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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野 핵방호법 처리로 ‘새 정치’ 가능성 보여라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과 독일 방문을 위해 어제 출국했다. 5박7일의 이번 유럽 순방에서 박 대통령은 이틀간 진행될 핵안보회의 참석 외에 한·미·일과 한·중, 한·독일로 이어지는 정상회담, 그리고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의 남북통일 관련 연설 등 굵직한 외교 활동을 벌이게 된다.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일정들이다. 한데 이런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떠난 박 대통령을 민망하게 하는 것이 여야 정치권이 아직껏 매듭을 풀지 못한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이다. 박 대통령은 오늘 저녁 개막하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선도연설을 통해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고 국제 핵안보체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박 대통령이 대표하는 대한민국은 이를 위한 준비가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모두가 기억하는 것처럼 2년 전 서울에서 열린 2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우리는 회의 개최국으로서 ‘핵테러억제협약’과 ‘핵물질방호협약’의 2014년 발효를 주창했고, 참가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이를 이행할 것을 다짐하는 ‘서울 코뮈니케’를 채택한 바 있다. 서울 회의를 전후로 ‘핵테러억제협약’은 92개국이, ‘핵물질방호협약’은 70여개국이 비준을 마친 상태다. 우리도 2011년 12월에 두 협약에 대한 국회 비준을 마쳤다. 문제는 이 비준서를 제출하려면 이에 맞춰 국내법, 즉 원자력방호방재법을 개정하고 이 같은 사실을 함께 통보해야 하는데 지금 이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핵이라는 난제를 머리에 이고 있는 우리로서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이들 두 협약의 즉각적인 발효가 시급한 처지다. 북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해서는 물론 북한 핵물질의 반출과 이에 따른 테러 및 사고 위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적인 핵테러 및 핵방호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외에 올해 예정된 반핵 관련 다자간 논의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서라도 이 핵방호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2년 동안 정부는 대체 뭘 하다가 이제서야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당 대표까지 모두 나서 야당에 법안 처리를 호소하는지 딱한 노릇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이 법안을 여야 간 쟁점이 되고 있는 방송법 개정과 연계시켜 주고받자고 버티는 것은 더더욱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를 지난 2년 동안 마비시켜 온 방송법 개정안의 쟁점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 각 방송사의 편성위원회 구성 문제다. 민주당은 이 편성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방송사의 편성 자율권 침해, 위헌 가능성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방송의 공정성과 자율성을 둘러싼 대립처럼 보이지만 기실 여야 모두 방송 환경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익과 직결된 현안을 다분히 정치적 사안인 방송법 개정의 볼모로 삼는 것은 민주당이 누누이 다짐했던 초당적 외교 협력과도 맞지 않고 통합신당이 내세운 새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핵안보정상회의 개막까지 한나절밖에 남지 않았다. 민주당은 핵방호법 개정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 [사설] 의·정 타협 의료산업 발전으로 이어져야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일요일인 그제 저녁 마라톤협상을 한 끝에 원격진료 등 핵심 쟁점에 대해 합의점을 이끌어 냈다.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지 않고 소통을 통해 갈등의 간극을 좁혔다는 점에서는 박수받을 만하다. 내일까지 진행될 의사협회의 회원 투표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오는 24~29일로 예정된 집단휴진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집단 휴진에 적극 참여했던 전공의들의 요구가 많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한 의사 파업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번 협의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상대적으로 많이 양보를 한 점이 눈에 띈다. 원격진료는 오는 4월부터 6개월 동안 시범사업을 한 뒤 입법에 반영하기로 했다. 원격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원격진료는 이미 강원도 등에서는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다. 다만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다. 일부 의사들은 효과가 미흡한 만큼 시범사업을 더 해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미국·호주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역 특성상 도입의 필요성이 적다는 의견도 있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 원격진료의 타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원격진료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정밀 분석하기 바란다. 지난 1차 협의와 다른 점은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합의했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정부와 의사협회는 진정성을 갖고 시범사업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이다. 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의사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의료보험 재정 악화 등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의사들이 첨단 정보기술(IT) 의료기기를 이용해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더 반길 법도 한데, 원격진료를 도입하면 동네의원들이 다 죽는다고 아우성이다.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투자활성화 대책을 마치 의료민영화로 확대 포장해 반대의 빌미로 삼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실체와 다른 추상적 주장은 의료사업 발전에 결코 도움을 주지 못한다. 편법적 방식으로 선택진료를 하는 대형병원들이 적잖다. 선택진료비는 매년 급증해 지난해 1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병원 자회사의 수익 사업을 허용하거나, 아니면 건강보험 수가를 올려야 하는 기로에 선 셈이다. 환자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하려면 수가 인상보다는 의료법인 자회사의 수익 사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첨단장비와 디지털 경쟁력 등으로 의료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의사협회의 원격진료 시범사업 합의가 의료 혁신을 통해 의료산업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오늘의 눈] 환자의 ‘눈물’은 안 보이나요?/이현정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환자의 ‘눈물’은 안 보이나요?/이현정 사회부 기자

    정부와 의료계의 ‘고래싸움’에 새우 격이 돼 버린 환자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의사들의 집단휴진은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간 대화 채널이 가동되면서 일단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환자들은 언제 또 이런 일이 일어날지 불안하기만 하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간 정부와 의료계는 새로운 의료정책이 나오거나 의료수가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어김없이 충돌했다.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2002년에도 의협은 의약분업 재검토를 요구하며 집단 휴진을 결의했다. 2007년 3월에는 의료법 개정에 반대해 동네 의원들이 하루 동안 문을 닫았다. 2012년 7월에는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에 반대해 안과의사회가 1주일간 백내장 수술 거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환자와 그 가족들은 병원의 눈치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의사들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투쟁한다’는 비난에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환자들의 마음은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철도가 파업하면 불편함을 감수하고 버스라도 타지만 의사가 파업하면 환자는 갈 곳이 없다. 의사에게 목숨을 내맡긴 중증 환자는 더더욱 약자일 수밖에 없다. 정부라도 대화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을 텐데 의사보다 한 술 더 떠 의사 면허취소 운운하며 주먹을 휘둘러 댄다. 이 때문에 서울대병원, 서울삼성병원 등 ‘빅5’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들마저 파업 참여를 결심했다. 지난 12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여론에 떠밀려 의협 측에 대화를 공식 제의하지 않았다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 방침’에 환자가 먼저 얻어맞을 뻔했다.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도 없고 상시 대화 채널조차 없으니 한 번 갈등에 불이 붙으면 꺼질 줄을 모른다.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위험한 ‘치킨게임’이 2000년 이후 되풀이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다. 환자에게도 파업권이 있다면 머리띠 묶고 거리에라도 나설 일이다. 한 전공의는 주당 100시간 넘게 근무하는 자신들을 ‘염전노예’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의료 사고를 당하고도 병원의 ‘배 째라식 으름장’에 눈물을 훔치는 환자가 진짜 을(乙) 중의 을이다. 24살 정모씨는 부산의 K병원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갑상선을 모두 절제했다. 해당 병원은 수술이 끝난 뒤 오진이었음을 인정했다. 항의하는 정씨에게 병원 측은 오히려 “이제 그만 나가라, 법대로 하라”며 으름장을 놨다고 한다. 정씨는 한국의료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피신청자인 병원이 조정참여를 거부해 수년이 걸릴 법정싸움을 준비 중이다. 의료기관이 조정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조정절차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제도개선 노력을 해왔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의료중재원이 출범한 이후 노환규 의협 회장은 회원들에게 “조정신청에 단 한 명의 의사도 응하지 말아 주실 것을 부탁한다”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환자의 눈물은 외면하면서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꿔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구호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hjlee@seoul.co.kr
  • [사설] 기초연금 정부안 한시 시행이라도 합의하라

    요즘 거리에서 심심찮게 눈에 띄는 게 ‘어르신’을 찾는 현수막이다. ‘기초연금 시간끌기 NO! 어르신들 하루가 급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보이는가 싶으면 ‘조금 드리려 거짓말하는 새누리당, 많이 드리려 싸우는 민주당’이라는 현수막도 눈에 들어온다. 웃지도, 울지도 못할 풍경이다. 지난 몇 달을 싸우고도 기초연금법 제정에 합의하지 못한, 무능하고 제 잇속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여야가 서로 네 탓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대는 현수막으로 길거리마저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기초연금법 논의가 파행을 겪기 시작할 때부터 ‘여야가 기초연금 논란을 6월 지방선거에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왔건만, 표만 된다면 가히 ‘어르신’까지 볼모로 잡는 집단이 정치권인 듯하다. 지방자치와 아무 관련이 없는 기초연금안을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주장까지 민주당에서 나왔다니, 기초적인 민생법안조차 선거의 제물로 삼으려 드는 이런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납득하기 어렵다. 자기들 세비를 올릴 때는 소리 소문도 없이 척척 합의하는 여야 의원들이건만, 노인들 한 달 용돈으로도 크게 모자란 월 10만~20만원을 놓고는 이렇게 분탕질을 쳐도 되는 것인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지금 여야가 다투고 있는 쟁점은 기초연금 지급 중단사태를 감수해야 할 만큼 큰 것이 아니다. 소득수준 하위 70%의 노인에게 국민연금과 연계해 월 10만~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게 정부안이고, 국민연금과 연계하지 말고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 일률적으로 월 20만원씩 지급하자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민주당은 특히 누구에겐 10만원, 누구에겐 20만원을 주는 것이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민주당의 차별 주장은 온당치 않다.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복지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경제가 빚어내는 재화의 불균형을 최대한 상쇄함으로써 다수의 보다 균형적 삶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다. 좀 더 여유가 있는 자가 그렇지 못한 자를 돕도록 하는 제도인 것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민주당이 차별 운운하는 것은 노인은 물론 국민 다수를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 논리라면 민주당 스스로 기초연금 지급대상에서 빼놓은 나머지 노인 25%에 대한 차별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급 대상을 5% 포인트 늘리고, 일률적으로 20만원을 지급하자는 주장도 국가재정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지급 대상을 70%로 묶어도 월 20만원씩 지급하려면 올해부터 2017년까지 3조 3000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 대상을 5% 포인트 늘리면 여기에 수천 억원을 더 얹어야 한다. 2060년까지는 40조원 이상 소요된다. 가뜩이나 세수 감소로 국가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후세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세금을 더 걷자는 주장이 가능하겠으나, 이는 국가 경제의 큰 틀 속에서 보다 거시적 차원의 검토가 필요한 일이다. 노인빈곤율 1위, 노인자살률 1위의 나라다. 노인 5명 중 1명이 홀로 사는 나라다. 10만원이든, 20만원이든 기초연금을 한 달이라도 거르지 않도록 하는 일이 절실하다.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 여야는 2년이든 3년이든 시한을 정해 기초연금법 정부안을 시행하면서 개선점을 차근차근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 대승적 결단을 내리는 정당이 ‘효자정당’이다.
  • ‘저수가’에 뿔나… 새 정책 때마다 휴진카드

    ‘저수가’에 뿔나… 새 정책 때마다 휴진카드

    의료계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이번처럼 국민 건강을 볼모로 집단 휴진 카드를 꺼내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은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줄어들기는커녕 최근 15년 새 크게 늘었다. 2000년에는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교수까지 집단 휴진해 대규모 의료 공백 사태를 불러왔다.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로 무기한 연기되기는 했지만 2002년에도 대한의사협회는 의약분업의 재검토를 요구하며 집단 휴진을 결의했다. 2007년 3월에는 의료법 개정에 반대해 동네 의원들이 하루 동안 문을 닫았고, 2012년 7월에는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에 반대해 안과의사회가 1주일간 백내장 수술 거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새로운 의료정책이 나올 때마다 사사건건 파열음을 내며 날을 세워온 셈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끊임없는 갈등에는 ‘저수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지난 수십년간 적게 거두고 적게 보장하고 적게 지급하는 소위 저부담·저보장·저수가의 원칙 아래 건강보험이 운영되어 왔다”면서 “의료기관의 94%에 달하는 민간의료기관들이 공보험이 강요하는 원가 이하의 낮은 건강보험수가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의사들의 인내마저 바닥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수가는 정부도 공감하는 문제다.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 의뢰로 이해종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등이 분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주요 의료수가 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맹장수술과 제왕절개, 백내장 수술 등의 국내의료수가는 의료선진국인 미국 등 8개 나라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의료계는 수가가 비현실적으로 낮아 의사들이 비급여 진료 늘리기에 열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의사들이 돈 벌기에 왜 이리 혈안이냐’는 비판도 많지만 폐업한 병원이 3년 새 20~30% 증가하고 전체 개인회생 신청자의 40%가 의사일 정도로 동네의원 양극화가 심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수가를 올리기 위해선 건강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결국 부담은 국민의 몫이다. 양측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정부는 의협이 먼저 의정협의체 결과를 뒤집어 신뢰를 깬 이상 집단 휴진 철회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대화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나치게 강경 기조만을 내세워 오히려 전공의들의 반발을 불러 집단 휴진 규모를 키우는 등 유연하지 못한 대처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환자 피해 주는 집단휴진 강행 명분없다

    원격 진료와 의료 영리화에 반대하며 투쟁을 벌여 온 의사들이 기어이 오는 10일부터 집단휴진에 들어가기로 했다. 14년 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집단휴진으로 고통을 겪었던 국민들은 또 한 번 의료대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와 공동으로 구성한 ‘의료발전협의회’의 합의 내용을 무시함으로써 스스로 신뢰를 저버렸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집단행동을 벌이는 것은 국민과 정부에 대한 협박과 다르지 않다. 원격 진료와 의료 영리화는 분명히 장단점이 있고 공론화가 더 필요한 문제다. 이런 인식 아래 정부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었다. 의발협도 원격 진료는 충분한 시범사업 기간을 두고 추진하고, 투자활성화 대책은 영리 자법인 허용 범위를 일부 축소한다는 등의 합의에 이른 바 있다. 하지만, 일선 의사들과 일부 의협 내부 인사들은 합의 내용에 반발하면서 총투표에서 76.69%의 찬성으로 집단휴진을 가결시켰다. 의사들의 불만은 이보다는 의료 수가에 있는 듯하다. 결국, 앞으로 진행될 의료 수가 협의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려는 밥그릇 챙기기 그 이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유야 어떻든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명분이 없다. 국민의 시선은 벌써 싸늘하다. 겉으론 국민을 위하는 척하면서 속으론 생명권을 짓밟는 행동은 작은 동정심마저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아픈 아이를 안고 문 닫은 병원 문을 두드리는 부모의 심정을 헤아린다면 집단휴진을 선택하지 말아야 했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이기심을 앞세운 의사들에겐 언제든 버릴 수 있는 한낱 헌신짝에 불과한 것인가. 집단휴진 돌입까지 6일의 시간이 있다. 의사들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사회 지도층임을 자부할 것으로 믿는다. 의사들에게 마지막 남은 양심이 있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심사숙고해서 휴진을 접겠다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다음에 또 한 번 범정부적인 대화의 장을 만들어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따가운 원성을 피할 수 없고 정부의 강경한 대응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집단휴진이 강행될 경우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휴진에 참가한 병원들도 의료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 [사설] 민생은 내팽개치고 나눠먹기 하는 눈먼 국회

    주요 민생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물 건너갔다. 여야 모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쟁에만 몰두한 결과다. 국회의원들은 말로만 복지나 경제 활성화를 외치지 말고 적극적인 입법화로 민생의 아픔을 덜어 줘야 한다. 제 밥그릇 챙기기나 나눠먹기식 입법은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무려 130여건의 법안을 벼락치기로 통과시켰다.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선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과거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법안 수는 2010년 181건, 2012년 45건, 2013년 88건이었다. 2010년은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있던 해였다. 선거를 앞두고 민생법안들을 볼모로 정쟁을 일삼는 정치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밀린 숙제를 하루 사이 하느라 통과된 법안들을 제대로 들여다봤을 리 만무하다. 법안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잖다. 언제까지 소중한 법안들이 이런 식으로 처리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나. 생산적인 국회 운영을 위한 대안을 찾아봐야 한다. 기초연금법은 상임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주장대로 소득 하위 80% 노인들에게 20만원씩 지급하게 되면 4조원의 예산이 더 들어간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정대로 7월부터 시행하기 위해 국회 휴지기인 3월에 ‘원포인트’ 임시국회라도 열어 타협점을 찾기 바란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출한 ICT 분야 주요 법안들도 통과되지 못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위한 금융위원회설치법, 신용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위한 신용정보이용법 역시 다음 국회로 넘어갔다. 장애인연금법이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소외 계층들을 위한 법도 마찬가지다. 임시국회 내내 국회에서 살다시피 한 해당 부처 공무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이런 와중에서도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 도입을 위한 법안은 통과시켰다. 문제는 내용이다. 말이 검찰개혁 법안이지 무늬만 개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검사임명법은 조직과 인원이 필요한 기구특검이 아닌 제도특검이다. 사안마다 특검법안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지는 것 이외에는 현행 특검제와 별 차이가 없다. 특별감찰관법은 감찰 대상에서 국회의원은 제외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감찰관이 국회의원을 감찰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논리도 작용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사는 국회의원을 수사하지 말라는 말과 다를 게 없다. 4월 국회에서는 민생 관련 쟁점 법안들이 더 이상 표류해서는 안 된다. 처리 결과는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 [사설] 北 무모한 기싸움으로 신뢰의 싹 자르지 말라

    북한이 그제 오후 스커드 계열의 탄도미사일 4발을 동해 상으로 발사한 것은 최근의 남북관계 호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기존 스커드 미사일 훈련, 또는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24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세 차례 침범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21일에도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동해 상으로 발사한 바 있다. 우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국면에서 연이어 도발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에 호응하는 등 화해의 악수를 나누면서도 뒤로는 여전히 도발의 칼날을 갈고 있었다는 차원에서다. 지난 24일 시작된 한·미 키리졸브 연습에 대한 ‘시위’ 성격이 짙다 해도 예사로 보아 넘길 대목이 아니다. 게다가 북한은 억류 중인 선교사 김정욱씨를 남북 간 협상의 볼모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쳤는가 하면 우리 정부의 구제역 방역 지원 제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대꾸도 하지 않고 있다. 이래서야 남북관계 개선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남북 대화국면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강경 제스처라는 해석도 나온다. 남북대화가 재개된 상황에서 김씨 등을 카드로 활용하면서 협상을 주도하려는 일종의 ‘기선잡기’라는 것이다. 김씨를 등장시킨 점 등은 대남(對南), 국제사회의 또 다른 제재를 가져올 장거리 미사일 대신 강도를 낮춰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대미(對美) 메시지로도 읽힌다. 하지만 북한이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무모한 기싸움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진정으로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기 원한다면 대화와 도발의 반복적인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이미 우리는 물론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 같은 구태에 신물이 났고,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는 대화의 테이블에 앉지도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 점에 있어서는 박근혜 정부나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100% 의견이 같다고 여겨진다. 이제는 북한이 답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악수와 도발은 절대 양립할 수 없다. 북한은 즉각 김씨와 케네스 배씨 등 억류 중인 인사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 북한이 가까스로 돋아나기 시작한 신뢰의 싹을 잘라내는 우(愚)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 솔직한 고백 → 고난의 역풍 → 현오석 반격 → 장밋빛 공언

    솔직한 고백 → 고난의 역풍 → 현오석 반격 → 장밋빛 공언

    2013년 3월 현오석 경제팀은 “예상보다 경기 상황이 심각해 201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췄다”는 슬픈(?) 고백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4% 경제 성장을 기대하던 이명박 정부의 ‘달콤한 주문’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현 경제팀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고 현실을 진단하더니 세수 부족까지 예상했다. 그리고 1년 후 3.9% 이상의 2014년 경제성장률을 자신하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률을 뛰어넘는 대도약을 이루겠다고 한다. 1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빌려 박근혜 정부 1년간 있었던 현오석 경제팀의 ‘절반의 성공’에 대해 되짚어 본다. 지난해 3월 28일 기재부가 내놓은 17페이지에 불과한 ‘2013년 경제정책방향’은 경기 둔화 장기화, 저성장 지속, 내수 부진, 취업자 증가세 둔화, 재정여건 악화까지 비관 일색이었다. 쉽게 얘기해 “나라살림이 심각하다”였다. 고백은 충격적이었지만 적절했다. 4월 16일 추경이 편성됐다. 하지만 곧 현 경제팀의 ‘고난의 계절’이 시작됐다. 4월부터 현 부총리의 추진력이 도마에 올랐다. 현 부총리는 “경기 살리기에는 통화정책 등 정책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여러 차례 주문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금리를 동결하고 경기도 점차 개선된다면서 동조하지 않았다. 7월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투자하는 분들을 업어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 부총리가 같은 달 31일 새만금 열병합발전소 부지를 방문해 실제로 OCISE사의 사장을 등에 업었다. 경제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보여 줬지만 경제민주화가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사실 4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1호 법안’인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하도급법) 법안이 통과됐다. 6월 국회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공정거래법), 가맹점주의 권리 강화(가맹사업법), 부당특약 금지(하도급법) 등도 개정됐다. 12월에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도 국회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입법화 강도는 박근혜 정부가 제시했던 공약보다 약하다는 평도 많다. 이후 대표적인 정책 실패인 서민 증세 논란이 불거졌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8월 9일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개편안의 정신은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빼내는 식으로 세금을 더 거두자는 것”이라면서 “1년에 16만원 정도는 세금을 더 내도 괜찮은 것 아니냐”고 밝혔다. 서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기재부는 증세 기준을 연봉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높였다. 하지만 11월 온갖 비판을 받던 현 경제팀의 반격이 시작됐다. 공공기관장 조찬 모임에서 현 부총리는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는 말로 공공기관 개혁의 서막을 열었다. 그는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번엔 다르다”, “정신 못 차린 공공기관이 아직도 있다” 등의 발언으로 수위를 높였다. 20개 방만경영 기관과 12개 과다부채 기관을 지정해 집중 개혁을 진행하는 한편 중간 평가를 통해 개혁 실적이 미흡한 기관장을 해임하기로 했다. 12월 국회가 예산안을 볼모로 정쟁을 계속하자 현 부총리는 “정치가 블랙홀처럼 경제를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국회의 늑장 심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즈음 수출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고용률도 높아지면서 현 경제팀은 2014년에는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실적을 내겠다고 공언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3.9%로, 고용률은 64.4%에서 65.2%로 올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린다. 우선 지난해 2년 연속 예상보다 세수가 크게 부족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8조 5000억원이 덜 걷혔다. 복지공약 등 쓸 곳은 많으니 재정 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해외 리스크도 여전하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둔화되고,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또 서민과 호흡하지 못하는 경제팀의 실수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현 부총리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두고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있으면 책임을 따진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2월에는 여수 기름유출 현장에서 코를 막아 구설수에 오르게 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경질됐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민주당, 특검과 국회 일정 연계하지 말아야

    ‘김용판 무죄 판결’의 후폭풍이 정치권에 거세게 불고 있다. 민주당은 연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공세에 나섰고, 새누리당은 사법부의 판단을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민주당 안에선 여권이 특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2월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판이니 지난해 정기국회에 이어 또다시 여야 간 대치에 민생이 볼모로 잡히지 않을까 우려된다. 민주당에서 제기되는 여러 갈래의 비판은 크게 재판부에 대한 것과 정부·여당에 대한 것으로 갈린다.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의원은 “사법사에 길이 남을 오욕의 판결”이라며 재판부를 비판했고, 김한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정치권력을 총동원해 안하무인식으로 수사를 방해한 결과”라고 집권세력을 비난했다. 우선 문 의원이 주장한 ‘오욕의 판결’ 여부는 향후의 상급 재판에서 가려질 일일 것이다. 다만 엄연히 3권분립의 헌정 질서 속에서 한때 대통령을 맡겠다고 나섰던 야당의 지도자급 인사가 노골적으로 사법권을 침해하는 발언을 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여권 지도부에 대한 김 대표의 비난도 정치 공세 차원을 넘어서는 근거를 갖췄다고 보기는 어려운 듯하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등을 염두에 둔 주장이겠으나, 검찰 수뇌부 교체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공소 내용은 그대로 유지됐거나 강화된 게 현실이다. 외려 김 전 청장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보면 검찰이 자신들의 공소내용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발언을 취사선택하는 등 수사 과정에 무리가 있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이 여권의 외압에 따라 부실 수사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반대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자의적으로 김 전 청장을 기소한 게 무죄판결로 이어진 셈이다. 민주당의 특검 주장은 국정원 사건의 본안(本案)이라 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1심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인 점에 비춰 보더라도 설득력을 갖기는 어려울 듯하다. 자칫 재판부에 압력을 가하는 행위로 비칠 뿐이다. 더욱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국회 일정을 거부하며 민생을 볼모로 삼는다면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대선이 끝난 지 1년 2개월이 흘렀다. 언제까지 대선의 굴레에서 허덕일 수는 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판단을 진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 ‘방송 이슈’에 발목 잡힌 창조경제법안

    정부 핵심 현안인 창조경제 관련 법안 및 민생법안이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등 방송 관련 이슈에 밀려 국회에서 상정조차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3~28일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KBS 수신료 인상, 통신비밀보호 등 또 다른 쟁점들이 산적해 있어 법안 통과는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와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3일 현재 19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28.0%다. 그 가운데 창조경제 관련 법안을 주로 다루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의 법안 처리율은 5.4%로 가장 낮았다. 한 자릿수 처리율은 미방위가 유일하다. 350건의 법안이 접수됐지만 통과된 법안은 19건에 불과한 것이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13.6%), 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15.2%), 법제사법위원회(16.1%)도 처리율이 낮았다. 미방위의 경우 지난해 말 국회에서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회 구성방식 개선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이 큰 탓에 상임위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우주개발진흥법, 클라우드 컴퓨터산업진흥법 등 창조경제 관련 법안이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등 민생 관련 법안 처리가 뒤로 미뤄졌다.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은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시키고(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안), 현재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국제적인 추세에 맞춰 ▲위성정보 활용기술 개발 및 산업촉진 ▲우주공간의 환경 보호 ▲우주위험 예보 등의 내용을 포함(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안)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은 박근혜 정부 140대 국정과제 중 하나(118번)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 통과가 계속 미뤄진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것”이라면서 “미방위가 창조경제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철한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국장도 “정치권이 민생법안을 볼모로 삼아 쟁점 법안을 협상하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면서 “2월 국회에서도 법안 통과가 미뤄지면 3월부터는 국회가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되기 때문에 7~8월이 돼서야 법안이 다뤄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北 이산상봉 수용해 ‘평화의지’ 입증하라

    북한이 오는 9월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남녀 축구대표팀을 출전시키겠다는 뜻을 그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밝혔다. 아직 대회 조직위원회에 공식 통보해 오진 않았으나 최근 강화된 유화적 행보의 연장선에 있는 조치임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아직 시일이 많이 남은데다 남북관계의 유동성을 감안할 때 북측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단정 지어 전망하기는 이르다고 할 것이다. 북의 유화적 공세에 담긴 진정성이 관건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북이 정녕 남북관계의 개선을 원한다면 지금부터 이를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북은 지난 16일 상호비방 중지 등의 ‘중대 제안’을 우리 정부가 ‘위장 평화공세’로 보고 거부하자 18일 노동신문 등을 통해 “이번 중대 제안을 실현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 우리는 이미 선언한 대로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호응을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사흘이 지난 어제까지 북측이 보여준 ‘행동’은 없다. 우리 정부는 북이 ‘중대제안’ 관련 조치로 동계훈련 일시 중단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공격헬기 후방 배치, 대남 비방전단 살포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이마저도 행동으로 옮긴 것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북의 허튼 평화 공세가 대남 무력도발을 예고하는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그간의 남북관계사가 말해준다. 지난해만 해도 북은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내보였으나 2·12 3차 핵실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등을 이어나가며 한반도를 긴장 속으로 몰아갔다. 2010년에도 연초 대화공세를 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라는 만행을 저질렀다. 지금의 유화 제스처 역시 다음 달 말의 키 리졸브 등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무력화하고 대남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북이 진정 이 같은 의구심을 불식할 뜻이라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어제 한 포럼에서 강조했듯 남북 간 대화가 무산된 지점, 즉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이산가족 상봉 문제부터 먼저 풀어야 할 것이다. 1년 넘도록 억류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도 더 이상 대미(對美) 전략의 볼모로 삼지 말고 석방해야 한다. 말뿐인 평화공세가 아니라 인도적 차원의 이런 실질적 조치들만이 그동안 잃어버린 자신들의 신뢰를 조금씩이나마 되찾는 길임을 북은 직시해야 한다.
  • 안철수 “3월 창당…서울 등 17개 단체장 도전”

    안철수 “3월 창당…서울 등 17개 단체장 도전”

    안철수(얼굴) 무소속 의원이 21일 오는 3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를 위해 다음 달 법적기구인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창당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안 의원 측은 신당 창당 후 첫 시험대가 될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비롯한 17개 광역단체장에 전원 후보를 내겠다고 밝혀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 신당 간의 3파전이 예상된다. 안 의원은 이날 제주 벤처마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정치에서 국민의 삶이 사라졌고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고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음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를 답습하고 이념과 지형을 볼모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정치는 더 이상 안 된다”면서 “차선이 아닌 최선의 선택,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선택이 있어야 한다”고 제3세력 출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기존의 정치가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으로 나뉘어 증오와 갈등을 부추겼다며 ‘국민 통합’을 호소했다. 제주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의료계 파업 접고 진짜 ‘속내’ 내놓고 대화하라

    의료 민영화 반대를 내걸고 정부와 맞서 온 의료계가 총파업을 결의했다. 철도 파업이 끝나자마자 또 한번 파업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조짐이다. 그러나 협의체를 통한 대화의 창구는 열어 놓아 파업이 유보될 가능성은 없지 않다. 의료계의 요구는 크게 세 가지다. 원격의료 도입 중단,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의 철회, 저수가 건강보험제도 개선이다. 의사의 이익은 물론이고 국민 전체의 이익과도 연관된 문제다. 정부는 의료 민영화는 아니라고 못 박고 있다. 무엇보다 생명을 볼모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명분이 부족하다. 의료 민영화로 표현되는 병원의 영리화 논란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규제 완화 논의 과정에서 촉발됐다. 주식회사처럼 자본을 유치, 병원을 대형화해서 이익을 빼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영리병원이다. 의료계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리화는 의료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시설 좋은 큰 병원은 많은 급여를 주고 우수한 의사를 빼갈 것이다. 부유층과 외국인만 이용한다 하더라도 병원비가 비싸질 수 있다. 다른 병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병원의 영리화는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 의료계는 자회사 허용이 민영화의 전 단계라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전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장례식장, 숙박업 등 부대사업 허용은 의료기기 개발, 해외환자 유치 등을 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목적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를 의료 민영화, 나아가 건강보험의 붕괴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원격의료 또한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장애인, 벽·오지 주민 등의 만성질환 진료에 국한할 것이라고 한다. 청진기도 대보지 않고 통신 수단으로 진찰·처방하는 원격의료는 물론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진료 대상과 방법을 엄밀히 규정한다면 의료계가 무작정 반대할 일은 아니다. 두 가지 문제에 관해 개원의와 종합병원에 고용된 의사 사이에도 이해관계가 다를 것이다. 종합병원 고용의들은 도리어 병원의 영리화 등에 찬성할지 모른다. 이럴 때는 다수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 민영화가 전제되지 않은 정부 방안은 국민의 이익에도 상당 부분 부합한다고 본다. 실제 의사들의 더 큰 불만은 낮은 의료수가에 있다는 지적이 있다. 동네 의원 급여비가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년 새 10% 이상 감소한 데서 의사들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수가를 올리는 것은 건강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 있어 이 또한 민감한 문제다. 그러나 모든 것을 털어놓고 대화를 해서 해결책을 찾는 게 순리다. 겉으론 국민을 위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밥그릇을 챙기려 들면 정당한 요구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부도 의료계의 주장을 귀담아듣고 수용할 것은 하기 바란다.
  • 당정, 원격진료 유예기간 연장 등 전향 검토

    정부와 새누리당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당정협의를 갖고 “국민건강권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당정은 의사협회가 정부의 대화 제의를 수용한 것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원격진료·의료법인 자법인 도입 원칙은 재확인했다. 다만 의료계의 우려를 반영해 현재 1년 6개월로 계획된 원격진료 유예기간의 연장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장치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위 새누리당 간사인 유재중 의원은 당정협의 후 기자들에게 “원격의료 문제와 관련해 추가적인 법안이 필요하다면 의견을 더 수렴할 수도 있다”면서 “의료법인 자법인 문제도 합리적으로 논의해 의료의 공공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협의에서 신경림 의원은 국회 내 보건의료 특위 구성을 제안했고, 의사협회 대변인 출신인 문정림 의원은 “의료계 제안에 대해 어떤 형식으로 협의체를 끌고 갈지 구체적 계획을 갖고 협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정협의에 참석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협의체에서 원격진료와 투자 활성화에 대한 이견을 어디까지 조정할지 논의하고 의료수가 조정 문제도 다뤄 보겠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그러나 “정부는 의료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국민 편의를 높이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의료계는 이런 취지를 영리법인 추진으로 왜곡하면서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종범 정책위 부의장도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이나 원격진료는 다른 나라에 비해 늦게 추진되는 상황”이라면서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는 영리법인과 비슷하게 추진을 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공공성에 기초해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지방 공기업 개혁 무풍지대에 둘 일 아니다

    정부가 대대적인 공공기관 개혁 작업에 돌입했지만, 지방 공공기관들은 여전히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가 대구도시철도공사다. 2012년에 8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 공사는 성과급을 121억원이나 지급했다. 그것도 규정을 어기고 임직원 1982명이 균등하게 나눠 가졌다. 1인당 610만원꼴이다. 서류상으로는 차등 지급한 것처럼 속였다고 한다. 이런 도덕적 해이가 지방 공기업들에선 비일비재하다. 중앙 정부의 감시를 덜 받기 때문에 지방 공기업은 개혁의 무풍지대에 가깝다. 이대로 가다간 공기업은 물론이고 지방 정부도 파산할 수 있다고 본다. 중앙 정부 산하 공기업보다 더욱 강도 높은 개혁이 요구된다. 전국 388개 지방 공기업의 부채는 2012년 기준으로 72조 5000억원이다. 규모보다 증가 속도가 더 문제다. 6년 만에 두 배, 3년 만에 45%나 늘었다.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무리한 개발 사업이 주된 이유다. 대표적으로 ‘알펜시아 리조트’ 개발을 주도했던 강원도개발공사는 분양 저조로 회사 경영이 골병든 상태다. 부채 비율은 338%까지 치솟았고 영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지방 공기업들은 민간기업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58개 주요 지방공사들이 최근 5년간 지급한 성과급이 무려 7919억원에 이른다. 7개 지하철공사의 방만 경영은 특히 심각하다. 지난해 9000억원 넘는 적자를 냈고 누적 적자는 1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른 서울메트로는 2012년에 성과급 890억원을 지급했다. 전년 지급액의 두 배가 넘고 그해 적자액 1289억원의 70%에 해당한다. 툭하면 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 으름장을 놓는 서울메트로의 실상이 이렇다. 그때그때 요금 인상에 묵묵히 응해 온 시민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지방 공기업들의 방만 경영은 자치단체장들의 선심성 사업과도 연관이 깊다. 지방 공기업들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무분별하게 공기업을 설립하고 전시성 사업을 남발한 단체장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공기업의 부실은 결국 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지하철공사 7곳이 6년간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이 9조 8009억이다. 개혁의 1차 책임은 단체장이 져야 한다. 경영 혁신을 독려하고 성과가 미흡한 사장은 해임하는 등 단호하고도 과감하게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 정부나 감사원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개혁 작업에 임하기 바란다. 적자 기업에도 성과급을 줄 수 있도록 한 불합리한 규정도 뜯어고쳐야 한다. 더불어 지자체는 물론이고 중앙 정부 출신의 낙하산을 공기업 사장으로 보내는 일도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개혁을 가로막는 첩경이다.
  • “새해에는 집단이기주의 자제되고 상대 존중 문화 뿌리내려 상생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새해에는 공동체의 가치와 이익을 훼손하는 집단 이기주의 행태가 자제되고 상대를 존중, 배려하는 문화가 뿌리내려 상생과 공존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올해 마지막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 경제를 볼모로 개인의 이득을 앞세우는 것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변화를 가져오는 데는 그만큼 고뇌와 아픔이 있으나 그것에 굴복하거나 적당히 넘어가게 되면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 파업과 같은 사태가 재발할 경우 원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철도 경영 혁신을 철도 민영화라고 왜곡하며 KTX 요금이 28만원으로 오를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원격의료제도 도입과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에 대해서도 의료 민영화다, 진료비 폭탄이 될 것이다, 이런 잘못된 주장들로 국민들을 불안과 혼란에 빠뜨리는데 이런 것을 정부가 방치하면 국가적으로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난히 추운 올겨울 저소득층 난방비 보조, 독거노인 돌봄사업 등 소외된 어려운 분들을 위한 사업도 바로 집행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준비해 달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박혀 있던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위한 크고 작은 변화와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새해엔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여성의 사회 활동 참여와 관련, “지난주에 최초로 여성 검사장과 여성 은행장이 탄생했다”며 “신임 법관의 88%도 여성이라고 하니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라고 반색했다. 이어 “이런 변화는 단순히 개인의 성공 차원을 넘어서 우리 여성들 앞에 놓인 유리천장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이들은 조희진(51·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검 차장검사와 권선주(57) 기업은행장이다. 조 차장검사는 지난 19일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검사장급인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하며 검찰 창설 이래 65년 만에 첫 여성 검사장에 올랐고, 지난 23일 내정돼 이날 취임한 권 행장도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첫 여성 행장으로 기록됐다. 박 대통령은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는 자아실현은 물론이고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핵심과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강화의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대 ‘특목고 유리’ 비판·교육부 압박에 굴복… 수험생만 혼란

    서울대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5학년도 입시부터 의예과와 치의예과, 수의예과에 문·이과 교차지원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유예했다. 내년에도 지금처럼 고등학교에서 자연계열을 선택해 이과 수학을 배우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B와 과학탐구 영역을 선택한 학생만이 의예과 등에 지원할 수 있다. 서울대는 27일 학사위원회를 열고 “문·이과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입시안 시행을 유예하며, 추후 교육 여건과 사회 환경을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박재현 입학본부장은 “바람직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입시 제도의 급격한 변화가 초·중·고 교육 현장과 수험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면서 지난달 14일 학사위원회에서 결정했던 의예과 등에 대한 문·이과 교차지원 허용안을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서울대 측에 입시안 재고를 요청했고, 서울대가 이를 수용한 모양새다. 내년도 입시안을 볼모로 서울대가 지난 6주 동안 보인 ‘갈 지(之)자 행보’ 탓에 수험생 혼란은 도미노처럼 퍼질 전망이다. 유예라는 애매한 태도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등학교 2학년생은 물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중학교 2학년생도 서울대의 문·이과 교차지원 허용 여부에 따라 이해득실을 계산하며 대입 판도 변화에 촉각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서울대 입시안으로 외국어고 출신이 서울대 의대에 많이 진학할 것”이라는 입시업체의 분석 이후 치러진 올해 서울지역 외국어고 6곳의 평균 모집 경쟁률은 1.80대1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고입을 앞둔 중학교 3학년생에게도 서울대 입시안이 영향을 미쳤던 셈이다. 서울대 학사위원회가 6주 만에 기존 결정을 번복한 배경에는 교육부의 압력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교육부가 포기한 정책을 서울대가 치고 나간 것에 대해 교육부 고위관계자들이 불편해했다는 후문이다. 서울대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철회’ 대신 ‘유예’라는 표현을 쓴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2017학년도부터 수능에서 문·이과 구분을 없애는 융합안을 검토 중”이라며 문·이과 융합 논의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두 달 뒤 확정안 발표에서 “초등학교 5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에 문·이과 융합안을 새로 검토하겠다”며 백지화시킨 바 있다. 서울대가 교차지원 허용 방침을 유예한 것은 당장 문·이과를 융합했다가는 박근혜 정부 임기 내 치러질 대입에서 새로운 형태의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에 우수학생 쏠림 현상이 나타나 교육부의 ‘일반고 살리기’ 정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체 관계자는 “전체 대입 정책을 입안하는 주체는 교육부이지만, 대입의 질서를 잡는 역할을 서울대가 맡고 있다”면서 “서울대가 문·이과 교차지원을 허용하겠다는 혁신적인 입시안으로 문·이과 최상위권 학생을 선점한다면, 교육부의 ‘일반고 살리기’나 ‘대입전형 간소화’와 같은 주요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육부와 서울대가 대입 정책을 놓고 미묘한 조율을 하는 동안 수험생들만 한바탕 혼란을 겪었던 셈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정치 관여 공무원 최대 형량 2년 상향

    정치 관여 공무원 최대 형량 2년 상향

    정치에 직접 관여한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 수위와 공소 시효가 대폭 강화된다. 국가정보원 직원이 정치에 개입할 경우 ‘최대 5년 이하 징역 및 자격정지’였던 형량이 ‘최대 7년 이하 징역 및 자격정지’로 늘어난다. 국회 국정원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간사 협의를 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치에 개입한 군인의 형량은 ‘최대 2년 징역 및 자격정지’에서 ‘최대 5년 징역 및 자격정지’로, 일반 공무원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및 자격정지’로 처벌 수위가 각각 엄격해진다. 공무원 직군마다 제각각이던 공소 시효도 대폭 연장해 모두 10년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권이 두 차례 바뀌어도 공무원 정치 개입 행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 정보기관의 불법 감청에 대한 처벌도 ‘10년 이하 징역 및 5년 이하 자격정지’에서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및 5년 이하 자격정지’로 형량 하한선을 명시했다. 여야는 특위에서 합의안이 의결되는 대로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군형법·국정원법·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그러나 여야는 세부 사항에서 의견 충돌을 빚으며 최종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한 채 29일 오후 4시 마지막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군인·일반공무원의 직무거부권과 내부고발자 보호, 사이버심리전 관련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데 대해 새누리당은 반대를 고수했다. 정보위원의 비밀열람권 보장과 기밀누설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놓고서도 여야 의견이 엇갈렸다. 합의가 불발되자 민주당은 ‘실력행사’를 불사하며 여야 합의 시한인 30일 처리를 압박했고, 새누리당은 확실한 예산안 처리 약속을 앞세워 시간 끌기 전략을 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개혁안이 30일 합의 처리되지 않으면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실력행사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당 소속 의원 16명은 이날 오후부터 72시간 시한부 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국정원 개혁안을 먼저 합의하면 예산안 협상의 지렛대가 사라질 것을 우려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예산안을 볼모로 국정원 개혁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민주당은 정쟁을 접고 민생법안과 예산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만복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전직 국정원장 9명은 이날 국정원 개혁특위의 활동과 관련해 공동성명을 내고 “정치권은 댓글 사건으로 촉발된 소모적 정쟁을 끝내고, 정보기관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국내외 10대 뉴스] 댓글 파문·장성택 처형에 놀라고… 美 도청·日우경화에 화나고

    [서울신문 선정 국내외 10대 뉴스] 댓글 파문·장성택 처형에 놀라고… 美 도청·日우경화에 화나고

    2013년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이 불거져 온 나라를 뜨겁게 달궜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댓글 파문’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RO(혁명조직)가 연루된 내란 음모 사건이 정국을 흔들었다. 갑을 논란과 숭례문 부실 복원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북한에서는 권력 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사형 판결 나흘 만에 처형되는 등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미국은 그간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전화 도청과 이메일 해킹을 해 온 사실이 들통 나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중국은 동중국해 상공에 우리나라 및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구역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아시아 국가들의 불만을 촉발시켰다. 건강보험개혁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정지)되기도 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타계했다. 편집국 종합 ■ 국내 뉴스 ①장성택 처형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핵심 후견인에서 ‘현대판 종파의 두목’으로 전락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비참한 말로는 북한 권력의 냉혹함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장성택을 처단한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사망 2주기를 계기로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②사초 실종 논란 ‘사초(史草) 실종’으로 불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논란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지시로 참여정부 인사가 고의로 폐기하고 이관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노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③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사건 지난 8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진보 인사들이 ‘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을 결성해 전시에 남한 체제 전복을 모의했다는 ‘내란 음모’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국회가 지난 9월 본회의에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통과시키고 국정원이 이 의원 등 7명을 기소하면서 내란 음모 혐의로는 33년 만에 재판이 시작됐다. ④국정원 댓글 파문 지난해 대선에서 국정원이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로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통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국정원 댓글’ 파문이 정국을 강타했다. 여기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이 사건 수사의 축소, 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까지 끊이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적용을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총장의 내분, 수사팀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과 항명 사태에 이르기까지 검찰 내부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⑤전두환 추징금 환수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전담팀을 구성해 16년간 끌어 온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도 미납됐던 추징금 230억원을 납부함으로써 추징금 2628억원 전액을 완납했다. ⑥경제민주화와 갑을 논란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다. ‘재벌 빵집’으로 상징되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일감 몰아주기’ 등 부의 편법 승계, 대리점주에게 ‘물건 떠넘기기’ 등의 횡포를 부린 남양유업 사태 등으로 ‘갑의 횡포’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⑦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를 둘러싼 갈등이 올 5월부터 주요 사회문제로 재부각됐다. 경남 밀양시 일원에 건설되는 765킬로볼트(kV)의 고압 송전선 및 송전탑 설치를 두고 벌어진 주민과 한전 간의 갈등은 2008년 7월 이후 계속되고 있다. 국회 차원의 논의 등을 거쳐 가까스로 지난 10월부터 공사는 재개됐으나 희망버스 방문 등으로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⑧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 아들 의혹으로 낙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검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가 부각됐다. 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선거법 적용을 강행한 채 전 총장은 외형상으로는 혼외자 의혹 제기로 낙마했지만 사실상 정권의 ‘찍어내기’로 물러났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⑨숭례문 복원 및 부실 복구 국보 1호인 숭례문이 5년간의 복원 공사 끝에 지난 5월 완공됐으나 완공 5개월 만에 20여곳의 단청이 떨어져 나가면서 부실 복원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논란은 단청뿐만 아니라 목재, 기와, 성벽 등으로 확산돼 급기야 변영섭 문화재청장 경질로 이어졌다. 숭례문 복구 때 철저한 고증과 전통 기법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국내 전통 기법 대부분이 명맥이 끊긴 데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완공을 서두르다 졸속 복원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⑩박근혜 대통령 취임 지난해 12·19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대통령이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부녀(父女)가 모두 국가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도 세웠다.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문화 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4대 국정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취임 첫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0개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외교 지평을 넓혔지만 소통 부재 등의 지적도 만만치 않다. ■ 국제 뉴스 ①적나라하게 드러난 미국의 치부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치부가 유난히 커 보인 한 해였다. 컴퓨터 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은 6월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를 상대로 전화 도·감청과 해킹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미 육군 브래들리 매닝도 8월 미군 헬리콥터가 민간인을 공격하는 동영상 등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혐의로 35년형을 선고받았다. ②세계에 불어닥친 ‘우경화’ 바람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우클릭’ 행보가 거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집단적 자위권 부활 등을 밀어붙여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호주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 주요 국가들에서도 잇따라 우파 정당이 정권 교체를 이뤄내고 독일도 우파 연합이 재집권하며 ‘보수 회귀’ 경향을 부채질했다. ③베네딕토 16세 퇴위와 새 교황 프란치스코 취임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건강상의 이유로 2월 퇴위한 뒤 그다음 달 열린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에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이 제266대 교황에 선출됐다. 1282년 만에 비(非)유럽권 출신 교황이 된 그는 청빈한 삶과 겸손하고 대중 친화적인 행보, 개혁적인 성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④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타계 세계 인권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2월 5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하다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던 그는 남아공 민주화의 증인이자 건국의 아버지로 불렸다. 흑인운동 공로로 노벨평화상도 수상하는 등 세계의 존경을 받았다. ⑤온난화의 저주? 필리핀 슈퍼 태풍, 베트남 폭설 올해도 지구 온난화의 전조로 여겨지는 재해가 많았다. 11월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위력을 갖춘 슈퍼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중부 지역을 강타해 최소 6000여명이 숨지고 1779명이 실종되는 등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연평균 기온이 24도인 베트남에는 이달 들어 최대 20㎝에 달하는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 ⑥‘아랍의 봄’ 뒤에 찾아온 아랍의 겨울 민주화 바람이 거셌던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올해 역풍을 맞았다. 이집트는 7월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강제 축출되면서 무르시 지지 세력과의 충돌이 일어나 1000명 넘게 숨졌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튀니지, 리비아, 예멘에서도 유혈 사태가 계속되면서 ‘아랍의 봄’이 ‘아랍의 겨울’로 다시 바뀌었다. ⑦전 세계에 부는 여풍(女風) 올해는 여성 엘리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9월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3선 연임에 성공했다. 칠레에서도 미첼 바첼레트가 당선되면서 남미 3대 강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의 수장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졌다. ‘세계 경제 대통령’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새 의장도 여성인 재닛 옐런 부의장이 맡게 됐다. ⑧동북아 방공식별구역 설정 갈등 중국이 11월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위기가 커졌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지역뿐 아니라 한국의 이어도 상공까지 포함해 주변국들의 반발을 샀다. 세계 2대 강국(G2)인 미·중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⑨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디폴트 논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으로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해 2014회계연도가 시작된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가 셧다운돼 16일간 업무와 기능이 부분적으로 정지됐다. 세계 경제를 볼모로 한 양측 간 대립으로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기도 했다. ⑩시리아 화학무기 참사와 폐기 시리아 내전이 3년째 이어지면서 2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사린가스) 공격이 발생해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1000여명이 사망했다.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 끝에 시리아는 화학무기 폐기에 합의했고 유엔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주도 아래 관련 절차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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