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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뮤지컬 ‘울지마 톤즈’ 7월 15일까지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마을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에서 선교활동을 한 고 이태석 신부의 감동실화. 한 신부의 열정으로 내전과 가난으로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 감동을 준다. 3만~7만원. 1661-1476.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 12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연극 ‘아키니쿠 드래곤’의 정의신 작가가 신작으로 극단 미추와 남산예술센터가 함께한다. 광복 직전 1944년을 배경으로 한 이번 공연은 남도의 외딴섬에서 살아가는 ‘홍길이네 이발소’ 가족과 주둔 중인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1만 5000~2만 5000원. (02)758-2150.
  • [28일 TV 하이라이트]

    ●헬스 투데이(EBS 오전 6시)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져 앞이 흐릿하고 금세 피곤해지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처럼 코가 자주 막히기도 한다. 그래서 첫 시간에는 눈의 피로를 회복하고 시력 감퇴를 예방할 수 있는 지압법과 쉽게 눈이 뻑뻑해지는 분들을 위해 안구 건조증에 좋은 지압법을 배워 본다. ●월화 드라마 사랑비(KBS2 밤 9시 55분) 윤희의 상태를 알고 병원으로 달려온 인하는 이제 윤희 옆에 있어주겠다고 말하고, 윤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는다. 하나(윤아)는 윤희의 병을 현실로 마주하게 되자 두렵고 마음이 아프다. 그런 하나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 주는 준. 한편 준은 혜정의 집에서 나오기로 결심한다. ●천사의 선택(MBC 오전 7시 50분) 은설은 변호사 친구와 상담하고, 소송에 대비한 코치를 받는다. 최 회장은 조심스럽게 은설에게 경영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고, 따로 생각이 있는 은설은 흔쾌히 받아들인다. 한편 우연히 수경과 마주친 은설은 민재와의 일을 해명하려 하지만 민재의 마음을 알고 있는 수경은 은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석가탄신일 특집다큐(SBS 오전 10시 30분) 절간의 공양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공양을 준비하는 공양간은 아무에게나 열리지 않는 ‘비밀의 후원’같은 곳이다. 전국의 유서 깊은 사찰 네 곳의 공양간으로 송광사, 운문사, 금둔사, 효심사를 소개한다. 프로그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향해 용맹정진하는 수행승들의 정직한 풍경과 치열한 깨달음의 세계를 만난다. ●아름다운 소원(EBS 오전 6시 30분) 충북 진천군 백곡면에는 유영순 할머니와 막내 아들 내외가 함께 살고 있다. 얼마 전, 베트남에서 시집 온 막내 며느리 레몽린 덕에 할머니의 일상은 더욱 분주하다. 아직 한국에 적응이 안 된 며느리를 위해 아침마다 한국어 교실까지 바래다주고, 매 끼마다 한국음식 요리법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인데…. ●풍도, 그 섬에 바람꽃 있었네(OBS 오후 5시 40분) 서해의 작은 섬 풍도, 경기 안산시 대부도 풍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섬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소개한다. 특히 겨울에서 봄을 맞이하는 풍도의 모습을 특수영상촬영을 통해 아름답고 경이로운 영상으로 담아 냈다. 또한 풍도의 봄의 기운과 이곳에 사는 할머니들의 옛 소리도 들어본다.
  • 조선大는 장미꽃세상

    “수백 종의 장미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린다.” 조선대 장미원에서 무르익은 봄의 향취를 만끽할 수 있는 제10회 장미축제가 25~26일 열린다. 축제 기간 화려한 축하공연과 체험행사도 이어진다. 첫날인 25일 오후 6시 30분 특설무대에서는 개막식이 열리고 이어 치어리딩, 댄스동아리 SC DREW의 셔플댄스, 비보이댄싱과 아카펠라 공연, 퓨전대금과 포크기타 연주, 영패밀리 밴드의 7080공연 등이 펼쳐진다. 26일 오후 3시 30분부터 6시간 동안 오카리나 공연팀의 공연, 버블매직 아트, 남성 3인조 포크트리오 소리섬사람들 공연, 거리마술, 빛고을 기타동호회의 7080 음악회 등 시민과 학생들의 작은 음악회가 진행된다. 국제 차시음회, 포토제닉, 장미꽃을 활용한 머리끈 만들기, 향기클레이로 만드는 장미 캐릭터 나무인형에 그림그리기 등 각종 체험행사도 준비됐다. 대학 측은 이 기간 ‘장성 행주 기씨가 소장 유물 특별전’도 연다. 조선대 장미원은 2003년 의과대학 동문들과 시민 기부금 등으로 조성됐다. 전체면적 8299㎡에 227종 1만 7994그루의 장미가 심어졌다. 대학 측은 축제가 끝나도 오전 9시~오후 9시 연중무휴로 개방할 계획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6월, 여름의 습격 시작된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특히 이동성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나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다음 달 중순부터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다. 더위는 7월까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대륙에서 발생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다음 달 초부터 맑고 건조한 날씨가 자주 나타날 것으로 15일 예보했다. 양쯔강 유역에서 발생, 한반도 남서쪽으로부터 유입돼 때 이른 더위와 함께 ‘봄의 실종’을 가져온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이 계속돼 일부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고온 현상도 보이겠다. 이동성 고기압이 흘러가지 않고 한반도 주변에서 정체되면서 동서고압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다음 달 중순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까지 더해져 이동성 고기압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운 날이 많아지고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할 것 같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7월 초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된 기압골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오겠다. 그러나 점차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덥고 습한 무더운 날씨가 자주 나타나고 기온 역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6월 초에 나타나는 맑고 건조한 날씨는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올해 대륙이 평년보다 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발생해 한반도로 오는 이동성 고기압의 온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2012 여수세계박람회] 스마트폰으로 ‘전시관 사전예약’ 잊지 마세요

    [2012 여수세계박람회] 스마트폰으로 ‘전시관 사전예약’ 잊지 마세요

    딱 1년 만이다. 지난해 5월 전남 여수시 신항지구의 맞은편 산 중턱에서 내려다본 엑스포행사장은 철골 구조물 가설과 엑스포역사 건설로 분주한 가운데 흙먼지만 날렸다. 김근수 여수엑스포 조직위 사무총창의 “바다와 연안을 아우르는 세계 첫 엑스포로 엑스포타운과 공원 등을 합하면 174만㎡의 방대한 규모”라는 설명에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정식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엑스포 행사장은 ‘상전벽해’를 실감케 했다. 용산역에서 출발한 KTX열차가 3시간 30분만에 다다른 엑스포역사는 바다 내음을 머금은 밤바람을 날려 보내며 일행을 맞았다. 섬 전체가 식물원인 오동도, 섬과 잇닿은 대형 수변 전시장들은 25층 높이의 호텔과 어울려 풍만한 야경을 연출했다. 맞은편 산 중턱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완공한 1442가구 규모의 엑스포타운(행사요원 숙소)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1960년대 이후 전국 각지의 부두 노동자가 몰려와 일하던 여수 신항이 탈바꿈에 성공한 것이다. 11일 밤 화려한 개막 축하행사를 갖고 93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 여수엑스포가 나들이철을 맞은 행락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란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의 밤바다’처럼 이미 네티즌 사이에서 여수는 꼭 찾아야 할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여수행을 결심했다면 입장권 예매가 우선이다. 기업은행이나 이마트에서 구매하거나 엑스포 홈페이지(www.expo2012.kr), 인터파크(interpark.com)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성인 기준 3만 3000원짜리 입장권 한 장이면 모든 전시관 관람이 가능하다. 한국관과 국제관, 주제관 등 10여개 전시관에서 100여개 참가국의 다양한 전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교통편은 다양하다. 오전 KTX열차를 타고 내려와 밤 9시 50분 막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올라가는 당일 코스가 연인, 가족에게 가장 추천할 만하다. 편도 운행시간은 3시간 30분 안팎. 엑스포역사가 엑스포장과 잇닿아 있어 접근성도 좋다. 서울~여수 항공편은 1일 8회가량 운항하며 소요시간은 55분가량이다. 서울에서 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각각 5시간과 3시간 50분이 걸린다. 여수시의 숙박시설은 비용(1박 6만~14만원) 대비 시설이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여수~전주~익산, 보성~고흥~여수, 하동~광양~여수 등 인근 지역과 연계한 가족나들이를 추천할 만하다. 하동에서 시작해 광양을 거쳐 여수에 닿는 코스는 그윽한 봄의 정취와 문학의 향기, 신나는 서커스를 즐길 수 있다. 숙박은 엑스포 홈페이지나 전화(1566-3630, 1899-2012)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박람회장 내에는 한식·중식·일식·분식 등 다양한 식당이 즐비하다. 음식점마다 대표 메뉴 2~3개씩을 갖추고 시중보다 1000원 이상 싼 4500~8000원에 식사를 제공한다. 관람 전 전시관 예약제를 활용하면 오래 시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아직 시스템이 안착되지 않았지만 조직위는 엑스포기간 8개 전시관에서 스마트폰앱 등을 활용한 사전예약 시스템을 예정대로 운용할 계획이다. 여수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5월 프랑스 ‘누벨 당스’에 빠져볼까

    5월 프랑스 ‘누벨 당스’에 빠져볼까

    19세기 후반, 헝가리에서는 루돌프 폰 라반, 미국에서는 이사도라 던컨이 틀과 격식을 벗어던지고 개성 있는 표현에 집중한 무용을 선보였다. 현대무용의 태동이다. 이후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현대무용은 진화를 거듭했다. 프랑스 현대무용은 1980년대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으니 조금 늦게 출발한 편이다. 기간은 짧지만 프랑스식 미학을 담은 ‘누벨 당스’(Nouvelle Danse·새로운 춤)는 서사적 내용, 영상예술과 결합 등을 선보이며 유럽 무용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이런 프랑스 현대무용을 초기부터 현재까지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몸, 움직임, 그리고 프랑스 19일부터 13일동안 열리는 제31회 국제현대무용제(MOdern DAnce FEstival, 이하 모다페)에는 해외 초청작 중 절반이 프랑스 작품이다. 한국과 프랑스가 함께 제작한 ‘프랑코리안 테일’(FranKorean Tale)이 개막작으로 관객을 먼저 만난다. 프랑스 투르 국립안무센터 토마 르브렁 예술감독과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국내 무용가 6명이 만들어낸다. 폐막작인 발레 프렐조카주의 ‘앤 덴, 원 사우전드 이어 오브 피스’가 특히 기대를 모은다. 안무가 앙줄렝 프렐조카주는 30년 가까이 프랑스 무용계를 이끄는, 누벨 당스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작과 실험적인 작품을 넘나드는 안무가로, 2003년 국내에 선보인 ‘봄의 제전’이 화제와 충격을 던졌던 터라 관심을 끈다. 프랑스에서 독창적인 무용단으로 꼽히는 시스템 카스타피오르는 무용과 연극, 디지털 이미지를 결합한 재미를 담은 ‘스탠드 얼론 존’을 공연한다. 이 밖에 무용수의 개성과 문화 정체성을 보여주는 라 바라카 무용단의 ‘냐’(알제리), 다니엘 아브레우 무용단의 ‘애니멀’(스페인), 수잔 델랄 센터의 ‘더 디플로매츠’와 ‘원더랜드 파트 원’(이스라엘)을 올린다. ●다채롭게 만나는 현대무용 국내 초청공연도 다양하다. 죽음을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한 김선이 프로젝트의 ‘이프’(IF), 24평이라는 공간에서 보는 일상을 무용으로 승화한 홍경화 안무가의 ‘79㎡’, 정신질환자를 통해 존재의 질문을 던지는 오창익 안무가의 ‘우리는 무엇일까?’, 음악 ‘볼레로’ 안에서 역동성·생명력·리듬 등을 끌어낸 조주현 댄스 컴퍼니의 ‘인스퍼레이션Ⅲ’ 등 13개 작품이 관객을 기다린다. 차세대 안무가 발굴 프로그램인 ‘스파크 플레이스’에는 올해 9개 팀이 경연을 벌인다. 해외 무용 언론인을 초청해 세계 무용의 추세를 짚어보는 포럼을 비롯해 워크숍, 관객과의 대화 등도 마련돼 있어 현대무용을 다각도로 조명할 수 있다. 국지수 모다페 사무국장은 “프랑스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다시 현대무용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프랑스 무용 중에서도 화두가 될 만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대중적인 것과 독특한 것, 새로운 것 등 폭넓은 장르를 즐기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포커스 온 보디스 무브먼트’(Focus on Body´s Movement)를 주제로 한 모다페는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남산 국립극장 등에서 열린다. ●프랑스 현대무용사를 한 눈에 오는 29일까지 서울 중구 통일로 문화역서울284에서는 주한 프랑스문화원이 주최하는 ‘시네-당스(CINE-DANSE) 프랑스현대무용 영상전’이 열린다. 오는 6월까지 모다페와 한국공연예술센터, LG아트센터 등에서 열리는 현대무용축제인 ‘프랑스무용 한국2012’의 하나다. 파리오페라부터 최근 활약하는 현대무용단을 아우르는 공연, 다큐멘터리 등 무용에 관한 영상 70여 편을 보면서 프랑스 현대무용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 더불어 프랑스 현대무용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강연회가 열린다. 17일에는 모다페에서 한·프랑스 합작 공연을 선보이는 토마 르브렁 예술감독이 ‘2012년 창작: 젊은 소녀와 죽음’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18일에는 프랑스 주간지 ‘레 젱호크티브르’의 필립 누와제트 기자가 안무가 앙줄렝 프렐조카주를 조명한다. 모다페 폐막작을 올리는 이 안무가를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자세한 일정은 문화역서울 284 홈페이지(www.seoul284.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열린세상] 품위있는 죽음 준비하기/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품위있는 죽음 준비하기/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일제시대에 태어나 6·25전쟁, 4·19혁명 등 격변의 근현대 한국사를 경험하고 산업역군의 주역으로 경제발전에 몸바쳐 청·장년기를 보낸 후 어느덧 초고속 노령사회의 일원으로 진입해 버린 우리 부모님 세대는 농경사회, 산업사회, 후기산업사회를 가장 짧은 기간 동안에 경험한 유일한 세대이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먹고살게 된 뿌리는 우리 부모님 세대의 높은 교육열과 자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 국가에 대한 헌신이었다. 이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은 고스란히 우리와 다음 세대의 몫이다. 그런데 이들이 처한 현실은 어떠한가?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비중이 올해 4가구 중 1 가구에 달해 2인 가구를 제치고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1인 가구가 급증한 것은 젊은 층의 결혼 기피와 만혼이 늘었고,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독거노인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75세 이상 노인 1인 가구는 지난 2010년 48만 가구에서 2035년에는 210만 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령층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이미 초고령사회(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20%)에 진입한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높다고 한다. 노인 1인 가구는 자립적인 경제능력이 없어 생계를 꾸리기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우자와의 사별,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의 노인성 만성 질환은 최소한 한두 개씩은 갖고 산다. 암이나 뇌졸중 같은 중한 질병에 걸린 경우에는 진료비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간병과 요양에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해 삶의 질은 형편없는 것이 현실이다. 말기로 가면서 의료비에 대한 부담은 훨씬 커진다. 2010년 건강보험 가입자 20만명의 의료기관 이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은 사망 전 1년 동안 평균 1200만원 이상을 병·의원 진료비와 약값으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일반 환자보다 9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료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각종 검사나 연명치료에 과도한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가 조사한 결과 임종 한달 전에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비율이 미국은 10%인데 우리나라는 31%였다. 지난주 80대 노인이 지방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있던 아내의 산소 호흡기를 자른 사건이 보도되었다. 의료비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인 부담이 원인이었는지, 고통받는 부인에 대한 마지막 배려가 우선이었는지는 몰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누구나 ‘인간답고 품위 있는 죽음’을 바란다. 2009년 5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김모 할머니에게 내려진 대법원 판결 이후 품위있게 죽음을 맞이하자는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연 품위있는 죽음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생애 말기환자의 과도한 의료비 지출에 대한 문제는 이제 환자 가족과 의료기관에만 맡겨둘 수 없다. 국가의 중요한 보건의료정책 과제로 다루어야 한다. 사망 전 의료서비스는 치료뿐 아니라 완화와 돌봄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완화의료(호스피스 치료)는 지정된 병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죽음의 방법을 개인 스스로 어느 정도까지 결정해 놓는 것 또한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뿐 아니라 수혈, 수액·영양제 공급, 투석 등 ‘포괄적 연명치료’까지 사전에 환자가 결정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을 때 원하는 치료와 원하지 않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사전 의사결정서’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민관 합동의 국민적 캠페인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는 건강할 때 ‘죽음을 준비하는 교육’도 받아야 한다. 한국죽음학회에서 편찬한 ‘웰다잉 가이드라인’에서는 유언서 작성 등의 실제적인 내용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 되돌아보기, 죽음의 의미 이해하기 등을 통해 삶을 보다 보람있게 영위하도록 제언하고 있다. 품위있는 죽음을 위해서 하루하루를 알차고 의미있게 살자는 것이 ‘웰다잉’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 [길섶에서] 라일락/구본영 논설위원

    며칠 사이 부쩍 더워진 탓일까. 늦게 찾아온 올봄이 속절없이 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퇴근길 나트륨등에 비치는, 활짝 핀 라일락을 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라일락의 순우리말 이름이 ‘수수꽃다리’였던가. 눈이 부실 정도는 아니고, 그저 이름처럼 소박하게 예쁜 꽃이다. 그런데도 여느 꽃 못잖게 사랑받는 까닭은 뭘까. 코끝을 간질이는 진한 향기 때문일 것이라고, 부질없는 자문자답을 해 보았다. 하지만 노선배가 보내온 이메일 편지를 보고 무릎을 쳤다. “봄의 절정을 차지하지는 못할지언정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마저 져버린 자리에 늦게 피기에 더 오래 사랑을 받는다.”는 요지였다. 우리네 삶이 늦게 피어 더 오래 진한 향기를 남기는 라일락을 닮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요즘 조급히 욕심을 부리다 속속 추락하는 유명 인사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그 흔한 벚꽃 구경도 못하고 올봄을 보냈다. 오늘 저녁엔 아파트 정원에서 라일락의 정취에 흠뻑 젖고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동양사상·건축의 신비?… 왜곡·연출로 덧입혀진 그 실체를 증명하다

    동양사상·건축의 신비?… 왜곡·연출로 덧입혀진 그 실체를 증명하다

    ‘나는 동양사상을 믿지 않는다’(김경일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사라진 건축의 그림자’(서현 지음, 효형출판 펴냄). 두 책을 덮고 나면 귀에서 환청이 들린다. “데끼놈!” 위대한 선조의 얼과 숨결이 담겨 있다고 누누이 배우고 가르쳐온 것들을 뒤집어 봐서다.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추상적인 신화 대신 구체적인 역사를 보자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쯤 된다. 그럼에도 마냥 불편하지만도 않은 것은 독자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는 점이다. ‘선수’들 사이에선 일부 알려진 내용이지만 독자와 함께 상상하고 추리해 보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에릭 홉스봄의 ‘만들어진 전통’ 같다고 하기엔 2% 부족하다. 살을 더 붙이자면 ‘동양고전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중화사상으로 인해 오염되고 뒤틀린 전통’이란 입장이다. ‘나는 동양사상을 믿지 않는다’의 저자 이름 ‘김경일’을 보면 아마 낯익다 싶을 독자도 있을 것이다. 환청이 들리는 게 무리만도 아닌 게, 1999년 ‘공자를 죽여야 나라가 산다’(바다출판사 펴냄)로 유림을 벌컥 뒤집어놨던 한국인 갑골문 박사 1호이자 상명대 중문과 교수다. 저자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비유한다. “클래식 복서에게 무에타이 발길질을 해댔다.” 동양고전이라 일컬어지는 경전을 중심으로, 그러니까 절제된 풋워크와 스윙을 통해 복싱이 폭력이 아닌 예술임을 주장하는 것이 기존의 연구라면, 자신의 연구는 피와 땀이 튀기는 원시적 폭력성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우아함은 잊으라는 거다. 저 언급에서 드러나듯, 책은 동료나 친구들에게 얘기를 건네듯 써놔 읽기에 어렵지 않다. 책을 펴면 일단 4장 ‘기상천외한 정치적 레토릭’부터 읽길 권한다. 동양문화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한, 일종의 역사적 배경설명이어서다. 중국 고대 상(商)나라 왕의 계보는 무정-조경-조갑-형신-강정-부을-문무정으로 이어지는데, 저자는 건국초기 어정쩡한 타협을 타파하고 중앙집권적 왕권 강화에 목숨을 건 조갑의 쿠데타와 이에 대항해 부을 시대에 이뤄지는 무당과 연계된 기존 토속권력자들의 반동적 복고운동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이 부분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쉽게 풀어 쓴 것인데, 정치적 급변과 거기에 따른 사회문화적 변동을, 갑골문에서 ‘제’(帝)자를 어떻게,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를 대들보 삼아 추적해 들어간다. 이렇게 고대 중국 사회에 대한 워밍업이 끝났다면 이제 처음으로 돌아와 동양문화의 뿌리, 공자를 만날 차례다. 저자는 복서가 아니라 무에타이 선수이기 때문에 이리저리 재보는 잽을 던지느니 바로 상대방의 숨통에다 킥을 날린다. 바로 온 천지사방 사람들이 찬탄해 마지않는 논어의 첫 구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다. 자기계발과 처세술을 다루는 온갖 책들뿐 아니라, 공자를 봉건제국의 이데올로그라고 손가락질해야 할 좌파들마저 ‘옛 동양고전 읽고 마음의 평화를 찾았소.’라며 고르는 책 가운데 하나가 논어다. 이유가 뭘까. 배우고 익히는 것을 이처럼 기꺼워하는 데다, 논어를 채우고 있는 수많은 좋은 말씀들 중에 배우고 익히는 것에 대한 얘기를 제일 앞에다 배치할 정도니 공자는 정말 성인답구나 하는 감탄이다. 저자는 피식 웃는다. 갑골문에 기반한 해석은 이렇다. “왕실 제사를 진행하는 궁궐에서 제례 절기에 따라 제반 절차를 실제로 실습하는 과정이, 그 얼마나 기쁜 일인가.” 춘추전국시대 때 묵가에서 유가 무리들을 일러 제사상을 쫓아다니며 단물만 빨아먹는 ‘상갓집의 개’라 부르며 경멸한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사실 후대 유학자를 괴롭힌 공자의 개인사 가운데 하나는 공자가 야합(野合)으로 태어났다는 점이다. 오늘날 정치권에서 비유적으로 쓰는 의미가 아니라 말 그대로 들판에서 결합한 것이다. 제사를 그토록 강조한 공자건만, 야합의 결과물이었기에 정작 공자는 제사 지낼 아버지가 누군지 몰랐다. 많은 학자들은 원시난혼과 모계사회 풍습이 남아 있던 당시에 야합은 별스럽지 않은 일이라고 본다. 곤혹스러운 것은 공자가 밥 먹고 화장실 갈 때조차도 성인의 ‘포스’가 뿜어져 나온다고 굳게 믿은 후대 유학자들이었다. 말씀이야 해석을 달리해 분칠하면 그만이지만, 어느 날 밤 파티에서 만난 남자와 원나이트 스탠드를 즐긴 결과물이 공자라는 역사적 사실은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공자 역시 이게 걸림돌이었다. 야합이 흔한 풍속이었다지만 그건 하층민 얘기고, 지배층은 그렇지 않았다. 출세욕이 강렬했던 공자는 지배계층의 문화를 깊이 연구해 그 속에 편입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지배계층의 문화란 요즘 말로 ‘상위 1% 계층의 이너서클 파티’라 부를 수 있는 제사다. 공자가 어릴 적부터 제사놀이에 심취했었다는 얘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해서 학습(學習)이란 끝없는 배움의 열정이 아니라 권력자에게 보내는 일종의 추파다. 나도 공부 많이 해서 잘 아는데 왜 안 끼워주느냐는 호소다. 저자가 공자와 노자의 철학을 비교하면서 노자는 “집요한 사색가”이지만 공자는 “사유라 이름짓기조차 초라”하다고 평하는 이유다. “혈족의 끈이 없었기에 당시 주류사회에서 벼슬을 할 수는 없었던” 사람, “파티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그 파티 멤버로는 참가할 수 없는 사람”, “바로 파티에서 서빙하던 사람”, “당시 귀족들의 주류문화에 심취한 제례 마니아”,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제례 평론가”에 불과했던 사람, 그게 공자의 실체라는 것이다. 저자는 동양고전을 통해 “인간의 가치나 정신의 원류를 찾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 딴죽을 걸 생각은 없다.”고 한다. 저자가 겨냥하는 것은 중화사상이다. 그런 순수한 마음이 실은 “중국인들과 중화사상이 오랫동안 만들어낸 해석에 충실”한 것은 아닌지 되묻는 것이다. 저자는 갑골문을 통해 중화주의가 덧칠한 신화를 벗겨내고, 권력의 간계가 스며든 핏빛 역사를 복원하고픈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이 다시 읽힌다. 나는 “너희가 말하는” 동양사상을 믿지 않는다로. 책에는 공자의 논어뿐 아니라 주역과 노자 등에 대한 다양한 얘기가 실려 있다. 갑골문을 통해 붕(朋), 도(道)처럼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여러 한자들을 달리 풀이해 주기 때문에 읽는 맛도 상당하다. 1만 7800원.
  • 새롭게 탄생한 이소라 명곡, 소극장서 먼저 듣는다

    새롭게 탄생한 이소라 명곡, 소극장서 먼저 듣는다

    오는 5월 4일부터 한달 간 400석 규모의 소극장 공연을 선보이는 이소라가 관객들을 위해 2년 간 공들인 베스트앨범을 출시 전 공연장에서 먼저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소라는 “좋은 음악으로 관객들과 호흡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2007년부터 5년 째 봄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로 5회째 맞이하는 ‘이소라 소극장 콘서트-다섯번째 봄’은 관객들의 꾸준한 입소문 덕에 매년 ‘매진 공연’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는 이소라가 2년 간 공들여 작업해 온 베스트앨범이 출시되면서 더욱 색다른 공연이 기획될 예정이라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운 상황이다. 곧 출시될 예정인 이번 앨범은 이소라의 명곡들이 새롭게 재탄생된다는 점과 더불어 저마다 개성이 두드러진 프로듀서들이 2년 동안이나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작곡가 이승환과 정지찬이 작업한 베스트 앨범 수록곡들이 대거 공개될 예정이다. 이소라 측은 “앨범 출시 전이지만 소극장 공연에 대한 이소라의 애착이 워낙 커 미리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대부분 관객들이 매년 공연을 찾는 분들이라 보답하고픈 마음”이라 설명했다. 봄의 시작을 알릴 ‘이소라 소극장 콘서트-다섯번째 봄’은 오는 5월 4일부터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개최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보릿고개 이겨내던 동강의 전통음식

    보릿고개 이겨내던 동강의 전통음식

    팥적, 수수노치, 원반죽, 꼴뚜국수, 나물국죽…. 한글로 된 음식 이름인데 정체를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보릿고개를 이겨내던 강원도 동강 일대의 전통음식이다. KBS는 19일 오후 7시 30분 ‘한국인의 밥상’에서 ‘거친 음식의 재발견 - 동강의 보릿고개 밥상’ 편을 방송한다. 아직도 마을에 가려면 산길을 지나 줄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영월 가정마을. 50년 전 배를 타고 시집 온 김연자 할머니가 구워내는 팥적(팥을 불려 껍질을 벗겨낸 뒤 지진 부침개)과 수수노치(수수쌀을 빻아 반죽하고 나서 꿩고기와 숙주나물, 무채를 한데 섞어 속을 만들어 먹는 전병) 등 오지마을의 보릿고개 시절 이야기와 자연 밥상을 들여다본다. 동강 상류에 있는 영월군 문산리 뼝창 마을. 이곳에서는 그릇 안에 미끼를 넣고 구멍을 한 개만 뚫고서 밀봉하는 방법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4~5월이 한창인 퉁가리는 한번 찔리면 ‘굿을 해도 낫지 않는다.’는 치명적 가시가 있다. 그런데 그 맛은 웬만한 민물고기와 비길 수 없다. 퉁가리로 원반죽이라는 음식을 해 먹는다. 물고기를 얇게 저며 밀가루와 함께 반죽하면 적은 양의 물고기로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보릿고개 별미다. 지천으로 피어나는 나물은 주린 배를 채워 주던 봄의 선물이다. 질창구(지칭개)를 비롯해 봄이면 가장 먼저 나온다는 냉이와 갖은 나물에 물을 넣고 콩가루를 섞어 그 양을 늘려 먹었던 나물국죽도 있다. 전라도 새댁이 무서운 강원도 시어머니를 만나 야단맞아 가며 하루 종일 빻아야 겨우 밥상에 올릴 수 있었던 보릿고개 음식은 이양자 할머니가 소개한다. 특히나 영월 아낙들에게 소중한 양식이 되었던 메밀을 빼놓을 수 없다. 권산옥 할머니는 허기진 아이들의 배를 채우려고 쌀 대신 메밀을 갈아 국수를 만들었다. 메밀껍질까지도 국수로 만들다 보니 국수 가닥이 꼴뚜기처럼 시커멓고 못생겼다. 지긋지긋해서 꼴도 보기 싫다고 지어진 이름이 꼴뚜국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5)부여 주암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5)부여 주암리 은행나무

    머뭇거리던 봄이 포근해진 바람을 타고 걸음걸이를 재우친다. 초등학교의 낮은 울타리를 둘러싼 개나리는 개구쟁이들의 왁자한 웃음소리를 닮은 노란 꽃을 피웠고, 도로의 벚나무 가로수에는 봄 처녀의 발그레한 볼 빛깔을 닮은 벚꽃이 한창이다. 어느 틈에 성마른 목련은 바라보는 사람의 아쉬움을 아랑곳하지 않고 낙화를 서둘렀다. 온 대지에 봄볕이 무르익었다. 아무리 이상 기후를 이야기한다고 해도 자연은 정해진 순리를 거역하지 않는다. 고작해야 속도만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도심 거리에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에도 울긋불긋한 봄빛이 따사롭다. 농촌 마을 농부들도 풍년을 지켜준 늙은 당산나무를 바라보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해졌다. ●키 23m·줄기둘레 8.6m… 개나리·진달래 진 뒤에 잎 돋아 “겨우내 잘 쉬었지요. 이제부터 바빠지겠죠. 우리 나무에 물이 오르면 한 해가 시작되는 겁니다. 올 한 해 농사 잘되라고 나무에게 당산제도 올렸건만, 어찌 될지야 하늘이 정하는 거죠. 농사는 일년 내내 걱정이에요.” 한가로이 흐르는 구룡천을 따라 이어지는 농촌 마을, 충남 부여 내산면 주암리. 모판을 챙기던 마을 아낙이 마을의 수호신으로 1000년을 살아 온 은행나무를 둘러보는 나그네에게 곁말로 봄 인사를 던진다. 아낙이 이야기하는 ‘우리 나무’는 아낙의 집 앞마당에서 낮은 지붕 너머로 고스란히 내다보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내다보이는 들판의 벚나무에는 꽃이 활짝 피어 봄볕을 희롱하는데, 주암리 은행나무에는 아직 한 장의 잎도 돋지 않았다. 그저 뿌리에서 끌어올린 물 빛이 줄기 껍질에 감돈다는 것 외에 별다른 봄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 나무엔 봄이 늦게 와요. 벚나무 꽃이 다 떨어져야 겨우 새 잎이 돋아날까 말까 하죠. 개나리 진달래 꽃 피는 건 알아도 저 나무에 잎 돋는 건 모르고 지날 때가 많지요. 한창 농사일이 바쁠 때니까요.” 큰 나무의 봄맞이가 더디다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워낙 덩치가 큰 나무가 땅 속 깊은 곳의 뿌리에서부터 높은 가지 끝까지 물을 끌어올린다는 것 자체가 더 신비로울 뿐이다. 대관절 무슨 힘으로 20m를 훨씬 넘는 저 높은 곳의 가지 끝, 이파리 한 장에까지 물을 골고루 끌어올리는지 놀랍기만 하다. 주암리 은행나무는 키가 23m이고, 줄기 둘레는 8.62m나 된다. 잔가지가 적어 앙상해 보이기는 해도 저 큰 몸 전체에 물을 골고루 끌어올리는 생명력은 장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백제 도읍지를 부여로 옮기던 때 이 마을 좌평이 심어 천연기념물 제320호인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는 ‘천년 은행나무’라고 하지만, 몇 가지 의문점이 있다. 문화재청의 공식 자료에는 이 나무의 나이를 1000년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자료에서 문화재청은 나무를 심은 때와 사람을 정확히 기록했다. 나무는 백제의 성왕이 고구려의 남하정책에 대비하고,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도읍을 웅진(지금의 공주)에서 사비(지금의 부여)로 옮겼을 때 이 마을에 살던 좌평 맹씨(孟氏)가 심었다고 했다. 백제가 멸망하던 때에 나무 줄기 전체에 칡넝쿨이 타고 올라가는 수난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백제가 부여로 도읍을 옮겨 ‘남부여’라는 이름을 갖게 된 때가 서기 538년이고,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멸망한 때는 서기 660년이다. 역사적 사실과 나무를 심은 연대가 맞지 않는다. 좌평 맹씨가 처음 심었다는 시기로 보면 나무의 나이는 1475살이어야 하고, 백제 멸망 때의 일화만 봐도 1350살은 넘어야 한다. 1000살로 보는 문화재청의 근거가 모호해지는 부분이다. 마을 사람들은 ‘천년 은행나무’라고 부르지만, 나무의 현재 생육 상태로 보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비슷한 나이의 다른 나무에 비하면 크기도 왜소한 편이고, 건강 상태도 비교적 젊어 보인다. 1000년 세월의 풍진이 이 나무만을 살짝 비켜갔는지 모를 일이다. 사실 오래 된 나무의 나이를 정확히 아는 건 불가능하다. 살아있는 생명체인 이상 오래 된 세포를 버리고 끊임없이 새 세포를 지어내는 나무의 몸 어느 곳에도 처음 뿌리 내린 때의 조직은 남아있지 않다. 나이테를 보면 안다고 하지만, 오래 된 나무는 줄기 안쪽이 썩어 문드러지기 십상이어서 역시 정확한 측정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대략 400살을 넘긴 나무의 나이는 알 수 없는 신비에 속한다. ●해마다 정월 초이튿날에 당산제… “전염병조차 피해 가”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는 그래서 나이를 정확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마을의 풍요로운 살림살이를 지켜 온 수호목임에 틀림없다. 마을 사람들은 오래 전에 온 나라를 돌았던 전염병조차도 이 마을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는데, 그것 역시 이 나무가 지켜준 덕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해마다 한 번씩 나무 앞에 모여서 마을 사람의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올린다. “당산제는 정월 초이튿날 지내는데, 마을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잔치죠. 군수님이 오실 때도 있어요. 나무가 좋아서 구경하러 오는 사람도 많지요.”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모판을 정성 들여 정리하던 아낙네는 모판에서 눈길을 떼지 않은 채, 지나는 말로 당산제의 분위기를 전한다. 풍년을 기원하는 농부의 손길을 따라 나무는 서서히 연초록 잎을 틔울 것이다. 그리고 하늘과 바람과 햇살을 따라 자라난 벼 이삭이 누렇게 물드는 가을이면, 나무도 모든 잎을 황금빛으로 물들일 것이다. 결국 나무의 잎을 틔우는 것은 농부의 부지런한 손길이 아닌가 하는 생뚱맞은 생각이 나무 그늘 아래로 흐른다. 나무의 더딘 봄마중이 살갑게 다가오는 봄날이다. 글 사진 부여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충남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148-1번지. 서천~공주 간 고속국도의 서부여 나들목으로 나가서 부여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2㎞ 남짓 가면 구룡 교차로가 나온다. 고가도로 오른쪽 도로로 나가서 500m 더 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에서 좌회전한다. 700m 앞의 삼거리에서 오른쪽 도로를 타고 3㎞ 가면 다시 삼거리가 나오고, 오른쪽 도로로 접어든다. 3㎞ 가면 삼거리에 닿는데, 길가에 주암리 은행나무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의 방향에 따라 오른쪽의 작은 다리를 건너 1㎞ 남짓 들어가면 마을 안쪽에 나무가 있다.
  • 백제의 자취 간직한 충남 부여속으로

    백제의 자취 간직한 충남 부여속으로

    1400여년 전 고구려·신라와 세력을 다투며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가 123년간 수도로 삼았던 곳이 있다. 지금의 충남 부여군이 바로 그곳. 부여는 백마강(부여를 지나는 금강을 일컫는 이름)의 왼편, 부소산 남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도 부여에는 검소하면서도 화려했던 백제의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나당연합군에 대항한 백제 장군들의 혼을 달래 주는 은산별신제를 비롯해 왕궁터로 추정되는 사비왕궁터 발굴 작업도 한창이다. 1400여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백제의 역사를 품고 흐른 백마강과 백제가 멸망하던 날 꽃잎 날리듯 백마강으로 떨어져 죽은 궁녀의 전설이 깃든 낙화암까지…. 20일까지 매일 밤 9시 30분에 방영되는 EBS 한국기행 제작진은 봄기운이 젖어든 백제의 땅 부여에서 살아 가는 부여인들의 삶과 정취를 카메라에 담았다. 17일 방영되는 ‘백제의 향기’ 편에서는 백제의 오랜 향기가 남아 있는 부여의 곳곳을 살펴본다. 부여의 중심지인 부여읍에는 정림사지오층석탑이 있다. 백제의 세련되고 뛰어난 건축 기술이 석탑에 녹아 있어 백제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부여군 관북리에서는 사비시대 왕궁터로 추정되는 사비왕궁지구 발굴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백제의 잠든 흔적들을 일깨우는 역사적인 작업이다. 백제인들의 웅장한 장례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능산리 고분군과 무왕이 선화공주를 위해 만들었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 궁남지까지…. 제작진은 백제의 향기가 가시지 않은 흔적을 전한다. 18일 방영되는 ‘산에, 언덕에 봄이 오면’ 편에선 부여군 옥산면 중양리 언덕에 찾아온 봄을 알리는 반가운 산나물들을 소개한다. 향과 맛이 독특한 쑥과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인 돌미나리. 밀가루와 함께 쪄낸 쑥버무리와 살짝 데쳐 조물조물 무친 돌미나리 무침이 입 안 가득 봄의 향을 채운다. 겨울을 이기고 봄을 알리는 부여의 또 다른 손님은 맥문동. 부여군 은산면 장벌리는 우리나라 맥문동의 주산지로, 제철을 맞아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백합과의 여러살이풀인 맥문동은 뿌리 끝의 땅콩처럼 생긴 알을 말려서 한약재로 쓰고 있다. 맥문동으로 끓여낸 맥문동 백숙과 맥문동으로 우려낸 맥문동 차는 봄철 건강을 책임지는 든든한 보양식이다. 봄의 향이 가득한 부여에서 봄의 맛을 맛본다. 19일 방송에선 부여 사람들의 정감 넘치는 살림살이를, 20일엔 백제의 깊은 역사를 품고 고요히 흐르는 백마강길을 이재무 시인과 함께 거닐어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봄의 신부 전지현 동갑내기와 결혼

    봄의 신부 전지현 동갑내기와 결혼

    배우 전지현(31)이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동갑내기 최준혁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전지현은 결혼식에 앞서 신라호텔 루비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정말 긴장되고 떨린다.”면서 “(예비신랑과는) 어려서부터 같은 동네에서 살아서 아는 사이이기는 했지만, 지인 소개로 2년여 정도 가깝게 지내다 결혼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랑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는 “도도함”이라며 쑥스럽게 말했다. 뒤늦게 프로포즈 받은 사연도 소개했다. 그는 “엊그제 저녁에 예비 남편이 여권을 갖고 나오라고 했다. 갈 곳이 있다고 해서 함께 공항에 갔는데 그곳에서 일본에 간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일본에서 프로포즈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례는 최씨의 아버지인 최곤 알파에셋자산운용 대주주와 고교 동창인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맡았다. 축가는 가수 이적이 불렀다. 전지현은 오는 7월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이달 말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 촬영을 위해 독일로 향한다. 신혼여행은 따로 가지 않고 첫날밤을 신라호텔에서 보낸 뒤 서울 강남의 신혼집에서 이달 말까지 신혼을 즐길 계획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봄·꽃·축제…동대문구, 3년만에 개최

    봄·꽃·축제…동대문구, 3년만에 개최

    흐드러진 봄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주말인 14~15일 중랑천체육공원에서 열린다. 동대문구는 2010년 천안함 사건,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축제가 아쉽게 취소됐다가 3년 만에 열리게 됐다고 10일 밝혔다. 어느 때보다 다채롭게 준비했다고 자부할 정도다. 첫날인 14일에는 ‘청춘! 봄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구민 꽃길걷기대회, 색소폰 공연, 구립 청소년 오케스트라 ‘봄 클래식’ 공연을 비롯해 연고예술단체인 SR그룹이 퓨전 타악인 ‘봄의 소리’를 무대에 올린다. 15일에는 ‘구민! 봄의 향기에 취하다!’라는 주제로 사생대회와 노래자랑, 성인가요 콘서트 등이 펼쳐진다. 현철과 송대관 등 여러 가수들도 출연해 흥을 돋운다. 특히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는 주말을 맞아 주민화합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유덕열 구청장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2년 동안 축제를 개최하지 못했는데 다시 열리게 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서울시가 선정한 봄꽃길 중 중랑천체육공원도 포함되어 있는 만큼 많이 참여해 봄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길섶에서] 숨어 있는 봄/구본영 논설위원

     우리말 봄은 따스한 볕을 말하는 “‘볻’이 온다”(볻+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어원이 무색하게 요즘 날씨가 영 봄 같지 않다. 절기에 맞지 않게 진눈깨비까지 내리는가 하면 살갗에 부딪혀 오는 바람은 여전히 쌀쌀하기만 하다.  그러나 출근길 아파트 화단의 라일락 새싹을 보면서 봄은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음을 깨달았다. 마침 라디오에서 학창 시절부터 귀에 익은 가곡이 들려왔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작곡가 박태준이 고향집 인근의 청라 언덕에서 오지 않는 첫사랑을 기다렸던 애틋한 기분이 온몸으로 전해져 왔다.  시인 하이네도 “인간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의 법칙에 순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조급히 욕심 낸들 인생사가 뜻대로만 될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봄은 막연하게나마 설레는 희망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계절임은 분명한 것 같다. 지하철 역사의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광고 카피가 가슴에 와 닿았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우리 음식 연구가 이종국씨

    [김문이 만난사람] 우리 음식 연구가 이종국씨

    봄바람이 밤새 새싹을 찾아간다. 화들짝 놀란 새싹들은 수줍은 듯 봄바람과 함께 은밀한 춤을 춘다. 그렇게 돌고 돌더니 어느새 푸르름과 꽃, 생명과 향기를 노래한다. 비로소 ‘봄의 왈츠’가 시작됐음을 세상에 알린다. 잠자던 만물도 다들 깨어나 봄을 맞이한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이 꿈틀대는 것 또한 이런 까닭이겠다. 하여 누구나 기다려온 ‘봄의 맛’에 설레는 요즘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대로 즐길까. 지난해처럼 그저 그렇게? ‘우리 음식 연구가’로 알려진 이종국(53)씨는 서양화가 출신답게 한식에 그림과 스토리를 그려내는 특유의 스타일링을 구사한다. 다시 말해, 자연에서 채집된 식재료, 전통 그릇, 예술적 상상 기법으로 만든 요리를 통해 한 폭의 그림과 스토리, 그리고 향기를 담아내는 것. 이러한 그의 스타일링은 얼핏 보기에 그래픽 작품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매우 자연스러우면서 진한 마음의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아티스트의 창조적 감성과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음식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전통과 새로움으로 재해석한 요리를 거침없이 선보여 주목을 끈다. 특히 지난해에는 배상면주가와 함께 막걸리식초를 비롯, 매운 식초, 간장식초 등을 개발해 내 화제가 됐다. 이런저런 까닭에 내로라하는 명가의 ‘사모님’과 여러 대학 조리학과 교수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조리연구가들도 이씨에게 한 수 배우러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이런 그가 요즘에는 어떤 ‘봄의 요리’를 빚어내고 있을까. 지난 3일 오전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음식발전소’에서 이씨를 만났다. ‘~연구소’대신 왜 ‘~발전소’라고 했을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일으키자는 뜻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우리 음식에는 이렇다 할 디저트가 없다. 헤어질 때 마지막 키스를 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송이차 한 잔을 권한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디저트에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시대에 와서 우리 음식이 뭉쳐버렸습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고 있지만 스토리 전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지요. 조리과 교수들이 이곳에 와서 수업을 할 때에도 저는 이런 점을 강조하곤 합니다.” ●“이른 봄에 나는 어린 풀 최고의 보약”그는 한식을 연구하면서 우리 음식의 조형성과 함께 ‘푸드 아트’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푸드 아티스트’라는 말을 듣는 까닭이기도 한다. 이어 봄 요리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봄에 나는 온갖 것들은 오랫동안 추위를 견디며 뚫고 나왔기에 다들 신성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기나긴 겨울을 지내며 잃어버린 미각을 되찾게 해주는 봄의 전령사인 나물은 나른하고 무기력함에 지친 우리에게는 더없는 건강 지킴이인 셈이지요. 이른 봄에 나는 어린 풀들은 그 어떤 것을 먹어도 보약입니다. 우리가 겨울 내내 김치만 먹다가 신선한 봄나물을 만난다는 것은 큰 축복이지요.” 그는 해마다 이맘때면 노지(地)에서 자란 봄나물을 만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닌다. 최근에는 김해에서 부추를 구해왔다. 크기가 10㎝인 노지 부추는 하우스의 것과 달리 맛과 향기가 특별하며 요즘 제철인 주꾸미와 함께 요리하면 환상적인 맛을 연출해내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직접 채집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에게 부탁을 해 봄나물을 사들인다. 봄나물 요리할 때의 주의할 점은 원래의 향이 식탁에도 고스란히 유지하도록 신경 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원추리, 쑥부쟁이, 쑥, 고들빼기 등을 요리할 때 마늘 양념이 들어갈 경우 나물이 간직한 순수한 향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아울러 봄나물 무침의 경우 양념을 최대한 줄이고 집안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접시에 적은 양으로 살짝 얹혀주면 더욱 맛있고 멋진 봄나물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봄나물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꽃은 말려서 전을 부치거나 고명으로 올리고, 잎은 무쳐 먹고 데쳐 먹고 뿌리는 말려 먹으면 좋지요. 약효를 가진 봄나물들, 즉 삼나물, 명이, 취나물, 원추리, 부지깽이나물 등의 경우 새순을 잘라 요리하면 향과 맛이 일품입니다. 요즘 쑥이 제철인데 쌀가루와 밀가루만 뿌려 튀김기름에 튀겨내어 콩가루를 뿌려먹으면 영양적으로도 아주 우수한 음식이 됩니다. 문어 삶은 물에 녹두를 넣고 원추리를 넣어도 향이 뛰어나고, 된장과 들기름으로 살짝 무친 쑥부쟁이 나물도 잃어버린 미각을 찾는 데 좋습니다.” ●“봄나물, 소금물에 데친 후 냉동보관” 그렇다면 봄 요리를 여름이나 가을에는 먹을 수 없을까. 이에 대해 그는 “싱싱한 봄나물을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서 물기를 짠 후 냉동실에 보관하면 사계절 봄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봄나물 장아찌도 추천한다. 명이, 방풍나물, 두릅, 엄나무순, 가죽, 산초잎 등의 향이 좋은 나물을 선별해 국간장에 물로 희석한 후 조청을 넣고 끓여 식힌 후 저장하면 된다는 것이다. “제가 봄나물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기억’과 ‘추억’에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머니가 캐다준 봄나물에 대한 추억은 지금도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듯이 지금 제철에 나는 봄나물을 구해다가 아이들에게 먹여줄 때에도 하나의 시 한 편, 소설 한 편을 들려준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봄 도다리와 쑥국을 만났을 때’처럼 음식에 대한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도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게 해주지요. 외국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면 매우 놀라워하더군요. 한식의 세계화와 그 격을 높여주는 것도 바로 이런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외국의 유명 셰프들은 한국의 식초를 으뜸으로 여깁니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음식발전소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최근에 만든 ‘봄의 풍류를 즐기다’라는 스토리북 메뉴판을 보여준다. 병풍 모양의 메뉴판 맨 겉장에는 ‘땅의 기운으로부터(地)/자연, 그 신비의 약성·향의 음식(風)/불의 조화와 기의 생성(火)/흐르는 아름다움의 여운(水)/봄을 그리며 노래하며 춤추다(夢)’라고 썼다. 여기에 50년된 된장, 10년된 고추장 등을 합해 ‘100년의 밥상’을 맛볼 수 있다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아울러 도예가 이세용씨에 의해 특별히 만들어진 전통 도자기 그릇으로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도 곁들였다. 그는 요리할 때 ‘간’이 아닌 ‘감’으로 종결짓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때의 음식을 떠올리며 마음과 스토리가 얼마나 정성껏 들어가 있는지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른바 ‘마음 요리’인 셈이다. 서양화가인 그가 어떻게 해서 요리와 인연을 맺었을까. “대학 다닐 때 창원에 잠깐 가 있던 적이 있었지요. 이때 입시생 아이들에게 밥을 해주게 됐습니다. 쑥무침이나 쑥국 등의 요리도 해주었어요. 어머니가 제게 해주셨던 요리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미혼? 우리 음식과 결혼했는데…” 이씨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굳이 스승이라고 한다면 첫번째는 어머니요, 그 다음은 시장과 여행이다. 어머니는 시장 갈 때마다 막내인 이씨를 데리고 다니면서 일일이 재료와 맛을 가르쳐주었다. 특히 아버지가 제철 음식에 까다로워 어머니는 평소 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이런 어머니를 보면서 이씨는 요리의 끼와 손맛을 저절로 익혔다. 명절 때면 떡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형과 누나들을 위해 손수 밥상을 차려주기도 했다. 그러던 20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짐 정리를 하다가 항아리 안에 고사리, 도라지, 무말랭이, 고춧잎 등이 어머니의 정성으로 저장된 것을 보고 한참을 울었고, 어머니의 음식을 잇는 아들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요리의 길로 들어섰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인테리어 사무실을 차린 그는 매일 아침 10명 남짓한 직원들의 밥을 차려주는 등 숨은 요리 실력을 발휘했다. 또한 10년 전 유명 잡지에 음식칼럼을 연재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본격적으로 우리 음식 연구를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이어 2005년 서울 성북동에 ‘이종국의 음식 발전소’를 열어 자신만이 갖고 있는 ‘푸드 아트’를 선보였다. 올여름에는 우리 음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담은 책 ‘푸드 아트’와 한림성심대학교 관광외식조리과 김복남 교수, 경희태암한의원 마해진 원장, 그래픽디자이너 정혁과 함께 준비한 ‘한국의 야채류들’이란 책을 펴낼 예정이다. 그는 미혼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우리 음식과 결혼했는데 미혼은 무슨 미혼이냐.”며 웃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봄은 봄답게 풀어야 향기가 있듯 우리 음식은 우리 것으로 풀어내야 귀하고 우수해진다.”면서 우리 음식이 세계 3대 음식으로 뽑힐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종국은 서양화 전공하다 ‘끼’ 못 버려 한식연구가 ‘유턴’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한테 제철 음식 요리를 배웠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타고난 요리의 끼를 버리지 못해 ‘우리 음식 연구가’의 길로 들어섰다. 2005년 서울 성북동에 ‘음식발전소’를 연 이후 주요 경력은 이렇다. 디자인 하우스 30주년 창립행사 케이터링(2006), 코엑스 한스타일전 한식 초대 전시회(2009), 세계인테리어협회 디자이너 초청 케이터링(2009), 까사리빙 홈데코 초대부스 전시(2009), 한림성심대 음식전시 예술감독 및 푸드 스타일링(2010), 국토해양부 어딤채 예술감독 및 푸드 스타일링 (2010), 행복이 가득한집·까사리빙·설화수 등에 음식 칼럼 연재(2001~현재), 까사스쿨 한식·라퀴진 등에 클래스 강의(2008~2010), 한식세계화 프로젝트 디자인센터 강의(2011), 배상면주가 전통식초 공동 개발 및 출시(2011), 이종국 쿠킹클래스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음식’ 진행(2008~현재).
  • [Weekend inside] 꽃피는 4월… 전국 곳곳서 풍성한 축제

    [Weekend inside] 꽃피는 4월… 전국 곳곳서 풍성한 축제

    시인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너무나 찬란한 계절이어서 한갓 인간에겐 오히려 상처를 준다는 뜻이 담겼다. 겨우내 얼었던 흙에서 생명이 싹을 틔우고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는가. 사실 잔인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 있다. 4월엔 일부러라도 거짓말을 해서 웃어 보자는 만우절(1일)을 필두로 한식(5일), 충무공 탄신일(28일) 등 기억할 만한 날이 줄지었다. 4월은 또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 지자체들은 다양한 축제로 손님을 유혹한다. 먼저 서울시는 한강공원에서 ‘여가, 문화,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1일에는 양화 월드컵분수, 반포 달빛무지개분수, 뚝섬 음악분수, 여의도 수상분수·물빛광장분수, 난지 거울분수·물놀이장분수, 뚝섬 물보라극장 등 8개 분수대가 물을 뿜기 시작한다. 여의도 벚꽃을 테마로 꾸민 ‘런치 크루즈’도 매일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30분 운항된다. 1일 오후 2~9시 여의도 물빛무대에서는 월드DJ페스티벌 소속 인디밴드들이 ‘봄바람 파티’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 매주 수요일 오후 7~8시엔 ‘재즈의 밤’을 열어 시민들을 유혹한다. 셋째 주에는 ‘어거스트 러쉬’ 등 가족 영화가 수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상영된다. 교각 하부 전망대로 유명한 ‘광진교 8번가’에서는 1~15일 봄의 화사함을 주제로 한 회화 작품전 ‘플러스-인’(PLUS-人)을 연다. 16~30일 열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전시회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다. 토·일요일 저녁에는 장르를 망라한 음악공연도 선보인다. 2~30일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뚝섬 전망문화 콤플렉스 ‘자벌레’에서는 ‘한강에 떠 있는 숲 밤섬’ 전시회가 이어진다.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선 1일부터 공연·전시·입체영화·체험·숲길 등 다섯 가지 즐길거리를 선보인다. 뮤지컬 ‘플라잉’(FLYing)은 신라 화랑도를 재해석해 120회 연속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화랑이 도망친 도깨비를 붙잡으려고 현대의 학교로 넘어오면서 생긴 해프닝을 다뤘다. 인형극 ‘원화극장’은 영상매체에 길들여진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일깨운다. ‘3D 애니메이션 월드’에서는 가족 입체영화 ‘벽루천’, ‘토우대장 차차’, ‘천마의 꿈’, ‘엄마 까투리’를 스크린에 올린다. 최대 봄꽃 축제라고 뽐내는 진해군항제는 ‘꽃·환경·글로벌’을 주제로 10일까지 펼쳐진다. 3월 31일 오후 6시 30분 중원로터리 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엔 ‘한류스타 콘서트’가 자리를 빛낸다. 충무공 승전 행차는 군악대와 시민, 관광객을 참여시켜 ‘소통의 하모니 행사’로 꾸민다. 여좌천과 경화역에선 예비부부 웨딩포토 이벤트인 ‘4월의 신부’와 이용자 제작 콘텐츠(UCC) 콘테스트가 마련된다. 전북 완주군 소양 벚꽃축제(13~15일), 정읍 예술제 및 벚꽃길 문화공연(13~22일)도 눈길을 끈다. 귀금속 가공업체들이 밀집된 익산에서 열리는 보석대축제(13~29일)를 찾아가면 혼수품 등을 값싸게 손에 넣을 수 있다. 고창 청보리밭축제(21일~5월 13일)와 전주국제영화제(26일~5월 4일), 남원 춘향제(27일~5월 1일)도 손님맞이 채비에 한창이다. 전국종합·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문화마당] 우리 집 안방의 언론과 언론파업/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우리 집 안방의 언론과 언론파업/신동호 시인

    옛날 신문지에서 풍기던 휘발유 냄새는 왠지 새것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아버지 손에 전달하기 전에 나는 갓 배달된 냄새로 세상을 읽었다. 흑백사진 속의 현장들은 대문 밖 일들에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신문을 펼쳐든 아버지는 또 얼마나 근사했던가. 하루종일 작은 가게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아버지였지만 세계와 소통하는 듯 보였다. 그 풍경이야말로 어른들의 영역이라 여겼고 지금도 나는 버릇처럼 신문을 펼쳐든다. 그 안에 진실과 새것이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면서 말이다. 고백하자면, 대학생이 되어서 운동권이 된 것은 1980년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그해 봄의 기억은 온통 걱정이던 어른들의 얼굴이다. 여순사건과 6·25전쟁을 지나온 아버지는 특히 더했다. 불안한 아버지의 등 뒤에서 건너본 신문지 1면. 폭동, 간첩, 내란과 같은 단어들이 지금도 선명하다. 그러나 대학에서 만난 1980년 5월의 진실은 너무나 기가 찼다. 계엄철폐를 외치던 학생들을 향한 발포,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민들과 벌인 끔찍한 전투. 어렵게 들어간 학보사를 그만두고 나는 금서였던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와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었다. 활자와 전파를 매체로 진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스트, 기자의 꿈도 그때 접고 말았다. 진실의 그릇이라고 끊임없이 언론을 짝사랑하면서 동시에 의심하는 악습까지 얻었다. 그로부터 삼십 몇 년이 흘렀다. 지금도 정부는 나치독일의 괴벨스같이 언론을 장악하려 하고 기자들은 견디다 못해 파업을 하고 있다. 거짓말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기술로 괴벨스는 히틀러의 환심을 샀다. 언론을 정치에 이용한 최초의 인물로, 괴벨스는 대중들의 증오를 한없이 가중시켜 결국 국가를 파멸로 몰아갔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이런 행동이 2012년 서울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마그리트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을 통해 보는 것을 경계하라 했다. 현대사회는 안방에서 세계와 삶을 본다. 보는 삶에 현혹되면 나의 삶은 세계의 부산물에 불과해지기 쉽다. 가난할수록, 지식이 충분하지 못할수록 활자와 매체에 더 지배되고 거짓에 더 노출된다. 마그리트는 그래서 보는 것보다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지식을 쌓은 기자의 양심이 중요한 건 이런 까닭이지 싶다. 알 기회가 없고 언론이 진실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범부들에게 우리 언론이 괴벨스와 다르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 또한 그들이다. 흥미 경쟁으로 치닫던 ‘경마저널리즘’과 뉴스 결정권자가 취사선택하여 내용을 왜곡하는 ‘게이트키핑’은 시청자를 우매하게 만들었다. 없는 사실을 생산하고 쟁점을 만들어 대중들의 마음을 한곳으로 몰아가는 언론의 모습은 독자를 지치게 만들었다. 권력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소위 진보언론들조차 이런 행동을 따라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실로 언론의 위기는 정부의 탓만도 아니다. 여기에 디지털의 발전이 극적으로 더해졌다. 디지털 문화가 가져온 쌍방향성, 다방향성은 단일한 시선에 대한 도전이며 기성 언론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다. 이제 안방에서 몇몇 아버지들은 스스로 세상을 읽고 뉴스를 생산한다. 소셜네트워크 안에서는 능동적인 행동을 통해 복합적인 시선이 시시각각 부딪친다. 등 뒤에서 아버지의 신문을 넘겨보던 아들도 나름대로 자기의 시각으로 가세하며 사건의 생산자가 곧 뉴스의 생산자인 경우도 많아졌다. 기성의 언론은 다종다기한 시선과 경쟁해야 하는 이 상황을 억지로 외면하고 옛 향수에 젖어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들은 여전히 언론이 우리의 안방에 진실을 전달해 주길 바란다. 서로 각자인 세계를 연결하고 분석하며 그 의미를 집어낼 수 있는 이들은 기자들이다. 관청이 먼 서민들의 입이 되어 줄 이들도 그들이며 저 깊숙이 감춰진 정보를 캐낼 수 있는 것도 그들뿐이다. 하루빨리 기자들이 제자리에 돌아와 진실과 새것을 알려주면 좋겠다. 그때 나도 아들 앞에서 위엄 있게 신문지를 펼쳐 읽고 싶다.
  • 한명숙 “99%의 혹독한 겨울… 이젠 봄 맞자”

    한명숙 “99%의 혹독한 겨울… 이젠 봄 맞자”

    “1%의 특권층에게 이명박 정권 4년은 봄날이었지만 99%의 서민에게는 혹독한 겨울이었다. 이 겨울을 연장해서는 안 된다.” 민주통합당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4·11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된 한명숙 대표는 21일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선거전의 시작을 알렸다. 한 대표는 “과거 세력을 끊고 새로운 시대로 나가야 하는 선택의 시점이 왔다.”면서 “이 마음의 상처를 껴안고 큰 힘으로 승화시켜 승리하자.”고 독려했다.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범식에 노랑 나비와 봄을 상징하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한 대표는 이명박 정권 4년을 ‘겨울’, 정권교체를 ‘새봄의 시작’에 비유하며 전의를 다졌다. 한 대표는 새누리당을 겨냥, “이름을 새누리당으로, 파란 옷을 빨간 옷으로 바꾼다고 하여 그들이 정말 바뀌겠는가. 1%의 부자들을 지지기반으로 둔 그들이 정말 복지를 할 수 있다고 한 번 더 속으면 대한민국은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공세를 폈다. 한 대표는 유독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야권연대 지역의 부정선거 논란과 공천 난맥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연대와 공천 과정에서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쳤던 점을 반성한다. 새롭게 발돋움하자. 작은 것은 다 묻어버리고, 다 떨쳐버리고 대의를 향해 나아가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세종시에 출마하며 특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해찬 전 총리는 “이번 총선과 대선은 이 나라의 역사적 진로를 바로잡을 결정적 기회이자 나라의 명운을 건 일대 싸움이다. 싸워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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