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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의 ‘거룩한 함성’에 이어지는 韓日 화합의 선율

    3월의 ‘거룩한 함성’에 이어지는 韓日 화합의 선율

    ‘가깝고도 멀다’는 말보다 한일 관계를 잘 설명하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평소 별 생각 없다가도 3월이 다가오면 이 관계에 대해 곱씹게 된다. 어느 한쪽의 정답은 없다. 아픔의 역사를 정확히 기억하는 것도, 애써 마련한 화합을 앞으로 잘 다져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국립합창단은 3·1운동 106주년을 이틀 앞둔 오는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음악극 ‘거룩한 함성’을 세계 초연한다. 작곡가 김민아가 곡을 쓴 이 작품의 부제는 ‘뜨거운 봄날의 외침’이다. 여성 정옥분을 내세워 일제강점기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노래한다. 소프라노 조선형(왼쪽)이 정옥분을 연기한다. 시대적 상황 탓에 사랑하는 이와의 생이별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희생을 감내하는 여성이다. 조선형은 “처음 악보를 봤을 때부터 울컥했다”며 “성악가로서 무대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훈련은 많이 해 왔지만 이 작품은 다르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옥분의 손자이자 아마추어 소설가, 대기업 직원인 최강산은 배우 차인표(오른쪽)가 연기한다. 최강산은 현실의 차인표와도 묘하게 겹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차인표의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 필수도서로도 선정된 바 있다. 차인표는 “이 공연은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는 이야기”라며 “강제 동원 여성들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우리는 그 아픔을 충분히 기억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해 KBS교향악단은 롯데그룹의 후원으로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과 함께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동연주회를 연다. 새달 2일 도쿄 오페라시티홀과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에는 한국과 일본의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이가라시 가오루코가 협연자로 나선다. 두 피아니스트는 두 오케스트라와 함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KBS교향악단 56명, 도쿄필하모닉 55명이 함께하는 대규모 무대다. 정명훈은 KBS교향악단의 계관지휘자로 올해 여러 공연을 함께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2번 ‘부활’로 포문을 열었고 이번에도 말러를 준비했다. 앞서 ‘부활’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면, 다음달 3일엔 1번 ‘거인’을 선보인다.
  • 머리카락으로 4·3의 아픔과 그리움 담아내다

    머리카락으로 4·3의 아픔과 그리움 담아내다

    “1948년 11월 15일 제9연대 2대대 표선 주둔 중대는 가시리 마을로 진입해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벌였습니다. 이날 새벽부터 총소리가 요란했고 이곳저곳에서 불기둥이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토벌대를 피해 주민들은 오름 등지로 피신했습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토벌대에 의해 총살되거나 불에 타 죽는 처참한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다랭이 모루에서 12명 등 30여명의 주민들이 희생당했습니다. 나의 외할아버지는 12월 17일 마을을 수색하던 토벌대에 발각돼 가시리사무소 앞에서 총살당했습니다. 그의 나이 31세였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21일에는 나의 외증조부(당시 80세)는 연로해 해안으로 소개하지 못하던 중 토벌대에 의해 집근처에서 총살당했습니다. 이날에만 27명의 주민들이 수색중이던 토벌대에 발각돼 마을 근처에서 총살당했습니다.”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3전시실에서 ‘4·3과 그리움’을 주제로 두 번째 개인전을 여는 오명식(50) 작가가 서울신문에 가족사를 이렇게 꺼내놓았다. 오 작가는 “지천명이 되기 전에는 4·3이 자신의 가족사와는 무관한 사건으로만 알고 있었다”면서 “어느날 삼촌을 통해 외할아버지와 외증조부가 4·3에 희생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의 작품 ‘시간이 흘러도’는 가슴에 묻고 살아온 부모님의 심경을 헤아려보며 피지 못한 동백 꽃봉오리와 꽃송이 43개를 만들어 4·3으로 인한 제주의 피해상을 표현했다. 동백나무의 12가지는 제주의 읍·면을 의미하고, 마을의 피해 규모에 따라 꽃의 크기가 달라지는 걸 알 수 있다. 자신의 부모에게 물려받은 땅 입구에 다랭이모루 ‘학살터’라는 표지판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그려낸 ‘다랭이 모루’ 작품, 삼촌의 아버지가 먹을 걸 짊어지고 오는 장면을 담은 ‘무게’, 중산간 마을 주민들의 악몽의 장소인 ‘한모살’ 등에서는 제주동쪽 중산간 가시리의 마을에서의 참혹했던 4·3의 현장을 떠올리게 하며 동시에 그리움을 묻어나온다. 그는 2년전부터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전사 출신인 이색 이력에 27년간 미용사의 삶을 살며 화가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는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이 없도 없다. 2023년 봄날 머리카락에 물감을 타봤는데 새로운 걸 발견하며 시작됐다”며 “갈색의 머리카락으로 오름 풍경을 묘사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눈이오름 옆 높은오름 산 213-1에서 바라본 한라산 풍경을 그린 ‘높은오름’은 갈색머리를 그대로 살려 만든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의 억새와 촐밭(초원 제주어)이 머리카락의 갈색과 비슷해 오름과 자연을 표현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마음 깊은 곳의 그리움을 불러본다는 부제처럼 4·3의 아픔을 간직한 분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는 전시회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으로 알려진 가시리마을 출신답게 그는 “시작장면인 터미널에서 내려 중산간으로 가는 대목에서부터 웬지 표선일 거라고 느끼며 몰입해 읽은 책이고 곳곳에 표현된 풍경들이 가시리와 닮았다고 느꼈다”면서 “목공소가 있고 죽은 영혼을 달래는 조각상(장승)을 세우려는 눈 쌓인 언덕도 고야동산과 닮아 소름 돋았다”고 전했다. 김태관 전제주문화예술진흥원장은 “그의 이번 전시는 마음 속에 묵혀두었던 어린 시절의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고향 가시리 삼촌들이 당했던 제주4·3에 대한 감정을 되새기고 있다”며 “가시리 오름과 산담 형태의 표현은 제주 자연석을 갈아서 재료로 사용했고 커트후 버려지는 머리카락을 재활용해 종합미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고 평했다. 2023년 제주도지사배 전국 미용예술경연대회 대상, 전국미술예술공모전 대상, 국제뷰티예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하며 미용명장으로 이름을 빛낸 그는 지난해 제주도미술대전 선정작가상을 받으며 화가로 화려한 서막을 알리기도 했다. 현재 그는 서울사이버대 회화과 3학년에 편입해 미술공부를 시작할 정도로 만학도인 동시에 제주관광대 뷰티디자인과 겸임교수로 재직중이기도 하다.
  • “봄날음악회, 오케스트라와 협연… 잔잔한 위로 드리고 싶다”

    “봄날음악회, 오케스트라와 협연… 잔잔한 위로 드리고 싶다”

    성악·트로트 넘나드는 독특한 감성‘깊어지네’·‘개여울’ 등 열창에 기대이모할머니 심수봉과 무대 큰 의미 “관객분들과 함께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설렙니다.” 가수 손태진(37)이 오는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주최 ‘2025 봄날음악회’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손태진은 이번 음악회에서 ‘깊어지네’, ‘개여울’, ‘타인’, ‘그대 내 친구여’, ‘이별 없는 사랑’을 부를 예정이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만큼 기존 곡들을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새롭게 준비했다. 그는 자신이 부를 노래에 대해 “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라고 소개하며 “관객들에게 포근한 위로와 잔잔한 행복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손태진은 서울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2017년 JTBC 프로그램 ‘팬텀싱어’ 최종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로 활동하다 2023년 MBN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다. 성악에서 트로트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그가 부르는 노래에는 독특한 감성이 묻어나 이른바 ‘손태진 장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그는 이를 두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떠올리며, 저만이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음악과 가사 그리고 감정으로 노래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장르마다 요구하는 게 다르다 보니 누구나 공감할 만한 결과를 내려 많이 고민했고요. 이런 게 합쳐지며 ‘손태진 장르’라는 말이 나온 것 같은데,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해 11월 8개 도시를 돌며 진행한 ‘쇼케이스’에 이어 다음달 전국 투어 콘서트 ‘커튼콜’을 시작한다. 봄날콘서트는 그 중간 지점인 셈이다. 그는 “콘서트장은 관객분들과 직접 마주하며 소통하는 공간인 동시에 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라면서 가수로서 무대에 오르는 마음가짐을 내비쳤다. “무대에 오르기 전 많이 고민하고, 어떤 무대가 펼쳐질까 미리 상상합니다. 그래서 무대에 오르는 순간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제가 전달하고 싶은 진심과 노래의 감정을 온전히 전하기 위해 집중합니다. 팬들은 물론이고 제 노래를 처음 들으시는 분들에게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무대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특히 이번 봄날음악회 무대에서는 ‘이별 없는 사랑’을 이모할머니인 가수 심수봉과 함께할 예정이어서 더욱 의미 깊다. 그는 이를 두고 “어렸을 때는 조모님이 그저 따뜻한 이모할머니이자 가족이었지만, 이제는 음악적으로도 큰 영감을 주시는 분이자 존경하는 아티스트 중 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선배님과 한 무대에 서서 인생의 한 페이지를 함께 써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부터 MBC FM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 DJ로도 활동 중인 그는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등 도전을 거듭해 왔다. 이에 대해 그는 “수많은 도전이 있었기에 가수로서, 또 DJ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노력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음악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자신의 마음과 노력을 믿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뿐입니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면 어느 순간 그 길이 스스로를 향해 열릴 거라 믿습니다.”
  • “삶·사랑 담은 제 노래… 봄이 오는 길목에서 들려줄게요”

    “삶·사랑 담은 제 노래… 봄이 오는 길목에서 들려줄게요”

    클래식으로 편곡한 히트곡 선사조카 손자 손태진과 첫 듀엣 열창“자작곡 중엔 ‘비나리’에 가장 애착”올해 전국투어 콘서트 ‘꽃길’ 지속“국민 마음 녹여주는 음악 할게요” “봄이 오는 길목에서 관객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기대가 무척 큽니다.” 반세기 가까이 아름다운 노래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안겨 준 ‘국민 가수’ 심수봉이 새봄을 맞아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심수봉은 오는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주최 ‘2025 봄날음악회’의 무대에 오른다. 1978년 ‘대학가요제’로 데뷔한 심수봉은 지난 46년간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와 뛰어난 음악성으로 사랑받은 ‘가요계의 전설’이다. ‘그때 그 사람’, ‘미워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등 수많은 히트곡을 작사·작곡한 그는 원조 여성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이번 음악회에서 부를 곡들을 직접 골랐다는 심수봉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노래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들을 선곡했다”면서 “데뷔 후 무대에서 거의 불러 본 적이 없는 노래도 한 곡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한국인의 한(恨)의 정서를 서정적인 가사에 담아 부른 트롯 발라드의 선구자인 그는 이번에 60인조 군포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클래식으로 편곡된 심수봉의 주옥같은 히트곡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번 공연의 묘미다. 특히 심수봉은 이번 공연에서 조카 손자인 가수 손태진과 처음으로 듀엣 무대를 펼친다. 두 사람은 심수봉 10집 수록곡 ‘이별 없는 사랑’을 함께 부를 예정이다. 이 곡은 2003년 어린 딸만 데리고 미국으로 떠났던 심수봉이 외로운 타향살이에 지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쓴 곡이다. “이 노래의 가사와 분위기가 태진이와 잘 어울려서 같이 불러 보고 싶었어요. 노래가 좀 슬프고 무거운 분위기인데,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제 콘서트에서 유가족 등 모든 분들께 애도를 표하는 의미로 불러 드린 곡입니다.” 재즈 피아노, 통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심수봉은 지금도 영감이 떠오르면 바로 피아노로 달려가 녹음하고 악보에 옮긴다. 삶의 통찰이 담긴 깊이 있는 가사는 창작에만 기본 수개월 이상이 걸린다. 그런 다음 쉬운 일상 용어들로 가사를 다듬고 토씨 하나하나 발성이 잘되는 쪽으로 꼼꼼하게 수정한다. “제 노래에는 제 삶과 사랑의 체험, 신앙 등이 솔직하게 담겨 있어요. 제가 쓴 가사 중에는 ‘백만송이 장미’를 가장 좋아하고 자작곡은 ‘비나리’에 애착이 갑니다.” 심수봉은 후배 가수 10명에게 자작곡을 선물하는 ‘신논현 프로젝트 10’을 진행 중이다. 첫 번째 행운은 가수 송가인에게 돌아갔다. 심수봉이 작사·작곡하고 코러스에도 참여한 곡 ‘눈물이 난다’는 11일 발매된 송가인의 정규 4집 앨범 ‘가인;달’의 더블 타이틀곡으로 수록됐다. 송가인은 “심수봉 선생님의 곡을 받고 싶어서 무작정 찾아갔는데 첫 번째 제자가 된 저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눈물이 난다’는 영원한 이별에 대해 노래한 곡인데 피아노로 칠 때마다 눈물이 쏟아졌어요. 그래도 조금이라도 희망적인 가사를 쓰고 싶었죠. 후배에게 곡을 주니 제가 신곡을 발표하는 것보다 더 큰 책임감이 느껴져요.” 지난해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 ‘꽃길’을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는 심수봉은 “뜨개질한 백송이의 붉은 장미를 선물로 받은 대구 콘서트 등 매번의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올해도 전국을 찾아다니면서 관객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소식을 하며 하루 일과 중 기도와 피아노 연주를 빼놓지 않는다는 심수봉은 “남은 목표는 ‘신논현 프로젝트 10’을 통해 후배들에게 의미 있는 곡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이 없었다면 벌써 사라졌을 인생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곡을 쓰고 노래한 것이 전부인데, 팬들의 사랑 덕에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녹여 주는 음악으로 늘 곁에 있고 싶습니다.”
  • “시 읽는 일은 봄날의 자랑”

    “시 읽는 일은 봄날의 자랑”

    1호 여성 시인 김해자~99호 휘민100호, 정덕재 등 98명 시인 참여“詩로 소통함이 ‘걷는사람’ 모토”문학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다양성’이다. 얼마간의 유행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이 ‘일변도’로 흘러서는 곤란하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한 출판사 걷는사람의 ‘걷는사람 시인선’이 2018년 첫선을 보인 지 7년 만에 최근 100호를 돌파했다. ‘100’이라는 특별한 숫자를 기념하기 위해 그간 시인선에서 소개했던 시인들의 작품 중 하나를 꼽아 엮은 시집 ‘시 읽는 일이 봄날의 자랑이 될 때까지’가 출간됐다. 아직 우리에게 익숙한 건 문학과지성사의 ‘문지시인선’과 창비의 ‘창비시선’일지 모른다. 그러나 걷는사람 시인선은 거기에 포착되지 않은, 동시대 한국시의 다채로운 목소리를 찾아 나선다. 걷는사람 시인선의 1호는 김해자의 ‘해자네 점집’이다. 국내 여러 출판사가 시인선을 선보이고 있지만, 여성 시인의 시집을 1번으로 소개하는 경우는 당시까지만 해도 없었다. 문지시인선의 1호인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의 황동규와 창비시선의 1호인 ‘농무’의 신경림 모두 남성 시인이었다. 올해 시인선을 시작한 열림원의 ‘시림(LIM) 시인선’의 1호는 여성 고선경이다. 세상이 달라진 만큼 시인선도 많이 달라졌다. 그 포문을 연 것이 걷는사람 시인선이었다. 100호 기념 시집에 이름을 올린 시인은 98명이다. 중견 정덕재가 ‘간밤에 나는 악인이었는지 모른다’와 ‘치약을 마중나온 칫솔’ 두 권을 냈다. 정덕재를 비롯해 김해자, 송진권, 김명기, 박남준, 김안녕 등 나름의 시 세계를 구축한 중견 시인의 재조명을 넘어 김은지, 이소연, 오성인, 김미소 등의 젊은 시인도 발굴했다. 100호 직전 99호는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휘민의 ‘중력을 달래는 사람’이다. 이번 100호 기념 시집의 제목은 문신의 시집 ‘죄를 짓고 싶은 저녁’에 실린 시 ‘시 읽는 눈이 별빛처럼 빛나기를’에서 가져왔다. “해 뜨지 않는 날이 백 일간 지속된다면 나는 캄캄한 살구나무 아래 누워 시를 읽을 것이다 … 그렇게 시를 읽다가 살구꽃 터지는 날을 골라 내 눈에도 환장하게 핏줄 터지고 말 것이다 시 읽는 일이 봄날의 자랑이 될 때까지 나는 캄캄한 살구나무 아래에 누워 시를 읽을 것이다” 발문을 쓴 송진권은 기념 시집에 담긴 발문에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히 해 가는 좋은 시인들과 시를 재발굴하여 독자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소통하고자 함은 ‘걷는사람’의 모토”라고 썼다. 걷는사람 시인선 편집자이자 시인이기도 한 김안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과 그리움…, 손에 떨어지는 순간 바로 녹아 버리는 눈송이. 그런 것들의 모든 명명이 곧 ‘시’라고 할 수 있으니 시 읽는 일은 마땅히 봄날의 자랑이 될 만하다”면서 “순정한 시의 마음을 독자에게 환기해 주는 출판사로서 계속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준 수원시장, “기업 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매진하겠다”

    이재준 수원시장, “기업 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매진하겠다”

    올해 하반기 2차 수원기업새빛펀드 조성 계획 발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중소기업인들을 만나 “‘기업 하기 좋은 도시 수원’ 만들기에 매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수원시가 4일 ‘2025년 중소기업 지원 시책 설명회’에서 이재준 시장은 “국내외 정치 상황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업 경영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며 “시민이 체감하는 수원 대전환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기업에도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원의 미래는 첨단과학 연구도시”라며 “환상형 첨단과학 혁신 클러스터 조성으로 수원은 R&D(연구&개발) 중심의 첨단과학 연구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설명회에는 수원시, 수원상공회의소, 수원산업단지관리공단,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경기벤처기업협회, 수원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이 참여해, 기관별로 2025년에 새롭게 달라지는 중소기업 지원 시책을 설명했다. 수원시는 중소기업 자금 지원, 기술개발·수출지원 사업 등을 설명하고, 수원기업새빛펀드 5개 운용사는 운용사별 투자 분야를 소개했다. 설명회에는 관내 중소기업 대표·임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준 시장은 ▲수원기업새빛펀드 ▲새빛융자 ▲수원형 특화 수출 시책 ▲델타플렉스 입주기업 지원 확대 ▲공공·민간 분야 시민 일자리 확대 창출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 등 중소기업 지원 시책을 소개했다. 수원시가 유니콘 기업(거대 신생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수원기업새빛펀드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벤처·창업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한다. 결성액은 3149억 원이고, 투자 대상은 창업 초기 기업·소재부품장비·바이오헬스케어·4차 산업혁명·재창업 분야 기업 등이다. 수원기업 의무 투자 약정액은 265억 원인데 현재 66.3%(175억 6000만 원)가 소진됐다. 수원시는 올해 하반기에 2차 수원기업새빛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새빛융자(중소기업 동행지원사업)는 올해 대출이자 지원율을 2%에서 2.5%로 높인다. 새빛융자는 기업당 최대 5억 원을 저금리로 지원하고, 대출이자 2%와 보증수수료 보증료율을 연 1.2%까지 지원하는 것인데, 올해는 대출이자를 2.5% 지원한다. 수출기업을 위한 ‘수원형 특화 시책’은 확대한다. 중소기업 수출 간소화 지원사업(30개 사→100개 사), 수출보험 가입 지원(20개 사→100개 사)을 확대해 신인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을 돕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무역 업무 자동화를 지원한다. 델타플렉스 입주 기업 대상으로는 시제품 제작·마케팅 등 중소기업 경쟁력강화사업을 확대 지원하고(28개 사→60개 사), 노동자 기숙사 임차료 지원사업도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24개 사→48개 사). 노상주차장 100면을 추가 조성해 입주기업 종사자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공공·민간 분야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2200개 늘어난 3만 6000개를 창출할 예정이다. 또 ‘중소기업 고용보조금’을 신설해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는 기업에 총 3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1인 당 최고 300만 원). 수원시일자리센터는 ‘기업인력애로 해소지원반’을 운영한다.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에도 발 벗고 나선다. 지방세 납부 기한은 최대 1년까지 연장·유예하고, 지방세 세무조사를 최대 3년까지 유예한다. 이재준 시장은 “연구·인력 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요건을 완화하도록, 국세청 등 중앙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겠다”며 “또 해외 진출기업이 수원시를 포함한 과밀억제권역 지자체로 복귀하면 법인세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건의하겠다”라고 밝혔다.
  • 하루에 1만원씩 모아 365만원 기부한 단양군 천사

    하루에 1만원씩 모아 365만원 기부한 단양군 천사

    “하루에 1만원씩 모은 365만원입니다” 지난해 단양군청을 찾아와 돈 봉투를 놓고 사라진 한 여성이 올해도 같은 방법으로 선행을 이어갔다. 단양군은 자신을 단양군민이라고 밝힌 익명의 기부자가 지난 22일 365만원을 기탁했다고 31일 밝혔다. 마스크를 쓰고 군청을 방문한 이 여성은 현금 봉투를 전달한 뒤, 직원들의 인적 사항 확인 요청을 거절하고 자리를 떠났다. 봉투 안에는 정성스럽게 쓴 손 편지와 함께 현금 365만원이 담겨 있었다. 기부자는 편지에 “이 작은 정성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분들께 잘 전달되길 바란다”며 “저의 작은 마음이 불씨가 되어 모두에게 따스한 봄날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모든 분이 다 행복한 세상이 되길 늘 기도하겠다. 하루에 1만원씩 모아 365만원을 만들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기부금은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전달돼 독거노인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마스크를 쓰고 찾아와 365만원이 담긴 돈 봉투를 전달했다”며 “얼굴이 알려질까 봐 마스크를 쓰고 와 연령대도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하루 나눔을 되새기며 실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며 “익명의 기부자가 전한 나눔의 씨앗이 단양 곳곳에 큰 사랑으로 퍼져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예술은 끊이지 않는 線… 묵묵히 손으로 그릴 것 [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예술은 끊이지 않는 線… 묵묵히 손으로 그릴 것 [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예술가에게 ‘목표’란 허망한 것이다. 치열하게 다가가 이루더라도 그 이후엔 언제 그런 게 있었냐는 듯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기에 그렇다. 피아니스트 박재홍(26)에게 연주자로서 포부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끊이지 않는 선을 그리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피아노를 시작한 지 20년. 그래도 아직 친 날보다 칠 날이 훨씬 더 많이 남았다. 앞으로도 그저 늘 연습하며 재밌게 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성취는 공허를 수반하기에 그에게는 뚜렷한 목표랄 것이 없다. 묵묵히 눈앞에 주어진 악보를 따라갈 뿐이다. 다음달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신문이 주최하는 ‘2025 봄날음악회’ 무대에 오르는 박재홍을 23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가끔은 ‘정답 없는’ 재즈로 해방감 만끽 “주로 클래식을 듣지만 가끔은 재즈로 환기합니다. 클래식 연주자의 어려움은 ‘정답이 있다’는 데 있거든요. 하지만 재즈는 클래식보다는 더 관대하죠. 거기서 해방감을 느낍니다. 록밴드 콜드플레이도 좋아해요. 이들 역시 흔히 연주하는 틀에 갇히지 않고 해체를 시도하죠. 오아시스 같아요. 4월에 내한하는데 티켓팅도 성공했거든요. 무척 기대 중입니다.” 박재홍을 처음 보면 건장한 체구에 압도된다. 187㎝ 큰 키에 건반 11개를 아우르는 ‘11도 손’을 타고났다. 손이 큰 건 피아니스트로서 분명한 장점이다. 박재홍은 “부모님에게 감사하다”면서도 “실수하면 핑계를 댈 수 없기에 그만큼 더 열심히 한다”며 웃었다. 물론 손을 오밀조밀 민첩하게 움직여야 하는 곡에서는 조금 더 신경을 쓰기도 한다. 편한 작곡가는 분명히 있지만 어느 한 작곡가의 작품에 자신의 연주를 국한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듬직한 그의 모습에서 다들 ‘파워풀한’ 연주를 기대하지만 생각보다는 섬세한 것을 좋아한단다. “웃긴 말이지만…. 제 장점은 ‘음악을 너무 사랑한다’는 거예요. 진짜 너무 좋거든요.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이에요. 연습하다가 막히면 해결하지 않고는 잠을 자지 못할 정도니까. 작품에 대한 애착도 커서 한번 마음을 주면 다른 음악으로 넘어가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스스로 불안할 땐 스승의 삶 떠올려” 예술가의 삶은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하다. 열심히 피아노를 친다고 누군가 응답해 주는 것은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불안에 휩싸일 때면 그는 자신의 스승이기도 했던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를 떠올린다. 평생 피아노를 쳤고 이미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는데도 스승은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늘 피아노를 치고 피아노를 생각한다. 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의 일치. 박재홍은 스승에게서 피아노만 배운 것이 아니었다. 서두에 이야기했던 ‘끊이지 않는 선’이란 어쩌면 스승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작곡가는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스크랴빈,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등이다. 이번 봄날음악회에서도 지휘자 차웅이 지휘하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스크랴빈의 ‘피아노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음악 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에 관심이 많다. 그림은 프랜시스 베이컨과 잭슨 폴록, 영화는 라스 폰 트리에, 문학은 다자이 오사무와 미시마 유키오를 지나 지금은 밀란 쿤데라에게 푹 빠졌단다. 무거운 현실에서 가벼운 선택을 해야 하는 인간 삶의 모순. 어느 날에는 쿤데라를 읽다가 눈물을 뚝뚝 떨구기도 했다. ●“예술은 인생 그 자체… 고통 동반” “예술이 무조건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예술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표방하는 것 같아요. 인생이, 삶이 아름답지만은 않듯 예술도 고통 그 자체인 경우가 많습니다.” 박재홍은 올해 무척 바쁠 예정이다. 2월 봄날음악회를 시작으로 3월에는 미국 애틀랜타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미국 오케스트라의 정기 연주 무대에도 데뷔한다. 4월에는 카타르 오케스트라, 9월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무대도 예정돼 있다. 이후 11월에는 미국 투어를 준비 중이다. “올해 준비하고 있는 게 많다고 해도 특별할 건 없어요. 연주자는 작곡가의 음악을 전하는 사람이니 늘 겸허한 마음으로 묵묵히 연주할 뿐이죠. 예전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제는 좋은 부담감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늘 행복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 선을 그리는 것 말고 또 하나 꿈이 있어요. 많은 관객과 계속 만나는 겁니다.”
  • [사고] 5월 서울의 봄, 함께 달려요

    20여년간 묵묵히 지켜온 ‘마스터스의 총아’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가 2025년의 봄을 알립니다. 지난해 신규 가양대교 코스를 전격적으로 선보이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이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마라톤의 자유로움과 따뜻한 봄날을 더욱 만끽하실 수 있게 2월 28일까지 등록하신 분들께는 조기등록 특전을 제공해 드립니다. 동료, 가족, 연인과 함께 다양한 코스에 참가해 푸른 5월을 함께 즐겨 보세요. ■일시 : 2025년 5월 17일(토) 오전 8시 30분 출발 ■장소 :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 ■종목 및 참가비 얼리버드 접수하프·10㎞(5만 5000원), 5㎞(4만 5000원)(2월 28일 접수 마감) 일반 접수하프·10㎞(6만원), 5㎞(5만원) (선착순 접수 마감) ■참가신청 : 홈페이지(http://marathon.seoul.co.kr) ■문의 : 02-2000-9315, 02-1566-1936 ■주최 : 서울신문 ■후원 : 인사혁신처
  • 눈앞 맛있는 육포, 시인의 부름에 곱씹다 보면 또 다른 맛에 ‘군침’

    눈앞 맛있는 육포, 시인의 부름에 곱씹다 보면 또 다른 맛에 ‘군침’

    우리는 날마다 어딘가에서 뭔가를 본다. 살아 있다는 건 뭔가를 목격하는 것과 견고하게 엉켜 있으니까. 전시회에 걸린 그림 한 점이나 영화의 스틸 컷 한 장을 보며, 혹은 책 속 한 문장을 읽고 한 조각의 생각을 떠올리는 것쯤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한데 이를 밑천 삼아 의식과 주제가 듬뿍 담긴 글을 쓴다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일을 새책 ‘부드러운 재료’는 해낸다. 그것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부드러운 재료’는 시인인 저자가 처음 펴낸 산문집이다. 사진, 그림, 조각, 영화, 전시, 책 등 온갖 곳에 흩뿌려진 말과 글을 ‘재료’ 삼아 만들어졌다. 예컨대 태국 출신 아피찻퐁 위라세타꾼 감독의 ‘블루’와 ‘에메랄드’라는 영화의 한 장면에서 모티브를 얻어 ‘미만의 미정’이란 글을 쓰고, 독일 사진작가 볼프강 틸만스의 사진 ‘웨이크’와 이민휘의 음반 ‘미래의 고향’ 등에 흥이 동해 ‘두려움과 함께 보기’라는 글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저자가 쓴 글은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다. 서간문이기도 하고 가상의 인터뷰이거나 시의 모양새를 할 때도 있다. 중요한 건 새로 태어난 글들이 모티브가 된 것들을 원본 삼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부드러운 재료’는 입구를 내어준 공간으로부터, 작품으로부터 멀어지며 입구를 희미하게 만들려 한다”고. 시인이 쓴 산문들은 시적이다. 곱고 절제된 언어, 과감한 생략 덕에 문장 곳곳에 운율과 생명이 넘친다. 다만 문해력 짧은 장삼이사들이 단박에 이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어쩌면 여러 번 곱씹어도 소화가 안 될는지 모르겠다. 책의 편집자는 여러 산문 중 ‘미만의 미정’, ‘두려움과 함께 보기’, ‘소진되지 않은 덩어리’, ‘표면을 뒤집으며 떠다니기’를 “좀더 눈여겨보아 달라”고 주문한다. 책 전체가 아닌 특정 부분에 주목해 보라는, 퍽 이례적인 요청이다. 왜 그런지 설명은 없으니 각자 찾아내시길. 모든 것은 완성이 선언된 이후에도 재료로서의 미래를 품고 있다. 지금 당신 눈앞에 있는 맛있는 육포는, 혹은 산미 가득한 커피는 완성된 그 자체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시인의 부름에 이끌려 또 다른 재료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말로 책을 맺는다. “이 책 역시 다시 재료가 될 것이며, 이미 재료이기도 하다.” 이 맺음말의 제목이 ‘부드러운 재료’다.
  • [사고] 봄을 기다리는 당신을 초대합니다

    [사고] 봄을 기다리는 당신을 초대합니다

    서울신문사는 오는 2월 2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봄날음악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음악회는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피아노 연주로 봄을 알리는 무대가 시작됩니다. 팬텀싱어로 매력을 알리며 클래식과 대중음악 팬들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고 있는 장르를 뛰어넘는 보컬리스트 손태진, 그리고 세월이 흘러도 대체 불가한 보이스컬러로 한결같이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대한민국 레전드 싱어송라이터 심수봉이 함께합니다. 곧 다가올 따뜻한 바람의 향기를 머금은 음악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시 : 2025년 2월 25일(화) 오후 7시 30분 ■장소 : 롯데콘서트홀 ■티켓 : R석 13만원, S석 10만원, A석 7만원, B석 5만원 ■예매처 : 예스24, 티켓링크, 인터파크 ■문의 : 서울신문 사업2팀 (02)2000-9321~4
  • 새로운 시작… 당신이 계신 그곳은 안녕하신가요[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새로운 시작… 당신이 계신 그곳은 안녕하신가요[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윤이상 1956~1961년 유학 시절아내에게 쓴 편지 책으로 묶어기념관 옆에 지은 ‘베를린하우스’서재·응접실 등 그대로 옮겨 놔예술가 사랑의 편지 가득한 통영백석 ‘남행시초2’ 유치환 ‘행복’ 등 곳곳에 연심 담은 시비 찾는 재미 ‘쓰는마음’ 들러 차분히 편지 쓰고박경리기념관서 바다 풍경 만끽서울신문은 10일부터 3주에 한 번 ‘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편지를 찾아서’를 연재합니다. 편지 속 사연, 편지 쓰기 좋은 공간 등을 찾아 떠나고 여행지에서 쓴 편지 형식으로 배달됩니다. 편지는 마음을 담는 여정입니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다양한 여행지에서 독자 여러분의 안부를 물을 예정입니다. 12월이 가고 1월에 다다랐습니다. 12월이 끝이 아닌 건 1월로 순환하는 까닭일 겁니다. 그러니 1월은 다행한 달입니다. 당신이 계신 그곳은 안녕하신가요? 저는 지금 경남 통영 윤이상기념관 1층 카페 에스파체(Espace)에 있습니다. 통영은 겨울이 따뜻합니다. 남쪽 바다는 변함없이 짙고 푸르러 설렙니다. 금세라도 윤이상(1917~1995)이 작곡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공간I’(Espace I for Cello and Piano)이 울려 퍼질 것 같은 이곳에서 새해의 안부를 여쭙습니다. ●‘여보’로 시작하는 러브레터 카페 에스파체 창밖으로는 1월의 겨울이 보입니다. 야외 경사광장에는 겨울나무 세 그루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이지요. 흙빛을 닮아 버린 잔디는 겨울잠을 잡니다. 그 한편에 윤이상의 생가터 비가 있겠지요. 윤이상이 영혼의 반려자, 이수자씨와 결혼한 때도 1월이었습니다. ‘통영의 러브레터’ 하면 모두들 청마 유치환의 시 ‘행복’을 떠올릴 테지만 저는 윤이상이 유학 시절(1956~1961) 아내에게 쓴 편지가 생각납니다.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남해의봄날)은 그가 아내에게 쓴 수백의 러브레터 가운데 80여통을 묶은 책이지요. 참말로 그의 모든 편지는 ‘여보’로 시작하더군요. 여보는 ‘여기 보오’의 줄임말이라지만 그가 부르는 여보는 ‘보배와 같다’(如寶)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리고 ‘여보’만큼이나 자주 쓴 살가운 표현이 ‘알뜰’이더군요. 1957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한참 지난 1961년 독일 베를린에서 쓴 1월의 편지에도 떨어져 있지만 같이 있는 날들, 윤이상은 그 충실한 하루를 ‘알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당신을 알뜰히 생각하고 하루를 보내야지’라거나 ‘여보, 나의 알뜰한 마누라(편지를 늦게 보내고 애를 먹여서 덜 알뜰하지만-그래도 나의 예쁘고 못나고 미웁고 귀여운) 나의 마누라’라니요. 이 사실이 좀체 믿기지 않는 건 1917년생이라서가 아니라 그의 장엄한 음악 세계 때문일 겁니다. ‘세계 음악사의 행운’이라 불리는 음악의 거장 역시 악보 대신 아내를 향해 펜을 들 때면 그저 한 사람의 사랑꾼일 뿐이었더군요. 그것은 그에게 ‘작품을 써서 유명하게 되는 것에 지지 않을 만치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이었을 테고요. ●윤이상의 부치지 못한 편지 에스파체에서 몸을 녹인 후 계단을 따라 2층 윤이상기념관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그의 친필 메모가 먼저 눈에 띕니다. ‘나는 고향을 떠난 지 30여년... 꿈에도 잊지 않는 나의 고향에 아직도 갈 수가 없다.’ 그의 또 다른 사랑은 고향 통영이라지요. 윤이상은 1967년 ‘동베를린 사건’(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간첩 누명을 쓰고 2년간 복역합니다. 그리고 1971년 독일로 귀화한 후 1995년 베를린에서 숨을 거둘 때까지 고향 땅을 밟지 못했지요. 또 한편에는 그가 옥중에서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글이 적혀 있습니다. ‘조각달과 단풍’만으로 내 땅을 무한히 사랑할 수 있다는 남편과 기쁨보다 슬픔이 큰 나날 속에도 ‘희망의 싹’을 믿는 아내의 마음이 오갑니다. 기념관을 관람하는 내내 귓가에는 윤이상의 곡들이 따라다닙니다. ‘20세기 중요한 작곡가 56인’, ‘유럽의 현존하는 5대 작곡가’ 등 서양에서 무수한 찬사를 받은 그 음악의 비밀을 우리는 어렵잖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서양의 문법 속에서 거문고, 아쟁 같은 우리 악기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지요. 그는 스스로의 음악을 ‘정의를 향한 절규, 아름다움에의 호소’로 표현했지만 그 음악들은 고향 땅을 향해 띄운 부치지 못한 편지 같아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절절하게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립니다. 저는 그가 분신처럼 아낀 첼로 앞에서 그를 마주한 듯 제법 오래 멈춰 섭니다. 새해에 찾은 첫 희망의 증표, 지금 이 순간의 울림을 당신에게 전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기념관 옆에는 이국적인 디자인의 집이 있습니다. 윤이상의 베를린 집을 축소해 지은 베를린하우스입니다. 2층은 그의 서재와 응접실을 재현했어요. 그가 쓰던 피아노와 대금, 아버지가 누이의 결혼 예물로 만든 장롱 등 시공을 옮겨 놓은 듯합니다. 저는 햇살이 스미는 서재 책상 앞에서 또 오래 머뭅니다. 39년 동안 117편의 곡이 쓰였던 자리에는 오선지와 펜 한 자루가 단정하게 놓여 있습니다. 그는 이 책상에서 무엇을 쓰고 무엇을 남기고 싶었을까요. 어느 날은 ‘여보’ 하는 호칭으로 아내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을 테지요. 옆자리 선반에는 편지와 관련한 작은 물건 하나가 눈길을 끄네요. 메트로놈처럼 보이는 그것은 저울입니다. 가난한 유학생 윤이상은 습자지처럼 가벼운 종이를 사용해 편지를 썼다고 해요. 국제우편 비용을 아끼려 편지를 띄우기 전에는 무게를 재곤 했다지요. 하지만 면면을 가득 채워 빼곡하게 들어찬 글자들,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의 무게를 무심한 저울이 어찌 알 수 있었을까요. 그러고 보니 이 작은 공간 안에 음악 아닌 것은 온통 그리움입니다. 고향 통영에 대한 그리움이고 아내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그에게 음악은 어쩌면 음표로 쓰인, 먼 땅 통영의 바다로 띄운 그리움일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유해는 이제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향의 바다를 내려다보며 통영국제음악당 곁에 잠들어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요. ●충렬사 계단에서 쓴 연시 윤이상의 그리움을 뒤로하고 만복아파트 정류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정류장 앞 세탁소에는 백석의 시 ‘남행시초2’가 붙어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통영답다 싶습니다. ‘남행시초’는 백석이 창원, 통영, 고성, 삼천포 등을 여행하고 쓴 시입니다. 통영 편인 ‘남행시초2’에는 ‘서병직씨에게’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백석은 친구 허준의 결혼 축하 모임으로 통영에 왔다가 한 여인에게 반하지요. 그녀를 만나기 위해 다시 통영을 찾지만 그를 맞이하고 통영을 구경시켜 준 이는 그녀의 외사촌 오빠 서병직이었어요. 그러니 ‘남행시초2’는 아쉽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시로 쓴 편지라 할 수 있겠지요. 백석은 자신의 작품 안에서 여러 차례 그녀를 그리워하고 고백해요. ‘편지’라는 수필에서는 ‘남쪽 바닷가 어떤 낡은 항구의 처녀 하나를 나는 좋아하였습니다’라고, ‘통영2’에서는 ‘옛 장수 모신 낡은 사당의 돌층계’에 앉아 그녀가 사는 명정골을 바라보며 시를 지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충렬사 앞에 백석의 시비가 있는 건 그런 까닭이겠지요. 그거 아시나요? 통영은 사랑의 편지로 가득한 도시입니다. 윤이상과 백석뿐일까요. 유치환을 빠뜨릴 수는 없겠네요. 그는 시인 이영도에게 무수한 연서를 보냈지요. 그가 편지를 부친 통영중앙동우체국 앞에는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던 ‘행복’의 시비가 있어요. 시인이 편지를 쓰는, 음악가가 편지를 짓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통영의 글쓰기 공간 ‘쓰는마음’의 장혜원 대표는 편지를 여행에 비유합니다. 편지가 메일과 다른 점은 그 자신이 ‘여행’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겠지요. 윤이상이 아내에게 보낸 편지는 차를 타고 배와 비행기를 타고 통영에 다다랐을 테지요. 백석의 편지는 사랑하는 이에게 끝내 닿지 못한 채 그의 마음속을 여행했을 것이고요. 그 발자국이 음표가 되고 시어가 되었겠죠. 그러므로 마침내 우리는 그 편지를 빌려 호우시절의 그들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일 테죠. ●타자기와 딥펜과 만년필을 빌려 통영에 오면 봉숫골 ‘남해의봄날’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작은 서점 ‘봄날의책방’에 들르곤 합니다. 통영이 건네는 편지 같아서요. 장 대표는 ‘남해의봄날’에서 편집자로 십여 년간 일했습니다.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권정자 외)를 만든 편집자이기도 해요. 그런 울림이 쓰는 마음의 출발이고 편집자는 그 마음을 다독이는 이일 겁니다. 그래서 ‘쓰는마음’은 통영의 마지막 여행지로 점찍어 둔 곳이에요. 예약하면 1시간 30분 동안 나만의 책상과 쓰는마음 편지지, 편지봉투와 엽서그리고 따뜻한 음료가 주어져요. 책상에 앉아서는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거나, 또 누군가는 책과 더불어 사색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겠죠. 그때 사색은 내 마음에 쓰는 편지일 수 있겠네요. 맞아요. 장 대표가 찾은 쓰는 마음의 물성은 책상에 있어요. 모든 작가들의 첫걸음 자리. 이를 소설가의 책상, 시인의 책상 그리고 음악가의 책상으로 꾸렸어요. 소설가의 책상은 박경리의 책상을 모티브로 했답니다. 책상 위에는 타자기 두 대가 놓여 있어요. 사랑하는 이와 마주 앉아 타닥타닥 말들을 주고받고 싶어지는 자리예요. 시인의 책상은 유치환, 김춘수, 김상옥, 그리고 백석 등의 시 쓰는 마음을 빌려 왔어요. 책상 위에 놓인 딥펜(철필, 잉크에 찍어 사용하는 펜)과 만년필은 시심을 북돋아 주는 응원 도구죠. 음악가의 책상에는 낯익은 책 한 권이 보여요. 윤이상의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입니다. 장 대표는 이 책의 편집자 중 한 사람이기도 했어요. 그러니 그에게 쓰는 마음이란 세계적인 작곡가의 편지나 이제 갓 글을 배운 할머니의 그림일기가 다르지 않았겠지요. 그는 누군가의 글을 귀하게 어루만져 본 이라서 누구보다도 쓰는 마음을 잘 알고 있어요. 편지를 쓰는 첫걸음은 가만히 눈을 감아 보는 것, 세상 만물의 소리에 살며시 귀를 기울여 보는 것, 그때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편지의 첫 문장이 돼 줄 거라 말해요. 오늘 내가 이곳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면 그건 아마도 쓰는마음의 주인장이 정성껏 내린 찻물이 찻잔을 부딪쳐 울리는 소리가 아니었을까 해요. 장 대표가 때때로 예약자들을 마중하는 손 편지의 온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해요. 쓰는마음이 세세하게 마음을 쓰는 방법이지요. ●다정을 ‘쓰는 마음’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 주었고’ ‘쓰는마음’을 나서기 전, 그 마음 가운데 하나려니 하며 누군가 원고지에 필사한 글 한 편을 맘에 담아요. 박경리의 시 ‘옛날의 그 집’의 일부입니다. ‘쓰는마음’에서는 박경리기념관이 멀지 않아요. 살며시 등을 떠미네요. 그러니 박경리의 묘가 있는, 바다가 보이는 기념관으로 기어이 다음 걸음을 옮길 수밖에요. 오늘만은 잠시 편지 쓰는 음악가와 시인의 마음을 따를 수밖에요. 오늘만은 ‘친애하는’으로 시작하는 정중한 표현 대신 ‘여보’ 하는, 당연해서 잊혀 가는 다정함으로 편지를 건넬 수밖에요. 그렇게 우리는 편지글을 빌려 마음 쓰는 방법을 배워 나갈 수 있겠지요. 새해, 우리의 안녕을 바라요. [여행 수첩] ●윤이상기념관 -오전 9시~오후 6시(화~일요일), 월요일 휴관, 베를린하우스는 일·월요일 휴관 ●쓰는마음 -정오~오후 4시(수-금요일, 예약제), 오전10시~오후 5시(토요일), 오전10시~오후3시(일요일), 월·화요일 휴관, www.instagram.com/from.tongyeong.
  • 사랑을 이해하려 계속 썼습니다[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시 당선 소감]

    사랑을 이해하려 계속 썼습니다[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시 당선 소감]

    단지 사랑하려고 했을 뿐인데 함부로 사랑한 일이 되는 때가 많았다. 쓰러져 가는 주변을 너무 많이 목격하고서 나는 함부로를 멈추고 싶었다. 멈추려 할 때마다 헐거워졌고 생명의전화는 연결 중이었으며 수많은 사랑은 빈집의 나를 구하러 왔다. 또다시 함부로를 저지르는 사람이 되었다가 용서받고 싶은 사람이 되기를 반복했다. 그러니까 훼손되지 않는 맑은 슬픔이 나를 이끌어 줬다는 이야기. 운동화 끈을 꽉 묶은 채로 걸었다. 때때로 비틀거렸지만. 내 사랑이 그곳에 닿으려면 어떤 속도와 무게가 안전한지, 속눈썹에 맺힌 얼음을 떼어 주는 게 좋은지, 흔들리는 어깨를 잠시 도닥여 줘도 괜찮은지. 사랑을 이해하려고 계속 썼다. 나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곁들을 사랑한다. 당선 전화를 받고서 소중한 이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모두가 나 대신 울어 주고 있었다. 내리는 눈을 맞으며 사랑하는 것을 품에 가득 안은 사람처럼 뜨거워졌다. 다음 생에도 사랑을 가르쳐 줘, 엄마, 아빠. 용감해질게, 이모. 시작을 선물한 가족들. 하나뿐인 강아지, 망고. 오직 우리 두 사람, 정우. 명랑함은 너의 오랜 무기가 되어, 백아. 어려운 시절의 나무들, 주아, 재경, 선영. 봄날 여고에서, 주형, 경하. 넘치는 언어로 혜원, 선우, 송이, 채령. 아픔을 덮는 다정으로, 영은. 열아홉의 애틋한 마음가짐 정화, 채연, 재연, 찬연. 너희와 오래 웃고만 싶어, 수연, 경은, 서현. 가까이에서 만나, 유진, 영재. 반짝이는 친구들아, 수빈, 본진, 재인, 주혁, 세은, 채은, 예상, 윤경, 선경, 주빈, 하주. 존경하는 배정원, 이원, 강성은, 하재연, 윤은성, 윤성희 선생님. 그리고 저를 호명해 주신 세 분의 심사위원님께 감사합니다. ▲1998년 서울 출생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졸업
  • 조성진·임윤찬·정명훈…피케팅, 손 좀 풀어볼까

    조성진·임윤찬·정명훈…피케팅, 손 좀 풀어볼까

    스타 피아니스트부터 세계 최정상을 다투는 오케스트라까지. 내년에도 클래식의 아름다운 선율이 대한민국을 물들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빈체로, 크레디아, 마스트미디어 등 국내 주요 클래식 기획사가 공개한 내년 라인업을 보면 피아니스트 조성진·임윤찬,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손열음 등 클래식계 스타들을 비롯해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내한 등 다채로운 공연이 예정돼 있다. ♪조성진·임윤찬 6월 푸르른 선율 조성진은 내년 6월 14일과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 만에 피아노 리사이틀을 갖는다. 2023년 ‘헨델 프로젝트’ 이후 선보이는 리사이틀 투어의 하나로 두 개의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조성진은 이번 공연에서 라벨, 베토벤 등의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클래식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영국 그라모폰상 2관왕에 빛나는 임윤찬은 같은 달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가 지휘하는 파리 오케스트라와 협연에 나선다. 9년 만에 내한하는 파리오케스트라는 이번 공연에서 임윤찬과 함께 라벨 ‘쿠프랭의 무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라벨 편곡 버전 등을 선보인다. 임윤찬은 12월에는 이탈리아 간판인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공연에서도 무대에 선다. 음악감독 대니얼 하딩이 지휘하고 임윤찬은 협연으로 참여한다. 프로그램은 미정. ♪봄날엔 김선욱·손열음 각각 협연 김선욱은 앞서 4월 7~8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날 김선욱은 피아노 협연뿐만 아니라 지휘도 맡을 예정이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2·4번(7일)과 3·5번(8일)을 각각 연주한다. 아울러 김선욱은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과 11월 7~9일 예술의전당에서도 공연에 오른다. 프로그램은 역시 미정. 손열음은 5월 31일 예술의전당에서 캐나다 국립 아트센터 오케스트라와 협연에 나선다. 손열음은 10월 14일 예술의전당에서 에드워드 가드너가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의 내한 공연에서도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하반기엔 정명훈·주미 강 무대로 한국 클래식계 간판 지휘자인 정명훈은 9월 16~17일 예술의전당에서 이탈리아 명문 악단 라 스칼라 필하모닉을 지휘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달 리사이틀을 통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라흐마니노프의 현신’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니콜라이 루간스키와의 협연도 예정돼 있다. 정명훈은 또 11월 25일 예술의전당에서는 피아니스트로도 나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지안 왕과 실내악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은 영국을 대표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12월 7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2021년 수석 지휘자로 취임한 산투 마티아스 루발리와 함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내한 공연이다. ♪레이 첸·유키 구라모토도 내한이 밖에도 블라디미르 유롭스키가 지휘하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의 무대가 5월 3일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지난해부터 국내 클래식 음악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 ‘콘체르토 마라톤 프로젝트’는 올해도 이어지는데 한국 대표 첼리스트 양성원이 5월 27일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일본 출신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는 6월 13일 롯데콘서트홀과 12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각각 한국 관객과 만난다.
  • 천연 정화수가 샘솟는 신비의 섬, 울릉도 [한ZOOM]

    천연 정화수가 샘솟는 신비의 섬, 울릉도 [한ZOOM]

    경북 울릉군 울릉도는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바다의 영향으로 기온 변화가 적고 습도가 높은 해양성 기후를 나타내며, 연평균 강수량이 1485㎜로 우리나라에서는 눈과 비가 가장 많이 오는 지역이기도 하다. 울릉도 중간 지점에서 984m 높이로 솟아있는 성인봉은 울릉도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성인(聖人)이 앉아 있는 모습 같다고 해서 성인봉이라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고, 성인이 살고 있어서 이렇게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봄날, 할머니가 손녀와 함께 봄나물을 뜯으러 산에 올랐다. 한참 나물을 캐던 할머니는 문득 손녀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정신없이 온 산을 뒤지다 골짜기 절벽 근처에서 손녀를 찾았다. 산을 내려오면서 할머니는 손녀에게 왜 그런 곳에 있었는지 물었다. 손녀는 긴 수염을 가진 할아버지가 나타나 이곳은 위험하니 따라오라고 하길래 함께 갔다고 대답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람들은 산에 성인이 산다고 생각했고 이후 그 산을 성인봉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름의 유래가 무엇이든 성인봉이 울릉도 주민들에게 신성한 곳으로 여겨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천연 정수기 역할을 하는 ‘나리분지’울릉도 주민들에게 성인봉이 상징적 랜드마크라면, 실용적 랜드마크는 ‘나리분지’이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땅속 마그마가 있던 공간이 비어 생기는 냄비 모양의 함몰 지형을 ‘칼데라’(Caldera)라고 하는데, 나리분지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칼데라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되기도 하는데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이 칼데라 호수다.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야 지역이었기 때문에 개척 당시부터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살았다.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눈과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곳인데도 화산재로 이루어진 토양이 물을 머금지 못하는 탓에 논농사를 짓지 못하고 밭농사를 지어야 했다. 주산물로는 더덕, 취, 삼나물, 옥수수, 감자 등이 있는데 특히 더덕은 우수한 품질 덕분에 울릉도 특산물이 되기도 했다. 울릉도는 ‘삼무오다’(三無五多), 세 가지가 없고 다섯 가지가 많다는 게 특징이다. 없는 것은 도둑과 공해, 뱀이고, 많은 것은 돌과 바람, 물, 미인, 향나무라고 한다. 화산 폭발하면서 분출한 용암이 굳어 형성된 제주도에는 물이 부족하다. 현무암은 투수성이 강해 비가 많이 와도 땅 밑으로 스며드는 바람에 지하수를 끌어올려야 식수로 사용할 수 있다. 울릉도도 비슷한 지형이지만 이 지하수가 화산암반층을 통해 자연정화를 거쳐 미네랄이 풍부한 훌륭한 식수로 바뀐다. 그리고 대수층(물이 충분히 있는 암석층)에서 지하수가 뿜어나와 물이 많다. 울릉도가 기온의 변화가 적은 해양성 기후이기 때문에 지하수의 연중 수온도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자연식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하수를 사계절 내내 뿜어내는 ‘봉래폭포’울릉도를 여행하는 사람이 반드시 들르는 곳 중 하나는 봉래폭포(蓬萊瀑布)다. 약 30m 높이에서 사계절 내내 폭포수를 뿜어내는 봉래폭포는 가까이에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봉래폭포가 뿜어내는 폭포수는 하루 약 3000t인데 이 폭포수는 바로 나리분지가 만든 지하수다. 그리고 이 지하수는 울릉도 남쪽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소중한 식수로 사용된다. 봉래폭포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봉래폭포의 멋진 풍광이 금강산에 버금간다고 해서 여름의 금강산을 일컫는 ‘봉래’가 붙었다는 설도 있고, 중국 신화에 나오는 신성하고 아름다운 상상 속의 섬 이름을 땄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대단한 아름다움이 이유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내려놓는다”…이재명 대권 행보 가동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내려놓는다”…이재명 대권 행보 가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 24분쯤 자신의 지지자 모임 네이퍼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 “삼삼오오 광장으로 퇴근하는 여러분들도 그렇겠지만 저도 덩달아 요즘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며 자신의 팬카페 관리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재명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요 며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며 “재명이네 마을 주민 여러분들께서 누구보다 뛰어난 행동력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주심을 잘 알고 있다. 고맙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사실 이장이라고 해서 무슨 권한을 행사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비상한 시국이니만큼 저의 업무에 조금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선 패배 후 미안함에 고개 숙이고 있던 저를 다시 일으켜주신 여러분의 봄날 같은 사랑, 또렷이 마음에 새기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며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이 팬카페의 회원 수는 20만 7000여명으로 ‘이장직’은 회원 등급 중 하나이자 이 대표만이 가진 등급이다. 비명(비이재명)계는 팬카페를 중심으로 한 강성 지지층들과 거리두기를 요구했지만 이 대표가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졌고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과 대외적으로 거리를 두면서 본격 대권 가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와 관련해 “모든 논의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이 가져도 좋으니 국민의힘이 꼭 참여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 형식, 내용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면서 “국정 전반에 대한 이런 협의체 구성이 부담스러우면 경제와 민생 분야에 한정해서라도 협의체 구성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 이재명 “이장직 내려놓겠다”…20만 팬클럽에 한 말

    이재명 “이장직 내려놓겠다”…20만 팬클럽에 한 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회원 20만명을 거느린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이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카페에 올린 글에서 “비상한 시국인 만큼 저의 업무에 조금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카페에서 ‘이장’으로 불린다. 이 대표는 “재명이네 마을 주민 여러분, 이재명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통해 “바쁜 일상 탓에 일일이 인사 드리진 못하지만, 재명이네 마을 주민 여러분들께서 누구보다 뛰어난 ‘행동력’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주심을 잘 알고 있다.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삼삼오오 광장으로 퇴근하는 여러분들도 그렇겠지만, 저도 덩달아 요즘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며 이장직을 내려놓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후 미안함에 고개 숙이고 있던 저를 다시 일으켜주신 여러분의 봄날 같은 사랑, 또렷이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장이라고 해서 무슨 권한을 행사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장이 아니더라도, 전 여전히 재명이네 마을 주민이다. 늘 그랬듯 좋은 소리도, 쓴 소리도 자유롭게 남겨달라”고 당부했다. 2022년 3월 개설된 ‘재명이네 마을’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결집한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다. 검찰이 지난 10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각각 징역 2년과 3년을 구형하자 팬카페 회원들 사이에서 이 대표의 무죄를 호소하는 서명운동과 탄원서 보내기 운동을 주도한 바 있다. 지난해 당 내부에서 친명계(친 이재명계)와 비명계(非 이재명계) 간 갈등이 커지자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에서 탈퇴해 강성 지지자들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 “계엄령 뜻은 무섭 ‘개’ 엄하게 ‘엄’”…또 ‘성지순례’ 된 무한도전

    “계엄령 뜻은 무섭 ‘개’ 엄하게 ‘엄’”…또 ‘성지순례’ 된 무한도전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150분 만에 해제된 가운데, 과거 ‘무한도전’ 영상이 또다시 ‘성지’라며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7분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이어 오후 11시엔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1호가 발표돼 전국이 계엄 상태에 들어갔다. 이에 국회는 4일 오전 1시 본회의를 소집해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계엄령 해제 요구안을 처리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4시 27분쯤 담화를 통해 계엄을 해제했다. 이후 각종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연히 미리 예언했던 무한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016년 3월 방영된 MBC 예능 ‘무한도전’ 방송분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해당 방송은 ‘봄날은 온다-시청률 특공대’ 특집으로 꾸며져 멤버들이 시청률 사수를 위한 회의에 나선 내용이 담겼다. 당시 방송에서 멤버들이 시청률을 지키기 위해 “전국의 모든 영화관에서 ‘무한도전’을 틀자” 등 무모한 방법을 제시하자, 방송인 유재석은 “여러분이 얘기하는 건 거의 예능 계엄 수준”이라고 말했다. 방송인 광희가 “계엄령 있지 않냐”고 아는 척하자, 유재석은 “계엄령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이에 광희는 “무섭 ‘개’, 엄하게 ‘엄’이다. 개엄하게”라고 농담했다. 이를 들은 멤버들은 “‘계’가 아니라 ‘개’? 개엄하게”, “개엄격하다는 거냐” 등의 반응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개그맨 박명수는 “광희 말처럼 세상을 흉흉하게 만들면 어떠냐”고 동조하기도 했다. 방송인 정준하가 “해커를 풀어서 전 채널에 ‘무한도전’만 나오게 하자”고 말하자, 유재석은 “그럴 바에 도로를 차단하고 나들이를 못 가게 하자. 차 키를 다 회수해서 채널은 ‘무한도전’ 하나만 아침부터 저녁에 나오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성지순례 왔습니다”, “없는 게 없는 무한도전”, “어떻게 특집 이름도 ‘봄날은 온다’냐”, “무도가 또다시 미래를 봤다” 등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 떨어져 사는 자녀 언급한 고현정 ‘울컥’…“이렇게 슬픈 건지 몰랐어요”

    떨어져 사는 자녀 언급한 고현정 ‘울컥’…“이렇게 슬픈 건지 몰랐어요”

    배우 고현정이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이후 15년 만에 TV 토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전 남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에 대해 언급했다. 고현정은 지난 27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제가 애들은 보고 사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엄마라는 사람은 그냥 편해야 하는데, 그건 제게 언감생심”이라며 “같이 살지 않아서 쑥스럽고 편하지 않은 감정을 느꼈을 때, (엄마와 아이들이) 친하지 않은 것이 이렇게 슬픈 건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 친밀감은) 채울 수 없는 것이고, 없어진 거니까 많이 속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현정은 1995년 24세 당시 SBS 드라마 ‘모래시계’로 스타덤에 오른 직후 정용진 신세계 회장과 결혼하며 연예계를 은퇴했다. 슬하에 1남 1녀를 뒀으나, 결혼 8년 만인 2003년 이혼했다. 고현정은 ‘모래시계’를 언급하며 “반응이 뜨거웠던 드라마였는데 그때 제 인생의 다음 장을 시작하는 시즌과 겹쳐서 사람들이 원할 때 뚝 끊고 결혼한다고 가버렸다”며 “집중적으로 연애를 한 시기여서 드라마 촬영이 연애를 방해하는 일로 느껴졌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첫 아이를 갖기 직전에 ‘모래시계’에 대한 반응을 뒤늦게 접하고 죄책감이 들면서 ‘내가 뭐 한 거지’ 싶더라”며 “너무 무책임했다. 완벽하게 최선을 다해 산 줄 알았는데 누수가 나고 있는 걸 그때야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눈물이 났는데 누구와도 같이 울지 못했다”며 “공감해 주는 분들이 별로 없었다”고 털어놨다. 고현정은 20대 시절의 연애를 회상하기도 했다. 고현정은 “갑자기 연애하게 됐는데, 연애가 그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며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연애에 홀랑 빠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연애할 때 엔도르핀이 나와서 밤새고도 일하겠더라. 세상이 뜻한 대로 다 되는 것 같았다”며 “사랑이 훅 왔다가 20대를 온통 물들였다. 사랑이 깊은 거더라. 그리고 자주 안 온다”고 전했다. 연예계를 오래 떠나 있었던 고현정은 2005년 드라마 ‘봄날’로 복귀했다. 이후 ‘선덕여왕’ 미실 역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고 ‘여왕의 교실’, ‘디어 마이 프렌즈’, ‘너를 닮은 사람’, ‘마스크걸’ 등 작품 활동을 왕성하게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 유튜브 채널과 소셜미디어(SNS)를 개설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고현정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하는 걸 제 자식들과 연결해서 안쓰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저는 자식들에게 부담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자식들에게는) 엄마는 그냥 산뜻하게 열심히 잘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전 배우로서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잘 돌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고현정은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었다”며 “어쩌다 보니 대중들 앞에서 제가 무례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저는 배은망덕하고 싶지 않다. 잘하고 싶다. 조금 도와달라. 너무 모질게 보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 여러분과 같이 71년생으로 한국에서 태어난 고현정이라는 사람으로 잘 살고 싶다. 너무 오해 많이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힘들게 살아온 우리 인생 위로… 30년 노래한 나에게 꽃을 준다”

    “힘들게 살아온 우리 인생 위로… 30년 노래한 나에게 꽃을 준다”

    성대결절 회복… 120분간 열창장르 경계 허무는 협연에 갈채 “30년 노래 인생을 다독이며 나에게도 꽃을 주고 싶었습니다. 마흔 중반 늦깎이로 시작한 노래,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 장사익(75)의 데뷔 30주년 소리판. 황청원 시인의 시 ‘꽃을 준다 나에게’를 타이틀로 마련한 늙은 소리꾼의 무대는 절절하면서도 뜨거웠다. 그는 120분간 자신의 노래 인생을 압축한 18곡을 열창했다. 장사익은 이날 신곡 ‘꽃을 준다 나에게’를 처음 부른 후 “이 시를 처음 읽고 많이 울었다”며 “힘들고 아프게 살아 온 우리 인생을 축하하고 위로하는 꽃을 선물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삶의 굽이굽이 애환을 노래해 온 그의 말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내며 공감을 표시했다. 흰 두루마기를 입고 무대에 선 장사익은 그간 수차례 치료해 온 성대결절에서 완전히 회복한 듯 무르익은 소리의 세계를 선보였다. 1994년 ‘찔레꽃’으로 데뷔한 후 소리와 국악, 재즈, 트로트를 넘나들며 ‘장사익류(流)’라는 장르를 만들어 온 그는 노래를 내지르고 꺾고 물러서면서 자신만의 소리를 펼쳤다.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협연도 30년 묵은 소리판에 울림을 더했다. 한국의 재즈 1세대인 81세의 최선배가 트럼펫 연주를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음악감독 정재열의 기타, 재즈 피아니스트 앤디 킴의 피아노 선율, 고석용의 열정적인 북과 하고운의 해금 등이 어우러진 국악, 아카펠라 그룹 더 솔리스츠와 우니꼬 합창단이 장사익의 소리에 합세했다. ‘꽃구경’,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희망가를 부른다’는 절절한 가사를 담은 ‘국밥집에서’ 대목이 절정을 이뤘다. 1부가 애절한 노래 위주의 무대였다면 2부는 “광화문 나이트로 모시겠다”는 그의 멘트대로 관객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마을회관 잔치 같았다. 장사익은 ‘댄서의 순정’과 ‘열아홉 순정’ 등 트로트 메들리부터 ‘동백아가씨’, ‘봄날은 간다’ 등 친숙한 가요들로 객석의 호응을 이끌었다. 피날레는 장사익과 합창단, 관객들이 합심해 부르는 ‘찔레꽃’ 합창. 그의 30주년 소리판은 다음달 9일(대구), 12월 8일(대전), 12월 25일(천안), 내년 1월 4일(부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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