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놀랍다 한국” 세계 감탄
“한국,축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AP,AFP,로이터 등 세계의 통신사와 CNN,BBC 등 방송들은 한국팀의 승리를‘한국팀의 놀라운 변신’,‘한국팀의 실력은 16강 이상’등의 표현을 써가며 긴급 보도했다.특히 한국팀과의 경기를 앞둔 미국과 포르투갈 국민들은 물론 이날 한국팀과 첫 경기를 가진 폴란드의 축구팬들은 한국팀의 깨끗한 승리에 ‘무서운 팀’,‘D조 최강’ 등의 표현을 쓰며 경계심을 표현했다.
●폴란드= “이럴 수는 없다.”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던 폴란드 국민들은 믿었던 자국 대표팀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반 초반 폴란드가 잠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을 때만 해도 여유있는 표정이던 폴란드 국민들은 전반 26분 황선홍의 환상적인 왼발 논스톱 슛으로 선취점을 빼앗기자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하더니 후반 유상철의 굳히기 쐐기포가 터진 뒤 모두 얼이 빠진 모습들이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폴란드 TV는 한국이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프랑스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뜻밖의 선전을 했을 때 한국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여야 했다면서 축구 강호라는 자만에 빠져 한국 축구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게 아니냐고 반성하기도 했다.이들은 폴란드가 한국에 완패한 것은 폴란드로서는 치욕적인 것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이제는 자만을 버리고 남은 두 경기에 전력을 다해 어떻게든 16강 진출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폴란드 국민들은 한국의 빠른 좌우 돌파도 인상적이었지만 폴란드가 자랑하는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를 꼼짝 못하게 묶어버린 한국 수비의 저력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포르투갈= “한국은 피하고 싶은 팀이다.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하다.”
4일 한국이 폴란드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는 장면을 TV를 통해 지켜본 포르투갈축구팬들은 포르투갈의 16강 진출을 위한 제물쯤으로 만만하게 보았던 한국 축구팀이 ‘유럽의 강호’폴란드를 완전히 압도하며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자 한국을 다시 봐야겠다며 하나같이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특히 한국팀의 빠른 스피드와 체력을 바탕으로 한 미드필드부터의 강한 압박은 세계 정상급이라면서 어느 팀이 한국과 맞서더라도 쉽게 승리를 자신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이들은 포르투갈이 한국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만나게 된 것은 포르투갈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말하고 포르투갈이 미국과 폴란드를 상대로 먼저 2승을 올려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한국전에서는 본선에 대비해 전력을 비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특히 한국 축구의 비약적인 발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에 8점 차이로 대패하고 중국 역시 코스타리카에 완패하는 것을 보며 아시아는 아직 한수 아래라고 생각했다가 74년과 82년 두차례나 월드컵 3위에 올랐던 폴란드를 한국이 2대0으로 여유있게 제치는 것을 보고 아시아의 저력을 볼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과의 경기를 생중계한 포르투갈 TV들은 한국 응원단의 열광적인 응원에 한국팀이 더욱 힘을 내 실력을 100% 발휘한 반면 폴란드팀이 조금은 주눅이 들은 것 같다면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은 한국팀과 첫 경기에서 맞붙은 것이 폴란드로서는 불운이었다고 말하고 했다.
●미국= 월드컵 전 경기를 미국에 생중계하는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한국이 2대0으로 이기자 ‘결코 믿을 수 없는 결과’라고 평가했다.특히 전방에서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무척 빠르고 강인한 체력을 지녔다며 미국팀에게는 강력한 상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언론들도 인터넷 스포츠 사이트를 통해 한국의 승리를 속보로 전하며 월드컵에서의 첫 승리로 한국민 전체가 밤새 축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일본이 벨기와 2대2로 선전한 데 이어 한국이 예상 외로 폴란드에 쉽게 이기자 월드컵 개최국은 지지않는다는 전통을 두 나라가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LA 등 서부지역의 한국 교포들은 현지시간으로 새벽 3시30분부터 시작된 경기를 뜬 눈으로 지켜봤다.15년 전 이민와 오렌지 카운티에서 가전제품 대리점을 운영하는 유모씨는 “한국 축구가 이정도로 발전했는지 상상도 못했다.”며 “16강 진출이 결코 꿈이 아니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미 동부지역에서는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30분부터 경기가 치러져 많은사람들이 경기를 보지 못했으나 남미와 유럽 출신의 일부 축구팬들은 출근시간을 늦추며 경기를 지켜봤다.메릴랜드에서 자동차 딜러를 하는 브라질 출신의 마이클 키는 “한국이 2골차로 이김으로써 미국의 16강 진출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에서 내과병원을 운영하는 제임스 자이스는 오전에 진료가 없어 집에서 한국의 경기를 봤는데 선수들의 움직임이 빠른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미국의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리스본·바르샤바 외신종합 m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