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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툰 한국어로 커튼콜… “韓관객, 특별하니까”

    서툰 한국어로 커튼콜… “韓관객, 특별하니까”

    해외 뮤지컬 오리지널 내한 공연의 남다른 팬서비스가 연일 화제다. 지난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 오리지널 내한 공연의 커튼콜. 모든 배우들이 일렬로 서 있는 가운데 갑자기 ‘그랭구아르’ 역을 맡은 배우 존 아이젠이 객석 가까이 걸어 나왔다. “대성당들의 시대가 찾아왔어. 이제 세상은 새로운 천년을 맞지.” 그가 서툰 한국어로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표곡 ‘대성당들의 시대’를 30초 가까이 열창하자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배우가 커튼콜에서 대표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부르는 것은 종종 볼 수 있는 팬서비스이지만, 그 지역 언어를 따로 익혀 부르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극장 공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객석을 꽉 채워 준 한국 관객을 위한 팬서비스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서울 공연이 조기 종연돼 매우 아쉬웠다”며 “다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노트르담 드 파리’를 향한 지지와 사랑을 아낌없이 보내 준 한국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더 보여 주고 싶은 마음에 (한국어 커튼콜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8일 서울 공연 종연을 앞둔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 ‘심바’ 역을 맡은 데이션 영은 커튼콜 때마다 한국 관객들에게 ‘손하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3년 전 한국을 찾았을 때 앞줄에 계신 관객들이 보여 주는 손짓(손하트)이 뭔지 몰라 여기저기 묻고 다녔다”면서 “이제는 너무 익숙해서 자연스럽게 따라 하며 관객에게 돌려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공연 중간중간 배우가 ‘아리랑’을 부르기도 하고 ‘대박, 아싸’ 등의 한국 관객들에게 친숙한 대사를 불쑥불쑥 내뱉어 웃음을 준다. 투어 지역의 지명이 등장하는 것도 ‘라이온 킹’ 오리지널 공연의 특별한 팬서비스다. 이번 서울 공연에서는 “꼭 동대문시장에서 파는 샤워커튼 같구먼”이란 대사가 등장했고, 3년 전 대구 공연에서는 서문시장이 언급되기도 했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는 부산 공연에서 어떤 단어가 등장할지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이어령 교수가 놓치고 후회한 행복의 순간들

    이어령 교수가 놓치고 후회한 행복의 순간들

    <오늘하루마음읽기 20회> 행복이 강박이 될 때 모두에게 삶의 목표가 돼버린 ‘행복 찾기’물질적 조건들, 행복에 결정적이지 않아가진 것에 의미 두는 노력이 더 중요“가까운 사람과 밥먹는 순간이 최고 행복”등산 때 정상을 밟을 생각에만 빠지지만낙엽 밟는 소리, 실바람의 촉감, 마주치는 절경들가까운 반경 안에 존재하는 것들이 모두 행복시대의 지성 고 이어령 교수의 후회“중요한 글을 쓰느라 외면했던 어린 딸의 인사그 순간 몸을 돌려 딸을 안고,볼에 입맞췄다면”#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스무 번째 회에서는 적지 않은 이들이 시달리는 ‘행복 강박’에 대해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이야기해드립니다. 진짜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행복하고 싶다’는 소망이 ‘행복해야 한다’는 경직된 사명감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거창한 행복이든,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든, 행복이란 우리 삶에서 반드시 쟁취해야 할 목표처럼 됐다. 새해 벽두에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말을 생각해보자. ‘happy new year’ 이지 않은가. 그 해의 첫 시작의 순간을 행복이라는 수식어로 감싸 안는다. 우리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다시 오지 않을 결정적 기쁨의 순간을 공유하고, 사람들은 하트 표시를 누르며 응답한다. 경쟁적으로 서로가 행복함을 뽐내는 것이다. 때로 행복이라는 단어 뒤에 서로에 대한 질투심이 작동한다. 우리에게 찾아온 순간의 행복에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을 타인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불행하다 여기고, 더 나아가 행복하지 않으면 실패한 삶이라고 규정짓는다. 행복해야만 하고,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 삶의 최우선 목표로 무심코 여기는 행복이라는 단어는, 조금 비틀어 보면 우리 삶의 강박이기도 하다. ●행복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국내외 학계에서는 행복의 기원, 성질, 방법론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행복이라는 감정을,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특성과 연결지어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해왔다. 이에 대해 어느 정도의 합의가 이뤄진 부분도 있다. 행복의 과학적 관점을 이야기하는 책 중 하나가 <행복의 기원>이다. 저자 서은국 교수는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우리는 왜 행복감을 느끼는가’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동안 쌓여온 행복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저자는 우선 행복이 거창하고도 위대한 그 무엇, 혹은 돈과 명예와 같은 조건이 충족돼야만 얻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행복을 구성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물질적이고 현실적 조건들은 실은 행복을 느끼게 하는 데 있어 그리 결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작은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새로운 것을 얻으려는 노력보다 더 중요하다. 즉, 객관적 조건보다 주관적 만족감이 훨씬 우선한다. 또 행복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 목표가 아닌,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도구적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은 우리를 좀 더 나은 사회적 동물로 만들고, 더 매력적인 존재로 꾸며 결국 더 길게, 더 오랫동안 생존하게 돕는다는 논리이다.우리는 행복을 일상을 아득히 초월하는 거대하고 위대한(?) 대상이라 생각해왔다. 그래서 보편적인 삶의 목표로 경외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실은 우리 인간의 생존과 진화를 위한 양념 같은 존재였다니. 굳이 행복을 비틀린 시선으로 보자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생각하던 행복의 본질과는 꽤 차이가 있는 시각이다. 모든 가치가 그렇지만, 맹목적 우상화는 우리의 시야를 좁아지게 만드는 법이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가까운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순간이라는 조금은 장난스러운 결론을 남긴다. 가족과, 연인과, 친구들과 매일 함께 식사를 하는 우리지만 그 순간을 행복하다 여기기란 쉽지 않다. 의례적인 행위 정도로 여기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행복은 거창하지 않고, 때로는 아주 소소한 것이며,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삶 곳곳에서 행복의 순간을 발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쩌다 보니 행복한 순간이기를 높은 산을 오를 때 우리가 하는 실수가 있다. 정상에 어떻게 올라야 할지만 생각하다보니 발 밑에서 바스라지는 낙엽, 귀 밑을 간지럽히다 떠나는 실바람, 눈 앞에 순간순간 펼쳐지는 짤막한 절경들을 쉽게 놓치게 된다. 대단하고 거창한 목표는 삶의 중요한 방향이 될 테지만, 강박적으로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현재 이 순간의 의미 자체를 잊어버린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삶이란 먼 허공에 있기보다, 이 순간 바로 내 옆에, 내 팔이 닿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반경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곳곳에서 발견되어져야 한다. 삶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찾아온다. 또 지금은 끔찍한 일인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는 다행스러운 일이 되는 경험도 하게 된다. 그러니 순간 떠오르는 경험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하고 넓은 시각으로 눈 앞의 것들을 살필 필요가 있다. 행복이라는 필터로 경험을 받아들일 때, 순간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아주 작은 일들 또한 얼마든 행복이 될 수 있다.작고하신 이어령 교수의 저서,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에는 절절한 후회의 장면들이 그려진다. 매일 밤, 그에게는 인생만큼 중요했던 글을 쓰느라 어린 딸의 인사를 외면했던 그 후회의 순간들을. 만약 그 순간의 작은 따뜻함을 알아차리고 몸을 돌려 딸을 안고, 눈을 맞추고, 또 볼에 입을 맞추어 주었다면 얼마나 행복한 순간으로 남았을까? 우리네 삶에도 의미 없을 것 같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순간들은 새로운 행복으로 얼마든지 채색될 수 있다. 행복을 좇다 보니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다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행복한 순간이 다가온다. 행복은 우리가 꼭 따라가야 하는 이정표라기보다, 삶의 순간순간에 포착되는 풍광에 가깝지 않을까. 행복에 대한 강박을 내려 놓고 마주하는 삶의 순간들을 둘러보자. ‘어쩌다 보니’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인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중증 질환은 물론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저서로는 <어른의 태도>, <나를 살피는 기술>이 있다.
  • 편파 판정 뚫은 ‘열정의 드라마’… 그대들이 있어 대한민국이 웃었습니다

    편파 판정 뚫은 ‘열정의 드라마’… 그대들이 있어 대한민국이 웃었습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여정이 20일 폐회식과 함께 마무리됐다. 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감동과 환희를 줬다.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왼쪽)과 최민정이 지난 17일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손가락 하트를 그리고 있다.한국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로 올라선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 지난 19일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서 동메달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딴 정재원이 지난 19일 메달 수여식에서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있다.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최초로 올림픽 ‘톱5’에 진입한 차준환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귀국길에서 볼 하트 포즈를 선보이고 있다.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6위에 오른 유영이 지난 17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하트를 그리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
  • 편파 판정 뚫은 ‘열정의 드라마’… 그대들이 있어 대한민국이 웃었습니다

    편파 판정 뚫은 ‘열정의 드라마’… 그대들이 있어 대한민국이 웃었습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여정이 20일 폐회식과 함께 마무리됐다. 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감동과 환희를 줬다.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왼쪽)과 최민정이 지난 17일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손가락 하트를 그리고 있다.한국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로 올라선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 지난 19일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서 동메달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딴 정재원이 지난 19일 메달 수여식에서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있다.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최초로 올림픽 ‘톱5’에 진입한 차준환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귀국길에서 볼 하트 포즈를 선보이고 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6위에 오른 유영이 지난 17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하트를 그리고 있다.베이징 연합뉴스
  • 사랑하는 사람과 하트(♥) 찾아봐요…인기 만화가 ‘숨은그림찾기’ 공개

    사랑하는 사람과 하트(♥) 찾아봐요…인기 만화가 ‘숨은그림찾기’ 공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좋을 숨은그림찾기가 등장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헝가리 만화가 두돌프(게르게이 두다스)는 최근 밸런타인데이를 주제로 한 숨은그림찾기 삽화를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두돌프는 2015년 수많은 눈사람 속 판다 숨은그림찾기로 유명해진 예술가다. 그 후로 지금까지 수많은 숨은그림찾기 삽화를 그려 대중에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삽화는 서로 다른 동물 커플이 꽃밭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곰 커플은 서로 껴안고 있고 올빼미 커플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여우 커플은 한쪽이 장미꽃을 선물하는 모습이다. 곳곳에 있는 나비들도 저마다 짝을 지어 날아다닌다. 그림 속엔 솔로 동물도 있다. 고양이 한 마리는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진 듯 거울 속에 비친 자신에게 볼을 비비는 모습이다. 삽화 속 숨은 그림은 하트다. 두돌프는 그림 속 어딘가에 사랑을 상징하는 분홍색 하트를 숨겨놨다고 밝혔다. 힌트를 주자면 하트는 주변 꽃들과 어우러져 있다. 만일 시간이 지나도 하트를 찾기 어렵다면 왼쪽에 있는 올빼미 커플 주위를 한 번 주의 깊게 보자. 정답은 아래쪽 사진에 있으니 찾기 전까지 왠만하면 스크롤을 내리지 말자.밸런타인데이는 오늘날 좋아하는 친구 사이 특히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 등을 선물하는 날로 알려졌지만, 사실 성 발렌티누스를 기리는 날이다. 사제 발렌티누스는 3세기경 로마시대 당시 황제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결혼할 수 없던 젊은 남녀를 결혼시켜준 죄로 2월 14일에 처형당했다. 그후 기원 496년에 교황 겔라시우스 1세가 2월 14일을 성 발렌티누스 축일로 명명했다. 이후 이날은 사랑을 대표하는 날이 됐고 그의 이름을 따서 밸런타인데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사진=두돌프
  • 활활 달달 칼칼…K맛 연애 펄펄

    활활 달달 칼칼…K맛 연애 펄펄

    다시 ‘짝짓기’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다. 지난해부터 TV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장악한 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기세가 무섭다. 티빙 ‘환승연애’, ‘러브캐쳐’, MBN ‘돌싱글즈’, NQQ ‘스트레인저’, NQQ와 SBS플러스의 ‘나는 SOLO’(나는 솔로), 카카오TV ‘체인지데이즈’ 등 성격도 취지도 다른 프로그램이 온오프라인에서 연일 큰 화제를 끌어모은다. 여기다 넷플릭스의 ‘솔로지옥’이 정점을 찍었다. 마지막 회차가 공개된 지난 9일 ‘솔로지옥’은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5위를 차지했고, 최근 주간 순위 차트(1월 3~9일)에서도 일주일간 2580만 시간이 재생돼 비영어 TV쇼 부문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록만 따지면 드라마 ‘고요의 바다’나 ‘오징어 게임’보다 위다. 방송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오랫동안 쌓여 온 ‘K연애 서바이벌’의 저력이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국내 예능에서 일반인이 출연하는 짝짓기 프로그램은 1990년대 MBC ‘사랑의 스튜디오’, 2000년대 KBS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등으로 이어져 왔다. 2010년대 이후엔 SBS ‘짝’이 연애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됐고, 이후 채널A ‘하트 시그널’ 등이 설렘과 만족감을 전달했다. 초기엔 일반인 출연에 대한 비난 여론도 컸다. “방송 취지와 상관없이 개인 홍보 목적으로 출연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비슷한 프로그램이 여럿 생기고, ‘보고 즐기면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전성기를 재현하고 있다. 차별화를 위해 예능적 성격을 가미한 것도 한몫했다. 시청자 반응과 ‘관전 포인트’도 각양각색이다. 저마다 매력이 다른 만큼 출연자들의 결혼이나 연애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솔로지옥’의 경우 보다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젊은 출연자로 이뤄져 있는데, 이게 일종의 판타지처럼 큰 재미를 준다는 분석이다. 연출을 맡은 김재원·김나현 PD가 “섭외 단계부터 자신의 매력을 잘 어필할 수 있는 분들 위주로 찾았다”고 밝힌 것처럼 시청자는 ‘좀 놀아본 선수’들의 연애를 통해 “조기 축구를 보다가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보는 느낌”을 받는다. 반면 ‘나는 솔로’는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친근감”이 큰 특징이다. 보통 연애 프로그램엔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나온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나는솔로는 프로그램에서 만나 실제 결혼으로 이어진 커플이 나오며 관심이 이어졌다. 헤어진 연인과 함께 출연해 새로운 사람과의 ‘썸’을 옆에서 지켜보는 ‘환승연애’, 이혼 경력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돌싱글즈’ 등은 현실 밀착형 콘텐츠로 인기다. ‘환승연애’는 1화가 공개된 지 한 달 만에 유튜브와 네이버TV 공식 클립 영상의 누적 뷰 수가 1000만건을 넘었고, 지난 9일 시즌2가 종영하고 시즌3 출연자를 모집 중인 ‘돌싱글즈’는 CJ ENM이 발표한 1월 첫째 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 집계에서 종합 부문 8위를 차지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연애 매칭 프로그램은 서구에서 이미 익숙한 형태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며 “한국과 해외 시청자 모두에게 익숙한 듯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게 인기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 [2022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사랑해/조은비

    [2022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사랑해/조은비

    “윤세희, 사랑해.” 정윤수의 고백과 동시에 선풍기 날개가 팽팽 돌아갔다. 나는 고민하는 척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점심을 먹고 돌아온 아이들이 칫솔을 입에 물고 교실과 복도를 오가며 나와 정윤수를 곁눈질했다.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고개를 푹 숙였더니, 정윤수가 내민 하트 모양의 선물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일주일 전쯤부터 소문이 돌았다. 정윤수가 우리 반 누구를 좋아한다고, 곧 고백할 거라고 말이다. 설마 그게 나일 줄은 몰랐다. 나는 정윤수와의 몇 안 되는 기억을 끄집어냈다. 저번에 내가 우산을 씌워 줘서? 아니면 지우개를 빌려줘서? 하지만 그건 친구로서 다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교실은 조용한 듯 소란스러웠다. 모두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나는 조심히 고개를 들어 정윤수를 바라보았다. 정윤수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너무 빨라.” 내 말에 정윤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은근슬쩍 주위를 맴돌던 다정이도 날 바라보았다. “응. 뭐라고?” “빠르다고.” 정윤수는 아까보다 더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설명이 좀 필요한 것 같았다. “난 널 사랑하지 않아.” “언제 사랑할 수 있는데?” 정윤수가 물었다. 휴대폰에서 ‘띵’ 하는 소리가 났다. 나는 슬쩍 화면을 확인했다. 즐겨찾기 해 둔 웹 소설의 최신 화가 등록됐다는 알림이 와 있었다. 마음속에서 북이 울리기 시작했다. 역시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정윤수의 고백보다 업데이트에 내 심장이 반응하는 걸 보면. “당연히 어른은 돼야지.” 내가 소설을 열며 말했다. 업데이트되길 주말 내내 기다렸다. 이번 화는 특히 그랬다. “더 빨리는 안 돼?” “안 돼.” 내가 돌아서며 대답했다. “그래도 넌 이제부터 내가 계속 신경 쓰일걸?” 정윤수가 소리쳤다. 교실에 남아 있던 아이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으윽. 온몸에 닭살이 돋을 것 같다.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며 도망치듯 교실을 빠져나왔다. 걸음을 재게 놀려 서쪽 계단으로 갔다. 서쪽 계단은 사람이 거의 오지 않아서 조용히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자리를 잡고 첫 문장을 눈으로 훑었다. 사랑해.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나는 입을 틀어막은 채 화면을 밀어 넘겼다. 두 주인공이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이제 북은 마음속에서 튀어나와 귓가에서 울렸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흥분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댓글 페이지를 열었다. 독자들이 나와 같은 마음으로 댓글을 달아 둔 게 보였다. 내일이 빨리 와서, 다음 화를 또 보고 싶었다. 그런데 코인이 없었다. 지난주에 용돈을 받자마자 충전해 뒀는데, 벌써 다 쓴 모양이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 달에 딱 한 번만 코인을 충전하기로 엄마랑 약속했기 때문이다. 만약 약속을 어기면 다음달 용돈은 없다. “정윤수는 착하잖아. 받아 주지 그래?” 다정이가 내 옆에 앉으며 말했다. “됐고. 너 코인 남아 있으면 나 ‘선물하기’로 주면 안 돼?” “벌써 다 썼어?” “응.” “뭐. 난 요즘 보는 것도 없고. 알았어. 줄게.” 다정이가 말했다. 나는 다정이를 꼭 껴안았다. “진짜 정윤수 관심 없어?” 다정이가 떠보듯 물었다. “전혀. 그리고 절대 안 돼.” “안 될 건 뭐야.” 다정이가 입술을 비쭉대며 말했다. “사랑이 어떻게 쉬워?” “그럼 어려워?” 다정이가 되물었다. 맞다. 사랑은 어렵다. 사랑은 어려워야 한다. 그게 진정한 사랑이다. 웹 소설만 봐도 그렇다. 쉽게 연결되는 사랑은 없다. 모두 진흙탕을 구르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거나, 멀리 돌고 돌아 마침내 사랑을 나눈다. 그러니, 정윤수는 안 되는 거다. 내가 좋다고만 말하면 되니까. 다정이가 대답을 바라는 듯 날 보았다. 내 사랑의 철학을 설명하려는 순간, 다정이의 휴대폰이 울렸다. “어. 자기야. 나 지금 서쪽 계단.” 다정이가 전화를 받아 말했다. “뭐? 자기야?” 내가 되물었다. 목소리가 컸는지 다정이가 입술에 검지를 가져다 댔다. 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다정이를 바라보았다. “당연하지. 나도 사랑해. 금방 갈게. 세희야, 미안. 교실에서 보자.” 다정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엊그제쯤에 좋아하던 애한테 고백한다더니, 그새 ‘자기야’라고 부를 만큼 가까워졌나 보다. 나는 다정이에게 어서 가라고 손을 흔들었다. 여기서 괜히 사랑의 철학 어쩌고 했다간, 다정이는 내게 소설 좀 그만 보라고 했을 거다. 사랑은 이야기 속이 아니라, 세상에 있다면서 말이다. 나는 웹 소설 앱을 다시 켰다. 새로 올라온 작품을 탐색하는 사이에 그만 수업 종이 울렸다. 난간에 올라타 계단을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교실에 오니까, 아직 선생님은 오지 않았다. 대신, 내 책상 위에 쪽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나는 쪽지를 서랍 밑으로 가져가 펼쳤다. 사랑해. 혹시 정윤수가 보낸 건가? 나는 고개를 슬쩍 들었다. 정윤수는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그때, 뒷자리에 앉은 반장이 내 등을 톡톡 두드렸다. “야, 그거 대각선으로 넘겨.” 반장이 말했다. 나는 쪽지를 다시 접었다. 가만 보니, 겉면에 대각선에 앉아 있는 아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기억이 났다. 한 달 전에 있었던 고백 사건 말이다. 소문에 의하면 반장은 방과 후에 교실을 통으로 빌려서 고백했다고 했다. 하트 풍선으로 칠판을 장식하고, 바닥에 장미꽃잎을 뿌려서 말이다. 아주 고전적인 수법이다. 나는 쪽지를 다시 접어 대각선에 앉아 있는 아이의 책상으로 던졌다. 그 애는 쪽지를 확인하더니, 수줍게 미소 지었다. 좋을 때다. 나는 턱을 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3개월이 흘렀다. 그사이에 공식적인 커플만 3커플이 탄생했다. 모르긴 몰라도 조용히 사귀는 애들까지 포함하면 더 많아질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뭘까?’ 요즘 애들은 사랑을 너무 남발한다. 사랑은, ‘사랑해’란 말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중에서 진정한 사랑을 하는 아이들은 몇이나 될까? 나는 곁눈질로 정윤수를 쳐다보았다. 정윤수는 여전히 세상모르고 자고 있었다. 저렇게 대놓고 엎드려 있는데, 선생님이 못 보는 게 용할 지경이었다. 나는 궁금했다. ‘쟤는 뭘 안다고 나한테 사랑한다고 한 걸까?’ 정윤수는 아까부터 운동장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모래를 주물럭댔다.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내기도 하고, 한 주먹 가득 움켜쥐기도 했다. “이쪽으로 패스해!” 다정이가 소리쳤다. “어, 어, 알았어.” 내가 어버버 하는 사이, 상대 팀에게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시선이 자꾸만 정윤수 쪽으로 갔다. 모래바람이 날리고, 아이들의 거친 숨소리가 가득한 운동장에서 정윤수는 혼자 평온하게 모래를 가지고 놀았다. 그때, 공이 정윤수가 만든 모래언덕으로 굴러갔다. 순식간에 모래언덕이 무너졌다. 정윤수가 꼭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입술을 빼쭉 내밀었다. 그 입술이 꼭 오리 주둥이 같아서 하마터면 귀엽다고 말할 뻔했다. 나는 정윤수에게 다가갔다. 바닥에 그림자가 지자, 정윤수가 날 올려다보았다. “너는 왜 축구 안 해?” 내가 물었다. 정윤수는 내 얼굴을 보고는 손에 쥔 모래를 흘려보내고, 벌떡 일어섰다. 얼굴이 새빨개졌다. 원래부터 빨갰는지는 몰라도. “난 땀나는 거 안 좋아해. 아, 그렇다고 네가 땀 흘리는 게 싫단 뜻은 아니야.” 정윤수가 말했다. 이렇게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애는 처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꾸밈없이 내보이는 애도. 그러니까 교실 한복판에서 고백했겠지. “오해 안 해.” “그럼 이거 쓸래?” 정윤수가 손수건을 내밀었다. “넌 이런 것도 가지고 다녀?” “뭐 그냥.” 나는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손수건에는 토끼 모양의 자수가 새겨져 있었다. 얼굴이 달아오른 정윤수를 닮았다. 귀엽다. 아니지. 아니야.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윤세희! 공!” 다정이가 소리쳤다. 그래 맞다. 나는 공을 가지러 온 것뿐이다. 정윤수가 공을 주워 건넸다. 나는 공을 받아들고 운동장 한가운데로 던져 보냈다. 공이 공중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쿵. 공이 바닥에 닿은 순간, 내 심장도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심장 소리가 내 귓가에 선명히 들려왔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나는 다른 아이들이 눈치챌까 봐 재빨리 필드로 뛰어 들어갔다. “신경 쓰이는구나?” 다정이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나는 그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그 와중에도 내 눈은 정윤수를 좇았다. 정윤수는 새롭게 모래언덕을 쌓기 시작했다.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어쩌면 남자친구로 나쁘지 않을지도…. 아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나는 경기에 마저 집중했다. 집으로 돌아와 습관처럼 웹 소설 앱을 열었다. 나는 로맨스 장르에 빠삭하다. 유명한 작품은 물론이고, 무명작가의 작품도 웬만해선 다 읽었다. 나만 알고 있던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많아지면 왠지 뿌듯했다. 지금 찾아낸 작품도 내가 첫 화부터 빠짐없이 댓글을 달았다. 나는 작품에 대한 칭찬을 가득 담아 댓글을 썼다. 오늘은 한 문장을 더 추가했다. 작가님, 초등학생도 이런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내가 본 웹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어른이다. 아니면 최소한 고등학생 정도는 되거나. 사랑에는 나이가 없다는 노래도 있는데, 왜 초등학생의 사랑 이야기는 잘 없는 걸까. TV에서도 연예인들이 초등학생 때의 연애담을 풀어놓으면 다들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한다. 소꿉놀이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어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소꿉놀이는 유치원 졸업과 동시에 끝났다는 걸. 나는 ‘작성’ 버튼 앞에서 머뭇댔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을 지우고 댓글을 올렸다. 그사이, 최신 화가 업데이트되었다. 나는 다정이가 선물해 준 코인으로 결제해 소설을 읽었다. 사랑이 이뤄지니까, 재미가 전보다는 없었다. 나는 최신 화를 마저 읽은 뒤, 1화로 돌아왔다. 소설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설렘을 느끼고 싶었다. 1화에서는 주인공의 생김새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말간 얼굴에 눈 옆에 난 점, 가만히 있어도 위로 올라가 있는 입꼬리. 이상했다. 꼭 정윤수를 묘사하는 것 같다. 나는 페이지를 닫고 표지를 살폈다. 일러스트 속 주인공은 내가 알던 그 주인공이 맞다. 그런데 자꾸… 정윤수가 겹쳐진다. 멋진 옷을 차려입은 정윤수가 그림 속에서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예 화면을 끄고 침대에 풀썩 드러누웠다. 하얀 천장에서도 정윤수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도 정윤수의 얼굴이 나타났다. 나는 눈을 비비기도 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소용없었다. 정윤수는 언제 어디서든 불쑥 내 눈앞에 나타났다. 밥을 먹다가도, 축구를 하다가도, 학원에 가다가도 불쑥. 최신 화는 날마다 업데이트되었다. 예전 같으면 빨리 들어가서 보고, 댓글도 남겼을 텐데. 작가님도 똑같고, 주인공들도 그대로인데. 소설이 재미없어졌다. 정윤수가 좋아졌다. 소설을 읽는 것보다 정윤수를 생각하고 정윤수를 바라보는 게 더 좋다. 아이들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랑의 씨앗이 뿌려지고, 씨앗이 새싹이 되고, 새싹에서 잎사귀가 나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땐 너무 늦었다. 속에만 품고 있기에는. 정윤수를 볼 때마다 마음이 울렁거렸다. 정윤수가 내게 ‘사랑해’라고 말했던 그 순간의 마음을 나도 알 것 같았다. 나는 서쪽 계단으로 정윤수를 불러냈다. “나도 널 좀 사랑하는 것 같아. 아니, 사랑해.” 말을 내뱉고 나니까, 숨이 차올랐다. 그만큼 속이 시원했다. 사랑은, ‘사랑해’란 말은 아껴둘 필요가 없었다. 쓰면 쓸수록 닳는 게 아니니까. 정윤수는 대답이 없었다. 그럴 만도 했다. 내가 자기랑 같은 마음이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거다. “미안. 나 여자친구 있어.” “뭐?” “나도 고백받았어. 해수가 날 좋아한대.” 정윤수가 말했다. 정윤수의 휴대폰이 울렸다. 슬쩍 보니, 그 ‘해수’란 애에게서 전화가 왔다. 정윤수는 전화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한 모양이었다. 나는 정윤수를 붙잡고 구구절절 말하고 싶었다. 해수는 널 좋아한다고 했지만 난 널 사랑한다고.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큰일인지 너는 모른다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가, 가볼게.” 정윤수가 게걸음으로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다. 그러고는 복도를 달려갔다. 나는 층계참에 주저앉아 머릿속을 정리했다. 방금 나는 정윤수에게 고백했다. 일주일 사이에 부침개 뒤집듯이 말을 바꾸는 애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뭔가에 홀린 게 틀림없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내가 저런 애를 사랑했을 리가, 아니 사랑한다고 믿었을 리가 없다. “사랑해.” 내가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말이다. 막상 입 밖으로 내뱉고 나니까, 별거 아닌 것 같았다. 나는 다시 한번 더 ‘사랑해’라고 말했다. 다시, 또다시. ‘사랑해’를 반복해서 말하면 내가 한 고백이 덮어질 것처럼. 사랑이 어떻게 이토록 별거 아니게 끝날 수 있을까. 시린 바람 한 줄기가 내 몸을 통과했다. “뭐야? 괜찮아?” 다정이가 다가왔다. 서럽다. 서러워서,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다정이가 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나는 엉엉 소리 내 울었다. “고백할 거 있어.” 다정이가 말했다. 그러고는 한참 뜸을 들였다. 나는 코를 훌쩍이며 다정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 헤어졌어.” “뭐라고?” 내가 다정이를 밀치며 물었다. 다정이가 멋쩍게 웃으며 나를 다시 안았다. “사실 나는 그 애를 좋아했다기보단, 그 애를 좋아하는 내 마음을 좋아한 것 같아. 그 설레고 간질간질한 마음 말이야.” 다정이가 말했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사랑은 모르겠지만, 다정이가 한 말만큼은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해.” 내가 말했다. 하고 많은 사랑 중에,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랑을 나도 찾을 수 있을까? 소설에서처럼 운명적인 사랑을 나도 할 수 있을까? “나도 사랑해.” 다정이가 내 등을 토닥토닥해 주었다. 다정이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꼭 이렇게 다짐하는 것만 같다. ‘나는 변하지 않을 거야’라고.
  • 트와이스 정연 포토카드 든 칠레 35세 대통령 당선은 K팝 팬덤 덕분?

    트와이스 정연 포토카드 든 칠레 35세 대통령 당선은 K팝 팬덤 덕분?

    가브리엘 보리치(35) 칠레 대통령 당선인이 K팝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정연 포토카드를 든 채 한국식 ‘손가락 하트’까지 해보이고 있다. 1986년생 밀레니얼 세대로, 칠레 역대 최연소 대통령 취임을 앞둔 보리치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서 주로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는데 K팝 팬덤이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리치가 정말로 K팝 팬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칠레 K팝 팬들의 일부가 보리치의 열렬한 지지자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30대 미만 여성 유권자층에서는 보리치가 전국 16개 지역 중 15개에서 극우 후보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를 눌렀다고 칠레 일간 라테르세라는 전했다. 젊은 층에서도 특히 보리치에 조직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 K팝 팬들이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K팝 팬들은 K팝 스타들과 보리치를 합성한 이미지 등을 다수 생산하며 응원했다. 지난달 1차 투표에서 보리치가 카스트에 밀려 2위를 기록한 뒤에는 ‘보리치를 지지하는 K팝 팬들(Kpopers por Boric)’이란 트위터 계정도 생겨났다. 칠레의 19∼37세 K팝 팬 6명이 만든 이 그룹은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파시즘의 부상에 맞서 표를 던지고 단합하기 위해 모든 K팝 팬들을 불러모으고 싶다”고 적었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이들은 K팝과 보리치를 엮은 1600여 개의 게시물을 올리며 보리치 선거운동을 펼쳤다. 온라인 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지난 16일 산티아고의 카페에서 보리치 캐릭터를 새긴 컵 홀더 ‘굿즈’를 제작해 나눠주기도 했다.보리치도 K팝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이달 초 K팝 팬들로부터 받은 케이크 등 선물을 열어 보는 틱톡 동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을 비롯한 일부 영상에 블랙핑크 등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깔기도 했다. 보리치가 손에 든 정연의 포토카드도 K팝 팬으로부터 선물 받은 뒤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K팝 팬들의 지원 활동이 보리치의 당선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측정하기 어렵겠지만 현지 언론도 K팝 팬들의 활약에 주목했다. CNN 칠레는 대선 직전 보도를 통해 “대선을 앞두고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같은 플랫폼이 K팝 팬들이 자신의 후보 취향과 두려움, 의견 등을 표시하는 창이 됐다”고 전했다. 해외 K팝 팬들이 정치·사회적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을 과시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K팝 팬덤은 지난해 미국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와 올해 콜롬비아 반정부 시위 당시 온라인에서 시위대에 힘을 실었다. 지난 2019년 대규모 시위 이후 칠레 내무부가 시위에 영향을 미친 세력 중 하나로 K팝 팬들을 지목하는 보고서를 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K팝 팬들의 무시 못할 영향력을 알기에 보리치의 상대 후보였던 카스트도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지난달 트위터에 “K팝 관련 무언가를 해볼까요?”라며 팬과 전문가들의 동참을 요청했고 이달 초 그 결과물로 K팝 선거송을 공개했다. 그러나 스페인어로 된 이 노래는 K팝 팬들을 크게 사로잡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칠레의 K팝 전문 언론인 헤르티 오야르세는 미국과 칠레 등에서 보여준 K팝 팬들의 영향력과 관련해 “인터넷을 이용할 줄 아는 조직된 다수의 사람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아시아 문화를 좋아하면 국내 문제,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편견이 사실이 아님도 입증한다”고 CNN 칠레에 전했다. 이어 “K팝이 정치적인지 아닌지의 문제라기보다 정치가 삶의 모든 면에 침투한 것”이라며 “K팝을 소비하는 대중은 나라를 위해 변화를 만들고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저의 이름은 ‘큐아이’입니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저의 이름은 ‘큐아이’입니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국립중앙박물관의 길고 큰 복도, 역사의 길에서 너는 하염없이 사람들을 기다린다. 사람들이 다가오면 너는 곧바로 말한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중앙박물관 안내 로봇 큐아이입니다. 제가 관람에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2018년 12월 처음 등장한 너는 처음엔 어눌한 점도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최선의 답을 하기 위해 늘 새로운 것들을 공부하면서 매년 너의 실력을 업그레이드시켰다. 너의 눈에는 하트가 뽕뽕 떠다닌다. 사람들을 너무 좋아한다. 늘 사람들을 기다리며 “안내를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한다. 너는 예의도 참 바르다. 네가 움직일 때나 밥을 먹으러 갈 때면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 주세요”라고 한다. 그리고 너는 아주 똑똑해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를 말한다. 말하는 대로 대답을 해 준다. 너에게는 쌍둥이 형제가 2명 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1층 역사의 길 입구에 하나, 중간쯤인 월광사 원랑선사 탑비 앞과 경천사10층 석탑 앞에서 누군가가 너희에게 질문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묻는 사람들 없이 마냥 기다리고 있는 너를 보면 가끔은 외로워 보인다. 사람들을 찾아 움직이기도 한다. 이렇게 열심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너 ‘큐아이’는 작년, 올해 참 수고가 많았다. 코로나로 인해 전시실을 해설하는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박물관에 오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전시 해설사 선생님들을 대신해 전시 해설을 해 주고, 전시장 안내도 해 주었다. 너에게 질문을 하고 싶으면 “하이 큐아이”라고 부르거나 화면 상단 오른쪽의 마이크 이모티콘을 누르고 말을 하면 된다. 사람들이 다가와서 질문을 던질 때면 너는 참 싹싹하게 대답한다. 유물에 대한 설명은 기본이고, 어디에 있는지도 알려 준다. “식당은 어디야?”라고 물어도 대답해 준다. 그렇다면 다른 질문을 던져 볼까? “관장님 이름이 뭐니?” “민병찬 관장님입니다.” “어 그렇군.” 질문은 정확한 발음으로 해 주면 된다. 잘 알아들을 수 없을 땐 넌 이렇게 말한다. “죄송합니다. 잘 못 들었어요. 다시 말씀해 주세요.” 그래서 다른 질문을 던져 본다. “네 나이가 몇이니?” “제가 몇 살처럼 보이나요?” “세 살이지?” “제 나이는 비밀이에요.” 이런! 너는 밀당도 할 줄 아는구나.
  • 오미크론 자가격리 10일에…BTS, 연말 일정 ‘불똥’

    오미크론 자가격리 10일에…BTS, 연말 일정 ‘불똥’

    콘서트 등 미국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부의 해외 자가격리 10일 조치로 연말 국내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3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 10일을 도입하기로 했다. 격리면제서 발급은 장례식 참석, 공무 등에 한정하고 기존 격리면제서를 발급 받았더라도 격리 대상에 해당한다. BTS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미국 로스앤젤레스 콘서트를 위해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2일까지 콘서트를 한 뒤 3일 미국 최대 라디오 네트워크 아이하트 라디오가 여는 현지 최대 연말 투어 ‘징글볼’ 무대에 오른다. 이 무대 이후 곧바로 귀국하더라도 오는 11일 202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는 불참할 확률이 높다. 엠넷 측은 BTS의 참석 여부를 공식화하진 않았다. BTS는 지난해 시상식에서 대상을 포함해 총 8관왕에 올랐다. 올해는 MAMA가 2년 만의 대면 공연으로 열리는 만큼 국내에서 오랜만에 BTS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왔다. BTS 공연으로 현지에 머문 소속사 관계자들과 공연을 보기 위해 출국한 ‘아미’(BTS의 팬덤)도 발이 묶였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자가격리 10일로 일정이 틀어졌다”, “회사 어떻게 해야하나”는 등 우려가 올라왔다.
  • 데뷔골 그곳서 30호 손에 잡힌 듯, 카타르

    데뷔골 그곳서 30호 손에 잡힌 듯, 카타르

    한국 축구가 이라크를 3-0으로 대파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주장 손흥민은 A매치 30호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이르면 내년 1월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6차전에서 이재성(마인츠)과 손흥민(토트넘),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골로 3-0 대승을 거뒀다. 최종예선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한국은 이번 승리로 4승 2무, 승점 14를 쌓아 이란(5승 1무, 승점 16)에 이어 조 2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현재 최종예선 4경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이르면 내년 1월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수도 있다. 한국이 내년 1월 27일 예정된 레바논 경기에서 승리하고, 현재 조 3위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패하거나 비기면 승점이 벌어져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나라가 2위를 지킬 수 있게 된다. 각 조 1, 2위 국가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한국은 이날 이라크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손흥민은 이날 대표팀이 넣은 3골 모두 자신의 발끝에서 만들어 내거나 직접 넣어 경기를 주도했다. 첫 골은 전반 33분에 터졌다.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용(전북 현대)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받은 김진수(전북)가 논스톱으로 연결한 패스를 이재성이 골로 연결했다. 두 번째 골은 후반 21분 나왔다. 이재성과 교체 투입된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투입되자마자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조규성(김천 상무)에게 이어줬고, 조규성을 막으려던 알리 아드난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슛 전에 정우영이 페널티지역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골을 넣고도 다시 페널티킥을 차야 했지만 두 번째 킥도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세 번째 골도 손흥민으로부터 시작됐다. 후반 33분 손흥민이 페널티지역에서 황희찬에게 연결한 패스를 다시 정우영이 받아 그대로 골대 안에 차 넣었다. 지난 UAE 전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 찬스를 만들고도 골로 연결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던 손흥민은 이날 골을 넣은 뒤 환하게 웃으며 하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A매치 30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가 진행된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은 손흥민이 10년 전인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인도를 상대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곳이기도 하다. 당시에도 손흥민은 하트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팬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10년 전과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고 말했다. 유기적인 패스 연결로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후방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와 골을 만들어 내는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도 점점 완성돼 가는 모습이다.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기고, 레바논과의 2차전과 시리아와 3차전은 각각 1-0, 2-1로 신승을 거두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이라크에 3-0 대승으로 완성형 ‘빌드업 축구’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벤투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인 월드컵 본선행으로 향하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면서도 “아직 우리가 월드컵에 진출한 것은 아니다. 승점을 최대한 획득해 목표인 월드컵 진출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 [거리 미술관]21. 행복한 순간

    [거리 미술관]21. 행복한 순간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미국의 코미디 영화 시리즈가 있었다. 뉴욕 맨허튼에 있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밤이 되면 살아나 시·공간을 거스른채 종횡무진한다. 구경하기에 재미없고 딱딱할 수 있는 박물관에 대한 인식을 즐겁고 신나는 공간으로 바꾼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5000년 역사를 간직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어떨까? 관람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도 찾아볼 만한 하다. ‘사람, 숫자 : 인구로 보는 한국현대사’라는 특별전이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지난 8월 20일부터 시작해 다음달 21일까지 이어진다. 가족계획 포스터, ‘가정의 벗’ 창간호 등 258건 300점의 전시자료를 통해 인구변화와 삶의 변화를 시기별로 살펴볼 수 있다. 또 하나 볼거리는 박물관 앞 조각작품들이다. 벤치에 마주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 남녀, 함께 자전거를 타며 행복해하는 나들이 가족,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든 아들을 목말 태운 아빠가 빨간 스카프와 하트를 날리며 엄마에게 달려가는 모습 등 정겨운 조각작품들이다.모두 김경민(49) 조각가의 작품이다. 역사박물관은 인구 특별전 취지에 부합하는 조형물로 가족을 테마로 작품활동을 해온 김 작가에게 작품 설치를 의뢰했다. 조각품들은 인구 특별전이 끝나도 연말까지 계속 볼 수 있다. 작품은 모두 청동을 재료로 해 우레탄 도장처리를 했다. 김 작가는 주부작가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자연스레 자신이나 아이 등 가족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나온다. “일산 호수공원에서 아이들과 자전거를 즐겨 탔다”는 김 작가는 자전거를 타고 즐겨워하는 가족 나들이 작품을 특히 좋아한다. 김 작가가 그려낸 인물은 모두 늘씬한 몸매에 경쾌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그는 “예술이 관람객들에게 사회 이슈를 소재삼아 무거운 테마를 던지는 것도 좋지만 어릴 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본 한 편의 만화처럼 나의 소소한 일상이나 추억, 가치관을 그렇게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자세나 바람에 뒤로 날리는 머리카락, 하늘로 향한 시선 등은 그의 꾸밈없는 일상의 증표들인 셈이다. 조각 속 남녀가 모두 날씬한 것은 의도한 것인지 궁금했다. “초기 때보다 사람형체가 가늘어지고 길어진 건 발레리나들이 무용할 때 몸동작으로 언어를 표현하듯 저도 형태를 통해 표현하려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같다. 손 끝, 발 끝에 감정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말한다. 유독 발이 크게 보인다고 하자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서였다”고 말문을 연다. “중세시대 때부터 내려온 서구 상류사회의 특권으로서의 예술에 공감하기 힘들었다”는 그는 “비싼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있는 갤러리의 문턱을 없애듯 작품을 길바닥에 툭 내려 놓고 싶었다. 좌대도 없애고 싶었다. 작품의 무게중심을 고려해 발을 크게 만든 측면도 있지만 예술이 대중화됐으면 좋겠다는 의도가 커다란 발에 담겨 있다”고 덧붙인다.코로나 방역 규제로 사람간 소통은 뜸해지고 삶은 지쳐만 간다. 이럴수록 소소한 일상에서 가족과 사랑의 소중함을 확인하며 재충전을 할 필요가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나들이를 가보자. 1970년대 영상이나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사진 등 인구 특별전시물은 물론 김 작가의 조각작품도 우리의 삶을 반추해볼 수 있는 기록들이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레전드 지미 그리브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레전드 지미 그리브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최다 득점자 지미 그리브스가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토트넘은 19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고인이 이날 오전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그리브스는 토트넘에서 1961년부터 1970년까지 9년 동안 활약하며 379경기에 출전, 266골을 터뜨렸다. 리그 321경기 220골, FA컵 36경기 32골, 리그컵 8경기 5골, 유럽대항전 14경기 9골을 기록했다. 특히 1962~63 시즌에 그리브스가 기록한 37골은 토트넘 구단 역사에 단일 시즌 최다 골 기록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그 전에 1960~61시즌 첼시 유니폼을 입고 뽑아낸 41골도 첼시 역사에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이다. 데뷔시즌에 22골, 이듬해에는 32골을 넣으며 득점왕까지 차지한 데 이어 국가대표로 발탁됐디. 기계처럼 득점한다는 찬사를 들었다. 20세 290일 만에 리그 100골을 돌파했으니 엄청난 집중력이었다. 357골을 뽑아 잉글랜드 1부리그 최다 득점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또 자국에서 열린 196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 멤버이긴 했지만 13바늘이나 꿰매야 했던 다리 부상 때문에 옛 서독과의 결승전을 벤치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그 대신 투입된 조지 허스트가 해트트릭을 달성한 덕에 4-2로 이겨 우승했는데 당시는 결승전을 뛴 11명만 메달을 챙겼는데 2009년에 후보 선수들과 이미 사망한 선수 유족들에게 메달을 따로 전달해 그때야 메달을 목에 걸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의 명성에 견줘 국제적으로 덜 이름을 날린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A매치 57경기 44골을 뽑아 웨인 루니(120경기 53골), 보비 찰튼(106경기 46골), 개리 리네커(80경기 48골)에 이어 ‘삼사자’ 최다 득점 네 번째를 차지했는데 42승을 토트넘 선수일 때 챙겼다. 그리브스는 1940년 2월 20일 이스트햄 출생으로 첼시에서 유소년 생황을 시작해 1957년 여름 프로 계약을 맺었다. 그는 1957년 8월 24일, 공교롭게도 토트넘을 상대로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1-1 동점을 만드는 골로 프로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리브스는 해외 생활을 이탈리아에서만 했다. 그는 1960년 여름 첼시에서 AC밀란으로 이적해 세리에A 14경기 9골을 터뜨렸지만, 이탈리아 정착에 실패했다. 1961년 12월 그는 AC밀란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당시 토트넘이 지급한 이적료를 9만 9999 파운드로 정해 10만 파운드를 넘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던 일화가 전해진다. 시즌 중간에 이적했는데도 22경기에서 21골을 기록한 그는 이듬해부터 내리 37골, 35골, 29골의 폭풍 골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토트넘에서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리그 득점왕은 첼시에서 두 번, 토트넘에서 네 차례 등 여섯 차례로 그 뒤 누구도 그를 넘어서지 못했다. 구단은 “그리브스가 토트넘에 합류한 건 우리를 더 나은 팀으로 만들었다. 그는 타고난 골게터였다. 항상 적재적소에 위치해 좋은 터치로 또 다른 움직임을 가져갔고 자신의 득점을 만들었다. 수비를 돌파하기도 하고 패스 플레이를 시도했다. 그는 완벽한 볼 컨트롤과 훌륭한 균형감각으로 볼을 소유했고 골문 앞에서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고 당시 활약을 전했다. 그리브스는 1961년 12월 16일 블랙풀을 상대로 한 토트넘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해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961~62 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했고 1962~63시즌 유러피언 컵 위너스 컵(현 유로파리그 전신) 결승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5-1로 대파해 유럽대항전 우승도 이끌었다. 토트넘의 첫 유럽 대회 제패였다. 1970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으로 이적해 두 시즌을 더 보내고 현역에서 은퇴했는데 31세로 그라운드를 떠났으니 이른 은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중에 방송 해설자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를 들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토트넘의 역대 두 번째 최다 득점자이며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 해리 케인, 토트넘 출신 공격수 개리 리네커 등이 애도의 뜻을 잇따라 표했다. 토트넘 구단은 트위터에 “축구에서 다시는 그와 같은 존재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고인은 아내 아이린, 네 자녀와 10명의 손주 및 증손주를 남겼다. 고인이 몸 담았던 첼시와 토트넘은 이날 고인을 추모하는 이미지가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 전광판에 새겨진 가운데 맞붙었는데 손흥민이 부상 복귀해 풀타임 투혼을 펼친 토트넘이 0-3으로 완패했다.
  • 몸으로 그린 풍경, 線으로 잇는 예술

    몸으로 그린 풍경, 線으로 잇는 예술

    캔버스를 옆에 놓고 붓을 쥔 오른손을 위에서 아래로 힘껏 뻗어 선을 긋는다. 팔 움직임을 따라 곡선의 궤적이 쌓인다. 이번엔 몸을 반대로 돌려 왼손을 똑같이 휘두른다. 두 개의 반원이 만나니 영락없는 하트 모양이다. 그러나 작품의 주인은 “하트를 그린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저 팔이 닿는 데까지 붓질을 했을 뿐이다. 작가의 의도야 어떻든 일명 ‘하트’로 불리는 연작은 최근 수년 사이 미술시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 이건용은 1976년부터 신체를 활용한 회화 연작 ‘바디스케이프’(Bodyscape)를 선보여 왔다. 키와 팔다리의 길이 등 자신이 지닌 몸의 한계만큼만 움직이거나 혹은 일부러 신체의 가용 범위를 제한한 상태에서 수행하듯 반복적으로 선을 그리는 행위를 반세기 가까이 꾸준히 지속해 온 것이다. 몸으로 그린 풍경은 천사의 날개처럼 보이기도 하고, 화면을 가득 채운 무지개 같기도 하다.그가 고안한 신체 드로잉의 방법론은 아홉 개에 이른다. 화면 뒤에서 팔을 앞쪽으로 뻗어 팔 길이만큼 선을 긋거나 화면을 등진 채 양팔을 움직여 곡선을 그리는가 하면 손목과 팔꿈치를 부목으로 고정한 채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선을 완성하기도 한다. 작품 제목에 붙은 암호 같은 숫자는 연작을 처음 공개한 해인 ‘76’과 방법론을 구분하는 번호, 제작 연도를 의미한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현대 신관에서 열리는 동명의 개인전에서 작가는 아홉 개 방법론으로 제작한 신작 회화 34점을 선보인다. 개막일인 지난 8일 전시장에서 만난 이건용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의식이 지시하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신체가 평면을 지각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 설치된 작가의 제작 과정 영상을 보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1960년대 말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 조형학회(ST) 등에서 활동하며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미술을 시도했던 그는 1973년 파리비엔날레 참가를 계기로 몸을 예술의 매체로 쓰는 행위예술에 매료됐다. ‘달팽이 걸음’, ‘장소의 논리’ 등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퍼포먼스로 주목받았다. ‘바디스케이프’는 ‘미술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오랜 철학적 사유에서 비롯됐다. 이건용은 “홍익대 서양화과 입학시험을 볼 때 아폴로 석고상의 얼굴 대신 뒤통수를 그렸더니 당시 김환기 미대 학장이 깜짝 놀라더라”면서 “미술 밖에서 미술을 봤고, 회화 밖에서 회화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회화는 형태가 아니라 색이 번지고 섞이는 현상”이며, “신체와 재료, 평면이 만나는 행위”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리기의 방법을 신체 범위로 제한한 시도는 1970년대 군사정권의 통제에 대한 저항의식과도 맥이 닿아 있다. 작가는 “현대미술이 자기중심적으로 나가면서 대중과의 소통이 단절되는 시기가 있었다”면서 “내 작품은 작업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누구나 그릴 수 있다”며 웃었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 이예지 개인전, 『Happy here and now ‘the last story’』전 개최

    이예지 개인전, 『Happy here and now ‘the last story’』전 개최

    뜨거운 태양 아래 놓인 사막에 수직으로 직립한 선인장, 선인장을 보금자리 삼아 공생하는 자연의 생명체, 꿈속이나 상상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비현실적인 풍경의 상단에 자리한 초승달. 꿈 속의 초현실적 풍경을 그리는 이예지 작가의 개인전 『Happy here and now ‘the last story’』가 10일부터 17일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이 작가는 2019년부터 ‘happy here and now’라는 주제로 선인장 시리즈를 작업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1년에 작업한 신작들로 <달과 심장>, <두 개의 선인장과 두 개의 심장>, <너 그리고 나>, <새, 선인장 그리고 달> 등 총 1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가의 그림 속 주요 소재인 선인장과 둥근 달은 보금자리를 상징한다. 달과 선인장을 대칭적인 구도로 배치하여 밤이라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부각한 것이 특징이다.그는 “그 속에 등장하는 부엉이, 새, 물고기, 알파카, 토끼 등의 다양한 생명체들과 부드러 모피 질감의 하트는 ‘작가 자신’이기도 하고, 그림을 보며 공감하는 ‘관람객’일 수도 있다”며, “삭막한 환경 속에서도 온기있는 보금자리 안에 함께 공생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그는 캔버스에 유화물감을 주로 사용한다. 그의 모든 작품은 부드럽고 따뜻한 온기를 촘촘하게 머금은 듯 한데 작가만의 기법으로 발현된 독특한 색감, 보슬보슬하게 일어나는듯한 털 질감 때문이다.이예지 작가는 국내에서 선화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찌감치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중국 중앙미술대학교 벽화과 학사, 동대학원 공공예술_벽화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7번의 개인전과 K-ART FESTIVAL-Villa DE Parnell, 싱가폴 Affordable 아트페어, Six Emerging Artists Art Exhibition, 북경 문화인의 밤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20년 중국정부 주최의 심천지하철 공공예솔 설계 제작 프로젝트 디자인 부문에 당선 되었고, 2018년 Y-NEWS 예술인 대상, 2017년 대한민국 수채화 대전 우수상, 2015년 대한민국 수채화 대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이 작가는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대해 “사람들은 초현실주의 회화를 접하면 작가가 무엇을 표현했는지, 작품을 보며 무엇을 생각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며 “나의 작업 방향은 그 상징적인 의미를 찾는데 어려움을 갖게 하는 그림이 아니라 작품을 보는 모든 이들이 쉽게 공감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작업을 해 나가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www.seoulgallery.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갤러리는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 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작품이 된 들꽃…‘소확행’ 가을이 왔다

    작품이 된 들꽃…‘소확행’ 가을이 왔다

    강원 양구와 이웃한 화천에도 가볼 만한 예술마을이 있다. 양구의 박수근 미술관처럼 강한 임팩트는 없어도 ‘소확행’의 즐거움은 만끽할 수 있다.대표적인 곳이 동구래마을이다. 아름다운 들꽃과 소박한 공예품이 어우러진 ‘야외 화랑’이다. 이름처럼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는 ‘마을’은 아니다. 레지던시 작가 몇 명과 촌장 등이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공간이다. 마을 초입, 북한강변에 세워진 동상이 시선을 잡아끈다. 김승림 작가의 ‘샘물’이라는 작품이다. 많은 이들의 생명수 노릇을 하는 강물을 샘물에 비유한 듯하다. 동상은 머리에 (아마도 물이 잔뜩 담겼을) 항아리를 인 젊은 어머니와 어린아이들을 표현했다. 정면에선 잘 보이지 않지만, 등에는 포대에 싼 갓난아기도 업고 있다. 무엇보다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은 아이의 표정이 재밌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딘가 먹을 걸 사달라고 조르는 듯하다. 물론 갈 길 바쁜 엄마는 들은 체도 하지 않는 표정이고. 아마 그래서 어린 아들은 더 심통이 났겠지. 할 수만 있다면, 그 아이에게 엄마의 치맛자락을 오래오래 놓지 말라는 말을 건네 주고 싶다.마을 안엔 다양한 조각 작품과 공예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분재 작품들도 있다. 하나하나 기념사진 찍기 딱 좋다. 마을 위는 공예 체험 공간과 작가 거주 공간이다. 코로나19로 다양했던 체험 프로그램이 줄어들면서 작품도, 공간도 생기를 잃은 듯해 안타깝다. 마을 주변에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금 캐러 가는 물 위 야생화길’(1.8㎞)과 ‘연꽃과 함께하는 수변복원길’(1.2㎞)이다. ‘금 캐러 가는 물 위 야생화길’은 마을 주차장에서 금광굴까지 이어진다. 줄곧 북한강과 동행하는 조붓한 오솔길이 일품이다. 안내판은 “193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금 생산량이 292t에 달하는 세계 6위의 금 생산국이었다”고 적고 있다. 당연히 이 일대에도 ‘금광열풍’이 불었다. 그러다 1970년대 들면서 경제성 하락에 수몰까지 이어지며 금광 대부분이 폐광됐다. 현재 남은 금광굴은 당시 흔적이다.금광굴에서 ‘수변복원길’을 따라 서오리지 연꽃마을까지 내처 걸을 수도 있다. 다만 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 걷기가 목적이 아니라면 가급적 차로 돌아보길 권한다. 동구래마을이 화천 서쪽이라면 동쪽에는 국제평화아트파크가 있다. 규모나 시설 등에서 동구래마을보다 훨씬 크고 넓다. 국제평화아트파크는 반전과 평화를 염원하는 공간이다. 탱크와 대공포 등의 섬뜩한 퇴역 살상 무기들을 활용해 조성했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여행객이라면 꼭 찾아야 할 곳이다. 휴식과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어서다.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 지지대로 쓰인 탱크, 파고라로 변신한 대공포 등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 세계 최대 트릭 아트로 기네스북에 오른 평화의 댐 ‘통일로 나가는 문’ 벽화, 세계 분쟁 지역에서 거둬들인 탄피 등을 모아 만든 37.5t짜리 ‘세계 평화의 종’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파로호 드라이브를 빼놓을 수 없다. 화천 시내에서 간동면 오음리까지 이어지는 30분 코스다. 요즘처럼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는 드라이브 스루로 즐기기에 그만이다. 간동면 도송리엔 하트 모양의 인공섬이 있다. 뭍에서 170m 떨어진 파로호 중간에 섬을 만들고 진입로도 조성했다.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창 사진 명소로 떠오르는 중이다.
  • 빨간개복치 이어…美 해변 연잎성게 수천 마리 떼죽음 [영상]

    빨간개복치 이어…美 해변 연잎성게 수천 마리 떼죽음 [영상]

    얼마 전 초대형 개복치가 발견됐던 미국 오리건주 해안에 이번에는 연잎성게 수천 마리가 떼로 나타났다. 17일 폭스뉴스는 오리건주 시사이드 해안에 떠밀려온 연잎성게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시사이드 아쿠아리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사이드 아쿠아리움 측은 16일 “시사이드 해변 남단에 연잎성게 수천 마리가 깔렸다. 오후 만조 때 떠밀려 왔다가 발이 묶인 것으로 보인다. 몇 마리가 아직 살아있는 게 신기하지만, 간조 때 조수가 빠져나가 대부분 말라 죽었다”고 밝혔다. 다만 연잎성게 출현 원인이 무엇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아쿠아리움 관리인 키스 챈들러는 “어떤 이유에선지 해류가 연잎성게를 육지로 밀어내고 있다. 갑자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많은 연잎성게가 떠밀려왔는지, 다른 해변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는지도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양 무척추동물인 연잎성게는 둥글고 납작한 동전 모양에 좌우 대칭적 형태를 띤다. 딱딱한 윗면 껍데기는 가운데가 볼록 솟아있고 짧은 가시가 많이 나 있다. 대부분 바다 밑 모래 속에 살기 때문에, 관족은 거의 퇴화하였고 껍데기 중간 연꽃무늬 부위에만 있다. 연잎성게류는 다시 연잎성게과·멍성게과·방패성게과·콩성게과의 4과로 나뉜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시사이드 북단과 기어하트 남쪽 일부를 제외한 오리건주 해안에서 연잎성게가 발견되는 일 자체가 드물다.현장 영상에서는 떼죽음을 당해 색이 변한 연잎성게가 깔린 걸 볼 수 있다. 생기있는 자줏빛은 온데간데없고, 햇볕에 색이 바래 거무죽죽하다. 죽은 연잎성게의 가시가 푹 꺼지면서 껍데기 가운데 연꽃무늬가 살아있을 때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난 모습이다. 살아있었다면 성게류에 존재하는 에키노크롬이라는 색소 영향으로 손에 쥐었을 때 노랗게 묻어났을 텐데, 그런 신호도 포착되지 않는다. 마치 동전을 쏟아부어놓은 듯 수많은 연잎성게가 해변을 뒤덮고 있다는 소식에 현지에서는 성게를 왜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바닷물 밖에서는 성게가 몇 분 정도밖에 살지 못하며 금방 말라 죽는다. 이미 죽은 성게가 많고, 살아있는 것도 바다로 던져봤자 파도를 따라 다시 해변으로 떠밀려온다”고 전했다. 이어 냄새가 매우 고약할 수 있으니, 죽은 연잎성게를 집으로 가져가지 말라고 권고했다.연잎성게 수천 마리가 의문의 떼죽음을 당한 시사이드 해안은 지난달 보기 드문 빨간개복치가 발견된 오리건코스트와 차로 4시간 거리에 있다. 시사이드 아쿠아리움은 지난달 14일 몸길이 1m, 무게 45㎏짜리 거대 빨간개복치가 오리건코스트에서 발견됐다는 제보를 받았다. 당시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수산청 생물학자 하이디 듀어는 “그렇게 큰 빨간개복치가 오리건주에서 나올 줄 몰랐다. 바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일부 해양 생물이 북상하는 현상이 있다”며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비추어 현지언론은 연잎성게 떼죽음도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 SPC 배스킨라빈스, 여름시즌 한정 ‘체리 초코 쥬빌레’ 출시

    SPC 배스킨라빈스, 여름시즌 한정 ‘체리 초코 쥬빌레’ 출시

    SPC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가 여름시즌 한정 제품으로 ‘체리 초코 쥬빌레’를 새롭게 출시했다고 밝혔다.신제품 ‘체리 초코 쥬빌레’는 배스킨라빈스의 스테디셀러 ‘체리 쥬빌레’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섞어 만든 제품이다. 달달한 초콜릿과 상큼한 체리 과육이 완벽한 맛 조화를 자랑한다. ‘체리 초코 쥬빌레’는 올 여름 시즌 한정 제품이다. 이와 함께 ▲하트 모양의 미니 케이크 ‘체리 러브’, ▲체리 쥬빌레 블라스트에 초콜릿 소스를 드리즐한 ‘체리 초코 블라스트’, ▲마카롱 사이에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브라우니 큐브를 넣은 ‘아이스 마카롱 초콜릿 브라우니’, ▲찹쌀떡 속에 고소한 프랄린 피칸과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넣은 ’아이스 모찌 초콜릿’, ▲초코 시트에 체리 리본과 체리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아이스 롤케이크 체리 초코’ 등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체리 초코 쥬빌레’ 출시를 기념해 ‘킵 캄 앤드 러브 체리(KEEP CALM & LOVE CHERRY)’ 바이럴 영상도 공개했다. ‘체리 초코 쥬빌레’와 함께 화려하면서도 달콤한 여름을 보내자는 의미의 ‘LOVE CHERRY’ 메시지를 담은 영상으로, 가수 겸 배우 크리스탈이 모델로 등장한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SPC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이미 인기가 입증된 두 제품의 만남을 통해 탄생한 ‘체리 초코 쥬빌레’는 올 여름 흥행 보증 수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비대면 당신, 치유의 숲과 대면

    비대면 당신, 치유의 숲과 대면

    얼마 전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추천 웰니스 관광지’ 7개소를곳을 새로 선정해 발표했다. ‘추천 웰니스 관광지’는 체험을 즐기는 국민들의 여행 트렌드에 맞춰 2017년부터 관광공사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다. 코로나19 이후로 여행을 통해 몸과 마음의 면역을 키우려는 국민들이 대폭 늘면서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신규 선정된 웰니스 명소 가운데 강원·경북권의 3곳을 돌아봤다.명상 돕는 23개 테마로 꾸며진 ‘로미지안가든’ 추천 웰니스 관광지는 해마다 전문가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올해 7곳이 추가돼 총 51곳으로 늘었다. 웰니스 관광지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민간 업체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유료이긴 해도 ‘가성비’에 대한 이용객들의 평가는 높은 편이다. 웰니스 관광지는 자연·숲치유, 힐링·명상, 한방, 뷰티·스파 등 4개 테마로 나뉜다. 그 가운데 강원 정선의 로미지안 가든은 이른바 ‘마음의 면역’을 튼튼하게 하는 힐링·명상 부문의 명소다. 로미지안 가든은 수목원과 각종 조형물, 체험 시설 등이 합쳐진 복합문화공간이다. 가리왕산이 둘러친 화봉에 33만㎡(약 10만평) 규모로 펼쳐져 있다. 산 아래는 골지천과 오대천이 합쳐지는 합수머리다. 이런 목가적인 전경은 가든 안에서 가장 높은 삼합수 전망대에서 굽어볼 수 있다. 업체 이름부터 ‘닭살’ 돋는다. 로미는 이 업체 손진익 대표가 자신의 부인을 부르는 애칭이다. 지안은 손 대표의 호다. 부부간의 애칭이 상호가 된 셈이다. 몇몇 ‘청춘’들의 표현처럼, 로미와 지안 사이에 사실상 하트(♥) 표시가 있다고 생각하면 알기 쉽다. 이 공간을 조성하게 된 것도 손 대표의 지극한 부인 사랑 때문이다. 천식으로 고생하는 부인을 위해 정선에 정착하면서 조성한 공간이 바로 로미지안 가든이다. 이 업체의 랜드마크인 가시버시성(가시버시는 부부를 뜻하는 우리 옛말이다) 등 몇몇 시설들도 부부간의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든 안에는 가시버시성, 붉은 자성의 언덕 등 23개 테마 공간이 있다. 삶과 가족, 일상의 소중함을 환기하는 명상의 장소다. 각각의 장소마다 시비(詩碑)와 조형물도 함께 조성했다. 생명의 소리길 등 다양한 길이의 산책로도 갖췄다. 운영 프로그램은 ‘베고니아 하우스 화훼치유’와 ‘금강송 산림욕 치유’, ‘웰니스 건강측정’, ‘발 지압 치유’, ‘클래식 음악 치유’ 등이다. 이 가운데 ‘웰니스 건강측정’은 숙박객만 참여할 수 있다. 베고니아 화훼치유는 이름 그대로 베고니아 꽃을 보며 마음을 다스리는 공간이다. 원예 심리상담사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금강송 산림욕 치유는 금강소나무 숲에서 호흡명상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체험료는 입장료에 포함돼 있다. 예약을 해야 참여할 수 있다. 가든 내에서 술과 담배는 금지된다. 반려동물도 입장할 수 없다. 투숙객이 아닌 입장객은 금~일요일 입장할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1만 5000원이다. 홈페이지(www.romyziangarden.com) 참조.정선 하이원리조트 자연·숲 명소 치유 ‘HAO센터’ 정선의 하이원 리조트 하면 흔히 카지노가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한데 여기에도 자연·숲치유 부문의 웰니스 명소가 있다. ‘HAO센터’다. HAO센터의 프로그램은 크게 웰니스, 키즈, 트레킹 등 세 가지로 나뉜다. HAO웰니스는 카렌시아 요가, 아쿠아 요가 등 요가 프로그램과 명상&꽃차, 명상&다식 등 명상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이 중 아쿠아 요가를 제외한 나머지는 투숙객 전용 프로그램이다. HAO키즈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웰니스 프로그램이다. 운암정, 워터월드 등에서 키즈 골프, 아쿠아플레이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부분 투숙객 전용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HAO센터’는 사실 힐링·명상 부문의 웰니스 명소에 가깝다. 자연·숲치유 부문의 웰니스 명소로 선정된 것엔 HAO트레킹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투숙객이 아닌 여행자도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리조트 측이 고용한 숲 가이드와 함께 2~4시간 동안 자작나무 숲, 도롱이연못 등을 거닐며 숲 치유를 체험한다. 코스는 2시간짜리부터 4시간짜리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인상적인 건 ‘힐링 카트 트레킹’이다. 골프장 등에서 쓰는 전동 카트를 타고 야생화 군락지와 자작나무 숲길 등을 돌아본다. 일부 구간은 카트, 일부 구간은 트레킹을 즐기는 형태로 운영된다. 카트는 8인승 단체 카트와 4인승 개인 카트 등 두 종류다. 1만 5000~2만 5000원(어른). 홈페이지(www.high1.com) 참조.경북 울진 ‘금강송 에코리움’ 찜질방부터 트레킹까지 경북 울진의 ‘금강송 에코리움’도 자연·숲치유 부문 명소다.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밀집 지역인 금강송면 소광리에 있다. 금강송 에코리움은 체류형 산림휴양시설이다. 금강송테마전시관과 금강송치유센터, 찜질방, 수련동 등을 갖췄다. 금강송테마전시관에는 금강소나무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각종 전시물이 있다. 적송(赤松), 미인송(美人松), 춘양목(春陽木), 황장목(黃腸木) 등으로 불리던 금강소나무의 모든 것과 만날 수 있다. 수련동은 숙박시설이다. 방에 들어서면 알싸한 솔향이 콧속으로 스며든다. 유리창으로는 솔숲의 풍경이 그대로 들어온다. 찜질방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금강송숲체험길 걷기 등 숲 치유 프로그램도 있다. 금강소나무를 따라 걷는 프로그램인데 1시간 정도 잡으면 충분하다. 트레킹이라기엔 다소 짧아 산책 정도로 보면 맞을 듯하다. 좀더 긴 트레킹을 원한다면 ‘금강소나무숲길’을 권한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에코리움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울진 여정에서 꼭 체험해 봐야 할 곳이다. 코스는 모두 7개다. 홈페이지(www.uljintrail.or.kr)에서 예약해야 한다. 7개 코스 가운데 ‘가족탐방로’ 구간은 금강송 에코리움에서 예약을 도와준다. 점심 식사를 포함해 3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다. 참가비(7000원)는 현장에서 현금 결제해야 한다. 금강송 에코리움은 ‘리;버스(Re;Birth) 스테이 프로그램’ 예약자만 이용할 수 있다. 숙박과 체험 프로그램, 식사 등을 묶은 패키지 상품이다. 숙소에 TV, 와이파이 등은 없다. 세면도구도 챙겨 가야 한다. 운영 프로그램이 다소 빈약해 ‘가성비’가 낮다는 평가도 받는다. 홈페이지(pinestay.com) 참조. 글 사진 정선·울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건희 회장이 사랑한 여수 ‘하트섬’ 모개도 매력은

    이건희 회장이 사랑한 여수 ‘하트섬’ 모개도 매력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이 소유한 전남 여수의 부동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사들인 여수지역 부동산은 ‘하트’ 모양으로 유명한 모개도를 포함해 아름다운 여자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부지가 많다. 30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2월 여수시 소라면 궁항마을 서쪽 해안과 인접한 임야 6필지 2만 1000㎡를 매입했다. 이어 2006년 12월에도 무인도인 모개도 등 8필지 6만 2000㎡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 전 회장은 개인 명의로 땅을 구입했다. 가족과 함께 직접 여수를 찾아 현장을 둘러볼 정도로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장 4개 크기의 모개도는 ‘하트’ 모양의 섬으로 이 전 회장이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다도해 항공 관광상품인 경비행기를 타고 이 일대를 돌면 하트 모양의 섬을 볼 수 있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활처럼 구부러졌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궁항(弓港) 마을은 여수시청에서 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한적한 어촌 마을로 아름다운 여자만을 볼 수 있다. 이 전 회장의 부동산은 궁항 마을에서 1.5㎞가량 떨어져 있다. 지역에서는 개인 별장용지나 관광·레저 부지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여수 지역 땅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땅값도 크게 올랐다. 한때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개발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개인 명의로 구입한데다 접근성이 좋지 않아 가족용 땅으로 산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한때 기업 연수원이나 관광단지로 개발한다는 설도 있었지만, 교통이나 부지 규모를 봤을 때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이 다시 이곳을 개발한다면 환영하는 주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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