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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드온] 최고출력 550마력…달리는 야수의 포효

    [라이드온] 최고출력 550마력…달리는 야수의 포효

    최대토크 74.74㎏·m ‘괴물’… 제로백 불과 4.2초에어 스프링 장착 6단계… 최고 75㎜ 높이 조절 가능복합연비 5.7㎞/ℓ·고급 휘발유 필수… 유지비 부담 이탈리아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테’가 슈퍼 SUV ‘르반테 GTS’로 거듭났다. 만화 ‘드래곤볼’에서 주인공 손오공이 ‘슈퍼 사이야인’으로 변신했듯이, 르반테 GTS는 강력한 8기통 고성능 엔진을 탑재하며 SUV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마세라티 공식 수입원인 FMK의 도움으로 지난달 24일 경기·강원 일대에서 르반테 GTS를 시승했다. 르반테 GTS는 쿠페처럼 낮고 날렵한 모습을 한 SUV였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전장은 40㎜ 길고 전폭은 5㎜ 넓고 전고는 50㎜ 낮았다. 축간거리(휠베이스)는 104㎜ 더 길었다. 시동을 걸었을 때까지만 해도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르반테 GTS는 가속페달을 밟자 한 마리의 야수로 돌변했다. 뿜어내는 가속력은 아주 강력했다. 다른 SUV와는 차원이 달랐다. 어린이 육상대회에 참가한 육상 100m 세계신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가 된 듯했다. 시합을 하면 도로 위를 달리는 모든 차량을 이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목적지에 도착한 시간도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도로 위에서 마치 축지법을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르반테 GTS의 최고출력은 무려 550마력에 달했다. 팰리세이드 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295마력)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쏘나타 1.6 터보 모델의 최고출력(180마력)보다는 3배 더 강했다. ‘마력’이 자동차의 ‘전투력’이라면, 르반테 GTS는 최강의 전투력을 지닌 레이싱 괴물 같았다. 74.74㎏·m에 달하는 최대토크는 무시무시한 순간 가속력을 선사했다. 마세라티 관계자가 시승 전 “과속 단속 카메라에 적발돼 위반 딱지를 떼이는 것을 조심하라”, “칼치기를 꼭 주의하라”고 한 경고가 헛말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르반테 GTS의 최고속도는 국내 일반도로에선 결코 낼 수 없는 시속 292㎞에 달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최단시간은 4.2초에 불과했다. 이 넘치는 힘을 제한속도가 시속 100㎞인 국내 도로에서 소화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마세라티에 따르면 르반테 GTS에는 3.8ℓ 8기통 트윈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됐다. 2016년에 출시된 르반테 모델에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 GTS’의 530마력짜리 8기통 엔진을 재설계해 탑재했다. 특히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 소속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8기통 엔진에 지능형 ‘Q4 사륜구동 시스템’을 결합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Q4 사륜구동 시스템은 일반적인 주행에서 구동 회전력을 모두 후륜에 전달한다. 급코너링, 급가속, 악천후 상황에서는 구동 회전력을 전륜과 후륜에 50대50 비율로 배분한다. 기상 상황과 환경에 따라 주행의 역동성과 연료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다.또 르반테 GTS에는 ‘에어 스프링’ 공기압축 시스템이 적용돼 차량의 높이를 6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최저부터 최고 높이 차이는 75㎜다. 인테리어는 ‘이탈리아 감성’이 더해져 고급스럽다. 시트에는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 가죽이 적용됐다. 오디오엔 영국의 고급 스피커 브랜드인 ‘바워스 앤드 월킨스’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전략적으로 배치된 스피커의 개수는 17개, 출력은 1280W다. 차량 구동장치가 발휘하는 힘이 강력한 만큼 연료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르반테 GTS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공인 복합연비는 5.7㎞/ℓ, 배기량은 3799㏄다. 또 고급휘발유를 주유해야 해 유지비가 부담스러운 편이다. 판매 가격은 1억 9320만원이다. 박근안 마세라티 한남지점장은 “마세라티는 독일의 3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마세라티 구매 고객의 60~70%가 이들 3사의 차를 이미 경험한 고객들로 나타났기 때문에 독일의 프리미엄 3사는 마세라티가 성장하는 데 기반을 깔아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벤츠·BMW·아우디를 타다 마세라티로 넘어오는 고객의 특징에 대해 “더 강한 가속력과 제동력을 지닌 고성능차를 경험하고 싶어 하면서 동시에 희소성까지 따지는 사람들”이라면서 “이탈리아 디자인만의 감성과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도 마세라티의 주요 타깃층”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여기는 남미] 때 이른 ‘크리스마스’ 선포한 베네수엘라 속사정

    [여기는 남미] 때 이른 ‘크리스마스’ 선포한 베네수엘라 속사정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예년보다 일찍 크리스마스시즌이 공식 선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카라카스의 1급 호텔 험볼트에서 2019년 크리스마스시즌을 공식 개막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평온한 국가(베네수엘라)에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된 우리 국민들에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행복과 평화를 빼앗아갈 없을 것"이라고 크리스마스 인사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우 아름다운 한 해였던 2019년을 잊지 말자"며 "이제 맞게 될 2020년은 번영과 발전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지나치게 이른 새해인사를 나눴다. 국영방송을 통해 베네수엘라 전국으로 중계된 행사는 아직은 어울리지 않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다. 대통령의 뒤로는 마리아와 요셉, 예수의 모형이 설치됐고, 아빌라 산에 설치된 대형 십자가엔 환한 불이 켜졌다. 아빌라 산의 대형 십자가는 베네수엘라에서 크리스마스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물이다. 십자가는 매년 12월1일 점등하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일정이 1개월이나 앞당겨 불을 밝히게 됐다. 마두로 대통령이 벌써부터 띄우는 축제 분위기에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파블로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이제 막 11월 시작인데 아빌라 십자가가 켜지니 이상하다. 아직 크리스마스까지 2달이나 남았는데"라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네티즌 호세피나는 "아직 학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라고? 그럼 방학도 일찍 시작하자"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마두로 정부가 무리하게 크리스마스시즌 개막을 서두른 건 암울한 국가현실을 감추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량난, 치안불안 등 어두운 현실을 감추기 위해 마두로 정부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려 크리스마스시즌 개막을 1달이나 앞당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빌라 산에 설치된 십자가의 점등을 서두른 것도 전력난을 은폐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산다. 최근 베네수엘라의 한 비정부기구가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의 94%는 일상적인 정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마두로 정부는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봉쇄 등) 대외적 요인으로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사진=베네수엘라 대통령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현대차·포르쉐 등 22개 차종 12만 2350대 리콜

    국토교통부는 현대자동차와 포르쉐코리아,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BMW코리아, 혼다코리아, 모토로싸가 판매한 22개 차종 12만 2350대에서 제작 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리콜을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현대차가 판매한 i30 7만 8729대는 에어백 제어장치의 결함으로 차체 하단 부위에 충격이 발생하면 에어백이 펼쳐지지 않을 상황에서도 정면 에어백이 펴질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르쉐코리아가 수입 판매한 파나메라 등 2개 차종 5283대는 계기판 소프트웨어 오류로 특정 모드에서 브레이크 패드 마모 경고등이 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 밖에 포드 몬데오 등 3개 차종 438대는 부식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 파워스티어링 모터의 볼트가 부식돼 파손될 수 있어 리콜에 들어간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BMW 디젤차 이틀 새 3대 화재…리콜 끝난 차도 불나 ‘안전 우려’

    BMW 디젤차 이틀 새 3대 화재…리콜 끝난 차도 불나 ‘안전 우려’

    최근 BMW 디젤차 3대에서 잇따라 불이 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리콜을 통해 조치를 받은 차량에서도 화재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BMW그룹코리아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8시 10분쯤 경기 의왕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 방향 청계 톨게이트 부근을 달리던 2013년식 ‘640d’에서 불이 났다. 이 차량은 리콜 수리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BMW 측은 “10월 초 태풍에 차량 엔진이 침수돼 운행 불가 판정을 받은 차량”이라면서 “중고차 매매상이 외부 수리업체를 통해 차량을 부활시켜 운행하다 화재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8시 4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용서고속도로 용인 방향 하산운터널을 달리던 2013년식 ‘525d xDrive’에도 불이 났다. 이 차량 역시 리콜 수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BMW 측은 “노후 매연저감장치(DPF)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7시쯤 경기 남양주 양양고속도로에서 불이 난 ‘530d GT’는 주행거리가 30만㎞를 초과한 노후 차량이었다. BMW 측은 “사고 전 서비스센터에서 확인했을 때 엔진오일 볼트가 정품이 아니었고, 엔진 오일이 샌 것이 확인됐고, 노후 DPF가 발견됐는데도 수리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차량은 리콜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BMW 관계자는 “리콜의 원인이었던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문제로 화재가 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면서 “외부 수리, 정품 미사용, 전손 부활차 등 외부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고장난 야외 운동기구가 6살 여아 덮쳐 장 파열 수술

    고장난 야외 운동기구가 6살 여아 덮쳐 장 파열 수술

    낡은 야외 운동기구를 사용하던 6살 여아가 고장 난 기구 때문에 장 파열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11시쯤 권선구의 하천변 다리 밑 산책로에서 A양이 ‘어깨돌리기’ 운동기구를 사용하던 중 약 10㎏ 무게의 원형 쇳덩이가 빠지면서 깔렸다. 이 쇳덩이가 A양의 복부를 덮쳤고, A양은 병원으로 이송돼 장 파열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운동기구는 설치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도 기구의 부품을 이어주는 고정 볼트가 분리돼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관리 소홀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 세계 유일 ‘야생식물의 방주’ 될 것”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 세계 유일 ‘야생식물의 방주’ 될 것”

    “수목원은 살아 있는 생물체(생체)의 최후 피난처이고, 백두대간수목원에 설치된 ‘시드볼트’는 세계 유일의 야생식물 종자의 방주(方舟)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김용하 한국수목원관리원 이사장 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태계 유지 및 생물자원 전쟁 등에 대비한 생물종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토 면적의 64%가 산림이고, 90%가 넘는 육상 생물자원이 산림 내에 서식하는 우리나라의 산림정책은 식물정책이자 생물종 보존과 직결돼 있다”며 “수목원은 기후변화로 사라지는 고산 식물과 각종 개발로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종을 증식, 복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연구 결과를 공유해 자원화·산업화뿐 아니라 문화·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지금은 조성을 우선하고 있지만, 수목원이 제 기능을 다하려면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산림자원정책에서 수목원이 왜 중요한가. “수목원은 야생식물 등 다양한 식물종을 수집·분석·재배하고 희귀 특산식물 등을 보존하며 신품종 개발 등 자원화를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이기에 정부의 산림자원정책과 뗄 수 없다. 연구시설뿐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자연학습장이자 휴양 등 복합적 기능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 총생산 및 국민 삶의 질이 높은 국가일수록 인구 대비 수목원의 수가 많다는 통계도 있다. 향후 산림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조사·수집해 현지 외 시설에서 보전하기 위한 기후대·식생대별 등 차별화된 수목원 조성이 필요하다.” -국내 수목원 현황은. “국내에 총 62곳이 조성돼 있다. 광릉수목원 등 국공립이 30개, 사립수목원 27개, 서울대 등의 학교수목원이 운영 중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홍릉수목원은 전시, 관악수목원은 문서화, 광릉수목원은 식물원 역할을 수행했다. 1999년 광릉수목원이 국립수목원으로 독립기관이 되면서 수목원 정책이 진일보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2018년 5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개원을 시작으로 2020년 국립세종수목원, 2026년 국립새만금수목원이 조성된다. 국립난대수목원 조성과 비무장지대(DMZ) 자생식물원 이관 등도 예상된다.” -국립수목원별 특징이 있다면. “광릉수목원은 자생식물부터 곤충·버섯·지의류 등 산림생물표본관으로서 자료가 방대하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시드볼트 등 생물자원 수집, 보존 기능이 강화돼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취약한 구상나무 등 고산식물 보존, 증식이 최우선 역할이다. 고산지역과 유사한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했다. 세종수목원은 도시숲과 정원이 연계된 도시정원형 수목원으로 뉴욕식물원이 모델이다. 정원에 대한 체계적 기술 전수뿐 아니라 지역 참여, 위성공원 조성 등 새로운 형태를 시도하게 된다. 새만금수목원은 염분이 많은 땅에서 자라는 ‘염생식물’을 연구한다. 130여종에 달하는 국내 염생식물을 보존, 연구할 수 있는 토양 조건을 갖춰 산업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와 해외 수목원 간 차이는. “우리의 수목원 역사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짧다. 2000년대 초반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면서 수목원 조성과 운영·관리 체계를 갖추게 됐다. 수백년 역사를 지닌 선진국에 비해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수목원별 특성화와 주제정원의 질적 수준, 관리 인력의 전문성, 운영재원의 다양화 등을 비롯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산업화 등 실용적인 연구에서 격차가 크다. 다만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 생물종의 피난처나 야생 식물종자의 보전 및 연구, 청소년을 위한 교육, 치유 프로그램 운영 등에서는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드볼트’의 역할은. “전 세계 식물 40여만종 중 7만종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백두대간수목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종 보존이다. 야생식물은 식량작물보다 종류가 많고 향후 식량과 약물, 산업자원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안전하게, 장기간 보관할 곳이 없다. 시드볼트는 기후변화, 자연재해, 핵폭발 등 재난에 대비해 식물 유전자원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지하 46m, 길이 130m에 4300㎡ 규모의 터널형으로 조성됐다. 엑스레이 촬영과 영양분 분석, 활력도, 발아 실험 등을 거친 우수한 종자만 보존한다. 연꽃은 1000년, 소나무는 200년 이상 보관하는 등 수종별 보존 기간을 달리해 관리하고 있다. 실내 온도를 영하 20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현재 26개 기관에서 제공한 종자 5만 880여점이 있다. 2023년까지 전 세계 식물 종자 30만점 확보가 목표다.” -호랑이숲을 조성한 특별한 배경이 있는지. “태백산과 소백산 인근에서 호랑이에 물려 죽은 사람의 묘인 ‘호식총’이 160여개 발견됐다. 백두대간이 호랑이의 주 서식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호랑이숲은 역사적 상징성이다. 5179㏊에 달하는 수목원에 축구장 7개 크기(4.8㏊)로 조성된 호랑이숲에서는 뛰어다니는 호랑이를 볼 수 있어 방문객 유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1920년대 이후 사라진 백두산호랑이의 종 보존도 준비 중이다. 현재 5마리가 사는 데 호랑이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추가 수컷 호랑이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자생식물 활용 성과는. “2017년 나고야 의정서가 국내 발효되면서 생물자원이 주권 차원에서도 중요해졌다. 국내외 시장 현황과 수요 분석을 통해 시장성이 높은 자생 식물종을 선발하고, 대량 증식에 나서고 있다. 자생식물과 관련한 특허가 9건이다. 가래나무의 보습·진정 효과를 확인, 기술 이전해 제품화했다. 추운 곳에서 자라는 신품종 녹차나무와 지역 특산품으로 ‘는쟁이 나물’ 인공 증식에도 성공했다. 자생식물의 유용한 성분 확인을 통해 산업화도 필요하지만 약용식물인 회화나무 열매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대신 국내에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 -봉자페스티벌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지난 1년간 백두대간수목원 방문객이 21만명이다. 개원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서울에서 4시간, 대전에서 3시간 걸려 오는 것이 쉽지 않다. 봉자페스티벌은 봉화를 알리고 식물종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역과 함께하는 축제다. 봉자는 봉화지역 백두대간에서 자라는 자생식물을 의미한다. 다른 지역에서 가져오거나, 외래종이 아닌 지역 농가에서 재배한 자생식물을 활용해 환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역 소득과 일자리 창출 효과도 높아 전국적인 확산이 기대된다.” -향후 계획은.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자생식물 5000여종에 대한 정보 구축이 시급하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연구 인력 확보 및 연구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뒷받침돼야 한다. 국내외 식물에 대한 조사와 종자 수집사업을 통해 전 세계 야생식물 종자의 중복 보존을 추진할 계획이다.” 봉화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김용하 이사장은 1960년 강원 삼척 출신으로 강릉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기술고시(18회)에 합격해 1985년 산림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2017년 5월 차장으로 퇴직하기까지 32년 2개월간 자리를 지킨 정통 ‘산림맨’이다. 산림청 정책·자원·국유림과장을 거쳐 산림항공관리소장, 동부지방청장, 국립수목원장, 해외자원협력관, 산림자원국장 등 정책과 현장을 두루 섭렵했다. 산림자원화에 관심이 높은 ‘원칙주의자’로 평가받는다. 국내 수목원 정책의 기틀을 마련했고,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조성을 주도했다. 운명처럼 2018년 2월 초대 한국수목원관리원 이사장 겸 백두대간수목원장에 임명됐다. 산림 공무원 재직 시 깔끔한 외모와 일 처리로 ‘신사’로 불렸다. 좌우명인 ‘일신우일신’이듯 수목원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직원들과 혼연일체 현장을 누비고 있다.
  • 이 개미가 고양이라면 시속 193km

    이 개미가 고양이라면 시속 193km

    초당 1m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지구상 가장 빠른 개미가 발견됐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사하라 사막 북부 모래언덕에 초당 몸길이의 108배를 이동하는 은개미가 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독일 울름대 연구진은 이 은개미의 보속(분당 발걸음 수)이 우사인 볼트의 1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초당 거의 1m를 이동하며, 이는 고양이 정도 몸집의 동물이 시속 193㎞로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사하라 은개미가 이렇게 빨리 이동할 수 있는 건 다리의 움직임 덕분이다. 연구진이 은개미의 움직임을 찍은 영상을 분석해 보니, 빨리 달릴수록 6개 다리가 모두 땅에서 떨어져 허공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이런 다리 움직임은 개미들이 환경에 적응한 결과물이다. 사하라 사막에서 다른 동물들이 열기로부터 몸을 피하는 정오가 은개미들에게는 먹이활동을 할 적기다. 이들의 먹이는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죽은 동물 사체인 경우가 많다. 모래가 타는 듯 뜨거운 시간에 먹이를 찾아 이동하다 보니 지면에 발이 닿는 시간을 최소화하게 됐고 그 결과 발이 빨라지게 된 것이다. 개미들은 햇빛을 반사하는 은색 털을 갖고 있는데 이 역시 환경에 적응한 결과다. 연구진은 먹이로 유인해 개미들을 움직이게 한 뒤 속도와 움직임을 측정했다. 이들은 1초에 47걸음을 옮겨 85.5㎝를 이동했다. 각 걸음 사이에 개미의 발이 땅에 닿은 시간은 7ms(밀리초, 1000분의 1초)에 불과했다. 튀니지 염전에서 발견된 비슷한 개미 종도 초당 62㎝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으로 밝혀져 최근 실험적생물학 저널에 실렸다. 사하라 은개미는 친척인 이들 개미보다 다리는 짧고 보속은 훨씬 빨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세상의 종말 온다” 9년 동안 농가 지하실에 숨어 지낸 기이한 가족

    “세상의 종말 온다” 9년 동안 농가 지하실에 숨어 지낸 기이한 가족

    네덜란드의 한 가족이 세상의 종말을 기다린다며 농가 지하실 비밀의 방에서 무려 9년을 숨어 지내다 경찰에 발각됐다. 드렌테주 경찰은 15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어제 뤼네르볼트에 있는 뷔턴휘제베그의 한 농가에 사는 이들의 생활 여건에 대해 걱정하는 신고가 있어 출동했다”며 58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8~25세의 남녀 5명이 이곳에서 함께 살고 있었으며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가 보도한 데 따르면 맏아들이 암스테르담으로부터 북동쪽 130㎞ 떨어진 뤼네르볼트의 한 바에 나타나 도움을 청하면서 이들 가족의 은거 생활이 드러나게 됐다. 머리와 수염이 엄청 길고 남루한 옷을 걸친 이 청년은 9년 동안 학교와 이발소를 가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맥주 다섯 잔을 마시며 그는 몰래 도망쳤으며 집에 형제자매들이 있으니 구출해 이런 삶의 방식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살던 농가는 인구 3000명도 안 되는 뤼네르볼트에서도 운하를 건너가야 하는 외딴 곳의 나무들에 가려져 주민들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이웃도 아이들을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우편배달부도 한 번도 편지 같은 것을 배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커다란 채소밭이 딸려 있었고 염소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경찰은 농가 주택의 거실 벽 뒤에 감춰진 계단을 찾아냈는데 가족들은 계단 밑 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당연히 58세 남성이 아버지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로제르 드 그룻 시장은 그가 농장주도 아니라며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는 아이들 아빠는 붙들려 생활하던 이들 가운데 따로 있다고 보도했다. 58세 남성이 일절 입을 열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가족이 정확히 얼마 동안 지하실에서 지냈는지, 아이들 어머니는 어떻게 됐는지 등이 밝혀지지 않았다. 드 그룻 시장은 그녀가 몇년 전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일부 현지 매체는 58세 남성이 심장 상태가 좋지 않아 침대에서만 지내왔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와우! 과학] 기둥 없는 ‘다빈치의 다리’…MIT가 3D 프린터로 재현한 이유는?

    [와우! 과학] 기둥 없는 ‘다빈치의 다리’…MIT가 3D 프린터로 재현한 이유는?

    510여 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했지만 건설되지 못한, 당시로써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이 당시 기술로도 충분히 실현 가능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3D 프린터 기술로 다빈치의 교량을 재현하고 자세히 분석한 결과, 석재로만 만들어도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미술가이자 과학자이며 기술자이고 사상가이기도 한 다빈치의 천재적 능력을 일반적인 사람들은 몰라봤다는 것이다. 다빈치의 교량은 1502년 오스만 제국의 제8대 술탄(황제) 바예지드 2세가 주문한 것으로, 터기 이스탄불의 중심지 에미노뉴와 유럽 지구의 갈라타 사이를 흐르는 좁은 해협 골든 혼을 이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빈치가 설계한 약 280m의 교량은 바예지드 2세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건축 기술이 뛰어난 고대 로마 시대조차도 석조 교량을 세우려면 이를 고정하는 파스너(접합 장치)나 모르타르(접착 물질)가 필요했지만, 다빈치의 교량은 이와 같은 자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빈치의 교량은 건설되지 못한 채 기록으로만 남았던 것이다.하지만 연구진은 3D 프린터 기술을 활용한 덕분에 다빈치의 교량을 500분의 1 크기의 축소 모형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다빈치의 교량은 당시 일반적인 교량보다 약 10배 긴 것이었는데 이론적으로 200m가 넘는 긴 교량을 세우려면 교량의 무게를 지탱할 10개 이상의 교각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빈치는 자신이 설계한 교량에 교각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당시로써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획기적인 구조를 선보였던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교량을 구성하는 각 블록은 끼워 맞춰지면 각각에 걸리는 압력만으로 유지된다. 물론 처음에는 각 블록에 걸리는 압력이 모두 골고루 전달되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키스톤’을 끼워 넣으면 교량이 구조적으로 성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여기서 키스톤은 석조나 벽돌 구조의 아치나 볼트의 맨 꼭대기에 넣는 돌로, 이를 제거하면 아치가 무너지므로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칼리 바스트 연구원은 “3D 프린터 기술 덕분에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매우 복잡한 형상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면서 “조립하는 데는 약 6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셸·공간구조협회(IASS·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Shell and Spatial Structures) 회의 기간(10월 7~10일)에 발표됐다. 사진=MI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말모이’ 주인공, 96년 전 독일서 한국어 강좌 개설

    영화 ‘말모이’의 주인공 류정환(윤계상)의 실존 모델로 알려진 한글학자 이극로 선생이 독일에서 한국어 강좌를 약 100년 전에 개설했다는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독일 학계에는 1952년에 한국어 강좌가 최초 개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국가기록원은 이극로 선생이 독일 유학 중이던 1923년 유럽 최초로 독일 프리드리히 빌헬름대학(현 훔볼트대)에 개설한 한국어 강좌와 관련해 독일 당국의 공문서와 자필 서신 등을 수집했다고 8일 밝혔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이번 이극로 선생의 기록은 국가기록원이 지난 2014년 독일 국립 프로이센문화유산기록보존소에서 수집한 기록물 6철 715매 가운데 11매에 해당되는 것”이라며 “국가기록원은 번역 등의 과정을 거쳐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록물 11매 가운데 공문서는 5매로 훔볼트대 동양학부와 독일 문교부, 이극로 선생이 한국어 강좌 개설과 관련해 주고받은 것이다. 대표적으로 1923년 8월 10일 훔볼트대 동양학부 발송 975호를 보면 학장대리가 문교부 장관에게 한국어 강좌 개설 허가를 요청한 문서 등이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편견 깬 ‘엄마 스프린터’

    편견 깬 ‘엄마 스프린터’

    7일(한국시간) 폐막한 2019 도하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가장 빛난 건 스포츠계의 편견을 깨 버린 ‘엄마 스프린터’들이었다. 이들은 “여성 선수는 출산 뒤 급격하게 기량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실력으로 뒤집었다. 가장 많이 회자된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 통산 1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앨리슨 펠릭스(34·미국)였다. 혼성 1600m 계주와 여자 1600m 계주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보탠 그는 우사인 볼트가 세운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 기록(11개)을 넘었다. 남녀 통틀어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리스트(18개)이기도 한 펠릭스는 ‘출산 후 선수들의 후원금을 삭감하거나 중단’하는 스포츠 브랜드들에 정면으로 맞섰고, 이번 대회를 통해 ‘여성과 어머니의 권리와 책임’을 대표하는 선수로 부상했다. 니아 알리(31·미국)는 대회 마지막 날인 7일 여자 100m 허들에서 12초34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땄다. 알리는 4살짜리 아들과 돌이 지난 딸과 함께 트랙을 돌며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이를 얻는 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왜 ‘출산은 사람을 약하게 만든다’고 오해할까”라며 “어머니가 된 후에는 성공할 수 없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출산 전보다 좋은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메이카의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33)는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71의 개인 두 번째로 좋은 기록(개인 최고 기록 10초70)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LG화학, 美 GM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후보군에

    LG화학, 美 GM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후보군에

    GM,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 추진파업 중인 노조가 반대하면 물거품 LG화학이 미국의 완성차 업체 GM(제너럴모터스)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파트너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이름을 올린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의 CATL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2차전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GM에 배터리를 공금하고 있는 LG화학이나 중국 CATL이 합작 파트너로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앞서 GM은 파업 중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측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안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폐쇄 예정인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조립공장 주변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해 인력을 신규로 고용하겠다는 것이다. GM은 배터리 제조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게 된다면 배터리 제조사와 합작법인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LG화학은 2009년 출시된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의 배터리를 공급하며 GM과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다만, 노조 측이 GM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은 물 건너 간다. LG화학 측은 “GM과의 합작법인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춘향의 남자 흔적 따라가 보니… 그들 사랑은 새드엔딩이었네

    춘향의 남자 흔적 따라가 보니… 그들 사랑은 새드엔딩이었네

    경북 봉화에 기존 춘향전과 사뭇 다른 버전의 춘향 이야기가 담긴 문화재가 있습니다. 물야면의 계서당이 그곳입니다. 고택의 옛 주인은 성이성입니다. 이몽룡의 실제 모델이었다는 인물입니다. 그의 삶을 되짚어 올라가면 춘향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춘향전 프리퀄’(오리지널의 과거 이야기)쯤 되려나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말은 다릅니다. 소설과 현실의 차가운 괴리를 여기서 봅니다. 폭설을 뚫고 광한루로 간 어사 성이성이 전전반측의 밤을 보내게 만든 ‘소년 시절의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초로의 나이가 돼서야 해후했던 늙은 기녀와 옛 스승에게 전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춘향의 남자를 찾아 경북 봉화와 영주로 갑니다.●“이몽룡 실제 모델은 경북 봉화 성이성” 여정을 떠나기 전에 알아 둘 것이 있다. ‘춘향전 프리퀄’이라 할 성이성(成以性·1595∼1664) 이야기는 온통 정황증거들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보다 정확히는 ‘기록에 근거한 추정’이 거의 전부다. 그 기록 중엔 성이성 본인이 남긴 것도 있고, 후손이 남긴 것도 있다. 기록은 ‘전북 남원에서의 일’을 명확히 적시하고 있지 않다. 정인과의 일들에 대해 완곡하게 드러내고는 있지만 겨우 한두 줄에 그친다. 사대부가 가져서는 안 될 감정의 일단이라고 생각했을지, 혹은 당대의 터부가 작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이같은 정황증거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는 오로지 독자들의 몫이다. ‘춘향전 프리퀄’의 발단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당시 연세대 설성경 교수가 “이몽룡의 실제 모델은 경북 봉화의 성이성이며 춘향전은 팩트와 픽션이 결합된 팩션 소설의 효시”라는 요지의 주장을 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춘향전의 실제 작가가 성이성의 글공부 선생이었던 조경남(1570~1641)이란 주장 등이 덧붙여지며 ‘이몽룡=성이성’설이 일정 부분 사실(史實)처럼 굳어져 가는 형국이다.봉화 물야면은 우리나라 오지를 상징하는 ‘BYC’(봉화, 영양, 청송) 중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이다. 여기에 성이성의 호를 딴 계서종택(중요민속자료 171호)이 있다. 성이성이 기거했을 사랑채의 당호 ‘계서당’으로 더 흔히 불리는 집이다. 붉게 익은 사과나무 너머로 ‘ㅁ’자형 구조의 옛집이 고풍스럽게 앉아 있다. 팔작지붕의 계서당 옆은 사당이다. 성이성의 신위가 모셔져 있다. 사당 오른쪽 텃밭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가로로 길게 누웠다. 성이성과 함께 성장했다는 ‘이몽룡 소나무’다. 굵기는 가늘어도 수령이 500년을 넘는다고 한다. 고택 마루에 걸터앉아 성이성의 프로필을 살핀다. 성이성은 선조 28년인 1595년 현 경북 영주시 동면 문단리 외가에서 태어났다. 성이성의 13대 손 성기호(78)씨는 “외가 창고에 있던 뱀바위를 끌어안고 아기를 낳으면 큰 인물이 된다는 당시 믿음에 따라 어머니 예안 김씨가 바위를 붙잡고 출산한 분이 성이성”이라고 했다. 성이성은 남원부사를 제수받은 아버지를 따라 12세 때인 1607년(선조 40년) 전북 남원으로 간 뒤 1611년(광해 3년) 광주로 옮겨 가기까지 5년 가까이 남원에서 살았다. 이팔청춘의 팔팔했던 시절을 남원에서 보낸 셈이다. 춘향전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바로 이 시기에 벌어진다. 성씨 문중에서 성이성을 춘향전과 연결짓는 것을 내심 꺼려하는 것도 바로 이 ‘사건’ 때문이다. 성이성은 당대의 대표적인 청백리 중 한 명이다. 한데 공부도 안 하고 주색잡기에 빠진 인물로 묘사되는 것을 후손들이 반길 리 없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뒤 고향 봉화로 돌아온 성이성은 32세(1627)에 문과에 급제했고 44세 때인 1639년에 마침내 호남 암행어사를 제수받아 남원에 ‘출두’했다. 정인을 남겨 두고 남원을 떠난 지 28년 만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때 그가 남긴 일기는 남아 있지 않다. 정작 ‘춘향전 프리퀄’의 모티브가 된 건 성이성이 52세 되던 1647년 두 번째 호남 암행에 나서 첫 번째 암행을 회상하며 기록한 일기였다. 성이성의 일기를 바탕으로 후손들이 펴낸 ‘계서선생일고’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52세에 해후했던 늙은 기녀와 옛 스승 “12월 초하루 아침 어스름에 길을 나서니 채 10리가 못 되어 남원 땅이다. 오후에는 눈바람이 크게 일어 지척이 분간되지 않았지만 가까스로 광한루에 도착했다. 노기(老妓) 여진(女眞)과 노리(老吏) 강경남이 와서 절했다. 날이 저물어 누각 난간에 나가 앉으니, 흰 눈빛이 들에 가득 차고 대숲이 모두 흰색이었다. 소년 시절 일을 생각하며 밤 깊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성이성이 전전반측의 밤을 보내게 한 “소년 시절의 일”이란 과연 뭘까. 그리고 늙은 기생 여진은 누구였을까. 어사가 돼 첫 번째로 남원을 찾았던 그날 밤 성이성은 어지러운 심경의 일단을 ‘조선의 셰익스피어’ 조경남에게 털어놓는다. 이어지는 일기에 그 단초가 나온다.“원천부사 송홍주가 나와 조진사 경남댁에 자리를 마련하였다. 조진사는 내가 어릴 때 송림사에서 공부를 가르쳐 주던 분이다. 기묘년 역시 암행으로 이곳을 지날 때 진사가 살아 있어 광한루에서 같이 자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제는 이미 그가 몰(沒)하고 없고….” 당시 성이성과 조경남이 밤새 나눴던 정담의 내용은 뭘까. 필경 이때 나눈 정담이 훗날 춘향전의 모티브가 됐을 것이다. 춘향전의 하이라이트라 할 ‘암행어사 출두 장면’은 성이성의 4대 손 성섭의 ‘필원산어’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성이성이 지은 한시는 춘향전 속 이몽룡이 지은 시와 정확히 일치한다. “독에 든 아름다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소반 위의 기름진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진다.” 이제 ‘춘향전 그 후’ 이야기. 해피엔딩이었던 소설과 달리 실제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새드엔딩이었을 거란 견해가 대부분이다. 관기로서의 삶을 거부하다 끝내 고을 수령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거란 것이다. 후손의 증언에서도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성이성은 광주로 간 뒤 1년여 만에 봉화로 돌아왔다. 봉화 금씨란 여성과 결혼도 했다. 하지만 성이성의 문집 어디에서도 남원에서 만난 여인을 데려왔다는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당시 습속에 비춰 보면 성혼도 하지 않고, 과거도 치르지 않은 유생이 아버지 부임지에서 만난 여인을 결혼 상대자라며 데리고 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이다. 요즘이라면 물론 다를 수 있었겠지만. 지금 봉화에 남은 성이성의 흔적은 달랑 집 한 채 뿐이다. 하지만 유품은 무려 700여점에 달한다. 임금이 내린 어사화와 어사출두 때 썼던 얼굴가리개인 사선(紗扇), 계서선생문집 등 다양하다. 이들 대부분은 성기호씨의 기탁을 받아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관하고 있다. 다만 수장고에 있어 일반 관람은 어렵고 특별 전시 때나 만나 볼 수 있다. 이웃한 영주시 이산면의 계서정도 둘러볼 만하다. 성이성이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지금이야 계서당이 있는 봉화와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모두 순흥 지역에 속했을 것이다. 영주시가 계서정 주변에 ‘이몽룡 인문학 둘레길’을 조성해 뒀다. 계서정과 성이성 묘를 잇는 1㎞ 남짓한 둘레길이다.●인근 명소 백두대간수목원·만산고택·축서사 봉화와 영주 여정에서 들러야 할 명소 몇 곳만 덧붙이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이름 그대로 백두대간에 터를 잡은 수목원이다. 그만큼 수목원의 규모가 ‘어마무시’하다. 수십 헥타르에 달한다는 전체 규모는 가늠조차 어렵다. 호랑이들이 살고 있는 방사장 규모만 축구장 일곱 개 크기이고, 트램을 타거나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면적은 어지간한 대학의 캠퍼스보다 넓다. 호랑이숲에는 현재 5마리 호랑이가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암컷 한청(14세)과 수컷 우리(8세) 등 두 마리만 방사장에서 볼 수 있다.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에 방문해야 영역 순찰 등에 나서는 녀석들의 활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수목원은 규모만 너른 게 아니다. 고산식물원, 야생화 언덕 등 볼거리도 빼곡하다. 시드 볼트가 특히 인상적이다. 지구상 식물종의 절멸에 대비해 만든 일종의 ‘식물을 위한 방주’다. 세계 각국의 식물 씨앗을 보관하고 있다. 북극 노르웨이 스발바르섬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수목원은 오는 13일까지 ‘봉자페스티벌’을 연다. 구절초, 감국 등 다양한 가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춘양면 쪽엔 한수정, 권진사댁 등 고풍스런 옛집이 여럿 남아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이름난 집은 만산고택이다. 조선 말 문신이었던 만산 강용이 지은 이래 130여년 동안 후손들이 계속 살고 있는 고택이다. 전형적인 조선 사대부집으로 행랑채와 솟을대문, 사랑채, 안채 등이 있고, 담장으로 분리된 후원과 칠류헌 등도 빼어나다. 물야면의 축서사는 ‘독수리가 사는 절집’이란 뜻의 사찰이다. ‘독수리 축(鷲)’ 자에 ‘살 서(棲)’ 자를 쓴다. 절집 뜨락에서 맞는 소백산 일대 풍경이 장쾌하다. 112개의 진신사리가 담겼다는 오층석탑, 보광전 비로자나불좌상 등 볼거리도 많다. 글 사진 봉화·영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난 볼트가 아니다” 라일스 시대 열다

    “난 볼트가 아니다” 라일스 시대 열다

    어린 시절 천식을 앓던 노아 라일스(22·미국)가 처음 나선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00m 왕좌에 올랐다. 라일스는 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83으로 결승선을 끊어 우승했다. 직선주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안드레이 더그래스(25·캐나다)와 치열하게 다투던 라일스는 결승점 50m를 앞두고 압도적인 막판 스퍼트로 더그래스를 뒤로 따돌렸다. 더그래스는 19초95로 2위, 알렉스 퀴노네스(30·에콰도르)가 19초98로 3위를 차지했다. 라일스는 이날 ‘포스트 볼트’라는 수식어를 단호히 거부하면서 “포스트 볼트라고 부르지 마라. 나는 나다. 지금은 나의 시대”라고 공언했다. 세계 육상의 화두는 100·200·400m 계주에서 세계선수권 금메달 11개를 수집하고 2017년 런던대회를 끝으로 은퇴한 우사인 볼트(33)를 압도할 포스트 볼트 경쟁이었다. 라일스는 지난 7월 스위스 로잔에서 19초50으로 남자 200m 역대 4위를 기록하는 등 200m에서는 독보적이었다. 세계기록은 볼트가 작성한 19초19다. 전문가들은 “라일스가 당분간 남자 200m에서 독주할 것”이라며 “19초19의 기록을 깨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라일스에게는 기록 경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나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올해 난 세계선수권만 보며 달렸다”면서 “내 휴대전화에 ‘나는 꼭 해낸다’라고 쓰고, 차 안에서 ‘나는 꼭 해낸다’라고 혼잣말했다. 그리고 정말 해냈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도너번 브레이저(미국)는 남자 800m 결선에서 1분42초34의 기록으로 32년 만에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2위를 1초13의 큰 차이로 따돌린 그는 1987년 빌리 콘첼라(케냐)가 작성한 1분43초06보다 0.72초 빨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남녀를 통틀어 세계선수권 800m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미국 선수”라고 확인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는 샘 켄드릭스(27·미국)가 5m97을 넘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152㎝ 엄마’가 가장 빨랐다

    ‘152㎝ 엄마’가 가장 빨랐다

    “나의 우승은 모든 어머니를 위한 승리” 혼성 계주 펠릭스·경보 류훙도 금메달“나의 우승은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승리다”. 키 152㎝ 단신의 여자 스프린터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3·자메이카)가 30일(한국시간) 도하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뒤 밝힌 소감이다.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 사흘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는 ‘30대 엄마’ 세 명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변의 주인공들이 됐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여자 100m에서 10초71의 개인 두 번째 기록(개인 최고 기록 10초70)을 세우며 베이징대회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앨리슨 펠릭스(34·미국)는 혼성 1600m 계주에서 3분09초3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고, 중국의 류훙(32)도 여자 20㎞ 경보에서 1시간32분53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AP통신은 “이날은 육상계에서 ‘어머니의 날’로 불려도 좋을 것 같다”고 타전했다. 세 명 모두는 아이를 낳은 뒤 종목에 복귀한 ‘엄마 육상 선수’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뒤 출산으로 변곡점을 맞을 뻔했지만 ‘임신과 출산 뒤에는 여자 선수들의 기량이 급락한다’는 편견을 깼다. “어머니도 할 수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기록은 더 풍성하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세계선수권대회 8번째 금메달이자, 10번째 메달(금8·은2)을 목에 걸었다. 여자 100m에서는 4번째 금메달이다. 펠릭스는 통산 12개째 금메달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11개)의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펠릭스는 남녀 통틀어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리스트(17개)다. 류훙은 세계선수권에서 통산 5번째 메달(금2·은2·동1)로 여자 경보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7년 임신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내 선수 경력도 끝났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남편과 아들은 나를 믿었다. 그래서 2018년 트랙 복귀를 택했다”고 말했다. 펠릭스는 이어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모든 여자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편견과 환경을 극복한 동료를 극찬했다. 펠릭스는 임신과 출산을 한 뒤 ‘임신 기간 후원금을 70% 삭감한다’는 나이키의 정책에 정면으로 맞섰다. 결국 그는 “펠릭스와 모든 여성 선수들, 팬들에게 사과한다. 나이키는 후원 선수가 임신해도 후원금을 모두 지급한다”는 약속을 받아내 모든 여자 육상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펠리스는 “나와 여자 동료들의 투쟁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어머니도 할 수 있다’는 걸 성적으로 보여줘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볼트의 후예 콜먼의 시대

    볼트의 후예 콜먼의 시대

    지난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막이 오른 올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가장 큰 화두는 누가 은퇴한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뒤를 잇느냐는 것이었다. 해답은 이틀 만에 나왔다. 크리스천 콜먼(23·미국)이 ‘포스트 볼트’를 선언했다. 콜먼은 29일(한국시간)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6에 결승선을 끊어 우승했다. 0.128의 빠른 반응 속도로 스타트 블록을 힘차게 밀었고 10m 지점부터 선두로 나선 뒤 속도를 전혀 떨어뜨리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의 기록은 볼트의 세계기록(9초58·2009년 베를린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것이다. 2017년 런던대회에서 콜먼을 2위로 밀어내고 우승했던 저스틴 개틀린(37·미국)은 9초89로 2위에 올랐고 안드레이 더 그래스(25·캐나다)가 9초90으로 3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9초79)도 0.03초 앞당기며 볼트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된 콜먼은 예선을 9초98로 전체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준결선에서도 9초88로 가장 빨랐다. 콜먼은 대회 시작 전부터 ‘포스트 볼트’의 선두 주자로 꼽혔지만 그 역시 도핑 의혹에 휘말렸다. 이번 대회 시작 전 9초81의 시즌 최고 기록을 냈던 콜먼은 ‘불시 검문을 위한 소재지 보고’ 규정을 어기면서 1년 사이 세 차례의 도핑 테스트를 기피한 혐의를 받았다. 규정대로라면 미국반도핑위원회(USADA)의 2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아 이번 대회 출전이 불가능했지만 USADA와 미국육상연맹이 징계를 유예하면서 도하 트랙에 나설 수 있었고 100m 우승으로 응답했다. 경기를 마친 뒤 콜먼은 “엄청난 압박감 속에 이번 대회를 준비했는데 다행히 그 압박감을 극복했다”면서 “나는 스타트가 느린 선수였지만, 숱한 노력 끝에 약점을 지웠다.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2위 개틀린은 “콜먼은 올 시즌 대단한 기량을 보였다. 콜먼을 이기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자신을 넘어선 후배를 치켜세웠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콜먼 9초76 볼트 떠난 남자 100m 우승, 난민 출신 하산 1만m 평정

    콜먼 9초76 볼트 떠난 남자 100m 우승, 난민 출신 하산 1만m 평정

    크리스천 콜먼(23·미국)이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은퇴한 뒤 처음 열린 세계육상선수권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였다. 콜먼은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6으로 우승했다. 콜먼은 0.128의 빠른 반응 속도로 스타트 블록을 힘차게 밀었고, 10m 지점부터 선두를 유지해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그의 9초76은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볼트가 세계기록 9초58을 기록하며 우승한 뒤 대회 100m 결선에서 나온 가장 좋은 기록이다. 2017년 런던 대회 우승자 저스틴 개틀린(미국)은 9초89로 2위에 올랐고, 안드레이 더 그래스(캐나다)가 9초90으로 3위를 차지했다. 올해 서른일곱인 개틀린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우승 이후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또 한 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지난 대회 2위를 차지한 콜먼은 2년 사이 ‘세계 최고’가 됐다. 콜먼은 예선에서 9초98로 전체 1위에 올랐고, 준결선에서도 9초88로 가장 빨랐다.결선에서는 더 속도를 높여 9초76의 올 시즌 1위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9초79를 넘어 개인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콜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9초81의 시즌 최고 기록을 갖고 있어 ‘포스트 볼트 선두 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불시 검문을 위한 소재지 보고’ 규정을 어겨 1년 사이 세 차례나 도핑 테스트를 기피한 혐의를 받았다. 미국반도핑위원회(USADA)는 최근 이 규정을 위반한 선수에게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내려 콜먼도 같은 수준의 징계를 받으면 대회 출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점쳐졌다.그러나 USADA와 미국육상연맹이 징계를 유예하면서 콜먼은 무난히 대회에 출전해 가장 빠른 사나이의 영예를 얻었다. 하지만 역대 최고 기록으로는 여섯 번째에 머물렀다.한편 열다섯 살 때 “살기 위해” 에티오피아를 떠난 난민 출신 시판 하산(26·네덜란드)이 여자 1만m에서 30분17초62로 우승했다. 시즌 최고 기록을 작성한 하산은 30분21초23을 기록한 레테센벳 지데이(에티오피아)를 제쳤다. 3위로 달리던 하산은 800m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섰고, 한 바퀴(400m)를 남기고 지데이를 추월했다. 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난 하산은 2008년 조국을 떠나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같은 해부터 육상 수업을 받아 다른 선수들보다 한참 늦었다. 그리고 2013년 11월 네덜란드 국적을 취득하면서 유럽이 주목하는 중장거리 선수로 올라섰다. 하산은 2014년 취리히 유럽선수권 1500m 우승을 차지하고, 5000m에서는 2위에 올랐다. 이듬해 베이징 세계선수권 1500m 3위에 오르더니, 2017년 런던 대회에서는 5000m 은메달을 따냈다. 올해는 더욱 성장해 올해 7월 여자 1마일(약 1600m) 세계신기록(4분12초33)을 세웠고, 1500m 시즌 1위(3분55초30), 5000m 시즌 3위(14분22초12)에 오른 채 이번 대회에 나섰다. 대회 목표는 1500m와 5000m 메달이었다. 1만m 시즌 기록이 31분18초12로 25위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1만m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산은 경기 뒤 IAAF 인터뷰를 통해 “난 중거리 선수다. 사실 (장거리인) 1만m는 일종의 테스트였는데 대회 출발이 매우 좋다. 주 종목인 1,500m와 5,000m에서도 좋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하산은 10일 오전 30분 간격으로 열리는 1500m나 5000m 결선 둘 중 하나에 출전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성민의 게임체인저] LG화학의 배터리 인재는 왜 스웨덴 노스볼트로 옮겼나

    최근 폭스바겐이 9억 유로(약 1조 180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생산 합작사를 설립할 파트너로 지목한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 홈페이지에 동양인 남성 직원들이 연구실에 모여 업무를 논의하고 있는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 옆 오른쪽에 ‘30명이 넘는 한국인·일본인 엔지니어들이 노스볼트에서 일한다’는 설명이 달렸다. 사진 속 한국인이 누구인지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노스볼트는 직원들의 대표적인 전 직장 7곳을 구체적으로 적었는데, 한국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이 언급됐다. 이로써 LG화학 직원이 노스볼트로 이직했다던 업계 소문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3년 전부터 LG화학은 배터리 공장이 있는 미국, 중국, 폴란드 외에 스웨덴으로 해외 주재원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당시 필자는 볼보자동차가 있는 스웨덴의 업체 노스볼트와의 협업을 통해 볼보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연구해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LG화학은 지금 스웨덴으로 파견한 핵심 인재를 통해 성과 대신 경쟁업체 성장이란 부메랑을 맞게 됐다. 2019년 봄 기준으로 노스볼트 전체 직원 수는 250명이다. 한국인·일본인 엔지니어가 30명이면 전체 직원의 10%를 넘는 것이다. 특히 노스볼트는 2017년 배터리 연구팀이 처음 구성됐던 상황을 설명하며, 이 한국인 직원 등이 자사의 배터리 기술 로드맵 구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스볼트가 이런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인재를 빼앗긴 쪽인 LG화학은 2017년부터 2년 동안 LG화학 전지사업본부 핵심 인력 76명을 SK이노베이션이 대거 스카우트한 일에만 신경을 쓰고 미국 법원에 소송을 걸 뿐 노스볼트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국내 경쟁 그룹사 소속인 SK이노베이션만을 LG화학의 주요 경쟁자로 생각하는 것일까. 노스볼트뿐일까. 중국 헝다그룹은 지난 9일 배터리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하면서 자격 요건으로 ‘5년 이상 해외 자동차 동력전지 회사 업무 경험’을 요구했다. 한국 기업보다 2~3배 높은 연봉을 보장해 핵심 인력을 빼내려는 의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채용공고다. 국내 대기업의 경쟁자는 국내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소송, 당국의 중재, 여론전 같은 국내용 압박 수단으로 핵심 인재 유출을 막아 내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는 뜻이다. 더욱이 과거 1990년대 한국 기업의 유인책이던 종신고용 신화도 깨진 지 오래다. 결국 지금처럼 성과의 차이를 크게 반영하지 못하는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적으로 전환하는 보다 근본적이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변화가 필수적이다. 인재 전쟁은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 중국어, 심지어 스웨덴어로 이뤄지고 있다. 배화여대 교수
  • 벨기에 F16 전투기 佛에 추락, 조종사 낙하산 고압선 걸려 대롱대롱

    벨기에 F16 전투기 佛에 추락, 조종사 낙하산 고압선 걸려 대롱대롱

    벨기에 공군의 F16 전투기가 프랑스 북서부에 추락하는 과정에 탈출한 조종사의 낙하산이 고압 송전선에 걸렸다. 조종사는 한동안 매달려 있었지만 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전투기는 19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나무르 지방의 플로렌스를 이륙해 추락 지점에서 30㎞ 떨어진 로리앙 프랑스 공군기지까지 연습 비행을 할 예정이었는데 브리타뉴 지방 플루비그너에 있는 농가 주택 한 채의 지붕을 날개로 스치며 지나간 뒤 불과 50m 떨어진 근처 숲에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다. 다행히 두 조종사가 낙하산 탈출을 했는데 그 중 한 명이 25만 볼트의 고압 전류가 흐르는 송전선에 걸려 매달려 있다가 두 시간 만에 무사히 풀려났다. 프레드릭 반시나 벨기에 공군 참모총장은 추락 직전 사고 전투기는 지상 500m 위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며 “(고압선에 매달려 있던) 조종사가 풀려나려면 시간이 걸렸다. 프랑스 구조대가 전류를 끊은 다음 작업했는데 난 그와 전화 통화를 통해 그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두 조종사 모두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락한 전투기에는 무기가 탑재돼 있지 않았으며 1983년 제작됐으며 이륙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벨기에 공군은 조종사로부터 비행 중 엔진에 문제가 있어 시동을 다시 걸어보려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로존 붕괴… 그 이후 벌어질 암울한 미래

    유로존 붕괴… 그 이후 벌어질 암울한 미래

    영국은 2016년 6월 극우정당 주도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 끝에 EU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영국은 잔류 입장을 고수하는 정당과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하려는 정당의 극한 대치에 빠져 있다. 브렉시트는 곧 EU의 연쇄 붕괴로 이어지는 듯했다.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의 극우·포퓰리즘 진영에서 저마다 탈퇴 목소리를 높였다. 2017년 프랑스 대선에서는 ‘EU 탈퇴’를 공약으로 내건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가 돌풍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여기까지는 실제 최근 몇 년간 유럽 각국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136년 역사를 가진 독일 최고 명문 극장 ‘도이체스 테아터’(DT)는 ‘독일 연극의 살아 있는 역사’라는 별칭답게 여기서 더 멀리, 심도 있게 유럽을 전망한다. DT가 20~21일 서울 강남동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리는 연극 ‘렛 뎀 잇 머니’(Let Them Eat Money)를 통해 유럽이 직면한 정치·사회·노동 문제를 파고든다. 2023년 이탈리아가 EU를 떠나자 유럽 공동체는 크게 분열한다. 기득권 유지에만 혈안인 정치인들은 포퓰리즘 정책만 내놓고, 권력자와 자본가들은 바다에 인공섬을 세워 국가 폐지와 자치권 획득을 노린다. 2028년 무력감과 고착된 권력 구조에 반대하는 운동인 ‘렛 뎀 잇 머니’는 실패로 판명 난 정책 책임자들을 납치하고 심문하며 진실을 찾아나선다. DT는 이 연극을 위해 정치 전문가, 과학자, 예술가 등으로 구성된 훔볼트 포럼과 함께 2년간 연구조사와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10년 뒤 유럽 사회가 맞닥뜨릴 미래를 도출했고, 지난해 9월 독일 연극 무대에서 공개했다. 독일 명감독이자 공연 연출가 안드레스 바이엘의 손을 거치며 더욱 강렬해졌다. 바이엘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2011)과 유럽영화상 다큐멘터리상(2001)을 받으며 연출력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18일 LG아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난 바이엘 연출은 “사람은 늘 위협과 미래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10년 뒤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라는 고민과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이번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 세상의 복잡한 문제들을 예술적 방식으로 접근해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사회에서는 경제, 환경, 노동, 질병 등 다양한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나’를 중심으로 한 존재론적 고민이 있고, 이는 세계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이 독일 밖에서 공연되는 것은 이번 서울 공연이 처음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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