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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의자왕부자 假墓

    백제 멸망 당시 당나라에 끌려가 그곳에 묻힌 의자왕과 왕자 부여융(隆)의넋이 1,300년 만에 고토(故土)로 돌아온다. 충남 부여군은 9월 말까지 부여읍 능산리 고분군안에 의자왕과 부여융의 가묘와 제단을 설치하고 10월 백제문화제때 이곳에서 초혼제를 지낸다. 새로조성될 가묘에는 중국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시 북망산에 있는 융의 묘 주변에서 가져올 흙도 뿌려진다. 그동안 왕자 부여융의 묘는 확인이 됐지만 의자왕의 묘소는 밝혀지지 않았다.부여융의 묘에서 출토된 묘지석(墓誌石) 복제품도 제단에 안치한다니 비록 ‘가묘’일망정 혼령은 깃들 것 같다. 나·당연합군의 공격을 받은 의자왕은 서기 660년 7월18일 사비성을 나와왕자·대신들과 함께 마침내 소정방과 신라 무열왕 앞에 무릎을 꿇었다.무열왕과 소정방은 당상(堂上)에 앉아 의자왕으로 하여금 술잔을 올리게 하니 백제의 군신이 목메어 울었다고 한다.항복한 의자왕은 왕세자를 비롯,대신·장수 88명,백성 1만2,870명과 함께 포로로 당나라에 잡혀갔다. 우리 역사상 국왕이 외적에게 잡혀간 일은 의자왕이 초유의 일이다. 조선조 말 흥선대원군이 청국에 볼모로 잡혀가고 병자호란때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역시 청국에 끌려가고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후 왕세자가 일본에볼모가 된 적은 있었지만 국왕이 외적에 붙잡혀 간 일은 의자왕이 처음이자마지막이다. 의자왕은 당나라 뤄양에서 3년 동안 지내다 그곳에서 병들어 죽었다.당나라는 백제 유민 회유책으로 꽤 호화로운 장례를 치러주었다.그리고 셋째 아들융을 웅진도독으로 삼아 백제의 유민을 회유하고 신라의 도움을 받아 통치하도록 했으나 10여년 만에 백제 유민의 저항이 심하고 신라의 직할통치가 강화돼 융이 당나라로 들어감으로써 백제 왕씨 부여(扶餘)씨는 이땅에서 멸족하고 ‘부여’라는 지명만 남게 된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에서 “삼한지중 백제최강 최문(三韓之中 百濟最强 最文)”이라 하여 백제의 강성과 문명의 찬란했음을 지적한 바 있다.이렇듯 강성하고 문명이 찬란했던 왕조가 어이없이 무너지고 ‘잃어버린 왕조’가 됐다. 백제왕조는 허무하게 무너졌지만 유민들의 부흥운동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나·당연합군의 잔혹한 주민학살로 부흥운동이 쉽게 세를 얻을 수 있었다.일본에 가 있던 왕자 풍(豊)을 맞아 왕으로 삼아 부흥전쟁에 나섰다.그러나 지도부의 내분과 강력한 연합군의 공격으로 오래 버티지 못했다. 이역만리 적지에 묻혀 있던 의자왕과 부여융의 넋이 고토를 찾게 된다니 1,300년 역사의 흐름이 한갓 유수(流水)와 같구나. 金三雄주필 kimsu@
  • [사설] 平常으로 돌아가자

    마침내 4·13총선이 끝났다.굳이 ‘마침내’라는 말을 덧붙이는 까닭은 많은 국민들이 이번 총선 과정을 지켜 보면서 선거가 하루라도 빨리 끝났으면하고 바랐기 때문이다.국민들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새로운 틀을 세우기를 열망했다.그러나 정치권은 관권·금권선거 시비에다 지역감정자극,흑색전전,인신공격 등 지난날의 작태를 재연하는 데 그쳤다.선거가 유권자들과 후보들의 합작으로 이뤄지는 정치행위라는 점에서 선거판의 저질화에는 국민들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법정 선거운동기간은 16일간이지만 사실상 올해는 정초부터 총선정국에 진입해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선거철이면 으레정부는 선심성 행정을 하고 국민들의 사소한 법규 위반에는 관대하게 마련이다.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그에 따라 사회 전반에 걸쳐 기강이 해이해진것이 사실이다.이번 총선에서는 2,300여건의 선거법 위반이 적발됐다.이같은 수치는 지난 15대 총선의 3배에 달한다.선거문화를 새롭게 일으켜 세우는것은 국민적합의다.정부는 선거법 위반 사범을 끝까지 추궁해서 새로운 선거풍토를 확립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 등 시민단체들의 유권자운동이전에 없이 활발히 전개됐다.그 결과 국민들은 정치의 주체가 국민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같이 긍정적인 측면만 있던 것은 아니다.총선 정국을 틈탄 각종 이익단체들의 파업이 잇따랐다.정부의 의약분업 시책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파업,의료보험통합에 반발하는 직장의료보험 노조의 파업,대우자동차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4개 자동차사 노조의 파업등이 그것이다.이같은 파업은 국민을 볼모로 잡는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그럼에도 정부는 총선을 의식해서 이같은 파업들에 강력히 대응하지 못했다.구제역 사태와 영동 산불 사태에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총선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제 총선이 끝난 만큼 정부는 총선 정국을 벗어나 통상적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정부뿐 아니라 사회 전반이 하루빨리 평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들떠있던 총선 분위기를 떨쳐버리는 일이무엇보다 중요하다.선거는 가끔씩 있는 일이고 생활은 항시적이다. 그리고사회는 평상적인 법질서 테두리 안에서 유지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사설] 총선볼모 파업 중단하라

    총선을 앞둔 집단이기주의적인 불법행동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에도불구하고 파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어렵게 회복돼가는 대외신인도의 하락과 경제적 손실의 우려와 함께 국민들의 불편까지 가중시키고 있어 안타깝다. 7월로 예정된 의료보험통합에 반대하여 부분파업을 벌이던 전국 직장의료보험조합 노조가 10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가 의료보험증 발급 등 각종 민원업무가 모두 중단됐다.대우차의 해외매각에 반대하여 7일째 연대파업을 벌이고있는 4개 자동차사의 노조도 정부의 강경대응방침에 반발하여 투쟁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자동차 4개사 노조원들은 11일 승용차로 집단 상경시위를 벌여 고속도로와 국도가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당초 12일 끝내기로했던 파업도총선이후까지 무기한 계속하기로 했다.10일 저녁에는 덤프트럭 운전사들이폐기물관리법 등의 개정을 요구하며 88도로와 강북강변도로 등에서 저속시위를 벌여 차량통행을 어렵게 만든 사태도 벌어졌다. 대우와 쌍용자동차의 매각이나 의료보험의 통합은 모두 불가피한 일이다.경영이 정상적인 자동차업체들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세계적인 추세이다.엄청난 부채에 경영주체마저 없는 상태인 대우나쌍용차의 경우 하루빨리 주인을 찾아 정상화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미루면 미룰수록 부채만 늘고 정리는 어려워질 것이다.해외에 매각될 경우 집단해고 등을 걱정하는 노조의 주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그러나 고용승계 등은 매각의 조건으로 논의될 문제이지 매각자체를 반대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파업이 계속될 경우 자칫 더 나쁜 조건에,더 헐값으로 매각해야할어려운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깊이 생각해야할 것이다. 파업의장기화로 수출의 차질을 비롯한 경제적인 손실도 자동차업계의 정상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어 걱정스럽다. 직장의료보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보험료부담의 형평성 등 의료보험 통합에 따른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닌 것으로 알려져있다.그러나 합리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지 파업으로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파업으로 국민들에게 불편과 피해를 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노조 주장의 관철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을 것이다.이제 총선이 하루 앞으로다가왔다. 총선을 볼모로한 집단행동이나 파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차분한 분위기에서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민주시민 모두의 의무이다.
  • [김삼웅 칼럼] 기회 선용않으면 역사가 보복한다

    분단 55년,6·25한국전쟁 반세기 만에 그것도 ‘전쟁의 달’로 각인된 6월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니,고난의 역사가 이렇게 우리에게 뒤늦게나마 성큼 ‘평화의 여신’으로 다가오는가,감개무량하다. 4·13총선을 앞두고 국가발전이나 남북화해·협력 등 민족문제는 제쳐두고오로지 정파적·지역적 대립으로 국민갈등을 증폭시켜온 정치권에 실망해온국민은 남북정상회담 개최소식에 민족적 자긍심을 되찾게 되었다. 영국의 정치학자 헤롤드 라스키는 “역사는 모든 국민에게 기회를 준다.그러나 그 기회를 선용하고 안하고는 그 국민의 자유다.다만 기억할 것은 역사는 주어진 기회를 선용하지 않는 국민에 대해서는 무서운 보복을 했다는 사실이다”라고 ‘기회의 선용’을 강조했다.18세기 이래 한국사는 제때에 ‘할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역사의 ‘보복’을 당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어느 측면에서 ‘역사의 보복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사가들이 놓치고 있지만 조선왕조시대 큰 사건 중의 하나는 소현세자의 의문사다.그는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 심양과 북경을 오가며 독일인신부 아담 샬(schall. J. A)과 친교를 맺고 서양의 역법과 과학지식,천주교교리와 천주상 등을 접하게 되었다.조선인으로서는 최초로 서양문물에눈뜨게 된 사람이다. 역사적 기회 놓친 때 많아그러나 불행하게도 9년 동안 볼모생활 후 서울에 돌아와서 부왕 인조와 수구세력의 음모로 독살되었다.세자가 명나라보다 청나라쪽에 기울고 ‘서양오랑캐’의 문물에 빠졌다는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린 것이다. ‘만약’에 소현세자가 죽지 않고 집권하여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개화정책을 폈다면 조선역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조선은 소현세자가 죽고 232년 후인 1876년에,일본은 조선보다 22년 앞선 1854년에 서양에 문을 열었다.조선은 일본보다 200년 앞서 개국의 기회를 갖고서도 수구세력의 권력음모에 몰려서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고 망국의 길로 빠져들었다.소현세자의 ‘개화’의 꿈이 물거품이 되고서도 몇차례 기회는 더 있었다.영·정조시대의 뿌리 뽑지못한 탕평책,병인·신묘양요 때의 쇄국정책,대원군과 명성황후의 갈등,한말개화파와 수구파의 대립,해방 후 신탁통치 문제 때 좌우분열,4·19 후 민주당 신구파분당 그리고 72년 7·4남북공동성명을 체제강화 아닌 통일의 기회로 선용했다면 역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 그때마다 정치지도자들의 무능과 권력욕이 대국(大局)을 놓치고 대세(大勢)를 바로 보지 못함으로써 역사적 기회를 잃게 된 것이다.이로 인한 역사의보복으로 나라를 빼앗기고 분단과 동족상쟁을 치르고 군사독재를 불러오고끝없는 남북대결과 IMF사태를 맞게 되었다. 지금이 또 한번의 기회가 아닐까.근착 ‘타임’지는 한국총선과 관련,여당이 패할 경우 구정치인과 재벌에 용기를 주게 된다면서 한국총선을 개혁세력대 반개혁세력의 대결로 분석했다.여당에도 반개혁인사가 존재하고 야당에도 개혁세력이 존재하지만 외신은 개혁 대 반개혁의 구도를 여야로 나누고있다. 이같은 외신보도가 아니더라도 이번 총선과 남북정상회담이 21세기 초 민족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계기가 된다.그것은 전세계가 단일시장이 되는 후기자본주의 세계사적 지각변동의 시점에서 우리가 얼마만큼 변화와 개혁을통해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느냐,얼마만큼 화해협력의 바탕에서 남북문제를 풀어가느냐,얼마만큼 정보화와 생명공학 등 첨단과학에접근하느냐의 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보복 두렵거든 이러한 세계사적,인류사적,문명사적 큰 변화의 물결에 어느 정당,어떤 인물이 적합한가,어느쪽이 통일지향이고 어느쪽이 분단고착적인가,어느 후보가깨끗하고 어느 후보가 더 유능한가를 분별하고 선택해야 한다. 옛날에는 군왕이나 지도자 몇사람에 의해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었지만 지금은 국민의 투표에 따라 역사가 달라진다.토플러의 지적대로 우리가 제2,제3의 물결에서는 낙오되었지만 제4물결에는 뒤질 수 없는 것이라면 총선과 남북 정상회담의 기회를 선용해야 한다.기회를 선용하지 못한,실패한 역사를돌이키면서 유권자 한사람 한사람이 올바른 주권행사로 21세기 민족사의 진운(進運)에 참여해야할 것이다. 주필 kimsu@
  • [대한광장] ‘초보 민주국가’를 벗어나자

    한국의 사회문화시계는 몇 시를 가리키고 있는가? 선진국은 물론 세계 모든 나라들이 새로운 지식기반사회로 나아가는데 국력을 총집결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의 사회적 의사결정 과정은 아직도 80년대 권위주의 시대의 틀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총선을 앞두고 이해집단들이 집단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비민주적이고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나섬으로써 우리 사회문화의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협회 집행부가 대통령과 면담한 후 집단휴진계획을 철회한지 불과 수일만에 다시 3일간 집단휴진에 들어가 국민들에게 커다란 불편을가져다주었다.수련·전공의도 가세한 이 파동은 정부가 의사들의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일단 진정되었으나 이번에는 대한약사회가 정부와 의사협회의합의내용을 ‘밀실 야합’으로 규정하면서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정부는 이 합의안이 약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고있지만 약사들의 반발을 그냥 무마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노동계에서는 서울지하철노조 승무지부가 노사합의안을 무시하고 집단행동에 들어가려 시도했고,전국 직장의보노조는 7월로 예정된 의보통합에서 직장과 지역의보의 조직 및 재정의 완전 분리운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또한 대우,현대,기아,쌍용자동차 노조는 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불법적인 연대파업에 들어갔다.이에 검찰은 “선거를 틈타 집단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엄단할 방침”임을 밝혔다. 의사들의 집단행동과 노조의 파업은 같은 성격은 아니지만 이들 집단행동이 보이는 공통점은 선거철이라는 민감한 시점에 ‘국민건강권 보장’이나 ‘국부유출 반대’와 같은 명분 뒤에서 집단이익을 관철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국민과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시위나 파업 등 집단행동은 기본적으로 이해당사자가 제3자의 지지를 얻어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는 수단이다.아무리 시위당사자들의 수가 많다고 할지라도 그 요구가 다른 대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그 시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광주민주화운동과 6월항쟁이 정당성과 도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현장에 있던 시위대뿐만 아니라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기때문이다. 반면에 의사협회의 이번 집단행동의 직접적인 발단이 최근 정부가 의료수가를 6% 인상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불만이라는 사실은 많은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비록 의약분업으로 의사들의 수입이 감소할지라도 그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고소득층에 속한다.더욱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이익을 관철하려는 행동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의사협회 내부의 민주적 절차는 물론 대통령과의 약속,약사협회와의 합의 등을 무시한 채 물질적 이익을 위해 자행된 집단행동은 의사협회가 표방하는 ‘국민건강권’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의사협회는 TV드라마 ‘허준’이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정부도 이번 집단휴진 사태에 현명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비민주적이고 이기적인 집단행동에 대하여 정부가 원칙 없이 대응하여 다른 이해당사자인 약사들의반발을 자초했다.이러한 대응은 정부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키고 비민주적 집단행동을 사후적으로 정당화시켜 줌으로써 유사한 집단행동의 재발을조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주는’식의 대응은 종식되어야 한다.의사협회가 제기하는 문제점을 정부는 처음부터 약사회와 시민단체가 동참하는 기구를 통해 논의해야 했다.21세기는 민·관 파트너십의 시대이다.지금은의약분업 문제와 같은 갈등을 민·관 파트너십 체제로 슬기롭게 해결하여 ‘초보 민주국가’의 딱지를 떼어버리고 민·관이 협력하는 ‘새로운 민주국가’로 이행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金 昊 均 명지대교수·지식정보학
  • 총선악용 ‘제몫 챙기기’ 극성

    16대 국회의원 선거를 10여일 앞두고 각종 이익단체의 집회 및 시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내버스와 지하철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의료계가 집단휴진을결의했으며 전국직장의료보험조합도 총선 이전에 파업 또는 도심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는 선거철을 이용해 정치권에 압력을 넣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는 이기적인 속셈이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대한의사협회가 당초 방침을 변경,4일부터 집단휴진에 들어가기로 하자 29개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국민건강권 확보를 위한 범국민연대’(집행위원장 田東均)는 3일 성명을 발표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건강연대는 이날 오후 회원단체 대표자와 대책 회의를 갖고 의사협회에 대해 항의 전화와 인터넷 메일을 띄우기로 결의했다.또 다른 시민단체와도 연대해 협회 사무실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건강연대 조경애(趙京愛·37)총무국장은 “국민 건강을 볼모로 자신들의 경제권을 관철시키려는 집단 실력행사는 총선을 겨냥한 이기적인 술책과 다름없다”며 강력대응을 시사했다. 의료개혁시민연합의 이재현(李在玄·29)간사도 “의약분업 시행이 100일도남지 않은 시기에 국민의 비난만 예상되는 집단 행동이 웬말이냐”고 비난했다.회사원 송재복(宋在馥·28·서울 서초구 우면동)씨는 “의사의 소명의식을 저버린 집단 휴진으로 결코 그 뜻이 이루어지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국자동차노조연맹이 4일부터 무기한, 서울지하철노조가 7∼8일 예정대로 총파업을 강행하는 것도 시민들의 발을 묶어버리는 무책임한처사라는 지적이다. 공무원 박종현(朴鍾玹·40·서울 강동구 명일동)씨는 “예전에 지하철 노조가 무파업을 선언했을 때 진심으로 박수를 보냈다”며 “왜 꼭 지금 이래야하느냐”며 씁쓰레해했다. 여의도에서 장사를 하는 이모씨(47)는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데모가 부쩍늘더니 요즘에는 아예 쉬는 날이 없다”고 말했다.택시기사 심상영(41)씨는“제 밥그릇만 챙기려 드는 자들은 정치권에 대한 총선연대처럼 시민들이 따끔하게 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이 집계한 집회보고서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시내에서만 모두 59건의 각종 집회와 행사가 열렸고 이 가운데 29건이 단위 노조를 포함한이익단체가 벌인 민원성 집회로 파악됐다. 김경운 박록삼기자 kkwoon@
  • [사설] 또 집단휴진이라니

    전국 병·의원들이 의약분업 시행에 반발해 30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에 들어간다고 한다.의약분업에 따른 의료계의 손실이 설령 크다고 하더라도 국민건강을 볼모로 하는 집단행동은 납득하기 어렵다.더구나 정부가 의료계의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한 조정안을 내놓았는데도 그들의 요구수준에 못미친다는 이유로 무기한 집단휴진까지 강행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하루만 병원이 문을 닫아도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닌 판에 무기한 휴진이라니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의약분업은 의약품의 오·남용과 약화(藥禍)사고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시행돼야 할 과제다.이해 당사자들인 의사와약사·소비자가 다소의 부담과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의약분업은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 수년간에 걸친 논의 끝에 얻은 국민적 합의다.완벽한 준비를 위해 이미 한차례 시행을 1년간 연기했기 때문에 또다시 미루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의료계가 요구해온 약사의 임의조제 근절,전문의약품 범위 확대,의료수가 현실화 등은 이미 상당 부분 의약분업안에 반영됐다는 것이 우리의판단이다.그럼에도 의사들이 계속 의약분업 시행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약품조제와 판매 금지에 따른 병·의원의 수입감소 때문이라고 본다.정부도 의료계의 어려움을 인정해 다음달부터 의료보험수가를 평균 6% 올리고 처방료 인상도 약속하고 있다.이같은 조치가 의사들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켰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의약분업에 따른 부담은 의사들만 지는 것은 아니다.의약분업이 시행되면 당장 병원과 약국을 오가야 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장 크다고 할 것이다.소비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의료수가의 대폭인상은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어렵게 시행하려는 의약분업이 순조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약사·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미비한 것은 대화를 통해 보완해야지 극한투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더구나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할 의사들이 직분을 팽개치고 무기한 휴직하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 의사들의 무기한 집단휴진 결정은 철회돼야 마땅하다.현재의 의약분업안대로 시행해본 결과 병원운영이 어려울 정도의 손실이 있다면 보전책은 당연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시행까지 남은 3개월 동안 극한대립이 아니라 의약분업을 하루빨리 정착시켜 나가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것이 정부와 의사·약사들이 해야 할 일이다.
  • 집중취재/판치는 금권선거

    *관행과 실태. 4·13 총선 현장의 금권선거 행태는 정치개혁의 화두(話頭)를 무색케 한다. 과거 선거판의 탈·불법 관행이 교묘한 수법으로 재연되고 있고,유권자의 금품·향응 요구 사례도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모정당의 중앙선대위 관계자는“이번 총선에서는 선거구도상 여야 모두 ‘풀베팅’할 수밖에 없다”며 금권혼탁 양상이 갈수록 심화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금권선거운동 실태/ 일선 지구당 선거자금의 절반 이상은 조직관리비로 지출된다.옛 여당시절 고착화된 조직관리 행태가 이번 선거에서도 고스란히 되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음식·교통비에서부터 1만원짜리 입당원서까지 거의 모든 조직관리자금은후보자-사무국장-조직부장-동책(洞責·협의회장)-통책(統責·지역장)-반책(班責·관리장) 등의 계통을 걸쳐 집행된다.1개 동에 소속된 지역장·관리장규모는 40∼60명 규모다.10개 동으로 이뤄진 선거구에서는 400∼600명의 조직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조직관리자금이 말단 하부조직 책임자인 반책까지 한단계씩 내려갈때 마다30∼40%씩 ‘배달사고’가 발생하는 관행도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경북에서는 한 후보자의 관리장이 지정식당에서 향응을 제공하고 집에서 돈봉투를 돌리다 상대 후보에게 적발됐다.일부 지역에는 선관위 감시를피해 관리장 등이 자기 구역 유권자를 인접 선거구로 데려가거나 신분이 노출되지 않은 제3자를 시켜 향응을 제공하는 수법도 새로 등장했다. 선거판이 조직싸움으로 흐르다보니 기존 조직을 갖추지 못한 정치신인에게조직을 넘겨주겠다며 수백만∼수천만원을 요구하는 브로커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서울지역의 한 정치신인은 “30년 이상 토박이라는 50대가 조직 동원및 관리를 조건으로 2,000만원을 요구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상대후보의 하부조직이나 핵심라인을 인수하거나 스카우트하는 과정에서도거액의 자금이 오간다.기존 동책 등의 1인당 스카우트 비용은 평균 100만원안팎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유권자가 변해야/ 문제는 유권자의 의식과 행태라는 지적이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후보 진영은 “강북 처럼 설렁탕을 대접하면 표가 떨어진다”면서 “3만∼4만원 짜리 식사는 대접해야 얘기가 통한다”고 전했다. 영남권 농촌지역의 한 후보는 상대후보의 온천관광 제공사례를 뻔히 알면서도 관할 선관위 등에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신고하면 농민들이 반발해오히려 손해”라는 하소연이다. 말로는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도 선거철만 되면 손을 벌리는 유권자의 자기모순이 사라지지 않고는 금권선거의 구태를 벗어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여야 자금지원 어떻게. 16대 총선후보 등록일(28·29일)이 다가오면서 각당 지도부들이 후보자들의 빗발친 자금지원 요청에 고심하고 있다.여야는 지역별 판세에 따라 자금을차등지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모두 이른바 ‘실탄’이 부족하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후보들에게 등록비 2,000만원을 지원한 뒤 추후 판세별로차등 지원한다는 계획이다.초경합지역이나 경합속 우세지역 등 당선 가능성위주로 지급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는 몇몇 후보들은 이미 2,000∼4,000만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한나라당은 지난 15일 선관위로부터 받은 정기 국고보조금 20억여원과 이달말 지원되는 선거보조금 100억원으로 총선경비를 주로 충당할 계획이다.이 가운데 각 후보들의 등록비용 50억원,광고비 20억원,총선 지원유세 비용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렇지만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면 지역판세에 따라 자금을 ‘차등지급’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있다. ●자민련은 야당 선언이후 당 재정 사정 악화로 최소한의 경비로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이달말 지급될 국고보조금 48억원과 경상비 15억원,중앙당 후원회비 30억원 등 현재 100억원 정도를 확보한 상태다.각 후보자들에게는 등록비 2,000만원 +α를 지급할 계획이다. ●민국당은 후보등록비 지원에만 20억원이 들지만 국고보조금과 선거보조금은 15억원에 불과해 ‘돈가뭄’이 심하다고 밝혔다.조만간 중앙당 후원회를열어 선거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광숙기자 bori@. *선관위 대책. 4·13 총선을 앞두고 ‘돈바람’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돈 안쓰는 선거’라는 구호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전망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30당(當) 20락(落)’(30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20억원을 쓰면 낙선한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1,000여명이 평균 10억원을 쓴다고 어림잡아 계산해도 1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풀린다는 계산이다.금품살포및 선심관광 등 불법선거 단속사례도 15대총선(100건)에 비해 벌써 3배가 넘는다. 중앙선관위는 이같은 금권선거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선거사상 처음으로 선거부정감시단을 운영한다.후보자를 낸 정당이 추천한 비(非)당원 3명씩을 포함,30∼50명의 감시단이 전국 구·시·군 선관위에서 감시활동을 펼친다.1만2,000여명의 단원들이 선거기간 개시일인 오는 28일부터 선거일까지 현장에서 ‘밀착감시’를 하며 불법사례를 적발한다. 이들은 종래 각 선관위의 위촉감시단원이나 자원봉사자와 달리 적극적으로감시활동을 펼 것으로 보여 금권선거를 막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되풀이되는 금권선거의 악습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의식전환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금품공세를 펴는 후보를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철저하게 표로 응징해야 하는 것도 유권자의 몫이다.선관위도 유권자들의 부정선거 고발을 장려하는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컴퓨터의 대량보급과 관련,인터넷을 통한 고발도 적극 유도할 예정이다. 김성수기자 sskim@. *정치신인들의 고통. 처음으로 ‘민의의 전당’인 국회 진출을 꿈꾸는 정치신인들.이들은 한결같이 부푼 가슴으로 ‘정치판’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러나 정작 선거전에 뛰어든 뒤 이들의 마음은 무겁기만하다.자신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나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이들 ‘초년생’들은 요즘 선거브로커에 시달리고 있다.브로커들도 신인들에게 집중적으로 접근하고 있다.여야 후보 모두에게 공통적인 현상이다. 386세대 기수를 자처하면서 서울지역에 출사표를 낸 한 야당후보 K씨는“선거사무실을 차려놓자 마자 선거브로커가 찾아와 표를 볼모로 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돈도 없었고 구태정치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판단에거절했다고 한다.그러나 “표를 몰아주겠다”는 ‘유혹’에 솔깃하기도 했다고 실토했다. 여당후보인 H씨도 선거브로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그는 “주위에 선거경험자가 없었으면 ‘표를 준다’는 말에 넘어 갔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 고참들의 편법적 ‘돈선거’에 불만을 토로했다.야당후보 O씨는 “현역인 상대 후보가 당원연수를 빙자해 집단적으로 야유회를 개최하는 것을봤다”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으론 이런 대접을 받은 사람들은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걱정했다.그는 “똑같은 방법으로 할 수도 없고 선관위에서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 *孫鳳鎬 공선협대표 제언. “자격을 갖춘 후보자가 많이 출마하고 의식있는 유권자의 투표가 늘어나면금권선거도 사라질 것입니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손봉호(孫鳳鎬·서울대 교수)공동대표는 후보자,유권자의 각성과 함께 사정당국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금권선거가 사라질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대표는 “유권자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광복 이후 갑자기 선거 제도가 도입됐다”면서 “때문에 가장 사람들을 쉽게 유혹할 수 있는 돈을 이용해 선거에서 이기려는 전략이 첫 선거부터 사용됐다”고 금권선거의 연원을 분석했다.손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자격을 갖추려는 노력 대신 돈으로 표를 사려하다 보니 금권선거가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특히 선거 막바지에 들어서면 후보들의 다급한 심정을 악용하려는 선거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돈선거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지만 돈을 쓴다고 해서 그것이 표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손대표의 생각이다.“유능한 후보자에게는 법정 선거비용이면 충분하다”면서“실제로 가장 돈을 많이 썼다는 후보가 낙선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금권선거 근절을 위해서 손대표는 우선 용기있는 후보자가 선례(先例)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만약 이번 선거에서 누구에게나 능력을 인정받는후보자가 돈을 쓰지 않고 대신 선거에서 떨어지는 용기를 보여준다면 시민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지금까지는 돈을 받은 유권자들은 열심히 투표를 하는 반면 의식있는 유권자들은 기권하는 경우가 많아상대적으로 돈의 위력이 컸다”면서 “적극적으로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가하면 돈의 위력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대표는 “검찰,경찰,법원 등 사정당국이 추상같이 법을 집행하면후보자들이 ‘당선만 되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후보자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시민의식을 높이는 데힘써 금권선거를 근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한광장] 중국과 타이완의 이혼(?)

    마오쩌둥과의 내전에서 패한 장제스가 국민당 간부·군대와 200만명에 이르는 난민을 이끌고 대만에 정착하면서 시작된 국민당의 집권은 반세기가 지난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오늘 대만에서 총통선거가 실시됨에 따라 정권교체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특히 각 후보들의 대륙정책 차이점 때문에 선거 이후 전개될 양안관계가 초점으로 부각하고 있다.과연 대만인들은본토와의 관계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중국의 대만 독립에 대한 입장,대만의 중국 통일에 대한 입장과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행사 가능성을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의 대만 독립 불가 입장은 확고하다(三不政策).96년 첫번째 총통선거에서도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무력 시위를 벌임으로써 중국은 대만을 위협한 바 있다.당시 미국은 항공모함을 파견함으로써 내정간섭을 중지하라는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국민당의 롄쟌(連戰),민진당의 천쑤이볜(陣水扁),무소속의 쏭추위(宋楚瑜)후보는 양안관계에 대해 각각‘양국론’ ‘대만독립론’ ‘준국제관계론’을견지하고 있다.중국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천 후보에 대한 반감을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대만의 안정을 볼모로 낙선을 위한 영향력 행사를 꾀하고 있다.중국은‘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문제’라는 백서를 통해 대만이무기한 통일 협상을 연장한다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결의를 표시한 바있다. 대만의 안정에 호소하고 중국과의 대화에 가장 적극적인 후보가 쏭추위이고,명통암독(明統暗獨)을 염두에 두는 롄쟌은 표면적으로는 중국을 거스르지않고 있다.이에 따라 중국은 부패 혐의로 인기가 급락하고 있는 쏭추위 대신당선이 가능한 차선책으로 롄쟌 후보를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음,대만 거주인들의 본토와의 통일에 대한 태도는 어떠한가.대만인 대부분은 굳이 중국과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인식한다.중국 본토보다 월등한경제력을 보유한 대만은 사회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중국에 대해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통일이 되면 본토로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사회간접시설에투자하기보다는 현금을 보유하는 등 그동안 통일에 대한 애착을 보이던 대만인들이지만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그동안 너무나도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다고 해도 사회주의와의 불안한 동거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정서를 무시할 수없다.이런 대만인의 정서를 파고 들고있는 것이 천쑤이볜의 선거전략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대만 독립 입장에 대해 실질적인 무력 침공으로 대응할 것인가.79년 중국은 베트남을 응징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침공했다가 망신만당한 경험이 있다.무엇보다도 육군 위주의 중국이 전쟁 발발시 제공권에서대만에 대해 우위를 보일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물론 미국의 참전을 불러일으켜 중·미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닫게 되는 상황 또한 중국은 원하지 않을것이다.동북아 안정에 심대한 위협이 되고 이 지역의 일본과 남·북한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한다면 중국은 쉽사리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중국이 무력으로 전면전까지는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사일 발사,해상훈련,삼군훈련 등으로대만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있다. 중국의 전인대(全人代)에 참가하고 있는 주룽지 총리에게 질문이 주어졌다. 대만 독립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마치 이혼하고자 하는 아내에게 무력사용을 해서라도 돌아오게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었다.혼인법과 국제법이 다르다는 것을 내세운 주 총리의 답변이 재치가 있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싫다는 파트너를 억지로 붙들기 위해 어떤 매력을 발할 수 있느냐가 문제로 남는다. 육체적(경제력)으로,정신적(중화인)으로 아무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서 도망칠 기회만 노리는 별거 중인 아내를 어떻게 붙잡아둘 수 있겠는가.중국으로서는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강압적인 자세가 가져올 사랑의 상처를 감내할 수 있는 상호간 관용의 한계를 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국제정치학
  • [4·13총선 D-30] 黨 선대위 전략

    4·13총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여야는 초반 판세 분석을 바탕으로 ‘D-30 필승전략’을 가다듬고 있다.특히 아직도 부동층이 40%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지지정당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표심 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선거대책위원장 등 주요 4개정당 중앙선거대책위 지도부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각당의 득표전략과 전망을 알아본다.자민련은 이한동(李漢東)총재가 선대위원장을 겸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박철언(朴哲彦)선대위 수석부위원장이 인터뷰에 응했다.민국당은 조순(趙淳)총재 겸 선대위원장의 지방 일정 때문에 장기표(張琪杓)선대위 부위원장이 총선에 임하는 입장을 밝혔다. ◈李仁濟 민주당 위원장.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13일 “이번 선거는 안정속의 개혁이냐,혼란이냐를 결정짓는 선거”라면서 “민주당에 안정의석을 허락해 주신다면국민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하겠다”고 말했다. ◆총선 30일 전의 각오는. 지금까지의 개혁이 위기극복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앞으로는 경제도약을 위한 개혁이다.이를 정확히 알리고 열린 마음으로 국민에 다가가겠다. ◆총선 전망은. 사실상 선거 중반이다.그럼에도 새 정당 출현 등 큰 변수들이 많다.그러나지역구 100석 의석을 얻어야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제1당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혼탁선거 대처방안은. 우리 당은 이미 중앙당 및 지구당에 지침을 내려 공명선거 확립에 애쓰고있다.언론,시민들의 자율적 캠페인 활동이 필요한 때다. ◆총선 전후 정계개편에 대한 전망은. 선거를 한달 앞둔 시점에서 인위적으로 제기하는 정계 개편론은 국민주권을무시하는 행위다. 지금은 각당이 선거를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때다.총선이후 국민적 공감이 형성되면 그때 검토해볼 문제다. ◆충청권 공략의 성공 가능성은. 특정정당을 위해 특정지역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충청권도 역시 마찬가지다.지역을 볼모로 국민감정을 악용,이득을 보려는 정치인과 정당은 국민의심판을 받을 것이다.나는 전국 정당화를 위해 뛰고 있을 뿐이다. ◆9월 전당대회에서의 지도부 경선에대한 입장은. 오늘 최선을 다할 뿐이다.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도 늦지 않다. 이지운기자 jj@. ◈洪思德 한나라 위원장.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13일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개헌저지선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승리를 장담했다. ◆총선에 임하는 각오는.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다.가깝게는 개헌저지선 확보가 필요하고 멀리는남북화해에 앞서 지역간 화해를 도모하는 근거가 이번에 마련돼야 한다. ◆당초 목표한 과반수 의석에 변함이 없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이 충청권에서 뜻밖의 사단을 일으키는 바람에 당초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어려웠던 JP가 부활했다. 우리 당과 민주당이 충청권에서 7∼10석을 잃게 됐다.따라서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전국구를 포함,130석 내외로 예상된다. ◆관권시비와 지역감정조장,색깔론 등 혼탁조짐이 있는데. 공식 선거운동을 2주일이나 앞둔 시점의 불법·타락선거 사례가 15대총선전체 건수보다 3배나 많아졌다.그동안 정부와 민간단체가 협력,관권·금권선거를 못하게 했는데이번 총선에서는 역행하는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 ◆총재와의 역할 분담은. 지구당대회가 일시에 집중되는 바람에 총재가 갈 수 없는 지역을 대행하는식으로 움직일 것이다. ◆일부 대여(對與)폭로는 근거가 없다는 얘기도 있는데. 정권교체 이후에나 사실 규명이 가능한 사안도 있고 그 이전이라도 부작용예방 차원에서 여야가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이 있다. ◆민국당 바람을 어떻게 보나. 당초 예상보다 의석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김광일(金光一)씨의 지역감정 발언으로 유권자들이 창피해서 어떻게 민국당을 찍겠느냐. 최광숙기자 bori@. ◈朴哲彦 자민련 수석부위원장. “시시비비를 분명히 할 수 있는 강한 야당으로 거듭 나겠다.” 자민련의박철언(朴哲彦)선대위 수석부위원장은 “2년 동안 공동정권을 이끌어와 DJ정권의 실상을 어느 당보다 잘 안다”며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총선에 임하는 포부는. 노선과 색깔이 불분명한 다른 당과의 차별화를 통해 우리 당의 정체성을 부각시켜 이번 선거를 보수와 급진세력의 대결구도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목표의석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나.혹시 수정한다면 이유는 뭔가. 지역구 77석,전국구 14석 등 91석 이상을 목표로 전당원이 똘똘 뭉쳐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기대 이상의 성과도 기대할 만하다. ◆자민련과 다른 정당들을 평가하면. 지난 7년 동안의 잘못된 개혁으로 중산층이 몰락해 상대적으로 지지기반이축소된 것이 약점이다. 민주당은 신의가 없고 국민을 배반한 정당이다.한나라당은 국정 방해자로서야당 자격이 없다. 더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정당들의 정체성이 없다는 점이다.나름대로의 강점은 있겠지만 의미가 없다. ◆혼탁선거 조짐에 대한 대책은. 우리 당은 각당 선대본부장회의체 구성을 공식 제의했고,공명선거 대국민선언을 했다. 우리당 후보중 불법·탈법 등의 행위가 적발되면 공천 취소·출당 등 강력한조치를 취하기로 각 지구당에 지침을 시달해 시행중에 있다. ◆지역대결 구도가 예상되는데도 대전에서 대규모 필승대회를 연 이유는. 충청권은 지난 95년 김영삼(金泳三)정권의 개혁 만능주의에 대항해 자민련을 창당케 한 지역이다.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충청권 공략을 위해 터무니없는공세를 펼치고 있어 ‘녹색바람’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박대출기자 dcpark@. ◈張琪杓 민국당 부위원장. 민주국민당 장기표(張琪杓)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13일 “수권 정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4월 총선 이전에 민국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를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부위원장은 특히 “부산·경남 선거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의중이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선 30일 전의 각오는. 민국당의 출범 배경을 유권자에게 정확히 알리고 지지를 호소하겠다. ◆총선 전망은. 현재 당 지지율이 낮지만 지역별로 합동지구당 창당대회를 연쇄적으로 가지면 지지율이 상당수준 올라갈 것이다.반드시 원내교섭단체를 이루겠다. ◆혼탁선거 조짐의 대처방안은. 선관위와 시민운동단체의 부정선거 감시운동을 최대한 돕겠다. ◆지지기반이 영남권에 그치는데. 수도권에서 선전하지 못하면 당의 존립 의미가 없어진다.조만간 수도권 바람을 일으키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부동표 공략 방안은. 기업인·여성·청년·네티즌·노인 등을 겨냥한 차별화 정책을 마련,지지를호소하겠다. ◆김영삼 전대통령이 민국당 지도부에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는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차기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민국당은 반드시 집권당이 될 것이다.이를 위해 총선시기에도 대통령 후보가필요하다.다른 최고위원 몇분에게 제의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당내 차기 대선후보로 거명될 수 있는 분이 5명 정도는 된다.조만간 차기 대통령감으로 부상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민국당, 지역감정 조장 내부갈등

    민주국민당이 ‘지역감정’이라는 화두를 둘러싼 내부 이견으로 난기류에휩싸였다.영남권 출신 당 지도부는 4·13 총선의 득표 전략 차원에서 지역감정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견해다.반면 당내 30·40대 소장파는 지역할거주의의 단호한 배격을 주장하고 있다. 총선전략을 위해 지역감정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쪽은 김윤환(金潤煥)·김광일(金光一)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김광일최고위원은 7일 기자들에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괴수’로 표현한 것은 적절치 못한 언급으로 취소한다”면서 “영도다리 발언도 부산시민이 아니라 당지도부를 상대로 한 것”이라고 치고 빠지기식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지역감정 발언을 문제삼아 나를 제소한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며 부산지역 당선이 확실하다”고 강변했다.“있는 그대로 얘기한것이지 지역감정을 선동한 것은 아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부산 연제에 출마할 이기택(李基澤)최고위원이 지난 90년 통일민주당 부총재 시절 이후 11년만에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것도 표몰이를 겨냥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당내 ‘새로운 정치를 준비하는 모임’회원 30여명은 청년정치개혁선언 등을 통해 “영남당으로 가자는 유혹을 완강히 거부한다”며 지도부의지역감정 조장 행태에 반기를 들고 있다.이들은 “전국정당과 개혁정당으로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감정을 볼모로 하는 정치는 추방해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촉박한 총선일정 때문에 당장에는 명분보다 정치적 실리가 앞서고 있지만당내 ‘영남당’시비는 정체성 논란과 맞물려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李會昌총재 연일 ‘충청권 求愛’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5일 고향인 충남 예산을 방문했다.이총재의최근 충청지역 방문은 충북 음성·진천과 충주에 이어 세번째다. 이총재는 예산지구당 정기대회와 그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종필(金鍾泌)씨와 이인제(李仁濟)씨는 충청권 땅따먹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지역을 볼모로 잡아서 충청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는 일을 하지 말아야한다”고 두사람을 싸잡아 비난했다.이어 “본인은 충청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왔다”며 충청지역을 향한 애정공세를 폈다. 이총재는 또 “자민련이 야당으로 간판을 달았지만 이는 공동정권으로서의실정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선거에 표를 얻고자 하는 꾀를 부리는 것이 아닌가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고 공격했다.특히 “(정권)곁에서 곁불이나쬐는 그런 사람들의 텃밭이 돼서는 안된다”면서 “진짜 야당을 하려면 총리와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자민련을 거세게 몰아부쳤다. 이총재는 마지막으로 “DJ정권의 독선·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한나라당이과반수의석을 확보하도록 해야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총재는 새마을호열차로 예산역에 도착한 뒤 택시를 타고 각 행사장과 읍내 시장 등을 돌며 밑바닥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한편 이날 예산지구당 정기대회에서는 최승우(崔昇佑)씨를 신임위원장으로선출하는데 반발,이기택(李基澤)전 고문계보인 김성식(金聖植)전지구당위원장측 당원들이 30여분간 단상을 점거해 행사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이과정에서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단상위는 한때 난장판이 됐다가 겨우 진정됐다. 최광숙기자 bori@
  • [대한광장] 정당의 색깔내기

    한국 정치는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총선을 바로코 앞에 두고서 탈당과 창당을 밥먹듯 하고 신당의 이름을 익히기도 전에 또다른 신당이 태동하고 있다.자유니,민주니,국민이니 하는 당명도 비슷하여50·60년대 정당인지 현대 정당인지 정치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도 보통혼란스러운 일이 아니다.게다가 거기 모여든 사람들의 면면이 당명과 일치하지 않고 어제까지만 해도 도저히 어울리기 힘든 사람끼리 한 데 있으니 언제깨질까 불안하기도 하다.그래서 한국 정당들을 포말(泡沫)정당이라고 했던가?한국 정치에서 유유상종이란 말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그렇고그런 사람들이란 말로 해석돼야 할 것 같다. 정치는 현실이고 정치인들이 현실적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탓할 수만은 없다.그러나 정당이 파당이 아닌 공당(公黨)으로 비춰지고 기능하기 위해서는 정당으로서의 최소한의 면모는 갖추는 것이 국민을 향한 예의이다.그러한 최소한의 조건 가운데 하나가 정당의 이념과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작금의 한국 정치가 혼란을 가중시키는 이유 중의 하나도 그러한 정당의 이념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지나치게 현실적 이익을 좇다보니 이념을 형성할 겨를도 없이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고하는 새로운 천년에 무슨 이념 논쟁인가 하는 이론(異論)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한국 정치가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를 벗어나서 새로운 단계로 승화되지 못한 채 지역 감정의 볼모가 되고 있는 현실을타파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각 정당이 이념적 차별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그것은 정당 선택에 있어서 국민들의 혼란을 경감시키면서 동시에정당 일체감을 심어줘 정당에는 고정표를 안겨주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념이 섬세한 정책으로 연계되어 정당의 지지 계층을 형성해야 전국적 정당으로 태어날 수 있다.그러한 차별화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1인2표제는 정당의 부익부,빈익빈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막연한 정책 구별보다는 진한 피가 더 일체감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얼마 전‘신보수 선언’을 채택한 어느 정당은 차라리 동정을 받을 만하다.엊그제까지만 해도 3김 타파를 명분으로 삼았으면서 한 마디 변명도 없이 전직대통령 앞에 머리를 조아린 사람과,낙천만을 창당의 무기로 삼는 사람들에 비하면 그들은 어느 정도 일관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애매모호한 보수로부터 명시적 선언으로까지 표출된 것은 과거국민 대다수를 협소하게 틀 지웠던 보수주의적 정치문화가 이제 심리적 정향으로서만이 아니라 정치 세력화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이는 한편으로는 과거 재야운동권을 제외하고는 제도 야당까지 포함하여 거의가 보수일색이었던 통치세력의 지배 범위가 현격히 축소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서구에서의 보수주의가 보통은 위기 의식에서 출발하는 것과 상통한다. 사실 한국의 정치문화는 남녀,세대,지역,계층간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다극적 정치문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차이에 비해 정당간 스펙트럼의 폭은 너무 좁아 그러한 표출 구조의 협소성이 거리의 정치를 만연케하고 있다.이제 새로운 세기에 한국 정치가 한 걸음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과거 민주 대 반민주에서와 같은 상호 비방의 틀을 벗어나 분명한 자기색깔 내기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기왕 보수주의를 선점하여 선언한 정당도 여러 집단에 대한 비난의 틀을 벗어나 현대의 여러 정치 쟁점들에 관해‘신보수’의 의미는 무엇인지 명확히할 것이 요구된다.타 정당들도 차제에 막연한 이미지로서가 아니라 정책과연계된 이념 정당으로 정립될 필요가 있다.그래야 우리도 제3의 길이든지 정책 연대든지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국민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보수적 인간형과 개혁적 이념의 결합 내지는 개혁적 인간형과 보수적 이념의 결합과 같은 것들이다.그러한 불일치를 경험하는 자들의 이합집산은 보기에도 민망스럽다. 김명숙 상지대교수 정치학
  • [대한시론] 김대통령 취임 두돌에 부치는 글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의 당선은 헌정 50년 만의 새로운 장을 여는 순간이었다.그러나 암울한 시대가 끝난다는 감격도 한순간에 그치고,김 당선자는 취임도 하기 전에 파국에 부닥친 외환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김대중 대통령을 못마땅해 하는 사람도 그의 경제파국 수습의 국정수행 능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군사정권 이래 고질병이 되어 온 정경유착이 불러온 파국을 그 파국의 원인행위를 제공하는 데 책임을 지는 개인이나 당파가 수습할 수 있었겠는가? 솔직하게 사태를 봐야 한다. 다음에 김대중 정부는 민족의 통일이란 숙원을 정치도구로 이용해온 것을지양하고 대북정책에 일단 전기를 마련했다.통일과 안보를 빙자해서 못된 짓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 시대 절대절명의 민족의 과제가 아닌가? 그리고 무엇보다 김대중 정부의 출범은 말길(언로)을 트기 시작하고 국민이 눈치를 보는 비열한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했다.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것이 아니라,원색적 비방까지도 마구 해대는 부작용도 있다.그런데도 역대독재자와 달리 용케 참아내는 김대통령을 본다.일부에선 오히려 그런 자세가 약하고 자신이 없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나 걱정도 한다. 여기서 나는 김대중 정부의 취약점을 내 나름으로 살펴 제언한다.김대통령이 취임 이래 경제파국을 수습하느라고 개혁을 미룬 것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구시대 기득권 세력의 집요한 방해에 대해 본다.대선에서 패한 구시대의 집권세력의 일부는 야당이 될 마음의 준비를 꿈에도 해보지 못했다.그러다가 대선에서 엉뚱하게 당했다는 감정의 응어리가 맺혀있는 듯하다.그래서 야당으로서 정도를 일탈해 룰이 없는 훼방꾼 정치를하고 있다.대통령 취임식날에 총리인준을 국회에서 부결시키는 것으로 출발해 사사건건 물어뜯기다.결국 야당 스스로 국회에서 정치갈등을 조정 해소할 여지를 거세해 버렸다고 할까? 우리는 세계화-지구 단위의 시장구조의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선 독점재벌의 정경유착의 부패구조를 청산해야 한다.그런데 이 개혁의 대상이 되는 재벌이 거대한 괴물같은세력으로서 개혁을 음으로 양으로 방해하고 있다.경제위기에서 재벌을 죽이면 재벌이 차지한 경제와 고용인도 피해를 본다는 볼모를 잡고 버티면서 기득권을 고수하려고 한다.그들의 돈이 국민과 국가의 돈이란 점을 까맣게 잊었다는 듯이 독재시절의 단꿈을 되살리려고 한다는 인상을 준다.여기에 대해 김대중 정부는 너무나 신중하고 관대한 것은 아닌가 할 정도로 유화적이어서 오히려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주의할 점은 정권이 야당으로 바뀌면 제일 먼저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됐던 독재시대의 구관료나 기득권층,독재정치의 해택을 본 부류들이 그대로 그 지위와 권익을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김대통령은 정치보복을 안한다는 입장에서 부패 기득권층에게 관대하게 대해 오고 있는지 모른다.그렇지만 여기에는 두가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먼저 범법과 비리로 이득을 본자들이 심판을 받지 않는 역사가 그대로 존속한다면 누가 법과 정의를 위해자기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투쟁하겠는가? 이 점은 아주 중요하다.해방후 친일파를 그대로 놔두어 나라꼴을 우습게 만든 일을 상기하라.다음에 그렇게심판을 모면한 부패 기득권세력이 김대중 정부의 관용에 감사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까? 오히려 현정부의 나약함을 비웃으며 그들의 시대가 다시 오기를위해 날뛰는 것을 본다.이러한 판국이 되면 서민들은 “김대중 정부와 구정권이 무엇이 다른가? 지금도 정부는 부패세력의 편이고,구정권때부터 ‘정권에 줄서기’를 잘해 빌붙어 먹은 자들의 세상이 아닌가”하고 자조하고 절망하게 된다.필자는 그런 말을 한두번 들은 것이 아니다. 여기서 김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하겠다.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형편과 과제를 보다 솔직 대담하게 국민에게 알리고 충심으로 협조를 구하라. 구시대의 부패구조와 연고 파벌주의에 대해선 다른 묘책은 없다고 본다.대통령의 충정과 성의를 보이며 정면 돌파를 시도해야 한다.우리 정서로 봐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아주 중요하다.인간적으로 가혹한 말이 될는지 모르지만 대통령은 개인적 미련을 털고 앞장서서 뛰어야 한다고 권한다.김대통령은 이미 자기 한 몸을 겨레를 위해 던진 분이지만,이 시점에서 각오를 선명하게 행동으로 보이며 국민이 따라오라고 해야 한다. 한상범 동국대 교수 법학
  • 오늘 의사집회 ‘진료 대란’ 예고

    의약분업 실행안에 반발해온 의료계가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또 한차례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7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예정된 전국의사대회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 대회에는 의사 및 가족,의료기관 직원 등4만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특히 전국 1만7,000여명의 개원의중 1만여명과상당수의 병원 근무 의사들이 참가할 전망이어서 동네의원의 절반 이상이 문을닫고 병원의 외래진료가 축소되는 등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진료 차질 발생시 주도자에 대해 공정거래법·의료법 등관련 법규에 따라 법적·행정적 조치 등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있다. ◆의료계의 입장 정부가 지난해 11월 의약분업의 전제로 ‘의약품 실거래가상환제’를 도입한 것이 최대 쟁점이다.약값을 평균 30.7% 인하하고 의료보험의 보상은 기존 고시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바뀐 것.이로 인해 내과·가정의학과·비뇨기과·소아과 등 동네의원을 비롯한 의료기관들의 주요 재원인약가 이윤을 잃게 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이에 따라 진료수가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아울러 ▲약국임의조제 감시장치 구축 ▲약사 대체조제 방지책 마련 ▲약화 사고시 책임소재 명시 등의 선결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의약분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방침 및 집회 대응 실거래가 도입시 진료수가를 12.8% 인상했음에도동네의원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이에 따라 이달중 동네의원과 약국의 손실보전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시행하는 등 올해 말까지 3단계에 걸쳐 진료수가를 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진찰료,의약품관리료,처방·조제료 인상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내과계열 3개과에 도움이 되도록 의약품관리료와 처방·조제료를 조정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처럼 수가조정을 추진하는 등 의료계의 의약분업 관련 요구사항을 대체로 수용해 왔다며 의사들의 집회는 명분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사들이 나름대로 생존권 위기를 호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높다”면서 “의료계가 집회를 강행,진료차질이 빚어질 경우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철기자 ickim@
  • [사설] 정의원사건 정략 이용말라

    국회 정형근(鄭亨根)의원 체포 파문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검찰의 정 의원 체포를 물리적으로 막은 한나라당이 이 문제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며 정치문제화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정치적이냐 아니냐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그가 정치인이고 정 의원이 표적으로 삼고 있는 상대가 대부분 정치인이란 점에서 보면 정치적이라 할 수 있고, 그가 혐의를 받고있는 명예훼손의 대상이 된 사람들의인권보호라는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사법적이다. 중요한 것은 이 나라의 공권력이 이래도 되는가 하는 문제다.정 의원이 고소,고발당해 있는 사건이 9건에 이르고 반대로 그가 고소,고발해놓고 있는사건도 15건이나 된다.고소를 당했거나 고발을 했거나간에 수사가 따라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23번이나 검찰의 소환에 불응해왔다. 검찰은 국회 회기 중 의원불체포특권에 따라 국회 휴회기간을 이용해 정 의원을 체포하려 했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검찰은 실패했다.한나라당의 조직적인 방해 때문이었다.검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못하고 망연자실해 있는 느낌이다.이 나라 공권력이 언제 이처럼 무기력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검찰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공권력이 누더기가 되면 어떤 결과가 오는가.김대중(金大中)정권에 대한‘저격수’임을 자임해온 정 의원은 불과 석달 전만해도부산에서“빨치산식 수법”운운하며 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회색시했다. 그는 12일 피신해 있는 한나라당사 안에서도 현시국을“좌익의 광란시대”“그게 무슨 대통령이냐”며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실로 광란의 시대다.암울했던 군사정권 시절 정 의원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그런 그가 민주화가 됐다는 지금 또 색깔론으로 보신을 하려 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황당하다. 더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정 의원 사건을 한나라당이 선거용으로 이용하려하고 있지나 않나 하는 점이다.임시국회 소집도 그렇거니와 기다렸다는 듯이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이 일은 커질수록 손해볼 게 없다는 얘기가 한나라당에서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이 일은 자칫 지역감정에다시 불을 붙이는 결과가 될 소지마저 없지 않다. 일이 더 이상 정치적으로 확대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일이 잘못되면 총선을 코 앞에 둔 시점과 맞물려 여나 야나 정치적으로 공히 파국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한나라당은 정 의원을 정치적 볼모로 잡아 두려고만 할 게 아니다.최선의길은 정 의원이 당당히 검찰수사에 응하는 것이다.
  • [사설] 국민건강 위하는 길로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의약분업(醫藥分業)이 계속되는 의·약계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지난해 11월 의약분업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가졌던 의사들은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또다시 반대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이날 전국 5만여명 의사의 60%가 넘는 3만여명 이상이 병원 문을 닫고 대회에 참가한다니 또 한차례 ‘병원 없는 하루’를 보내야 할 판이다.더구나 집회예정일이 지난해와는 달리 평일이어서 환자들이 겪을 고통은 더욱클 것으로 우려된다.의사들에 이어 약사들도 반대집회 개최 등 강경투쟁을예고하고 있다. 의사들의 요구사항은 한 마디로 의료수가의 대폭 인상이다.병·의원의 약품조제와 판매 금지로 줄어든 수입을 의료수가로 보상해달라는 주장이다.의약분업이 실시되면 내과·소아과 등의 이른바 ‘동네 병원’의 경우 실제로 심각한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거리에 나서는 의사들의 입장도 이해할만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의사들이 그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국민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일삼는다는 것은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더구나 의사들의 요구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정부 당국도 병원들의 경영 악화를 덜어주기 위해 의료보험수가의 단계적 인상 등을 약속하고 있는 마당에어렵게 출발하려는 의약분업을 막아서는 안될 것이다. 의약품의 오·남용과 약화(藥禍)사고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의약분업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의사와 약사,소비자들이 다소의 부담과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의약분업은 필요하다는 것이 국민적 합의다.수년에 걸친 준비와 시행 주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 마련한 의약분업안이라 하더라도 이해당사자들의 불만은 없을 수 없다.비단 의사들만이 아니라 약사와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집단이기주의에 몰려 의약분업의 시행을 더 이상 늦추어서는안된다.드러나는 문제점들은 시행하면서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다. 모처럼 시행하려는 의료개혁이 출발부터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다.의약분업의 순조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의사와 약사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국민들의부담을 늘리는 무리한 의료수가 인상도 신중해야 한다.의약분업의 실시로 병원과 약국을 오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의 부담을 지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시행까지 남은 4개월 동안 의·약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아울러 의·약계도 집단 행동을 자제하고 대화를 통해 요구사항을 관철하는 것이 국민건강을 위하는 길일 것이다.
  • [서치라이트] 부산新港이 조달청 ‘볼모’인가

    정부의 불투명한 행정처리가 대규모 공공공사에 참여한 건설업체와 지역경제회복을 원하는 주민들을 울리고 있어 원성이 자자하다. 해양수산부와 조달청은 지난 98년 11월 실시한 부산신항 호안1공구 공사 시공사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에서 총공사비 3,158억을 써낸 대림컨소시엄을 낙찰자로 선정하고도 입찰결과를 무효화,법정공방을 불러일으켰다.이어 1·2심에서 모두 패소해 놓고도 이에 불복,최근 대법원에 상고했다.이에 따라 항만시설 및 항만배후지를 만들기 위한 준설토 투기장을 조성하는 호안1공구 공사는 2년째 착공도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규모 민자사업으로 추진된 부산신항 전체 공사가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호안1공구 법정공방의 원인은 조달청의 불명확한 입찰기준과 특정업체를 비호하는 듯한 행태에서 비롯됐다.조달청은 입찰공고에 부산과 경남업체가 모두 포함된 컨소시엄과 한 지역 업체만 속해 있는 컨소시엄을 나눠 가산평가기준을 명확히 제시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불투명하게 처리,경남업체만 포함된 대림컨소시엄을 선정했다가 번복하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또 입찰에서 밀려난 삼성물산컨소시엄이 민원을 제기하자 기다렸다는 듯 입찰을 직권 취소하고 재입찰 공고를 냄으로써 특혜시비까지 불러일으켰다. 해양부와 조달청의 주먹구구식 입찰기준과 법원 판결에 대한 불복소동으로무려 6조원(정부 1조1,000여억원,민자 4조8,000여억원)에 이르는 대역사(大役事)가 지지부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공기지연에 따른 국가경제적 손실과 지역경제 회복을 염원하는 부산시민들의 기대는 누가 보상할 것인가. / 전광삼 경제과학팀 기자 hisam@
  • 쿠바소년 처리 美 ‘진퇴양난’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6살난 쿠바소년 엘리안 곤살레스군의 귀환을 둘러싼 미국과 쿠바간 외교마찰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곤살레스군은 지난해 11월 어머니와 함께 불법이민을 위해 플로리다행 선박에 탔다가 사고로 혼자만 미 해안경비군에 구조됐었다.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친척집에 머물고 있는 곤살레스군은 그의 미국거주를 주장하는 쿠바계 미국인과 시민단체들의 인도주의와 쿠바인들의 자존심싸움의 볼모가 된 채 오도가도 못하고 양국정부가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는형편이다. 미국인들은 쿠바에 소년을 송환하는 것은 공산정권과 빈민에 곤혹을 겪게내버리는 것이라고 인권을 주장하는 반면 쿠바인들은 이같은 ‘인권포기’주장 운운에 자존심이 상해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까지 나서 귀환시키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미 이민국은 지난 5일 쿠바에 거주하는 곤살레스군의 아버지가 친권이 존재한다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14일까지 귀환을 결정했다.그러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쿠바 이민들과 인권단체들은 지난 6일 마이애미 시내에서 대규모시위를 벌이는 한편 송환거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의회 정부개혁위원회 댄 버튼 의원(공화·인디애너주)이 나서 관련 청문회에 소년이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친척들은 아버지의 친권에 맞서 후견인 인선을 요청,송환을 막고 나섰다.미국에서 각종 장난감 세례와 부유한 생활을 맛본 곤살레스군 자신도 미국거주를 희망한 것으로알려졌다. hay@
  • 금감원,’카드수수료’ 합리적 해결 촉구

    백화점과 신용카드 업계간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된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 파동에 대해 금융당국이 조속한 타협을 주문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 이종호(李宗鎬) 비은행감독국장은 9일 “양측의 분쟁이 장기화되고 확산되면 이용자 불편이 가중되므로 빨리 수습돼야 한다”면서 “양측이 만나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좋다”고 밝혔다.그는 “금융당국이개입할 사안은 아니지만 고객을 볼모로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금감원은 백화점업계가 집단행동하는 것은 문제라고 보고 있다.이번주 BC카드측과 백화점측은 협상에 들어가 절충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곽태헌기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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