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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결혼식에 깜짝 하객? 푸틴 대통령!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결혼식에 깜짝 하객? 푸틴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을 하객으로 초청해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의 결혼식에 끝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남동부 작은 마을에서 진행된 카린 크나이슬(53) 오스트리아 외무장관과 사업가인 볼프강 메일링어의 결혼식에 초청받아 자리를 함께 했다. 그는 전용기를 타고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에 내린 뒤 자동차 편으로 결혼식이 열린 슬로베니아 접경을 이루는 개믈리츠 마을로 향했다. 차량 안에는 신부에게 줄 꽃다발을 실었고, 러시아 전통 카자크 합창단원들을 대동한 채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동 경로에는 수백 명의 경찰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각 대장’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그는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결혼식에 10분 늦게 도착해 예식 시작을 다소 늦췄다. 푸틴은 식장에서 독일어로 짧은 연설을 했고 오스트리아 전통 의상을 입은 신부 크나이슬 장관과 춤을 추기도 했다. 크나이슬 장관은 카자크 합창단원과 카자크 춤을 추는 등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무소속인 크나이슬 장관은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를 반대하며 친러 행보를 보여온 극우 자유당의 천거를 받아 장관직에 기용된 학자 출신으로 푸틴 대통령과의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랑 메일링어는 푸틴 대통령과 유도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그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가 밝혔다.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이 신랑신부에게 그림 한 점과 오일 압착기, 차 주전자인 사모바르 골동품을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크나이슬 장관이 결혼식에 푸틴을 초청한 것은 사적인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 일이 알려진 주초부터 논란이 일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크림병합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 영국에서 벌어진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독살 시도 사건 등을 놓고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 EU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외교 수장이 푸틴을 결혼식에 초청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야당인 사회민주당 소속 외르크 라이히트프리트 의원은 “이번 일로 중립적인 중재자로서 오스트리아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객 약 100명이 초대받은 이날 결혼식에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쿠르츠 총리가 이끄는 우파 국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자유당 당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도 참석해 자연스럽게 즉석 정상회담도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예식을 마친 뒤 독일 베를린 근처 메제부르크 성으로 이동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들어가기 전 “시리아는 재건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시리아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본국으로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선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 분쟁과 시리아 내전, 이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드 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인권문제와 양자 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독일에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을 중단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왜, 우린 고성능에 열광하는가

    왜, 우린 고성능에 열광하는가

    자율주행차 등 시장 급변에도 운전 자체 즐기는 고객들 많아 ‘워라밸’ 중시하는 세태도 반영 업체는 미래기술력 확보 ‘든든’ “RPM(분당 엔진 회전수)은 차량 성능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현대차의 N모델은 RPM보다 BPM(심장 박동수)이에요. 한국 소비자들도 조만간 심장을 뛰게 하는 짜릿한 선물을 만나게 될 겁니다.”●현대차 i30 N TCR ‘WTCR’서 종합 1·2위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을 책임지는 알베르트 비어만 총괄 사장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N 개발을 공식화했다. 고성능 경주차 ‘i30 N TCR’을 앞세워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지옥의 레이스’에도 도전한다. i30 N TCR은 현대차가 판매용으로 개발한 첫 서킷용 경주차다. 이 차는 지난달 초 개최된 세계 최정상급 투어링카 대회 ‘2018 WTCR’ 개막전에 출전해 고성능 경주차 25대의 경합 속에 종합 순위 1, 2위에 올랐다. 지난해 9월 유럽 시장에 출시된 i30 N은 지난 2월까지 6개월간 총 1741대 판매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3월 흩어져 있던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의 국내외 상품기획과 영업·마케팅을 한곳으로 모아 글로벌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자 고성능차 및 모터스포츠 사업을 전담하는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했다. 또 자동차 퍼포먼스의 최정점에 있는 고성능차와 모터스포츠 사업을 본격화했다. 올 하반기엔 N모델의 하나인 벨로스터N을 국내에 처음 출시한다. 벨로스터N은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폭발적인 달리기 성능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고성능 2.0 터보 엔진을 바탕으로 최고출력 275마력과 최대토크 36.0㎏·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고성능 차 분야에선 유럽이나 일본차들이 멀리 앞서 달리는 모습이다. 이를 잘 아는 현대차도 몇 년 전부터 N 개발에 공을 들여 왔다. 포화상태에 이른 자동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인 동시에 국내 기술도 수입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다.●BMW도 고성능 신모델 총 6종 출시 BMW의 경우 올해 발표할 신차는 BMW와 미니(MINI) 차량을 합쳐 총 14가지다. 이 중 BMW의 고성능 M 모델인 뉴 M5와 뉴 M4 CS, 뉴 M2 컴페티션 등 3가지와 미니 JCW 클럽맨 JCW 컨트리맨, JCW 컨버터블 등 고성능 존쿠퍼워스(JCW) 모델 3가지를 합쳐 총 6종의 고성능 신모델이 나온다. BMW 관계자는“고성능 모델은 최근 국내 판매량이 BMW M은 2016년 대비 지난해 21.8%, MINI JCW의 경우 30.2%가 증가했을 정도로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W코리아는 ‘뉴 M5’를 올해 2분기 출시한다. 뉴 M5는 럭셔리 4도어 비즈니스 전통 세단을 기반으로 고성능 드라이빙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 적합한 차량이다. 기존 M5의 완전변경차량으로, M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접목된 4.4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뉴 M5는 최고 600마력, 최대토크 76.5㎏·m의 힘을 낸다. M브랜드 최초로 사륜구동이 적용됐다.최근 출시한 인피니티 ‘뉴 Q60’은 디자인과 퍼포먼스 두 가지를 겸비한 차로 평가받는다. 운전자의 질주 본능을 자극할 400마력대 출력과 이 같은 성능을 외관으로 표현하려는 디자인 철학이 조화를 이뤘다. 국내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시장을 개척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고성능에 특화된 SVR 버전을 선보였다. 최고 575마력, 최대 71.4㎏·m의 힘을 내며, 최고시속은 280㎞, 정지상태에서 100㎞/h 도달시간은 4.5초에 그친다. 그런데 전기차 등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키워드가 돼버린 상황 속에서도 자동차 회사들은 왜 고성능차에 매달리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운전하는 게 즐겁다’는 것이다. 비싼 가격에도 스포츠카 느낌의 고속주행과 강렬한 사운드 등을 즐기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스피드에 대한 본능, 운전 본연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고객층은 미래에도 여전히 두터울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분석한다. 또 일과 삶의 조화를 일컫는 ‘워라밸’(Work-life-Balance)을 중시하는 젊은층이 주중엔 출퇴근용으로 차를 쓰다가 주말엔 도심을 빠져나가 질주를 즐기거나 여행을 떠나는 세태도 반영됐다. 미래기술력 확보 차원도 있다.‘어려운 문제를 잘 풀면 쉬운 문제도 잘 푼다’는 얘기다. BMW 코리아 마케팅 총괄 볼프강 하커 전무는 “고성능 차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은,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어서 결국 브랜드 이미지까지 높여 다른 차량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한지상 “평범함·열등감… 우리를 위로하고 싶었어요”

    한지상 “평범함·열등감… 우리를 위로하고 싶었어요”

    “지금 이 순간도 살리에리밖에 보이지 않아요. 흠뻑 취해 있다고 할까. 나 역시 누군가를 질투해 봤고, 좌절도 경험했고, 때론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어떤 부분이 늘 있죠. 그래서인지 열등감이나 평범함으로 따지면 내가 본 나는 영락없는 살리에리예요.”연극 ‘아마데우스’는 천재적 재능으로 불멸의 존재가 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와 그의 음악을 경배하면서도 감당할 수 없는 질투심으로 파멸하는 궁정악장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의 애증을 다룬 이야기다. 영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피터 셰퍼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원작의 동명 영화는 최우수작품상 등 아카데미 8개 부문을 석권했다.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에서 만난 배우 한지상(36)은 ‘평범한 사람들의 수호자’ 살리에리로 몰입해 살고 있다.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 대극장 무대를 꽉 채우는 그의 존재감을 보면 살리에리가 그 같다. 모차르트 역의 조정석을 보러 왔다가 한지상을 발견한다고 얘기할 정도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각인됐다. 2003년 연극 ‘세발 자전거’로 데뷔한 후 15년간 단역, 조연을 거쳐 차근차근 작품 목록을 쌓아 온 결실이 아닐까. 팬들도 기존 별명인 ‘지게’(지상+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게이브)에 살리를 붙여 이제는 ‘지게살리’로 부를 정도로 ‘인생 캐릭터’로 인정한다. 극은 늙고 추레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는 살해당했다’는 고백으로 막을 연다. 순간 휠체어에서 일어난 한지상은 뒤돌아서서 외투를 벗고 구부정한 등을 곧추 펴고 순식간에 젊고 화려한 살리에리로 변신한다. 살리에리를 연기하면서 관객들과 대화하고 극을 끌어가는 내레이션까지 1인 다역이다. “무대 위에서 ‘난 살리에리인 동시에 그의 고해를 관객들에게 브리핑하는 사회자’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어요. 관객들이 처음에는 사회자 같은 제 모습을 보다 돌연 극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젊은 살리에리를 만나게 되죠. 독특한 연출 덕분에 나 역시 살리에리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더군요.” 한지상은 2016년 6월 피터 셰퍼가 별세한 이후 이지나 연출가로부터 살리에리 역을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로 승승장구하던 그가 연극 ‘레드’(2013) 이후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게 된 계기다. “살리에리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어요. 쿵쿵 뛰는 가슴속에서 영화 속 살리에리가 아닌 나만의 살리에리를 연기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죠. 영화도 딱 한 번 봤어요. 내 안에서 체화된 살리에리가 관객들과 만날 때 느끼는 희열이 행복하게 연기를 하는 힘이 돼요. ” ‘아마데우스’는 제목과 달리 살리에리가 주인공인 점, 뮤지컬 배우들을 캐스팅한 연극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파멸해 가는 살리에리와 죽어 가지만 영혼은 승화되어 가는 백색의 모차르트가 극적으로 대비되는 연기는 조정석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같이 연기하는데도 조정석의 모차르트에 매료되고 이성한테나 느낄 묘한 감정마저 생기거든요. 정석이 형하고 처음 무대에 함께 오른 게 13년 전이에요. 그때부터 연이 이어졌고 가장 좋아하는, 인품마저 천재인 배우죠. 그래서인지 형과의 연기 합이 참 잘 맞았어요.” 한지상이 꼽는 살리에리의 명대사는 무엇일까. “‘당신의 평범함을 저는 용서합니다’예요. 원래 대사는 ‘당신을 용서합니다’인데 중간에 평범함을 넣은 건 애드리브죠. 아무리 발버둥쳐도 달라지지 않는 우리의 현실, 그 평범함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그의 차기작은 오는 6월 개막하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 괴물 겸 앙리 역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음악 천재 뛰어넘은 연기 천재

    음악 천재 뛰어넘은 연기 천재

    “욕망을 갖게 했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지!”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비교되며 질투와 열등감의 대명사가 된 살리에리는 무대에서 절규한다. 신의 선택을 받은 ‘천재’와 신을 저주하는 ‘범재’의 대립적 서사는 예술로 변주됐고 ‘살리에리 증후군’이라는 심리학 용어도 낳았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최우수 작품상 등 아카데미 8개 부문을 석권한 영화 ‘아마데우스’(1984)를 고스란히 무대로 옮겨 놓은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와 신성로마제국의 궁정 악장인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의 희곡에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음악극 요소를 극대화한 형식적 차별화가 돋보인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교향곡 25번 등 6인조 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 원곡을 연주하고, 음악감독 채한울의 창작곡을 배우들이 노래하면서 연극·뮤지컬 혼합 장르의 신선한 실험을 보여준다. 죽음을 앞둔 노년의 살리에리(한지상·왼쪽)가 “모차트르는 살해당했다”는 충격적인 고백으로 막을 연다. 극은 모차르트(조정석·오른쪽)의 생애를 회상하는 살리에리의 시선을 통해 전개된다. 음악에 대한 욕망과 성실함으로 황제의 궁정 악장이 된 살리에리는 빈에 온 모차르트의 공연을 보고 단숨에 그의 천재성에 매료된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경배할수록 자신의 재능에 한계를 느끼는 살리에리는 현실을 증오하고 신을 저주하게 된다. 연극 ‘트루 웨스트’(2011) 이후 7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조정석은 순수와 방탕의 양극단을 오가는 천방지축 모차르트에 빙의됐다. 특유의 하이톤 웃음소리와 섬세한 감정선을 드러내며 캐릭터 연기의 귀재임을 입증한다. 이에 못지 않게 진가를 드러낸 배우는 한지상이다. 출연 회차마다 만석을 기록하는 조정석의 인기 속에서 관객들이 발견하는 배우가 한지상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나 역시 평범함 속에 출발했기 때문에 살리에리의 마음이 와 닿는다”고 하던 그는 ‘인생 캐릭터’가 된 살리에리 역을 탁월하게 소화해 호평받고 있다. 특히 150분(인터미션 20분) 내내 단 한 번도 무대에서 사라지지 않고 엄청난 대사와 내레이션, 능청스러운 유머와 고뇌, 모순적인 감정들을 쏟아내는 그는 관객을 쥐락펴락하며 무대를 꽉 채운다. 특히 조정석과 한지상의 찰떡 같은 케미스트리는 ‘브로맨스’ 드라마인양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이 밖에 극 중 오페라 가수 ‘카테리나 카발리에리’ 역을 맡아 무대를 압도하는 ‘아리아’를 부른 손의완,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치열한 드라마를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농축한 이지나의 연출력도 빼어나다. 굳이 지적하자면 무대 뒤편에 어중간하게 자리잡은 6인조 오케스트라를 무대 전면으로 끌어냈다면 음악극으로서의 매력이 제고되지 않았을까. 모차르트를 죽여서라도 그 이름 옆에 기억되는 불멸의 존재를 꿈꾼 살리에리. 세계적인 ‘앙숙’으로 회자되는 두 사람은 실제 서로를 증오했을까. 일단 러시아 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퍼트린 살리에리의 독살설은 후대 연구에서 거짓으로 판명됐다. 모차르트는 생전 “내가 빈에서 출세하지 못한 건 살리에리가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투덜댔고, 살리에리 역시 “나만 모차르트를 싫어한 게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모차르트 사후 230여년 만에 두 사람의 관계는 극적으로 반전된다. 2015년 11월 체코 프라하의 음악박물관 지하 수장고에서 ‘오필리아의 건강을 위하여’라는 칸타타 악보가 발견됐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공동으로 작곡한 진본 악보로 확인되면서 둘은 ‘적’이 아니라 친구였다는 게 밝혀졌다. 살리에리 역으로 지현준, 한지상, 이충주, 모차르트 역의 조정석, 김재욱, 성규 등 화려한 ‘트리플 캐스팅’을 자랑한다. 오는 4월 29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 6만 6000~9만 9000원. 1577-3363.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윤이상 지킴이·류현진 도우미 문화체육부 유공자 9명 선정

    윤이상 지킴이·류현진 도우미 문화체육부 유공자 9명 선정

    ‘윤이상 지킴이’와 ‘류현진 도우미’가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거나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유공자로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원장 김태훈)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윤이상 하우스’와 묘소를 20여년간 관리해 온 독일인 발터볼프강 슈파러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투수 류현진의 통역사로 일했던 마틴 김 등 9명을 해외 문화홍보 유공자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슈파러는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1917∼1995)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1996년 국제협회를 세워 활동하고 있다. 또 우리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작품 연주회, 도서 발간, 심포지엄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이 밖에 김훈의 ‘현의 노래’ 등 우리 문학 작품 14권을 프랑스어로 공동 번역한 에르베 페조디에, 유럽에 한국 영화를 알려 온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위원장 프레디 보조, 부산시립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를 지낸 중국의 리신차오,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예술제를 개최하며 상호 음악 교류에 앞장서 온 프랭키 라덴, 주일 한국문화원 주최 한국어 말하기 대회 실행위원으로 한국어 알리기에 힘써 온 시미즈 모에코, 한·영 상호 교류의 해를 추진한 김혜선 주한 영국문화원 팀장, 프랑스 파리관광문화센터 등의 건축 주관사로 참여한 안태준 스튜디오 아키텍처 대표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중앙박물관 26일까지 ‘왕이 사랑한 보물’전

    중앙박물관 26일까지 ‘왕이 사랑한 보물’전

    국립중앙박물관은 ‘왕이 사랑한 보물-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전’을 오는 26일까지 연다. 18세기 유럽 바로크 왕실 문화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국립광주박물관, 드레스덴박물관연합과 함께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그린볼트박물관, 무기박물관, 도자기박물관 등의 소장품 130점이 선을 보인다. ‘강건왕’ 아우구스투스(1670~1733)가 수집한 예술품을 비롯해, 당대 최고의 장인이 만든 귀금속 공예품, 유럽 최초로 발명된 마이센 도자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정밀극세 사진을 이용한 연출 기법도 도입했다. 전시되지 않은 작품도 세밀한 대형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작센 주 관광청의 볼프강 개르트너 이사는 “2차대전 당시 지어진 건축물과 수집된 예술품들로 가득찬 작센의 문화를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작센주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예술 도시다. 작센주에서만 무려 4000여 개의 기념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다. ‘왕이 사랑한 보물’전은 중앙박물관에 이어 내년 4월 8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에서 계속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설치미술가 양혜규, 亞 여성 최초 ‘볼프강 한 미술상’

    설치미술가 양혜규, 亞 여성 최초 ‘볼프강 한 미술상’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전시활동 중인 설치미술가 양혜규(46) 슈테델슐레 순수미술학부 교수가 세계적 권위의 볼프강 한 미술상 2018년 수상자에 선정됐다고 국제갤러리가 5일 밝혔다.1994년 제정된 볼프강 한 미술상은 독일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을 후원하는 근대미술협회 주최로 현대미술의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중견작가에게 돌아간다. 수상자는 10만 유로의 상금을 받게 되며 이 일부는 수상자의 작업을 루드비히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매입하는 데 운용된다. 로렌스 와이너(1995), 신디 셔먼(1997), 이자 겐츠켄(2002), 로즈마리 트로켈(2004), 마이크 켈리(2006), 피터 도이그(2008), 피슐리 바이스(2010), 황용핑(2016)이 수상했으며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양혜규가 최초다. 이번 수상자 선정에는 유럽 내에서 가장 유서 깊은 미술협회로 손꼽히는 하노버 케스트너 게젤샤프트의 관장 크리스티나 페그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페그는 양혜규의 작품에 대해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업화된 물품들을 본래의 기능으로부터 해방시켜 공간을 압도하는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시키는 섬세한 작품 배치는 수평적 관계로 제시된 동서양 문화 규범 간의 소통이자 동시에 독특하고도 고풍스러운 요소를 드러내는 새로운 추상 구조를 만들어낸다”고 평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김정숙 여사, 윤이상 묘소 찾아 통영산 ‘동백나무’ 심어

    김정숙 여사, 윤이상 묘소 찾아 통영산 ‘동백나무’ 심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베를린 교외도시 스판다우의 가토우 공원 묘지에 있는 윤이상(1917~1995) 선생의 묘지를 찾았다. 김 여사는 윤이상의 제자인 빅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 회장과 피아노 연주자 홀거 그로쇼프,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 등과 함께 했다. 김 여사는 이번 순방길에 윤이상 선생의 고향인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공수에 비행기에 실어왔다. 윤이상 선생은 대법원에서 징역 판결을 받고 복역한 뒤 고향땅을 밟지 못하고 타국에서 숨을 거뒀다. 김 여사는 “선생이 살아 생전 일본에서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와봤단 얘길 들어서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올해는 윤이상 선생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숙 여사, 故윤이상 묘소 참배…통영→베를린 ‘동백나무’ 수송

    김정숙 여사, 故윤이상 묘소 참배…통영→베를린 ‘동백나무’ 수송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적인 작곡가 고(故) 윤이상(1917-1995)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다.윤이상 선생은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안장돼 있다. 이날 참배에 앞서 동백나무 한 그루가 윤이상 선생의 묘비 앞에 심어졌다. 윤이상 선생은 1967년 ‘동백림(東伯林·동베를린의 한문식 표기) 사건’으로 고초를 겪었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사건으로 문화예술계의 윤이상 선생 등이 간첩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후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해 정부가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김정숙 여사가 동백(冬柏)나무를 가져간 것은 당시 동백림 사건을 연상시킨다. 이 나무는 이날 베를린에 도착한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공군1호기를 타고 한국 통영에서 공수됐다. 통영은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다. 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이 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그 분의 마음이 어땠을까, 무엇을 생각했을까 하면서 저도 통영에 가면 동백나무 꽃이 참 좋았는데, 그래서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 고향의 동백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다행히 검역도 통과된다고 해서 이렇게 큰 나무를 심어도 되나 물어봤는데 된다고 해서 ‘아 선생님하고 저하고 뭔가 마음이 맞나’ 하면서 심었다”며 “선생의 마음도 풀리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어른 어깨높이의 나무 앞에는 붉은 화강암으로 된 석판에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7.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란 금색 글자가 새겨졌다. 김 여사가 헌화한 원형 모양의 꽃다발 리본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김 여사는 “통영의 나무가 잘 자랐으면 좋겠다. 꼭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음악을 전공해서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며 “음 파괴가 낯설긴 하지만 작곡했던 선배들은 물론이고 저도 관심이 많았다. 학창 시절 음악 공부할 때 영감을 많이 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그래서인지 김 여사는 이날 참배에서 사회자의 ‘묵념’ 구호에 따라 묵념을 하다가 ‘바로’라는 신호에도 혼자서 20여초간 더 묵념을 이어갔다. 이날 참배에는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과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 피아니스트인 홀가 그로숍 등 윤이상 선생의 제자들이 함께했다. 그로숍은 “윤이상 선생님은 저희에게 음악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주셨다. 매우 훌륭한 (한국을 알린) 대사이셨다”고 말했다. 박씨는 “윤희상 재단이 2008년 고인의 생가를 매입했지만, 예산 문제로 기념관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제자들이 김 여사께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여사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애주가’ 침팬지, ‘주당’ 두더지…동물도 음주 즐긴다

    ‘애주가’ 침팬지, ‘주당’ 두더지…동물도 음주 즐긴다

    ‘음주가무(飮酒歌舞)’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야생의 동물들도 저마다(?) 음주와 풍류를 즐기고 있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동물들의 알콜 섭취에 대한 기사를 온라인에 게재했다. 어떤 동물이 가장 술을 잘 마실까. ‘주정뱅이’ 초파리 “(그들은) 쓴맛을 기꺼이 참습니다. 음주 뒤 불쾌함을 경험했어도 다시 술을 찾죠. 두 번째 취하는 데엔 시간이 더 걸려요.” 독일 쾰른대학에서 신경생물학을 연구하는 헨리케 숄츠는 초파리로 실험을 했다. 연구 주제는 ‘알콜을 섭취한 초파리의 행동’이다. 숄츠에 따르면 알콜을 섭취한 초파리는 곡선으로 비행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다가 이내 떨어진 채 가만히 있는다고 한다. 깨어난 뒤 다시 알콜을 섭취한 초파리가 취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앞선 실험보다 더 오래 걸린다. 초파리가 취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을 두고 숄츠는 “(초파리) 신진대사가 마치 알콜중독자의 변화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주정뱅이 초파리는 야생에도 있다. 그들은 주로 발효된 과일에서 알콜을 찾는다. 물론 그들이 인간처럼 마시고 취하기 위해 알콜을 섭취하진 않는다. 숄츠는 “알콜의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 학습된 행동”이라고 밝혔다. ‘애주가’ 침팬지 “야생에 적이 없을수록 알콜중독에 빠지는 종이 많아요. 알콜중독은 높은 지능을 가진 종에서만 발견되는 행동입니다.” 만하임 정신건강센터의 연구원 볼프강 좀머의 말이다. 술에 취해 자의식이 약해진 동물은 천적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술을 자주 찾는 종은 야생에 천적의 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지능이 높은 동물 중 애주가로 의심 받는 동물은 침팬지다. 2015년 영국왕립오픈과학저널(Royal Society Open Science)엔 3리터짜리 야자주를 다 마셔버리는 아프리카 기니의 침팬지들의 사례가 보고됐다. 연구팀은 침팬지들의 음주 행태가 암수·나이를 불문했다고 전했다. ‘환각파티’(?) 벌이는 돌고래 2013년 영국의 동물학자 롭 필리는 다섯 마리의 돌고래가 복어를 ‘죽지 않을 정도’로 질겅질겅 씹으며 갖고 노는 장면을 영상에 담아 데일리메일에 발표했다. 돌고래들이 복어독의 성분을 환각제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돌고래가 복어를 씹은 행위를 두고 해석은 분분하다. 돌고래들은 정말 바닷속에서 환각파티를 벌였을까. 정확한 연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주당’ 붓꼬리나무두더지 붓꼬리나무두더지들은 야생에서 알아주는 ‘주당(酒黨)’이다. 이들이 매일 즐기는 야자주는 도수가 4도가 넘는다. 체내알콜흡수율로 따지면 인간이 매일 보드카 한 병을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두더지들은 취한 티를 전혀 내지 않는다고. 만하임 정신건강센터의 약학자 라이너 슈파나겔은 “(두더지들이) 알콜을 개별적으로 잘 분해하는 방식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오경진 수습기자 oh3@seoul.co.kr
  •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김진호 지음/갈무리/696쪽/3만원지난해 8월 국내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인공지능(AI) 간의 작곡 대결이 열렸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적 바둑 대결의 여운이 잔존하던 시점이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교향곡 34번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와 에밀리 하웰이 모차르트를 벤치마킹해 작곡한 교향곡 1악장 알레그로를 교대로 연주했다. 에밀리 하웰은 미국 UC 샌타크루즈의 데이비드 코프 연구팀이 개발한 AI의 코드네임이다. 그날 관객들은 모차르트의 손을 들어 줬다. 인간은 AI보다 예술적으로 우월하다는 게 입증된 것일까. 김진호 안동대 음악과 교수는 신간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를 통해 ‘음악적 지능’이라는 독보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같은 관점에 비추어 보면 AI가 인간의 음악적 성취를 대체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김 교수는 영국의 인지고고학자 스티븐 미슨의 ‘통합적 마음’ 이론의 틈새를 파고들며 독자적 사유를 전개한다. 김 교수는 인류의 영역 특이적 지능으로 미슨이 규정한 자연사 지능, 기술 지능, 사회적 지능, 언어적 지능 외 제5의 지능으로 음악적 지능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음악의 이해를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로 사유를 확장한다. 작곡과 사회학, 두 학문적 배경을 가진 김 교수는 진화심리학, 생물학, 인지과학, 중력이론, 엔트로피이론 등 자연과학 이론까지 동원하며 자신만의 음악학을 구축한다.인류 최초의 악기인 피리는 3만 5000년 전 등장했다. 독수리의 뼈에 4개의 구멍을 내고 입을 대고 불 수 있는 곳에 V자 형태의 홈 2개를 만들었다. 이 호모 사피엔스는 뼈를 피리로 다듬는 도구인 석기 조각도 남겼다. 김 교수는 그 혹은 그녀는 음악적 영감을 가진 존재이자 조각가이며, 초보적인 공학자였다고 말한다. 음악의 탄생을 호모 사피엔스의 여러 특이적 지능이 결합된 결과로 본다. 모차르트 등 고전·현대 음악도 인류의 ‘통합적 지성’이 진화된 산물인 것이다. 저자가 ‘음악에 대한 이해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같은 길’에 있으며, 고로 모차르트도 예외적인 천재 음악가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 종의 지적 보편성에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를 풀자면 인지와 지식, 과학, 사유와 같은 고도의 마음 체계가 작동한 음악은 작곡하는 행위나 감상하는 행위가 동일한 지적 능력의 선상에 있다. 기존의 해석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만의 음악적 사유를 전개해야 한다는 저자의 맥락이 여기에 뿌리를 둔다. 호모 사피엔스 진화론에서 출발한 책이 긴 이론의 터널을 거쳐 “사유 없는 맹목적 음악의 향유는 값싼 환상을 제공하는 ‘청각적 마약’이 된다”는 사회학적 사유로 환원되는 이유다. 저자는 대표적 사례로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바그너 등 위대한 독일 음악가들의 작품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 학살)의 배경음악으로 이용한 나치를 꼽는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중 라디오로 독일 고전음악을 매일 20시간씩 송출했다. 아돌프 히틀러와 요제프 괴벨스 등 나치 지도부에게 음악은 민족주의를 몰입시키는 효과적 선동 도구였다. 현대라고 다를까. “우리는 음의 방탕 시대에 산다”(콘스턴트 램버트)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저자는 현대의 음악 체험을 “어떤 빈곤한 반복”이라며 비판대에 세운다. ‘음악에 대한 사유’가 등한시되고 있다며 포문을 여는 순간이다. 오페라를 애착한 절대왕정을 비판한 러시아 혁명 세력이 합창곡을 시민계급의 음악으로 승격시킨 사례 등을 제시하며 문화 조작의 가능성도 경고한다. 책은 인류가 음악을 사유하는 데 게을리하는 순간, 새로이 음악이 구성될 가능성이 줄어들며, 새로운 예술적 권위도 부여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물론 저자의 과도한 우려 혹은 학자적 징후감일 수도 있다. 저자가 옹호하는 독자적(검증되지 않은) 관점과 논박, 음악사와 자연과학 이론들을 교직한 건 이 책의 미덕인 동시에 난독(難讀)의 가능성도 키운다. 전작 ‘매혹의 음색’에서 근대 서양음악을 ‘음색’과 ‘소음’이라는 비판적 키워드로 조망했던 그는 이 책을 통해 한층 도발 수위를 높인다. ‘인류는 (강력한 지적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답게 음악을 경험해야 한다’는 엄숙한 선언문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2음계를 쓰는 굴뚝새 한 마리가 평생 수천 개의 노래를 부르지만 그 노래는 모두 ‘나는 젊은 수컷이야’라는 의미일 뿐”이라며 “지적 사유와 비판성으로 단련된 인식 능력을 수반하지 않는 음악 향유는 인간 종의 생존 능력마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빅뱅 탑이 반한 리히터의 풍경화, 249억 원 낙찰…생존작가 ‘톱’

    빅뱅 탑이 반한 리히터의 풍경화, 249억 원 낙찰…생존작가 ‘톱’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85)의 1982년작 ‘아이스베르크’(Eisberg·빙산)가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770만 파운드(약 249억 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소더비가 주최하는 현대미술 이브닝 경매에 출품된 풍경화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경매 시작 전 추정가는 800만~1200만 파운드(약 112억~169억 원)이었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30년 동안 유럽에 거주하고 있는 개인 수집가가 소유하고 있었다. 소더비는 “이 작품은 리히터가 1972년 그린란드로 향하는 북극 탐사 중에 직접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2015년 집계 기준 4년 동안 가장 작품을 비싸게 판 작가로도 유명하다. 이 시기 동안 988개의 작품을 총 10억8277만 달러(약 1조 2549억 원)에 팔았다. 또한 그는 미술품 수집 애호가로도 유명한 빅뱅의 탑이 평소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도 알려졌다. 이날 경매에서는 미국 화가 크리스토퍼 울(62)의 2007년작 ‘무제’(Untitled)가 710만 파운드(약 99억 원)에 낙찰됐으며, 소더비 경매에 처음 출품된 독일 사진작가 볼프강 틸만스(48)의 작품도 46만 파운드(약 6억 원)에 낙찰돼 그의 작품 중에서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한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79)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말리부에 있는 자택을 그린 1990년작 그림은 170만 파운드(약 23억 원)에 낙찰됐다. 사진=소더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獨 재무장관 “유로화 약세는 독일 책임아냐” 美에 반박

    獨 재무장관 “유로화 약세는 독일 책임아냐” 美에 반박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유로화 약세는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해온 유럽중앙은행(ECB)의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독일이 저평가된 유로화를 통해 미국과 교역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맹공을 가하고 있지만, 이는 독일이 아닌 ECB의 책임이라는 뜻이다.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 지역지인 타게스슈피겔(Tagesspiegel)과 인터뷰에서 “그것(유로화 환율)은 독일에 너무 느슨하다(It is too loose for Germany)“며 이같이 비판했다고 FT가 전했다. 유로화의 가치가 적정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은 ECB에 넘긴 것이다.  그는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양적완화에 나섰을 당시, 나는 그가 독일의 수출 흑자를 더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나는 당시 이 정책(양적완화)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정책의 결과에 대해 더이상 비판받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쇼이블레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달 31일 독일을 비난한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의 날선 공격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나바로 위원장은 당시 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극도로 저평가된 유로화를 통해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착취하고 있다”며 원색적인 비판을 한 바 있다. 또 “유로화는 사실상 암묵적으로 독일 마르크화와 같다”면서 독일이 유로화 약세를 이용해 수출 경쟁력을 높여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하지만 독일은 유로화 환율을 특정 수준에 묶어둘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유로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데는 채권을 사들여 돈을 푸는 ECB의 확정적 통화정책의 영향이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독일 재무부는 실제로 유로화 약세를 부른 ECB 양적완화 정책의 열렬한 팬은 아니라고 FT는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이 유럽을 분열로 내모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가 (유럽을)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발길 머문 곳, 중세의 낭만 흐르다

    발길 머문 곳, 중세의 낭만 흐르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현재를 잘 보여주는 도시다. 공항과 연결된 호텔에서 보면 특히 그렇다. 방금 이륙한 비행기를 포함해 한번에 12개의 운항궤적이 하늘에 그려질 때도 있다. 대체 어느 방향으로 가는 비행기들이 남긴 흔적인지, 서로 부딪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다. 유럽 하늘길의 요충지다운 풍경이다. 사실 프랑크푸르트는 오래전부터 유럽의 진면목에 다가서려는 여행자들에게 관문 같은 도시였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를 한번이라도 방문해본 이들은 독특한 유럽의 색채를 담은 이 도시를 쉬 잊지 못한다.유럽 금융 중심지… 골목 구석구석엔 중세 흔적이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로 꼽힌다. ‘뱅크푸르트’라 불릴 만큼 유럽의 금융, 경제 중심지다. 프랑크푸르트의 스카이라인은 현란하지만 골목 구석구석엔 중세의 흔적이 여전하다. 프랑크푸르트가 내세운 슬로건이 ‘시대보다 늘 조금은 앞서간다. 하지만 시대는 준수한다‘인 것도 이런 이유이지 싶다. 독일 사람들은 프랑크푸르트 뒤에 꼭 ‘암 마인’을 붙여 부른다. ‘마인강변의 프랑크푸르트’라는 뜻이다. 이는 옛 동독 지역의 오데르 강 언저리에 있는 또 다른 프랑크푸르트(프랑크푸르트 안 데어 오데르)와 구분 짓기 위해서다. 프랑크푸르트의 명소들은 대부분 가까운 거리에 산재해 있다. 다소 벅차긴 해도 걸어서 돌아보는 게 한결 여유 있고 수월하다. 출발지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이다. 역을 나서면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양옆으로 펼쳐진다. 여기가 카이저 거리다. 옛 건물들이 늘어선 골목길 너머에는 어김없이 마천루가 서 있다. 어느 골목이나 양상은 비슷하다. 아마 이런 느낌들이 프랑크푸르트의 정수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최고층 코메르츠방크 아래 화려한 스카이라인 프랑크푸르트가 자랑하는 건 스카이라인이다. 고층 건물들이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아래 옛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면 말이다. 이 모습은 걷기 여정의 끝인 아이제르너다리에서 본다. 모름지기 하이라이트는 아껴 뒀다 나중에 봐야 제맛이다. 독일에서 가장 높은 건물(65층)이라는 코메르츠방크 등을 줄줄이 지나고 나면 곧 중앙광장이다. 코메르츠방크는 지난해 삼성그룹이 인수해 관심을 끈 건물이다. 광장 주변은 번화가다. 하우프트바체 역을 중심으로 각종 상업용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옥상은 전망대 겸 식당이다. 프랑크푸르트 중심가가 한눈에 들어온다. 커피와 맥주 등을 마시며 독일의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는 재미가 각별하다. 다만 굽어보는 도심 풍경은 다소 생뚱맞고 부자연스럽다. 마천루들 틈바구니에 성 카탈리나 교회, 카페 하우프트바체 등 옛 건물 몇 채가 옹색하게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이는 전쟁 탓이다. 프랑크푸르트는 2차대전 때 폭격 피해를 입은 도시 가운데 하나다. 온전히 남은 건물은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철저히 두들겨 맞았다. 바로 그 탓에 이런 어색한 풍경들과 만나기도 한다. 중앙광장 한편의 성 카탈리나 교회는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장 큰 개신교 교회다. 17세기 세워졌으나 1944년 파괴됐다가 1954년 재건됐다. 카페 하우프트바체는 옛 교도소 건물이다. 지금은 커피숍으로 쓰이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아래쪽은 자일 거리다. 유명 브랜드의 상품 매장들이 늘어서 있다. 카탈리나 교회를 지나 마인강 쪽으로 걷다 보면 붉은 벽돌로 지은 성 파울 교회가 나온다. 1848년 최초의 프랑크푸르트 국민의회가 열렸던 곳으로, 독일 사람들은 이 교회를 독일 민주주의의 발상지로 여긴다. 교회 안에 당시를 기억하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입장료는 없다. 이 도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 ‘프랑크푸르트의 위대한 아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다. 괴테 하우스나 그가 자주 찾아 사과와인을 마셨다는 게르버뮐레 레스토랑 등의 흔적을 좇다 보면 18세기 프랑크푸르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파울 교회 위쪽으로 이어진 베를리너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괴테 생가가 나온다. 우아한 자태의 고딕양식 건물이다. 괴테가 태어나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살던 집으로 그의 문학적 토양이 됐던 곳이다. 괴테가 시를 썼던 방과 책상, 자필 원고 등이 전시돼 있다. 생가 옆은 괴테 박물관이다.올드 시티 중심지, 뢰머광장엔 ‘정의의 여신상’이 프랑크푸르트의 핵심은 뢰머광장이다. 이른바 올드 시티(old city)의 중심지 노릇을 하는 곳이다. 성 파울 교회에서 마인강 쪽으로 한 블록 내려가면 나온다. 마천루 사이에 터를 잡은 광장은 고즈넉한 분위기로 여행자들을 맞고 있다. 먼저 ‘정의의 여신상’이 눈길을 끈다. 정의의 기준을 형상화한 저울과 엄정한 심판을 상징하는 칼을 양손에 쥐고 있다. 여신상을 가운데 두고 2차대전 이후 원형대로 복원된 뢰머(옛 시청사)와 중세 목조건물 등이 늘어서 있다. 광장 뒤편은 프랑크푸르트 대성당이다. 역대 황제들이 대관식을 치렀다는 교회로 ‘카이저돔’이라고도 불린다. 탑에 올라서면 시가지 모습이 한눈에 펼쳐진다고 한다. 영원한 사랑이 깃든 마인강 위 아이제르너다리 광장에서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면 마인강이 나온다. 강변 바로 앞에 하우스 베르트하임 건물이 서 있다. 용케 2차대전의 포화를 견딘 유일한 건물이다. 1479년에 세워져 여태 그대로다. 지금은 커피와 음식 등을 파는 레스토랑으로 쓰인다. 마인강변으로 나가면 시원한 풍경이 이방인을 맞는다. 바람을 따라 찰랑대는 강물과 괴테의 이름을 딴 유람선,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강 양쪽에 슈테델 예술박물관, 시립미술관, 응용예술 박물관, 현대예술 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다. 시간이 있다면 한두 곳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마인강을 가로질러 아이제르너다리가 세워져 있다. 보행자 전용 다리로, 약 500t의 강철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가 자랑하는 스카이라인은 아이제르너다리에서 본다. 저물녘 마인강 너머로 지는 해가 토해내는 붉은 기운과 파란 하늘, 그리고 막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마천루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다리 난간 곳곳엔 수많은 자물쇠가 매달려 있다.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흔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저물녘 풍경과 어우러지니 퍽 로맨틱하다. 다리 너머는 작센하우젠 지역이다. 두 블록 정도 내려가면 맥주 등을 맛볼 수 있는 선술집들이 나온다. 프랑크푸르트(독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獨, 트럼프 리스크에 ‘핵 억지력’ 공론화… 英·佛 “핵 협력 싫다”

    獨, 트럼프 리스크에 ‘핵 억지력’ 공론화… 英·佛 “핵 협력 싫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수십년 동안 유럽의 안보는 미국의 핵무기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역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유럽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22일 핵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나토에서 방어 핵심인 미국의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을 철수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더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같은 날 “핵무기 부대의 잠재력 강화”를 지시했던 터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 철수는 일종의 금기(禁忌)로, 그동안 입에 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했다. EU 관계자는 “이 문제를 꺼내는 것은 너무 민감해 거대한 눈사태와 같다”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나토라는 구조물은 허물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독일을 중심으로 EU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을 대체할 대안을 놓고 조심스러운 논의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불확실성 증대 속 핵심은 ‘핵 억지력’ EU가 수십년간 잠재적인 위협을 가하는 러시아에 맞설 수 있는 마지막 방어 수단은 바로 미국이 제공하는 핵 억지력이었다. 하지만 최근 EU 회원국은 미국이 더이상 유럽을 방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대외 정책을 펼지 분명하지 않다. 다만 트럼프는 불확실성의 최대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얻는 기업가적인 마인드를 국가 경영에도 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 얘기는 결국 EU가 안보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트럼프가 미국 대외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60여년간 독일은 안보를 나토와 미국에 의존해 왔다. 사실 나토 회원국은 미국의 핵 억지력을 제외하면 러시아와 같은 가상적국의 위협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EU 관계자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EU에 의한 핵 억지력이 가능한지를 신중하게 고민해 왔다. 물론 EU 스스로 핵 억지력을 갖추는 것은 군사적, 정치적, 국제법적 장애물이 많다. 그럼에도 EU의 외교관은 진지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프랑스와 영국이 독일과 같은 나라에 핵 억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메리칸 아카데미의 얀 테카우 홀브룩포럼 연구원은 “미국의 핵 억지력이 사라진다면 미래에 누가 우리를 지켜 줄 것인지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미래 EU의 핵 억지력 문제는 유럽의 안보에 있어 누구나 아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포린어페어스 11월호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핵 억지력을 유럽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고민한다면 독일은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에 기초해 유럽의 핵 억지력을 세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싱크탱크 “유럽 스스로 방어 필요” 2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기억하는 독일은 핵 문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것을 되도록이면 피하고 있다. 볼프강 이싱거 뮌헨안보회의 의장은 “독일은 미국의 핵 정책 변경에 따른 논의를 가장 나중에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어쩌면 안보를 위해 핵무기를 원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주변에 불러일으킨다면 이는 반(反)독일 진영에 불을 지르는 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조금씩 이 문제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로데리히 키제베터 기독교민주당(CDP) 외교담당 의원은 지난 11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은 EU에 필수적”이라며 “미국이 핵 억지력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유럽은 스스로의 방어를 위해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비서실장인 페터 알트마이어도 “EU에 핵 억지력을 제공하는 것은 안보 정책에 있어 매우 큰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라며 “EU 회원국 중 2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키제베터는 안보 문제와 관련해 EU는 이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일군 대령 출신인 그는 독일은 물론 프랑스와 영국의 정부 관계자와 만나 핵 억지력에 대한 논의를 해 왔다. 문제는 독일 국민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90% 이상의 독일인이 자국의 핵무장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안보 측면에서 핵무장 필요성이 있을지 몰라도 도덕적 측면에서 독일 번영의 기반은 미국의 핵 억지력으로 인해 이뤄진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독일을 제외한 다른 EU 회원국은 독일의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나토 회원국의 한 관계자는 “핵무장과 같은 민감한 논의가 독일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런 논의는 결국 미국은 물론 러시아에도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일이 주목하는 것은 트럼프가 지난 대선 기간에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이다. 미국의 안보 비용 축소를 위해 유럽에서도 독일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EU가 자신만의 핵무기를 바탕으로 핵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EU를 탈퇴하려는 영국은 과연 이 문제에 동의할까. 프랑스가 독일에 대가도 없이 핵 억지력을 제공할까. 영국과 프랑스는 나토에서 시작된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연 영국과 프랑스가 협력한다고 해도 핵 억지력으로 충분하게 작용할 수 있을까. 일단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무기의 숫자만을 놓고 본다면 가능할 것 같다. 양국이 보유한 핵무기는 미국의 10%에 불과하지만 선제공격이 아닌 보복 공격을 가해 전쟁을 막기에는 충분한 분량이다. 미국이 나토에 제공하는 핵 억지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과 공중폭격기 등 전략무기를 꼽을 수 있다. 핵잠수함 한 대에만 여러 곳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트라이던트Ⅱ 미사일 20발이 탑재돼 있다. 이 외에도 미국은 나토 5개 회원국의 공군기지 6곳에 항공기 발사 핵미사일 180발을 배치했다. ●英·佛은 유럽을 방어할 수 있을까 프랑스는 4~6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전략미사일 16기를 탑재한 잠수함 4척을 운용 중이다. 또 미라주 2000과 라팔 전투기에 각각 50발의 핵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크루즈미사일을 운영 중이다. 영국 역시 4척의 뱅가드급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 잠수함에 모두 160발의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트라이던트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전문가들은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를 모두 합치면 EU를 방어하는 데 군사적으로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정치적 측면이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핵무기를 국가 자산으로 간주해 왔다. 나토라는 테두리 안에서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일은 그동안 프랑스의 핵 억지력 확대를 희망했다. 콘라트 아데나워 서독 총리와 프란츠 요제프 슈트라우스 국방장관은 프랑스와의 핵 협력을 원했지만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이 같은 프랑스와 독일의 움직임은 올해 초 공개된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간의 대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미테랑 대통령은 프랑스의 핵 억지력은 작은 영토에만 적용되고 이를 확장하면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독일을 보호하고자 러시아와 맞대결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핵무장을 검토하는 것은 국제법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당장 독일이 핵무기를 생산한다면 1975년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며, 독일 통일 당시인 1990년 체결한 ‘2+4 조약’ 위반이기도 하다. 당시 조약에서 통일 독일은 핵무기 생산이나 소유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독일이 영원히 핵무기를 생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NPT 가입 당시 승인 문서에는 “유럽 통합에 맞춰 적절한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NPT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일부 독일 정치인은 이 문구를 근거로 핵무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영화로 만나는 거장들의 삶

    영화로 만나는 거장들의 삶

    30일 개봉하는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탄생 과정 그려 새달 22일에는 ‘에곤 쉴레’ 여동생 눈으로 본 표현주의 화가의 生 새달 예정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 친구 에밀 졸라와 우정·성장과정 조명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들의 삶을 다룬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괴테’(위)는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처녀작이자 출세작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탄생 과정을 담고 있다. 괴테의 청춘 시절 열정에 집중하는 것. 문학가를 꿈꾸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법학도가 되어야 했던 그는 법관 시보 시절 새로 사귄 친구인 변호사 요한 케스트너의 약혼녀 샤를로테 부프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이 사랑은 그러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좌절한 괴테는 자신의 열병을 녹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20대 중반에 일약 스타 작가가 된다. 이후 ‘파우스트’, ‘빌헬름 마이스터’ 등의 걸작을 쓰며 고전주의 문학의 거목이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영화는 2010년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괴테를 연기한 알렉산더 페링은 뮌헨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28세에 요절한 천재 화가의 불꽃 같은 삶을 그린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가운데)은 다음달 22일 개봉한다. 에곤 쉴레(1890~1918)는 인간의 관능적인 욕망과 실존 문제를 뒤틀리고 왜곡된 육체로 그려낸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화가다. 영화는 여동생 게르티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게르티를 비롯해 무용수 모아 만두, 구스타프 클림트의 모델이었던 발리 노이질, 아내 에디트 하름스까지 영감을 줬던 여인들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 곳곳에서 ‘검정 스타킹을 신은 여인’, ‘죽음과 여인’ 등의 걸작들을 만날 수 있다. 쉴레에게 큰 영향을 줬던 클림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역시 12월 개봉 예정인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아래)은 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프랑스 화가 폴 세잔(1839~1906)과 자연주의 문학을 확립한 프랑스 문호 에밀 졸라(1840~1902)의 우정을 그린다. 영화는 1886년 화가 난 세잔이 졸라를 찾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실패한 화가의 삶을 그린 졸라의 소설 ‘작품’을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했기 때문. 졸라는 ‘테레즈 라캥’, ‘목로주점’ 등을 내놓으며 30대부터 일찌감치 명성을 쌓아갔던 반면, 세잔은 천재적인 재능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세잔이 대중적으로 이름을 얻은 것은 50대 중반에 이르러서다. 영화는 이들이 함께 자란 프랑스 남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서로 교류하며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되짚는다. 풍경화 ‘생트 빅투아르 산’를 비롯해 인물화, 정물화까지 다양한 세잔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세잔의 스승 격으로 평가받는 카미유 피사로, 프레데리크 바지유,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두아르 마네 등 인상파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들도 스크린을 스친다. ‘라붐’, ‘유 콜 잇 러브’ 등으로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 출신 다니엘르 톰슨이 연출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獨 대연정도 차기 대통령 후보 선출에 진통

    독일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차기 대통령 후보 선정에 대해 대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3개 정당 수뇌부가 이견을 보이면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집권 대연정의 다수당인 기독민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이 정당과 원내 단일세력을 이루는 기독사회당의 호르스트 제호퍼 바이에른주 총리, 소수당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는 6일(현지시간) 3당 공동 후보 선정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다음 주 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현지 언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민당은 자당 소속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부 장관을 후보로 내세워 기민-기사당 연합의 지지를 구하고 있지만 기민-기사당 연합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신문은 이번 3당 수뇌 회합에서도 사민당 당수인 가브리엘 부총리가 이런 입장을 꺾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뒤 “그러나 기민-기사당 연합 내부에는 슈타인마이어 장관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 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기민-기사당 연합은 자파 세력을 대변하는 후보 물색에 난항을 겪으면서 별도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간지 슈피겔은 이와 관련해 메르켈 총리가 지난주 같은 당 소속 노르베르트 람메르트 연방하원 의장을 만나 출마를 권유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선 기민당 소속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국방부 장관이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부 장관까지 후보군에 올리고 있다. 요아힘 가우크 현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독일 대선은 내년 2월 12일 실시된다.  임기 5년의 독일 대통령은 하원의원 전원과 16개 각 주에서 선출된 같은 수의 대표로 구성된 연방총회의 투표를 거쳐 과반을 얻은 후보가 뽑힌다. 독일 대통령은 실권자인 총리보다 상징적 권한이 큰 국가원수이지만, 총리 제청에 의한 하원 해산 여부를 결정하는 등 특별한 정국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럽이 반한 대구시향 하모니

    유럽이 반한 대구시향 하모니

    대구시립교향악단이 독일 베를린,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 등 유럽 3개국 순회 연주를 성황리에 마쳤다. 대구시향은 세계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오스트리아 빈 뮤직페어라인 골든홀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2016 유럽투어’ 마지막 무대를 펼쳤다.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영민 경북대 교수가 작곡한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교향곡 제4번’을 차례로 연주했다. 빈 시립음대 볼프강 립하르트 교수는 “놀랄 만큼 훌륭한 연주였다”며 “대구시향의 뛰어난 앙상블에 감동했다”고 극찬했다. 특히 뛰어난 음향을 자랑하는 뮤직페어라인 골든홀에서 대구시향의 지휘자와 연주자가 함께 만들어 낸 화려하고 풍성한 음색에 감동한 관객들은 열광적인 기립박수로 대구시향 상임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와 단원들에게 답례를 보냈다. 앞서 대구시향은 지난달 26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열린 유럽투어 첫 무대에서 2000여명 관객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또 28일 체코 프라하 공연에서는 하루 전 티켓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현지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현지 교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독일 공연에서는 독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국경일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교민을 비롯한 각국 대사, 독일 관계자 등 800여명이 함께했다, 체코 연주에는 문하영 주체코 대사를 비롯한 교민 수십여명이 참석해 고국에서 온 대구시향 연주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코바체프는 “대구시향의 세계를 향한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투표봉투 불량 때문에...오스트리아 대선 두달 연기

    투표봉투 불량 때문에...오스트리아 대선 두달 연기

     오스트리아에서 불량 투표용지 봉투 때문에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연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부재자 투표 봉투에서 결함이 발견돼, 다음달 2일 치르기로 했던 대선을 12월4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고 DPA 통신 등이 전했다.  소보트카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재자 투표용지 봉투의 접착제가 제기능을 못해 봉투를 다시 열었다가 봉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정치적 실권은 총리에게 있고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다. 하지만 올해 열린 오스트리아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성향인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가 1위를 하면서 오스트리아 대선이 유럽에서 주목받게 됐다. 호퍼 후보가 비록 1차 투표이지만 1위를 했다는 것은 반(反)이민 정서를 등에 업은 유럽 극우 정당의 세력확장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열린 결선 투표에서 녹색당 출신 무소속 후보 알렉산더 반 데르 벨렌(72)이 득표율 0.6%포인트(3만 1000표) 차이로 승리했지만 무효가 됐다. 자유당측이 결선 투표 때 부재자 투표함 일부가 예정보다 일찍 개봉된 것을 헌법재판소에 제소했고 헌재가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다음달 2일 재투표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오스트리아 정치 평론가 토마스 호퍼는 “오스트리아 민주주의는 선거조차 제대로 치를 능력이 없음을 보여줬다”며 “오스트리아는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투표봉투 밀봉이 안돼서”…오스트리아 대선 연기 검토

    “투표봉투 밀봉이 안돼서”…오스트리아 대선 연기 검토

     부재자 투표함 조기 개봉 논란으로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는 오스트리아가 이번에는 투표용지가 부실하게 제작돼 투표 일정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일간 디프레스 등에 따르면 다음달 2일 대선 재투표를 앞두고 부재자 투표용지 봉투 중 접착제에 문제가 있어 밀봉해도 붙인 부분이 다시 떨어지는 봉투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빈과 잘츠부르크 등 대도시에서만 500여건에 이르는 결함이 발견되자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내무부 장관은 “투표용지 제작 과정에 명백한 결함이 있다면 투표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거 연기 여부는 이르면 며칠 내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는 올해 5월 대선 당시 무소속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가 극우 정당인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를 0.6% 포인트 차이로 힘겹게 이겼다.  하지만 자유당 측은 “참관인이 없는 상태에서 투표함이 조기 개봉됐다”며 선거 무효를 주장했다. 실제로 내무부 조사결과 약 2만 3000표가 조기 개봉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자유당은 대선무효 소송을 진행했고,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는 “재선거를 치를 만한 타당한 이유가 된다”며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의 당선을 무효화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호퍼 후보가 5%가량 앞선다는 결과도 나왔지만 부동층도 많아 선거 결과를 단정적으로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오스트리아는 총리 주도로 국정 운영을 하는 내각제 중심 국가지만, 대통령이 직선제로 선출되기 때문에 다른 내각제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회와 내각에 대해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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