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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소장 청자연적 동녀상(한국인의 얼굴:90)

    ◎정병 품에 안은 앙징스런 소녀/은행알 닮은 눈매에 천진함이… 청자는 흙과 물과 불이 고려 사람들의 혼과 어울려 태어났다.그 뿌리를 비록 중국에 두었다 하더라도 고려청자라는 이름으로 다시 탄생한 절세의 도자공예인 것이다.1123년 북송사신으로 왔던 서긍은 고려청자를 보고 「천하 제일의 비색」이라 감탄하지 않았던가.오늘을 산 시인 김상옥은 「흙으로 빚었으나,천년 전 봄의 감촉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내용의 시어로 고려청자를 예찬했다. 고려청자의 시원은 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그러나 청자가 본격 등장한 시기는 고려가 개국한 10세기 후반을 넘어 11세기에 해당할 것이다.고려사람들은 중국 것을 모방하지 않고 지극히 고려적인 청자를 빚고 구었다.그리하여 12세기에 들어 독창적 생김새와 독특한 비색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 고려청자 전성기를 열었다.무늬 또한 고려 귀족사회의 아취를 반영하 듯 정갈하면서도 화려했다. 그 12세기 명품중에서 인물상 청자를 간혹 만날 수 있다.일본으로 흘러들어간 청자조각동녀형연적은 아주 이름 높은 명품으로 꼽혔다.지금은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대판동양도자미술관)이 소장했다.먹갈이에 쓸 물을 담았던 그릇이 연적이다.이 청자연적은 어린 소녀상을 형상화했다.오른 무릎은 세우고 왼 무릎을 눕힌 자세로 앉은 소녀가 정병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소녀는 애티를 다 벗지 못한 어린아이다.키라야 모자 꼭대기까지 재어도 11.1㎝밖에 안되었다.그래서 앉은 품이 앙징스럽다.아직은 욕심을 부릴 나이도 아니어서 얼굴은 그저 해맑았다.아무 생각없는 무념한 마음인데,눈은 먼 곳을 바라보았다.그리 크지는 않으나 은행알 모양을 한 눈매에도 때 묻지않은 동심이 어렸다.동글납작한 코와 주전부리를 마다하지 않고 오물거릴 입도 귀여웠다. 머리통은 잘 생긴 복숭아를 닮았다.머리를 틀어 매놓고 곱게 빗어내려 이마가 훤히 드러났다.그리고 연잎에 연꽃봉우리가 돋아난 모자를 머리에 올려놓았다.소녀가 입은 옷에는 오목새김한 갖가지 무늬가 들어있다.바지에는 작은 동그라미 무늬,저고리 도련에는 당초문을 새겼다.또 저고리와 정병에는 똑같은 꽃잎무늬인화판문을 새겨 멋을 냈다. 이 동녀형연적이 풍기는 느낌은 물론 키와 문양이 비슷한 청자조각동자형연적도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이 소장했다.두 연적의 소녀상과 소년상은 눈동자에 자토를 찍었다.눈동자를 검게 표현하기 위해서다.그리고 소년의 동여맨 머리에도 약간의 자토를 발라 검은머리가 되었다.본래 한쌍을 이루었던 문방구로 보고 있다. 이들 청자연적이 어떤 길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갔는지는 잘 모른다.다만 아다카컬렉션(안택수 집품) 한국도자기 793점 가운데 끼어있는 유물의 일부로 알려졌을 뿐이다.한국도자기 주축의 아다카컬렉션은 1982년 문을 연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 설립 촉진제 구실을 했다.
  • DJP라는 이인삼각(김호준 정치평론)

    DJP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DJ)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JP)의 공조체제를 뜻하는 영문약자다.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기만한 신조어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차기 대통령후보 단일화 논의가 조기에 표면화되면서 유행어처럼 회자되고 있다. DJP라는 약어대로라면 그 어순이 시사하듯이 두 당의 대통령 후보 단일화는 DJ로 결말나는 것을 뜻한다.물론 아직까지 이것은 국민회의의 희망사항일 뿐이다.그렇게 해서 DJ가 차기대권을 거머쥘 경우 각료직을 국민회의 6·자민련 4의 비율로 배분하고 자민련의 내각제 개헌론을 수용할 것이라는 식의 구체적인 협상조건까지 국민회의 쪽에선 나돈다. 그러나 자민련 쪽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내년 대선에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자면 JP가 대권후보가 되고 DJ는 킹 메이커가 돼야한다는 것이다.또한 DJP란 용어를 희석시키려는듯 JP가 바로 차기 대통령이라는 의미의 신조어 JPK(Just President of Korea)를 만들어서 전파시키고 있다. 야당후보 단일화 문제는 대선때만 되면 으레 나오는 정치권의 단골메뉴다.그러나 한번도 제대로 성사된 적이 없는 「비원의 꿈」이기도 하다.두 김총재간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는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다.다만 두사람의 질긴 성미로 보아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오래 끌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주적」인 여당후보가 부상하지 않아 두 김씨를 놓고 상대적 우위를 가름할 길도 없어 더욱 그렇다. 대선을 1년1개월이나 앞두고 공론화가 시작된 DJ와 JP간의 이번 단일화 논의는 그 시기가 과거에 비해 무척 빠르다는데 특징이 있다.이번엔 기어코 정권교체를 이뤄야겠다는 두 김씨의 집념이 강한 때문인지,아니면 단일화를 서둘지 않을 경우 선거도 치르기전에 둘다 몰락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인지,그 의도에 관해서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또한 어차피 안될 단일화라면 일찌감치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낫겠다는 정치9단들의 치밀한 계산이 단일화 논의를 조기화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야당의 두 김총재에게는 지난 봄의 4·11총선이 악몽이었을 것이다.4·11총선을 15대 대선의 전초전이었다고 가정한다면 두김씨는 당시 이회창·박찬종씨로 상징된 여당의 젊은 가상후보에게 여지없이 패했다고 볼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지역연고주의 투표성향이 약한 수도권에서의 야당 패배는 대권주자로서의 두김씨의 재기 가능성을 사실상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그후 두김씨는 당내에서 당면할 역경을 공조와 대여 강경투쟁으로 극복해 나갔지만 민심을 돌리는 결정적 전기는 아직까지 잡지못한 상태다. 두 김씨 사이에 봉합이 이뤄진다면 야권의 세를 불리는 큰 계기가 될것은 분명하다.그러나 그 세 확대가 당선권까지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특히 두 김씨가 후보단일화를 이루더라도 아직 얼굴조차 드러나지 않은 여당 후보와 백중의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최근의 몇몇 여론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70 고령인 두 김씨의 2인3각이 무슨 돌파력을 발휘하겠느냐는 회의론도 그런 여론조사 결과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두 김씨는 후보단일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각기 논리개발과 세몰이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지금 두 김씨가 무엇보다 중시할 것은 DJP나 JPK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는 점이다.두 김씨간의 후보 단일화를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결단이라고 찬양할 것인지,아니면 권력 나눠먹기용 야합이라고 냉소할 것인지를 헤아릴 필요가 있다.그렇지 않을 경우 김치국부터 마신 우스운 꼴이 될지 모른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추구하는 정치체제가 대통령제와 내각제로 구분되듯이 정치적 목표가 다르다.또 JP는 출발부터 보수주의 본산임을 자처하고,DJ는 『이젠 개혁적 보수주의자로 변했다』고 말하는데서 알수 있듯이 색깔도 틀리다.이처럼 이념과 색깔이 다른 두 정당이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면 그 성격과 방법부터 규정하고 자신들의 집권 당위성을 납득시킬수 있어야 한다.특히 자민련의 경우 대선에 임하려면 내각제 당론부터 정리해야 할 것이다.JP가 되면 자민당식으로,DJ가 되면 국민회의 식으로 하겠다는 것은 국민더러는 무조건 따라오라는 국민경시밖에 안된다.막연하게 정권교체를 주장하거나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독선은 국민에게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후보 단일화는 밀실흥정이 아니라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게 바람직할 것이다.두 김씨의 대권집념이 그런 미덕의 발휘를 허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논설위원 실장〉
  • 「경수로 부지·서비스 의정서」 서명키로/정부

    ◎잠수함사건 처리방향 선회따라/내년 해빙기쯤 착공될듯 정부는 24일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제네바 합의 이행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에 협상을 마친 「부지인수 및 서비스 의정서」에 서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잠수함 침투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경수로 사업 재추진을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라는 정부의 입장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후속조치들이 한·미간에 협의될 것』이라면서 『KEDO와 북한간의 경수로 협정 부속 의정서의 서명도 더이상 늦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초 10월중 북한에 파견하기로 했던 7차부지조사단의 파견과 공사 착공은 공사가 가능한 내년 봄의 해빙기까지 늦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 일 미쓰이금속 춘투 폐지

    ◎내년부터 실적따른 보너스 증감으로 임협 대체 【도쿄 연합】 일본 비철강업계 대기업인 미쓰이 금속 노사는 매년 봄에 해온 임금인상협상인 춘투를 폐지하고 보너스 업적액으로 임금을 조정하는 새로운 제도를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니혼 게이자이 신문이 6일 보도했다. 노사 합의의 골자는 매년의 임금협상 및 인상을 폐지하고 봉급인상을 정기승급에 국한하는 대신 해마다 보너스 지급액을 협상,전년도 회사수익 실적에 따라 보너스 업적액(정액 보너스는 고정)을 증감하는 방법으로 임금인상분을 반영토록 하는 것이다. 다만 3년에 한번씩 월급을 조정하고 물가나 산업계의 임금이 대폭 상승할 경우 월급수준을 재조정하게 된다. 「연수관리형」으로 불리는 이 제도하에서는 회사실적에 따라 임금이 줄어드는 경우도 생긴다. 일본 산업계에서는 철강업계가 2년에 한번씩 임금협상을 벌이는 「격년춘투」 도입을 검토중이나 매년봄의 춘투를 폐지키로 한 것은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연합)산하 대기업으로는 미쓰이 금속이 처음이다.
  • 거둠의 철은 인생을 가르치누나(박갑천 칼럼)

    거둠의 철은 축복의 철이다.지금 산과 들을 그들먹하게 채우는 시설거림.봄의 씨뿌림과 여름의 가꿈에 이은 열음들의 찬송가다.어디에고 보람이 있다.노래가 있다.기쁨이 있다. 거두어들임을 일러 「가을하다」고 한다.물론 가을(추)과 관계되는 말이다.이말들은 「□다」라는 옛말에 뿌리를 두고있다.그건 「끊다,자르다」는 뜻.그 「□」에 「□」이 붙어 「□□­가알­가을」로 되고 「□」가 붙어 「가□­가위(협)」가 된다.「가슬(가실)하다」「가새」따위 사투리는 우리 옛소리 「□」이 「ㅇ­ㅅ」으로 갈렸기 때문이다.그러므로 가을은 익은 곡식하며 과일들을 끊고 잘라서 갈무리하는 달이다. 뿌린만큼 거둔다고 했다.더바르게는 뿌리고 땀흘린만큼 거둔다고 해야겠다.따라서 가을은 심판의 철.어떻게 노력해 왔느냐에 대한 결과가 열매로서 나타난다.씨만 뿌려두고 팽개친 작물이 오달진 열매를 맺겠는가.공행공반이 빈말은 아니다.행한 바가 없으면 돌아오는 결과도 없는법.여름날 나무그늘 아래서 노래부르며 세월보낸 베짱이는 그때 땀흘린 개미한테추운 겨울날 동냥하러 가는게 아니던가. 그렇다.가을은 「맹자」(양혜왕하)의 『네게서 나온바는 네게로 돌아간다』(출호이자,반호이자야)는 진리를 가르친다.선악 등 세상사는 뿌린대로 되돌아오는 메아리.「명심보감」등에 보이는 강태공의 말도 이를 생각게한다.­『내가 어버이께 효도하면 자식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 내가 먼저 효도하지 않는다면 자식이 어찌 효도하리요』 이승의 거둠에는 거저가 없다. 더러는 거저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게 인생사.이를테면 청장같은 세에서 그걸 느낀다.도하라는 새는 강물의 벌흙속을 헤집으며 고기를 찾느라 애를쓴다.물고기들은 그러는 도하를 피해 물가로 나온다.그걸아는 청장은 미리부터 물가에 지켜섰다가 쫓겨오는 고기들을 수고도 하지 않고 날름날름.진대붙이는건 아니라해도 소드락질에 진배없다(이은상의 「민족의 맥박」).사람세계에도 이런 청장은 있다.하지만 그게 삶의 모두라고 할수는 없는 것.섭리는 그 「주고받음」을 정확하게 셈해 나가고 있는 것이리라.어찌 괘다리적은 청장을 부러워할 일이겠는가. 거둠의 철은 가르침의 철.침묵의 철 겨울을 향해 가는 길목이다.경건한 마음으로 하늘을 우러러본다.〈칼럼니스트〉
  • 「표 10%」의 열세 만회 모험/이 북부동맹 독립선언 배경

    ◎“국부 대부분 차지” 불만 앞세워 지역주의에 기대/여론 불리·정부 강경대응 겹쳐 「찻잔속 태풍」 될듯 납세의 평준화와 연방제를 요구해온 이탈리아의 제4당 북부동맹의 당수 움베르토 보시가 마침내 북부지역의 「독립선언」을 강행하자 그 배경과 동기가 과연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탈리아 정치분석가들은 보시 당수의 독립움직임에 대해 북부동맹이 올봄의 총선에서 겨우 10%라는 저조한 득표율로 제4당을 차지한데서 그 원인을 찾고있다.따라서 이탈리아 중앙정치 무대에서 한 중심세력으로 부상하려고 했던 보시의 꿈은 좌절됐고 보시는 영향력을 찾기위한 한 방편으로 독립선언이라는 강수를 두게 됐다는 것이다. 보시가 이탈리아 북부에 대해 독립국가 선포라는 모험을 강행한 것은 북부지방 주민들의 중앙정부에 대한 팽배한 불만을 등에 업고 「지역주의」바람을 일으켜 인구 2천6백만명으로 전체인구 5천8백만명의 44.5%에 해당하는 북부지역 유권자들의 정치적 지지를 이끌어내자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사실 올봄의 선거에서보시의 북부동맹은 북부지방에서 조차 19%라는 비교적 저조한 득표를 했을 뿐이었다. 보시가 파다니아 연방공화국으로 선포한 이탈리아 북부는 포강이 흐르는 유럽굴지의 공업지역으로 토리노·밀라노·베네치아 등의 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기계·섬유·화학산업이 발달한 풍요한 선진지역.1인당 소득은 2만달러로 이탈리아 나머지 지역의 1만4천달러에 비해 40% 이상 더 많다.실업률 또한 전국 평균의 절반이고 가난한 남부지방의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북부와 남부의 경제격차로 두 지역간의 납세격차 또한 엄청나다.일례로 95년에 발표된 공공백서에 따르면 납세순위 전국 4위인 북부 베네토주는 32조리라를 세금으로 중앙정부에 냈으나 국고 보조액은 4천7백억리라에 불과했다.반면 남부 캄파냐주는 이보다 세금을 덜 냈지만 9조5백억리라를 보조받았다.북부지방 주민들이 『로마정부 없이 사는 것이 더 낫다』는 불평이 수긍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보시가 독립을 선언했지만 북부지역이 독립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무엇보다 북부지역 주민 대다수가 독립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중앙정부의 대응방침 또한 매우 강경하다.오스카 루이지 스칼파로 대통령은 불법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있고 로마노 프로디 총리는 「이탈리아판 유고슬라비아」가 되는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 소설가 김채원(인물탐구:101)

    ◎틀·관념 거부… 투명·영롱한 문학세계 지향/산수화 같은 셈세한 묘사… 문단에 신선한 충격/새로운 언어·글쓰기 형식 찾아 고집스런 노력/파인 김동환·여류뮨인 최정희사이 출생… 언니도 소설가 김채원의 단편 「가득찬 조용함」은 4개의 파트로 나눠진 소넷 같은 소설이다.첫 패러그래프는 이렇게 시작된다. 「조그만 아이가 커다란 목욕탕에 들어앉아 오색공을 가지고 놀고 있다.아이의 머리통보다 조금더 큰 공이다.빨강·파랑·노랑·주황·초록으로 칠해진 공의 색채가 이 한낮을 바로 그런 색채의 무수한 조각으로 갈라놓고 있다」.「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들과 가끔씩 불어오는 미풍이 그런 색채속에 휘말려 소용돌이」치듯 작가는 눈에 보이지않는 비실제의 색채를 만져지는 실제로 실천시키고 있다. 83년 김채원이 이 소설을 발표했을 때 문학평론가 원형갑은 「이와 같은 섬세한 묘사의 세계는 산수화에서 느낄수 있는 녹차의 맛과도 같은 맛」「귀떨기를 스치고 지나는 가을 바람과도 같은 인간의 진지함을 돌이키게 된다」고 호평한바 있다.그리고 「그의 소설에 관심을 갖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이미 겪었던 삶을 다시 살아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미지의 삶으로 우리를 유도하기때문」이라고 했다.「그의 예사롭지 않은 작가적 감수성」은 내적독백 무의식 잠재의식 패러디의 방법으로 「스토리라는 이데올로기에 매어있지않고」 「그의 주인공들은 스토리를 전제하는 가운데 살고있지도 않으며 다만 일상이 그려놓은 단조로운 기억과 환상위에 어렴풋한 형상을 만들어내고 그 형상위에 일상의 발자욱을 겹치면서 본래의 자취에다 진실의 밝은빛을 뿌려나간다」는 것이 평론의 요지다. ○스토리 전제않고 작업 김채원은 소설 「초록빛 모자」「겨울의 환」이 널리 알려져있으나 그의 소설을 대중적인 인기물이라고 하기는 어렵다.일단의 평자들은 「그것에 남성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넓은 범주의 페미니즘 문학」으로 구분짓기도 한다.그러나 그는 「작가로서의 세계감각」과 「즉물적이고 즉사 즉시적인 생활문장」으로 그 어느것도 충실하게 현실에 대응하고 소설진행상에서도 장면과 장면의 연결보다는 「장면과 장면의 겹침으로 얻어지는 상황성의 포착에 성공」하고 있다.그리고 이 상황성을 강조하기 위해 문체의 다양한 변화가 유도되는 것이 눈에 띈다. 지난 88년에 발표되어 지금까지도 독자의 관심을 끌고있는 중편 「겨울의 환」은 나이 들어가는 한 여성의 갖가지 떨림을 음악에서의 안단테 칸타빌레와도 같은 우아한 필치로 받아낸 것이 특징이다. 한 여성의 떨림을 「시간과 삶」의 출렁거림에 실어서 흔들림과 설렘,두려움으로 함축시키고 그안에 센티멘토(정감)와 스케르초(해학)를 담아 운명에 대한 외경심과 운명지향성의 무게로 소설을 이끌어나간다. ○현실·초현실 넘나들어 최초의 장편소설인 「형자와 그 옆사람」에 대해 시인 김화영도 비슷한 의견을 개진한바 있다.「다른 대다수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중년에 접어드는 한 여자의 일상에 관한 이 소설은 목마르게 삶의 중심을 찾는 몸짓과 느닷없는 환상의 떨림이 미묘하게 교차되면서 박명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반추상의 우울한 그림을 이루고 있다」고 「해설」에 쓰고있다. 이어서 평론가 권영민의 「김채원의 소설속에는 작가자신의 의식의 그림자가 환상처럼 드리워져있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가장 특이한 감성을 지닌채 일상의 테두리에서 언제나 머뭇거리고 있는 한 인간」이 작가자신의 의식의 흐름에 실려 현실과 초현실과 피안과 차안의 언덕을 자재로 넘나들기 때문이다. 그는 복합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형자와 그 옆사람」을 출간했을 당시 『현실적으로는 책이 많이 팔렸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그러나 『그 책을 읽었다는 사람을 한사람도 만나지 말았으면』했고 때때로 『아주 다른류의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과 아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두가지 마음에서 모순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찬물처럼 차갑고 풀잎처럼 연약해보이지만 고집이 센편이고 급진적이며 엉뚱한 면이 많아서 자신의 상상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인간의 상상은 얼마든지 실현가능한 일」이라고 고지식하게 밀어붙인다.이점은 일찍이 그의 소설을 추천하는 자리에서 원로 황순원씨가 「어떤 틀이나 관념에 매이지않고 독자적인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호감이 간다」고 예고한 것을 뒷받침해준다. 김채원은 「국경의 밤」의 시인 파인 김동환과 「흉가」「탄금」등의 주옥같은 단편으로 1940년대 문단을 풍미한 여류 최정희사이의 딸로 언니인 김지원도 소설가다.본명은 「달속의 선녀」인 「항아」에서 딴 항란,문단에서는 드물게 미모의 자매로도 유명하다. ○한때 일서 교편잡아 그가 유년에 살던 집은 꽃과 나무가 많고 아침이면 꿩이 마당에 내려오던 「동숭동 낙산 바로밑의 외딴집」으로 전란에 시달린후 「왠지 지붕은 진흙같은 것을 이고 점점 무거워지고 기둥은 점점 가늘어져서 바람부는 밤이면 집은 밤새워 사력을 다해 바람과 싸워야했고」 「어머니는 매일밤 좀도둑때문에 아귀가 맞지않는 마루문에 커다란 못을 박고는 아침이면 장도리로 다시 못을 빼곤 했다」고 돌아본다.6·25가 나던해 그집에서 『아버지 파인은 인민군에게 잡혀갔고 어머니는 새벽이면 머리맡에 불을 켜놓고 글을 썼으며 그런 집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필연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을까.그집이 우리를 품어 언니도 나도 글쓰는 사람으로 분만해 주었다』고 말한다. 한때는 절방에 누워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을 읽었고 이대 미대졸업후 일본에 건너가 도쿄에 있는 한국학교 미술교사,언니 김지원이 있는 뉴욕에 머물다가 다시 파리로 건너가 이응로 김창열씨등 파리화단의 화가들과 교분을 갖기도 했다.문단교류는 활발치 않으나 어머니 최정희여사가 살아계실때 그를 따르던 후배들의 모임인 정릉구락부의 이제하 김문수 서영은 김청조 김경옥 이재연 조문진 등과 친분이 있고 가족은 79년 시인 김영태의 중매로 만나 결혼한 백동규교수(아주공대 교수)와 그의 동화집 「장이와 가위손」의 「장이」인 아들 수장(고1)이 있다. 파인과 최정희의 후예답게 그는 「설익은 감을 씹듯 함부로 덤벼드는 혈기」나 「홍수와도 같은 구태의연한 이야기의 여울속에 허우적거리는 석연찮은」 여느 소설들과는 달리 「손에 잡히지 않는 공기처럼 투명하고 영롱한 문학세계」를 지향하여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의식있는 평자들의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한순간의 신선한 풍경 하나에도 소설을 찾아내어 「내면에 잠자고 있던 삶의 격정」을 일깨우고 「그만의 얘기,그만의 언어,그만의 접근방법으로 창의의 욕구」를 되살리는 작가다.「언제나 언어의 새로움과 소설형식면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그가 펼쳐낼 또다른 미지의 문학세계」는 시인 장석주에 의하면 「김채원이라는 작가를 가진 한국문학이 우리에게 베푸는 행복의 하나」가 아닐수 없다. 어떤 의견분분에도 불구하고 그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그의 소설에서 보이는 「이상스러운 차가움」,「비애에 가까운 차가움이 소설 도처에서 발견되는 때문」이며 들릴듯말듯 나지막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은 목소리속에 담긴 편광과도 같은 번뜩임,비실제조차 실제로 실현시키고야마는 진실을 향한 열정때문일 것이다. □연보 ▲1946년 경기도 덕소출생 ▲64년 이대부속고 졸업 ▲68년 이대 미대 회화과 졸업 ▲1972년 일본 도쿄 한국학교미술교사,도쿄(동경)대 외국인을 위한 클라스수업 ▲74∼75년 단편 「먼바다」「밤인사」로 현대문학소설 추천,도미,뉴욕 아트스튜던트리그 수업,단편 「얼음집」「자전거를 타고」「달의 손」발표 ▲76년 도불,김지원과의 자매창작집 「먼집 먼바다」(지식산업사)출간 ▲78년 귀국,단편 「밀월」「봄의 끝」발표 ▲79년 단편 「초록빛 모자」 「안개」 「나이애가라」발표 ▲1980년 단편 「가을 햇빛」 「산중기」 「묘약」발표 ▲81년 「오월의 숨결」 「물위에 어린 그림자」 「아이네 크라이네」 「오솔길로 가는 사람들」발표 ▲83년 단편 「공중에는 또하나의 다른 방이」 「가득찬 조용함」발표 ▲84년 작품집 「초록빛 모자」(나남)출간,단편 「애천」발표 ▲89년 중편 「겨울의 환」 「오후의 세계」발표,이상문학상 수상 ▲1990년 작품집 「봄의 환」(미학사)출간 ▲91년 중국여행,중편 「미친 사랑의 노래」발표 ▲92년 러시아여행,콩트집 「장미빛 인생」(작가정신)출간 ▲93년 수필집 「꿈꿀 시간 있으세요」(도서출판 전원),장편 「형자와 그 옆사람」(도서출판 창)출간 ▲94년 이라크와 지중해연안도시 여행,4인 에세이집 「사막,그리고 지중해에 바친다」(문학동네)출간 ▲95년 일본여행,작품집 「달의 몰락」(청아출판사)출간 ▲96년 장편창작동화집 「장이와 가위손」(한양출판)출간
  • 모내기 큰 차질… 올 작황도 어둡다

    ◎겨울가뭄에 용수난… 예년보다 2주 늦어/냉해까지 겹쳐 수확량 크게 줄어들듯 요즈음 북한은 모내기 독려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모내기가 예년보다 크게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모내기에 당정군뿐 아니라 사무원·학생등 가용한 모든 인적 자원이 총동원되고 있다. 지난해 수해까지 겹쳐 최악의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은 금년 농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그렇지만 올 농사는 싹수부터 틀린 것 같다.예년 같으면 벌써 끝났어야 할 모내기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데다 모가 한창 자라야 할 올봄의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모가 냉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게다가 지난해 수해로 매몰된 일반논과 다락논의 원상복구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모내기면적도 상당히 줄어들었으리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수해 논밭 복구 못해 북한의 모내기는 지난달 12일 남포시 강서구역에 있는 청산협동농장에서 처음 시작됐다.이날 모내기행사에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의장과 장철 부총리등 고위인사가 참석했다. 북한의 올 모내기는 과거와 비교해 출발시기는 비슷했다.지난해가 5월12일이었고 94년 5월5일,그리고 93년과 92년은 5월9일이었다.문제는 끝나는 시기다.그동안 북한 관영매체들이 밝힌 모내기 완료시점은 94년이 6월3일,93년 5월31일이었고 최악의 흉년이 든 지난해는 아예 밝히지조차 않았다. 올해의 경우 지난 6일 중앙방송이 『각지 협동농장에서 모내기 적기완료가 알곡소출증대의 관건이 된다는 판단 아래 모내기전투에 역량을 집중,4일현재 전국적으로 약 70%에 해당하는 논에 모내기를 끝마쳤다』고 보도했다.6일 뒤 평양방송이 모내기관련 소식을 내보내면서 모내기를 조기에 완료하기 위해 「총돌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을 뿐 실적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그후는 어느 정도 진척이 됐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예년에는 벌써 완료 이러한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북한의 올 모내기는 예년에 비해 2주일이상 늦어졌으리라는 것이 북한경제전문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지난 5월말 방북,농촌지역을 둘러보고온 미국의 북한문제전문가인 스티븐 린튼박사도 이달초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모내기실적이 매우 저조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모내기가 크게 늦어지고 있는 것은 일손이 달리고 겨울가뭄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한 데다 이앙기마저 모자라는 상황에서 그나마 연료부족으로 이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영농이 집단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주민이 「농사가 잘돼도 그만,못돼도 그만」이라는 풍조에 젖는등 농민의 근로의욕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도 모내기가 늦어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평년보다 3.8도 낮아 이상기온에 의한 냉해도 초반부터 심상치 않다.세계기상기구(WMO)에 보고된 북한 27개 지역의 지난 3월1일부터 5월20일까지의 기상자료를 과거 20년간의 평균치와 비교하면 올봄의 기온이 평년보다 최고 3.8도나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날씨와 관련,지난 5월4일 중앙방송은 『올해 날씨가 불리하고 비로 해서 모 생육이 떨어진 조건에서 모판온도를 높여주기 위한 여러가지 대책을 세울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이러한 냉해로 모가 엽고병에 걸린 지역이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수해입을 가능성 수해복구가 늦은 것도 모내기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일손·장비 및 유류부족등으로 북한은 아직 지난해의 홍수로 무너진 제방등의 수리시설과 유실된 논밭등을 제대로 복구하지 못한 상태다.그래서 예년만큼의 비가 내려도 홍수가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또 모내기를 마친 논이라 해도 비료와 농약이 크게 부족한 데다 농업용수마저 모자라 주민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밖에 토양의 산성화로 단위면적당 소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형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김운근 박사는 이러한 여러가지 정황을 감안할 때 북한의 올 농사전망은 매우 어둡다고 말하고 쌀농사가 또 다시 흉작이 될 경우 북한의 식량난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잡이 전투」 독려 지난해 북한의 곡물 총생산량은 3백40만t으로 추정되고 있다.여기에다 우리나라와 일본으로부터의 지원량을 포함한 외국도입량이 96만t이어서 지난해 총 4백41만t을확보했을 것이라는 게 우리정부당국의 추정이다.이는 94년의 확보량 4백84만t보다 43만t이 적은 양이긴 하지만 그래도 올 춘궁기까지는 견딜 만하다는 것이 정부관계자의 시각이다. 현재 북한은 모자라는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유엔을 포함한 각국에 식량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중국으로부터 적지 않은 곡물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그동안 신주처럼 떠받들어온 주체농법에서 과감히 탈피하지 않거나 영농방법을 구조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북한의 식량난해결은 요원하다는 것이 북한 경제전문가의 한결같은 지적이다.〈유은걸 연구위원〉
  • 종생부는 「학생등급 기록부」 아니다/문용린 서울대교수(서울광장)

    「5·31 교육개혁안」이 발표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주년이 되었다.교육 개혁위원회를 통해서 제안된 개혁안들이 교육부로 넘겨져서,어떤 것들은 이미 시행중에 있거나,다른 어떤 것들은 시범학교를 설정하여 실천가능성을 점검받고 있기도 하다.금년 봄의 「2·9개혁안」의 내용까지 포함하면 교육부는 지금 78개의 개혁과제를 놓고 그것의 시행방안 수립에 몰두하고 있다. 교육부의 전부서,전직원들이 사실상 78개의 개혁과제에 불철주야 전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교육부는 지금 온통 교육개혁의 정착과 착근에 정신을 쏟고 있다. 교육개혁위원회가 국민들의 엄청난 관심속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개혁의 아이디어를 펼쳐 보였다고 하면 교육부는 응달에서 그 뒷마무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78개 개혁안에 대한 시행절차의 구비에 있어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세가지인바,97학년도 대학입학 전형절차에서의 변동사항이 그 하나이고,나머지 두개는 학교운영위원회와 종합생활기록부제도의 도입에 관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97학년도 대입전형절차는 교개위가 제안한바대로 국·영·수 위주의 대학별고사가 전면적으로 사라지고,수능시험과 내신,그리고 순수한 논술시험을 주축으로 한 전형방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아울러 학교운영위원회도 여러가지 잡음이 끈질기게 나돌았으나 지난달에 확정된 각 시도별 조례로 말미암마 그 운영방식과 기능에 대한 이해가 안정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종합생활기록부 제도는 여전히 여러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그간 종합생활기록부를 놓고 두가지 중요한 견해차가 있었다.하나는 무엇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하는 종생부의 포맷에 관한 것이었고,다른 하나는 대학이 종생부를 입학전형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이런 두가지 이슈가 대체로 매듭지어가고 있었는데,바로 엊그제 새로운 문제가 터졌다.몇몇 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의 난이도를 조절해서 종생부에 기록될 학생들의 점수를 가급적 높게 해주려 기도했다는 것이다. 이런 부작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일반인들의 태도는 두 종류로 나타났다. 하나는 그런 부작용을 미리예견하지 못한 개혁안 입안자에 대한 나무람이었고,다른 하나는 종생부의 개혁취지를 악용하고 오도하려 한 학교 당국자들에 대한 나무람이었다.그러나 이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왜냐하면 일체의 부작용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교육개혁안을 정립하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닌 때문이며,또 자기 학생에게 유리하도록 노심초사 애쓰는 교사와 학교당국을 일방적으로 매도만 하기에는 우리 교육현실이 너무 입시위주로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의 종생부 파동은 한국교육의 문제점과 교육개혁 추진의 어려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첫째로 우리 국민 대다수는 교육에 관한 일반론을 펼칠 때에는 대단히 이상적이고,윤리적이며,공리주의적이지만,구체적인 각론 수준에 이르면 지극히 자기 중심적이고,이기적이며,비도덕적이기조차 하다.학생들은 1∼15등급화 하던 종래의 내신제도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새로이 도입되는 종생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던 학부모와 교사들이건만,자기 자녀와 학생에게 유리하기만 하다면,종생부의 취지쯤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 둘째로 우리 국민들과 교육자들은 경쟁의 논리와 성적우수자 중심의 교육에 너무 깊숙이 관행화 되어 있어서,배양의 논리와 기초학력도달 중심의 교육에 익숙치 못하다.종합생활기록부는 종래의 내신제도처럼 학생들을 서열화하자는 것이 아니라,학생 하나하나의 특성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두자는 취지하에 도입된 것이다.따라서 종합생활기록부의 내용이 타인과의 비교를 염두에 두고 기재된다면,이것은 종전의 내신성적과 하등 다를것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이번의 종생부를 에워싼 갈등은 이러한 고정관념과 잘못된 관행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몇몇 학교의 종생부를 둘러싼 잘못은 학교별로 그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하며,결코 그 부작용 때문에 선의의 대다수 학교에 획일화된 방지책을 강제화 시켜서는 안된다.문제가 된 해당학교에 엄중히 물어야 한다.도대체 누가 『중간고사 문제를 쉽게 내서 학생들의 점수를 높여주자』고 발설했는가! 그 사람을 찾아서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교육자다운 것이었는지를 다그쳐 물어야 한다.이제 학부모도,교사도,그리고 학생들 자신들 조차도 어떻게 하는 것이 「진실로 교육적」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그래야 교육개혁이 효과를 볼 수 있다.
  • 소설가 이청준(작가를 찾아:6)

    ◎“문학은 「불쟁의 멋」을 먹고 자라는 괴물”/70∼80년내 검열 피하려다 내 글도 복잡해져/현실이 험악할수록 문학이 꽃피는 덴 유리/신작 「축제」는 치매로 세상 떠난 팔순모모 초상치른 애기/창작의 고통은 천형 같아… 판소리 동화로 풀어쓰며 소일 그가 곁에 있다.그러나 어느 순간 저만큼 가 있다.분명히 함께 얘기하고 있었는 데….그러나 갑자기 야릇한 미소로 입꼬리를 치켜올리는 그.그와의 대화는 역광으로 거멓게 죽은 사진속 얼굴을 알아보는 일처럼 애를 닳게 만들었다.건너야 할 못이 왜그리 깊은지.「병신과 머저리」에서의 형,「이어도」의 천기자,「눈길」의 노인….자기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작가 이청준은 아무리 작은 일에도 허투루속을 내주지 않았다.그의 소설을 읽을 때처럼 그와의 대화도 꼬인 미로를 찾듯 양파껍질 벗기듯 진행됐다. 아파트1층에 자리잡은 이청준씨의 거실에선 베란다 창을 통해 만개한 4월의 백목련이 내다보였다.나른한 봄의 적막.이게 거추장스러운 듯 그는 슬며시 먼저 말을 꺼냈다.첫화제는 역시 신작 「축제」.소설을 쓰는동안 임권택감독이 영화화를 병행했다 해서 말그대로 화제가 됐던 작품.영화개봉일에 못미칠세라 그는 4월중순까지 꼼짝없이 원고에 매달렸었다. ○「서편제」멤버 재집결 『재작년 연말 우연히 임감독을 봤어요.인젠 유행을 좇아다니기보다 인생을 정리해보는 영화를 해야 겠다더군요.지나가는 말로 그해 11월 팔순노모 초상치른 얘기를 했는 데 이사람이 흥미를 보이더라구요.어머니를 두번 장사지내게 될 것 같아 껄끄러웠지요.한데 임감독이 「죄짓는 일 않겠다」해서…』 제법 알려진 얘기지만 작가의 노모는 말년에 치매를 앓았다.마침 임감독의 노모도 치매로 고생중이었다.작년 나온 작가의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는 치매노인의 죽음을 손녀딸의 눈으로 아름답게 그려본 동화.이를 테마로 육상효가 시나리오를 쓴 오정해 주연의 영화가 크랭크인했다.이래저래 「서편제」의 멤버들이 다시 모인 셈. 『영화와 조절을 해야 했기에 작품도 시간순으로 죽 써내려갈 수 없었지요.그래서 편지형식을 택했어요.임감독에게 매번 편지로 자료를주는 거지요.영화진도에 맞춰 보충도 할 수 있고 먼젓번 글에 해석도 달 수 있게끔 말이에요』 아버지를 일찍 여읜 작가에게 어머니는 곱건 밉건 유일한 근원이었다.지독한 가난의 부끄러움,게자루를 짊어진채 찾아든 친척집,젖은 속옷을 몰래 말리는 열적음….작품에 나타나는 이같은 사연들이 모두 어머니 체험의 변형이다.그는 늦게 어머니에게 빚이 많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축제」엔 노모의 중요한 패물로 비녀가 나와요.시집올 때부터 간수해온 이 비녀를 잃어버리곤 어머니는 걷잡을 수 없이 치매에 빠져들지요.한평생 부끄러움을 걸어잠근 이게 없어지면서 삶의 빗장이 풀려 그만 정신이 흩어져버리는 겁니다』 어머니의 물림인 부끄러움은 그에게서 섬세한 자의식으로 개발됐다.이 희귀한 자의식은 그 우울하던 70˘∼˘80년대 그를 당대의 대표작가로 만들었다.당시 그는 고도의 우회를 통해 시대를 꼬집은 지적인 작품들을 썼다.「소문의 벽」「비화밀교」「당신들의 천국」같은. ○실존과 사회 화해 모색 『억압이 심한 사회일수록 우화가 성하는법입니다.검열을 피하려니 내 소설들도 알게 모르게 복잡해졌어요.안된 말이지만 그런 점에서 현실이 험악할수록 문학이 꽃피는 데 유리하다는 말도 수긍이 갑니다.문학이란 불행의 멋을 먹고 자라는 괴물이지요』 의사소통의 기초인 말이 사람들사이에 혼선을 일으키는 현실을 비꼰 「언어사회학 서설」연작도 당시의 작품이다.그런가하면 이때 그는 응어리진 한을 소리를 통해 해원하려는 「남도사람」연작도 썼다.이청준의 가장 아름다운 단편에 속하는 「선학동 나그네」「서편제」가 여기 들어있다.두 연작은 마지막 단편에서 하나로 합쳐져 실존과 사회와의 화해를 꾀한다.그렇지만 이는 모두 지난 연대의 작품 아닌가. 인터뷰도중 초인종이 울리고 20대 여성 가스검침원이 찾아들었다.그는 작가집의 계량기를 체크하곤 집주인의 이름을 확인한다. 『이…창준이요? 그게 아니라 이청준이라구요』 영화 「서편제」쯤은 봤겠지만 그는 원작자인 작가를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작가 스스로 『이젠 많이 행복해진 것 아니냐』고 하는 시절,사람들이 점점 문학을읽지않는 요즘,작가는 아직도 화해를 모색하는 소설을 쓸까.그렇지 않으면 다른 관심사가 있는지.그는 넌지시 웃었다. 『20∼30대 때는 고전을 읽을 때「이것밖에 못했어? 난 이보다 나은 글 쓸 수 있을거야」했지요.그런데 나이들수록 소설쓰기가 고통스러워지더군요.창작에 따르는 노동이 어떨 때는 천형 같아요.그래서 긴 글을 탈고한 요즘은 한박자 쉴겸 아이들 글을 쓰고 있어요.수궁가·흥보가 같은 판소리 다섯마당을 동화로 풀어보는 거지요.판소리는 들을 수록 예술형태로 보태고 뺄 것이 없는 데 이를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아요.이 좋은 것을 누리게 하려면 어릴 때부터 접촉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완벽주의자답게 성기지만 멈추지 않고 그는 작업계획을 세워간다.그런걸 보니 「고통」을 말하지만 이 대작가가 쉽게 붓을 놓을 성 십지는 않다. ○“판소리는 완벽한 예술” 작가의 집을 나서자 기우는 햇살이 따가웠다.어두운 실내에서 나온 탓인지 흐린 빛에도 금새 눈이 시렸다.이 시린 햇빛을 말한 작가의 작품 「눈길」이 있었다.집안이 망해 다섯칸집을 팔아야 했던 어머니.도시에 유학중이던 중학생 아들은 눈치를 채고 귀향한다.하지만 어머니는 아무일도 없는 듯 돌아온 아들을 그집에서 밥먹이고 재운다.새주인에게 사정해 하루 집을 빌린 것.이튿날 새벽 눈길을 걸어 아들을 차부에까지 바래다 주고 돌아오다 마을어귀에서 주춤하는 어머니.더이상 돌아갈 집이 없어서가 아니다.햇살이 너무 눈에 시려서,시린 눈에 맑간햇살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라는 것.『이청준이 아니라 그의 고향과 어머니가 썼다』는 어떤 이의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적절한지 몰랐다.〈손정숙 기자〉 □연보 ▲1939년 전남 장흥군 대덕면 진목리에서 출생 ▲6세때(44년)막내동생과 맏형,8세때(46년)아버지 등 유년시절 잇단 가족의 죽음을 체험,심층정서에 큰 흔적이 남음 ▲광주서중(54년)광주일고(57년)졸업.서울대 독문과(60년)입학 ▲대학 1학년때 겪은 4·19는 그의 문학에 원형적 틀을 제공.평론가 김현과는 4·19세대의식으로 평생 긴밀한 문학적 연계. ▲4학년때 「사상계」신인문학상에 「퇴원」이 당선돼 등단(65년)졸업과 동시에 사상계 입사(66년)10여년간 근무 ▲대표작 「병신과 머저리」「별을 보여드립니다」「매잡이」「이어도」「당신들의 천국」「서편제」「눈길」「황홀한 실종」「잔인한 도시」「선학동 나그네」「새와 나무」「시간의 문」「비화밀교」「키작은 자유인」「인간인」 등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등 수상.
  • 강남제비(외언내언)

    「정이월 다가고 삼월이라네/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며는/이 땅에도 봄이 온다네…」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던 동요에서 처럼 제비는 봄의 전령이다. 음력 삼월삼짇날 전후에 어김없이 옛집을 찾아오는 제비는 까만 코트차림의 단정한 모습에 처마밑에 집을 짓고 새끼를 낳기 때문에 인간과 친밀하다.부부 금실이 좋고 다산이어서 더욱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우리들에겐 마음씨 착한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줘 부자가 되게 한 보은의 주인공이어서 친근감이 더욱 각별하다.민담으로,판소리로 널리 알려진 흥부전의 흥부형제는 남원인근에 실존했던 인물의 얘기라는 설이 있고 또 흥부의 무덤까지 전해지고 있다. 봄에 찾아와 여름을 지낸 제비들은 음력 9월9일 전후에 따뜻한 남쪽나라로 날아간다.제비가 겨울을 나는 「강남」은 태국을 비롯한 베트남·중국남부·.집단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제비가 떠나는 가을이면 마을 전선줄을 새카맣게 뒤덮는 무리들이 장관을 이루었다.마치 출정하는 병사들의 사열식같은 모습이었다. 서울 중랑구 묵동은 강남행 제비의최대 집결지.그러나 73년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하다가 78년쯤엔 찾아보기 힘든 정도가 됐다는 게 조류학계의 관찰보고다.89년엔 제비가 도심에는 아예 없고 농촌에도 희귀한 새로 변한다.80년 경기도 포천군 내촌면일대의 제비 6백마리에게 가락지를 끼워 보냈는데 이듬해 회귀율은 30%선.정확하게 옛집으로 돌아오는 제비의 속성이지만 제비들은 이미 한국을 기피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금년 삼월삼짇날(지난 20일) 서울의 제비소식은 감감하다고 기상청은 밝히고 있다.보고자의 눈에 전혀 띄지 않았다는 것.제비가 서울을 찾지 않게된 이유는 아파트군이 늘어나 서식처가 줄었고 둥지를 지을 진흙을 구할 수 없는 데다 환경오염으로 먹이인 곤충이 턱없이 줄었기 때문.환경오염으로 제비의 산란이 5∼6개에서 3개로 줄어들어 종족보존조차 위협하고 있다. 이제 서울은 강남의 제비가 돌아오기를 거부한 도시가 돼 버렸다.엽서한장 물고 봄소식을 전하기 위해 찾아온다는 동심속의 제비도 먼 얘기가 되는 것 같다.〈반영환 논설고문〉
  • 신선함이 그립다/임성렬 도서출판 신서원 대표(굄돌)

    어느 사이엔가 봄이 와 있었다.아직은 어설프기만한 많은 생명들이 나름으로 그 봄의 문을 열고 있다.봄볕,가슴 벌려 들이쉴 양의 봄바람,보송한 잔디,그리고 그 위에 어린 강아지와 한 아이가 놀고 있고,아이 부르며 달려오는 누이의 가슴에 노란 개나리 한아름이 더없이 신선한 봄이다. 오늘,우리는 그 봄볕과도 같이 신선함으로 다가서는 모든 일들을 그리워하는 것이다.주위 어디에건 설레이도록 향긋한 신선함이 없어보이는 요즈음에 더욱 그러하다. 사람이 세상을 지배하던 때가 있었다.사람만이 가지는 사랑도 존엄성도 숭고함도 있던 그런 세상이 있었다.그러나 이제는 그렇지가 못한 듯하다.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아주 하찮은 것들이라 여겨졌던 우리의 소중한 것들이 주위에서 사라지고만 그런 황량한 빈터만이 있을 뿐인 것이다.더욱 불행스러운 것은 그런 빈자리를 메우는 것들이 편협한 동물적 욕구의 잔해들이라는 사실이다.그만그만한 권력 그리고 돈,또다른 많은 자기만을 위한 것들을 오로지 하는 사람들,추행·공갈·사기·절도 등의 소식들이 모두그 잔해들이었다.그로 인해 모두는 놀라고 괴로워하고 두려워하고 슬퍼하는 것이다.마치 가위눌린 듯 놀란 아이처럼 말이다. 이런 일들은 점차로 사람들을 메마르게 하고,또 그런 세상이니 사람들은 메마를 수 밖에 없다.사람이 사는 곳에서라면 풋풋한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풀기없이 늘어진 우리 어깨,자조의 미소를 띤 얼굴들을 바라보면서 지금 우리에게는 흥을 북돋울만한 신선한 무엇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것이 무엇이라 해도 좋다.우리에게 신선함을 주면 그만이다.흥을 북돋워 주기만 하면 된다. 가지지 않은 사람도 불행해 하지 않고,가진 사람들은 갖지 않은 사람들을 위하여 더 많은 무엇인가를 주려고 하는 신선함,그리하여 그 많은,버릴 것 없이 진솔한 사람들이 우리 시대의 전면으로 튀어나와 우리에게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서기를 고대하는 것이다.
  • 「12·12」 「5·18」 4차공판­법정주변 스케치

    ◎노씨 “답변방식 지시말라” 항변/“80년 정국은 「물계엄」 상태” 답변에 폭소/전씨에 「좋아하는 친구」·「이분」으로 호칭 4차공판이 열린 1일 검찰은 노태우 피고인을 대상으로 1백60여개 항목에 걸쳐 5·17 비상계엄확대조치 등에 관한 직접신문을 했다.이로써 비자금사건과 12·12 및 5·18사건과 관련,노피고인에 대한 직접신문은 마무리됐다. ○…노피고인은 불리한 대목에서 『내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가 김영일 재판장과 설전.김재판장이 『피고인이 검찰신문을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말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하라』고 주의를 주자,노피고인은 『꼭 그렇게 말해야 하는 규정이 있느냐 』며 『내 소신대로 말하면 되지,재판장이 답변방식을 지시할 수 있느냐』며 대들기도. ○…노피고인의 답변으로 두 차례 폭소가 터졌다.검찰이 5·17 당시 중앙청 봉쇄 때 국무회의장에 무장헌병을 1∼2m 간격으로 배치하지 않았느냐며 당시 사진을 제시하자,이를 뜯어본 노피고인이 『내가 볼 때는(집총병력의 간격이) 3m가 넘는 것 같다』고 답변해 웃음. 또 집권 당시 「물태우」라고 불리던 노피고인이 80년 봄의 상황을 설명하며 『당시 지역계엄이 선포돼 있었으나 시위가 계속 격렬해지고 정부의 대처능력은 떨어지는 등 「물계엄」상태였다』고 답변해 역시 폭소. ○…그동안 전피고인을 꼬박꼬박 「전두환 피고인」이라고 부르던 노피고인은 이날 「좋아하는 친구」,「이분」으로도 불러 화해한 느낌을 주기도. ○…서초동 서울지법 앞에는 단골손님인 재야단체회원들이 4·11총선과 시위중 숨진 노수석군 빈소에 몰린 탓인지 모처럼 평화로운 분위기.서초경찰서의 관계자는 『전직대통령의 재판 이후 처음으로 시위가 없었다』고 말했다. ○…허화평 피고인은 최대쟁점인 「시국수습방안」의 실체에 대해 『아마도 당시의 각종 시국대책회의에서 일반적으로 논의된 내용을 보안사 요원이 취합한 것을 일컫는 말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한 뒤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5월4일은 일요일이어서 모임이 없었다』고 진술. ○…검찰이 내란과정을 집요하게 추궁하자 한 변호인은 『도대체대법원 판사에게 사표를 강요한 것과 내란혐의가 무슨 연관성이 있느냐』며 『검찰은 범죄혐의와 관련성이 있는 부분만 신문해야 한다』고 불평.이양우 변호사는 『시국수습방안이란 아예 없었으며,검찰에서 그렇게 진술한 권정달 당시 보안사 보안처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피력. ○…이학봉 피고인은 80년 8월 김영삼 신민당총재에게 은퇴를 종용한 배경을 「3김씨중 경상도 사람만 봐주려는 의도」라는 여론이 형성돼 문정수 비서를 통해 종용했다고 설명.국민연합 공동의장인 김대중씨는 학생시위의 배후조종혐의로,공화당총재인 김종필씨는 부정축재혐의로 구속,정계에서 퇴진시켰었다.〈박홍기·박은호·정종오 기자〉
  • 봄 나들이객 한껏 유혹/튤립축제 만발

    완연한 봄이다. 전국 놀이공원에서는 꽃의 계절 4월을 맞아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형형색색의 「봄의 화신」튤립으로 화려하게 단장,봄 나들이객들을 유혹한다. 이들 놀이공원은 이달 말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다음 달 중순쯤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를 튤립을 주제로 다채로운 이벤트와 풍성한 볼거리도 마련했다. ▷과천 서울랜드◁ 동장군을 헤치고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생동감 넘치는 봄소식을 전할 「튤립 페스티벌」을 다음 달 한달동안 펼친다. 세계의 광장에 조성된 튤립거리를 시작으로 2천여평에 조성된 동화의 꽃나라,2백50m의 꽃 터널로 화려함이 이어진다. 마칭밴드·동물캐릭터와 함께하는 튤립 퍼레이드와 루마니아 체조단의 공연및 저글러쇼,어린이 인형극 등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평일은 하오 7시,주말은 하오 9시까지 개장된다. ▷용인 자연농원◁ 다음달 1일부터 5월 5일까지 튤립의 나라 네덜란드의 이색 풍물과 함께하는 「튤립 축제」를 연다. 특히 올해 개장 20주년을 맞아 총공사비 90억원을 들여 6천평의 튤립원을 대대적으로 단장,「사계절 정원」으로 꾸몄다. 튤립원에는 튤립 2백90종을 비롯해 수선화·히야신스 등 6종 1백50만송이의 화초가 들어서 도시인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10여개의 테마분수와 30m 높이의 음악분수,1m까지 뛰어오르는 물보석 등이 장관이며 네덜란드 전통 민속공연과 미국 코믹농구팀「킹 찰스」의 묘기도 볼거리이다. ▷대구 우방랜드◁ 오는 23일부터 한달 동안 「튤립 페스티벌」행사를 갖는다. 튤립 50만송이가 공원을 화려하게 수놓는 가운데 그림그리기대회와 사진콘테스트가 열리고 개장 1주년을 기념하는 불꽃놀이(28일)가 밤하늘을 수놓는다.봄맞이 건강달리기대회와 얼굴 페인팅쇼,열기구 번지점프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곁들여진다.〈김민수 기자〉
  • 봄의 불청객 알레르기 예방 이렇게

    ◎경희의료원 김병성 교수 도움말 들어보면/알레르기 비염­꽃가루 등 피하고 식염수 코에 부리도록/기관지 천식­물 많이 마시고 항히스타민제 쓰면 도움/쏘는곤충 알레르기­야외에 나갈때 향수 등 사용하지 말아야 「알레르기의 계절」 봄이 왔다.통계에 의하면 알레르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20∼25%가 경험하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환절기만 되면 눈물,콧물이 나거나 재채기,코막힘증상,천식 등으로 호흡곤란을 겪는 사람이 많다.경희의료원 김병성교수(가정의학)의 도움말로 알레르기에 대해 알아본다. ▲알레르기성비염=원인은 매우 다양하다.대부분의 환자들은 가족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5세이전의 어린이에게 많이 생긴다.증상으로는 재채기,콧물,코막힘 등이 있으며 코막힘과 함께 두통이 있고 목뒤로 가래가 넘어가거나 코에서 악취가 난다면 비염보다는 축농증일 가능성이 높다. 치료방법은 우선 꽃가루,동물의 털,향수 등의 유발인자를 피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좋다.항히스타민제로 재채기,가려움,콧물 등을 개선할 수 있고 크로몰린소듐과비혈관수축제를 쓸 수 있다.생리식염수를 비점막에 뿌리면 도움이 된다. ▲기관지천식=천식은 여러가지 자극에 기도가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징인 질환으로 기도가 전체적으로 좁아져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바이러스감염으로 증상이 유발될 수 있으며 5세 이하의 천식이 있는 어린이는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감염으로 호흡곤란과 함께 호흡할때 쌕쌕,가르랑가르랑하는 소리를 내는 천명(천명)이 일어나기 쉽고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에게 천명이 더 잘 생긴다. 알레르기성 천식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이 되는 인자를 피하는 것.가래배출을 쉽게 하기 위해 물을 마시는 것이 좋으며 약물로는 교감신경자극제인 에피네프린 등이 있다.기관지확장제로 아미노필린제가 도움이 되며 스테로이드제,항히스타민제를 쓰면 좋다. ▲쏘는 곤충 알레르기=벌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곤충이며 꿀벌,땅벌 등에 쏘이는 것이 벌독알레르기의 흔한 원인이다.우리나라 한 농촌지역 조사결과 약 2.4%가 벌독알레르기에 의한 전신반응의 병력을 가지고 있다. 쏘인 자리에 독침이 박혀 있으면 꿀벌에 쏘인 것이고 다른 벌은 벌을 잡거나 벌집을 보면 구별이 된다.쏘였을때 알레르기증상은 대개 10∼15분내에 일어난다. 치료방법으로는 호흡곤란이나 저혈압이 있을 때에는 에피네프린 주사나 혈관수축제,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쏘인 곳이 팔이나 다리라면 상부를 압박대로 묶고 움직이지 않게한 상태에서 얼음을 올려놓는 것이 독액의 흡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벌독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야외에 나갈때 긴옷을 입고 향기나는 화장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현석 기자〉
  • 오늘 황사현상… “눈병 조심”

    「봄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날아든다. 기상청은 13일 『몽골 고비사막 동쪽에서 발생한 모래바람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 중북부 지방에 날아들어,이 날 밤부터 14일까지 다소 약한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황사는 봄철에 중국대륙이 건조해지면서 중국 북부의 고비사막,타클라마칸사막 및 황하상류의 흙먼지가 강한 상층기류를 타고 3천∼5천m 상공으로 날아 올라가 초속 30m의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현상이다.
  • 봄의 전령 동백꽃 가족나들이 손짓

    ◎이달하순부터 20여일 절정/상큼한 바다냄새 정취 더해/오동도·선운사 벌써 상춘 인파 「봄의 전령」 동백꽃이 남녘 곳곳을 붉게 수놓으며 북상하고 있다. 동백꽃은 해마다 음력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서 꽃망울을 맺기 시작,봄기운을 머금고는 4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루며 자태를 뽐낸다.긴 겨울 끝에 처음 대하는 꽃이라 보는 이들의 감동을 더해준다. 화사함과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봄맞이 가족 나들이로 동백꽃 기행이 제격이다. 동백꽃 명소로는 육지에서 첫 선을 보이는 남도 미항 여수 오동도와 북방 한계선인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가 꼽힌다. 오동도에는 벌써 전국에서 하루 1천여명의 상춘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이곳 동백꽃은 이달 하순쯤 만개해 온 섬을 붉게 뒤덮을 것으로 관리사무소측은 내다보고 있다. 여수시내에서 승용차로 10분거리의 신항에 위치한 오동도는 상큼한 바다내음과 두둥실 떠다니는 배들로 항구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동백꽃을 포함해 1백93종의 수종이 펼쳐져 있고 소목 사이사이에서 들려오는 새들의지저귐이 봄의 교향곡을 연출한다.소라·병풍·지붕바위 등 기암괴석 주변에는 동백나무가 자생,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등대옆 박제수족관에는 어류·패류 등 3천여종의 바다생물이 전시돼 어린이들의 산교육장이 되고 있다.유람선을 이용해 오동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도 있다.구항 주변에는 횟집이 즐비해 싱싱한 회맛을 즐길 수 있다. 선운사도 미당 서정주의 시에 등장할 정도로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선운사 입구 오른쪽 비탈부터 대웅전 뒤쪽까지 30여m에 걸친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184호)로 지정될 만큼 아름답다.선운사가 창건된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이후 심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변에 별다른 나무가 자라지 않아 순림에 가깝다. 이곳 동백꽃은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절정을 이루며 봄나들이객들의 발길을 끌게 된다.선운사입구에는 풍천장어로 유명한 민물장어집들이 밀집돼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이밖에 천연기념물(223호)로 지정된 거제도 동부면 몽돌밭 해변일대와 해남 대흥사주변 등도 동백꽃 명소로 이름나 있다.
  • 전인대 4차회의 개막에 부쳐(해외 사설)

    병자년 봄의 벽두에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8기 4차회의가 3일 북경에서 개막됐다.해마다 봄은 찾아오지만 올 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경제개발 9차5개년계획(9·5계획)의 첫 발을 내딛는 시기며 2010년까지의 (국가 사회경제발전)장기 목표의 기초를 확립하는 해이다. 지난해는 8·5계획의 마지막 해였다.등소평이 확립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이론및 당의 기본노선의 지도와 강택민동지를 중심으로한 공산당중앙의 영도아래 기회를 잡고 개혁을 심화하고 개발을 확대하고 발전을 촉진하고 안정을 유지해 사회주의 현대화건설을 이룩해 왔다.이미 95년에 2000년까지의 국민총생산제고 목표를 달성하는 업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같은 목표들에 대해 이미 정협은 두차례 서면을 통해 건의와 의견을 밝힌바 있다.지난해초 정협은 「정치협상,민주감독,정치참여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정협은 우리정치에서 「사회주의 민주」양식의 주요 역할을 한다.공산당영도의 다당제 합작및 협상과정에서 정협은 중요한 기구이다.중국인민의 애국통일전선 조직이며 각 직능별 전문성과 특징을 이용하는 조직이다.8·5계획의 실현에서도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이런 과정중에서 정협은 의견및 정보제출기능 강화를 통해 사회의견 반영을 확대하고 민주감독및 정치참여를 추진해왔다.애국민족정신을 드높이고 조국통일을 위한 각종 통로를 넓혀온 것도 정협이 해온 일이었다.곧 개최될(5일개최예정),제8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회의에선 이붕총리의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에 관한 9·5계획과 20 10년까지 (국가 사회경제발전)의 장기목표에 대한 심사·비준이 있게 된다.정협도 이붕의 관련내용 보고에 대해 토론하게 될 것이다.정협을 구성하는 학자등 전문가집단에서 이에대한 다양한 의견과 보고를 내놓을 것이다.이번 회의에서도 정협은 민주·실제에 대한 추구·단결등의 지도방침아래 각민족의 단결과 사상의 통일을 이뤄나갈 것이다.
  • 무너진 한 시대… 어디서 보상받나/전씨 비자금 재판을 보고…

    참으로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다.성경에 보면,『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었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았다』는 구절이 있다.한 사람 안에 모든 사람이 포함될 수 있다는 말이다.전두환이라는 한 개인 안에는 한 시대가 포함되어 있다.그러므로 한 개인이 재판을 받는 법정이 아니라 한 시대가 법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된 법정인 셈이다.법정의 전면,그러니까 재판부의 판사석은 공교롭게도 붉은 색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붉은 색은 피를 연상시킨다.형사재판의 대부분은 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므로 저렇게 붉은 색을 전면에 드러운 것일까.이번 재판도 국민들의 혈세와 관련되어 있다.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번 돈이 정당한 절차를 통하여 임금이나 세금으로 돌려지지 않고 재벌 총수의 비자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둔갑을 한 사건에 대한 재판이다.그야말로 둔갑술이 횡행하던 시대였다.대선자금 모금 계획을 세워서 각 기업에 몇십억원씩 할당을 하면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기업 하나 없이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그 엄청난 돈이 순식간에 대선자금으로 둔갑을 하였다. 이 역사적인 재판정으로 들어가는 절차 역시 삼엄하기까지 하였다.방청객 하나하나에 대한 철저한 검색이 이루어졌다.검색을 지휘 감독하는 사람은 부하들에게 「달걀이 포켓에 들어있는가 잘 봐」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강력한 권력 앞에 바위에 달걀을 던지는 기분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피고인을 향하여 달걀을 던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였다.그러나 어디 달걀 하나로 풀릴 울분이던가. 재판장이 피고인 전두환이라고 호명을 하자,일순 법정 전체에 긴장감과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잠시후 피고인 대기실 쪽에서 정리들의 인도를 받으며 전두환씨가 법정으로 들어섰다.전두환씨가 들어서는 문 위에는 비상구 표시등이 켜져 있었다.하지만 일단 법정으로 들어선 전두환씨는 더 이상 비상구가 없는 듯이 보였다.변호인들은 어떡해서든지 비상구를 열어보려고 애를 써보겠지만,검사들의 날카롭고 구체적인 신문 내용에 비추어볼 때 전두환씨는 비상구 찾는 일이 여간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전두환씨도 그것을의식하는지 아니면 오랜 단식의 후유증 탓인지 검사의 신문에 대답하는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약해졌다. 신문과 대답은 거의 일정한 틀을 따르고 있었다.모 재벌 회장으로부터 모처에서 어떠어떠한 명목으로 몇십억원 혹은 몇백억원을 받았지요 라고 검사가 물으면,전두환씨는 돈은 받았지만 그러그러한 명목으로 받지 않고 정치자금으로 받았다고 같은 대답만 반복하고 또 반복하였다.어쩔 수 없이 시인할 수밖에 없는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말로 방어하였다.그러다가 간혹 방청객들의 귀가 솔깃해지는 말을 토로하기도 하였다.1980년에는 기업인들이 돈을 가지고 와도 일체 받지 않고 돌려주었는데 그러니까 특정 기업만 키우려고 그런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기업인들이 투자를 하지 않아 경제가 침체되더라고 하였다.돈을 받지 않으니까 부작용이 생기더라는 말같이 들리기도 하였다.고개를 뒤로 젖혀가며 또박또박 대답하는 모습에서 전직 대통령의 권위를 잃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 같은 것이 엿보이기도 하였다.그는 재판장의 직권으로 주어진 10분간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피고인 대기실로 다시 나갈 때도 고개를 떨구지 않았다.그러나 엷은 물색 수의 속에서 전직 대통령의 권위는 무참히 무너져 있었다.경제논리와 정치논리가 난마처럼 얽혀 있던 한 시대가 무너져 있었다.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 모두가 법원 건너편의 삼풍백화점처럼 무너져 있었다.법정에서 한 개인의 죄는 어떤 모양으로든지 벌을 받겠지만 우리의 좌절감은 어디서 보상을 받을 것인가.입춘이 지난 하늘은 봄의 기운을 잃고 흐리기만 하였다.
  • 유가 배럴당 19달러 돌파/브렌트유/8개월만에 최고시세

    【런던 로이터 연합】 미국과 유럽의 날씨가 계속 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5일 세계 원유시장의 기준시가가 되는 브렌트 블렌드유의 가격이 8개월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9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날 하오 런던에서 2월 인도분 브렌트 블렌드유의 선물가격은 지난해 5월1일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19.07달러에 거래되다 19.04달러로 내렸다.그러나 이도 4일 폐장가격보다는 37센트가 높은 것이다. 지난해 최고 가격은 19.38달러였다.미국의 기준 원유인 웨스트 텍사스 중급유는 이날 이틀연속 20.00달러선을 넘어섰으며 곧 지난해 봄의 20.82달러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유 거래업자인 크리스토퍼 벨로우는 『추운 날씨와 다른 요인들때문에 원유시장이 커다란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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