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하경제 규모 OECD 4위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오스트리아 빈츠대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교수의 연구자료를 인용해 민주당 강창일 의원에게 제출한 ‘지하경제 개념, 현황, 축소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4~2005년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7.6%였다.
이는 자료를 취합하지 못한 아이슬란드와 룩셈부르크를 제외하고 OECD 26개 국가 중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리나라의 연도별 지하경제 비중은 2001~2002년 28.1%, 2003~2003년 28.8%, 2003~2004년 28.2% 등이었다.
지하경제는 공식적인 경제통계에 잡히지 않는 모든 경제 활동을 말한다. 마약, 무허가 영업, 밀거래 등 불법적 경제 활동과 조세포탈 및 조세회피, 물물교환, 품앗이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지하경제 비중이 가장 큰 국가는 터키로 GDP의 33.2% 수준이었다. 다음으로 멕시코(31.7%), 포르투갈(28.2%) 등의 순이었다.
미국은 7.9%로 지하경제 비중이 가장 작았고 스위스(8.5%), 일본(8.8%), 오스트리아(9.3%), 영국(10.3%), 뉴질랜드(10.9%) 등이 낮은 국가군에 속했다.
반면 전 세계 145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은 100번째로 커 중하위권이었다.
지하경제 비중이 가장 큰 국가는 볼리비아로 GDP의 67.2%에 달했다. 그루지야(66.4%), 짐바브웨(64.6%), 파나마(62.2%) 등 지하경제 비중이 GDP의 50%를 넘는 국가가 16개국에 달했다.
예산정책처는 “지하경제는 탈세를 부추겨 재정 적자를 일으키고 시장질서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면서 “앞으로 전자식별기술 활용 등 조세행정의 정보화를 가속화하고 납세자의 금융정보를 적극 활용, 과표를 확대해 지하경제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