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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봄바람과 봄비/임태순 논설위원

    봄바람과 봄비의 미덕을 소개한 사자성어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바로 ‘춘풍풍인’(春風風人)과 ‘윤물무성’(潤物無聲)이다. 방송통신대학교 김성곤 교수가 온라인 강의에서 소개한 것이다. 춘풍풍인은 ‘봄바람을 사람에게 불게 한다’는 뜻으로 제나라 재상 관중이 한 말이다. 양나라 재상 맹간자가 망해서 제나라로 왔을 때 단 세사람이 뒤를 따르는 것을 보고 봄바람과 같은 따뜻한 마음과 손길로 남을 도우면서 살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한 것이다. 정녕 봄바람처럼 항시 주위를 훈훈하게 하는 사람이라면 그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두보의 시 ‘춘야희우’(春夜喜雨)에서 유래한 윤물무성은 봄비는 만물을 적시지만 소리가 없다는 뜻이다. 봄비는 논밭을 가는 농부들을 위해 밤에 내리지만 가늘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으면서도 자신의 공로에 대해 자랑하지 않는 겸손의 미덕이 담겨 있다. 생명, 희망, 기쁨, 활기 등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봄바람과 봄비에 이러한 울림과 성찰이 숨어 있을지는 몰랐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봄비, 여심 촉촉히 적시다

    봄비, 여심 촉촉히 적시다

    봄비가 촉촉하게 대지를 적신 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이 진달래가 활짝 핀 교정을 걸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길섶에서] 도심 추억찾기/정기홍 논설위원

    엊그제 오후, 번잡한 도심을 뒤로하고 종로통 뒷골목을 찾았다. 뒷길들은 회색빛 빌딩 숲을 포근히 안고서 저마다의 민낯을 내밀고 있었다. 종로 골목을 찾은 것은 제법 오래전 이곳에서 살았던 데다, 정작 ‘다듬이 소리’ 같은 추억이 그리워서였다. 북어국 2000원, 이발료 3500원···. 탑골공원 뒷골목은 아직 1970년대의 골목길 정취를 그대로 지닌 듯했다. 생선구이, 찌개 등을 파는 간이포장마차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언제부턴가 이곳을 많이 찾는 어르신의 주머니 사정과 고령을 고려한 맞춤식 가게가 하나둘 자리한 것이다. 최근에는 추억의 도시락을 까먹으면서 철 지난 노래를 듣는 ‘5080 라이브 카페’도 들어섰다고 한다. 발길을 옮긴 지 두어 시간, 한 음식점에 걸린 시구가 눈길을 잡는다. ‘져주고 속아주며 오늘이 행복하면 그게 행복인 줄 알고 산다네, 네 주머니 넉넉하면 나 술 한잔 받아주고….’ 김두한이 주름잡던 ‘우미관’은 흔적이 없지만 종로통은 세월을 한 보자기 안은 채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봄비 오는 날, 친구와 이곳에서 막걸리 한 사발 주고받아야 할 것 같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길섶에서] 술비(酒雨)/서동철 논설위원

    전통사회의 농촌에서는 ‘봄비는 일비요, 겨울비는 술비’라고 했다. 겨울은 어차피 농한기라 일거리가 많지 않았겠지만, 비를 핑계로 쉬면서 막걸리 한잔 더 먹어보자는 심산에서 만들어낸 속담이었을 것이다. 나아가 요즘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비가 내리면 전집이 성시를 이룬다. 부침개에는 막걸리가 빠질 수 없는 노릇이다. 종종 들르는 전집 주인은 비 오는 날은 손님이 너무 많으니 되도록 오지 말라고 당부할 지경이다. 대중가요 속 겨울비는 이별이다. 로커 김종서는 “우울한 하늘과 구름 1월의 이별노래”라는 ‘겨울비’에서 “사랑의 행복한 순간들 이제 다시 오질 않는가”라고 절규한다. 싱어송라이터 임현정도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에서 “이별은 겨울비처럼 두 눈을 적시고, 지울 수 없는 상처만 내게 남기고…”라며 “나와 상관없는 행복을 꿈꾸는 너”를 절절하게 원망한다. 오랜만에 겨울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에서 이별의 눈물을 떠올리면 신세대, 주기(酒氣)가 발동하면 ‘쉰세대’가 아닌가. 아, 나는 쉰세대가 분명하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15년 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온 왕령 씨를 보고 첫눈에 반한 남편 전성호씨. 이들은 두 달간의 짧은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달랑 결혼사진 한 장으로 남은 결혼식. 그런 왕령씨 부부가 15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결혼 후 처음 처갓집을 찾아가는 성호씨는 미안함과 죄스러운 마음이 한가득인데…. ●김승우의 승승장구(KBS2 밤 11시 5분) 전국을 웃음바다로 만든 남녀 김준현, 신보라가 지난주에 이어 그들의 끝나지 않은 웃음만발 라이프 스토리를 펼친다. 김준현, 신보라를 위해 ‘개그콘서트’의 수장이자 ‘최고의 미모’ 서수민 PD가 출연한다. 그는 이들의 신인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개그콘서트’의 인기비결을 전격 공개한다. ●골든 타임(MBC 밤 9시 55분) 재인은 환자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민우를 위로한다. 민우는 ‘자신 앞에 올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환자를 대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이유로 병원 인턴에 지원한다. 민우와 재인에게 위급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동시키라는 인혁. 중증환자를 구급차에 싣고 가던 민우와 재인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는다. ●좋은아침(SBS 오전 9시 10분) 1960년대 미 8군에서 활동하며 ‘노란 샤쓰의 사나이’로 사랑받았던 가수 한명숙. 197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솔(soul) 가수이자 ‘봄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박인수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 이야기를 공개한다. 1960~1970년대를 주름잡았던 이들이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살아왔던 사연과 그들의 일상을 엿본다. ●아름다운 소원(EBS 오전 6시 30분) 청계천 8가에 위치한 황학동 시장. 이곳은 손때 묻은 중고 제품이 새 주인을 기다리는 곳이다. 30여년간 황학동 시장을 지켜 온 이성구, 봉구 형제. 형은 고장난 중고 기타를, 동생은 앰프를 수리해 판매하고 있다. 두 형제의 소원은 자신들이 정성을 다해 고친 제품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멜로다큐-가족(OBS 밤 11시 5분) 부산 남구 감만동에 방실이가 있다. 글래머러스한 몸매, 시원한 목소리가 영락없이 가수 방실이와 닮은 그의 별명은 ‘방쉬리’다. 온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방쉬리’ 신해숙씨는 유명 스타다. 무대에 서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는 노래를 놓지 않고 사는 데에는 가슴 저린 사연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 ‘코리아’ 순복 역 한예리 “노출 배역 들어온다면…”(인터뷰)

    ‘코리아’ 순복 역 한예리 “노출 배역 들어온다면…”(인터뷰)

    분단의 현실을 감동적인 스포츠 드라마로 그려낸 영화 ‘코리아’는 하지원·배두나라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들이 전면에 나선 작품이다. 관객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력을 자랑하는 그녀들에 기대를 걸고 극장에 들어서지만, 정작 영화가 끝난 뒤에는 유독 뇌리에 남겨진 낯선 얼굴을 떠올린다. 일명 ‘끝판왕’이란 수식어가 붙은 배우 한예리(29)다. 극 중 북한 국가대표 리분희 선수 역을 맡은 배두나와 함께 순박한 함경도 소녀 류순복 선수를 연기한 한예리는 전형적인 미인형의 얼굴도, 이름값 높은 스타도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연기를 보면 오롯이 느껴지는 진심이 있다. 그 진심어린 눈빛과 몸짓이 저도 모르게 뇌리에 남게 하는, ‘끝판왕’ 한예리는 그런 배우다. 추적추적 봄비가 내린 지난 14일, 작은 카페에 그녀와 마주앉았다. 사실 숱한 독립영화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해 왔지만, 상업영화계에서는 아직 신인인 한예리는 소속사로부터 매뉴얼대로 교육받은 듯한 여타 신인배우와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자유분방함 속에 깊은 내면을 감춘, 그러면서 신선하기까지 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눠 보니 ‘이 배우, 보통 내공이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기자: ‘겸업’이 한국 전통무용수라고 하던데, 어떻게 영화계에 오게 됐어요? -한예리: 대학교 2학년 때, 영화를 전공하던 학교 친구가 안무가 필요하다고 해서 도와준 적이 있어요. 인연이 돼서 연기를 조금씩 하다가 2007년에 오디션 보고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들어왔죠. 벌써 5년 차네요.(웃음) 기자: 독립영화 쪽에 있다가 엄청난 규모의 상업영화로 넘어오니, 다른 점이 있던가요? -한예리: 일단 스텝이나 연기자가 정말 많아서 놀랐어요. 또 텔레비전에서 보던 선배들과 연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다르고요. 최근엔 예쁜 옷 입고 무대인사하며 영화에 대해, 그리고 류순복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는게 매우 이색적이예요. 기자: ‘코리아’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예리: 다른 사람들은 파트너가 있지만(하지원-배두나, 이종석-최윤영 등), 전 혼자 가야만 하는 캐릭터였어요. 게다가 탁구로 인한 성장통을 겪고 우승에 큰 힘을 보태는 역할이었죠. 그런 나만의 드라마가 있다는게 너무 좋았어요. 기자: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끝판왕’ 한예리에 분명 관심을 갖게 되요.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려졌다는 사실을 느끼나요? -한예리: 사실 아직 아무도 못 알아보세요(웃음). 전 여전히 지하철이나 버스를 자주 애용하거든요. 스타가 됐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기자: 여전히 무용수로서 무대에 선다고 들었어요. 인간 김예리(그녀의 본명), 춤추는 김예리, 연기하는 한예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한예리: 장녀다 보니 집에서는 의젓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무용을 할 때에는 무대 위에서 완벽해지기 위해 냉철하게 노력하는 편이고요. 연기를 할 때에도 무용 할 때와 비슷하지만, 현장에서는 제가 막내다 보니 약간 어리광이 생기기도 해요.(웃음). 기자: 하지원씨나 배두나씨 등 가까운 선배들은 과감한 노출이나 섹시함을 강조한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본인에게 이런 작품들이 들어온다면? -한예리: 훌륭한 감독님과 시나리오, 스텝과 배우가 함께 한다면 아무 상관없어요. 좋은 작품에서 필요한 장면이라면 배우가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최근엔 윤여정 선배님이 영화 ‘돈의 맛’에서 과감한 노출 연기를 선보이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배우로서의 용기와 열정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정말 최고,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기자: 노출 연기 등 다양한 면에 있어서 연예계, 영화계는 여배우에게 힘든 곳이잖아요. 본인은 어때요? -한예리: 공개 연애는 힘들 것 같아요(웃음). 선배들도 연애하려면 구석에서 조용히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여배우라서 힘든 점도 있겠지만,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힘든 거라고 생각해요. 기자: 요새 시나리오 막 쏟아질 것 같은데. 코리아 이후에 어떤 작품이 기다리고 있나요? -한예리: ‘환상속에 그대’라는 독립 장편영화 촬영을 마쳤어요. 올해 부산영화제에 출품예정이라 하반기에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함께 작품 하고 싶은 남자배우 있어요? -한예리: (망설임 없이) 양조위! 국내에서는 황정민 선배님이나 최민식 선배님, 송강호 선배님, 김윤식 선배님 등과 촬영해보고 싶어요. (기자가 워너비 상대배우들의 평균연령이 너무 높은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하정우씨나 박해일씨, 이선균씨 스타일도 너무 좋아요. 그런데 하정우씨 빼고는 다 유부남 이시네요. 하하. 기자: 마지막으로 한예리의 1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예리: 저보다 12살 많은 선배님께 여쭤본 적이 있어요. 그 나이가 되면 사는게 나아지냐고. 그랬더니 선배님은 “더 힘들지만 어느 길로 가야되는지는 분명해진다.”하시더라구요. 열심히만 하면 시간이 흘러서 그 길을 잘 갈 수 있을 거래요. ‘좋은 배우’라는 타이틀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줘야지만 얻을 수 있는 거잖아요. 좋은 배우로 불릴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는 한예리로 살고 있지 않을까요? 글·사진=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5월은 잔인한 달/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 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5월은 잔인한 달/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 고용공단 이사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망각의 눈(snow)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알뿌리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다.’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시인인 T S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시다. 만물이 소생하는 아름다운 봄날인 4월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아마도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을 뚫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내 열매를 맺게 하는 생명체의 버거운 삶을 노래한 것이리라. 사실 올해 4월은 잔인했다. 19년 만에 4월에 서울에 눈이 내려 냉랭한 4월로 시작하더니 경찰청장까지 물러나게 한 수원 토막 살인 사건, 그리고 총선이 있었다. 어느 때보다 혼잡한 이합집산 과정과 폭로, 비방으로 롤러코스터 정국을 거쳐 왔다. 이제 가정의 달인 5월, 그 어느 달보다 사랑과 소통이 충만한 따뜻한 달이어야 하건만, 때 이른 무더위로 봄날은 온데간데없어졌다. 5월은 청소년의 달이기도 하다. 인생의 봄날에 해당하는 우리 청소년들도 마음껏 누려야 할 푸른 청춘의 날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은 아닌지 요즘 시국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걱정이 앞선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온 나라의 어른들이 한숨과 우려를 토로하고 뒤늦은 학교 폭력 대책을 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인한 달 4월 끝 무렵엔 여전히 학교 폭력과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린 중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랐고 카이스트의 한 대학생도 생때같은 목숨을 버렸다. 이런 일들이 가끔은 남의 자식 일로 여겨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필자에게는 아이가 셋 있다. 셋째인 아들 녀석이 올해 중학교 2학년이다. 요즘 세간에 회자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북한이 쉽게 남침을 할 수 없는 이유가 중2 학생들이 무서워서란다. 그만큼 질풍노도의 시기이기도 하고 그런 청소년들을 합당하게 돌보지 못하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희화화해서 표현한 것이리라. 어쨌거나 그럭저럭 학교생활에 무난하게 잘 적응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이 녀석이 요즘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한다. 딱히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야말로 심인성 스트레스 질환인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다. 실제로 우리 청소년들의 하루하루는 왕따·폭력·성적·진학문제로 시달리며, 더 나아가 대학을 가도 취업 전쟁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이제 곧 새로운 국회가 열린다. 4월이 선거로 공허한 외침만 있었고, 6월의 국회에선 대선정국으로 들어서는 기싸움이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복지, 장애, 가정의 문제 등 시급한 해결이 필요한 난제들이 뒷전으로 밀려날 공산이 크다. 혹은 너도나도 공약으로 남발한 복지 팽창의 이슈를 이제 정말 정책으로 옮겨야 할 판을 마련할 시점이 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3년도 정부 부처의 복지지출 요구예산이 10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복지예산보다 9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2016년에는 122조원까지 요구하는 형편이다. 총선 양상을 돌이켜보건대, 그리고 향후 대선 판도 장악을 위해 이러한 복지예산이 쉽게 줄지는 않을 것이다. 한번 늘어난 복지예산이 결코 축소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여러 선진 복지국가들의 예에서도 드러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최근 지방자치단체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방탄유리 뒤에서라도 근무해야 할 판이다. 복지 전산망 정비 등으로 부정 수급이 드러난 복지 관련 수급자들이 수급이 끊어지거나 축소될 경우 울분을 참지 못해 담당 공무원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선심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엄청난 조세 폭탄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20년 후엔 청·장년 3명이 벌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고 한다. 이미 대학등록금, 취업 스펙 비용 마련을 위해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청년들을 생각하면 참 암울하기 그지없다. ‘학교 다닐 때가 가장 좋았다.’라는 어른들의 옛말이 있다. 지금 청소년들에게는 정말 ‘옛말’이 되어 버렸을 것이다. 학교도, 학교 이후도 우울한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가장 화려한 청소년의 달 5월은 가장 잔인한 달인지도 모르겠다.
  •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강철 여인’ 배두나(33)는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영화 ‘코리아’(3일 개봉)의 언론 시사회에서 눈물을 쏟은 그녀는 자신을 가르쳐 준 탁구 선수들과 함께한 특별 시사회에서도 눈물을 비쳤다. 촬영 6개월이 지났건만, 여전히 그녀에게 영화 ‘코리아’는 각별하게 새겨져 있는 듯하다. 봄비가 내리는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눈물을 자주 보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원래 남 앞에서 우는 것을 안 좋아하는데, 탁구 선수들이 많이 오셔서 그런지 괜스레 눈물이 났다. 시사회 때도 중반까지는 영화를 객관적으로 보다가 후반 20분에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6개월 전에 (영화에 대한 감정을) 다 묻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너무 감정을 참았던 것 같다. →이야기한 대로 무뚝뚝한 북한의 탁구 영웅 리분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무표정 연기를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평소 일상에서 살아 보지 못한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영화 ‘플란더스의 개’의 현남을 비롯해 했던 역할의 대부분이 제가 동경하는 인물들이다. 이번에 분희도 마찬가지다. 스물세 살의 국가 탁구 영웅으로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외모는 뽀얗고 타고난 귀여움이 좋았다. →리분희는 실존 인물이자 현정화의 라이벌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인물을 어떻게 분석하고 연기했나. -실화 영화도, 실존 인물도 처음이었다. 단 한 장의 사진과 경기 실황을 가지고 리분희를 분석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리분희가 남한의 현정화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중계 카메라와 북한 선수들이 있어서 티를 내지 못했을 뿐,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마음은 따뜻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에게 리분희에 대한 힌트를 좀 얻었나. -현 전무님은 총감독이라고 불릴 만큼 영화의 시나리오부터 배우들 탁구 연습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리분희가 백핸드와 스카이 서브를 정말 잘했고 도도한 선수라고 말해 줬다. 스코어를 내고 기분이 좋아도 특별한 감정 표현도 하지 않고 기합도 넣지 않을 정도로 모든 상황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했다. ‘고요하고, 차분하게’라는 말이 굉장한 힌트가 됐다. →겉으로는 절제됐지만, 안으로 꽉 찬 연기가 돋보였다. -영화 ‘공기인형’도 그렇고 평소 감정을 표출한다기보다는 삭이고 참는 절제의 연기를 좋아한다. 마음이 텅 빈 것이 아니라 꽉 채우고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 그런 연기를 추구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리분희 역이 내 연기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실제 성격과 연기 패턴이 관련 있나. -나 자신이 너무 몰랑몰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딱딱한 갑옷으로 감추는 편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차갑게 대하고 무뚝뚝하다. 제 성격은 소심하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강한 여배우의 모습만 보여 주고 싶다. →하지만 일본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영화 ‘공기인형’에서는 파격적인 전라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연기할 때는 내가 생각해도 용감하다. 집에 와서 힘들어 머리를 싸매더라도 연기할 때는 과감하다. ‘공기인형’을 찍을 때도 촬영 현장에서 내가 벗었다고 해서 감독과 스태프들이 불편하고 쩔쩔매는 상황이 싫었다. 내가 먼저 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최선을 다하니까 분위기도 풀어지고 촬영도 빨리 마칠 수 있었다. →다시 ‘코리아’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영화는 199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남북 탁구 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1년 전 역사적인 경기 장면을 재현한 소감이 어땠나. -영광이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분단 상황에서 잠시나마 한 팀을 만들었다가 다시 떨어뜨려 놓는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현 감독이 그런 일을 실제로 겪었고, 내가 그것을 연기하는 당사자가 됐다는 사실이 영광이었다. 하지만 ‘코리아’ 촬영을 마친 뒤 다른 영화를 찍기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바로 떠났는데, 허물어진 베를린 장벽을 봤다. 서독과 동독의 통일 현장에서 부럽기도 하고, 우리의 현실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현정화 역의 하지원과 투톱인 만큼 연기 면에서 라이벌 의식은 없었나. -대결 구도가 절대 아니었다. 라이벌 구도를 의식했다면 서로 다른 사람이 찍을 때 보이지 않는 방향에서 연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울어 주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가 여자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할은 (지원) 언니가 수비수, 내가 공격수로 나뉘어 있었다. 언니가 앞으로 치고 나가면, 나는 수비수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는 데 집중했다. →분단 영화이자 스포츠 영화로서 감정 과잉을 우려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분명한 감동 코드가 있다. 물론 하려는 이야기와 의도가 보일 수도 있지만,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한국인의 정서가 적재적소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언젠가부터 한 핏줄, 한 나라였다는 것을 잊고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을 당연시하게 된 것 같다. 뭉치면 강한 나라인데…. 탁구 영화라기보다는 빠른 템포의 재미있는 요소가 들어 있는 영화다. 가볍게 보시고 감동도 느꼈으면 좋겠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세계적인 배우, 감독들과 함께 연기한 소감은. -휴 그랜트, 수전 서랜든 등 대배우들은 초조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 대인배적인 기질이 있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기획 자체가 기발한 영화다.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천재 같았고, 마치 한 사람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 앤디 워쇼스키가 나무 줄기라면, 래리 워쇼스키는 화려한 잎사귀 같았다. 대한민국 배우들은 강하게 단련돼서 그런지 현장에서도 성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배우로서 여러 문화를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10년 전에 이미 예쁘게 보이는 것은 포기했다는 배두나. 이제는 개성파 연기자라는 수식어보다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코리아’를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지만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는 배두나의 연기 드라이브를 기대해 본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봄비에 물든 女心

    봄비에 물든 女心

    봄비가 내린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에서 우산을 쓴 한 여학생이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꽃 군락 앞을 지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봄비’ 가수 박인수의 새로운 삶의 노래

    ‘봄비’ 가수 박인수의 새로운 삶의 노래

    ‘봄비/나를 울려주는 봄비/언제까지 내리려나/마음마저 울려주네/봄비’ 쥐어짜는 듯한 독특한 창법으로 애절함을 배가시킨 노래 ‘봄비’는 1970년대 히트곡이다. 신중현씨가 작곡하고 박인수(65)가 불렀다. 그는 이 노래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한국 최초의 솔(흑인음악) 가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 초, 노래 가사를 잊거나 무대에서 쓰러지는 일이 생기면서 그는 가요계에서 사라졌다. 그를 다시 만난 곳은 경기도 일산의 한 노인요양원. 이곳에서 11년째 투병 중이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KBS 1TV 인간극장은 23~27일 오전 7시 50분에 7080세대에 익숙한 이름, 박인수를 조명한다. 그는 6·25전쟁 당시 아버지와 형을 평북 길주에 남겨두고 어머니와 함께 남한으로 내려왔다. 피란길에 기차 안에서 어머니와 헤어진 그는 고아원과 미군 부대를 전전하다가 미국 어느 가정에 입양됐다. 그때가 12살이었다. 미국생활에 익숙해졌지만, 외로움과 향수는 여전했던 그는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채 한국에 돌아왔다. 미군 부대를 무대로, 뉴욕 할렘에서 접한 솔 창법을 선보이며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사단에 합류하고 ‘봄비’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러나 지금 그 남자의 ‘봄비’는 음정과 박자가 어긋나 있다. 11년 전 췌장암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저혈당 쇼크가 잦아지면서 생긴 뇌손상은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덩달아 겪은 단기기억상실증으로 하루에 약을 몇 번 먹었는지 기억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그는 홀로 병마와 싸웠다. 가수로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1970년, 부산에서 만난 복화씨와 사랑을 싹틔우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홀로 살아온 그에게 가족은 소중했지만, 늘 음악이 먼저였다. 결국 결혼생활은 5년 만에 끝났고, 복화씨는 아들과 일본으로 떠났다. 그는 다시 혼자가 된 것이다. 쓸쓸하게 투병하고 있는 그의 앞에 20여년 만에 아들이 나타났다. 아들이 수소문 끝에 아버지를 찾은 덕에 가족은 다시 모였다. 영혼을 노래하던 모습은 간 데 없이 기억을 잃은 초로가 됐지만, 보고 싶은 아내와 아들만은 생생히 기억해내는 희망을 보였다. 희망은 이제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3개월 전 그에게 가스펠(복음성가)을 주제로 한 기독교 음악영화 출연제의가 들어왔다. 영화 하이라이트인 뉴욕 할렘가의 ‘할렘 스테이지’ 공연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이었다. 복화씨는 투병 중인 그를 위해 동행을 결심했다. 30여년 전에 헤어진 가족을 만나고, 노래를 할 수 없어 떠나야 했던 무대를 다시 찾은 그는 과연 어떤 새로운 삶의 노래를 불러줄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울광장] 을지로 최 사장의 12월은/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을지로 최 사장의 12월은/최용규 논설위원

    여러 말 할 것 없이 민주통합당의 총선 패배는 사필귀정이다. 당 지도부가 처음부터 잘못된 길로 들어섰고, 칠흑 같은 어둠을 만났지만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죽은 노무현과 산 친노’라는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진영논리는 덫이 됐고, 정체성 공천은 재앙이 됐다. 잘못된 과거와 현재에 집착한 나머지 미래의 그림자조차 보여주질 못했다. 쓰나미처럼 밀고 들어온 젊은 층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자체 진단이 나왔지만 죽는 길을 고집했다. 이는 ‘새 정치’를 갈망한 민의에 대한 배신이다. 희망을 잃으면 절망이 싹트고, 절망감은 분노로 표출되기 마련이다. 이런 마음이 선거로 확인됐을 뿐이다. 이를 더욱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드러난 20대 투표율이다. 민주당이 잔뜩 기대를 걸었던 20대의 전국 평균 투표율은 총선 투표율보다 10% 포인트나 낮은 45%로 나왔다. 수도권이라 해서 서울(64.1%)만큼 다 높았던 것도 아니다. 인천(38.5%)과 경기(34.1%)의 투표율은 초라할 지경이었다. 믿었던 ‘주력군’이 정작 전장에선 무기를 버린 꼴이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활활 타올랐던 그들이 왜 외면했을까. 봄비 탓에 투표소를 찾지 않은 게 아니라 투표해야 할 이유와 의미를 찾지 못했다. 선거기간 내내 싸움질만 해댔지 이들이 갈망하는 미래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들에게 미래는 첫째도 좋은 일자리요, 둘째도 좋은 일자리다. 그 어떤 달콤한 복지공약보다 우선하는 가치다.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하고많은 날 쌈박질만 할 게 아니라 표를 주면 너희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내겠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려줬어야 했다. 그럼 장맛비가 내려도 한눈 팔지 않고 달려왔을 것이다. 신문 지면과 TV 화면에 등장한 동쪽은 빨강, 서쪽은 노랑으로 확연히 나뉜 지도는 보기에도 끔찍하다. 괴물처럼 다가온다. 사실 50대 초·중반이나 30, 40대만 해도 보수와 진보의 지긋지긋한 이념 전쟁에 적잖이 내상을 입었고, 치를 떠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안철수가 작년 가을 “국방은 보수, 경제는 진보”라며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던 ‘상식’을 말했을 때 한 줄기 희망을 본 세대가 바로 이들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민주당의 통합을 바라보며 상식을 기반으로 한 정치의 창조를 기대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과거의 울타리를 튼튼히 하고 성곽을 쌓는 데만 열중했다. 희망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던 이들은 신천지가 열리지 않자 원래의 ‘소속’으로 되돌아갔다. 총선 이틀 뒤였으니까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을 때다. 이날 을지로 상패 가게 최 사장이 손님인 필자에게 “총선 결과 어떻게 보느냐.”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건넨 명함이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돼 있으니까 뭘 좀 아는가 싶어 물었던 것 같다. 사실 웬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면 참 하기 어려운 얘기 가운데 하나가 선거 얘기다. 잘해야 본전이고, 그렇지 않으면 등을 돌리거나 사소한 말싸움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일도 있었다. 순간 당황했으나 “예상했던 일 아니냐.”는 필자의 말에 최 사장은 “바꾸고 싶었는데…” “이번엔 정말 바꾸고 싶었는데…”라며 낙담한 눈치다. 최 사장의 반응을 보니 그는 야당 지지자인 게 분명했다. ‘이번엔’이라고 강조하는 어투로 봐 열성 야당 팬인 것 같다. 이제 대선이다. 안철수의 묘한 움직임이 잠룡들을 깨웠다. 너나 할 것 없이 목소리를 내고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문성근 민주당 대표대행은 “이대로 가면 대선은 이긴다.”고 했지만 이대로 가면 진다. 그의 기대대로 되려면, 민주당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변화의 주체는 대선주자들의 몫이다. 통합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진영논리를 버리고 그들만의 정체성을 깨야 넓고 유연한 새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과거 이념에 집착하는 수구 진보, 수구 좌파로는 대선 승리는 요원하다. 지금 나오는 기계적인 중도론 역시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상식에 맞게 정강정책을 바꿔라. 그게 사는 길이다. ykchoi@seoul.co.kr
  • [4·11 총선 아름다운 낙선 2제] “88만원 세대 존재·진정성 대변” 삼보일배로 정치 변화 싹 틔워

    [4·11 총선 아름다운 낙선 2제] “88만원 세대 존재·진정성 대변” 삼보일배로 정치 변화 싹 틔워

    19대 총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앞.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마포을 지역구의 청년당 권완수(27) 후보가 조용히 삼보일배를 이어 갔다. 권씨는 ‘88만원 세대’를 대변하겠다며 총선에 출마했다. 고행을 선택한 이유는 정치판에 ‘작지만 큰 울림’을 주고 싶어서였다. 그는 “넘쳐 나는 후보자들의 공허한 약속보다 온몸으로 우리(88만원 세대)의 존재와 진정성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밝게 말했다. 선거기탁금 1500만원을 포함해 2500만원을 선거비용으로 썼다. 주변 사람들이 진정성을 믿고 후원해 주거나 흔쾌히 빌려 줬다. 2500만원을 쪼개 홍보물도 만들고 선거기탁금도 냈다. 돈이 모자라면 몸으로 때웠다. 취업, 학비, 교육문제 해결 등 청년을 위한 공약을 앞세웠지만 정작 청년들은 그를 외면했다. 지하철에서 명함을 돌릴 때도, 거리에서 큰절을 할 때도 그를 외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20대였다. 하지만 희망도 엿보였다. “망원시장에서 삼보일배를 하는데 상인들이 자리에 박스도 깔아 주고, 음료도 건네며 격려해 주시더라고요. 제게 ‘당신이야말로 아름다운 청년’이라고 위로할 때는 정말 가슴이 찡했어요.” 권씨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제적당했다. 학창 시절 한비야 같은 국제구호가가 되고 싶었고, 한때는 외교관을 꿈꾸기도 했다. 그러다 군대에서 읽은 책 속의 한 구절이 삶을 바꿨다. ‘이 세상 어딘가에 고통으로 흐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탓이다’라는 글귀였다. 이후 권씨는 안철수 교수 등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기획했고, 함께 일한 사람들과 청년당을 만들었다. 권씨는 선거에서는 패했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기존 정당에 참여하면 진보와 보수라는 도식적 프레임에 갇히고 만다.”면서 “변화의 싹이 당장 나올지 아니면 3년, 10년 후에 나올지 모르지만 청년들의 도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권씨에게 낙선은 단지 결과일 뿐 결코 절망은 아니었다. 김진아·명희진기자 jin@seoul.co.kr
  • 투표한 당신, 지하철 타고 떠나라~

    19대 총선투표일인 11일은 임시공휴일이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뒤 가족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봄나들이를 떠나는 것은 어떨까.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에는 봄비가 내리지만 오후에는 전국 대부분 맑을 것으로 보여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가까운 곳으로 봄나들이에 나서기에 좋다. 특히 이번주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도 벚꽃과 개나리 등 봄꽃이 활짝 펴 지하철을 타고도 쉽게 갈 수 있는 근교의 봄나들이 명소가 많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차량 정체와 주차 걱정이 없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봄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지하철 인근 봄꽃 명소를 소개했다.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1번 출구)에서 가까운 어린이대공원에는 수령이 오래된 왕벚꽃 나무가 가득하다. 동물원과 놀이시설까지 갖춰 자녀를 동반한 가족나들이에 최적의 장소다. 아차산 벚꽃을 보려면 아차산역(4번 출구)을 이용하면 된다. 2호선 당산역(4번 출구) 또는 5호선 여의도역(2·3번 출구)·여의나루역(1·2번 출구)를 이용하면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축제가 열리는 벚꽃길을 만날 수 있다. 오는 13일부터 이곳에서는 ‘한강 여의도 벚꽃 축제’가 열릴 예정인 만큼 미리 가보는 것도 좋다. 2호선 잠실역(2·3번 출구)과 8호선 잠실역(10번 출구)·석촌역(1·8번 출구)에는 철쭉과 붓꽃 등 야생화가 활짝 핀 석촌호수에 갈 수 있다. 호수를 둘러싼 5㎞의 산책로에 왕벚꽃이 만발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코레일에서 운행하는 수도권 전철을 타고 서울 근교에 가볍게 다녀올 수도 있다. 3호선 정발산역에 내리면 가까운 일산 호수공원에서 봄꽃을 보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26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세계 꽃 올림피아드를 주제로 한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린다. 1호선 수원역에 내리면 조선 정조대왕이 만든 수원 화성을 보며 벚꽃길을 걸을 수 있다. 수원역에서 내려 경기도청까지 15분 정도 걸어가면 팔달산 성곽을 따라 벚꽃길을 산책할 수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2] 총선일 오전 비 예보…어느 당에 유리?

    4·11 총선 당일 전국적으로 오전에 비가 내리다 개겠다는 예보가 나왔다. 궂은 날씨가 투표율과 선거 결과에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8일 투표일 전날인 10일 전국이 차차 흐려져 오후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 11일 오전부터 점차 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 측은 “봄비치고는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리겠다.”고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맑으면 나들이 가는 유권자, 특히 20~30대가 많아 투표율이 낮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이에 따라 정당과 후보자들은 투표 당일 날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현실이다. 날씨가 맑았던 15대 총선 당시 전체 투표율(63.9%)은 비가 왔던 14대 총선 투표율(71.9%)에 비해 8.0% 포인트 떨어졌다. 당시 20~30대 투표율은 9~13% 포인트가량 하락해 3~4% 포인트만 낮아졌던 50~60대 이상의 투표율과 대비를 이뤘다. 16대 총선 투표일 역시 맑은 날씨였고 전체 투표율은 57.2%로 떨어졌다. 15대 총선에 비해 50대의 투표율은 3.7% 포인트 하락한 반면 20~30대 투표율이 7~12% 포인트 떨어져 전체 투표율을 끌어내렸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이 젊은 층의 투표율이 꾸준히 낮아지던 흐름과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치러졌던 18대 총선은 역대 가장 낮은 46.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30대 투표율은 13~20% 포인트 줄어들어 전체 투표율 하락치 14.5% 포인트를 웃돌았다. 17대 총선 투표일은 맑고 화창했지만 20대 투표율은 44.7%, 30대는 56.5%에 달했다. 전체 투표율도 60.6%로 3.4% 포인트 올랐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정치에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17대와 18대의 경우 속설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날씨와 투표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17대 탄핵 총선에서 보듯 날씨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투표율을 좌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사제 서품 60주년 맞는 원로신학자 백민관 신부

    사제 서품 60주년 맞는 원로신학자 백민관 신부

    5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선 특별한 미사가 열린다. 올해로 사제 수품 60주년과 50주년이 된 신부 5명을 위한 축하미사. 이가운데 백민관(테오도로·85) 신부는 수품 60년을 맞는 서울대교구 원로 신학자다. 사제 생활 60년중 두차례 가톨릭대 신학대학장을 지낸 것을 포함, 50년을 신학교에서 살아 ‘신학교 귀신’‘신학교의 어머니’‘신학교 운영의 백과사전’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수품 60주년 축하미사에 앞서 3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대건관 숙소에서 노 사제를 만났다. 봄비가 을씨년스럽게 오락가락하는 아침, 백 신부는 기자를 반갑게 맞아 숙소로 안내했다. 사제 60년에 대한 특별한 감회라도 전할 성싶은데 노 사제의 소감은 의외로 덤덤하다. “일반인도 환갑이면 인생의 반환점을 돈 것이지요. 사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마지막 정리라도 해야할까요.” 짤막한 인사말이지만 그 무게가 묵직하다. ‘깨어 기도하라.’는 그의 사제 서품 성구 그대로 규칙을 거듭 강조한다. “그저 교회 안의 규칙을 따라 살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그 규칙의 강조는 사제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기준이자 어길 수 없는 삶의 방향일까. 거듭 규칙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백 신부는 후배, 후학들에게 “자유를 향유하라.”고 늘상 말하는 독특한 사제로 통한다. “자유롭게 산다는게 어디 멋대로 산다는 것인가요. 일반 사회도 마찬가지이지만 규칙을 잘 지켜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숙소 벽면에 제자들이 적어놓은 존경의 인사말들이 빼곡하다. ‘깜찍한 천재’‘쉼 없이 공부하는 부지런한 신부님’…. 제자, 후배들의 인사말은 험한 세상을 밝게 살아온 사제의 궤적을 고스란히 전한다. 황해도 장연 태생으로 상고를 졸업하고 덕원신학교에 입학했지만 날로 드세지는 북한 당국의 교회 탄압과 통제를 못 이겨 걸어서 단신으로 월남한 사제. 어렸을 적 목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간직한 채 월남 직후 곧바로 명동성당을 찾아갔단다. 6·25전쟁중인 1952년 12월 피난지 부산에서 전 원주교구장 고 지학순 주교와 단 둘이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후 서울 가회동성당 보좌와 돈암동성당 주임을 맡은 것을 빼놓곤 50년간 줄창 신학교 교수로 살아왔으니 ‘신학교 귀신’이며 ‘신학교의 어머니’란 별명이 따라붙는 게 당연해 보인다. ‘높은 종탑이 있는 성당에서 살면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 사제 서품을 받던 날 백 신부가 세운 두 가지 소원이다. “평생을 신학교에서 보냈으니 높은 종탑이 있는 성당에서 살고 싶다는 소원은 이루지 못한 셈이네요.” 그래도 벨기에와 프랑스 유학을 다녀왔고 신학교 학장을 두 번씩이나 지냈으니 공부하는 사제의 꿈은 이뤘다며 웃는다. 60년 전 ‘공부하는 사제’의 원을 세웠다는 그가 한국천주교에 일궈 놓은 업적은 즐비하다. ‘기도문’과 ‘미사통상문’ 개정작업, ‘공동번역 성경’ 출판을 도맡았던 인물. 그중에서도 무려 15년간 홀로 고된 작업을 벌여 팔순의 나이에 세상에 내놓은 ‘백과사전-가톨릭에 관한 모든 것’(2007년)은 가장 보람된 일이다. 그 작업은 그의 오른쪽 눈을 빼앗아갔지만 한국천주교에선 그 누구도 출간을 시도하지 못했던 걸작으로 기록된다. 이젠 책을 보기도 힘들 만큼 시력이 나빠졌지만 빠짐없이 아침, 저녁 미사를 홀로 드린다고 한다.그래도 “매일 한강변, 성북천을 1시간반쯤 걸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백 신부. “부모 형제들과 떨어져 이산가족이 된 아픔은 큰 고통”이라고 말한다. 뼛속까지 사제인 그도 혈육의 정은 어쩔 수 없나보다. 지난 2009년 ‘백과사전’ 출판의 공을 인정받아 수상한 ‘가톨릭학술상’ 시상식장에서 “하느님의 특별한 가호로 흰머리가 생겼다.”는 말을 남겼다는 백 신부. 그는 인터뷰 말미에 “다시 태어나도 사제가 되겠다.”고 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총선 격전지를 가다] 서울 송파을/송파병

    [총선 격전지를 가다] 서울 송파을/송파병

    4·11 총선에서 여야가 서울 잠실벌에서 ‘뺏느냐 뺏기느냐.’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송파을과 송파병에 맞춰진다. 송파을은 새누리당의 텃밭인 ‘강남벨트’(강남·서초·송파구)를 형성하는 대표 지역이다. 반면 송파병은 지난 24년간 민주통합당 출신 의원을 배출한 ‘강남 속 비강남’ 지역이다. 여야 모두 수성과 도전의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의석 1석’ 이상의 의미를 갖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은 강남벨트 7개 선거구 중 이들 지역에만 현역 초선 의원을 배치했다. 각각 유일호 후보와 비례대표 출신 김을동 후보다. 민주당은 천정배 의원과 정균환 전 의원 등 4선 관록의 중진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후보들 입장에서는 피 말리는 선거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 3일 각 후보들이 봄비를 맞으며 새벽부터 길거리에서 수중 유세전을 펼친 이유이기도 하다. 송파병의 김을동 후보는 유권자를 향해 “충성”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를 ‘트레이드 마크’처럼 활용하고 있다. 김 후보는 “강남권에서 경제 양극화가 제일 심한 곳”이라면서 “민주당 텃밭을 자갈밭으로 만들고, 변화를 통해 다시 옥토로 변모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균환 후보는 유세차량에 ‘MB정권 심판하자’, ‘불법사찰 심판하자’는 문구를 넣어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정 후보는 “김 후보가 탤런트 출신이라 초반 인지도는 높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경제를 파탄 낸 현 정권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리면 판세가 우리에게 넘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후보는 정 후보에 대해 “호남에서 4선까지 한 중진 의원이 다시 야당의 텃밭 지역에서 출마하는 게 요즘 정치권 패러다임에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김 후보는 국민 탤런트다. 그러나 국회의원으로서 큰 일꾼이 되기에는 자질이 부족하다.”면서 “김 후보가 정책 토론회를 거부한 것도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박탈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핵심 공약에 대해 “문화·예술·교육 도시로 발전시킬 것”이라면서 “기존 상권에 문화·예술을 접목시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후보는 “하남보금자리주택지구와 위례신도시가 들어서면 교통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광역교통정책을 세우겠다.”고 역설했다. 김규원(56·여·마천동)씨는 “이 지역은 너무 낙후돼 있기 때문에 지역을 발전시킬 인물을 뽑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에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고웅(65·거여동)씨는 “한두 사람 바꾼다고 이 지역이 변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집권 여당이 바뀌어야 제대로 바꿀 수 있다. 정 후보가 낫다.”고 말했다. 송파을에서도 유일호 후보와 천정배 후보가 날선 대치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유 후보는 수성의 방패로 ‘지역 일꾼론’을, 천 후보는 공략의 창으로 ‘큰 인물론’을 각각 들고 나왔다. 유 후보는 “천 후보는 이곳에 온 지 4주밖에 안 된다.”면서 “지난 4년간 주민들과 대화를 해 온 내가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지역구 사정을 모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가 비전과 역량을 가진 내가 지역 문제도 잘 풀 수 있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또 지역 최대 현안인 재건축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유 후보는 “재건축 문제가 숙원 가운데 숙원”이라면서 “지역을 잘 알면서도 경제 전문가인 내가 문제를 풀 적임자”라고 말했다. 반면 천 후보는 “서울시가 주도권을 쥔 사안”이라면서 “서울시장과 신속하게 담판 지을 수 있는 게 바로 나”라고 말했다. 두 후보의 인물론과 역할론에 대한 주민 반응도 엇갈린다. 윤효진(42·여)씨는 “천 후보가 경륜과 중앙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도 잘 해결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윤은주(31·여)씨는 “천 후보는 아직 경륜에 비해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유 후보의 성실함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성원·이범수기자 shjang@seoul.co.kr
  • 제주의 또 다른 풍경…올레길은 많이 봤잖아

    제주의 또 다른 풍경…올레길은 많이 봤잖아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엔 연중 100일 안팎 비가 내립니다. 눈은 15일가량 옵니다.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을 경우 하루나 이틀은 궂은 날씨와 만나게 된다는 뜻이지요. 비 오는 날엔 꼭 찾아야 할 곳이 있습니다. 폭포지요. 수량이 더해진 만큼 평소 보다 훨씬 장쾌한 자태를 뽐냅니다. 특히 70㎜ 이상 많은 양의 비가 내린 뒤라면 서귀포의 엉또폭포를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건천(乾川)인 탓에 평소 물이 흐르지 않다가도 중산간 지역에 비가 집중되면 높이 50m짜리 폭포로 변하는데, 그 자태가 여간 빼어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텐트 안에서 비 ‘듣는’ 소리를 ‘듣는’ 맛이 각별한 글램핑, 빗물에 씻긴 유리 조형물이 보석처럼 빛나는 제주유리박물관 등 새로 생긴 시설들을 돌아본다면 비 오는 제주의 또다른 맛을 느끼게 될 듯합니다. ●봄비가 선사한 풍경의 보물 엉또폭포 서귀포엔 폭포가 많다. 천제연(22m), 천지연(22m), 정방(23m), 소정방(5m) 등 명자깨나 날리는 제주의 폭포들은 죄다 서귀포에 몰려 있다. 여기에 강정동의 엉또폭포를 더해 제주 5대 폭포라 한다. 명성으로야 엉또폭포가 가장 뒤지지만 높이에선 가장 앞선다.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높이 50m로, 도내 자연 폭포 가운데 가장 높다. 엉또는 제주 사투리 ‘엉’(작은 바위 또는 작은 굴)과 ‘또’(입구를 뜻하는 ‘도’의 센 발음)의 합성어다. 폭포 바로 옆에 굴이 뚫려 있어 엉또폭포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올란지내’라고도 부른다. 제주올레 7-1코스가 폭포 주변을 지나면서 점차 세상에 알려졌다. 엉또폭포는 일정한 수량을 유지하는 여느 폭포와 달리 비가 많이 내린 뒤에야 볼 수 있다. 폭포 자체가 건천이기 때문이다. 보통 강수량 70㎜ 이상이어야 한다고들 하지만, 50㎜ 정도만 내려도 제법 그럴싸한 폭포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다만 엉또폭포 위쪽의 중산간 지역에 비가 집중되어야 한다. 목재 데크가 깔린 산책로를 따라 5분 정도 가면 숲 가운데서 느닷없이 엉또폭포가 뛰쳐나온다. 세찬 물줄기가 벼랑 끝에서 흰 포말을 만들며 ‘엉알’(폭포 아래 움푹 파인 웅덩이)로 떨어져 내린다. 장관이다. 규모로나 자태로나 천지연 폭포 등에 뒤질 게 없다. 울창한 난대림에 둘러싸인 덕에 신비로운 느낌 마저 든다. 설령 비가 오지 않더라도 아쉬울 건 없다. 폭포의 물줄기 못지않게 아름다운 진입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엉또폭포는 오랫동안 세인의 시선에서 비켜서 있었다. 그 덕에 폭포로 들어가는 악근천 상류에 천연 난대림이 잘 보존되어 있다. 폭포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친 기암괴석을 보는 것만으로도 발품 판 게 아깝지 않다. 게다가 제주에서 입장료 받지 않는 곳이 어디 흔한가. 엉또폭포는 아직까지 입장료를 받지 않아 더 고맙다. 서귀포 신시가지 종합경기장에서 중산간도로를 따라 800m 정도 서쪽(중문 방향)으로 가면 엉또폭포 입구 팻말이 있다. 이 팻말을 따라 1㎞ 쯤 북쪽으로 들어가면 월산마을이 나온다. 곳곳에 표지판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폭포 인근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서귀포시 관광진흥과 (064)760-2656. ●“우리 모영 놀게 마씸”(우리 모여서 같이 놀아요) 제주엔 볼거리, 놀거리가 많다. 가족이나 연인 등 개별 여행자들에겐 그렇다. 그런데 단체가 제주를 찾는다면 어떨까. 그간 외국 관광객처럼 줄 서서 관광지 둘러보는 것 외에 단체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반성에서 나온 것이 마이스(MICE·국제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상품 활성화다. 요즘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가 각별히 신경 쓰는 분야로, 수학여행 이외의 직장인과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관광 상품 개발과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지난 22~23일 전국 여행업체 관계자 등 70여명을 초청해 제주도 내 관광지에서 관련 상품 시연회를 연 것도 그 일환이다. 시연회는 팀 빌딩(Team Building)과 테마파티, 이벤트 공연 등의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각각 이름과 형식은 다르지만, 단체가 모여 즐기고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팀워크를 다진다는 맥락은 똑같다. 지금까지 개발된 마이스 상품은 팀 빌딩 25개, 테마파티 16개, 이벤트공연 16개 등 모두 57개다. 팀 빌딩은 단체 정신을 고취하는 조직강화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말만 바뀌었을 뿐, 예전 MT(Membership Training)를 떠올리면 알기 쉽다. 리허설은 일출랜드에서 개발한 ‘우리 모영 놀게 마씸’ 중심으로 이뤄졌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주최한 MICE 상품 응모전에서 1위를 차지한 상품이다. 일출랜드의 너른 공간을 활용해 해녀 물질 옷 갈아입기, 물허벅 채우기, 정낭걸기, 돌하르방 찾기, 염색체험 등 팀별 미션을 벌인다. 최대 200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테마파티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것은 제주유리박물관의 ‘투명유리 청정제주의 신비를 담다’였다. 유리공예 체험을 통해 유리의 역동적인 변화를 발견하는 동시에, 유리 조형물들이 전시된 공간에서 다양한 테마의 파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신혼 부부를 위한 ‘렉씨웨딩 샹그릴라’, 생각하는 정원에서 개발한 ‘제주갈라테마파티’, 프시케 월드의 ‘어메이징 레이스(몸으로 익히는 제주어)’ 등의 프로그램도 선을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홈페이지(www.hijeju.or.kr) 참조. ●럭셔리한 캠핑 ‘글램핑’ 트렌드 선도 요즘 제주의 새로운 아웃도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게 ‘글램핑’(Glamping)이다. ‘호화로운’(Glamorous)과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아프리카 같은 오지의 화려한 텐트호텔에서 머물며 승마, 요트 등 고급 레저를 즐기는 걸 일컫는다. 글램핑을 처음 선보인 곳은 제주신라호텔이다. 2010년 10월 첫선을 보였던 ‘호텔 캠핑’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당시 제주신라는 숨비정원 한쪽에 ‘캠핑 존’을 마련, 텐트와 셀프 바비큐 시설을 설치했다. 이게 이른바 ‘대박’을 쳤다. 최근엔 수도권 등지의 특급 호텔은 물론, 일반 레스토랑에도 ‘글램핑 존’이 들어서고 있다. 제주발 글램핑 열풍이 뭍에까지 상륙한 형국이다. 글램핑 존은 캠핑 존 위쪽, 그러니까 서귀포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숨비정원에 총 8동이 조성됐다. 호텔 객실 크기의 카바나형 텐트는 바닷바람에도 거뜬한 방풍 재질로 만들어 졌다. 텐트 안에는 고급 가구와 턴테이블 위에서 LP판이 돌아가는 오디오 시스템, 피로를 푸는 족욕기 등을 갖췄다. 바비큐 재료도 한결 고급스러워졌다. 샴페인과 거위 간 테린 카나페 등으로 입맛을 돋운 뒤 바비큐가 이어진다. 꽃등심과 흑돼지 오겹살, 그리고 전복, 바닷가재 등 해산물과 단호박, 고구마 등 채소가 제공된다. 고객이 직접 요리하는 게 기본이지만, 호텔 셰프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레저 전문 도우미 GAO(Guest Activity Organizer)와 함께하는 아웃도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올레길 트레킹, 노르딕 워킹, 승마, 요트 등 20여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간단한 다과와 음료가 들어 있는 배낭, 스틱 등은 호텔에서 준비한다. 참가비는 2만∼5만원. 글램핑 존은 오후 6시 입장해 자정까지 이용할 수 있다. 어른 1인 10만원(2인 이상 가능), 어린이 3만 5000원. 글램핑&트레킹 패키지는 34만~47만원(세금·봉사료 별도). 2박 이상부터 가능하다. shilla.net/jeju, 1588-1142. 글 사진 서귀포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프로축구] 에닝요 골…골…전북 “왕좌 보인다”

    [프로축구] 에닝요 골…골…전북 “왕좌 보인다”

    프로축구 K리그 전북과 울산의 챔피언결정전은 ‘닥공’(닥치고 공격) 전북의 창과 짠물수비 울산의 방패 대결로 예상됐다. 하지만 3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1차전은 창과 창의 대결이었다. 봄비처럼 내리는 겨울비 속에서 양팀이 쉴틈 없는 공방전을 펼쳤다. 전북만 공격의 팀이, 울산만 수비의 팀이 아니었다.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챔피언결정전의 묘미를 100%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에닝요가 2골을 넣으며 전북이 2-1로 이겼다. 원정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전북은 오는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비기거나, 0-1로 져도 2009년에 이어 2년 만에 프로축구 왕좌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우승팀은 1, 2차전 경기 결과를 합산해 정해지는데, 올해부터는 원정다득점 원칙이 적용돼 원정에서 두 골을 넣은 전북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 오히려 전반은 울산이 주도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의 우려대로 전북은 25일 만에 열린 실전에서 경기감각을 되찾지 못했다. 반면 울산은 전반까지 체력부담이 없었다. 울산은 전반에만 3번이나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전반 15분 최재수의 일대일 찬스, 32분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날아간 골, 40분 골대를 때린 이재성의 헤딩슛은 울산의 뇌리에 쉬 지워지지 않을 아쉬운 장면이었다. 전북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두 차례 프리킥 기회를 얻었지만 키커로 나선 에닝요의 슈팅이 수비벽에 막히고, 살짝 빗나가면서 선제골의 기회를 놓쳤다. 승부는 전북이 경기감각을 되찾고, 6강플레이오프부터 혈전을 치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울산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 결정됐다. 전북은 전반 7분 에닝요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루이스가 에닝요에게 패스한 것을 에닝요가 발뒤꿈치로 재치 있게 이동국에게 연결한 상황에서 울산 중앙 수비수 이재성이 이동국을 반칙으로 막아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에닝요는 골키퍼 김영광을 완벽히 속이고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울산도 쉬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18분 곽태휘가 프리킥을 그대로 골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북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이동국의 반칙으로 프리킥을 만들어 낸 곽태휘는 기습적인 오른발슛으로 전북의 골문을 열었다. 무승부 분위기가 짙어지던 후반 34분 에닝요의 두 번째 골이 나왔다. 에닝요는 울산 수비수 이재성이 머리로 걷어낸 것을 가로채 페널티지역 안으로 치고 들어오다가 벼락 같은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골키퍼 김영광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에닝요의 골을 지켜만 봤다. 이게 결승골이 됐다. 울산은 이날 고슬기와 이재성이 경고를 받아 챔피언결정 2차전에 나올 수 없게 됐다.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최 감독은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었지만 전반을 무실점으로 넘긴 게 승리의 요인이 됐다.”면서 “우리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전 승부는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남은 홈경기에서 90분 동안 흐트러지지 않도록 준비해 우승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체력적으로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면서 “최근 세 차례 원정 경기에서 이긴 만큼 2차전 원정 경기도 이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신중현 “세계에 내 음악성 알리고 싶은 의욕 불타”

    신중현 “세계에 내 음악성 알리고 싶은 의욕 불타”

    “오랜 시간 한국적인 특성을 살리면서 세계 공통의 록 문화에 다가가는 데 주안점을 뒀어요. 비로소 제 음악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은 의욕이 불타네요.” ‘록의 대부’로 불리는 기타리스트 신중현(73)이 27일 월드 앨범 ‘아름다운 강산:대한민국 신중현의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의 전 세계 출시에 앞서 이 같은 바람을 전했다. ●“운이 좋은 건지… 기적 같은 일 일어나” 고희를 넘긴 나이에 해외 시장에서 첫 앨범을 선보이는 그는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펜더 커스컴숍 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대중음악 초창기 때부터 세계적인 음악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음악을 해 왔다.”면서 “몇 번 좌절을 겪으며 실망도 했고 오랜 세월 고생도 했다. 운이 좋은 건지 (음반을 내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기뻐했다. 이번 앨범은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음반사인 ‘라이트 인 디 애틱’과 2년여의 준비 끝에 빛을 보게 됐다. 전 세계 숨은 뮤지션의 희귀 음반을 발굴해 발매해 온 ‘라이트 인 디 애틱’은 2009년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인 ‘펜더’가 신중현에게 아시아 뮤지션으로서는 최초, 전 세계적으로는 여섯번째로 기타를 헌정한 소식을 듣고 그를 주목했다. ●‘햇님’ ‘봄비’ 등 14곡 리마스터링 수록 앨범에는 신중현이 1958년부터 1974년 사이에 발표한 명곡 14곡이 리마스터링 돼 수록됐다. 김정미의 ‘햇님’(The Sun), 장현의 ‘기다려주오’(Please Wait), 박인수의 ‘봄비’(Spring Rain) 등이 담겼다. 신중현은 “‘라이트 인 디 애틱’이 내가 보낸 음원 중 선곡했는데 이 시기의 음악을 택한 것은 옛날 음악이 진정한 음악이라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수록곡 중 ‘제이 블루스 세븐티투’(J’ Blues 72)는 영국 배우 에밀리 블런트가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 ‘유어 시스터즈 시스터’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삽입될 예정이다. 신중현의 음악을 접한 영화 제작진이 제안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중현은 스스로를 ‘뒷방 늙은이’ ‘소외된 음악인’이라고 칭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양한 무대에서 음악성을 선보이고 싶다.”면서 제2의 음악 인생을 향한 포부를 내비쳤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빛고을서 월드뮤직 향연

    빛고을서 월드뮤직 향연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의 명기(名器) 과르네리 바이올린을 연주한 최초의 재즈 아티스트 레지나 카터, 미국 그래미상 후보에 3차례나 오른 라틴 밴드 티엠포 리브레(쿠바), 가야금 명인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 각 나라의 민속음악에 뿌리를 두되 대중과 접목하는 음악을 월드뮤직이라고 일컫는다면, 하나의 범주에 묶을 만한 거물들이다.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2011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에서는 이들을 비롯해 월드뮤직 고수들을 만날 수 있다. 사흘 내내 뿌리는 빗속에서도 2만여명을 불러모았던 지난해보다 출연진 면면이 훨씬 풍성해졌다. 우선 눈에 띄는 이는 미국의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카터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물론, 아레사 프랭클린이나 로린 힐, 빌리 조엘과의 콜래버레이션(협업)으로 경력을 쌓았다. 특히 2001년 12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가 애지중지했던 과르네리를 연주해 화제를 모았다. 2003년에는 ‘파가니니: 애프터 어 드림’이란 앨범을 내놓았다. 쿠바 최고의 음악학교인 라 에나에서 음악교육을 받은 7명의 사내가 뭉친 티엠포 리브레 역시 놓치면 후회할 법하다. 2009년 ‘바흐 인 아바나’ 앨범에 바흐의 고전음악과 아프로 쿠반 리듬의 융합을 시도하는 등 끊임없는 혁신을 꿈꾸는 쿠바 음악의 계승자들이다. ‘미궁’ 같은 전위적인 곡들로 가야금의 새로운 경지를 열어 보인 황병기 교수는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터. 국내 뮤지션 중에는 민요와 판소리, 굿소리 등 전통음악을 새롭게 풀어낸 국악보컬 그룹 아나야를 주목할 만하다. 2006년 결성 이후 숱한 실전을 통해 내공을 끌어올린 이들은 지난 3월 미국에서 공식 발표회를 갖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퍼포먼스 그룹 바투카다 사운드 머신과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뮤지션 아마지그 카텝, 사하라 지역을 포괄한 북아프리카에서 인기몰이 중인 니제르 출신 오마라 목타 봄비노 등의 공연도 볼 만하다. 일정은 홈페이지(http://gjwmf.com/index1/) 참조.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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