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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아이돌 잡는 방송사 ‘체능’ 프로그램

    “아이돌이 무슨 방송국의 봉인가요?” 최근 아이돌 가수들이 방송국 시청률 경쟁의 볼모로 내몰리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연해 부상을 당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그 부상 탓에 활동을 중단하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해외에서는 K팝 열풍의 첨병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에 내몰려 가수 생명의 위협을 받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아이돌 스타 육상·양궁 선수권대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그램은 무려 150명의 아이돌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달리기와 허들, 높이뛰기, 경보, 계주 등 운동 경기를 시켰다. 출연자 중에는 얼굴을 알리기 위한 신인 그룹도 있었지만 카라, 씨엔블루, 포미닛, 미쓰에이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K팝 스타들도 대거 포함됐다. 시간당 행사 출연료 수천만원대인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무소불위의 방송사의 권력이다. 방송 분량은 고작 2시간 30분이었지만, 이 프로그램의 녹화시간은 무려 22시간이었다.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의 한 실내 체육관에서 녹화를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아침 7시에 가수들과 팬들을 집합시킨 뒤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날밤을 새우며 촬영했다. 쏟아지는 잠을 쫓으며 열심히 뛰었지만 통편집돼 화면에 얼굴이 한 차례도 비치지 않은 가수들도 있었다. 심지어 씨스타 보라, DMTN 다니엘, AOA의 혜정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제작진은 예선전에서 탈락했는데도 팀을 응원하라면서 집에 가지도 못하게 해 다음 날 스케줄에도 막대한 지장을 받았다”면서 “가수들도 출연하기 싫어하지만, 담당 PD가 후에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맡거나 혹시나 방송국에서 생길 수도 있는 불이익을 우려해 나가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MBC는 이 아이돌 육상대회의 첫 회 시청률이 잘 나오자 매년 명절마다 고정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일부 아이돌 그룹 소속사는 메달을 따서 방송 분량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경기를 앞두고 따로 훈련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22시간 동안 체육관에서 카메라와 팬들 앞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한 이들의 얼굴에는 피로감이 역력했다. 방송국이 이런 ‘슈퍼 갑’의 지위를 이용해 아이돌을 혹사시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KBS의 ‘출발 드림팀’도 아이돌의 부상 온상지로 지목되고 있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리더 문준영은 지난해 5월 ‘출발 드림팀’에 나갔다가 발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뒤 아직도 회복되지 못해 가수 활동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분명히 안전장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방송국의 책임도 있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부상을 당해도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 등 은폐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부 방송사들은 해외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과도한 협찬료를 챙기고 가수들의 초상권을 남용하거나 행사 출연료의 3분의1~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은 출연료로 해외 공연에 동원한다. 입장권 수익은 물론 각종 부가판권 수입은 모두 방송국이 올리는 등 횡포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 아이돌 소속사 관계자는 “춤과 노래가 아닌 ‘체육돌’까지 키워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면서 “방송국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싼값에 아이돌을 동원하면서 오히려 식상함을 자초해 한류 확산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rin@seoul.co.kr
  • [정보마당] 구정소식·공연·전시·영화

    [구정소식] ●강남구 24일 오후 2시 세곡문화센터 3층 대강당에서 주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구민 건강강좌’를 연다. 생활체육팀 (02)3423-5953. 25~30일 청담동과 삼성동 등 10개 동 정보화센터에서 생활 속 인터넷, 스마트폰 체험 등 지역정보화교실 2월 수강생을 모집한다. 전산정보과 (02)1544-5220. ●강동구 새달 11일까지 ‘3기 강동구 에듀 봉사단’을 모집한다. 대학생, 대학원생 또는 교육·상담 전문가가 대상이며 학생 상담, 멘토링, 교육 관련 행사 지원 등 활동을 하게 된다. 교육지원과 (02)3425-5215. ●강북구 23일 오전 9시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2013 마을공동체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선 올해 마을공동체사업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자치행정과 (02)901-6107. ●강서구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여성참여 확대와 여성안전, 취약계층 여성복지 등 3개 분야에 대한 여성발전기금지원사업 신청을 받는다. 여성정책팀 (02)2600-6762. 강서보건소는 25일까지 구강보건사업 운영 업무를 보조할 치과위생사 2명을 모집한다. 구강보건센터 (02)2600-5968. ●관악구 새달 19일까지 ‘통기타 전문자원봉사자 양성교육’ 대상자를 모집한다. 교육 후 최소 6개월 이상 봉사활동이 가능한 주민이어야 한다. 총 12회 동안 기타 연주 및 봉사 활동 관련 교육을 받는다. 자원봉사센터 (02)880-3420. ●광진구 광진시설관리공단 나루아트센터는 29일 상주예술단체인 클래시칸앙상블과 함께 하는 2013년 신년 클래식 음악회를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 만 7세 이상 입장 가능하다. 나루아트센터 (02)2049-4700. ●구로구 24~26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베이비 드라마 ‘파롱파롱아’ 공연을 연다. 24일은 오전 11시, 25~26일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2회 공연한다. 30개월 이하 영·유아 1만원, 가족 5000원이다. 구로아트밸리 (02)2029-1700. ●금천구 자원봉사센터에서 29일까지 책 읽어주기 전문 자원봉사자 양성을 위한 ‘독서멘토 양성 전문과정’ 참가자를 30명 모집한다. 전액 무료다. 30일부터 4월 10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11시 교육을 진행한다. 센터로 직접 전화해 접수하거나 이메일(genie76@geumcheon.go.kr)로 생년월일, 연락처, 주소 등 인적사항을 기재해 보내면 된다. 자원봉사센터 (02)2627-1063. ●노원구 24일 노원인문학특강 개강식이 구청 소강당에서 열린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다음 달 28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매주 목요일 두 시간씩 현대사를 주제로 강연한다. 평생학습과 (02)2116-3982. ●동대문구 31일까지 100명을 목표로 ‘2013년 신체활동리더’를 모집한다. 신체활동리더는 40시간에 걸친 소양교육을 거쳐 어린이운동교실이나 노인운동교실 등에서 운동프로그램을 지도하게 된다. 동대문보건소 (02)2127-4636. ●동작구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마을공원 및 이면도로 환경정비와 급식도우미, 교통지킴이, 미용봉사단 등 13개 분야다. 만 65세 이상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대상이지만 급식도우미, 노노케어, 교육형 사업은 만 50세 이상도 참여 가능하다. 참여를 희망하는 노인은 사진 1장,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등을 소지하고 주소지 동 주민센터나 민간위탁사업 수행기관에 직접 신청하면 된다. 노인복지과 (02)820-9092. ●마포구 29일까지 2013년도 ‘마포 드림스타트 아동통합서비스전문요원’(기간제)을 채용한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2급 이상 소집자로 관련 시설 근무 경력이 2년 이상인 주민이 대상이다. 취약계층 아동 통합서비스 제공 업무를 맡는다. 가정복지과 (02)3153-8942. ●서대문구 지역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육성기금은 2억원 한도로 대출금리는 연 3%이며 1년 거치 4년 균등분할 상환 조건이다. 소상공인 특례보증은 5000만원 한도로 대출금리는 연 4~5%(변동금리), 1년 거치 3년 또는 4년 균등분할 상환 조건이다. 경제발전기획단 (02)330-1914. ●서초구 구립여성합창단 단원을 모집한다. 소프라노, 메조 소프라노, 알토 부문을 수시모집하며 2월 중 실기·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 25~50세 서초구민으로 자유곡 1곡과 음역 테스트를 준비하면 된다. 문화행정과 (02)2155-6225. ●성동구 서울의 주요 철새 도래지 중의 하나인 중랑천 철새보호구역에서 어린이들의 겨울방학을 맞아 21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철새관찰교실’을 운영한다. 공원녹지과 (02)2286-5674.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참여로 일궈 가는 정감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25일까지 17개 동에서 ‘2013 주민자치사업 간담회’를 개최한다. 자치행정과 (02)2286-5145. ●송파구 ‘대사증후군 오락프로젝트’를 실시해 30~64세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대사증후군 검진을 실시한다. 혈압, 혈당, 중성지방 등을 측정한다. 건강상담 및 검진 후 관리까지 해준다. 송파구보건소 (02)2147-3485. ●양천구 저소득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생활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2013년 상반기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의 희망자 44명을 25일까지 모집한다. 일자리정책과 (02)2620-4633. 29일부터 4일간 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층의 구직 역량강화와 재취업률 향상을 위한 ‘2013 희망맞춤 취업소양교육’을 실시한다. 일자리정책과 (02)2620-4638. ●영등포구 25일 오후 7시 30분, 26일 오후 2시와 5시 영등포아트홀에서 뮤지컬 ‘호기심’ 공연이 열린다. 성에 대한 청소년의 호기심을 유쾌하게 풀어 나가는 서울시립뮤지컬단 창작 뮤지컬이다. 1만~1만 5000원. 10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문화체육과 (02)2670-3128. ●용산구 28일부터 새달 15일까지 2013년 ‘불법유동관고물 수거보상제’ 참가 주민을 모집한다. 만 60세 이상 저소득층 주민이 대상이며 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벽보, 전단지 등 불법 광고물을 수거해 오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도시디자인과 (02)2199-7570. ●은평구 시설관리공단에서는 25일까지 계약직 주차보조요원 1명과 환경미화원 3명을 모집한다. 최종 합격자는 다음 달 1일 발표한다. 시설관리공단 (02)350-5139. 구립 증산정보도서관은 23일 오후 4시 모자열람실에서 4~6세 유아를 대상으로 ‘도서관 내 친구, 키봇의 동화 세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자열람실 (02)307-6030. ●종로구 옥인동 보건소에서 금연클리닉을 연중 무료로 운영한다. 지난해 1094명이 등록해 6개월 만에 612명(59.7%)이 금연에 성공했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미리 예약이나 상담한 뒤 방문하는 게 좋다. 종로구보건소 금연클리닉 (02)2148-3621~2. ●중구 25일까지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유·청소년들이 스포츠바우처 지정 시설 이용시 강좌비를 일정 부분 지원받을 수 있는 스포츠바우처 카드 사업 지원을 받는다. 생활체육팀 (02)3396-4636. 각 동의 당면 현안 사항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생생한 민의를 수렴하기 위해 21~31일 각 동 주민센터에서 주민인사회를 개최한다. 자치행정과 (02)3396-4553. ●중랑구 25일 오후 7시 30분 구청 지하 대강당에서 ‘목소리로 전하는 따뜻한 어울림’ 공연을 갖는다. ‘해설이 있는 금요음악회’ 프로그램이다. 5인조 아카펠라 그룹 ‘스노시티’(Snow City)와 재즈밴드 ‘더 뉴’(The New)가 출연한다. 당일까지 참가 예약을 접수한다. 문화체육과 (02)2094-1833. ●경기 고양시 매월 5만원씩 100세(1913년생) 이상 노인들에게 ‘100세 인(人) 수당’을 지급한다. 지난 18일자로 전국 최초 ‘고양시 100세 인 복지지원조례’가 공포된 데 따른 것이다. 1년 이상 고양시에 거주하다 사망하면 장제비 100만원도 지급한다. 노인장애인과 (031)8075-3292. ●경기 의정부시 23일까지 ‘보육사업업무 행정도우미’를 모집한다. 모집 인원은 16명이며 18세 이상 의정부시 거주자면 지원할 수 있다. 급여는 1일 3만 8880원이며, 4대 보험가입 및 주휴 수당도 지급한다. 여성가족과 (031)828-2752. ●경기 포천시 다음 달 13일 ‘포천 애인(愛人) 귀농학교’와 ‘귀촌인을 위한 전원생활반’ 교육생을 모집한다. 신청 접수는 당일 현장에서만 한다. 각각의 정원은 30명 정원이며, 귀농학교의 15명과 전원생활반 전원은 포천시민이어야 참여할 수 있다. 농업기술센터 (031)538-2490. [공연] ●허유희 콘트라베이스 독주회 26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연세대 음대 기악과, 독일 베를린·뵈르츠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다양한 콩쿠르에서 수상한 연주자. 서울 스프링실내악 페스티벌, 독일 모차르트 뮤직 페스티벌 등 국내외에서 활약한 허유희는 이번 공연에서 요한 마티아스 슈페르거의 소나타, 라인홀드 글리에의 콘트라베이스와 피아노를 위한 4가지 소품,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2만원. (02)581-5404. ●2013 백지영 전국투어 콘서트-7년만의 외출 2월 1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이 2006년 이후 7년 만에 펼치는 단독 콘서트. 백지영은 3일 공개한 신곡 ‘싫다’와 지난해 발표한 미니 앨범 ‘굿보이’ 수록곡 등을 비롯해 자신의 히트곡을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했다. 다양한 무대 연출로 그동안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백지영의 새로운 모습을 공개한다. 6만~13만원. 1544-1555. ●루시아 첫 단독콘서트-처음 27일~2월 3일 서울 인터파크아트센터 아트홀. 실력파 보컬리스트로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루시아가 여는 첫 단독 콘서트. 정규 1집 앨범 ‘자기만의 방’과 자작곡으로 호평받은 미니 앨범 ‘데칼코마니’의 수록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감성 뮤지션 에피톤프로젝트와 짙은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전석 5만 5000원. 1544-1555. ●발레 ‘스페셜 신년 발레 콘서트’ 25~26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발레리노 이원국이 이끄는 이원국발레단이 네오클래식 발레 ‘신세계’,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파리의 불꽃’, 로마 제국의 검투사를 그린 ‘스파르타쿠스’, 바람의 신과 요정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탈리스만’, 궁중발레의 화려함과 경쾌함을 담은 ‘파키타’ 등을 선사한다. 1만원. (02)951-3355. ●뮤지컬 ‘우당탕탕 아이쿠’ 2탄 3월 31일까지. 서울 영등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 아이들에게 필요한 안전수칙을 알려주는 공연으로 큰 호응을 얻은 ‘우당탕탕 아이쿠’가 2탄으로 돌아왔다. 이번 주제는 교통안전과 놀이안전. 안전벨트의 중요성과 바른 착용법, 안전한 승차법, 집안의 위험 등 아이와 부모에게 유익한 이야기로 구성했다. 2만 5000~3만 5000원. 1666-8662. ●연극 ‘그남자 그여자’ 오픈런. 서울 강남구 신사동 윤당아트홀. 사랑에 빠진 남녀의 만남과 갈등, 헤어짐과 재회 등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남자와 여자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같은 상황을 놓고 남녀가 어떻게 다르게 보는지를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3만원. 1577-5878. [전시] ●정선이 ‘네이처 - 바라보기’전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운동 장은선갤러리. 화려한 꽃을 그리되 재현의 대상으로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조형대상물로서, 단순구조의 실루엣으로서 꽃을 그려낸다. 그래서 선묘 형식으로 아름답게 그어지는 선이 아니라 칼끝처럼 예리한, 냉철하고도 이지적인 성향의 선을 선보인다. (02)730-3533. ●‘반복 - 사유의 흔적’전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라메르. 한지 등 소소한 재료들을 겹겹이 쌓아 올려 시간의 흐름을 녹여낸 작품들을 선보이는 김민정, 김병칠, 김순철, 김주환, 전경화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02)730-5454. ●최백호 개인전 2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아라아트센터. 가수 최백호가 2009년 첫 전시 이후 여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나무를 주제로 한 아크릴화 30여점을 선보인다. (02)733-1981. [영화] ●7번방의 선물 감독 이환경. 출연 류승룡 박신혜 갈소원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각설탕’, ‘챔프’ 등을 연출한 ‘말 전문’ 감독 이환경이 따뜻한 코미디로 돌아왔다. 교도소에 들어온 여섯 살 지능의 ‘딸바보’ 용구와 감방동료가 딸 예승이를 교도소로 들여오려고 벌이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127분. 23일 개봉. 15세 관람가. ●데드폴 감독 슈테판 루조비츠키. 출연 에릭 바나, 올리비아 와일드, 찰리 헌냄. 카지노를 털고 도망치던 에디슨과 라이자 남매는 우연한 사고로 경찰까지 죽인다. 서로 헤어져 달아나던 중 라이자는 눈보라 속에서 만난 전직 복서 제이와 사랑에 빠진다. 다시 만난 남매는 경찰의 추적망이 좁혀 오자 제이의 부모를 볼모로 위험한 인질극을 벌인다. 95분. 2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마마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니콜라이 코스터-월도, 메건 카펜티어. 미국 버지니아주의 산속마을 클리프턴 포지의 버려진 오두막에서 5년 전 실종됐던 자매 빅토리아와 릴리가 발견된다. 인간의 언어는 거의 잊었고, 네 발로 기어다니는 자매는 유일한 혈육인 삼촌 루카스 집으로 온다. 하지만 숲속에서 돌아온 건 이들만이 아니었다. 100분. 24일 개봉. 15세 관람가. ●드래곤헌터 감독 기욤 이베르넬, 아르티르 크왁. 목소리 출연 장광 김기리 박지연. 드래곤 사냥꾼 리안추와 입만 살은 협상꾼 귀즈도, 수다쟁이 공주 조이, 불꽃 드래곤 헥터의 놀라운 모험을 그린 독일·프랑스 합작 애니메이션. 80분. 24일 개봉. 전체관람가.
  • 오바마 “부채한도 안 늘리면 국가부도 사태 올 것”

    4년 전 금융 위기로 도탄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며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1기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의 주제는 ‘거덜 난 나라 살림’이었다. 그만큼 지금 미국의 형편이 암울함을 시사한다. 당초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이 2시간 전에 갑자기 잡힌 것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이 마지막 기자회견을 생략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치권이 연방 정부의 채무 상한선 상향 조정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은 국가 부도(디폴트) 사태에 빠지고 주식시장과 세계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며 “시간이 없는 만큼 의회가 빨리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21일 2기 임기 취임식을 앞두고 있는 그는 공화당이 채무 한도 증액을 거부하는 데 대해 “경제에 대한 자해 행위이고 경제를 볼모로 몸값을 타내려는 것이며 정부의 문을 닫도록 위협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미 연방정부의 채무 상한은 16조 4000억 달러인데 지난달 말 이미 한도를 넘겨 재무부가 특별조치를 통해 2000억 달러를 임시방편으로 조달했다. 이 한도마저 넘기면 이르면 다음 달 중순 동날 것으로 전망돼 그 전에 정치권이 채무 한도 인상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강공’에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우리는 채무 한도를 올리는 대신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응수, 격전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15일 미 의회가 부채 상한을 올리지 않으면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이 마련하고 있는 총기 규제 대책이 합리적 방안이라고 평가하면서 의회(공화당)가 반대하면 행정 명령을 발동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안에는 총기 구매자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고성능 탄창 통제, 공격용 무기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곧 총기 폭력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파와 전미총기협회(NRA) 등 총기 옹호론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스티브 스톡맨 하원 의원은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발동해 총기 규제안을 처리할 경우 위헌에 해당하는 만큼 대통령 탄핵도 불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총기 옹호론자들은 오는 19일을 ‘총기 감사(感謝)의 날’로 지정하고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이에 총기 규제 찬성론자들은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된 날(1월 21일)을 앞두고 그런 행사를 여는 것은 미국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하는 등 총기 규제 여부를 놓고 미국 여론이 극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텃밭 광주, 野 민생투어에서 제대로 ‘회초리’ 들었다는데…

    텃밭 광주, 野 민생투어에서 제대로 ‘회초리’ 들었다는데…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5일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의 첫 일정으로 호남 지역을 찾았다. 민주당을 지지해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쓴소리를 듣고 당을 ‘재건축’하는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예상대로 혼쭐이 났다. 민주당 비대위원들과 지역 의원 50여명은 5·18 민주묘지를 먼저 찾아 헌화, 참배했다. 이어 ´광주전남 시도민께 드리는 삼배’를 올렸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를 지고 말았다. 열화와 같은 광주시민들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며 “살려달라,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텃밭’으로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냉담한 기운이 느껴졌다. 비대위원들의 첫 방문지였던 광주 YMCA 간담회에는 당의 원로들과 당원들 외에 시민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마저도 전체 100석 자리 가운데 30여명도 채 안 되는 인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를 ‘봇물’ 터진 듯 쏟아냈다. 송희성 한국여성지도자연합 광주전남회장은 “태어나서 두번 울었는데, 한번은 1987년 DJ가 떨어졌을 때였고 또 한 번은 이번이다”면서 “전부 나서서 똘똘 뭉쳐도 이길까 말까 하는데, 대통령 경선에서 떨어진 분들이 똘똘 뭉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안성래 전 5월 어린이집 원장은 “(울먹거리며) 우리가 논밭 다 팔아서 민주당 만들었다”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나날이 자살하는 분들, 크레인 위의 그 분들을 위해 뭘 하겠다는 성명서라도 내라”고 지적했다. 이창 유네스코 협회장은 “문재인 후보가 대선 패배 후 감사와 참회의 민생투어를 하기를 기대했다”면서 “정치쇼로 보일지언정 봉사하고 독거노인 찾아가는 등 민생을 살펴야 민주당에 대한 연민이라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는 문 비대위원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계파 정치의 폐해도 지적됐다. 대선 광주 지역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무진 스님은 “매번 위급한 상황이 올 때마다 계파정치 안 한다고 하더니, 꼭 선거 때마다 계파정치 되더라”면서 “민주당은 친노, 친손 세력이니 하는 계파를 우선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천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송 회장은 “왜 꼭 새누리당보다 공천을 늦게 해 선거운동 출발이 늦어지나”라고 꼬집었다. 박종택 상임고문은 “권리당원을 등한시하는데, 내년 6월 지방선거 때는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현장 첫 방문지는 광주 양동시장이었다.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매질’은 계속됐다. 한 상인은 “민주당에서 정책다운 정책을 내놓은 게 없었다. 정말 한심스럽다”면서 “선거 때만 되면 호남, 광주를 볼모로 삼아서 광주 시민들에게 해준 게 뭐 있나. 상처만 많이 받았다”고 질타했다. 일반 시민들도 민주당을 호되게 비판했다. 광주 서구에 사는 나병수(56)씨는 “왜 선거만 지면 5·18 묘지에 오나. 정치인들은 하루만 인사하고 당선되면 끝이다”면서 “민주당은 호남 사람들을 그만 좀 이용해라”고 다그쳤다. 또 다른 시민인 정익주(72)씨도 “선거 때 친노니 비노니 하는 얘기는 정말 듣기 싫다”면서 “제발 줄 잘 서서 공천 얻고 이런 것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함평의 한 노인정을 방문해 어르신과의 간담회를 끝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16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비대위 2차 회의를 연 뒤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부산 민주공원 참배 등의 일정을 이어간다. 광주·함평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시민 볼모로 ‘음식물 쓰레기’ 시위 안된다

    서울 시내 일부 자치구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쌓여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부터 런던협약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 폐수의 해양 투기가 금지되면서 빚어진 일이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업체들이 처리비용 인상을 요구하며 구청 측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소홀히 하며 실력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음식물 찌꺼기를 버리지 못하고 악취로 불편을 겪고 있다. 업체와 구청은 쓰레기 처리를 볼모로 각자의 요구조건을 관철시키려 하지 말고 머리를 맞대고 처리비용을 절충하기 바란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의 음식물 쓰레기는 송파·동대문 등 9개 구는 자체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 또는 공동 시설로 처리하지만, 나머지 16개 구는 민간에 위탁하고 있다. 민간 위탁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와 강서구는 추후협상 또는 1개월 한시적 인상 등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성북·양천·영등포구 등에서는 업체들이 쓰레기 수거를 지연하는 등 태업성 일처리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서울시가 어제 업체와 구청 간 중재에 나서면서 사태가 진정돼 다행이다. 그러나 사정은 경기·인천·대전 등 다른 지자체도 비슷해 쓰레기 대란을 완전히 잠재우려면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음식물 쓰레기 폐수는 별도 시설에서 처리하거나 위탁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인상이 불가피하다. 업체들은 t당 7만~8만 9000원이던 것을 13만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구청 측은 인상요인은 있지만 인상 폭이 너무 커 업체끼리 담합한 느낌마저 든다며 비용 인상의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처리비용이 오를 경우 구청 측은 300억원이 더 소요된다고 한다. 서울시의 지원이 없으면 청소비용을 주민 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청 측으로선 주민 설득을 위해서라도 합리적이고 타당한 인상 근거가 필요하다. 구청, 업체, 환경부 등이 공동실사를 통해 적절한 처리비용을 산정해야 할 것이다. 비용 인상은 추후 협상을 통해 일정부분 가능할 것이다. 때문에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실력행사에 나서는 것은 횡포이자 무책임한 일이다. 업체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단가 인상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다. 오는 6월부터는 서울시 전역에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다. 주민들도 식단을 합리적으로 짜는 등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 朴 “거짓말 세력 vs 민생 세력” 文 “與는 軍미필 특권층 당”

    朴 “거짓말 세력 vs 민생 세력” 文 “與는 軍미필 특권층 당”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3일 민주통합당이 제기한 네거티브와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역공 수위를 한층 높이며 대선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한편으론 국민대통합을 역설하면서 ‘국민만 보고 가는 민생 대통령론’을 역설했다. 그동안 제기된 이슈들을 총동원해 ‘거짓말 세력 대 민생 세력’ 구도를 확대하고 지지율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이날 경기북부와 강원, 충청을 돌며 ‘문재인 바람’ 차단에 힘을 쏟았다. 경기 의정부·남양주·용인, 강원 홍천·원주·제천·충주를 훑은 이날 유세는 막판 맹추격전에 나선 문 후보 견제의 성격이 짙었다. 대선 전 마지막으로 공표된 지난 12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도권과 중원지역인 강원·충청 표심이 다소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캐스팅보트를 쥔 이 지역 표심 단속에 나선 것이다. 특히 박 후보는 민주당의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주장, 아이패드 커닝 논란을 거짓말 시리즈로 몰아붙이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박 후보는 이날 의정부시 행복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민주당을 향해 “제가 무슨 굿판을 벌였다고 흑색선전을 하고, (TV토론장에) 갖고 가지도 않은 아이패드로 커닝을 했다고 네거티브를 하고 급기야는 애꿎은 국정원 여직원을 볼모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면서 “아무런 증거도 없이 28살 여성을 일주일씩이나 미행하고 집앞에 쳐들어가 사실상 감금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지금 국민은 문 후보가 혹시라도 정권을 잡으면 댓글달기도 무서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만을 바라보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 여러분이 저를 지켜주시라.”고 호소했다. 원주시 문화의 거리 유세에선 “우리 속담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도 있고 싹수가 노랗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민주당의 ‘카더라식’ 비방 선거운동을 비판했다. 충주 유세에서도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오후 박 후보는 원주시 매지리에 있는 박경리 토지문화관을 방문해 박 후보 지지선언을 한 김지하 시인 내외를 50분가량 면담했다. 유신독재에 저항하며 옥고도 치렀던 김 시인은 박 후보에게 “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굉장히 미워했지만 인생무상이더라.”면서 “여자로 태어난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엄마·부인 역할, 밥벌이를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에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의 단초를 열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여성 리더십을 잘 발휘해 국민행복 지킴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문화기본법을 만들고 문화예산도 소외계층이 향유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한류의 세계화 등도 약속했다. 이후 박 후보는 일정을 즉석에서 추가해 충북 제천시 봉양읍 배론성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이곳은 유신 항쟁의 상징인 지학순 주교의 묘역이 있는 곳이다. 박 후보는 성지 참배를 통해 국민대통합 의지에 무게를 실었다. 의정부·남양주·원주·충주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여야 직능단체 요구 옥석 가려야 민생 지킨다

    대선을 앞두고 무슨 무슨 협회니, 연합회니 하는 이름의 각종 직능단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자신들의 숙원사업을 대선 공약에 반영시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수천 수만명의 회원 명단을 들고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일도 봇물 터진 듯 이어지고 있다. 어제만 해도 새누리당사에는 ‘100만 유통업 종사자 대표’ ‘한국방송가수노동조합’ 등의 관계자들이 줄지어 찾아와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통합당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어제는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를 만든 이충렬 감독 등 독립PD 30여명이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직능단체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 그 자체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 각 부문의 다양한 목소리를 드러내고 걸러내는 과정이야말로 민주적 선거의 핵심 기제라고 할 것이다. 공개적인 지지로 특정 정파와 직능단체 간 음성적 뒷거래를 차단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머릿수를 앞세운 직능단체의 과도한 요구와 오로지 눈앞의 표를 세는 데만 급급한 정치권의 섣부른 결탁이 어떤 폐단을 낳는지는 최근 버스·택시업계의 알력에서 이미 목도한 바 있다. 시한부 전면파업을 불사한 버스업계의 반발로 해당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보류됐으나 이에 반발한 택시업계가 다음 달 7일 전국 25만대 택시를 여의도 국회 앞으로 몰고 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 또 한번 다수의 시민들이 홍역을 치를 판이다. 정도의 문제이겠으나 각 직능단체들이 제 이익을 관철시키려고 머릿수를 앞세워 목청을 높이는 것은 선거판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불특정 다수를 볼모로 삼아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는 한 용인할 측면도 없지 않다고 본다. 문제는 정치권이다. 후보와 선거 캠프의 핵심 인사들이 어제는 약사회, 오늘은 의사회 하는 식으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단체들 행사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나가 이들이 듣기 좋은 소리들을 쏟아내며 허리를 굽히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세를 고쳐 잡아야 한다. 이들의 요구를 가감 없이 듣고 고민하되 옥석을 가려야 한다. 표가 아니라 민생을 잣대로 수용할 것과 제척할 것을 엄정히 나누는 것이 차기 국정을 책임지겠다는 정당의 자세일 것이다. 당장 한 표가 아쉽다고 뒷감당도 못할 약속을 남발해 민생에 주름을 안기고 국정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 [사설] 기업 비상경영 보고도 국회는 예산 볼모 잡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재계가 계열사를 줄이고 설비투자를 축소하는 등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포스코 등 우리나라의 간판기업들이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협력사·장비업체 등 연관업체들까지 초비상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에 노출된 기업들은 이처럼 생존에 대비해 몸집과 인원, 비용을 줄이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정치권은 대선 게임에 함몰돼 ‘샅바싸움’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심지어 지난 8월 국회 정상화 합의 당시 여야 원내대표가 대선 일정표와 법정 시한(12월 2일)을 감안해 11월 22일 처리하기로 했던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본회의 통과 약속도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구성비율을 둘러싼 대립이라지만 실제로는 새 대통령 몫으로 얼마나 챙기느냐의 다툼이다. 민주통합당은 특히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전체 예산의 1%인 3조~4조원을 신임 대통령 몫으로 떼어놓자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 새 정부 출범 후 공약 이행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느니 의원들의 민원성 예산을 줄여 일종의 예비비로 남겨두자는 논리다.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회의 예산 심의권에도 반(反)할뿐더러 재정 규율에도 맞지 않다. 더구나 지금 정치권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수조원의 국가 예산이 소요되는 지역민원성 예산 끼워넣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지 않은가.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구습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정치 쇄신, 재벌 개혁 등 아무리 그럴듯하게 공약을 포장한들 누가 믿겠는가. 공약 이행은 당선 뒤 대내외 경제 및 재정상황을 감안해 우선순위와 규모를 다시 정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 다음 달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극히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들의 긴축으로 내수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정이 투자 유인과 경기 급랭의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재정의 조기 집행이 이뤄질 수 있게 새해 예산안을 가급적 빨리 확정해줘야 한다. 그것이 진정 서민과 국가경제를 위하는 길이다. 11월 22일 예산처리 약속 이행이 어렵다면 법정 시한이라도 지켜야 한다. 또 지난해처럼 새해를 불과 30분 앞두고 예산을 처리할 것인가.
  • “짝퉁부품 10년간 납품 안전위원장 사퇴하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9일 현안질의를 통해 영광 원자력발전소의 짝퉁 부품 사용과 품질검증서 위조 사태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현안질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예산파행을 볼모로 한 회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전원 불참해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與 “예산파행 볼모 질의” 불참 교과위 야당 측 간사인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인증서 없는 부품들이 10년간 납품됐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고리1호기 은폐 사건부터 이번 부품 서류위조 사태까지 모두 외부 제보에서 출발했다는 점은 내부 검증 시스템이 이미 마비됐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전 조율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 현장 주재관이 이번 짝퉁 부품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UAE 파병 아크부대 주둔 연장 이에 대해 교과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협의 없이 현안 질의를 가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3~5세 누리과정 예산 배정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무상교육이 57만명의 어린이가 다니는 유치원에는 적용되지만 63만명의 어린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민주당 논리는 예산 심사 방해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국방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논란이 됐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 연장 동의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UAE에 파병된 아크 부대는 내년 1년간 추가로 주둔할 수 있게 됐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열심히 살아도 불안한 중산층의 암울한 현실

    ‘배신’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사랑의 배신’도 있고 ‘의리의 배신’도 있다. 또 ‘계약의 배신’도 있고 ‘조직의 배신’도 있다. 그만큼 배신은 우리 곁에 항상 도사리고 있다. 다니던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배신은 성역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배신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어쩌면 자신도 남을 배신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여 늘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2009년 10월 미국에서 ‘긍정의 배신’(한국은 2011년 4월)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자기계발서 등 긍정주의가 사람들을 체제에 순응하게 만드는 신자유주의의 도구이자 신념체계로 작동하고 있음을 파헤쳐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사회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독자들 사이에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출간된 ‘노동의 배신’에서는 ‘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이 책은 여러 주 정부에서 최저 임금 인상까지 이끌어 냈다. 신간 ‘희망의 배신’(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부키 펴냄)은 ‘배신 시리즈’의 3권이자 완결편이다. 부제가 ‘화이트칼라의 꿈은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가’인 것처럼 화이트칼라의 구직현장에 뛰어들어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마저 배신당하고 일자리 불안과 과다 노동에 지쳐가는 신자유주의 시대 중산층의 암울한 현실을 고발한다. 저자는 취업 박람회를 쫓아다니면서 화장은 물론 성격까지 고분고분하게 바꾸며 화이트칼라 세계에 진입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10개월 동안 마주친 것은 능력과 경력보다는 쾌활하고 복종하는 태도를 더 중시하는 기업문화, 실직자를 볼모로 삼는 코칭산업, 미끼 상술이 판치는 프랜차이즈 영업직 등 비표준적 일자리,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슬픈 노동의 현실을 다룬다. 결국 해고되거나 취직을 못하는 것은 기업에 맞추지 못한 ‘내 탓’이며 실직과 정리해고는 사회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로 축소되고 불평등은 정당화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1만84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인수가격 2조 4000억 안팎” “배당금·이자 합하면 더 올라”

    “인수가격 2조 4000억 안팎” “배당금·이자 합하면 더 올라”

    ‘이번에는 진짜?’ 얀 호멘 ING그룹 회장이 이달 말 방한한다. 날짜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25~26일쯤으로 전해졌다. KB금융지주에 ING생명 한국법인을 파는 계약서에 드디어 ‘도장’을 찍는다는 얘기다. 곧 나올 듯하던 인수 발표가 계속 지연돼 온 터라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있지만 11월로 넘어가면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라 양측 모두 이달 내 마무리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인수전을 둘러싸고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 8대 궁금증을 짚어 본다. 가장 말이 많은 대목은 인수가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10일 “2조 5000억원이니, 2조 7000억원이니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인수가격은 2조 5000억원을 넘지 않는다.”고 전했다. 2조 4000억원 안팎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또 다른 소식통은 “ING그룹 측이 ING생명의 올해 배당금과 계약 체결 이후 잔금에 대한 이자를 요구하고 있어 이 돈을 모두 합치면 실제 인수가격은 훨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협상 관계자는 “ING 측이 잔금 이자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집 판 사람이 계약금과 잔금 수령 사이 기간의 이자를 받는 것 봤느냐.”면서 “M&A에서도 잔금 이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인수가격을 올리려는 ING 측의 꼼수라는 것이다. 배당금 지불 문제도 KB로서는 고민거리다. ING그룹은 KB지주 지분 5.02%를 가진 3대 주주이다. ING가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받은 공적자금 100억 유로를 갚기 위해 ‘KB지분’을 볼모로 배당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설사 이런 가욋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적정 인수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2조 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해도 지난해 ING생명의 순익이 241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 수익률(자기자본이익률)은 10%에 불과하다. 외환은행(순익 1조 7245억원) 지분 51%를 3조 9156억원에 인수한 하나금융의 수익률이 2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싸게 샀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국민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배당받아 인수자금을 마련하려던 계획도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KB 측은 “웅진 사태 때문에 이런저런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인수대금 마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고가 인수’ 논란은 ‘타이밍’ 논란과도 이어진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보험업계가 장기 저금리로 역마진 비상이 걸린 현 시점에서 굳이 2조원 이상을 들여 인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ING생명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남성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해 인수 매력도 반감된 만큼 좀 더 기다리면 싼값에 인수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ING생명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 변액연금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NG가 최저 수익 80%를 보장한 상품을 판 데다 (매각을 앞두고) 계약 밀어내기를 했다는 의혹도 있어 (인수 뒤) KB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G생명 노조가 강성으로 꼽히는 점도 KB에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KB 측은 “그룹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3%로 쏠림이 너무 심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라도 보험사 인수가 꼭 필요하다.”면서 “보험사들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실제 주가는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저축성 보험 위주인 KB생명과 보장성 보험이 많은 ING생명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외이사들도 인수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인수가격 등에 대해 일부 우려를 표명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ING생명 인수가 성사되면 어윤대 KB지주 회장의 사실상 첫 M&A 결실이 된다. 굵직한 ‘한 건’을 내놓기 위해 어 회장이 다소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인수전에 별 문제가 없는지 이례적으로 사전 점검에 착수한 금융감독원은 “인수에 따른 충당금 추가적립 부담 등 건전성 영향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정부 “올 누진제 개편 없다”… ‘전기요금 폭탄’ 논란 다시 원점으로

    정부는 올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현실을 무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7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택용 전기요금과 관련, ‘올해 안에 누진제를 개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1~2인 가구 증가와 저소득층 보호 등 다각적인 측면의 검토를 거친 다음에 누진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주택용 누진제 개편은 서민층 보호와 전력 과소비 억제 및 전력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중장기적으로 개편 검토 방침을 내비쳤지만 개편보다는 현상 유지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지경부는 그 이유로 가정용 평균 요금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태에서 누진 단계만을 축소하면 상대적으로 서민층 부담은 증가하고 고소득층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전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누진제를 완화하면 수요 증가로 수급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38년 전인 1978년 각 가정에 가전제품이 거의 없던 시절 만들어진 ‘누진제’가 이제는 현실과 동떨어지는데도 정부는 ‘불안한 전기수급’을 볼모로 이를 유지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임병헌(38·경기 성남)씨는 “열대야가 없던 1972년 만들어진 누진제 때문에 올여름 20만원이 넘는 전기요금을 냈다.”면서 “정부는 여름 기후와 국민의 생활 방식이 변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경한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몇 년 전부터 누진제 개편을 주장했다.”면서 “6단계인 누진 구간을 3단계로 줄이는 대신 기본 구간을 늘리고 에너지 과소비 가정은 무거운 요금을 물리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경부의 누진 단계 축소로 고소득 계층이 이득을 많이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현행 0~100㎾에 적용되는 요금(㎾당 57.3원)을 0~200㎾까지 확대 적용하고, 200~400㎾ 구간은 현행 요금, 500㎾ 이상 과소비 구간은 지금보다 2~3배 요금을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은 “각 가정에 전기 소비량이 증가한 만큼 1단계 전력량을 150~250㎾로 상향 조정하고 500㎾ 이상 구간의 요금을 대폭 올리는 등 서민들을 위한 요금 체계로 하루빨리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일반 서민은 전력수급이 어려운 오전 11시~오후 3시가 아닌 퇴근 이후인 밤 시간대 에어컨 등을 사용한다.”면서 “이를 빌미로 누진제 개편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외유 못갔으니 내 말 들어달라” 전북도의원 사업협조 요구 물의

    돈 봉투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른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해외 연수에 대한 제2, 제3의 숨겨진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도의회 교육위는 지난달 동남아 해외 연수를 다녀오면서 NH농협은행으로부터 거마비조로 3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들통나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 사태가 수습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지방교육지원청 업무보고 과정에서 해외 연수를 가지 않은 양용모 도의원이 돈 봉투 사건을 볼모로 교육청 현안 사업에 협조할 것을 약속하는 합의서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거론되면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소속 김현섭(김제1)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같은 당 양용모(전주8) 의원에게 “돈 봉투 사건을 볼모로 교육 현안에 협조할 것을 약속하는 합의서를 요구했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김승환 교육감 체제에 무조건 협조하라는 합의서를 요구한 양 의원은 김 교육감과 도교육청의 2중대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합의서의 내용은 이번 임시회에서의 학생인권조례 통과, 도교육청 예산 편성 적극 협조, 혁신학교 지정 등 전북교육청의 핵심 사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양 의원이 김 교육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도 교육위를 길들이기 위해 돈 봉투 사건을 터뜨리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서에 서명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교육위 해외 연수는 또 전북도교육청의 행정국장과 예산과장이 비밀리에 동행해 ‘접대성 보좌 여행’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와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는 “전북도교육청 간부 공무원들의 도교육위 해외 연수 동행 은혜 의혹”을 제기하며 “김 교육감이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도교육청 간부들의 해외 연수 동행 취지와 여행 일정, 경비 사용에 대해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이는 투명성과 절차, 법을 강조하는 김 교육감의 언행과 반대되는 밀실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불심검문 재개… “인권침해냐” “치안 먼저냐” 찬반 논쟁 격화

    불심검문 재개… “인권침해냐” “치안 먼저냐” 찬반 논쟁 격화

    인권침해 논란 속에 2년 전 폐기됐던 불심검문을 경찰이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찬반논쟁이 뜨겁다. ●경찰 “검문 재개 후 절도범 검거” 경찰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묻지 마 살상극과 아동 성폭행 사건 등 흉악범죄가 잇따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경찰은 불심검문을 재개하면서 “범죄예방을 위해 시민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불심검문만으로도 한 해 1만명이 넘는 강력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했다. 불심검문 재개 사흘째인 4일, 현장 경찰은 “시민들이 비교적 검문에 잘 응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3일 인천에서 불심검문을 통해 절도 용의자를 붙잡는 등 실적이 보고되자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불심검문으로 2009년 한 해에만 5대 범죄자(살인·강도·강간·방화·폭력) 1만 721명을 검거했다.”면서 “효과가 검증된 제도”라고 강변했다. 치안 불안이 심각한 탓인지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는 시민들도 없지 않았다. 트위터 등 온라인에는 ‘음주단속과 불심검문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거나 ‘당하면 기분은 나쁘겠지만 범죄자를 가려낼 수 있다면 나부터 기꺼이 당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이 대세였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마구잡이 식 검문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경찰이 강력범죄에 놀란 민심을 볼모로 강압적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린 다른 네티즌들은 “불심검문 부활하면 분명히 경찰 1명당 할당량 생길 것”, “30년 전처럼 ‘노동자풍’이라는 이유로 잡아들일 셈인가.”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불만은 유명인사들에게서도 터져나왔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에 “불심검문이 부활한다니 왠지 기분이 참 더럽다.”면서 “불심검문은 응급처치는 되더라도 원인치료가 될 수 없다. 유기된 양심과 상식이 회복되지 않는 한 강력범죄는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의동행·소지품 검사 인권침해 소지 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도 트위터에 “경찰관이 동행 요구를 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무조건 거절해도 된다.”는 등의 불심검문 대처법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학계에서는 불심검문에 따르는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재규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의 ‘불심검문의 실태 및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불심검문 과정에서 경찰서 등으로 임의동행을 요구받았을 때 검문 대상자가 느끼는 인권침해 정도는 평균 3.6(최고 5)에 달했다. 또 소지품 검사를 받을 때는 3.3 수준의 인권침해를 당한다고 느꼈다. 이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09년 9~10월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9개 광역자치단체 시민 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주말 영화

    주말 영화

    ●코미디의 왕(EBS 토요일 밤 11시) 루퍼트(로버트 드니로)는 심야 토크쇼 진행자인 제리 랭포드(제리 루이스)의 광팬이다. 그는 자신도 기회만 닿으면 제리만큼 유명한 코미디언이 될 수 있으리라는 꿈에 젖어 산다. 그러던 어느 날 토크쇼 녹화를 마치고 나오던 제리와 루퍼트가 우연히 같은 차에 타게 된다. 루퍼트는 제리에게 토크쇼에 설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고, 끝없이 떠들어대는 루퍼트를 떼어내기 위해 제리는 자신의 비서에게 전화해서 약속을 잡으라는 빈말을 한다. 이 일로 제리와 친구가 되었다고 믿은 루퍼트는 계속해서 제리의 사무실을 드나들며 소란을 피운다. 게다가 루퍼트는 제리와 절친한 친구이자, 유명 코미디언이 된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급기야 제리의 집까지 찾아가서 친구 행세를 한다. 한편 루퍼트의 행동에 완전히 질린 제리는 루퍼트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본심을 드러내고 만다. 이로 인해 환상에서 깨어난 루퍼트는 코미디언이 될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서 제리를 납치할 음모를 꾸민다. 그렇게 루퍼트는 또 한 명의 제리 광팬인 마샤와 짜고 제리를 납치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를 볼모로 방송 관계자들과 토크쇼 출연 협상에 나선다. ●고양이 춤(KBS1 토요일 밤 1시 5분) 어느 날 우연히 운명처럼 길 위의 고양이들에게 마음을 열게 된 남자들이 있다. 한 남자는 시인이자 여행가이고, 또 한 남자는 CF감독이다. 시인은 사진기로 길고양이들을 매일매일 찍기 시작하고, CF감독은 비디오카메라로 길고양이들을 뒤쫓으며 그들에게 밥 주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 두 남자는 자주 보게 되는 길고양이들에게는 이름도 지어주고, 밥도 챙기게 된다. 그리고 조금씩 서로의 거리를 좁혀 가는 길고양이들과 두 남자. 하지만 그들을 향한 세상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두 남자는 길고양이들을 향한 세상 사람들의 마음의 온도가 1도만 더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길고양이들의 삶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청춘만화(OBS 일요일 밤 11시 25분) 어렸을 적부터 같은 동네에서 자란 지환과 달래. 같은 대학에 나란히 입학한 지환과 달래는 아직까지 서로에겐 둘도 없는 친구다. 그러나 성룡을 존경하고 세계적인 액션배우를 꿈꾸는 지환과 배우 지망생 달래는 만나면 무섭게 티격태격 싸우는 앙숙처럼 보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서로를 위하는 친구로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달래에게는 지환과 같은 태권도과 친구이자 과대표이며 만능스포츠맨 영훈이라는 남자친구가 생긴다. 그리고 지환에게도 달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쭉쭉빵빵 팔등신 미녀 지민이라는 여자친구가 생기는데…. 그렇게 서로의 애인이 생기면서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 孫측 “당 대표가 文후보 지원” 文측 “내통 아닌 통상적 문건”

    孫측 “당 대표가 文후보 지원” 文측 “내통 아닌 통상적 문건”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파행 사태가 27일 간신히 정상화로 가닥을 잡았지만 문재인 대 비문(비문재인), 친노(친노무현) 대 비노(비노무현)의 신경전은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당을 패권세력의 볼모로 남겨두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또 “문재인 후보 캠프 선거운동대책본부의 내부 이메일”이라면서 수신자에 이해찬 대표와 당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정청래 의원 등이 포함된 이메일 캡처 사진을 공개하고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당 대표가 문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메일은 ‘카리스마’란 아이디를 쓰는 문 후보 캠프 조직팀의 이모씨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이메일에서 “선거인단 모집에 바쁘시더라도 모집된 선거인단의 활용성 극대화를 위해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 썼다. 첨부파일에는 선거인단에게 투표 일시와 장소를 사전 고지하고 투표 독려 전화를 걸 것과 가능하면 모집 활동가 본인이 전화하라는 ‘지침’이 적혀 있었다. 또 전화 통화를 통해 성향을 분석한 뒤 우군이면 투표를 독려하고 비우호적이면 ‘특별관리’하라는 지침도 있었다. 이를 근거로 손 후보 측은 “당 지도부가 특정 후보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수신자 리스트에 이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포함된 데 대해 “우호적인 지역위원장들에게 보내려 했던 메일인데 이 대표 등에게까지 실수로 보낸 것”이라면서 “단순 사고”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김태년 비서실장의 경우 지금은 쓰지 않는 유니텔 계정의 이메일 주소가 수신자로 등록돼 있었다. 이 대표의 이메일 주소도 틀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일하게 주소가 맞는 수신자는 정청래 의원뿐이었다. 문 후보 측 김경수 공보특보는 “지역위원장들이나 활동하는 사람들과 주고받는 통상적인 문건일 뿐”이라며 “더구나 이메일이 틀린 주소로 보내졌기 때문에 당 지도부와의 ‘내통’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글로벌 은행, 끝없는 탐욕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 자사 투자상품 강매, 전력시장 가격 조작…. 글로벌 은행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이 만연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회사 이익을 위해 투자자들을 볼모로 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JP모건 전직 브로커들은 자사 투자상품이 경쟁사의 상품보다 실적이 나쁘고 수수료가 적은 데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강매해 손해를 끼친 것으로 밝혀졌다. JP모건의 ‘악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JP모건은 지난 3개월 사이에 두 번이나 전력시장 가격 조작 혐의로 미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신문은 FERC가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JP모건의 부적절한 입찰 전략으로 적어도 7300만 달러(약 830억원) 규모의 전력비용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는 2008년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포함해 지난 5년간 금리를 의도적으로 낮게 써내는 식으로 리보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클레이스는 미·영 금융당국에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내고 살짝 넘어가려고 했으나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뜨거워지는 하투] ‘연쇄방화’ 대포차활용 여부 수사

    경찰이 지난 24일 부산과 울산·경북·경남 등에서 발생한 화물차 연쇄 방화 사건과 관련, 화재 현장 주변을 지나간 의심 차량을 4대로 압축해 소유주를 추적하고 있다. 또 대포차를 활용한 범행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연쇄방화 사건 발생 이후 범행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새벽 화재 현장 구간을 비정상적인 속도로 통과한 차량 4대를 확인했다. 특히 울산과 경북 지역 의심 차량 2대의 경우 소유주 이모(34)씨는 현재 해외체류 중이며 또 다른 소유주인 최모(32)씨는 자신의 명의를 중고차 매매업자인 친구에게 수차례 빌려준 데다 15대의 차가 이씨 명의로 돼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속칭 ‘대포차’가 방화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 지역의 의심차량 1대는 차종만을, 경남 지역의 경우 차종과 소유주를 파악해 범행과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총파업을 하루 앞둔 시점에 비노조원의 차량 위치를 알고 있었다는 점으로 봐 화물차 업계를 잘 알거나 지역 정보에 밝은 사람이 가담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방화사건과 관련, 총 49개팀 259명으로 수사전담반을 편성했다. 경찰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26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운전자 폭행 2건, 운행 방해 4건, 경찰 폭행 2건, 차량 파손 2건, 고공 농성 2건 등을 비롯해 모두 2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 관련자 15명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국민경제를 볼모로 집단행동을 강행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로서도 매우 유감스럽다.”며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이석우 선임기자·백민경·울산 박정훈기자 white@seoul.co.kr
  • “국회 파행땐 정당보조금 줄이자”

    국회 파행의 책임을 국회의원은 물론 정당에도 지우는 방안이 추진돼 귀추가 주목된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26일 국회 개원이 지연되거나 파행할 경우 정당 국고보조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개원 지연 일수가 30일 이내일 때는 경상보조금의 5%, 60∼90일에는 15%, 120일 이상이면 최고 30%까지 국고보조금을 각각 삭감할 수 있도록 했다. 정기국회 회기 중 휴회 결의 없이 파행할 경우 지연일수가 10일 이내이면 5%, 20∼30일은 15%, 40일 이상이면 최고 25%를 각각 감액하도록 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여야 정당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113억 4900만원, 민주당(현 민주통합당) 112억 3100만원, 자유선진당(현 선진통일당) 22억 8100만원, 미래희망연대 22억 4600만원, 민주노동당 20억 700만원, 진보신당 7억 6400만원 등 총 333억원이었다. 이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정치자금 혜택을 누리면서 개원 국회나 예산 국회를 볼모로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이제 대안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당의 ‘무노동무임금TF’가 주최한 공청회에서도 국고보조금 삭감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기류가 우세했다. TF팀장인 이진복 의원은 “관련 전문가들은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주는 원칙과 목적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어 당론으로 추진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선 후보자와 국제 통찰력/이기철 국제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대선 후보자와 국제 통찰력/이기철 국제부 부장급

    #1.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는 데 싸우지 않으면 즉, 화친하자는 것이요. 화친을 주장하는 것은 나라를 팔아먹는 짓이다(洋夷侵犯 非戰卽和 主和賣國).” 흥선대원군이 병인·신미양요 승리 이후 서울 종로 네거리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 세운 척화비 내용 일부다. 집권 이전 대원군은 안동 김씨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건달들과 어울리며 구걸을 서슴지 않는 파락호 생활을 했다. 서민과 생활하며 당시 조선사회의 모순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1863년 둘째 아들이 12살에 왕위에 오르자 그는 조선 최고의 실력자가 됐다. 당쟁의 근거지였던 서원을 철폐했고, 60년 세도정치에 가렸던 왕권의 위엄을 되찾고자 경복궁을 재건하는 등 국내문제 개혁에 치중했다. 긴박했던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권력 기반 약화를 우려해서다. 반면 중국은 1840년, 일본은 1854년 개방했다. 조선은 1860년대 프랑스·미국 등에 의한 통상교섭 즉, 개방 요청이 잇따랐지만 대원군은 빗장을 걸어잠갔다. #2. 원나라의 억압에 100여년간 신음하던 14세기 고려. 12살 때 원나라 연경에서 10년 볼모 생활을 했던 왕전은 1351년 고려로 돌아와 31대 공민왕이 됐다. 몽고 풍속을 없애고, 고려 조정 안팎을 장악했던 기씨 일족을 비롯한 친원세력을 제거했다. 내정을 간섭하던 쌍성총관부를 폐지해 자립 왕조로 다시 태어났고, 원나라에 빼앗겼던 서북면과 동북면 일대의 영토를 되찾았다. 세계를 호령한 원나라지만 남쪽에서 무서운 기세로 일어난 홍건적에 정신이 팔렸다는 공민왕의 국제적 통찰력이 없으면 펼 수 없는 정책들이었다. 홍건적은 얼마 후 원나라를 무너뜨리고, 지도자 주원장은 명나라를 세웠다. #3. “일본이 다음해(1592년)에 조선의 땅을 빌려 명나라를 정복하려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조선 조정에 올라왔다. 보고서는 묵살당하고, 이를 보고한 관리는 파직당했다. 왜의 동태가 수상하다는 보고는 수시로 올라왔다. 대마도 도주 소 요시토시는 조선 조정에 몇 차례 전쟁 발발을 경고했다. 전쟁에 휘말리기 싫었던 그는 증거로 소총 2자루도 갖다줬고, 조선의 눈으로 일본의 정세를 보라고 통신사 파견도 요청했다. 통신사 황윤길과 부사 김성일의 보고는 엇갈렸다. 부산포에 살던 일본인들은 모두 철수하면서 전쟁 분위기가 완연했다. 국제정세에서 듣고 싶었던 것만 들었던 선조는 명나라를 향해 피란갔고, 경복궁은 불탔다. 선조가 최강국인 줄 알았던 명나라는 몇년 지나지 않아 지도에서 사라졌고, 조선은 전란으로 쑥대밭이 됐다. 과거 최고 지도자가 국제적 통찰력이나 감각이 없을 때와 있을 때의 우리의 판도가 달라진 대표적 사례들이다. 지금은 실시간으로 국제 소식이 전해지는 개방된 세계여서 국제문제 대처에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불과 9년 전인 2003년 미국이 요청한 이라크 파병을 두고 국론이 첨예하게 갈렸다. 이라크전 소식은 실시간으로 들어왔지만 국가 지도자들은 강 건너 불보듯했다. 지금 다시 그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국제적 이목이 집중된 이란 핵프로그램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이 겉돌았다는 것이 최근의 외신 보도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해 군사적 타격에 나서면서 한국에 동참을 요청하면 우리는 나서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란 핵프로그램의 해결방식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우리에겐 더욱 중요한 문제로 와 닿는다. 또 최근 법 개정을 통해 핵무장의 길을 연 일본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말마따나 ‘예의주시’만 하면 될 일인가. 일본이 당장은 아니겠지만 현재의 관료와 정치인이 모두 바뀐 다음에는 핵무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다. 중국, 북한에 이어 일본의 핵무장 여지는 동북아의 핵 도미노 우려를 가중시킨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나서려는 이들에게서 우리를 옥죌 수도 있는 국제 문제에 대한 말도 듣고 싶다.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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