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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을 속속들이 보여줍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중국 곡예단의 모든 것을 서울에서 즐기세요.” 주한 중국문화원 개원을 기념하는 ‘중국문화 관광 대축제’가 3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다.타이틀은 ‘니하오 차이나’.중국문화원은 종로구 내자동 세종로정부종합청사 인근에 오는 8월쯤 들어선다. 서울시가 후원하는 중국문화 축제는 대공원 봄꽃 축제 야간개장과 연계,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내내 유료로 진행된다. 행사는 크게 8부문으로 나뉜다.특히 중국 전래의 화려한 등불 경연인 ‘등 축제’와 사자춤,수천년 역사를 지닌 서커스공연,민간 전통예술인 ‘종이오림 공예’가 눈길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설탕액을 굳혀 조형을 만들어내는 ‘당화(糖)’전시도 흥미롭다. 운남성 일부 종족 사이에 전해내려오는 2200여개의 상형문자 전시회와 200년 전인 1830년대 베이징의 모습을 그려낸 중국 유명화가의 ‘거리 풍경전’과 사진전도 있다. 특히 중국문화원 홍보대사를 맡은 탤런트 겸 가수 장나라의 특별무대도 마련된다. 관람료는 19세 이상 8000원,중·고생 7000원,4세∼초등생 6000원이며 65세 이상이거나 국가유공자,장애인에게는 4000원으로 할인해준다.행사 내용은 홈페이지(nihaochina.or.kr)에 소개돼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능동 어린이대공원 야간개장 봄꽃축제 새달 3일~5월30일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이 4월3일부터 5월30일까지 ‘봄꽃축제 야간개장’ 행사를 개최한다.이 기간동안 공원은 밤 10시까지 개장된다. 주말마다 야외음악당 등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주요 행사로는 중국의 등(燈)축제와 기예단서커스,무림장기쇼,아기호랑이와 사진을 찍는 프로그램,리틀엔젤스 공연,미술대회,페루 민속공연 등이 열린다.장세훈기자˝
  • 경기 청신호? 통계상 착시?

    30일 발표된 각종 경기지표는 ‘물오른 봄꽃’같아 경제주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그러나 드러난 지표만 믿고 성급하게 외투를 벗어 던졌다가는 꽃샘추위에 낭패보기 십상이다. ●통계착시 제거하면 소비·투자 여전히 마이너스 생산·소비·투자가 2월에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전적으로 ‘수출의 힘’이다.40%가 넘는 경이적 수출 증가율이 생산 출하량을 늘리고,기업들의 설비투자를 끌어냈다.재고 증가율(5.0%)도 1월보다는 늘었지만 10% 안팎을 오가던 지난해 중반과 비교하면 크게 부담이 줄었다.설 효과도 톡톡히 봤다.지난해 2월에 끼어있던 설이 올해는 1월로 옮겨가는 바람에 올 2월의 조업가능일수가 하루 늘어난 것이다.소비와 생산은 ‘하루’ 차이에도 크게 움직인다. 이렇듯 연초는 ‘설 착시’가 해마다 존재한다.그 때문에 경기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1∼2월의 평균수치를 따져봐야 한다.이 경우 생산 증가율은 10.5%로 여전히 높지만,도·소매 판매(-0.1%)와 설비투자(-0.5%)는 마이너스로 떨어진다.각각 1년과 반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소비와 투자 지표가 통계상의 착시임을 말해주는 대목이다.물론 감소폭이 현저히 꺾인 것은 ‘봄경기’에 대한 설렘을 키워주는 긍정적인 신호다. ●특소세 인하효과·건설경기 연착륙 여부 변수 자동차는 2월에도 지독히 안 팔렸다.내수판매가 21.9%나 줄었다.정부가 전격 단행한 특별소비세 인하조치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자동차 판매가 살아나면 전체 도·소매 판매액과 설비투자도 도미노 상승이 예상된다.건설경기 급락 여부도 변수다.건설공사는 1년 전에 비해 5.4% 증가에 그쳐 올 들어 계속 내리막길이다.지난해 연평균 증가율(18.8%)과 비교하면 급격한 둔화세다. 생산증가율이 3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생산능력 증가율이 제자리 걸음인 것도 경계감을 키우는 부분이다.밀려드는 수출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생산라인을 늘리기보다 철야작업과 교대근무로 공장을 쉴 새 없이 돌렸다는 방증인 셈이다.재정경제부 강호인(姜鎬人) 종합정책과장은 “설비투자 압력이 크게 높아져 기업들이 투자를 안 하고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설비투자 압력(생산증가율에서 생산능력증가율을 뺀 수치)은 1월 1.1%포인트에서 2월 12.6%포인트로 급증했다. 통계청 신승우(申昇雨) 산업동향과장은 “수출 호조와 조업일수 증가에 힘입어 지표경기가 개선됐으나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경기방향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예단 일러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曺東徹) 거시경제팀장은 “통계상의 착시 요소를 감안해도 2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예상보다 높다.”면서 “경기가 지난해 3·4분기에 바닥을 친 뒤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건설경기가 꺾이고 있고,소비도 전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감소세여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조 팀장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인위적인 내수 부양책보다는 지금의 감세(減稅) 정책과 재정의 조기집행을 좀 더 내실있게 이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상무도 “수출 호조가 내수로 연결되지 않아 소득과 고용 부진의 악순환 고리가 깨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의 경기국면은 완만한 횡보 단계”라고 평가했다.따라서 “성급하게 추경을 편성하기 보다는 일자리 창출정책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근대 기상관측 100년] 겨울 한달 짧아지고 봄·여름 길어져

    우리나라에서 근대 기상관측이 이루어진 지난 100년 동안 한반도 기후는 어떻게 변했을까. 1904년 3월25일 목포에서 시작해 기상관측 자료가 80년 이상인 지역을 중심으로 20세기 우리 나라의 기후변화를 살펴본다.관측기간이 80년 이상인 지점은 서울,인천,강릉,대구,전주,목포,부산 등이다.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로 지난 2000년까지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1.5도 상승,지구 평균 지표면온도 상승 수치인 0.6도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강추위가 몰아닥친 날은 줄어든 반면 여름철 무더운 날의 발생 빈도는 증가했다.하루 최저기온이 18도 이상인 날은 지난 100년 동안 20일 가량 증가한 반면 하루 최고기온이 18도 이하인 날은 15일 정도 줄었다.특히 같은 기간 여름철 열대야 현상도 5일 정도 증가한 반면 하루 최저기온 0도 미만의 서리일은 30일 정도 줄었다. 우리나라의 10년간 평균 강수량은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변동폭이 커 증가 추세가 기온처럼 뚜렷하지는 않았다.하지만 연간 강수일수는 감소한 반면 강수량은 증가해 집중 호우도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하루 강수량이 80㎜ 이상인 호우일수의 경우 1954~1963년에는 연평균 1.6일이던 것이 1994~2003년에는 2.3일로 늘어났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기관측 지역인 제주도 고산에서 최근 10년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 1991년 357.8에서 2000년 373.6으로 높아졌다. 기후변화와 관련,계절과 생태계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기온의 상승으로 겨울은 1920년대에 비해 1990년대에 한 달 정도 짧아졌으며,여름과 봄은 길어졌다.겨울이 짧아지면서 봄꽃의 개화시기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혜기자˝
  • 꽃단장 테마공원 가볼까

    이제 봄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가슴을 펴고 깊게 숨을 한번 쉬어보자.어디선가 실려오는 꽃향기를 느낄 수 있다.서울 근교에 있는 식물원과 놀이동산에서도 ‘꽃잔치’가 벌어졌다.우리도 꽃구경을 나서보자. ●과천 서울랜드 지금 ‘튤립 앤드 매직데이’이벤트가 한창이다.튤립은 화려하고 아름다워 봄을 대표하는 꽃 중 하나이다.겨우내 온실에서 정성껏 키워낸 봄의 대명사 ‘튤립’을 선두로 팬지ㆍ데이지ㆍ알리섬 등 다양한 봄꽃과 함께하는 축제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하이라이트는 유럽풍의 건축물로 조성된 세계의 광장의 ‘튤립거리’.500m의 거리를 형형색색의 튤립 100만여 송이와 수십만 송이의 다양한 봄꽃들이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꽃놀이의 ‘백미’는 야간개장.수백개의 조명과 아름다운 봄꽃들이 연인들을 유혹한다.또한 ‘매직 슈퍼 레이저쇼 CHANGE’는 레이저 쇼,불꽃놀이와 함께 마술ㆍ스턴트ㆍ무용 등이 어우러진 레이저 뮤지컬쇼를 펼친다.야간개장은 4월부터 주말저녁에 한다. 또한 삼천리 대극장에서는 러시아 국립 볼쇼이 서커스단이 뛰어난 개인기를 가진 5마리의 곰으로 아슬아슬한 아크로배틱 쇼를 공연하며 ‘매지컬 퍼레이드’는 10여대의 특수 퍼레이드 카와 100여명의 공연단,마술사 등이 연출하는 대규모 퍼레이드를 선보인다.(www.seoulland.co.kr).(02)504-0011 ●이천 한택식물원 식물원에 들어서자 노랗게 핀 산수유가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옆에는 할미꽃이 자주색 꽃잎을 드러내고 웃고있는 듯하다.잘 정리된 화단 곳곳에 복수초,백서향,히어리,처녀치마,얼레지 등 20여종의 이름 모를 꽃들이 예쁘게 피어있다. 한택식물원은 용인시와 안성시 경계에 솟은 비봉산 자락 서쪽에 위치하며 양지와 음지,계곡 등이 고루 갖춰져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30만평 규모의 땅에 자생식물,희귀·멸종위기식물,외래식물 등 6000여종이 자라고 있는 국내 최대의 식물원이다. 입구에서 나누어주는 지도를 보아야만 20여 개에 달하는 화단을 빼놓지 않고 볼 수 있다.곳곳에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자연생태 식물원’은 1000여종의 자생식물이 각각의 생태 환경에 맞게 심어져 있고 ‘아이리스원’은 자생 붓꽃과 꽃창포 등이 자라고 있으며,자생 원추리 등 120여 품종의 꽃들을 볼 수 있는 ‘원추리원’ 등 20개의 화단에는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거나 봉오리를 드러내고 있다. 봄을 맞아 ‘Harmony of Spring’축제가 시작했다.단순한 관람보다는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참여프로그램을 준비했다.4월부터 주말에는 종자 및 화분식물을 이용한 ‘자생식물 키우기’를 한다.행사참가들에게 자신이 씨앗을 심은 화분을 준다.(www.hantaek.com),(031)333-3558. ●용인 에버랜드 튤립과 유럽 축제문화를 접목시킨 축제인 ‘튤립축제 유로카니발’이 진행중이다.올해 선보이는 튤립은 모두 140여종,100만여 송이로 6000평의 ‘포시즌스 가든’을 가득 메우고 있다. 또한 야간에도 튤립을 볼 수 있도록 할로겐 조명 400여 개를 설치했고 관람객의 동선에 맞추어 튤립박스 1200개로 꽃길을 만들어 봄을 만끽할 수 있게 했다. 유로카니발의 메인 행사는 튤립 정원 바로 옆 4000여평의 15세기 중세 유럽의 광장에 만들어진 원형 무대에서 한다.카니발의 왕과 왕비를 뽑는다는 가상 상황을 주제로 관람객의 직접 참여와 서커스,댄스와 가면극 등을 혼합한 마당극형태의 공연을 한다. 특히 탄력있는 캔버스 천 위에서 퉁퉁 튀어 오르며 묘기를 펼치는 ‘트렘폴린’이 압권이다.이동식으로 제작된 사각형의 스프링 매트 위에서 7명의 연기자가 공중에서 교차하고 서로 손을 마주 잡는 등의 묘기를 보인다.또한 시소를 이용해 11명의 연기자들이 ‘인간탑’을 쌓는 멋진 곡예도 맛볼 수 있다.(www.everland.com),(031)310-5000. ●잠실 롯데월드 ‘스프링 페스티벌’이 관람객들을 봄의 세계로 안내한다.실내공원이라 대형 꽃밭을 만들 수 없어 봄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이벤트를 한다.꽃의 요정들이 사람들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플라워 페스타 퍼레이드’가 흥미롭다.이 퍼레이드는 꽃과 나비,벌 등으로 분장한 공연단이 시간대별로 즉석 퍼포먼스를 펼쳐 마치 동화 속의 나라로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지름 1m의 대형 꽃잎과 줄기를 드리운 3m 높이의 꺽다리꽃,롤러 브레이드를 타고 달리는 나비캐릭터,노랑과 검정의 꿀벌 캐릭터 등이 등장한다.스프링 콘서트도 다양하다.플라워밴드,스프링밴드,남성 5인조 요정연주단들이 곳곳에서 미니콘서트를 연다.(www.lotteworld.com),(02)411-2000. ●이천 백사 산수유축제 ‘산수유축제’하면 모두 남도지방을 떠올리는데 경기도 이천 백사골에도 축제가 있다. 산수유 8000여주가 꽃을 활짝 피워 노란 봄의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또한 대부분 100년 이상된 나무로 국내 최대의 산수유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축제는 26일부터 사흘 간 열린다.이벤트로 마임미술,전통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www.2104sansooyou.com),(031)633-0100. 이밖에도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도 들러 볼 만하다.아직은 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지만 새순이 돋고 꽃봉오리가 맺혀있어 봄기운을 느끼기에 그만이다.(www.morningcalm.co.kr),(031)584-6702. 한준규기자 hihi@˝
  • 도심 꽃나라로 초대합니다

    “꽃길을 거닐며 봄향기를 맡아 보세요.” 100년만에 내린 ‘3월 폭설’과 들쭉날쭉한 기온변화로 한껏 움츠러든 서울 시민들이 봄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서울시가 선정한 ‘봄꽃길’ 54곳이 바로 그 곳.특히 기상청은 서울지역의 봄꽃 개화시기를 3월28일,만개는 4월5일 식목일 전후로 예상하고 있어 앞으로 2∼3주일이 봄나들이 최적기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 10㎞에 이르는 윤중로는 수령 30∼35년된 벚나무 1440여 그루가 있는 시내 최고의 벚꽃 명소.이곳에서는 오는 4월1일부터 10일까지 벚꽃축제가 열린다.상춘객들을 위한 댄스·노래 경연대회와 경찰기마대행진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마련돼 있다.한강과 어우러진 벚꽃 야경이 아름다운 광진구 워커힐길과 서울대공원 외곽순환도로,지하철 시흥역∼가리봉역에 이르는 금천구 벚꽃십리길도 그만이다.산책코스로 유명한 남산길 5㎞ 구간은 벚꽃뿐만 아니라,개나리와 진달래 등 다양한 봄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화사한 유채꽃밭도 놓칠 수 없는 봄꽃 명소다.구로·영등포구 안양천과 중랑구 중랑천,은평구 불광천변 등에는 지난해 대규모 유채꽃단지가 조성돼 4월 중순쯤 노랗게 핀 유채꽃이 절정에 이를 것 같다.성동구 응봉산과 강남구 양재천,중랑구 망우리고개에서는 개나리꽃이,관악구 관악산과 송파구 석촌호수에서는 철쭉이,동작구 노량진근린공원 등에서는 살구꽃이 상춘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
  • [토요일 아침에] 老보살 울린 서러운 봄날/여연스님·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남도의 끝에서 봄꽃들이 너무도 통절하고 극적으로 여기저기 피어나고 있다.마치 열병을 앓고 있는 환자처럼 몸부림을 치며 바람 실은 봄 햇살을 만나면 그냥 여기저기에서 툭툭 숨가쁘게 터져나오고 있다. 내 안에 살아 있는 수만 가지의 생명들이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충만감을 맛본다.한편에서 깨어나고 또 한편에선 허공을 타고 적멸로 되돌아가는 저 아름다운 ‘반역’은 너무도 깨끗하고 명징하다.마치 아무리 어둠이 깊어도 아침을 거부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이처럼 탄생이란 위기와 소멸의 또 다른 이름이다. 봄은 왔건만 세상은 아수라장이다.한땀 한땀 국민의 손에 뽑힌 대통령이 그 국민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략적으로 탄핵당했기 때문이다.가끔씩 전라도 절에 오는 창원의 노보살에게 전화가 왔다.“씨님,도대체 이럴 수 있능교.아무리 임금이 잘못했다케도 이런 빕은 없능교.글 잘쓰는 우리 씨님이 한말씀하시소.” 평소 엄격한 노보살의 숨소리가 전화너머로 거칠게 들려왔다.아직도 정치는 우리의 현실 삶을 규정하고 있음이 새삼 떠올랐다.누가 저렇게 아무 것도 모르는 순박한 노보살의 가슴을 울리는가.그 놀라고 서러운 가슴은 또 누가 위로해줄 것인가.갑자기 암담한 생각이 치솟아 올랐다. 우리는 아직도 80,90년대의 엄혹한 시대현실을 한발짝도 비켜가지 못한 것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눈물’이 솟구치는 날들이다.광화문에서 부산 서면에서 제주도에서 일렁이는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보며 새삼 그리움의 물이 가슴에 고인다.관행과 관습의 껍질을 벗고 상실의 시간을 채우려는 역사의 노력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믿었던 것들은 종종 우리를 배반한다.그런 일들이 상식과 이성을 초월해 너무도 비일비재하다.우리가 믿었던 진실과 승리 그리고 그 아름다운 이성들이 단지 54분만에 짓밟힌 것이다.그들이 우리를 배반한 것은 아마도 너무도 많이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그들에게 세월의 힘 속에 남긴 그리움이 없기 때문일지 모른다.모자람이 적은 삶을 살아본 적도 없고 소중한 그리움도 그들의 가슴에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인도에선 인생을 네주기로 나누어 산다.젊은 날 학생기엔 주경야독으로 배우고 익히며,철이든 가주기엔 결혼을 해 식솔들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자식이 성년이 되면 임주기로 모든 것을 물려준 뒤 숲에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살고,죽음이 가까우면 유행기로 성지순례를 다니다가 홀로 쓰러져 죽는 것이다.우리의 역사도 마찬가지다.우리의 역사는 지금 성년이 됐다. 모든 것을 물려준 뒤 숲에 들어가 자연과 벗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완강한 강화유리 같은 소통불가의 현실을 우리 시대 지도자들은 알아야 한다.들새 산새들이 분주한 날갯짓을 하는 신새벽 중생들의 삶속으로 들어와 그들의 절망과 희망을 가슴으로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절망어린 마음을 가슴에 담고 그 절망의 정체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아야 한다.팔만대장경에 이르길 “달은 사람의 본성이다.”라고 했다.충만된 달처럼 우리의 영혼은 충분히 차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우리 시대 지도자들은 자신만을 위한 깊고 깊은 골방에서 나와 봄꽃이 지천으로 핀 우리들 영혼의 안뜰로 걸어나오길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여연스님·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 [레저+α]

    ●영월 쌍섶다리축제조직위원회 강원도 영월 관내의 관광자원을 소재로 한 ‘제1회 영월 쌍섶다리 마을 사진공모전’을 개최한다.작품 내용은 주천강 쌍섶다리,주천면 5일장,법흥사 등 주변 사찰,요선정,빙허루,김종길 고가 등 영월을 홍보할 수 있는 내용이면 된다.수상자에겐 상패와 함께 20만∼2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16×20인치 크기의 컬러 또는 흑백사진으로 출품수는 제한이 없으며,필름 원판을 첨부해 서울 송파구 가락동 99-3 제일빌딩 6층 계경목장 본사로 직접,또는 우편을 통해 4월2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02)2043-2031,kyekyong@korea.com ●서울랜드 주변에 자연스럽게 핀 개나리·진달래·철쭉과 함께 봄의 대명사 튤립과 팬지·데이지·알리섬 등 다양한 봄꽃으로 봄 축제를 시작한다.이번 봄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유럽풍의 건축물로 조성된 세계의 광장 ‘튤립 거리’이다. ●삼성어린이 박물관 20일부터 6월까지 주말마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가족 프로그램을 개최한다.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온 가족이 함께 만드는‘중세의 성과 깃발 만들기’,토요일 오후 1시와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아빠 엄마와 함께 온몸으로 표현하고 즐기는 ‘신문지로 표현해요’가 열린다.또한 아버지 참여 프로그램 ‘아빠랑 나랑’은 ‘떼굴떼굴 놀이터’에서 일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한다.삼성어린이박물관(www.samsungkids.org) ●63빌딩 1층 로비에서 최고층 60층 전망대까지 1251개의 계단을 뛰어서 오르는 ‘63빌딩 계단오르기 대회’가 오는 4월4일 오전 11시에 열린다.이번 대회는 남자부문과 여자부문으로 나눠 진행되며,63빌딩을 1층부터 60층까지 뛰어서 오르는 기록 경기다.남녀 각각 63명씩 선착순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참가비는 1만 5000원이며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수직마라톤이라 할 수 있는 ‘63빌딩 계단오르기 대회’의 상위 입상자에게는 푸짐한 경품이 증정되며,참가자 전원에게 유니폼과 기념품을 나누어준다.63빌딩(www.63city.co.kr),(02)789-5557. ●생명의 숲 3월 정기 숲기행은 제4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하안미리의 80년된 소나무숲으로 간다.또한 근처 허브농장까지 들러본다.오는 23일까지 선착순 40명만 인터넷 홈페이지나 전화로 받는다.회비는 회원은 1만 5000원,비회원은 2만원이다.생명의 숲(www.forest.or.kr),(02)3673-3236.˝
  • 한반도 겨울 30일 줄었다

    한반도가 뜨거워지고 있다.여름이 길어진 만큼 겨울은 짧아졌다.비도 한꺼번에 몰아쳐 내리는 집중호우 현상이 뚜렷해졌다.지구 온난화 때문이다.초·중·고 교과서에 나오는 ‘사계절 구분이 뚜렷한’ 한반도 기후의 특성이 수정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온난화 뚜렷,집중호우 빈번 기상청이 12일 근대 기상관측 100주년을 맞아 발표한 ‘한반도 기후 100년 변화와 미래 전망’ 자료에 따르면 지난 세기에 한반도는 전지구 평균보다 기온 상승률이 높았다.전지구적으로 평균 기온이 0.6도 올라가는 동안 한반도는 무려 1.5도 상승했다.급속한 도시화의 영향이다. 기상청 윤석환 기상홍보과장은 “한반도 기온상승에서 도시화 효과는 20∼30%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평균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겨울철 혹한과 관련된 ‘서리일’,‘결빙일’ 등의 발생빈도가 줄었다.반면 여름철 기온을 뜻하는 ‘냉방일’,‘열대야’ 등은 증가했다.하루 중 가장 높은 일 최고기온이 18도 이하일 때를 뜻하는 ‘난방일’은 100년 동안 평균 15일가량 줄었다.일 최저기온 0도 미만의 ‘서리일’은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30일 정도 감소했다. 강수량은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는 집중 호우식으로 변하고 있다.최근 20년 동안 남부 지역의 연 강수량은 7% 증가했는데,정작 비가 내린 날은 14%가량 줄었다.한번에 내리는 비의 양도 크게 늘었다.지난 1954년부터 63년까지 강수량을 분석한 결과,일 강수량이 80㎜ 이상 내린 날은 연간 1.6일꼴이었지만 94년부터 2003년 사이에는 1년에 2.3일로 잦아졌다. ●겨울 짧아 봄꽃도 빨리 핀다 기상청 권원태 기후연구실장은 “90년대 겨울은 20년대에 비해 무려 한달 정도 짧아졌다.”고 밝혔다.권 실장은 “90년대 겨울철 최저기온이 낮은 날의 수가 현저하게 줄고 있다.”면서 “그만큼 겨울철이 따뜻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겨울이 짧아져 3월 평균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개화시기도 해마다 앞당겨지는 추세이다.기상청 조영순 산업교통기상과장은 최근 ‘기후변화 뉴스레터’에서 서울은 41년 이후 10년 단위로 평균 3.1일씩 개나리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광주 등 5개 도시의 개나리 개화일도 10년 동안 평균 1.5일씩 빨라졌다.권 실장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등의 영향으로 온난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만년설을 대표하는 킬리만자로 정상 부근의 눈도 10년 뒤에는 모두 녹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급격한 기후변화 속도를 생태계가 따라잡지 못해 혼란이 예상되므로 철저하게 연구,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벚꽃 평년보다 4일 빨라 올봄 벚꽃도 평년보다 4일 빨리 핀다.윤 과장은 “2월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2.3도가량 높았고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벚꽃은 평년보다 4일 앞당겨진 오는 22일 제주 서귀포에서부터 피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남부·동해안에서는 26일부터,서울 여의도에서는 다음달 5일쯤 꽃망울을 터뜨린다.주요 벚꽃 관광지의 개화 예상시기는 ▲진해 제황산 27일 ▲진주 쌍계사 29일 ▲청주 무심천변 4월4일 ▲전주∼군산간 번영로 4월6일 등이다. 박지연기자 anne02@˝
  • 뭘 살까-봄옷·액세서리

    만물이 화사해지는 봄.무엇보다 내 아이가 환해 보였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지갑 얇아진 불황,내 옷 하나 덜 입는다고 내 아이 옷 더 입힐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이럴 땐 조금만 부지런 떨면 시장 가격에 백화점 품질의 옷을 구입할 수 있다.이번 주말,내 아이 ‘봄꽃보다 아름답게 입히기’ 프로젝트에 돌입해 보자. ●저렴함·다양함 갖춘 ‘아동복의 메카’ 남대문 의류 시장의 중심은 동대문이다.그러나 아동복에 있어서만은 남대문이 ‘메카’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마마’‘부르뎅’‘포키’‘포핀스’‘굳앤굳’등 7개의 상가가 모여있는 남대문에서는 저렴하게 아이 옷을 마련할 수 있다.바지의 경우 1만 2000∼3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동대문에 비해 최소 2000∼3000원은 저렴하기 때문에 아이 옷을 여러 벌 구입할 계획이라면 이곳을 찾으면 좋다. 본래 도매 시장이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가 잦다.상가마다 늘 기존 상품을 세일하는 매장이 있기 마련.이 경우 기존 가격에 비해 30∼50% 정도 싸게 살 수 있으니 꼭 들러보자. 가격도 저렴하지만 전국에 물건을 공급하는 곳인 만큼 평상복은 물론 한복,파티복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각 상가마다 100여개의 매장이 있어 조금 둘러보면 내 아이 개성에 맞는 옷을 찾을 수 있다. ●눈에 쏙 들어오는 진열 돋보이는 패션 쇼핑몰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혜민이와 쇼핑몰에 들른 민유진(32)씨는 “매장마다 다양하게 코디를 해놓고 쇼핑하기에도 좋은 환경이라 쇼핑몰을 찾았다.”며 “요즘 아이들은 엄마가 골라주는 것보다 자기가 고르는 것을 좋아해 함께 쇼핑을 한다.”고 말했다. 명동 밀리오레 지하 1층 10여개의 아동복 매장에는 의류 신발 모자 가방 등 다양한 품목의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남자아이의 경우 셔츠+타이+재킷,여자아이는 블라우스+원피스 코디가 인기.또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트레이닝 룩’이 아동복 스타일로 변신해 엄마와 커플 룩으로 연출하기도 한다. 동대문 프레야타운에선 스판 소재의 페인팅 처리된 청바지,바지 옆선에 줄무늬가 들어간 트레이닝복 스타일의 바지가 주요 아이템이다.색상은 봄을 느낄 수 있는 분홍,연파랑 등 파스텔톤이나 원색 계열이 인기. 남대문 아동복 상가와 가까운 메사 지하1층 아동 매장에는 옷 뿐만 아니라 아이들 신발도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프레야타운에서 아동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진화숙(45) 사장은 “트렌치 코트,프릴 블라우스 등 거추장스럽고 나풀거리는 스타일보다 단순하면서도 편안함을 살린 옷을 많이 찾는 추세”라며 “아동복에서도 인기 연예인들의 스타일을 본뜬 디자인의 옷들이 강세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라우스 1만 5000∼1만 8000원,원피스 3만원선,카디건 1만 9000∼2만 8000원,스웨터 1만∼2만원선,트레이닝복 세트 1만 9000∼3만 5000원,구두 1만 8000∼2만 5000원,운동화 1만 7000∼2만 3000원. 최여경 나길회기자 kkirina@˝
  • [차이야기] 개나리차-스트레스 날리고 머리 맑아져

    얼굴 자랑하는 봄꽃들은 많지만 대표선수는 역시 개나리다.가끔 한겨울에 피어나 보는 이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지만 그래도 역시 봄의 꽃이다. 노란 꽃망울 피워 낸 모습에 반해 가지 하나 슬쩍 꺾어 와도 며칠 가지 못해 시름시름하게 된다.좀더 오랫동안 개나리를 만날 수는 없을까. 이런 마음이라면 개나리 꽃잎 동동 띄워 차로 마셔보자.맑은 노란 빛이 살짝 도는 차색도 그만이지만 단아한 맛도 감동적이다. 우리 몸에도 좋은 개나리차는 우선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머리를 맑게 해주며 소염 작용을 해 여드름을 낫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단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몸이 차가운 사람들은 장기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깨끗한 지역의 개나리를 따자마자 증기에 살짝 찐다.찻잔에 두세송이를 넣고 90℃ 정도 끓인 물을 부어 여러번 우려 마시면 된다. 나길회기자 ■ 도움말 곽노규 강남 동일한의원 원장
  • [길섶에서] 춘설/김인철 논설위원

    조선시대 한 노기(老妓)가 가는 세월을 한탄하며 부른 매화타령이다.봄이 왔건만 늙고 병들어 꽃봉오리를 맺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는 듯하면서도 한가닥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춘설의 심술을 탓하는 노기의 투정에서 애잔한 심사가 물씬 느껴진다. 춘삼월에 난데없이 폭설까지 몰아치며 추위가 기승을 부려 가뜩이나 움츠린 서민들의 마음을 더욱 더 쪼그라들게 한다.그야말로 중국 4대 미인의 하나로 꼽히는,한의 후궁 왕소군(王昭君)이 흉노족에게 팔려간 뒤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같지 않다.”고 읊었듯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형국이다. 꽃샘추위라던가.겨우내 호령하던 동장군(冬將軍)이 맥없이 물러나기가 아쉬워 마지막 맹위를 떨치는 것이리라.매화니 산수유니 서둘러 꽃망울을 터뜨리던 봄꽃나무들은 느닷없는 눈사태에 화판(花瓣)을 다시 접어야 할 판이다.하지만 그래도 봄은 온다.그것이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이다. 김인철 논설위원˝
  • “요란한 다비식도 세상의 빚인것을…”길상사 회주 ‘마지막 법회’ 주관 법정 스님

    “묵은 틀에 얽매여 있으면 안됩니다.한 생각 일으키면 훌쩍 버리고 떠나는 것이 출가정신입니다.그 맛에 중노릇하는 겁니다.” 법정(法頂·71) 스님이 21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회주(會主·법회를 주관하는 승려)로서 마지막 정기법회를 주관하면서 이같이 소회를 밝히고 무소유의 삶으로 돌아갔다.올해로 10년째 이끌던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회주 자리도 지난달 말 내놓았다. 스님은 길상사 창건 6주년을 맞아 신도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법회에서 최근 잇따라 열반에 든 스님들의 입적을 화두로 삼아 번다한 영결·다비식과 사리에 집착하는 풍토를 비판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들려줬다. 그는 “사리를 남기면 큰 스님이고,사리 안 남기면 큰 스님이 못되는 것이 아니라,진짜 사리는 부처님이 45년간 중생을 제도한 대장경 법문”이라고 설파하면서, 죽을 때 무슨 말을 남길 것인지 정리해볼 것을 제안했다. “내일 죽게 된다면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남길 것인가 생각해 보세요.죽음은 삶의 한 과정이에요.죽음이 받쳐주기 때문에 삶이 빛나는 것입니다.죽음이 싫으면 살 줄 알아야 해요.사는 목적,목표가 있어야 해요.” 아울러 스님은 “생사에 거리낌없는 경지를 생애 마지막에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임종게인데,지금은 임종게가 남용되고 있다.”면서 “한 스님이 임종게를 남겨달라.’는 제자들을 꾸짖으며 ‘내가 지금까지 해온 말이 곧 임종게’라고 했듯이,어떤 말을 남겼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았느냐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맑고 향기롭게’ 월간소식지 12월호의 ‘내 그림자에게’라는 글을 통해서도 “지금까지 많은 법회와 30권에 이르는 책에서 침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는데 정작 내 자신은 많은 말을 쏟았다.”고 반성하고 “앞으로 꼭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하겠다.”고 밝혔었다. 길상사에서 두달에 한번씩 열던 법회도 봄 가을 두 차례만 가질 예정이다.‘맑고 향기롭게’에 글을 쓰는 것은 그대로 유지한다.“나도 언젠가 죽을텐데 갑자기 사라지면 대중이 적응하기 힘들지요.천천히 사라지는 연습을 해야지요.” 스님은 “그동안 사람들이 ‘회주’라고 부르는 것이 마치 ‘회장님’처럼 들려 거북스러웠다.”면서 “지금 나이엔 화사한 봄꽃의 아름다움보다 늦가을에 피는 국화의 향기로움처럼 남고 싶다”고 말했다.스님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생을 마치고 싶다.”면서 “다비식을 요란하게 하는 것도 시줏돈으로 지는 빚”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호기자 kimus@
  • [씨줄날줄] 첫눈

    마지막 낙엽을 겨울 바람에 날려버리고 쓸쓸히 서 있던 나무에 눈꽃이 피었다.앙상한 빈 가지들을 풍성하게 만든 눈꽃은 봄꽃만큼 아름다웠다.첫눈을 맞은 창밖 정원이 순백색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눈 덮인 정원에 하얀 평화가 내려 앉았다.평화로운 풍경 속에 벅찬 사랑의 감동과 옛추억의 애잔한 그리움이 되살아났다. 정호승은 그의 시 ‘첫눈 오는 날 만나자’에서 첫눈의 축복을 노래했다. 들판을 하얀 은세계로 바꿔놓던 옛고향의 첫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그 추억 속에는 사회의 모든 부조리와 악을 덮고 눈처럼 맑고 밝은 사회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야무진 꿈도 있었다.그러나 그 꿈은 언제나 허망한 절망이 되고 말았다.세상은 어제나 오늘이나 눈처럼 맑고 희지 않다.눈이 녹았을 때의 지저분함처럼 온갖 부조리와 악으로 지저분하다. 세상이 더럽고 고달파질수록 첫눈은 슬퍼진다.첫눈의 눈부신 아름다움과 설렘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도시의 많은 사람들은 첫눈의 설렘보다 귀찮은 불편함을 먼저 생각한다.올겨울의 첫눈이 내린 어제도 교통난이 극심했다는 이야기 속에 첫눈의 낭만은 묻혀버렸다.첫눈은 아무도 간절히 기다려주는 이 없는 지구에 더 이상 내리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 박정자는 ‘첫눈은 죽음처럼’이라는 시를 썼다..그러나 그 짧은 환희가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내리자마자 녹을지라도 첫눈은 회색빛 도회지의 건조한 삶을 잠깐 동안만이라도 정감있게 만든다.설렘과 사랑 그리고 낭만이 있는 첫눈을 불편하게만 여긴다면 너무나 메마른 삶이 아닐까. 이창순 논설위원
  • [길섶에서] 철 잃은 봄꽃

    지난 주말이었다.멀리 보이는 단풍이 하도 고와서 뒷산을 오르기로 했다.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에 홀려 힘든 줄도 모르고 길을 걸었다.자그만 고개를 넘고 또 넘었다.승천을 준비하는 용의 등줄기처럼 뻗어진 산등성이 아래로 펼쳐진 산자락을 굽어보니 심산유곡의 정취에 진배없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산모퉁이를 돌아섰을 때였다.저만치 엉뚱하게 진달래꽃이 보였다.때깔이며 단풍에 대비되는 분홍빛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철을 잃어버리고 가을에 핀 봄꽃이란 볼썽사납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 부근 진달래들은 하나같이 한 두 송이 꽃을 달고 있었다.그 일대는 온통 때도 모르는 진달래가 모여 있는 곳인가 보다. 봄날이 꽃들의 세상이라면 가을은 단풍 세상이다.시절마다 주인공이 있기 마련이다.요즘은 정의의 세상인 것 같다.대선 자금으로 요약되는 부정 부패 사슬을 이번엔 끊어내야 한다.정권만 바뀌면 반복되는 정치자금 수사가 마지막이어야 한다.엉뚱하게 분홍빛 진달래가 피는지 지켜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삶의 지혜 숲에서 배우세요 ”

    누구나 산에 가는 것은 아니다.산이 좋아서,건강을 위해 배낭 매고 산을 오르는 사람도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또는 그러지 않는 사람도 많다.하지만 산을 보고 나무를 보고,꽃과 풀을 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숲의 또 다른 의미를,숲을 멀리했던 사람들에겐 숲의 매력을 알려주는 책이 있다.‘우리숲 산책(사진)’은 산,나무,풀,꽃의 표정과 이야기를 전한다. 4년동안 가방만 둘러메고 우리 숲을 찾아 헤맨 저자 차윤정 박사의 발걸음이 글과 사진으로 담겨 있다.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에서부터 파헤쳐지고 짓밟힌 땅에서 희망을 피워 올리고 있는 위대한 생명의 현장,원시의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자연까지 우리 땅,우리 숲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봄의 연둣빛이 피어오르는 담양 대나무숲,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남도의 따스한 정감으로 승화시킨 완도의 갈문리 숲,가을 단풍으로 타오를 듯 물든 태백산맥 자락의 계방산,얼음꽃을 피운 유명산 억새밭 등에는 우리 숲의 사계가 녹아 있다. 진달래보다늦게 피어 봄꽃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사랑을 빼앗겨도 높은 봉우리에서 고고하게 꽃잎을 피우는 철쭉이나,엉성해 보이는 모습이 빛을 끌어들이는 환경적응 전략인 주목을 통해 삶의 지혜를 알려주기도 한다. 또 엄청난 화마가 스쳐간 곳,사람들의 이기로 허리가 잘려나간 강원도 고성 숲속 식물들의 삶을 향한 고된 노력들도 전하고 있다. 시간에 쫓겨 우리의 아름다운 숲을 밟을 수 없다면 자연이 스며있는 책 한권으로 건강한 삶의 감동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웅진닷컴,1만원. 최여경기자 kid@
  • 주말 여기 어때요 / 동숭동 낙산공원

    언제나 젊음의 활기가 넘치는 대학로에서 5분만 다리품을 팔아 올라가면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 있다.그것도 한때 한양의 경계였던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산 모양이 낙타 등처럼 볼록하게 솟았다고 해 ‘낙타산’으로 불리기도 했던 종로구 동숭동의 ‘낙산’이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500m쯤 올라가면 낙산공원 입구가 나온다.입구광장에는 조각품이 많아 감상하면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다.전시관에 들르면 낙산의 어제와 오늘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갈 때마다 시야가 탁 트이며 경복궁,종로는 물론 멀리 강남도 눈에 들어온다.개나리 진달래는 한풀 꺾였지만 여기저기 봄꽃이 남아 있다.야경은 더 좋다.족구장·배드민턴장·농구장도 있다. 목조계단을 타고 단숨에 정상으로 올라가도 되지만 산을 빙빙도는 ‘장애인도로’가 훨씬 여유있다.산 중턱에 있는 육각정(낙산정)이 제법 운치를 더한다.댓평 남짓한 ‘홍덕이밭’에서는 열무와 쪽파가 씩씩하게 자란다.병자호란 때 청국에 끌려갔다 돌아온 효종이 청국에서 나인 홍덕이가 담가주던 김치맛을 잊지 못해 낙산 중턱에 채소밭을 마련,홍덕이에게 계속 김치를 담그게 했다는 안내문이 미소짓게 한다.성곽 답사는 제3전망광장에서 시작해 놀이마당을 거쳐 역사문화탐방로를 따라 올라가는 게 좋다.해발 120m의,산이라기보다 언덕에 가까운 낙산이지만 성곽을 따라 걸으며 바깥을 내려다보면 왜 이 곳이 한양방어의 요충지였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놀이마당과 마을버스 종점을 지나면 전형적인 달동네 골목길을 따라 동대문까지 성곽이 이어진다.성곽 바로 옆의 좁은 골목길에는 일제시대부터 농촌에서,평지에서 쫓겨 산으로 올라온 사람들의 사연이 배어 있다.성벽밑을 걸어보는 것도 괜찮다. 낙산은 일부러 나들이복을 차려입지 않고도 쉽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곧바로 대학로에서 연극과 공연 등을 즐겨도 된다.대한민국의 모든 산 주변에서 거의 의무적으로 먹어야 하는 도토리묵과 닭백숙 대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를,재즈바에서 칵테일을 마셔보는 건 어떨까.1호선 동대문역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정상까지 곧바로 갈 수 있다.743-7985∼6. 류길상기자 ukelvin@
  • [공직자 에세이] 무엇이 물을 오염 시키나

    문정호 환경부 수질보전국장 요즘 도처에서는 산수유·매화·벚꽃·개나리·진달래 등 봄꽃들이 만발해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휴일이면 많은 인파들이 몰려 곳곳에 정체를 빚는 일은 단골메뉴로 등장한다.하지만 이것 말고도 이맘때면 걱정되는 게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물문제다.올해는 전국의 댐 저수율이 높아 봄가뭄 걱정은 없다니 다행이지만,봄철에 내리는 비는 겨우내 우리 주변에 쌓여있던 더러운 먼지들을 몽땅 쓸어내려 하천의 수질을 크게 오염시킨다. 우리는 흔히 물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가정에서 배출하는 하수나 산업폐수·축산분뇨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그동안 정부에서 수질보전을 위해 해온 일도 이러한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서 하수처리장과 같은 정화처리시설을 건설·운영하고,하수관거를 묻는 일에 치중해왔다. 우리는 종종 봄비가 내리고 나면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들이 물위로 떠오르는 것을 보게 된다.무엇 때문일까.그리고 가축 수도 줄고 공장도 별로 없는 지역인 데도 수질이 나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팔당 상수원의 수질개선을 위한 특별대책을 마련한 후 매년 악화돼왔던 팔당호의 수질이 98년 1.5을 정점으로 점차 좋아지기 시작해 2001년에는 1.3까지 개선되었다.그러다가 지난해에는 다시 1.4으로 주춤하고 있다.그동안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서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하수관을 정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질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앞으로 종합적인 평가와 진단이 이뤄지겠지만,현 시점에서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비점오염원(非點汚染源) 때문이다.가정에서 배출되는 하수나 공장 폐수,축산분뇨와 같은 것은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지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점오염원(點汚染源)이라고 부른다.반면 비점오염원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빗물에 의해 유입되는 불특정 오염원이다. 예컨대 농경지에 뿌려진 비료나 농약이 작물에 의해 흡수되지 않고 배수에 의해 하천으로 들어오는 것,도로에 쌓여있는 자동차 윤활유나 마모된 타이어 가루 등이 이에 해당된다.또 산간계곡이나 하천변 곳곳에 널려있는 쓰레기,공기중의 먼지와 오염물질 등도 마찬가지다.이것들은 비가 오면 빗물에 의해 쓸려 수원을 오염시키게 된다. 이러한 비점오염원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수질오염(BOD 기준) 원인의 22∼37%를 차지하고 있고,팔당호의 경우에는 45%나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의 연구결과다.그런데 비점오염원은 배출되는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국토 전역에 걸쳐있기 때문에 사전 관리나 사후처리가 어렵다.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비점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도로변이나 주차장에 인접한 녹지를 이용,빗물이 곧바로 하천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하천에 가까운 농경지는 완충지대로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비점오염원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만들 계획이다.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소 국민 개개인이 자신들의 생활이 비점오염원을 유발시킨다는 환경인식을 갖는 것이다.봄날 나들이 길에 가족과 함께 물에 대해 진지한 얘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성싶다.
  • [길섶에서] 봄꽃의 미학

    화려한 벚꽃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모습은 한폭의 그림이다.봄날인 데도,마치 하얀 눈이 내리는 것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벚꽃을 일본인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것에 빗대어 벚꽃의 마지막 지는 모습을 2차대전 때 일본군 조종사들의 ‘가미카제’로 비유했던 지인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금세 눈이 부시도록 하얀 꽃망울을 터뜨리는 듯싶으면,어느새 새파란 잎이 돋아있는 벚꽃이 가장 봄의 정취에 어울리는 꽃이 아닐까 싶다.옛사람들이 사람의 한 평생을 ‘한바탕 긴 봄날의 꿈’으로 여겨 일장춘몽(一長春夢)으로 표현한 데도 안성맞춤인 꽃이다.봄꽃이 비(雨)에 피었다가 바람(風)에 지는 모습을 사람살이에 비유해 ‘可憐一春事 往來風雨中(가련하다.한 봄날의 일들이,바람과 비 사이를 오가는구나.)’이라고 읊조린 것도 봄꽃이 전하는 삶의 메시지다. ‘바닥 경기’에 이라크전에다 사스공포까지 겹쳐 올봄은 속절없이 가지만,내년 봄은 화사한 봄꽃처럼 밝았으면 싶다. 양승현 논설위원
  • 봄꽃의 시샘 화분증/ 살랑 살랑 봄바람 꽃가루病 조심하세요

    꽃가루병으로 불리는 화분증(pollenosis)은 봄꽃의 시샘 같은 것이다.꽃에서 퍼져 나온 꽃가루가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꽃가루는 특히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에게 콧물과 재채기,피로감 등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일으키는가 하면 결막염과 천식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화분증의 정체와 치료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화분증이란 기관지를 통해 흡입된 꽃가루는 체내에서 ‘특이면역 글로블린-E’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런 상태에서 다시 같은 종류의 꽃가루를 흡입할 경우 이 꽃가루가 면역세포에 붙어 있던 ‘특이면역 글로블린-E’와 결합,히스타민을 비롯한 여러 화학성 매개물질들을 분비한다.바로 이 화학성 매개물질들이 코의 점막이나 눈,기관지를 자극해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천식 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오염토양서 자란 잡초류에 원인균 해로운 꽃가루는 곤충에 의해 수정되는 충매화보다는 바람에 의해 수정하는 풍매화에 많다.그러나 이런 꽃가루는 우리가 생각하는 꽃가루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실제로 봄철에솜털 같은 꽃씨를 날리는 ‘이태리포플러’는 알레르기 항원성이 거의 없다.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은 이보다 훨씬 미세한 꽃가루를 날려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대개의 알레르기 발생 식물들은 주택가나 도로변,하천가 등지에 분포돼 있어 사람들이 원인 꽃가루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특히 이 식물들은 개발 등으로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오염된 토양에 많이 서식하는 잡초류로,매우 강한 알레르기 유발성이 있다.우리에게 환경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3~5월, 8~9월 꽃가루 가장 많다 대기중의 꽃가루는 계절과 지역에 따라 분포가 다르다.우리 나라의 경우 봄에는 나무 꽃가루,초여름∼초가을 사이에는 나무와 풀 꽃가루,늦여름∼가을 사이에는 잡초 꽃가루가 많다. 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 화분역학조사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에서는 3∼5월,8∼9월이 가장 꽃가루가 많은 시기로 조사됐다. 수종별로는 오리나무가 가장 먼저 꽃가루를 날린다.2월 말에 시작돼 3월 말까지가 절정이다.서울의 북한산,우면산,청계산 인근에 많이 서식한다. 소나무는 화분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나 항원성이 낮아 거의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이밖에 봄에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는 자작나무,포플러,버드나무,참나무 등이다.남부지방에서는 삼나무 꽃가루도 많다.가을에는 돼지풀,쑥,환삼덩굴 등의 잡초가 주로 꽃가루를 날리는데, 이런 식물들은 한강변에 많다. ●피부에 시약 떨어뜨려 쉽게 진단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말간 콧물을 흘리거나 재채기,가려움증,눈병,천식 증상을 보이면 화분증을 의심한다.특히 공중 화분은 오전 9시를 전후해 많이 날려 주로 아침에 증상이 심하다. 화분증은 혈액이나 분비물에서 ‘특이면역 글로블린-E’를 측정하거나,피부에 시약을 떨어뜨린 뒤 바늘로 자극을 줘 반응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쉽게 진단한다.드물게는 원인이 되는 꽃가루를 흡입시켜 증상을 살피기도 한다. ●치료 및 예방 가장 바람직한 예방법은 꽃가루를 피하는 것이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따라서 개인별 알레르기 특성을 파악해 해당 꽃가루가 많을 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경우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옷을 턴 뒤 집안으로 들어온다.특히 바람이 강한 맑은 날에는 되도록 창문을 열지 말고 침구류도 밖에 널어 말리지 않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이용해 환기를 시키거나 전자침전기가 장착된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면 꽃가루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를 받기도 한다.치료약으로는 세티리진,로라타딘 등이 사용되며 때로는 국소용 항히스타민제나 크로몰린제,스테로이드 같은 항알레르기 약제를 이용하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원인이 되는 꽃가루 항원을 단계적으로 주사해 면역성을 길러 주는 면역주사 요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도움말 강동성심병원 소아과 이혜란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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