는 주민의 선택에 따라 정할 것이다. 꾸준히 공공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싶다. 공공의 영역이란 선출직과 임명직 모두 포함한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美전략비축유 6억 배럴, 텍사스·루이지애나 지하에 비축하는 이유

    美전략비축유 6억 배럴, 텍사스·루이지애나 지하에 비축하는 이유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에 대한 드론 공격 여파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도록 지시해 그나마 등폭을 낮췄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대놓고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의 소금 땅굴에 무려 6억 4000만 배럴의 석유를 비축해놓고 있다고 자랑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모든 회원국들은 90일치의 원유 수입량을 비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비축량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 수준이다. 이란과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973년 아랍과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미국이 지원하자 미국에 원유 수출을 금지해 기름값이 치솟자 미국 정치인들은 전략적으로 원유를 비축하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봤다. 욤 키푸르로 불리는 이 전쟁이 딱 3주만 지속돼 같은 해 10월 끝났지만 원유 수출 금지는 이듬해 3월까지 계속됐다. 세계적으로 배럴당 3달러 하던 국제유가는 네 배인 12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이렇게 되자 미국 의회는 1975년 에너지 정책 및 보존법을 통과시켜 전략비축을 시작했다. 현재는 텍사스주 프리포트와 위니 근처, 루이지애나주 레이크 찰스와 배턴루지 외곽 등 네 군데 비축하고 있다. 모두 인공 소금 땅굴이며 지하 길이만 1㎞에 이른다. 이렇게 지하 저장을 고집하는 건 지상에 탱크를 만들어 보관하는 것보다 비용이 싸게 먹히기 때문이고 안전하기도 해서다. 소금의 화학적 성분과 지층의 압력이 누출 위험을 줄여준다고 방송은 전했다.프리포트 근처 브라이언 마운드의 비축고가 가장 큰데 2억 5400만 배럴을 보관하고 있다. 이들 비축고의 총 비축량은 지난 13일 현재 6억 4480만배럴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미국에너지정보청(USEIA)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지난해 하루 평균 205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하고 있어 브라이언 마운드 한곳의 비축량만으로 31일을 버틸 수 있다. 1975년 이 법안을 서명한 이는 제럴드 포드 대통령으로 오직 대통령만이 비축유의 방출을 승인할 수 있다. 물리적 이유 때문에 매일 조금씩 빼내지는 못하고 시장에 영향을 주려면 거의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더욱이 비축유는 정유되지 않은 원유여서 자동차나 배, 비행기 연료로 쓰이려면 정유 과정을 거쳐야 한다.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CN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사우디 공격 때문에 비축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조금 섣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자주 비축유를 방출했을까? 가장 최근의 사례는 2011년 아랍의 봄 봉기 때 IEA 회원국들에게 방출을 권했을 때 6000만 배럴을 방출한 것이었다. 1991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걸프전 때 여러 차례 방출했고,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를 입은 뒤 1100만 배럴을 방출했다. 그러나 미국의 에너지 생산이 늘어나는 시기에 이토록 엄청난 양을 비축해야 하는 것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워싱턴 정가의 일부는 완전히 비축된 것들을 없애 버려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2014년 미국 정부회계감독청(GAO)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는 비축량을 절반 정도로 줄여 연방 적자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정부 때인 1997년 2800만 배럴을 매각해 연방 적자를 해소하는 데 쓰기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100원을 팔았을 때 32원 10년 동안 4000억원 유출
  • [포토] 런던 패션위크, 파격 의상 입고 캣워크

    [포토] 런던 패션위크, 파격 의상 입고 캣워크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패션위크 패션쇼 무대에 오른 모델들이 줄리앙 맥도날드의 ‘2020 봄/여름 컬렉션’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 [길섶에서] 그때, 그곳/손성진 논설고문

    머릿속 깊숙한 데 파묻혀 있던 기억이 불려 나온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어떤 사람이 종로3가 쉘부르에서 ‘진정 난 몰랐네’란 노래에 빠져들었던 그때가 아련히 떠오른다고 했다. 45년 전 1974년 어느 봄날이라 했다. 내 기억 속의 장소는 대학가의 허름한 술집, 1981년 겨울이었다. LP 판에서는 같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멋모르는 청춘이었고 뭔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심장은 터질 듯했었다. 세월은 무심히도 흘렀다. 무엇을 향해,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도 모르는 사이 가만히 있어도 울렁대던 가슴은 사막처럼 바싹 메말라 버렸다. 앞날을 알 수 없었던 그때는 비록 힘들고 어두웠고 더러는 후회로 남았더라도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잠시 회상에 빠져 본다고 해서 나쁠 건 없다. 도리어 가뭄 끝의 소나기처럼 마른 가슴을 적셔 준다. 누구에게나 젊은 날이 있었다. 청춘의 애틋함은 사라진 게 아니다. 기억 속에선 봄 순처럼 살아 꿈틀댄다. 지금 이 순간도 미래에는 추억으로 회자되리라. 모든 것에 열정을 쏟는다면 먼 훗날 오늘을 돌이켜 보면서 되뇔 수 있을 것이다. 후회 없이 살았노라고.
  • [이정수의 원픽] 늦여름 적신 청량함… 아이돌 밴드 아이즈

    [이정수의 원픽] 늦여름 적신 청량함… 아이돌 밴드 아이즈

    해마다 수백 명의 아이돌이 데뷔하지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은 극히 소수에 그친다. 케이팝이 전 세계로 뻗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돌 음악을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아이돌 음악 중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숨은 보석’을 찾아 4주마다 소개한다.가요팬들에게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갔다. 살인적인 무더위로 악명 높았던 지난해에 비하면 견딜 만한 여름이었지만, 시원한 여름 노래로 더위를 잊곤 하던 가요팬들에게는 숨이 턱 막히는 계절이 아니었나 싶다. 지난봄부터 본격적으로 치솟은 음원 차트 내 발라드 점유율은 여름이 되자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차트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오마이걸, 위키미키, 레드벨벳 등 걸그룹 서머송이 늦여름을 장식했지만 예년 대비 여름을 겨냥한 노래가 유독 부족한 한철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뜻밖의 여름 노래 하나가 시원한 기운을 머금고 슬며시 등장했다. 걸그룹 아닌 보이그룹의, 댄스곡이 아닌 정통 록에 가까운 밴드 사운드. 바로 아이돌 밴드 아이즈(IZ)의 ‘너와의 추억은 항상 여름같아’다. 가장 뜨거웠던 사랑의 기억을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마지막 여름에 비유한 가사가 청량한 기타 리프를 타고 전해진다. 시원하게 뻗는 보컬과 힘찬 드럼 비트가 마지막 남은 열기를 씻어 내는 듯하다. 보컬 지후, 드럼 우수, 기타 현준, 베이스 준영으로 이뤄진 4인조 밴드 아이즈는 2017년 8월 데뷔했다. 당시 평균 나이는 18세. 이들이 처음 선보인 ‘다해’는 작곡가 김도훈의 록발라드였고, 방시혁이 참여한 다음 앨범 타이틀곡 ‘엔젤’은 록 위에 전자음악과 랩이 뒤섞여 있었다. 밴드를 표방하지만 대중성을 최대한 잡으려는 고민이 혼재된 결과물이었다. 아이즈는 그 뒤 신인치고는 긴 1년간의 공백기를 거쳤다. 그 사이 멤버 모두 20대가 됐다. 지난 5월 발표한 싱글 타이틀곡 ‘에덴’에서 이들은 강렬한 기타 사운드를 앞세워 ‘아이돌’보다는 ‘밴드’로 무게를 옮긴 듯한 모습을 보여 줬고, 연작인 ‘너와의 추억은…’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주류 가요 시장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록이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잔나비가 많은 사람의 ‘최고 애정’ 밴드로 떠올랐고, 엔플라잉이 깜짝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데이식스는 케이팝 대표 밴드로 자리잡고 있다. 아이즈는 그에 비하면 아직은 출발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아이돌 밴드다. 전문 프로듀서 의존도가 더 큰 단계다. 하지만 출발이 아이돌이었다고 한계가 정해져 있을 리는 없다. 이들의 가능성은 이제 막 빛을 내기 시작했을 뿐이다. tintin@seoul.co.kr
  • 사우디 vs 이란 지난 15년 동안 사이가 더 나빠진 이유는

    사우디 vs 이란 지난 15년 동안 사이가 더 나빠진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시설 두 곳을 예멘 반군이 드론으로 공격해 국제유가가 출렁이고 있는데 예멘 반군의 배후 조종자로 이란이 지목되고 있다. 이란은 심지어 순항미사일도 사우디 쪽으로 발사했다고 미국은 의심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이라크를 중간에 두고 있어 국경을 마주하지 않지만 매우 가까운 이웃이다. 하지만 수천년을 이어 철천지 원수처럼 지내고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 이란은 시아파의 맹주로 믿음의 대립을 근본적으로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두 나라는 더욱더 첨예한 갈등과 충돌에로 이끌리고 있다고 영국 BBC는 16일(현지시간) 지적하며 그 배경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역사적으로 사우디는 왕조이며 이슬람의 성지로 자신을 무슬림 세계의 지도자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반기를 든 것이 1979년 혁명으로 샤 왕조를 무너뜨린 이란이다. 혁명 신학을 앞세워 이전에 중동 지역에 없던 새로운 정치체제를 실험하는 이란은 혁명을 국경 너머로 확산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한다. 그런데 최근 15년 동안 이런 갈등을 더 첨예하게 부채질하는 사건들이 있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소수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면서 다수 시아파 정부가 들어섰다. 이란의 입김이 강해질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2011년 아랍의 봄이 지역 내 정세의 불안정성을 높였다. 두 나라 모두 영향력 확대에 골몰할 수 밖에 없었으며 특히 시리아, 바레인, 예멘을 둘러싸고 서로 의심하는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이란이 지중해로 뻗어나갈 회랑을 건설하려 한다는 의심까지 나온다. 이란은 지역 정치에서 최근 여러 차례 승리를 맛봤다. 시리아에서 이란은 (러시아와 힘을 합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해 사우디가 뒷배를 봐주는 반군을 거의 격퇴해냈다. 사우디는 비교적 젊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통치자 지위를 굳히자 군사적 모험주의를 내세워 이란의 영향력을 제한하고자 해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후티 반군을 제압하려는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는데 4년 뒤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도박이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이란이 무기를 후티에 대주고 있으며 기술과 군사적 측면 모두에서 테헤란 정부가 뒷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바논에서는 이란의 동맹인 시아파 무장집단 헤즈볼라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사우디는 사드 하리리 총리를 물러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그 뒤 하리리는 돌아와 사임을 없던 일로 했다. 해서 사우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를 끌어들였고, 이스라엘은 친이란 무장집단이 시리아에서 발호해 국경 근처까지 이르자 이란을 견제하려는 사우디를 지원하는 야릇한 상황이 벌어졌다. 물론 2015년 이란 핵합의 때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탑재 능력을 둘러싸고 심각한 의견 대립을 겪긴 했다.중동 지역의 패권 구도는 기본적으로 수니냐 시아냐에 따라 구분된다. 걸프 지역의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이집트와 요르단까지가 친사우디 진영으로 분류된다. 친이란 캠프에는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 레바논 거점의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아파 정부가 있다. 물론 역설적이게도 이슬람 국가(IS) 격퇴가 다급한 미국 정부는 이라크 의 시아파 정부의 협조가 절실해 좋은 관계를 만들려 애쓰고 있다. 냉전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이 군사적으로 이 지역에서도 대치해 힘의 균형을 취했지만 이제 이란과 사우디는 다양한 형태의 대리전으로 영향력 확대에 부심하고 있다. 시리아가 대표적인 예이고, 예멘 역시 그렇다. 이란은 또 걸프 해역 운송로를 장악하는 방식으로 근육질을 키우고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이곳은 사우디 원유가 수출되는 길목이다. 미국은 최근 들어 이란이 다른 나라 유조선들을 억류하는 일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그렇다면 두 나라가 전면전으로 맞붙을 것인가? 아직까지는 대리전에 그치고 있다. 양쪽 모두 전면전을 공언하지 않지만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나 경제적 타깃을 겨냥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방송은 전망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의 인프라를 계속해서 파괴한다면 두 나라의 반목은 첨예해질 수 밖에 없다. 걸프에서의 해상 충돌뿐만 아니라 더 넓은 국경들에서의 긴장도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미국과 서구 열강들은 국제 교역과 원유 수송을 위해서도 걸프의 안정 확보가 긴요해 물길을 막는 이들이 생긴다면 미국 해군과 공군이 개입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고 방송은 결론 내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황교안 삭발 선언에 정의당 “이왕 깎은 김에 군 입대”

    황교안 삭발 선언에 정의당 “이왕 깎은 김에 군 입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삭발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정의당이 “구성원 모두가 기득권인 한국당이 약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황 대표가 청와대에서 삭발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머털도사도 아니고 제1야당 대표가 머리털로 어떤 재주를 부리려는 건지 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추석 전 (삭발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던 만큼 너무 늦은 타이밍”이라며 “분위기에 떠밀려 억지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김 부대변인은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하는 투쟁은 가진 것 하나 없는 약자들이 최후에 택하는 방법”이라며 “구성원 모두 기득권인 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랍시고 약자 코스프레를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부대변인은 “시간이 지나면 복구되는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가장 쉬운 방식”이라며 “정 무언가를 걸고 싶거들랑 사회적 지위나 전 재산 정도는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결기가 있다고 인정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황 대표는 담마진이라는 희귀한 병명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바 있다”며 “오늘 이왕 머리 깎은 김에 군 입대 선언이라도 해서 이미지 탈색을 시도해봄이 어떨까 싶다”고 냉소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인력난’ 日기업, 신입사원에 지갑 열고 부장님엔 닫는다

    ‘인력난’ 日기업, 신입사원에 지갑 열고 부장님엔 닫는다

    전자·제약·건설 등 불황 속 인건비 상승 전체 평균 연봉 감소… 기존 사원에 ‘불똥’ 최고 20% 등 능력별 차등 인센티브도 “연공서열형 임금제도 붕괴 가속화 조짐”일본 기업의 취업 문호가 확 넓어졌지만 한국 청년들이 별로 내켜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기대보다 너무 낮은 급여 수준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지난해 일본 기업의 월평균 초임은 대졸 신입 20만 6700엔(약 229만원), 고졸 신입 16만 5100엔(약 183만원)이었다. 교통비·주거비 등에서 한국 기업보다 지원이 많다고는 해도 당장 액면 월급이 우리 돈 2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면 선뜻 일본행을 결정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만성화된 인재 부족 현상 타개를 위해 최근 일본 기업들 사이에 신입사원 초임 인상 바람이 거세다. 청년층, 디지털 특화형 인재들을 다른 회사보다 한발 앞서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처우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압력을 받게 되는 법. 신입사원 급여 인상은 중장년층 사원들의 시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손 부족 현상이 일본의 오랜 연공서열 임금체계에 커다란 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업들의 초임 인상으로 전자, 제약 등 업황이 좋지 않은 업종을 중심으로 중장년 고참사원들의 상대적 불이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초임 인상이 두드러지는 업종은 인력난이 특히 심각한 건설업계다. 일본의 5대 건설사인 다이세이건설은 지난해 4월 대졸 초임 월급을 1만엔 올린 24만엔으로 조정했다. 올 4월에는 가시마 등 다른 대형 건설업체들도 대졸 초임을 24만엔으로 맞췄다. 유니클로를 만드는 패스트리테일링은 내년 봄 대졸 초임을 지금보다 20% 정도 높은 25만 5000엔으로 올릴 예정이다. 초임 인상에 그치지 않고 신입사원 급여를 능력에 따라 차등화해 인센티브로 연결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소니는 인공지능(AI) 등에서 높은 능력을 갖춘 인재의 급여를 올해부터 연간 최대 20% 더 높게 책정했다. 최근 경영 여건이 나빠진 전자업계의 경우 초봉은 가파르게 오르지만 전체 평균 연봉은 감소세에 있다. 그 타격은 고스란히 기존 사원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게다가 근로 방식 개혁으로 잔업이 줄면서 짭짤했던 초과근무 수당도 감소했다. 한 전자회사의 50대 직원은 “10년 전 50대보다 지금 50대의 급여가 더 적은 것은 솔직히 억울하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초임 인상은 기업의 전체 인건비 예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일손 부족 해소와 디지털 인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느 한쪽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인데, 결국 중장년의 주름살이 깊어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젊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초임 상승 폭을 공표하는 기업은 많지만, 중장년의 임금을 어느 정도로 억제하고 있는지 밝히는 곳은 거의 없다. 그러나 후생노동성 통계를 보면 전체 얼개를 알 수 있다.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40~44세 남성의 평균 연봉은 2008년 797만엔에서 2018년 726만엔으로 10년 새 71만엔(8.9%)이 줄었다. 45~49세도 같은 기간 약 50만엔이 감소했다. 그러나 신입사원들의 연령대인 20~24세와 25~29세는 같은 기간 각각 15만엔과 17만엔씩 연봉이 늘었다. 급여가 연령이나 근속연수에 비례했던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결과다. 야시로 나오히로 쇼와여대 교수는 “인력 부족 및 외국 기업과의 인재 쟁탈전 등으로 젊은층의 급여가 높아지면서 임금 상승 커브가 완만하게 변했다”며 “중장년층은 겨울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으로 기업 수익의 확대 기조가 정체될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라 임금에 충당할 재원이 부족해져 연공서열형 임금제도의 붕괴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옥·한복·한글은 종로 상징어… 전통문화 계승은 나의 소명”

    “한옥·한복·한글은 종로 상징어… 전통문화 계승은 나의 소명”

    ‘역사·문화 숨쉬는 현대화된 도시’ 중점 전통가옥 복원은 종로만의 도시재생법 무계원·윤동주문학관·상촌재 등 대표적 청운문학도서관 한옥공모전 대상 영예 한복 입기 활성화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제4회 한복축제 21~22일 대학로서 개최 셔틀버스 추진 등 고질적 교통문제 해소 전통문화·현대적인 발전 위해 항상 최선한복, 한옥, 한식, 한글, 한지.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은 종로가 600년 고도(古都)라는 점에 착안해 역사·문화를 보존하면서도 현대화된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면서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나아가 역사와 문화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론이다. 한복, 한옥, 한식, 한글, 한지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 문화 콘텐츠 보호에 초점을 맞춰 온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종로 익선동에 1910년대 지어진 근대 한옥으로 출발해 1970~80년대 3대 요정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린 오진암을 2014년 3월 종로가 이축, 복원해 개관한 무계원에서 지난 3일 그를 만났다. 무계원이란 무계정사의 분위기를 옮겨 온 정원이란 의미로 종로구가 붙인 이름이다. -이곳 무계원은 어떤 곳인가. “조선 말기 서화가 이병직의 집이었다가 서울시 등록음식점 1호인 오진암으로 사용됐고 2000년 들어서는 호텔 건립으로 사라질 뻔했던 곳이다. 종로구는 안평대군의 숨결이 깃든 무계정사지 인근에 부지를 확보하고 오진암 철거 자재가 팔린 강원 인제 등으로 직접 찾아가 자재를 되찾아왔다. 숭례문 복원에 참여했던 건축기술자들이 기와, 서까래, 기둥 등 큰 자재는 물론 창호와 같은 부수 자재까지 옮겨와 오진암을 복원해 2014년 3월 개관했다. 각종 행사 등이 가능한 도심 속 전통문화 체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전통 가옥 복원은 역사 문화 도시인 종로만의 도시재생법이다.”-무계원 이외에도 2010년 민선 5기 취임 이후 서촌(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에 복원한 역사·문화 건축이 많은데. “종로는 서촌이 역사 인물 생가터가 모여 있는 것은 물론 국내 문학·예술의 거장들이 창작 활동의 무대로 삼아 온 근현대 유적이 풍부한 곳이란 점에 착안해 한옥 보존뿐 아니라 문화·역사 콘텐츠 보존을 중심으로 재정비 사업을 펼쳤다. 무계원과 함께 버려진 물탱크를 원형 그대로 활용해 지은 옥인동 윤동주문학관이 대표적이다. 옥인동은 윤동주가 하숙했던 곳인데 문학관을 만들면서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하늘, 바람, 별 그리고 민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펌프장 안에서도 별을 볼 수 있게 설계했다. 구립 박노수미술관, 상촌재 또한 가볼 만하다. 2012년 옥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인왕산 자락의 수성동 계곡을 겸재 정선의 그림(장동팔경첩 중 수성동 회화)처럼 복원할 때는 풀 한 포기 심는 것도 전통방식을 고집했다. 인왕산 인근에 한옥으로 된 청운문학도서관을 지어 2015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 등 공공건물의 한옥 시대를 열기도 했다.”-서촌 이외에 북촌, 이화동, 익선동 등도 명소화했는데.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고 짚어냈다. 지역에 매력 있는 장소가 한 곳만 들어서도 사람들이 찾아오고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쳐서 전체를 활성화한다. ‘작은 것부터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라는 표어가 나온 것은 이런 철학에서다.”-한복 입기는 어떤 식으로 제창했는지. “종로2가 보신각 주변은 원래 한복 원단 판매상들이 밀집된 곳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 그만큼 우리 옷을 안 입는다는 얘기다. 안타깝다. 2010년 민선 5기 출범 직후 한복을 입자고 했다. 설과 추석 명절 구의 크고 작은 행사 때 간부들과 직원들부터 한복 입기를 실천했다. 2013년부터는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열리는 간부회의에 참석자 60여명 전원이 한복을 입는다. 더불어 시민들의 한복 입기 활성화를 위해 한복을 입고 식당을 방문하면 음식값을 할인해 주는 한복음식점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집에서 잠자는 오래된 한복도 개량해 주면서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곱다, 한복체험관’도 만들었다. 한복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한복을 입고 정숙관광 등 봉사활동을 한다. 그러다 보니 매년 9월 종로한복축제까지 개최하게 됐다.”-올해 한복축제는 어떻게 이뤄지나. “올해로 4회째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관광 육성 축제로 지정돼 대표 관광콘텐츠로 인정받았다. 올해는 오는 21~22일 ‘우리 옷 한복 바로 알고 바로 입으면 더욱 곱습니다’를 주제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개최한다. 지난해는 한복 대토론회를 개최해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퓨전 한복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전통 한복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장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한복을 바로 알고 바르게 입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잔치 한마당을 축제의 장을 빌려 제시하려고 한다. 한복을 사랑하는 사람 누구나 참여 가능한 한복뽐내기대회, 성균관 유생들이 임금에게 상소를 올리는 유소문화를 계승해 재현한 ‘2019 고하노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 선생님을 비롯한 연주 단원 모두가 한복을 입고 함께하는 한복음악회, 종로한복축제의 메인 피날레 공연인 강강술래 등을 준비했다.” -남은 기간 풀어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종로에는 연간 950만명의 외래 관광객이 방문하는데 관광객 수용 한계 국면에 도달했다. 관광 성수기인 봄·가을에 종로구를 지나다 보면 경복궁을 비롯해 청와대, 인사동 등에 불법 주차된 관광버스들을 볼 수 있다. 주말 하루 약 2000대의 관광버스가 집중된다. 지금까지의 관광패턴은 관광버스에서 관광객이 하차하고 일정 시간 경과 후 승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관광버스는 도심 외곽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로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셔틀버스 운영은 자연스럽게 도보여행 방식을 유도해 지역 상권의 매출을 증대시키고 고질적인 교통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더이상 출마가 어렵지만 큰 의미에서 정치적 포부나 진로가 궁금한데. “구청장 3선은 영광이다. 공직을 탐내지 않는다. 다만 구청장 임기를 잘 마치고 다시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종로가 전통문화 계승 및 현대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서울시 공무원→건축사→3선 연임 구청장건축인 역량 돋보인 도시비우기 사업 호평 서울시 공무원에서 건축사로 변신한 뒤 2010년 민선 5기 종로구청장에 당선돼 3선 연임 중인 건축 전문가 출신이다. 부지런하고 디테일에 강하며 항상 최선을 추구한다. 전남 곡성에서 농사짓는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73년 광주 조선대 공업전문학교(고등학교 3년과 2년제 전문대 포함)를 졸업한 뒤 서울시 공무원시험에 합격해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8년여간 건축직 공무원으로 일했다. 1983년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면서 이듬해 서울시에 사표를 내고 나왔다. 총 26년 4개월 동안 건축사로 일하며 백화점, 공동주택, 종합병원 등을 설계했고 201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받았을 만큼 건축인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35세 늦깎이로 서울산업대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재산평가액이 시가 100억원을 넘을 만큼 건축일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성공했다. 건축사로 일하면서 정치인의 꿈을 버린 적은 없다. 젊어서는 먹고살기 어려워 엄두를 못 냈으나 건축으로 돈을 번 뒤 생활 터전인 종로에서 구청장 선거에 도전했다. 김대중 정부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8년 민주당에 입당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종로 지역 국회의원 선거를 돕기도 했다. 선거에서는 경선을 포함해 총 여섯 번 나와 세 번 이겼다. 청결과 정리정돈을 중시한다. 종로의 대표 사업인 도시비우기는 그의 성격과 건축인으로서의 식견을 반영한다는 평을 듣는다. 신호등, 표지판, 안내판, 전봇대, 배전함과 같은 시설물은 거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보행을 방해한다며 철거하는 도시비우기 사업을 2013년 시작한 뒤 지금까지 2만여 건을 정비했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로 물청소, 옥상청소 등 건강도시 사업은 전국으로 전파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1953년 전남 곡성 출생 ▲조선대병설공업전문학교(1973),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1990),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환경설계학 석사 수료(1993), 한양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2010) ▲서울시공무원 7급 근무(1973~1984) ▲건축사 자격 취득(1983) ▲김영종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2001~2010) ▲세계문화유산도시협의회 회장(2012~2014) ▲지속가능발전지방정부협의회 회장(2018~현재)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 의장(2019~) ▲민선 5·6·7기 종로구청장(2010~) ▲부인 김영자씨와의 사이에 1녀
  • 홍릉 없는 홍릉길… 숲내음과 연구단지가 공존하다

    홍릉 없는 홍릉길… 숲내음과 연구단지가 공존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0회 홍릉숲길 산책’ 편이 지난 7일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한반도를 강타한 제13호 태풍 ‘링링’의 북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려대역에 집결했다. 이날 코스는 정릉천~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홍릉수목원(국립산림과학원)~KAIST 경영대학~옛 한국농촌경제연구원~세종대왕기념관 순이었다. 그러나 역대 태풍 중 최대 순간 풍속 5위를 기록한 링링의 맹렬한 기세 앞에 홍릉수목원은 폐장됐고, 정릉천 입장도 통제됐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작 KIST 본관과 옛 농촌경제연구원 건물은 공사 중이어서 직접 볼 수 없었다. 전북 나주로 이전한 옛 농촌경제연구원 건물은 서울바이오허브로 변신하기 위해 마무리 리모델링 공사 중이었다. 참석자들은 홍릉수목원 해설을 위해 특별 초빙한 임혜란 숲 전문가에게서 듣는 숲과 생태 이야기로 아쉬움을 달랬다.1922년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제1세대 수목원 홍릉수목원이 자리한 동대문구 청량리는 조선시대 흥인지문(동대문) 밖 청량리계에서 기원한다. 신라 말에 창건된 고찰 청량사에서 이름을 땄다. ‘동국여지승람’과 ‘고려사절요’ 등 옛 문헌에 따르면 청량사는 삼각산 아래 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지금의 홍릉수목원과 영휘원 일대가 옛 절터였다. 명성황후가 묻혔던 홍릉을 조성하면서 현재의 자리로 비켜났다. 일제강점기 만해 한용운이 잠시 머물기도 했다. 조선시대 흥인지문과 혜화문, 광희문에서 중랑천까지 10리를 동교라고 불렀다. 이 중 성북천과 정릉천, 석관천을 낀 청량리에는 왕실소유의 논(적전)을 두고 왕이 농사를 짓는 선농단과 국립 구휼기관이자 공용숙소였던 보제원을 뒀다. 용두동, 제기동, 전농동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청량리는 제례의 공간이었다.청량리는 능행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선왕의 무덤을 찾아가는 능행은 ‘조선 최대의 정치쇼’였다. 왕은 능행을 통해 선왕의 권위를 물려받기를 원했으며, 백성들은 능행에서 왕의 존엄을 실감했다. 청량리는 왕실 최대의 묘역 동구릉으로 향하는 길목이었기에 행차 구경 기회가 많았다. 능행길은 대개 창덕궁~흥인문~우장현(장위동 고개)~안락현(봉화산 뒷길 화랑로)~동구릉으로 이어졌다. 통상 3000명에서 6000명의 인원이 동원됐으니 동시대인에게는 엄청난 구경거리였다. 그 장관과 화려함은 청계천변 광교와 삼일교 사이에 조성된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에서 짐작할 수 있다. 청량리는 명성황후의 홍릉과 더불어 유명세를 떨쳤다.명성황후가 비명에 간 지 2년째 되던 1897년 11월 21일에야 국장이 거행됐다. 이날 새벽 4시 100개의 황등롱과 2600개의 홍등롱, 40개의 대철촉롱 불이 밝혀진 상태에서 상여는 경운궁(덕수궁)을 출발했다. 상여는 청계천 신교~혜정교~이석교~초석교를 차례로 지나 흥인문을 통과한 뒤 동관왕묘(동묘)~보제원(안암동 로터리)~한천교(중랑천 다리)를 거쳐 청량리 홍릉에 도착했다. 1907년 10월 7일 순종의 능행기록에는 오전 8시에 경운궁 대한문을 나서 종로~흥인문~안감천(성북천)~용두리~청량리를 거쳐 홍릉에 도착했으며 오후 6시에 환궁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919년 고종 국장 때 명성황후의 능이 남양주 금곡 홍유릉으로 이장돼 합장될 때까지 22년간 능행 때마다 청량리 일대는 인파로 북적였다. 홍릉의 신화는 짧았지만 강렬했다.청량리의 장소성은 전차의 등장과 함께 변모했다. 1899년 개설된 청량리선 전차는 1911년 경원선, 1939년 경춘선 및 중앙선 철도 개통과 함께 청량리의 장소성을 서울 동부지역 교통요충지로 바꿨다. 1974년 지하철 1호선의 개통은 또 한 번의 변신이었다. 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를 연결하는 8.1㎞ 구간의 청량리선 전차는 고종의 능행 편의와 능행 비용을 줄이려고 부설한 것이었다. 정작 고종은 전차가 상여를 닮았다는 이유로 탑승을 꺼렸다. 실제로 고종이 전차를 타고 홍릉에 행차한 기록이 거의 없다. ‘독립신문’ 1899년 10월 17일 자에 “금번 능행하실 때 전차를 타신다는 말이 있다더라”는 기사가 남아 있을 뿐이다. 1994년에 발간한 ‘동대문구지’에 따르면 명성황후의 국장이 치러질 무렵 혜화동 주민 홍태윤이 자비를 들여 동대문 밖에서 홍릉에 이르는 길의 양편에 배롱나무를 심었는데, 이 가로수는 성 안팎을 통해 유수한 가로수길로 손꼽혔다고 한다. 아쉽게도 1933년 도로를 넓히면서 모두 베어 버렸다. 1917년 ‘신문계’ 제5권 제2호에 발표된 ‘경성유람기’라는 글에 함경남도 금성에 사는 이승지가 평양역에서 경원선 기차를 타고 청량리역에 내린 뒤 전차 편으로 종로까지 가는 행로가 그려져 있다. 미국인 여행가 버튼 홈즈가 쓴 ‘홈즈의 동방나들이’에도 옛 청량리 전차풍경이 일부 묘사돼 있다. 정류장도 없이 아무 곳에서나 전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많아 사고가 빈발했다고 한다. ‘홍릉시대’는 옛말이 됐다. 동대문~신설동 로터리~경동시장~청량리 로터리에 이르는 간선도로의 이름은 홍릉로가 아니다. 1966년 시내 35개 주요 가로의 이름을 정하면서 1908년 13도에서 모인 항일의병을 이끌고 ‘서울진공작전’을 지휘한 의병장 허위의 호를 따 왕산로라고 명명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던 홍릉은 축소됐다. 지금의 흥릉길은 왕산로와 청량리 로터리가 만나는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나타나는 500m의 샛길에 불과하다. 명성황후가 떠난 홍릉에는 임업시험장, 영휘원(순헌황귀비 엄씨의 능)과 숭인원(영친왕의 맏아들 진의 능)이 스며들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1966년), 세종대왕기념관(1970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1978년), 한국국방연구원(1979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1996년), 한국콘텐츠진흥원(2009년) 등 각종 기관단체가 속속 들어서면서 교육과학안보연구단지로 변모했다. 문학작품 속의 청량리는 어떤 모습일까. ‘벙어리 삼룡’의 작가 나도향은 1924년 ‘개벽’에 실린 ‘전차 차장의 일기 몇 절’에서 “오늘은 동대문서 청량리를 향해 떠나게 되었다. … 시골 나무장사와 소몰이꾼들의 ‘어디여, 이놈의 소’하는 소리가 들릴 뿐이다. 탑골승방 영도사 또는 청량사 들어가는 어구는 웬일인지 전보다 더욱 쓸쓸해 보인다”고 1920년대 어느 전차 차장의 시선을 통해 한적한 시골동네 청량리를 묘사했다.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도 1935년 ‘삼천리’에 발표한 ‘이성 간의 우정론’이라는 글에서 “… 날도 따뜻합니다. 우리 청량리로 산보나 가십세다. … 맑고 푸르고 높은 늦은 봄날 오후에 청량리 공기는 시원하였다”라고 청량리를 예술가들의 인기 산책코스로 소개했다. ‘탁류’의 작가 채만식은 1932년 ‘동광’에 실린 ‘청량리의 가을’에서 “청량리를 나가서 지금 경기도 임업시험장이 된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 내가 이곳을 처음 간 것이 작년 가을인데 미상불 서울 근교에서 하루의 산책지! 더욱이 가을날로는 매우 좋은 곳인 줄 여겼습니다”고 청량리의 가을을 예찬했다. 1960년 ‘사상계’에 연재된 황순원의 장편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에는 “… 청량리 밖 떡전거리에다 양계장을 꾸며 놓은 것은 지난해 이른 봄이었다. … 후생주택을 비롯해 인가들이 들어서서 한 해 동안에 일대가 아주 변모해 버렸다. … 양계장에서 가깝대야 회기동 파출소 앞까지 한참 나가야만 다방이 있는 것이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50년대 후반 공공주택의 공급과 함께 양계장에서 주거지로 조성되기 시작하는 청량리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1차 정릉천 따라 ■일시 및 집결장소 : 9월 14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서경대) 2번 출구 구내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
  • 북녘 내고향, 꿈에서라도 가보고 싶다

    북녘 내고향, 꿈에서라도 가보고 싶다

    11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에서 열린 이산가족의날 행사에서 한 실향민이 가곡 ‘그리운 금강산’과 ‘고향의 봄’을 들으며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 폼페이오 “남북한 행복한 추석”… 北주민 언급

    北 “이산가족 협력 유엔 권고안 수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추석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며 처음으로 북한 주민을 따로 언급했다. 10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발표한 언론 성명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정부와 국민을 대신해 남한과 북한 주민, 그리고 전 세계 한국인들에게 행복한 추석 명절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을 방문하고 선물을 나누는 이 시기에 우리 모두 잠시 멈춰 서서 이 삶의 많은 축복에 대한 감사를 상기한다”면서 “우리는 또 이 사색의 시간에 평화와 번영의 공유 이익, 민주주의와 자유·인권의 공유 가치에 단단한 기초를 둔 한미 동맹의 힘을 인식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래 국무장관 명의의 추석 메시지에서 처음 ‘북한 주민’이 별도로 언급된 것을 두고 곧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봄 유엔 인권이사회가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를 실시한 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협력하라며 내린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11일 북한이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UPR 답변서에 따르면 북한은 199개 권고 사항 가운데 132개를 수용했으며 56개는 ‘주목하겠다’(note)는 입장을 밝혔고 11개는 불수용했다. 북한이 이번에 수용하겠다고 한 사항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온 관련 합의 사항의 이행을 포함해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지속하라”는 한국 정부의 권고안이다. 이외에도 장애인 인권을 보호하는 한편,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의 검사를 받으라는 권고도 수용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아랍국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왜 침묵하나

    아랍국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왜 침묵하나

    아랍의 봄·IS와의 전쟁에 골몰이스라엘과 대(對)이란 전선 구축트럼프-네타냐후 밀월 가속화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을 일주일 앞둔 10일(현지시간) 요르단 계곡에 대한 이스라엘의 통치권을 확대하겠다고 맹세했다. 과거였다면 아랍 세계가 분노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태도의 변화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네타냐후 총리가 극우파의 표를 결집하려는 목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이어나갔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이미 요르단 계곡 지역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이 지역에 대해 과거보다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팔레스타인 기자인 다우드 쿠탑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아랍 국가들이 신경을 쓰긴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그들이 병력을 배치할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 은행에 예치된 그들의 현금을 찾아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미 많은 아랍국가가 팔레스타인 관련 정책들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낸 후에 나왔다. 이집트와 시리아, 예맨, 이라크 등 아랍 국가들은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이후 후폭풍을 겪고 있거나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의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 한때 팔레스타인을 강력히 지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등 페르시아만에 있는 국가들도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해 더 걱정하는 입장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칼레드 엘긴디 연구원은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미 아젠다에서 멀어졌다”고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편으로는 아랍 국가의 정상들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대적할 수 없어서 그의 발언을 비난하는 걸 피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엘긴디는 “아랍 국가가 정부 차원에서 네타냐후의 발언에 대해 ‘우리는 이에 반대한다. 이것은 끔찍하다’라고 말하는 순간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아랍 국가의 사람들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맺긴 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토를 가진 요르단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발언 직후 아이마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저해하는 심각한 일”이라면서 “더 많은 폭력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상황의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도 팔레스타인 정상과 만나는 등 분쟁지역에서의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단 한 차례의 만남도 갖지 않았으며 오히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워싱턴 사무소 폐쇄를 명령하기까지 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는 그 어떤 국가의 정상보다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며 미국 대사관도 그곳으로 옮겼다.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요르단 계곡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 강 서쪽에 있는 영토다. 이스라엘 권리 단체인 베첼렘(B’Tselem)에 따르면 이 지역은 현재 1만 1000명의 이스라엘인과 6만 5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다. 90%의 영토가 이미 이스라엘의 행정·군사 통제를 받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인들은 85%의 영토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돼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포토] 애슐리 그레이엄, 어머어마한 볼륨감

    [포토] 애슐리 그레이엄, 어머어마한 볼륨감

    플러스사이즈 모델 애슐리 그레이엄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리한나의 ‘2020 봄/여름 새비지 x 팬티((Savage x Fenty)’ 패션쇼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AFP 연합뉴스
  • [이호준의 시간여행] 다랑논이 있던 풍경

    [이호준의 시간여행] 다랑논이 있던 풍경

    ‘산골짜기 비탈진 곳에 층층으로 되어 있는 좁고 긴 논.’ 다랑논에 대한 사전의 설명은 간단하다. 하지만 이름은 손가락이 모자랄 만큼 많다. 다락논, 다랭이, 다랑전, 다랑치, 논다랑이, 다랭이논, 다락배미, 삿갓배미…. 삿갓배미란 이름은 삿갓 하나로 덮을 정도로 작은 논이란 뜻일 게다. 이름만큼 사연도 많은 게 다랑논이다. 가난한 백성들이 눈물로 일군 논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을 들녘에 서면 빛바랜 그림 하나가 그 위에 겹쳐진다. 내가 살던 마을에도 다랑논이 있었다. 바우영감이 마을을 찾아든 것은 내가 코흘리개를 겨우 면했을 무렵이었다. 초로의 사내가 보따리 두어 개 얹은 지게를 지고 앞장서고, 다리를 저는 젊은 아낙과 사내아이 하나가 종종걸음으로 따라 걸었다. 그 낯선 일가는 약속이라도 하고 온 듯 곧장 장부자네 집으로 향했다. 그날부터 그들은 장부자네 행랑채에서 살림을 차렸다. 사람들은 그를 바우 혹은 바우영감이라고 불렀다. 그는 듣지도 말을 하지도 못했고 젊은 아내는 다리를 심하게 절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들이 쉬는 걸 보는 건 나무에서 물고기를 따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찔레 순처럼 여리게 생긴 아이도 꼴머슴 몫을 제법 해냈다. 딱히 바우영감 덕이라고 못 박기는 어렵겠지만 장부자네 논밭은 갈수록 늘어났다. 장죽을 물고 논둑을 걷는 장부자의 입은 늘 귀 밑에 걸려 있었다. 소문은 바우영감네 일가가 동네에 들어온 지 몇 년 뒤 시작됐다. 바우영감이 용골 들머리에 있는 장부자네 산자락을 파헤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용골은 나무꾼 외에는 잘 다니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소문은 곧 사실로 확인됐다. 바우영감이 파헤치는 곳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산자락이었다. 산을 파헤친 뒤에는 돌로 둑을 쌓아 올렸다. 그러면 제법 널찍한 ‘계단’이 만들어졌다. 그 계단이 작은 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건 시간이 꽤 지난 뒤였다. 어른들은 그걸 다랭이논이라고 불렀다. 바우영감이 논을 만들게 된 뒷얘기도 입을 타고 전해졌다. 장부자 집에서 머슴살이를 시작하고 1년쯤 지났을 때 간곡하게 요청했다는 것이었다. 새경을 받지 않을 테니, 몇 년이 걸려도 땅값만큼만 되면 용골 산자락을 떼어 달라고. 어차피 버리다시피 한 땅이니 장부자로서는 손해 볼 게 없는 거래였다. 다랑논을 만드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난공사였다. 둑은 바윗덩이만큼 큰 것부터 작은 돌 순으로 쌓아 올라가는데, 얼마나 촘촘한지 그야말로 ‘물 샐 틈’ 하나 없어 보였다. 작업은 계절이 몇 번 바뀌어도 계속될 만큼 느리게 진행됐다. 제법 꼴을 갖춘 논들이 태어난 건 몇 해가 지난 뒤였다. 그 논에 첫 모를 내던 봄 바우영감네는 용골에 움막 같은 집을 짓고 이사를 했다. 그해 가을 벼가 고개를 숙인 어느 날, 동네 사람들은 낫을 하나씩 들고 용골로 갔다. 반은 벼를 베고 반은 논두렁에 앉아 놀았지만, 추수는 순식간에 끝났다. 막걸리 한 잔씩이 돌아갔을 무렵 바우영감은 끝내 볏단을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 소리 없는 통곡에 그의 아내도 울었고 아들도 울었고 동네 사람들도 울었다. 지금도 산촌을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다랑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랑논은 산으로 돌아간 지 오래다. 풀과 잡목으로 뒤덮여 한때 논이었다는 사실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농사지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기름졌던 들판의 논들도 묵정논으로 바뀌는 마당에 다랑논까지 챙길 겨를이 어디 있을까. 다랑논을 만들던 시절의 이야기는 아득한 전설이 된 지 오래다.
  • 타국살이 떠나는 우리 문화재 배웅해 볼까

    타국살이 떠나는 우리 문화재 배웅해 볼까

    ‘마이어 컬렉션’ 자수화조도 등 12점 보존처리 후 소장국 반환 전 첫 공개흰 무명 바탕에 염색한 실로 꽃과 새, 나무를 수놓은 8첩 자수병풍. 1, 2폭에 걸쳐 꿩과 공작새 암수를 봄을 상징하는 복숭아꽃과 함께 표현했다. 8폭 이상 자수병풍이 대개 첫 폭에 장수를 상징하는 소나무와 학을 배치하는 것과 조금 다른 모습이다. 4폭은 가을을 상징하는 단풍나무와 국화, 5폭에는 겨울을 표현한 오동나무와 대나무를 수놓는 등 계절에 맞는 소재를 썼다. 색의 농담을 조절한 자련수와 선을 표현하는 이음수, 넓은 면을 메우는 평수 등 자수 기법도 돋보인다. 혼례식이나 부부의 침방, 여인들의 거처인 규방에 주로 비치되는 산뜻한 느낌의 ‘자수화조도’ 병풍이다. 1886~1905년 고종의 명을 받아 조선 공사로 일했던 독일인 하인리히 콘스탄틴 에두아르트 마이어(1841~1926)는 이 병풍의 가치를 알아봤다. 그는 작품을 사들여 독일로 가져갔고, 1909년 당시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현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에 기증했다. 병풍의 존재는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이 2017년 수장고에서 이를 꺼내 자체적으로 보존 처리해 전시하겠다며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알려졌다. 박물관이 병풍을 해체하려 했지만, 재단에서 지난해 한국 전문가들을 파견한 덕에 원래 모습을 유지한 채 되살아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석션 장비와 붓을 이용해 화면 전체를 깨끗이 하고, 70% 알코올을 사용해 곰팡이 진행을 막았다. 20곳이 넘는 벌레 먹은 부위도 메웠다. 차미애 재단 조사활용1팀장은 “병풍 하단 곰팡이 자국과 그림 겉 부분 유실 등 오염이 심각했고, 병풍을 해체하면 원형을 보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행히 한국 전문가들이 원형에 가깝게 되살렸다”고 설명했다. 110년 가까이 로텐바움박물관에서 잠자던 병풍이 한국에 잠시 선을 보이고 다시 독일로 돌아간다.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립고궁박물관은 외국 기관이 소장한 한국 유물 가운데 국내에 들여와 보존처리를 마친 유물을 일시적으로 공개하는 ‘우리 손에서 되살아난 옛 그림’ 전시를 11일부터 오는 10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연다. 전시작은 미국, 스웨덴, 영국, 독일 4개국 6개 기관이 소장 중인 한국 회화와 자수병풍 등 모두 12점이다. 앞서 마이어가 기증한 주요 작품을 가리키는 ‘마이어 컬렉션’ 가운데 하나인 ‘자수화조도’를 포함해 당시 우리 문화를 잘 드러낸 주요 작품들로 구성했다.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품으로는 조선 초기 작품으로 알려진 ‘산시청람도’와 조선 후기 ‘초상화’가 공개된다.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 ‘백동자도’ 병풍,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소장 작품 ‘표작도’와 ‘난초도’도 이번에 선보인다. 재단이 2013년부터 시행해 온 국외문화재 보존·복원 및 활용 사업에 따른 작품으로 모두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올해 4월 기준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전 세계 21개국 572개 처 18만 2080점에 이른다. 재단은 매년 외국 기관에서 공모를 받아 보존·복원 지원 작품을 선정하고, 완료 후에 이를 빌려 한국에서 전시회를 연다. 지금까지 8개국 21개 기관 36건을 지원했다. 올해 미국 데이턴미술관 ‘해학반도도’ 병풍을 비롯해 36점을 선정해 보존·복원할 예정이다. 차 팀장은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은 작품 가운데 보존·복원이 시급한 작품을 우선순위에 둔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화가 작품이라든가,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은 사례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日언론, ‘조국 임명’→‘한일관계 더욱 악화’ 자의적 해석에 열올려

    日언론, ‘조국 임명’→‘한일관계 더욱 악화’ 자의적 해석에 열올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불거진 한국 내 논란에 대해 지나칠 만큼 높은 관심을 보여온 일본 언론들이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한 데 대해 ‘의혹의 측근‘, ’임명 강행’ 등 표현을 쓰며 비판적인 보도 행태를 보였다. 일부 언론들은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싼 갈등을 일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자국 정부의 무역보복에서 촉발된 한일 갈등과 엮어 풀이했다. 우파를 대변하는 요미우리신문은 10일 ‘대일 강경대응 심화될 우려’라는 서울발 해설 기사에서 “문재인 정권은 내년 봄 총선이 끝날 때까지는 지지층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일본에의 양보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요미우리는 “문 정권이 대일 강경자세를 취하는 것은 지지층인 좌파의 뿌리깊은 반일 감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 “무당파층인 젊은이들이 조 장관 임명에 반발하는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권 지지층의 결속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일본에의 대결 자세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극우 기반의 산케이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조 장관 임명을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연결지어 아전인수격 논리를 폈다. 산케이는 “이번 혼란을 초래한 것은 문재인 정권에 의한 ‘사법의 자의적 운용’으로, 징용 문제에서의 (한국의) 불합리성과 동일한 뿌리를 갖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법의 지배’라는 원칙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TV아사히 ‘와이드 스크램블’, TBS ‘히루오비’ 등 민영 방송사들의 낮시간 와이드쇼 프로그램들은 이날도 한반도 전문가 등을 패널로 불러 수십분에 걸쳐 문 대통령과 조 장관 및 이번 갈등을 둘러싼 한국 내부상황에 대해 ‘옐로 저널리즘’(선정적 흥미 위주 보도)에 기반해 부정적인 내용들을 내보냈다. 특히 아베 신조 총리와 절친한 하야카와 히로시가 회장으로 있는 TV아사히 와이드 스크램블은 연일 한국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을 펴고 있는 조선족 출신 귀화 일본인 리소테쓰(한국어 발음 이상철) 류코쿠대 교수를 이날도 해설자로 등장시켰다. 리소테쓰는 산케이에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조치는 한일 관계 정상회의 첫걸음’이라는 칼럼을 내보내는 등 일본 극우의 시각에서 한국에 대해 망언에 가까운 언설을 이어가는 인물이다. 와이드 스크램블은 지난달 19일에는 평론가 구로가네 히로시가 생방송 중 메모 카드에 ‘단한’(斷韓·한국과의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이라고 쓰고 한일 국교 단절을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시청률 민방 2위인 TV아사히의 간판 뉴스쇼 와이드 스크램블은 지난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서 출생했다고 전하는 방송사고를 내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국제적십자사, 북한 태풍 ‘링링’ 피해 복구에 6700만원 긴급지원

    국제적십자사, 북한 태풍 ‘링링’ 피해 복구에 6700만원 긴급지원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태풍 ‘링링’이 상륙해 피해를 입은 북한에 구호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IFRC는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서 태풍 링링으로 5명이 사망하고 450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면서 “IFRC 팀들이 마을들을 방문해 피해 상황과 필요한 지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IFRC는 주민들에게 방수포, 이불, 대피처 마련에 필요한 도구, 위생용품, 조리도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태풍이 북한을 관통하기 직전인 지난 6일 긴급구호자금 5만 6000 스위스프랑(약 6700만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IFRC는 구호 물품을 북한 내 여러 창고에 보관하고 있어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북한의 식량난이 봄, 여름을 지나면서 악화하고 있다며 태풍으로 가을 수확 예정인 농작물이 피해를 볼 것을 우려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권력형 성범죄’ 쐐기 박은 안희정 대법원 유죄 판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어제 대법원 상고심에서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선 10개 범죄 혐의 가운데 9개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은 “피해자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반면 2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고, 대법원은 항고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다움’이라는 왜곡된 허상을 떨쳐 내고, 양성평등 시각으로 판단하는 ‘성인지 감수성’을 재확인한 판결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범주도 폭넓게 인정했다. 지난해 8월 1심에선 ‘위력이 존재했으나 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수준으로 행사되지 않았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의 지위나 권세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 세력에 해당한다”면서 “피고인은 업무상 위력으로써 피해자를 간음 또는 추행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폭력ㆍ협박 같은 유형적 위력이 없더라도 은연중 직장 상사 혹은 조직 내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범죄’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무형적 위력에 둔감하거나 무지했던 한국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본다. 여성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보통의 김지은’들이 만들어 낸 위대한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한국여성민우회는 “이제 ‘피해자다움’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판결 직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앞으로 세상 곳곳에서 숨죽여 사는 성폭력 피해자 곁에 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미투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와 김지은씨 같은 용기 있는 여성들이 있었기에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될 수 있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성폭력이나 위력에 의한 성범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길 기대한다. 사회 전반에 내재한 성차별적 권력 구조를 바꾸는 노력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 소니 ‘IFA 2019’서 무선 헤드폰 1000X, 엑스페리아 5 공개

    소니 ‘IFA 2019’서 무선 헤드폰 1000X, 엑스페리아 5 공개

    소니가 독일 베를린에서 6일(현지시간) 개막한 국제가전전시회인 IFA 2019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개막 하루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시게키 이시즈카 소니 전자 제품&솔루션 비즈니스 수석 부사장은 “창의성과 기술의 힘을 통해 세계를 감동으로 채우는 것이 소니의 목표”라면서 “크리에이터와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획기적인 하드웨어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니는 최상의 제품과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개별 사용자에게 맞춤화된 경험을 선사하는 ‘퍼스널 엔터테인먼트 솔루션’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소니는 IFA에서 6.1형 풀HD+ OLED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 5를 공개했다. 12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와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능이 탑재된 트리플 카메라에 다목적용 26㎜ 렌즈, 망원 촬영용 52㎜ 렌즈, 넓은 풍경을 위한 16㎜ 초광각 렌즈를 지원해 화각을 자유롭게 전환하며 창의적인 사진 촬영을 가능하게 했다. 모바일 엔진용 X1을 활용한 HDR 리마스터링 기술로 기존 SDR 영상 컨텐츠를 업스케일링하여 HDR급 화질로 변환할 수 있다. 매끈한 디자인에 소니의 전문 방송·영화 촬용 기술이 적용된 엑스페리아5는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IFA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신제품이 무선 헤드폰 1000X 시리즈는 최고 수준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으로 풍성한 청취 경험을 선사하는 제품이다. 소니는 무선 헤드폰 WH-1000XM3와 완전 무선 이어폰 WF-1000XM3에 이어 넥밴드 타입의 무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W1-1000XM2를 새롭게 출시했다. IFA 부스엔 관람객들이 라이브 콘서트에 콘서트에 와 있는 것처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청취 경험인 360RA 체험 공간도 설치됐다. TV 부문에서 소니는 지난 봄 유럽에서 출시된 브라비아 마스터 시리즈 ZG9 8K HDR 풀 어레이 LED와 AG9 4K HDR OLED TV 라인업을 전시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축 중인 8K TV 경쟁에 참전했다. 소니의 8K TV는 모든 콘텐츠를 고화질로 구현하고, 새롭게 적용한 사운드-프롬-픽처 리얼리티 기능으로 마치 화면에서 소리가 나오는 듯한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소니의 알파 APS-C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도 IFA 2019 소니 부스에서 유럽 최초로 전시됐다. 새롭게 출시된 플래그십 알파 6600에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됐다. 가볍고 컴팩트한 사이즈에서도 약 720장의 스틸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APS-C 미러리스 카메라 가운데 가장 긴 배터리 수명을 제공한다. 베를린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